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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대 연구팀 “완치자 혈장, 코로나19 바이러스 99% 죽여”

    홍콩대 연구팀 “완치자 혈장, 코로나19 바이러스 99% 죽여”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들의 혈장(血漿)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반 헝 교수가 이끄는 홍콩대학 연구원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 환자들의 바이러스의 99%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발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데 필요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그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혈구(血球)를 제외한 액상 성분으로, 세포의 삼투압과 수소 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홍콩 적십자사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혈장을 기증할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혈장을 기증한 사람은 2주간 3명뿐이다. 각 기증자는 한번에 500∼600㎖의 혈장을 기증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고 해서 누구나 혈장을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적인 기증자는 18세에서 60세 사이 연령대에 몸무게는 최소 60㎏을 넘어야 하며, 만성질환이 없어야 한다. 리 박사는 “여성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증을 받지 않는다. 임산부의 혈장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완치자들이 병원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혈장 기증에 나서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실률 치솟자 임대료 할인… 코로나에 콧대 꺾인 랜드마크

    공실률 치솟자 임대료 할인… 코로나에 콧대 꺾인 랜드마크

    엠파이어스테이트 임대료 73%만 수익 홍콩 IFC 임대료도 3분의1 이상 떨어져 고층빌딩·주택 거래 실종… 부동산 타격세계 유명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을 소유한 유명 부동산 업체들이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임대료 수익 하락과 거래 실종으로 부동산을 싼 가격에 내놓는가 하면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내는 수준의 ‘콧대 높던’ 임대료를 인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회사인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과 SL그린 부동산이 코로나19 사태로 깊은 고심에 빠졌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인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소유한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은 임대료 체납 등으로 지난 4월 사무실 임대료는 전체의 73%, 소매 임대료는 46%만 거둬들였다. 소유한 상업용 부동산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비롯해 뉴욕에만 13개에 이르지만, 1분기 실적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뉴욕시 최대 부동산 회사인 SL그린 부동산은 지난 3월 말 14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하는 뉴욕 데일리뉴스 본사 건물을 8억 1500만 달러(약 9979억원)에 내놨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1조원 가까운 거래가 불발된 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핵심 부동산을 할인된 가격에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무실’로 악명 높은 홍콩 금융 중심지의 건물들은 세입자를 찾지 못하자 임대료를 대폭 깎아 주는 쪽으로 자존심을 접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센트럴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국제금융센터(IFC) 빌딩에 중국 금융기업이 입주했는데 930㎡(약 281평) 규모 사무실에 대한 월 임대료가 130만 홍콩달러(약 2억 600만원)다. 이는 2017년 정점을 찍었을 당시보다 무려 3분의1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현지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은 “센트럴 지역 A급 사무실의 임대료는 1~3월 9.2% 하락했고 올해 전체로는 25~3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주택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SCMP는 홍콩 타이포 지역의 한 주택이 2015년 거래가보다 7억원 낮은 1890만 홍콩달러(약 30억원)에 거래되는 등 고급주택들이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헐값에 처분되고 있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지난 3월 미 워싱턴DC의 주택 거래가 530건에 불과해 2017~2019년 2년 평균보다 현저히 떨어졌다며 “주정부의 봉쇄가 시작되기도 전에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거래불발, 임대료 인하...세계 유명 부동산업체의 ‘코로나 굴욕’

    거래불발, 임대료 인하...세계 유명 부동산업체의 ‘코로나 굴욕’

    감염 여파로 1조 규모 뉴욕 유명 빌딩 거래 취소‘고가 임대료’ 홍콩 금융가 임대료 대폭 인하세계 유명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을 소유한 유명 부동산 업체들이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임대료 수익 하락과 거래 실종으로 부동산을 싼 가격에 내놓는가 하면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내는 수준의 ‘콧대 높던’ 임대료를 인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회사인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과 SL그린 부동산이 코로나19 사태로 깊은 고심에 빠졌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인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소유한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은 임대료 체납 등으로 지난 4월 사무실 임대료는 전체의 73%, 소매 임대료는 46%만 거둬들였다. 소유한 상업용 부동산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비롯해 뉴욕에만 13개에 이르지만, 1분기 실적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뉴욕시 최대 부동산 회사인 SL그린 부동산은 지난 3월 말 14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하는 뉴욕 데일리뉴스 본사 건물을 8억 1500만 달러(약 9979억원)에 내놨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1조원 가까운 거래가 불발된 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핵심 부동산을 할인된 가격에 내놓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SL그린의 주가는 지난 2월 21일 이후 46%나 하락한 상황이다. WSJ는 “SL그린과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의 이번 수익보고서는 코로나19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징후”라고 분석했다.‘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무실’로 악명 높은 홍콩 금융 중심지의 건물들은 세입자를 찾지 못하자 결국 임대료를 대폭 인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센트럴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국제금융센터(IFC) 빌딩의 930㎡(약 281평) 규모의 사무실 공간이 2017년 정점을 찍었을 당시보다 3분의 1 이상 떨어진 가격인 130만 홍콩달러(약 2억 600만원)의 월 임대료로 중국 금융기업에 임대됐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완공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7번째로 높은 사무용 빌딩으로 꼽힐 만큼 위세를 자랑했지만, 공실률이 늘어나자 가격을 대폭 낮춰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홍콩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은 “센트럴 지역 A급 사무실의 임대료는 1~3월 9.2% 하락했고 올해 전체로는 25~3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주택시장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SCMP는 홍콩 타이포 지역의 한 주택이 지난 2015년 거래가보다 7억원 낮은 1890만 홍콩달러(약 30억원)에 거래되는 등 고급주택들이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헐값에 처분되고 있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지난 3월 미 워싱턴DC의 주택거래가 530건에 불과해 2017~2019년 2년 평균보다 현저히 떨어졌다며 “주정부의 봉쇄가 시작되기도 전에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中, 대만에 무기 수출 프랑스에 “중불 관계 훼손” 경고

