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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악재 정보, 공시 전 SNS로 먼저 퍼졌다”

    한미약품 늑장 공시 논란을 조사 중인 금융 당국이 악재성 정보가 공시 전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은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늦게 카카오톡 등을 통해 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후 7시 6분 베링거인겔하임 측으로부터 이메일로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이 정보가 한미약품 내부에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거쳐 일반투자자에게까지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조단은 제보자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경로를 역추적하고, 지난 4일 한미약품 현장조사에서 확보한 임직원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분석 중이다. 과거에는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기업의 내부 정보를 간접적으로 전달받아 주식 매매를 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이 같은 2차 이상 정보 수령자도 시장질서 교란행위 혐의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자조단 조사와 별개로 호재성 공시를 보고 주식을 샀다가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률사무소 제하의 윤제선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3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한미약품 사태 집단소송’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하고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현재 40여명의 피해자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한미약품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알고 있으면서 임의로 시간을 조정해 공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공시 규정 위반은 아니나 사안이 투자자에게 매우 중대한 것이고 내부 정보 유출에 따른 시세조종이나 주가조작 정황도 보인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또 “허위·부실 공시 때문에 주가가 높게 형성됐고 주주가 이를 모르고 주식을 샀다가 손해를 봤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원도 이날 “한미약품이 호재성 공시를 먼저 해 놓고 악재성 공시를 시장 거래시간에 한 것은 공시 규정을 악질적으로 악용한 것”이라며 “불공정거래를 유발해 자본시장의 불신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검찰 고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빅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했을 때 발휘하는 위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 바둑은 직관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알파고는 총 16만건에 달하는 기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직관마저 모방할 수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석유’로 불린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들은 빅데이터와 맞물렸을 때 파급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과 쇼핑, 의료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미래 신산업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19년까지 연평균 23.1%씩 성장해 486억 달러(약 53조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실시간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데이터는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뿐 아니라 사회 현안과 여론 분석에까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공 데이터와 각종 통계자료, 검색사이트의 검색 로그도 빅데이터의 유용한 원천이다. 기업들은 이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고객의 취향에 맞춘 주문형비디오(VOD)와 상품을 추천하는 게 대표적이다. IoT와 자율주행이 가져오는 초연결시대의 근간 역시 빅데이터이다.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성도 무궁무진하다. 교통사고 기록과 실시간 교통 트래픽 등을 분석해 교통사고를 예측하거나 SNS에 나타난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해 자살을 예방하는 등의 공공정책 시스템이 세계 각국에서 구현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12년 ‘빅데이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 유전자 연구와 의료, 교육, 지구과학, 국방 등 공공영역의 거시 정책 수립에 정부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매년 2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빅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했을 때 발휘하는 위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 바둑은 수학적 계산을 넘어 직관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알파고는 총 16만건에 달하는 기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직관마저 모방할 수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석유’로 불린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들은 빅데이터와 맞물렸을 때 파급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과 쇼핑, 의료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미래 신산업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19년까지 연평균 23.1%씩 성장해 486억 달러(약 53조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실시간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데이터는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뿐 아니라 사회 현안과 여론 분석에까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공 데이터와 각종 통계자료, 검색사이트의 검색 로그도 빅데이터의 유용한 원천이다. 기업들은 이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고객의 취향에 맞춘 주문형비디오(VOD)와 상품을 추천하는 게 대표적이다. IoT와 자율주행이 가져오는 초연결시대의 근간 역시 빅데이터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자동차 등 각각의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 분석해 적절한 알고리즘을 찾아낼 때 초연결시대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성도 무궁무진하다. 교통사고 기록과 실시간 교통 트래픽 등을 분석해 교통사고를 예측하거나 SNS에 나타난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해 자살을 예방하는 등의 공공정책 시스템이 세계 각국에서 구현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12년 ‘빅데이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 유전자 연구와 의료, 교육, 지구과학, 국방 등 공공영역의 거시 정책 수립에 정부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매년 2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번엔 ‘벼룩시장’ 페북 상거래 진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의 전자상거래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쇼핑몰을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 초에는 쇼핑을 돕는 로봇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페이스북은 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들끼리 직접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기능인 ‘마켓플레이스’(SNS 벼룩시장)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는 이날부터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 등 4개국에서 시작된다. 미국 ABC방송은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도입으로) 페이스북이 이베이나 크레이그리스트, 나아가 아마존과 한판 승부를 겨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하단의 기존 메신저 아이콘이 당분간 마켓플레이스 아이콘 역할을 한다. 특히 마켓플레이스에는 이용자의 취향과 성향을 파악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도 적용됐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이용자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아이템이 화면에 뜬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성향을 미리 파악해 상품 목록을 띄우는 것이다. 물건을 팔고 싶으면 이 창에 제품 사진과 가격 등을 올려놓으면 된다. 메신저 기능으로 흥정도 가능하다. 상품 거래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서비스 이용은 모바일에서만 가능하며 연령은 18세 이상으로 제한된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는 하겠지만, 소매업체나 경매 사이트 등과 같은 중개 역할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페이스북 측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거래는 당사자 간 선택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마켓플레이스 내에 상품에 대한 대금 지불 방식, 배송 등에 관한 기능을 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의장 중립·법인세’ 입법 갈등 새 뇌관 되나

    정진석 “국회의장 중립성 확보…더민주도 법개정 논의에 나서라” 추미애 “공정한 시장경제 위해 반드시 법인세 인상 추진할 것” 여야가 4일 국정감사에 복귀하면서 국회 파행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명시하는 국회법 개정을 주장하는 여당과, 법인세 인상과 ‘고 백남기 농민’ 사태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야당이 재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모두 법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 여야 간 입법 갈등의 새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국회의장 중립성 확보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더불어민주당도 논의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회의장의 중립이 지켜질 수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를 7일 만에 해산했지만, 정 의장을 상대로 한 투쟁은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더이상 정권의 측근이나 실세가 공정한 시장 경제를 어지럽히며 국정 농단을 못 하도록 막겠다”면서 “반드시 법인세를 정상화해 검은 뒷거래를 차단시키고 부실한 국가 재정과 파탄 난 민생도 살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윤호중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기부금 단체로 지정하면서 결국은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세수를 줄이는 데 앞장선 격”이라면서 “법인세 정상화를 비롯한 착한 세금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감 종료 이후 예정된 ‘예산 정국’에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야는 백남기 농민 사태에 대한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특검 추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공조를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는 “이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치른 사안”이라면서 “비전문가들인 정치인들의 정쟁적 시각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新전원일기] 삶을 버티는 힘… 한국인의 밥심… 천석꾼의 숙명

