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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오늘 죽지 못하니까 그냥 사는 겁니다. 내일 안 죽으면 또 그냥 사는 것이고….” 전남 순천시 서면 판교리에 사는 김점례(오른쪽·83) 할머니는 20여년 전 회갑에 남편을 잃고 22년째 농촌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별다른 희망이 없어 보이는 얼굴에, 말하는 것도 귀찮게 여겼다. 할머니에게는 아들 4명과 딸이 2명이나 있지만, 서울과 수원 등지로 떠나고, 순천 시내에 사는 막내아들이 간혹 잠깐씩 들르곤 한다. 하지만 막내아들 내외도 직장 일로 자주 찾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김 할머니의 하루는 익숙한 외로움 속에서 지루하게 연명하는 수준이다. 17년 전 5일장에 나갔다가 버스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쳤다. 농촌에서 살다 보니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상태가 돼 버렸다. 이제는 한쪽 귀까지 들리지 않아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것도 수월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집에 텃밭이 있어서 전에는 채소와 나물 등을 가꿔 시장에 내다 팔아 용돈을 벌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져 그마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루 앞 소 축사는 무너진 채 폐목들이 쌓여 있기만 하다. 정부로부터 매월 받는 기초노령연금 8만 4000원이 할머니 수입의 전부이다. 하지만 전기세와 전화세 등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한다. 지난겨울에도 비싼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잠잘 때에만 잠시 전기장판을 이용해 잠시 냉기를 피했다. 그래서 낮에는 따뜻하게 난방이 되는 노인당에 가지만 오후 5시가 넘어 집에 돌아와서는 TV를 켜고 보는 둥 마는 둥하면서 방안에서 새우잠을 잔다. 농어촌 오지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이 아파서 읍내 등에 있는 병원에 갈 때 차를 갈아타는 것이다. 김 할머니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동안 옆집에 산다는 박덕림(왼쪽·81) 할머니가 묵은 김치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혼자 산다는 박 할머니도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몸이 아파서 며칠 누워 지내다 오랜만에 나왔다는 박 할머니가 김 할머니의 유일한 벗이다. 두 할머니에게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대답은 한결같이 “아무도 없다. 손자나 자식들도 자주 봐야 정이 드는데 거의 얼굴을 못 보니까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고 쓸쓸하게 말했다. 두 할머니들은 노인당에서도 ‘왕따’가 있어서 자주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자식들이 가끔씩 노인당을 들러서 다른 노인들에게 간식거리라도 가져다 주는 노인은 대접을 괜찮게 받지만, 이런 사정이 안 되는 노인은 눈치가 보여서 같이 어울리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노인돌보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유일한 버팀목이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자치단체의 말벗도우미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농촌 27개 마을의 노인 35명을 관리하고 있는 사단법인 ‘희망세상’ 소속 돌보미 남순애(58)씨는 “명절이면 시내에 있는 경로당은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오지 노인들은 이런 혜택도 받지 못해 참혹할 만치 외로움을 안고 산다.”고 말했다. 남씨는 “돌보미들이 약간의 돈을 모아서 반찬거리를 사다 주는 경우가 있다.”며 “노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방법을 몰라서 매일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美, 한국산 냉장고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사 후폭풍

    美, 한국산 냉장고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사 후폭풍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업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으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측은 우리 정부의 미래성장동력 지원사업과 보조금 정책을 직접 걸고넘어져 파장은 한·미 관계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22일 지식경제부와 국내 가전업계에 따르면 우리 가전분야에 대한 미국의 제소는 1986년 컬러TV 브라운관 제소 이후 25년 만이다. 또 가전에 대한 상계관세 제소는 전례가 없다.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현재로선 월풀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제소장만 있어 미국 정부가 어떤 사안을 문제 삼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신성장동력과 에너지 절약 시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정책에도 파급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국내 전자업계와 정부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최근 미 전자업체 월풀의 제소를 받아들여 삼성·LG전자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냉장고에 대해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적정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에 필요한 질의서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우리 정부에 발송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고급(프렌치도어형) 냉장고 시장에서 지난해 삼성·LG전자의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58.7%에 이른다. 월풀은 8.5%에 불과하다. 한국업체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한때 35%이던 월풀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월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에서 1480~1660달러인 양사의 프렌치도어형 냉장고에 징벌적 성격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은 2000달러를 훌쩍 넘게 돼 미국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 정부도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이 주축이 돼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국내 가전업계의 방파제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정대로 조사가 진행되면 7월쯤 현지실사를 거쳐 9~10월 최종 판정이 나온다. 일단 판정이 나오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더라도 관세 부과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가전 관련 반덤핑 제소에서 단 한번도 이를 뒤집은 적이 없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LG 시네마 3DTV 유럽 진출

    LG 시네마 3DTV 유럽 진출

    LG전자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그랑 팔레에서 ‘시네마 3차원 입체영상(3D) TV 범유럽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역사상 최대의 3D 체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유럽 15개국 판매 법인이 모두 참여했다. LG전자는 시네마 3D TV 4개 시리즈 15개 제품을 비롯해 노트북과 모니터, 프로젝터, 블루레이 홈시어터,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시네마 3D 풀 라인업과 스마트 TV 등 40여개 제품을 선보였다. 행사에서는 또 가로 27m, 세로 11m의 최대 크기 스크린으로 모두 1452명이 3D 영화를 동시에 시청, 기네스 레코드 협회로부터 2개 부문에 대한 세계 기록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 열리는 칸 영화제를 공식 후원하는 등 유럽에서 공격적인 3D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변경훈 LG전자 HE해외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3D를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 시네마 3D라는 메시지를 유럽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시네마 3D를 경쟁사의 1세대 셔터안경 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차세대 기술로 확실히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유럽시장 전체 TV 판매량에서 시네마 3D TV의 비중을 올해 20%,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전자, 中 LCD공장 새달 착공

