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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초 악수→11분 환담→45분 ‘솔직한 대화’… 진일보한 文·아베

    9초 악수→11분 환담→45분 ‘솔직한 대화’… 진일보한 文·아베

    한일 정상의 24일 만남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와 비교하면 한결 누그러지고 솔직해진 분위기였다. 하루 동안 두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의, 환영오찬을 포함해 여섯 차례나 동반 일정을 소화하며 근래에 보기 드문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6월 G20 당시 두 정상은 굳은 표정으로 9초간 악수만 나눈 뒤 말없이 헤어졌다. 이후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때는 정상 대기장에 뒤늦게 도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해 즉석에서 11분간 환담했다. 이날은 아베 총리가 회담장에 먼저 도착했고, 곧이어 입장한 문 대통령이 다가가 웃으며 악수를 청하자 굳은 표정이던 아베 총리 역시 살짝 미소를 보였다.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통역을 통해 듣던 아베 총리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회담 장소인 샹그릴라호텔은 아베 총리가 묵은 일본 측 숙소다. 한일 정상회담 시 번갈아 상대 측 장소에서 회담을 진행해 온 데 따른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 직후 3국 정상은 한중일 20주년 기념행사로 두보초당을 방문해 식수에 흙을 뿌리고 물을 줬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오른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두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베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도 매우 유익한 진전이었다고 믿는다”며 “양국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정상이 회담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지는 않았으나 조속한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후지TV는 “(징용 배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며 “예상대로 큰 틀의 해결 방안보다 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한 정도에 그쳤다는 견해가 많다”고 평가절하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한국이 일본에 수출 규제 완화를 사정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는 경제 악화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해 온 수출 규제와 관련해 당장 뭐라도 해 주기를 바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일 정상 “솔직한 대화”…수출규제·강제징용 타결은 없어

    한일 정상 “솔직한 대화”…수출규제·강제징용 타결은 없어

    15개월 만에 만나…예정보다 15분 길게 회담文대통령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강제징용 ‘입장차 확인’…아베 “한국이 해결책 달라”“뜻깊은 만남” vs “빈손 회담”…여야 평가 엇갈려文 “한중일, 과거 직시하며 미래지향적 협력해야”15개월 만에 마주 앉은 한일 정상이 양국 관계개선을 위한 ‘솔직한 대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라는 전향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못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취한 조치가 지난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관심과 결단을 당부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쓰촨성 청두를 방문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아베 총리의 숙소인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났다. 지난달 방콕에서 11분 동안 ‘즉석환담’을 하긴 했지만, 공식적인 정상회담장에서 한일 정상이 마주한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정상회담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모두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을 바라보며 “중요한 일한(한일)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일은)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언급하자, 아베 총리는 통역을 통해 이 말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이날 회담은 애초 예정됐던 30분보다 15분 더 긴 45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3년 반 만에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면서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당국 간) 실무협의가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아베 총리와 함께 독려하자”고 하면서 “이번 만남이 양국 국민에게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이 취한 일부 수출규제 조치 완화를 설명했고, 문 대통령은 “나름의 진전이고 대화를 통한 해결에 성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강제징용 해법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른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 시기를 묻는 말에 “구체적 기한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무작정 계속 길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답했다. 일정 시한까지 수출규제 문제가 끝내 해결되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답이다.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과 ‘지소미아 종료 검토’는 각각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조치의 원인과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 해법과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않고서는 이와 맞물린 수출규제 문제의 해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아베 총리는 징용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 측이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회담 직후 가진 현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에게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된 일한(한일)기본조약, 일한청구권협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나라와 나라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책임으로 (징용 관련)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계기를 한국 측이 만들도록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국내 정치권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뜻깊은 만남’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실질적 문제 해결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국 현안에 대한 진솔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두 정상이 함께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없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했던가. 오늘 한일 정상회담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진전도,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협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일본 언론도 징용 및 수출규제 등 핵심 현안을 놓고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징용 관련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1965년에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에 위배된다며 한국 측 책임으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이해를 표하면서도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았다.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철회를 요구했지만, 아베 총리는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교도는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징용 문제는 서로의 입장을 말하는 것에 그쳐, 외교 당국 간 협의 지속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1박 2일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오른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청두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중일 3국은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은 불행한 과거의 역사로 인해 때때로 불거지는 갈등 요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 홀로 잘 살 수 없다. 이웃 국가들과 어울려 같이 발전해 나가야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3국은 수천 년 이웃”이라면서 “우리는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하고 협력 속에서 함께 잘 사는 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페북 음원 마케팅에 수억원…사재기 반드시 규명해야”

    “페북 음원 마케팅에 수억원…사재기 반드시 규명해야”

    “페이스북 마케팅 자료도 공개해야“보이스피싱식 사재기 등장 소문도”“차트 큐레이션 다양성 고민해야”“페이스북 음원 홍보 게시물 하나에 몇 백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쓴다고 한다. 10개만 올려도 페이스북에 내는 돈이 억대라는 이야기다. ‘페북’ 마케팅에는 아무 규제가 없다.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 최근 음원사재기 의혹 및 방송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9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에 모인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은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 사재기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최근 사재기 의혹이 집중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바이럴 마케팅의 문제를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특정 바이럴 마케팅 업체와 이들이 홍보한 가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이 정말 사재기를 했는지, 마케팅 업체 자료까지 반영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페이스북 홍보 게시물 중 ‘좋아요’ 는 2~3개인데 공유 수는 수백 개인 경우를 목격했다. 페이스북에도 ‘유령 계정’이 존재하지 않나 의구심이 든다”면서 “제대로 밝혀 마케팅을 잘 한 것이라면 오히려 칭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국장은 ”바이럴 마케팅 자체는 현재 불법이 아니다. 사재기에 대한 욕구가 존재하는 한, 어떤 방법을 활용해서든 사재기는 존재하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처럼 사재기를 해준다면서 계약금을 넣으라고 하고 사라지는 업체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시간 음원 차트에 대해서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지적됐다.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 본부장은 “차트 자체는 이용률도 높고 트렌드 반영과 큐레이션이라는 긍정적 기능이 있다. 차트를 없앤다고 사재기가 근절될지는 의문”이라며 “다양한 방식의 큐레이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상임이사는 “저장 매체가 디지털화 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차트는 슈퍼갑이 됐다”면서 “사재기와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투명한 자료공개와 규명이 있어야 대중 문화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식 황교안, 몸은 상했지만 세력을 얻었다

