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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유와 화해 증진하는 기회되길”… 교황의 위로 메시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2013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내 사안에 대해 메시지를 보낸 건 이번이 네 번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3 희생자 추념일을 하루 앞둔 2일 “이 행사가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모든 남녀가, 형제적 연대와 항구한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상을 건설하는 데 새로운 각오로 투신하기를 바란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轉求·성모 마리아나 성인을 통해 바라는 바를 간접적으로 하느님에게 드리는 기도)에 맡기고 여러분이 희망을 굳게 간직하도록 늘 함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국내의 비극적 사건마다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 아픔에 동참해 왔다. 그동안 교황은 주한 교황청대사관을 통해 청원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위로 메시지, 지난해 12월 한국 사형 집행 중단 20주년 기념 메시지, 올 초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위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는 “4·3 희생자와 유족에게 보내는 첫 교황의 메시지로, 전 세계에 4·3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입장 추진…조용필·서현, 컨디션 난조 속 열창

    도종환 장관·김일국 체육상 확인 남북 태권도 단독·합동무대 펼쳐 예술단 오늘 공연 대비 예행연습 한국 태권도시범단이 2일 북한 평양대극장에서 첫 남북 합동 공연을 펼쳤다. 지난 1일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이 단독 무대를 가진 데 이어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평양대극장에서 우리 시간으로 오후 4시 30분에 열린 이날 공연에는 남과 북이 각각 25분 동안 단독 공연을 하고 5분 동안 합동 공연을 진행했다. 전날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를 부제로 단독 공연을 펼친 남측 예술단은 3일 오후 4시 30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게 될 남북 합동공연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3일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윤상 음악감독이 편곡한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편곡한 ‘다시 만납시다’ 등이 물망에 올랐다. 우리 측 관계자는 “현재 조용필씨가 이번 공연 준비로 무리해 후두염으로 고열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서현씨도 몸살로 진료를 받으며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며 “3일 합동 공연에는 반드시 참석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1일 끝난 우리 측 평양 공연을 오는 5일 MBC를 통해 녹화 방송하기로 했다. 한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올여름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 장관과 김 체육상은 이날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나 남북 체육교류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 같은 의사를 확인했다. 김 체육상은 “체육도 북남이 힘을 합치면 아시아에서 1등은 문제없고 세계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 장관은 “4월 말에 정상회담이 끝나고 그런 문제에 대한 실무 논의를 하고 서면 협의 등을 하나씩 구체화해 나가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좌·우 ‘영토 전쟁터’ 된 그곳… 광장

    [커버스토리] 좌·우 ‘영토 전쟁터’ 된 그곳… 광장

    각종 정치·사회 이슈가 사회를 휩쓸 때마다 광장은 늘 인파로 뒤덮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의 목소리는 사회를 바꿔놓기도 했다.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우리 사회의 적폐를 솎아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하지만 광장이 아직은 좌우 세력 간 대결의 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권의 부침에 따라 광장은 진보·좌파의 영역이 됐다가 보수·우파의 영역으로 바뀌기도 한다. 서울 도심 내 집회 장소를 둔 진보·보수 세력 간 영토전쟁의 흐름을 짚어본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심판 선고를 받은 지 1년째인 지난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진보 단체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은 ‘서울역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진보세력은 ‘광화문광장’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진보 단체의 주 무대였던 서울 도심 대부분의 집회 장소를 보수 단체가 점령한 것이다. 최근 들어 서울 도심 집회 장소를 놓고 진보·보수 세력이 서로 빼앗고 빼앗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돌아보면 1980~90년대 대규모 집회·시위는 군사정권의 독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 때문에 참여하는 단체들의 정치적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이 광장을 장악했고 이를 막으려는 정부와 충돌을 빚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집회 세력은 정권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으로 분화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세력과 찬성하는 진보 세력이 선명하게 갈렸다.정치적 이념에 따라 크게 양분됐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광화문광장은 방한에 반대하는 진보 세력이, 서울시청 앞은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 세력이 점령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찬반을 놓고 두 세력이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보수 단체들의 집회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서로 다른 목적의 집회를 여는 단체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첫 번째 계기는 2002년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어 숨진 심미선·신효순양 사건이었다. 한·미 주둔군지휘협정(SOFA)에 따라 미군에서 재판을 받은 사고 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와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가 무죄 판결을 받자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 거리로 나왔다. 당시 광화문은 차도로만 이뤄져 있어 도로 옆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인도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희선 상명대 지리학과 교수는 2004년 논문 ‘서울시 집회·시위 발생 공간의 특성과 변화 : 1990~2003’에서 “시위를 강력하게 탄압하던 1990~91년에는 진압 경력이 들어올 수 없는 명동성당이나 대학교 교내 등 ‘성역형’ 공간에서 주로 집회가 이뤄졌다”면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과 미선·효순양 사망사건,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영향으로 서울 교보문고·동화면세점 앞 등 광화문 광장이 부각된 ‘광장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보수 단체가 본격적으로 집회를 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어버이연합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주로 70대 이상의 노인층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어버이연합은 초창기 종북 세력에 대한 반대나 국가 안보 위기 등을 앞세워 서울역 광장, 종묘공원 등 주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촛불집회 등에 비하면 당시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었다.2008년 광우병 파동이 벌어지면서 다시 촛불을 든 대규모 시위대가 등장했다. 이때 어버이연합과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 단체들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세력을 규탄하며 집회를 열였다. 진보 단체의 촛불집회와 보수 단체의 ‘맞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당시 촛불집회는 광화문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개최돼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당사가 있었던 여의도 등지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는 서울역광장을 중심으로 열린 후 촛불집회가 열렸던 청계광장으로 진출해 양측이 충돌하기도 했다. ‘진보 단체=광화문, 보수 단체=서울역’이라는 ‘영토공식’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진보의 시청 광장 진출 계기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시청앞 광장까지 진보 진영의 영토가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경복궁에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된 뒤에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냈다. 이후 대한문에 시민분향소가 마련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포함한 진보 진영의 영토는 광화문에서 시청 앞과 대한문 앞까지 커졌다. 같은 해 9월 공사를 마치고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 광화문광장의 등장으로 집회 시위의 영토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는다. 광화문광장이 미국대사관 100m 이내 거리에 있어 집시법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어 서울시의 결정에 따라 집회·시위의 개최 여부가 갈린다. 광화문광장을 개장했던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에는 집회·시위보다는 대형 행사가 주로 열렸다. 그러다 2011년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재보궐 선거에 당선되면서 집회 시위의 허가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2012년에는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병으로 숨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자 등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되면서 대한문 앞 광장은 진보 진영의 영토로 재확인됐다. 2014년 6월 14일 세월호 참사는 광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됐고, 그동안 대형 행사 위주로 사용되던 광화문광장은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광장’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광화문광장을 진보 진영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촛불’로 상징되는 진보 진영의 영토가 광화문광장으로 집중되는 사이 보수 진영의 영토확장이 이뤄졌다. 그때까지 서울역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어 왔던 보수단체들은 대한문 앞 광장을 집회장소로 쓰기 시작했다. 과거 진보 진영의 영토로 여겨졌던 대한문 앞 광장이 보수 진영으로 넘어간 셈이다. 진보와 보수의 집회·시위 영토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보수 단체들은 매주 토요일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광장,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상징으로”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대한문 앞 광장의 경우 오랜 시간 쌍용차 희생자들의 빈소가 유지되면서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소’라는 상징성을 보여줬다”면서 “‘태극기 집회’로 불린 보수 단체 집회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면 자신이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 70대 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높은데,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소인 대한문 앞 광장에서 이들이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이들의 목소리도 결국 우리나라 민주화 발전의 결과물이라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시대적 상황과 집회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이종 서울대 교수는 “‘태극기 집회’를 여는 보수 진영이라고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싶지 않겠나. 결국 집회 장소는 정치적 세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또 그 세력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개신교·천주교·남북도 “예수 부활 찬양”

