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SK하이닉스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G20 정상회의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주거 안정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국정 혼란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스타그램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671
  • [유해화학물질 사고 ‘시한폭탄’] 환경안전 전담조직 만들고 인력 보강 속도 “과다 과징금땐 화학업계 전반 위축” 우려

    잇단 안전 사고를 겪은 산업계는 정부 규제와 별도로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자체 대책을 연일 내놓고 있다. 사고에 대한 기업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이 정한 영업정지 및 과징금 조치가 ‘철퇴’ 수준이라 또다시 사고가 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한 해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환경안전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불산 유출 사고를 낸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환경안전 담당자 150명을 공개 채용하고 관련 전공자 150명을 신입사원으로 뽑아 총 300명가량의 환경안전 인력을 보강한다. 또 부사장급을 책임자로 한 환경안전 전담 조직도 꾸렸다. LG전자도 환경안전 전문 인력 수십명을 공개 채용하고 2015년까지 안전 관리 강화에 12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투자금은 사업장 노후 설비 교체·수리, 위험 물질 방제 및 소방 설비에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외부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환경경영자문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모두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 제조 과정에서 세정제 등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는 화학업계도 발 빠른 대응책을 내놨다. 효성, 고려아연 등 불산 가스를 다루는 업체들은 공장을 중심으로 사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밸브 전수 검사, 화학 물질 이송 시 전문가 입회 등 안전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부와의 간담회에서는 경제 5단체가 나서 ▲정부 협력을 통한 사업장의 안전 환경 개선 ▲현장 안전교육 및 안전의식 강화 ▲대기업·중소기업 간 안전 관리 상생 협력 강화 ▲정부와의 소통 창구 마련 등 화학 사고 예방·대응을 위한 실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잇단 사고를 근거로 과도한 행정 처분, 과징금이 뒤따르는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칠 경우 관련 업계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계 매출 상황 등을 볼 때 매출 기준 5% 선의 과징금은 기업 존속 자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유해화학물질관리법도 하위 법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동반성장, SK그룹처럼 하세요

    SK그룹이 동반성장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기업으로 평가됐다. 올해 동반성장지수 조사에서 조사 대상인 5개 계열사 중 3개사가 최고 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2개사도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아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3개사는 평가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룹 단위에서 3개 계열사가 동시에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또 SK건설과 SK하이닉스도 다음 등급인 ‘양호’ 등급을 받아 SK그룹은 조사 대상 계열사 전체가 1~2등급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의 약진이 눈부시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성적은 3등급인 ‘보통’으로, 이번에 두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SK종합화학,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각각 한 단계씩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은 한 해 동안 동반성장 분야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한 것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결과를 보고 그룹이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의식을 절감하게 철저하게 반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의 ‘동반성장 경영 시스템’을 만든 것이 결실을 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SK그룹은 2008년 9월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 거래 사전 예방 등 가이드라인을 실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를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중 하나로 정식 발족했다. 협력업체 지원도 꾸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85억원, 생산성 향상 지원 122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731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했다. 이와 별도로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투자하고 있다. SK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김재열 SK㈜ 부회장은 “SK는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 행복한 동행을 해나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개선에 힘썼다”면서 “이번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협력업체가 SK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SK, 해외우수 인력 유치 현지로 뛴다

    SK그룹이 그룹 주력 업종인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에너지 등 분야의 해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SK그룹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와 휴스턴 등지에서 현지 기술·비즈니스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글로벌 포럼을 잇따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또 인재 확보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21일 열린 실리콘밸리 포럼에는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을 비롯,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C&C 등 그룹 내 ICT 분야 연구개발, 사업 총괄 임원과 현지 인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23일 열린 휴스턴 포럼에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SK E&S, SK가스 등 에너지 분야 임원과 현지 인재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글로벌 기업의 후진적 안전사고 민망하다

    올 들어 대기업 공장에서 인명 피해를 수반한 안전사고가 유난히 잦다. 엊그제 새벽엔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기용광로(전로)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근로자 5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현재로선 아르곤 가스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근로자들이 산소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든, 작업을 감독하는 현대제철 직원이 현장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전로 시운전용 아르곤 가스를 주입했든 안전 불감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인 안전사항을 소홀히 해서 저개발국에서처럼 인명 피해를 냈다면 글로벌 기업이라는 간판이 민망하지 않은가. 현대제철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이번까지 8차례 사고로 근로자 10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지를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할 것이다. 현대제철도 자체적으로 사고의 빈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사고 원인이 안전 불감증이라면 관리감독 강화와 안전의식 제고로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무리한 작업 일정과 강행 방식이 문제라면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특히 사고가 현대제철 공장에서 발생한 만큼 협력업체에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공동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민주노총도 장례식 등 사고 수습을 구실로 과도한 개입을 삼가길 바란다. 올해 대기업에서 잊을 만하면 안전사고가 터졌다. 삼성전자에서 두 차례 불산 누출 사고가 터진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의 염소가스 누출, 포스코 공장 폭발화재, LG실트론 구미2공장 불산 누출 등이 이어졌다. 모두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무시해서 일어난 일이다. 우리나라는 안전사고로 한 해에 근로자가 2000명 넘게 생명을 잃는다고 한다. 부상 등 산업재해자는 연간 9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다. 아무리 세계 일류기업이라 해도 안전사고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 예방과 대응 등은 저개발국 기업과 뭔가 달라야 한다. 경영을 잘해 이익을 아무리 많이 낸들 기본 안전을 등한시해 인명 사고를 내면 그게 바로 후진적 기업이다.
  • SK하이닉스 특허訴 배상액 2억 5000만弗 감액