    단식 황교안, 몸은 상했지만 세력을 얻었다

    황교안 병원에 후송되며 ‘단식 재평가’뜬금없는 정치쇼↠당 세력 지형 변동의식 찾은 황교안 “다시 단식하겠다”정미경·신보라도 단식 “내가 황교안”세 결집 한국당 ‘친황세력 구축’ 관심패트 법안 저지 목표 이룰지는 미지수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8일째인 지난 27일밤 의식을 잃은 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그의 단식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뜬금없는 단식으로 평가되며 소위 ‘정치쇼’라고 불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성이 더해졌다. 각 당 대표 등 유력인사들이 찾았고, 측근이 거의 없어 총선을 치르기 힘들 수 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던 황 대표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당 내 세력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양새다. ●11월 20일 단식 시작, 당 위기 모면용으로 비판 받아 지난 20일 황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가부좌를 틀고 단식을 시작할 때만해도 당 안팎에서 거세게 제기되는 쇄신 요구를 모면하려 돌파구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직전 3선인 김세연 의원이 황 대표 체제의 한국당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불출마 선언을 한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 선거법 개정안·공수처 설치법 철회 등 3가지 조건을 내걸고 단식을 강행했다. 처음에는 찻잔속의 태풍으로 평가됐지만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이 결정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졌다. 물론 일본의 수출규제 재검토 의사와 미국의 연장 압박이 주효했지만, 황 대표의 단식 역시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 대표가 청와대 앞 철야농성으로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면서 제1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국회 내 패스트트랙 논의도 공회전을 거듭했다. 또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방문하면서 황 대표가 정치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시작은 뜬금포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단식의 진정성과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해다.●총선 앞둔 한국당, 당 내 정치 지형도가 바뀌었다 황 대표의 단식이 진정성을 인정받으면서 기존에 황 대표를 인정하지 않던 당 내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24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109명의 한국당 의원 중 90여명이 참석했다. 내년 총선 물갈이 1순위로 분류됐던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난 22일 새벽 4시에 황 대표를 찾았다.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가 매일 새벽기도를 위해 3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 대표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했던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23일 황 대표를 찾아 “제가 했던 말이나 보도된 것은 너무 괘념치 마시라. 다 잘 되자고 하는 말씀”이라고 했다. 황 대표 체제를 쇄신하자는 취지로 불출마 선언을 했던 김세연 의원도 지난 22일 황 대표의 단식 천막을 찾아 “한국당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한 것”이라고 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박맹우 사무총장, 김도읍 비서실장, 추경호 전략부총장, 원영섭 조직부총장 등 거의 상주하다시피 황 대표 곁에 머물고 있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후송된 직후 황 대표가 머물렀던 농성장에는 28일부터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동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단식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명분도 동력도 모두 사라진 낡은 탐욕”이라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년 공천 30% 컷오프가 결정된 상황에서 소나기를 피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의원들이 매일 황 대표를 찾고 있다”며 “‘친황계’라 할수는 없지만 그만큼 황 대표가 이번 단식으로 진짜 당의 중심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황교안 “단식 끝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 저지 이뤄낼까 황 대표는 28일 의식을 회복하고 단식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부인 최지영 여사는 “진짜 죽는다”며 가족과 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 저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사생결단’식 접근이 패스트트랙 법안의 상정을 연기시킬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다음달 3일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선거법개정안과 사법개혁안을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민주당 내에서도 한국당이 끝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경우 여야 소수 정당들과 협의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가 ‘사즉생’ 각오로 단식에 임하면서 한국당 전체에 드리웠던 우환들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는 느낌”이라며 “지리멸렬하던 당이 일사분란해지고, 여당을 향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황 대표의 갑작스러은 단식은 안팎의 쇄신 요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한국당이 중도층을 향해 구애를 해야 할 판에 집토끼인 보수만 똘똘 뭉치게 하는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슈있슈] 유니클로 공짜 내복 정말 ‘감사’해서 주는 걸까

    [이슈있슈] 유니클로 공짜 내복 정말 ‘감사’해서 주는 걸까

    불매운동에 매출 급감 후 공격적 할인행사 역사학자 전우용 “전형적인 혐한 마케팅”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감사제’라는 이름으로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발열내의인 ‘히트텍’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유니클로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15주년 감사 세일을 했는데도 매출이 전년 대비 61%나 급감했고, 유니클로는 전에 없던 ‘무료 증정’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총 10만장을 준비한 히트텍을 받기 위해 매장 별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이를 두고 “개인의 선택이다”,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냐”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무료라고는 하지만 상품을 구입해야 받을 수 있고, 기본적인 색상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기없는 제품을 처분하고 겨울 성수기 매출을 늘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유니클로가 대표적 불매운동 기업이 된 데는 한국 비하 발언과 전범기·욱일기 티셔츠 판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모욕·조롱 광고 등이 주효했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은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매출 급감에 뒤늦게 사과했지만 불매운동 중 공식 광고에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등의 역사를 뉘우치지 않는 다는 번역으로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불매운동 강요될 순 없지만…일본 반응은 ‘비웃음’ 일본의 인터넷 매체들은 유니클로의 대규모 세일 행사 당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소식을 전하고 “일본 불매운동에 벌써 질렸나? 유니클로 사장의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한국은 작심삼일 같은 곳이네” “역시 유니클로 사장의 예언대로군” “불매운동에 질린 게 아니다. 일제가 없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고 불매를 포기한 것이다” “역시 자존심이란 없는 민족이군” 등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공짜라고 나눠주는 내복을 꼭 받으러 가야만 하냐”면서 “일본 우익과 언론이 얼마나 비웃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 교수는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묻고 더블로’…탑텐, 애국 마케팅으로 맞불 국내브랜드 SPA 탑텐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매장 구매 고객에게 발열내의 온에어 제품 20만장을 선착순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2배 수량을 증정하는 데다 사이즈도 선택할 수 있다. 패딩의 경우에도 ‘1+1’ 이벤트를 자주 하고 있어서 품질과 가격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탑텐의 9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고, 지난달 매출액도 70% 가량 증가했다.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받았지만 탑텐은 이전부터 기업 차원에서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 주민과 소방관을 지원, 포항 지진 물품 지원, 삼일절과 광복절, 독도의 날과 군함도 등에 꾸준한 관심과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광복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티셔츠 등을 출시해왔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대표적 ‘혐한’ 담론으로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조선인들은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는다” 같은 말들을 했다고 역사학자 전우용은 소개했다. 전우용은 “가난 때문에 생긴 현상을 ‘민족성’ 문제로 치환한 거다. 지금은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은데, 일본 기업이나 일부 한국인이나 여전히 ‘혐한’을 실천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한국인에 대한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다”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셔누 향한 악플, 설리 극단 선택… 실명제로 막나 댓글을 없애나

