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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의 신년인사회 불참은 기업인 홀대 아닌 선택의 문제”

    “文대통령의 신년인사회 불참은 기업인 홀대 아닌 선택의 문제”

    새 정부 들어 재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로 예정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에 대해 “선택의 문제일 뿐, 기업인 홀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듣기 거북하다고 기업인 패싱은 아냐 박 회장은 지난 연말 출입기자단과 미리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역사상으로 보면 신년인사회에 대통령이 안 오신 게 아웅산 테러 사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등 딱 3번뿐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불참이) 기업인들을 홀대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의 ‘기업인 패싱(Passing)설’에 대해서도 “듣기 거북한 얘기가 자꾸 나온다고 해서 무시(패싱)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올바른 생각이) 아닌 것 같다”면서 “어느 정부든지 2년차로 접어들면 성적표로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결국은 경제 성적이고, 그 통로는 기업 실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니 “기업을 패싱하거나 가볍게 생각할 수 없고 현 정부도 가장 큰 고민이 기업일 것”이라며 패싱설을 일축했다. ●사회주의 국가보다 규제 많아 완화를 박 회장은 새해 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제 훈풍이 계속되고 국민소득이 3만 달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긴축 기조, 북핵 문제, 중동 지역 불안 등 대외 리스크도 적지 않다”면서 “특히 저출산, 고령화, 노동환경 변화 등 선진국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병을 치유하고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경제계도 갈 길이 굉장히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지만 이해 관계자들의 충돌과 갈등은 상당 부분 계속될 것”이라면서 “노동정책, 조세정책 등에 있어서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나 사안에 따른 완급 조정 등은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규제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보다 우리가 더 많다”며 완화 필요성을 단호하게 말했다. 박 회장은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반문한 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가 선정한 혁신기업 50개 중에 중국은 7개, 미국은 31개가 들어가 있지만 한국은 1개도 없다”고 환기시켰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관행적 규제, 이해 관계자들의 대립으로 인한 낡은 규제들은 이제 없앨 때가 됐다”고 박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中企간 소통 역할은 내 임무 지난해 국회를 5차례나 방문해 규제 혁파 등 재계 건의사항을 전달했다는 박 회장은 “그렇게 찾아갔는 데도 법은 점점 더 반대방향으로 가더라”면서 “입법부에 가면 논쟁만 거듭하다 되는 게 없는데 거기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도 유명한 박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가 엇갈려서 첨예하게 대립하면 두 집단이 소통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상의의 역할이자 제 역할”이라면서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는 규범이 법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 정정당당… 2018 ‘신뢰선언’

    ■ 국세청 조세 정의 구현과 납세자 권익 보호 등을 통해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 특히 부유층의 변칙 상속·증여와 역외탈세, 악의적 체납에 강력 대응하는 한편 성실납세를 지원하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장소통팀을 가동하겠다. 세무조사는 최소화하고 기간과 범위 등 절차를 엄격히 통제하겠다. 세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지속적인 세정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빅데이터 자문단, 국세행정포럼 등 외부 전문가가 세정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도 넓힐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고위공직자, 각 부서 과장의 청렴·반부패 리더십 강화를 통해 청렴 의식 확산에 집중하겠다. 산하 공공기관 종합감사 결과, 부패방지시책 평가 결과, 장차관 및 실·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수의계약 등 계약체결 현황을 공개해 업무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예산의 부적정 사용을 예방할 계획이다. 산하기관에 부패방지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기관 실무협의회를 확대해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소속기관 포함 전 직원 청렴교육, 자발적 청렴아이디어 제안 등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이 중심 되는 방송통신’이 비전이다. 국민의 목소리와 눈높이에 맞춰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고, 이용자 미디어 참여를 확대하겠다. 방송통신 분야의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개선하고 사업자 간 규제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공정사회를 실현하겠다. ?현장 방문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실질화하겠다. 또 주요 법령 개정 상황을 비롯한 정보 제공 강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소통 채널 확대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 ■ 농림축산식품부 ‘살충제 달걀’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대응하고, 현장의 모든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 국민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00원 택시, 학교 과일 간식 등 정책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진 농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장 중심 농정’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정책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서 출발하는 만큼 모든 직원이 농업인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 개선 사항을 발굴·해결하고 피드백하는 노력을 통해 신뢰를 높이겠다. ■ 경찰청 외부 인사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신뢰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논란을 겪었던 만큼 경찰 조직 전체를 인권 친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경찰은 경찰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집회 시위의 차벽과 물대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인권 친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국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경우 가장 먼저 만나는 공권력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에게 편안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교부 국민·국익·능력 중심의 외교부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강화 속에서도 대한민국 중심의 외교를 위해 신(新)남방·신북방정책 등 외교 역량 다변화에도 나선다.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에 나선 데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국민적 눈높이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교에서의 민주적 요소를 강조하고 부처 사이의 유기적 협력과 소통을 통한 균형 잡힌 외교 전략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법 정착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민간부문 부패 개선노력 확대, 부패·공익신고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부패·청렴정책 총괄기구로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기관으로서 신뢰를 얻고자 한다. ‘불량행정’으로 침해된 국민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국가 옴부즈맨 총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향상시키겠다. 어려운 계층의 고충을 찾아내는 ‘이동신문고’를 확대 운영하고, 경찰·군 관련 고충민원을 적극 처리하고, 검찰 옴부즈맨 도입을 추진하겠다. ■ 교육부 박근혜 정부 때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다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9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국정화 추진 과정의 위법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교육부에 집중됐던 권한을 내려놓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새 정부 출범 뒤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 교육청으로 넘기는 문제 등을 다루려고 교육자치협의회를 출범했는데 내년부터 교육 권한의 지방 이양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중장기 교육 의제 해법도 찾아갈 방침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올해 일곱 번째 지방선거와 민주선거 실시 70주년을 맞아 ‘국민의 선관위’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올해 지방선거의 슬로건을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동네’로 정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동네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개표의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투표 편의를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한국선거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소통 기회를 넓히고, 민주시민교육, 온라인투표 지원 등 국민 일상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 감사원 국가의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하길 바라는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더욱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 결과가 대상 기관의 실질적 업무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 공공부문 비효율과 낭비를 막겠다. 감사 계획 수립부터 결과 발표까지 전 과정을 공개하고 대상 기관에 소명 기회를 늘려 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겠다. 직원 개개인이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출 수 있게 노력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품격 있는 감사’가 되도록 하겠다. 분야별 감사전문교육 등을 통해 높은 전문성을 갖추겠다. ■ 대법원 대법원은 사법신뢰를 높이고,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양형위원회의 양형체험, 법원 전시관 견학, 국민사법참여위원회 운영, 찾아가는 법교육, 찾아가는 재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형위는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판사가 돼 재판을 하고 선고를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대법원 및 각급 법원별로 연고관계 재배당 실시하고, 법관윤리 강화, 전관예우 타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편리한 ‘좋은 재판’을 만들기 위한 사법개혁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대학교 많은 국민들이 서울대를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여러 사건에 연루된 점도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나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졸업생들의 이미지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연구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적 먹거리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재도약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다. 교육의 영역에선 인성교육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리더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다. ■ 법무부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새해 법무·검찰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인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의 합리적 조정 등 견제와 균형 속에서 검찰이 본래 기능을 다하게 할 계획이다. 또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설치해 잘못된 과거를 정리하고,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또 주택과 상가 임차권을 보호하고,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민법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는 “새해에는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집행 과정에서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놓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국방부 우선 군 관련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적폐청산위원회, 5·18 특별조사위원회, 국방 사이버댓글조사 TF를 운영해 각종 병폐 및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중이다.2018년부터는 군 체질 개선을 위한 ‘국방개혁 2.0’을 강력 추진한다. 군 구조, 국방운영, 방위사업, 병영문화 등을 개혁해 국민이 신뢰하는 군대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 채널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직접 소통 채널을 다양화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방부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다. ■ 검찰청 개혁 강도가 높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 국회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지만 문무일 총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 확보를 전제로 국회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기본인 형사부를 강화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검찰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형사부 강화는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개혁추진위원회가 수사심의위원회 운영 등 투명성 강화와 과거 사건에 대한 재조사 등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 문화체육관광부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얽혀 있어 신뢰 회복이 지상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진보 10년, 보수 10년의 대립과 반목을 넘어서는 미래적인 문화정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정부 당시 눈 밖에 나 폐지되거나 축소됐던 사업들이 우선 원상복구된다. 우수문예지 발간지원 사업, 아르코문학창작기금, 국제영화제 지원사업 등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정농단ㆍ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말부터 민관합동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근절과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쇄신안을 추진한다. ‘전문 정보기관으로의 개편’을 위해 직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사권 이관과 명칭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 권고안도 마련했다. 국정원은 정치 관여, 직권 남용, 인권 침해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무·조직 관리 관련 규정 및 지침 등을 통한 세부통제를 강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에도 나선다. 국내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했던 부서를 해외·북한·방첩·대테러 및 과학 분야로 재배치한만큼 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인터넷기업 ‘상생 공론화 기구’ 만든다