    “우리의 오래된 역사는 십자가와 함께 끝나고, 우리의 새로운 역사는 부활과 함께 시작된다.”(워치만 니) 4월 1일 부활절을 맞아 개신교와 천주교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한국기독교연합(KCA)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부활절 당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교회 연합예배를 개최한다. 전국에서 성도 3만여명이 모여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한다. 같은 날 연세대 노천극장에서는 ‘나는 부활을 믿습니다’를 주제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4개 연합기관 대표들이 참여한 연합예배도 진행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부활절 전야인 31일 오후 11시 서울 남산공원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에서 별도의 부활 예배를 연다. 교회협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부활절 메시지를 낸 데 이어 북한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공동기도문으로 기도하기로 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는 다음달 1일 제주 4·3 70주년을 기념한 부활절 선언문을 발표하고 4·3의 진실규명과 치유를 기도한다. 7일에는 명동대성당에서 ‘제주 4·3 70주년 추념 미사’가 봉헌된다. 부활절에 맞춘 구원과 심판을 주제로 한 종교 영화도 잇따라 개봉한다. 지난 28일에는 예수의 유일한 여제자인 막달라 마리아의 삶을 다룬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이 관객들을 찾았다. 수입·배급사인 UPI코리아는 “기존 종교 영화들과 달리 주체적인 여성의 관점에서 예수의 부활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9일에는 스스로 저주받은 인생이라고 자책하는 남자와 그를 구원하려는 수녀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 영화 ‘원죄’가 극장을 찾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비잔틴 성화 ‘이콘’ 읽기의 모든 것

    비잔틴 성화 ‘이콘’ 읽기의 모든 것

    ‘이콘’(성화)을 읽을 줄 아시나요? 이집트 시나이 성 카타리나 수도원의 노수도사가 던진 질문은 조성암 암브로시오스(58) 대주교에게는 평생의 화두가 됐다.●독화법 담은 ‘비잔틴 성화 영성예술 1·2’ 출간 비잔틴 예술의 핵심은 ‘성화’였다. 한국정교회 본산인 서울 아현동 성 니콜라스 대성당 내부를 풍성하게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그림들이 바로 비잔틴 성화(聖畵)다. 이콘으로 불리는 성화는 ‘그림으로 그려진 성경’과 같은 것이다. 그리스 출신으로 한국정교회의 수장인 암브로시오스 대주교가 40년 가까이 탐구해 온 독화법(讀畵法)을 담은 ‘비잔틴 성화 영성예술 1·2’(정교회출판사)를 펴냈다. 2004년 초판에 24점의 성화 해설을 추가한 개정 증보판으로, 성화에 숨은 상징적 언어를 간파한 책이다.●암브로시오스 대주교 40년 탐구 결과물 그는 아테네대학 신학생이었던 1980년 세계적인 성화 컬렉션을 소장한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방문한 뒤 성화 독법에 몰두하게 됐고 ‘성화와 불화의 유사성’이라는 논문을 펴내기도 했다. 과거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뜬 신상 금지’로 우상 논란에 휩싸였던 성화는 오늘날 그리스도의 원형을 드러내는 영적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성화는 우리가 단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인격체로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하느님의 모습을 ‘이웃’의 얼굴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그가 펴낸 책에는 시나이 수도원에 보관된 가장 오래된 현존 성화인 ‘예수 그리스도’ 작품부터 한국정교회의 첫 성화 작가인 서미경 따띠안나씨의 성화 등이 소개돼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성직자 성추행, 사제 본분 망각한 행태”

    “성직자 성추행, 사제 본분 망각한 행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직자들의 성추행과 관련,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엄중히 비판하며 교회 전체의 정화와 쇄신을 강조했다.염 추기경은 부활절(4월1일)을 앞두고 26일 발표한 부활 메시지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어둠과 혼란의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오히려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염 추기경은 “교회가 특히 성직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쇄신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은 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남북 정상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임해 70년이 훌쩍 넘은 분단의 상처를 딛고, 소통과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 가기를 기도하자”고 당부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도 반목보다는 평화의 여정에 적극 동참해 한반도에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서울 명동 성당에서 열리는 ‘부활 성야 미사’에서 부활 메시지를 낭독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부고]‘달마도 대가’ 범주 스님