    셔누 향한 악플, 설리 극단 선택… 실명제로 막나 댓글을 없애나

    지난 3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셔누 사진’이 올라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보이그룹 몬스타엑스 멤버 셔누의 사진이라며 누군가 올린 알몸 사진이 확산되면서 관심이 집중된 것. 소속사 측은 “불법적으로 조작된 사진”이라며 최초 유포자 등 유포하는 이들을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서는 해당 사진에 대한 요청과 악플이 줄을 이었고, 일부 극단주의적 페미니스트들은 ‘미러링’(mirroring·거울처럼 따라 하기)을 내세워 남성 연예인이 피해자가 된 상황에 대한 조롱을 이어 갔다. 지난달 아이돌 출신 배우 설리의 사망 이후, 악플을 규제하자는 논의가 뜨거워지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다. 몬스타엑스 사태, 설리의 사망으로 본 악플의 양상과 해결법을 두고 평론가와 시인, 기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셔누를 향한 조롱과 악플… ‘미러링’ 위험 이정수 스타들이 악플에 시달린 사례는 워낙 많지만, 일단 최근에 있었던 몬스타엑스 사태부터 얘기해 보죠. 어떻게 보셨나요. 서효인 그게 좀 희한한 것이, 보통 여성 연예인에게 이런 일이 있으면 갖가지 유희와 악플이 이어지죠. 그것들을 반대쪽 성별에서 놀이하듯 즐기는 듯한 댓글이나 SNS 반응이 있어서 미러링이라는 걸 새롭게 보게 됐어요. 지금까지 미러링은 피해자 집단에서 가해자 집단을 거울 비추듯 깜짝 놀라게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건 분명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미러링이잖아요. 이렇게까지 하는 건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윤하 남성 비중이 높은 커뮤니티 반응이 흥미로웠어요. 예전에 여성 연예인에게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에는 ‘어디서 볼 수 있냐’, ‘공유해 달라’는 반응들이 많았죠. 반면에 셔누의 불법 조작 사진 논란에서는 ‘그도 피해자다’, ‘사생활 침해다’ 같은 이성적 댓글 비중이 높더라고요. ‘피해 당사자의 성별이 바뀌는 것만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어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정수 저는 트위터 반응을 주로 봤는데요. 트위터상에는 아이돌 팬들이나 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기본적으로 성범죄가 대부분 남성에 의해서 일어나고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많잖아요. 반대로 특정 남성 피해자가 생겼을 때 한 명을 그렇게 공격하는 건 분풀이에 그치는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김윤하 분위기가 더욱 격앙될 수밖에 없었던 게 사건의 순서가 있어요. 몬스타엑스 멤버 중에서 원호의 채무 불이행, 학창 시절 소년원 보호관찰 같은 이슈가 먼저 터졌고 곧바로 셔누도 불륜 논란이 이어졌죠. 팬덤이나 그를 둘러싼 여론이 자극적으로 부풀려져 있는 상태에서 사진 유출 의혹까지 터지니 걷잡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정수 기존에 여성 연예인들의 동영상 유출 등의 논란이 터질 때마다 지적됐던 부분이지만 그런 사진이나 영상에 관심을 두는 것 자체가 범죄잖아요. 2차 가해고. 그런 걸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성별이 바뀐 걸 떠나서 관심이 똑같이 이어지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자정 작용은 가능한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악플과 공생하는 미디어 이정수 지난달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여러 지적이 나왔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악플과 이어서 설리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일일이 기사화했던 언론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였어요. 김윤하 설리 얘기를 하면서 꾸준히 언급되는 게 ‘노브라’인데요. 노브라로 기사화되는 걸 볼 때마다 이게 기삿감이 될 일인가, 한 사람이 이렇게 욕먹을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설리가 웹 예능 프로그램 ‘진리상점’ 예고편에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뭘 궁금해할까? 내가 진짜 미친X인가?” 하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가 잘못한 게 뭐가 있어요. 그냥 자신의 삶을 살았을 뿐인데, 그런 자조를 해야 했죠. 서효인 설리 사례처럼 많은 악플들이 특히 여성혐오적인 것들이 많죠. 언론에서 쏟아진 기사도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빅뱅의 멤버 승리보다 설리 기사가 더 많았어요. 김윤하 노브라와 버닝썬은 사건의 경중을 비교할 수도, 논할 필요조차 없는데… 너무 화가 나는 부분이에요. 이정수 악플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항상 나오는 해법 중의 하나가 인터넷 실명제죠. 과연 인터넷 실명제는 악플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서효인 페이스북 보면, 실명으로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이 많아요. 김윤하 맞습니다. 페이스북만 봐도 답이 나와요. 거의 실명을 쓰고, 개인정보가 전부 노출되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넷 악플과 다를 바 없는 글들이 올라와요. 실명제를 하면 미미하게나마 실명으로 글 쓰기 두려운 사람들을 거르는 자정작용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지엽적인 대응밖에는 안 될 거예요. 서효인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보면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악마가 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쓰는 게 상당수거든요. ‘내 말이 맞아, 이 말을 너한테 전해 줘야겠어’라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올려요. 실명제로 거를 수 있는 게 아니죠. 김윤하 악플러와 미디어가 공생하고 있는 게, 기사에 악플이 쭉 달리면 그걸 캡처해서 그대로 기사로 쓴 다음에 ‘이런 반응이 있다’고 다시 기사를 쓰는 인터넷 언론이 많아요. ‘논란’이라는 글자를 붙이면서 논란화하는 상황이 너무 많은 거죠. 악플을 다는 사람들, 이걸 확대 재생산하는 미디어를 함께 못 잡으면 인터넷 실명제는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어요. ●뉴스 댓글, 일시적 쾌감 이상의 순기능 없어 서효인 최근에 포털 사이트 다음은 연예뉴스 댓글을 없앴잖아요. 그것도 괜찮은 거 같아요. 댓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값이 없어요. 사회나 개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는 없고 휘발되는 일시적 쾌감만 주는 거죠. 이정수 뉴스 댓글이 악영향이 크긴 하죠. 하지만 사람들이 사회 여러 분야에 관한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다는 게 가장 쉽게 여론을 전달하는 방법이잖아요. 연예 기획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이고요. 좋은 영향력을 우리가 간과하는 건 아닐까요. 김윤하 이제 시대가 바뀌어서 댓글로만 여론을 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오히려 말과 정보가 너무 많아 사람들이 지치는 시대죠. 개인 SNS나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언제나 할 수 있는 시대에 굳이 기사 바로 밑에 선정적인 형태로 즉각적인 댓글을 다는 것이 가장 진실한 여론의 척도일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서효인 우리나라처럼 포털에서 모든 언론사 뉴스를 제공하는 곳도 없을 뿐더러, 뉴스 제공자가 모든 댓글을 다 공개하는 시스템도 없죠. 영미권 언론사들은 누군가 댓글을 달면, 걸러서 통과된 것만 올려요. 기사 댓글도 초반에는 순기능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댓글로 매크로 조작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죠. 쓸모없다는 게 판명이 난 것과 다름없어요. 이정수 그럼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에서도 다음처럼 댓글을 아예 없애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서효인 다른 커뮤니티로 반응들이 흩어지는 풍선효과가 당연히 있겠죠. 그래도 뉴스 댓글보다는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게 나은 거 같아요. 대다수의 커뮤니티들은 성격이 어느 정도 결정돼 있고, 우리가 거기 들어갈 때도 그 성격을 감안하고 들어가잖아요. 엠엘비파크와 여성시대의 성격이 다르고, 각각의 놀이문화가 있는 것이고요.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언론사에 속하는 거고요. 직접 생산하는 기사는 없더라도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는 차별금지법 통과돼야 이정수 설리 사망 이후에 구체적인 악플 규제 방안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뉴스 댓글을 없애는 것 외에 또 어떤 방안들이 있을까요. 김윤하 최근에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심은진이 고소한 악플러가 징역 5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잖아요. 연예기획사들이 악플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 놓고 연예인 이미지를 고려해서 합의하는 경우도 대부분이죠. 하지만 전 심은진 같은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론에서도 악플과 공생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기사의 질을 낮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모두가 루저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봐요. 서효인 법망을 촘촘히 정비해야 하고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어떤 말은 무조건 불법이 돼야죠. 계속 말만 나오고 진척이 없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돼서 성별, 지역, 성적 지향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안으로 처벌할 수 있을 때나 악플이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김윤하 성희롱 교육처럼 처벌 가능한 악플 사례를 정리해서 배포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본인은 악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상대방에게는 악플이 되는 것들도 적지 않거든요. 실질 사례를 중심으로 한 국가적 교육도 실행되면 좋을 것 같고요.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 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히잡 안 쓴 10대 소녀 땅바닥에 내팽개친 이란 경찰 논란