    대만이 프랑스산 무기 수입을 추진하자 중국이 프랑스에 계약을 취소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외교부는 프랑스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대만과의 무기 계약을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자오리? 대변인은 “대만과의 무기 거래를 추진하는 프랑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중불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무기 판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프랑스에서 무기를 구매하고자 2780만 달러(약 341억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대만군은 프랑스 방산기업 DCI로부터 8억 대만달러(328억원 상당) 규모의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 구매를 추진 중이다. 미사일 교란장치는 적이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 교란 장치를 발사해 공격을 피하는 방어무기다. 1991년 프랑스에서 구매한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프리깃함)에 장착하려는 것이다. 프랑스는 샤를 드골 대통령 재임 때인 1964년 미국을 추종하지 않는 독자 외교에 나서면서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대만과는 단교했다. 이후 대만은 대부분 미국산 무기를 채택했지만 프랑스로부터 1991년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을, 1992년에는 미라주 전투기 60대를 구입했다. 중국이 프랑스에 강하게 항의해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결국 프랑스는 1994년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했다. 중국의 항의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 모두가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존중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대만과 맺은 계약 사항을 존중하며 1994년 이후에도 이런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비난에 정면 대응을 피하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그간 잠잠했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250여명을 강제 진압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침사추이 지역 하버시티 쇼핑몰과 몽콕 지역 모코홀 등 홍콩 시내 10여곳에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감염병 확산 전 거의 매주 열렸던 주말 집회가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송환법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침사추이에서 몽콕까지 행진하며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의 하야를 요구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자 홍콩 곳곳의 쇼핑몰에서 시위대가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쇼핑몰로 진입한 뒤 “8인 초과 집회는 불법”이라며 해산에 불응하는 시민을 검거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8인이 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홍콩의 누적 확진환자는 1047명, 사망자는 4명이다. 경찰은 집회 제한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에게 2000 홍콩달러(약 31만원)의 벌금 딱지를 발부했다. 몽콕 지역에서는 석유와 수건, 라이터 등 화염병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한 한 남성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해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기자 10여명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뒤 최루 스프레이를 뿌렸다.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빈과일보’ 여기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몽콕 시위 현장에서 입법회 의원 로이 퀑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무릎으로 목덜미를 누르기도 했다. 경찰은 소요 혐의 등으로 퀑 의원을 체포해 이송했다. 이날 불법집회 참가 등의 혐의로 250여명이 체포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미 시위대는 다음달 4일 톈안먼 사태 집회와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 등 대규모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홍콩 정부와 범민주 진영 간 충돌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中 ‘신냉전 전쟁터’로 변한 WHO 총회

