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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 22년·사망 5년 만에… ‘살균제 國調’

    檢·법무부 수사영향 우려 제외 국무조정실 등 해당 부처 포함 옥시·애경 등 제조 공급사도 대상 피해 고의 은폐·보상문제 논의 가습기 살균제가 국내에서 판매된 지 22년 만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건 문제가 불거진 지 5년 만에 사건의 전반적인 문제를 따질 수 있게 됐다. 1500여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진상에 대한 국정조사가 7일부터 시작된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했다. 계획서는 출석 의원 25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의 활동 기간은 7일부터 오는 10월 5일까지 90일이며 본회의 의결로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국조 특위는 이 기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원인과 관련 업체 및 정부의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고 피해자 배상 및 보상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또 증인, 참고인 신문 등을 위한 청문회 등도 실시한다. 국조 대상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는 국무조정실, 환경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정거래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 질병관리본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이 포함됐다. 옥시레킷벤키저, 애경, 롯데쇼핑, 홈플러스, 이마트, 홈케어, GS리테일, 다이소아성산업, 코스트코 등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와 한빛화학, SK케미칼, 용마산업사, 메덴텍, 제너럴바이오, 퓨엔코, 산도깨비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원료공급업체도 국조 대상이다. 다만 여야 간 이견이 있었던 법무부와 검찰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야당은 늑장 조사를 벌인 검찰 등을 국조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은 재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야당은 국조 계획서의 본회의 통과가 더 중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대신 국조 특위는 국조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지를 더 논의하기로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에 ‘부작위 살인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정치발전특별위원회 등 7개 특위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확실한 처벌…피해 신고 시스템 구축해야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확실한 처벌…피해 신고 시스템 구축해야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배상액을 충분히 높게 책정해 ‘기업이 알면서 하는 악행’을 멈추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반기업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선량한 후발주자들을 감안하면 ‘확실한 처벌’이 장기적으로 산업계의 공정경쟁구도를 만들고 국민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들이 급증하는 독성 화학물질에 대해 알 수 있고, 화학물질 피해를 입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30일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의 피해배상액이나 리콜비용이 적다면 고의적으로 부도덕한 영업을 계속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라며 “피해규모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자산과 소득에 비례해 높은 배상액을 책정해야 알면서 하는 기업의 악행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량한 후발 기업이 있다면 부도덕한 1위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내려 산업계·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피해 규모의 3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신용정보보호법이나 하도급법의 처벌 정도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해 위자료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법정 위자료는 교통사고 기준으로 최고 4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과실과 고의적인 행위에 따른 위자료 액수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는 “화학물질 중독, 피해 등에 대한 신고 체계와 화학물질을 모니터링하는 중독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화학물질의 독성 등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소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화학물질 관리법,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 등 법률에 의해 화학물질을 규제하고 감독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10년 넘게 제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단 한 명의 공무원도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면 아주 나쁜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사망자 수가 146명(정부 1·2차 접수 기준)인 것을 볼 때 발견은 안 됐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 30만명은 족히 된다고 봐야 한다”며 “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를 만든 SK케미칼이 수사 대상에서 빠진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쥐 실험을 통해 이 성분이 폐섬유증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사람의 질병 발생 여부를 쥐로 판단하는 것은 상식 이하”라며 “동물실험은 인체에 미칠 위험을 추정하는 수단이지 과학적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직무유기로 판단해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옥시 英본사·정부 책임 손 못 대고 끝나는 檢수사

    146명 사망·1528명 피해에도 정부·학계·언론 ‘경고등’ 못 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146명(정부 집계·316명 판정 대기 중)의 사망자를 포함해 1528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정부, 학계, 언론 등은 경고등을 켜지 못했고 검찰도 피해가 보고된 지 5년이 지나서야 수사 결과를 내놓게 됐다. 이번 주에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옥시 영국 본사의 책임이나 정부의 책임까지 규명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1994년 11월 SK케미칼의 전신 ㈜유공이 첫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어 판매한 이후 22년간의 과정을 짚어 봤다. 2011년 4월부터 5월까지 벌어진 임신부 연쇄 사망 사건이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임신부 4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8월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11월에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물질이 함유된 옥시싹싹을 비롯한 6개 제품에 대해 수거 명령도 내렸다. 하지만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CMIT 및 MIT가 함유된 제품에 대해서는 사용 자제 및 판매 중단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의 시스템도 곳곳이 구멍이었다. 유공은 1996년 PHMG를 카펫 항균제로 개발해 환경부에 신고했지만 옥시는 2001년 PHMG를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했다. 환경 당국은 가습기 살균제로 둔갑한 PHMG에 대해 안전 인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 산업자원부는 2007년 일부 가습기 살균제에 국가통합인증(KC)까지 해 줬다. ‘1차 경보’는 2008년 발령됐다.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의 소아호흡기 교수들이 원인 불명의 폐 손상 환자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2008년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며 감염성은 아니라는 선에서 조사를 접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다시 산모들의 집단 이상 증세를 보고한 ‘2차 경보’가 울린 뒤 정밀 조사에 착수,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직접 원인”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 옥시, SK케미칼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가 내부적으로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유공은 1996년 PHMG를 카펫 항균제로 신고하면서 제조신고서에 사고 시 응급조치 사항으로 ‘흡입 시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옮길 것, 섭취 시 물로 입을 씻어 내거나 충분한 물을 마셔 토해 낼 것’이라고 적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이 사실을 조작·은폐하기 위해 서울대 조모(56) 교수에게 연구용역비 2억 5200만원과 자문료 1200만원을 줬고, 호서대 유모(61) 교수에게 자문료 2400만원을 건넸다. 검찰은 올해 1월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집중 수사에 돌입했다. 지난 22일까지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해 181명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를 포함해 6명을 구속했다. 2005년 6월부터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한 존 리(48) 전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옥시 영국 본사의 책임을 규명하지 못했고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책임을 묻지 못했다는 점은 수사의 한계로 지적된다. 가해업체 책임자 등 20명 안팎을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SK·애경·이마트도 문제…수사해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SK·애경·이마트도 문제…수사해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클로로메탈이소티아졸리논(C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과 애경, 이마트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환경운동연합·환경보건시민센터 등 관련 환경·시민단체 관계자 20여명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이용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관련 기업들을 수사중이지만 CMIT나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제품과 관련된 업체는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12년 동물시험 결과 PHMG과 달리 CMIT나 MIT 등을 원료로 한 한 제품에서는 폐섬유화 등 독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이에따라 검찰은 애경 제품 등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는 최근 CMIT·MIT 성분의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 사용자 중 3명의 피해를 인정했다”면서 “또한 이달 3일 국회 토론회에서도 CMIT·MIT도 동물실험에서 폐섬유화를 일으켰다고 확인해준 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CMIT·MIT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SK케미칼과 이를 판매한 애경과 이마트를 수사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철저히 수사해 가습기 살균제 사고의 의혹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약·화장품 수출 4년새 2배 ‘껑충’

