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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趙正均(전 서울신문 외신부장·전 APO 아시아무역경제담당관)씨 별세 裕哲(자영업)씨 부친상 18일 국립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2262-4821 ●柳春植(전 국민은행 지점장)田植(한양대 음대 교수)씨 모친상 18일 한양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290-9457 ●金秉址(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 선수)씨 조모상 16일 밀양 한솔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55) 356-9409 ●李玄鎬(삼성섬유 대표)씨 별세 正得(자영업)씨 부친상 黃孝淵(ROTC중앙회 사무총장)씨 빙부상 18일 경희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958-9546 ●金晟銖(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光銖(윤성FRP 대표)씨 부친상 金善應(대구카톨릭대 교수)임운형(대륜고 교사)씨 빙부상 17일 대구경북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11-9266-2925 ●閔勃植(재미 의사)弘植(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慶植(서경엔지니어링 대표)씨 모친상 丙薰(육군 군의관)씨 조모상 朴鎭佑(전 외환은행 인도네시아법인 대표)朴敬燮(삼광에너지 부사장)朴孝植(GM대우 상무)沈名弼(인하대 공대 학장)씨 빙모상 17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2)590-2660 ●尹鳳述(전 청량리정신병원 행정부원장)씨 별세 貴玉(광명성애병원 해부병리과장)貴賢(순천향대학 교수)씨 부친상 尹世榮(유탑건설 대표)李基喆(새림병원 치과과장)유진수(전 인컴코리아 대표)씨 빙부상 18일 서울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760-2022 ●金炯根(한국전력기술 부장)炯培(한겨레신문사 미디어 사업본부장)炯完(국가인권위원회 인권담당센터 소장)씨 부친상 洪振燮(사업)李元雨(대원정보시스템 대표)씨 빙부상 尹惠珠(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씨 시부상 18일 고양시 일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31)903-3799 ●柳正河(녹색건설 회장) 應河(웅천농협 감사) 浚河(여의나루 대표)씨 모친상 全東成(전 경향신문 종합편집장)씨 빙모상 18일 오후 2시 보령 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41)931-5499
  • 6월의 노래 ‘비목’ 작사가 한명희 교수

    지금부터 꼭 40년 전의 일이다.강원도 화천군 백암산의 비무장지대에 한 낭만주의자 초급장교가 배속됐다.초가을 오후 최전방 순찰에 나선 그는 잡초 우거진 양지 바른 산모퉁이에 멈춰섰다.이끼 낀 돌무더기가 군홧발에 툭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무심코 돌무더기를 슬쩍 밀쳐냈다.뭔가 삐죽이 나왔다.막대기로 흙을 파헤쳤다.녹슨 철모가 손에 잡혔다.천천히 끄집어올렸다.해골 하나가 철모에 끼여 있었다.해골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또 다른 돌무더기를 밀쳐냈다.역시 비슷한 광경이 연이어 벌어졌다. ●군대서 무명용사 유골 보고 ‘비목’ 작사 아,이게 무명용사들의 주검이구나.나처럼 젊었을 나이에 6·25를 만나 싸우다 죽어간 그대들이 아닌가.그는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에 펑펑 소리내어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달빛에 의지해 겨우 일어섰다.이때였다.바로 옆 산모퉁이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 나타났다.움찔 놀랐다.눈을 여러번 비벼가며 자세히 쳐다봤다.새하얀 산목련이 달빛을 받아 슬픈 여인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그 여인은 화약냄새를 온몸으로 맡으며 무명용사의 넋을 말없이 달래고 있었다. 국민가곡 ‘비목’은 이렇게 탄생했다.그 초급장교 한명희(65)씨는 서울시립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 교수는 요즘 ‘비목’과 같이 영원히 기억될 ‘아주 특별한 일’을 준비한다.6·25전쟁을 테마로 한 ‘한국전쟁 추념 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이 단지는 전쟁박물관·평화의 종탑·칼토피아(Cultur+Utopia) 등을 갖춘 문화와 예술적 성지(聖地)를 지향한다.워싱턴의 ‘메모리얼 파크’를 연상하면 비슷하다고 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이미시문화원’에서 그를 만났다.‘ㅇ·ㅁ·ㅅ’을 의미하는 ‘이미시’는 그가 만든 말이다.30년전 이 근처에 처음 등산왔을 때 산과 계곡,한강이 그럴 듯하게 어우러진 모습에 반해 집 한 채를 계약,곧바로 삶의 터전을 삼았다.이후 농부처럼 하루하루 벽돌 쌓으며 집을 꾸미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한국판 ‘메모리얼 파크’ 꿈꾸다 최근 그는 이곳에서 문화단지 조성을 위한 설명회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강영훈 전 국무총리·조성태 전 국방장관·권태준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김형국 서울대 교수·김후란 시인·서경석 예비역 중장·서지문 고려대 교수·이애주 서울대 교수·최정호 전 연세대 교수·표재순 연출가 등 3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이들은 문화추념단지 건립을 위한 입법청원을 추진하는 데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추념단지 조성 규모는 남양주시가 자체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남양주 일대의 12만여평 정도가 우선 거론된다.이를 바탕으로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2010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그는 여기에 한국을 도운 16개국뿐만 아니라 적군이던 북한·중국 등 참가국가별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가칭 ‘화해의 비(碑)’로 정했다. 추진배경은 이렇다.1996부터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비목문화제’에 꼭 참석해온 그는 해마다 여름이면 젊은 장교 시절처럼 이름없는 유골들의 넋을 기려왔다.그러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마당이 없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또 학자들이 전쟁사를 연구하거나 국제적 평화회담을 언제든 개최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오랫동안 ‘추념 문화단지’를 구상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름없이 사라진 넋 기릴 문화마당 그는 1939년 충북 충주에서 가난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어릴 때부터 공상하기를 좋아했다.‘인생이 뭐냐.’는 물음에 자꾸 빠져 제때의 공부시간을 놓치기가 일쑤였다.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하려고 시험을 봤으나 두번 고배를 마셨다.삼수 끝에 그는 친구의 권유로 서울대 국악과(2회)에 지원,합격했다. 대학 1학년때 그는 서울대 음대 학장인 현제명 박사의 장례식을 보고 장차 큰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장례식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광경에 가슴 뭉클하는 감동을 느꼈다. 6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ROTC 2기 소위로 임관,전방부대인 7사단에 배치받았다.이때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면서 무명용사 수백구의 해골을 접했다.배추 심으려고 흙을 파면 해골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광경을 보고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휴가요? 울고 나왔다가 울고 들어갔지요.친구들과 술을 마실 적마다 그 해골들이 자꾸 떠올라 저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PD에서 교수까지… 가곡보급에 힘써 66년 제대후 그는 TBC 프로듀서 공채3기로 입사했다.이듬해에는 ‘가곡의 언덕’이라는 주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았다.이때 ‘일출봉’과 ‘기다리는 마음’을 자주 내보냈다.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었다.그러자 이번에는 ‘가곡의 오솔길’이라는 일일 프로를 맡았다.하루는 고교 교사로 있는 군대 친구한테서 새노래 ‘얼굴’을 받아 방송에 내보냈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또 한번 히트쳤다. 그러던 어느날.같은 PD이자 가곡운동을 함께 벌이던 장일남씨가 갑자기 시 한수 지어달라고 했다.그는 이날 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술 마시며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방송국으로 발길을 돌렸다.숙직하던 동료를 집에 보내고 대신 숙직을 했다.잠깐 상념에 잠겼다.백암산 산모퉁이가 저절로 떠올랐다.펜을 들었다.느낌을 그대로 원고지에 옮겼다.‘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제목을 ‘비목’이라고 했다. 이튿날 장일남씨에게 원고를 주면서 창피하니까 본명이 아니라 일무(一無)라는 예명으로 대신해 달라고 했다.방송이 나가자 반응이 무척 좋았다.작사가 ‘한일무’에서 ‘한명희’로 바뀐 것은 5년 후였다.이 무렵 가곡 ‘산목련’을 썼지만 방송 도중 원판이 지워져 영영 미아가 돼 버렸다. 이후 성균관대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10년 PD생활을 접고 75년부터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오는 8월 정년을 맞는 그는 “요즘 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피곤한 것 같다.”면서 “산업사회에 풍류문화와 선비정신을 접목시키는 진정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출신·지역 안배… 정책실장에 예비역장성

