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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군 2차대전서 日에 졌다면…새 조류의 SF외국소설

    ‘대체역사’와 ‘페미니즘 판타지’를 내세운 외국소설두 편이 시공사의 ‘시공 그리폰북스’ 시리즈로 번역돼나왔다.미국의 대표적인 SF작가인 필립 K.딕(1928∼1982)의 ‘높은 성의 사나이’(오근영 옮김)와 팻 머피(1955∼)의 ‘추락하는 여인’(안봉선 옮김).주류문학에서는 한 발비켜나 있는 이 새로운 장르소설의 매력은 무엇일까. ‘대체역사’란 과거의 역사가 실제와 다르게 진행됐다고가정하고 재구성하는 것으로 과학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기법이다. 한국이 일제에서 해방되지 않은 상황을 소설화한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그 한 예다. 36편의 과학소설을 남긴 SF작가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는 연합군이 2차대전에서 져 독일과 일본이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통제한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를 전개한다.배경은1962년 미국. 노예제도가 여전히 살아있는 암울한 현실을사는 사람들은 ‘높은 성의 사나이’로 불리는 한 언더그라운드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희망을 키워간다.그 소설은 연합군이 동맹군에 승리한 뒤의 현실을 다룬 것.소설의인물들에게는 또 다른 대체역사인 셈이다. 딕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앤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와 ‘토탈 리콜’의 원작 ‘꿈을 사세요’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바로 그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현실과 꿈이 뒤섞인 몽롱하고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그의 SF소설의 특징이다.미국 작가 아슐러 르귄은딕을 ‘미국의 보르헤스’라고 치켜세운다. 페미니즘 SF작가로 통하는 팻 머피의 대표작 ‘추락하는여인’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이른바 페미니즘 판타지 소설이다.주인공 엘리자베스 버틀러는 고대 마야의유적지를 발굴하는 고고학자.정신병원으로부터 탈출한 아픈 과거를 지닌 그녀는 과거의 그림자를 보는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마야 유적지를 발굴하던 그녀에게 고대 마야여인이 말을 걸어 온다. 딸 다이앤이 전남편의 부고를 들고 오고 마야 여인의 음모가 펼쳐지면서 단절됐던 모녀관계가 복원된다.그들은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발견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다독인다.하지만 마술적 리얼리즘에 가까운몽환적인 분위기의 이 소설을페미니즘 이데올로기의 울타리에 가둬 놓고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팻 머피는 좁은 범주에서 보면 페미니스트 작가지만 좀더 넓게 보면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SF작가다. 과학소설은 대중문학에서 시작했지만,순수문학에서 과학소설의 기법을 응용해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적지 않다.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미국의 커트 보네거트 주니어가 대표적인 경우다.단순히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이름에갇혀 문학성과 창조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주류 평론가의붓끝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높은 성의사나이’와 ‘추락하는 여인’,이 두 작품은 장르소설과순문학의 가치에 대한 일방적인 자리매김 ‘관행’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신간 맛 보기

    ●침대 밑의 인류학자(아서 니호프 지음,남경태 옮김,푸른숲 펴냄) 미국의저명 인류학자인 저자가 SF소설 형식을 빌려 쓴 ‘인류학 대중서’.남녀가사회적·계층적·문화적·시대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짝짓기’(성생활)를 주요테마로 설명해보고자 했다. 전생 비디오테이프로 주인공 자신과 주변인들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는 1권에서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성생활을 흥미롭게 조명했다.2권에서는 인간의 섹스에서 학습과 본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봤다.1권 1만2,000원 2권 9,800원. ●탈형이상학적 사유(위르겐 하버마스 지음,이진우 옮김,문예출판사 펴냄)‘철학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독일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마스의철학적 논문들이 연대기순으로 정리돼 있어 하버마스 철학의 골격을 파악해볼 수 있다. 