    의약·화장품 수출 4년새 2배 ‘껑충’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이 최근 4년 사이 2배로 급성장해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보건산업 수출액은 올해 더 크게 늘어 100억 달러(약 11조 675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12일 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보건산업 수출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진료 수입을 포함한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액은 88억 달러(약 10조 2740억원)로, 전년보다 21.0% 증가했다. 2011년 43억 9500만 달러(약 5조 1312억원)에 불과했던 보건산업 수출액이 연평균 19%씩 늘어나 4년 사이 2배가 된 것이다. 수출액 증가율은 화장품이 보건산업 각 분야 중 가장 높았다. 화장품 수출액은 26억 달러(약 3조 355억원)로 전년보다 44.0% 늘었고, 의약품과 외국인 환자 진료 수입은 각각 22.0%, 12.0% 늘었다.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5%의 증가율을 보였다. 화장품은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중국·홍콩 등 중화권 수출이 크게 늘면서 올해도 지난해 대비 37% 정도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의약품은 2013년 7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은 데 힘입어 1년 새 헝가리, 스위스, 프랑스, 핀란드 등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올해도 램시마, SK케미칼의 ‘앱스틸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정부 간 수출계약(G2G) 협력에 따른 인허가 간소화 등으로 수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지난해보다 9% 증가한 32억 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건산업 모든 분야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무역수지 적자도 개선됐다. 2011년은 수출액(42억 달러)보다 수입액(84억 달러)이 2배 많아 42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수출이 수입의 93.0% 수준까지 성장해 적자폭이 6000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바이오신약 처음으로 美시장 뚫었다

