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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최대 22만t ‘메가 유람선’ 시대… 규모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

    [Weekend inside] 최대 22만t ‘메가 유람선’ 시대… 규모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

    3D 영화관에 미니 골프장까지 갖춘 수십만t급 호화 크루즈가 바다를 누비는 ‘메가 유람선 시대’다. 크루즈 여행은 그동안 은퇴한 중·노년 부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명 크루즈 업체들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골프장과 암벽 등반시설, 카지노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춘 초대형 유람선을 앞다퉈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1척의 유람선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업체 카니발은 2016년까지 10척을 더 늘릴 계획이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구가하기 때문이다. 올해 크루즈 산업의 총매출은 302억 달러(약 34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1600만명이 크루즈 여행에 나섰다. 2010년(1500만명)보다 8%가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 관광에 오를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은 업계 2위인 로열캐리비안인터내셔널이 재작년 들여온 ‘바다의 매혹’. 무게는 22만 5000t, 길이는 573m로 축구장의 5배에 이른다. 636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다. 객실 종류만 2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키워 오던 크루즈 업계는 최근 발생한 ‘21세기판 타이타닉 사건’으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 16일 이탈리아 해상에서 90도로 맥없이 누워 버린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모습이 ‘바다 위의 호텔’이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라는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미흡한 규제와 안전 불감증이 날것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1912년 타이타닉 침몰 이후 1914년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을 채택했지만 구속력은 없다. 웬만한 마을 규모를 능가하는 유람선 내에서 수천명이 아귀다툼을 벌였을 뿐 효율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은 부재했다. 구명보트, 구명조끼 등 구호장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승객을 안내해야 할 선원의 자질 및 훈련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크루즈 승객은 24시간 안에 안전지도를 받도록 돼 있지만 사고 선박의 한 탑승객은 “어떤 훈련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정해진 항로 변경 등 선장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로 제한해야 할지도 과제다. 크루즈업 컨설턴트인 피터 와일드는 “항공기 파일럿이 항공관제사의 지시를 받는 것과 달리 선장은 전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 과부하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엔진을 움직이는 발전기나 화재 진화에 필요한 소방펌프 등 주요 시설의 백업 시스템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크루즈 내 범죄나 환경오염, 보건문제 등도 수사 당국이나 규제기관의 감시망을 비껴 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사고 선박에서는 500만 갤런의 석유가 바다로 흘러나와 해양 오염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카니발이 운영하는 크루즈에서만 12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람선의 안전을 강화하려는 입법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하원 교통·기반시설위원회는 유람선 안전에 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2010년 ‘크루즈 선박의 보안 및 안전법’을 발의했던 도리스 마쓰이(민주당·캘리포니아주) 미 하원의원은 “이번 비극으로 크루즈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결혼 11년차인 직장인 김모(40)씨는 설을 앞두고 명절 때면 찾아오는 부부싸움이 고민이다. 해마다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최근에는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평소엔 가사를 분담하는데 명절에는 남편이 도와줘도 한계가 있고, 연봉 등이 다른 형제와 비교돼 싸움이 일어난다.”면서 “명절 후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소문이 진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유모(45)씨는 명절이 지나도 오르는 물가가 버겁다. 유씨는 “명절 물가는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감내하겠는데 명절이 지나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잘사는 집이야 명절 음식으로 한동안 보낼 수 있겠지만 서민들은 먹거리 재료를 구입해야 해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명절과 관련된 ‘생활의 속설’은 많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지내면서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인 취업활동에 나선다든지, 노총각·노처녀가 집안 어른들의 결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명절 이후에 결혼이 늘어난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얘기들은 단순히 속설일까? 서울신문은 20일 통계청, 한국거래소, 한국은행, 고용노동부 등의 통계를 이용해 지난 5년간(2007~2011년) 총 10차례의 설·추석을 대상으로 ‘명절 속설’들이 실제 통계와 일치하는지 분석해 봤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명절 다음 달에 오르거나 유지된 경우는 전체의 70%(10차례 중 7차례)였다. 한 달간 평균 0.32% 포인트 올랐고, 2007년 추석의 경우 다음 달에 0.7% 포인트까지 물가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는 상승 폭이 줄어 지난해 설에는 0.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의 물가 대책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명절 용품을 중심으로 명절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다 보면 명절 직후에는 공급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명절 물가 대책의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명절 다음 달에 이혼건수가 많아진 경우는 90%(10차례 중 9차례)에 달했다. 2008년 추석이 있었던 9월 이혼건수는 6704건이었지만 10월에는 9603건으로 무려 43.2%가 급증하기도 했다. 한 통계학자는 “설이 주로 있는 2월보다 3월의 이혼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2월의 날짜 수가 다소 적은 것도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추석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 ‘명절 증후군’이 이혼 증가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이혼을 원하는 부부에게 4주의 숙고 기간을 부여하는 ‘이혼숙려제’가 도입됐지만 명절 다음 달에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결혼건수가 명절보다 다음 달에 늘어난 경우도 80%(10차례 중 8차례)였다. 하지만 결혼은 이혼과 달리 원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명절이 없는 달로 결혼을 미룬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취업은 명절 전보다는 이후가 유리했다. 10차례의 명절 중 다음 달에 실업률이 줄어든 경우가 8차례였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 많은 일들이 일단락되는 명절 이후에 채용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20대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는 명절 다음 달 줄어든 경우가 10차례 중 7차례였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취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도 명절로 받은 보너스를 투자하는 경우가 늘면서 ‘설 랠리’가 있을 법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증권가에는 ‘명절 보너스는 증권회사가 아니라 카드회사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방식은 명절과 무관하지만 지난 5년간 기관은 설 전보다 설 이후에 상대적으로 매수를 늘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길다 보니 요즘같이 장이 불안할수록 큰돈을 움직이는 이들은 투자를 한 템포 쉬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면서 “설 이후 기관의 매수 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Weekend inside] 진료기록부 행방불명…개인정보 줄줄샌다