    삼성전자가 이르면 다음 달 중국 내 LCD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대형 TV업체 TCL과 LCD 합작투자 계약을 맺고, 이르면 다음 달 장쑤성 쑤저우(蘇州)에 7.5세대 LCD패널을 월 10만장 생산할 수 있는 공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원기 사장은 “합작투자 계약에 대한 중국 상무부의 승인 절차가 끝나는 대로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비율은 삼성전자가 60%로 최대주주로서 경영과 관리를 맡고, 공장이 입지하게 될 쑤저우공업원구가 30%, TCL이 10%이다. 3자 모두 현금 출자를 하게 된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쑤저우 LCD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삼성전자 LCD 매출의 10% 규모인 20억~25억 달러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 사장은 “중국은 지난해 LCD TV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고, 전 세계 TV 생산의 30~40%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기지이기도 하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LCD 공급능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8.5세대 공장을 건설중인 TCL과 협력해 상호 보완적인 공급체계를 갖추게 되는 의미도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업체들의 중국 내 LCD공장 건설 허가 요청에 대한 허가 여부를 1년반 이상 지체하다 지난해 말 국내 양대 업체에만 공장건설을 승인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3D TV 연일 해외 난타전

    삼성과 LG의 입체영상(3D) TV 논쟁이 해외에서까지 확산되고 있다. 초기에는 화질과 사용자 편의성, 시장 점유율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지만 이제는 전문 잡지 리뷰 결과로까지 전선이 확대됐다. 21일 미국의 전자 전문매체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데일리’에 따르면 삼성전자 유럽지사의 한 연구원은 이 잡지의 영국 특파원과 만나 “삼성과 LG의 3D TV 비교 시연에 참석해 LG전자가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일반 소비자들은 두 기술 간 해상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결과를 반박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렉트로닉스 데일리 측은 “삼성은 자사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이런 비교 시연을 마련한 것이 삼성이라는 것을 노출하지 않는 조건을 내걸었다.”면서 “그런 조건이라면 시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삼성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앞서 20일에는 미국의 IT 전문지 ‘PC 월드’ 4월호가 ‘셔터안경 3D 대 편광안경 3D’라는 제품 리뷰를 싣고 최종 평가에서 “편광 안경이 이겼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은 우선 ‘PC월드’ 기사와 관련해서는 메뉴 옆에 뜨는 작은 기사로 일부 제품만 리뷰한 뒤 평가자 두명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계가 인정한 편안함…의자 하나로 4600억

    세계가 인정한 편안함…의자 하나로 4600억

    1971년 본격적으로 TV가 보급되는 시기에 맞춰 등받이가 넘어가는 안락의자인 리클라이너 브랜드 ‘스트레스리스’를 출범시킨 가구회사인 에코르네스는 노르웨이의 강소기업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45개국에 스트레스리스를 수출하는 에코르네스의 지난해 매출은 57 37억원. 글로벌 기업 치고 규모는 작지만 영업이익이 18.6%에 달할 정도로 탄탄함을 자랑한다. ●작년 국내서 110억원 매출 1943년 침대 스프링 제조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 매출의 80% 이상이 ‘스트레스리스’에서 나온다. 지난해 기준으로 의자만 팔아서 4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의자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회사의 노력은 철저하다. 일단 해외에 공장을 두지 않는다. 수도 오슬로에서 비행기로 50분 걸리는 올레순 지역에 6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중 최대 규모는 지킬번에 있는 메인 공장. 60여대의 로봇과 750명의 숙련된 노동자들이 손발을 맞춰 하루 1800개의 의자를 만들어 낸다. 올빈 톨렌 최고경영자(CEO)는 “벤츠 못지않게 우리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며 “자동화, 표준화로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리스가 리클라이너의 대명사로 자리잡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장을 넓혀 보고자 20년 전 저가 의자 브랜드 ‘이지 체어’를 론칭했다가 쓴맛을 본 뒤 회사 경영진은 비싸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를 만들겠다.’는 원칙을 고수, 연간 5%씩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이 대통령도 직접 구입 사용 현재 아시아 매출 비중은 6%대. 그나마 반을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시장이 급성장해 경영진의 관심이 지대하다. 한국에선 에이스침대가 1999년부터 수입·판매하고 있다. 국내 가격이 200만~5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임에도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0% 성장에 고무된 에이스침대는 올해 스트레스리스의 매출 목표를 15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스트레스리스 고객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도 있다. 회사 측은 취임 초기 이 대통령이 모델 가운데 ‘사비나’ 제품을 직접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레순(노르웨이)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혁명영웅…50년 권력…두 얼굴의 카스트로 감색 운동복 차림으로, 그렇게 떠났다

