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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팀코리아, 미얀마 고속도 수주 유력… 십수조원 공사 마중물 되나

    [단독] 팀코리아, 미얀마 고속도 수주 유력… 십수조원 공사 마중물 되나

    양곤시 남북 연결 1조 1300억원 사업 도시개발 시작 단계…추가 공사 많아 김현미 장관 지원차 9일 미얀마 방문해외건설 수주 확대를 위해 정부가 만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카인드)가 민간과 힘을 합쳐 출전한 미얀마 도로공사 프로젝트에서 첫 사업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지인 미얀마 양곤의 도시개발계획이 이제 시작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따낼 사업 규모가 십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카인드와 한국도로공사, 민간 건설사들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을 누르고 ‘미얀마 양곤 고가도로 투자개발사업’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는 카인드가 맡고, 도로운영은 도공이 맡는다. 또 GS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민간은 시공과 금융투자 일부를 담당한다. 동남아 시장은 공적개발원조(ODA)와 개발자금조달 등을 앞세운 일본과 저가 입찰 전략을 내세운 중국에 치여 국내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던 곳이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출국길에 올라 미얀마 양곤을 방문해 지원 사격에 나서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건설 수주는 말 그대로 국가 대항전으로 가고 있다. 김 장관의 방문이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수주가 유력하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때까지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의 제안으로 시작된 미얀마의 첫 국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로, 미얀마 수도인 양곤시의 남부 구도심과 북부 산업단지를 27㎞, 왕복 4차선 고가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것이다.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팀코리아는 4년에 걸쳐 고속도로의 설계·시공을 진행하고, 26년간 도로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은 뒤 미얀마 정부에 인도한다. 사업은 빠르면 올 하반기 착공한다. 사업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로 크지 않다. 하지만 양곤이 다른 동남아 국가 수도에 비해 도시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나올 개발 프로젝트 수주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가 확정되면 정부가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확대를 위해 만든 카인드의 1호 프로젝트가 된다. 2011년 716억 달러였던 해외수주는 지난해 321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해외건설 프로젝트가 금융투자자가 함께 들어가는 투자개발형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지난해 카인드를 세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수출입은행 등 9개 기관이 현금·현물을 출자해 만든 카인드는 법정 자본금이 5000억원이지만, 해외개발촉진법상에 자본금의 5배까지 차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투자자를 못 구해 해외 수주를 놓치는 상황이 줄어들 전망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중기 박영선, 행안 진영… 개각 키워드는 ‘탕평+전문가’

    중기 박영선, 행안 진영… 개각 키워드는 ‘탕평+전문가’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박영선·진영 의원이 각각 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다. 통일부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국토교통부는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동호 KAIST 교수가 각각 후보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각 명단을 발표한다. 이번 개각은 지난해 8월 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5개 부처 개각을 뛰어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이다. 각각 중기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거론됐던 박영선(4선) 의원과 우상호(3선) 의원의 희비는 엇갈렸다. 두 의원 모두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어 개각 하마평이 나온 순간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박 의원은 당초 오는 6월로 활동시한이 만료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개각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민주당 중진 가운데 가장 입각이 유력한 듯했던 우 의원은 마지막 순간 제외됐다. 우 의원 대신 참여정부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불출마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불과 1년여 남기고 서울에서 중진의원 3명이 빠져나가는 것은 당으로서도 큰 부담”이라며 “당에서 우 의원에게 입각보다는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초 민주당에 전격 영입됐다. 박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둘 모두 당내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야권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란 공격을 받았던 청와대로선 ‘탕평 인사’란 명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김 원장은 일찌감치 내정됐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대북 전문가다. 조명균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경기 북부나 접경지역 차출설이 나온다. 최 전 부지사는 행시(28회) 출신으로 철도·육상·항공 등 교통 분야와 토지·건설 업무 등을 거친 정통 관료다. 조 교수는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는 등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성혁 세계 해사대학교 교수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비중 30%’ 공약을 감안해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 발탁될 수 있다는 얘기도 여전히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버닝썬-경찰 유착 수사 CCTV서 증거 찾았다

    [단독] 버닝썬-경찰 유착 수사 CCTV서 증거 찾았다

    경찰, 최근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 압수수색 경찰 관계자 “이 대표 진술 신빙성 확인할 증거”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업주와 현직 경찰관 간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46)씨의 자택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상에는 “(브로커인) 전직 경찰 강모(44)씨에게 돈을 줬다”는 이 대표의 진술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이 대표 측과 “받은 적 없다”는 강씨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인데 경찰은 포착 증거를 바탕으로 이 대표 진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최근 이 대표의 집과 승용차, 주거지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등의 CCTV를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클럽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과 관련해 무마 목적으로 전직 경찰 강씨 측에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클럽과 경찰 간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 ‘1억원 만수르 세트’ 버닝썬 탈세의혹…경찰 “재무실장 회계장부 1년치 확보” 해당 CCTV에는 경찰이 버닝썬과 서울 역삼지구대를 압수수색한 지난달 14일 저녁 한 남성이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 용산구의 이 대표 자택을 찾아온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공식 확인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유착 관련 주요 피의자 가운데) 강씨의 직원 이모씨나 또 다른 브로커 노모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강씨 본인이 직접 이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위기감을 느낀 강씨가 이 대표와 대책을 논의하려 찾아왔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폭행과 마약, 성폭력 등 각종 의혹으로 점철된 버닝썬 사건에서 업주·경찰 간 유착 의혹은 핵심 인물 간 주장이 가장 첨예하게 갈리는 부분이다. 이 대표와 강씨, 강씨의 직원 이모씨 등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만 쏟아내 ‘돈 준 사람’은 있고 ‘받은 사람’은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경찰에 출석해 “강씨 측에 2000만원을 건넸으나 그 돈이 경찰에게 갈 줄은 몰랐다”고 시인했다. 반면 강씨는 “2000만원 자체를 받은 적이 없으며 모든 것이 (이 대표와 직원 이씨의) 자작극”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직원 이씨는 사건 초기 언론을 통해 “강씨 지시로 이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경찰에 230만원을 입금했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경찰 조사에선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반쪽’으로 컴백한 가수 박혜경의 ‘반쪽’은?