잃어버린 철학의 권위를 되찾으려면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이아니라,형이상학이 다른 유형의 철학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하지않고서도 삶과 사회 전체에 규범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가능하다는 논지다.특히 1장에서는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어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만2,000원. ●떠남과 만남(구본형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변화경영 전문가로 ‘익숙한것과의 결별’ 등을 낸 구본형씨의 기행산문집으로 2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한 달 반 동안 떠난 휴가의 과정을 담고 있다.‘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이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우선 여행지가 남도인데 지리산 서쪽의 이 남도는 하동 쌍계사나 완도 보길도 등 익히알려진 곳도 있지만 화순,장흥 등 덜 알려진 곳도 많이 담겨 있다.무엇보다여행 코스를 안내하거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뭔가 생의 ‘변화’를 원하는 적극성과 속도를 거부하는 차분한 ‘게으름’이 잘 조화되어 있다.9,000원.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 펴냄)우리가 보아온 지도 속의 한반도는 바다에 빠져 유라시아대륙을 머리에 이고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려 놓고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있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지도를 거꾸로 보자는 것은 이렇듯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학사출신 선장 1호로 동원그룹을 일궈낸 저자는 여기서 바다를 중심으로한 새로운무역전략을 제시한다.개발시대 이후 고수해온 상품수출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서비스중심의 복합무역을 일으키자는 게 그 요지다.9,900원.
  • [대한시론] 유목과 車 전용도로위의 개

    한때 프랑스 고위 경제관료였으며 사업가이자 저술가인 자크 아탈리는 ‘21세기 사전’이라는 책에서 ‘도시유목민’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유목을 당대 인간생활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규정한 그는 지난 30년간 인류의 5%가 유목화했으며 또한 30년 후에는 인류의 10분의 1이 유목민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현대사회가 뿌리의 개념이 희박해지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유목의 시대로 규정되는 것은 새삼스러울 바가 없지만 그는 도시를 부유하며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을 도시유목민이라고 칭한 것이다. 아탈리는 또 도시유목민을 부유한 유목민,외국인 노동자와 같이 어쩔수 없이 떠도는 가난한 유목민,그리고 정착자들이지만 늘 부유한 유목의 삶을 꿈꾸는 가상의 유목민 셋으로 나누었다.이 분류에 따르면 우리네 대다수 소시민들은 늘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일년에 한두번의 휴가에 목을 맨채 나머지 시간을 속박 속에 살고 있는 ‘가상 유목민’이다.그렇다면 이제는 유목의 성격에 따라 현대인의 생활의 질이 결정된다고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고, 딸 가진 부모는 비행기 타도 아들 가진 부모는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옛말도 일찌감치 유목의 의미를 인정한 셈이 된다. 얼마전 나는 분당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길 한쪽에 비켜선 채 꼬리를 물고 질주하는 차량들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그 지점은 램프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이어서 개는 차도를 상당히 오래 해맸음을 알 수 있었다.어떤 경로로 그곳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는알 수 없지만 개는 잘못 들어선 길을 헤매다가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절망적인 상황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끊이지 않는 차량의 행렬 때문에 개가 무사히 길을 건너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또 건너보았자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는 난감한 처지였다. 