    인터넷기업 ‘상생 공론화 기구’ 만든다

    상생協 곧 출범… 네거티브 규제 이효성, 구글 등 8곳 참여 요청 인터넷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역차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 기구인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가 조만간 공식 출범한다. 이 가운데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에 대한 세금을 우리나라에 내기로 한 방침을 밝히면서 이 같은 결정이 다른 해외 인터넷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네이버, 카카오, 구글코리아 등 인터넷 사업자 8곳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포털 책무 강화, 국외 정보기술(IT) 기업과의 역차별 등 인터넷 규제 정책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며 “곧 구성될 인터넷 기업 상생 등을 위한 공론화 기구에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사회적 책무와 관련해서는 검색 조작 예방, 가짜뉴스 차단, 유해정보 필터링, 개인정보 관리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예를 들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몰래 수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부터 방통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논란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발언이 촉매 역할을 했다. 이 창업자는 “페이스북, 구글은 어마어마하게 돈을 번다”면서 “그러나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다.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8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텀블러에 불법 콘텐츠 삭제를 요청했지만 텀블러가 소재한 미국에서는 합법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규제와 세금 부담이 적은 외국에 서버를 둔 채 정작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이 발생하는 국내 제도를 따르지 않더라도 이를 제약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 “네거티브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의 규제 정책 전환 등을 통해 규제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방송통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인터넷 기업도 이용자 보호와 공정경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인터넷 기업 측은 “인터넷 기업 간 갈등이 증폭돼 방통위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한편 역차별 문제와 관련해 페이스북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각국 지사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액을 소속 국가 세무 당국에 직접 신고하는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페이스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조치는 각국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더 높은 투명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페이스북은 현재 전 세계 30여개국의 광고 매출액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국제사업본부로 신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등 각국 정부들이 다국적기업들의 세무 구조를 단순화해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하면서 페이스북이 이에 굴복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직접 신고 체제를 깆추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2019년 초까지 체제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경필 “경기도 포기”…이재명·전해철·양기대 등 차기 지사 후보군 일제히 비판

    남경필 “경기도 포기”…이재명·전해철·양기대 등 차기 지사 후보군 일제히 비판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문구가 담긴 페이스북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13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양기대 광명시장 등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이 남 지사를 일제히 비판했다. 남 지사는 전날 오후 8시쯤 불쑥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연 설명도 없이 올려진 이 한 줄짜리 글은 파장을 불렀다. 댓글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 여부 등 현재 남 지사의 주변 상황과 연결짓는 추측부터 ‘무슨 의미냐’, ‘도지사가 할 말인가?’, ‘생각하고 글 써요’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이 글은 경기도가 13일 서울에서 개최한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한 토론회를 알리려는 취지의 글로 드러났다.남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수도권 규제가 철폐되고 ‘초강대도시’(광역서울도)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날 글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남 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 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토론회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 ‘서울도(道)’라는 초강대도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전국을 서울도(수도권), 대전도(충청권), 대구도(경북권), 부산도(경남권), 광주도(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으로 재편하자는 게 남 지사의 구상이다. 그러자 이재명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남경필 도지사님, 가도 너무 가셨습니다”라고 비판했다.이 시장은 “경기도를 포기하신다고요? 경기, 서울을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자고요?”라며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이 포기 운운하는 것은 농담도 안 될 주권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서울 통합은 고등유기체를 거대 아메바로 만들자는 주장”이라며 “자치분권 강화와 세계화와 지방화의 동시 진행 흐름에 역행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시장은 다른 주제를 놓고도 남 지사와 연일 공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남 지사가 페이스북에 KTX의 무안국제공항 경유를 두고 “이 엄청난 사업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까. 문재인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시장이 “문재인 정부가 거꾸로 간다니, 버스업체 퍼주기로 ‘영생흑자기업’ 만드시는 남 지사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하다”라고 응수한 바 있다. 경기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전 의원 역시 남 지사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기도 포기가 아니라 경기도만의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경기도의 현안이 그동안 왜 해결되지 못한 것일까”라며 “선거철이 되면 단순히 이슈를 위해 불쑥 얘기를 내던지고 말을 바꾸는 일이 반복되는 것, 경기도를 위해 필요한 일을 실천하기보다 경기도지사를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온 정치 풍토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경기도만의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지역별 특성에 따른 정책을 준비, 필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양 시장 역시 페이스북에 ‘남 지사님, 노이즈마케팅이 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양 시장은 “남 지사님이 갑자기 경기도와 서울을 합친다는 ‘원맨쇼’를 해서 황당했다. 경기도의 교통, 청년실업, 수도권 규제 등 여러 난제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부터 제대로 발전시키고 그런 소리를 하면 들어줄 만 할 텐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처절한 몸부림 같아 참 안타깝다”며 “일하기 싫으면 그냥 경기도청을 조용히 나가면 된다”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경필 “경기도 포기하겠다”…이재명 “경기도 아메바 만들자는 것” 비판