    [Weekend inside] 진료기록부 행방불명…개인정보 줄줄샌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A씨는 홍역 2차 예방접종 증명서를 학교에 제출하기 위해 아이가 다니던 소아과를 찾았다가 폐업 사실을 알았다. 관할 보건소에 물어 보니 진료기록이 너무 많아 보관이 힘들어서 원장이 직접 보관한다면서 원장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원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A씨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사정을 설명하고 넘어가야 했다. 진료기록은 의료분쟁이나 보험, 장애연금, 예방접종 등에 활용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의료법은 의료기관 폐업이나 휴업 시 진료기록을 해당 지역 보건소로 보내 보관·관리·파기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정작 보건소에선 진료기록과 관련된 세부 규정이 전혀 없다. 진료기록을 받을 때 진료기록이 빠졌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관련 교육도 받은 바 없다. 물론 보관 예산과 인력, 별도 공간조차 관심 밖이다. 그러다 보니 진료기록을 받은 보건소도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둔다. 국민들은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은 8만 2000여개이며 이 가운데 2만여개가 서울에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6541개 의료기관이 신규개업했지만 5130개는 폐업했다. 다시 말하면 해마다 5000개가 넘는 의료기관이 보관했던 엄청난 양의 진료기록과 막대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악용되는지 실태 파악도 안 된 채 방치되는 셈이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진료기록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건수가 2009년 2114건, 2010년 2587건, 지난해 10월까지 1982건이나 되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가 전국 20개 기초자치단체의 보건소를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폐업한 의료기관은 2549개이지만 보건소에서 진료기록을 보관하는 경우는 41건으로 보관율이 불과 1.6%였다. 나머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보관하고 있었다. 보건소는 진료기록 발급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의사에게 연락하거나 민원인에게 의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실정이다. 하지만 의료기관 개설자 인적사항 관리 규정도 진료기록 보관 책임자가 바뀔 경우 신고하는 절차도 없어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2010년 폐업한 20개 시·군·구의 의료기관 1298개를 조사한 결과 고령·사망·이민 등으로 연락이 끊어진 경우가 15%에 이른다. 실례로 B씨는 병원장이었던 아버지가 남긴 진료기록을 집에 보관했지만 몇 차례 이사하다 보니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병원장 C씨는 유학을 가기 위해 폐업한 뒤 진료기록을 친척에게 맡기고 출국했다. 이에 대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은 “진료기록을 기록물관리법 관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면서 “이를 보관·관리하기 위한 전국적인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기관을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미 생성된 종이 차트는 전산화작업을 하도록 국가가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Weekend inside] 이국철·디도스 이어 한예진도 ‘실세’ 못 밝히고 이사장만 기소… 왜?

    [Weekend inside] 이국철·디도스 이어 한예진도 ‘실세’ 못 밝히고 이사장만 기소… 왜?

    20일 구속기소된 김학인(49) 한국예술종합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의 300억원대 교비 횡령 사건,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 세 사건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검찰의 최정예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첨단범죄수사부, 금융조세조사부가 맡은 사건이라는 점이다. 다음으로 의혹의 주범은 기업인, 정보기술(IT) 관계자, 법인 이사장 등으로 다르지만 한결같이 정치권 실세와의 연계 의혹이 불거졌고, 마지막으로 수사에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윗선’이 전혀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건들은 모두 현 정권의 실세와 연계된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의 수사 결과가 정치권 전반에 대형 쓰나미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검찰의 결론은 “윗선은 없다.”는 것이었다. “변죽만 울리다 말았다.”거나 “몸통은커녕 꼬리도 못 찾은 수사”라는 혹평이 잇따른 이유다. 때문에 검찰 수사의 한계, 아니면 범죄의 지능화라는 지적이 부각됐다. 검찰의 창인 수사력이 노회화된 정치인들과 변호사들로 구성된 방패를 뚫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이날 310억여원의 교비를 횡령하고 공사비를 허위로 꾸며 54억원을 포탈한 한예진 김 이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이사장은 수강생들의 수업료를 개인 명의 계좌로 받아 빼돌리고, 공사비를 과다책정해 매출을 줄인 반면 비용을 늘려 법인세를 탈루했다. 또 2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EBS 이사 선임과 관련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책보좌역이던 정용욱(48)씨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정씨가 해외에 체류 중인 탓에 조사조차 못했다. 김 이사장의 개인 비리로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10·26 재·보선 디도스 사건의 경우, 검찰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27)씨와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모(30)씨 등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에 가담한 6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의원실 운전사와 고교 동창 간의 공명심에서 일으킨 범죄”로 규정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그룹을 살리기 위해 검찰과 청와대 등에 전방위 로비를 한 내용을 담은 비망록 폭로에서 시작된 SLS그룹 사건도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씨 등 6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이 회장의 폭로를 ‘사실상 실패한 로비’로 결론지었다. 검찰은 정치권과 연관된 사건에 유독 수사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검찰도 할 말은 많다. 과거 사건을 재조합해야 하는 수사의 특성상 현금만 오갔거나 당사자의 진술이 없을 경우 진실을 밝히기 어렵고, 법원은 물증이 없을 경우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후가 있다면 그걸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일 것”이라는 검찰 측의 발언에서 수사의 어려움이 잘 드러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기술은 갈수록 지능화되는데 수사 방식은 예전과 다를 바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Weekend inside] 주택·농지 효자연금 “내가 제일 잘 나가”

    [Weekend inside] 주택·농지 효자연금 “내가 제일 잘 나가”

    # 전남 나주의 A(78)씨 부부는 지난해 3월 농지연금에 가입했다. 평생 일궈 온 땅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다. 덕분에 병원비 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A씨는 “이 땅에서 농사지어 자식 교육 다 시켰는데, 이제는 땅 때문에 돈이 생긴다.”면서 “땅이 효자”라고 말했다. 가입을 권유한 아들 역시 “나중에 부모님 재산을 물려받는 것보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사는 게 좋다.”며 웃었다. # 경기 시흥의 B(67)씨는 “자식에게 집 한 채는 물려줘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였다. 미국의 자산가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수백억 달러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B씨는 가입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우려와 달리 자녀들은 B씨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원했다. 매달 받는 연금으로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선물과 용돈을 주고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서도 먼저 음식값을 내게 되자 지인들과의 관계는 더 돈독해졌다. 농지 또는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지급받는 농지연금과 주택연금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07년 7월부터 접수를 시작한 주택연금의 지난해 가입자 수는 2936명으로 전년보다 45.6% 늘었고, 농지연금도 시행 1년 만에 가입자 1007명을 확보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1.4%로 미국(67.1%)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다. 재테크가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데다 금융자산을 자녀 교육비와 결혼비용 등에 소진했기 때문이다. 은퇴자들이 집 한 채나 농지를 보유한 채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를 넘는 2018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농지연금과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주택연금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집값을 기준으로 연금 지급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집값이 내리는 국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최근 집값이 안정 또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작은 집으로 옮기기 위해 집을 내놓아도 거래가 끊겨 집이 팔리지 않게 되자 주택연금 문의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주택연금 가입자들은 나이가 많을수록,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더 높은 금액을 받는다. 만 60세 이상으로 9억원 이하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한 경우 주택연금 가입 자격을 얻는다. 가입자는 자신의 집에서 계속 살면서 연금을 받는데, 집값보다 총연금액이 더 많아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오래 살수록 유리하다. 역으로 집값보다 연금을 적게 받고 사망할 경우 자녀들에게 차액이 상속된다. 의료비 등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에는 매달 받는 연금액을 줄이고 목돈을 빼서 쓸 수 있다. 농지연금은 65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과 함께 영농 경력 5년 이상이라는 가입 조건이 있다. 농지 총면적이 3만㎡ 이하인 농업인이면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담보로 잡힌 농지에서 스스로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임대 수입을 올려도 된다. 연금은 평생 지급받는 종신형과 일정 기간 지급받는 기간형 두 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지난해 가입자의 38%가 종신형을 선택했고, 10년(35%)·5년(19%)·15년(8%) 순으로 집계됐다. 최병국 농림수산식품부 농지과장은 “시행 첫해인 지난해 500명 정도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두 배가 넘게 가입자가 몰렸다.”면서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추천해 가입한 분도 많다.”고 전했다. 농식품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농지연금의 가입 만족도는 77%로, 추천 의향은 73%로 나타났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36%, ‘노후 생활의 여유를 찾아서’라는 응답이 31%로 높게 나타났다. 주택연금 가입자들은 “생활비뿐 아니라 자신감과 우아함을 찾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문화활동을 하거나 적립식 펀드를 부으며 다시 돈을 모으고, 연금을 아껴 손자·손녀에게 용돈을 주는 기쁨이 크다고 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금은 자녀들이 먼저 주택연금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Weekend inside] 인천보호관찰소 학교폭력 가해학생 심리치료 ‘가족 상황극’ 현장

