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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균 “남북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아냐… 공급 전력은 남측 인원이 사용”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달 중 개소식을 열 예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연락사무소가 대북 제재의 틀 밖에 있다고 판단하냐는 질문에 “통일부는 제재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북측에 회담을 하기 위해 판문점 지역이나 평양에 가는 것처럼 개성에 사무소를 만들고 365일 상시적으로 (회담)한다는 개념”이라고 답했다. 연락사무소장이 차관급으로 정해졌냐는 질문에는 “정부는 연락사무소를 통해 필요하면 가장 정상급의 의견을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소장을 임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연락사무소에 전력이 공급되고 건설장비 등이 들어가는데도 위반으로 볼 수 없냐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들이 사용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조 장관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연락사무소를 향후 남북 상호대표부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대표부의 위치에 대해서는 “서울과 평양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것은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소식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주변국 문제 때문이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양쪽 다 일정과 사정이 있어서 아직 충분히 협의가 안 돼 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연락사무소와 관련해 미국 측의 대북 제재 위반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미 간 의견 차가 생긴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연락사무소가 판문점 선언의 핵심이고, 남북 관계 발전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는 설명을 미국 측에 충분히 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락사무소가 대북 제재의 기본 목적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미국과 교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과 곧 2차회담 가능성”… ‘빅딜’ 접점 찾았나

    트럼프 “김정은과 곧 2차회담 가능성”… ‘빅딜’ 접점 찾았나

    “北 비핵화 구체적 조치 있다고 믿어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 시진핑 방북·남북회담·유엔 총회 등 새달 비핵화 ‘초대형 이벤트’ 줄줄이 핵신고·종전선언 빅딜 성공 여부는 ‘8말9초’ 폼페이오 4차 방북에 달려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뉴욕 유엔총회,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초대형 이벤트가 숨 가쁘게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공식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북·미 협상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외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관련 시설 신고와 미국의 종전선언 간 ‘빅딜’이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9월에 이어질 한반도 비핵화 관련 초대형 이벤트의 첫 관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북·미 간 빅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빅딜에 성공한다면 이어지는 시 주석의 방북,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9월 유엔총회 전후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다.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만약 9월 종전선언에 북·미가 합의한다면 유엔총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관련 시설 신고서를 전달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정상국가 변신’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9월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초대형 이벤트들의 첫 단추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그 결과이며, 종전선언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벗어나려면 상호 신뢰와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구축하는 종전선언 등 단계별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핵 실험장 폭파 이외에 북한이 다른 구체적 비핵화 조처를 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면서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가 있다. 그것이 힘을 합치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친분도 과시했다. 한편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극비 북·미 접촉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김 위원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이같이 전하면서 “(북·미 간) 협상이 정리되면 김 위원장이 9월 유엔총회에 맞춰 방미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판문점 극비 접촉에서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이전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다”면서 “8월 말에서 9월 초에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송영무 “남북, DMZ 내 GP 10개 내외 철수”

    송영무 “남북, DMZ 내 GP 10개 내외 철수”

    현재 남측 100여개·북측 282개 운영 국방부 “상호 비례적으로 철수할 것”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1일 북한과 합의한 비무장지대(DMZ·군사분계선에서 남북 각각 2㎞) 내 감시초소(GP) 상호 시범철수에 대해 “10여개 내외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GP를 몇 개나 철수키로 했냐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질문에 대해 “(북한과) 시범적으로 (철수)하고 나서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면서 “한두 개 먼저 철수하고 늘려 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은 지난달 31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DMZ 유해 공동발굴, DMZ 내 GP 상호 시범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 등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 송 장관은 철수 대상 선정 방식에 대해 “(남북 GP 중) 가장 가까운 것은 700m 거리이고 1㎞ 이내에 있는 GP부터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서 의원의 질문에 “당연히 상대적으로 한다”며 “상호 간에 GP 철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남측 GP와 북측 GP의 수가 달라 단순 숫자로 1대1 개념이 아닌 상호주의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섹터를 놓고 (철수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MZ 내 북한 GP와 관측소(OP)는 282개이며 우리 군은 북의 절반에 못 미치는 100여개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남북이 상호 비례적으로 GP를 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지적정보 구축… 국토 가치 높일 것”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지적정보 구축… 국토 가치 높일 것”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공간 위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 119에 전송하는 기관이 바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다. 2015년 대한지적공사에서 사명을 바꾼 LX는 200만여 필지에 달하는 우리나라 국토를 측량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창학 LX 사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LX는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보호하고 국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LX가 대한민국 영토를 넘어 해외 시장과 ‘디지털 국토’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에서 새로운 비상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아직 LX를 모르는 국민이 많다. -LX는 지난 40년 동안 지적 사업을 수행하는 전담 기관이었다. 3년 전 대한지적공사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로 사명을 바꾸고 공간 정보 사업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토 정보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정확하고 다양한 디지털 지적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를 실시하듯, 이제 국토 분야에서도 디지털 맵을 구축해 일정 기간마다 업데이트해야 한다.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LX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랜디’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LX의 역할은. -구글, 테슬라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꼽는 핵심 경쟁력은 공간 정보다. 공간 정보가 다른 산업 분야와 융복합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X는 국민 누구나 공간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 정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평면적인 위치 정보에서 벗어나 3차원의 입체적 위치 정보를 토대로 한 정밀한 공간 정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에서도 LX의 역할이 크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고정밀 지도와 센서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전체 교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지적 측량 사업에서 드론(무인기) 등 핵심 기술을 활용하는가. -그렇다. 지적 측량은 땅의 ‘주민등록’을 만드는 사업이다. 산골 오지부터 도심에 이르기까지 위치와 형태, 경계와 면적, 지목과 지번을 통해 우리 국토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적 측량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이나 상습 침수지역에 드론을 활용한다. 드론을 활용했을 때 비용이 30%에서 50%까지 절감된다. 촬영 기간도 4배 이상 단축된다. →남북 관계 진전 시 LX가 할 수 있는 경협 방안은. -북한의 국토 정보를 구축, 정리하는 사업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LX가 결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통일부 등의 요청이 우선해야 하며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다. →지적 사업으로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혜택은 무엇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속도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경북 영주의 후생시장은 지적 재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토지 소유권 분쟁이 정리됐다. 또 구도심의 낡은 주거 복지가 개선된 결과 ‘전국 도시재생 선도 지역 평가’(2016)에서 최우수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경북 포항의 지진 피해가 있었던 지역을 특별재생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지적 재조사도 참여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 현황과 계획은. -우리나라의 지적 제도와 측량 기술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우루과이 지적도 위치 정확도 개선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우리나라 위성인 아리랑 3호와 드론 측량을 활용한 첫 해외 진출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59억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국가지리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이 추진됐다. 이 밖에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적정보 인프라 구축 컨설팅 사업’ 및 세계은행 자금을 활용한 탄자니아의 컨설팅 사업 등이 추진된다. →LX의 공간 정보 기술을 스마트시티와 접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LX와 전주시가 전국 최초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쌍둥이 도시를 가상현실(VR)에 구현한 도시다. 교통 체증 등 도시의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해 제공하기 위한 기술이 투입된다. 전북혁신도시에 가장 먼저 이전한 LX는 스마트시티를 성공시켜 지역 균형 발전에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공공기관으로 다시 한번 앞서 나가고자 한다.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공간 정보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2018 스마트 국토엑스포’는 LX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어렵고 딱딱했던 공간 정보가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되는지 국민 여러분께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며 그 중요성과 가치에 대하여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올해 스마트엑스포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공간정보, 더 나은 미래’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공간 정보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VR과 홀로그램을 섞은 ‘혼합현실’(Mixed Reality)로 구성했다. 실제로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공지능 기반의 컨트롤타워에서 상황을 접수하고 피해 범위를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대응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가치 실천 계획은 무엇인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공공기관 본연의 업무다. LX는 ‘The 좋은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 용역 근로자 456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2022년까지 공간 정보 분야 일자리 1만여개를 만듦으로써 양적·질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노력은. -‘부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불거진 성 관련 비위 사건, 뇌물수수, 음주 운전 등 임직원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을 엄중히 문책하고 인사도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또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워라밸 LX’를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원년을 만들어 나가겠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최창학 사장은 1959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구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2007년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문화정보원장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5월부터 3년간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 공간정보연구원장으로도 일하며 해외 사업 등을 추진했다. ■ LX는 어떤 곳? 1977년 대한지적공사로 출발해 2015년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사명을 바꿨다. ‘땅의 주민등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을 측량하고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국토 정보 전문기관이다. 토지를 지적공부에 등록하거나 각 필지의 경계 또는 면적을 측량하는 작업을 한다. 해당 자료는 국토를 개발·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거나, 토지 평가 및 거래의 기준이 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 지적을 완성하는 것 역시 LX의 역할이다. 공간 정보를 통해 문화유산이 홍수, 지진, 방화 등으로 훼손될 것에 대비해 원형 복원을 위한 실측 자료를 확보하거나 낙후된 교량, 댐 등의 안전 대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또 ‘토지알림e’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의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대피소 정보와 약국, 병원, 경찰서 등 실생활에 필요한 위치 정보도 알려준다.
  • 소울의 여왕 추모하랬더니 마돈나 5분 동안 자기 자랑