    남경필 “경기도 포기하겠다”…이재명 “경기도 아메바 만들자는 것” 비판

    이재명 성남시장이 남경필 경기지사의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비판하고 나섰다.남 지사가 서울과 경기를 하나로 묶자면서 ‘광역서울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 시장은 ‘거대 아메바론’을 내세우면서 반대했다. 이 시장은 13일 SNS를 통해 “남경필 도지사님, 가도 너무 가셨습니다. 경기도를 포기하신다구요? 경기서울을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자구요?”라는 다소 원색적인 문구로 반박했다. 그는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며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이 포기운운 하는 건 농담도 안 될 주권모독”이라고 주장했다.이 시장은 “경기·서울 통합은 고등유기체를 거대아메바로 만들자는 주장”이라며 “자치분권 강화와 ‘세방화(세계화와 지방화의 동시 진행)’ 흐름에 역행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저녁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그 의미와 배경 등을 두고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부연 설명도 없이 올려진 이 한 줄짜리 글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내일 지사직 포기 등 중대 발표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최근 남 지사 소속 정당인 바른정당 내부 상황, 검찰의 남 지사 측근 비리 수사, 도의회와 갈등,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 등 현재 남 지사 주변 상황과 연결해 추측한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페이스북 댓글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무슨 의미냐’는 질문부터 ‘그러시면 안된다’, ‘생각하고 글 써요’, ‘도지사가 할 말인가’, ‘원내대표 경선결과…?’, ‘다들 낚이셨다’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남 지사 한 측근을 대상으로 한 검찰 비리 수사 때문이냐는 댓글도 있었다. 이와 관련 남 지사 측근은 “여러 곳에서 의미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서울에서 있는 수도권 규제 관련 토론회를 알리려는 취지의 글”이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13일 SNS를 통해 “오늘 서울과 경기를 하나로 ‘광역서울도’를 만들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수도권 규제가 철폐되고 초강대도시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힘차게 끌고 나갈 수 있는 ‘초강대도시’ 육성”이라며 “‘초강대도시’를 위해서는 먼저 현행 수도권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 수도권 규제를 폐지하고, 국토의 획기적인 공간혁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란물 도피처 된 ‘텀블러’… 방통위도 속수무책

    음란물 도피처 된 ‘텀블러’… 방통위도 속수무책

    작년 4만여건 단속… 2년새 60배↑ 美에 서버… 국내 규제 적용 못 해 “해외사이트 처벌” 국민청원 봇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tumblr)가 전 세계에서 음란물 유통과 성매매 알선의 ‘복마전’으로 떠올랐다. 또한 서버가 미국에 있어 국내법 제재를 받지 않는 데다 텀블러 측도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관리를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8일 디지털 성폭력 대항단체(DSO)에 따르면 활동가 A씨는 지난 5일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나체 사진과 성폭행 모의 글을 담은 텀블러 게시물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게시물에는 여성의 사진과 함께 학교명, 학년, 이름 등이 적혀 있었다. 작성자는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의 동생이라며 “댓글로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적으면 1대1 채팅을 해드리겠다”고 적었다.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공유 2200여건, ‘좋아요’ 9200여개를 받았다. 현재 원본글은 삭제된 상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학교 전담 경찰관을 통해 피해 학생이 있는지 확인에 나섰지만 동일 인물을 찾지 못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8월 텀블러 측에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참여해 달라”며 협력을 요청했지만, 텀블러 측은 “미국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미국회사”라며 거절했다. 텀블러가 성인물의 온상이 된 것은 성인 인증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회원 가입 시 이메일과 아이디를 입력한 뒤 나이를 본인이 직접 넣기만 하면 가입할 수 있다. ‘미성년자와 관련해 성적 또는 폭력적인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은 올리지 말라’고 명시돼 있지만 검열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텀블러는 올해 상반기에만 음란물 유포 등으로 2만 2458건의 시정 요구를 받았다. SNS에 대한 방통위의 전체 시정 요구 건수인 3만 200건의 74.4%에 달하는 수치다. 또 텀블러에 대한 음란물 유통 단속 건수는 2014년 780건, 2015년 9477건에서 지난해 4만 7480건으로 2년 사이에 60배가 폭증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 올라온 ‘해외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무분별한 일반인 모욕 사진의 유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대한 추천 건수는 이날 6만건을 돌파했다. 이달 30일까지 20만건이 넘으면 청와대가 텀블러 규제와 관련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텀블러는 고교 중퇴 후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데이비드 카프(31)가 2007년 설립한 SNS로 현재 전 세계 회원 수는 3억 4500만명에 달한다. 게시물은 1540억건을 넘어섰다. 2013년 11억 달러(약 1조 2000억원)에 야후에 매각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열린세상] 몰카, 디지털 장의사 그리고 잊힐 권리/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미래법정책연구소 대표

    [열린세상] 몰카, 디지털 장의사 그리고 잊힐 권리/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미래법정책연구소 대표

    몰카는 몰래 카메라의 줄임말로 몰래 설치한 카메라로 타인을 촬영하는 행동을 뜻한다. 몰카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데는 1990년대에 한 방송사의 ‘몰래 카메라’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공이 컸다.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연예인을 속여서 웃음을 유발하는 코너였다. 이 코너는 누군가의 사생활을 몰래 지켜본다는 것이 주는 특별한 쾌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 등으로 누구나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고 여기에 비뚤어진 성 의식이 더해져서 몰래 카메라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의 사생활을 엿보는 행위를 일컫는 부정적인 말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그 수법 또한 다양해 여성은 물론 국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2년 2400건 대비 2016년 518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한 번 영상물이 유포되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돼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을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낳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 ‘디지털 성범죄 제로’, ‘국민 안심사회 구현’을 목표로 몰카 단속 및 피해 구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 중 피해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신의 모습이 담긴 불법 영상물의 유통을 신속히 차단하는 것이다. 수사기관이나 피해자가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요청을 할 수도 있지만 더 신속한 차단을 원하거나 신상 노출을 염려하는 피해자는 사설 전문가에게 영상물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고객의 의뢰를 받아 온라인상에 있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지워 주는 사람이나 업체를 디지털 장의사라고 부른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30여개의 디지털 장의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디지털 장의사의 등장은 잊힐 권리의 도입과 관련이 깊다. 잊힐 권리란 본인이 원할 경우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권리다. 이 권리는 내년 5월 발효하는 EU 개인정보보호법인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 삭제권(right to erase)으로 명문화됐다. 우리도 지난해 4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불법 촬영물로 피해를 당한 경우 디지털 장의사가 잊힐 권리를 대행해 디지털 흔적을 지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범위를 넘어 온라인상 개인에게 불리한 평판을 비롯한 모든 기록을 지우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보 주체가 자신의 모든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삭제할 권한을 갖게 된다면 표현의 자유와 갈등을 빚거나 개인의 알권리까지도 제한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 가이드라인도 법률에 따라 보존 필요성이 있거나 공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경우 삭제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몰카 범죄를 막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변형 카메라에 대한 판매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사전 규제를 신설하는 것은 물론 신속한 영상 유포 차단, 범죄 처벌 강화 등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외에도 잊힐 권리와 알권리의 조화를 위해 개인정보 삭제의 범위, 절차, 한계에 대한 구체적인 법령상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요구된다. 차제에 망자의 메일, 블로그 등 디지털 유산에 대한 유족의 권리 등과 관련해서도 입법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향후 5년 내 유망 직종으로 선정할 정도로 온라인 공간에서 프라이버시 보호에 결정적 역할을 할 디지털 장의사의 자격에 대한 국가공인 제도를 도입해 업무범위, 절차를 정비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유의 상징이었던 인터넷 공간에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가해자에게는 엄정한 처벌과 교육을, 피해자에게는 잊힐 권리를, 공인에게는 잊히지 않을 의무를, 디지털 장의사에게는 전문적이고 공익적인 서비스 제공에 관한 책임과 자격을 조화롭게 부여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英여왕·美국무·美상무 조세회피 연루… 한국인도 232명