    [新전원일기] 삶을 버티는 힘… 한국인의 밥심… 천석꾼의 숙명

    # 깎지 마세요… 쌀눈 없어진 죽은 쌀 영양분 90% 사라져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백미는 도정 과정에서 10분도를 넘어서 12분도쯤으로 깎아 버린 것을 생각하면 될 겁니다. 부드럽기는 하지만 사실 쌀알에 있는 주요 영양소를 거의 깎아 버리는 거죠. 이런 백미는 쌀의 영양분 중 90% 이상이 포함된 미강과 쌀눈이 없어져서 ‘사미’(死米)라고 합니다. 부드럽기는 하지만 죽은 쌀이라고 할 수 있죠.” 과거 비무장지대(DMZ)였던 곳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백학쌀닷컴’의 김탁순(48) 대표는 다이어트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7분도나 9분도의 쌀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10분도가 넘는 백미에는 영양소는 거의 없고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쌀 고유의 영양소가 덜 파괴된 걸 먹어야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쌀에 있는 고유 성분 중 ‘옥타코사놀’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게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성분은 쌀눈과 미강에 많아요. 현미를 10분도 넘게 깎아 버리면 이 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병이 있는 사람들은 그 병이나 체질 등에 따라 완전 백미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7분도 쌀이나 적어도 9분도 쌀을 먹어야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겁니다.” 어쩌면 스트레스로 꽉 찬 현대인의 분노는 옥타코사놀을 남겨 놓지 않고 깨끗하게 깎아 버린 쌀에서 연유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건강을 위해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쌀은 깎으면 깎을수록 나쁘다고 말했다. # 농민은 마지막 보루다… 수확의 기쁨보다 근심 쌓이는 추수기 요즘은 애완견이 먹는 사료의 가격이 쌀 가격보다 비싸다. 물론 단순 비교할 건 아니지만 쌀을 생산하는 농민 입장에서는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물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쌀값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니 농부의 심정이 어떠할까 싶다. 정부 나름대로 노력한다지만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삶에 그다지 희망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게 풍성할 때인 가을에 벼를 수확하고 나면 기쁨이 먼저 찾아와야 할 텐데 근심이 더 쌓인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식의 쌀 수매 가격, 농지 임대료, 농기계 임대료나 할부금, 작물보호 비용, 종자 비용, 인건비, 시설비 등등. 사실 현대의 농부는 기적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부농의 꿈을 꾸거나 몸에 익혀 온 삶을 버리지 못해 벼농사를 짓는다. 혹은 쌀을 생산하는 게 생명의 근원이라는 사명감 때문에 벼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있다. 벼농사를 몸으로 익힌 사람들이나 순정한 사명감 같은 걸 지닌 농부들이 점점 농사에서 멀어지면 우리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점점 글로벌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 머잖아 닥쳐 올 식량의 무기화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농민뿐이지 않은가. # 돈 버는 대로 재투자… 소비자 요구에 맞춰 직접 쌀 가공 김 대표는 12㏊ 규모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평수로 계산해 보면 3만 6000평 정도 된다. 가히 천석꾼이라 부를 만한 규모다. 그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 종자 선택부터 수확 후 건조까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2003년에는 5㏊에 달하는 규모를 ‘우렁이 농법’으로 전환하고 구미리쌀작목반을 조직한 후 친환경 무농약 인증은 물론 논도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았다. ‘백학참쌀’과 ‘무농약 백학참쌀’ 브랜드로 경기 연천군으로부터 ‘남토북수인증’ 마크를 획득했다. 그는 인근 지역 농민의 벼도 수매해 도정을 거쳐 직거래를 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그렇게 관리하는 벼만 한 해 400t 정도 된다고 한다. 쌀로 치면 5000가마 정도의 분량이다. 그럼 제법 돈도 많이 벌 것 같은데…. “남는 게 없어요. 이것저것 갚고 나면 적자예요. 저도 겨우 먹고사는 정도죠. 그나마 정부 수매에만 기대지 않고 직거래 등 판로를 개척해서 그나마 먹고사는 겁니다.” 천상 농부의 몸집과 인상을 가진 김 대표는 첫눈에 보기에도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아왔을 법한 인물이었다. 그는 쌀 직거래를 시작하면서 방앗간까지 갖추었다. 직접 쌀을 가공해 판매하기 위해 가정용 정미기로 도정작업을 시작한 김 대표는 물량이 늘어나자 2007년엔 직접 도정 시설을 설치했다. 2008년에는 전량 직거래 판매로 전환하고 도정시설업 등록도 마쳤다. 이후 왕겨탱크, 벼등급 선별시설, 소포장·대포장 계량기 등을 설치하고 봉투 제작에 필요한 밴드 실러와 지대미용 미싱기 등을 구입해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쌀을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농장에는 여느 중소기업 공장 못지않은 기계들이 자리잡고 있다. 돈 버는 대로 족족 재투자를 해서 이룬 것이다. 예전 같으면 농협이든 공공수매해 주는 곳이든 벼만 들고 가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 값이 점점 형편없이 떨어지다 보니 직거래에 나선 것이다. “농사만 지어선 이젠 비전이 없어요. 그래서 온라인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농일기도 꾸준히 써서 올리고 직거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겁니다. 이젠 수확하면 거의 모두 팔리고 남는 쌀이 없어요. 그리고 사업도 다양화해야 하고요.” 그는 2000년 초반부터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해 농장이야기, 마을이야기, 단체이야기 등을 시시콜콜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과거 주민등록증을 맡겨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연천의 DMZ에서 이제는 개방된 상황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그나 그의 부친이 연천까지 올라온 건, 서울로 유학 보낸 자식들을 가까이에서 돌보시겠다는 아버지의 뜻이었다. “너희들은 농사짓지 말고 공부해서 도시에서 살아라.” 김 대표의 부친이 농사를 짓던 시절에도 농사짓는 일은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자식을 서울로 유학 보냈던 것이리라. 그런데 서울로 유학 간 아들은 급작스럽게 명을 달리하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다. 그게 벌써 15년 저쪽의 일이었다. # 유통업체 PB 상품 이기려면 소비자가 좋은 쌀 구매해야 “매년 느끼는 거지만 쌀만큼은 정직하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처럼 혼합 저가미 유통으로 쌀 가격이 폭락하는 시절에 단일 품종 쌀을 판매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일단 혼합 쌀과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어요. 대표적으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 그런데 혼합 쌀은 지역의 특성이나 생산량 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섞어버리는 겁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국산 쌀보다 수입쌀이 더 비싸다는 말도 들었다. 