    [Weekend inside] 인천보호관찰소 학교폭력 가해학생 심리치료 ‘가족 상황극’ 현장

    “인기(가명)야. 너 중학교 때 학교도 그만두고 해볼 거 안 해볼 거 다 해 봤잖니. 나이도 들었으니 철 좀 들자.”(아버지 역할의 가해학생 A군) “웃기고 있네. 언제 나한테 관심이나 두었어? 하던 대로 해.”(아들 A군이 된 상황극 강사) 13일 오후 2시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인천보호관찰소 서부지소 강당.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상황극이 한창이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학교폭력의 가해 학생들. 서부지소가 준비한 이날 행사엔 빈번한 폭력과 공갈 등으로 법원에서 보호관찰과 수강 명령을 받은 청소년 14명과 그들의 부모가 참가했다. 무대에 오른 A(17)군은 이른바 ‘일진’이었다. 동네에서 걸리는 대로 돈을 뺏고 주먹을 휘둘러 보호관찰소에 왔다. 고교 1학년이 될 나이지만 중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세상도 부모도 싫었다. 보호 관찰 기간에 부모에게 불만을 느끼고 가출까지 했을 정도다. 무대 위에선 심리극 전문가인 김영한 별자리사회심리극 연구소장이 A군의 역할을, A군은 자신의 아버지로 분했다. A군은 아들이 된 김 소장을 보자마자 “이리 와서 앉아.”라고 윽박질렀다. 그동안 A군이 느꼈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무대 위 A군은 경찰에게도 부모에게도 안하무인 격이다. 윽박지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자 아버지(A군)는 태도를 바꿨다. 그가 원했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사고 쳐서 들어가는 소년원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아니. 아빠도 예전에는 그런 경험이 있지만 그렇게 계속 사고치면 아빠처럼 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스스로를 향해 한참을 훈계했다. 상황극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 A군의 얼굴엔 부모를 향한 분노도, 반항도 찾을 수 없다. A군은 “얼마전까지 내가 저지른 일을 돌아보는 기회였다.”면서 “이젠 다른 친구처럼 미래를 준비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옆에서 아이를 지켜보던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이어 B(15)양이 무대에 올랐다. 화가 난다는 이유로 친구를 때려 폭력 사범으로 보호관찰소에 온 앳된 소녀다. B양은 외박하는 딸아이에게 잔소리만 하는 어머니의 입장이 돼 상황극을 이끌었다.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딸아이에게 B양은 자기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며 잔소리를 퍼부었다. 처음으로 엄마의 편에서 엄마의 심정으로 다가간 순간이었다. B양은 무대에서 내려와 “왜 한번이라도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적어도 상황극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 아이들은 평범한 10대일 뿐이었다. 김 연구소장은 “비행 청소년들은 사실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부모는 항상 아이들이 변하기만을 원한다.”면서 “부모의 태도가 먼저 바뀐다면 오늘처럼 아이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임명빈 서부지소장은 “보호관찰소는 소년원에 가기 전 문제 아이들을 교정하기 위한 곳”이라면서 “상황극에서도 볼 수 있듯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Weekend inside] 강릉 구정면 산골마을 주민 강원도청 앞 천막농성 왜?

    [Weekend inside] 강릉 구정면 산골마을 주민 강원도청 앞 천막농성 왜?

    “설이 코앞인데…. 골프장 허가를 취소해 제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구정면 산골주민) “인허가 등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어 어쩔 수 없다.”(강원도 공무원) 풍찬노숙(風餐露宿). 13일 강원도청 앞에는 골프장 건설로 마을을 잃게 된 강릉 구정면 산골마을 주민 수십 명이 비닐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대로 지켜 온 마을이 골프장으로 쑥대밭이 되는 것을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며 70대 안팎의 노인들이 모여 농성을 시작한 지 71일째다. 눈이 오고 영하 15~16도를 오르내리는 한파 속에서도 마을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 시멘트바닥의 냉기는 스티로폼으로 막고 비닐천막 한 장으로 찬바람을 피하지만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끼니도 길바닥에 설치한 솥에다 밥과 국을 만들어 먹으며 해결하고 있다. ●강원 골프장 49곳 운영… 전국 2위 농성 주민들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당초 ‘강원도에는 골프장이 너무 많다. 다 죽는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고 생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 놓고는 여전히 골프장 인허가를 묵인해 주민들을 울리고 있다.”며 약속을 지켜 줄 것을 호소했다. 강원 강릉 구정면 골프장은 18홀 회원제인 골프장과 인근 미술관 등을 2013년 9월까지 완공하는 사업으로 행정절차가 최근 마무리됐다. 하지만 강원도는 그동안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도는 다음 주부터 새달 중순까지 행정절차의 적법성 등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벌써 ‘모양새 갖추기 위한 감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강원골프장민간인협의체가 같은 기간 인허가 관련 서류가 현장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현장을 찾아 조사하게 된다. 이같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우후죽순 생겨난 골프장이 주민 반대와 민원의 온상이 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만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이 49곳에 이른다. 전국 2위다. 건설 중이거나 신규건설과 인허가를 받은 곳까지 합하면 모두 83곳에 달한다. ●포천 광릉숲 인접 지역도 건설 논란 주민들의 반대와 민원이 생기는 것은 대부분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산림과 천연기념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지하수 고갈·오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마을이 황폐화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시민단체들까지 합세해 “불법과 탈법을 통해 건설되는 골프장이 환경훼손은 물론 주민들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수도권의 ‘허파’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경기 포천 광릉 숲 인접지역에도 골프장 건설 논란이 일고 있다. 대청호 상류지역인 충북 옥천 동이면 금암리와 지양리 일대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업체가 2014년까지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숙박시설을 짓겠다며 밀어붙이지만 주민들은 5개 마을 이장들을 중심으로 주민대책위까지 구성해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글 사진 조한종기자·전국종합 bell21@seoul.co.kr
  • [Weekend inside] 한나라 비대위 주말회의…최종 공천개혁 수위는