    한국 바이오신약 처음으로 美시장 뚫었다

    세계 8조원 규모… 미국만 3조6000억 SK “유럽·호주서도 최종 승인 단계에”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이 처음으로 상용화돼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일반 화학 의약품보다 분자구조가 복잡해 개발 과정이 까다롭다. SK케미칼은 27일 혈우병 치료제 후보 물질(SK-NBP601)이 ‘앱스틸라’라는 제품명으로 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2009년 호주 제약사 CSL에 이 기술을 수출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K케미칼은 향후 제품에 대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앱스틸라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가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인 것과 달리 두 단백질을 하나로 결합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로 분자 안정성이 개선돼 효능과 약효의 지속 시간이 향상됐다. 임상 결과 주 3~4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주 2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SK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SK케미칼이 개발한 후보 물질은 A형 혈우병 치료제다. 혈우병은 X염색체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돼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으로 A, B형 두 종류로 나뉜다.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A형 혈우병은 모두 13개의 인자 중 8번 인자에 결함이 생겨 발병한다. 주로 남성이 걸리며 근육이나 내부 장기 등에서 출혈이 발생한 후 멈추지 않는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주요국으로의 수출도 가시권이다. 이 제품은 현재 유럽과 호주에서 허가 당국에 의한 최종 시판 승인 단계에 있는 상태”라면서 “연구·개발(R&D)에 대한 오랜 투자가 결실을 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 8조원대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2014년 기준 3조 6000억원에 달한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최근 영국계 회사인 샤이어에 인수된 박스앨타가 주도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가습기 살균제의 공범은 누구입니까/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가습기 살균제의 공범은 누구입니까/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다른 언론사의 한 데스크(부장)가 쓴 칼럼을 봤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앞에서 언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일선 기자가 일곱 차례에 걸쳐 이 사건 관련 동향을 보고했으나 그저 몇 줄짜리 기사로 몇 차례 보도했을 뿐 피해자들의 절규를 듣지 않았고 그들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의 고백과 자책은 그러나 그만의 것이 아닙니다. 필자를 포함해 언론 모두가 무릎을 꿇을 일입니다. 1996년 유공(현 SK케미칼)과 옥시, 애경 등이 잇따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고, 이로 말미암아 수백의 영문 모를 죽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언론은 청맹과니였습니다. 아니 ‘사흘에 한 번은 꼭 청소를 해 줘야 한다’며 기사로, 광고로 이들 제품을 선전하기 바빴습니다. 이들 제품에 사람을 죽이는 물질이 들어 있다고 상상도 못 했고, 알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무지와 무모함은 비단 언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몽매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저런 제품에 쓰이는 물질은 4만 4000여종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독성을 온전하게 파악하고 있는 물질은 15%뿐입니다. 미국과 유럽은 10만종 남짓한 물질의 물성과 독성을 대부분 파악해 놓고 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우리가 무슨 운칠기삼(運七氣三)의 천운이라도 타고난 존재들인가요. 운 좋으면 살고, 재수 없으면 죽는 건가요. 이것이 경제규모 세계 11위 대한민국의 민낯입니다. 정부 부처는 손발이 맞지 않았습니다. 카펫 세척제에 쓰이는 PHMG라는 독성물질을 가습기 살균제로 만들어 팔 때도 손놓고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산업자원부는 심지어 살균제 제품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마크)까지 붙여 줬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먼 산 바라보듯 했습니다. 부처를 탓하기 전에 제도가 그 모양이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약사법에 의한 의약외품으로 지정된 건 이미 숱한 희생이 확인된 2011년이 돼서였고, 생활화학용품 안전관리가 산자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된 건 1년이 더 지나서였습니다. 굼뜨기 짝이 없습니다. 업계는 어땠습니까. 지금 보고 듣는 대로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업체 관계자 가운데 피해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2011년 살균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부랴부랴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제정 논의가 벌어질 때에도 업계는 전경련까지 나서서 법안 저지에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관련 산업이 위축돼 국가 경쟁력이 추락할 것이라고 을러댔습니다. 생산단가가 오른다며 소비자들 주머니 걱정도 했습니다. 정치권은 이들의 전위대였습니다. 업계를 대신해 화평법을 쭈그러뜨린 장본인이 지금 임기를 끝낸 19대 국회의원들입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조차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화평법 완화에 손을 들어 줬습니다. 2013년 9월의 일입니다. 화평법은 결국 반쪽짜리가 됐습니다. 등록 대상 물질 수는 510종으로 줄었고, 등록 의무 기업도 당초 ‘연간 0.5t 이상 등록 대상 물질을 수입·제조하는 업체’에서 연간 1t 이상 수입·제조업체로 축소됐습니다. 이 성근 그물로는 문제의 독성물질들을 제대로 걸러 낼 수 없습니다. 그나마 본격 시행이 2018년이니 우리는 남은 1년 7개월을 운 좋게 버텨야 합니다. 불편한 진실은 또 있습니다. 국민들의 환경의식입니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장치 조작으로 미국 시장에서 철퇴를 맞았습니다만 한국 내 판매량은 늘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폭스바겐 측의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우리는 속절없이 우리의 하늘을 내주었습니다. ‘봉’이 따로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전말을 가리는 긴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정치권은 국정조사다 청문회다 법석을 떨 겁니다. 희생양 찾기도 바빠질 겁니다. 그러나 그러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린 가만히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막무가내로 문병을 갑니다. 이 국가적 강심장이 정말 놀랍습니다. 물질안전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돈도, 시간도 많이 듭니다. 화평법만 해도 수백억이 들지, 수천억이 들지조차 지금은 모릅니다. ‘옥시 아웃!’만 외쳐선 헤쳐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분노와 개탄을 넘어 냉정한 판단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jade@seoul.co.kr
  • 옥시, 전문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경고에도 ‘무시’ 정황 포착