간혹 아무리 멀리 이사를 가도 기어이 옛주인을 찾는다는 영특한 개의 이야기를 듣지만 나는 나를 포함하여 지나치는 차들을 바라보던 그 개의 벌린 입과 당혹스러운 표정을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지금쯤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느 방향이든 조심스레 꾸준히 걸어갔다면 그는 땅위에 발을 디디고 어디로든 달려갔을 것이다.그러나 만약 아니라면 날이 어두워져서 차량이 뜸해질때까지 영문을 몰라하며 기다렸을 수도 있고 또 어둠속에 자칫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개를 구조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차에 싣고 가서 땅에 내려놓는 일이겠지만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고 사람이 곤경에 처했어도 몰라라하는 판에 일개개의 일에 발벗고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혹 미국같은 나라의 열렬한 동물애호가라면 경찰이나 동물보호단체에 신고해서 개를 도우는 일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어쨌거나 내가 안타까운 것은 그 개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으리라는 사실 때문이며 그 황당함을 유목민이 된 인간의 관점에서 헤아려보게 되기 때문이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현대인은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이 움직여 다닌다.그것이 생활을 위해서이건 아니면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이건 이동이 기본이 된 것만은 틀림없다.그러나 이런유목생활이 차도에 잘못 들어선 개처럼 길을 잃고 헤매게하거나 또는 모든 끈과 단절된 유랑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또한 실제상황은 아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열려진 사이트들을 넘나들며 시공의 제약없이 유목을 체험하는 중에도 갑자기 접속이막히거나 길을 잃는 일도 허다하다.이처럼 유목은 모험을 내포하며,다가올우주시대에서는 SF소설들이 그리는 것처럼 지구인들은 위의 개처럼 미지의공간을 이해하지 못한채 우주의 미아로 전락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유목민을 의미하는 노마드(nomade)란 단어는 그리스어로는 ‘함께 나눈다’는 뜻이라고 한다.광대한 우주에서건 아니면 지구의 좁은 지역사회에서건 한층 더 외로워진 현대의 도시 유목민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서로 나누어야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의미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姜 太 姬 종합예술학교 미술원 교수
  • ‘SF작가 클럽’ 탄생

    SF(공상과학)소설 작가모임이 결성됐다. SF소설을 책으로 펴낸 기성작가들과 신춘문예 SF소설부문 당선자·평론가·웹진 운영자 등이 주축이 되어 ‘한국 SF작가클럽’이란 모임을 만들었다.모임은 SF소설 ‘신화의 끝’을 쓴 이영(35·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졸)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지난달 말 정식으로 발족했다.참여작가는 ‘인디케이터’를쓴 김호진(37·고려대 물리과),‘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의 작가 이한음(34·서울대 식물학과),‘바이너리 코드’의 노성래(26·고려대 물리과),‘헤테로’의 정년철(30·서울대 분자생물학과),‘클론 프로젝트’의 작가이자월간 ‘SF웹진’ 운영자인 장강명(26·연세대 도시공학) 및 올 SF신춘문예당선자 장귀연(29·서을대 사회학과)씨 등.또 평론가이자 SF번역가인 박상준(33·한양대 지구해양과)씨도 참여했다. 이들은 복제인간과 같은 공통관심사를 주제로 한 공동창작 방식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 지구와 혜성이 충돌한다면…대하과학소설 ‘피라미드’ 출간

    전업작가도 쓰기 쉽지 않는 방대한 분량의 대하소설을 과학자가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프랑스페르피낭 대학에서 과학 국가박사학위를 받은 이종호씨(51·이동에너지기술연구소장).이씨는 전12권의 대하소설 ‘피라미드’(새로운사람들·자작나무) 중 제1부 4권을 최근 출간했다. 나머지 소설 원고도 모두 탈고한 상태로 2부와 3부는 각각 7월과 10월에 나올 예정이다.97년 과학소설 ‘아누비스’를 발표하기도 한 이씨는 이번에 펴낸 긴 호흡의 대하소설을 통해 소설가로 본격 데뷔한 셈이다. ‘피라미드’는 지구와 인류가 직면할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을 다룬 미래소설.그 상황이 새로운 천년에 조명해야할 우리들의 몫이라는 점에서 밀레니엄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소설은 지구에서 11.8광년 떨어진 행성 ‘알프’가 예기치 못한 혜성의 충돌로 폐허가 되어버리는 위기상황을 감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지구보다 앞선 과학문명을 이룬 알프 행성은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알프 복구 5000년’이란프로젝트를 추진한다.그 열쇠는 지구문명의 상징인 피라미드에 숨겨져 있다.