    [부고]‘달마도 대가’ 범주 스님

    한국 달마도의 대가인 상주 선문화예술원장 범주 스님이 25일 별세했다. 세수 77세, 법랍 52세.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범주 스님은 1966년 전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수행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숭산 스님을 모시고 로스앤젤레스(LA) 달마사 주지를 지냈다. ‘선묵일여’(禪墨一如)를 화두로 선묵을 통한 포교 활동을 펼치며 국내 전시 및 초대전, 해외 전시 등을 30여 차례 진행했다. 스님은 특히 1m가 넘는 큰 붓을 들고 즉석에서 달마를 그려내는 ‘달마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담 당시 범어사를 찾은 각국 정상 부인들 앞에서 달마도를 그려 화제가 됐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7일 엄수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무대 위에서 ‘인간의 본성’을 보다

    무대 위에서 ‘인간의 본성’을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관객에 질문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연출자가 만들어 놓은 판에서 웃고 울고, 몸부림치는 배우들을 통해 드러나는 건 인간 군상이다, 삶이다.올해 공연판이 인간 본성을 말하려고 한다. 다음달 9일 막을 여는 두산인문극장은 올해 주제로 ‘이타주의자’를 선정해 공연, 전시, 강연 등 총 12편의 유·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두산인문극장의 테마는 매년 바뀌어 왔다. 2013년 ‘빅히스토리’, 2014년 ‘불신시대’, 2016년 ‘모험’, 지난해 ‘갈등’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의 접점을 모색해 왔다. 공연은 이 가운데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의 최신작 ‘낫심’(Nassim)이 주목된다. 4월 10일부터 29일까지 21차례 공연마다 배우가 달라지고 무대에서 처음 보는 대본에 따라 연기를 하는 실험적 시도가 이뤄진다. 출연 배우는 권해효, 문소리, 류덕환, 박해수, 김선영, 김소진, 나경민, 고수희, 구교환, 김꽃비 등 쟁쟁하다. 부녀간 장기 이식을 다룬 영국 작품 ‘피와 씨앗’(5월 8일~6월 1일), 일본 작가 덴도 아라타의 소설 ‘애도하는 사람’을 원작으로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동명 연극(6월 12일~7월 7일)도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인간은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관객들과 고민하며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무료 강연 주제도 인간의 경계, 이타주의, 인공지능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부터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에서도 다채로운 인간 군상의 향연이 펼쳐진다. 올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창작 연극 10편으로, 본선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작품들을 관통하는 건 우리가 거쳐 온 고난과 질곡의 역사 속에 생존해 온 사람들이다. 일제강점기부터 군사독재 시대, 외환위기(IMF), 2018년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연극까지 다양한 시대와 군상들이 그려진다.첫 공연작인 ‘명품인생 백만근’은 고도 경제성장기인 1980년대의 막장 속에서 희망을 캐내는 광부 백만근의 일생을 통해 시대와 아버지를 돌아본다. 극단 삼각산의 ‘한림약국’은 군사 독재 시대에 간첩 누명을 쓴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미완이 된 과거사 청산의 현실을 고발한다. IMF와 세기말 혼돈 속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궁전의 여인들’은 1999년 서울 변두리 궁전다방의 레지들이 전하는 휴머니즘이 주제다. 현재의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그린 ‘비정규식량분배자’는 전쟁, 테러를 통해 인간의 공존 의지와 욕망, 이기적 본성을 묻는다. 서울연극협회는 “창작극 활성화를 목표로 기획된 올해 연극제에서는 인간의 다채로운 본성과 삶을 다룬 창작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함께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바꿔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성명서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건은 만연한 권위주의와 억압적 위계 구조의 산물”이라고 적시하며 이를 조사하고 지지하는 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성폭력 폭로 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의 방아쇠를 당긴 건 문화예술계였다. 지난달 14일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에 대한 성폭력 고발 후 미투 운동은 폭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조사단’(특조단)은 관가에서 주시받는 ‘핫한’ 조직이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시한부 조직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관심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정부 기관 세 곳이 합작한 첫 기구라는 점에서다.특조단장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부단장은 현완교 문체부 감사관이 맡았다. 조형석 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장 등 인권위 공무원 3명, 조현나 문체부 서기관 등 문체부 공무원 3명, 여가부 산하 서울해바라기센터가 공조한다. 특조단 직무는 문화예술계 실태 조사뿐 아니라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고발 조사-가해자 수사 의뢰-피해자에 대한 심리·법률적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백서 발간 및 제도적 개선이 핵심이다. 특조단이 급조된 기구라는 점은 특조단 조사관들도 인정한다. 아직 공식 예산이 편제되지 않아 문체부의 예비비가 우선 투입되고, 피해자 조사실 등 사무 공간과 인력 지원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사 총괄을 맡은 조형석 과장은 21일 “이전부터 구상된 게 아니라 폭발적인 미투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만들어졌다”면서도 “성폭력 사건들의 공소시효 완성과 상관없이 사건 자체를 규명하고 법적·제도적 개선까지 수립하는 사후 업무까지도 포괄해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까지 특조단이 조사에 착수한 문화예술계 성폭력(성희롱·성폭행·강제추행) 사건은 12건에 달한다. 사건 접수 후 조사 여부 결정까지 신속히 이뤄진다. 특조단이 판단하는 ‘골든타임’은 만 48시간이다. 기획팀장인 조현나 서기관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특조단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 확보 차원에서 신속히 사건 조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단 한 건도 소홀히 다루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조단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일반 사회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조형석 과장은 “일반적인 성폭력은 위계 구조상 일대일로 발생하지만 문화예술계의 경우 한 명의 가해자에 피해자가 다수이고, 도제식 문화 속에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연출가 이윤택 사례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20여년 동안 17명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 캐스팅 권한을 쥔 연출가 혹은 예술감독이라는 지위와 상명하복식 지시를 받는 배우(단원)라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나오는 위력이 작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은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해 온 피해라는 점이다. 조형석 과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명확한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거나 폐쇄적인 영역 내 도제식 영향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고, 위계가 모호하거나 사적 관계 속에서 보호 주체가 불분명한 점 등은 향후 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특조단 측은 출범 후 문화예술단체들과 가진 비공개 릴레이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쇼잉하지 말라”는 당부였다고 전했다. “특조단 출범을 정부의 전형적인 전시 행정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았어요. 형식적이거나 관료적으로 사건에 접근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특조단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끝까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백서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공동 목표가 됐습니다.”(조형석 과장·조현나 팀장)특조단 활동 기간인 100일이 끝나도 제보된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끝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리 절차도 확정됐다. 중대 사안의 경우 사법 당국으로 수사를 이첩하지만 그보다 약한 행위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해당 단체에 대한 감사, 가해자 징계 및 지원 배제 등 사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조형석 과장과 조현나 팀장은 “미투 운동은 거대한 빙산 밑에 감춰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과 관점을 바꿔 나가는 변혁으로 이해한다”며 “조사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폭력의 실체들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권력 키워드로 인간·역사를 논하다

