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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음원강자, BTS도 머라이어 캐리도 아닌 ‘쇼미9’

    연말 음원강자, BTS도 머라이어 캐리도 아닌 ‘쇼미9’

    ‘VVS’ 5주 1위 등 경연곡 상위권 점령‘다이너마이트’ 등 4곡만 거둔 기록릴보이 ‘내일이 오면’ 등 음원 강자 입증지난달 18일 종영한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쇼미9)이 음원차트에서 한달 넘게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힙합 팬들의 수요에 힘입어 방탄소년단 등 케이팝과 연말 시즌송까지 모두 제쳤다. 가온차트가 지난 31일 발표한 12월 20일~26일 디지털 및 스트리밍 차트에 따르면 미란이, 먼치맨, 쿤디판다, 머쉬베놈의 ‘VVS’ (Feat. JUSTHIS·Prod. GroovyRoom)가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3위는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2020)’, 4위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올랐다. ‘VVS’는 지난해 11월 ‘쇼미9’ 6회 음원배틀에서 소개된 곡으로 음원 공개 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장기 집권 중이다. 앞서 지난해 디지털 및 스트리밍 차트에서 5주 이상 1위를 기록한 곡은 지코의 ‘아무노래’,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의 ‘다시 여기 바닷가’, ‘다이너마이트’ 등 3곡 뿐이었다. ‘쇼미9’의 음원들은 12월 내내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온차트에서는 ‘내일이 오면’ (Feat. 기리보이, BIG Naughty)이 6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우승자 릴보이의 곡은 8위, 11위에도 이름을 올려 음원 강자임을 입증했다. 지니뮤직의 12월 월간차트에서도 톱 20곡 중 6곡이 ‘쇼미9’의 경연곡이었다. ‘내일이 오면’이 4위, ‘아츄’(Achoo)가 8위, ‘프릭’(Freak)이 14위, ‘뿌리’ 17위, ‘악역’이 19위 등 총 6곡이다. 반면 크리스마스 시즌송인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 미’(Santa Tell Me)는 10위, 머라이어 캐리의 곡은 11위였다. 지니뮤직 측은 “긍정 에너지로 공감을 이끌어낸 힙합곡들이 12월 월간차트에서 주목 받았다”고 설명했다. ‘쇼미9’은 앞선 시즌에서도 비와이의 ‘데이데이’, pH-1, 키드밀리, 루피가 부른 ‘굿데이’ 등 방송을 통해 히트곡을 배출해왔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힙합은 댄스, 발라드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장르 중 하나로 ‘쇼미’가 시장 확대 역할을 한 부분도 크다”며 “방송 음원이지만 일시적 시즌송과 달리 중장기적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21년 7월…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

    2021년 7월…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

    2021년 7월 23일.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1년 뒤로 미뤘던 ‘2020 도쿄 올림픽’의 개최 예정일이다. 올림픽은 열릴 수 있을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연두소감을 발표하며 “올 여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쿄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 여부를 결정할 열쇠는 스가 총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생한 요즘 올림픽 개최 낙관론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만일 올해도 도쿄올림픽 개최가 무산된다면, 두 번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IOC는 밝혀왔다. 2020 올림픽 취소 결정을 내려야 한단 얘기다. 취소되면 도쿄는 1년 연기로 이미 발생한 3조원의 추가비용을 비롯해 십수조원의 손실을 봐야 한다. 올림픽 그럼에도 일본에선 올림픽 개최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이 많다. 도쿄에 본사를 둔 인터넷 언론 재팬투데이는 “최근 일본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63%가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도쿄 올림픽 연기 결정은 3월 말에 결행됐다. 올해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 역시 이 때를 즈음해 확정될 여지가 크다. 도쿄 올림픽이 7월 예정된 날짜에 열리는 시나리오 대로라면, 일본 전역에서 121 동안 봉송될 성화가 3월 25일 후쿠시마 국립 훈련센터 선수촌에서 출발해야 한다. 북미와 유럽(EU) 국가들이 2·3분기까지, 개발도상국이 대체로 3·4분기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국가별로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여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은 무관중 또는 관중을 제한한 상태로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수익의 80% 이상이 방송 중개료에서 나오긴 하지만 막대한 관중수입, 관광수입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셈이다. 개막식에서 펼쳐지는 단체 공연, 선수들이 무리지어 입장하는 개막식과 폐막식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쿄 올림픽 만큼은 아니지만 2022년 2월 예정인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도 차질이 이미 발생하기 시작했다. 피겨, 컬링, 스노보드, 스키 종목 등에서 올림픽 테스트 행사가 연거푸 취소되고 있다고 일본 교도 통신은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속아서 산 금융상품 이제 반품하세요”

    “속아서 산 금융상품 이제 반품하세요”