    [Weekend inside] 한나라 비대위 주말회의…최종 공천개혁 수위는

    한나라당이 다음 주 공천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의 우세 지역 10곳의 현역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을 전원 교체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배가 주목된다. 대상은 강남갑·을(이종구·공성진), 서초갑·을(이혜훈·고승덕), 송파갑·을(박영아·유일호), 용산(진영), 양천갑(원희룡), 경기 성남분당갑·을(고흥길·강재섭) 등 이른바 ‘빅10’ 지역이다. 당 지도부는 이들 지역을 인재영입과 연계한 전략공천 대상지역으로 설정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개혁과 당 쇄신 의지를 내보이는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14~15일 비공개로 진행될 비상대책위원회 공천개혁 논의에서 이런 방침이 심도 있게 검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비대위원은 13일 수도권 강세지역 10곳 전원 교체설에 대해 “경합 내지 열세지역에서 지역구 관리에 고군분투하는 의원들 서너 분이 제게 그런 제안을 했다.”면서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강세지역 전원 교체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의원 역시 “강남, 분당, 용산, 양천 등 수도권 텃밭의 현역 등 10명을 전원 교체하는 게 당 내부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비대위 차원에서 공식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 이번 주말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의원의 지역활동 평가에 관계없이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현역 물갈이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당내에선 ‘강남 지역은 3선 공천을 제한할 것’이란 소문이 괴담처럼 떠돌기도 했다. 당내 비대위원인 김세연 의원은 이런 안에 대해 “외부 요구가 많고 상식선에서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어느 지역을 교체할지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비대위의 논의 대상은 아니다.”면서도 “비대위가 강세지역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텃밭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다. 공천개혁안이 난파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한 쇄신 틀의 일부이나 소속 의원 반발로 오히려 자중지란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공천개혁안이 벽에 부딪치는 것은 물론 쇄신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이유로 비대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수도권 강세지역 전원교체론’에 대해 “민심과 괴리된 한나라당이 강력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고육지책에서 나온 충정임을 이해해 주셔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쓸데없는 감정대립으로 번지게 되면 당 전체가 쓰러진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그는 “공천개혁안도 결국 당이 살기 위한 쇄신의 일환인데 제대로 된 쇄신도 못하는 게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주말에 의원들 여론을 지켜보며 신중하되 신속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사건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사건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서울 가양동의 조용한 임대아파트 단지가 난폭한 70대 여인에 의해 공포의 도가니로 변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은 이곳에 혼자 살던 정모(73)씨. 겉으로는 독거노인의 도우미를 자처하며 선행을 베푸는 척 했지만, 뒤로는 힘없는 사람의 돈을 갈취하며 폭력까지 휘둘러댄 나쁜 노파였다. 고령의 노인들은 겨우내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정씨가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난동을 부리는 동안 보복을 두려워한 주민들은 그저 쉬쉬할 수 밖에 없었다. ●돈 뽑아 준다며 몰래…독거노인 도우미의 두 얼굴  “언니, 또 돈 뽑으려고? 몸도 성치 않은데 뭣하러 은행까지 가요. 내가 마침 근처에 나갈 일이 있으니까 대신 찾아다 줄게요. 통장 이리 줘요.”  정씨가 이곳 노인들 사이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었다. 정씨는 ‘믿음직한 동생’으로 통했다. 활달한 성격과 기력으로 자신들을 살뜰하게 챙겨주는 그에게 노인들은 호감을 넘어 의지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정씨는 자식 없이 혼자 산다는 점을 내세워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들과 깊은 공감대를 쌓아갔다.  하지만 그의 선행은 속임수였다. 노인들에게 믿음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자 통장 관리 등 갖은 핑계를 대며 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항의하면 갑자기 인상을 바꿔 험악한 말을 하고,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결국 정씨는 피해자들에 의해 고소당했고 절도 등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복수심에 불탄 70대 할머니, 온 동네를 공포로…  “감히 나를 모함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정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자기를 고소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다며 갖은 행패를 부렸다. 아파트 기물을 파손하고 공연히 주민들에게 시비를 걸었다.  정씨의 깊은 복수심은 지병인 관절염의 고통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말 우울증으로 발전했다. 폭력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졌다. 주민센터에 들어가 폐쇄회로(CC) TV를 더 설치하라며 난동을 부렸다. 공무원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그동안 알고 지냈던 노인들의 집을 하나하나 찾아 다니며 거의 실성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인데 문좀 열어달라.”고 거짓말을 해 노인들을 속인 뒤 문이 열리면 준비한 망치로 유리창과 신발장을 박살내고 화분을 집어던졌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경찰에 붙잡힌 이달 4일까지 20여일동안 15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동네에 노인들을 폭행하고 물건을 부수는 할머니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수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대개 80세 안팎의 고령인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  경찰의 설득으로 결국 노인 8명이 피해자 진술을 했고, 경찰에 붙잡힌 정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동네 노인들이 거짓진술을 해 억울하게 재판을 받은 게 너무나 억울했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 11일 재물손괴와 폭행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Weekend inside] ‘은둔의 나라’ 미얀마… 화해손짓 보내는 국제사회 왜?

    [Weekend inside] ‘은둔의 나라’ 미얀마… 화해손짓 보내는 국제사회 왜?

    ‘아시아의 마지막 금맥을 캐라.’ ‘은둔의 나라’ 미얀마가 요란하게 긴 잠에서 깨면서 세계 각국이 기다렸다는 듯 ‘골드러시’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던 미얀마 정권이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고 정치범 300여명을 풀어주자 미국, 영국 등 국제 사회는 외무장관을 급파해 화해의 손짓을 건넸다. 북한과 함께 ‘가장 수수께끼 같은 나라’로 불리던 미얀마에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 또 ‘독재국’이라며 미얀마를 손가락질하던 서방은 왜 미얀마행 비행기에 서둘러 올라 탈까. 그 이면에는 미얀마 정국의 ‘키맨’인 탄 슈웨(79) 국가최고평의회 의장과 테인 세인(67) 대통령, 그리고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67)가 있다. ●“문제는 경제” 中 성장보며 자유시장에 눈 떠 국제 사회의 비판과 압력에도 꿈쩍 않던 미얀마 정권이 마음을 고쳐먹은 것은 결국 경제 때문이다. 1992년 군정 내부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쥔 탄 슈웨는 미국과 그 우방국의 경제 제재에도 이웃국인 중국의 지원에 의존하며 견뎌 왔다.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21달러(약 94만원)에 불과하고 국민 3명 중 1명이 절대빈곤층으로 신음하는 등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중국의 성장을 보며 자유시장에 대한 욕구도 커졌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적 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고 결국 미국 등이 마뜩잖게 보던 정치 현실을 뜯어고쳐야 했다. 전문가들은 탄 슈웨가 미얀마 정치·경제 개혁의 총지휘자라고 분석한다. 2010년 3월 모든 권력을 내놓고 무대 뒤로 퇴장했지만 막후에서 여전히 ‘상왕’ 노릇을 한다는 평가다. 탄 슈웨가 국제 사회의 마음을 얻으려면 우선 서방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수치의 마음을 사야 했다. 미얀마 주재 인도 대사를 지냈던 샨 사란은 타이베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치는 미얀마 정권의 정당성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일종의 여권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수치의 영향력을 두려워한 탓에 지난 18년 동안 그를 괴롭혔던 탄 슈웨는 2010년 10월 가택연금 중인 수치를 풀어주면서 화해를 시도했다. 수치의 변화도 놀라웠다. 군사 정권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도권 진입을 꺼리던 수치는 입장을 바꿔 “오는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원외투쟁과 게릴라전에 의존하던 미얀마 민주화운동이 원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세인 대통령은 탄 슈웨와 수치 사이에서 ‘교각’ 역할을 했다. 군부 출신 중 깨끗하고 중립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해 3월 의회 투표를 거쳐 대통령이 된 뒤 줄곧 개혁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8월 수도 네피도로 수치를 초청한 그는 수치의 아버지인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을 칭송하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수치는 그를 만난 뒤 “대통령의 개혁 약속을 의심 없이 진짜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제 사회는 미얀마가 정치 개혁 조짐을 보이자 ‘구애 모드’로 일제히 돌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얀마의 상황을 금광을 찾아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던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 비유했다. 이 신문은 “지난 1년간 한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사업가들이 미얀마 호텔을 가득 메웠고 같은 기간 여행객 수가 배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무수한 자원과 인구를 가진 미얀마는 아시아의 마지막 황금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와 납, 아연 등 부존자원이 많고 금과 옥, 진주 등 보석류의 산지이기도 하다. 특히 전 세계 티크 목재의 80%, 루비의 99%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게다가 인구가 6120만명가량으로,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다. 중국, 인도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기지 역할을 했던 신흥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는 마당에 미얀마는 최적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근로자 한 명을 1년간 고용하는 비용은 고작 629달러(약 72만원)에 그친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를 잇는 지정학적 위치 덕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군부 강경파 반발 막는 것이 개혁의 과제 큰 보폭으로 개혁작업을 추진 중인 미얀마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세인 정권 뒤에 숨어 있는 강경파 군부 인사들이 언제든 개혁에 딴죽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치도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겉치장 뒤에 권력을 휘두르는 군부가 개혁에 얼마나 협조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에서는 2004년 킨 윤 당시 총리가 수치와 대화를 시도하는 등 개혁 작업을 벌이다 강경파에 밀려 숙청당한 전례가 있다. 정 연구원은 “집권세력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소수민족 문제 등 민주화 과제를 빨리 푸는 것이 세인 정부의 숙제”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행동가형? 내조형?… 美 대통령 부인 두 역할 다 해야”