시장의 요구 등으로 종합미곡처리장(RPC) 등에서 생산하는 저가 혼합 쌀은 쌀값을 낮추려는 정책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벼 수매가를 낮추는 부작용만 낳았다고 한다. “진짜 농사짓는 사람은 다수확 벼 품종보다 맛있는 품종을 심어요. 그런데 시장의 쌀값이 싼 건 그만큼 생산자인 농업인에게 벼를 싸게 샀다는 겁니다. 쌀값은 왜 십년 전보다 싼 거죠? 다른 물가들은 다 오르는데. 농업인 모두가 쌀을 포기해야만 해답이 나올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러려면 소비자들이 도와주어야 해요. 고품질을 고집한 쌀 품종과 지역의 쌀을 사주는 겁니다.” # 여든여덟 번의 땀방울… 벼농사 귀농은 말리고 싶다 밥상에 오른 밥에는 흔히 여든여덟 번의 땀이 배어 있다고들 말한다. 우리의 먹거리 중 가장 많이 손이 간다는 뜻이리라. “저희 농장 목표는 볍씨에서 밥알까지예요. 그리고 이걸 우리 마을 공동체로 확장한 거죠. 점점 공동체가 무너져 가고 있다고 하는데 농촌에서는 더 필요해요. 앞으로 농촌을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후대에 전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 대표는 농사짓는 일 말고도 마을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백학면 구미리의 새둥지마을을 농촌체험마을로 만들어 전국 최초로 교육농장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도농 교류 성공마을, 농협 식교육전문농장 1호점 지정 등으로 전국에 마을을 알렸다. 경기도 농어민 대상 고품질 쌀 부문 대상도 받았다. “사실 벼농사로 귀농한다는 건 말리고 싶어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선대부터 벼농사를 짓던 토지가 있다면 모를까. 벼농사로의 귀농은 자본도 많이 드는 데다 투자 대비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는 일이라서요.” 귀농이나 귀촌은 분명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시골로 혹은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각오 단단히 하고 내려가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벼농사 짓는 일을 김 대표처럼 숙명으로 알고 살겠다면 말이다. 흰 쌀밥 위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밥의 힘이 세다는 것과 고향 생각이 난다는 점에서 쌀은 한국 사람에겐 근원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내 도시락 내용물은 보리가 절반을 넘었고 나머지 공간은 쌀로 채워져 있었다. 어쩌다 도시락 전체가 보리밥이기도 했다. 겨울이면 양은으로 만든 도시락을 교실 난로 위에 얹어 놓으면 점심밥을 먹을 때쯤 도시락이 따뜻해져 있거나 혹은 누룽지가 생기기도 했다. 보온도시락 같은 건 그야말로 갑부 집 아이들이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었다. 40대 후반을 넘긴 사람들은 그 비슷한 추억이 하나둘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쌀이 부족해 혼식을 권유했는데 요즘에는 쌀이 남아돈다고 한다.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오인도 쌀 소비를 위축시켰고 다양한 먹거리가 쏟아져 나오면서 쌀 소비는 더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쌀을 수입하면서 쌀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그래도 대다수의 한국 사람은 밥을 먹는다. 쌀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밥을 먹었고, 지금처럼 쌀이 남아돌아도 밥을 먹는다. 일을 나가도 밥은 먹고, 아파도 밥은 먹고, 사랑하거나 이별을 해도 밥은 먹는다. 시인 설태수는 그의 시 ‘밥’에서 ‘이승 저승 다 합해도/ 밥보다 힘 센 것은 없다’고 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어떤 세대들은 살아오기를 ‘밥심’으로 살아왔다고 말한다. 나도 그런 세대의 한 사람이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 영장 청구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을 받아 온 김형준(46) 부장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사건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김 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장은 중·고교 동창 김모(46·구속기소)씨로부터 최소 1500만원의 금품과 술접대 등 향응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검찰 수사 결과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부장이 금품·향응의 대가로 김씨의 사건 무마를 위해 수사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파악했다. 김 부장이 앞에선 김씨를 달래고 뒤에선 그를 ‘엄벌해 달라’며 이중적 행동을 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그가 김씨와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서 “지금 휴대전화 꼭 버리고”라고 말한 단서 등을 바탕으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김 부장검사는 지난 23일과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인정하면서도 금전거래의 대가성은 완강히 부인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부장과 김씨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좌추적 등 물증 확보에 힘써 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검찰, ‘스폰서 검사’ 김형준에 구속영장 청구…뇌물 외 혐의는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을 받아 온 김형준(46) 부장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사건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김 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장은 중·고교 동창 김모(46·구속기소)씨로부터 최소 1500만원의 금품과 술접대 등 향응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검찰 수사 결과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부장이 금품·향응의 대가로 김씨의 사건 무마를 위해 수사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파악했다. 김 부장이 앞에선 김씨를 달래고 뒤에선 그를 ‘엄벌해 달라’며 이중적 행동을 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그가 김씨와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서 “지금 휴대전화 꼭 버리고”라고 말한 단서 등을 바탕으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김 부장검사는 지난 23일과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인정하면서도 금전거래의 대가성은 완강히 부인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부장과 김씨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좌추적 등 물증 확보에 힘써 왔다.  서울서부지검에서 사기·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뇌물공여죄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김 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여죄를 조사해 기소한 뒤 해임 등 내부 징계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검찰, ‘스폰서 부장검사’ 또 다른 핸드폰 추가확보