    미국에서 램버스와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인 SK하이닉스가 1심 판결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배상하게 될 전망이다. 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램버스와의 특허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은 “램버스의 증거 파기는 불법”이라고 판시한 뒤 원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에서 2억 5000만 달러를 감액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을 반영한 최종 판결은 2~3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연방지방법원은 2009년 3월 SK하이닉스가 램버스의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램버스에 3억 970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과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미 연방법원은 2011년 5월 항소심에서 램버스가 소송과 관련된 증거를 불법적으로 파기했다며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램버스는 2000년부터 세계 D램 업체들을 상대로 대규모 특허소송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등 많은 기업이 합의를 통해 로열티를 지급했지만, SK하이닉스는 13년에 걸쳐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같은 사안으로 소송 중인) 마이크론의 경우 델라웨어 법원으로부터 램버스의 특허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결정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감액 수준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기 5개 시·군 ‘열’ 때문에 열받았다는데…

    경기 이천시를 비롯한 5개 지방자치단체가 광역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스팀(증기)을 기업체에 판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나 수익금 배분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광역소각장은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한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일 이천시에 따르면 이천, 여주, 양평, 광주, 하남 등 동부권 5개 시·군과 주민들로 구성된 광역소각장 운영위원회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스팀을 SK하이닉스에 판매하기로 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광역소각장에서는 하루 평균 220t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 연간 3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시는 스팀을 반도체공장 열원으로 판매할 경우 연간 15억원 안팎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 스팀을 생산할 때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환경도 보호하고 자원도 절약할 수 있어 이 사업에 적극적이다. 하이닉스는 모두 250억원을 투자, 호법읍 안평리 소각장에서 부발읍 반도체 공장까지 10.2㎞ 구간에 배관을 설치한 뒤 시간당 28.4t의 스팀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15여억원에 달하는 추가 수익금 배문 문제를 풀지 못해 1년 전부터 시작된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이천시의회와 소각장 운영위원회 소속 이천 위원들이 “스팀 판매로 발생하는 추가 수익금 전액을 이천시에 귀속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소각장이 이천에 있고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추가 수익금은 이천시민이 혜택을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학원 시의원은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이천시민이 피해를 입고 있고 관로를 매설해도 이천땅이 파헤쳐지는 만큼 혜택은 시민이 누려야 한다”면서 “추가수익금 15억원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액은 이천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역소각장은 5개 시·군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천시의 주장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 지자체는 “5개 시·군에서 연간 83억원의 운영비를 쓰레기 발생량에 따라 분담하고 소각장 건설비 928억원 역시 이천시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시·군과 경기도, 정부가 부담했기 때문에 수익금 모두를 이천시가 독차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근 시 관계자는 “환경도 보호하고 자원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을 이천시의회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잡기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운영비 절감차원에서라도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시 호법면 안평 3리 11만 4644㎡ 부지에 들어선 광역소각장은 이천시 등 5개 시·군이 공동으로 설치, 2008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은행 수익 악화 심상찮다