    英여왕·美국무·美상무 조세회피 연루… 한국인도 232명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각국 정치 지도자가 대거 연루된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됐다.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대표적 조세회피처 영국령 버뮤다의 법률회사 ‘애플비’의 내부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ICIJ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로 명명한 이 자료는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인사, 다국적 기업 등의 자금 흐름을 총망라한 것으로 파일 용량 1.4테라바이트(TB), 문서 1340만건 분량에 이른다. ICIJ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문건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ICIJ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사유 재산 1000만 파운드(약 145억원)를 역외 투자했다. 여왕의 재산을 관리하는 랭커스터 공국이 조세회피처 케이맨제도와 버뮤다의 기금에 투자했다. 일부는 영국의 전자제품 임대업체 브라이트하우스에 투자해 논란이 일었다. 이 업체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고객에게 제품을 떠넘기고 과대광고를 한 혐의로 약 25만명의 고객에게 1480만 파운드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었다. BBC는 “여왕의 재산이 불법 투자된 정황은 없지만 여왕이 역외 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폭로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도 재조명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인용해 투자가 출신인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 키밀 샤말로프 등 그의 측근이 소유한 가스 회사에 투자했고,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소유의 회사가 러시아 재벌 유리 밀너의 투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또 밀너가 러시아 국영은행과 거대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아 미 정보기술(IT) 기업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러시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 대선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게 됐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가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사실 또한 밝혀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랜달 콸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금융규제 부의장 등이 버뮤다 등 조세회피처에 투자했다. 가디언은 “지난 대선에서 조세개혁을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조세회피처에 돈을 숨기고 사업을 한 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추진하는 세제 개혁이 힘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세계적 가수 마돈나, 록밴드 U2의 리드보컬 보노 등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탈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분석에 참여한 한국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이날 공개된 문건에 몰타의 한 기업 공동대표인 북한 국적의 송성희씨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송씨의 부친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으로부터 ‘애국 기업인’ 호칭을 받았다. 송씨 역시 북한 정권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는 인물로 추정된다”면서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를 피해 외화를 조달하려고 조세도피처에서 모종의 사업을 벌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비는 1898년에 설립됐다. 버뮤다 본사 이외에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세이셸 등 세계 주요 조세회피처 11곳에 지사를 두고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식으로 각국 부호와 다국적 거대 기업의 조세회피·재산은닉을 지원해 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정치인 지지·비방글에 댓글도 ‘안 돼요’… 시장 등 선출직은 정치적 표현 ‘돼요’

    ‘페이스북·네이버 게시글에 ‘좋아요’도 클릭하면 안 된다.’ 지난 5월 19대 대통령 선거 전 정부부처 공무원들에게는 이렇듯 ‘손가락 주의령’이 떨어졌다. 선거를 관할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무원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관련 유의사항 안내’를 보낸 것은 물론 경찰은 “공무원으로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SNS에 게시하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을 전달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SNS에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가 본인은 물론 소속 기관까지 구설에 오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좋아요’를 누르는 것까지 시시콜콜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 공무원 신분 드러낸 글 올렸다가 벌금형 받기도 그렇다면 공무원은 온라인에 어떤 글은 써도 되고, 어떤 글은 쓰면 안 될까. 우선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는 글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 후보나 정치인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 등은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이 공무원 신분을 드러내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2014년 서울시 7급 공무원 김모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세훈이 박원순으로 바뀌니 많이 바뀌더라. 편지를 썼더니 오세훈은 한 번도 답장을 안 하더라. 그런데 박원순은 꼬박꼬박 한다. 늦은 밤에 또는 이른 새벽에 하더라”는 글을 올렸다가 25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특정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를 올리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다만 같은 공무원이더라도 선출직 공무원은 비교적 자유롭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을 올리는 것 외에 댓글을 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장 고모씨는 다른 사람이 SNS에 쓴 글에 댓글로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가 ‘공무원의 중립 의무 및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 정치 중립 의무… 일각 “정책 관련 표현 확대를” 정부 정책과 관련된 글은 상황마다 다르다. 법조계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세월호 사건 등 사안이 첨예한 경우 그 표현의 수위나 발언 당시의 정치적 상황, 반복성 등 여러 가지를 따져 봐야 한다”면서 “같은 글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책 관련 표현의 자유를 좀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책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공무원이 그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공익을 위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정치 운동만을 금지하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단속 사각지대에서 활개치는 온라인 암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입장권이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열 배가 넘는 가격에 뒷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10만원 VIP석 티켓은 120만원, 5만원 블루지정석은 23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유명 공연 티켓, 명절 KTX 탑승권, 심지어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린 지 오래다. 하지만 현장 암표 단속과 달리 온라인 거래는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청와대 국민신문고에는 최근 ‘문화 예술 체육 쪽 암표 관련 법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5500여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온라인 암표 거래는 예매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시간에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중고거래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웃돈을 받고 되파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매 시작 수분 만에 매진됐던 티켓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양도라는 이름으로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우후죽순으로 올라오는 배경과 무관치 않다. 부당한 이득을 목적으로 편법 프로그램까지 사용하는 온라인 암표 거래는 정상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는 소비자의 정당한 기회를 박탈하고,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뿐만 아니라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티켓값만 받고 잠적하거나 가짜 티켓을 보내는 사기가 판친다. 다음달 공연하는 나훈아 콘서트의 경우 예매 7분 만에 표가 매진된 뒤 기획사가 ‘암표 강제 취소’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신경을 썼지만 티켓 사기 피해자가 최소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암표를 처벌할 법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에는 경기장, 공연장 등 현장의 암표 판매만을 제재할 수 있게 돼 있다. 오프라인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거래되는 온라인 암표는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이다. 19대 국회 때 온라인 암표를 처벌하는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됐다가 폐기됐다. 올 들어 매크로를 통한 온라인 암표 거래 규제를 위한 법들이 여러 의원에 의해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미국은 지난해 매크로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매한 티켓을 재판매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법을 제정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 ‘한일관 대표 사망’ 유가족 “최시원, 장례식장서 눈물..용서했다”

    ‘한일관 대표 사망’ 유가족 “최시원, 장례식장서 눈물..용서했다”

    개에 물린 뒤 사망한 한일관 대표 김모(53) 씨의 유족이 견주인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30)을 용서했다고 밝혔다.한일관 대표 김씨가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 물린 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유족 측이 최시원을 용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오후 사망한 김씨의 언니이자 한일관 공동대표인 김 대표는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상대 측 강아지에 물린 것이 사실이고, 물린 후에 동생이 2차감염, 또는 합병증 등을 통해 사망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사건을 정리했다. 이어 “너무나 황망한 죽음이지만, 견주 분들을 증오하고 혐오하기에는 생전에 견주분과 내 동생 간의 (이웃)사이를 잘 아는데다가, 그로 인해 내 동생이 다시 살아돌아 올 수 없음을 잘 알기에 용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망자의 아들과 나는 엄마, 동생이 떠났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고 조용하게 애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소송할 생각은 전혀 없다. 배상을 받고 싶지도 않다”며 일부에서 유족이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등의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망자의 아들과 최시원이 비슷한 나이 또래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다. 내 동생의 죽음이 슬프지만, 이 젊은이들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족쇄를 채우고 싶지도 않다”며 “최시원은 유가족을 수차례 찾아와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장례식장에서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나는 오히려 그의 손을 잡고 용서를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시원이나 그의 가족에 대한 비난이나 근거없는 언론 보도보다는 견주들의 인식 변화와 성숙한 자세, 규제 마련 등이 선행되어야 2차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20일 JTBC는 한일관 대표인 김씨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이 기르던 개에 물려 사흘 만인 지난 3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이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긴 가운데 21일 해당견이 최시원 가족의 개라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최시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가족을 잃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계실 유가족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얼마 전 저희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과 관련된 상황을 전해 듣고 너무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고인과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족의 한 사람으로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항상 철저한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부주의로 엄청난 일이 일어나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를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페이스북, 라인 등 스마트폰 앱 63% 개인정보 법규 위반

