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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 뭉개다 붕괴 이틀 만에 철거…“상도유치원 증거 인멸 아니냐”

    6개월 뭉개다 붕괴 이틀 만에 철거…“상도유치원 증거 인멸 아니냐”

    “지반 강화 위한 철근 부족하게 넣은 듯” “바뀐 법 따라 안전 평가했으면 사고 막아” 자체조사단 꾸린 구청 “뼈아프게 반성” 인근 주민들, 철거 현장서 소음·먼지 항의한밤중 건물 일부가 기울어져 자칫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한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의 철거가 9일 시작됐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일부 주민은 “증거 인멸 아니냐”고 비판한다. 사고 이후 “무너진 옹벽(흙막이)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거나 “바뀐 법에 따라 안전평가만 했어도 사고가 안 났을 것”이라는 등 의혹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는 자체 사고조사단을 꾸려 원인을 찾고 있지만 여론 불신이 가득 쌓인 상태라 결과가 나와도 설득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동작구는 이날 오후 2시쯤 ‘ㄷ’자 모양의 상도유치원 건물 중 크게 기울어진 부분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 유치원은 지난 6일 밤 11시 22분쯤 인접 빌라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바닥이 꺼져 건물 일부가 20도 가까이 기울었다. 구 측은 유치원 주변이 주택가이고 주민들이 사고 당일 굉음 탓에 크게 놀랐던 터라 철거 작업은 소음이 덜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브레이커’라는 장비로 두드려 파쇄시키는 방식 대신 집게 모양의 압쇄기(붐 크러셔)로 뜯어내는 방식을 동원한 것. 구는 10일 오후 6시쯤 본체와 지하층 철거를 끝내고 13일까지 잔재를 반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먼지와 소음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철거 작업이 1시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주민 20여명이 철거 현장에 나와 “먼지가 나니 방진막을 설치해달라”, “물이라도 뿌려가며 해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는 “안전상 더 위험하다”며 거절했다. 상도유치원 학부모라고 밝힌 한 30대 여성은 “애들 쓰는 건물은 100년 이상 갈 수 있게 지어야 정상인데 5년 만에 무너지다니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6개월가량 유치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잇따랐으나 행정관청은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유치원 측은 지난 3월 자체 컨설팅을 맡긴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로부터 “(인접 공사장의) 지질 상태가 취약해 붕괴 위험성이 높다”는 결과를 통보받고는 이를 구에 전달했다. “현장 방문과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공문도 보냈다. 하지만 구는 이 의견서를 공사 감독업무를 하는 감리사와 건축주에게는 보내지 않고, 시공사에만 보냈다. 이 때문에 대책 마련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당시엔 지정된 감리사가 없었고, 인허가 신청 때 건축주가 설계업체에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그쪽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고 전날 건물 기둥에 균열이 가는 등 이상징후가 포착돼 유치원 측이 시급한 안전 진단을 요구했지만 구 측은 사고 때까지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뼈아프게 반성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비판은 거듭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이날 구의 언론 브리핑 자리에 나와 지하안전영향평가를 제대로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20m 이상 굴착 시 지질 등을 조사하도록 올해 1월 관련 법령이 발효됐다는 것이다. 구 측은 “문제의 빌라는 지난해 9월 인허가 서류가 접수되어 시점상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건축 행정의 실태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문제 발생 때 적극 개입보다는 책임을 미루려 하는 ‘핑퐁 관행’ ▲공무원 1명이 수많은 현장을 맡는 인력 한계 ▲비용 삭감을 위해 안전 공법을 포기하는 안전불감증 등이 맞물려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변한 게 없다”면서 “안전 문제조차 국가에 기대할 수 없고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회”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靑, 내일 판문점 선언 비준안 제출…여야 대치 고조

    靑, 내일 판문점 선언 비준안 제출…여야 대치 고조

    김병준 “비핵화 이행 담보없인 수용 못해” 바른미래 ‘先 지지결의안·後 동의’ 입장 “표결 부치기엔 민감한 이슈” 與도 난감청와대가 11일 국회에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을 제출키로 하면서 이 이슈가 정기국회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와대가 오는 18~20일 3차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동의안 채택을 요청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격렬한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휴일인 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판문점 선언을 국민적 합의 과정도 생략한 채, 비핵화 이행에 대한 확실한 담보도 없이 동의해 줄 수는 없다”며 “정부가 제출한 비용 추계가 타당한지에 대한 국회 심의를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반대 논리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비준 동의가 된다고 해도 비핵화 조치 이행 없이 국민의 세금인 국가재정이 한국당의 우려처럼 무조건 집행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은 제3의 대안을 제시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준 동의안 채택의 전 단계로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안부터 채택하자고 했다. 그는 “국회가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결의안을 채택해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의 의사를 전달하고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보수 야당 둘 중 바른미래당이 판문점 선언에 우호적인 것은 여권에 고무적이지만 한국당의 반대가 완강한 것은 큰 걸림돌이다. 일단 비준 동의안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관련 회의를 열지부터가 불투명하다. 한국당 정양석 간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성급히 비준할 일이 아니라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며 “관련 의사일정을 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외통위를 넘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표대결에선 통과가 유력하다. 민주당 129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 바른미래당 내부 평화당 성향 비례대표 4석, 민중당 1석, 문희상 국회의장,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 등 범여권을 모두 합하면 절반을 넘어선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국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표결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비준 동의안의 목적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판문점 선언의 유효성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표결로 하긴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국민의 총체적 역량을 모아야 하니 국회에서 타협해서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주택 호가 높이기 담합·투기세력 활개…2030 직장인·대학생까지 ‘갭투자’ 가세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데에는 집값 담합과 투기 수요, 무분별한 ‘갭 투자’ 등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일 치솟는 집값에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등까지 나서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저가등록 허위매물 신고’ 조사 착수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 투자가 늘고 있다. 서울 강북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전세를 끼고 1억~2억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많지만 대학생들이 문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갭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직장인 박모(28)씨는 “마포구의 전용면적 84㎡ 오래된 아파트가 지난 3월 7억원에서 6개월 사이 2억 5000만원이 올랐다”면서 “더 늦기 전에 갭투자든 뭐든 무조건 구입하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세청 사업자현황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을 등록한 20대가 1년 새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현재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는 2만 1004명으로 지난해 6월 1만 6785명보다 4219명(25.1%)이 증가했다. ●30세 미만 임대업자 1년 새 25.1% 증가 국토교통부는 최근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접수된 허위매물 신고건수는 2만 1824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773건의 5.8배에 달하는 것이며, 월 기준 2만건을 초과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업자에게 주택 매물 가격을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강요하면서 괴롭히는 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와 투기 수요도 아파트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의 ‘주택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외지인(관할 시·도 외 거주자)의 서울 주택구매건은 2256건으로 전달(2036건) 대비 10.8% 증가했다. 특히 비거주자가 구매한 서울의 아파트는 1095건으로 전달(883건)보다 24.0% 증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성난 집값, 성난 민심… 文 지지율 첫 40%대로