    ‘반쪽’으로 컴백한 가수 박혜경의 ‘반쪽’은?

    “연애는 하고 싶지만 한 공간에서 평생을 같이 하며 살아낼 약속을 하는 건 자신이 안 서요. 그래서 혼자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4달 전 입양한 반려견 사랑이가 있어서 이젠 평생 반려자가 없어도 될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맞추며 살아간다는 게 정말 힘든 거 같아요”. 97년 데뷔, 가수 경력 올 해 23년 차인 매력적인 탁성을 가진 명품 목소리로 대중의 사랑을 흠뻑 받았던 박혜경씨.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했던 사업이 뜻하지 않았던 5년 간의 소송으로 그 동안 모았던 전 재산은 바닥나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로 인해 결국 성대 3분의 2를 제거했다. 가수로서 치명적이었음은 물론이었다. 대중에게 기억되었던 그녀 특유의 목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라는 푸념은 사치였다. 그 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사람과의 모든 단절’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송사, 소속사, 음반사는 물론 그녀의 지인 그 누구도 그녀가 내민 간절한 도움의 손길을 외면했다. 가수로서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 전체가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5년의 공백기를 깨고 신곡 ‘반쪽‘으로 컴백했다. 지난 시련에 대한 아픔을 극복하고 더 단단해져서 돌아온 것이다. 성대훈련을 해주시던 친한 지인분께서 그녀의 목소리를 찾아드리고 싶고 꼭 다시 노래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 그 분은 그녀의 목소리가 설령 변했다 해도, 그 목소리가 박혜경의 목소리인 걸 팬들이 외면하지 않을 거고 제일 중요한 건, 본인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박씨는 “그런 말을 듣고 자신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나니깐, ”아, 어쩌면 신이 나한테 준 선물이 예전의 목소리였다면, 이제 새로운 목소리를 또다시 선물로 줘서 새로운 스타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건 아닐까“라는 계기를 가지게 됐고, 그 중심엔 자기와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던 많은 책과의 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그녀의 자택을 찾았다. 새롭게 시작된 인생 제2막에 대한 얘기들과 4개월 전에 입양한 반려견 ‘사랑이’에 흠뻑 빠져, 삶의 즐거운 맛을 느끼고 있는 가수 박혜경과의 만남을 정리했다.(Q) 5년 만에 노래 ‘반쪽’으로 컴백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어떻게 얘기해야 되나. 인생의 역경 속에 있었다고 얘기해야 되나 아니면 폭풍우에 있었다고 해야 하나. 지금 생각하면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는데 그때는 굉장히 힘들었고 성대 수술로 내가 다시 노래할 수 있을까, 다시 가수라는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그런 방황의 시기였어요. 성대의 치유와 훈련을 통해 다시 프로가수로서 돌아가기 위한 엄청난 노력의 시간들, 방황의 시간들을 보냈어요. 지금 생각하면 매우 값진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Q) 노래가 너무 부르고 싶어서 혼자 노래방에 가기도 했다는데 어떤 심정이었는지저는 사실 사람들하고 노래방 간 걸 꼽으라면 평생 동안 10번도 안 될 거예요. 성격이 예민하다고 하면 예민하다고 할 수 있죠. 20살 때부터 대중의 판단을 받는 직업을 택해 온 사람인데 노래방까지 가서 편하게 노는 사람들한테 ‘어, 박혜경 역시 노래 잘하네’ 조금 못 부르면 ‘어, 못 부르네’라는 게 싫었기 때문이죠. 그랬는데 혼자 갔어요. 노래방의 리버브(잔향을 이용한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는 기기)와 에코 사운드에 내 목소리가 어떻게 반응할까 그리고 과연 어떤 노래를 내가 부를 수 있는 것인가를 알고 싶었죠. 목이 조금씩 좋아지자 내 성대를 어디까지 쓸 수 있고 어떤 노래까지 소화가 가능한지 테스트하기 위해서 갔고 터득한 것들이 있죠. 그리고 그 터득한 걸 통해 ”아, 이제는 프로가수로 다시 가도 되겠구나“란 생각을 한 거예요.(Q) 유튜브 방송도 활발히 하고 있다. 소개 좀 해준다면제가 유튜브를 개설한지 한 달 됐는어요. 언제 천 명이 되느냐 지금 그걸 보고 있구요. 조금만 있으면 천 명이 되거든요. 하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봐준다는 없다고 생각해요. 더 까다로운 잣대로 보겠죠. 모든 사람들은 연예인은 모든 게 쉽게 얻어지고, 쉽게 이루어지고, 쉽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제가 열심히 하고 싶다고 제대로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면 ”연예인 누구누구도 몇 개월에 하나씩 올리는 데 벌써 몇 만“이라고 말하는데 그 때마다 ”난 그 사람도 아니고 아이돌이 아니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죠. 아무튼 유튜브가 주는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세계에 요즈음 푹 빠져 살고 있어요. (Q) 5년 만의 컴백, 설레지 않은지설렌다기보다 다시 그 옛날의 중압감이 밀려오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 이젠 내가 다 내려놓았는데 무슨 순위 따위에 연연하냐고 다짐을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순위도 보고, 댓글들도 살펴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의 중압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부담감들도 책을 읽으면서 이겨내고 있어요. (Q) 어떤 곡으로 돌아오시게 됐는지‘반쪽’을 내면서 ‘팬이 나의 반쪽이고 노래가 나의 반쪽이다’라는 이런 의미를 담았는데 사실 노래 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반쪽, 남은 한 사람이 느끼는 허망함을 담은 노래예요. 