    소울의 여왕 추모하랬더니 마돈나 5분 동안 자기 자랑

    팝스타 마돈나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을 추모하는 연설을 지나치게 장황하게 해 제멋에 취해 있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마돈나는 20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 도중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비디오상을 시상하기 위해 연단에 불려 나와 사회자로부터 프랭클린에 대한 추모의 얘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녀는 5분 동안 연설을 하며 프랭클린이 우리 모두에게 힘을 북돋아줬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마돈나가 연설 대부분을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일화를 나열하는 데 할애했다며 추모의 취지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60회 생일을 맞은 마돈나는 데뷔 초기 오디션 때 프랭클린의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를 불렀던 일화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두 명의 진짜 대단한 프랑스 레코드 프로듀서가 자신을 그다지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왜 그렇겠느냐”고 관객들에게 묻고는 “비쩍 마른 백인 소녀가 들어와 다시 볼 수 없었던 가장 위대한 소울 가수가 부른 노래를 부르려 했기 때문이었다. 아카펠라?”라고 물었다. 마돈나는 이어 프로듀서들이 자신에게 몇주 동안 전화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파리로 데려가 스타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며 “그 뒤 나머지는 역사가 됐다”고 했다. 또 “여러분은 아마도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할지 모른다”며 “다 연결된다. 우리 소울 레이디가 없었더라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가 오늘의 나로 이끌었다. 그리고 오늘밤 이 집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난 안다. 진짜 존경한다(R-E-S-P-E-C-T). 영원하라 여왕이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 연설은 아레사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고 딱잘라 말했다. 한편 올해의 비디오상은 카밀라 카벨로가 차지했는데 그녀는 차일디시 감비노,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브루노 마스를 제치고 영예를 차지했다. 무대에 오른 그녀는 무릎을 꿇어 마돈나에 대해 경배한 뒤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올해의 아티스트도 받아 최고의 상을 둘이나 차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내 개 건강이 우선! ‘불금’도 반납, 반려견 피트니스

