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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미8’·‘고등래퍼’ 양홍원, SNS에 엉덩이 노출 사진 논란

    ‘쇼미8’·‘고등래퍼’ 양홍원, SNS에 엉덩이 노출 사진 논란

    래퍼 양홍원이 SNS에 엉덩이 노출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양홍원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코멘트 없이 캄캄한 도로 한복판에서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그는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도로에 드러누워 흡연을 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팬이 “형 왜 그래”라는 댓글을 달자 양홍원은 “너네 숀 마이클스도 모르냐”고 답하기도 했다. 숀 마이클스는 경기 도중 엉덩이를 노출해 화제가 된 미국 남자 프로레슬링 선수다.한편 양홍원은 2017년 엠넷 ‘고등래퍼 시즌1’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후 ‘쇼미더머니8’에 출연해 올 패스로 뛰어난 랩 실력을 인정받으며 래퍼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명품에 열광하는 10대들

    명품에 열광하는 10대들

    용돈·알바비 모아 현금 구매 많아코로나 상황 우울감 등 해소 심리도‘플렉스 문화‘에 익숙한 10대들이 명품 브랜드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백화점 등 업계에 따르면 “명품 스니커즈 열풍이 일었던 2017년보다 올해 청소년들의 명품 소비가 체감상으로 2배가량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중고등학생들이 ‘언박싱’(제품 상자나 포장을 뜯어 보는 것), ‘하울’(매장 제품을 쓸어 담듯이 많이 사는 것) 등 명품 쇼핑을 자랑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찌나 발렌시아가 매장을 가 보면 구찌 티셔츠를 사고 스피드러너 신발을 사려는 10대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엄마 카드로 계산하거나 용돈을 모아, 혹은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듯한 현금으로 제품을 사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샤넬, 루이비통 등 고가 명품 브랜드보다 또래 집단에서 인기가 많은 40만~50만원대인 메종마르지엘라 티셔츠, 80만~100만원 초반대인 구찌나 발렌시아가 스니커즈, 70만원대의 오프화이트 맨투맨 등 특정 브랜드의 특정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장윤정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파트리더는 “과거에는 구매력 있는 40~50대가 명품 매장에서 한 번에 수백만원어치를 사간다면 이제는 10대들이 와서 팔찌 하나, 맨투맨 한 장, 티셔츠 한 장 등을 사가니 객단가도 낮아졌다”며 “10대들은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따라다니기 때문에 과거에 없었던 브랜드가 새로 입점이 된다고 하면 이 연령대 고객들의 내방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매력이 없는 10대들이 이렇게 명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자기 자신이나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이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또래 집단 문화나 미디어 속 유명인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청소년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아이돌, 힙합스타 등 유명인들이 명품을 소비하는 방식에 빈번하게 노출되고 같은 연령대 친구들이 이를 따라하는 걸 보면서 본인도 이를 본떠 자신을 과시하고 ‘나도 특별하게 산다’는 영웅 심리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울하고 불안할 때 소비로 이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커지는데 10대들도 현 상황에서 다른 외부 활동이나 취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고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외부와 주로 소통하는 창구가 SNS”라면서 “SNS에 영상과 사진을 올릴 때 다른 사람에게 가장 빠르게 인정을 받거나 주목을 끄는 게 명품이기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 명품 바람이 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취중생]디즈니 사과 없어도 ‘홍콩 뮬란’ 지지 운동 계속된다

    [취중생]디즈니 사과 없어도 ‘홍콩 뮬란’ 지지 운동 계속된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우리는 폭력을 소비할 수 없습니다. 뮬란 상영을 반대합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본사 앞에서 20여명의 청년들은 영화 뮬란 불매운동을 선언했습니다. 디즈니에 뮬란 한국 배급 중단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멀티플랙스 영화 상영관들에도 뮬란 상영 거부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디즈니가 “홍콩 시민들을 비난했던 배우를 캐스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뮬란 역할을 맡은 배우 유역비가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글을 썼습니다. 2달이 흘렀습니다. 디즈니는 사과하지 않았고, 영화 뮬란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이콧 운동에 참여한 박도형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디즈니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영화관들에도 상영 거부 요청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상황은 더 위태로워졌습니다. 비록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던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와 ‘진짜 뮬란’으로 불리는 아그네스 차우 등은 지난 11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초로 기소된 통잉킷은 보석요청이 두차례 기각됐습니다. 홍콩 민주파 인사들은 지명수배된 상태입니다. 홍콩 보안법 38조는 외국인도 홍콩 밖에서 해당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고 연대하는 목소리를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집회를 열기 어려워지면서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12일부터 온라인 대자보 릴레이 운동 ‘누가 죄인인가’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자보 일부를 소개합니다. 성지수 “팬데믹은 그간 우리가 함게 목소리를 내왔던 방식들을 불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지금 그 어느때보다 가장 연대의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자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홍콩시민들은 노골적인 탄압과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죄인이 되고 말았다. 홍콩 시민들이 억압을 벗어나기 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일상 속에서도 갖은 방법을 통해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성이녹 “지난 10일,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아그네스 차우가 홍콩 경찰에 체포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차우는 하루만에 조건부 석방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의 국정 인사들과 연예인, 시민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아그네스 차우에게 연대의 뜻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가?” 이설아 “법률을 민주화를 틀어막는 독재 수단으로 악용 중인 중국 당국의 행위를 규탄한다. 또한, 한국인 역시 중국 당국에 의해 억압받을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홍콩 국가보안법의 시행을 수수방관하며 자국민 보호에 소홀한 한국 정부에게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박도형 “불합리한 임금을 받으며 쪽방촌에 사는 홍콩의 청년들은 불평등에 맞서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직선제조차 없는 기만적인 제도에 홍콩의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책임자인 시진핑 정부는 이들의 당연한 요구에 귀기울이는 대신 공권력으로 이들을 탄압했다. 무고한 시민들이 체포되는 현실에서, 두려움 없이 이렇게 외치겠다.평등을 외친 것이 죄라면, 나도 수배하고 잡아가라! ” 한·홍 민주동행 “‘광복홍콩시대혁명’ 깃발을 가졌단 이유로, 홍콩의 자유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홍콩인들이 지금도 홍콩보안법 혐의로 체포되어 구금되고 있다. 한국은 독재를 수 십년 전에 겪었고, 홍콩은 현재 진행형이다. 체제의 오류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법을 위반한’ 사람들이 죄인인가? 자신들의 권력을 영속시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그 ‘독재 집단’이 죄인인가? ” 이상문 “홍콩의 민주주의는 홍콩 시민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을 위한 날은 분명히 올 것이다. 나는 한명의 한국 시민으로서 그것을 믿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고초를 겪고 있을 홍콩 민주 시민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보인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죄인들은 당신들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뒤에 서 있는 그들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잠시 닫은 댓글창…다만, 악플에서 구하소서 [아무이슈]