그 노래를 내고 싶었던 건 새로운 내 목소리를 더 가까이 들려줘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Q) 4개월 된 반려견 ‘사랑이’는 어떻게 함께 하게 됐는지사랑이는 친구네 집 강아지예요. 페키니즈 종 중에서도 저런 털색은 잘 없다고 하더라고요. 갓난쟁이 때부터 저를 따라다니더라고요. 그냥 따라다녀요 이유 없이. 그래서 이틀만 집에 데리고 갔다 올까하다 저희 집에 눌러 앉았죠. 응가를 해도 예쁘고, 쉬를 해도 예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 정말 외롭지 않다’ 어디 나갔다 집에 돌아왔을 때도 외롭지 않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랑이가 있구나 이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 혼자 내버려 두는 게 너무 미안해서 혹시라도 치킨에 맥주 한 잔 하자고 하면 “미안하지만 우리 사랑이 밥 줘야 돼서 가야 된다”고 말해요. 사랑이가 있어서 건강한 삶이 된 거 같아요. (Q) 사랑이에게 노래도 가끔 불러주신다고 하는데제가 무슨 얘기를 하면 그 말을 최대한 알아들으려고 노력을 해요. 4개월 밖에 안 된 애가. 그런 게 너무 신기해요. 집에서 혼자 노래 연습할 때 사랑이를 보고 해요. 사랑이를 보면 더욱 감정 몰입이 잘 되는 거 같아요. (Q) 사랑이란 어떤 존재이며 더 나아가서 박혜경씨에게 반려동물이란강아지는 사람의 정서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사랑이가 저한테 특별히 뭘 하는 건 아니지만 사랑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웃게 되고, 사랑이 보면서 ‘예쁘다. 예뻐’라고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반려견은 사람하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어떤 가족 이상의 그런 거 같아요.(Q) 반려견과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되면 다시 입양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전에 키우던 도토리라는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어요. 촬영 끝나고 오니깐 저랑 함께 잤던 그 상태로 죽어있더라고요.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데 정말 10시간을 목놓아 운 거 같아요. 후유증도 너무 컸어요. 자다가도 멍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고, 문을 열어오 저를 반기며 소리 지르는 거 같아서 집에 두 달간 못들어가고 친구네 집에서 잤어요. 그 충격으로 다시는 강아지를 안 키우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안 되더라고요. 어쩌겠어요. 받아들여야죠. 사람도 언젠가는 죽잖아요. 모든 물건들도 언젠가는 쓸모없어지고 아프지만 받아들여야죠. (Q) 동물을 유기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저는 매우 강력하게 법으로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행도을 하는 사람들은 말로 해서는 안 돼요. 그 사람한테 그걸 멈추라고 얘기한다고 해서 멈추질 않아요. 막 던지고, 끌고 가고, 잡아먹고, 지지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사람으로 태어난 게 죄스럽단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Q)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초보맘들에게 조언 한 마디키우기 전에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키워야 해요. 단순히 강아지가 귀엽고 예뻐서 키우는 건 절대 반대예요. 자신의 SNS에 홍보하기 위해 강아지를 키우는 한심한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반려견을 키우려고 마음 먹을 때는, 반려견에게 인간 이상의 대접을 해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인간 이상의 존엄성을 지켜 줘야 되고, 인간 이상의 매너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만큼 책임감이 중요한 거 같아요.(Q) 사랑이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한 통 부탁사랑아 내게 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나는 항상 너를 사랑이라고 이름을 지은 그 순간부터 내 입엔 항상 사랑이 떠나지 않아. 너를 만난 순간부터 우리가 어느 시점에는 헤어지게 되는 그 순간까지는 내 인생 전체가 사랑이로 도배될 거 같애. 너무 고맙고 우리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사랑아. 사랑한다 사랑이.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유튜버 구독자 만 명을 만드는 게 제 목표고요. 내 안의 아티스트적인 기질과 음악적인 방향 모든 것들을 스스로 만들고 배포하고 키우고 발전해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예인 최초로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한 빅뱅 방시혁씨 축사 내용 중에 ‘자신이 반항심이 많았고 사회 불만이 많았다. 왜 불만스럽고 만족스럽지 않은 지를 깨닫고 바꾸려고 노력해 왔다’라는 말이 소름끼치도록 와닿았어요. 저도 가수로서 앞으로 나아갈 모든 방향들 속에서 불만스러운 부분들을 깨닫고 극복하며 나아갈 생각이예요. 많은 응원해 주세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호루라기 울음소리 내는 북방산개구리가 “부천 무릉도원수목원에”