    권력 키워드로 인간·역사를 논하다

    역사 권력 인간/정승민 지음/눌민/288쪽/1만 5000원중국 첫 황제 진시황(秦始皇)의 절대 권력을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스탈린을 모델로 한 종신집권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제국 미국의 부활을 외치는 안하무인의 통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보통신(IT) 혁명과 이성의 시대에 진입한 지도 한참인 현대의 민주적 권력자들이 과거의 절대 권력을 꿈꾸는 건 명백한 역사의 후퇴다. 근대를 지나 현대사회에서 목도되는 이 같은 ‘전근대성(前近代性)으로의 회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거대하고 묵직한 제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간 ‘역사 권력 인간’에서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역사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이지만 그 개별 주체들을 움직이는 건 촘촘히 얽히고설킨 권력의 작동 방식일 게다. 저자는 권력이란 키워드로 인류의 고전과 문제작, 사건들을 들춰내고 엮어내 인간의 운명과 역사의 궤적을 탐색한다. 최초의 역사서를 저술한 헤로도토스를 통해 인간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생명력을 환기하는가 하면, 나폴레옹, 히틀러, 프랑코 등 근대 괴물들의 몰락에서부터 트럼프, 시진핑, 푸틴에 이르기까지 현대 권력자들의 본질도 파고 든다. 책은 병역 면제자인 트럼프를 ‘치킨 호크’(‘닭’ 수준인 인물이 ‘매’보다 더 강경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선동하는 현상)에 빗대 비판하고, 집권 도구로 반부패 칼을 휘두르는 시진핑의 자승자박 가능성도 짚는다. 이상적인 모범 답안이지만 저자가 안착하는 권력 종점은 ‘시민’, 즉 ‘피플 파워’다. 현대사회는 절대 권력의 지배를 부인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과 2017년 촛불시위를 비교하며 권력의 주인공은 저항하고 견제할 줄 아는 자유로운 시민이라는 걸 역설한다. 책은 1차 사료 격인 소설, 전기, 취재기, 여행기, 회고록, 신문 기사를 살피며 파편화된 인물과 사건을 병렬 연결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시도를 한다. 저자는 “얼음장 같은 역사의 밑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범인과 위인들의 비범한 노력이 복류하고 있다”며 “권력이 만들어낸 야만과 암흑의 시간에서도 새벽을 열어온 사람들이 저술한 고전과 문제작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요부에서 예인으로… 장녹수의 ‘춤사위’

    요부에서 예인으로… 장녹수의 ‘춤사위’

    “다채로운 창작 무용 선보일 것”희대의 악녀였을까, 조선 최고의 예인이었을까. 가노(家奴·남자노비)의 아내에서 홀로 기예를 익혀 기생으로, 그리고 연산군의 여인으로 후궁인 ‘숙용’(淑容) 품계를 받은 조선의 신데렐라 장녹수(?~1506). 정동극장이 한국 전통공연의 대표 브랜드로 실존 인물인 그녀의 예술혼을 그린 ‘궁:장녹수전’을 다음달 5일 개막한다. 연출가 오경택과 전 서울예술단 감독 정혜진 안무가 그리고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이성근 화백이 합심한 작품이다. 75분 동안 공연되는 ‘무언 무용극’인 ‘궁:장녹수전’은 2015년 폐막한 ‘미소:배비장전’ 이후 3년 만에 정동극장이 시도하는 전통 상설 창작 초연이다. 공연은 노비 출신의 장녹수가 기예를 익혀 기생이 되는 과정부터 연산의 눈에 들어 입궐하는 신분 상승기, 왕의 곤룡포를 제 몸에 걸치며 치마폭 권력을 꿈꾸는 절정기, 반정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는 결말까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요부가 아닌 ‘예인’ 장녹수를 그린 만큼 공연 곳곳에 녹수와 연산의 춤사위가 꽃처럼 피어난다. ‘장고춤’부터 ‘교방무’, ‘삼고무’, ‘부채춤’, 궁중 무용인 ‘가인전목단’뿐 아니라 연산의 ‘삽살개춤’, 선비들의 ‘한량무’, 연산과 녹수의 비극적 풍류를 담아낸 ‘선유락’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통 무용이 다채롭게 변주된다. 정동극장 측은 지금까지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다채로운 창작 무용을 장녹수를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오경택 연출은 22일 “무엇보다 춤이 가장 중요한 무언의 드라마”라며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하는 만큼 드라마와 춤의 연결 고리를 찾는 것, 즉 춤이 드라마가 되고 드라마가 춤에 녹아들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성근 화백이 그림을 그리듯 한 자 한 자 써내려 간 ‘한글 상소문’은 무대 장치인 스크린에 투사돼 우리 글자체의 미학을 드러낸다. 장녹수 역은 조하늘, 연산은 이혁, 제안대군 전진홍이 연기한다. 4만~6만원. 02-751-1500.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하나님의교회 ‘유월절 대성회’