    페이스북, 라인 등 스마트폰 앱 63% 개인정보 법규 위반

    민경욱 “정보 불법수집 앱 신속 차단해야”···페이스북 지적 후 시정 스마트폰 앱의 절반 이상이 개인정보수집 등을 규정한 정보통신망법과 위치정보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13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스마트폰 앱 모니터링 및 개선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기준 스마트폰 앱 1만 2008개 가운데 63%인 7560개가 개인정보수집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의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접근권한에 대한 동의, 개인정보 처리방침 공개,개인정보 보호조치 등 9가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라인 앱도 위치정보법에 규정된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자 신고 확인, 위치정보 수집·이용 동의, 위치정보 제삼자 제공 동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 부실하게 고지하거나 사용자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치정보를 전송할 때 암호화를 하지 않는 등 보안 조처가 일부 부실한 사례도 나왔다. 민 의원은 “개인정보 불법수집 등 문제가 있는 앱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차단 조치를 함으로써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 없는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과 라인의 법규 위반과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은 지적된 모든 문제를 시정했다고 전했다. 라인은 시정이 완료되지 않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요 에세이] 지금은 여혐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지금은 여혐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엄마! 잠깐만.” 신문을 읽던 딸이 갑자기 나를 부르면서 놀린다. 몇 달 전 일이다. “이 기준에 의하면 엄마는 테러리스트네.” “왜 내가 테러리스트야?”알고 보니 요즘 여성비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P가 10년 전,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으면 남자 입장에서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글을 썼다. 그의 논리에 의하면 나도 일부 남성들에게는 테러리스트가 돼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깜찍한 여혐에 대해서는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테러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쓸데없는 논쟁과 갈등을 유발해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테러리스트다. 특별히 여성 신체에 대해서만 이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대해서 아마 대부분의 남성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런 불균형적 잣대는 어제오늘 시작된 일은 아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인터넷상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대립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논쟁이 시작됐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여성혐오 관련 용어들이 누군가에 의해 탄생됐다. 의미도 불명확한 ‘김치녀’, ‘된장녀’에서 시작하더니 요새는 ‘맘충’까지 등장한다. 그런 논쟁은 없던 일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었다. 문제는 이런 주장과 용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그럴듯하게 포장되며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전체를 깎아내리는 인식과 어떻게든 흠집을 내 밑으로 끌어내리려는 일명 ‘후려치기’도 횡행한다. 이런 광폭적 증가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과 여성들의 약진에 따른 착시 현상으로 인한 남성들의 역차별 의식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혐은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집단차별이다. 10년 전 이런 조짐들이 보일 때는 일부의 말을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겠지 하고 다들 넘어갔다. 무대응이 실책이었나 보다. ‘테러’와 같이 웃어 넘긴 작은 여혐들이 10년 동안 쌓이다 보니 강력해지고 커져 지금은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논쟁도 여혐을 넘어서서 남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금 청와대 청원게시판은 성 대결 양상으로 보일 정도로 여성과 남성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6년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혐오는 ‘우리 사회 성차별 문제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에 대해 응답자의 74.6%가 동의했다. ‘성별에 근거한 차별적 표현이 규제 대상이 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4%였다. 양성평등이 과거 역사에서는 참정권 획득을 위한 피의 역사로 점철된 혁명적 사건이었지만, 지금에는 왜 남들 눈에 ‘눈꼴 시린’ 여자들 이야기로 치부되는지 그 이유는 정말 모를 일이다. 평등사회에서 양성평등을 원하고 이를 시행하고자 하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페미니스트라고 한다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성별 고정관념으로 인한 가사분담 불균형, 직장의 유리천장, 성별임금격차 등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근거 없는 여성혐오는 사회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최근 여혐 현상은 남녀차별뿐만 아니라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같은 폭력사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마침 지난달 여성가족부에서 여성혐오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혐에 대한 반응이 무대응에서 이제는 적극적 대처로 변하고 있는 것은 여혐이 더이상 우리 사회에 도움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여혐의 해결책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양성평등이다. 인터넷상의 집단 여성혐오 대상은 나의 가정으로 가면 나의 엄마, 아내, 여동생, 딸의 이야기가 된다. 더이상 여혐, 남혐이 크게 확산되기 전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가정과 학교를 비롯한 사회 모든 영역에서의 양성평등교육이 필요하다. 더 큰 사회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여성혐오에 대한 정부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 여기에 있다.
  • 첫 추석 지나는 김영란법...개정논의 어디까지 왔나?

    첫 추석 지나는 김영란법...개정논의 어디까지 왔나?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 이후 첫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시행령으로 정한 가액기준(이른바 3·5·10 규칙)에 대한 개정 논의가 활발하지만 상당수 국민은 이에 대한 반감이 크다. 지금까지 이어진 김영란법 개정 논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여당·정부 “농어민 어려움 감안해 최대한 빨리 보완” 0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청탁금지법 보완 필요성을 내세우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개정하겠다고 못박아둔 상태다. 공직사회 부조리를 근절하고 더욱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는 법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시행령으로 정한 가액기준인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른바 3·5·10 규칙)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내수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청탁금지법을 올해 말까지 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일반 국민이나 공무원 입장에서는 ‘3·5·10’이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5·10·10’도 이야기하는데 국민권익위원회에 명분을 주기 위해 ‘5·10·5’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법 개정에 소극적이던 권익위도 전향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청탁금지법 시행 1주년 공청회에서 “법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문재인정부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청탁금지법에) 과도한 규제가 있다면 그것을 고치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전인 7월 말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이 “(가액 조정은) 새 정부의 반부패정책 기조에 맞지 않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3·5·10’ 개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사뭇 달라진 태도다. 권익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청탁금지법에 대한 개정 요구가 상당하다”면서 “여러 옵션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현재 3·5·10을 10·10·5로”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청탁금지법 개정안도 국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란법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3·5·10’ 조항을 ‘10·10·5’로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김영란법 시행 1년이 된 지금 우리 사회는 청렴도가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현실을 무시한 규정으로 농축어업계와 영세상인들이 큰 고통도 겪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청탁금지법의 사회·경제적 여파를 조사 중인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농수축산화훼업·음식업 관계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준오차 ±4.0%)에서 응답자 대다수가 “청탁금지법 때문에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음식점 관계자 67%와 농수축산화훼업 관계자 79%가 “업계 전반에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답했고, ‘3·5·10’ 시행령 기준 금액 이상 상품의 매출 감소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농수축산화훼업 관계자 68.7%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 개정안 15건 가운데 6건은 법 적용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자는 내용이다. #국민여론 “청렴문화 이제 막 자리잡는데?” 개정에 부정적 정부와 여당이 청탁금지법 개정에 나섰고 야당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개정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법 개정에 부정적이어서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2533명을 상대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1.9%)한 결과 김영란법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다. 현행대로 유지하되 국내산 농축산물에만 예외를 두자는 답변이 25.6%로 뒤를 이었고, ‘식사 10만원, 선물 10만원, 경조사 5만원’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25.3%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청탁금지법이 지금보다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학부모 3만 6947명과 교직원 1만 810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학부모 87%(3만 2231명)가 청탁금지법이 교육현장에 잘 정착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10명 가운데 9명 꼴로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부탁·접대·선물을 ‘부적절한 행위’로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학부모 95%와 교직원 92%가 청탁금지법이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변했다. 청탁금지법 덕분에 우리나라에도 청렴문화가 막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3·5·10’ 개정 논의가 자칫 법 무력화의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상당수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영란법 시행 1년만에 또다시 개정논의가 불붙었다”면서 “첫 케이스로 캔커피가 신고되는 등 헤프닝도 있었지만 지금 많은 국민들이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정치권의 3·5·10 규칙 완화 움직임을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5만원 이상 선물을 주고받을까? 일반 국민들은 5만원 선물도 3만원 식사도 부담스럽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 귀 기울여 들어야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법으로 인해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3·5·10 개정 앞서 국회의원 예외조항 삭제부터” 비판도 많아 특히 지금의 청탁금지법 개정 논의가 금품수수 상한선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정작 국민들의 불만이 큰 국회의원에 대한 법 적용 예외조항 삭제는 거론하고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비판도 크다. 지난해 7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김영란법 개정안은 청탁금지법 대상에서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빼는 대신 국회의원에 대한 예외규정(고충민원 전담 예외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직자는 ‘제3자 고충민원 전달행위’를 부정청탁의 예외사유에서 뺐다. 강 의원의 개정안은 이를 고치기 위한 것이다. 국회의원도 일반 공직자와 같이 예외 없는 법 적용 대상이 되도록 하는 이 법안은 국회의원들의 외면으로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강 의원은 “제3자 고충민원을 전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김영란법 적용에서 국회의원을 배제한 것은 실질적인 면책으로 부정부패 척결을 염원하는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저희는 빨리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법안이) 법안 소위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탈통신, 탈방송 그리고 탈금융의 공통점/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미래법정책연구소 대표