    잠시 닫은 댓글창…다만, 악플에서 구하소서 [아무이슈]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연예뉴스에 이어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1일 여자 프로배구 선수 출신 고 고유민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악성 댓글에 괴로워했다는 인터뷰가 공개되는 등 스포츠 선수들의 악성 댓글, 소위 ‘악플’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앞서 가수 겸 배우 고 설리(본명 최진리)씨가 악플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나고 나서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지난 3월 각각 연예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네이트도 동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창구 하나를 막는 것으로 악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중단되고서 그 많던 ‘악플러’들은 어디로 갔을까. 뉴스 댓글 창을 닫으면 정말 악플은 종적을 감출까. 뛰는 클린봇 위에 나는 악플러 지난 27일 네이버의 스포츠뉴스 댓글 창이 닫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클린봇(AI)서비스를 통해 댓글 창에서 욕설 노출을 제어하고 있지만, 스포츠·연예 댓글은 경기가 안 풀리면 감독이나 선수를 저격하는 등 비난의 대상 자체가 특정인에게 맞춰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고도화된 클린봇 기술을 갖춰 문제 발생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댓글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 카카오도 입장문을 통해 “스포츠뉴스 댓글에서는 특정 선수나 팀, 지역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면서 댓글 서비스 중단 이유를 밝혔다.포털, 악플 박멸 안간힘 썼지만… 국내 양대 포털은 댓글서비스를 폐지하기 전에도 악플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작성 이력을 공개하고, 악플을 위한 유령계정을 막고자 신규 가입자는 가입 후 7일이 지난 시점부터 뉴스에 댓글을 달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부터 기존에 욕설과 비속어를 음표로 자동 변환하던 기능을 각종 차별·혐오 표현으로 확대했다. 또 악플 혹은 해당 댓글 작성자를 나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 기능도 신설했다. 그럼에도 악플은 박멸되지 않았다. 기사를 카페나 블로그 등으로 퍼 날라 악성 댓글을 다는 경우는 신고제 등 후속조치에 기대는 수밖에 없는데다, 직접적인 비속어나 혐오표현은 아니더라도 내용의 흐름으로는 인신공격적인 의미가 담겼거나 비꼬는 형태의 악플까지 인공지능(AI)이 정교하게 걸러내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악플 님아, SNS로 흘러가지 마오 가장 큰 문제는 악플러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흘러들어 가는 ‘풍선효과’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포털 사이트가 악성 댓글과 관련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인터넷 자율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해외 포털이나 기타 SNS 업체들이 동참하지 않는 한 전체 온라인 환경을 바꿀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서비스가 대부분인 SNS는 특별한 개인정보를 써넣지 않아도 계정 생성이 자유로워서, ‘유령 계정’을 만들어 유명인의 개인 SNS에 악플을 달거나 다이렉트메시지(DM)로 욕설을 보내는 등 대상자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당 계정 사용자를 추적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스토커만큼 공포스러운 ‘악성 DM’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은 악플을 자신이 삭제 또는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거나, 플랫폼에 신고하게끔 하고 있다. 사후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악플로 인한 충격이나 피해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비속어나 비방 표현에 대한 제재도 한정적이다. AI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유해 콘텐츠 감시 시스템’은 게시글에만 적용될 뿐 댓글이나 메시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악플을 자동으로 숨겨주는 ‘불쾌한 댓글 숨기기’ 기능을 운영하고 있지만 DM의 경우에는 그대로 전송된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AOA의 전 멤버 민아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령 계정의 “꺼져 XX아”는 등의 욕설 DM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전 멤버 지민의 괴롭힘을 폭로해 논란이 됐다. 최근 ‘뒷광고’ 논란이 일었던 인플루언서 쯔양(먹방 유튜버)도 자신에 대한 악플이 다른 유튜버 채널에까지 달려 걷잡을 수 없다면서 자제를 호소했다. 기술은 기술, 사람부터 달라져야 전문가들은 포털의 댓글서비스 폐지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기술적으로 특정 창구를 차단한다 하더라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완전한 규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악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환경이 현실의 확장이라는 전제하에 이곳에서의 문제 행위도 현실에서와 같은 무게로 처벌을 받는다는 공통의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이런 인식을 확산하는 윤리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SNS에서의 악플은 국내 거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로 공유되는 것만큼의 집단최면 효과는 적기 때문에 악플의 재확산의 측면에서는 포털의 적극적인 대응이 분명히 유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사회적인 불만과 혐오가 팽배한 상황에서 대중은 유명인에게 분노를 전가하는 심리가 강해진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온라인의 본질적인 특성이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활용할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인위적으로라도 그 표현의 무대를 억제하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친문 구애’ 경쟁에 빠진 민주 전대… 당 외연 확대 걸림돌 되나