    美中 ‘신냉전 전쟁터’로 변한 WHO 총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오는 18∼19일 화상회의 형태로 열리는 제73회 세계보건총회(WHA)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행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만 참여 문제와 감염병 기원 조사요구 등을 두고 두 나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회의 내내 두 나라 대표들의 피 튀기는 설전이 예상된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부의 전·현직 고문들은 ‘두 나라 관계가 수십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연구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올해 1월 중국과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까지 폐기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 대만이 올해 WHA에 참여해 국제사회에 복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WHA는 유엔 전문기구인 WHO가 1년에 한 번씩 유엔 회원국들과 머리를 맞대고 보건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표결하는 자리다. 대만은 1971년 중국에 유엔에 가입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WHO 등 모든 유엔 기구에서 회원 자격을 잃었다. 이후 WHO에 옵서버(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회의에 참석 가능한 회원) 자격을 타진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그러다가 친중 성향 마잉주 전 총통(2009~2016)이 들어서자 중국의 협조로 2009~2015년 WHA에 옵서버로 참석했다. 하지만 반중 성향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2016년부터 옵서버 자격이 박탈됐다. 대만은 중국 본토와 인적 교류가 활발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컸지만 이날 기준 확진환자 440명, 사망자 6명에 불과하다. 치사율도 1.36%로 ‘모범 방역국’인 한국(2.4%)보다 낮다. 감염병 발생 초기부터 중국과 WHO 발표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분석 결과를 근거로 신속하게 입출경 봉쇄와 정보 공개 등 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대만은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전 세계에 기증하는 등 ‘코로나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대만의 경험을 공유하자”며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올해 WHA에 대만을 초청해야 한다”며 유럽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이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부 장관도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장(장관)과 통화해 “대만이 WHO 총회에 참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예 미국은 워싱턴DC 중국 대사관이 위치한 거리명을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처음 경고하고 숨진 의사 리원량의 이름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추진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대사관의 주소는 ‘인터내셔널 플레이스 3505번지’에서 ‘리원량 플라자 1번지’로 바뀐다. 대만의 WHO 재참여를 지렛대삼아 ‘중국 때리기’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여기에 더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연합(EU)이 WHA가 코로나19의 기원과 확산에 대한 국제적이고 독립된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계와 정보기관들의 회의적 반응에도 “감염병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며 조사 요구 주장을 굽히지 않자 미국을 대신해 EU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제네바 주재 중국 대표부의 천쉬 대사는 “중국은 코로나19를 완전히 패배시킨 뒤 정확한 기원 조사를 위해 국제 전문가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는 안건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중미는 사실상 신냉전기에 있다. 미소간 냉전과 달리 신냉전은 전면적 경쟁과 급속한 탈동조화가 특징“이라면서 “중미관계는 몇 년 전, 심지어 몇 달 전과도 다르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의 위완리 학술위원도 미중관계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악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과거에는 미 정치권에서 친중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틈타… 남중국해 갈등 띄우는 中

    코로나 틈타… 남중국해 갈등 띄우는 中

    필리핀·베트남 “영토 침해” 강력 반발 美 견제에도 국제문제화해 영유권 노려중국 정부가 최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추가로 행정구역을 설치하자 필리핀과 베트남이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국가 간 외교 마찰이 일상화되는 모습이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에 2개의 행정구역을 추가로 설치한 것은 칼라얀군도(중국명 난사군도)와 바조데마신록(중국명 황옌다오)에 대한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필리핀은 중국 정부에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 등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민정부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영토 분쟁 중인) 시사구와 난사구를 하이난성 싼사시 산하에 둔다”는 공고문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환자 대응에 정신이 없을 때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그러자 베트남 외교부는 즉각 “베트남은 이들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충분한 법적,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다”면서 “중국의 행위는 무효이며 국가 간 우호에 좋지 않다. 나아가 동해(남중국해의 베트남 명칭)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중국해는 오래전부터 구단선(남해구단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구단선은 1947년 중국이 발표한 남중국해 해상 경계선이다. 남중국해 거의 대부분을 자신의 수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둥사군도 등 거의 모든 지역이 포함돼 있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구단선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군 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해군이 이곳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지만 중국은 이를 남중국해 분쟁을 공식화해 국제 문제화하려는 모양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비만한 사람, 코로나19에 더 취약…폐 기능 떨어져”

    “비만한 사람, 코로나19에 더 취약…폐 기능 떨어져”

    비만한 사람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학, 리버풀대학,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CL) 공동 연구팀이 영국 내 166개 병원의 코로나19 환자 1만7000명을 상대로 벌인 연구 결과를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했다. 중국 밖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관련 연구로는 최대 규모다. 이 논문에 따르면 고령인 코로나19 환자가 젊은 환자보다 치명률이 더 높았다. 또 남성의 치명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특히 비만한 코로나19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치명률이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비만과 치명률의 상관관계는 중국 내 연구에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2016년 기준으로 중국 성인 중 비만자의 비율은 6.6%에 불과하기 때문. 이에 비해 영국은 비만자 비율이 2017년 기준으로 29%에 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한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더 높은 것은 비만한 사람의 폐 기능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떨어지는 데다 피부 밑 지방이나 장기 내 지방으로 인해 면역 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 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지면 인체 내 면역체계가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사이토킨 폭풍’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유럽 내 코로나19 연구 중 가장 광범위하고 상세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며 “다른 코로나19 연구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코로나 백신 이르면 9월 생산” 원숭이로 효과 봐…