    27일 국방부가 단행한 중장급 이하 장성 정기인사에서는 출신 및 지역 안배를 놓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특히 소장급에서는 조금이라도 비리에 연루된 인사는 진급 대열에 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사 29기 군단장시대 열려 대통령 탄핵사태에다 신일순(육군 대장·육사 26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의 중도하차 등의 영향으로 인사는 두 달 가까이 늦어졌지만,중장 진급 자리는 4석에서 5석으로 늘어났다.중장 진급자들의 출신 지역은 서울 1명,영남 2명,호남 2명이다.기수별로는 육사 29기 3명이 중장으로 진급,‘29기 군단장 시대’를 열었다.3사 출신으론 2기 가운데 첫 군단장이 나왔으며,학군(ROTC)에서도 군단장을 배출했다. 소장 진급자를 출신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 4명,영남 3명,호남 3명,충청 2명 등이다.출신학교별로는 육사가 10명,학군 1명,3사 1명 등이다.소장급 인사에서는 복지회관 수입금 횡령사건과 인사청탁 등 각종 비리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인사는 철저하게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진급자는 청와대쪽 인사검증 과정에서 자질 문제로 제동이 걸렸으나,육군 고위 관계자가 출신학교 안배 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방어막을 쳐 진급 문턱을 겨우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국방부는 4월 정기 인사가 크게 늦어짐에 따라 진급발표 후 소장 진급자들을 대상으로 통상 1주일씩 실시해온 ‘사단장 교육’을 생략하고,28일 청와대 신고가 끝나는 대로 즉각 부임토록 할 방침이다. ●비리 연루자 철저 배제 국방부는 권안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겸직하고 있는 정책실장에 연합사 부참모장을 지낸 안광찬(58·육사 25기) 예비역 소장을 내정했다.국방부내 최대 요직중 하나인 정책실장을 현역 군인이 아닌 예비역 장성이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올 초 본부 조직개편 때 정책실장에 일반인의 아웃소싱(1급상당)도 가능하도록 복수직으로 바꿨다.‘미국통’인 안 예비역 소장은 현 합참의장,육군참모총장 등 수뇌부와 동기일인 고참급으로 국방부 주변에서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삶과 경영 이야기 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유한킴벌리 문국현(55) 사장은 점심 시간도 아까워한다.이동하는 차 안에서 점심을 때우기 일쑤다.기자와 가진 인터뷰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1시30분까지로 정했다.집무실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하루를 ‘25시’처럼 쓰는 그의 일과는 삶과 경영의 현장이었다.생활 자체가 경영의 연속이었고,그의 경영은 생활이었다. 최근 유한킴벌리의 4조2교대가 일자리 창출의 새 모델로 부각되면서 눈코뜰새없이 바빠진 그에게 ‘너무 유명해져 힘든 것 아니냐.”고 묻자 “체력이 남아 있는 한 회사와 국가,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유한킴벌리는 기저귀·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 전문업체로 유한양행과 캐나다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다.시장점유율이 60%대에 이른다.짧은 시간이었지만 ‘짧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영을 곁눈질하며 자란 유년시절 -나는 서울토박이다.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기에 살았던 서울 동소문동 3가 돈암장 옆에서 살았다.돈암초등학교와 동성중학교를 나왔다.아버지는 운수업체 3∼4개를 운영하셨고,어머니는 경제인 집안의 딸이었다.모친의 4촌 오빠가 임흥순 전 서울시장이었고,외숙부인 임홍순씨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다.경제인 집안의 피를 물려받은 셈이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경영에 대해 주워듣는 기회가 남달리 많았다. -4남2녀 가운데 넷째인 나는 학창시절부터 사회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중동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입시공부 못지않게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친구들이 공부만 할 때 사회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다.친구들이 ”너 봉사활동에 너무 매달리면 서울대에 못간다.”고 놀려댔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악담’이 맞았는지,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서울대에 갔는데 나 혼자만 낙방했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에 들어간 뒤에도 사회봉사활동은 계속했다.총학생회,영미문학회 등에서도 활동했다.지금도 가끔 시를 쓰는 건 학창시절의 서클활동 덕분이다.대학에 다니면서는 영어와 경영학을 주로 공부했다.그래서 누가 물어보면 전공은 경영학,특기는 통역이라고 말하곤 한다. ●유한과의 인연 -ROTC(학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칠 무렵 취직문제가 불거졌다.군 동기생들과 대학동창들은 주로 삼성·현대 등 대기업에 취직했다.하지만 나는 대학때부터 눈여겨 본 ‘유한’에 관심이 많았다.1971년 전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면서 돌아가신 유한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아버지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도 있었지만 마음은 유한에 가 있었다.아버지도 유한에 대해서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유 박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종업원지주제,전문경영인제 등은 당시 기업으로서는 획기적인 사건들이었다. -삼성·태광·유한킴벌리 등 여러 곳에 합격했지만 결국 유한킴벌리를 택했다.72년이었다.지금으로 말하면 비서실에 해당되는 기획조정실로 배치받았다.다만,입사조건으로 대학원 진학을 허락받아뒀다.경영학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나는 투자담당으로 고정자산과 신규 자산의 투자업무를 맡았고,유한양행의 장기 투자계획팀에 투입되기도 했다.이후 전산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으면서 회사의 경영진단과 발전전략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82년 기획조정실장을 마쳤을 때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 유학을 떠나려 했다.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교수가 되기 위해서였다.입사한지 5년만인 77년 서울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아두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하지만 회사가 이를 허락해 주질 않았다.“유한킴벌리를 위해 일을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필요하다면 1년간 안식년으로 해서 머리를 식히고 오라.”는 것이었다.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이고,해외로 떠났다.호주와 미국이었다.이때 미국의 경영혁신과 신기술(뉴테크놀로지) 경험을 했다.맑고 푸른 숲을 보면서 경제적 성과 못지 않게 환경·생태적 발전의 중요함도 깨닫게 됐다.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느낄 수 있었다. ●끝내 교수의 꿈을 접고 -귀국 후 사업본부장,마케팅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우리강산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민둥산을 푸르고 울창하게 가꾸자는 이 운동은 초창기에는 정부측으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이 운동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손비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44%)를 물기도 했다.그러다 10년이 지난 94년부터는 손비로 인정받고 있다.이 운동은 98년 시민환경단체인 ‘생명의 숲’을 탄생시켰고,‘평화의 숲’(북한 나무 심기) ‘동북아 산림포럼’ ‘학교숲운동’ ‘서울 그린트러스트’ 등의 단체를 태동시키는 데도 밑거름이 됐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의 일환인 ‘4조2교대’도 미국이 1929년 대공황 때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숲가꾸기 운동(CCC)에서 착안했다.오늘날 미국이 수많은 국립공원(National Park)을 갖게 된 것도 이 운동 덕분이다.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나의 제안으로 98∼2002년 5년동안 외환위기 때 정부예산 1조원을 투입해 실직자를 산림녹화에 투입한 적이 있었다.적지 않은 보람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85년부터 95년까지 10년 남짓 회사로서는 위기였다.국내외 대규모 경쟁사들의 진입,수입품 범람,과잉설비 등으로 주종 제품인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의 경쟁력이 뚝 떨어졌다.여기에다 노사갈등으로 노조가 본사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경영진과 중간관리자,현장 근로자간에 불신의 벽은 높아만 갔다.제품의 질이 수입품에 비해 떨어졌고 시장점유율은 절반으로 감소했다.이 와중에 신설된 대전 제3공장에 예비조,혁신조,평생학습조 등 ‘4조2교대’의 근무방식을 도입했다.부사장이었던 93년의 일로,당시로서는 혁신능력을 실험하는 새로운 경영기법이었다. -저간의 노력과 실험들이 성공한 덕분인지 95년 2월 10여명의 선배 임원진을 제치고 사장에 올랐다.신임 사장의 신고식은 간단치 않았다.시험대는 노조였다.대전공장에 이어 군포·김천공장에도 4조2교대 방식을 도입하려 하자 ‘구조조정을 위한 노림수’라며 직격탄을 퍼부었다.그러나 신뢰·윤리·투명을 경영철학으로, ‘도전과 혁신’을 생존전략으로 내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4조2교대는 정착됐고,지금은 너도나도 벤치마킹(모방)하려 할 정도로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7036억원,순이익 904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96년과 비교하면 각각 2배,6배나 되는 수치다.유한킴벌리는 이제 아시아 제일의 기업이 되기 위해 2005년도의 미래상으로 인력과 근무환경,신용 및 재무능력,성장 및 투자효율,시장점유율(40%),매출액(1조 6000억원) 부문의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준비된 CEO,비전 제시만이 살길 -외환위기는 유한킴벌리로서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4조2교대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나갔고,고정자산 투자 등도 환율이 달러당 800원대였을 때 대거 집행했다.때문에 환율이 1800∼2000원대로 뛰었을 때는 투자할 필요가 없어져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었다.미리 준비한 덕분이었다. -요즘 말하는 기업가 정신도 좁게 보면 창조적인 개척정신,창업정신을 말한다.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소화하는 창조적 경영을 해야 한다.CEO는 신뢰와 전문성(기술),비전을 가져야 한다.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앉아 있으면 항상 먼 곳을 보며 대비해야 한다.두달에 한번씩 ‘미디어사보’(비디오)를 만들어 팀장과 사원들에게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신뢰와 투명경영을 위해서다.기업가 정신을 가진 CEO는 회사의 경영방식을 국가적 개념에서 접근한다.나는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보석으로,네덜란드와 벨기에를 합친 나라로 가꿔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문국현 사장은 문 사장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숲가꾸기, 운동하기도 바쁘다고 한다.산책,등산,여행이 취미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냉혈한과 열혈한의 잡탕’이라고 말한다.장소·일·사람에 따라 스탠스(입장)의 다름이 분명하다.일할 때는 냉정하고 열정적이어서 용광로에 비유된다.냉정할 때는 얼음장으로 통한다.의사결정은 차갑게,토론은 뜨겁게 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성격이 급해 스스로 다혈질로 분류한다. 공사(公私) 구별이 워낙 분명해 친구나 친·인척들은 그의 주변에 얼씬거리지 못한다.동창회 등에 나가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간다. 밤늦게 들어가지만 가족들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다.술·담배는 못하지만,대화는 즐기는 편이다. ˝
  • ‘범털’들의 죄와 벌/장관·의원·재벌회장등 30여명… 서울구치소 독방 북적