    ‘친문 구애’ 경쟁에 빠진 민주 전대… 당 외연 확대 걸림돌 되나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결승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선거 과정에서 노출된 과도한 ‘친문(친문재인) 구애 경쟁’이 전대 이후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진성 권리당원을 향한 일부 과한 경쟁이 당원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는 이질감을 키워 당의 외연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전대 마지막 주를 맞아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전을 통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권리당원 등을 겨냥한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전례 없는 온라인 전대를 치르며, 국민적 관심사나 정책 대결보다는 한층 더 ‘센 발언’을 통해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연일 날을 세우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원욱 최고위원 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 “진 교수 당신은 누구의 차지철을 꿈꾸는가”라며 진 교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호실장에 빗댔다. 합리적 중도로 분류되던 이 후보는 전대 기간 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비난하는 등 원색적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노웅래 후보 역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뻔뻔한 통합당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야당과 각을 세우는가 하면, 신동근·한병도 후보 등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친문 인증’에 나섰다. 후보들이 친문 표심에 집중하는 것은 이들이 전체 선거인단의 4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주축이라는 판단에서다.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은 대의원이 45%로 더 높지만, 대의원은 대부분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집된 ‘조직표’라 고정표에 가깝다. 반면 매달 당비를 내면서 활동하는 권리당원은 자발적 의사결정에 의해 표를 행사하기에 선거운동과 여론에 따라 움직일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전체 80만 가운데 20만 정도로 추산되는 온라인 당원들은 친문 성향의 민주당 열성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거 유입된 온라인 당원들은 핵심 친문으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이라며 “이번 전대에서는 결국 온라인 당원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8년 전당대회에서 초선이었던 박주민 의원이 깜짝 1위로 최고위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다. 이번에 당대표에 도전한 박 후보가 ‘권리당원의 참여와 권리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핵심 지지층에 경도된 경쟁으로 전당대회가 국민은 소외된 ‘관심·논쟁·비전 없는 3무(無)’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이번 전대로 구성되는 차기 지도부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된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C&I) 대표는 “거대 여당을 이끌어야 하는 새 지도부로서 야당과 협치하고 국민적 기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 주지 못했다”며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전대”라고 평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쫄깃한 육질, 으뜸 보양식 음메~기살아

    쫄깃한 육질, 으뜸 보양식 음메~기살아

    검은색 몸체와 뾰족한 뿔을 가진 초식동물 흑염소. 외딴섬이나 높다란 절벽을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오는 동물이다. 흑염소는 삼복더위는 물론이고 각종 요리로 식탁에 오르면서 사계절을 대표하는 보양식이다. 쫄깃한 육질, 부드러운 식감 말고도 면역력 증강에 탁월한 흑염소 요리가 주목받는 계절이다. 코로나19와 수해 복구 등으로 심신이 허약해진 사람들에게는 원기를 북돋워 주는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몸을 보하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도 그만이다.●중동·中서 넘어와 재래종으로 토착화 중동지방이 원산지인 흑염소는 고려시대 중국을 거쳐 경상도에 처음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각지로 퍼졌으며,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토종 가축으로 변신했다. 흑염소는 아무거나 잘 먹고 추위에도 강하며 성질이 온순하다. 주로 식물의 잎, 줄기, 싹, 열매 등을 먹는다. 생후 1년이면 몸무게 20~30㎏ 정도로 자란다. 수명은 10∼15년이다. 흑염소는 바위 등 높은 산악 지역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한때 방목, 사육했으나 독초를 제외한 모든 식물을 뜯어 먹는 잡식성인 탓에 생태계 파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건조하고 거친 지형 등 다양한 지역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번식률도 높은 편이다. ●흑염소, 옛 문헌에도 보양식의 으뜸 동의보감에는 흑염소 고기와 관련, ‘소화기를 보호하고 기운을 끌어올려 주며, 마음을 편히 다스린다. 치아와 뼈, 오장을 따뜻하게 한다. 병이 나은 후 기력 회복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 고 의학서인 ‘명의 별록’도 ‘고기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다. 출산 후 산부들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흑염소는 예부터 보양·강장·회춘 등을 위한 약용으로 활용됐다. 노약자, 임신부, 발육기의 어린이 및 허약 체질인 사람이 흑염소를 즐겼던 이유다. 조선조 왕실에서 수라상에 자주 올렸으며, 특히 숙종과 장희빈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면역력에 관심이 집중된다. 흑염소는 면역력에 효과가 있는 각종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다. 철분이나 마그네슘, 토코페롤 같은 무기질이 다른 육류보다 8~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탕, 수육, 전골, 곰탕 등 다양한 요리로 수요층을 넓혀 가고 있다.●흑염소는 3저 4고 식품 흑염소는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저오염 식품으로 알려졌다. 다른 육류에 비해 콜레스테롤이 적고, 산골 등지에서 사육되는 만큼 오염원에 적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 4개 항목에서도 탁월하다. 흑염소 고기 100g당 성분을 보면 칼슘의 경우 112㎎으로 돼지고기 4㎎의 28배, 소고기 19㎎의 5.8배 등으로 월등히 높다. 인은 847㎎으로 소고기 142㎎의 6배, 철은 24.5㎎으로 소고기의 4.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흑염소에는 또 비타민E(토코페롤)가 45㎎ 함유됐다.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토코페롤은 소고기와 돼지고기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B1과 B2도 0.15㎎과 0.25㎎를 함유해 다른 육류에 비해 높다. 이런 무기질은 노화방지와 허약체질 개선에 필수적이다. ●서남해 섬·무등산 자락 초목서 방목 토종화한 흑염소는 적응력이 뛰어나 초목이 자생하는 곳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역마다 유명한 흑염소 농장과 요리점이 산재한다. 호남지역은 서남해 섬지역과 지리산·무등산권 등 산골 농가에서 주로 사육된다. 전남 완도 약산면(도)에서는 현재 12개 축산농가가 1780여 마리를 키운다. 면소재지인 장용리에는 ‘고향회관’ 등 섬에서 생산한 흑염소를 재료로 사용하는 전문 요리집이 성업 중이다. 약산도는 삼지구엽초(음양곽) 자생지이다. 방목한 흑염소가 이를 뜯어 먹고 자라 약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약산지역 전문 식당에서는 삼지구엽초와 갓 잡아올린 전복과 문어 등 해산물을 활용한 흑염소 요리를 내놔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된 전문 식당을 찾아 맛을 체험하거나 즐기고 있다. 전남 신안 등 서남해안 지역의 일부 무인도에도 한때 흑염소를 방목, 사육했으나 나무뿌리까지 갉아 먹는 습성 때문에 대부분 제거됐다. 일부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안가 절벽 등지에서 자생하면서 야생 동물로 변했다. 전남 화순읍 수만리 등 광주와 가까운 무등산 자락에는 현재 흑염소 목장이 여러 개 있다. 광주지역 전문 식당인 ‘빛고을 흑염소’는 30년가량 화순의 무등산 자락에서 식당을 운영하다가 7년 전 상무지구로 옮겨 왔다. 이 식당 대표 김태산(33)씨는 “20대 중반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노하우에 직접 개발한 레시피를 보태 도시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며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이 떨어지긴 했어도 기본 매출은 이어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육·탕에 부추 올리면 풍미가 2배로 김 대표에 따르면 목장에서 직접 기른 생후 1년쯤 된 암컷 흑염소 18~20㎏짜리를 매일 아침 잡아서 수육과 탕 등으로 끓여 내놓는다. 뼈를 24시간쯤 고아낸 국물에 흑염소 수육를 통째로 넣고 3시간가량 삶는다. 된장 말고는 특별히 들어가는 재료는 없다. 암컷 흑염소는 거세 안 된 수컷과 달리 누린내가 거의 없다. 목살·뱃살·앞다리살 등은 수육으로 내놓는다. 남은 부위는 탕 또는 전골로 만든다. 탕은 뼛국물 육수에 마늘, 생강, 고추 등 기본양념을 넣고 끓인다. 부추와 팽이버섯 등을 곁들여 풍미를 더한다. 수육이나 탕 속에 든 고기는 들깻가루를 듬뿍 넣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흑염소 요리와 잘 어울리는 삼지구엽초주도 즐길 수 있다. 탕은 1만 3000원, 수육과 전골은 1인분 2만원씩, 염소 한 마리(10~15인) 55만원 등이다. 삼지구엽초주는 소 2000원, 대 5000원이다. 김 대표는 “흑염소 요리에는 주로 한약재들을 많이 쓰지만, 비율이 잘못되면 쓴맛 또는 단맛이 강해져 고유한 고기맛을 즐길 수 없다”며 “된장 등 전통적인 구수한 맛을 기본으로 요리상을 차린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폭언·욕설 일삼은 상사 신고했더니 ‘악의적 민원’ 취급한 병원