    은행 수익 악화 심상찮다

    은행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올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어닝 쇼크’(실적 예상치는 훨씬 밑돈 데서 오는 충격) 수준이다. 나쁠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예상보다 사정이 훨씬 심각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대기업 채무 가운데 48조원은 부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은행들의 실적 압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30일 1분기 순이익이 213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8%나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 측은 “저금리·저성장 국면이 지속된 데다 보유 주식(SK하이닉스)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더해지면서 순이자이익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조달비용을 뺀 수익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은 2.18%로 지난해 1분기 이후 계속 하락세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으로서는 이 같은 수익성 악화가 몸값을 올려받는 데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총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6조원 증가한 418조원으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다. ‘쪼개 팔기냐, 통째 팔기냐’의 매각방식을 두고 논란이 더 분분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은행도 같은 날 1분기 순이익을 2575억원(IBK캐피탈 등 계열사 포함)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3% 감소했다. 기업은행만 떼놓고 보면 순익이 2749억원으로 더 많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역시 40.5% 감소한 수치다. 순이자마진(1.95%)은 아예 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에 2.37%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직낙하’다. 금융사 중에서도 꼴찌다. 실적을 이미 공표한 다른 지주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지주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8% 줄어든 4813억원에 그쳤고, KB금융지주도 4115억원(-32.0%)에 머물렀다. 순익 낙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금융지주(2898억원)로 무려 78.2%나 감소했다. 순이자마진(1.99%)도 1%대로 하락했다. 이렇듯 금융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계속 하향 추세인 데다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은행마다 수익의 근간인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이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92% 포인트였던 예대마진은 올해 1~2월 평균 2.64% 포인트로 좁혀졌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자산부채 구조상 예대마진으로 인한 수익이 큰데 금리가 줄어들다 보니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가장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 조선, 해운업종 실적이 악화되면서 관련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의 경우, STX조선에 대해서만 5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업 보고서에서 “일부 대기업 부실에 따른 충당금 증가 등 일회성 손실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말 대기업 총여신(익스포저)은 221조원이다. 이 가운데 부실 위험이 큰 채무는 48조원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은 새 정부의 압박도 실적 하락의 한 요인이라고 볼멘소리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실적이 이렇게 안 좋은데도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라, 금융소비자를 더 보호해라 는 등 끊임없이 압박을 넣어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수익성 하락 원인을 분석해 대응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 침체는 어쩔 수 없는 요인인 만큼 은행들이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를 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LG전자·SK하이닉스 1분기 날았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보기술(IT)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에 호실적을 거뒀다. LG전자는 24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 14조 1006억원, 영업이익 34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4.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199.0% 증가했다.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TV·생활가전 분야의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스마트폰 분야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균형을 이뤘다. 휴대전화 사업이 속해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매출 3조 2097억원,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MC사업본부가 1000억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14분기 만이다. 휴대전화만 놓고 봐도 매출 3조 2023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배, 전 분기의 2.5배 수준이다. 스마트폰은 분기당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섰고, 휴대전화 판매량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도 사상 최대인 64%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4.1%로 2009년 3분기(10.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MC사업본부는 ‘LG전자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몰렸지만 발 빠른 대응으로 경쟁력을 회복해 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LG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전망이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는 실적설명회에서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을 LG디스플레이와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4분기쯤 출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OLED 스마트폰의 성능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실적을 4500만대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에 매출 2조 7810억원, 영업이익 3170억원, 순이익 179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전 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적자(-2635억원)에서 흑자 전환하고 지난 분기 대비 476% 늘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PC 및 서버용 D램의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고, 미세공정 전환 및 수율 개선으로 영업이익도 늘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2분기에는 주요 모바일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모바일 D램의 수요 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선도를 위해 모바일 D램을 포함한 모든 D램 제품군에 20나노급 공정기술을 본격 적용하고, 낸드플래시 역시 하반기에 10나노급 제품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팔았다 빛냈다 고맙다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팔았다 빛냈다 고맙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이탈리아를 제치고 당당히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했다. 2006년 무역 규모 12위에서 2009년 10위권 진입한 데 이어 3년 만에 두 계단을 올라섰다. 국내 기업들의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와 제품 품질 향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 5481억 달러, 수입 5196억 달러로 무역 규모 1조 677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1조 796억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1조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수출 증가와 비례해 국내 기업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산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지난해 매출규모 1위 기업은 삼성전자(201조 1036억원)였으며 SK(119조 6777억원), 현대차(84조 4697억원)가 뒤를 이었다. 또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긴 기업은 38개로 2011년(33개)보다 5개가 늘었다. LG가 빠지고 6개 기업이 새롭게 진입했다. 이마트(12조 6850억원)와 현대글로비스(11조 7460억원), 삼성엔지니어링(11조 4402억원), LG유플러스(10조 9046억원), 한진해운(10조 5894억원), 대림산업(10조 2533억원), SK하이닉스(10조1622억원) 등이 ‘매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드 인 코리아’ 열풍은 국내 기업들의 꾸준한 R&D와 더불어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경제영토’ 확대에 힘입었다. 2002년만 해도 우리 무역 규모는 3146억 달러 수준이었다. 지난해 연간 무역규모가 1조 677억 달러로, 10년 만에 무려 240%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우리 경제는 흔들림이 없었다. 2009년 무역 규모는 6866억 달러(수출 3635억 달러, 수입 3231억 달러)에 그쳤으나 2010년에는 8916억 달러로 올라섰으며 201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선전에는 ‘수출효자’ 품목들의 역할이 상당했다. 석유제품(567억 달러), 반도체(509억 달러), 승용차(424억 달러), 선박(382억 달러), 무선통신기기(156억 달러) 등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SK와 GS칼텍스 등의 석유제품 등은 글로벌 1등으로 대접 받으며 우리 경제를 단단히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성이 증가하는 가운데에도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0대 그룹은 올해 122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것이다. 주로 차세대 정보기술(IT)과 고기능성 신제품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투자한다. 고용도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8만 6000여명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 계획한 47조 8000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5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계획은 2만 6000명을 예정하고 있다. 현대차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양산 체제를 갖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850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하이닉스를 인수한 SK그룹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와 5세대 네트워크 구축 등에 투자를 집중한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무역 1조 달러를 넘어서려면 국내 기업들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정부도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정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오늘의 눈] 화학물질사고 대기업·관 믿을 만한가/김상화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화학물질사고 대기업·관 믿을 만한가/김상화 메트로부 부장급