    ‘범털(수감중인 거물급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들로 구치소가 전에 없이 붐비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거나 교도소로 옮겨간 사람들을 빼고도 지난해부터 서울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저명 인사’는 줄잡아 30여명에 이른다.전직 국회의원,장관,국세청장,재벌 회장,은행장,대통령 측근인 이들은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는 구치소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설도 쇠야 한다.구치소의 대우는 일반 수감자들과 동일하지만 ‘독방’에 수감되며 특별면회를 자주하는 것 정도가 다른 점이다. 서울구치소에는 독방이 300여개나 있어 수용시설이 부족할 지경은 아니지만 구치소측은 유명인사들의 잇단 입소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 9일에는 개소 이래 처음으로 현역 의원 8명이 무더기로 입소했다.‘범털’들은 비교적 구치소 생활에 담담하게 적응하는 편이지만 일부는 건강이 좋지 않거나 억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며 우울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고 있다. ●고달픈 심신,‘독서’로 달래 온 나라를 뒤흔든 대형 비리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수감된 뒤몸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지난해 8월 수감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당뇨 합병증을 앓아 시력이 떨어지고 발가락까지 곪는 병을 앓아 치료받고 있다.한 측근은 “힐러리와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쓴 책과 뉴스위크,타임 등 영어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백내장 증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정대철 의원과 이훈평 의원은 고혈압 증상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이 의원은 ‘로마인 이야기’와 영어회화책 등을 읽을 시간이 있지만 정 의원은 검찰에 불려가 보강조사를 받느라 그만한 여유도 없다.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은 틱낫한 스님의 책과 수필집 ‘나무’,성경책을 읽으며 수감의 충격을 가라앉히고 있는 중이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얼굴이 붓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최근까지도 천식과 대장종양 제거수술의 후유증을 앓았다.부인 정정희씨는 “복잡한 공판에 지친 탓인지 명쾌하게 쓰여진 독일책을 넣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측근,가족들 거의 매일 면회하며 수발 권노갑 전 고문의 경우 동료 의원 등 지인들이 돌아가며 면회를 온다.박지원 전 실장은 부인과 딸이 거의 매일 면회를 온다.측근을 통한 특별면회 신청 횟수가 많아 구치소측도 골치아파할 정도다.송 교수는 가족과 대책위 관계자,독일에서 수학했던 지인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고 있다. SK측은 서울구치소 인근에 사무실을 임대해 직원 2∼3명이 상주하면서 손길승 그룹회장을 ‘수발’하고 있다.SK 관계자는 “새벽에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고 평소 하던 대로 심신수련과 명상을 한다.”고 전했다.ROTC 1기로 임관한 장교생활이 도움된다고 한다. ●“누명을 벗고 싶다” 수감생활의 어려움보다 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비리 인사로 낙인찍혀 정치사회적 생명에 타격을 입는 것이다.박 전 비서실장측은 106장짜리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소동기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은 합당한 처벌을 받겠지만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천 의원은 당의 공천심사에서 제외되는 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김해익 보좌관은“최병렬 대표에게 공판이 진행도 안 됐는데 비리정치인으로 몰고가 공천에서 제외하려는 데 항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주선 의원은 “하늘이 왜 내게 벌을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겠나” 이들은 모두 다른 사동에 분리된 독방에 수감돼 있다.운동은 하루 한시간씩 20여평의 공간에서 혼자 걷거나 뛰면서 한다. 구치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도 왔다간 곳인데 특별히 부담스러울 게 뭐 있겠느냐.”면서도 “사회적인 관심이 쏠려 수용관리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이 호송하는 일도 많아지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인력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강충식 구혜영 정은주기자 koohy@
  • “세계는 이공계시대다”