    폭언·욕설 일삼은 상사 신고했더니 ‘악의적 민원’ 취급한 병원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욕설을 하고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며 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직장 상사들을 징계할 것을 소속 병원장에게 권고했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 공공병원의 시설경비 조장(경비조장) A씨는 지난해 9월 6일 오전 8시 20분쯤 병원 1층 엘리베이터 앞으로 직원들을 집합시켰다. 내원객들도 있는 자리에서 A씨는 직원들에게 화를 내며 “내가 우습고 만만하냐”, “내가 4개월 동안 욕 안 하니까 장난하냐, XX”이라고 폭언과 욕설을 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15분쯤 이 병원의 이사가 방문했는데 일부 직원들이 ‘무전기 사용을 자제하고 엘리베이터를 미리 잡아두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다. A씨는 또 지난해 4월 입사한 경력직 사원에게 “일할 때 실수하면 내가 부모 욕을 할 수도 있으니 똑바로 해라”라고 말했고, 기존 직원들에게는 “사람들이 있는 데서 따끔하게 혼을 내라”, “사람들이 없는 데서 지적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말하며 신입 사원을 괴롭혀서 퇴사하도록 상황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경비조장 B씨는 직원들에게 ‘CCTV로 지켜보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취지의 말을 자주 했다. B씨는 지난해 5월 직원들에게 “내가 요즘 응급실 CCTV를 눈이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앉아서 일하지 마라. 내가 일할 때는 의자도 없었다”고 말했고, 평소 조회 시간에 “야간 시간에 계속 CCTV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또 업무상 실수를 한 직원에게는 “나도 살아야 되니까 자료는 다 확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이는 직원들에게 상시적인 근로감시를 받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방법으로, 근무자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모든 행동이 노출돼 언제라도 지적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졌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일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근무 환경은 CCTV 설치 목적(범죄 예방 및 수사, 시설 안전, 화재 예방 등) 범위를 현저히 넘어선 업무 방식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비조장 C씨는 2016년 7월~지난해 7월 한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퇴근 후 남으라고 지시하며 폭언을 했다. C씨는 지하 2층 사무실 문을 잠가놓고 피해 직원을 부동 자세로 세워두게 한 후 “넌 내가 운동하던 때였으면 뼈도 못추렸을 거다”, “XXX”, “넌 내가 (병원) 총리실장에게 자르라고 할 거다”라는 등 폭언과 욕설을 여러 차례 했다. 또 2018년 9월 병원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환자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쳐 입원한 피해 직원이 외출 중에 식사한 모습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보기 안 좋다며 사진을 지우도록 했다. 인권위는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확인하고 게시물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사적인 생활에 개입하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 B, C씨를 징계할 것을 소속 병원장에게 권고하면서 이 병원이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신고를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병원이 피해 신고를 접수했음에도 ‘근무 불량자의 악의적인 민원’으로 보는 등 조사 및 처리에 미흡했다”면서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인사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면밀한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폭력인지감수성 교육 절실하다