    “코로나 백신 이르면 9월 생산” 원숭이로 효과 봐…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제너연구소가 개발한 백신이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돼 몇 달 후 인도에서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 세럼인스티튜는 올해 9월 영국에서 임상시험이 끝나면 옥스퍼드대 백신 후보를 연말까지 최대 6000만 개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차드옥스1’(ChadOx1 nCoV-19) 백신 후보는 코로나에 대한 효과가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닌 상태다. 하지만 동물 실험에서 성공을 거두고 인간 대상 실험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생산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차드옥스1’은 지난달 미국 몬태나주의 한 연구실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 원숭이 6마리에게 투여한 후 이들을 다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 시켰지만 28일 넘게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전 세계코로나19 후보 백신은 100개에 달하며, 이 중 적어도 5개는 임상 1상이라고 불리는 실험, 즉 인간 대상 사전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사이러스 푸나왈라 회장은 “9월쯤 끝날 예정인 옥스포드 백신의 실험이 성공하길 바란다. 서부 도시 푸네에 있는 두 제조공장에서 백신을 만들 계획이다”며 “모든 것이 잘 되면 내년에 최대 4억 회분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남편 씻지도 않는다” 코로나 이혼 고려 중인 일본 여성들

    “남편 씻지도 않는다” 코로나 이혼 고려 중인 일본 여성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그 갈등 또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트위터를 비롯한 일본 내 소셜미디어에서는 최근 ‘코로나 이혼’에 관한 글이 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쏟아내는 아내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여성은 트위터에 “남편은 술을 마시고 집안을 돌아다니지만, 손을 씻지도 않고 부엌일을 할 줄도 모른다. 이번에 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여성은 “이혼을 하는 것이 더 나을까. 그것이 나의 삶을 더 활기차게 만들까. 나는 나의 모든 걱정을 떨쳐내고 싶다”고 적으며 ‘남편 데스노트(death note)’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코로나로 부부 관계가 악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유독 일본에서 ‘코로나 이혼’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전체 결혼의 35%가 이혼한다. 이는 미국(45%)이나 영국(41%)보다 낮지만, 중국(30%)보다 높은 수치이다.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가 여행 중에 사이가 나빠져 나리타 공항에서 갈라서는 일이 잦아지자 ‘나리타 이혼’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로 집안이 곧 직장이 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부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집안일을 같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겨누는 美…“협력기관 지원 중단”

    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겨누는 美…“협력기관 지원 중단”