    오는 3월부터는 금융상품을 산 뒤 일정기간 안에 계약을 철회하면 지급한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금융사 등이 판매원칙을 어기고 상품을 팔았다면 이를 산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또 하반기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4%에서 20%로 낮춰진다. 올해 달라지는 금융제도를 정리했다. ●사모펀드 사태 등 막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3월 25일 시행 1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오는 3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최근 사모펀드·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에서 은행·증권사의 기만적 판매 행태 탓에 소비자가 큰 피해를 봤는데 법으로 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요구권 등이다. 청약 철회권은 상품 계약 뒤 일정 기간 안에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현재는 투자자문업과 보험업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대출성·보장성·투자성 등 모든 금융상품에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대출성은 14일 내, 보장성은 15일 내, 투자성은 7일 내에 철회권을 행사해야 한다. 다만 투자성 상품은 비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펀드, 고난도 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투자일임계약에만 적용된다. 또 5년 내 계약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재산상 불이익이 없도록 계약 해지가 가능한 위법계약해지요구권도 도입된다. ●법정 최고금리 올 하반기부터 20% 인하…착오송금 쉽게 돌려받는 길도 열려 금융회사가 현재 연 24%까지 받을 수 있는 법정 최고금리가 올 하반기부터 20%로 낮춰진다. 금융위원회는 20% 넘는 금리에 대출받은 차주(돈 빌린 사람)이 239만명(지난해 3월 기준)인데 이 가운데 87%인 208만명(14조 2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매년 4830억원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계좌번호, 수취 은행 등을 헷갈려 잘못 송금한 돈을 오는 7월부터는 예금보험공사(예보)의 도움으로 쉽게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착오 송금이 발생하면 송금자는 금융회사를 통해 계좌주에게 연락해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반환 요청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19년에 15만 8000여건(3203억원)의 착오송금이 있었는데 절반 이상인 8만 2000여건(1540억원)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수취인이 받은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송금인은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적은 금액일 때는 돌려받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개인 공모주 청약 물량 확대…증권거래세도 낮춰져 투자 제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개인 투자자가 기업공개 때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배정 물량이 현행보다 5%포인트 늘어난 최대 30%까지 늘어난다. 올해 공모주 청약 열풍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제도를 손봤다. 또 주식을 팔 때 적용되는 증권 거래세율이 올해부터 코스피는 0.1%에서 0.08%로, 코스닥은 0.25%에서 0.23%로 0.02%포인트씩 내려간다. 주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코스피에만 있는 농어촌특별세율 0.15%는 그대로 유지된다. 2023년부터는 증권 거래세가 아예 없어진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국내 상장 주식을 담을 수 있게 되고 계약 기간도 종전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된다. 3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제도도 개편된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출시되는데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다음해 보험료 할인과 할증을 적용하며 보장내용 변경 주기도 5년으로 바뀌는 게 특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스가 “도쿄올림픽 예정대로 7월 개최”

    스가 “도쿄올림픽 예정대로 7월 개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발표한 ‘2021년 연두소감’에서 “올 여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쿄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경제상황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이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해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은 지난해 7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1년 연기됐다. 최근 일본 내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올해 개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지만, 스가 총리는 강행 의지를 밝혔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그의 의지는 “인류가 코로나19와 싸워 이겼다는 증거로서 도쿄올림픽을 개최토록 하겠다”던 전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발언과 상통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호주 국가 가사 ‘젊은’을 ‘하나’로 바꿀 뿐인데 높아지는 국격

    호주 국가 가사 ‘젊은’을 ‘하나’로 바꿀 뿐인데 높아지는 국격

    호주 연방정부가 오랜 원주민 역사를 반영하기 위해 국가(國歌) 가사 가운데 오직 한 단어 ‘젊은’(young)을 ‘하나 된’(one)으로 바꾼다. 호주를 ‘젊은’ 나라라고 표현하면 수만년 전부터 존재한 원주민들의 역사를 부정하게 된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연방총리가 새해부터 국가 ‘어드밴스 오스트레일리아 페어’의 가사 2절 중 ‘젊고 자유로운’(young and free) 대목을 ‘하나 되고 자유로운’(one and free)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라지만 이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국가의 가사는 이를 적절하게 반영해야 마땅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젊은’을 ‘하나 된’으로 바꾼다고 손해 볼 것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호주가 거쳐온 지난 역사를 긍정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기본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번 개사를 통해 호주는 지구 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이민 국가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가 개사는 지난해 11월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의 제안을 다른 주 및 연방 정부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베레지클리언 NSW주 총리는 “호주를 ‘젊은’ 나라라고 하면 백인이 정착하기 전 수만 년간 계속된 원주민 역사를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단어 하나를 바꿔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으니 지도자로서 참 감사한 일”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원주민 출신 린다 버니 연방의원은 “모든 국민이 6만 5000년의 원주민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호주에 유럽인들이 이주해온 것은 18세기의 일이다. 그 전에 호주 대륙에는 300개 이상의 ‘조상’들이 각각의 언어를 구사하는 원주민 집단들이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이들을 통칭해 ‘퍼스트 네이션스’라고 한다. 종전 가사 ‘젊은’은 이런 자랑스러운 문화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베레지클리언 총리는 지적했다. 이 나라 국가는 19세기 중반 스코틀랜드 태생 작곡가 피터 도즈 맥코믹이 쓴 ‘어드밴스 오스트레일리아 페어’로 영국 국가 ‘하나님, 여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를 대신해 1984년 채택됐다. 그런데 비공식 국가가 있었다. 척박한 황무지를 개척한 조상들의 애환을 담은 ‘Waltzing Matilda’란 노래다. 10달러 지폐에 초상이 들어갈 정도로 국민 시인 대접을 받았던 밴조 패터슨(1864~1941년)이 쓴 시로 흥겨우면서도 애절한 가사를 담고 있다. 노래 제목은 봇짐을 들고 길을 나선다는 뜻이다. 호주로 이주한 독일인들이 흥얼거리던 노래가 국가 대접을 받은 것이었다. 사실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나라가 호주인데 1901~1978년 정부 차원에서 유색인종 이민제한정책, 곧 백호주의(White Australia Policy)를 채택하는 바람에 스스로 건국 이념을 부정한 셈이었다. 원주민 애보리진을 극심하게 탄압한 것은 물론이었다.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2008년에야 이뤄졌다. 사실 이번 가사 개사가 애보리진을 적극적으로 껴안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텐데 과연 그런 방향으로 호주 정부와 사회가 나아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경 장벽을 높이고 이민자나 난민들을 대놓고 차별하는 여느 나라들의 흐름과 달리 용기 있는 행동에 나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야당 지도자인 앤서니 알바네즈는 이 나라가 “퍼스트 네이션스 사람들이 일군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과 함께 함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는 정치나 문화 행사에 원주민 역사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달 호주 국가대표 럭비팀 선수들은 처음으로 지금의 시드니 땅에 살았던 에오라 네이션(부족) 언어로 국가를 제창해 눈길을 끌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90분 주파 고속철도 무산