    성난 집값, 성난 민심… 文 지지율 첫 40%대로

    설익은 발언 잦아 정책 혼선 초래한 듯 靑, 참여정부 위기 재연될라 전전긍긍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청와대와 여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가는 등 부동산 급등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4% 포인트 떨어진 49%로 집계됐다. 6월 둘째 주 조사 때보다 무려 30% 포인트가 하락했다. 특히 서민층에서 지지율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성인 1504명으로 대상으로 지난 3~4일 벌인 여론조사에선 국정 수행 지지도 52.9%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정치권에서 경제 악화에 대한 공격이 장기화하고 있고 집값 급등과 부동산 대책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청와대 내에선 지지율이 더 하락하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는 것은 물론, 집값을 잡지 못해 임기 내내 낮은 지지율로 고군분투한 참여정부 때의 뼈아픈 경험이 재연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 인사가 앞다퉈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정·청 조율을 거치지 않은 설익은 발언도 적지 않아 정책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핀셋 종부세’를 제안하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급격히 세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간보기’ 식으로 정책을 흘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근 임대 등록의 혜택을 집을 새로 사는 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경향이 일부 있다”면서 “등록된 임대주택에 주는 세제 혜택이 일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개선책을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내놓은 임대주택사업 활성화 방안을 8개월 만에 뒤집은 것이다. 국토부는 기존 임대주택사업자의 반발이 커지자 세제 혜택 축소는 신규 등록 물건에만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과 청와대, 국토부 등에서 조율을 거치지 않은 대책이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면서 “부동산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3년전 악몽 재발 막아라”…정부·지자체 대책반 가동

    “3년전 악몽 재발 막아라”…정부·지자체 대책반 가동

    기재부, 경제 파장 주시 “방지 예산 준비”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발생하자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즉각 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도 2015년 사례를 복기하며 경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8일 오후 10시부터 ‘메르스 대책지원본부’를 출범해 가동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배진환 재난안전조정관을 본부장으로 상황총괄반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연락관 등 9명으로 꾸려졌다. 앞서 행안부는 8일 오후 9시 30분에 17개 시·도 재난안전실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과 긴급영상회의를 갖고 밀접 접촉자 관리 방안 등을 협의했다. 회의에서는 보건소 인력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시·도별 지역재난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메르스 대책반을 가동하고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확진 환자 접촉자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A씨가 격리 치료를 받는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환자가 입국할 때 이용한 해당 항공기 승객 전원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던 400명을 분석해 환승한 사람까지 다 통보해 줘야 한다. 이들 중 누구 하나 발병이 된다면 2015년처럼 심각한 혼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도 ‘메르스 비상방역대책반’을 운영하며 확산 저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자체별 정확한 밀접 접촉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밀접 접촉자 5명에 대해 자택 격리 또는 숙소 격리 조치 중이다. 경기도 역시 지역 밀접 접촉자 2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했다. 경남도는 메르스 확진자가 탔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1명을 관찰 중이고, 대전시와 충남도는 각각 일상 접촉자 8명과 7명을 통보받아 관찰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들은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다시 발생하자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가 퍼졌던 2015년 6~9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3만 3000명이나 줄어 그해 국내 관광 산업 피해액이 최대 3조 4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기재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11조 6000억원에 이르는 ‘메르스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 예산 집행을 비롯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자극 안하려고 ICBM 뺀 열병식…트럼프 “땡큐, 김정은”

    美 자극 안하려고 ICBM 뺀 열병식…트럼프 “땡큐, 김정은”

    김정은·中 서열 3위 리잔수 나란히 참석 金 연설 않고 이례적으로 생중계도 없어 트럼프 “평화 주제… 매우 긍정적 성명” 시진핑은 친서 보내 북·중 우호 과시 대전차 로켓 ‘불새3’ 추정 신무기 등장북한이 9일 정권 수립 70주년(9·9절)을 기념해 개최한 열병식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중국 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열병식에 나란히 참석해 북·중 친선 관계를 과시하는 한편 핵 무력보다 경제 개발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AFP 등 외신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ICBM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열병식에서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미사일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군사 장비는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절제된 것이었다”며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ICBM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취재를 위해 평양에 체류 중인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트위터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며 “대략 1만 2000명 이상의 군인과 5만명 이상은 돼 보이는 민간인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북한으로부터 매우 크고 긍정적인 성명”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통상적으로 보여왔던 핵미사일 없이 정권 수립 7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을 거행했다”면서 “주제가 평화와 경제개발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도 열병식에 ICBM은 보이지 않고 단거리 미사일만 전시돼 분위기가 좋았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이 북한의 힘을 보여 주는 기회였지만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한반도 상황의 악화를 막고자 ICBM을 전시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열병식에는 사륜구동의 소형 장갑차에 방패 모양의 덮개를 씌운 신형 대전차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새로 등장했다. 이 대전차 로켓은 북한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불새2’를 자동사격통제형으로 개량한 ‘불새3’로 추정된다. 신형 152㎜ 자주포도 식별됐다. 북한의 152㎜ 자주포는 포신을 확장해 사거리를 50여㎞로 연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사거리가 최대 200㎞에 달하는 KN09 300㎜ 신형 방사포도 나왔다. ‘북한판 패트리엇’이라 불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9(번개 5호)도 공개됐다. 중국중앙(CC)TV는 리 상무위원장이 김 위원장에게 시진핑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당과 인민들을 이끌며 새로운 전략 노선을 전면적으로 실행하고 있고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직접 연설을 하지 않았고 주석단에 함께 자리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에 나섰다. AP통신은 “김영남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핵 무력이 아닌 정권의 경제적 목표를 강조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경제에 대한 강조는 경제 발전을 가장 우선에 두는 지도자 김정은의 새로운 전략에 주목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하지 않았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집중 분석] 서울 공급 확대·보유세 강화 ‘투트랙 전략’ 절실