이 알프를 재건하려는 세력과 지구를 정복하려는 세력,그리고 지구를 방어하려는 세력이 3파전을 벌인다는 것이소설의 큰 줄기다.일종의 ‘우주삼국지’라고 할 만하다. “알프 행성에 닥친 혜성 충돌은 단순히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만은아닙니다.지구도 언젠가는 알프와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어요.그때 지구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묻고자 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 대처방법으로 과학무기로 혜성을 요격하거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방안을 제시한다.실제로 과학계 일각에서는 300년 이상의 장기 계획만 뒷받침된다면 화성을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행성 이주가 단지 환상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소설은 인간의 환생이나 초광속 우주여행,타임머신을 통한 시간여행 등몇몇 소설적 장치를 제외하면 대부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내용으로돼 있다.그런 점에서 기존의 판타지소설이나 SF소설과 다르다.그러나 이 소설의 미덕은 무엇보다전문인 소설이 빠지기 쉬운 ‘인간유형의 몰개성’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이 작품에는 선과 악을 무시로 넘나드는 다양한 인간유형이 등장한다. 한편 이 소설은 두 개의 출판사가 공동으로 책을 제작하고 만화·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등 2차 저작권사업도 동시에 추진하는 등 출판문화산업의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새로운사람들과 자작나무는 출판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교열·편집·제작·홍보·판촉·영업·2차저작권사업등에서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했다.
  • 서울신문·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시상식

    ◎당선자 10명에 상장 등 수여 98년도 서울신문·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시상식이 20일 상오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문진 서울신문사 사장 직무대행은 강영숙(소설) 이병욱(시) 서연정(시조) 구민애(동화) 김영학(희곡) 박수연(문학평론) 등 서울신문 6명,정한조(추리소설) 신은숙(SF소설) 문학산(영화평론) 나호원(만화평론) 등 스포츠서울 4명 등 당선자 10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김문진 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힘든 창작의 길을 선택해 작가로서 인정받은 것을 축하한다”면서 “보다 멀리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시대정신에 투철한 작가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시부문 심사를 맡았던 원로시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25세가 넘도록 시인이고자 하는 사람은 역사적 감각을 뼛속까지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영국 시인 T.S.엘리어트의 말을 인용하며 “작가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옛 것을 참고해 새 것을 만들어내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갖추는 것”이라고강조했다.
  • 20세기 최고의 SF작가 아시모프/미소개 초기·유고 단편작 나와

    SF소설의 대명사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선집 「골드」가 한뜻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김민식·김선형 옮김) 아시모프는 장편 「로봇」 「파운데이션」 등 소설은 물론,자서전·자연과학론까지 골고루 번역됐을만큼 국내에서도 인기작가가 됐지만 이번 책은 소개 안된 초기작과 유고집에 실린 단편을 한데 묶어 작품세계의 변천을 보여주는게 특징.테크놀로지가 고도화한 미래사회를 배경삼은 것은 공통적이지만 1부에 실린 초기작들이 흥미로운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최대로 보여준다면 2부로 묶인 후기작들엔 예술과 글쓰기의 조건을 탐색하는 목소리가 보태져 있다. 1부 작품의 하나인 「교정보는 로봇」은 인간의 단순노동을 완벽하게 대행하는 로봇을 설정,노동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로봇에게 뺏기게 될 때 인간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를 문제제기하고 있다.그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단서로 한 투명한 논리전개가 돋보인다.한편 말년에 쓴 「골드」는 무한발달한 테크놀로지를 손에 쥔 시대에도 예술혼이 유효할지,이는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를 고민하는 「예술가」아시모프의 초상으로 읽힌다.