    하나님의교회 ‘유월절 대성회’

    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오는 30일 전 세계 175개국 7000여 지역 교회에서 유월절 대성회를 연다.국내에서는 본당인 새예루살렘 판교성전 등 전국 400여 교회에서 개막한다. ‘재앙이 넘어간다’는 의미의 유월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서로의 발을 씻기는 세족(洗足) 예식, 떡과 포도주를 마시는 성찬예식으로 진행된다. 하나님의 교회 측은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지키던 방식 그대로 유월절을 거행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월절에 이어 31일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무교절이 진행되고, 4월 1일에는 부활절이 거행될 예정이다. 하나님의 교회 측은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헌혈릴레이’ 등 세계 이웃들의 생명을 돕기 위한 다양한 봉사 행사를 열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음악 천재 뛰어넘은 연기 천재

    음악 천재 뛰어넘은 연기 천재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지!”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비교되며 질투와 열등감의 대명사가 된 살리에리는 무대에서 절규한다. 신의 선택을 받은 ‘천재’와 신을 저주하는 ‘범재’의 대립적 서사는 예술로 변주됐고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심리학 용어도 낳았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최우수 작품상 등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아마데우스’(1984)를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와 신성로마제국의 궁정 악장인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희곡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음악극 요소를 극대화한 형식적 차별화가 돋보인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교향곡 25번 등 6인조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원곡을 연주하고, 음악감독 채한울의 창작곡을 배우들이 노래하면서 연극·뮤지컬 혼합 장르의 신선한 실험을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노년의 살리에리(한지상·왼쪽)가 “모차트르는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으로 막을 연다. 극은 모차르트(조정석·오른쪽)의 생애를 회상하는 살리에리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음악에 대한 욕망과 성실함으로 황제의 궁정 악장이 된 살리에리는 빈에 온 모차르트의 공연을 보고 단숨에 그의 천재성에 매료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경배할수록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느끼는 살리에리는 현실을 증오하고 신을 저주하게 된다. 연극 ‘트루 웨스트’(2011) 이후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조정석은 순수와 방탕의 양극단을 오가는 천방지축 모차르트에 빙의됐다. 특유의 하이톤 웃음소리와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내며 캐릭터 연기의 귀재임을 입증한다. 이에 못지 않게 진가를 드러낸 배우는 한지상이다. 출연 회차마다 만석을 기록하는 조정석의 인기 속에서 관객들이 발견하는 배우가 한지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나 역시 평범함 속에 출발했기 때문에 살리에리의 마음이 와 닿는다”고 하던 그는 ‘인생 캐릭터’가 된 살리에리 역을 탁월하게 소화해 호평받고 있다. 특히 150분(인터미션 20분) 내내 단 한 번도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엄청난 대사와 내레이션, 능청스러운 유머와 고뇌, 모순적인 감정들을 쏟아내는 그는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무대를 꽉 채운다. 특히 조정석과 한지상의 찰떡 같은 케미스트리는 ‘브로맨스’ 드라마인양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 밖에 극 중 오페라 가수 ‘카테리나 카발리에리’ 역을 맡아 무대를 압도하는 ‘아리아’를 부른 손의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치열한 드라마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농축한 이지나의 연출력도 빼어나다. 굳이 지적하자면 무대 뒤편에 어중간하게 자리잡은 6인조 오케스트라를 무대 전면으로 끌어냈다면 음악극으로서의 매력이 제고되지 않았을까. 모차르트를 죽여서라도 그 이름 옆에 기억되는 불멸의 존재를 꿈꾼 살리에리. 세계적인 ‘앙숙’으로 회자되는 두 사람은 실제 서로를 증오했을까. 일단 러시아 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퍼트린 살리에리의 독살설은 후대 연구에서 거짓으로 판명됐다. 모차르트는 생전 “내가 빈에서 출세하지 못한 건 살리에리가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투덜댔고, 살리에리 역시 “나만 모차르트를 싫어한 게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모차르트 사후 230여년 만에 두 사람의 관계는 극적으로 반전된다. 2015년 11월 체코 프라하의 음악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오필리아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칸타타 악보가 발견됐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공동으로 작곡한 진본 악보로 확인되면서 둘은 ‘적’이 아니라 친구였다는 게 밝혀졌다. 살리에리 역으로 지현준, 한지상, 이충주, 모차르트 역의 조정석, 김재욱, 성규 등 화려한 ‘트리플 캐스팅’을 자랑한다. 오는 4월 29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6만 6000~9만 9000원. 1577-3363.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서 즐기는 프랑스 문화축제 ‘프랑코포니의 날’

    한국서 즐기는 프랑스 문화축제 ‘프랑코포니의 날’

    올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프랑스 문화축제 ‘프랑코포니의 날’(20일)을 맞아 극단 프랑코포니가 상드린 로슈의 신작 ‘아홉소녀들’를 초연한다.전 세계 프랑스어 사용자와 지역을 가리키는 ‘프랑코포니’와 같은 이름을 쓰는 극단은 2009년 창단 후 ‘고아 뮤즈들’, ‘단지 세상의 끝, ‘벨기에 물고기’ 등 동시대 프랑스 작품들을 전문적으로 공연해 온 창작 집단이다. 임혜경 숙명여대 교수와 카티 라팽 한국외대 교수가 각각 대표와 상임연출로 의기투합해 창단한 극단은 매년 봄 정기공연에서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희곡을 직접 번역하고 무대에 올린 후 희곡집을 출간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생존해 왔다. 프랑스의 주목받는 극작가·연출가 겸 배우인 로슈의 ‘아홉소녀들’은 개별 조각처럼 균열이 난 이야기들이 합쳐지면서 동시대의 ‘빅픽처’를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연극이다. 창단 10주년 작품으로 ‘아홉소녀들’을 무대에 올리는 극단 측은 순수해 보이기만 하는 소녀들의 놀이를 통해 포착되는 차별과 폭력의 실상이자 한국과 프랑스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성폭력, 왕따, 비만, 동성애, 이민자 등 현실 문제를 게임, 환상, 악몽이 혼합된 이야기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남자 배우 3명을 포함해 30~40대 배우들이 천진스럽고 잔인한 아홉 소녀들을 연기한다는 점이다. 오는 22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초연 기념으로 방한하는 로슈는 29일 한국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성폭력 피해자에 도움을…‘미투’ 전 세계 확산돼야”