    호루라기 울음소리 내는 북방산개구리가 “부천 무릉도원수목원에”

    3월이 되면 경기 부천시 무릉도원수목원에서 독특한 울음소리로 유명한 북방산개구리를 만날 수 있다. 7일 부천시에 따르면 북방산개구리는 기후변화에 민감하며 양서류 가운데 가장 먼저 3월쯤 산란을 시작한다고 한다. 올해는 좀 일찍 지난 2월 말부터 산란을 시작해 무릉도원수목원에서 알과 개구리를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이달부터 논이나 계곡·웅덩이에서 알을 낳는 개구리는 계곡산개구리와 북방산개구리·한국산개구리가 있다. 이들 중 북방산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가장 크며 마치 호루라기 부는 소리와 유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천 무릉도원수목원은 4년 전부터 병해충 방제약 대신 자연 자생능력을 키우는 식생관리를 추진하고 소규모 습지가 조성돼 있다. 이에 북방산개구리뿐만 아니라 청개구리와 맹꽁이·참개구리 등 다양한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부천무릉도원수목원 연못에서 관찰할 수 있는 북방산개구리
  • ‘알앤비 황제’ 알켈리, 성폭행 혐의 부인 “나는 괴물이 아니다”

    ‘알앤비 황제’ 알켈리, 성폭행 혐의 부인 “나는 괴물이 아니다”

    최소 10개의 성폭력 범죄 혐의로 기소된 뒤 보석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200만 원)를 내고 풀려난 ‘R&B 황제’ 알켈리(R.Kelly)가 5일(현지시간) C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성폭행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6일(현지시간) 메트로,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알켈리는 ‘CBS This Morning’과의 인터뷰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나를 가지고 벌이는 거짓 게임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8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알켈리는 자신은 미성년자를 절대 성폭행하지 않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알켈리는 점차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나는 내 인생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소리쳤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라. 정상적인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냐”며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사람이니 실수는 하지만 악마는 아니다. 결코 난 괴물이 아니다”고 말했다.고소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는 MC의 질문에 알켈리는 “그렇다. 정말 그렇다”면서 “나는 암살 당했고 생매장됐지만 여전히 살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가수 인생의 명예를 걸고 진실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온라인 블로그에 올라온 나에 대한 혐의들은 모두 꾸며진 것이다. 나를 가지고 거짓 게임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에는 히트곡 ‘I believe I can fly’로 알려진 알켈리는 10개의 성폭력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1998년에서 2010년 사이 벌어진 사건이며, 피해자 4명 가운데 3명은 사건 당시 17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알켈리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gayleking/인스타그램영상=Viral Channel/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서울 관광객 유치 위해 국내 여행사와 상생합니다”

    “서울 관광객 유치 위해 국내 여행사와 상생합니다”

    20여년 여행업계 종사… 9년전 공직 입문 국제트래블마트 등 획기적인 정책 마련“여행 관련 단품 판매 온라인 여행사인 OTA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기존 여행사들이 다 죽습니다.” 20여년간 여행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용훈(52) 서울시 관광산업과 관광산업지원팀장은 6일 국내 여행업계 위기론을 주장했다. 숙박, 가이드, 항공 등 여행사 패키지 상품 구성 요소들을 단품으로 판매하는 OTA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여행사가 여행사를 대상으로 관광객을 모으는 고전적인 모객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 여행사들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온라인 단품이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여행사들은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만시지탄이지만 국내외 관광객 유치 기관인 한국여행업협회, 중화동남아여행업협회, 서울시관광협회 세 곳이 힘을 합치기로 했고, 서울시와 협의체를 구성해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최 팀장은 산·관·학 3개 분야에서 경력을 갖춘 ‘관광 전문가’다. 1992년 한국 관광상품을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 여행사에 취업했다. 학부 전공도 살리고, 국내외 관광 인프라를 확인하며 선진 관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후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여행사에서 상품 기획·영업을 담당했고, 여행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일하면서 경기대에서 관광경영을 전공, 2005년 석사 학위에 이어 2008년 박사 학위를 취득, 백석대 겸임교수로 강단에도 섰다.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유럽, 아프리카 등 50여개국을 다녔고, 여러 나라의 관광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해 풍부한 식견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2010년 3월, 지인 권유로 서울시 관광 전문 인력 공채에 응시해 합격,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시에선 관광상품개발 업무를 맡았다. “업계에 있을 때 정책과 업계 간 괴리가 너무 크고, 그게 좁혀지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서울시와 여행업계 간 교류가 없었어요.” 최 팀장은 시와 여행업계 간 소통에 사활을 걸었다. 시 주요 사업을 소개하고 업계 의견을 듣는 ‘관광정책설명회’를 마련했다. 일본·중화권 여행사 종사자들 중심으로 위원회도 구성,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시와 업계의 소통 합작품인 ‘서울형 관광상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 팀장은 그동안 체계적인 여행사 지원 체계 구축, 저가·저질 여행상품 해결을 위한 여행사 상품 평가 기준 마련과 ‘우수 관광상품 인증제’ 도입, 국내외 관광 업체 간 기업간거래(B2B) 장인 ‘서울국제트래블마트’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지역 관광 명소로 분산해 지방과 상생을 도모하는 ‘케이 트래블버스’ 추진 등 획기적인 정책들을 전국 최초로 내놨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최 팀장에 대해 “서울시와 여행업계의 상생 기반을 다졌고, 서울 관광 활성화 토대를 쌓았다”고 평했다. 최 팀장은 공채 응시 전까지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어떨까. “정책과 현장이 따로 놀지 않도록 업계와 소통하며 조율하는 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글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단독] “학교 운동장에 오피스텔이…” 교육청이 허가했다