  • 복거일 장편 파란달아래(이달의 소설)

    ◎문학속에 과학지식 접목한 SF소설/분단상황 작품통해 극복,통일로 결실 역사의 흐름이 만들어져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과학기술의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시대에나 자못 커다란 것이었음에 예외가 없거니와,최근에 와서는 그 비중이 과거보다 더욱더 증대되고 있음을 또한 부정할 수 없다.그렇다면 역사의 흐름 속에 놓여 있는 인간의 운명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하는 소설가가 이러한 과학기술의 영역을 자신의 문학공간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뜻있는 창조의 원천으로 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이처럼 바람직한 작업의 실천이라는 과제에 도전하여 탁월한 성과를 거둔 실례들을 우리는 외국의 수많은 일급 SF소설에서 인상깊게 목도한 바 있다. 사태가 이쯤까지 진전되고 보면,이제 그 다음으로 제기되는 과제는 우리 나라의 작가에 의하여 훌륭한 SF소설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이러한 과제에 실제로 부응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한 사람의 작가가 좋은 SF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소설가로서의 일반적인 역량을 훌륭하게 구비하고 있으면서 과학기술의 영역에 대하여도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이런 두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기란 결코 쉬운 노릇이 아닌 것이다.문제는 또한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SF소설의 전통이 확립되어 다수의 걸작을 생산한 바 있기 때문에 한국의 어떤 작가가 위의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서 모처럼 회심의 역작을 써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나온 외국소설의 아류작으로 그칠 위험이 다분한 것이다. 그러나 매우 다행스럽게도 오늘의 한국 문단은 위와 같은 여러가지 난점을 모두 극복해낸 한 사람의 훌륭한 SF작가를 가지고 있다.복거일이 바로 그다.그는 지난해 말 그 첫부분 세 권을 출간했던 대작 「역사 속의 나그네」에서 성공적인 SF소설의 범례를 선보인 바 있거니와 이번에 새로 나온 장편 「파란 달 아래」를 통하여 그의 재능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를 다시한번 입증해준 것이다.이 두 작품 모두에서 복거일은 뛰어난 소설가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일반적인역량과 과학기술의 영역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겸비하고 그 양자를 적절히 결합시킨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그러면 앞에서 내가 지적했던 또한가지 난점,즉 아무리 좋은 SF소설도 이미 나온 외국소설의 아류작으로 그치기 쉽다는 난점을 어떻게 극복되었는가? 「역사 속의 나그네」에서는 16세기 조선사회의 일상적인 풍속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작업에 의하여 그리고 「파란 달 아래」에서는 오늘의 한국이 안고 있는 분단극복의 과제를 깊이있게 파고들어가는 작업에 의하여 극복되었다.결국 복거일은 두 작품 모두에서 「한국」만이 특유하게 지니고 있는 어떤 측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아류작으로 떨어질 위험을 멋있게 이겨낸 것이다.
  • 키보드로 창작/컴퓨터문학시대 개막

    ◎89년 PC통신에 과학소설 첫 등장/중견작가 복거일씨도 미래물 연재/동호인의 활발한 활동… 시발표 1천5백편 본격적인 컴퓨터문학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컴퓨터문학붐은 올해들어 5월에 중견작가 복거일씨(46)가 기성작가로는 처음으로 컴퓨터통신망에 과학소설을 연재한데 이어 컴퓨터 시 전문 동호회 「시사랑」이 그동안의 성과를 담은 시집과 디스켓을 펴냄으로써 컴퓨터를 문학의 매체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컴퓨터문학」이란 컴퓨터통신회사와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의 전자게시판을 통해 작품을 직접 창작하거나 남의 작품을 받아볼 수 있는 문학행위 또는 작품을 뜻한다.