    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90분 주파 고속철도 무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90분 만에 주파하는 고속철도(HSR)로 연결하는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19와 국가부채 문제로 말레이 경제에 타격이 가해진 탓이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 총리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1일 공동성명을 내고 HSR 협정이 지난해 12월 31일을 기해 소멸했다고 밝혔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보도했다. 차와 비행기로 최소 4~5시간 걸리던 두 도시 간 이동시간을 90분으로 단축하려던 HSR 협정은 2016년 12월 공식 체결됐지만, 잦은 계획변경 뒤 결국 백지화됐다. 사업은 2018년 5월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말레이 총선에서 승리, 15년 만에 재집권한 뒤 사업 중단을 추진하며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전임 정권이 쌓은 부채 감축을 위해 대형 건설사업을 취소하겠다는 기조였다. 이후 사업 시한이 두 차례 연기됐고, 코로나19로 말레이 경제가 타격을 받은 여파로 결국 이날 사업이 무산됐다. 싱가포르 교통부는 별도 성명을 내고 “협정에 따라 싱가포르가 사업 추진에 들인 비용을 말레이시아가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상 규모는 이날 성명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항암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나” (연구)

    항암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나” (연구)

    항암제로 10년 넘게 쓰여온 한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폴로틴’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약물은 프랄라트렉세이트(pralatrexate)라는 성분으로, 현재 재발성이나 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쓰인다. 중국과학원 산하 선전선진기술연구원 등 국제연구진은 프랄라트렉세이트가 현존하는 약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랄라트렉세이트는 2009년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지만, 항암제로 독성이 강해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점막염 또는 소화관 내 점막의 궤양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연구진은 프랄라트렉세이트의 부작용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진은 또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뛰어난 약품, 특히 임상시험에서 즉시 시험할 수 있는 승인된 약물을 확인하는 작업은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프랄라트렉세이트는 같은 시험 조건에서 렘데시비르보다 강력한 억제 활동으로 SARS-CoV-2(이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잠재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 약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약물 재활용 또는 신약 재창출)을 위해 연구실 실험과 결합한 인공지능(AI)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약물 검사 방식을 사용해 기존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여러 약물 후보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복합적 접근 방식으로, ‘RNA 의존 RNA 중합효소’(RdRP·RNA-dependent RNA polymerase)로 불리는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잠재적 능력을 갖춘 기존 약물 1906개를 선별했다. RdRP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RNA를 포함한 모든 바이러스의 게놈에 암호화돼 있는 필수 단백질을 말한다. 그러고나서 연구진은 연구실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유력한 약물 후보 4가지를 확인했다. 그중 프랄라트렉세이트와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이라는 두 약물이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했다. 추가적인 연구실 실험 결과, 프랄라트렉세이트가 렘데시비르보다 바이러스 복제를 더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랄라트렉세이트가 잠재적으로 코로나19에 관한 약물 재창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 약물은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코로나19 환자에게 당장 사용할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새로운 검사 전략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는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주저자인 선전선진기술연구원의 장하이핑 박사는 “우리는 딥러닝 기술과 분자역학이라는 더 전통적인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복합 접근방식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생성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쓰인 검사 방식은 렘데시비르의 효능에 관한 몇 가지 일반적인 의심이 제기된 뒤 더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렘데시비르는 2014년 에볼라 치료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됐으나 코로나 사태와 함께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임상시험이 진행됐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가 엇갈리는 등 효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PLOS Computational Biology) 최신호(12월 3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2021년 신축년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의 뇌는 심각하게 손상됐지만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할 수는 있겠지만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 면역반응을 역으로 이용해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미의료사관학교, 미시건대 의대, 국립노화연구소, 미국방부 의무본부, 뉴욕 수석검시관실, 아이오와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뇌를 직접 공격하지 않지만 뇌신경계와 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구랍 30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NINDS 소속 한국인 의과학자 이명화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7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19명의 뇌조직 샘플을 심층 검사했다. 검사에 쓰인 뇌조직을 제공한 코로나19 사망자는 5~73세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19명의 환자들 중 일부는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보다 더 민감하고 출력이 높은 11.7테슬라 MRI로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와 뇌간(brain stem) 부위를 정밀 검사했다. 후각신경구는 후각정보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뇌간은 심혈관 기능과 호흡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뇌 부위이다. 또 연구팀은 현미경 관찰과 단백질 검출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물질을 찾아내는 실험도 동시에 진행했다.분석 결과 두 영역 모두 심각한 정도의 염증과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뇌 조직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혈관이 얇아지면서 뇌혈관이 손상됨에 따라 혈액이 뇌신경계로 흘러들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다수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관찰 결과는 뇌 신경계의 손상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공격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 뇌신경계의 미세혈관 손상이 쉽게 일어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많은 환자들이 극심한 두통, 섬망, 인지기능 장애, 현기증, 피로, 후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염증과 혈관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뇌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한 손상 징후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뇌졸중이나 염증성 신경질환과 비슷한 형태의 다양한 손상 흔적을 관찰했다. 나빈드라 나스 NINDS 교수(신경계 감염학)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기는 하지만 뇌 손상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뇌 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어떤 증상을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英 “화이자 백신 2회차는 나중에 접종”… 의사단체 “비과학적” 반발