    히잡 안 쓴 10대 소녀 땅바닥에 내팽개친 이란 경찰 논란

    이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길을 걷던 한 10대 소녀가 남성 경찰관에 의해 땅바닥에 내팽겨쳐지는 충격적인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공개돼 많은 네티즌을 분노케 했다. 미국에 사는 이란 출신 언론인 마시흐 알리네자드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샤흐레-레이에서 한 시민이 촬영해 제보한 이 영상을 지난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일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히잡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느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여성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길을 걷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단속하는 도덕 경찰의 대응은 날로 악랄해지고 있는 것 같다.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 남성 경찰관은 소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끼어드는 한 남성의 얼굴에 주먹까지 날리고, 이내 저항하는 소녀를 땅바닥으로 내팽개친다. 그 모습은 마치 프로 레슬링 경기에서 테이크 다운 기술을 거는 듯 무자비하다.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폭력을 행사한 문제의 경찰관을 맹비난했지만, 일부는 해당 경찰관이 우선 소녀에게 멈춰서라고 소리쳤으나 문제의 소녀가 지시를 무시하고 걸어갔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히잡 착용을 둘러싼 문제는 사실 이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히잡 착용을 반대한 혐의로 체포됐던 한 사회운동가는 국제인권단체의 도움으로 풀려난 뒤 해외로 도피해 정부가 자신에게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한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외출했다가 얼굴에 최루탄 가스를 맞기도 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13세 이상 여성들에게 의무적으로 히잡 등 이슬람 전통 복장을 착용하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50만 리알(약 1만3000원)의 벌금과 최대 2개월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슬람 국가는 57개국으로 히잡을 법으로 강제하는 곳은 이란과 사우디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마시흐 알리네자드/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北·中·이란, 내년 美대선 때 사이버 공격 가능성”

    트위터 “가짜뉴스 우려에 정치광고 금지” 트럼프 캠프 “보수주의자 침묵 유도” 비판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30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 이란 등이 내년 미 대선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이날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미 대선 때 이들 국가가 사이버 공격을 할 가능성을 묻는 로런 언더우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레이 국장은 특히 러시아가 내년 대선에 개입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는 다른 국가에서 시도했던 것 가운데 일부를 우리에게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행히도 우리는 매년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미리 계획할 약간의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위터는 SNS를 통해 정치 관련 ‘가짜뉴스’가 확산된다는 우려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모든 정치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인터넷 광고는 매우 강력하지만 그 힘은 정치에 상당한 위험을 가져온다. 전향적인 정치광고 규제가 필요하다. 현재는 민주주의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 CEO의 이번 발표는 정치광고를 금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미 민주당과 강력하게 대립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상반된 조치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트위터를 애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 관계자는 “보수주의자를 침묵하게 하는 또 다른 시도로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의 빌 루소 커뮤니케이션 부국장은 트위터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타다’ 기소에 스타트업계 “혁신 새싹 또 죽인다” 강력 반발