회원비 월1만원의 한국 PC통신(KORTEL)에 가입하거나 데이콤에 분당 25원의 통신료를 지불하면 누구나 가정용 전화선에 연결된 모뎀부착 개인용컴퓨터로 컴퓨터문학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현재 국내 컴퓨터통신 인구는 약 15만명 정도로 이중 컴퓨터문학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도 속속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 컴퓨터문학열기가 달아오른 것은 89년 서울대전자공학과 대학원생인 이성수씨(24)가 데이콤의 PC서브 전자게시판에 SF소설 「애틀랜티스 광시곡」을 연재하면서부터.당시 아마추어 작가이면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씨는 이어 90·91년 「장미소나타」「스핑크스의 저주」등의 SF소설을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연재했다.자신의 성과물을 「우먼Q」「애틀랜티스 광시곡」같은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던 이씨는 앞으로 한일간의 영토분쟁을 다룰 과학추리소설 「바이러스의 비밀」(가제)을 역시 공중정보통신망을 통해 연재할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치솟는 컴퓨터연재소설의 인기는 올해들어 기성작가인 복거일씨를 새롭게 컴퓨터통신작가로 끌어들였다.복씨는 현재 한국PC통신에 2천년대의 남북상황을 다루는 미래소설 「파란 달 아래」를 연구중인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학매체로서의 컴퓨터의 이용과 관련하여 주목을 끄는 것은 한국PC통신,데이콤 등 컴퓨터통신회사에 가입한 문학동호인단체들의 활동이다. 현재 시전문동호회 「시사랑」「시인부락」,소설전문동호회 「글나래」,서평전문동호회 「이야기나라」,SF소설전문동호회 「멋진 신세계」등이 컴퓨터를 통한 문학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컴퓨터통신 전자게시판에 오른 창작시만도 1천4백∼1천5백편에 이르며 시전문동호회 「시사랑」은 지난 5월말 창립1주년을 맞아 그중 74편의 시를 골라 컴퓨터통신시집과 디스켓 「나는 컴퓨터 시인이로소이다」(서울창작간)를 묶어내고 기념시 낭송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컴퓨터문학동호단체들은 아직까지는 아마추어수준으로 창작품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그러한 모색의 하나로 「시사랑」은 기성문단의 시전문지 월간 「현대시」와 발표매체를 교환하기로 하고 매년 한명의 컴퓨터시인을 「현대시」를 통해 기성문단에 정식으로 등단시키기로 했다. 이처럼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컴퓨터문학은 전문작가 위주로 난해하고 독자층이 엷어 위기에 처한 기존문학의 새로운 대안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복거일씨는 『컴퓨터문학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문학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를 작가가 인쇄매체에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컴퓨터문학의 장점은 그 대중성과 편리성을 꼽을 수 있다.컴퓨터문학은 오락적기능도 함께 내재한 컴퓨터의 속성상 일반인의 문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줌으로써 손쉽게 습작기회를 부여하며 창조자의 행위에 독자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잇따름으로써 창조자와 수용자의 간격을 좁혀 결국 문학의 대중적 보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작품의 직접적인 창작과 수용에 있어서도 작가는 「해설방」「자료방」,독자는 「게시판」「작가와의 대화방」등 컴퓨터에 부속된 기능들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같은 컴퓨터문학의 장점들과 가속화되는 정보화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앞으로 컴퓨터 같은 전파매체에 의존한 문학이 인쇄매체를 앞지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컴퓨터문학은 미래시대 문학이 취해야할 주요한 전략』이라고 전제한 시인 하재봉씨는 『앞으로 책의 개념이 디스켓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수정되어야 하며 컴퓨터문학이 기존 문학의 내용이라 표현방법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시상식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이 공모한 92년도 신춘문예 당선자에 대한 시상식이 18일 하오3시 본사19층 기자회견장에서 수상자와 그 가족친지및 심사위원,서울문우회회원,그리고 소설가 서기원(KBS사장),시인 문덕수(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장),아동문학가 이령희씨등 2백여명의 문인과 축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시상식에서 본사 신우식사장은 영예의 입상자 10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고 『4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앞으로 더욱 정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입상자 ◇서울신문 ▲문영심(단편소설) ▲박종명(시) ▲하순희(시조) ▲이림(동화) ▲전대현(희곡) ▲최종렬(문학평론) ◇스포츠서울 ▲황정호(스포츠소설) ▲이성모(추리소설) ▲방재희(SF소설) ▲김은주(영화평론)