    전문가 “투기규제·물량확대 정책 병행 양도세 낮춰 다주택자 매물 유도해야” 정부, 임대사업자대출도 LTV 적용 검토 정부의 집값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공급 확대를 통해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한 투자 자금과 주택 공급 부족,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 등이 결합해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 등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강력한 투기 수요 억제 방안과 함께 서울·수도권에 추가 신규 택지 지정, 서울 도심의 재건축 정비사업 물량 확대 등 ‘투트랙’ 전략을 주문했다. 정부는 과천과 안산 등 수도권 8곳에 신규 택지 후보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경우 일부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어떤 지표로 보든 서울의 주택 공급은 부족한 상황인데, 지난해 내놓은 8·2 대책에는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가 빠졌다”고 진단했다. 2013년 4·1 대책으로 대규모 신규 택지 개발이 중단됐는데도 정부가 서울 아파트 공급에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기존 아파트 거래가 원활하면 신규 공급 확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주택금융 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고 입주 지원책을 마련해 주택 매물이 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세완 동방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 상당수가 임대 사업으로 돌아서 매물이 끊겼고, 팔고 싶은 집주인도 양도세 부담으로 버티기에 들어가 팔자 물건이 씨가 말랐다”며 “주택 보유자들이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거래세와 양도세를 낮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시장 왜곡을 막고 가격도 안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 당국은 임대사업자대출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투기 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40%지만 임대사업자대출은 기업대출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은행은 임대사업자가 담보로 내놓은 주택에 대해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해 준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3년 만에 또 메르스 공포…2주가 최대 고비

    3년 만에 또 메르스 공포…2주가 최대 고비

    쿠웨이트 출장 다녀온 60대 확진 판정 정부 위기경보 수준 관심→주의 격상 李총리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 낫다” 밀접접촉 22명 격리… 440명 1대1 감시 2015년 우리 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3년 만에 다시 발병한 가운데 방역 당국이 메르스 확진자 A(61)씨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밀접 접촉자’ 22명을 격리하는 등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메르스 잠복기가 2~14일이어서 지역사회의 확산 여부는 2주 내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해외 메르스 국내 유입) 단계로 격상했다.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메르스 환자 발생과 관련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5년의 교훈으로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리미리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3주간 출장차 쿠웨이트를 방문한 A씨가 지난 8일 오후 4시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설치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항공기 승객(앞뒤 좌석 3열) 10명과 승무원(3명), 공항 근무자(3명), 의료진(4명), 택시 기사, 가족 등 22명은 시설이나 자택에 격리 조치됐다. 밀접 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 긴밀하게 접촉하거나 가족 등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사람, 환자의 객담이나 분비물 등에 접촉한 사람을 의미한다. 최대 잠복기인 2주 동안 안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는 등 ‘수동 감시’를 받던 항공기 승객 등 일상 접촉자(440명)는 10일부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능동 감시’를 받을 예정이다. 능동 감시란 해당 지자체에서 담당 공무원을 1대1로 배치해 이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것을 말한다. 질본은 확진자의 공항 내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어 일상 접촉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쿠웨이트를 ‘메르스 오염 지역’으로 지정해 관리에 들어간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쿠웨이트에서 A씨와 접촉한 교민 등에 대한 조치도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고유의 행시, 발가락의 때만큼도 안 여기는 문인 많아”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고유의 행시, 발가락의 때만큼도 안 여기는 문인 많아”