    ‘타다’ 기소에 스타트업계 “혁신 새싹 또 죽인다” 강력 반발

    “정부·국회·檢, 스타트업 사지로 내몰아” 박재욱 대표 “법원 새로운 판단 내려야” 박원순 “혁신 무시할 수 없는 시대 됐다” 김경진은 “타다 폐쇄”… 정치권도 시끌 일각에선 “철수한 우버 전철 밟을 수도”11인승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가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지자 스타트업계가 들고일어섰다.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한데 모호한 현행법 조항을 근거로 타다를 ‘범죄자’로 몰아붙인다면 앞으로 누가 새로운 도전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타다 문제가 ‘스타트업 혁신 새싹 죽이기’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원칙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네거티브 규제(법으로 금지하지 않는 것은 모두 허용하는 방식)의 전환은 전혀 구현되고 있지 않다”면서 “정부, 국회, 검찰 모두 스타트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타다 논란이 들끓었다.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의 박재욱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점점 뒤처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혁신 경쟁력과 속도가 더 타격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법원에서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새로운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공유경제협회 부회장인 구태언 변호사도 SNS에 “제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에 낡은 규제로 신산업을 형사 기소하는 일은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센터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나올 새로운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계속 막을 것인가. 숨통을 틔워 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타다 논란은 다시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이제 이런 기술과 혁신을 사실 무시할 수는 없는 시대가 이미 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우리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제3정조위원장은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법 해석이 모호해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이 해법을 찾아나가는 중”이라면서 “이런 사안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바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누가 혁신적 사업을 준비하겠느냐”고 성토했다. 반면 ‘타다 금지법’을 발의했던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는 즉시 영업장을 폐쇄하고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타다가 결국 ‘우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버는 2014년 1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5년 3월 국내에서 철수했다. 현재 타다는 평소대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법원에서 반전을 일궈 내지 못하면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불법 논란으로 사업 확장이 어려운 와중에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 업계와 손잡고 조만간 내놓을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벤티’에 시장을 뺏기게 된다면 타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미운털 박힌 페이스북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을 겨냥한 미국 주정부들의 반독점 조사에 동참한 주가 47개로 늘어났다고 CNBC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애리조나와 코네티컷, 일리노이 등의 주 검찰총장들이 조사에 추가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전국 검찰총장들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페이스북의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할 광범위한 참여자들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제임스 검찰총장은 지난달 6일 뉴욕을 포함한 콜로라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 주와 워싱턴DC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시장의 지배력 확보 과정에서 반경쟁적 행위로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두 번째로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상화폐 ‘리브라’를 당국이 승인할 때까지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23일 예정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페이스북은) 미국의 모든 규제당국이 승인하기 전까지 리브라 결제 시스템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이주여성 정책 대안’ 전문가 제언국내 결혼 이민자는 문화·언어적 장벽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 가정폭력, 불안정한 체류 자격 탓에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이주여성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활동가, 변호사, 연구자 등 이주여성 관련 전문가 8명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생활 정착 지원 여성가족부는 이미 통·번역 지원 서비스, 한국어·한국사회 적응교육, 부모 교육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결혼 이주민들이 무슨 지원책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이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료 지원 외 다른 서비스를 아는 비율은 46%뿐이었다. 정책을 잘 알리기만 해도 결혼 이민자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인 배우자가 있어야 지원 대상이 되는 현행 제도를 한국인 배우자가 없어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외국인끼리 꾸린 가정이나 이혼 가정, 한국인 배우자가 사망한 가정 등 전체 이주 가정이 지원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내국인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가정 폭력 등 인권침해 ‘매 맞는’ 외국인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도입에는 별다른 반대 여론이 없다. 지난 7월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왕지연 이주여성연합회장은 “폭행당한 피해자가 몸을 숨기는 쉼터 등을 늘리는 것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폭행 발생 때 가해자 분리 등 강력한 보호방안을 만드는 게 근본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등을 통해 외국인 아내를 만난 한국인 배우자에게 인식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소속 이현서 변호사는 “노동 착취나 임신 강요 등의 문제로 갈등하다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상황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인 아내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일부 남편들의 가치관을 바꿀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대표도 “이주여성을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다른 문화를 인정하며 포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국 및 체류자격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체류자격 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이주여성이 국내 체류 연장을 허가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서를 제출하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은 삭제됐다. 하지만 허오영숙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체류연장 또는 영주권 신청을 하려면 혼인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데 배우자가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한국인 배우자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혼 생활이 끝나더라도 체류자격을 인정하는 요건인 귀책사유 기준은 조만간 완화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지난 7월 외국인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일부 책임이 있더라도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어야 체류자격이 인정됐다. #국제결혼 중개업 관리 국제결혼 중개업은 농어촌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으로 활용돼 왔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을 출산이나 일을 거드는 도구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여성을 상품처럼 취급하며 홍보하는 일부 중개업체들의 영업 행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혼 중개업 관리법에 따르면 중개업체는 거짓 또는 과장 광고, 차별이나 편견 조장 우려가 있는 내용, 인신매매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 1년 이내 영업정지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단속하면 권고나 영업정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중개업 자체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정미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개업은 규제 수준이 매우 낮다”며 “대만에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상업적 목적의 중개업을 금지하고, 공공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김재련(변호사), 왕지연(이주여성연합회장), 이현서(변호사·이주민공익지원센터), 임선영(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최윤정(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허오영숙(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황정미(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李총리 사비 들여 ‘가짜뉴스’ 책 배포 왜?

    李총리 사비 들여 ‘가짜뉴스’ 책 배포 왜?

    언론 정책 담당 문체부·방통위에 배포 100여권 구입해 다른 부처 전달 이례적 “기자출신 총리, 언론 규제 신중했으면…” “가짜뉴스와의 전쟁 나서나” 시각 많아이낙연 총리는 다독가(多讀家)입니다. 주중에도 책을 가까이 하지만 주로 정부세종청사로 내려가는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에 세종시 관저에서 나홀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시간을 즐긴다고 합니다. 이 총리의 국정에 대한 해박한 이해나 국회에서의 대정부 질문 답변 시 보여 주는 ‘사이다 발언’의 내공이 다독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싶네요. 독서 스타일은 이 총리 스스로 ‘폭독’(暴讀)한다고 말합니다. “쓴 술을 천천히 마시면 더 쓰니까 단숨에 마시는 ‘폭음’처럼 책도 가능하면 단숨에 읽으려 노력한다”는 것이지요. 이 총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읽은 책의 표지를 직접 찍어서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짧은 독후감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도 불평등 문제를 다룬 리처드 리브스의 ‘20 vs 80의 사회’ 등 자신의 독서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관가에서 화제가 되는 이 총리의 ‘추천도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인제대 김창룡 교수의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라는 책이지요. 최근 이 총리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사비를 들여 100여권 구입해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실·국장 등에게 배포했다고 합니다. 이 총리가 총리실이 아닌 다른 부처 직원들에게 책을 사서 돌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지요. 더구나 문체부와 방통위는 언론 정책 및 규제를 담당하는 곳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16일 “공무원들도 가짜뉴스가 어떻게 생성, 유통되는지 알아야 하기에 관련 부처 공무원들에게 책을 나눠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정치인들의 독서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책을 읽는가를 보면 국정운영의 방향과 지향성 등이 읽히는 법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총리가 공무원들에게 ‘가짜뉴스’ 책의 일독을 권하는 것은 “정부가 잠시 주춤하던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본격 나서는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언론의 자율 규제 입장을 보였던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이 전격 교체되고 대신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상혁 민언련 공동 대표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된 것과도 맞물리기 때문이지요. 사실 정부의 가짜뉴스 대응에 대해 “가짜뉴스를 빌미로 언론의 영역에 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기자 출신인 이 총리라면 더더욱 언론에 대한 규제에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일본 국회의원 “전쟁으로 독도 되찾자” 망언 물의