    ‘바이러스 진원지’ 주장 확산…트럼프도 동조미국 내 협력기관에 “모든 자금지원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협력한 미국 내 연구기관에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미국에서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와 중국 정부가 반발하는 등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국 폴리티코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주 비영리 연구기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향후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지난 5년간 이 연구기관을 지원해온 NIH는 올해 지원금에서 남은 36만 9819달러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요구도 했다. NIH의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통상 과학적 위법행위나 재정적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런 조처를 한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내 언론 보도에서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협력이 논란이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박쥐를 통해 퍼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과 박쥐에서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옮아갈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로 지난 2015년부터 370만 달러(45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았다. 이 연구로 과학전문지 네이처 등에 게재된 논문을 포함해 최소 20편의 논문을 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런데 2018년 4월 NIH가 박쥐 연구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낸 보도자료를 보면 공동 연구자에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포함됐다.미국 일부에서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를 발생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박쥐 연구 프로젝트에 지원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이 지원금은 꽤 오래전에 지급됐다. 당시 대통령은 누구였을까. 궁금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시작된 것은 맞지만,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해 7월 이를 갱신했다고 지적했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측은 “우리는 지난 20년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의 원인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연방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 25개국 연구기관과 협력해왔다”며 “NIH와 자금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중국이 다음 달부터 종이돈을 대신할 디지털 화폐 유통 실험에 착수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세계인들과 함께 쓰기 위해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화폐는 발행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돈세탁’ 등 금융 비리 추적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지원금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도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꿈의 지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규모로 인해 디지털 위안화 보급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미중 두 나라가 ‘디지털 화폐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모바일페이 주도권 회복 의도 “2020년은 두 가지 사건 덕분에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과 디지털 화폐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부교수이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인 쉬위안은 최근 경제매체 시나재경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는 자국의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는 최초의 국가는 바로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자신감을 피력해도 될 만큼 중국 내 디지털 화폐 유통이 가시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을 공식화하고 일반 소매점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선전(광둥성)과 쑤저우(장쑤성), 슝안신구(허베이성), 청두(쓰촨성), 동계올림픽 개최지(베이징 일대)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슝안신구 지부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디지털 화폐 설명회를 가졌다. 슝안신구는 베이징 인근에 건설 중인 신도시로 우리나라의 송도(인천)와 비슷한 미래형 자족도시다. 쑤저우시도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등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 역시 디지털 화폐를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시험 중이다.쉬 연구원은 “디지털 화폐는 암호화폐들과 달리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해 현금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는 본원통화(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의 독점적 권한을 갖고 공급한 통화)의 일부를 대체한다.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종이돈과 견줘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쉬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이에 상응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유통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총통화량이 변하지 않아 (화폐 과다공급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위조 지폐가 성행하다 보니 상점에서는 현금보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텅쉰(텐센트)의 ‘위챗페이’(텐센트)를 선호한다. “걸인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바일페이는 중국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안착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굳이 디지털 화폐를 추가로 보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모바일페이는 은행 지불 계좌에 연동된 ‘제3자 전자결제’ 방식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에 일정 금액을 충전했다가 구매를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결제한다. 그러면 페이 업체가 사용자가 물건을 수령했는지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알리바바나 텅쉰은 사용자가 계좌에 예치해 놓은 돈이 빠져 나갈 때까지 수일~수십일의 시간차를 이용해 운용 수익을 창출한다. 덕분에 이들 업체는 신용카드사보다 낮은 수수료로 사업을 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페이용 계좌를 발급하고 실시 간송금 업무를 대행하는 등 허드렛일을 해 준다. ‘재주는 은행이 부리고 돈은 모바일페이 업체가 챙겨 가는’ 구조다. 기존 금융권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민은행의 화폐 주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결국 당국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통해 이를 제어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화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간 지불 장벽을 무너뜨리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알리페이로 계산을 하고 싶지만 찾아간 가게가 위챗페이만 지원한다면 그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종이돈과 똑같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앱을 써도 결제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앱으로도 지불할 수 있다. 두 모바일 업체가 장악한 결제 주도권을 기존 금융권이 어느 정도 되찾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종이돈, 감염병 옮길 수도” 비접촉 수요 커져 모바일페이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진짜 돈’을 대체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안화 국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요 2개국’(G2)이라는 경제 규모에 걸맞게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려면 화폐 유통의 호환성과 투명성이 필수인데, 모바일페이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이들 페이는 은행계좌에 연동돼 있어 중국은행망을 거치지 않는 해외 결제에 어려움이 크다. 일부 페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불법 거래에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한 탈세 사례가 증가하자 중국 앱을 통한 결제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를 보면 실물 위안화 화폐처럼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일련번호가 표기돼 있다.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어 사용처를 쉽게 알 수 있다. 최소한 디지털 화폐를 통한 돈세탁이나 ‘장롱 쟁여두기’ 등은 막을 수 있다. 연구개발(R&D)에 쓰라고 기업에 준 돈이 유흥업소 등에서 허투로 낭비되는 지도 지켜볼 수 있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고 사그러드는 악순환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 결제’ 수요가 커지면서 디지털 화폐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종이돈에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 세계 수십 개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발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이 연구를 시작해 디지털 화폐가 본원통화의 일부를 대체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일대일로 국가중심 ‘디지털 위안화’ 유통 야망 다만 인민은행은 “최근 테스트는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일 뿐 디지털 위안화가 정식으로 발행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심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기 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국은 달러 가치를 금과 동일하게 유지하던 금본위제를 1971년 폐지했다. 이후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위협받자 1975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공식 합의를 체결했다. 원유 결제 화폐로 오직 달러화만 써 주는 대가로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의 지위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 체제다. 이에 반기를 든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예외 없이 미국의 제재나 군사행동 대상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CBDC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해 공식화한 뒤 ‘일대일로’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CBDC 유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최종 목표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 디지털 위안화를 쓰도록 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내세워 디지털 위안화 세계화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미국도 달러화의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 상황을 지켜만 볼 리 만무하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을 통해 ‘화폐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우리 땅 넘보지 말라” 남중국해에 대못 박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우리 땅 넘보지 말라” 남중국해에 대못 박는 중국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필리핀과 베트남, 미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중국 허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원한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을 ‘초토화시키는’ 바람에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떨이지는 틈을 타 중국 정부가 이곳 인공섬에 행정구역을 설치해 중국 주권을 기정사실화하는 실효지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3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남중국해 영토 확장 야욕을 불태우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외교장관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중국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하며 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이웃국들에 대해 군사적 압력과 강압을 행사하고 있다”며 “심지어 베트남 어선을 침몰시키기까지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괴롭힘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 다른 나라들도 그들에게 책임을 묻길 바란다”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했다. 필리핀은 22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와 파라셀군도(중국명 西沙群島, 베트남명 호앙사군도)와 일대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행정구역을 신설한 것에 강력히 항의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중국의 조치가 국제법에 반하고 필리핀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중국대사관에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를 추진하는 중국이 세부 행정구역 지정을 통해 실효지배를 강화하려는 술책을 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록신 외무장관은 또 필리핀 군함이 자국 영해 안에서 중국 군함의 레이저 사격 조준을 받았다면서 이에 관해서도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중국 군함이 필리핀 군함에 이런 도발적인 행위를 한 일시와 장소, 상황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트남 역시 “중국이 베트남 주권을 존중하고 잘못된 결정을 취소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을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베트남은 호앙사·쯔엉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충분한 법적,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그런 행위는 무효이며 국가 간 우호에 좋지 않지 않고 나아가 동해(남중국해의 베트남명), 역내, 세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트남 정부는 또 중국 해양 감시선이 지난 2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과 충돌해 침몰시키고 어부들을 억류했다가 풀어주는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중국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지난달에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 유엔에 외교문서를 보내기도 했다.이들 국가가 이 같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행정구역을 설치해 이곳을 실효지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앞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 산하에 2개의 구(區)를 신설한데 이어 스프래틀리제도와 파라셀군도의 80개 지세(地勢)에도 이름을 붙였다.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와 파라셀군도 내 지세에 이름을 붙인 것은 1983년 이후 37년 만이다. 당시 중국은 이 지역의 287개 지세에 이름을 붙이는 조치를 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이름을 붙인 스프래틀리제도와 파라셀군도 내 80개 지세는 25개의 섬·사주(沙洲)·암초와 55개의 해저산맥 및 해령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는 18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난성 싼사시 산하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각각 둔다는 공고문을 올렸다. 우디섬(중국명 永興島, 베트남명 푸럼)을 중심으로 한 시사구는 파라셀군도와 맥클스필드군도(중국명 中沙群島)의 섬과 암초 및 해당 해역을 관할한다. 피어리크로스(중국명 永暑礁)를 중심으로 설치한 난사구는 스프래틀리제도의 섬과 암초 및 해당 해역을 각각 관할한다. 이 가운데 피어리크로스는 중국이 2014년 산호초에 건설한 인공섬으로, 길이 3㎞ 이상의 활주로를 갖추고 있는 군사기지다. 당시 필리핀·베트남 등과 미국은 ‘국제규범에 반하는 현상 변경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중국은 공사를 강행해 구청까지 설립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싼사시 산하에 구(區)급 행정구역을 추가로 설치한 것은 이들 섬과 주변 수역이 중국의 관할 대상이라는 주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남중국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의 이런 조치들은 베이징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과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SCMP도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섬 장악력 강화에 나섰다”며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의 긴장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2년에도 베트남과 필리핀 등 인접국들의 강한 반발에도 아랑곳없이 남중국해 주요 섬과 암초를 관할하는 행정구역인 싼사시를 출범시켰다.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 실효지배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우선 베트남·필리핀 등 인접국이 남중국해에 매장된 자원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저지하고 중국이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남중국해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해상물동량이 연 5조 달러(약 6177조원) 규모에 이르는 만큼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국이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하는 곳이다. 사정이 이런 만큼 이들 인접국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남중국해 행동준칙’(COC·Code of Conduct)의 합의를 종용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과 아세안은 2017년 8월 구속력 있는 COC 초안에 합의했다. 양측은 외부세력의 개입을 우려해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최근 유출된 COC 초안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모든 외국의 참여를 제외하는 공동 탐사를 주진하?다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 지역의 자원을 중국과만 나누어야 한다는 얘기다.미국은 중국의 이런 의도를 간파하고 피어리크로스 등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공섬 12해리(22㎞) 안으로 군함을 보내는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해왔다. 최근에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했다. 23일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중형 항공모함급 아메리카함과 미사일 순양함 벙커힐이 남중국해 분쟁 해역으로 진입했다. 홍콩 명보는 아메리카함이 지난 19일 이 지역에서 F-35B 전투기, CH-53E 슈퍼 스탤리온 헬기 등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전개했다고 전했다. 미사일 구축함 배리도 이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차대한 이번 작전에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이 투입되지 않은 것은 승조원들의 코로나19 확진 등에 따라 상당수 항모가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칼빈슨함(CVN-70), 니미츠함(CVN-68) 등이 코로나19 사태로 작전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호기를 노칠세라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이끄는 항모 편대 소속 군함 6척은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고, 12일 대만 동부 외해에서 남쪽으로 항행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 코로나19 환자 수, 정부 발표보다 4배 이상 많다”