    “행동가형? 내조형?… 美 대통령 부인 두 역할 다 해야”

    ‘힘센 관료인가. 전통적 내조자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국정운영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 참모진과 대립했다는 내용이 담긴 책 ‘오바마 가족’(The Obamas)이 출간되자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됐다. 대통령 부인의 임무는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까닭에 미국사에서는 ‘인(人)의 장막’ 뒤에서 은둔했던 인물부터 정책을 직접 만들고 대선 레이스에 도전했던 인물까지 다양한 유형의 퍼스트 레이디를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아내가 강하면서 동시에 부드럽기를 바라는 대중의 이중적 요구 탓에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정립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분석한다. ●“강하고 부드러워야” 이중적 대중 역사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퍼스트 레이디는 백악관에 머물 때 정치와 국정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물이 대부분이다. 미국 시에나대 조사연구소가 2008년 전국 100여개 대학의 사학과 대표를 상대로 ‘역대 대통령 부인 순위’를 조사한 결과 엘리노어 루스벨트가 39명의 대통령 부인(미셸 오바마 제외)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비게일 스미스 애덤스, 재클린 케네디, 힐러리 클린턴, 레이디 버드 존슨 등이 5위권에 포진됐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문적으로 정치·국정운영에 참여했던 ‘근육질의 퍼스트 레이디’였다. ●재클린·힐러리 등 상위권 포진 엘리노어와 힐러리는 타고난 행동주의자로 남편의 퇴임 뒤에도 사회 변화를 위해 주체적으로 활동한 ‘철의 여인’이다. 엘리노어는 1933년 백악관 입성 이후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했던 남편을 대신해 ‘입’과 ‘다리’가 됐다. 여성고용 등 정책 수립에도 관여했고 ‘나의 하루’(My Day)라는 칼럼을 통해 국민적 인기를 얻기도 했다. 남편이 사망한 뒤에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국제연합 인권위원회 회장 등을 맡으며 주체적인 모습을 보였다. 힐러리 역시 남편 클린턴으로부터 국민건강보험을 개혁하라는 임무를 받아 주도적으로 추진했으며 상원의원과 국무장관을 맡는 등 수동적 대통령 부인상을 거부했다. ●엘리노어, 유엔 대사직 맡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국정 전면에 나섰던 퍼스트 레이디들은 남편의 임기 당시 비난의 표적이 되는 일이 잦았다. 힐러리는 건보개혁 과정에서 미국 의사협회에 고발당하는 등 수시로 역공당했고 애비게일 역시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한 까닭에 반대세력으로부터 ‘미세스 프레지던트’(Mrs. president·부인이면서 마치 대통령인 양 지나치게 국정에 간섭한다는 뜻)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대통령 부인학을 강의하는 마이라 구틴은 “힐러리가 백악관에 있을 때 비판의 대상이 됐던 것은 공공정책 영역에서 지나치게 적극적이어서 대중이 바라던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퍼스트 레이디가 전통적인 내조자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얘기다. 구틴은 “환경문제 해결에 나섰던 레이디 버드 존슨과 정신건강분야에 관심이 있던 로절린 카터 등 여성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몰입한 대통령 부인이 (재임 중)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Weekend inside] 지방 예산 담당공무원 얼굴에 수심 가득한 까닭…

    [Weekend inside] 지방 예산 담당공무원 얼굴에 수심 가득한 까닭…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연설에서 “2014년까지 복지담당 공무원을 7000명 늘려 지역단위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광주시 북구의 복지공무원 한 명이 6000명을 담당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복지 온기가 현장에 제대로 확산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한 대책이었다. ●“복지확대” 정치권·정부·국민 요구 외면 어려워 하지만 속사정은 복잡했다. 인원도 인원이지만 재정문제로 복지예산 확충이 쉽지 않아서다. 7000명 가운데 신규 채용하는 인원은 334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행정직 공무원을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신규 인원은 전국 시·군·구별로 평균 14.5명. 정부는 “원칙적으로 지방공무원 인건비는 지자체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보통교부세로 해결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중앙정부 복지 예산이 끊임없이 늘다 보니 보조를 맞춰야 하는 지자체의 기초 체력이 고갈된 것이다. 결국 정부는, 서울시는 복지공무원 인건비의 50%, 그 외 지역은 30%를 국고로 추가 지원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자치제 시행 20년이 지났지만 새로 뽑는 지방공무원 인건비의 상당액을 정부에 의존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부채 3조 부산시, 관련 예산 5년만에 134% 늘어 지자체 예산 담당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빚과 세 부담이 늘어나는데도 정치권·정부의 방침과 국민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 덩달아 복지를 외쳐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때문이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 복지 예산은 2007년 9937억원에서 올해 2조 3209억원으로 134%나 급증했다. 반면 총예산은 같은 기간 6조 8215억원에서 7조 9867억원으로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전체 예산에서 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한다. 또 시 누적 부채도 3조원에 바짝 근접해 큰 부담이다. 시는 “재정위기 관리시스템과 복지 평가 시스템을 운용해 부채가 3조원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총·대선 후 불어닥칠 공약 열풍을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에서는 복지 확대 등에 따라 시민 한 명이 내는 세금(담세액)이 올해 처음으로 12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시민에게 편성된 예산은 줄었다. 시민 한 명당 담세액은 2007년 87만 8000원에서 올해 122만 6000원으로 40%나 늘어났다. 시민 한 명에게 돌아가는 예산은 2007년 126만 4000원에서 2009년 167만원으로 올라갔다가 올해는 147만 4000원에 머물렀다. 경기도도 올해 전체 예산 15조 2642억원 가운데 복지예산(3조 823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5%를 넘어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시·군의 지방세는 8종인 반면 자치구는 3종에 불과해 위기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선 전체 예산의 25% 차지 박인화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심의관은 “지금까지는 정부가 노인이 밀집해 있는 농촌지역에 지원을 집중해 왔지만 실제로는 빈민이 밀집한 도시 자치구가 수입은 적고 지출은 많아 재정이 열악한 곳이 더 많다.”면서 “지역 특성에 따른 예산 지원 및 지출 대책을 집중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건Inside] (15) 사랑싸움의 끝은 초크(Choke)?…엽기 커플의 말로