    [단독] “성폭력 피해자에 도움을…‘미투’ 전 세계 확산돼야”

    권력 이용한 성폭력 가해자들 ‘미투’로 이제 대가 치르게 돼 남녀 불평등→공정관계로 변화 상호 존중·협력하는 세상 희망 “한 여성이 ‘미투’를 외치기 시작하는 순간 다른 목소리들이 더해지고 어느 순간 전 세계 ‘여성들의 합창’(the chorus of women)이 될 것이라고 난 확신합니다. 미투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2014년 발표한 ‘나쁜 페미니스트’로 미국 사회에 페미니즘 열풍을 일으킨 소설가 겸 문화비평가 록산 게이(44)는 13일 서울신문이 보낸 이메일 인터뷰에 이같이 답했다. 게이는 ‘나쁜 페미니스트’로 이듬해 펜문학상을 수상했다. 미국 타임지는 2014년을 ‘록산 게이의 해’로 명명하기도 했다. 얼마 전 국내에 출간된 ‘헝거’(Hunger)는 열두 살 때 당한 집단 성폭행 상처를 고백한 자전적 에세이로 지난해 미국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게이는 “무엇보다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여성 검사의 성폭력 폭로 후 다양한 분야에서 미투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남성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직장 안팎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권력을 이용해 동의할 수 없는 일들을 여성들에게 강요해 왔다. 미투는 피해 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처음으로 가해자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대면하고 있는 현상이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많은 만큼 이 운동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지속돼야 한다. 피해 여성들은 ‘정의를 누릴 자격’(They deserve justice)이 있다. →성폭력 원인으로 권력화된 위계 구조가 주요 이유로 꼽힌다. -모든 남성이 내면에 ‘성적 폭력성’을 가지고 있거나, 잠재적인 가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 각 분야의 조직 내에서 권력자들이 힘을 통해 원하는 걸 얻어 왔다. 문제는 그들이 오랫동안 나쁜 행동을 해 왔지만 응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고, 이처럼 권력을 남용하는 걸 방관해 온 구조에 있다. 미투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마침내 대가를 치르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 피해 여성과 가해 남성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지 않은가. →성폭력 문제에 ‘침묵의 카르텔’이 작동하는 이유는. -성폭력을 당한 많은 여성들은 (타인들이) 자신들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침묵을 선택한다. 또 직장을 잃거나 정치적인 압력을 받는 등 다가올 일들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을 다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나는 여성들이 왜 자신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걸 꺼리는지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 성폭력 피해자인데도 오히려 처벌을 받기도 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여성이 미투를 외치는 순간 더 많은 목소리가 더해져 어느 순간 전 세계 여성들의 ‘합창’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고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대대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남성들이 각 분야에서 여성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고민하기를 희망한다. 가해자들이 자신들이 누려온 사회적 지위를 모두 잃게 된다고 확신하게 되면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성폭력 범죄를 엄중히 처벌하는 사법 제도의 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예측가능하고 분명한 처벌이 이뤄진다고 믿게 되면 많은 게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미투 운동을 통해 이제 최소한의 변화가 시작됐다. 남녀 간의 불평등한 구조가 공정한 관계로 변화되고, 상호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서로를 혐오하는 건 희망과 변화를 해치는 것이다. 물론 우리 모두 어디에서 희망과 변화를 체감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건 중요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인간은 죽어가면서도, 죽기 직전까지도 먹는다. 무언가 먹는다는 건 의무이자 즐거움이지만 때론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섭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음식은 특별하다. 먹는 행위이지만 동시에 기억하(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별안간 눈가가 촉촉해지며 상실이나 아픔, 상처를 떠올리게 만드는 ‘한 끼’가 있다.한국계 미국인 작가 줄리아 조의 연극 ‘가지’는 그 한 끼에 대한 얘기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소환하는 음식에 얽힌 기억들이 한데 버무려지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만 머물지 않고, 가볍고 경쾌한 일상과도 균형을 맞춘다. 시한부 삶을 살다 미국 땅에서 죽어 가는 ‘아버지’(김재건)와 아들인 재미교포 2세 요리사 ‘레이’(김종태) 간의 화해 과정은 푹 우려낸 사골 육수에 청양 고추를 송송 베어 넣은 된장찌개처럼 칼칼하고 맵고 깊다. 그들이 밥상 한가운데 놓인 국이라면 주변 인물들은 제각각 음식의 추억이 담긴 맛깔난 반찬 역할을 한다. 응봉 박씨 23대 장손인 형님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위해 미국에 온 한국인 ‘삼촌’(김정호), 고향 집에서 먹던 가지 스튜를 그리워하는 난민 출신의 호스피스 간호사 ‘루시앙’(신안진), 고등어구이만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코넬리아’(우정원)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맛있고 향기로운 순간들이 되살아난다.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가지’는 2016년 미국 버클리 레퍼토리 시어터에서 초연됐다. 지난해 한인 작가 5인의 작품전으로 개막된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에서 국내 비평가들로부터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한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는 두 나라의 ‘중간인’으로 사는 교포들의 현실 세계를 세밀히 그려낸다. 미국이라는 사회 속에서 영어와 한국어, 제3의 언어로 대변되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소통과 충돌을 언어가 아닌 ‘음식’을 통해 풀어나간다.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건 허기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대와 ‘소통’하려는 시도이자 기억하는 노력이고, 때로는 서로에게 품어 온 ‘상처’를 치유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소식이 끊긴 삼촌이 쇠고기와 달달한 무의 향이 어우러진 ‘뭇국’을 통해 아버지의 숨겨진 아픔을 환기하는 대목에서 유독 눈가가 뜨거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요리 재료 중 하나일 뿐인 ‘가지’에 담긴 마법의 레시피는 이런 게 아닐까.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내 곁에 없지만 난 당신이 만들어 준, 당신과 함께한 음식을 통해,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을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49년간 연극 무대를 지켜 온 김재건, 동아연극상 연기상에 빛나는 김정호, 김종태, 우정원, 신안진, 김광덕, 이현주 등 지난해 초연 무대의 호흡을 더욱 숙성시킨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다. 연극 ‘가지’를 통해 특별하고 풍성한 ‘한 끼’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는 18일까지.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석 3만원. 1644-2003.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61㎏으로 살찌웠다… 나를 지키려고