    화성 탐사로봇 ‘스피릿(Spirit)’의 제작에 기여한 재미과학자 정재훈(57)박사는 30여년에 걸친 연구가 결실을 맺은 데 대해 기뻐하는 가운데에서도 고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크게 걱정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의뢰로 로봇팔의 신경 계통을 개발한 정 박사는 5일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성공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고국의 젊은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깝다.”고 말했다.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의 ‘테이코(Tayco) 엔지니어링 우주개발’ 사장을 맡고 있다. ●“세계적 기업 CEO는 80%가 이공계 출신” 정 박사는 무엇보다 한국의 젊은 학생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고,의과대학 등 ‘정년’과 ‘수입’이 보장된 쪽으로 쏠림현상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했다.그는 “이공계 출신이라고 기계만 만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세계적인 유수 기업의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 중 80%가 이공계 출신이라는 것이다.정 박사는 “기업을 경영하려고 해도 ‘이공계 마인드’가 없으면 간부로 성장할 수 없다.”면서 “고국의 젊은 학생들이 보다 긴 안목으로,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진로를 택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정 박사는 “미래 사회는 점점 더 개인의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문계 출신이 단순히 머리로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기초과학 없이는 우주개발도 없어” 그는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이공계 특히 기초과학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항공우주기술 분야의 궁극적 목표인 우주선 개발을 위해서는 부품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이는 결국 기초과학의 몫이라고 지적했다.기초과학의 바탕이 허술하면 우주 개발의 꿈도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정 박사는 “때문에 기초과학의 육성은 곧 국력”이라면서 “이처럼 중요한 기초과학이 한국에서 소외받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개탄했다. ●기계도면 그리는 일로 이민 생활 시작 서울대 금속공학과 ‘64학번’인 정 박사는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를 회상하면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데모현장에 많이 다녔던 것 같다.”면서 “공부는 별로하지 않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다들 가난했던 시절이라 ‘가정교사’로 용돈을 벌었다는 그는 대학을 마친 뒤 학군장교(ROTC)로 복무했다. 고교 때부터 세계적인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정 박사는 77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테이코 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그는 “고국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 서울대 출신이었지만,미국에서는 단순한 기계도면을 그리는 ‘제도사’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고 초창기를 돌이켰다.성실한 태도를 높이 산 회사측의 배려로 직장에 다니면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에서 우주열공학을 전공,공학박사 학위를 땄다. ●챌린저호 폭발 이후 프로젝트 참여 엔지니어로 묵묵히 일하던 정 박사는 86년 미 우주공학계에 이름을 떨치게 됐다.그해 1월 28일 미국이 야심차게 쏘아올린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1분 12초만에 공중 폭발,초등학교 교사를 비롯한 승무원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정 박사는 사고 원인을 밝히는 작업에 합류,사고재발을 막는 ‘열보호장치’를 제안했다. 이 장치는 이듬해부터 모든 우주왕복선에 사용되고 있다.이를 계기로 우주항공국의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정 박사는 97년 화성에 착륙한 ‘소저너’를 비롯,지난해 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로봇팔의 신경조직을 만들었다.정 박사는 실력이 알려지면서 테이코 엔지니어링사의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00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미국 MIT대 등 유명 공과대학을 졸업한 엔지니어 25명이 포진한 이 회사는 자유진영에서 발사되는 인공위성 자세제어로켓의 95%나 되는 열보호장치를 생산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한국의 무궁화위성에 들어간 자세제어로켓 열보호장치도 정 박사 회사의 작품이다. 정 박사와 같은 해 서울대를 졸업한 재료공학부 강탁 교수는 “7년 전 한국을 찾은 정 박사는 우주선에 들어가는 부품기술을 개발하면 한국도 항공우주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실력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결국 성공한다고 강조한 정 박사는 “지난해 2월 폭발한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의 사고원인을 규명해 새 우주왕복선 보호장치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
  • ‘자랑스런 연세 ROTCIAN’ 수상