    英 “화이자 백신 2회차는 나중에 접종”… 의사단체 “비과학적” 반발

    코로나 변이 확산에 “1회차 접종 먼저 늘리자” 권고화이자·의사들 “21일에 2회 접종 외 임상 없어” 비판영국 의약당국이 코로나 변이에 대처하기 위해 총 2회 맞아야 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2회차 접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제한된 물량의 백신을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빨리 노출시키기 위해 1회차 백신을 널리 맞히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영국 의사들은 화이자 임상 시험에서 연구된 3주의 격차보다 늦게 백신 2회차 접종을 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CNBC가 31일 전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을 두고 2회차 접종을 해야 95% 수준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임상 결과를 얻었다. 영국은 이에 맞춰 접종계획을 세웠다. 지난 8일 오전 6시31분에 전 세계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마거릿 키넌(91) 할머니도 정확히 3주, 21일 뒤인 29일에 두 번째 접종을 맞았다. 그러나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19보다 70% 강력한 코로나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영국 정부는 다른 계획을 권고했다. 1회차 접종 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예방효과가 기대되니, 제한된 인원이 95% 효과를 얻을 수 있는 2회차 접종을 하는 대신 보다 많은 인원에게 1회차 접종을 하자는 것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바뀐 계획대로라면 1회차를 맞은 뒤 2회차 접종까지 최대 12주, 석 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인원은 약 60만명이다. 영국 당국의 결정에 앞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인디펜던트 기고문에서 “1월에 배포 가능한 백신 선주문량을 모두 1회차 접종으로 활용하고, 더 많은 백신이 들어오면 2회차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었다. 데이비드 솔즈베리 전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전략자문그룹 의장도 “화이자 백신의 경우 1회차 접종으로 91% 예방효과를 보인다”면서 “2회차 접종으로 향상되는 효과가 크지 않으니 내가 만약 정부 방역 책임자라면 1회차를 맞은 시민들에게 2회차를 포기해 더 많은 생명을 구하자고 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영국 당국 결정에 반대를 표명했다. 자원 봉사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인 의사협회UK는 지난달 31일 트위터 성명을 통해 “화이자 백신 접종방식을 갑자기 바꾸는데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보건당국과 제약사가 당초 협의한 내용과 다르고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1회차 접종 뒤 나타나는 보호 효과는 2회 주사를 맞은 경우보다 상당히 낮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또한 영국의 계획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지난달 보고한 문서에서 화이자 백신은 두 번째 접종 전 52%의 효과가 있었고, 두 번 투여했을 때 94%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즈베리 전 의장의 주장과는 차이가 나는 데이터인 셈이다. 화이자는 31일 “긴급승인을 위한 대규모 백신 임상 시험은 21일 간격으로 테스트 되었다. 다른 일정으로 평가한 시험이 없다”며 영국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코로나 변이 대응을 위해 1차 접종자 인위적 확대 카드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CNBC는 전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위원회는 31일 “첫 번째 백신 우선 투여를 권고한다”면서 “공중 보건에 더 큰 효과를 미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엔사 “지난해 북한군과 통신선 연중무휴 유지”

    유엔사 “지난해 북한군과 통신선 연중무휴 유지”

    유엔군사령부는 지난해 북한군과의 통신선을 연중무휴로 유지했다고 1일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당국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했으나,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계속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2020년 리뷰 글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직통전화를 통해 총 86건의 통지문을 전달했으며,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보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매일 2회 통신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엔사는 지난해 4500건이 넘는 DMZ 출입 신청서가 접수됐고, 그 중 98.4%가 승인됐다고 전했다. 긴급 출입 건수는 사상 최대인 210건을 기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여름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 사업과 관련된 출입이었다. 유엔사는 지난해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엄격한 통제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5차례에 걸쳐 2216명이 JSA를 방문했으며, 단 한 건의 전파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유엔사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광장 비우고, 추모 촛불 밝히며 맞이한 세계의 2021년 새해

    광장 비우고, 추모 촛불 밝히며 맞이한 세계의 2021년 새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 세계는 2021년 새해를 맞이했다. 광장은 비었고 카운트다운도 없었지만, 코로나19가 추모와 희망의 마음까지 빼앗아가진 못했다.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프랑스 파리 샹제리제엔 인적이 끊겼다. 새해맞이 행사가 금지됐지만 뉴욕 타임스퀘어에선 일부 파티광들이 삼삼오오 모여 전광판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다. 반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진 파리 샹제리제 거리엔 순찰하는 경찰과 경찰차만 있었다.유럽 주요 광장에선 크리스마스 장식과 불빛들이 인파 대신 광장을 지켰다.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광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선 10부터 1까지 카운트타운을 외치는 인파가 없어도 새해 0시 불꽃을 쏘아 올렸다.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의료진과 공무원들은 촛불을 켰다. 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린 촛불로 추모를 마친 뒤 이들은 지난 1년 내내 했던 일을 다시 해내기 위해 코로나19 환자들의 곁으로 복귀했다.북한 평양은 예외였다. 2013년부터 이어져 온 김일성광장에서의 공연과 불꽃놀이가 올해도 열렸다.해맞이 행사를 못하게 해 예년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일본 도쿄 남쪽의 해변에선 그래도 해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렸다.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마존 헬스케어·우주 인터넷… 모순의 시대, 변화 신호를 읽어라