    [열린세상] 탈통신, 탈방송 그리고 탈금융의 공통점/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미래법정책연구소 대표

    카카오톡이 얼마 전 소액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카카오톡은 문자를 주고받는 통신인데 이제 금융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TV 방송사가 인터넷, 알뜰폰이라는 통신을 방송과 결합해 판매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창구에서 예금, 대출 업무를 하던 은행 등 금융권도 이제 인터넷, 모바일뱅킹 등 정보기술(IT) 기반 금융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렇게 고유의 통신, 방송, 금융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탈통신, 탈방송, 탈금융의 흐름이다.탈통신부터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통신사의 수입은 음성과 데이터에서 나왔지만 이제 무료 인터텟 전화와 SNS 서비스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나아가 가계통신비 인하 압력, 재판매 사업자의 경쟁 압력으로 유무선 통신사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이에 통신사들은 내비게이션, 클라우드, 인터넷 전문은행, 인공지능 스피커로 탈통신을 실행하고 있다.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지상파, 케이블, 위성 등 전통적 미디어는 경제 침체에 따른 광고시장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년이 넘은 케이블은 10년 역사를 가진 통신사들의 IPTV에 가입자를 추월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지상파는 여론 영향력에서 포털에 뒤처지는 것은 물론 광고 수익도 계속 줄어들어 케이블에 1위를 내주었다. 지상파는 푹(Pooq), 초고화질(UHD) TV, 케이블은 티빙(Tving)과 같은 신규 동영상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은 핀테크 열풍이다. 핀테크는 모바일, SNS, 빅데이터 등 새로운 IT를 활용해 기존 금융기법과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핀테크는 단순히 금융사들이 IT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오히려 IT 기업 같은 비금융 회사들이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기존 금융권도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강화로 맞서고 있다. 이 세 가지 흐름의 공통점은 첫째, 플랫폼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라는 점이다. 플랫폼은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콘텐츠와 최종 소비자 간 유통을 담당하는데, 플랫폼 분야에서는 지상파, 케이블, 위성을 누르고 포털(구글, 네이버), OTT(유튜브, 넷플릭스), SNS(페이스북, 트위터), 메신저(카카오), IPTV 등이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플랫폼은 네트워크와 가입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둘째,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향후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은 석유가 아닌 데이터이고 데이터는 새로운 세계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플랫폼이 이용자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그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자신을 원하는 소비자를 찾아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셋째,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상이 되는 산업군이라는 점이다. 방송, 통신은 공공성, 공익성, 금융은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규제는 기존의 사업자에게는 보호막이 될 수는 있지만 신규 진입자에게는 장벽이 되고 결국 혁신을 가로막는다. 이 세 가지 흐름의 본질은 기술, 서비스의 융합이고 융합은 혁신을 지향한다. 기존 이해관계와의 단절, 조정을 통해 시장의 자발적인 혁신을 유도하고 칸막이식 수직 규제를 개혁해 융합을 활성화해야 한다. 예컨대 일본은 전력 재판매 시장을 개방해 통신사들이 전력과 통신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각 주체는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혁신을 수용하고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도소매 통신요금의 유지에 안주하려는 통신사, 콘텐츠 대가 협상에 매달리는 방송사, 비효율적 금융 서비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금융사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반대 등을 이유로 혁신에 방해되는 규제를 두고 어중간한 중립을 지키는 정부가 돼서는 안 된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탈통신은 통신을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가입자, 노하우의 자원을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의 자원이 혁신을 거부하는 안전판이 되거나 신규 진입을 방해하는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제언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제언