    지난해 구미 불산 사고에 이어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맹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예사롭지 않다. 영세 기업이라면 몰라도 삼성, SK, LG 등 삼척동자도 알 만한 글로벌 기업이 사고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든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올 1월 불산 누출사고는 서막에 불과했다. ‘3월 2일 LG실트론 경북 구미2공장 혼산(불산·질산·초산 혼합) 누출’ ‘22일 LG실트론 구미2공장과 SK하이닉스반도체 충북 청주공장 혼산 및 연소가스 누출’ 등 줄줄이 사탕처럼 올들어서만 벌써 4건이나 터졌다.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는 이달에만 두 번째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이 ‘이러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떠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들의 사고 대처 인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삼성전자반도체공장과 LG 실트론 공장(2차 사고)은 사고 신고를 4~26시간 늦게 했고, SK하이닉스반도체와 LG 실트론 공장(1차 사고)은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경미한 유출 사고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없어 관계 기관에 늦게 신고했다. 극소량이 누출돼 신고하지 않았다”며 축소·은폐로 일관했다. 그러는 사이에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됐다. 사고 재발 방지 노력도 말뿐이었다. LG실트론 구미2공장은 2일 1차 사고 때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불과 20일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터졌다.  행정·환경당국의 묘한 행보 역시 누구를 위한 기관인지 도통 헷갈리게 한다. 지난해 9월 근로자 5명이 숨진 경북 구미 산업단지 불산 누출 사고 당시 구미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사고는 재연됐고, 사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맹독성 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한 전문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혼산 누출 사고를 낸 뒤 늑장신고한 LG실트론에 대해 관계 당국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쳐 ‘가재와 게’의 관계인지 의심하게 할 정도다.  경북도도 1월 14일부터 2월 15일까지 도내 497개 유독물질 취급장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였으나 이후 사고가 잇따르면서 ‘수박 겉 핡기’ 식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도는 점검 이후 2차례나 사고가 난 LG실트론 사업장에서는 위반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었다. 자칫 사고 기업을 감싸고 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자치단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결국 관에 대한 주민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뿐이다.  화학물질 사고는 일단 터졌다 하면 주민에게 2, 3차 피해와 함께 환경 재앙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1970~1980년대 우리 경제는 중화학공업 중심 정책이었다. 사람만 늙는 것이 아니다. 화학공장의 시설도 노후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의 지금과 같은 행태와 행정당국의 소나기 피하기식 대처, 땜질 대응이 계속된다면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은 말뿐인 안전관리 대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방책을, 관계 당국은 근본적인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shkim@seoul.co.kr
  • [사설] 글로벌 경쟁력 부끄러운 산업 안전 불감증

    지난 주말 대형 공장의 폭발과 유독 물질 누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불안에 떨어야 했다. 22일 저녁 경북 포항의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의 용융로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출동하고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밤에는 경북 구미산업단지의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과 질산이 뒤섞인 유해 용액이 누출됐다. 불산은 지난해에도 같은 구미산단의 이웃 공장에서 새어나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지역의 농축산업을 황폐화시킨 공포의 화학물질이다. 그런가 하면 이날 낮에는 충북 청주산업단지의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1공장에서 역시 맹독성 물질인 염소 가스가 누출됐다. 이 모든 사고가 금요일 하루에 일어났으니 ‘사고공화국’이 따로 없다. 문제는 안전불감증이 드러난 현장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핵심 공장이라는 데 있다. 파이넥스 1공장은 공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혁신적 공정으로 한국의 제철 수준을 10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은 첨단 설비이다. 그럼에도 폭발 사고 이후 늑장 신고로 진화 작업이 늦어진 것은 물론 폭발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소식에는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 구미공장은 지난 2일에도 불산 용액을 누출시켰다. 당시 자체적으로 수습하려다가 내부 직원이 제보하자 마지못해 신고하는 바람에 행정처분까지 받았음에도 같은 사고를 막지 못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불산 누출 ‘전과’가 있는 삼성전자 화성공장과 쌍벽을 이루는 반도체 공장으로, 역시 염소 가스의 누출을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대기업의 안전불감증은 안전보다 생산성을 앞세우는 구시대적 기업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최소한의 산업 안전의식만 있으면 이 같은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지 않은가. ‘후진국형’ 사고가 빈발한다면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도 언제 모래탑으로 변할지 모른다. 사람과 환경을 위협하면서 생산된 제품을 안전하다고 믿을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산업안전을 먼저 고민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될 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도 높아지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 하이닉스 청주공장 염소 누출… 또 ‘쉬쉬’

    하이닉스 청주공장 염소 누출… 또 ‘쉬쉬’