    아마존 헬스케어·우주 인터넷… 모순의 시대, 변화 신호를 읽어라

    2020년은 모순의 해였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확산으로 33만명이 사망했고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여전히 실업 상태이며 수백만 명은 먹을 것이 없고 집도 없다. 이 순간 다우지수, S&P500,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사상 최고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전 직원 재택근무를 했지만 어느 때보다 빠른 혁신을 이뤄 냈고 시가총액은 1.5배 늘었다.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됐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혁신은 3~5년 정도 걸리지만 재택근무, 재택수업, 홈엔터테인먼트, 홈트(홈트레이닝) 등 모든 경제활동을 집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자 디지털 혁신에 가속도가 붙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2년 동안 벌어질 디지털 혁신을 2개월 만에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21년은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 팬데믹이 사라질 때까지 2020년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재택근무나 여행을 가지 못하는 현상은 당장 바뀌기 힘들다. 모순의 시대엔 변화의 ‘신호’가 나오기 마련이다. 실제 2020년에는 앞으로 5년, 10년 후 미래를 좌우할 만한 기술(제품, 서비스)들이 개발됐다. 10년간 영향을 줄 수 있는 5가지 기술을 꼽아 봤다. 신호와 소음이 동시에 나오는 시기, 세상 변화의 흐름을 알려주는 ‘신호’들이다.1 AI, 인류 문제 해결사로 부상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로 유명하다. 딥마인드는 그동안 AI의 학습 능력을 과시해 왔다.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57’이 AI 테스트의 기준이 된 아타리 비디오게임 57종을 모두 마스터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이전트57은 아타리 57개 전 종목에서 인간 최고수를 뛰어넘는 능력을 구현했다. 그러나 딥마인드가 자체 개발한 AI ‘알파폴드’(AlphaFold)를 이용, 5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하면서 AI의 서사(내러티브)를 바꿔 놨다. 게임뿐 아니라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폴드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알려진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해 개발된 AI 시스템. 이 발표로 연구자들이 질병을 이해하고 새로운 약을 개발하며 생명공학 신도구를 만들고 난치병 및 각종 유전병을 치료하는 데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딥마인드는 2021년 이후 ‘기후변화’ 등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AI 기술 개발을 예고했다. 2 AI에 사회적 책임 요구 확산 구글 딥마인드는 기술 혁신을 이뤄 냈지만 구글 내에서는 AI가 인종차별, 성차별 등 편향적일 수 있다는 내용을 폭로한 사람이 회사와 갈등을 빚고 회사를 떠난 사건이 있었다. 지난 12월 구글 내 AI 엔지니어이자 윤리기술 책임자인 팀닛 게브루는 AI의 한계를 지적한 논문 게재를 놓고 회사 측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해고됐다. 게브루가 지적한 AI의 한계는 AI가 인종 및 성차별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AI 편향이 구글 내에서도 존재한다는 폭로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이번 문제를 조사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 사건은 앞으로 AI 분야에서 ‘편향성’ 등이 이슈가 될 것이며 AI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3 아마존 혁신, 헬스케어·모빌리티 아마존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중 큰 승리를 거둔 기업이었다. 홈이코노미 확산으로 대부분 상거래를 온라인으로 하면서 올해 주가는 78%나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1조 6000억 달러가 됐다. 아마존의 주가상승률은 마이크로소프트(42%), 알파벳(25%) 등 빅테크 기업을 상회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미래 혁신 신호를 보낸 분야는 ‘헬스케어’와 ‘모빌리티’다. 회사 직원들에게만 서비스하던 앱 기반 원격 의료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Amazon Care)를 타사 직원에게까지 서비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험 시장을 뒤집을 잠재력이 있다. 이에 앞서 아마존은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 처방전을 받고 집으로 약을 배달받는 ‘아마존 약국’(Amazon Pharmacy)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여기까지는 알려진 서비스다. 하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가 비정형 임상 데이터를 표준화할 수 있는 의료분석 플랫폼 ‘헬스레이크’(HealthLake)를 내놓았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헬스케어 데이터 공급자 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마존은 또 노인 간병인을 지원하는 도구인 ‘케어허브’(Care Hub)도 출시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혁신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21년 이후엔 ‘아마존’이 약국 체인과 보험사의 큰 도전자가 될 것이다. 4 머스크 전기차 아닌 우주 인터넷 일론 머스크 CEO의 테슬라는 2020년 주가가 730%나 올랐다. 시가총액은 6585억 달러로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GM, 포드 등 거의 모든 완성차 기업의 시총을 합친 금액보다 크다. 이미 ‘우주급’ 기업을 만들어 낸 머스크의 경쟁상대는 누가 될까? 머스크 자신이 만든 또 다른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뇌·컴퓨터 연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뉴럴링크와 우주 인터넷 사업을 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다. 뉴럴링크는 2020년 8월 칩을 뇌에 이식해 2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돼지 ‘거투르드’를 공개했다. 칩은 수집한 뇌파 신호를 초당 최고 10메가비트의 속도로 무선 전송할 수 있다.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이식 칩을 `두개골의 핏빗(Fitbit)’에 비유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우주개발 회사 스페이스X는 2021년까지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스타링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사업을 위해 이미 24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의 상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주인터넷, 스타링크 사업이 ‘넥스트 테슬라’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와 함께 원웹(OneWeb)은 오는 2022년까지 650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 글로벌 광대역 인터넷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노키아는 달에 4G LTE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나사(NASA)의 사업에 선정돼 2022년 후반 달 표면에 최초로 초소형, 저전력, LTE 솔루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부터 본격적 우주 개발, 우주 인터넷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다. 5 항구적 미래 리스크, 사이버 보안 2020년 12월, 러시아에서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미국의 정부 기관과 기업을 해킹, 큰 타격을 입혔다. 미국 기관에는 재무부, 상무부, 국립보건원 등이 포함됐으며 파이어아이, 솔라윈즈, MS 등 최고 보안 기업들도 해킹 피해를 입었다. 공격은 정교했으며 미국의 인프라 관련 기밀 정보가 빠져나갔다. 암호, 주소, 이메일 등의 정보도 침해됐다. 이 정보는 2021년 이후 2, 3차 해킹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다. 병원, 학교, 도시 인프라에 침투, 랜섬웨어 공격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보안은 이제 정부와 기업에 ‘항구적’ 리스크가 됐다는 신호다. 더 밀크 대표
  •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수명 연장 비밀 발견세포경로 변형시키자 수명 5배까지 늘어 상처입은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피 수혈회복 빨라지고 노화 상태 개선 현상 확인“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10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트로트 가수 이애란씨가 부른 ‘백세인생’의 가사처럼 과학기술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60세를 노인으로 분류하기는 애매하다고 할 정도가 됐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60갑자가 한 번 돌아 태어났을 때 간지를 맞는 60세를 ‘환갑’이라고 부르며 가족 친지는 물론 이웃까지 불러 큰 잔치를 벌였다. 태어나서 60년을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환갑은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을 일이었다.●‘호모 헌드레드’ 넘어 ‘호모 데우스’ 시대로 12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9년에 태어난 남자아이의 기대수명은 80.3년, 여자아이는 86.3년이다. 1970년에 태어난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58.7세, 65.8세로 반세기 만에 남녀 모두 80세를 넘어섰다. 지금 같은 추세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고려한다면 백세시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때문에 120세 시대, 15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가 하면 몇 년 전 구글은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기술을 결합시켜 500세 시대를 현실화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호모 헌드레드’를 넘어 ‘호모 데우스’(신과 같은 초인간)를 꿈꾸는 시대가 됐다. 지난 11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아모레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랩 공동연구팀은 시스템 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노화된 사람의 피부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세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젊음을 회복하려는 연구는 기존에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종양 조직이 형성돼 암으로 진행되는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다. 이에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종양세포 발생 걱정 없이 노화된 피부세포를 젊은 정상세포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중국 난징대 뇌과학연구소, 미국 MDI생물학연구소, 캘리포니아 벅 노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벌레를 이용해 수명을 5배 늘릴 수 있는 세포 경로를 발견하고 실제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예쁜꼬마선충은 평균 수명이 3~4주에 불과한데 연구팀이 세포경로 변형을 시키자 수명이 15~20주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간 수명으로 따지면 약 400~500세에 해당하는 것이다.●드라큘라처럼… 젊은 피 수혈로 영생? 젊은 피를 수혈해 노화 시계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도됐다. 비과학적이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전근대적 방식으로 여겨져 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실험에서 혈액 교환의 효과가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연구팀은 상처를 입은 늙은 쥐의 혈관에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했더니 상처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하버드대 연구팀은 젊은 쥐의 혈액에서 GDF11이라는 단백질을 추출해 늙은 쥐에게 주입하자 노화가 늦춰지고 젊음을 회복하는 경향을 관찰하기도 했다. 또 생명과학 분야 첨단 기술인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기능이 발현되는 것을 억제해 실험동물의 수명을 늘리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노화된 신체 조직을 3D프린터로 만든 인공 장기로 교체하는 방식도 진지하게 연구되고 있다. 2016년 중국이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혈관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백질 연구로 198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베르트 후버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명예교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살아 있는 세포 내부를 훤히 볼 수 있고 복잡한 단백질 구성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노화 연구는 여전히 터널 속을 지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찾아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일반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노화 연구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러나 노화 연구자들은 이런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반기면서도 “노인성 질환들은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노화시계를 늦춘다고 해서 다양한 노인성 질환들이 정복되는 것은 아닌 만큼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용어 클릭]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란 인류의 조상을 호모 사피엔스(homo-sapiens)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 남미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美는 “4월쯤 천천히”