    261㎏으로 살찌웠다… 나를 지키려고

    헝거/록산 게이 지음/노지양 옮김/사이행성/340쪽/1만 5800원페미니즘의 대중적 열풍을 일으키면서 미국 미투 운동의 뇌관이 됐던 ‘나쁜 페미니스트’ 작가 록산 게이의 자전 에세이다. 어린 시절 끔찍한 성폭력을 겪은 뒤 살이 찌면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해질 거라는 믿음으로 폭식하며 몸무게 261㎏의 거구로 변신한 저자. 하지만 그는 ‘뚱뚱한 사람’으로 살면서 또 다른 경멸과 혐오의 시선, 자기혐오에 시달리던 시간을 이 책을 통해 증언한다. 성폭력은 그를 숨죽여 지내게 만들었고, 고통은 끝없이 ‘자기 탓’이라는 자책으로 저자를 진창에 몰아넣었다. 저자의 통찰이 빛나는 건 성폭력에 이은 현대 사회의 또 다른 ‘몸’에 대한 폭력적 시선을 용감하게 고백하고 스스로 전환점을 찾는 용기를 제시하는 데 있다. 바로 개인의 몸을 담론 대상으로 삼고, 감시하고 억압하며 자기 관리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평가하는 사회에 대한 고발이다. 록산 게이는 맺음말에서 “내 행복의 기준은 내 몸무게가 아니라 내 몸에 더 편안해하는 감정임을 배우는 중”이라며 “더이상 내가 지은 이 ‘몸’이라는 요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썼다. ‘헝거’(Hunger)라는 영어 원제가 암시하듯 몸에 관해 자유로워질 때 진정한 자유가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드러낸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추천사에서 “삶의 진실을 ‘헝거’보다 더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은 드물다”며 “자신과 타인을 억압하는 모든 이에게 권한다”고 격찬했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단원 몰래 차명계좌 만들어 쓴 연희단…정부지원금 빼돌렸나

    [단독] 단원 몰래 차명계좌 만들어 쓴 연희단…정부지원금 빼돌렸나

    2009년 주민등록증·도장 수거 탈퇴 후 하용부 찾아와 차명 실토 월급 입금 없이 2198만원 입출금 금융실명제 위반·탈루 가능성도 “연희단거리패가 내 명의의 계좌와 통장을 개설한 사실을 최근 알았어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입출금 내역을 확인해 보니 큰돈이 들어왔다가 나도 모르게 빠져나갔더군요.” 이윤택 연출가와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신입 단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극계와 법조계는 8일 이씨의 성폭력 혐의를 밝히는 것과 별도로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세금으로 그에게 준 막대한 지원금에 대한 조사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했다가 탈퇴한 남모씨는 지난 7일 경남 밀양 부북농협지점에 자신 명의로 개설된 계좌와 입출금 내역을 확인했다. 계좌 개설일은 그가 밀양연극촌에 머물던 시기인 2009년 2월 24일이다. ●미투 운동 보고 예전 일 떠올라 그는 “연희단거리패 시절의 기억을 까마득하게 잊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지난달 이씨의 성폭력 뉴스를 보면서 예전 일이 불쑥 떠올랐다”고 말했다. 남씨는 2008년 말 연희단거리패의 단원 모집 공고를 보고 이씨가 운영하는 ‘우리극연구소’에 입소했다. 그곳에서 연기 워크숍 과정을 마친 동기 20여명 중 절반 정도가 밀양연극촌으로 내려갔다. 정식 단원이 되려면 우리극연구소 기초 과정을 마친 후 밀양 부북면 가산리에 조성된 연극촌에서 합숙 교육을 거쳐야 한다. 남씨는 고참 단원들이 신입 단원들을 밀양 시내로 데려가 각자 도장을 만들게 했고, 김소희 대표가 신입 단원들의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수거해 보관했다고 말했다. 당시 신입 단원들에게는 숙식 제공과 함께 매달 20만원의 월급 지급이 처우 조건으로 제시됐다. 남씨가 계좌 얘기를 처음 들은 건 건강 악화로 서울에서 통원 치료를 받던 2009년 4월이었다. 그는 같은 달 서울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코뿔소’에 단역 배우로 출연한 뒤 극단을 탈퇴했다.●하용부 돈 찾게 도와달라 찾아와 “하용부 밀양연극촌장이 나를 찾아 서울에 왔어요.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든 적도 없는 내게 ‘통장이 있는데 거기서 돈을 빼야 하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촌장이 ‘당신 거기에 든 돈을 훔쳐 도망갔으면 적이 될 뻔했다’고 농담한 것도 기억나요. 촌장이 건넨 서류에 도장을 찍고 헤어진 게 전부인데 그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 계좌를 확인하게 됐죠.” 남씨가 발급받은 ‘예금거래내역서’에는 단 1건의 입출금 기록만 있었다. 2009년 4월 1일 이씨가 교수로 있던 ‘동국대 산학’으로부터 2198만 8000원이 입금됐고, 같은 달 7일 연희단거리패의 다른 단원 계좌로 전액 출금됐다. 월급 20만원은 이 계좌에 입금되지 않았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 중인 대표 A씨는 “정부 등 외부 지원금 등은 반드시 극단 명의의 계좌로 입출금해야 회계 처리가 된다”며 “10년 전이라고 해도 단원도 모르는 계좌들을 만들어 극단 자금을 돌리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예를 들어 부산시가 3억원을 지원했다면 거기에는 배우들 출연료와 공연 제작비가 뭉뚱그려 포함된다”며 “만약 각 단원 계좌로 개런티 300만원을 지급한다면 그 기록을 남긴 후 다시 200만원은 빼서 다른 용도로 돈을 쓰기 위한 내부 거래이거나 사례비 항목을 부풀려 제작비를 맞추는 편법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극단 대표 B씨는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의 경우 일부 남겨서 딴 데 써도 그건 추적하지 않는다”며 “과거 일부 제작자들이 쓰던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인 김관기 변호사는 “정부 지원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허위 증빙 수법으로 보인다. 당사자들도 모르게 차명 계좌를 쓴 건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판단되고, 이 경우 원천징수도 되지 않아 세금을 포탈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윤택 “돈관리 안해… 월급통장 용도” 이윤택 연출가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가 직접 돈을 관리하는 게 힘들어 당시 동국대를 통해 경상남도로부터 창작 뮤지컬 ‘이순신’ 제작비를 지원받았고 이미 감사도 다 받았다”며 “극단에서 월급을 주기 위해 단원들의 통장을 관리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선배들에게 안마 손기술 배워 이윤택·김소희 ‘안마조’로 투입”