    22일 오전 10시 10분쯤 청주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1월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 사고 당시에도 신고를 늦게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아 대기업들의 안일한 사고 대처 인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충북도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5분쯤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1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는 익명의 신고가 접수돼 뒤늦게 화학차와 방제 인력이 긴급 투입돼 수습에 나섰다. 신고가 난 지 4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사고는 반도체를 닦아 내는 밀폐 공간에서 근로자 2명이 염소가스 배관 지지대를 보강하는 작업을 하던 중 배관 이음새가 벌어지면서 발생했다. 가스가 누출되자 근로자들이 작업장 밖으로 나와 이 사실을 알렸고, 인근에 있던 또 다른 근로자 2명이 방독면을 쓰고 투입돼 벌어진 이음새를 조였다. 회사 측은 당시 건물 내에 있던 직원 100여명을 대피시키고 해당 생산라인을 50분가량 중단시켰다. 옆 건물에 있는 직원들은 대피시키지도 않았고 알리지도 않았다. 더욱이 하이닉스 측은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의 근로자들을 사내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재산상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사고 대처에 대한 안일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염소가스는 독성이 강하고 소량을 흡입해도 눈, 코, 목 점막이 파괴될 수 있다. 다량 흡입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켜 호흡이 곤란해진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염소가스가 30초 동안 극소량이 누출돼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누출된 염소가스는 자체 정화 시스템이 가동돼 안전하게 처리됐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측은 염소가스 누출량이 1ℓ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 당국은 염소가스의 공장 외부 누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스밸브를 잠그고 작업을 해야 하는 가장 기초적인 안전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산업단지에서 이처럼 사고가 잇따르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청주산업단지의 경우 지난해 이후 유독물질과 관련된 사고가 드러난 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월 15일에는 ㈜GD에서 불산이 누출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에도 유독 가스 누출 사고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LG화학 공장에서 휘발성 용매인 다이옥신을 담은 드럼통이 폭발, 8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청주산업단지에는 유독물질을 다루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등이 있는 데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누출 사고가 대형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이번 사고는 청주산업단지의 유해물질 취급업소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지난 19일 방문, 화학물질 취급시설을 둘러보고 간 뒤 3일 만에 발생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국내기업, 알짜 외국 업체 M&A 적기

    국내기업, 알짜 외국 업체 M&A 적기

    최근 원화가치 상승 덕분에 외국 기업 인수·합병(M&A)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국내 기업들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저성장 기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미래성장사업을 찾으려는 다급함도 엿보인다. 이 때문에 ‘서두르다가 물건을 잘못 고르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이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업인 노바엘이디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액은 최대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거래가 성사되면 두산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 물량을 찾아다닌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이다. 자문 역할을 맡은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격 등 변수가 남아 있으나 노바엘이디 임직원과 주주들이 최대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의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노바엘이디는 전력 효율이 높은 다용도 OLED를 개발했고 500여건의 관련 특허를 가진 기술선도 기업으로 평가된다. 2011년 매출액은 1740만 유로(약 250억원), 영업이익은 360만 유로(약 52억원) 정도다.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은 특허 등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역시 5~10년 뒤 ‘시장 개화’를 내다본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엔벨로를 인수했다. 또 클라우드 음악서비스업체인 엠스팟도 인수했고, 태블릿 펜 기술 특허를 다량 보유한 일본의 와콤 지분도 일부 매입했다. SK하이닉스도 이탈리아의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해 자신들의 유럽 기술센터로 전환했다.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포석도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에는 최근 원고가 직접 수출에 부담을 주는 상황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일본 화장품업체 긴자스테파니에 이어 일본의 기능성식품 통신판매업체인 ㈜에버라이프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일본에 화장품뿐만 아니라 이너 뷰티 부문에까지 브랜드를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효성도 독일의 에어백 직물업체인 글로벌 세이프티 텍스타일스(GST)사를 인수하고, 그동안 아시아계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웠던 독일과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남아공 등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에만 이탈리아 등지에서 4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찰스 나이트 M&A 부문 대표는 최근 시장 설명회에서 “유럽과 미국의 불경기 덕분에 시장에 나온 매물이 많은데, 반갑게도 원화의 가치는 오르고 요즘 한국의 은행에서 돈 빌리기도 쉽다”면서 “한국 기업들로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처럼 M&A 호시절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M&A 관계자는 “두산이 인수한다는 노바엘이디가 그렇게 유망한 기업이라면 삼성이 직접 인수했을 것이고, 그 회사가 지녔다는 특허의 신뢰성도 떨어지는 만큼 두산이 제값보다 비싸게 주고 산다는 말도 들린다”고 우려했다. 또 몇몇 기업은 해외기업을 인수한 이후에 당초 예상했던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골칫거리로 전락한 사례도 없지 않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운 기자·산업부 종합 kkwoon@seoul.co.kr
  • 집전화·컴퓨터 등 모바일로 ‘연결된 도시’ LTE보다 2배 빠른 ‘LTE-A 스마트폰’

    집전화·컴퓨터 등 모바일로 ‘연결된 도시’ LTE보다 2배 빠른 ‘LTE-A 스마트폰’