    남미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美는 “4월쯤 천천히”

    영국에 이어 중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엘살바도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30일(현지시간) 긴급 승인했다. 앞서 미국, 유럽 등지에서 대량접종 중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에 비해 가격이 싸고 유통이 쉬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백신’이다. 그러나 임상 과정에서 효과에 대한 약간의 잡음이 있었던 점을 감안,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일정을 내년 4월쯤으로 천천히 잡을 예정이다. 전날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긴급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CNN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중요한 백신’으로 평가했다. 초저온 유통을 해야 하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비해 개발도상국이 접근하기 편리한 백신이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격은 또 1회 접종에 4달러(약 4500원) 안팎으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10분의1 정도이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세계 인구의 5분의1이 맞을 수 있는 30억회분을 생산 목표로 제시할 정도로 대량생산에도 유리한 백신이다. 이에 개도국으로 ‘인구 대국’인 인도는 조만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 이 백신으로 집단면역 구축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인도 의약품 관리 전문가위원회는 새해 1일 아스트라제네카 긴급 사용 승인에 관한 회의를 열 예정이다. 같은 날 회의에서 인도 기업인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신청한 백신 긴급사용건도 검토된다. 문제는 효과에 대한 신뢰성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아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임상 실험 과정에서 정량보다 적은 백신을 접종받은 집단에서 면역력이 오히려 잘 형성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온데다, 임상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 효능이 평균 70.4%로 95% 안팎인 경쟁 백신들보다 뒤처졌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조건부 판매(긴급 사용) 승인을 위해 이 백신의 품질, 안전 및 효능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 면밀한 검증에 나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얄팍한 합의가 노딜보다 낫다”… 브렉시트 찬성표 던진 노동당