    일본 국회의원 “전쟁으로 독도 되찾자” 망언 물의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쟁으로 독도를 되찾자. 불범점거자를 쫓아내자”는 망언을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NHK에서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穗高·35) 중의원 의원은 한국 의원들의 독도 방문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전쟁으로 되찾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라고 적었다. 마루야마 의원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도 정말로 협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냐”면서 “한반도 유사시에 우리(일본) 고유의 영토에 자위대가 출동해 불법점거자를 쫓아내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날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가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을 “경박한 퍼포먼스다.한국에도,한미일 연대에도 마이너스일 뿐”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이 발언이야말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과 우원식·박찬대·이용득 의원, 무소속 손금주·이용주 의원 등 국회의원 6명은 독도를 방문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했다.그는 “우리(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가 불법 점거자들에게 점거돼 있는 데다 상대측(한국)이 저런 상황(한국 의원들의 독도 방문)”이라며 “각종 유사시에 자위대를 파견해 불법점거자를 배제하는 것 이외에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라고 적기도 했다. 마루야마 의원은 지난 5월 러시아와의 영토 갈등 지역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 소속이었던 그는 이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됐고, 이후 신생 정당 ‘NHK에서 국민을 지키는 당’에 입당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23% “직접 사용” 성인보다 2배 이상 83% SNS·유튜브·게임 등 통해 접해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 개선 교육을”세대, 계층, 인종에 대한 차별이 혐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혐오표현을 듣거나 온라인 등에서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1명은 혐오표현을 직접 써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혐오표현을 쓰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 떨어졌다.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 채팅 등에서 혐오표현을 일상적으로 접하다 보니 혐오와 차별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혐오표현 진단과 대안 마련 토론회’를 열고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가 지난 5월 만 15~17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3%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인권위가 지난 3월 20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해 얻은 경험률(64.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혐오표현을 직접 사용했다고 답한 비율은 청소년이 23.9%로 성인(9.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혐오 표현을 쓴 이유(복수응답)로는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60.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남들도 쓰니까’(57.5%), ‘재미, 농담’(53.9%)이라고 답한 비율도 절반을 넘었다. 청소년은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배우거나 쓰고 있었다. 청소년 응답자의 82.9%(복수응답)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에서 접했다고 답했고, 학교에서 접한 적 있다는 비율(57.0%)도 높았다. 혐오표현 사용자가 학교 교사인 경우도 17.1%나 됐다. 또 청소년의 절반은 ‘김치녀’(한국 여성 비하 표현), ‘틀딱충’(노인 비하 표현), ‘짱깨’(중국인 비하 표현) 등을 혐오표현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인권위가 혐오표현 예시를 주고 동의 정도를 표시하게 해보니 ‘김치녀, 된장녀’가 혐오표현이라고 답한 비율은 57.3%뿐이었다. ‘틀딱충, 똥꼬충, 맘충’(55.2%), ‘똥남아, 짱깨’(54.9%), ‘정신병자 같다, 다운증후군 느낌’(52.1%)이 혐오표현이라고 본 비율은 더 낮았다. 또, ‘외국인은 범죄 위험이 크다’는 주장을 혐오표현으로 인지한 청소년 응답자는 47.1%였고, ‘난민은 너희 나라로 가라’는 표현에 대해서 47.3%만 혐오표현으로 봤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혐오표현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혐오표현을 접한 뒤 응답자의 82.9%(복수응답)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문제를 못 느낀다’고 답한 비율도 22.3%나 돼 성인(19.2%)보다 높았다. 강문민서 인권위 혐오차별대응 기획단장은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인식을 개선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교육 현장, 언론 환경 등 사회 핵심 영역에서 혐오표현을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文정부 검찰개혁 동력 잃을라 각종 의혹에도 조국 감싸는 靑

    文정부 검찰개혁 동력 잃을라 각종 의혹에도 조국 감싸는 靑

     청와대가 2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며 조 후보자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조국이라고 해서 남들과 다른 권리나 책임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하지 않은 일들을 ‘했을 것이다’, ‘했을 수 있다’,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의혹 제기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언론에서 제기한 설과 가능성은 모두 검증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각종 의혹이 사실과 다른 점도 적지 않다는 청와대 인식을 보여 준 것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사실 여부를 명백히 가리자는 ‘정면 돌파’ 기조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로서는 검찰개혁 등 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막기 위해 야당과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의 의혹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시각도 엿보인다.  윤 수석은 “조 후보자의 동생이 위장이혼을 했다는 주장, 딸이 불법으로 영어 논문 제1저자가 됐다는 주장, 그 논문으로 대학에 진학했다는 주장 등 모든 의혹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반드시 청문회에서 밝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령, 고교생 인턴 시절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활용 등 ‘공정 경쟁’ 이슈가 불거지며 국민 정서가 악화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인사청문회의 장을 통해 시비가 가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딸이나 가족은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조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에게 해명 기회를 주고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했지만 입시, 병역연기 문제 등 국민들이 ‘역린’으로 여기는 부분에서 의혹이 증폭되자 내부적으로는 부담감이 커진 분위기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이 불편해하는 부분은 잘 알고 있다”며 “후보자가 해명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입시 활용 의혹에 대해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었으나 제도가 개선됐기 때문에 지금 한다면 불법”이라고 말했다가 이날 저녁 뒤늦게 “잘못된 표현이었다”며 정정했다.  김 실장은 “학생부 전형의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은 법률적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학이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교육부는 재정지원 사업 등으로 불이익을 적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입제도에 대한 개선 노력과 의지를 강조하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금수저’ 조국 딸 의혹…‘정유라’, ‘개천 용’ 언급까지 구설수