    검찰, ‘스폰서 부장검사’ 또 다른 핸드폰 추가확보

    검찰이 20일 김형준(46) 부장검사가 파견 근무했던 예금보험공사를 압수수색해 또 다른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확보해 기기 내에 저장된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검사와 수사관 등을 예보 사무실로 보내 파견 당시 예보가 지급했던 공용 휴대전화 한 대를 추가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별감찰팀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메모·SNS 내용,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해 그가 ‘스폰서’ 김모(46·구속)씨로부터 추가 향응이나 뇌물성 금품을 받았는지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다른 사건 연루자나 수사·조사 대상자 등과도 만나거나 부적절한 접촉을 했는지, 연락 등을 주고받은 사례가 있는지 분석할 방침이다. 예보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부사장급)으로 파견됐던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 김모(46·구속)씨로부터 향응을 받고 그의 횡령·사기 사건 수사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서울고검으로 전보됐다. 검찰은 ‘스폰서’를 자처하는 중·고교동창 김모 씨도 이번 주 중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전자기기 유통업체를 운영한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거래업체 10여 곳으로부터 받은 7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올해 4월 고소당했다. 김씨는 고소 전후 김 부장검사에게 수백만원 대 유흥을 수차례 접대하고 그의 요구에 따라 1500만원을 보낸 뒤 김 부장에게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했다. 김 부장검사는 사건을 맡은 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지만 구속영장 청구는 막지 못했고, 배신감을 느낀 김씨는 언론에 김 부장의 비위를 폭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폰7, 中서 웃돈 ‘180만원’ 붙어 거래

    아이폰7, 中서 웃돈 ‘180만원’ 붙어 거래

    “블랙 색상 아이폰7, 1만 위안(약 180만원) 더 얹어서 삽니다” 최근 전 세계 아이폰 유저들을 뜨겁게 달군 아이폰7 신제품 구매자들의 발길이 중국에서도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王府井)에 자리한 아이폰 상점 앞에는 오프라인에서의 첫 출시를 기다리는 구매자들의 행렬이 상점 밖으로 길게 이어졌으며, 상점 앞에는 제품 색상 별로 웃돈을 얹어 거래하려는 이들까지 등장했다고 현지 지역신문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17일 보도했다. 이날 현장에서 판매된 제품은 지난 9일 온라인 접수를 완료한 예약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진행됐으며, 첫 판매를 시작한 당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구매자 행렬은 상점 건물 뒤로 난 골목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판매가 진행된 물건은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모두 예약자를 대상으로만 실시됐다. 때문에 앞서 예약을 완료하지 못한 이들과, 휴대폰 구매 후 재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인들이 현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행위도 종종 목격됐다. 실제로 이날 상점 안팎에서는 색상별로 웃돈을 주고 제품을 거래, 가장 인기가 좋은 블랙 색상은 기존 판매가에서 최고 1만 위안(약 180만원) 이상 뛴 가격에 재판매됐다. 실제로 이날 상점 밖에서 블랙 색상의 아이폰7을 재구매했다고 밝힌 대학생 A씨는 “2만 1100위안(약 380만원)에 구매했다”면서 “한 시간 반 동안 밖에서 기다린 끝에 원하는 색상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소비자 정 씨는 “일반적으로 정식 아이폰이 현장에서 예약 판매된 뒤, 2~3일 후에 웨이보(微博), 웨이신(微信) 등 SNS와 타오바오(淘宝网) 등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수 백 위안에서 수 천 위안까지 웃돈을 주고 거래하고자 하는 판매자가 나타난다”면서 “비록 이번에 현장에서 구매하는데 실패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아이폰 판매점 관계자는 “아이폰7은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정식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오전 8시 시작되는 예약 판매 접수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호응이 좋은 블랙 색상의 경우 구매를 위해 최대 3~5주까지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폰7 Plus는 오는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 통신원 cci2006@naver.com
  • 자금 거래 의혹… 김형준·동창 김씨, 서로 “이용당했다”

    자금 거래 의혹… 김형준·동창 김씨, 서로 “이용당했다”

    고교 동창으로 지난 2년여간 유흥업소 등에 함께 드나들고 수천만원을 주고받으면서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진 김형준(왼쪽·46) 부장검사와 사업가 김모(46·구속)씨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범죄 혐의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전제로 범죄 혐의를 입증할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檢 “둘 다 거짓 가능성… 증거 추적”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김 부장검사와 김씨가 자신들의 명의가 아닌 제3자의 계좌로 자금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법원에서 다수 영장을 발부받아 김씨 가족과 두 사람의 지인들 계좌를 중점 확인 중이다. 검찰이 확인 중인 계좌만 1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특감팀은 양쪽 다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 모두 거짓이 많다고 보고 있다”면서 “사건 성격상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져 큰 의미가 없는 만큼 실체 관계를 밝힐 물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감팀은 현재 다수의 계좌 추적과 함께 김씨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을 분석 중이다.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 관계자들도 이날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이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복잡한 사생활이나 배신, 거짓말 등에 있어서 사실상 닮은꼴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가족·지인 계좌 10여개 확인 중 김 부장검사는 당초 김씨에게 빌렸다는 1500만원의 용처에 대해 술값 변제와 아버지 병원비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500만원은 내연녀로 지목된 곽모씨에게 보내진 사실이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드러났고, 1000만원 역시 곽씨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나눠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장검사가 박모(46) 변호사에게 빌린 돈도 1000만원이 아닌 4000만원인 것으로 박 변호사는 증언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 역시 회삿돈으로 내연녀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유흥주점 등 비용으로 하룻밤에 수백만원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세 차례의 사기 전과를 가진 그는 “김 부장검사가 향후 나의 스폰서가 돼 줄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잘못을 감추기 위해 일부 거짓말을 한 사실은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다만 사건 청탁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금품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덕적 비난과 별개로 사법처리만은 면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는 누구?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는 누구?