    정동희 한국행시문학회장이 말하는 행시의 매력“행시를 사람들이 우습게 아는데, 우리 조상이 썼던 고유의 시이자 문학입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대우를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도 내용적으로는 독보적인 장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운이 있는 문학은 행시 밖어 없어 그 가치가 매우 큽니다.”(행시(行詩)는 두 자 이상의 운(韻)을 맞춘 시로, 주로 시구 첫 단어에 운을 맞춘다.) 정동희(68) 한국행시문학회 회장은 “혼탁하고 복잡한 세상을 딱 한 큐에 아우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행시의 묘미”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유일의 행시문학 계간지이자 행시인들의 등단 통로인 ‘한행문학’ 34권째 냈다. 또 개인적으로는 2010년부터 해마다 1권의 행시집을 냈다. 영어 행시집까지 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 순수에서 그를 만났다. 붉은 조끼에 모자를 걸친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나왔다고 했다. - 행시의 매력은. ☞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언어유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묘한 만족을 주지요. 행시를 쓰는 행시인에겐 운과 행을 멋지게 어울리게 해서 거기에 메시지를 담죠. 쓰고 나면 만족감과 성취감, 행복감을 줍니다. 이게 매력이어서 밤새 쓰고 또 씁니다.- 행시를 쓴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 일반인들은 즉석에서 운을 불러줍니다. 보이는 대로 ‘만. 두. 국.’처럼. 그런데 소위 제도권 문학에서는 ‘그게 뭔데···.’ 하는 식으로 이상하게 봅니다. 10년 전에 저는 한울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만, 행시를 발가락에 때만큼도 안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야, 이것 해보니 어렵더라.’는 시인도 있습니다. - 행시를 접하게 된 계기는. ☞ 행시를 접하기 이전엔 문학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군대에서는 ‘화학 장교’로 약 30년간 생활했습니다. 대령으로 예편하던 2001년, 한일월드컵 개최 1년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한 행시를 모집하더군요. 거기에 ‘w. o. r. l. d. c. u. p.’이란 알파벳을 이용해 8행시를 응모했는데, 댓글이 굉장하게 달렸습니다. 예편 직후 지방에 있던 회사에 다니면서 인터넷을 배우고 싶어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그때 가입한 인터넷 카페가 ‘인터넷을 즐기는 아름다운 40대’였는데 줄여서 ‘인즐아사’라고 하기에 ‘인.즐.아.사.’와 ‘지.방.서.도. 가.입.되.나.요.’를 두운으로 행시 100여편을 써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카페 회원들이 따라 쓰고 난리 났었지요. 그 뒤 지금까지 행시만 쓰고 있습니다. - 행시를 잘하면 직장에서 인기가 좋았겠다. ☞ 웬걸. 군대생활 잘하고 있던 내게 모 대기업 회장이 ‘우리 회사에 와서 나 좀 도와다오’라고 해서 그 회사에 갔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이 서툴러 에프엠(FM)대로 처신하다 보니 1년 만에 쫓겨났습니다. 군대에서 동시통역도 하고, 화학장교로서 나름대로 스펙이 좋았는데, 그 회사에서 쫓겨나니 오갈 데가 없더군요. 그래서 행시 쓰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카페 활동도 열심이던데. ☞ 2002년도에 처음으로 행시 전문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행시를 보급하고, 동호인들끼리 소통하자는 취지였죠. 이게 10년이 넘었는데 네티즌이 많이 알고. 여러 행태의 행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많이 하는 삼행시, 가나다라 행시(일명 14행시), 퍼즐행시, 11자 행시, 주먹행시 등등. 카페 활동 초창기에는 겨우 운에 말만 붙이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펄펄 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보다 뛰어난 행시인들 수두룩합니다만 그 밑바탕을 제가 깔았다고 자부합니다. - 우리 선조들은 행시를 얼마나 즐겼나. ☞ 조선실록에도 행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겐 신행시, 관직을 그만두거나 이별할 때 송행시, 행사나 잔치에서는 증행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하륜, 권근, 한명회 등이 행시를 지었다는 기록도 나옵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선 행시로 말운으로 인재를 뽑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방랑시인 김삿갓도 행시로 전국에 이름을 떨쳤지요. 물론 서양에서도 소네트(sonnet)라는 행시가 있었지요. 이런 걸 보면 행시가 최근 하늘에 뚝 떨어진 게 아니고, 우리 조상이 쭉 해왔던 것입니다.- 주먹 행시는 무엇인가. ☞ 시가 너무 짧아서 한 주먹에 다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주먹시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 3행시 17글자로 5-7-5조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여기에 운을 붙여 2009년부터 시를 지으며 ‘주먹 행시’로터 부르고 있습니다. 내가 주먹행시의 효시이지요. 사실 5-7-5조 17글자 단시는 압축과 절제미를 상징하는 일본 하이쿠(俳句)가 연상되지요. 이 하이쿠는 조선시대의 통신사가 일본에 전파한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조선후기 장한종이 편찬한 유머집인 ‘어수신화’에 작시 17자가 등장합니다. - 이런 유서 깊은 행시가 왜 한국문인협회 등록 안 됐나. ☞ 지금은 힘이 없고, 세력이 약해서 ‘행시 분과 하나 주세요.’해도 기득권인 제도권의 그들은 눈도 끔뻑하지 않습니다. 편협한 사고방식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하고, 독보적인 장르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게 되면 행시분과가 떳떳이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성의 시인이나 시조시인들, 작가들이 행시를 지어보다가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포기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행시는 아무나 쓸 수는 있지만 잘 쓰기는 쉽지 않거든요.- 운이 있으면 감정 표현에 어렵지 않나. ☞ 운이라는 제약 때문에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제약을 뚫고 나온 작품들 가운데 문학성이 높은 아주 좋은 작품들도 많습니다. 개막한 운에 재치가 번득이는 행시도 많고. 운이 들어 있는데도 일반 시처럼 보이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도 보입니다. - 일반인을 위해 행시 짓기 조언을 한다면. ☞ 혼자서 익히기보다는 가능하면 행시동호인들과 함께하는 것을 권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학 하려고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운은 쉬운 글자로 하는 게 좋습니다. 두음법칙은 허용하지만, 운을 변형해서는 안 됩니다. 예컨대 ‘녹색’을 ‘록색’으로 바꿔도 무방하지만 ‘로미오’를 ‘노미오’로 해서는 안됩니다. 한 행은 20자 이내로 함축성과 절제미를 살리면 좋습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2) 위기탈출 선봉에 나선 현대기아차 CEO들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2) 위기탈출 선봉에 나선 현대기아차 CEO들