    혁명영웅…50년 권력…두 얼굴의 카스트로 감색 운동복 차림으로, 그렇게 떠났다

    “비바(만세) 피델” “비바 피델” 19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의 당 대회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대표들은 피델 카스트로(84)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고, 그는 주석단에서 때때로 손을 들어 답례했다. 19일(현지시간) 쿠바공산당(PCC) 제6차 당대회 폐막 회의에 참석한 카스트로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공식 지위인 당 제1서기직을 이날 주석단에 나란히 앉은 친동생이자 혁명 동지인 라울(79)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넘겨줬다. ●혁명동지 동생 라울에게 권좌 넘겨 BBC 등 외신들은 쿠바 국영TV 등을 인용해 14년 만에 열린 당대회에서 쿠바공산당은 이날 라울을 당 제1서기로 선출했으며, 최고 권력기관인 당 중앙상무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1959년 게릴라전을 펼쳐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1965년 쿠바공산당을 설립한 뒤 쿠바의 정치·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 무소불위의 신처럼 군림하던 카스트로는 어떠한 직책도 갖지 않은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갔다. 이날 발행된 관영언론 ‘그란마’에 그는 “중요한 것은 내가 당 명부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라며 “당내 원로들과 함께 옆으로 빠져 있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너무 많은 영예를 받았으며 이렇게 오래 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감색 운동복을 입은 카스트로는 당 대회 폐막식에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대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 천천히 걸어 들어왔으며, 동생 라울의 손을 들어 주기도 했다. 카스트로 형제가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함께 드러낸 것은 2006년 피델이 건강 문제로 쓰러지면서 동생 라울에게 의장직을 넘긴 뒤 처음이다. ●5년만에 공식석상서 고별 인사 외신들은 카스트로가 당과 국민들에게 고별 인사를 했고, 그의 마지막 공식행사 참석으로 보인다면서 라울 카스트로의 시대가 열렸다고 전했다. 또 시장 사회주의로 불리는 중국식 개혁개방과 외국투자 확대 등이 가속화될 것으로 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쿠바의 개혁이 깊고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쿠바공산당은 300여개에 달하는 경제개혁안을 승인했다. 쿠바 국민들은 혁명 50여년 만에 주택과 차 등 일부 사유재산을 사고 파는 일이 가능하게 됐으며, 소규모 매매업과 서비스업 등 자영업의 설립도 더 쉽게 됐다. 1단계로 5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 등 공공분야 인력 감축과 민간 영역에 자율권을 주는 개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쿠바개혁 심대한 영향 줄 것” 개혁에 대한 교차되는 우려와 기대감을 경계하듯 라울은 제1서기로 지명된 뒤 “경제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포기하지 않겠지만 경제모델 현대화는 하룻밤에 이뤄지지는 않는다.”면서 “자본주의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당 상무위원 중 60대 이하가 3명뿐이며 라울이 맡던 제2서기는 혁명1세대인 호세 마차도 벤투라 부의장이 맡는 등 최고 권력층의 세대 교체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문남권 외국어대 교수는 “개혁개방의 폭을 확대하며 관광업 등 서비스업에 기반한 스페인식 성장 모델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당내 민주화도 확대되겠지만 공산당 일당 독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부 조달물품 가격 거품 많다

    정부 조달물품 가격 거품 많다

    서울의 모 중학교 교직원은 지난달 정부가 물품을 조달하는 나라장터의 노트북 판매 가격이 인터넷 쇼핑몰의 동일제품보다 32~62% 비싸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또 학교 컴퓨터실 개선사업 때 4000만원 상당의 조달 구매에 참여한 한 업체가 1000만원 상당의 책걸상을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아 정부 조달가에 거품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도 했다. ●들쭉날쭉 가격 제품 신뢰성 훼손 실제로 권익위가 각종 사양이 동일한 노트북과 복사기, 의자, 레이저프린터 등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최소 4%에서 최고 91%까지 차이가 있었다. 노트북의 경우 나라장터 조달가격이 145만원이었으나 인터넷 쇼핑몰 가격은 106만 2700원이었다. 복사기의 조달가격은 231만원이었으나 인터넷 쇼핑몰 가격은 217만 1000원에 불과했다. 레이저프린터의 경우 나라장터 조달가격 88만원짜리가 인터넷에서는 60만 1720원에, 조달가격 14만 6000원짜리 의자는 인터넷에서 반값에 가까운 7만 6380원에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들쭉날쭉하는 정부 조달물품 가격의 신뢰성을 높이고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대책을 마련, 조달청에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권익위는 우선 나라장터의 등록(희망)업체 계약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가격자료를 검증하도록 권고했다. ●규정위반 땐 계약배제 등 불이익 이를 위해 독과점 물품이나 TV 등 서민생활 관련 물품, 규격표준화 미흡제품 등 모두 40개의 가격검증 대상 물품에 대해서는 제3의 전문기관을 지정해 원가산출의 적정성을 검증토록 했다. 가격자료 증빙서류의 위·변조, 허위서류 제출 등 위반 업체에 대해서는 고소, 고발할 수 있는 근거규정도 마련토록 했다. 공급자가 시중,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관급 물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제품을 판매할 경우 해당 사실을 조달청에 자진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조달단가 인하, 차기계약 배제 등 불이익을 부여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권익위는 가격조사요원(청년인턴 또는 계약직 활용)을 채용해 나라장터 등록물품에 대해 정기적(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시장가격을 조사토록 권고했다. ●50개품목 가격 상시 모니터링 이에 대해 김병안 조달청 쇼핑몰기획과장은 “계약 당시는 적정가격인데 공급 시점에 가격 차가 발생할 경우 대처가 불가능하다.”면서 “기술 속도가 짧은 50개 품목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제를 도입하고 시중가격 변화를 조달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신부의 꿈, 함께하는 혼수] 혼수가전 어떻게 고를까