    김형준(46) 부장검사의 ‘스폰서·사건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의 본격 수사는 그의 ‘스폰서’를 자처한 중·고교동창 김모(46·구속)씨의 폭로에서 시작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현재 자신이 운영하던 전자기기 유통업체의 회삿돈과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선수금 등 약 7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그와 김 부장검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는 이 수사에서 횡령 회삿돈 일부가 김 부장검사 측에 흘러간 사실이 드러나며 처음 밝혀졌다. 서울의 사립대 법학과 출신인 김씨는 현재까지 알려진 사기 전과가 3차례다. 2003년 이후 실형을 받고 복역한 기간만 5년이 넘는다. 2011년에는 조세포탈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법은 늘 비슷했다. 유명 전자제품을 정상가격의 절반 이하로 수입할 수 있다고 속였다. 이번 대상은 중국 샤오미 제품이었다. 솔깃한 거래업체는 수십억원대 선급금을 내줬다. 하지만 그는 어느 정도 물품공급이 이뤄지면 이후 갖은 핑계를 대며 납품을 미뤘다. 결국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면 미리 앉혀놓은 ‘바지사장’ 등에게 횡령 책임을 덮어씌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학창시절 전공한 법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한때 사법시험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을 피하고자 직원에게 연대채무를 강요하는가 하면 범죄수익을 부인·내연녀 등의 명의로 빼돌렸다. 월급쟁이 사장을 도리어 횡령범으로 몰아 고소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한 달에 술값으로 3000만∼5000만원을 쓰는 등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갔다. 제네시스와 포드 익스플로러 등 고급 차량도 두 대나 리스해 굴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자신의 사기 행각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검찰에서 잘 나가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의 친구라며 무마했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가 “전 국회의장 사위이자 몇 년 뒤에 법무부 장관이 될 사람”이라며 수십억대 선수금을 준 거래업체의 납품 독촉을 묵살하곤 했다. 김씨가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다면, 김 부장검사의 존재는 김씨에게 사기 범행의 뒤를 봐주고 주변의 기가 죽게 하는 ‘후광’이나 마찬가지였다. 김씨를 기억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평소 정·재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주 자랑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중견 정치인이자 유력 대선주자의 6촌 동생이고, 원로 정치인이 집안 어른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이러한 말이 사실인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또 모 그룹, 유통업체 등 대기업의 오너 3세 경영자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끈’이 있다고도 과시했지만, 이것도 실체가 확인된 건 없다. 김씨에게 사기당한 한 피해 업체는 “김씨가 하도 허풍이 심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했다”며 “피해자들끼리는 ‘해리성 장애(다중인격)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거짓말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김씨와 문제의식 없이 그를 가까이했던 김 부장검사는 함께 파국을 맞았다. 김씨가 서부지검에서 사기·횡령 혐의 수사를 받으며 드러난 김 부장검사와의 금전 거래에 대해 ‘술값’, ‘변호사 비용’이라며 빌려준 돈이 아니라 하는 등 말을 계속 바꾸다 구속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구속을 앞두고 도주한 김씨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의 수사무마 로비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배신감 등에 그의 비위를 언론에 폭로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의 금품 향응·수사 무마 청탁 내용이 담긴 SNS·문자메시지·녹취록이 공개됐고,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은 정식 수사로 전환됐다. 두 동창은 결국 나란히 검찰의 칼날을 마주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폰서 부장검사’ 감찰, 뇌물 혐의 수사로 전환…본격 수사 시작

    ‘스폰서 부장검사’ 감찰, 뇌물 혐의 수사로 전환…본격 수사 시작

    김형준(46) 부장검사의 ‘스폰서·사건청탁’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이 현재 진행 중인 감찰을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수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의 감찰이 정식 수사로 전환되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압수수색·구속 등 강제수사가 가능해진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특별감찰팀은 ‘스폰서’ 김모(46·구속)씨가 향후 사업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김 부장검사에게 모종의 역할을 기대하며 평소 향응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뇌물 혐의 수사에 곧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의 금전 거래를 추적하면서 김 부장이 김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그 명목은 무엇인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특별감찰팀은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하는 김씨의 7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 수사에서 확보한 김씨 등의 계좌 내역과 당사자들이 제출한 소명 자료, 진술 기록 등을 검토 중이다. 이들의 금전 거래에 낀 박모 변호사의 역할 등도 파악하고 있다. 두 사람의 문자메시지·SNS를 보면 이들은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최소 5차례 함께 유흥을 즐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전후로 김씨나 김 부장검사가 홀로 유흥주점에 간 것으로 보이는 대화 내용도 각각 1∼2번이 있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와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 여종업원 곽모씨도 전날 대검에 소환해 김 부장검사가 차량과 오피스텔 등을 제공했는지, 자금 출처가 어디였는지 등을 캐물었다. 김씨는 올해 2월 3일 김 부장검사의 부탁으로 곽씨 계좌로 회삿돈 500만원을 송금한 바 있다. 둘의 사이를 잘 아는 한 인사는 “김 부장검사가 곽씨에게 오피스텔을 얻어주려고 김씨에게 돈을 빌려달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인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인 김씨로부터 향응 등을 받은 뒤 김씨 피소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서부지검 검사들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 등을 상대로 접촉을 시도한 의혹을 받는다. 대검은 접촉 검사들을 조사하는 한편 서부지검 김씨의 사기·횡령 사건 수사 부서를 기존 형사4부에서 형사5부로 재배당했다. 서부지검 형사5부는 이날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거래업체들을 대거 불러 고소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낼 때 과거 검사 동료였던 박모 변호사의 증권범죄 수사를 무마하려 한 의혹도 받는다. 박 변호사는 올해 3월 8일 자신의 부인 계좌로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1000만원을 대신 받는 등 사실상의 ‘차명 계좌’ 제공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NS 이용 마약사범 적발…믹스커피 상자에 필로폰 넣어 수화물로 배달

    SNS 이용 마약사범 적발…믹스커피 상자에 필로폰 넣어 수화물로 배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거래를 한 마약판매업자 등 2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는 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모(31)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필로폰 11.1g을 압수했다. 최씨는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80여 차례 필로폰을 팔아 56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해 필로폰을 사려는 사람과 접촉했다. 최씨는 거래가 이뤄지면 믹스커피 상자에 필로폰을 담은 일회용 주사기를 넣은 뒤 고속버스 수화물로 배달해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그는 또 필로폰 구매자들에게 이른바 ‘대포통장’ 주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고 무통장 입금방식으로 돈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필로폰을 산 사람을 추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모(41) 씨 등 23명은 오토바이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필로폰을 거래하고 상습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청담동 주식부자’ 구속