    양웅철-권문식 부회장, 기술개발 ‘쌍두마차’김용환 부회장, 정몽구 회장 ‘그림자 보좌’박한우 기아차 사장, 부회장 없는 대표맡아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실적이 725만대에 그쳤다. 이는 2013년의 755만대에 미치지 못하고 2011년 712만대를 조금 넘겨 6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어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차 출시지연으로 인한 미국시장의 부진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의 영향으로 인한 중국시장의 부진이 뼈아팠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황도 한몫했다. 현대차그룹은 도요타, GM,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5번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반등의 기회를 맞지 못하면 ‘글로벌 메이커 빅3’의 꿈은 영원히 좌절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운명은 전문경영인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윤여철(66)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서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자동차 판매영업 직원 출신인 윤 부회장은 운영지원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노무관리지원담당, 울산공장장 등을 거쳐 현대차와 기아차의 노무관리와 국내생산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전례없는 노사협상을 이끈 장본인으로 그룹내 최고의 노무관리 전문가로 불린다. 또한 윤 부회장은 그룹을 대표해 대외 활동을 하는 등 선임 부회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양웅철(64)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광주고-서울대 기계설계학-미 텍사스대 기계설비학 석사-미 UC 데이비스대 기계설계학 박사학위를 딴 ‘학구형’이다.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1987년부터 미국 포드자동차 연구·개발(R&D)센터에 근무하다, 2004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로 합류했다. 하이브리드카 개발실장, 전자개발센터장 등을 맡았고, 연구개발본부 본부장, 사장 등을 거쳐 2011년 4월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양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와 전장기술 개발에 주도적이 역할을 해왔다.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입을 위한 초기 하이브리드카 개발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에 이르기까지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포트폴리오 확장에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카 부문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한 기술 협력 등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문식(64)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독일 아헨공대 생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양 부회장이 ‘미국파’라면 권 부회장은 ‘독일파’인 셈이다. 1991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에서 선행개발실장, 선행개발센터장,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치며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다. 현대제철 제철사업관리본부장과 제철사업총괄 사장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일관제철소 건설을 진두 지휘했다. 이후 자동차 전장부품 계열사 케피코 대표,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맡은 신생 계열사 현대오트론을 맡았다. 2012년 현대기아차로 복귀해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맡았고,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학부문 최고 영예인 공학한림원 정회원이자, 2016년부터 제29대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용환(62)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인창고, 동국대 무역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유럽사무소장 등을 거쳐 2003년에는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았다. 2008년에는 현대차로 복귀해 해외영업본부 사장, 기획조정실 사장을 지낸 후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을 맡아 현대건설 인수, 신사옥 건립 등 그룹의 굵직한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특히 2010년 현대건설을 놓고 현대그룹과의 인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가장 큰 공적 중 하나로 회자된다. 정몽구 회장의 해외 출장이나 중요 행사 때는 대부분 수행하는 등 정회장의 신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 아래 ‘실세라인’으로 알려진 현대정공 출신이 아닌데도 능력을 인정받아 최고경영진 반열까지 올랐다. 이원희(58) 현대자동차 사장은 대광고, 성균관대 경영학과, 웨스턴일리노이대 회계학 석사 출신이다. 현대차 재정팀장, 국제금융팀장, 미국판매법인 재경담당 상무, 재경본부장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재무통’으로 통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재무담당으로 일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으로 실적을 개선해 미국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0년 재경본부장을 맡은 이후에는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진일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0년부터 5년 여간 1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율을 기록하고 글로벌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높은 외형성장을 달성했다. 박한우(60) 기아차 사장도 현대차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관리 분야 전문가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부회장이 없는 기아차 대표를 맡고 있다. 중앙상고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재경담당으로 이사, 상무, 전무를 거친후 법인장(부사장)까지 역임했다. 법인장 시절 i10, i20 등 현지전략 차종들을 성공적으로 히트시키며 인도시장에서 현대차가 2위 업체로 입지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2년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14년에는 기아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피터 슈라이어(65)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변천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슈라이어 사장은 독일 뮌헨의 산업디자인 전문학교와 영국 런던의 왕립예술학교에서 자동차디자인을 전공했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며 TT, A6 등 아우디 디자인의 변혁을 주도했으며,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근무했다. 2006년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되며 현대기아차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크리스 뱅글, 아우디의 월터 드 실바와 함께 유럽 3대 자동차 디자이너에 꼽힌다. 그는 기아차의 디자인 방향성을 ‘직선의 간결함’으로 제시하고, 호랑이 코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상징되는 패밀리룩을 정립시켰다. 이러한 디자인 혁신을 바탕으로 기아차는 200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0년 출시된 K5는 현재까지도 슈라이어 사장이 탄생시킨 역대급 명작으로 남아 있다. 슈라이어 사장은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61)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차량성능 시험과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독일 출신인 비어만 사장은 독일 아헨공대에서 기계공학 석사를 전공했다. 1983년 BMW에 입사해 고성능차 주행성능, 서스펜션, 구동, 공조시스템 등의 개발을 담당했으며, BMW M 연구소장직을 맡아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했다. BMW의 모터스포츠 참가 차량 개발 주역으로, 30여년간 고성능차 개발에 매진해온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2015년 현대기아차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비어만 사장은 남양연구소에서 출시전 차량의 안전성, 내구성, 소음진동 등 성능시험과 함께 현대차 N으로 대표되는 고성능차의 개발 총괄을 담당해오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비단뱀이 스르르…캄보디아서 파충류 카페 오픈

    비단뱀이 스르르…캄보디아서 파충류 카페 오픈

    사람들에게 이미 대중적인 강아지, 고양이 카페에 이어 다소 독특한 파충류 카페가 문을 열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뱀, 이구아나, 전갈과 함께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친숙해질 수 있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카페 벽에는 다양한 길이와 색상의 뱀들이 담겨 있는 유리 수조가 늘어서 있다. 비어드레곤 이구아나부터 노란색과 크림색의 볼비단 구렁이, 알비노 비단뱀, 옥수수뱀 등 모두 태국에서 들여온 독이 없는 생물들이다. 카페를 찾은 일부 손님들은 처음에 다소 주춤거리면서 수조를 살펴보지만 적응이 되고 나면 과감하게 만지면서 파충류들과 친해진다. 입장료가 따로 없어서 커피를 주문하고 함께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파충류를 지목해 꺼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손님 와이 나빔(22)은 “이 카페는 상당히 독특하다. 이러한 많은 파충류들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에 뱀을 경계했는데 커피를 홀짝이는 동안 내 손바닥에 와서 쉬는 녀석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오렌지 색 뱀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카페 주인 채 라티(32)는 “도마뱀과 뱀이 ‘소름끼친다’는 세간의 인식을 개선하고, 파충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처럼 손님들도 파충류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성 손님들에게 뜻밖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목 주위에 비단뱀을 올려놓거나 셀피를 찍으면서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환경 파괴한 대가…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가 된 곤충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환경 파괴한 대가…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가 된 곤충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연이은 폭우에 전국 곳곳이 쑥대밭이 됐지만, 찌는 듯한 더위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올겨울은 그 어느 겨울보다 추울 거라는, 다시 내년 여름은 올여름을 능가할 거라는 예보 아닌 예보들이 벌써부터 난무한다. 이 모든 게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미국 워싱턴대와 버먼트대 등 공동연구팀은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한 자료에서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곤충들이 주요 작물을 모두 먹어 치우는, 일명 ‘곤충의 습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오를수록 메뚜기·진드기 등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일부 곤충은 번식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 모든 것이 농작물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1℃ 오르면 곤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최소 10%, 최대 25% 늘어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예상했다.사실 곤충은 기온과 관계없이 지구를 가장 오래 지켜 온 생명체 중 하나다. 곤충학자 스콧 R 쇼의 ‘곤충 연대기’에 따르면 곤충이야말로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였다. 인간이 발견해 이름 붙인 곤충만 대략 100만종. 하지만 이름 모를 곤충은 더 많다. 과학자들은 “열대우림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만 해도 어림잡아 1000만종은 될 것”이라고 추산만 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구는 “곤충의 행성”이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추위와 더위에 약한 인간과 달리 곤충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유자재다. 물벌레 일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해수면 아래에 있는 짠물에 서식하고, 일부는 히말라야산맥의 고지대에서도 끄떡없다. 얼음 밑 차가운 물도, 35℃ 이상의 온천에서도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영하 30도에서도 살아남은 파리 유충, 50℃ 이상의 욕탕 근처에서 성장하는 알칼리파리 등등은 지구가 곤충의 행성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존재들이다. 곤충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약 4억년 전인 ‘데본기’다. 이 시기에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곤충들은 여전히 지구를 터전 삼아 살고 있는데, 저자는 그중 하나인 ‘톡토기’를 “데본기의 슈퍼스타”라고 부른다. 숲의 토양과 낙엽 더미 속에 사는 톡토기는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작다. 하지만 엄청난 개체수를 앞세워 영양소를 순환시킨다. 우리가 숲이라 부르는 모든 곳은 톡토기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약 2억 9900만년 전인 ‘페름기’에 수많은 곤충들이 “크고 작은 미제 살인 사건들이 발생”해 떼죽음을 당했다. 지금도 위기다. 지난 400년 동안 “산업혁명과 의학 발전이 진행”되면서 인구는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최고의 종 다양성을 자랑하는 열대숲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다.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희귀 곤충들은 취약한 생태적 틈새를 점유하는 통에 쉽게 멸종할 수 있지만, 인간은 지금도 지구에 삽질을 가한다.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는 인간은 “40억년에 걸친 생명사의 찬란한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 그것이 자신들의 멸종인지도 모르고, 아니 알면서도 한사코 그렇게 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곤충의 역습도 결국 인간이 지구를 파괴한 결과 아닌가. 그 어느 곳에서도 주인일 수 없는 인간은 왜 모든 곳에서 주인을 자처하는 것일까.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무인이동체 기술’ 다 모였네