    [신부의 꿈, 함께하는 혼수] 혼수가전 어떻게 고를까

    혼수가전을 구입하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의 조민용 바이어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과 같은 고가·대형가전은 한번 구입하면 교체 주기가 길고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불편한 제품들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구매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화나 드라마 시청을 즐긴다면 냉장고·세탁기 등은 실속형 제품으로 선택하고 여기서 절약한 비용을 TV 구입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로 예비 신랑이 관심을 갖는 TV는 액정표시장치(LCD) TV나 3차원(3D) 발광다이오드(LED) TV다. 화면 크기와 기능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데 40~47형 LCD TV는 100만~200만원대지만 50형 이상 대형 LED TV는 300만원이 넘는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150만원 안팎에 구입이 가능한 50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TV도 좋다. TV를 선택할 때 소비전력을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자. PDP TV보다 LCD TV가, LCD TV보다 LED TV가 전기를 적게 사용한다. 양문형 냉장고는 150만원 안팎의 750ℓ급 전후의 제품이 대중적이다. 기능과 디자인,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최근에는 300만원이 넘는 850ℓ급 고급냉장고도 출시됐다. 육류·어류·과일 소비가 많고 주말을 이용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라면 양문형 냉장고 외에 식품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추가로 구입하면 좋다. 세탁기를 구입할 때 태어날 2세까지 생각한다면 알레르기 원인물질 제거기능과 살균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에어컨의 구입 시기와 예산도 취향에 따라 달리할 필요가 있다. 고급형 제품을 선호한다면 1~4월 예약판매 기간이 적기다. 예약판매 기간에는 고급형제품이 다양해 제품 수급도 원활하다. 특히 가격할인은 물론 명품주방용품 등 고가 사은품도 덤으로 증정하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 성수기인 6~7월이 되면 인기 있는 일부 고급제품은 품절돼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캐머런감독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삼성·LG전자

    입체영상(3D) TV 기술방식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LG가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방식의 3DTV를 극찬하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이번에는 LG전자의 필름패턴방식(FPR)을 칭찬하자 양사 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장비 전시회인 전미방송협회(NAB) 기조연설에서 “FPR 3D TV가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차세대 3D TV가 될 것”이라면서 “재활용이 가능하고 저렴하면서도 좋은 화질을 구현하는 편광안경이 셔터글래스(SG)보다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볼 게임 중계를 예로 들며 “슈퍼볼 파티 도중 아이들이 안경을 깔고 앉아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편광안경 방식의 장점”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편광필름패턴 방식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FPR의 3D TV는 전 세계에서 LG전자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SG는 삼성전자의 3D TV 기술 방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 발언의 취지는 삼성-LG 간 기술 우월성에 관한 게 아니라 안경 가격에 국한된 것”이라면서 “삼성 또한 안경 가격을 최저 50달러대까지 낮췄기 때문에 가격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제임스 캐머런은 삼성전자의 3D TV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캐머런은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를 방문해 삼성의 3D TV 전 제품군을 둘러보며 삼성의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캐머런 감독은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린 3D TV 글로벌 론칭 행사에서도 “삼성전자가 TV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DTV 시장이 초창기이다 보니 시장 선점을 위해 권위자들의 말 한마디에 양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바타’ 제임스 캐머런 입만 바라보는 삼성과 LG

     입체영상(3D) TV 기술방식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LG가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방식의 3DTV를 극찬하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이번에는 LG전자의 FPR 방식을 칭찬하자 양사 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전미방송협회) 기조연설에서 “필름패턴방식(FPR) 3D TV가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다음 세대 3D TV가 될 것”이라면서 “재활용이 가능하고 저렴하면서도 좋은 화질을 구현하는 편광안경이 셔터글래스(SG)보다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볼 게임 중계를 예로 들며 “슈퍼볼 파티 도중 아이들이 안경을 깔고 앉아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편광안경 방식의 장점”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편광필름패던 방식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FPR 방식의 3D TV는 전 세계에서 LG전자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SG는 삼성전자의 3D TV 기술 방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 발언의 취지는 삼성-LG 간 기술 우월성에 관한 게 아니라 안경 가격에 국한된 것”이라면서 “삼성 또한 안경 가격을 최저 50달러대까지 낮췄기 때문에 가격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제임스 캐머런은 삼성전자의 3DTV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캐머런은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를 방문해 삼성의 3D TV 전 제품군을 둘러보며 삼성의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캐머런 감독은 3월 뉴욕에서 열린 3D TV 글로벌 론칭 행사에서도 “세계 TV 시장을 선점하며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TV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DTV 시장이 초창기이다보니 시장 선점을 위해 권위자들의 말 한 마디에 양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남자 보모·싱글맘 좌충우돌 동거 이야기

    남자 보모·싱글맘 좌충우돌 동거 이야기

    케이블 채널 tvN이 지상파의 메인 뉴스 시간대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tvN은 13일 밤 9시 수목드라마 ‘매니’를 선보인다. 그동안 tvN이 ‘막돼먹은 영애씨’,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등의 드라마와 시트콤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수·목요일 9시대에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진은 매주 한편씩 방송되는 기존의 케이블 TV 드라마 구조에서 벗어나 지상파 방송사의 전유물로 자리 잡은 평일 드라마 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6부작인 ‘매니’는 유능하지만 까다로운 성격의 남자 보모가 싱글맘과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매니’는 맨(man·남자)과 내니(nanny·보모)의 합성어로 신종 직업으로 주목받는 남자 보모를 뜻한다. 주인공인 남자 보모 이한 역은 드라마 ‘글로리아’에 출연했던 탤런트 서지석이 맡았고, 그에게 마음을 뺏기는 싱글맘 도영 역에는 최정윤이 캐스팅됐다. 이한은 뉴욕 맨해튼에서 상류층 전담 육아 전문가로 활약하다 한국을 방문하는데 매니저의 배신으로 빈털터리가 되면서 도영의 집에서 매니로 일하게 된다. 서지석은 “그동안 주로 무겁고 차갑고 까칠한 배역을 맡아 왔는데 처음으로 코믹하고 재미있는 모습들을 보여 드리게 됐다.”면서 “캐릭터가 나와 너무 잘 맞는다. 실제로 아이들을 매우 좋아하는데 현장에서 아이들과 같이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10살 딸과 6살 난 아들을 둔 이혼녀 도영은 일과 육아, 사랑에서 모두 성공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지만 덤벙대고 어리숙한 구석도 있다. 최정윤은 “내가 해 보지 못한 결혼을 간접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 현장에 나온다.”면서 “철이 없는 엄마라 능숙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연기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결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아기만 키울 수 있다면 남편이 없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며 달라진 인생관을 밝히기도 했다. 도영의 언니로 결혼에는 관심 없는 골드미스 제니스 역은 변정수가 맡았다. 카리스마 있고 당당한 제니스는 모델 출신의 모델 에이전시 대표로, 방송을 통해 화려한 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그우먼 김숙이 도영의 절친한 친구인 ‘생계형 싱글맘’ 구현정 역으로 5년 만에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연출을 맡은 이용해 PD는 “정극보다 한톤 높게 연출해 경쾌하고 유쾌하게 만들 생각이다. 이 드라마로 20~40대 주부들이 남편이 주지 못하는 판타지를 충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아이돌 1세대 뮤지컬 무대서 제2전성기 꿈꾼다