    ‘청담동 주식 부자’로 이름을 날린 이희진(30)씨가 1670억원대 불법 주식 거래, 비상장 주식 거래와 유사수신으로 37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7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선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고급주택 수영장과 슈퍼카 사진 등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며 막대한 부를 자랑했던 이씨는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이씨는 2014년 7월부터 올 8월까지 금융위원회 인가 없이 투자매매 회사를 만들어 불법으로 1670억원가량의 주식 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케이블방송 등을 통해 비상장 주식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한 뒤 주식을 팔아 1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지난 2월부터 7개월간은 원금 보장 고수익을 빌미로 투자자들에게 220억원을 받아 챙겼다. 한편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이씨의 친동생(28)을 지난 5일 체포해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전 열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檢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와 접촉한 검사들 전방위 조사

    檢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와 접촉한 검사들 전방위 조사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에 휩싸인 김형준(46) 부장검사를 감찰하는 검찰이 김 부장검사가 동창 김모씨(46·구속)의 구명을 위해 접촉했다고 언급한 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사건의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는 김 부장검사와 김씨 간 통화 녹취록에서 김 부장검사가 통화·면담했다고 말한 서울서부지검 부장·차장검사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 등을 상대로 실제 구명 청탁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부장검사와 함께 식사한 서부지검 검사 6명, 울산 지역 검사 등에게도 김 부장검사가 김씨 사건 무마를 염두에 둔 모종의 언행을 하지 않았는지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창 김씨의 사건을 직접 담당한 서부지검 A검사에 대해선 최근 확인 작업을 마쳤다”면서 “녹취록에 언급된 검사들에 대해 빠짐없이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구속된 김씨를 상대로 전날과 이날 연이어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과 금전 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씨의 돈을 받아 김 부장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부장검사는 전자기기 유통업체를 운영한 동창 김씨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고 김씨가 70억대 사기·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서부지검의 담당 검사 등 다수의 동료·선후배 검사에게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구속을 앞두고 도주했던 김씨는 <한겨레>에 자신이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으며 김 부장이 서부지검 등의 검사들과 식사자리를 갖거나 만나는 등 자신을 위한 구명 로비를 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이날 언론에 공개된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 통화 녹취록에는 김 부장이 현직 검사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해당 인사들을 만나 김씨 사건의 수사무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둘 사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문자 메시지엔 김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검찰 수사에서 허위 진술을 하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버리라고 종용하는 내용도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공개된 SNS·문자메시지 내용만으로도 김 부장검사의 비위 의혹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해 이날 법무부에 김 부장검사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했으며 법무부는 즉각 2개월 정지를 명령했다. 대검은 또 14년 만에 감찰본부 산하에 특별감찰팀을 전격 구성했다. 팀장은 안병익(50) 서울고검 감찰부장이며 감찰본부와 일선 검찰청 검사 4명, 수사관 10명 규모다. 대검이 특별감찰팀을 꾸린 것은 2002년 홍경령 전 검사의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 이후 두 번째다. 전날까지 문자메시지 등으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던 김 부장검사는 녹취록 등 의혹 제기가 이어지며 스트레스로 탈진해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검찰은 원칙대로 감찰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구속…법원 “도주·증거 인멸 우려있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구속…법원 “도주·증거 인멸 우려있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이름을 날리면서 수천억원의 불법 주식 매매를 하고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이희진(30)씨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선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열린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씨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주식 매매로 1670억원을 벌어들인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상장 주식에 대한 성장 전망을 방송에서 사실과 다르게 포장해 이야기한 뒤 주식을 팔아 150억원 가량의 부당 이득도 챙겼다. 대다수 피해자는 방송에서 이씨를 보고 투자매매회사에 회원가입 했고 “문제가 되면 2배로 보상하겠다”는 이씨의 말에 속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의 동생에 대해서도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증권 관련 케이블 TV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은 이씨가 1000여명의 주식거래에 관여한 만큼 이씨를 고소·고발한 40명 외에도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무인가 투자 매매업을 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방송에서 허위 주식정보를 말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과 유사수신 행위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주택이나 고급 외제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렸다. 최근에는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법원 출석…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법원 출석…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주택이나 고가 외제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하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0)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이씨는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원금보장을 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헐값의 주식을 비싸게 판 혐의를 받는다. 5일 체포돼 48시간가량 이어진 검찰 조사를 받은 이씨는 황색 수감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찰 청사에서 나와 이날 오전 10시쯤 법원에 도착했다. 이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바로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670억원 가량의 주식 매매를 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상장 주식에 대한 성장 가능성·전망 등을 방송에서 사실과 다르게 포장해 이야기한 뒤 주식을 팔아서 150억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원금을 보장하고 수익도 올려주겠다고 말하며 투자자들로부터 220억원을 끌어모은 혐의(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증권 관련 케이블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은 이씨가 1000여명의 주식거래에 관여한 만큼 이씨를 고소·고발한 40명 외에도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방송에서 이씨를 보고 투자매매회사에 회원가입 했고 “문제가 되면 2배로 보상하겠다”는 이씨의 말에 속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무인가 투자 매매업을 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방송에서 허위 주식정보를 말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과 유사수신 행위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수집한 증거로 볼 때 이씨가 불법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허위 주식정보를 말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김선희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왕서방 ♥ ‘페이’…中 스마트폰 결제族 무려 4억 2400만명