     여자가 말했다.  “나한테 맞을래? 헤어질래?”  남자가 답했다.  “난 널 포기못해. 차라리 그냥 날 때려.”  바람을 피운 남자와 현장을 포착한 여자친구. 이별이나 용서로 간단히 끝날 수도 있는 이 상황이 극한의 분노에 휘말리며 남녀 모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례가 있다.  ●실신으로 번진 ‘엽기’ 커플의 ‘황당’ 싸움  정모(22)씨는 공수특전대 출신이었다. 탁월한 운동신경과 체력의 소유자였다. 2010년 11월 군에서 제대한 그는 피트니스 클럽 트레이너로 일하며 이종격투기 선수 데뷔를 준비했다.  그러던 어느날 동갑내기 박모씨가 그가 일하는 곳에 운동을 하러 왔다. 남다른 미모에 활달한 성격을 지닌 그녀에 정씨는 금세 빠져들었고, 둘은 지난해 2월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씨는 얼마 후 다른 여성과도 눈이 맞았다. 박씨의 눈을 피해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그의 이중생활은 금방 들통났다. 남자친구의 수상한 행동을 감지한 박씨는 증거포착을 위해 기회를 노렸다. 결국 지난해 7월 18일 오후 5시 남자친구가 자기 집으로 낯선 여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박씨는 정씨의 방에 들이닥쳤다. 여자를 집에서 내보낸 뒤 쩔쩔매는 남자친구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현장을 들킨 정씨는 아무 할말이 없었다. 용서를 구했다.  흥분한 박씨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 이대로 끝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궁리끝에 제안을 했다. “나랑 이대로 헤어질래? 아니면 나한테 맞고 계속 만날래?”  정씨 또한 박씨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곧바로 여자친구의 폭행이 시작됐다. 박씨는 손바닥과 맨주먹으로 정씨의 얼굴을 때렸다. 10여분간 폭행을 하다 지친 박씨는 정씨에게 “손이 너무 아프니 권투글러브를 끼고 때리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나도 마우스피스(입안을 보호하기 위에 권투선수들이 끼는 도구)를 끼고 맞겠다.”고 했다. 글러브와 마우스피스는 격투기를 연마하던 정씨의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폭행이 다시 시작됐다. 태권도 등 도합 25단의 무술 유단자인 정씨는 매질이 길어지자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폭행이 30여분 지속됐을 때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했다. 갑자기 손을 들어 박씨에게 ‘리어 네이키드 쵸크’(Rear naked choke·뒤에서 목을 졸라 상대의 경동맥을 눌러 기절시키는 기술)라는 이종격투기 기술을 구사했다. 여자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협박 문자’ 3통…법원의 판단은  박씨는 난치성 성대마비와 함께 후두, 어깨 등에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했다. 그러고나서도 정씨에 대한 박씨의 추궁은 계속됐다. 사건 발행 일주일이 지난 같은달 25일 오후 2시 40분쯤 정씨는 박씨의 집을 찾아가 만남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가 만나주지 않았다.  급기야 정씨는 박씨에게 “그만해라. 너희 가족에까지 해코지 하기 싫다.” 등 험악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3차례에 걸쳐 보냈다. 불안을 느낀 박씨는 5개월간 사귄 남자친구를 중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엽기적인 커플’의 황당한 다툼은 결국 법정으로 옮겨갔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피해자의 양해를 구하려 하기보다는 문자메시지로 위협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판결이 나오자 정씨에 대한 동정론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다. 사안에 비해 실형은 가혹한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살상무술을 익힌 피의자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험을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폭력을 행사한 점, 협박 메시지가 3통에 불과하긴 하지만 정씨의 무술능력으로 볼 때 상대에 큰 공포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Weekend inside]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서방딜레마 Q&A

    [Weekend inside]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서방딜레마 Q&A

    중동의 걸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폭 54㎞의 좁은 해협이 세계 정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추야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호르무즈 해협이다. 핵개발 의혹으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 서방의 추가 경제 제재에 맞서 지난 연말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끊임없이 경고하면서 화약고로 불리는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 유가도 치솟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6일(현지시간) 오는 21일부터 새달 19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에서 또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전략과 딜레마 등 궁금증들을 Q&A로 정리했다. Q. 호르무즈 해협은 왜 중요한가. A.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20%, 해상 수송량의 35%가 지나는 길목이다. 해협 안쪽에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레바논,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의 대다수 석유수출항이 몰려 있다. 매일 17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지역을 통과하는데 해협이 봉쇄된다면 전 세계 석유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져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세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4일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적으로 봉쇄돼도 며칠 만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Q.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적이 있나. A. 수차례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행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란은 2008년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 무력충돌이 일어난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다. 1984년 이라크가 이란 유조선을 공격하고, 이란이 이라크 원유를 수송하는 쿠웨이트 유조선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됐다. 1988년 미 전함 새무얼 로버츠호가 이란의 어뢰공격으로 파괴되자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해 이란의 원유시설과 해군기지를 공격했다. 이를 계기로 미 해군은 걸프만 아랍국가들과의 해상 훈련을 강화했고, 바레인에 제5함대 본부를 주둔시켰다. Q.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어떻게 봉쇄할 수 있나. A. 이란은 수십년간의 서방 제재로 해협을 봉쇄할 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소규모 잠수함이나 군함을 동원하거나 어뢰를 이용해 공격하는 ‘비대칭전’(군사력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약한 쪽이 테러와 같은 전술을 사용하는 전투)을 활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Q.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진심일까, 무력 시위일까. A. 해협 봉쇄는 이란에도 양날의 칼이다. 이란 역시 원유와 석유 생산품을 수출하려면 해협을 이용해야 한다. 때문에 심각한 위협일 가능성보다는 무력시위에 무게가 실린다. 영국의 중동 전문가 알란 프레이저는 “해협 봉쇄는 위험이 매우 높고,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란 점에서 이란이 서방에 맞서 지속적으로 꺼내 쓸 수 있는 완벽한 카드”라고 말했다. 안보 전문가 헨리 윌킨슨도 “봉쇄 위협으로 이란이 잃을 건 없고, 얻을 건 많다.”면서 “서방에 경제적 압력을 가해서 이란 제재에 대한 내부 분열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Weekend inside] 산은금융·우리금융·인천공항공사 매각 추진… 동요하는 금융시장