    서정갑(徐貞甲) 대령연합회장은 최근 열린 연세대 ROTC 동문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서 ‘자랑스런 연세 ROTCIAN’ 상을 받았다.
  • “인생은 마라톤” 날마다 백발 날리며 力走/마라노토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민계식(閔季植·61) 사장은 마라토너로도 유명하다. 새벽이나 점심,혹은 늦은 밤,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조선소 안 바닷가 방파제를 매일 10∼20㎞ 뛴다. 예순이 넘었지만 마라톤대회 42.195㎞ 풀코스를 한달 3번까지 참가해 완주한다.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3시간 20분대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재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그의 하루는 늘 시간이 모자라 수면은 3∼4시간.이르면 밤 11시,보통은 다음날 새벽 1시쯤에 퇴근한다.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회사에서 밤을 샌다.퇴근을 아무리 늦게해도 오전 6시에는 일어난다.그래야 40분뒤 아침회의시간에 맞출 수 있다. ●타고 난 달리기 꾼 별다른 놀이가 없던 해방직후 어린 시절,동네 친구들과 모여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어른들은 재미삼아 사탕을 내걸고 자주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시합때마다 2∼3살 많은 동네 형들을 제치고 1등을 했다. “부모님을 닮아 달리기 소질을 타고 났나 봅니다.” 6·25때 군에 입대해 의무감(준장)으로 제대한 그의 아버지는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을 다닐 때 마라톤 선수를 했다.어머니는 숙명여고 농구선수였다. 8남매 가운데 민 사장을 포함해 남자 5형제는 모두 경기중·고와 서울대,여자 3자매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수재집안이다.그럼에도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게으름을 피울까 “너희들 같은 머리는 보통이고 흔하다.그런 머리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니.”라며 늘 경각심을 주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들어가 그는 경기고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체육대회 마라톤 대회 때마다 단골 선수로 나갔다.당시 학교측은 전과목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만 운동대회 출전을 허락했다.대학 1학년 때인 61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제의를 받았다.1년쯤 선수를 해 볼 생각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부모가 뒤늦게 이를 알고 찾아와 “공부를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나왔다.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될 뻔 했다. 그해 9·28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에티오피아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와 함께 뛰어 2시간 23분 48초의 기록으로 7등을 했다.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의 최고 기록이다. 민 사장은 경기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가 4개월만에 자진 퇴교한 이력이 있다. “명예위원을 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몇몇 선배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도일규(都日圭) 예비역 대장(육사 20기)과 경기고 동기로 육사에도 같이 입학했었다. 4개월여 육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는 당시 병역제도에 따라 군제대를 인증 받을 수 있었으나 학군장교(ROTC) 3기로 입대해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미국 금속노조 평생 조합원 민 사장은 미국유학시절,막노동·백화점 청소부·깡통회사 근로자·트레일러 운전사 등 안해본 일이 없다. 69년 첫 아들이 체중 1.8㎏상태로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4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 밀린 병원비를 갚았다. 트레일러 운전을 하기위해 부두 노동자로취업할 때 평생 조합비를 냈다.이 때문에 지금도 그는 미국 금속노조 조합원이다.4년마다 하는 조합장 선거때마다 투표하라고 연락이 온다. “5살때 에디슨 전기를 읽고 발명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찍부터 에디슨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최고 기술인의 꿈을 키우고 이뤄냈다. 그는 기업이건 국가건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에 근무할 당시 김우중 회장에게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특정분야에 집중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 했습니다.그러나 영업을 중시하는 경영인이었던 김 회장은 ‘기술은 사오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개발하느냐? 당신도 영업으로 나서라.’며 영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사고차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우그룹이 문을 닫은 뒤 만났던 김 전회장이 “그때 자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민 사장의 기업경영철학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경영을 잘해 이익이 사회에 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현대중공업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민 사장은 노사 모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마다 국내·외에 2편씩의 논문을 발표한다.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30여편.웬만한 대학교수를 앞지른다.국제발명특허 50여개,국내 발명특허는 200여개를 갖고 있다. 수면시간이 모자라고 회사에서 밤을 새는 게 짐작이 된다.대학교수로 오라는 권유가 더러 있었으나 자신의 손으로 개발, 설계한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아 현장에 남았다.취업난 때문에 유능한 기술인재들이 일할 곳을 찾지못해 노는 것을 보는 게 경영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깝다.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 민 사장은 현대중공업 마라톤 동우회(회원수 370여명) 명예회장이다.동우회는 점심시간이나 토요일 오후 회사안에서 달리기를 하고 매달 한차례 전지훈련을 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한다.민 사장은 그동안 마라톤대회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했다.한해 10차례 완주하려고 애쓴다.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습니다.다시 태어나도 기술인으로 마라톤을 좋아하며 살 것입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美에 군용품 첫 수출

    국내 방위산업체 등이 개발한 주요 군용품이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돼 이라크 주둔 미군의 보급장비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KOTRA와 국방부 조달본부에 따르면 ㈜코아블이 만든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유도식 낙하산’과 ㈜지누스의 군용 보안시스템 ‘폼가드(FOM-Guard)’가 최근 미 국방부의 군수조달(FCT·외국기업경쟁평가) 프로그램 승인 기준을 거의 대부분 충족시켜 다음달 납품계약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국을 제외한 21개국에 연간 1억 5000만달러어치의 군용품을 수출해 왔으나 군사강국으로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조달시장을 뚫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도식 낙하산은 항공기 등에서 투하한 군수품을 인공위성 추적을 통해 목표지점에 정확히 안착시킬 수 있는 낙하산이다.이를 개발한 코아블은 ROTC 장교 출신의 이창환 사장이 1999년 창업한 적외선 차단망 등을 생산하는 벤처업체다.이 사장은 2001년 미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될 정도로 국방부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납품은 내년 1월쯤부터 개시될 예정이다. 폼가드는 건물 담장에 씌우는 광섬유 위장망 시스템으로,외부 침입이 발생하면 신호가 자동으로 중앙통제소에 전달된다.지누스측은 지난 5월 미 의회에서 폼가드에 대한 시연회도 가져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군수물자 조달시장의 규모는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의 10배에 가까운 한해 1400억달러에 달한다.미 국방부는 군수물자 입찰시장에서 자신들과 국방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영국 등 21개국만 정상 가격으로 경쟁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은 정상가격의 50%를 추가 부담하도록 했다.따라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미 조달시장 진출을 포기한 상태였으나,FCT프로그램을 통한 납품이 성사되면 후속 군수물자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KOTRA는 분석했다. 이밖에 미 국방부는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일반 군수장비인 2차 배터리와 열추적시스템,무기탐지장치,방호복,지뢰제거장비 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 국방부 구매사절단으로 방한 중인 미 공군의 로키 라이너 대령은 이날 SKC 천안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60일 이내에 SKC가 개발한 리튬폴리머전지(2차 전지의 일종)에 대해 1억달러 이상의 납품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주둔 미군이 사용하는 각종 첨단장비가 현지의 고온 등의 영향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이른 시일 내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전지를 SKC 제품으로 대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C 관계자는 “SKC가 참여한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가 3년 전부터 진행돼온 것이어서 이번 납품계약이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SKC가 미 국방부의 공식 납품업체로 선정되면 적잖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지구당조직책 선발 면접 한나라 “새정당 실험중”

    한나라당이 1일 사고지구당 조직책 공모에 이례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한나라당으로선 처음이며,정당사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지난 당헌·당규 개정 때 삽입된 권고 조항을 지도부가 채택했다고 한다. ●예기치 못한 송곳 질문 이날 1인당 면접시간은 15분.심사위원 16명이 조직책 신청자 1명을 상대로 일문일답을 진행했다.“면접 준비자료가 완벽하게 구비돼 있어 짧은 시간으로도 거의 청문회 수준으로 할 수 있더라.”는 게 한 심사위원의 설명이다.한 신청자는 “형식적인 면접인 줄 알았으나 예기치 못한 질문이 쏟아져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신병 문제부터 조직책 신청배경,정치철학,개인 신상 등 질문이 다양했다는 전언이다.한 신청자는 “현지에서 떠도는 자신에 대한 각종 루머나 핸디캡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할 수 있고,스스로 느끼는 상대 후보와의 차별성·우월성 등을 제대로 피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고 소개했다.한 실무자는 “그간 대상자의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공천이 이뤄졌으나 이력서만 보다가 이렇게 대면을 하게 되니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반면 한 심사위원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민주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외부에서 거물 인사 등을 영입할 때 이런 과정을 거치라고 하면 쉽게 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잡음 소지 남아 한편 이같은 시도에도 불구,당 일각에서는 불만의 기류도 감지된다.3∼4배수로 압축된 면접 대상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조직책 선정이후 잡음이 생겨날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듯,이번 공천은 보류 3곳,단수추천 3곳,복수추천 3곳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서울 강동갑,금천 등 민감한 곳이 보류 대상으로 꼽힌다.추가 공모,외부인사 영입 등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면접대상은 ▲서울 광진갑에서는 김태기 단국대 교수,홍희곤 부대변인,구충서 변호사,우재영 ROTC부회장 등이며 ▲금천은 강민구 변호사,윤방부 연세대교수,김희진·김정기 국제 변호사 ▲인천 남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인 윤상현 인하대강사,조재동 부위원장,홍일표 변호사 ▲경기 성남수정은 양현덕 부대변인,강선장 경기도의원, 탤런트 김을동씨 ▲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는 정영호 부대변인,정문헌 고려대 연구교수 ▲충북 제천·단양은 송광호 의원,정찬수 부대변인이 올랐다. 이지운기자 jj@
  • 히스패닉·흑인 입대 유도하는 美軍/EBS다큐 ‘전쟁터가는 아이들’ 신분상승 미끼 이민자위주 파병