    옥시, 전문가의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경고에도 ‘무시’ 정황 포착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살균제 개발 전 제품에 대한 유해성 경고를 받고도 무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살균성분제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직접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외 저명학자의 경고 메일 등과 더불어 옥시 주요 책임자의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죄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1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2000년 중반께 옥시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던 최모(구속)씨는 서울 모처에서 생활화학제품 제조업체 E사 대표 노모(55)씨를 만났다. 당시는 옥시가 문제의 살균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첨가한 새로운 가습기 살균제 개발을 검토하던 때였다. 노 대표와의 만남은 옥시가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PHMG가 인체에 무해한지, 흡입 독성 검사 필요성은 없는지 자문을 받으려는 목적이었다. 옥시 측에서 여러 전문가를 제쳐놓고 가장 먼저 노 대표를 만난 이유는 노 대표가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 바이오텍 사업부장으로 있던 1994년 세계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를 개발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살균제 성분물질의 용도 특허도 10건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곰팡이 제거제의 시초인 ‘팡이제로’를 개발·출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노씨가 개발한 가습기 살균제는 해외에서 흡입독성 실험을 통해 인체 무해 용량과 농도가 수치화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함유한 제품이다. 노 대표는 당시 최씨에게 “CMIT, MIT와 달리 PHMG의 흡입독성은 국내외에서 전혀 검증된 바 없다. 자체적인 독성 실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노 대표의 얘기를 메모지에 꼼꼼하게 받아적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 의견을 당시 연구소장 김모(구속)씨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결국 흡입 독성 실험은 생략된 채 2000년 10월 PHMG를 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가 시판됐다. 검찰은 올 2월 옥시 본사와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메모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옥시 측 주요 관련자의 과실 책임을 밝히는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노 대표를 만난 사실과 당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등을 모두 시인했다. 이 메모지 한 장은 결국 제품 개발과 제조를 지휘한 옥시 최고경영자 신현우(68·구속) 전 대표의 처벌로 이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여러 물증 가운데서도 노 대표와의 면담 기록이 혐의 소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롯데마트·홈플러스의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한 용마산업 김모씨를 재소환해 조사한다. 김씨는 16일 1차 조사에서 “두 유통사가 시키는대로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홈플러스 제품개발 담당자 2명도 이날 출석한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제품 개발 및 제조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시, 살균제 유해성 4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檢 “경고 문구는 통상적 문구였고 고발 내용도 허위 광고에 관한 것” 한국P&G, 페브리즈 성분 금주 공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원료물질의 유해성을 신중하게 따지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정황이 4년 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도 일부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가 2012년 8월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의결서에 따르면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에서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연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적힌 ‘물질 안전 보건자료’(MSDS)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MSDS는 화학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게 돼 있는 자료다. 공정위는 의결서에서 “(옥시가) 제품 원료에 대한 MSDS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원료 공급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옥시에 MSDS 등 원료 정보가 이미 제공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공정위 관계자는 16일 “PHMG 제조업체인 SK케미칼과 원료 도매상, 가습기 살균제 제조를 위탁 제조한 한빛화학, 옥시 순서로 단계마다 MSDS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MSDS에 ‘마시거나 흡연하지 말라’는 기록이 있는데, 옥시가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실제로 옥시가 MSDS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제품 용기에 안전하다고 허위 표시를 한 옥시 등에 2012년 7월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가 본격화한 것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나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MSDS에 명시한 경고 문구는 다른 화학약품에도 의례적으로 쓰여지는 통상적 문구”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것은 허위 광고에 관한 것”이라면서 “검찰은 2012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형사고발을 접수한 후 사건을 경찰에 내려보내 수사를 지휘했다”고 반박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한 옥시의 소송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옥시 패소 판결을 했다. 한편 한국피앤지(P&G)는 이날 폐 손상과 같은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탈취제 ‘페브리즈’의 모든 성분을 이번 주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4년 전 공정위 조사서 “옥시, 유해성 알고도 제품 판매” 확인

    4년 전 공정위 조사서 “옥시, 유해성 알고도 제품 판매” 확인

    옥시를 비롯한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원료의 유독성을 알고도 제품을 판매해 온 사실이 이미 4년 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때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의결서에 따르면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적힌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MSDS는 화학 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도록 돼 있는 자료다. 이 의결서에서 공정위는 “피심인 회사(옥시)가 제품 원료에 대한 MSDS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원료 공급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옥시에 MSDS 등 원료 정보가 이미 제공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공정위 관계자는 PHMG 제조업체인 SK케미칼, 원료 도매상, 가습기 살균제 제조를 위탁 제조한 한빛화학, 옥시 순서로 단계마다 MSDS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MSDS에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기록이 있는데, 옥시가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실제로 옥시가 MSDS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옥시는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에 대비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치의 MSDS를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제품 용기에 안전하다고 허위 표시를 한 옥시 등에 2012년 7월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나서다. 가습기 살균제가 사망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는 2011년 8월에 나왔고, 공정위가 이듬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원료 유독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일차적으로 확인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한 옥시의 소송에 대해 대법원도 작년 2월 옥시 패소 판결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마트 살균제’ 美 컨설팅업체 겨눈 檢

    ‘롯데마트 살균제’ 美 컨설팅업체 겨눈 檢

    옥시 모방한 PB상품 판매 전 “PHMG 원료 문제없다” 판단 SK케미칼 직원 참고인 첫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에 이어 다수의 피해자를 낸 롯데마트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0일 롯데마트와 함께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검사를 시행한 미국 D사 관계자를 이르면 이번 주 중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D사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전문 컨설팅업체로, 전 세계에 수백개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롯데마트는 2006년 11월 당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인기를 끌자 생산방식을 그대로 모방해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인 Y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로 하고 D사에 원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다. D사가 “문제가 없다”고 통보하자 롯데마트는 2011년 8월까지 옥시와 같은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PB 상품으로 생산·판매했다. 롯데마트 제품 관련 피해자는 사망자 22명을 포함해 61명으로 공식 집계돼 있다. 검찰은 D사 관계자를 먼저 소환해 당시 PHMG의 유해성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후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판매에 관여한 롯데마트 관계자를 소환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D사는 당시 살균제 원료 샘플을 뽑아서 검사를 했고, 문제가 없다고 해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흡입 독성 실험은 따로 하지 않아 유해성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18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위해 100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옥시와 롯데마트 등에 PHMG를 공급했던 SK케미칼 직원 정모씨와 김모씨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SK케미칼 관계자가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정씨 등을 상대로 PHMG의 유해성을 제조사에 제대로 경고했는지, 해당 제조사가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용도로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檢 ‘살균제 원료 공급’ SK케미칼 직원 소환