    국정원의 언론 통제와 조작, 언론인·연예인 블랙리스트 등이 문서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블랙리스트 사태가 KBS, MBC 정상화 문건 등이 밝혀지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언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밀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였나 싶은 허탈감이 다시 든다. KBS, MBC 노동조합은 두 사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기자, PD, 연예인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싶었어도 국가 안보의 핵심 기구인 국가정보원을 동원하는 게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그걸 알고 협력했던 두 방송사의 사장과 간부들의 후안무치와 비열함은 경악을 넘어선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두 공영방송 사장들이 자진 사퇴하는 게 순리다. 국정원 지시를 받아 적극적으로 시행한 패악이 그러하면 상식의 수준에서 사과하고 물러나는 게 자신들을 그나마 지키는 길일 것이다. 어떻게든 임기를 지키려 하면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방송국도 망가지고 자신들도 망가지지 않겠는가. 파업하는 공영방송의 언론인들 그리고 청와대, 언론정책 관련 부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몇 가지 제안을 드린다. 첫째, 국정원과 청와대가 주도한 언론 조작을 성역 없이 밝혀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KBS, MBC 사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면 좋겠다. 필자는 1997년 김대중 정부 출범에 앞서 젊은 언론학도로서 새 정부 언론정책의 제1번은 공영방송 사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이런 요구를 새삼 다시 하게 됐다. 이런 선언만 실천된다면 성역 없는 언론 적폐 청산이 정치보복이 아닌 게 자연스럽게 입증될 것이다. 둘째, 언론정책의 근간을 바꿀 때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더이상 언론 조작과 날조, 설익은 프로파간다에 의존할 까닭이 없다. 집권 이후 개혁 드라이브는 언론들이 도와준 게 아니고 시민의 힘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탄핵을 이끌어 내고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한 과정에서 공영방송을 포함해 유력 언론은 반민주의 편에 섰었다. 만일 이 유력 언론들이 영향력이 강하고 박근혜 정권의 언론 조작이 효과를 발휘했다면 촛불혁명이 가능했겠는가.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어젠다 세팅을 통해 여론의 향배를 가른다고 믿고 있는 종이신문, 특히 유력 신문의 영향력은 이미 쇠퇴했다. 다만 파워 엘리트들이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한때 KBS, MBC 사장 인사는 총리급 인사의 비중을 갖는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럴 까닭이 없게 됐다. 셋째, 홍보 선전기구로서 방송과 SNS 미디어에 대한 정책을 근본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송(broadcasting)이라 불리는 언론 제도 자체가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로 대체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수많은 케이블 텔레비전을 이제 채널에 따라 ‘본방사수’하면서 보는 시대는 끝났다. 구글과 같이 검색을 통해서, SNS 친구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에 접촉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KBS, MBC 이사회 구성 방식을 고민하는 것은 여전히 방송을 홍보선전의 매체로 사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영방송의 정상화는 방송인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파업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알 수 없지만, 지난 정권에 부역하고 국정원에 협력했던 언론인들이 나간다고 사태가 해결되는 게 아닐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이루어진 민주적 언론의 공간을 어떻게 회복하고,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문제의 핵심이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있고, 그것을 지키는 주체도 방송인들 자신이라 믿는다. 그리고 정치권력으로 진출하는 언론인들에 대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방안(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장 선출 방안, 제작의 자율성 확보 방안 등을 고민해 주길 기대한다.
  • [서울광장] ‘오만론’과 이재웅, 김상조/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만론’과 이재웅, 김상조/박건승 논설위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동네 친구로 우정을 쌓은 사이다. 어릴 때부터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같은 단지에서 살았다. 우리 나이로 갓 오십을 넘겼다. 이해진씨가 한 살 위다. 그런데 포털 회사는 이재웅씨가 4년 앞서 창업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1995년, 네이버컴은 1999년이다. 초기에는 같은 업종이다 보니 경쟁적 관계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웅씨는 ‘정글의 싸움’에서 이해진씨에게 밀리자 미련 없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런 뒤에도 둘은 줄곧 변치 않는 관계를 유지한다. 이해진의 ‘네이버 총수’ 지정을 놓고 이재웅씨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방전을 펴는 것은 좀체 보기 드문 한국적 현실이다. 두 사람은 지난 닷새 동안 두 차례씩이나 설전을 벌였다.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이해진씨 측에 가세했다. 이른바 ‘V소사이어티’ 주축 멤버가 전면에 나선 형국이다. 이재웅씨와 안철수 대표, 이해진씨는 이곳의 핵심축이다. 그러니 ‘V소사이어티’의 ‘김상조 반격 사건’으로 부를 만하다. 이번 사태의 전개 순서는 이렇다. 공정위는 지난 3일 자산 5조원 이상 규모인 네이버를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이해진 창업자를 ‘총수’로 지정했다. 네이버는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제재와 경영 활동 공시 의무를 적용받는다. 이해진씨도 계열사와 친인척 간 거래에 규제를 받아야 할 판이다. 그 뒤 총수 지정 나흘 만에 김 위원장은 “이해진 창업자가 스티브 잡스처럼 사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재웅씨는 김 위원장 지적을 ‘오만’이란 표현으로 몰아붙였다. 그제는 이재웅씨가 진의가 왜곡됐다며 ‘오만’을 ‘부적절’이란 말로 바꿨지만 전의(戰意)는 여전하다. 여기에 안 대표는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을 드러냈다”고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오만’은 용기 있고 정확한 비판”이라고 한 발 비켜 섰지만 이번 싸움에 단초를 제공한 사람은 김 위원장이다. 누가 들어도 그의 말은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국내 최고 혁신 기업가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사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장관급 공직자가 공개적으로 말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재웅씨의 ‘오만론’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정작 자신들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쏙 빼버린 탓이다. 바로 ‘네이버의 횡포’다. 네이버 검색창에 이를 쳐 보면 네이버에 대한 소시민과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이 얼마나 심한지 바로 알 것이다. 이 검색어만큼 네이버에서 줄줄이 이어 나오는 것도 드물다. 네이버는 시장 지배력이 75%인 독점적 사업자다. 미국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온라인 검색 광고의 77%,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75% 점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얼마 전 유럽연합(EU)은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불공정 혐의로 24억 2000만 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네이버 온라인 광고는 ‘부르는 게 값’이다. 광고 매출은 거의 소상공인들이 지출한 비용이다. 대기업과 치킨집 등 골목상권까지 검색 광고를 집어삼키며 지난해 3조원가량 벌어들였다. 이런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보다 못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네이버 등 거대 포털의 중소 상공인에 대한 횡포를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 골목상권 보호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다. 사회적 책임은 어느 정도 하고 있는가. 2015년 ‘아시아 사회적 책임(CSR) 랭킹’ 조사에서 네이버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꼴찌 수준인 26위였다. 다른 조사에서는 ‘사회적 책임 지수(CSR)가 2015년 26위에서 지난해 36위로 곤두박질쳤다. 대형 포털 업체의 사회 기부는 매출의 1%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이런 것부터 사과하고 해명하는 것이 맞다. 독과점과 사회적 횡포,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고사시키는 기업에 생존력이 있다고 보는가. 이해진·이재웅 전 창업자는 이에 대한 답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불편한 진실’을 더이상 감추지 말기 바란다. 그런 연후에야 ‘오만론’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ksp@seoul.co.kr
  • [이슈 포커스] 韓, AI 기술 통신 ‘쏠림’ 심화… “응용분야도 인력 양성 강화해야”

    [이슈 포커스] 韓, AI 기술 통신 ‘쏠림’ 심화… “응용분야도 인력 양성 강화해야”