    [윤석년의 소통 가게] 폭력인지감수성 교육 절실하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1년 동안 연구년을 할 때다. 아침 일찍 아이 둘을 미국 공립학교 스쿨버스에 태워 보내곤 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집 주변 한국 학생들과 잘 어울려서 같이 스쿨버스를 타고 씩씩하게 미국 공립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막내가 집에 들어오면서 가방에서 담임교사가 보낸 편지를 꺼내 나에게 전달했다. 내용을 읽어 보니 스쿨버스 안에서 이웃집 동갑내기 한국 여자아이를 밀쳤다는 운전사의 전갈이 적시돼 있었다. 한국 아이들 간에 단순한 장난을 심각하게 판단해 다음부터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웃집 여자아이도 집에 돌아와 별일 없었다는 듯이 자기 부모에게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다소 안심이 됐다. 이후 막내에게 스쿨버스 안에서 혹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밀치기 등 심한 장난은 하지 말 것을 단단히 일러 두었다. 그러고 나서 몇 달 후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와 아이들을 집에 두고 집사람과 잠깐 외출을 하고 돌아와 보니 막내 눈두덩이 옆이 찢어져 있었다. 서너 바늘을 꿰매야 할 정도의 상처였다. 큰애와 장난치다가 다친 모양이었다. 추수감사절 휴일이라서 한국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은 문을 닫았고, 집 근처에 있는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갔다. 미국 의사는 어떻게 다쳤는지 마치 가정폭력이나 있는 것처럼 꼬치꼬치 캐물었다. 미국 체류 1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짓궂은 장난과 폭력의 잣대가 매우 엄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년 전 일이다. 지역방송 뉴스에서 남자고교 내의 학생 폭력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당시 언론중재위원이었던 필자는 신청인인 남자고교 한 교사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남고 학생들 간의 장난이고 교내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로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 실정인데, 지역방송 뉴스의 학교폭력 보도가 학교 입장에서 볼 때 억울하다는 투였다. 교내에서 주변 남자 학생들의 지나친 장난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나 부모의 심정은 잘 헤아리지 않은 듯이 말이다. 얼마 전 전남 영광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1학년 남학생이 급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는 교육청 감사에서 여러 차례 교내 폭력과 관련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나 아이돌보미가 아동을 학대하는 영상도 이따금씩 방송을 탄다.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영국 속담을 지나치게 맹신했는지는 몰라도 집에서 자식 훈육이 과할 정도의 손찌검이나 학대에 가까운 매질로 이름이 오르내린 부모들도 뉴스에 더러 보도되곤 한다.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이지만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판이나 댓글을 보면 언어폭력인 욕지거리가 난무한다. 혐오적인 표현에 거침이 없다. 댓글 등의 표현도 지나치면 상대방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기성세대는 대체로 ‘폭력인지감수성’에 둔감하다. 40대 이상의 연령층은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집단의식이 강한 학교생활, 그리고 남자의 경우 군대에서 사실상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갖가지 폭력에 시달린 나머지 ‘폭력인지감수성’도 대개 민감하지 못한 편이다. 지난 몇 년간 일부 회사의 소유주와 가족들의 갑질과 폭언, 학교에서 동급생들 간의 지나친 장난과 폭행, 운동선수들에 대한 폭력행위 등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사회가 ‘폭력인지감수성’에 둔감하기 때문이다. ‘가랑비에도 옷 젖듯이’ 사소한 장난과 작은 폭력도 잦으면 피해자에게 큰 폭력으로 다가간다.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폭력에 대한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
  • 강서 ‘확진자 동선 정보 삭제’ 사이버 방역단 운영

    강서 ‘확진자 동선 정보 삭제’ 사이버 방역단 운영

    서울 강서구는 공개 기간이 지난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정보를 온라인에서 삭제하는 ‘코로나19 사이버 방역단’을 10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정보가 14일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한다. 하지만 동선 공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에 동선 정보가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서구 관계자는 “확진자의 개인정보 노출을 막고, 불필요한 동선 공개로 지역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코로나19 사이버 방역단 운영 이유를 설명했다. 사이버 방역단은 포털과 SNS 등 인터넷상의 확진자 동선 정보를 조사한 후 계정 운영자에게 직접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다. 삭제되지 않는 게시물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의뢰해 해당 계정에 삭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강서구는 ‘사이버방역 신고센터’도 운영해 삭제를 원하는 동선 정보를 구 홈페이지(www.gangseo.seoul.kr)나 전화(02-2600-6589)로 신청받는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공개된 확진자 정보가 이제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잊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북도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 인기 상한가-누적방문자 1380만명 돌파