    “중국 코로나19 환자 수, 정부 발표보다 4배 이상 많다”

    코로나19 환자 수에 대해 ‘중국 정부 통계 마사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수치보다 무려 4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국제 의학저널인 ‘더 랜싯’ 최신호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496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3만 2000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확진자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정부가 발생 초기에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기준을 수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너무 느슨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다.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확진 환자 분류 기준을 여러 차례 변경했다. 홍콩대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이 1차에서 2차 기준으로 바뀌었을 때 확진자로 분류된 비율이 7.1배로 높아졌다. 2차 기준이 4차 분류 기준으로 바뀌면서도 감염자 비율은 2.8배 증가했고, 4차에서 5차 기준으로 수정되면서도 확진자는 4.2배나 늘었다. 특히 지난 2월 5일 발표된 5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에서는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에 한해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5차 확진자 분류 기준에 따른 코로나19 검사 때부터는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확진자라고 판정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소견과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 근거해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로 진단하면 확진자로 분류한 것이다.하지만 5차 확진자 분류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는 임상학적인 진단과 핵산 검사 모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을 확진자로 분류했다. 이 같은 기준 변경은 검사키트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 폐 손상과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나타내더라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와 확진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 적용 첫날인 2월 1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2월 19일 발표한 6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을 다시 변경해 임상학전 진단 병례를 제외했다.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구체적 이유을 밝히지 않은 채 분류 기준을 바꾸는 바람에 코로나19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5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을 적용해 확진자 수를 추정했고, 그 결과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 정부가 발표한 5만 4965명이 아니라 이보다 4배 이상 많은 23만 2000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홍콩대 연구팀은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감염됐어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 등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라며 “충분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임상진단 병례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포함할 경우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oc.kr
  • 홍콩 연구팀 “中 실제 감염자, 임상병례 포함하면 공식 발표 4배”