    檢 ‘살균제 원료 공급’ SK케미칼 직원 소환

    신현우 前대표 재소환·영장 방침 “참회하겠다”… 첫 사법처리 수순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 등에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공급했던 SK케미칼 관계자가 검찰에 소환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내 대기업 관계자가 검찰에 출두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0일 SK케미칼 직원 정모씨와 김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SK케미칼은 2010년 10월부터 2011년까지 이번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독점 생산·공급했다. SK케미칼은 원료 도매업체인 CDI에 PHMG를 판매했고, 옥시는 CDI로부터 PHMG를 사들여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인 한빛화학을 통해 문제의 ‘옥시싹싹뉴가습기 당번’을 생산·판매했다. SK케미칼은 2003년 PHMG를 호주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PHMG를 호흡기로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현지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PHMG의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SK케미칼 측은 “PHMG는 공업용 항균제로 판매됐고,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됐는지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도 논란이 되고 있다. SK케미칼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을 원료로 한 가습기메이트를 생산해 2001년부터 애경산업에 공급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PHMG의 유해성을 인정했으나 CMIT와 MIT는 폐 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이 물질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10일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68)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의 사법 처리를 받는 첫 옥시 관련자다. 신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재소환되면서 “피해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은 여생을 참회하고 유가족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대형마트 PB 가습기 살균제 제조원 표기 ‘멋대로’

    [단독] 대형마트 PB 가습기 살균제 제조원 표기 ‘멋대로’

    가습기 메이트·옥시싹싹 등 유통과정 복잡해 책임회피 수월 PB사용 피해자들 구제 어려워 정부 인정 피해자만 221명, 그중 92명을 사망케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형마트 3곳의 자체상표(PB) 제품이 전부 연루된 가운데 이마트 PB의 경우 제조원이 허위 기재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이마트 PB인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의 뒤 라벨을 보면 제조원을 ‘애경산업’으로 명시했을 뿐 아니라 애경 고객만족팀 연락처를 기재해 뒀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의 실제 제조원은 SK케미칼이다. 제품 브랜드와 판매처인 이마트도, 라벨에 연락처가 적힌 애경도 피해자들의 호소에 책임질 역량 없이 대기업 이미지를 활용해 판매에만 몰두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애경은 ‘가습기 메이트’를 SK케미칼에서 완제품 형태로 납품받아 판매하는 등 따로 제조 설비를 두지 않았다.”면서 “대형마트 PB 생산을 위해 설비를 새로 증설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여러 화학물질을 혼합한 최종 제조사가 라벨에 똑바로 기재돼 있더라도 ‘원료 제조사→중간 도매상 1~2단계→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판매·유통업체’와 같은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 동안 유해 화학물 취급 책임이 제대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옥시싹싹’ 유해 성분인 PHMG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는 SK케미칼(원료 제조사)이다. 하지만 중간도매상을 거쳐 가며 이 물질이 유통되다 옥시(판매업체)에서 한빛화학(제조업체)에 PHMG를 넣는 시방서를 내려 주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 제품이 생산돼 단계별 기업들의 책임 회피만 수월해졌다. 부정확한 라벨은 피해자들의 진실규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나마 현재 검찰 수사 방침대로라면 제조원을 제대로 규명하더라도 애경과 이마트 PB 사용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길은 요원하다. 2012년 2월 질병관리본부가 “CMIT 성분이 폐손상을 야기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검찰이 PHMG를 쓴 4개사만 수사 대상으로 삼을 뿐 CMIT 성분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이마트 등은 방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롯데마트, 홈플러스, 옥시 등 3곳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 및 기금 조성 의사를 밝히는 동안 나머지 업체들은 사태를 관망 중이다. 한편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등이 질병관리본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를 한 332건을 2013년 정밀분석한 결과 CMIT 성분 살균제만 쓴 사망 사례 5건이 발견됐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독] 대형마트 PB 가습기 살균제 제조원 표기 ‘멋대로’

    [단독] 대형마트 PB 가습기 살균제 제조원 표기 ‘멋대로’