    내 개 건강이 우선! ‘불금’도 반납, 반려견 피트니스

    “대부분의 견주들은 반려견 운동을 산책하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그 점이 많이 아쉽다. 국내에서 반려견들의 정신적, 신체적 단련을 위해 함께 놀고 즐기면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변우진 수석코치)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반려견 피트니스 센터. 복잡한 도심 속을 살아가는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운동하고, 놀고, 배우는 곳이라 해서 지난 17일 저녁 이곳을 찾았다. 이날은 모든 직장인들이 열광한다는 ‘불타는 금요일’. 하지만 자신의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깟 불금쯤이야’라고 가볍게 여기는 견주들이 하나 둘 모였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기자를 놀라게 했던 두 가지. 첫째는 일부 애견카페에서 볼 수 있는 속칭 ‘개판 5분전 개들’과 많이 다르단 점이다. 서로 견제하고 싸우고 하는 개들 고유의 본능이 다소 진정돼 있었고 견주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둘째는 특유의 개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점이었다. 반려견 뿐 아니라 견주들을 위해 쾌적한 환경을 잘 조성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짧은 기간 동안 행동교정만을 위해 기존 훈련소에 반려견을 보내는 것과 달리 견주들이 반려견과 함께 교육 받고, 교감을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했다. 수업 당 6마리가 정원이며, 전문 코치진 2명이 투입된다. 수업 시간은 한 타임당 50분간 진행되며 반려견들의 교육에 대한 ‘집중‘을 극대화하고 있다.최승애 대표는“이곳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견들이 함께하는 50분이란 시간은, 일반 애견센터에서 반려견들이 하루 종일 놀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개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방해하지 않는 이유는 사회화 과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변우진 수석 코치가 지도한다. 변 코치는 미국 테네시 대학에서 반려견 피트니스 트레이너 교육을 받았다. 또한 반려견 운동 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 제작하는 핏포(FitPAWS)의 마스터 트레이너 인증도 갖고 있다. 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운동 기구들이 개들에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이날은 주로 도그 다이어트, 유산소 운동, 앞다리 뒷다리 근육강화운동, 균형잡기 등 다양한 반려견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이곳에선 도심 속 반려견들이 사람들과 함께 잘 어울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매너교육과 사회화 과정도 병행한다. 예를 들어 초인종 소리, 자동차 경적 소리 등과 같이 흔히 접할 수 있지만 반려견들이 놀랄 수 있는 소리에 일부러 노출시키고, 그러한 소리 대신 보호자의 행동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교육이다.아프간 하운드 종인 자신의 반려견과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손종호씨는 “도심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필요한 매너를 반려견과 함께 배우는 것이 매우 좋았고, 반려견의 전체적인 근육량 증대 및 앞다리 뒷다리 자세 교정에 있어서도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변 수석코치는 “반려문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이곳처럼 반려견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잘 마련된 곳들 또한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가장 큰 목표는 이곳에서 반려견들과 견주들이 함께 웃고 즐기며 기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검찰도 가격담합 수사 가능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검찰도 가격담합 수사 가능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갖고 있던 전속고발권이 부분 폐지된다. 가격·입찰담합과 생산량 조절, 시장 분할 등 중대한 담합(경성담합)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담합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 관련 정보도 공정위가 검찰과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먼저 조사하지만 국민 경제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거나 국민적 관심,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사건 등은 검찰이 우선 수사하기로 했다. 사실상 리니언시를 공정위와 검찰과 함께 운영하는 셈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관련 합의문’에 서명했다. 전속고발제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 없이는 검찰이 기소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소송 남발로 기업 활동 위축을 막기 위해 불법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우선 행정조치를 통해 시정하고, 중대한 위반행위에 한해서 공정위가 고발하면 검찰이 수사하는 방식이다. 공정위와 법무부는 전속고발권 유지 문제를 오랜 기간 다퉈왔지만 두 기관이 명시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여러 행위 유형 중 위법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경성담합에 한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판매가격 공동 인상, 공급량 제한·축소, 입찰담합 등 소비자의 이익을 크게 해치고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반사회적 행위인 경성담합에 엄정한 처벌이 필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리니언시는 접수 창구는 기존 공정위 창구로 단일화 하되 관련 정보를 검찰과 실시간 공유한다. 검찰 수사를 위해 공정위가 자진신고 정보를 포함한 행정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검찰은 공정위 행정 처분을 위해 수사 자료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자진신고 사건은 공정위가 우선 조사하고 13개월 안에 조사를 마친 뒤 관련 자료 등을 검찰에 송부하는 방식이다. 재계 등 일각에서는 전속고발제 폐지에 대해 기업 활동과 시장의 자율성 위축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자진신고가 위축돼 은밀하게 진행되는 담합 행위를 적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장관은 “이를 감안해 자진신고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신고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감면하기로 하는 등 형벌 감면 기준을 명확히 해 자진신고자 보호 및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자진신고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진신고를 한 회사의 소속 임직원에 대해서도 조사·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경우 형사면책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법정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같은 날 공정거래법 개편 관련 당정 협의를 열고 전속고발제 폐지와 함께 담합 등에 매기는 과징금의 최고 한도를 2배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당정은 또 공정거래법 집행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집행 권한을 검찰, 법원 등으로 분산하고 집행수단을 다원화하기로 했다. 공적 집행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사적 구제수단도 강화한다.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당정은 대기업집단 정책 개선안도 마련했다.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 사익 편취 행위의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현행 상장 30%, 비상장 20% 이상에서 상장·비상장 모두 20% 이상으로 일원화했다. 이들 기업이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활용되는 순환출자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당정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벤처지주회사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벤처지주회사 설립 자산총액 요건을 현행 5000억원에서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고, 벤처기업 외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도 벤처자회사에 포함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진단받은 BMW 불안… “제출 자료 부실”

    진단받은 BMW 불안… “제출 자료 부실”

    10만대 한꺼번에 리콜… 교체부품 부족 날짜 수개월 연기… 수급 일정도 제각각 “부품만 교체는 미흡… EGR 통째 바꿔야” 교통안전공단 “지난 6월 이상 징후 확인 일부 자료 뺀 채 제출… 연내 원인 규명”잇단 주행 중 화재로 논란을 빚은 BMW코리아가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간 20일 안전진단까지 받은 BMW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수입차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여대가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여 교체부품 부족으로 일부 차량은 내년에야 리콜이 가능하다.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 파이프 청소(클리닝)가 까다로운 만큼 리콜 뒤 화재사고가 100% 차단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9분쯤 경북 문경시 중부내륙고속도로 174.4㎞ 지점에서 BMW 승용차에 불이 나 전소했다. 불이 난 승용차는 520d 모델이지만 운행중지명령 대상 차량이 아니라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차는 이달 초 안전진단을 받았으나 특별하게 부품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날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고 고속도로 주변 야산까지 불이 번졌으나 곧 꺼졌다. BMW코리아는 이날부터 전국의 61개 서비스센터를 통해 리콜 대상 BMW 차량에 대한 결함 시정 조치를 개시했다. 2011∼2016년 생산된 520d 등 42개 디젤 차종 10만 6317대가 대상이다. BMW코리아는 EGR 쿨러와 밸브를 개선 부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를 청소할 예정이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공기통로)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뜨거운 배기가스가 빠져나가 침전물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BMW는 안전진단에서 이상이 있다고 판명된 차량부터 우선 리콜해 연내 모든 리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 불안은 여전하다. 이날도 화재가 난 데다 당초 예약했던 리콜 날짜도 수개월 미뤄지고 있어서다. 엔진 종류에 따라 부품이 다르고 수급 일정도 제각각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리콜 후 화재가 계속될지 여부다. 화재가 잇따른다면 이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소모성 부품인 EGR은 세척이나 청소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고장이 잦다”면서 “EGR 관련 모든 부품을 통째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쿨러와 밸브 등 부품만 교체하는 것이라 완벽하게 화재 방지 조치가 됐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BMW가 잇단 차량 화재와 관련한 정부 기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제출이 의무화된 뒤에야 부실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BMW 차량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은 BMW 측에 태스크포스(TF) 자체 제작 보고서 등을 추가로 요청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6월 BMW 520d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며 “수차례 기술 자료를 요청했지만 BMW는 자료를 회신하지 않거나 누락한 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BMW 측이 제출한 자료와 자체 검증 등을 통해 연말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EGR 모듈 외에 다른 차량 결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기가스 저감장치(DPF) 등 후처리 시스템 간 화재상관성 조사, 흡기다기관 용융(熔融)온도 확인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류도정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EGR 결함이 100% 화재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고덕상업복합단지 ‘새 이름’ 찾습니다

    서울 강동구가 22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의 새 명칭을 공모한다.구 관계자는 “고덕동 23만 4523㎡에 조성되는 복합단지를 개청 이래 최대 경제개발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면서 “상업, 유통, 문화, 비즈니스, 연구개발(R&D) 기능을 융·복합한 도시라는 사업 비전을 함축적으로 담아 경제도시로 태어나겠다”고 20일 밝혔다. 구민 누구나 1인당 2편까지 제안할 수 있다. 구 홈페이지 공고문을 참고해 이메일, 우편, 팩스로 접수하면 된다. 수상작은 10월 선정된다. 최우수(1편) 30만원, 우수(2편) 각 20만원, 장려(2편) 10만원씩 시상한다. 이정훈 구청장은 “개발 프로젝트 비전에 적합하고 참신한 명칭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년 지난 유통기한·성분표시 온통 외국어…못 믿을 수입 식료품