    [단독] “선배들에게 안마 손기술 배워 이윤택·김소희 ‘안마조’로 투입”

    “李연출 여단원 옷벗기고 몸매 품평 金, 내게 안마하기 좋은 손이라 칭찬”이윤택 연출과 연희단거리패의 차명계좌 의혹을 제보한 남모씨의 밀양연극촌 생활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남씨는 8일 “그곳(밀양연극촌)은 이 연출이 통치하는 독재 국가 같았고, 그는 절대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극연구소에 입소했다가 함께 밀양에 내려간 동기도 당시 이 연출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여자 동기들끼리 모여 논의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당시 동기 한 명은 이윤택 안마조였고 난 김소희 대표 안마조였다”며 “밀양에서 생활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동기가 밤에 이윤택 연출에게 불려가 ‘그 자리에서 옷을 벗으라’는 지시를 받고 상의를 모두 탈의했더니 몸매 품평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동기들이 용기를 내 김 대표에게 그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 조치도, 변화도 없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갓 입단한 단원들은 선배 단원들로부터 안마하는 법 등 손기술을 배우고 익혔다고 전했다. 안마 기술을 익히고 나면 이 연출과 김 대표 안마조로 돌아가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그때 낮에는 연기 수업을 받고, 밤에는 이 연출이나 김 대표에게 안마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며 하루 4시간 이상 잔 적이 없었다”며 “김 대표가 ‘안마하기 좋은 손을 가졌다’고 칭찬한 게 아직도 떠오른다. 김 대표는 이윤택이라는 절대자의 권력을 승계받은 여왕처럼 강력한 아우라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이윤택 “매일 밤 여배우 초이스는 허구”… 출두 앞두고 적극 부인

    [단독] 이윤택 “매일 밤 여배우 초이스는 허구”… 출두 앞두고 적극 부인

    “회견 폭로한 오동식, 연습 때 조언 조력자 의혹 시점 김소희 힘 없어 조사 통해 진위 여부 바로잡을 것”“밀양(연극촌)에서 매일 여배우를 바꿔 가며 안마를 받았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설이에요. 일련의 폭로들은 저한테 가혹하고, 과장되고, 상당히 허구가 많습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수사 선상에 오른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는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경찰의 출두 통보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후 이씨가 인터뷰에 응한 건 처음이다. 이씨는 기자회견 이후 추가 폭로된 성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한층 강경해진 태도로 적극 부인했다. 가해자로서 그의 인식은 피해자들의 인식과 간극이 컸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 중간중간 “내 상태가 좋지 않다. 아프다”는 말을 반복하며 일부 대목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오동식 연출가는 사전 연습된 기자회견이라고 폭로했다. -문제가 터졌을 때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로 기자회견 준비를 한 거다. 그걸 악의적으로 왜곡해 공개했다. 그가 (쓴 글에) 왜곡된 발언도 많다. 오동식 본인이 그 자리에서 이렇게 대답해라, 표정을 바꾸라는 식으로 조언했던 당사자다. →어떤 부분이 왜곡됐다는 건가.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폭로들이 저한테 가혹하고, 과장되고, 허구가 상당히 많다. 홍선주(전 연희단거리패 배우)가 김소희 대표가 조력자처럼 안마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때 대표는 남미정(배우 겸 연출가)이었다. 김소희는 그런 걸 시킬 위치도 아니었다. 2004~2005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었던 제가 밀양에서 매일 밤 여배우들을 바꿔 가며 안마를 받았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설을 쓰는 거다. 왜곡되거나 허위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겠나 생각한다. →기존 안마와 성폭력도 부인하는 건가. -구차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제 진실을 다 의심하지 않는가. 난 회피하지 않았다. 공개 사과하라고 해서 공개 사과했고, 하면 할수록 이렇게 번지니까. 경찰에 출두하면 하나하나 조목조목 사실, 진위 여부 따져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는 거다. 내가 피해를 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그에 대한 처벌이나 손해배상도 달게 받을 생각이다. →이 연출이 성폭행·낙태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단원들에게 말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내가 가장 당황하는 부분은 그분들(성폭행 폭로한 배우들)이 당시 극단 중심이었고, 주역(배우)들이었고 서로 가장 믿는 사람들이었다. 지금 더이상 답변하기 힘들다. 법정으로 가서 사실과 진실을 가려 답변하겠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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