    “얄팍한 합의가 노딜보다 낫다”… 브렉시트 찬성표 던진 노동당

    2년 전 ‘텃밭’ 레드월 총선 참패 교훈당 안팎 반대에도 압도적 찬성 돌아서영국 하원이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 합의안을 압도적 가결로 승인하며 새해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됐다.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이 찬성한 결과로, 해당 합의안은 이튿날 요식행위인 상원 승인과 여왕 재가를 거쳐 법률로 전환된다. 크리스마스 휴회기를 깨고 이날 긴급 소집된 하원은 5시간의 토론을 거쳐 찬성 521표 대 반대 73표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을 넘는 365석의 보수당과 노동당 다수가 한배를 탄 결과였다. 키어 스티머 노동당 대표는 “영국 기업들이 여러 확인 절차와 관료주의, 불필요한 요식행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혼란을 우려하면서도 “얄팍한 합의가 ‘노딜’보다 낫다”는 현실론을 내세워 자당 의원들에게 찬성을 독려했다. 스티머 대표의 이날 발언은 1년 전 조기 총선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고 했던 당의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 반면 스코틀랜드국민당, 자유민주당 등 소수 야당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제1야당 대표가 집권당의 손을 들어주자 노동당 안팎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날 표결에서 노동당 의원 가운데 36명이 기권했고, 헬렌 헤이스 의원 등 노동당 소속 친유럽파 의원 3명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헤이스 의원은 “이번 합의안은 영국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나쁜 거래’다. 일자리를 없애고, 안보를 해치며 세계에서 영국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노동자의 권리와 환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럼에도 노동당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찬성하기로 한 것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레드월’ 지역의 민심을 되찾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앞서 2019년 12월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은 동유럽 근로자들에 대한 레드월 유권자들의 반감과 반이민 정서를 읽지 못하고 참패한 바 있다. 당 지도부로서는 이미 EU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막기보다는 ‘브렉시트 이후’의 수권능력을 갖추는 데 주력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당시 반대 여론이 더 높았던 유로화 체제 가입 논란으로 노동당 토니 블레어 행정부가 진통을 겪었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디언은 “스티머 대표로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이용을 당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노동당을 새롭게 출발시키기 위한 길을 찾은 것”이라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전략적 실패 후 당의 재건은 키어머의 리더십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4일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최종 도달하면서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후 47년 만에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새해부터 영국은 상품 무역에서 EU와 무관세·무쿼터를 유지하지만, 기존 관세동맹에서는 탈퇴하게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배우 곽진영, 극단적 선택 시도…“악성댓글·괴롭힘 시달려”(종합)

    배우 곽진영, 극단적 선택 시도…“악성댓글·괴롭힘 시달려”(종합)

    1990년대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막내딸 ‘종말이’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곽진영(50)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방송가에 따르면 곽진영씨는 전날 자신이 운영하는 김치 회사가 있는 전남 여수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날 오전 의식을 되찾았다. 곽진영씨의 측근은 OSEN을 통해 “4년 전부터 한 남자가 지속적으로 악플을 달고 전화를 하고 문자로 괴롭혔다. 어제도 통화에 시달리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도 다른 매체에 “최근 지속적인 악성 댓글 등을 이유로 지인들에게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면서 “이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1991년 MBC 공채 20기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여명의 눈동자’(1991), ‘아들과 딸’(1992), ‘사랑을 그대 품안에’(1994), ‘서울 야상곡’(1995) 등에 출연했다. 2010년부터는 ‘아들과 딸’에서 자신이 맡았던 역할의 이름을 딴 김치 회사의 대표로 활발하게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SBS TV 예능 ‘불타는 청춘’ 등에 출연해 밝고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용히 해달라”는 지하철 승객 볼펜으로 찌른 60대

    “조용히 해달라”는 지하철 승객 볼펜으로 찌른 60대

    지하철 안에서 소란을 피우다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는 다른 승객을 볼펜으로 찌른 60대가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하철 안에서 볼펜으로 다른 승객을 찌른 혐의(특수폭행)로 A(62)씨를 입건·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쯤 지하철 2호선 열차에서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 이에 B(24)씨가 A씨를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A씨는 볼펜을 꺼내들어 B씨의 어깨와 손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신당역에 도착한 열차 안에서 범행 10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성단체도 사과했는데…민주 “박원순 피소 유출, 팩트 확인 필요”