    ‘일상을 바꾼 모바일 기술, 모바일 라이프를 제시하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이하 현지시간). 전시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 그란비아’에 들어서자 전 세계 1500여 업체에서 나온 직원들과 현지 인력들이 전시 부스를 설치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해까지 행사가 열렸던 바르셀로나 도심 ‘피라 몬주익’보다 2배 이상 규모가 커진 새 행사장이 세계 이동통신 시장과 MWC 2013의 위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25일 개막하는 MWC에서는 ‘새로운 모바일 지평’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참가 업체들도 다양한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KT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후원하는 테마 전시관 ‘커넥티드 시티’(연결된 도시) 내에 단독 전시관을 열고 31개 아이템을 소개한다. 백화점을 콘셉트로 한 스마트 스퀘어를 구축해 관객들에게 거의 모든 일상생활이 ‘올 아이피’(All-IP) 기술로 연결되는 체험을 선사한다. 스마트홈폰과 스마트폰·TV·PC 등을 연결해 주는 스마트 링크과 교육 콘텐츠가 내장된 ‘키봇2’도 전시한다. 음악 서비스 ‘지니’와 원격회의 솔루션인 ‘올레 워크스페이스’ 등 가상재화(전자책이나 음원 등 통신망을 이용해 소비되는 제품) 서비스도 총출동한다. SK플래닛·SK하이닉스와 공동 참가하는 SK텔레콤도 단독 부스를 운영하면서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술 LTE어드밴스트(LTE-A)를 세계 처음으로 휴대전화에 적용해 선보인다. LTE-A로는 1.4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7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컨버전스 서비스도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를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과 스마트폰을 두뇌 삼아 작동하는 유아 교육용 로봇 ‘아띠’를 선보인다. SK플래닛, SK C&C 등 관계사들과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모바일 결제 서비스 ‘페이핀’(PayPin) 등도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야심작들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새 태블릿PC 갤럭시 노트 8.0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갤럭시 노트 브랜드의 네 번째 제품으로 8인치 LCD 화면에 디지털 필기구 ‘S펜’을 장착했다. LG전자는 지난주 국내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를 비롯해 옵티머스G, 옵티머스 뷰, 옵티머스F, 옵티머스L 등 다양한 라인업 제품을 소개한다. 바르셀로나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아이폰 부진에… 국내업체 ‘애플쇼크’ 올 듯

    아이폰 부진에… 국내업체 ‘애플쇼크’ 올 듯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 역시 1분기부터 본격적인 ‘애플 쇼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 테크놀로지(타이완)는 최근 중국 현지 공장의 신규 채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폭스콘 측은 “다음 달 말까지 충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춘절(중국의 음력설) 이후 회사로 복귀하는 직원들이 예상보다 많아서이지 아이폰5의 생산 감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훙하이가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 정저우 공장의 확장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애플이 지난달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 등에 공급 물량 축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된 아이폰5는 지난해 4분기 2740만대가 팔려 삼성전자 갤럭시S3(1540만대)를 누르고 단일 모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말까지 5000만대 정도가 팔릴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애플에 모바일 D램과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1분기 실적부터 ‘애플 쇼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으로 애플이 의도적으로 부품 공급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월 1000만대 수준으로 증설한 LG이노텍 역시 최근 전체 생산라인의 30% 이내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대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 시설에 필요한 7063억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공시해 애플 ‘아이TV’ 출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연구원 출신의 ‘올레드 전문가’인 이정길 박사를 영입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성욱 SK하이닉스 새 대표

    박성욱 SK하이닉스 새 대표

    SK하이닉스 신임 대표이사에 박성욱 연구개발총괄이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박 연구개발총괄을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김준호 코퍼레이트센터총괄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다양한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면서 “기술 중심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뱃돈 대신 세배株