    [Weekend inside] 산은금융·우리금융·인천공항공사 매각 추진… 동요하는 금융시장

    산은금융지주의 연내 민영화 추진이 발표되면서 6일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올해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우리금융지주·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 계획과 맞물려 정부는 매도 물량 폭증과 금융시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눈치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영화 추진이 더 큰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영화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올해 공공기관의 민영화 계획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산은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빅3’다. 특히 산은지주는 지난 5일 강만수 회장이 “정부의 방침이 정해진 만큼 올해 4분기까지 지분 10%에 대한 공모가 마무리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연내 기업공개(IPO)가 예상된다. 정부 역시 민영화 의지가 강해 올해 지분 10%를 매각하는 산은금융 지분 매각 계획을 중기 재정계획에 담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재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시민단체와 야권의 반대에도 인천공항공사의 민영화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민영화 과정에서 쏟아져 나올 매물을 받아줄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횡보하며 하락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이미 기관이나 개인 모두 투자금을 거의 주식에 묶어 두고 있는 상황이다. 기관이나 개인이 민영화된 기업의 주식을 살 경우 다른 주식의 자금을 거둬들여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을 빼낼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나 한전의 민영화는 증권시장을 넓혀주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부가 공공기관에 묶어 둔 돈을 빼겠다는 것이 첫째 의미”라면서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은행주의 가치는 워낙 저평가돼 있다. 산은지주가 공모를 해도 기대만큼의 가격을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산은지주는 국책기관으로 수신 기반이 약해 이익 안정성이 낮다. 민영화를 하면 그간 국책은행이 누리던 낮은 금리의 자금 조달 등의 특혜도 사라진다. 우리금융의 재매각도 불투명하다. 이미 지난해 매입을 원하는 기관이 2개 이상 나타나지 않아 민영화에 실패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주면서 사려는 곳은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주 방식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 때문에 무산됐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갈등이 여전하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는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민영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6년 연속 서비스 분야 세계 1위인 인천공항을 왜 굳이 민영화하느냐고 반대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합의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도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2012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정부가 세입 예산으로 잡은 인천공항 매각 대금 430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선거가 두 개나 기다리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하기보다 자산 부실을 없애는 것이 주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금융시장에서는 강만수 회장의 민영화 추진 발언을 실현적 의미보다는 선언적인 의미에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Weekend inside] 점퍼에 머플러, 덥수룩한 수염… 조동원 與홍보본부장의 파격

    [Weekend inside] 점퍼에 머플러, 덥수룩한 수염… 조동원 與홍보본부장의 파격

    6일 오전 국회 본청 한나라당 대표실에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검은 점퍼 차림에 머플러를 꽁꽁 맨 채로 기자들 앞에 선 중년 남성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에 한나라당에서 일하게 된 조동원이라고 합니다.” 전날 한나라당에서는 처음으로 외부인사 출신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스토리마케팅의 조동원(55) 대표이사였다. 조 본부장은 20여년 전 한 침대회사의 광고로 익숙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문구를 제작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스무살의 011’, ‘원샷 018’ 등의 카피들도 모두 조 본부장의 작품이다. 30년 동안 광고와 콘텐츠 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조 본부장이 한나라당의 홍보 수장으로 온 것은 그야말로 파격인사다. 게다가 조 본부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을 지지해 왔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입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은 게 아니라 요즘 많이 어려운 삶을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그는 발탁된 배경에 대해 “제가 걸어온 과정이 많이 엎치락뒤치락했다.”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생의 경험 같은 것에 대한 제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계 후배를 통해 본부장직에 대한 연락을 받았고 이틀 전 박 위원장을 만나 함께 일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조 본부장은 오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평소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서도 “순전히 박 위원장 때문에 승낙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에 대해 “참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그러나 “광고나 포장으로 국민들을 설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광고는 단지 진실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을 때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국민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 ‘내실’을 강조했다. 한때 일부에서 제기됐던 당명 개정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으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 임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4·11 총선을 앞두고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젊은 층과 공감하고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읽힌다. 조 본부장은 지난해 문화 관련 기업과 5대 광고회사 등에 취업을 목표로 인재를 양성하는 ‘SOS 창조학교’와 ‘조동원의 카피세상’ 등을 운영했다. 그는 예비 교육생들에게 출신학교를 적지 않은 지원서를 받았고, 꿈을 성취한 교육생들만 교육비를 내도록 하는 ‘후불제 학교’ 방식으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베네수엘라, 엑슨모빌과 투자자소송서 ‘승리’

    베네수엘라가 미국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과 4년간 끌어온 투자자소송에서 완승을 거뒀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계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이 엑슨모빌에 9억 7600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했으나 엑슨모빌의 채무 등을 상계한 결과 2억 5500만 달러만 주면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밝혔다. AFP 등 외신들은 투자자·국가 소송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판정 결과가 베네수엘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지난 1일 국제중재법원은 PDVSA가 베네수엘라의 석유시설 국유화로 석유 개발사업을 뺏긴 엑슨모빌에 9억 7600만 달러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엑슨모빌의 요구로 미국에 동결된 베네수엘라 자금 3억 달러와 회사가 프로젝트 자금 조달로 진 빚 1억 9100만 달러 등을 공제하면 실제 PDVSA가 갚을 돈은 2억 5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당초 엑슨모빌이 요구한 보상금 120억 달러의 40분의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이번 분쟁의 쟁점은 국유화 보상금의 기준을 이른바 ‘장부가’와 ‘시장가’ 중 어느 쪽으로 할지였다. 하지만 ICC 중재 패널은 투자금액(7억 5000만 달러)과 큰 차이가 없는 보상금을 판정, 베네수엘라 손을 들어줬다. PDVSA는 “엑슨모빌의 요구가 터무니없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다음 달 진행될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독소조항으로 꼽힌 투자자국가소송(ISD)이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Weekend inside] 트위터로 살펴본 2011년 월별 이슈는

    [Weekend inside] 트위터로 살펴본 2011년 월별 이슈는

    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아랍의 봄’, ‘월스트리트 시위’ 등 지구촌 곳곳에서 민주화와 반금융자본 시위를 촉발했고, 국내에서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서울시장 선거 등 굵직한 현안마다 이슈를 만들어 냈다. 한국인이 올 한 해 트위터 공간에서 공감하고 소통한 얘깃거리는 무엇일까. 30일 SNS 분석업체 코난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트위터상에서 올 한 해 한글로 주고받은 멘션(말한 내용) 5억 9960만건을 분석한 결과 트위터 소통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휴가철인 8월과 10·11월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4997만건씩 오가던 트위터 멘션은 8월 들어 전체의 10.9%인 6549만건에 달했고, 10월과 11월에도 각각 6309만건(10.5%), 6582만건(11%)을 기록했다. 1월에는 대한민국 여심을 흔든 SBS 주말 미니시리즈 ‘시크릿가든’(8890건)이 화제였고, 2월에는 연인들이 사랑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8만 105건),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이집트 시민혁명(2만 2271건) 등이 트위터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3월에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일본 대지진’(20만 6550건)과 쟁쟁한 실력파 가수들이 진검승부를 펼치는 ‘나는 가수다’(6만 5819건)가 회자됐다. 4월에는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지아·서태지 결혼·이혼 사건’(15만 8587건)이 단연 화제였고, 6월에는 대학가를 들끓게 한 ‘반값등록금’(5만 9843)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8월에는 휴가(23만 1380건)와 8월 3일 5집 앨범을 발표한 슈퍼주니어(17만 6555건) 관련 멘션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4만 3676건), 희망버스(1만 73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10월에는 후보자 등 서울시장 선거 관련 멘션이 136만건을 넘으며 1위에 올랐다. 11월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26만 6618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26만 2151건)이 최대 화두였다. 12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18만 8194건)이 트위터 공간에서 많이 언급됐다. 코난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트위터 멘션에서 나, 너, 우리 같은 인칭 대명사나 ‘ㅋㅋㅋ’ 등을 제외하고 출현 빈도가 높은 단어를 중심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Weekend inside] 기능성으로 진화하는 쌀