    1년 지난 유통기한·성분표시 온통 외국어…못 믿을 수입 식료품

    제조일자 2019년인 제품도...구청은 “단속 사실상 불가능” 최근 중국 음식 마라탕에 빠진 직장인 김모(31·여)씨는 중국 식료품점에서 식재료를 구매했다가 일부 재료가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사용하지 않은 다른 재료도 유통기한을 확인했으나 중국어로 적혀 있어 알아볼 수 없었다. ●이태원 등 외국 식료품 판매점 급증 음식문화가 세계화되면서 수입 식료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판매점도 증가하고 있지만 수입 식료품에 대한 유통기한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구로구 구로시장,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외국 식료품점 20여곳을 확인해 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상당수가 매대에 올라 판매되고 있었다. 대림시장과 구로시장의 중국 식료품점에 진열된 식품들 중에서는 유통기한이 4개월 지난 말린 채소, 1년 지난 된장 등이 쉽게 눈에 띄었다. 유통기한이 ‘保期:12月’(제조일로부터 12개월)이라고 중국어로만 쓰여 있어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직원 “품목 너무 많아 확인 못했다” 태국,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식료품점이 밀집한 이태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통기한과 한국어 성분 표시가 없는 것도 있었다. 심지어 제조일이 2019년 12월로 적힌 건포도도 확인됐다. 직원 A씨는 “유통기한이 2~3년인 식품을 한꺼번에 들여와 쌓아 놔서 잘 몰랐다”면서 “품목이 4000개가 넘어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수입 식품의 표시사항은 한글이 인쇄된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지워지지 않는 잉크, 각인 또는 소인을 사용해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횟수에 따라 최고 영업정지 3개월을 받는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할 땐 식품위생법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 30만~90만원이 부과된다. ●‘보따리상’ 반입 땐 사실상 관리 불가 하지만 현장 단속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현실적으로 적발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구로구 위생과 관계자는 “관내 전통시장 식품 관리 담당자가 1명이라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사전 단속이 어렵다”고 밝혔다. 수입 식료품 판매점 상당수는 외국인이 운영하거나 일한다는 점도 단속의 걸림돌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외국 식품 판매는 수입과 달리 신고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분기별로 한 번 현장 지도를 나가는 정도”라면서 “(외국인) 직원들이 한국어를 모른다고 해버리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려 해도 판매점을 운영하던 외국인이 출국하고 나면 속수무책이라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일명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온 식품의 경우 관리가 불가능하다. 현재 관세청은 개인적으로 들여오는 물품 중 포장 식품은 따로 검사를 하지 않는다. 이 식품들은 한국어 라벨, 유통기한, 성분표시 없이 원산지만 표기된 채 소매점에 유통되지만, 정식 수입업자를 통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위반을 파악해도 처벌이 어렵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올 경우 처분 대상이 불명확해 과태료 부과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5G시대, 디지털 오지의 노인들

    5G시대, 디지털 오지의 노인들

    “인터넷 계좌 신분증 촬영도 어려워” 노년층 디지털 기기 활용 매우 저조 정보 격차가 경제적 기회 박탈로 연결 ‘노인 디지털 래그’ 정책적 접근 필요“앱이 뭐여. 그걸로 기차표를 예매한다고? 난 할 줄 몰라.” 20일 서울역에서 만난 김모(80)씨는 매표소에서 줄을 섰다가 힘겹게 표를 샀다.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지만 앱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른 70대 노인은 “명절 기차표 예매를 자녀에게 맡겼다”면서 “자식이라도 있으니 망정이지 나 혼자선 스마트폰으로 예매 같은 건 못한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고모(61)씨는 “인기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 영화관을 찾으면 매진이거나 맨 앞자리만 남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볼 때가 많다”면서 “전부 스마트폰으로 예매해버리니 현장에서 표를 사는 사람만 바보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만능시대’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각해지고 있다. 각종 공연·영화 예매와 금융 이용 등이 모두 스마트폰 앱으로 이뤄지다 보니 오프라인매장 이용에 길들여진 고령층만 사회적 혜택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디지털 래그’(Digital Lag·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는 현상)라는 신조어도 회자된다. 특히 올해 추석 때부터 명절 귀성·귀경 열차표 예매를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게 되면서 오는 28일 서울역 등 역사 매표소 앞은 노인만의 장사진 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앱으로 간편한 계좌송금이 가능해진 것도 ‘앱맹’(앱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인 고령층을 더욱 힘들게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20대는 이벤트 혜택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 누리지만 50대 이상은 처음 가입할 때 신분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부터 어려워한다”면서 “가입방법과 이용문의를 하는 사람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라고 전했다. 물론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노인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유튜브·메신저·게임·통화 등 기본적인 기능을 활용하는 데 그쳤다. 예약·예매나 모바일 뱅킹 활용도는 극히 낮았다. 김모(70)씨는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유튜브 앱을 보여 주면서 “이거 누르면 영상이 나오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 메신저로 누가 주소를 보내주면 눌러서 들어가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상을 직접 검색해 찾아서 보진 않았다. 곽모(82)씨도 “누가 보내주면 보지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건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디지털 정보 격차가 활용 능력의 격차로 이어져 노년층의 경제적 기회가 박탈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단순히 소외계층의 문제로 보기보단 국민의 삶의 질 제고라는 관점에서 통합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김병준 “한국당은 고장난 자동차”…친박 “車 아닌 운전자 문제”

    김병준 “한국당은 고장난 자동차”…친박 “車 아닌 운전자 문제”