    [단독] “학교 운동장에 오피스텔이…” 교육청이 허가했다

    건물 관리자 횡령 혐의 구속에도 방치 교육청 “수사중이라 취소 검토 안 해”130억원 규모의 보증금 횡령 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명문 사립 휘문고 재단 소유 오피스텔 건물의 토지 용도가 서울교육청의 허가로 교육용에서 수익용으로 변경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용 토지에는 오피스텔 같은 수익용 부동산을 지을 수 없다. 거액의 횡령 사건은 토지 용도변경 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데도 서울교육청은 해당 오피스텔의 용도변경 허가를 유지하고 있어 봐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서울신문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2011년 휘문의숙이 소유한 대치동 더블유(W)타워 대지 일부를 교육용에서 수익용으로 용도변경을 허가했다. 해당 용지는 학교 주차장과 운동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허가서에는 “(해당 토지와 관련) 재산관리 과정에서 관계법규를 위반하거나 사회적 물의가 야기될 때 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W타워는 휘문의숙 소유지만 이를 재임대해 관리했던 휘문아파트관리 대표이사 신모(53)씨가 130억원대 보증금 횡령 혐의로 현재 구속 중이다. 신씨는 보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고, 실소유주인 휘문의숙은 “신씨 책임이라 우리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날리고 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였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휘문의숙과 민모(56) 전 이사장 등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아직 수사 진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민 전 이사장은 지난해 서울교육청 감사 결과 53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 수사를 받고 지난해 12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감사 과정에서 W타워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감사보고서에 “휘문의숙이 신씨와의 계약 과정에서 특혜를 주는 등 수익용 기본재산인 W타워를 부적정하게 관리해 학교법인 운영 건정성을 훼손했다”고 적시한 것이다. 토지 용도변경 허가 취소 사유를 직접 확인했음에도 1년이 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휘문의숙이 서울교육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W타워 준공 이후 2014~2018년 해당 건물을 통해 휘문의숙이 올린 수익은 93억원에 달한다. 서울교육청은 현재 수사 중인 교비 횡령 사건이 자율형사립고 즉시 취소 조건에 해당함에도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서울신문 1월 14일자 12면> 교육청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으로 법적인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토지 변경 허가 취소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권순일 대법관 입건도 안 했다… 현직은 못 겨눈 檢

    권순일 대법관 입건도 안 했다… 현직은 못 겨눈 檢

    가담 정도 약하다 판단해 서면조사 그쳐 “입건도 안 됐는데 공범 기재는 부적절” 징계청구 시효 지나 주의 수준 조처할 듯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권순일 대법관을 피의자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법관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킨 검찰은 추가 수사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피의자 입건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무런 처분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권 대법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았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해 정식 형사사건이 되는 것을 입건된다고 하고, 입건이 돼야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등장하는 권 대법관은 2013년과 2014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서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의혹을 받았다. ‘공범´으로 적시된 만큼 기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날 전·현직 법관 10명을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그러나, 권 대법관에 대해 불기소나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수사팀 관계자는 “공범으로 적시됐다고 반드시 피의자인 것은 아니다”라며 “지휘계통에 있었기 때문에 공소장에 공모했다고 언급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권 대법관을 포함해 사법농단에 연루된 현직 법관 66명의 비위 관련 수사 자료를 대법원에 넘기기는 했다. 하지만 가담 정도가 약하다는 판단에 피의자 입건 조치는 하지 않은 것이다. 수사 당시에도 권 대법관은 직접 소환 없이 한 차례 서면조사만 받았다. 노정희·이동원 대법관도 서면 조사에 그쳤다.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기소, 전직 대법관을 불구속기소한 검찰이 현직 대법관의 문턱은 넘지 못한 셈이다. 입건되지 않은 권 대법관에 대해 비위 통보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공무원법은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만 관련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는데 공범으로 기재된 것은 수사가 부실한 것”이라며 “참고인에 불과한 공무원에 대한 수사 내용을 소속기관에 통보하는 것 역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출근길에 권 대법관 징계 청구 여부에 대해 “(검찰 통보가) 비위 통보인지 아니면 참고용으로 통보한 것인지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위 사실이 인정돼 징계까지 내려질 수 있는 사안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징계시효인 3년이 지난 사안인 만큼 사실상 징계 청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고’나 ‘주의’ 수준의 조처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학의 사건 증거 누락’ 책임 두고 경찰 vs 조사단 신경전

    ‘김학의 사건 증거 누락’ 책임 두고 경찰 vs 조사단 신경전

    경찰 “디지털 증거 폐기 이유 적어 보내, 관련자 압수 파일도 CD 저장해 檢 송치” 조사단 “사실과 무관한 공식 발언 유감” “최순실, 김 前차관 임명 관여” 진술 확보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수사를 놓고 검경 갈등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당시 경찰 측이 디지털 증거 3만여건을 누락한 채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발표에 경찰 측이 정면 반박한 데 이어 조사단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당시 수사팀을 지휘한 A총경은 6일 경찰청 출입기자들과 만나 “압수·체포·구속영장 신청 등을 수차례 기각하는 등 수사를 힘들게 한 것도 검찰이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결론을 (무혐의로) 뒤집은 것도 검찰”이라며 “온 힘을 다해 수사한 경찰관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더럽히는 행위는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지난 4일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중천(58)씨의 저장매체 등에서 복구된 사진 파일 1만 6402개, 동영상 210개를 비롯해 윤씨의 친척과 또 다른 사건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파일, 영상까지 약 3만건의 디지털 증거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발표했다. A총경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윤씨의 메모리와 노트북 등에서 복구한 1만 6000개 파일에 대해서는 “PC 자체가 자녀들이 쓰던 것이었고 쓸모 있는 내용이 없어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에 따라 파일을 일일이 확인한 뒤 사건과 관련 있는 것만 검사 지휘를 받아 보내고 관련 없는 것은 폐기한다”며 “폐기는 경찰 고유 권한이지만 폐기 목록과 사유를 기록해 검찰에 보냈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압수한 파일도 송치하지 않았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CD에 저장해 송치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기록이 계속 오갔고, 기록이 부족했다면 추가 송치를 요구하거나 재지휘할 권한도 있는데 검찰은 6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에서 잃어버렸거나 관리를 잘못했을 수 있겠지만 그건 경찰 소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조사단은 “사실관계 파악 차원에서 협조 요청한 것”이라며 “요청 사항과 무관한 경찰의 공식 발언은 심히 유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포렌식 절차를 통해 확보한 윤씨 파일을 폐기하고 임의로 송치하지 않은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차관 의혹을 재조사 중인 대검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 임명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파란 집에서 8시간, 노인들은 그렇게 생을 끝냈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파란 집에서 8시간, 노인들은 그렇게 생을 끝냈다