    전북도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 인기 상한가-누적방문자 1380만명 돌파

    전북도 공식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이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2009년 4월 개설해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전북의 재발견 블로그는 최근까지 방문자가 1380만 1922명을 돌파했다. 전북의 재발견은 지난해 1월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전북을 대표하는 온라인 홍보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해를 거듭할 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자가 늘어나고 있다. 5년 전(2015년)만 해도 연간 방문자가 110만명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는 209만 7433명을 기록했고 올해도 7월 말 현재 169만 2804명에 이른다. 형식적이고 진부한 운영으로 방문객이 적어 썰렁한 대부분의 지자체 블로그와는 판이하게 다른 현상이다.이같은 방문자 기록과 키워드 점유율, 노출빈도, 신뢰도 등은 전국 블로그 가운데 상위 0.01% 수준으로 최우수 반열에 오른지 오래다. 지자체 운영 블로그로서는 드물게 한국블로그산업협회 주관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6차례나 최우수상과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는 ‘올해의 SNS 대상’ 블로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전북도 블로그가 지자체 제작 SNS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수준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체험형 기사와 영상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전북도가 매년 선발하는 40명의 블로그 기자단은 여행·일상·정책·문화 등 4개 분야의 다양한 소식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누리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뚜벅뚜벅 전북여행 ▲소곤소곤 전북일상 ▲두근두근 전북정책 ▲반짝반짝 전북문화 분야에 연간 500개 이상의 콘텐츠가 채워진다. 올해부터는 4명의 전문 필진들이 나서 드론 사진 등 다양한 영상을 올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북의 재발견은 외지 관광객들이 전북을 방문할 때도 활용도가 매우 높아 도정 목표인 ‘여행체험 1번지 전북’을 홍보하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북투어패스, 전북 천리길, 농촌체험마을 등은 전북도 블로그 중에서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다. 전북도 블로그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전북 맛기행’으로 다시 한번 전국 관광객과 미식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를 주제로 전북 맛기행 체험 콘텐츠를 오는 9월부터 연재해 지역의 우수한 식재료와 식문화를 홍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복안이다. 맛집은 기준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선정부터 취재까지 최대한 객관성과 공신력을 담보할 방침이다. 최근 블로그에서 진행 중인 ‘전북 나만의 맛집 리스트’ 등 이벤트를 통해 도내 맛집을 정리하고 현장 확인을 거쳐 최종 리스트를 선정할 방침이다. 소문관 전북도 인터넷홍보팀장은 “전북만의 매력을 ‘관 냄새’가 최대한 나지 않도록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꾸미는 것이 인기 비결”이라며 “전북 맛기행 시리즈가 관광산업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제공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알차고 풍성한 콘텐츠로 채우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문 대통령 “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노출 우려 많은데 검증하라”

    문 대통령 “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노출 우려 많은데 검증하라”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 임명장‘데이터 3법’ 통과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우려 불식 노력 강조문재인 대통령이 7일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철저히 할수록 디지털 경제를 앞서가게 하는 힘도 강해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있다”면서 “개인정보 노출 우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있는데 현실에서 검증하고 실질화하는 작업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文 “디지털 경제 핵심은 데이터 활용”“규제 강해 활용 못하는 불만도 살펴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윤종인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장(장관급)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동전의 앞·뒷면이다. 개인정보 보호가 잘 돼야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규제가 너무 강해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불만과 개인정보가 잘 보호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는 양상인데 양쪽의 공감을 다 얻도록 기업,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시스템을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당초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었으나 개인정보 활용성을 크게 높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라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부처로 격상해 지난 5일 출범했다.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는 감수성과 함께 데이터의 활발한 활용을 조화시키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관련한 여러 정부 부처나 기구와 협업하게 하고 조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에선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하는데 막연한 불안감이나 개인정보가 침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허공에서 부딪치고 있다”면서 “한번 시범적 사업을 해봤으면 한다. 허공이 아니라 땅으로 내려와 현실에서 검증하고 실질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데이터3법 통과에 따라 가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된 개인 프로필 사진들을 동의 없이 수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김상조 “정보, 다른 분야 결합도 중요”박수경 “기업이 개인정보보호 주체되게” 이에 윤 위원장은 “(데이터 3법)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국운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고 잘 보호할수록, 잘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담 자리한 김상조 정책실장은 “정보는 각 분야 축적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야와의 결합도 중요하니 결합과 보호를 잘 생각해 달라”면서 “정부 부문 내에선 지금보다 더 많은 공유가 필요하고, 기업·연구자·국민에게 공개되는 데이터의 결합과 활용에 잘 설계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주체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파트너십을 쌓을 수 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확진자에게도 잊혀질 권리를” 지자체, 2차 피해 지우기 ‘쓱싹’

    “확진자에게도 잊혀질 권리를” 지자체, 2차 피해 지우기 ‘쓱싹’

    용인 ‘인터넷 지킴이’ 14일 뒤 동선 삭제SNS·블로그 게시된 정보도 찾아내 지워 경기, 청소년 온라인 심리검사·상담 지원안양 심리백신지원단 ‘코로나 블루’ 치유‘코로나19 확진자도 잊힐 권리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인터넷에 노출돼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과 무력감에 빠진 시민들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등 개인정보가 14일이 지난 뒤 온라인상에 남지 않도록 삭제하는 ‘인터넷 지킴이’를 가동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자의 정보를 공개했지만 완치된 이후에도 사생활 침해나 낙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지킴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블로그, 온라인 카페 등에 무분별하게 게시돼 있는 확진자 관련 정보를 찾아 삭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용인시는 인터넷 방역 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에게 게시글을 삭제토록 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최근까지 1980여건의 정보를 삭제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고 있지만 불필요하게 오랜 기간 남아 있는 정보는 확진자와 이들이 다녀간 업소에 부메랑처럼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단 한 사람의 인권도 침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흥시도 ‘코로나19 확진환자 동선삭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공개기간이 지난 확진자의 이동경로 및 방문 장소와 관련한 동선을 찾아내 게시 당사자에게 1차적으로 삭제요청을 하고 반영이 안 될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협조를 받아 삭제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제약된 생활로 지친 청소년들을 위해 온라인 심리검사와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불안과 우울, 고립감 등으로 어려움이 있는 경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다. 안양시도 코로나19로 인한 시민들의 우울감 등을 치유하기 위해 ‘안양시 심리백신프로젝트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심리백신지원단에는 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생명의 전화, 아동보호전문기관, 한림대 성심병원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해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마음치유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마음치유클리닉, 찾아가는 상담소, 맞춤형 마음치유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알코올, 도박, 마약 등 중독 예방·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대 심리치료연구소는 예술을 활용해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전북대 산학협력단은 체험농장과 원예치료 상담실, 찾아가는 원예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방호복 속 속옷’ 러 간호사, 기상 캐스터로 데뷔