    김위원장 “가치·비전 체질개선이 우선” 김진태 “2년전과 같은데… 리더십 잘못” 박완수 “특활비 등 국민 기대 부응 놓쳐” 비대위 역할·범위 놓고도 의원 간 공방 “룰 만드는 것만 해야” “무난해선 안 돼”자유한국당이 20일 당 혁신 방안과 정기국회 전략 마련을 위해 경기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가진 ‘2018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 사이에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 출범 후 한 달 동안 구체적인 혁신안보다는 ‘국가주의’ 등 가치 논쟁에 주력하는 데 대해 일부 의원이 반론을 제기하면서 아슬아슬한 공방이 펼쳐졌다. 발언 내용을 직접화법 형식으로 옮긴다. -김병준 인적 청산을 하지 않으면 그걸로 혁신이 없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다른 생각이다. 지금 우리 당은 고장 난 차다. 차가 고장 났는데 고치지 않고 좋은 기사만 영입한다면 차가 갈 수 있겠나. 먼저 차를 고치고 난 다음 인적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김태흠 가치 재정립은 선후 관계가 있다. 국민은 비대위에서 지금까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른다. -김진태 운전수가 아닌 차가 고장 났다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그동안 차는 고장 난 게 없는데 운전수가 문제였다. 20대 총선 전에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나갔는데 2년 만에 왜 이 모양이 된 건가. 결국 총선 참패, 탄핵, 지방선거 대참사,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우리 당을 이끌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 -김병준 한국당이 180석, 200석으로 잘나갔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당들은 어떤 사건들로 인해 쉽게 무너지는 구조다. 체질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더 단단한 우파정당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가치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얘기하고 가야 한다. -박대출 국민은 콩으로 메주를 쑤는지 팥으로 쑤는지 관심이 없다. 맛있는 된장과 간장이 필요하다. 탁상공론을 벌이기보단 더 실체적으로 민생에 접근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김병준 기본적인 것을 만들면서 이슈에 대응하는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완수 가치 재정립을 하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운전자에게도 책임은 크다. 당 지도자의 한마디가 수십만 당원을 부끄럽게 만드는데 당의 이념과 가치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중요한 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리더가 국민의 상식에 부응하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우리 당은 특수활동비 폐지를 통해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는데 이 기회를 놓쳤다. 가치 정립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지도자가 바뀌면 소용이 없다. -김병준 잘못된 지도자가 나왔을 경우 그 지도자가 나온 환경과 배경에도 문제가 있다. 그런 지도자가 나오지 않게 기초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정용기 김 위원장이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는데 표현만 다를 뿐 “나를 따르라”와 차이가 없다. 비대위의 역할은 민주적 시스템이 살아 움직이는 정당을 만들기 위한 룰을 만드는 데까지다. 당의 근본적인 개혁과 변화는 결국 선출된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김병준 나를 따르라고 한다고 의원들이 정말 따르겠나. 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화두를 던지는 것뿐이다. -엄용수 비대위가 무난하고 원만하게 넘어가선 안 된다. 아픔의 화살을 맞는다고 해도 충분히 감수하면서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 달라. -김병준 될 수 있으면 모두의 동의를 얻어 스스로를 바꾸고 좋은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방북 89명 중 7명만 자녀 만나… “시간 없다, 수시로 상봉해야”

    방북 89명 중 7명만 자녀 만나… “시간 없다, 수시로 상봉해야”

    방북 87% 80대 이상… 2명 100세 이상 절반 이상 조카·며느리 등과 만남 그쳐 文대통령 “인도적 사업중 최우선 사항” 한적, 북측과 면회소 상시 운영 등 논의금강산호텔에서 70년 만에 이산가족을 만난 남측 방북단 89명의 평균 나이는 무려 86.1세였다. 부자 상봉을 한 경우는 7명(7.9%)에 불과했다. 빠른 고령화로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상봉의 정례화 및 대규모화, 화상 상봉, 편지 왕래, 고향 방문 등의 방안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남북 관계의 지속적인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95세 어르신이 이번에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이제 끝났다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보도를 봤다”며 “저 역시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 그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이 공감한다. 정말로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5년 동안 3600여명이 매년 돌아가셨고 올해 상반기에만 3000명 넘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분들이 헤어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천추의 한을 안고 생을 마감하신 것은 남과 북의 정부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전체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 2603명이었다. 지난달 말까지 7만 5425명(56.9%)이 세상을 떠났다. 또 이들의 사망연령은 80대가 45.2%로 가장 많았다.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5만 6862명) 중 62.6%가 8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산가족 상봉 확대가 시급하다. 이날 이산가족을 만난 방북단 89명 중에도 77명(86.5%)이 80대 이상이었다. 100세 이상도 2명 포함됐다. 또 급격한 고령화로 형제나 자식을 만나는 경우가 줄고 한 다리 건너 상봉이 이뤄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이날 상봉에서 단 7명이 북측에 사는 아들이나 딸 8명을 만났다. 26명이 북측의 형제·자매(이복 포함) 35명을 마주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명은 북측의 조카, 조카손자, 형수, 매부, 5촌 등을 만났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계기로 정기 상봉행사, 전면적 생사 확인, 화상 상봉, 상시 상봉, 서신 교환, 고향 방문 등의 ‘상봉 확대 방안’을 북측과 협의한다. 또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건설 당시의 취지대로 상시 운영하는 것을 논의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을 더욱 확대하고 속도를 내는 것은 남과 북이 해야 하는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저거 정치 판결 아니야?” 오해 키우는 ‘판사님 재량’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저거 정치 판결 아니야?” 오해 키우는 ‘판사님 재량’