    “내 딸은 전쟁터에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대학에 가고 싶었을 뿐입니다.”(이라크전에 파병된 딸을 가진 한 어머니) 올해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전세계 여론의 비판을 산 원인 중의 하나는 그 파병군인 구성비였다.파병군인의 상당수가 미국 사회의 주구성원인 백인이 아닌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이민자 출신이었던 것.23일 방송되는 EBS ‘시사다큐멘터리’의 ‘전쟁터로 가는 아이들’편은 이민자 출신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한다.영국 BBC가 만든 ‘미국의 학생병정들’을 바탕으로 했다. 모병제 국가인 미국은 입대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는데,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 장학금이다.그리고 미국은 주니어 ROTC(이하 JROTC),즉 고등학교 군사훈련단을 운영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신병들을 모집한다. 반짝이는 제복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는 빈민가 출신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신분상승’의 기회다.그러나 이러한 입대 유도 지원책들은 미국 사회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아이들’은 JROTC를 운영하는 ‘브론즈빌’‘패러거트’등 시카고의 군사학교(고등학교 과정) 두 곳을 중심으로 이러한 논쟁을 살펴본다.JROTC의 ‘명분’은 군과 사회전반에 걸친 지도자 양성.그러나 ‘…아이들’은 “진짜 목표는 빈민 거주지역을 타깃으로 한 병력 모집 제도”라고 비판한다.실제로 시카고의 군사학교 일곱개는 모두 빈민 거주지역에 자리잡고 있고,특히 미국 내 최대 소수민족인 히스패닉 거주지역에 몰려있다. 미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을 둔 히스패닉계 이민자 헤수스씨는 “일단 안타깝기는 하지만,그래도 자식이 길거리에서 빈둥대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묻는다. 시민운동가 제니퍼 빙-카너씨는 “군사학교의 진짜 목표는 좋은 직업을 얻을 기회가 거의 없는 하층계급 출신 아이들을 제복과 대학등록금으로 유혹해 쉽게 신병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여기에 부시 행정부는 올해초,국가의 지원을 받는 군사학교에는 의무적으로 군 입대 담당관을 두도록 하는 교육법 개정안을제출해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EBS ‘…아이들’은 미국의 군사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교육받고 있는 두 자매를 통해 지원병 모집에 자원한 이민자 가족이 겪는 갈등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보여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군인·가족 인권확보 돼야

    육군 사병이 부대 내 성추행을 비관하다 자살한 사건이 최근 발생한 데 이어 대대장인 현역 중령의 상습적인 부하 사병 성추행,영관급 군의관의 간호장교 성추행 등 군대 내의 성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군부대 성추행이 보도되자 군대 내에 성폭력진상위원회를 만들어 성범죄 유발요인과 취약한 부대환경 등을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더 나아가 단순한 엄포형 지시나 진상위원회 같은 대외홍보성 대책보다는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또 올해 초 주한 미2사단 군사법원이 카투사를 성폭행한 미군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한 예를 들면서 성폭력에 대한 엄벌주의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군대라는 특수사회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문란한 현 세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일리가 있으나 군대의 성폭력문제 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군대 내에는 또 성폭력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폭력에 의한 사망 은폐사건도 있고 군대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한 우울증·과음·약물중독·총기사고·자살 등 많은 문제들이 있다.이러한 문제는 일반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이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욱 심각하다.지금까지는 일반적인 사회와는 다른 군의 특수 문화와 규범을 인정하면서 스트레스 유발 요인과 함께 군인과 그 가족이 겪는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간과하여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공유에 따른 인권의식 증대와 행정의 투명성 확대는 군 사회를 인권과 복지의 치외법권지역으로 남겨두지 않고 있다.그동안 무관심하거나 은폐되어 왔던 많은 문제들이 사회에 노출될 것이다.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성폭력문제만이 아니라 군대가 안고 있는 문제,특히 정신건강상의 문제와 군인과 군인가족의 복지를 저해하는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국가가 지향하는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군인과 군인가족의 인권과 복지가 확보되어야 하며,이를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군사회복지사 제도를 제안한다.군사회복지사들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성폭력행위등의 교정·교화사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건강상의 치료와 군사회의 적응,약물남용 예방과 치료,가족문제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군사회복지사는 군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군인과 군인가족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을 위해 전문적인 역할을 해왔다.미국에서는 이미 남북전쟁시 링컨 대통령에 의해 군인의 복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위원회를 두었고,1900년대에는 군인 구호협회를 만들었다.그러다가 1943년에 육군에서 ‘정신보건 사회사업에 관한 사업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공식적으로 승인받게 되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군사회복지사의 수적인 확대뿐만이 아니라 군인가족 지원센터와 같은 서비스 시설을 세워서 군인 가족생활을 지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군사회복지라는 제도를 신설하고 군대라는 특수사회에 적용 가능한 실천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군사회복지사제도를 1966년에 실험적으로 시행한 적이 있다.당시 사회복지학 전공 ROTC 장교들을 군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하였다.그들은 정훈장교로 분류되어 활동하였으나 지원체계가 미흡하여 큰 성과를 보지 못하였다.앞으로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사회복지전공 ROTC 장교들을 활용하거나 군에서 선발한 장병들을 군사회복지사로 양성할 수도 있다.이처럼 제도화된 창구가 있어야 근원적으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군사회복지 관련 제도는 군대 내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재난 구조 등 사회기여활동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군대 성폭력 등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후에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문제해결의 근본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드는 첩경이다. 김 성 이 이화여대 교수 사회복지학
  • “ROTC 왜 없나요”남녀공학 된 女大들의 항변

    신설 대학이나 남녀공학 전환 대학의 학생군사교육단(ROTC) 설치 논란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 상명대,부산 신라대 등 최근 몇년 사이 여자대학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대학들은 국방부를 상대로 조만간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남녀공학으로 바뀐 뒤 교내에 학군단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국회와 국방부,국민고충처리위 등에 여러 차례 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예산과 인력난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명대 관계자는 7일 “조만간 국방부를 상대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대학과 신설대학 학생들에게 학군단 지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란 요지의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헌법소원이라는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이들은 “학생들의 비등하는 여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간단치 않다.이들이 학군단 유치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입학생 유치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명대 관계자는 “공학 전환 8년째를맞지만 아직까지 여대 이미지가 강해 남학생 유치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면서 “학군단의 존재가 대학의 여성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상명대는 지난 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했지만 올해 입학생의 남녀 성비는 4대6 정도로 여전히 여학생이 우세하다. 학군 출신 졸업생들의 높은 취업률도 이들 대학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장교 전역자들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취업시장의 특성 때문에 학군 장교출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일반 졸업생보다 30∼40% 높다.취업률 제고에 목숨을 걸다시피한 중하위권 대학들로선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때문에 상명대·신라대뿐 아니라 용인대·강남대 등 신설 대학들도 지난 99년 ‘학군단 창단 추진협의회’를 결성하고 국방부,국회 국방위원회,대통령직 인수위 등에 여러 차례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해 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원칙적으로 “장교 수요에 뚜렷한 증가요인이 없는 한 힘들다.”는 반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학군단 1개를 만드는 데 장교와 사병 등 7,8명의 인력과4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다만 신설대학과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대학 수십여곳이 신설 요구를 하고 있어 국방개혁과제에 학군 선발방식 개선 문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국방부의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1년 창설된 학군단은 전국 193개 대학 가운데 97개 대학에 설치돼 있으며 매년 육군 초급장교 인력의 60%를 배출하고 있다. 이세영 이유종기자 sylee@
  • “일반 대학생도 공군 조종사 될수 있다”/ ‘조종장학생’ 지원 8월 마감