    ‘방호복 속 속옷’ 러 간호사, 기상 캐스터로 데뷔

    방호복 속에 간호사복을 입지 않아 근무 중에 속옷을 노출한 사실이 세상에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러시아의 한 간호사가 현지 방송사에서 얼마 전 기상 캐스터로 데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아 노보스티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나데즈다 주코바(23)라는 이름의 이 여성 간호사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국영 로시야1과 로시야24의 지역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기상 캐스터로 등장해 일기 예보 소식을 전달했다.앞서 현지 스포츠웨어 브랜드 ‘자스포츠’의 모델로도 데뷔해 주목을 받은 이 간호사는 이날 사전 인터뷰에서 “이번 출연 역시 내게 있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그녀는 모델에 이어 기상 캐스터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현재 간호사 일을 아직 관둘 계획은 없다고도 말했다.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200㎞ 떨어진 툴라주 주립감염병원 소속 간호사인 주코바는 지난 5월 방호복 속에 속옷 만 입고 환자들을 돌보다가 그 모습이 누군가의 사진에 찍혀 SNS에 게시된 뒤 “비키니 간호사”로 불리며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다. 당시 주코바는 “통풍도 안 되는 방호복이 너무 더워 그 안에 간호사복을 입지 않았을 뿐 내부가 비칠지는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보건당국과 병원 측은 과다 노출로 그녀에게 징계를 내렸고 그 사실은 금세 SNS를 통해 확산했다. 이에 따라 많은 네티즌은 그녀를 응원하기 위해 잇달아 방호복 속 비키니나 속옷 차림으로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덕분에 당국은 해당 간호사에게 내렸던 징계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중국] “순결 여성, 똑똑한 아이 출산”…학교에 황당 포스터

    [여기는 중국] “순결 여성, 똑똑한 아이 출산”…학교에 황당 포스터

    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황당한 성교육 내용을 담은 포스터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허난성의 한 중학교 운동장 외벽에는 '정조를 지키는 여성이 더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는 내용이 담긴 벽보가 붙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운동장과 맞닿아있는 벽에 붙은 이 벽보에는 위 내용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추가 설명까지 적혀 있었고, 이와 더불어 노출이 심한 옷이나 결혼 전 성관계, 낙태 등을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못박았다. 또 이러한 행동은 ‘미래의 남편을 만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밖에도 '열린 생각을 가진 남성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결점이 있는 여성과 결혼하려는 남성은 없다', '짧은 치마와 짧은 바지 등은 여성의 건강에 해롭다'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내용의 벽보가 SNS를 통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고, 결국 해당 지역 교육청이 학교 측에 벽보를 당장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해당 벽보가 적어도 1년 가까이 같은 장소에 걸려 있었지만 학교 관계자 누구도 이를 제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적어도 1년 정도는 (문제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고 말했고, 이 학교의 교장은 “해당 벽보가 붙은 자리는 학교가 아닌 지방정부가 관할하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은 지방정부에 있다”고 해명했다. 현지 교육청은 “문제의 주민은 당국의 허가 없이 이러한 벽보를 내걸었다”면서 “이 주민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훈방조치 됐다”고 밝혔다.SCMP는 “광범위한 혼전 성관계와 매춘, 급격한 이혼율 증가 등으로 많은 사람이 중국인의 도덕적 관념이 쇠퇴했다고 판단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도덕 교육이 최근 몇 년간 확산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여성 권리 비영리단체 이사인 펑위안은 “문제의 포스터는 개인과 학교, 지방 정부의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터무니없다”면서 “이런 광고는 고정관념과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일은 청소년과 성인, 그리고 정책 입안자 모두가 포괄적인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WHO “집단면역? 사람 죽도록 내버려두란 것” 반대(종합)

    WHO “집단면역? 사람 죽도록 내버려두란 것” 반대(종합)

    세계보건기구(WHO)가 일부에서 주목하고 있는 집단면역 전략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29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질병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현재 참상을 볼 때 용납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집단면역이란 특정 지역 주민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면역력을 지녀 바이러스가 더 이상 쉽게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면역력을 지닌 사람이 다수가 되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중간중간 차단되면서 면역력이 없는 소수가 사실상 면역력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보호가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수준에 달하려면 해당 지역 주민의 최소 6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본다. 이 정도 수준으로 항체가 형성되려면 백신이 개발되거나 그만큼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해야 한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항체 보유율이 얼마든 간에 우리는 그 근처에도 못 갔다”며 “그 수치에 도달하려면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에서 더 많이 퍼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지 강조하며 코로나19로 인해 벌어지는 참상을 지켜보라고 지적했다. 즉 “항체 보유율이 높아질 때까지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면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많은 사람이 사망할 것”이라는 것이다.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생존하더라도 심혈관계, 신경계가 손상되는 등 장기적인 증상을 앓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했다. 스웨덴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지만 사실상 집단면역을 염두에 두고 방역 대책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웨덴 방역당국은 엄격한 봉쇄조치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느슨한 통제 속에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수도 스톡홀름 주민들의 지난 5월 항체 보유율은 14%에 그쳤다. 대신 스웨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노인 사망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노인 등 취약층을 집단면역의 희생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순결한 여성이 더 똑똑한 아이 출산”…中 학교에 붙은 황당 벽보