    유통단계 복잡해기업 책임회피 피해자들 구제 받기 어려워 정부 인정 피해자만 221명, 그중 92명을 사망케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형마트 3곳의 자체상표(PB) 제품이 전부 연루된 가운데 이마트 PB의 경우 제조원이 허위 기재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이마트 PB인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의 뒤 라벨을 보면 제조원을 ‘애경산업’으로 명시했을 뿐 아니라 애경 고객만족팀 연락처를 기재해 뒀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의 실제 제조원은 SK케미칼이다. 제품 브랜드와 판매처인 이마트도, 라벨에 연락처가 적힌 애경도 피해자들의 호소에 책임질 역량 없이 대기업 이미지를 활용해 판매에만 몰두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애경은 ‘가습기 메이트’를 SK케미칼에서 완제품 형태로 납품받아 판매하는 등 따로 제조 설비를 두지 않았다.”면서 “대형마트 PB 생산을 위해 설비를 새로 증설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여러 화학물질을 혼합한 최종 제조사가 라벨에 똑바로 기재돼 있더라도 ‘원료 제조사→중간 도매상 1~2단계→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판매·유통업체’와 같은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 동안 유해 화학물 취급 책임이 제대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옥시싹싹’ 유해 성분인 PHMG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는 SK케미칼(원료 제조사)이다. 하지만 중간도매상을 거쳐 가며 이 물질이 유통되다 옥시(판매업체)에서 한빛화학(제조업체)에 PHMG를 넣는 시방서를 내려 주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 제품이 생산돼 단계별 기업들의 책임 회피만 수월해졌다. 부정확한 라벨은 피해자들의 진실규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나마 현재 검찰 수사 방침대로라면 제조원을 제대로 규명하더라도 애경과 이마트 PB 사용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길은 요원하다. 2012년 2월 질병관리본부가 “CMIT 성분이 폐손상을 야기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검찰이 PHMG를 쓴 4개사만 수사 대상으로 삼을 뿐 CMIT 성분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이마트 등은 방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롯데마트, 홈플러스, 옥시 등 3곳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 및 기금 조성 의사를 밝히는 동안 나머지 업체들은 사태를 관망 중이다. 한편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등이 질병관리본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를 한 332건을 2013년 정밀분석한 결과 CMIT 성분 살균제만 쓴 사망 사례 5건이 발견됐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의 눈] 실종된 기업 윤리를 찾습니다/김진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실종된 기업 윤리를 찾습니다/김진아 산업부 기자

    일요일인 지난 1일 집 근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들렀을 때였다. 점포 밖에서는 과자, 맥주, 휴지 등 주력 행사 제품을 가판대에 놓고 팔고 있었다. 뭘 싸게 파는 것일까 쭉 훑어보다 시선을 끈 건 1+1 행사로 할인 판매한 ‘옥시’ 제품이었다. 깜짝 놀랐다. 홈플러스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 일에 대해 공식 사과한 지 불과 며칠이 안 됐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수년 만에 재조명되면서 ‘기업 윤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가습기 살균제 PB 상품을 팔았던 롯데마트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어 5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역시 가습기 살균제 PB 상품을 판매했던 홈플러스는 미적거리다가 롯데마트의 뒤를 이어 사과했다. 그것도 홈플러스는 신사옥 입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타이밍상 사과 멘트를 하나 넣었을 뿐이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과는 더욱 가관이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옥시레킷벤키저의 입장을 취재하려고 했지만 소통 창구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옥시레킷벤키저는 전직 대표 소환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본사의 입장 자료를 뿌렸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사과문만 덜렁 기자들에게 뿌린 것에 그 누가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할까. 옥시 측은 이후에도 비난 여론이 식지 않자 약 2주 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을 내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사주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 나아가 그것이 기업의 이윤으로 이어지는 게 바로 기업의 존재 이유다. 기업 윤리도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소비자를 위하는 게 바로 기업 윤리의 시작이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된 기업들 그 어느 곳에서도 기업 윤리를 생각하는 곳은 없었고 기업 윤리의 실종은 현재 진행형이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매장에서는 판촉 행사를 펼쳐 옥시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아주고 있었던 게 대형마트다. 두 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낸 애경과 원료공급업체 SK케미칼은 지금까지도 사과를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불매운동은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네티즌들은 옥시 제품 리스트와 함께 대체 가능 상품의 리스트도 함께 작성해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 카페 등 각 곳으로 퍼 나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옥시 제품 매출에 변동이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은 교체 주기가 긴 세제 같은 상품은 불매운동의 효과가 시간이 걸려 나오니 기다리면 된다며 벼르고 있다. 실종된 기업 윤리에 무섭게 반응하는 소비자다. 기업 윤리 없는 기업이 영원할 수는 없다. jin@seoul.co.kr
  • [In&Out] 국가는 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지 못했나?/송기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In&Out] 국가는 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지 못했나?/송기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아빠는 갓난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면서 가습기를 마련했다. 아기에게 더 빈틈없이 잘하려고 가습기에 살균제를 넣어 줬다. 가습기가 돌아가는 방에서 새근새근 자는 아이를 평화롭게 지켜보던 가장은 뿌듯했을 것이다. 지금은 모두 쉬쉬하지만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같은 곳에서도 가습기 살균제를 많이 사용했을 것이다. 약 800만명의 시민이 유독 화학물질에 노출됐다. 면역력이 약한 갓난아이와 산모들이 집중적으로 희생됐다. 이 대참사는 그저 옥시레킷벤키저로 상징되는 회사들의 악덕이 낳았는가? 물론 제조사들의 책임이 가장 크기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특히 독성학 전문가들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신제품이 나올 때 학자적 양심에 따라 행동했는지, 아니면 회사에 유리한 자료만을 각색하는 역할로 전락했는지 수사해야 한다. 수만 가지의 화학물질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전문가들이 회사의 이익과 결탁한다면 소비자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회사와 그 주변을 수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백서에 의하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대표적 원인물질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다. 그런데 위 백서마저 얼버무리는 사실로, 국가는 이 두 물질에 대해 유해성 심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차례대로 1997년과 2003년 대한민국 관보에 “유독물질에 해당하지 않음”으로 공인했다. 국가는 제조를 신청한 유공(현 SK케미칼)에 합법적으로 제조할 자격을 줬다. 수입 신청 회사에도 합법적으로 수입할 자격을 부여했다. 그래서 해당 물질들이 옥시와 버터플라이이펙트 등의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됐다. 어떻게 해서 참극의 주원인인 유독물질이 국가의 유해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을까. 환경부의 공식 해명은 유해성 심사를 신청할 때의 용도가 카펫 제조 첨가 항균제였기 때문에 흡입독성 실험은 유공에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적용하던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 규정’을 보면 ‘농업용 이외의 살균제’가 환경에 직접 노출돼 사용되는 경우 독성검사를 위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도록 했다. 그래서 다시 유해성 심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어떻게 이런 유독물질이 국가로부터 안전하다고 공인을 받았는지 그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 또 공무원들이 왜 유공에 독성검사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는지 밝혀내야 한다. 환경부의 해명 논리가 하나 더 있다. 문제의 유독물질을 애초의 유해성 심사 신청 때와 달리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할 경우 재심사 의무 조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신청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재심사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이 당시의 확고한 업무 방식이었다면 대한민국 관보에 고시할 때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경우에 한해 안전한지를 함께 고시했어야 한다. 당초 용도별 재심사를 하지 않는 구조였다면 대한민국 관보에 그 어떠한 안전용도 단서도 없이 “유독물질에 해당하지 않음”이라고 고시해서는 안 됐던 것이다. 이는 국가가 자초한 참극이다. 당시의 법률에는 이렇게 돼 있다. ‘국가는 유해화학물질이 국민 건강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항시 파악하고, 국민 건강 및 환경 위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재심사가 의무 조항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정부에는 얼마든지 재심사 의무 조항을 만들 법적 근거가 있었다. 만들지 않았을 뿐이다. 유해성 검사 단계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 유독물질의 한국 진입을 막았다면 갓난아이와 산모들은 그 유독물질 가습기로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용기를 내야 한다. ‘공무원·기업·전문가’의 유착을 막는 근본적 성찰을 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옥시가 우리 대문 앞에서 기다릴 것이다. ‘늑장 수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검찰이 지금이라도 ‘검은 고리’를 끊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 옥시 연구부장 “유해성 보고했지만 안전성 검사 안 해”