    벌금 100만원 이상일 때 ‘당선무효’ 90만원刑에 그치는 ‘온정주의’ 남발 검찰은 ‘선거범죄구형표’ 기준 활용여느 형사재판과 다르게 선거재판은 죄를 처벌하는 기능을 넘어 또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바로 당선무효 기능이다. 공직선거법 264조에 따라 선거법을 위반해 신체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취소된다. 덕분에 선거재판 선고일의 관심은 온통 정치인에게 가해지는 형이 징역형인지, 벌금형이라면 100만원 이상인지에 맞춰진다. 형사재판의 원초적 기능이야 처벌이고 당선무효 여부는 부수적 사안이어야 하겠지만, 선거재판 방청석에 앉은 이들은 온통 당선무효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운다. ‘질소’를 산 것인지 ‘과자’를 산 것인지 헷갈리는 한국 과자처럼 재판의 본질이 유무죄가 아니라 당선무효 여부로 전도된 것이다. 결국 당선무효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오엑스(O/X)의 단순 선택이 됐지만, 선거재판 결과를 예상하는 일은 다른 형사재판에 비해 훨씬 어렵다. 형사재판이 다루는 다른 여러 혐의들처럼 선거재판에서도 2009년 이후 양형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양형 기준이 당선 유·무효를 가르는 ‘100만원’이란 기준과 동떨어져 설정된 탓이다. 예컨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제시한 선거범죄 양형 기준에 따르면 후보자를 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공표죄를 저질렀을 때 징역 8개월 이하, 혹은 1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한다. 비방 정도가 약하거나 전파성이 낮았을 때, 상대 후보 측이 선거 전후에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등 감경 요인이 있다면 재판부는 형량을 50만~150만원 사이 벌금형으로 낮출 수 있다. 감경 요인을 감안해 재판부가 내릴 수 있는 벌금형 범주 안에 당선무효 기준 벌금액인 100만원이 들어 있으니, 당선 유·무효를 가르는 재량은 전적으로 법원이 쥐는 셈이다. 선거구 주민들에게 금품·향응을 베풀었을 때 적용되는 기부행위 관련 법규를 위반했을 때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부행위 금지 조항을 어겼을 때엔 10개월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만~500만원 벌금형이 양형 기준으로 설정돼 있다. 만일 친분 관계 때문에 기부행위 위반이 우연히 벌어졌거나 선거에 불출마하는 등 감경 요인이 생겼다면, 재판부는 형량을 50만~300만원 사이에서 선고할 수 있다. 매수죄의 경우 감경해도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하는 양형 기준을 채택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 관련 매수죄를 범했을 때 감경 양형은 50만~300만원으로 범위가 넓다. 이 같은 선거범죄 처벌 체계는 재판에 두 가지 현상을 만들어 냈다. 일단 감경 범위 안으로 들어온 범죄에 대해 벌금 90만원형이 남발되는 ‘온정주의’가 첫 번째이다. 두 번째로 법관의 양형 재량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선거재판 결과 예측이 어려워지고, 선고 때마다 ‘정치적 판결’이란 비판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법원과 다르게 검찰은 내부적으로 50만원씩 구간을 나눈 선거범죄 구형표를 활용한다. 한 검사는 “정치적 선거범죄 수사·재판을 하려면 명확한 기준을 따라야 뒷말이 안 생긴다”며 우회적으로 법원을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1 선거 공보물에 ‘장학재단 설립’과 ‘전국 지역구 중 유일 박물관·미술관·천문대 보유’를 재임 중 치적으로 소개한 A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지역구가 ‘전국 유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다. #2 B후보는 지역구민이 자주 사용하는 지방도로를 ‘2010년 국도지선으로 승격’시켰다고 공보물에 명시했다. 국도와 국도를 연결하는 국도지선이 되면, 도로 관리·보수비용을 국가가 부담해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국도지선 승격 관철’은 B후보가 의정보고서, 기고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던 사안이지만 실상 이 도로는 현재도 지방도로다. #3 C후보는 지역구 내 산단과 관련해 29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공보물, 선거용 명함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C후보는 이 산단에 재정을 투입할 근거법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2900억여원에 달하는 예산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결과적으로 선거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게 된 A·B·C후보는 모두 최근 5년 이내인 2012~2017년 공직선거법 250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3심까지 재판을 받았다. 이 3명 중엔 신체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백지화된 이도 끼어 있다. 누구일까.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가구마다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 속 허위가 있을 때 법원은 대체로 준엄하게 꾸짖는다. 그래서 ‘공보물 제작은 비서관이 전담해 허위사실이 기재됐는지 몰랐다’는 C후보 주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문구를 새긴 명함을 나눠 주고, 공보물이 자택에 배달됐는데 내용을 안 봤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거나 “주장대로라면 C후보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 공약을 선전했다는 얘기가 돼 수긍할 수 없다”며 C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공보물 제작 실무자와 함께 재판을 받은 B후보에 대한 법원 태도는 달랐다. 재판부는 “후보자가 선거공보 게재 내용 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확인이 가능한지도 의문이 든다”며 책임을 B후보 대신 실무자에게 지웠다. 12쪽짜리 공보물을 후보가 확인하는 게 어렵다고 본 재판부는 “(공보물의) 표현이나 공약 주제 설명은 후보를 보좌하는 홍보담당자와 기획자 등 전문가들이 협의해 재량 범위 안에서 전담해 결정하는 것이 실무상 가능할 것”이라며 B후보의 책임을 없애 줬다. 이 같은 법원 판단에 힘입어 20대 총선 당선자인 B후보는 의원직을 유지했다. B후보는 강길부 의원이다. 비록 유죄이지만 벌금 80만원형을 확정받은 C후보, 권은희 의원도 의정 활동 중이다. 반면 지역에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긴 하나 이 3개 시설이 동시에 있는 게 전국 유일하며 자신의 직전 임기 중 완성된 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던 A, 현삼식 전 경기 양주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선거 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재선을 위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업무 성과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현 전 시장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인식한 채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선자 중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17명 중 아무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과 다르게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기초단체장 중 현 전 시장을 포함한 5명이 이 혐의로 직을 박탈당했다. 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은 꽤 정형화된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재판부는 우선 공표된 말과 글이 허위인지, 아닌지를 따진다. 하급심은 이때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구체성을 가진 공표’를 허위사실로 본 대법원 판례를 참고한다. 일단 허위 판정을 내리게 되면, 두 번째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표 당시 허위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는지 따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법원은 미필적 고의만 보이더라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한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경우 어떤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떠올리는 인식을 미필적 고의라고 한다. 허위사실공표죄 유·무죄 및 당선무효형 선고 여부가 갈리는 곳이 주로 이 두 번째 지점이다. 6회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비교하면, 미필적 고의는 유독 국회의원보다 기초단체장에게 더 가혹하게 인정됐다. 전국 출마자 중 18번째로 전과가 많았던 4범 상대후보를 지칭하며 지역유세에서 ‘전국 두 번째로 전과가 많은 사람’이라고 연설한 서영교 의원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심으로는 ‘경쟁 정당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전과가 많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표현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호적으로 피고인의 속마음을 짐작했다. 재판부는 또 부패범죄 전과를 마치 사면받은 것처럼 홍보해 당 공천 결격사유가 없는 것처럼 꾸민 김한표 의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리면서도, 총선이 임박해 당이 새로운 공천규칙을 만들어 김 의원을 공천한 사정 등을 들어 “정치적으로 해결됐으니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김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경기 구리 지역에선 동일한 현안 때문에 시장과 국회의원이 잇따라 기소됐지만 재판 결과는 달랐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개발제한구역인 구리시 토평동 근처에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한다는 이 지역 현안을 풀었다는 취지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란 현수막을 지방선거 사무실에 내건 박영순 전 시장에겐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반면 총선 1년쯤 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란 현수막을 내걸어 기소된 윤호중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박 전 시장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선거일이 임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참작요인이 있지만, 이런 박 전 시장에게 가해진 벌금도 1심까진 80만원이었지만 2심부터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반면 윤 의원이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을 때 검찰은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 고법에서 다툴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다음 회엔 사법농단 문건에서 엿보인 입법부와 사법부 간 견제와 공조, 선거범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과 법원의 힘겨루기 양태를 살펴봅니다.
  • 남태평양판 사드 보복/팔라우, 중국 관광객 끊기며 큰 타격

    남태평양판 사드 보복/팔라우, 중국 관광객 끊기며 큰 타격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며 지난해 말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대한 단체관광을 중단시킨 뒤 현지 관광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팔라우 수도인 코로르 시내에 있는 호텔과 식당이 텅 비어 있으며, 많은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유명 휴양지를 오가는 관광용 선박은 대부분 부두에 정박한 상태이다. 이는 팔라우 관광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인 관광객의 팔라우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대만과 단교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팔라우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중국은 실제로 단체관광객 송출을 중단했고,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팔라우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15년 9만 1000 명, 2016년 7만 명에 달했던 팔라우의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의 여행 제한령 이후 지난해 5만 5000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6월 사이에는 2만 5000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팔라우의 유일한 항공사인 팔라우태평양항공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홍콩 및 마카오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더구나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팔라우 해변에 건설 중이던 여러 호텔도 공사가 중단됐다. 이는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은 한국을 대상으로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보복조치를 취한 것을 유사하다. 필리핀과 괌 사이에 있는 팔라우는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18개국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 출범 후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들에 경제적 수단 등을 동원해 단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 취임 2년 사이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중국의 압력에도 팔라우 정부는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의 투자와 관광은 환영하지만, 우리 정부의 원칙과 민주적 이상은 대만과 더욱 가깝다”며 중국의 대만 단교 압박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대륙의 위협’ 한·중 기술 격차 1년으로 줄어