    아이돌 1세대 뮤지컬 무대서 제2전성기 꿈꾼다

     일단, 1980년대 태어난 소녀(?)들. TV보다 서울 대학로에 주목하자. 1990년대 소녀들의 우상, 10대들의 우상을 표방했던 5명의 전사 H.O.T(High Five Of Teenager) 리더 문희준, ‘으쌰으쌰’의 귀여운 율동부터 ‘퍼펙트 맨’(Perfect Man)의 파워풀한 댄스를 구사한 그룹 신화의 김동완, 육아일기로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던 그룹 god의 데니안 등이 뮤지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노래춤 익숙한 가수들, 뮤지컬에 쉽게 적응  원조 아이돌 그룹 H.O.T 출신 문희준은 다음 달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문희준은 최고의 뮤지션을 꿈꾸는 ‘복스팝’ 밴드의 리더 최준철 역을 맡았다. 제작사인 이다엔터테인먼트 측은 “문희준이 기타와 보컬을 맹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문희준은 지난달 그룹 클릭비 출신 오종혁이 출연한 ‘오디션’ 11차 공연을 본 뒤 제작진에게 직접 12차 공연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후 비공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김동완은 인기 뮤지컬 ‘헤드윅’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2005년 국내에서 초연된 ‘헤드윅’은 조승우, 오만석, 송창의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을 배출한 작품이다. 김동완이 맡은 역은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나왔던 김재욱도 함께 캐스팅됐다.  데니안과 여성 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의 심은진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 출연 중이다.  왕년의 아이돌들이 이렇듯 줄줄이 뮤지컬에 눈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컬 장르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는 시선이 많다. 뮤지컬은 음악, 연기, 무대, 음향 시설 등 여러 예술분야가 접목된 분야다. 노래와 춤에 익숙한 가수들이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 ‘옛 영광 재현’을 노려보기에 제격인 셈이다.  음반 시장 불황과 뮤지컬계 활황 요인도 있다. 침체된 음반 시장 여건 속에서 앨범을 내기 쉽지 않을 뿐더러 내놓아도 빅뱅, 2PM 등 2세대 아이돌 그룹에 치이기 십상이다.  선(先) 진출 아이돌 출신들의 성공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가요계 요정으로 꼽혔던 핑클 출신의 옥주현은 이제 뮤지컬계에서도 인정해주는 스타로 자리잡았다. 그는 단독 주연(원 캐스팅)을 맡은 대형 뮤지컬 ‘아이다’가 막 내리기 무섭게 류정한, 엄기준 등과 함께 ‘몬테크리스토’ 무대에 서고 있다.  핑클과 함께 1990년대를 장식했던 S.E.S의 바다도 뮤지컬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쉽게 주연급 발탁 배우들 상대적 박탈감 커”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뮤지컬 배우는 “수년간 앙상블과 조연으로 실력을 쌓은 뮤지컬 배우들을 제치고 아이돌들이 쉽사리 주연급을 꿰차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가뜩이나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 표현이 단련되지 않은 1세대 아이돌들마저 가세하고 나서 (뮤지컬계 내부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나경원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스타급 의원 4·27 재보선 총출동

    한나라당의 스타급 의원들이 본격적인 4·27 재보선 지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선거운동은 14일부터 시작된다. 최대 격전지인 성남 분당을에는 강재섭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나 최고위원이 나선다. 나 최고위원은 여성 의원 중 인지도가 가장 높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역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여성의원인 조윤선 의원과 변호사 출신으로 TV출연으로 일반인에게 친숙한 고승덕 의원도 힘을 보탠다. 여기에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특유의 ‘입심’으로 강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선다. 국회부의장과 한나라당 원내총무 등 이력을 자랑하는 6선의 홍사덕 의원도 출동한다. 분당을 선대위 대변인은 여성 비례대표인 이두아 의원이 맡기로 했다. 격전지인 강원지사 보선은 안상수 대표가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13일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14~15일, 18~19일, 20일과 25~26일 강원도를 찾아 직능단체 간담회, 시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 의원과 미 하버드대 출신인 홍정욱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도 강원을 방문해 엄기영 후보를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최고위원도 시간을 쪼개 강원도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변인을 지낸 윤상현, 정미경 의원도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을 맡아 힘을 보탠다. 한때 강원지사 보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한승수 전 총리도 엄 후보를 돕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져 중량감이 더해질 전망이다. 한편 경남 김해을 보선에 출마한 김태호 후보는 철저한 ‘나홀로 선거’를 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event@seoul.co.kr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34% 감소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34% 감소