    인공지능(AI)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국내 인재들은 통신장비 등 하드웨어 기반의 AI 기술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금융, 교육, 보안 등 다양한 AI 응용 분야에 대해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에 취약한 현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1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인공지능 발전 추이 국제 비교와 인력 양성에 대한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AI 기술 특허는 2006년 474건에서 2015년 4929건으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인이 출원한 특허도 같은 기간 3건에서 95건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세부 기술별 출원 비중은 미국 특허청 전체 평균과 비교했을 때 원격통신, 디지털통신, 전기통신, 컴퓨터 연산처리 및 계산, 배터리 충전·방전 등 ‘통신 및 장치 기술’ 분야에 집중돼 있다. 반면 재무·비즈니스·가격 결정 데이터 처리, 교육 및 시연, 정보보안, 이미지 분석 등 응용 분야의 특허 건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내에서 응용 분야의 AI 개발 열풍이 약한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금융회사들은 AI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플랫폼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객 응대 AI 챗봇 등의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6개 병원은 첨단 정밀의료 AI 솔루션 ‘왓슨’을 도입했다.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정보기술(IT) 업체와 함께 ‘한국형 왓슨’을 개발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포털은 AI 스피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를 선두로 AI 음성비서 경쟁도 치열하다. AI 전문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6월 애플 출신의 AI 전문가 이치훈 상무를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AI 인력 모집 공고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채용 설명회를 열었던 SK텔레콤은 최근 서울대와 협약을 맺고 전기정보공학부 대학원 과정에 AI 관련 강좌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열기에 비해 성과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등 선진 기업보다 아직 부족하다. 가장 큰 이유로 AI 응용 분야의 인재 부족이 꼽힌다. 한 IT 기업 임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미국 유명 대학의 2학년들을 미리 점찍어 인턴으로 데려가는 등 인력을 휩쓸어 가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인재를 영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결국 그 나머지 중에도 소수만 금융, 교육, 보안 등의 분야로 영입되는데, 국내 기업은 변방이라는 인식이 강해 시세의 2~3배 급여를 줘도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AI 인재에 연간 약 2600억원을, 구글은 약 15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AI 전문가는 “국내 대학은 주로 산업공학이나 물리통계학에서 AI를 다루는데 교과 과정이 기술에 뒤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AI 개론 및 총론을 다루는 인력은 꽤 있지만 특화된 기술을 갖춘 전문인력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통사와 포털들이 AI가 접수한 음성명령을 해석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전문가를 찾고 있지만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금융, 의료, 교육 등 응용산업 분야 기업들의 경직된 조직 문화, 과도한 규제 등도 인재 확보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금융권은 최근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AI 인재가 절실해졌지만 직급 및 연봉 체계가 너무 엄격해 인재들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감 교수는 “카카오 역시 소수 정예로 인재를 잘 영입하고 있는데, 자유분방한 조직 문화와 능력급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 초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며 AI 스타트업 자몽랩을 이끌던 김남주 전 소장을 AI 연구총괄로 영입했고 지난 5월부터 AI 인력을 상시 채용 중이다. 다양한 AI 응용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미국과학재단(NSF)의 투자금 상위 10대 AI 과제에는 교육학, 사회학, 병리학, 광학 등 AI 응용 기술이 주를 이뤘다. 황규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글로벌협력센터장은 “세계 AI 기술 트렌드를 볼 때 다소 시차가 있더라도 응용 분야가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관련 인력 양성을 강화하고 정부 투자도 늘려야 한다”며 “우선 우수 인력이 많은 의학·보건 부문에서 AI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허브 전략을 시도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북핵 vs AI… 인류에게 더 큰 위협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북핵 vs AI… 인류에게 더 큰 위협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번 실험은 지난 5차 핵실험 때보다 훨씬 강력한 규모일 뿐만 아니라 수소탄을 이용한 초강력 전자기파(EMP)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 세계가 핵폭탄과 EMP, 그리고 북한에 대해 우려할 때 인류가 북핵보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언’이 나왔다. 예언의 출처는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 및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였다.머스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 러시아 등 강력한 컴퓨터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는 곧 AI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적인 수준에서 경쟁할 것이다. 이것이 3차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많다”면서 “북한은 문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목록의 아랫부분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제3차 세계대전은 북핵이 아닌 AI로 인해 발발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북한은 세계 안보에서 AI보다는 조금 덜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게 머스크의 예측이다. AI가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일자리를 빼앗는 등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예측은 파다했지만, 머스크의 ‘AI 3차대전’ 시나리오는 기존의 예측과 방향이 다소 다르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정부는 일반적인 법률을 따를 필요가 없다. 만약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정부는 기업이 개발한 AI를 강제로 빼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 강좌에서 “AI 영역의 지도자가 세계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지 불과 1시간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AI 기술 경쟁은 또 하나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치열하다. 현재 AI 개발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AI 기술의 최강자로 꼽히는 만큼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G2로 불리는 중국이 AI 종주국과 다름없는 미국을 앞지르는 기술을 보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AI 기술이 중국 정부의 어젠다 중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추가적으로 국가 및 지역 정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머스크는 ‘AI 영역의 지도자’가 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새로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국가 간 경쟁이 아니더라도 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머스크는 역시 SNS를 통해 “AI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선제공격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곧바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된 AI가 대화나 협상이 아닌 선제공격이라는 보기를 선택하는 순간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머스크의 이러한 우려는 또 다른 우려와 반발을 낳았다. 현존하는 AI 기술이 스스로 ‘선제공격’ 등의 보기를 택할 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에 대한 머스크의 경계심은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AI에 대한 격한 경계론이 머스크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 역시 우려할 점으로 꼽힌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전 세계 최초로 상업위성을 발사했으며,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그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자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능가하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팔로어가 1200만명에 이르는 유력 인사인 머스크의 발언은 AI 정책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월 4일자 보도에서 “1200만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머스크의 이런 발언은 자칫 AI 정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말 규제로 이어진다면 AI가 우리의 삶을 향상시켜 주는 긍정적인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핵과 AI 중 무엇이 전쟁 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인류를 더 많이 위협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AI의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머스크의 경계론과 위기감은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류가 AI 기술을 보다 바르게 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동시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새로운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북핵 vs AI, 인류에게 더 큰 위협은?

    [송혜민의 월드why] 북핵 vs AI, 인류에게 더 큰 위협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번 실험은 지난 5차 핵실험 때보다 훨씬 강력한 규모일 뿐만 아니라 수소탄을 이용한 초강력 전자기파(EMP)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 세계가 핵폭탄과 EMP, 그리고 북한에 대해 우려할 때, 인류가 북핵보다 인공지능(AI)로 인해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언’이 나왔다. 예언의 출처는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 및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였다. 머스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 러시아 등 강력한 컴퓨터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는 곧 AI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적인 수준에서 경쟁할 것이다. 이것이 3차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많다”면서 “북한은 문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목록의 아랫부분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제3차 세계대전은 북핵이 아닌 AI로 인해 발발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북한은 세계 안보에 있어 AI보다는 조금 덜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게 머스크의 예측이다. AI가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일자리를 빼앗는 등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예측은 파다했지만, 머스크의 ‘AI 3차대전’ 시나리오는 기존의 예측과 방향이 다소 다르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정부는 일반적인 법률을 따를 필요가 없다. 만약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정부는 기업이 개발한 AI를 강제로 빼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강좌에서 “AI 영역의 지도자가 세계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지 불과 1시간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세계 강국의 AI 기술 경쟁은 또 하나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치열하다. 현재 AI 개발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AI 기술의 최강자로 꼽히는 만큼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G2로 불리는 중국이 AI 종주국과 다름없는 미국을 앞지르는 기술을 보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AI 기술이 중국 정부의 아젠다 중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추가적으로 국가 및 지역 정책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머스크는 ‘AI 영역의 지도자’가 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새로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국가 간 경쟁이 아니더라도 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머스크는 역시 SNS를 통해 “AI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선제공격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곧바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AI가 대화나 협상이 아닌 선제공격이라는 보기를 선택하는 순간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머스크의 이러한 우려는 또 다른 우려와 반발을 낳았다. 현존하는 AI기술이 스스로 ‘선제공격’ 등의 보기를 택할 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에 대한 머스크의 경계심은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AI에 대한 격한 경계론이 머스크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 역시 우려할 점으로 꼽힌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전 세계 최초로 상업위성을 발사했으며,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그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자,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능가하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팔로워가 1200만 명에 이르는 유력인사인 머스크의 발언은 AI 정책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4일자 보도에서 “1200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머스크의 이런 발언은 자칫 AI 정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만약 정말 규제로 이어진다면, AI가 우리의 삶을 향상시켜주는 긍정적인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핵과 AI 중 무엇이 전쟁 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인류를 더 많이 위협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AI의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머스크의 경계론과 위기감은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류가 AI 기술을 보다 바르게 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동시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새로운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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