    “인터뷰 안 합니다. 저희는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었어요.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7일 스위스 취리히주 쿠스나흐트의 한 주유소 1층에는 3평 남짓한 사무실이 쪽방처럼 딸려 있었다. 외국인 조력자살(안락사) 후 시신을 화장장까지 운반하는 민간 장례업체의 사무실이었다. 굳이 하는 일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작은 간판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사무실 옆에 주차된 운구 차량을 보고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혹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문전박대만 당했다. 신분만 밝혔을 뿐인데도 장의업체 직원은 질문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기자는 기자일 뿐, 우리는 기자를 믿지 않는다”며 퉁명스럽게 문을 걸어 잠갔다. 이미 여러 국가의 취재진이 이곳을 다녀간 것 같았다.한국인 최초로 안락사를 선택한 이들, 그들은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8770㎞를 날아 스위스까지 갔을까. 답을 찾고자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스위스 취리히에 다녀왔다. 한국인 안락사가 이뤄진 블루하우스부터, 시신을 운반하는 사설 장례업체,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까지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기록은 감춰져 있고, 흔적은 흩어져 있어 아쉽게도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숨진 한국인이 스위스에서 최초로 내디뎠던 그 길에서 고인들이 보았을 마지막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느낀 건 안락사를 그려낸 영화 ‘미 비포 유’처럼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삶과 죽음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정답 없는 갈림길이었다.블루하우스는 취리히주 파피콘에 있다. 스위스인들은 조력자살을 하더라도 집에서 받을 수 있기에 굳이 이곳에 올 필요가 없다. 오직 외국인만이 이 파란 건물에서 스스로 숨을 거둔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블루하우스의 외관은 아늑하지만은 않았다. 건물 바로 뒤편에는 대형 공작기계 제조업체가 크고 암울한 배경화면처럼 버티고 있었고, 바로 앞 인적 드문 공터가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스위스 일정 중 3일을 투자해 블루하우스 앞을 지켰지만, 지나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매일같이 사망자가 발생하는 만큼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친구의 안락사를 곁에서 지켜본 익명의 제보자 ‘케빈’도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블루하우스 앞에 도착하는 순간 차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몸이 오싹했다. 기분이 참 묘했고 안 좋았다.”8일에는 블루하우스 밖에서 안락사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쯤 프랑스 국적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와 미색 SUV 한 대가 연이어 도착했다. 각각 두 차량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내렸고,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가족들이 오열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 마음의 준비를 마친 듯 덤덤한 모습이었다. 두 시간쯤 지나 가족들이 블루하우스에서 나왔다. 블루하우스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죽음의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디그니타스와 검찰, 법의학자 인터뷰 등을 통해 추정할 수 있었다. 우선 안락사 전 동행한 가족들은 수많은 서류를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병명이 적힌 의사 진단서와 환자의 사망 의사가 담긴 선언문 등은 필수다. 물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환자가 치사약(펜토바르비탈)을 마시기 전까지 디그니타스 직원은 환자가 지금도 안락사를 원하는지,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지를 수차례 반복해서 확인한다. 그리고 환자가 약을 마시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약을 복용하면 보통 수분 내에 사망에 이른다. 죽을 권리를 선택한 이들의 마지막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이날은 예상보다는 조금 늦은 오후 5시 30분쯤 경찰과 법의학자가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경찰이 각종 서류의 확인 등을 마치면 타살 의혹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법의학자의 검시가 시작된다. 한 시간 뒤 경찰과 법의학자가 철수하자 곧이어 하얀색 운구 차량이 도착했다.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향했던 노인들은 주검이 돼 8시간 만에 관에 실려 나왔다. 프랑스 노인 두 명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안락사 후 시신은 모두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으로 보내진다. 블루하우스와의 거리는 26.4㎞로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 3곳 중 한 곳으로 파피콘에서 사망한 이들의 시신은 일단 이곳으로 옮겨진 후 화장을 할지, 매장을 할지 결정된다.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들도 이 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케빈이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본 곳도 이곳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국적에 상관없이 스위스에서 사망하면 현지 화장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장례 과정은 우리나라에서처럼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인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구분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백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할 수 있는 대형 장례식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골함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품은 스위스 국민들도 꽤 있다.화장장으로 시신이 옮겨지면 대략 3일 후 화장이 된다. 화장 전까지는 시신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방에 모신다. 우리가 찾은 회장장에도 23개의 방이 마련돼 있었다. 케빈은 9번 방에서 고인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북화장장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외국인들이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비용을 스위스 국민이 댄다는 점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디그니타스는 조력자살로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지만 정작 자국 화장터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기자는 이곳에서 화장된 한국인의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찾고자 했던 한국인 기록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케빈이 스위스까지 동행해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박정호(가명)씨의 기록은 확인할 수 있었다. 디그니타스와 케빈을 제외한 제삼자를 통해 한국인의 안락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 기록에는 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가족 이름, 한국 주소 등이 적혀 있으며, 사망 장소로는 블루하우스가, 장례 주관자로 디그니타스가 기재돼 있었다.안락사한 한국인의 기록은 더 찾을 수 없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 장의업체 두 곳을 더 찾았다. 한 곳은 파피콘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의업체고, 다른 한 곳은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은 곳이었다. 물론 두 곳에서 더는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수십 년간 죽음을 일상으로 접한 스위스 장례전문가로부터 조력자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파피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례업체인 게르바 린다우의 사장 우르스 게르바(50)는 조력자살도 존엄한 죽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문제라고도 했다.“제 경험으로는 보통 조력자살을 통해 남은 유족들이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가족들은 고인의 조력자살을 원하지 않거나 보낼 준비가 안 됐는데,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그런 선택이 남용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벤처, 혁신성장 동력으로 재활용… 文 “4년간 12조 투자 창출”