  • SF소설 동호회(컴퓨터로 만납시다:1)

    ◎“공상과학 꿈같은 재미 함께 느껴요”/회원 8백명… 10대서 50대까지 계층 다양/창작물 발표하고 외국 인기작품도 소개/“세계시장 내세울 작가 배출” 야무진 희망 『제2차 세계대전때 독일의 아우슈비츠에서 수천명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에 몰두했던 죽음의 천사 벵겔레가 어느날 브라질에서 부하들을 소집,명령을 내립니다. 그것은 세계각지에 퍼져있는 94명의 사람들을 특정한 시기에 암살하라는 지시였죠.뚱딴지처럼 보이는 이 지시에는 어떤 가공할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일까요? 나치 사냥꾼 야콥 리베르만은 정보를 갖고 조사를 시작,벵겔레를 추적해갑니다』 이것은 데이콤PC서브 동호모임중 「추리와 SF소설(과학소설)동호회」가 최근 내보낸 소설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의 일부이다. 데이콤PC서브에 32번째 동호회로 89년10월 등록된 「추리와 SF소설동호회」는 특히 뒤진 우리의 SF소설을 꽃피우겠다며 한국의 아시모프를 꿈꾸는 8백명이 모여있는 전자마을이다. 고교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이 자기가 읽은 국내외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을 소개하고 평하며,직접 번역하거나 창작한 소설을 발표하는 「신세계」이다. 이 신세계의 촌장인 시솝은 장차 SF작가를 희망하는 윤태원씨(서울대 섬유공학과3년).추리와 SF동호인 통신의 메뉴를 잠깐 들여다보자.「게시판」「회원동정및 공지사항」「추리소설 소개와 비평」「SF소설 소개와 비평」「기획연재」「이 사실을 아십니까」「양서소개」「토론의 광장」등 풍부한 메뉴로 동호인의 지식과 감각을 알수있다. 『이미 잘알려진 사실이지만,우리가 사는 30세기에는 우주여행이 지겹고 시간만 잔뜩 잡아먹는 일이 되어버렸다.많은 우주 비행사들은 생활의 활력을 얻기 위해서 규정을 어기고 자신들이 탐험하는 별에서 애완동물을 수집하곤 한다…』(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초단편 「틀림없다구」·중략­번역 윤태원)이런 소설은 최신 과학소설의 경향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모임은 일반적인 컴퓨터정보는 취급치 않는다.컴퓨터를 이용,추리소설이나 과학소설을 쓰는 이들로 결성된 것이 특색인 만큼 내용도 그런 것 일색이다.회원들의 우수창작 SF소설이나 번역작품은 기획연재물로 실리고 있다. 회원들 가운데는 이미 과학소설작가로 필명을 날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면Q」(스포츠서울간),「아틀란티스 광시곡」(데이콤간)등 2권의 과학소설을 출간한 이성수회원(서울대 대학원생)은 늘 공부에 쫓기지만 과학적 모사를 중시하는 SF소설을 쓰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 박상준회원은 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를 번역해 냈다. 지금까지의 메뉴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작품은 회원 정상돈씨의 「20 48」이라는 장편소설.컴퓨터의 진화된 기능을 그린 SF소설로,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는 미래컴퓨터의 출현을 가상해 쓴 작품이다.동호인 게시판에 1년이 넘게 좋은 반응이 계속 올랐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사귈때 그 사람의 외모라든가 배경 등 부수적인 여건들이 많이 작용해 진실한 사귐을 할 수 없습니다.그러나 얼굴을 모르는 이들이 PC통신을 이용,자신의 솔직한 생각·창작품을 나누고 지적인 영역을 넘나듦으로써 어떤 사귐보다 값지다고 봅니다』 회원들은 이렇게 동호회의 긍지를 밝히고 장점을 들려준다. 『국내에서 가장 침체해 있는 분야가 과학소설이다.컴퓨터 통신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원고지를 들고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어 시간이 절약되고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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