    [글로벌 인사이트] 왕서방 ♥ ‘페이’…中 스마트폰 결제族 무려 4억 2400만명

    토요일이었던 지난 27일 우리 가족 3명은 현금과 신용카드 없이 모바일 결제로만 생활했다. 지난해 1월 중국 베이징에 온 우리 가족의 생활은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와 웨이신즈푸(微信支付·위챗페이)를 사용하기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모바일 페이가 가져온 중국의 ‘생활 혁명’을 실감하고 있다. ●공유차량 합승할수록 가격 더 내려가 이날 아침 기자는 한국에서 온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 중심부인 둥시(東西)에 가야 했다. 스마트폰에서 차량 공유 앱 디디추싱(滴滴出行)을 클릭했다. 베이징 거리에서 택시 잡는 일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 디디추싱을 활용하면 택시, 콰이처(快車·경차 위주로 택시보다 저렴), 좐처(專車·외제 중형차로 택시보다 비쌈) 등을 골라서 탈 수 있다. 콰이처와 좐처는 이전에 헤이처(黑車)로 불리던 불법 영업 자가용이었으나 요즘 이를 불법으로 여기는 승객은 없다. 중국 정부도 올가을부터 합법화하기로 했다.콰이처를 선택하니 집 주변에서 6~7대가 개미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스마트폰 화면에 보였다.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합승 서비스’를 클릭했다. 이 서비스는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른 손님을 태우는 것을 허락하는 기능이다. 합승 횟수가 많을수록 가격은 더 내려간다. 도중에 2명이 합승해 평소보다 20분 더 걸렸지만 가격은 고작 15위안(약 2500원)이었다. 택시를 탔다면 50위안(약 8400원)이 나올 거리다. 합승한 중국인과 수다를 떠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차비 결제는 어떻게? 그냥 내리면 된다. 운전기사가 본인 스마트폰에 뜬 청구 요금을 누르면 승객의 모바일 결제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인출 문자메시지의 금액이 맞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아이들 용돈도 모바일 전자화폐로 콰이처에서 내려 구멍가게에 들렀다. 계산대 옆에는 즈푸바오와 웨이신즈푸 전용 QR코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왔다. 점원은 “싸오이샤”(掃一下·스캔하세요)라고 말했다. 계산대 옆 QR코드를 내 휴대전화로 스캔하니 4위안이 빠져나갔다. 요즘 중국 상점에서는 “얼마예요?”보다 “스캔 돼요?”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노점상에서도 가능할까. 전병과 과일을 파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거스름돈 걱정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현금 주는 고객보다 스캔하는 고객이 더 고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중학생 딸은 친구 생일 파티에 갔다.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값이 480위안 나왔는데, 친구 5명이 웨이신즈푸를 활용해 96위안씩 나눠서 냈다고 했다. 웨이신(위챗)에는 더치페이(AA制)를 할 수 있는 기능이 별도로 있다. 대표로 결제할 사람이 총금액과 사람 수를 입력한 뒤 전체 웨이신 친구 리스트에서 돈을 낼 이들을 클릭하면 분담액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메시지를 받은 이들이 인출 승인을 클릭하면 대표 결제자의 웨이신 계좌에 돈이 들어간다. 반장이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걷을 때도 더치페이 기능이 유용하다고 딸은 말했다.웨이신즈푸와 연동되는 은행 계좌가 없는 학생들이 어떻게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을까. 비결은 ‘훙바오’(紅包)에 있다. 훙바오는 원래 설날 세뱃돈을 넣어 주는 빨간 봉투란 뜻인데, 요즘에는 모바일 결제용 전자화폐란 뜻으로 통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훙바오를 이체해 주면 자녀는 그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훙바오 좀 날려 주세요”라는 딸의 문자메시지가 우리 집의 큰 골칫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지하철 요금 빼고는 다 모바일로 가능 집에 돌아온 딸은 개학(9월 1일) 준비물을 사기 위해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를 검색했다. 딸이 찾는 것은 식충식물.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수백 종류의 식충식물이 스마트폰 화면에 가득 찼다. 더 놀라운 것은 화분에 넣을 백두산 유기물 흑토까지 팔고 있었다. 딸이 16위안을 주고 구입한 식충식물과 백두산 흙은 다음날 아침 배달됐다.아내는 우리 가족을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으로 인도한 주인공이다. 중국은 전기와 수도 등 모든 공과금을 선불로 내는데, 모바일 결제를 만나면서 가정주부가 은행에 갈 일이 사라졌다. 전기, 수도, 가스, 휴대전화, 유선방송 요금 충전은 물론 각종 범칙금과 관리비, 주차 비용도 즈푸바오나 웨이신즈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아내는 전기 요금 200위안과 식료품점에서 배달돼 온 밑반찬과 돼지고기, 과일 가격 230위안을 웨이신즈푸로 결제했다. ●中 젊은이들10~20위안만 갖고 다녀 주말 저녁을 맞아 외식하기로 했다. 아내는 메이퇀(美團)이라는 외식 및 음식 배달 전문 앱을 클릭해 모바일로 결제할 때 할인되는 음식점을 찾았다. 메뉴는 베트남 쌀국수로 정했다.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다 보니 베이징 시내 음식점 대부분은 메이퇀과 같은 전문 앱과 연동돼 있다. 식당 간, 전문 앱 간 경쟁이 치열해 모바일 결제 시 대부분 할인받을 수 있다. 콰이처를 불러 타고 음식점으로 가는 도중에 아내가 웨이신을 이용해 미리 대기 번호표를 뽑았다.저녁을 먹으며 지갑 없이 보낸 하루를 되돌아봤다. 3명 모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모바일 페이로 ‘무엇을 결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보다 ‘무엇을 결제할 수 없을까’를 생각하는 게 더 빨랐다. 우리 가족이 일상생활 중 아직 모바일 페이로 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 낸 건 지하철 요금과 학비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시험 삼아 하루 동안 현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많은 중국 젊은이들은 실제로 지갑 없이 다니거나 10~20위안 정도만 지니고 다닌다. 궈신(國信)증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모바일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중국 소비자는 4억 2400만명이다. 지난해 3억 5800만명보다 6600만명이나 늘었다. 2012년 이후 매년 40~500%씩 폭풍 성장을 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결제 방법으로 모바일 인터넷 결제가 78%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 13%, 현금 결제는 9%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현재 모바일 결제 규모는 8조 4000억 위안(약 807조원)이고, 올해는 11조 4000억 위안(약 1916조원)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대체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중국인의 ‘현금 사랑’ 때문이다. 중국은 소비자들이 현금 거래를 고집하는 바람에 신용카드 등 금융 인프라가 낙후됐다. 이런 상황에서 계좌 잔고 내에서만 돈이 빠져나가고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의 등장은 중국인에게는 현금과 비슷하지만 훨씬 편한 화폐로 다가왔다. ●‘VR페이’ 출시 등 업체들 혁신 경쟁 특히 알리바바의 즈푸바오와 텅쉰의 웨이신즈푸가 벌이는 혁신 경쟁은 스마트폰 확산과 더불어 중국을 모바일 결제 천국으로 만들었다. 즈푸바오는 톈마오와 타오바오라는 알리바바의 거대한 인터넷 쇼핑몰을 기반으로 전자 결제를 선도해 왔다. 웨이신즈푸는 8억명에 이르는 웨이신 사용자를 기반으로 즈푸바오를 맹추격하고 있다.두 모바일 페이는 저마다 특징이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성장한 즈푸바오는 인터넷 쇼핑 결제 때 주로 사용된다. 잔고에 이자도 붙어 재테크족들이 선호한다. 알리바바는 9월부터 ‘VR(가상현실)페이’를 출시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현실 세계와 똑같은 느낌으로 상품을 고르고 결제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베이징에서 강세를 보이는 웨이신즈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입자 간 이체가 편하다. 소액부터 거액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유명 스타×패션 매출 10배 ‘대박’…컬래버레이션의 힘