    벤처, 혁신성장 동력으로 재활용… 文 “4년간 12조 투자 창출”

    2022년까지 1조원 유니콘 기업 20개로 자금 지원·규제 완화·인프라 구축 3박자 비상장 기업엔 ‘차등의결권 주식’ 허용 데이터·인공지능 전문인력 1만명 양성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제2벤처붐’을 일으키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벤처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 D캠프에서 열린 제2벤처붐 확산전략 대국민 보고회에서 “정부는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국정과제로 삼고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마존, 인텔 사례를 언급하고는 “정부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창업자와 투자자가 돈을 벌고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M&A를 통한 벤처투자 회수비중을 2018년 2.5%에서 2022년까지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0년 전 김대중 정부 당시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성장 동력으로 활용됐던 ‘벤처’가 다시 혁신 성장의 중심으로 기용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사업·고기술 스타트업 발굴 ▲벤처투자 시장 내 민간자본 활성화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 ▲벤처투자 회수·재투자 촉진 ▲스타트업 친화적 인프라 구축 등을 담은 ‘제2벤처붐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에는 창업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성장단계, 스케일업에 중점을 뒀다”며 “일반 국민이나 대기업을 포함해 민간이 (벤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엔젤투자 규모 2022년까지 1조원 확대 이번 지원책의 핵심은 벤처기업이 돈을 구하기 쉽게 해 주고 창업과 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 주며 기술혁신을 위한 인력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먼저 초기 자금을 구하기 쉽게 하기 위해 지난해 4394억원이었던 엔젤투자 규모를 2022년까지 1조원으로 늘린다. 일반투자자의 벤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모집 한도를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고 대상 기업 범위도 창업 7년 이내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넓힌다. 어느 정도 성장한 벤처기업이 사업을 키우기 위한 자금 지원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펀드를 조성해 모태펀드와 성장지원펀드 등을 통해 운영한다. 또 이달부터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올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BDC는 개인과 기관의 투자금을 받아 상장한 뒤 해당 자금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특히 증권사,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벤처캐피탈(VC)도 BDC 운용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엔젤투자자 투자 지분을 매입하는 전용 펀드도 4년간 2000억원 규모로 만든다. 자금뿐만 아니라 제도도 개선된다. 벤처지주회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 자산 규모를 현재 5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낮추고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도 폐지한다. 대기업집단 편입 유예기간은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초기 벤처기업 주식의 양도차익·배당소득에 대해 법인세도 면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쉬워져 투자자들의 부담이 적어진다. 규제 완화를 통해 벤처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 엄격한 요건하에서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고, 제조 창업기업에 한해 3년 동안 부담금 면제 항목을 12개에서 16개로 늘려 준다. 이 사안은 그동안 벤처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정책이다.●3년간 부담금 면제항목 16개로 늘려 특히 차등의결권 주식 발생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벤처기업이 경영권 상실에 대한 우려 없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재벌의 경영 세습 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도입되지 않고 있다. 홍 부총리는 “차등의결권은 상법상 1주 1의결권이라는 원칙과 맞지 않지만 벤처업계의 경우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한정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며 “민간을 비롯해 관계부처와의 폭넓은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엄격한 요건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규제 샌드박스 활용 사례가 연내 100건 이상 나오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원 스톡옵션 3000만원까지 비과세 추진 인적·물적 인프라 강화를 위한 지원책도 제시됐다. 5∼10년 내 유니콘기업이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발굴하는 ‘미래 유니콘 50’(가칭) 프로그램이 올해 하반기에 도입되고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창업기업 투자 펀드를 2022년까지 6000억원 조성한다. 벤처기업 직원이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혜택을 현재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린다. 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2023년까지 1만명 양성하고 상반기에 AI 대학원을 3개 신설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한국당 뺀 여야 4당 “형평 안 맞아” 비판

    황교안 “지금이라도 석방돼 다행” 환영 MB측 “법치 살아있어”… 靑, 논평 안 해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항소심에서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나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법원 결정을 존중하나 국민적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며 “향후 재판 진행에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정하고 단호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당사자”라며 “구치소에서 석방됐다고 기뻐하지 말고 증거인멸도 꿈도 꾸지 마라”고 강조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이 전 대통령의 돌연사 위험은 제거되는 대신 국민의 울화병 지수는 더 높아졌다”며 “그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는 판사의 법리적 판단이었길 바라며 항소심 재판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다시 법정 구속돼 남은 형기를 채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구금에 준하는 조건부 보석이라고 하지만 말장난에 불과한 국민 기만”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한마디로 이명박 측의 꼼수에 놀아난 재판부의 무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법적 절차에 따른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고령과 병환을 고려할 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이 많이 편찮으셨다는 말을 전해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이라도 석방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건강관리를 잘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아직은 법치가 살아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와 관련해 이날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원 결정을 따를 일이지 청와대가 언급할 성질의 일이 아니다”라고만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MB “공사 구분, 증인들 안 만날 것”… 시민 “중형인데 석방 뜻밖”

    MB “공사 구분, 증인들 안 만날 것”… 시민 “중형인데 석방 뜻밖”