    “공군사관학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공군 조종사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공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조종사가 되는 길에 대한 질문이 잦아지자 공군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공군에 따르면 공군 조종사가 되는 길은 공사 졸업 이외에도 한국항공대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군 ROTC’와 전국 70여개 대학에서 시행되는 ‘조종 장학생 제도’ 등 두 가지가 더 있다.특히 지난 93년 시작된 조종 장학생 제도의 경우 출신 대학·학과에 관계없이 조종사의 꿈을 이룰 수 있는데 매년 8월 말까지 지원해야 한다. 조종 장학생에 선발되면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이 지급되며,해마다 여름방학기간 중 특별교육을 통해 비행 기초이론 교육,비행기를 타고 눈으로 익히는 관숙비행 등을 경험하면서 예비 조종사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된다.졸업 후에는 정해진 군사훈련 과정을 거쳐 공군 소위로 임관,조종사가 되기 위한 본격 비행교육에 들어간다. 한편 공군은 내년부터 현재 대학 2학년까지 주어지는 조종장학생 지원 자격을 3학년까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연합사 한·미지휘관 23년만에 ‘특별한 만남’

    한·미연합군사령부(CFC·약칭 연합사)의 리언 J 러포트 사령관과 신일순 부사령관이 영관 장교 시절 미 육군 지휘참모대에서 1년간 동문수학한 ‘동기’ 사이로 밝혀져 화제다.연합사는 한·미 양국이 제공하는 전력을 운용,한국에 대한 방어임무를 수행하는 연합방위의 중추적 기구다. 사령관은 미군 4성 장군이 부사령관은 한국군 4성 장군이 각각 맡고 있다.두 사람은 현재 서울 용산 연합사의 같은 건물,같은 층에 근무하고 있다.미국 로드 아일랜드대 ROTC 출신인 러포트 사령관은 육사 26기(71년 임관)인 신 부사령관보다 임관연도가 3년 이르다.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는 지난달 초 중장(육군 참모차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신 부사령관이 러포트 사령관에게 부임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신 부사령관은 한국군 최초로 미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우리 군내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두 사람은 신 부사령관의 ‘이색 경력’에 대해 얘기하다가 20여년 전인 지난 80년 6월부터 81년 6월까지 1년간 미 지휘참모대(우리의 육군대학과정)에서 ‘함께’ 교육받은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당시 지휘참모대에서 이뤄진 영관장교 교육에는 수백명이 참가한 데다 소속된 반도 서로 달라 두 사람은 서로를 기억하진 못했다.하지만 신 부사령관이 당시 지휘참모대 졸업 앨범을 갖고 있어 사진을 통해 두 사람이 ‘동기’라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런 사실이 무척 기쁜 듯 최근 한국군 장성들의 인사이동에 따라 연합사에서 이뤄진 몇 차례의 만찬 석상에서 신 부사령관에게 빌린 앨범을 참석자들에게 펴보이며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를 소개했다고 한다.신 부사령관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러포트 사령관과의 20여년 전 인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사람의 인연이란 게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軍 중장급 이하 후속인사/ 호남출신 약진… 파격 없었다

    ‘기수파괴보다 안정,호남출신 약진.’ 16일 단행된 중장급 이하 군 장성 인사의 특징은 지난 1일의 대장급 인사 기조를 이어받아 급격한 물갈이보다는 안정 쪽에 무게를 뒀다.출신별 안배를 중시한 흔적이 있으나 기수파괴 현상은 그다지 엿보이지 않는다. 우선 육군 중장 승진자 3명은 3사 출신 1명,육사 2명이고,소장 승진자 10명은 3사 2명,학군(ROTC) 1명,갑종 1명,육사 6명으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3사출신 첫 중장 탄생 이번에 군단장에 보임된 박영하 육본 감찰감은 3사 출신중 처음으로 중장으로 진급했다.또 그동안 육사 26∼30기가 포진했던 소장급에 육사 31기가 처음 진출했으나 중장 승진은 지난해 가을 인사에 이어 육사 28기에 그대로 머물렀다. 해군(해병대사령관 포함)도 중장 진급 대상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육사 27기와 임관연도가 같은 해사 25기에서 2명,26기에서 2명씩 골고루 발탁됐다.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기수파괴 사례는 주창성(공사 16기) 합참 차장이 유임된 것을 꼽을 수 있다.당초 임관연도로 김종환(육사 25기)신임 합참의장보다 1년 선배라는 점 때문에 공사 18기인 천기광 공군 참모차장과 자리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었다.때문에 합참의장(육사 25기)이 임관연도로 1년 선배인 차장(공군)을 지휘하는 어색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군의 한 관계자는 “임관기수를 중시하지 않고 보직과 계급 중심으로 군 인사를 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합참 주요 보직에 호남 출신의 약진도 두드러졌다.그동안 강원과 영남 출신이 맡아오던 합참 작전,전략기획,인사군수 본부장에 호남 출신인 김장수 7군단장,권안도 5군단장,오승열 해군 참모차장이 각각 발탁됐다.국방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에 경북 의성 출신인 김창호 2군부사령관이 임명된 점을 고려하면 중장급인 합참의 4개 본부장 중 3자리가 호남 출신 장성으로 채워진 셈이다. ●기무사령관 교체 진통끝 유보 한편 당초 이날 예정됐던 기무사령관 교체 인사는 진통 끝에 일단 유보됐다.당초 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김복산(3사 1기) 기무사 참모장(소장)을 기무사령관으로 발탁하는 인사안을 노 대통령에게 올렸으나 재가가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새 정부 출범후 기능과 역할 축소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기무사의 향후 개편 방향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ROTC21세기상’ 시상식

    대한민국 학군장교(ROTC) 제1기 동기회(회장 박재윤 부산대 총장)는 20일 오후 6시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임관 40주년 기념식과 함께‘ROTC 21세기상' 시상식을 갖는다고 18일 밝혔다. 첫 수상자로는 박봉현(21기·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김재중(21기·예스테크놀로지 대표),한광섭(22기·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 부장),송종석(24기·육군 소령)씨 등이 선정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은퇴하는 AP통신 기자 신호철씨 “40년간 뉴스의 현장 지켜봤습니다”