    ‘대륙의 위협’ 한·중 기술 격차 1년으로 줄어

    한·중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불안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한재진 연구위원과 김수형 연구원은 19일 ‘한·중 수출구조 변화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한 한·중 기술 수준 격차는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0년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전자·정보·통신 기술 격차는 0.3년 줄었고 의료는 0.5년, 바이오는 0.2년 축소됐다. 중국이 앞서 있던 항공우주 부문에선 기술 격차가 4.3년에서 4.5년으로 0.2년 늘었다. 한·중의 수출 경쟁 구도도 심화되고 있다. 전체 수출 품목에서 한·중 수출경합도지수(ESI)는 2000년 0.331에서 2016년 0.390으로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ESI는 1에 가까울수록 양국의 수출 구조가 유사해 경쟁이 심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석유화학, 철강, 철강제품, 기계,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정밀기기 등 8대 주력 품목의 ESI는 2011년 이후 상승해 2016년 0.470을 기록했다. 가격경쟁력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지만 북한 리스크 축소 여파로 원화 가치 하락폭은 다른 신흥국보다 크지 않다. 보고서는 “기술 투자, 연구개발(R&D) 지원, 원천 기술에 대한 개발 사업 확대 등 정부 주도의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고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시장 진출 등으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여성운동을 이끌어 온 활동가들은 ‘안희정 재판’이 남성 편향적인 한국 사회의 틀을 바꿀 변곡점이 되리라 기대했다. 자신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대한 제도권의 첫 응답이었기 때문에 많은 여성운동가들이 재판에 주목하고 참여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활화산처럼 타오른 미투의 분노와는 달리 우리 사회의 지반은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동토(凍土)임을 확인해 줬다. 공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42)씨가 지난 1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재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계속 재판을 방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 피해자가 나서기도 어렵고 법정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여기까지 밀어붙인 셈이다. 더욱이 안희정은 내가 20년간 성폭력 상담과 관련 운동을 하면서 봐 온 피의자 중 권력이 가장 센 사람이었다. →안희정의 권력도 이미 끝난 것 아닌가. -방청 과정에서 엄청난 권력자라는 걸 새삼 느꼈다. 선고공판 당일 새벽 6시 전에 방청권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법원 앞에서 줄을 선 이들이 안희정의 지지자들이었다. 변호사들의 조력도 남달랐다. 재판관을 주로 상대하는 중년 여성의 변호사, 증거 채택 문제에 집중한 두 남성 변호사, 피해자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진 젊은 여성 변호사 등 안희정의 변호인단은 전략적으로 치밀했다.→김씨 측은 어떠했나. -김지은을 지지하고 도운 사람들 가운데 남성 변호인이나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그 많던 남성 인권변호사들이 모두 외면했다. 한 줌의 여성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나섰다. 재판 전체가 ‘위력이 행사되는 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유죄를 예상했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재판부가 이 사건의 쟁점을 위력이 존재하는지와 위력이 실제로 행사됐는지로 쪼개서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이 바로 “저희도 그것을 중심으로 재판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검찰은 “위력 간음죄를 총체적, 맥락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재판부와 안희정 측 변호인단이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판결 가운데 가장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 -책임을 입법에 돌린 점이다. 판사는 ‘비동의 간음죄’(No means no rule)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무죄를 선고한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비동의 간음죄보다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더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는 게 ‘위력에 의한 간음죄’다. 이 조항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 비동의 간음죄가 있는 서방 국가도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투가 계속 터져 나오니까 오히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위력에 의한 간음죄(형법 303조)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성폭력 처벌법 10조)가 다 있다.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되는데 비겁하게 입법 미비로 책임을 돌렸다. →‘비동의 간음죄’ 입법이 굳이 필요 없다는 뜻인가. -비동의 간음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노’(No)라 말했을 때 상대가 ‘노’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위력 관계에서는 ‘노’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비동의 간음죄는 부부나 친구 관계 등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처벌하는 데 유효한 조항이다.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입법 논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인가. -그렇다. 미투가 비동의 간음죄 입법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입법 물타기’를 경계한다. 이번 판결은 법이 문제가 아니라 판사의 재량에 따라 본질이 왜곡된 게 문제다. 재판부 탄핵이나 젠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성폭력 전담 재판부를 만드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처벌이 보편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피해자들이 숨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법정까지 갔을 때 잃는 게 너무 많다. 직장 여성으로서 커리어를 다 포기하고 재판을 시작해야 하니까 입을 닫는다. 김지은의 안희정 고발은 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해자가 용기 내기 어려운 사회였는데 미투 이후에 달라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법원이 “이제 우리가 가진 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어야 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성적자기결정권’ 등 여성주의 용어들을 언급하며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 쓴 용어들을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쓴 것 같다. 대표적인 게 ‘성적자기결정권’과 ‘성인지 감수성’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고 침해당해선 안 되는 권리이지 행사해야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김지은한테 왜 그걸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마치 ‘돈이 있는데 왜 쓰지 않느냐’고 책임을 묻는 꼴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그걸 침해한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 재판부는 김씨의 성인지 감수성도 문제 삼았다. 그런데 성인지 감수성은 재판관이 가져야 하는 것이다. 법관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안희정을 재판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김씨가 피해자답지 않게 행동했다’는 재판부의 판단도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자답지 않다고 지적된 행동 대부분이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일들이다. 강간 다음날 순두부를 챙겨 줬다고 하는데, 식사 챙기는 것은 권력자를 상사로 둔 비서의 기본 업무이다.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상사가 짜증을 내는데 안 할 수 있겠나. →이번 판결에 가장 분노하는 이들이 여성 직장인들인 것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장인들도 위력에 의한 등산, 위력에 의한 회식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날 저녁 상사가 술자리에서 욕하고 때렸어도 다음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출근해야 하는 게 직장 내 ‘을’들의 현실이다. 김지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성이 개입되니까 ‘이상하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 전체가 ‘피해자다움’을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다 쓰러져 있고, 인생 포기하고, 자살을 기도할 거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데 대다수 피해자들은 당장은 그렇게 못 한다. 대부분이 얼어붙는다. ‘내가 어제 뭘 겪은 거지’라고 그 일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김지은이 수행비서에 채용된 지 불과 3주 만에 첫 간음이 일어났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거다. 그리고 두 달간 3번의 성폭행이 일어났다. 김씨는 비서가 된 후 “이제 너는 안희정 사람”, “정치판에서는 평판이 전부”라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사소화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김지은도 그 과정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위력의 존재’가 곧 ‘위력의 행사’는 아니지 않나. -물론 양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 그런데 재판부는 안희정에게 ‘위력’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의 행사 여부를 증명할 때는 김지은에게 “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갑자기 주어가 달라진 거다. 재판부는 안희정한테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인권을 강조하던 사람이 왜 참모한테 그런 행동을 했느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안희정 재판이 아니라 김지은 재판이었다. 안희정이 “외롭다. 안아 달라”고 한 것 자체가 위력의 행사인데도 말이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너무 넓게 인정되면 부하 여직원과의 불륜을 모두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불륜은 둘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보통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재판에서는 둘이 진짜 연인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같이 찍은 사진이나 하트를 보낸 문자가 있는지, 데이트를 한 흔적이 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위력 관계 속에서도 상호 동의에 의해서 위력이 무력화될 수 있는 연인 관계로 전환됐는지도 중요하다. 그런데 안희정 재판의 쟁점은 이게 아니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성적자기결정권 행사 여부를 물었다. 안희정은 둘이 연인이었다는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했다. →여성들의 분노가 남성 혐오로 흐르는 측면도 있다. 성평등 사회로 가려면 결국 남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들만의 힘으로 1심까지 왔다면 2심에서는 남성들의 동참이 절실하다. 남성들도 겪었던 갑질 횡포에 대한 증언과 자백이 나와야 한다. 생물학적 성별을 떠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여성들과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하는 그 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남성들의 몫이다. 위력에 의한 모욕에 숨죽일 수밖에 없는, 영혼이 죽어 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투 이후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도 발전하고 있지 않나. -그간 남성들이 많이 놀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하면서 여성이 겪는 폭력의 현실을 얼마나 몰랐는지 고백하는 남학생들도 많이 만났다. 밤에 택시 타고 들어갈 때 여성이 “잘 들어갔느냐”고 안부 문자를 보내면 남성은 이를 호감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 문자는 위험 사회에 노출된 여성들의 일상의 언어이다. 이런 현실을 남성들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보수 정권에 비해 젠더 감수성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 않나. -현 정부는 ‘386 진보 남성’의 한계에 갇혀 있다. 보수의 한계와는 또 다르다. 진보 쪽 남성들은 자신이 다른 남성보다 낫고 매력적이라고 착각하며 여성들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보수 남성들이 ‘왕’처럼 군림했다면 진보 남성들은 ‘왕자병’에 걸린 것 같다. 보수는 여성의 입을 막았고 진보는 듣는 척하지만, 결국 ‘너도 동의했잖아’라고 치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도 페미니스트다”라고 선언했지만, 페미니즘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다. 선언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항소심은 어떻게 예상하나. -항소심이든 대법원이든 이겨야 한다. 1심 재판부는 안희정 편이었다. 검찰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다. 대법 판례를 볼 때 폭행, 협박이 없고 김지은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사건에도 유죄를 내린 경우가 있다. 이번처럼 끝까지 싸우려는 피해자가 등장했을 때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진전되어야만 한다. 여기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낸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권김현영은 누구 1994년 대학에 들어간 이후 줄곧 여성운동을 해 왔다. 대학 총여학생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대학원 졸업 후 이화여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등 다수의 책과 연구논문을 냈다. 지난 18일 안희정 무죄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집회에 참여했다.
  • ‘평화전도사’ 코피 아난, 평화 속에 잠들다