    “순결한 여성이 더 똑똑한 아이 출산”…中 학교에 붙은 황당 벽보

    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황당한 성교육 내용을 담은 포스터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허난성의 한 중학교 운동장 외벽에는 '정조를 지키는 여성이 더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는 내용이 담긴 벽보가 붙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운동장과 맞닿아있는 벽에 붙은 이 벽보에는 위 내용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추가 설명까지 적혀 있었고, 이와 더불어 노출이 심한 옷이나 결혼 전 성관계, 낙태 등을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못박았다. 또 이러한 행동은 ‘미래의 남편을 만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밖에도 '열린 생각을 가진 남성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결점이 있는 여성과 결혼하려는 남성은 없다', '짧은 치마와 짧은 바지 등은 여성의 건강에 해롭다'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내용의 벽보가 SNS를 통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고, 결국 해당 지역 교육청이 학교 측에 벽보를 당장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해당 벽보가 적어도 1년 가까이 같은 장소에 걸려 있었지만 학교 관계자 누구도 이를 제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적어도 1년 정도는 (문제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고 말했고, 이 학교의 교장은 “해당 벽보가 붙은 자리는 학교가 아닌 지방정부가 관할하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은 지방정부에 있다”고 해명했다. 현지 교육청은 “문제의 주민은 당국의 허가 없이 이러한 벽보를 내걸었다”면서 “이 주민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훈방조치 됐다”고 밝혔다.SCMP는 “광범위한 혼전 성관계와 매춘, 급격한 이혼율 증가 등으로 많은 사람이 중국인의 도덕적 관념이 쇠퇴했다고 판단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도덕 교육이 최근 몇 년간 확산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여성 권리 비영리단체 이사인 펑위안은 “문제의 포스터는 개인과 학교, 지방 정부의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터무니없다”면서 “이런 광고는 고정관념과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일은 청소년과 성인, 그리고 정책 입안자 모두가 포괄적인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독일 50대 남성 우베 발트너‘차에서 노래하는 인스타 황제’멀티 페르소나 현상 곳곳 관측사회적 가면 강요 문화 균열싹쓰리 등 부캐 속속 등장 #1. 독일의 한 광고대행사 공동대표인 우베 발트너(57)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89만명에 이른다. 2018년 9월부터 출퇴근길 자신의 차 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50대 남성의 꾸밈없는 표정,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 정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창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미국의 R&B 가수 크리스 브라운, 유명 힙합 가수 드레이크도 그의 온라인 친구다. 발트너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런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일관성과 행운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즐기는 나의 다른 모습처럼 첫인상만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0대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배워라.” 젊은이들에게도 “인터넷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고 이들과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2. 서울 A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김진영(47·가명)씨는 사범대를 졸업한 뒤 다시 대학에 들어가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5년 교단에 선 뒤에도 그림을 그렸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7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소통에 관한 주제를 주로 다뤘다. 올 겨울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활용된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과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시선’이라고 말한다. 그때는 학교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아꼈다. 전시장에서 수학 교사라고 굳이 소개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김씨는 10여년 전 교원 연수에서 처음 접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수학과 미술을 같이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는 “(두 영역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고정관념”이라면서 “충분히 공존할 수 있고 서로 다르지 않다. 결국 그게 다 ‘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족, 학생, 동료 교사들도 이런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본다”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 자신의 여러 모습을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내 안의 여러 자아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세대의 등장,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출현,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전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이 써 온 ‘사회적 가면’을 눈치 보지 않고 벗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예계에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나’라는 사람에게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있는데도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 모습만을 강요해 왔다. 한 사람의 개성보다는 출신 학교, 고향, 직업 등 배경과 집단적 규범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면 “너무 튀는 것 아니냐”며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434명(77.6%)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40대 이상보다는 20대에서 그런 현상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모습과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서”란 답변이 41.2%를 차지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란 의견이 절반(54.4%)을 넘었고, 그 이유로는 ‘개인 특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6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가면을 강요하는 문화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 중 하나로 펭수의 등장을 꼽는다. 사람들은 초반에 펭귄 모습을 한 펭수 그 자체보다 펭수 안의 사람이 누군인지에 주목했다. 그러다 직설적이고 당당한 펭수의 말에 귀 기울이며 펭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펭수는 그냥 펭수’라는 것이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펭수 현상은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가 전면화되고 가시화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실험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 연예계에서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처럼 기존 캐릭터와 다른 부캐 연기를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됐다. 이른바 ‘부캐 놀이’가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 낸 것은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최근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정지훈)으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에 대한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부캐는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란 의미로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통용돼 왔다. 과거엔 익명성에 기대 나의 부정적이고 은밀한 모습을 몰래 꺼내 놓는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면, 최근 부캐 현상은 나의 장점, 개성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승구 서울대 미술대학 외래교수(작가)는 자신의 논문 ‘사회적 가면의 이탈·회귀를 위한 디지털 설계와 제어’에서 “최근 가면에 가려진 자아성을 노출시키려는 개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에는 가면 뒤에 숨거나 가면을 제거하려는 개인들로 양분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수많은 개인들이 가면의 착용과 해체를 반복하면 그러한 개인을 포용하기 위한 사회 시스템은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일반인 중에도 자신의 다양한 자아를 발산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상일(28)씨는 소셜벤처기업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사내에서 그는 ‘알파카’란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윤망’이란 닉네임을 쓰는 사진작가로 변신한다. 김씨는 대학 때부터 인물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취미를 넘어 일상이 됐다. 다른 작가들과 함께 매달 하나의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모아 전시회도 연다. 그런데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돈 때문에 찍기 싫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다. 김은하(34·가명)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밀키웨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먹고 마시는 즐거운 인생’이란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맛집 탐방 후기 글이 주를 이룬다. 와인 사진도 종종 올린다. 블로그 활동과 변호사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블로그에 직업을 공개하진 않았다. 김 변호사가 블로거가 된 이유는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공부하기 위해서다. 사진보다 글에 초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명에 팬도 늘고 있다. 하루 방문자는 400~500명. 많을 때는 1000명이 방문한다. 김 변호사는 “누군가 내 글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누를 때 ‘내 글이 인정받는다’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꾸미는 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을 ‘괜찮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2030 세대에서 이러한 시도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SNS 계정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연결 상황에 맞게 정체성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미투’ 2년 4개월…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미투’ 2년 4개월…위계에 의한 성폭력 계속‘직장 상사가 남사친’ 그릇된 인식 여전“조직장급 가해자 가중처벌 법제화해야”“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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