    “4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한 셈입니다.그동안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 이제는 조금 쉬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그렇다고 뉴스 현장을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프리랜서로 언론인 노릇을 계속할 작정입니다.” 미국계 뉴스통신사 AP통신의 신호철(申昊澈ㆍ사진·63) 뉴스 에디터가 이번 주를 끝으로 정년퇴임한다.폴 신(Paul Shin)이란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신씨는 한국 외신기자의 2세대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현역기자.1980년대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지낼 때 함께 활약한 사람은 모두 은퇴했다. 서울대 사범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ROTC 1기로 임관해 통역장교로 복무한 신씨는 지난 65년 초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입사하며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69년 미국계 뉴스통신사 UPI를 거쳐 86년부터 AP에서 일했다. “60년대에는 송고 수단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당시 무전장치를 활용한 텔레타이프를 주로 썼는데 기상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어요.취재현장에서는 전보를 먼저 예약하는 게 특종의 관건이었습니다.전화회선 부족으로 집에 전화도 제때 놓지 못해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때는 대여섯 시간이나 까맣게 모르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요.” 뉴스통신은 우리나라를 해외에 비추는 창.그동안 신씨가 쓴 기사를 보면 외국에 투영된 우리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80년 2월 존 위컴 주한미군 사령관과 동행해 전방 1사단을 방문 취재한 일.위컴 사령관은 ‘12ㆍ12’이후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생일 꽃바구니를 보낼 정도로 신군부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사단장을 지낸 1사단을 방문한 것은 신군부의 거사를 미국이 승인하는 첫 신호이기도 했다.이밖에도 무수한 사건이 그의 손끝을 거쳐 전세계에 알려졌다. 미국 언론사 기자여서 군사정권 시절에도 언론 자유를 많이 누렸을 것 같지만 그에게도 감시의 손길은 떠나지 않았다.도청은 물론 미행하는 일도 종종 있었고 5공 초기에는 블랙리스트에 올라 남산(국가정보원이 있던 자리)에도 두어 차례 불려갔다. “한국의 언론도 많이발전했지요.그러나 아직도 정확성이나 심층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새로 입사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당부하는 말이 국내 언론에 난 기사는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는 겁니다.” 연합
  • 손병두 전경련부회장 사의 표명

    손병두(孫炳斗·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전경련은 오는 20일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손 부회장의 사퇴여부를 결정한다. 손 부회장은 “지난 9일 손길승(孫吉丞) 신임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새 회장을 추대하는 데만 신경을 썼는데 그 일이 끝났기 때문에 본인의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며 “친구인 손 회장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거취문제를 이학수(李鶴洙) 삼성구조조정본부 사장과도 상의했으며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에게도 사퇴의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손 부회장은 “지난 6년간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아 심신이 무척 피곤한 상태”라며 “전경련 부회장직을 그만두면 겸직하고 있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원장으로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지난 7일 총회에서 유임됐고 손 회장 선출이후 의욕적인 일처리를 지시하는 등 열의를 보였기 때문에 갑작스런 사퇴의사 발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재계에서는 그동안 재벌정책을 놓고 갈등관계를 보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손 부회장의 그간 행보에 불만을 지닌 재계 일부의 압력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 부회장이 사퇴한다면 후임으로 전경련 내부에서는 정태승 전무,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경련 부회장 선임에는 회장의 의중이 절대적이라는 측면에서 재계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 부회장은 지난 97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손 회장과는 진주중 동기동창인데다 서울대 상대,ROTC 1년 선후배 사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전경련회장 수락한 손길승회장

    ‘이순(耳順)에 숙명을 받아들인 사나이’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8대 회장직을 공식 수락한 날은 61세 생일이었다.그는 1941년 2월6일 경남 하동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오너의 친인척이나 창업공신이 아닌 손회장이 대기업 총수를 거쳐 마침내 재계총리 격인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새삼 샐러리맨들의 꿈과 희망봉으로 불릴 만하다. ●결단에는 조건이 있다 손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4가지 과제를 전경련에 주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발휘하는 재계로 변화하고,대화와 토론을 통한 회원사 이해조정,회원사와 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그리고 동북아 중심국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싱크탱크로의 변화 등이다. 자신의 ‘전공’인 동북아경제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협력,재계 내부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손회장은 이날 “재계와 전경련이 신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해 국민의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락배경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지만 재계 원로와 회원사 회장단 여러분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전경련을 순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오너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기획실장 20년 지내 손회장의 수식어 가운데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SK그룹 경영기획실장을 20년간 지낸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1965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에 공채1기로 입사한 이래 78∼9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기획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워커힐호텔,유공(현 SK㈜),SK증권,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SK생명 등 그룹의 명운을 가른 주요 계열사 인수를 주도,SK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최종현(崔鍾賢) 회장 타계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의 ‘투톱체제’를 이끌면서 파트너십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쪽 사업확장에 주력하면서 한·중·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동북아경제공동체론의 ‘전도사’ 역할도 맡고 있다. 경남 진주고(29회)와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상대 59학번이자 ROTC 1기 출신이어서 재계의 리더 역할을 한다.박용성(朴容星) 대한상의회장(두산중공업 회장), 진념(陳) 전 경제부총리,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회장,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학 동기다.부인 박연신(朴姸信) 여사와 2남.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손길승-손병두 어떤 사이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추대됨으로써 앞으로 손병두(孫炳斗·사진) 부회장과 함께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은 경남 진주 출신의 동갑나기로 50년간 우정을 다져온 절친한 막역지우다.재계에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으로 알려진 터다.진주중 동기인 이들은 고교시절 잠시 떨어져 있다가 서울대 상대에 진학하면서 1년 선후배로 다시 만나 ROTC 선후배로서도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손회장은 진주고,손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의 우정은 대학 졸업후 각기 다른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지속됐으며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두 사람은 전경련에서 활동하면서 정치자금 제공원칙 표명 등 현안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양손 궁합’을 과시했다.손회장이 고사 방침을 번복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손부회장의 집요한 요청과 설득이 뒷받침됐다. 특히 손부회장을 전경련에 천거한 것도 바로 손회장이었다.손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손부회장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절친한 친구인 손회장과 함께 일하기에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가 회장으로 오더라도 회장을 제대로 보좌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책에 맞게 처신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그동안 새 정부의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빚는 등 독단적 행동을 취해온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전경련의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kdaily.com ★막전막후와 재계 반응 재계는 손 회장이 전경련을 무난히 이끌 것이라며 대체로 반겼다. 재계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 정부와 갈등을 잘 풀어갈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오너 출신이어서 총수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기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선대 회장 선영 ‘결단행’ 손 회장은 5일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을 만나 재계 입장을 설명들은 뒤 밤새 장고를 거듭했다.이어 6일 새벽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출근,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21명이 참석했다.일부 인사는 “현재의 여건상 전경련 회장 취임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시간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결국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전경련에 통보하는 것으로 회의는 끝났다.손 회장은 최 회장과 20∼30분 정도 독대한 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최종건(崔鍾建) 1대 회장,최종현(崔鍾賢) 2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결단’의 마음을 다졌다. ●삼성이 ‘산파역’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의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이건희 카드’가 여의치 않자 전경련 김각중(金珏中) 회장은 지난달 이 회장에게 손 회장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손 회장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회장을 맡아 달라.내가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이어 20일 이 회장은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을 직접 보내 전폭 지원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도 만나 손 회장의 회장직 수락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이에 최 회장은 손 회장에게 개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결국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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