    평직원서 최고수장 오른 입지전적 인물 유엔 개혁 등 업적…2001년 노벨평화상 文대통령 “고단한 길 걸었던 친구 잃다” 전세계 추모 물결…트럼프는 아직 침묵 “그가 태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겼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80)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코피 아난 재단은 트위터에 “그는 고통이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 주었다”고 그의 죽음을 기렸다. 아난 전 총장은 유엔 사상 처음으로 평직원으로 시작해 최고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며 아프리카 출신 첫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유엔 회의실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그는 2003년 “나는 근본적으로 아프리카인이라고 느낀다. 내 뿌리는 아프리카”라고 말했다. 1938년 영국 식민지였던 가나 쿠마시에서 태어난 아난 전 총장은 콰메 은크루마과학기술대 재학 중 미국에 유학했다. 미네소타주 매칼레스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4세 때인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기획예산 책임자 등 요직을 거쳐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이 됐고, 1997년 7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유엔 입성 35년 만에, 평직원으론 처음이다. 그는 유엔 개혁과 에이즈(AIDS) 확산 방지, 세계 빈곤 퇴치, 지역분쟁 중재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직 사무총장으로 이 상을 받은 것도 그가 처음이다. 2002년 사무총장 재선에 성공했고 2006년 42년간의 유엔 생활을 마감하고 제네바 인근 한적한 마을에서 살며 세계 원로정치인의 비영리단체 엘더스 회원으로 활동했다. 1998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과 유엔사찰단 문제와 관련해 직접 협상을 하면서 그와 악수를 한 게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양심과 도덕적 중재자로서 유엔과 자신을 내던졌고, PKO가 지킬 평화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 ‘인도주의적 개입’을 통해 유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1998년 서울평화상을 받은 그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공개 지지했다. 북한 방문을 희망했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세계인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대한민국 국민의 슬픈 마음을 함께 전한다”며 “우리는 평화를 위해 고단한 길을 걸었던 친구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는 (세상을) 선으로 이끄는 힘이었고, 나는 그를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도 “유엔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비전과 용기는 늘 존경받고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헌신은 말할 필요도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차분하고 단호한 접근법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기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글로벌 문제의 공동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그의 목소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이후 10개에 가까운 ‘폭풍 트윗’을 올리긴 했지만 정적들이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을 뿐 아난 전 총장을 애도하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싱가포르 언론 “시진핑, 9·9절 참석” 中, 한반도 조정자 지위 회복에 총력 대미 무역협상서 북핵 이용 관측도 민감한 美 “中, 대북 영향력 발휘해야”시진핑(習近平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3월부터 중국과 북한은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지만 모두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첫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방문을 약속했으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창인 데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방북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오는 9월 9일(9·9절)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 준비 및 세부 일정 확정을 위해 약 30명 규모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선발대가 먼저 평양에 입성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현재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전후로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지면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첫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북이자 2001년 장쩌민(江澤民),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에 이어 세 번째이며 13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에서 비핵화 협상 등 조정자 지위를 확보하고 대미 무역전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과 종전선언 등 비핵화 협상에 중국을 우군으로 이용하려는 북한,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추진돼 더욱 주목된다.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약해진 영향력을 회복하면서 대미 무역협상 등에서도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추진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던 북·미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이려는 시점이라 북·중 밀착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시 주석의 방북설에 대해 “북한이 북·미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미 간 협상의 ‘판’을 흔드는 게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또 미국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극비 북·미 접촉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4차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면 3차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빈손 방북’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런 논란을 차단하고 북한 비핵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김 위원장의 면담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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