    ‘금수저’ 조국 딸 의혹…‘정유라’, ‘개천 용’ 언급까지 구설수

    외고→이공계→의전원 진학, 일반적이지 않아의학논문 제1저자· 장학금 특혜 의혹 여론 싸늘‘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文 철학과도 배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 가운데 여론 반응이 심상치 않은 이슈가 있다.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금수저’ 논란이다. 조씨는 오랜 외국생활 덕에 한영외고 국제반(유학반)에 진학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1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딸 아이가 한국 학교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아 영어로 수업하는 외고 국제반에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고교때 의학논문을 썼다. 외고에서 단국대 의대 교수인 학부형 A씨를 연결해준 덕분이었다. 조씨는 2주간 인턴으로 연구실에 다니며 논문을 완성했다. A씨와 다른 교수, 박사 등 6명이 함께 썼는데 제1저자는 조씨로 등재됐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서울에서 충남 천안 연구실까지 2주간 열심히 오가며 성실히 참여한 결과이며 부모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고교생이 대학 교수와 박사들을 제치고 논문 제1저자가 되는 것이 흔한 일이냐고 반문한다.외고에서 국외 대학에 진학할 목적으로 만든 국제반 소속이었던 조씨는 논문이 대한병리학회에 등재된 다음해인 2010년 고려대 이과계열 수시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단국대 의대 교수 A씨도 조씨의 국외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인턴십을 제공했다고 밝혔으나 조씨는 국내 대학에 입학했다. 외고 출신인 그가 외국어능력을 살리지 않고 이공계로 진학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애초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입시 전략을 짠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실제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했다. 첫 학기인 2015년 1학기와 2018년 2학기 몇 개 과목에 낙제해 유급을 당했다. 조씨는 성적과 별개로 지도교수인 B씨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6학기 연속 매 학기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이다. 조씨가 유급에 낙심해 의전원 공부를 포기하려하자 격려 차원에서 줬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가 만든 개인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모두 6명인데, 조씨를 뺀 나머지 5명은 한차례씩만 장학금을 받았다. ‘특별대우’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조 후보자는 딸의 논문과 장학금 지급 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으며 자신과 배우자가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조 후보자 딸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지지 세력이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몇 곳을 빼곤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조 후보자 딸의 능력과 노력을 인정하기 보다는 ‘부모를 잘 만난 덕에 일반인이 누릴 수 없는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례와 비교하며 “다를 게 뭔가”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조 후보자가 과거 입시와 교육 정책 등에 대해 밝힌 소신을 생각하면 딸 조씨의 문제는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조 후보자는 과거 저서 등에서 “외고는 대입 명문 학교가 아니라 원래 취지인 외국어 특성화학교로 돌아가도록 만들자”,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일부 언론이 딸의 외고 진학을 비판하자 “내속의 위선과 언행불일치를 직시하고 이를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공격에 위축될 생각은 없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또 과거 트윗에서 “능력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정유라씨의 발언을 인용하며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조 후보자는 사회적 신분 상승을 뜻하는 ‘개천 용’을 바라지 말고 개천에서 행복한 붕어, 개구리, 가재가 되자는 비유를 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과거 2012년 트윗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10대 90 사회가 되면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줄었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출혈 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을 만드는데 힘을 쏟자”고 주장했다. 그런 조 후보자가 자신의 딸을 의사로 키우려고 입시 제도를 이용한 것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의혹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나라다운 나라’ 철학과도 배치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하면서 “공정한 대통령이 되겠다.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더 잦아진 총기 난사, 더 들끓는 규제 여론, 더 견고한 트럼프 벽

    더 잦아진 총기 난사, 더 들끓는 규제 여론, 더 견고한 트럼프 벽

    미국에서 강력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미 텍사스주 엘패소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지난 3일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22명이 사망했고 13시간 뒤인 4일 새벽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도 총기 난사로 9명이 숨졌다. 또 이어지는 각종 크고 작은 총기 사고에 시민들은 강력한 총기 규제를 요구했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총기 난사(mass shooting)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자조 섞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에 미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이 강력한 총기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큰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디오게임 탓만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그리고 전국총기협회(NRA)의 반대로 실제 입법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총기 난사의 시대” 자조하는 美 전 세계에서 총기 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이다. 한 해에 약 4만명이 총기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으며,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이용해 다수를 살상하는 증오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8일(현지시간) 범행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 무차별 총기 난사가 미국에서 더 잦아지고, 더 흉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브래디가 미질병통제센터(CDC) 통계(2013~2017년 기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310명이 총에 맞고 이 가운데 매일 100여명이 죽는다. 총에 맞는 1~17세 청소년이 하루에만 21명에 달한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매년 11만 3000여명이 총에 맞고, 3만 6400여명이 죽는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7년 기준으로는 사망자가 3만 9773명에 달했다. 통계를 집계한 1979년 이후 최고치이고, 20년 전인 1999년에 비해 무려 1만명이 늘었다. 해마다 총기에 의한 사고와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불특정 다수를 노린 총기 난사로 인한 사고가 빈발해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일이다. 앨라배마대 애덤 랭크퍼드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명 피해가 가장 큰 5대 총기 난사 사건은 모두 2007년 이후 발생했다. 1966~2009년에는 총기 난사 사건의 15%에서만 사망자가 8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로는 사망자가 8명을 넘는 사건의 비중이 30%로 치솟았다. 특히 전반적인 범죄는 감소하는 가운데 총기 난사만 더욱 잔인해지고 있다. USA투데이는 “최근 10년 동안 사망자가 다수인 총기 난사 사고가 크게 늘었다”면서 “미국은 ‘총기 난사의 시대’를 맞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컬럼비아대 루이스 클러리버스 연구교수는 “총기 난사를 네 사람 이상이 총에 맞은 사건으로 규정한다면 미국에서는 하루에 한 건꼴로 총기 난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특정 다수 겨냥 빈발… 잔인하고 흉악해져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총기 사고가 빈발하면서 미 사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공동으로 지난 7∼8일 미국인 101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유사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한 것을 포함해 응답자의 78%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유사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개월 이내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69%는 총기를 ‘강력히’ 혹은 ‘적절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총기 난사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미국인의 78%가 총기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앞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총기 난사시대’ 배경을 대용량 탄창의 접근 용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 등으로 설명한다. 잠재적 총격범들이 탄창이 큰 총기에 접근하기 쉽고, 뉴스 매체나 SNS가 이들의 ‘악명’에 대한 욕망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애리조나주립대 셰릴 타워스 연구원은 “사상자가 많은 사건 대부분이 탄창 용량을 늘린 총기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SNS도 사회에 불만을 느낀 사람에게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진단했다. 그들의 좌절과 불만을 재확인하고 그들이 함께 분통을 터뜨릴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총격범들이 집단에 가입하면서 공격의 동기를 부여받았지만, 지금은 더 많은 총격범이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스스로 급진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증오와 극단주의 연구센터’ 국장 브라이언 레빈은 인터넷을 일컬어 “24시간 문을 여는 증오 집회·증오 서점”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 중심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 2020년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총기 규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여전히 총기 소지는 미국인의 권리라는 인식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총기 규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퀴니피악대가 지난 5월 미국인 107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지금보다 엄격한 총기 규제에 찬성했다. 특히 총기 구매자의 범죄 전력 조회에는 무려 94%가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최대 로비단체로 알려진 NRA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변수다. 1871년 창설돼 500만 회원을 거느린 NRA는 올해 들어 회계 비리와 내부자 거래 등으로 내분을 겪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더디지만 주별로 총기 규제 움직임이 빨라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총기 규제 강화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는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며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내는 데 몸을 사리던 민주당의 기존 태도와 사뭇 다른 것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2일 총기 규제 대책으로 반자동 소총 같은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를 약속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길에서 전쟁용 총기를 없애야 한다”면서 “2004년 일몰된 공격용 총기를 금지한 법을 부활시키고 한발 더 나아가 법을 더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에선 1994년 일반인이 반자동 소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법이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에서 연장되지 못하고 2004년 결국 폐기됐다. 공격용 총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뿐 아니라 거의 모든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찬성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높은 벽을 넘을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보다 정신병원을 늘려야 한다’며 총기 난사 사고 원인을 총격범 등 개인에게 돌리며 신원 조회 강화 등만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기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긴 그 사람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신병원 폐쇄는 정신 이상자와 위험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정신병원 확충을 심각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선하고 단단하며 법을 잘 지키는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는 없다. 우리는 언제나 수정헌법 2조를 지켜낼 것”이라며 총기 규제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밝혔다. 1791년 제정된 미 수정헌법 2조는 국민의 ‘무장할 권리’를 인정한다. 2조 문구에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며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권리는 침해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개인 총기를 허용하고 있다. 공화당도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화살을 돌렸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에 “비디오게임 산업이 젊은이들에게 살인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기 규제 강화를 외치는 민주당과 NRA 등 총기 옹호집단의 눈치를 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대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부 “‘백색국가 제외’ 전 일본 측에 통보…필요시 추가 설명”