    지난해 최고 실적을 거두며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업체로 발돋움한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영업이익 3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따라서 올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린 지난해의 ‘매출 150조원-영업이익 17조원’을 경신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2조 9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적었고,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3조원대가 무너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견줘 매출은 6.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3.7% 각각 줄었다.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던 지난해 2분기(5조 100억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주력 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CD 패널의 경우 지난해 초 공급 과잉으로 시작된 가격 하락 국면이 올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32인치용 LCD TV 패널의 경우 지난해 4월만 해도 200달러를 넘었지만 이달에는 15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1년 새 30%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때문에 삼성전자 LCD 사업부문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가 최대 강점을 갖고 있는 D램 등 메모리 분야에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모바일 D램이나 낸드 플래시 등 포트폴리오 라인업이 잘 갖춰져 LCD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리 삼성의 모바일 기기들이 애플의 아이폰4(스마트폰)·아이패드(태블릿PC)와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하고 판매가 부진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아이패드 대항마’로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탭’이 반품률 및 재고 논란에 휩싸이며 시장 지배력이 약해진 데다, 갤럭시S 또한 품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등 모바일 기기 재고 등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치긴 했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2분기부터 모바일 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낸드 플래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D램 반도체의 시장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어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호황이 예상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기(16~31일) 낸드 플래시 고정 거래가격은 16기가비트(Gb) 기준 3.74달러로 지난해 10월 수준까지 상승했다. D램 제품인 DDR3 1기가비트(Gb)도 0.91달러로 3월 상반기(1~15일)보다 3.41% 올랐다. 여기에 ‘갤럭시S2’와 갤럭시탭 8.9, 갤럭시탭 10.1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스마트 기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전화 판매 목표를 3억대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경제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이긴 하지만 2분기부터는 주력인 반도체를 비롯해 휴대전화와 LCD, TV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새 다문화가족지원법 어떤 내용 담겼나

    새 다문화가족지원법 어떤 내용 담겼나

    ”‘가나다라’도 몰랐던 제가 이만큼 한국어를 하게 된 것은….” 2008년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서 중국어 강의를 하다 만난 남편과 결혼하면서 국내에 정착한 중국인 윤홍(28·여)씨. 3년이 채 안 됐지만 윤씨에게선 이제 ‘한국 아줌마’ 냄새가 물씬 난다. 시장에서 “깎아주세요.”라고 애교를 떨 정도가 됐다. 일주일에 나흘을 꼬박 한국어 공부에 투자했던 윤씨는 서울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곳에서 이틀 또 다른 지역 복지관에서 이틀 동안 결혼이주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한국어 수업에 참여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윤씨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남편과의 관계도 더욱 좋아지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윤씨와 같은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교육을 돕는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안이 지난달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미를 짚어본다. 개정안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업무에 결혼이민자 등에 대한 한국어 교육 및 다문화가족을 위한 통·번역 지원 내용이 담겼다. 김성수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월 제출한 개정안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개정안과 함께 병합 심사한 끝에 가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결혼은 2001년 1만 4523건에서 2007년 3만 6204건으로 크게 늘었다. 결혼이민자도 지난해 18만 1671명으로 전년의 16만 7090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자녀들에게만 한정돼 결혼이주 여성들은 소외됐다. 2009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어문제(22.5%)가 꼽혔던 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비롯, 여러 관련 기관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고 있지만 대다수 기관은 해마다 여성가족부에 사업 계획을 제출해 보조 지원을 받는 형식이고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기관 자체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교재 등 학습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안은 규정하고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진경호의 시사 콕-국회의원 뭐하자는 겁니까, 등록금 인상으로 캠퍼스 몸살, 권영걸 서울대 교수와의 공공디자인 인터뷰, 스튜디오 초대-이윤상 성폭력상담소장 등이 방송된다. 글 사진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스마트TV도 세계 석권”

    “스마트TV도 세계 석권”

    정부가 차세대 TV로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TV’의 세계 석권을 선언했다. 올해 543억원을 투자해 출시 원년인 올해 글로벌 시장의 선두자리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는 6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스마트TV 경쟁력 제고 ▲차세대 콘텐츠 및 서비스 육성 ▲통신 인프라 구축 등 3대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한국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5.8%로 1위이지만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TV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콘텐츠와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차세대 TV 시장에서 글로벌 강자로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정부는 세부적으로 스마트TV 플랫폼 등의 원천기술 확보에 165억원, 차세대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 지원에 292억원, 기가(Giga)급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86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우선 스마트TV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플랫폼(동영상 등을 재생하는 소프트웨어 엔진)과 사용자 환경(UI)에 대한 차세대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N스크린’과 맞춤형 광고, 저작권 보호 등 서비스 활성화에 필요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끊김 없는 영상 송수신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단말기기와 스마트TV 간 상호연동에 필요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민원과 교통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활용해 국내 스마트TV 시장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차세대 스마트TV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한류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 지원 등 ‘시장 창출형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마트TV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고 영화 콘텐츠 분야의 경우 공공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스마트TV의 확산으로 가중되는 네트워크 트래픽 문제에 대해 정부도 망 고도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집단학살만 남기고 끝난 ‘두 대통령’ 사태