    홍콩 연구팀 “中 실제 감염자, 임상병례 포함하면 공식 발표 4배”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임상진단 사례를 포함하면 정부 공식 발표의 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의학 전문지 ‘랜싯’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5000여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연구팀은 중국 내 실제 코로나19 환자 수가 23만 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와 홍콩대 연구팀이 상이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분류 기준을 여러 차례 변경했는데, 지난 2월 초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5판에서는 후베이성에 한해서만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소견과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 근거해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로 진단한 환자를 확진자로 분류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 변경은 진단키트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 폐 손상,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나타내더라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와 확진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 적용 첫날인 2월 1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2월 19일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6판에서 확진자 분류 기준을 다시 변경해 임상진단 병례를 제외했고, 이는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5판을 적용해 확진자 수를 추정했고, 그 결과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 정부가 발표한 5만 5천여명의 4배에 달하는 23만 2천여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경증,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할 경우 코로나19 환자 수는 가장 광범위한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임상진단 병례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포함할 경우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돌연변이 발견”…백신개발 어려워지나

    “코로나19 돌연변이 발견”…백신개발 어려워지나

    대만·호주 연구진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 게재“인도서 돌연변이…백신 개발 위협할 수도”“기술 착오 가능성…추가검증 필요” 신중론도 인도에서 코로나19 돌연변이가 확인돼 백신 개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4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웨이룽 대만 창화사범대학 교수가 이끄는 대만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최근 이런 연구결과를 생명과학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백신 개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주요 돌연변이에 관한 첫 번째 보고”라고 자평했다. 이 바이러스는 인도 국가바이러스연구소(NIV)가 지난 1월 인도 케랄라주의 한 환자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전체 게놈 서열은 지난달 국제사회에 공개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인도로 돌아온 이 환자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관찰되는 바이러스들과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다른 국가에서 보고된 변이와도 달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이 논문에서 해당 바이러스를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에 붙도록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에서 변이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체내의 ACE2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백신 연구는 비교적 잘 알려진 ACE2와 관련한 항체를 만드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돌연변이로 인해 이런 가정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익명의 학자는 SCMP 인터뷰에서 해당 연구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학자는 게놈 서열을 밝히는 과정에서 기술적 착오가 있었을 가능성,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WHO “코로나19 백신 3건 임상시험 진입…중국이 가장 빨라”

    WHO “코로나19 백신 3건 임상시험 진입…중국이 가장 빨라”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총 3건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11일(중부 유럽 현지시간)까지 WHO에 보고된 프로젝트 70건 중 가장 앞서가고 있는 프로젝트는 중국 바이오기업 칸시노 바이올로직스와 베이징생물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하는 백신이다. 이들은 제1상과 제2상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 제1상은 소수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투여 용량을 도출하는 단계다. 제2상에서는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효과를 확인하게 된다. 미국 제약기업 모더나와 이노비오제약은 각각 임상 1상 시험 단계에 있다. 나머지 67건은 인체시험 이전 단계, 즉 전임상단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의 다수 대학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독일, 스웨덴, 러시아, 인도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백신 대기업 중에는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등이 대학이나 바이오기업과 손잡고 1건 이상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업체의 백신 중 일부는 곧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1일 “외국에서 유명 개발자가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임상시험에 우리나라가 조만간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에 보고된 70건 외에도 세계 각지 기업이 백신 개발에 나섰거나 준비 중이다.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11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의 관련 협회에 따르면 6개 한국 기업이 백신을 개발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르면 9월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국서 새우 바이러스 대유행…“새우 치사율 무서울 정도”