    ‘무인이동체 기술’ 다 모였네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8 무인이동체 혁신성장대전’에 참석한 유영민(오른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 행사는 무인이동체 분야 연구개발(R&D) 성과를 조명하고 국내 유망 기업이 보유한 혁신기술을 통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소득보장 강화·지역 균형발전 내용 담아 재원 대책 등 중장기 로드맵 마련하기로 방향성만 제시… 구체 방안 과제로 남겨 일부 “현재 추진 정책 나열·재탕에 그쳐” 문재인 정부가 6일 사회정책 분야의 국가 비전으로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 소득보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 등의 정책을 담아 ‘국민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사회정책 관련 부처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포용국가전략회의’를 개최했다.문재인 대통령은 “포용은 우리 정부의 중요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재원 대책까지 포함해 포용국가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만들어 달라”라고 지시했다. 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삶을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제를 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돼야 한다”면서도 “우리 현실에 맞는 정확한 재원 대책 등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전략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한 ‘소득보장제도 개혁’은 새로운 내용 없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조세 기반의 ‘기초소득’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보험료 기반의 ‘소득비례 사회보험’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논의 과제로 남겼다. 또 이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소득 하위 20% 노인의 기초연금 월 30만원 조기 인상, 이달 아동수당 지급 등 정부의 소득보장제도 강화 대책 대부분이 제시된 상황에서 추가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일자리, 노동 정책들도 ‘재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책기획위는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질이 매우 낮다. 공공복지기관과 서비스 확충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국공립 사회복지시설을 맡아 직접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역시 새로울 것이 없다. 그 외에 대기업 중심 원·하청구조 탈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불평등 완화, 비정규직 감축, 최저임금 인상, 성차별 금지 등도 과거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재원 대책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섞이기 쉽지 않은 ‘혁신’과 ‘포용’을 합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개념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전략과 일자리 창출 전략이 충돌할 수도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책 디자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항일 기사’ 베델 고소… 英 두 번째 재판 후 中 감옥 수감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항일 기사’ 베델 고소… 英 두 번째 재판 후 中 감옥 수감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이 만든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는 조선에서 신문 이상의 위상을 누렸다. 국채보상운동(1907~1908)을 주도했고 항일단체 신민회(1907~1911)의 산파도 맡는 등 독립운동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 국제 여론에 민감했던 일본은 자신들이 벌이던 만행이 신보와 KDN을 통해 전 세계에 타전되는 사실이 매우 불편했다. 결국 베델을 조선에서 내쫓기로 하고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베델, 英·日 모두에 ‘눈엣가시’ 베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국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의 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에는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을 전후해 일본이 그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잘 묘사돼 있다. 일본이 조선에 황무지 개간권을 요구(1904년)하고 화폐개혁을 강제(1905년)할 때 베델은 신보와 KDN을 통해 음모를 폭로한다. 이때마다 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1850~1924)나 탁지부(재정을 담당하는 중앙관청) 고문 메가타 다네타로(1853~1926)는 베델의 기사에 화를 내고 괴로워한다. 아래는 베델이 실제로 1907년 9~10월 신보와 KDN에 게재한 항일 관련 기사의 일부다. “서울 용산에서 한 조선인이 어린아이를 업은 부인을 데리고 일본군 병영을 지나갔다. 이때 한 일본 군인이 장난삼아 이들에게 총을 쐈다. 탄환이 여인의 옆구리를 관통해 아이 엄마가 즉사했다. 아이의 한쪽 손도 산산조각이 났다. 아이 아빠가 일본군군 병영에 뛰어 들어가 장교에게 항의했지만 되레 길거리로 쫒겨났다.”(KDN 9월 3일자) “수원에서 10여㎞ 떨어진 곳에서 일본군과 조선 의병 간 전투가 벌어졌다. 30명의 의병이 일본 군대에 포위돼 대부분 잔인하게 사살됐다. 일본군 장교는 분이 덜 풀린 듯 생포한 이들을 모두 끌어내 목을 베었다.”(KDN 9월 26일자) “한국 국민들이여! 독립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지 않은가? 미국과 그리스, 이탈리아 독립을 위한 투쟁의 역사를 한 번 살펴보라. 지금 이들 세대가 누리는 행복은 바로 조상들의 피로 얻은 것이다.”(신보 10월 1일자)일본은 베델이 신보와 KDN을 창간할 때부터 진의를 의심했다. 그가 반일 논조를 고수하는 이유가 신문 창간 자금이 고종에게서 나왔기 때문일 것으로 봤다. 쉽게 말해서 그가 조선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종과 러시아가 재정지원에 나서기 좋을 만한 신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일본 학계에는 베델이 러시아 스파이였다고 의심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베델 연구 1인자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일본은 베델과 러시아 간 연관성을 찾고자 전방위적으로 나섰지만 어떤 증거도 잡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日, 본격적인 베델 추방 공작 추진 1906년 12월 영국 ‘트리뷴’지에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알리는 고종의 칙서가 게재됐다. 영국기자 더글러스 스토리가 목숨을 걸고 문서를 공개한 것이다. 그러자 베델도 이듬해 1월 신보와 KDN에 이 기사를 전재해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렸다. “조선이 일본에 자발적으로 외교권을 넘겼다”고 주장해 온 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베델은 일본뿐 아니라 고향인 영국에서도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다. 1902년에 맺은 영일동맹(영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이권을 함께 나눠 갖고자 체결한 조약)으로 두 나라가 밀월관계를 유지하던 때여서 그의 행보는 영국 입장에서도 ‘눈엣가시’였다. 일본은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그를 조선에서 추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공작을 시작했다.일본은 1898년 태국에서 ‘태국자유신문’이라는 영자지를 발행하다가 추방된 J J 릴리라는 영국인 사례를 베델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살폈다. 릴리가 영국 정부의 동의하에 추방됐기 때문에 베델도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릴리 추방 당시 영국 하원이 이를 정쟁화했던 경험이 있어 영국 정부로서는 선뜻 베델의 추방을 묵인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영국 외무부는 베델을 굳이 추방까지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신보와 KDN이 재정난으로 휴간과 복간을 반복해 가만 내버려두면 곧 사라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은 영국의 불확실한 입장 등을 감안해 베델을 직접 추방하려던 계획을 접고 영국 사법당국에 그를 고소해 처벌받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국 외무부는 “가능한 한 일본의 희망을 충족시켜 주겠지만 영국인이 조선에서 누리는 치외법권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뒤 재판에 나섰다.●첫 번째 재판 ‘치안 방해’ 혐의 6개월 근신형 베델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은 1907년 10월 14일 서울 정동 주한 영국총영사관에 설치된 법정에서 열렸다. 한국인과 영국인, 일본인이 참석한 동북아 최초의 국제재판이었다. 일본은 “베델이 신보를 통해 조선인들의 폭동을 선동한다”면서 “신보의 논설이 그대로 의병대의 창의문으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주한 영국총영사 헨리 코번(1871~1938)이 판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베델에게 적용된 혐의는 ‘치안 방해’였다. 코번은 베델의 행동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본국의 제국주의 논리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재판은 오전 11시에 시작돼 오후 4시 30분에 마무리됐다. 다음날 아침 코번은 베델에게 6개월 근신형을 명하고 보증금 300파운드를 납부하게 했다. 통감부 일간지 서울프레스는 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하고 어떤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영국 정부가 베델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판결을 내려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첫 재판 판결 뒤 베델은 항일 논조를 더욱 강경하게 이어 갔다. 1908년 3월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1851~1908) 암살 사건 등을 대서특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제는 영국에 “베델을 추방해 달라”고 대놓고 요구했다. 영국은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그를 다시 한 번 재판정에 세웠다. 이번에는 기존 ‘치안 방해’ 혐의에다가 ‘공금 횡령’을 추가했다. 그가 국채보상운동 과정에서 모은 의연금을 마음대로 썼다는 죄목이었다.●‘공금횡령’ 혐의 추가 두 번째 재판선 실형 두 번째 재판은 1908년 6월 15일부터 3일간 서울 주재 영국총영사관에서 열렸다. 이 재판은 미국 AP통신이 직접 참관하며 취재할 정도로 국제적 관심이 컸다. 이번에도 영국총영사 코번이 판사로 나섰다. 재판 마지막 날인 18일 코번은 베델에게 3주간 금고형(6개월 근신 포함)을 판결했다. 첫 실형이었다. 당시 조선에는 영국인을 구금할 시설이 없었다. 결국 영국은 베델을 중국 상하이에 있던 영사관에 마련된 감옥으로 보내기로 했다. 이틀 뒤인 20일 베델은 서울역에서 기차로 인천에 이송됐다. 판결 이후 장기간 서울에 있으면 군중이 몰려와 반대 시위에 나설 것을 우려해서였다. 당시 인천과 상하이 간 정기배편이 없었기 때문에 영국 군함 ‘클리오’호가 단 한 사람을 데리러 인천에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첫 번째 재판 때만 해도 별 반응이 없던 서울프레스는 이번에는 부록까지 발행하며 판결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상징적이나마 베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에 무척 신이 났던 것 같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상하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급식 케이크 ‘식중독 쇼크’… 전국 초·중·고생 1000명 이상 탈났다