    [Weekend inside] 기능성으로 진화하는 쌀

    쌀은 한국인의 주요 에너지 섭취원이다. 한국인은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30~40%를 쌀에서 섭취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쌀이 단순한 주식을 넘어서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으로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쌀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10여 가지 영양성분이 존재해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기능성·가공용 쌀 연구개발을 넘어 의료용, 산업소재용 기능성 쌀까지 개발됐다. ●쌀 소비는 계속 줄어 3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9년 개발된 ‘보람찬’ 벼는 100% 쌀로만 빵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반죽이 쉽고 수분 보유 능력이 좋으며, 노화가 천천히 되고 맛도 좋아 빵·과자용으로 적합하다. 농진청은 최근 ‘보람찬’을 이용한 치즈케이크와 양갱, 호두과자, 붕어빵 제조법 등을 개발했다. 쌀국수 전용 품종으로 개발된 ‘고아미벼’는 한국형 쌀국수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끓는 물에 30초면 조리가 완성되고 조리 후 면발이 불어나지 않아 우리 입맛에 맞는 쫀득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올해 2월 농진청에서 개발한 ‘밀양263호’는 알코올 섭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가바’(GABA)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품종이고, ‘고아미 2·3호’는 일반 쌀보다 ‘저항전분 식이섬유’가 5배가량 높은 다이어트용이다. 지난해 화장품 회사인 스킨푸드는 일반 백미에 비해 항산화 성분이 200배나 많고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장흥군의 토종 야생쌀 ‘고대미(米)’ 추출물을 활용한 화장품 ‘고대미 영양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화하고 있는 쌀 산업과 달리 국민들의 쌀 소비는 계속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2.8㎏(2010년 기준)으로 전년의 74.0㎏보다 1.6% 감소했다. 이에 우리 농업의 근간인 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쌀 가공식품 소비 확대를 꾸준히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28일 쌀 가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쌀가공산업육성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4월 23일 시행된다. 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쌀 가공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쌀 가공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가공용 쌀 계약재배 확대할 것” 아직은 시작 단계다. 우리나라의 쌀 가공식품 시장은 1조 8000억원(2010년 기준) 규모다. 이 가운데 떡류가 7900억원, 주류가 45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의 다양화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총 735개로 집계된 쌀가공업체들도 영세한 소규모 사업체가 대부분이다. 농진청 답작과 양창인 박사는 “매년 쌀 가공식품 매출은 늘고 있지만, 국민들의 입맛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업체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원료곡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가공용 쌀 계약재배 물량을 올해 1600ha에서 내년 5000ha로 늘릴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가공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원료곡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쌀가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CJ와 농심 등 식품 관련 대기업이 협회에 등록했다.”면서 “앞으로도 쌀 산업에 뛰어드는 대형업체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Weekend inside] 경기도 유적지 인근 개발은 ‘하늘의 별 따기’

    [Weekend inside] 경기도 유적지 인근 개발은 ‘하늘의 별 따기’

    조모(62)씨는 30여년 전 매입해 둔 파주삼릉(국가지정문화재 사적 205호) 부근 농지에 전원주택을 짓고 아내와 노후를 보내는 것이 소망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 최근 파주시청을 방문했다가 낙담하고 돌아왔다. 몇 년 전 문화재보호구역에 편입돼 집을 지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파주 교하 파평 윤씨 정정공파 묘역(시·도기념물 제182호)으로부터 300m 떨어진 대로변에 상가를 지으려던 최모(55)씨도 마찬가지다. 최씨는 “평당 500만원이 넘는 땅을 농지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군사시설보호구역·개발제한구역·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신음하고 있는 경기 도민들이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또 다른 규제로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 재건축 수요가 늘면서 재산권을 행사하려다 좌절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2009년부터 문화재별로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또는 광역시나 도(道) 지정 문화재로부터 일정 반경 이내를 5개 구역으로 세분화하고 각 구역에 맞는 건축 허용 기준을 만들어 ‘사유재산권을 보호하면서 문화재 주변 원형을 보존하려는 의도’다.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사적·명승·천연기념물·중요민속자료) 3244건에 대한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은 문화재청이 마련했다. 2009년에는 1084건, 2010년에는 515건의 문화재별로 건축 허용 기준을 두었다. 그러나 해마다 1000여건에 이르는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접수되고 있지만, 허가율은 절반을 훨씬 밑돌고 있다. 특히 1구역(보존구역)에서는 사실상 일체의 건축 행위가 불가능하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보다 더 엄격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안호 문화재청 사무관은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원상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역시나 도 지정 문화재 주변도 ‘아우성’이다. 조영원 일도엔지니어링 대표는 파평 윤씨 정정공파 묘역 주변을 ‘전국에서 건축허가받기 가장 어려운 곳 중 한 곳’으로 꼽는다. 조선시대 분묘의 특징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평가돼 63만㎡에 이르는 묘역 전체가 2002년부터 묶였다. 이후 동서남북 인근 500m 안에서는 개발 행위가 제약되고 있다. 2009년부터 단독주택 등을 짓겠다며 무려 35건의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경기도 문화재위원회에 접수됐으나 23.5%인 12건만 허가됐다. 더욱이 문제가 되고 있는 보존 구역에서는 지난 2년 동안 단 1건만 승인됐을 뿐이다. 의정부 장암동 상·하촌 마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4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 해오다 2006년 12월 해제돼 노후 건물의 개·보수와 신축 등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2008년 6월 서계 박세당 사랑채와 묘역 등 경기도 지정문화재가 있다는 이유로 반경 300m 이내 지역이 또다시 개발에 제한을 받게 됐다. 연천군은 공장은 물론 창고 하나 지으려고 해도 군부대 동의를 받아야 하는 대표적 중첩 규제 지역이다. 이곳의 국가 또는 도 지정문화재는 모두 21건으로, 다른 시·군과 면적은 비슷하다. 그러나 구석기 유적지나 삼국시대 유적 등 미발굴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수도권정비법이 시행된 해인 1983년 연천 인구는 6만 8000명에 달했으나 지난 28년간 군민들이 각종 중첩 규제로 고향을 등지면서 지금은 4만 5000명으로 34%나 격감했다. 경기도 지정문화재는 지난 10월 30일 기준 869건으로, 이 가운데 현상변경 허가 대상은 432건이다. 송대남 경기도 주무관은 “현상변경 허가 대상 문화재 수로는 전국에서 5위에 해당하지만 개발 수요가 많아 허가 신청 건수는 2009년 571건, 2010년 613건, 2011년 12월 22일 현재 481건 등 전국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다른 광역자치단체는 두 자릿수에 불과하다. 길달수(민주당·고양8) 경기도의회 의원은 “공공사업을 제외한 1구역에서의 승인율은 0%에 가깝다.”면서 “문화재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사유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구역 토지만큼은 토지주가 희망할 경우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용지’처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장기적인 매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보존구역이라 해도 국민주택 규모 1층짜리 단독주택은 신축을 허가해야 규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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