    집단학살만 남기고 끝난 ‘두 대통령’ 사태

    코트디부아르의 ‘한 나라 두 대통령’ 간 쟁투는 결국 집단학살과 난민 양산, 정치적 혼란 등 상처만 남기고 끝났다. 지난해 11월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내전으로 치달은 코트디부아르 사태는 유엔과 프랑스군의 공습에 이어 5일(현지시간)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인 측 군대가 대통령궁과 관저를 포위하면서 사실상 종료됐다. 가족들과 관저 지하벙커에 은신해 있는 그바그보 대통령은 유엔과 퇴진 조건을 놓고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전날 프랑스 TV LCI와의 인터뷰에서 곧 항복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한 그는 6일 하루 더 버티려 한다고 AP가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로이터가 입수한 유엔 문건에 따르면 그바그보는 이미 대통령직을 포기했다. 최영진 코트디부아르 유엔 특별대표도 AP TV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바그보가 대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원칙을 받아들였다.”면서 “지금 협상의 핵심 쟁점은 그가 어디로 갈지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바그보 정부 대변인인 아후아 돈 멜로도 “와타라 당선인이 대통령이라는 전제하에 퇴진 조건을 협상하고 있으며 그와 가족들의 안전 보장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바그보 측 군지휘관들이 유엔에 휴전을 요청하면서 현재 경제수도인 아비장을 비롯, 다른 지역의 전투도 중단됐다. 하지만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여전히 다수의 그바그보 측 민병대가 총을 들고 다니면서 거리에서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학살과 정쟁으로 분열된 나라를 넘겨받게 된 와타라 당선인의 출발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선 당시 46%의 득표율을 얻어 근소한 차이로 패한 그바그보가 여전히 강력한 추종세력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자문사인 ‘컨트롤리스크’의 한나 코엡은 “그바그보가 사라진다 해도 좌절한 그의 지지자들이 중무장한 상태라 아비장의 치안 상황은 당분간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범 재판에 소환될 가능성도 커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날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코트디부아르에서 발생한 대량학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규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전으로 1500여명이 숨졌다. 오캄포 검사는 누가 살인행위에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와타라 측의 공화군(반군)이 집단학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코코아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재개는 와타라가 정권을 잡는 대로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마틴 로버츠 애널리스트는 “코코아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코트디부아르 사태가 곧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내전 사태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 통신·채광회사, 은행 등도 새 대통령에게 연줄을 대기 위해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거리엔 다시 제멋대로 현수막·간판… ‘디자인 서울’ 뒷걸음”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거리엔 다시 제멋대로 현수막·간판… ‘디자인 서울’ 뒷걸음”

    지금껏 진행한 인터뷰 중에서 “안타깝다”는 말을 이렇게 많이 들은 적이 있었나 싶다. 서울시 출입 기자로 처음 만났던 4년 전부터 줄곧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 줬던 권영걸(60·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2시간 동안 이 말을 십수번 반복했다. 2007년 초대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으로 2년간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자신이 떠난 뒤 정체된 데 대한 아쉬움과 울분, 심지어 불쾌함을 갖고 있는 듯 느껴진다. 권 교수는 최근 무려 저서 5권을 한꺼번에 냈다. 사실 그를 만나 왕성한 집필력에 대해 들어볼 참이었다. 아직 공직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 대부분의 시간을 책 홍보보다는 2년간 서울시에서 보낸 공직생활, 공공 디자인의 앞날을 풀어놓는 데 할애했다. ●40년 만에 맞은 디자인시대 “대학 다닐 때 많은 교수님들이 그랬어요.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하면 디자인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사실 올 것 같지도 않았고, 오지도 않았죠. 40년 가까이 지난 최근에야 그런 시대가 왔고, 그 중심에 제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권 교수는 ‘디자인 서울 사업’의 핵심이 된 당시를 이렇게 소회했다. “서울시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역사의 켜가 쌓인 이야기가 있는 도시입니다. 고등교육을 받은 시민이 많은, 지식 총량이 아주 큰 도시이고요. 이런 기반이 있으니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적용하면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죠.” 그런 확신을 정책에 녹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본부장 취임 전 서울시 관계자 3명에게 조언을 듣고, 오세훈 시장의 취임사부터 온갖 신문, 방송 인터뷰를 섭렵했다. 임기 2년을 압축적으로 활용하려면 시장의 의중을 꿰뚫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첫 한 달은 직원들에게 인사를 다니는 대신 방 안에 틀어박혀 ‘정책의 길’을 찾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 다음 3개월은 간부회의에서 각 국실이 보고하는 내용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충고하면서 실력을 보여 주고, 이후 6개월은 도덕성으로 신뢰를 얻었다. 서울시는 어떤 사업이든 주변에 많은 업체들이 있고, 그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추호의 잡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소위 ‘1-3-6 전략’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실력과 신뢰를 쌓았다. “오 시장도 많은 역할을 해주었죠. 총괄본부장을 부시장급으로 두면서 힘을 실어주고, 모든 사업을 디자인의 렌즈와 언어로 보라고 강조하면서 서울시 행정에 디자인을 접목할 바탕을 탄탄히 잡아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 다시 원점이 된 듯한 느낌이라는 게 그 한숨의 근간이다. ●“디자인 서울 어디 갔나… 한숨만” 디자인 도시의 허브가 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나 시민의 쉼터가 되는 광화문광장 등 수백억원이 들어간 큰 사업을 많이 했지만 그가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는 것은 ‘디자인 거리 사업’이다. 서울시 안에 디자인 거리 50곳을 결정하고, 이 거리를 정비하는 기간으로 3년을 투자했다. “거리는 중요한 곳입니다. 시민이라면 단 하루도 피할 수 없는 공간이 거리거든요. 이 거리를 걷고 싶게 만들고, 머물고 싶게 하면 문화가 소통되고, 사람들이 몰리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는 것이죠.” 디자인 서울 사업에 열중하는 한편 ‘되돌아가지 않는 개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매진했다. 공공건축, 공공공간, 공공시각매체 등 5개 분야에서 규제와 권장을 엄밀하게 규정했고, 2008년부터 적용했다. 많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울시는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를 이루어 냈다. 2007년 10월에는 세계 디자인단체 총연합회가 지정한 ‘2010 세계 디자인수도’로 선정됐고, 서울역 첨단미디어 버스 정류장은 ‘2010 IDEA 디자인어워드’와 ‘iF 디자인어워드’, ‘레드 닷(Red dot)디자인어워드’를 수상했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휩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거리를 보면 ‘울분’을 느낀다고 했다. “현수막은 다시 걸리기 시작했고,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은 간판도 나타나고 있어요. 길에 놓인 시설물들은 관리되지 않고, 길 안내 사인 표준색상도 완전히 무시되고 있지요.” 그는 “선진도시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3년, 5년, 10년, 그 이상의 흔들림 없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실종된 듯한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오히려 지방에서는 공공디자인 붐이 이는데, 서울에서는 식었다. 먼저 시의 의지가 질책받아야 하고, 디자인 가치에 대해 덜 생각하는 시의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끊임없는 저술… 방점은 ‘사제동행’ “차라리 서울시에 계속 남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잘라 말한다. “2년 동안 서울시에서 야전생활을 하면서 내가 ´형질변경´이 될까봐 걱정했어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죠. 이제는 외곽에서 공간 디자인이라는 언어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합니다.” 그 큰 발자국은 ‘공간 디자인의 언어’로 세상에 나왔다. 2001년에 낸 ‘공간 디자인 16강’의 후속편인데, 그동안 배출한 직계제자 중 대학 전임교수 40명과 함께 썼다. “맹자는 군자삼락 중 세 번째 즐거움은 ‘득천하영재이교육(得天下英材而敎育)’이라고 했습니다. 천하 영재를 얻어 가르치고 배출하는 게 즐거움인데, 이런 복을 누리고 있으니 이젠 나눠야죠. 제가 틀을 만들고 각자의 연구 영역을 미시적·입체적으로 썼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한 덩어리가 돼서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학문의 으뜸이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제동행’이고 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이 책과 함께 ‘공공디자인행정론’, ‘컬러 프랙티쿰’, ‘쉬운 색채학’, ‘리더는 디자인을 말한다’도 냈다. 이 중 ‘리더는’은 유일한 실용서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디자인은 낭비이고, 겉치레이며 전시행정이라는 등 오해와 편견이 난무한 모습을 보며 집필을 결심했다. 세계적인 리더들이 디자인에 대해 어떤 사고를 했고, 국가·도시·기업 운영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보여 주는 책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설득력을 담고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명사 100여명이 어떤 상황에서 그 말을 했는지 연도까지 밝혔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그는 대체 왜 이렇게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하는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를 떠올린다. 당시 교수들 사이에는 ‘책을 낼 것이냐, 짐을 쌀 것인가’라는, 교수에게는 협박과 같은 말이 있었다고 했다. 그것이 잠재의식에 박혀 교수 생활을 한다는 것은 늘 책을 쓰고, 논문을 낸다는 것이 옳다고 돼있다고 했다. 그렇게 1986년에 첫 책을 썼고, 25년 만에 서른 번째 책을 출간했다. 여기서 끝일까. 그는 3권을 더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증이 일어 재차 묻자 “제목이나 내용은 비밀이지만 1권은 국민 디자인 도서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마도 그의 서른한 번째 책은 서울시가 아닌, 대한민국을 겨냥한 거대 담론이 아닐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권영걸 교수는 ●195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공업디자인 학사·미 UCLA 대학원 디자인 석사·고려대 대학원 건축공학박사 ●1979년부터 동덕여대·이화여대 교수를 거쳐 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서울대 미술대학 14~15대 학장 ●2007~2009년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 역임 ●황조근정훈장 수훈 ●현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인터뷰 동영상은 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LG전자는 이제 1회초 공격 시작 3DTV 기술 자신있게 홍보할 것”