    급식 케이크 ‘식중독 쇼크’… 전국 초·중·고생 1000명 이상 탈났다

    풀무원 푸드머스, 전국 152곳 납품 ‘잠복기 72시간’ 살모넬라균 검출 케이크 주재료 달걀이 원인 가능성 환자 더 늘 수도… 식약처, 판매 금지부산·전북 등 전국 학교에서 유명 식품업체 계열사가 납품한 케이크를 급식 때 먹은 학생 1000여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교육·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최근 폭염과 폭우 등 균 증식이 쉬운 날씨가 이어진 탓에 식중독의 추가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부산·경기·경남·전북 등 6개 지역, 22개 초·중·고교와 유치원에서 같은 원인으로 추정되는 식중독 의심 환자 1009명(6일 오후 5시 기준)이 발생해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5일부터 전국 보건소 등에 설사·구토·발열 등 식중독이 의심되는 환자들의 신고가 집중 접수됐다”면서 “환자들이 먹은 음식 등을 분석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학교 급식 시간에 케이크를 먹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먹은 제품은 ‘우리밀 초코블라썸 케익’으로 경기 고양에 있는 더블유원에프앤비라는 업체가 만들었고, 풀무원 푸드머스(유통전문판매업체)가 학교에 납품했다. 이 제품은 8월부터 이달 6일까지 6211박스가 생산됐다. 식중독 의심 환자 인체 검사와 제품 신속검사에서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는데 잠복기는 보통 6~72시간이다. 보건당국은 학생들이 주로 지난 3~5일 급식 때 해당 케이크를 먹고 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살모넬라균이 주로 날고기와 달걀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에서 케이크 주재료인 달걀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유통업체가 해당 제품을 납품한 학교가 전국에 152곳이나 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향후 식중독 의심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6일에도 이 케이크를 먹은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 33명이 추가로 고열·설사 등의 증세를 보였다. 정부는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6~7일이 환자 수 증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풀무원 푸드머스 측에 이 케이크의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고, 제품의 유통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이 학교 급식 외에 마트 등 다른 경로로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병원체 확인 검사 등을 통해 부적합 판정이 나온다면 제품을 모두 폐기 처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또 학교 현장 조사와 보존식 검사 등도 진행 중이다. 보존식이란 이미 배급된 식품의 사후 검사를 위해 식품 중 일부 물량을 일정 기간 보관해 두는 것이다. 정부는 날씨 탓에 단체 식중독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균은 보통 기온이 30~35도 정도 되고, 습도가 높으면 잘 배양된다”면서 “최근 무더위와 폭우로 인해 식중독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손 씻기와 익혀 먹기, 끓여 먹기 등 식중독 예방 수칙을 지키고 냉동 케이크 같은 제품은 반드시 5도 이하 저온에서 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예산 쪼개 인출” “인편 수령”… 양승태 사법부의 깨알 지시