    檢, 원료도매업체 대표도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가 내부적으로 제품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옥시 연구부장 최모씨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인산염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지한 인물로 파악했다. 최씨는 2001년 전후 옥시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며 제품 개발 및 제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씨는 국내외 자료 분석과 해외 저명 교수 등 자문을 통해 PHMG가 흡입 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당시 연구소장이던 김모씨 등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옥시 측은 흡입 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2001년 제품 출시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옥시의 최고경영자였던 신현우(68) 전 대표이사가 제품 출시를 승인하기 전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신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2000년 말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PHMG로 바꾼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내놓으면서 흡입 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독일 전문가의 경고까지 있었던 상황이라 흡입 독성 실험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원가 절감 압박에 따라 안전성 점검을 소홀히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 전 대표 등 옥시 주요 책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옥시 연구소장 조모씨와 PHMG 원료 도매업체인 CDI 대표 이모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최씨 등과 함께 제품의 최초 개발 및 제조 과정에 참여한 인물이고, CDI는 SK케미칼에서 PHMG 원료를 사들여 옥시 측에 공급한 중간 판매업체다. 검찰은 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직접 제조한 ㈜해마루 대표 김모씨와 세퓨 판매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를 28일 오전 소환한다. 검찰이 옥시 이외의 다른 제조사 관계자를 소환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옥시, PHMG 안전성 검사 하지 않고 제품 출시…연구원 “윗 선에 위험성 보고했다”