    여성단체도 사과했는데…민주 “박원순 피소 유출, 팩트 확인 필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 여성단체 관계자와 국회의원을 거쳐 서울시로 유출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더불어민주당이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영 대변인은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식 수사결과에 의한 내용이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서울북부지검은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추행 고소 접수 하루 전인 7월 7일 피해자 측 변호인이 한 여성단체 대표 A씨에게 피해자 지원을 요청했다. A씨는 그 동안 비슷한 사안에서 공동 대응을 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B씨와 논의를 했고, B씨도 자신이 속한 단체 관계자 C씨와 통화를 했다.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C씨는 친분이 있던 국회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 국회의원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통화하면서 피해자의 고소 움직임이 박 전 시장 측에 전달된 것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 7월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목된 바 있다. 허 대변인은 “남인순 의원에게도 입장을 직접 확인해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 결과에 언급된 여성단체 대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라고 인정하며 “여성단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분투하신 피해자와 공동행동단체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오랫동안 여성운동을 해온 남인순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지난 7월 관련 의혹에 대해 남인순 의원은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을 몰랐다. 추측성 보도를 삼가 달라”며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유출 과정에 관련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검찰 수사 결과를 인정하고 사과에 나선 상황에서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궁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다만 당시 임순영 특보는 고소 접수 이후에도 피해자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에 나설지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임순영 특보는 피해자 측이 지원을 요청한 단체 대표에 전화를 걸어 “피해자가 상담을 하는 것인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인지,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하려는 것인지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 단체의 대표는 끝까지 임순영 특보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남인순 의원 역시 피해자 측이 여성단체에 접촉해 어떤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움직임이 있다는 정도만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여성운동에 몸 담아온 남인순 의원이 피해자 측의 움직임을 가해자 측에 전한 것만큼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노동당은 왜 브렉시트 찬성으로 돌아섰나

    노동당은 왜 브렉시트 찬성으로 돌아섰나

    영국 하원이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 합의안을 압도적 가결로 승인하며 새해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됐다.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이 찬성한 결과로, 해당 합의안은 이튿날 요식행위인 상원 승인과 여왕 재가를 거쳐 법률로 전환된다. 크리스마스 휴회기를 깨고 이날 긴급 소집된 하원은 5시간의 토론을 거쳐 찬성 521표 대 반대 73표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을 넘는 365석의 보수당과 노동당 다수가 한배를 탄 결과였다. 키어 스티머 노동당 대표는 “영국 기업들이 여러 확인 절차와 관료주의, 불필요한 요식행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혼란을 우려하면서도 “얄팍한 합의가 ‘노딜’보다 낫다”는 현실론을 내세워 자당 의원들에게 찬성을 독려했다. 스티머 대표의 이날 발언은 1년 전 조기 총선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고 했던 당의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 반면 스코틀랜드국민당, 자유민주당 등 소수 야당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제1야당 대표가 집권당의 손을 들어주자 노동당 안팎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날 표결에서 노동당 의원 가운데 36명이 기권했고, 헬렌 헤이스 의원 등 노동당 소속 친유럽파 의원 3명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헤이스 의원은 “이번 합의안은 영국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나쁜 거래다. 일자리를 없애고, 안보를 해치며 세계에서 영국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노동자의 권리와 환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럼에도 노동당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찬성하기로 한 것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레드월’ 지역의 민심을 되찾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은 동유럽 근로자들에 대한 레드월 유권자들의 반감과 반이민 정서를 읽지 못하고 참패한 바 있다. 당 지도부로서는 이미 EU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막기보다는 ‘브렉시트 이후’의 수권능력을 갖추는 데 주력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당시 반대 여론이 더 높았던 유로화 체제 가입 논란으로 노동당 토니 블레어 행정부가 진통을 겪었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디언은 “스티머 대표로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이용을 당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노동당을 새롭게 출발시키기 위한 길을 찾은 것”이라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전략적 실패 후 당의 재건은 키어머의 리더십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4일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최종 도달하면서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후 47년 만에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새해부터 영국은 상품 무역에서 EU와 무관세·무쿼터를 유지하지만, 기존 관세동맹에서는 탈퇴하게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국판 이춘재’ 연쇄살인범, 복역 중 사망…“93명 살해”

    ‘미국판 이춘재’ 연쇄살인범, 복역 중 사망…“93명 살해”

    미국 연쇄살인범 새뮤얼 리틀, 80세로 사망“1970~2005년 93명 살해” 자백해 美 충격엉뚱한 사람 범인으로 몰려 22년간 옥살이도 미국에서 90명 넘는 사람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최악의 연쇄살인범 새뮤얼 리틀이 80세의 나이로 복역 중 사망했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교정국은 연쇄살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새뮤얼 리틀이 30일(현지시간) 오전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검시의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지만 80세의 고령에 따른 숙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틀은 1970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93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는데, 현재까지 약 50건이 사실로 확인됐다. 자신의 살인 범죄가 아닌 마약 범죄로 2014년 투옥돼 텍사스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리틀은 지난 2018년 11월 자신이 90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당시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아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던 리틀은 좀 더 나은 교도소로 이감되길 바라고 뒤늦게 범행을 자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세 차례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주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키 190㎝의 거구로 권투선수 출신인 그는 총기나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피해자를 제압한 뒤 살해했으며, 피해자는 대부분 마약중독자거나 매춘여성이었다.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실종된 사실이 신고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를 조사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리틀이 진술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그가 죽였다고 자백하면서 직접 그린 피해자들의 초상을 공개한 바 있다. 리틀이 그린 초상 속 피해자 대부분은 흑인 여성이었다.지난해 그는 40여년 전 살인사건 2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는데, 이 중 1건은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돼 22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건이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은 지능지수가 58이었던 남성으로 경찰의 5일간의 취조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2001년 DNA 검사 결과 무죄로 판명돼 풀려났지만 이미 22년간 옥살이를 한 뒤였다. 이 남성의 변호인은 리틀의 추가 자백 이후 “당시 경찰들이 그런 쓰레기 같은 기소를 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면서 “그들은 타운센드가 노쇠하다는 사실을 이용해 사건을 종결시키려고만 했다”고 비판했다.수십년이 흐른 뒤 연쇄살인 범행을 자백한 리틀은 우리나라의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를 연상시켜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심지어 경찰의 잘못된 수사로 사회적 약자가 범인으로 몰려 수십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상황까지 비슷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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