    유명 스타×패션 매출 10배 ‘대박’…컬래버레이션의 힘

    지난 19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패스트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함께 작업한 ‘에잇 바이 지드래곤’(8 X GD)과 ‘에잇 바이 지디스픽’(8 X GD’s Pick)을 사기 위해서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날 에잇세컨즈 명동점에서만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잇세컨즈 명동점의 하루 평균 매출이 2000만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열 배가 팔린 것이다. 유명 스타나 운동선수, 디자이너 등과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패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기존에는 유명 영화배우나 운동선수의 이름을 제품에 붙이는 방식(영국의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에르메스의 ‘버킨백’, NBA 선수 마이클 조던의 ‘조던’ 시리즈 운동화) 등으로 단순하게 협업을 했다면 최근에는 보다 진화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유명 스타가 제품 디자인에 참여하거나 여성복 디자이너가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의류 제품을 내놓는 식이다. 패션업계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이 더욱 활발해지고 그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패셔니스타’가 디자인한 옷 내가 입는다 에잇세컨즈가 내놓은 지드래곤과의 협업 상품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녹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드래곤이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고 특히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패셔니스타’로 통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 단계부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지난 12일부터 지드래곤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팔기 시작한 후 판매된 상품의 60%가 협업 상품”이라며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을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에잇세컨즈는 다음달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미국의 유명 힙합 가수 카녜이 웨스트는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박 아이템’으로 통한다. 나이키와 협업해 ‘에어 이지’(Air Yeezy)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웨스트는 아디다스로 옮겨 지난해 운동화 ‘이지 부스트 750’과 ‘이지 부스트 350’ 등을 내놨다. 국내에서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제품들은 판매와 동시에 ‘완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여름 발매 당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매장 앞에서 ‘밤샘 줄 서기’가 이어졌다. 특히 40만원가량인 이지 부스트 750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1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웨스트 역시 지드래곤처럼 단순히 자신의 이름만 제품에 적용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제품 디자인에 참여한다. 운동화 끈 위로 덮개를 감싼 모양의 디자인은 웨스트의 ‘트레이드마크’ 다. 웨스트는 창문에 블라인드를 내린 것 같은 모양의 ‘셔터셰이드’ 안경을 직접 주문해 쓰고 나와 유행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 작업을 하는 유명 스타들의 공통점은 모두 유행을 선도하며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스타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패셔니스타들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단순히 스타가 입은 옷을 입는 것을 넘어 스타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입거나 소유하려는 심리가 패션업계에서 스타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브랜드·명품 디자이너 만나면 스포츠 의류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고급 의류 디자이너들과 스포츠 브랜드의 협업도 최근에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는 스포츠 브랜드들의 강점인 기능성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스포츠 브랜드들도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하는 협업인 셈이다. 2005년부터 영국 여성복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와 협업한 ‘아디다스 바이 스텔라 매카트니’ 라인이 대표적이다. 아디다스는 최근 스텔라 매카트니와 재계약해 신제품을 2020년까지 출시하기로 했다. 나이키는 지난 3월 출시한 ‘나이키랩’ 라인을 통해 다수의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스포츠 의류와는 어울리지 않는 루이비통 등 대표적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브랜드 ‘언더커버’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다카하시 준과 함께 내놓은 ‘나이키랩x갸쿠소우’,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인 리카르도 티시가 디자인한 ‘나이키랩xRT’, 프랑스 명품 발망의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테잉이 함께 참여한 ‘나이키랩x올리비에 루스테잉’ 등이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나이키는 다음달엔 대표적 명품인 루이비통의 디자이너 킴 존스와 협업한 ‘온더무브: 나이키랩x킴 존스’의 새로운 운동화 ‘나이키랩 에어줌 LWPx킴 존스’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모두 나이키의 강점인 소재에 각 디자이너들의 화려함과 독창성을 덧입힌 제품이다. ●명품과 대중 브랜드의 협업 저렴한 가격의 ‘제조·유통 통합’(SPA) 브랜드들과 명품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스웨덴의 H&M은 SPA 브랜드로는 최초로 2004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카를 라거펠트와의 협업 제품들을 내놨다. 이후 매년 랑방, 베르사체 등 유명 디자이너 및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한 제품들을 내놔 지갑이 얇은 소비층을 매장 앞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내놨던 발망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출시 전날부터 이를 사기 위한 밤샘 줄 서기 행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2009년 명품 브랜드 질샌더와 함께 내놓은 ‘플러스 제이’가 높은 인기를 끌자 매년 새로운 디자이너나 브랜드들과 함께 디자인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의 디자이너 브랜드 르메르와 함께 출시한 ‘유니클로 앤드 르메르’는 출시 이후 3분 만에 온라인스토어에 품절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유니클로 측은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유명 브랜드들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미키마우스나 스타워즈, 마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컬래버레이션해 프린트 티셔츠 등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컬래버레이션과 한정판 마케팅 전략 패션 브랜드들이 협업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확대를 위해서다. 기존의 정체된 시장을 유명 스타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슈화시켜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사기 어려운 소비층에 저렴한 가격으로 디자이너 제품이나 명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심리를 불러일으켜 소비를 유발하고, 고급 디자이너 제품만 보던 소비자들이 대중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도 찾아오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마니아층이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제품들을 사기 위해 밤새 노숙 행렬을 벌이는 것도 브랜드들의 입장에서는 간접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반면 일부 한정판 제품의 희귀성을 노리고 제품을 사자마자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몇 배의 가격으로 되파는 이른바 ‘리셀러’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삼성물산의 정창근 패션부문 상품담당 상무는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글로벌 패셔니스타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이어지고 있고 이 같은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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