    옥시, PHMG 안전성 검사 하지 않고 제품 출시…연구원 “윗 선에 위험성 보고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내부적으로 제품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옥시 현 연구부장인 최모씨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가능성을 처음 인지한 인물로 파악했다. 최씨는 지난 2001년 전후 옥시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제품의 첫 개발 및 제조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씨는 국내외에서 광범위화게 확보한 자료 분석과 해외 저명 교수 등의 자문을 통해 PHMG가 흡입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당시 연구소장이던 김모 씨 등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보고로 인해 PHMG의 유해 가능성이 회사 내부적으로 광범위하게 공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옥시 측은 흡입독성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2001년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 최씨는 26일 검찰 조사에서도 “제품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상급자에게 보고했으나 흡입독성실험 등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최씨의 보고가 어디까지 전달됐는지를 파악하는 쪽으로 모인다. 검찰은 당시 옥시의 최고경영자였던 신현우(68) 전 대표이사가 제품 출시를 승인하기 전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신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의유해성을 알지 못한 채 판매만 허락했다는 것이다. 원래 옥시는 1995년 말 독일에서 가습기 세정제 원료로 쓰이는 화학물질인 ‘프리벤톨(Preventol) RI-80’을 수입해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이라는 이름의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했다. 옥시는 당시 ‘해당 물질을 초음파 가습기에 넣어 사용하려면 흡입독성 검사가 필요하다’는 독일 현지 전문가의 경고성 서신을 받은 뒤 흡입독성실험을 했고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와 본격 생산·판매했다. 그러다 2000년 말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을 PHMG로 바꾸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흡입독성실험을 하지 않았다. PHMG를 함유한 새 제품이 문제가 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다. 검찰 관계자는 “독일 전문가의 경고까지 있었던 상황이라 이후에는 어떤 원료 물질을 쓰든 흡입독성실험을 거쳐야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원가절감 압박 속에 안전성 점검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내 가습기 살균제 시장은 10∼20억원에 불과했는데 흡입독성실험 비용은 3억여원에 달했다. 검찰은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옥시 주요 책임자에 업무상 과실치사나 과실치상죄를 적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본사의 경우 제품 개발·제조·판매 등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전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옥시의 증거인멸·은폐·조작 행위를 본사가 지시했는지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옥시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PHMG 원료 도매업체인 CDI 대표 이모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씨는 최씨 등과 함께 제품 최초 개발·제조 과정에 참여했으며 CDI는 SK케미칼에서 PHMG 원료를 사들여 옥시측에 공급한 중간상이다. 최씨도 전날에 이어 재소환됐다. 검찰은 특히 CDI와 옥시가 거래할 때 PHMG를 가습기 살균제용으로 쓰면 위험할 수 있다는 교감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단서를 토대로 실제 유해 가능성을 언제 알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옥시측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직접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를 28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한다. 또 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조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와 제조 책임자 서모씨, 세퓨 원료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GH) 공급자인 김모씨 등 3명도 같은 시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이 옥시 외에 다른 유해 살균제 제조사 관계자를 소환하는 것은 처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현우 전 옥시 대표, 17시간 조사 후 귀가…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신현우 전 옥시 대표, 17시간 조사 후 귀가…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초래한 혐의를 받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신현우 전 대표가 17시간 조사를 받고 27일 귀가했다. 전날 오전 9시 40분쯤 검찰에 출석한 신 전 대표는 17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전 2시 40분쯤 조사실을 나왔다. 신 전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검증을 제대로 했느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질문이 이어지자 신 전 대표는 “피곤하고 목이 안 좋아서 말이 안 나온다. 죄송하다”면서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신 전 대표는 문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가 출시된 2001년 옥시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였다.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도 신 전 대표와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PHMG 성분을 넣은 제품을 제조·판매한 경위를 캐묻고 제품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신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사전에 몰랐다고 주장하며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옥시 측이 제품 출시 전에 인체에 악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예견하고서도 대책을 세우지 않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 측은 해외 저명 학자로부터 PHMG의 흡입 독성을 경고하는 메일을 받았고, 독일 유명 화학회사의 부설연구소 소속 교수로부터는 가습기 세정제 성분의 흡입 독성에 대한 경고를 듣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주의사항을 간과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 소환했던 전 선임연구원 최씨를 이날 재소환한다. 또 옥시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PHMG 원료 도매업체인 CDI 대표 이모씨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조씨는 제품 최초 개발·제조 과정에 참여했으며 CDI는 SK케미칼에서 PHMG 원료를 사들이고 나서 옥시 측에 공급한 중간상이다. 검찰은 이날 귀가한 신 전 대표의 추가 조사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사건 관여도나 그동안 드러난 옥시 측의 여러 증거인멸 행태 등에 비춰 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사 폐손상은 말도 안 되는 주장… 옥시가 독성 몰랐을 리 없다”

    “황사 폐손상은 말도 안 되는 주장… 옥시가 독성 몰랐을 리 없다”

    “살균제 재료로 쓰이기 전부터 호흡기 위험 알려져 있던 사실… 폐가 황사 노출되는 정도는 미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독성은 이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의 재료로 쓰이기 훨씬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연구해 온 임종한(55)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PHMG의 위험성을 옥시가 결코 몰랐을 리 없다”며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로 초래된 역대 최악의 소비자 제품 피해”라고 밝혔다. 그는 2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PHMG가 흡입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2001년 이전에 미국에서 이미 동물실험 결과로 밝혀진 바 있다”며 “SK케미칼이 2003년 호주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수출할 때 같이 보냈던 물질안전보건자료에도 PHMG를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2012년 한국환경보건학회에서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노출 실태와 건강 영향 조사’ 연구 참여를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 입증에 노력해 왔다. 이달 15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요청을 받고 독성·임상·역학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전체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결론을 재차 확인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만 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과 ‘화학물질의 반복적인 흡입에 따른 과민성 폐렴’은 그 증상이 비슷합니다. 그러나 과민성 폐렴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 그다음 날로 좋아지며 치료 없이 저절로 낫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은 항생제도, 스테로이드도 소용없습니다. 폐 이식이 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입니다.” 지난해 말 옥시는 피해자들의 폐 손상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 아니라 황사나 꽃가루 등의 다른 요인 때문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임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동물실험을 했을 때 똑같은 농도로 PHMG와 황사를 주입하면 같은 정도의 폐 손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폐가 황사에 노출되는 정도는 굉장히 미미합니다. 황사로 인해 이번 피해자들 정도로 폐가 망가지려면 8시간 이상 꽉 막힌 밀폐 공간에서 엄청나게 많은 독성 물질에 장시간 노출돼야 합니다.” 임 교수는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피해자는 사망 140명을 포함해 1528명이지만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 30만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HMG에 고농도로 노출된 피해자들 외에 저농도로 장기간 노출된 사람들도 큰 문제입니다. PHMG로 인한 염증이 혈액을 따라 몸 안에 침투해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발암성 유무도 규명해야 할 과제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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