    정부 “‘백색국가 제외’ 전 일본 측에 통보…필요시 추가 설명”

    성윤모 산업장관, SNS에 “일본이 원하는 방식으로 협의·추가설명” 정부가 지난 14일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일본을 제외한 조치에 앞서 일본 측에 이미 사전 통보를 했으며 필요시 추가 설명이나 협의를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행정예고 이전에 일본 측에 사전에 통보하고 주요 내용과 고시 개정 절차에 대한 설명도 이미 실시한 바 있다”면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협의든 설명이든 일본 측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수출 통제지역을 개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14일 행정예고 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설명을 해 줬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이 다시 이메일로 제도 변경에 대한 구체적 이유와 근거를 알려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이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링크한 행정예고안을 참조하라면서 한일 당국간 직접 만나서 실무협의를 할 수 있음을 재차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2일 일본의 3대 품목 수출규제와 한국 백색국가 제외 고시에 대해 한일 과장급 실무협의(일본 측은 ‘설명회’라고 주장)를 도쿄에서 개최한 점을 언급했다. 성 장관은 12일에도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대화를 원하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NS를 통해 이번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다시 한번 일본에 당국자 간 협의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5일 한국 정부가 일본을 수출관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한국 측에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한국과) 협의에 나설 생각은 없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反아베 투쟁’ 한일 깨어 있는 시민들 손잡는다

    ‘反아베 투쟁’ 한일 깨어 있는 시민들 손잡는다

    한국 공동행동, 일본 공동행동과 행사 日대사관까지 행진 후 항의 서한 전달 지바현 철도노조, 반아베 투쟁 지지 성명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가 연대해 아베 정권의 부당한 조치에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양국의 시민 갈등을 조장하는 아베 정부의 행보에 흔들리지 않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함께 뭉쳐 국면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한국 공동행동)을 비롯한 국내 20여개 시민단체들은 일본 측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일본 공동행동)과 함께 광복절 국제평화 행진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 공동행동은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18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한국노총과 전태일재단 등도 이번 행사에 동참한다. 일본 공동행동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전범기업이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것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일본 내 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단체다. 한일 공동행동은 15일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 주한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하고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양측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여한다. 양측 시민단체는 이날 악화일로의 한일 갈등 국면에 시민들이 어떻게 연대해 대응해 나갈지 논의하는 비공개회의도 갖는다. 앞서 일본 공동행동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아베 정권은 한일 시민의 대립을 부추김으로써 한국 대법원 판결을 ‘없었던 일’로 하고 과거를 또다시 ‘무시’하려 한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일본 노동계에서도 한국의 ‘반(反)아베 투쟁’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본 지바현 철도노조 ‘도로치바’ 국제연대위원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74년간 역사에 깊이 새긴 전쟁 책임을 아직도 명확히 지지 않으면서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한국 및 전 세계 노동자들과 굳게 뭉쳐서 보복적 수출 규제를 절대로 용서하지 말고 개헌·전쟁으로 향하는 아베 정권을 반드시 타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는 일본 시민 200여명이 한국의 반아베 운동에 힘을 보태기 위해 ‘노(NO) 아베’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일부 일본 시민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노아베’ 운동에 동참하는 글을 올리며 지지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총기난사 참극 와중에 트럼프는 골프 치고 결혼식 참석, 야당 집중포화

    총기난사 참극 와중에 트럼프는 골프 치고 결혼식 참석, 야당 집중포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대규모 인명이 희생되고 수많은 이들이 다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 골프 클럽에 머무르는가 하면 생판 모르는 이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국 언론들이 문제를 삼고 나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내내 뉴저지주의 한 골프클럽에 머물렀으며,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이곳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 참석해 신부 옆에 서 있는 사진이 SNS를 통해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엘패소 총격에 관한 첫 트윗을 올린 지 14분 만에 자신이 응원하는 UFC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트윗을 올렸고 뒤이어 흑인 지지자들의 응원 글을 리트윗했다고 보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은 참극 발생 후 뉴저지 골프장에서 사라진 채 첫 몇 시간을 보냈다”며 “그곳에서 유명인사의 싸움을 조장하고 정적을 공격하는 내용이 어색하게 뒤섞인 트윗을 내보냈다”고 비판했다.이어 “미국 국민은 엘패소 총격 직후는 물론 오하이오주 데이턴 사건 몇 시간 뒤에도 대통령을 잠깐이라도 보지 못했다“며 일요일인 4일 오후에야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모습을 카메라 앞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렇잖아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 편견이 가득 담긴 트윗 때문에 미국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총기 규제에 소극적이어서 극단적인 참극을 막지 못한 책임론이 비등하던 시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유자적 개인 일정을 소화한 것이어서 실망과 분노가 적지 않다. 일주일 새 발생한 4건의 총격 중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페스티벌 총기 난사와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 등 두 건의 범행 동기로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사가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 비판과 함께 총기규제 강화도 요구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총기규제가 그동안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서 지엽적인 주제였다면서 두 건의 총기 난사가 국가적 초점을 총기규제로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은 참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보수적 유권자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종적 적대감을 맨 앞에 둬 왔다”며 “총격 사건들이 이런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엘패소가 고향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가세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보도자료를 내 “더는 안된다”며 공화당의 계속된 무대책을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고, 대선주자인 조지프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국총기협회(NRA)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이 지난 2월 범죄전력 조회를 확대하는 법안을 처리했다며 현재 8월 휴회 기간이지만 이들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상원을 소집하자고 공화당에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엘패소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트위터에 ”비극적일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이날 데이턴 사건 후 포고문을 발표해 애도의 표시로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오후에는 취재진에게 “증오는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이것은 사회적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정치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이것을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은 어떤 이로움도 없다”고 엄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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