    중국서 새우 바이러스 대유행…“새우 치사율 무서울 정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새우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질병이 퍼지면서 양식업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요 새우 양식지인 광둥성에서 ‘십각류 무지개 바이러스1(Decapod iridescent virus 1·Div1)’이 확산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새우가 붉게 변하고 껍질이 약해지면서 바닥에 가라앉아 죽는데, 광둥성 새우 양식 어가의 4분의 1 정도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지역 어민들의 설명이다. 광둥성 장먼의 한 어민은 “감염률과 치사율이 무서울 정도다. 처음 감염 사실을 확인한 뒤 연못의 모든 새우가 죽는 데 2∼3일밖에 안 걸린다”고 말했다. 주하이의 또 다른 어민은 “종이나 크기를 가리지 않고 감염된다”면서 “한 연못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며칠 뒤 인접한 연못도 감염될 위험이 높다. 어민들이 손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산과학원 측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2014년 12월 중국 저장성의 흰다리새우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2018년까지 11개 성의 양식 어가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특히 지난해 주장 삼각주 지역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줬다. 인구 2만명 중 약 절반이 새우양식업에 종사하는 장먼시 다아오에서는 지난해 봄 양식장 3분의 2가량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어민들은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가을 확산세가 누그러졌다가 올해 2월에 다시 돌아왔다”며 “30℃ 이상이 되면 바이러스가 약해진다”고 말했다. 피해 어민 다이진즈 씨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금류 사육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양돈 농가에 그렇듯이 이 바이러스는 새우 양식 어가에 무서운 존재”라고 걱정했다. 다이씨 양식장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으로 새우 3700㎏ 중 3500㎏이 죽었고, 남은 새우는 헐값에 팔았다. 또 바이러스가 퍼진 연못은 최소 두 달 동안 물을 빼고 비워둬야 한다. 공식 통계가 없는 만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한 연못에서 1년에 4차례 수확이 이뤄지는 만큼 바이러스 감염 시 생산량이 최소 4분의 1 줄어든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이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파 경로 등은 아직 불명확하다. 인체 유해성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 보니 광둥성 지역의 많은 어민은 양식장에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수산양식센터 네트워크(NACA) 황제 총간사는 “중국 외에도 동남아 수역에서도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으로 안다”며 “양식업계와 관련 부처가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100배의 자기 복제” 복제 능력 사스 3배

    “코로나19 100배의 자기 복제” 복제 능력 사스 3배

    “코로나19, 변이 통해 적응력 높여 통제 쉽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 생성 능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의학 전문지 임상 전염병 저널(Journal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스는 48시간 이내에 10∼20배의 자기 복제를 했지만, 코로나19는 일부 사례에서 100배의 자기 복제를 했다”고 밝혔다. 6명의 코로나19 환자의 폐에서 떼어낸 조직을 연구한 결과 코로나19는 48시간 이내에 바이러스 입자를 사스보다 3.2배나 더 많이 생성한 것이다. 인체의 면역반응과 염증 유발에서는 코로나19가 사스보다 훨씬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자 재스퍼 찬은 “이는 코로나19가 인체 내에서 마치 닌자처럼 은밀하게 자기 복제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스보다 자기 복제 능력은 훨씬 강하지만 염증 유발은 매우 적기 때문에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안궈융 교수는 “인구의 90%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7월 이전에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홍콩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마스크를 계속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3종의 유전적 변이인 ‘A’, ‘B’, ‘C’ 출현 영국과 독일의 유전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3종의 주요 유전적 변이인 ‘A’, ‘B’, ‘C’가 출현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변이 ‘A’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과 미국, 호주 등에서 발견됐으며, 코로나19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박쥐가 보유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변이 ‘B’는 가장 흔한 변이로서 우한은 물론 동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됐으며, 변이 ‘C’는 유럽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변이 ‘B’가 ‘A’에서 파생됐고, 변이 ‘C’는 다시 ‘B’에서 파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코로나19, 인체 면역세포 파괴 가능…에이즈와 비슷”

    “코로나19, 인체 면역세포 파괴 가능…에이즈와 비슷”

    “인체 보호하는 T세포 기능 마비시켜” 코로나19가 인체 내 면역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미국 뉴욕의 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의학 전문지 ‘세포분자 면역학’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실험실에서 배양된 T세포를 결합하는 실험을 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T세포에 침투해 인체를 보호하는 T세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T세포는 인체에 침투한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의 일종이다. 2003년 대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T세포에 침투하는 능력은 없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에이즈 바이러스(HIV)처럼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한다는 일선 의료진의 관찰 결과와 일치한다.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베이징의 한 의사는 “코로나19가 때로는 직접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진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HIV 등과 비교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2월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면역학연구소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중 일부 고령자나 중환자의 T세포가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임상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T세포가 줄어들수록 사망 위험은 더 커진다. 이후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를 부검한 20여건의 사례에서 면역 체계가 철저하게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의 내부 장기 손상은 사스나 에이즈와 유사했다고 의사들은 전했다. 일부 코로나19 중환자는 면역 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져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사이토킨 폭풍’ 증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SCMP는 “다만 이번 연구는 왜 상당수 코로나19 감염자가 수 주일 동안 아무런 증상도 보이지 않는지 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못 한다. 코로나19와 T세포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는 그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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