    세뱃돈 대신 세배株

    “세뱃돈 대신 주식을 사주는 건 어떨까요. 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금액을 통해 주식 개념을 이해하고 주식투자라는 자산관리의 핵심을 가장 빠르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세배주’가 주목받고 있다. 어려서부터 주식 관리를 통해 자산관리를 체험하는 것이 경제 교육에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남룡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5일 설 연휴를 앞두고 세뱃돈으로 주식을 사주는 ‘세배주’를 연령대별로 추천했다. 7세 이하인 유치원생에겐 1만원 내외인 LG유플러스(5일 종가 8710원)와 BS금융지주(1만 4500원)를 추천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LTE 무제한 요금제를 통신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할 만큼 성장성 면에서 긍정적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BS금융지주는 은행주 중 자산 건전성이 뛰어나고 꾸준한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대표 배당주로 꼽힌다. 초등학생(8~13세)에게는 3만원 내외 종목으로 SK하이닉스(2만 3700원)와 영원무역(3만 6500원)을 추천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최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평가다. 이 연구원은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체로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혜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14~16세에 해당하는 중학생들에게는 삼성물산(6만 3200원)과 LG(6만 2000원)를 추천했다. 5만원 내외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4.3% 보유하는 등 대표적 자산주로 분류된다. 4분기 기업실적 호전으로 지난달 29일 고점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LG 역시 지난해 LG전자 등 자회사가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 LG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7세 이상 자녀들에게는 10만원대인 CJ(13만 5000원)와 빙그레(12만 6000원)를 추천했다. 둘 다 중국 수혜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CJ는 중국 소비 확대 수혜주로 장기적으로 분할매수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주식”이라면서 “빙그레 역시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최근 메로나가 남미 쪽에 많이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지방대에서 무슨 연구를 하냐고요? 뭘 모르시는 말씀. 서울대나 KAIST(한국과학기술원) 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지방대는 단순한 장소일 뿐 어떤 장애도 되지 않습니다.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는 절대 명제에 비춰 보면 이곳보다 좋은 곳도 찾기 힘듭니다.” 주성중(35) 박사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 대학 출신이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가 그의 고향이고, 세종캠퍼스 스핀소자 연구실이 현재 직장이다. 하지만 주 박사는 지난달 31일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논문 게재는 단순히 주 박사의 이력서에 한 줄이 보태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네이처가 어떤 곳인가. ‘사이언스’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연구성과들이 엄선되는 곳. ‘교수 채용 보증수표’로 불리는 곳. 그래서 과학자라면 누구나 평생 한번 이름이 오르기를 소망하는 곳이 아니던가. 한국 대학 중 상당수가 네이처에 논문을 올리는 소속 연구자에게 1억~3억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성과주의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네이처가 연구자 개인은 물론 학교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 박사의 논문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다기능 스핀 논리소자’의 개발 원리와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에 비해 저전력·초고속·고성능 정보처리가 가능하고 상온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것이 핵심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1월 31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고, 오는 7일 ‘주목할 만한 논문’ 코너에 실려 책으로 나온다. 차세대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다. 남다른 아이디어 구현과 기술 개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개 지방대 박사에 불과한 주 박사의 논문에 물리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초고가 장비와 최고 연구진들의 성과로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주 박사의 네이처 논문 게재는 1980년 학교가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과연 그는 학교와 연구실에서 어떤 유전자를 얻은 것일까. 주 박사는 그 답을 지도교수인 이긍원(51) 교수와 연구실 환경에서 찾는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1994년 세종캠퍼스(당시 서창캠퍼스)에 부임했다. 초창기 상황은 막막하기만 했다. 우수한 학생은 둘째 치고 물리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비조차 없었다. 이 교수는 “이 시기에 일본 연구진은 당시 30억원 수준인 장비를 연구실마다 하나씩 갖추고 있었지만 한국의 지방대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었다”면서 “결국 연구비를 모아 고물상을 전전하며 학생들과 함께 진공장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00년. 사실상 7년을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데 흘려보낸 것이다. 무엇보다 같이 의논할 동료가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고민이었다. 그는 “규모가 작은 지방대이다 보니 연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같은 전공의 교수가 없었다”면서 “젊은 연구진의 앞길을 열어주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저 그런 학생을 받아 기계적으로 졸업시키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대 패배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동료 교수들과 뜻을 모았다. 우선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내의 다양한 전공으로 구성된 연구진과 연구 시설물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클린룸’을 만들고, 기초부터 응용까지 연구를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정라인을 구성했다. 자신의 연구비로 구매한 ‘내 장비’에 익숙한 교수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교수들이 함께 움직이니, 학교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공동연구는 학생들의 지도에도 적용됐다. 대학원생은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쌓을 수 있도록 전공이 다른 교수들이 함께 지도했다. 주 박사 역시 자성전문가인 이 교수와 반도체 전문가인 같은 과 홍진기(46)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두 분야를 함께 살펴보는 능력을 쌓았다. 홍 교수는 이번 네이처 논문의 교신저자이기도 하다.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는 학교 밖에서 길을 찾았다. 신지 유아사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박사, 요시시게 스즈키 일본 오사카대 교수, 자가디시 무데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행크 스왁특 네덜란드 에인트호번대 교수 등은 정기적으로 스핀소자 연구실을 찾아 연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국내에서도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표준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교수들이 학기마다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연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학기마다 8차례씩 열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강좌다. 석박사 통합 4년차인 김동석(26)씨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연구소장, SK하이닉스 마케팅 상무 등 기술과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회사의 연구개발 방향과 산업의 흐름을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연구실에 대한 자부심이 쌓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도 협력에서 이뤄진다. 이 교수는 “더 우수한 연구진과 머리를 맞대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서 “시설과 교수의 수가 열악한 환경에서는 대형 연구집단을 구성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핀소자 연구실은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정명화 서강대 교수, 박재훈 포스텍 교수 등 국내 최고 연구진과의 협업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피지컬 리뷰 레터,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등 세계적 물리학 저널에 30편이 넘는 논문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 교수와 주 박사는 지방대의 활로로 ‘매개체 역할’을 들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가치는 취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서류 전형으로 사람의 대부분을 판단하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크지 않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최적화된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지방대가 살 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도체 물리학의 경우 기초과학과 공학의 구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중간을 연결해줄 인력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면서 “대학시절에는 기초를 갈고 닦은 후 대학원에서는 반도체 공정까지 가르쳐 대기업들이 탐내는 인재로 키워내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덕분에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졸업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과 졸업생인 김기현 박사가 고려대 안암캠퍼스의 방사선과 교수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자연과학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실업난 역시 이 학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취업률은 77.7%. 물리학과 중 전국 2위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을 구해주는 것은 지방대 입장에서는 쉽지 않지만 꼭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함께하고 더 많은 파트너를 찾는다면 지방대라고 해서 반드시 2~3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등하교나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을 공부와 연구에 쓸 수 있는 장점은 외국의 명문대가 왜 모두 시골에 있는지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종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자산 387조 ‘슈퍼갑’ 마음만 먹는다면…