    행정처가 일선 법원 공보 예산 현금화 법원장 등에 3억 5000만원 지급 문건 나와 비자금 조성·상고법원 로비 수사 탄력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6일 법원행정처 예산담당관실과 재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법원행정처 사무실을 공개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상고법원 로비를 위한 예산과 재무 내역 등을 확보하면서 수사가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전직 고위 법관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해서는 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자료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면서 판사 사무실이 아닌 예산·재무담당관실 등 일반직 사무실에만 영장을 발부했다. 예산담당관실은 기획조정실 산하 부서로 전국 법원의 예산과 결산을 담당하고 재무담당관실은 행정관리실 산하로 각종 계약, 법인카드 등을 담당한다. 검찰은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법원 공보관실의 운영비 예산 집행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의 공보 예산 3억 5000만원을 현금화해 법관 비위 근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5년 3월 5일 전남 여수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법원장 등 고위 법관 격려금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문건과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다. 압수수색 영장을 번번이 기각한 법원은 검찰이 확보한 문건과 진술에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서 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었다. 문건에는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예산을) 소액 분할 인출해야 한다’, ‘예산을 인편으로 수령한 다음 공보관이 수령했다는 서명 날인을 하라’는 주문이 적혀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이 각급 법원장에게 전달된 것이 계획적이고 범죄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임 전 실장 후임으로 기조실장을 지낸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재판 거래와 인권법연구회 해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뒤집거나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외교부 등과 협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분쟁 소송 자료를 청와대에 불법 제공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법원은 “공공기록물관리법위반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댔다. 검찰은 “심각한 불법 상태를 용인하고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는 결과”라며 “대법원에 기밀자료 불법 반출에 대한 고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MB 16분 최후 항변 “재산 집 한 채뿐… 부정부패 가장 싫다”

    MB 16분 최후 항변 “재산 집 한 채뿐… 부정부패 가장 싫다”

    다스 350억 횡령·삼성 등 110억 뇌물 혐의 “최고 권력의 전례 없는 부패… 국민 기망” 벌금 150억·추징금 111억도 함께 요청 MB “치욕적이다”… 새달 5일 1심 선고검찰이 350억원대 횡령 및 11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재판에 넘겨진 지 150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도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선 “너무나 치욕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111억 4131만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대통령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행태들을 보였다”면서 “국가기관을 사익 추구에 동원해 헌법이 보장하는 핵심 가치를 유린했고, 그 결과 범죄로 구속된 역대 4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돼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여원을 횡령하고,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을 대납받고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7억원 상당의 자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 등에게서 36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 총 16개 공소사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핵심 쟁점인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소유주와 관련해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데도 국민을 기망했다”고 주장했고, 공직 임명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부분에 대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의 부패”라고도 지적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제일 싫어하고 가장 경계하며 살아온 저에게 너무나 치욕적인 일”이라며 최후 진술을 통해 격하게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A4 용지 6장 분량의 메모를 읽으며 16분 남짓 동안 항변을 이어 갔다. 특히 “검찰 기소 내용 대부분이 돈과 결부돼 있는데 그런 상투적인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서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이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를 치열하게 살았지만, 돈을 탐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살아온 과정을 명철하게 살피면 이 점을 능히 꿰뚫어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다스 소유주에 대해선 “형님(이상은 다스 회장)이 33년 전에 설립해 아무 탈 없이 경영해 왔고, 저는 다스 주식 한 주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고, 삼성의 소송비 대납 혐의를 두고는 “뇌물 대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사면했다는 의혹은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무런 증거 없이 터무니없는 가정을 근거로 죄를 만들었다”면서 “제 재산은 논현동 집 한 채가 전부”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이뤄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녹색성장 등을 열거하며 한참을 토로하던 이 전 대통령은 “어디에 있든 내 나라, 이 국민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다. 선고는 다음달 5일 이뤄지고, 1심 구속 기간은 다음달 8일까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부동산 투기 바람만 넣고… 국토위 떠난다는 신창현

    부동산 투기 바람만 넣고… 국토위 떠난다는 신창현

    국토부, 자료유출 경위 감사 착수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역 명단’을 공개해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6일 책임을 지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직에서 사임했다. 신 의원은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신규 택지로 물망에 오른 경기도 지역의 8개 명단을 공개했다. 안산 2곳을 포함해 과천, 광명, 의정부, 시흥, 의왕, 성남 등을 후보지로 표시했고, 총면적(542만㎡)과 목표 건설 가구 수(3만 9189가구)도 포함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달 27일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에 신규 택지 30곳을 조성해 주택 30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공급 대책만 발표했다. 신규 택지 확정 전에 후보지가 알려질 경우 불확실한 정보에 투기수요가 몰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시기에 확정되지 않은 자료를 공개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덕흠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부동산대책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모자라서 정부·여당이 한 초선의원의 말을 빌려서 간을 보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경기권까지 요동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신 의원은 이날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추후 상임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해당 사건과 관련해 즉각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공공택지를 조성할 때는 주민공람 전까지 신규 택지 후보지를 사전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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