    “LG전자는 이제 1회초 공격 시작 3DTV 기술 자신있게 홍보할 것”

    “LG전자는 이제 1회 초 공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일 자로 취임 6개월을 맞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5일 “현재 LG전자를 야구에 빗대어 표현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짧게 답한 표현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대응 부재로 시작된 LG전자의 침몰 위기에 대해 ‘경쟁업체들과의 본격적인 ‘스마트 전쟁’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것. 구 부회장 특유의 독한 근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프로야구 LG트윈스 구단주로서 SK 와이번스와의 홈 개막전 경기를 보러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구 부회장은 LG전자 취임 6개월을 맞는 소회를 묻자 “오늘은 야구 얘기만 하자.”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LG전자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특히 그는 현재 삼성전자와 사활을 걸고 펼치는 입체영상(3D) TV 기술 논쟁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잘되지 않겠느냐.”며 승리를 낙관했다. 다음은 구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올해부터 LG트윈스 헬멧과 수비 모자 왼편에 ‘3D로 한판 붙자.’는 슬로건을 새겨 넣었다. 정말 요즘 LG가 독해진 것 같다. ‘한판 붙자.’는 게 바로 구 부회장식 경영인가. -‘한판 붙자.’는 말은 경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게임을 말하는 것뿐이다. 기업 경영에서는 두판도 있고 세판도 있다. (초반에 밀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의미) 하지만 야구는 한판뿐이지 않나. →요즘 삼성과 3D TV의 주도권을 쥔 전쟁을 치르고 있다. ‘3D로 한판 붙자.’고 하는 것을 보니 FPR(LG가 삼성 등에 대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입체영상 구현 방식) 3D TV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인가. -모든 것은 시장이 판단하는 것이다. 내가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자신감을 갖고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FPR 방식을 홍보해 나가면 잘되지 않을까 싶다. →구 부회장 취임 뒤 LG전자의 실적 개선이 괄목할 만하다. 당초 예상을 깨고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를 ‘오너 효과’로 보던데…. -결코 오너 효과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종업원들이 스스로 나서서 열심히 한 것뿐이다. 내가 한 일이 아니다. →종업원들이 스스로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게 바로 오너 효과 아닌가. -(말없이 웃기만 하며) 이제 야구 얘기만 하자. →LG전자 실적 악화의 주범인 휴대전화, 특히 스마트폰의 ‘터닝 포인트’(실적 전환 시기)를 언제로 보고 있나. -사실 나도 그걸 잘 모르겠다. 그게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휴대전화 사업이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게 아니라 이동통신사와 상대하는 B2B(기업 대 기업 간 거래) 분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점유율이 단시일에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지금의 LG전자를 야구에 빗대 표현하자면. 5-2 정도로 뒤지던 5회 말 역전을 노리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나. -아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지금 1회 초 공격을 앞두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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