    [주말 인사이드] 자산 387조 ‘슈퍼갑’ 마음만 먹는다면…

    #1 지난해 11월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예정된 골드만삭스 고위 관계자들과의 점심 약속을 취소했다. 예고 없는 골드만삭스의 한국 자산운용부문 철수 소식을 들은 직후 심기가 불편해진 탓이었다. 골드만삭스 측은 급히 ‘사절단’을 보냈다. 마이클 에반스 부회장이 직접 한국으로 날아와 전 이사장을 면담, ‘파워 고객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에반스 부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차원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한 뒤 향후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2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6월. 유럽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정·관계 인사 150여명이 영국 런던에 총집결했다. 더글러스 플린트 에이치에스비씨(HSBC) 회장, 디디에 발레 소시에테 제너럴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등 웬만해선 만나기 힘든 거물들이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큰 손’인 국민연금의 첫 해외사무소 개소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연금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굴리는 돈은 62조 4000억원이다. 세계 금융계 거물들이 만사 제치고 ‘눈도장’을 찍으러 개소식에 온 이유다. 국민연금은 이렇듯 국제무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24일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히자 당일 동아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4.5%나 급락했다. 동아제약이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지주회사 전환을 주주총회에서 관철시키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국민연금이 단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사외이사 추천, 대표소송 제기 등 좀 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387조 4000억원이다. GPIF(일본 공적연금), GPFG(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 ABP(네덜란드 공적연금)에 이어 세계 4위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만 70조원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국민연금은 금융시장과 주총장에서 세를 키워가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9% 이상 갖고 있는 기업 수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등 67개다. 1년 전에 4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67%나 늘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도 2011년 말 174개에서 1년 새 222개로 늘었다. 통상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면 주요 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10%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발표한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 주식 보유 현황’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곳은 4곳이나 된다. 삼성물산 9.68%, 호텔신라 9.48%, 제일모직 9.80%, 포스코 5.94%이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인 곳은 삼성전자(7%), 현대차(6.75%), SK하이닉스(9.10%), SKC(9.48%) 등이다. 하나금융(9.35%), KB금융(8.24%), 신한금융(7.34%), 우리금융(4.04%) 등 4대 금융지주에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작심하고’ 달려들면 이들 기업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포스코는 주총에 올리려던 정관 변경안을 자진 철회했다. 당시 지분 6.44%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부정적 기류가 포착됐기 때문이었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기 전에 ‘알아서’ 눈치를 본 셈이다. 포스코처럼 지분이 분산돼 있는 상장사는 주주 권익을 앞세운 국민연금의 의견을 거부할 수 없는 처지다. 오너가 있는 상장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림산업의 경우 국민연금과 외국인 지분율을 합하면 오너 대주주 지분율의 두 배에 가깝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도 포스코처럼 주총 전에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안건을 철회했다. 류동완 국민연금 홍보실장은 “일부러 어깃장을 놓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금융시장 투자규모나 소유 지분율이 높다 보니 시장에 대한 책임과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2565건 중 반대표를 던진 안건이 436건(17%)이나 된다. 2010년 8%, 2011년 7% 등과 비교하면 반대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주로 정관 변경이나 임원 선임 등 경영 현안에 관해 제동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민주화를 위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국민연금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은 그야말로 슈퍼갑”이라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국민연금에 관한 언급 자체를 극도로 피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파워는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와 의사결정에 대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고민하는지 의문이라는 점에서다.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행위까지 간섭하고 침해하려 들면 기업들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국민연금 측은 지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강변하지만 지침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이라면서 “때문에 모든 사안에 주주가치 훼손이라고 주장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되면 총수의 결단을 요구하는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국내 재벌 그룹은 상당수가 순환출자 등으로 얽혀 있고 경영권 승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국민연금이 주주 권리를 내세우기 시작하면 그룹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나온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가 실제 안건 부결로 이어진 사례는 한섬, 삼천리, 키움증권 등 3건에 불과해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안건 부결까지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투명성을 끌어올린 효과는 크다”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기준을 미리 공부해 경영에 참조한다”고 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투자규모·인사 전면 재검토, 야심작 글로벌 경영도 차질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SK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도 긴박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이 긴급 대책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한 새 경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1월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경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SK그룹은 전했다. 다만 최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의 차질은 불가피하다. 최 회장 구속으로 굵직한 규모의 투자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높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태국을 방문해 현지 최대 에너지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서 사업을 벌여 놓은 상태다. 이는 해당국의 중앙 정부 또는 지방 정부의 수장과 만나 협의한 것들이다. SK그룹은 아직 올해 투자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르면 1일로 예정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인사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5개 위원회 위원장 등의 인사 단행 시기도 결정되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예상하지도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계획, 인사 등 향후 일정 등도 재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의장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계획들은 꾸릴 수 있겠지만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글로벌 경영은 차질을 빚게 됐다”며 “무엇보다 최 회장이 중국 등 해외 사업을 직접 챙겼는데 최 회장의 구속으로 악영향이 미칠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이 구속됨으로써 신인도 하락으로 후속 절차 진행이 차질이 빚을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김 의장, 이날 무죄를 받은 최재원 수석부회장, 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앞서 글로벌 성장,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그룹 성장과 관련된 사업구상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