    기뻐하는 측근들 향해 “지금부터 고생” 재판 보던 지지자 “조건 지나치다” 반발 이동관 눈물 훔치고 이재오 “당연한 일” 진보측 “옛 권력자만 인권 보장” 꼬집어6일 구속 350일째를 맞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은 법원의 조건부 보석 허가 제안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항소심 구속 만기일을 한 달여 앞뒀고 자택 구금 수준의 석방임에도 큰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울동부구치소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측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환영한 반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오전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구속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건부 보석 허가 의사를 밝혔다.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주거지 및 통신·접견 대상 제한 등 조건을 열거한 뒤 이 전 대통령에게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준다”며 10분간 휴정했다. 구치감(구속 피고인 대기 공간)으로 들어가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변호인도 웃음기를 보인 반면 보석 허가를 반대했던 검찰의 표정은 굳어졌다. 재판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조건이 지나치다”거나 “구치소는 면회라도 가지 이건 면회도 못 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재판정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은 정 부장판사가 “조건을 그대로 이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증인 이런 사람들은 제가 구속되기 이전부터도 오해 소지 때문에 만나지 않았다. 철저히 공사를 구분한다”고 말했다. 보석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기뻐하는 측근들을 향해 “지금부터 고생이지”라며 미소 지었다. 오후 3시 48분, 검은색 슈트 차림의 이 전 대통령이 1년 가까이 머물던 동부구치소에서 걸어나왔다.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10명 남짓한 옛 측근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팔뚝을 흔들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이재오 전 정무수석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차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출발 20여분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그가 탄 차량은 그대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이 전 대통령의 보석 소식에 시민들은 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원생 김모(33)씨는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보석이 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다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반면 직장인 이모(35)씨는 “보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특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택 연금이라지만 휴대전화도 쓰고 주변 사람도 자유롭게 만날 것 같다”는 등 보석 결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법원에서 여러 사유를 들어 보석을 허가했지만 이 전 대통령 범죄의 무게를 생각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만 방어권이나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집회를 이어 온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MB와 박 전 대통령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민중홍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은 보석을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석이 아닌 조건 없는 석방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MB, 어차피 한달 뒤엔 자유의 몸… 법원 “조건 어기면 재수감”

    MB, 어차피 한달 뒤엔 자유의 몸… 법원 “조건 어기면 재수감”

    새달 9일 0시 구속만료로 석방 불가피 미리 풀어준 대신 거취 제한해 재판 진행병보석은 허용 안 해 주거지에 병원 불허“피고인, 과거 한 일 찬찬히 회고하기를”‘황제보석’ 비판 의식한 듯 이례적 당부법원은 6일 항소심 구속기간을 한 달 남짓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이례적으로 장황한 설명과 함께 피고인과 검찰 측에 여러 당부를 덧붙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 전 대통령에게 보증금 10억원 납입과 주거지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1곳으로 제한하고 배우자와 직계 혈족 및 그의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아무도 연락하거나 접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보석 조건을 제안했다. 또 매주 보석 조건 준수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가혹한 조건”이라면서도 법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아 다음달 8일까지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구속기간 안에 재판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심문하지 못한 증인수를 감안하면 구속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구속기간은 기본 2개월로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6개월이다. 이 전 대통령은 추가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혐의가 없어 보석을 청구하지 않더라도 다음달 9일 0시에 석방될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검찰은 구속기간 내 심리를 마치지 못하면 석방 후 심리를 계속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구속만기로 석방할 경우 주거 또는 접견을 제한할 수 없어 오히려 증거인멸의 염려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한 달 뒤 아무 제한 없이 풀려나는 것보다는 거취를 제한한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석방 관련 논란을 더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다만 ‘황제 보석’ 논란을 의식한 재판부는 보석 허가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보석제도는 무죄추정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불구속 재판의 기초 제도인데, 국민의 눈에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자택구금과 유사한 정도의 보석 조건을 부가하고 이를 어기면 재수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새로 구성된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공정하게 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돌연사 가능성까지 언급한 건강문제를 보석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보석 결정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주거지로 추가 신청한 서울대병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입원 진료가 필요하다면 구치소 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정준영(52·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에게 “형사재판은 현재의 피고인이 과거의 피고인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라면서 “자택에서 기소된 범죄사실 하나하나를 읽어 보고 찬찬히 회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보석 조건을 어겨 보석 취소로 재구금되지 않도록 하라”면서 “매일 1시간 이상 운동해 건강을 유지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임해 달라”고 덧붙였다. 검찰엔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잘 지키는지 감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中과 미세먼지 공동예보 ‘기대’… 인공강우·저감조치 협력 ‘한계’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불편과 건강 우려 등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저감 방안을 지시했다. 대기질 악화로 엿새째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초유의 상황에서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자지만 그동안 대처 방식을 놓고 국민 정서와 배치됐던 중국과의 협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비상저감조치 동시 시행, 인공강우 기술 협력, 미세먼지예보시스템 공동 운영 등 구체적인 사안까지 제시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중국도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시인을 하더라”면서 “중국도 미세먼지에 대한 압박이 심하고 저감 필요성을 느끼기에 양국이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실천 방안을 강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보시스템 공동 운영은 ‘기대’, 인공강우 협력은 ‘희망’, 비상저감조치 동시·공동 시행은 ‘선언적 의미’로 평가했다. 공동예보는 중국의 영향이 3~4일 지난 후에 한국에 미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활용이 기대된다. 지난달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는 중국 31개 지역의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 예보 정확도가 높아지면 국내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될 때 예비저감조치 확대 시행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 인공강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에서 인공강우를 미세먼지 저감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앞서 활용하고 있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면 연구 성과를 앞당기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국토가 넓은 중국과 달리 활용에 한계가 있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중국의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인공강우 연구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보다 정부가 뭔가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상저감조치 공동 시행에 대해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동시 발생은 드문데 대기오염에 대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며 “우리가 중국에 요구할 것은 배출량을 줄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한중 공조와 관련해 “(한국) 보도를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협력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국에서 제기되는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는 재차 부인했다. 그는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어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매우 복잡하다”며 “종합적인 관리는 과학적 태도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만큼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줄이는 데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추경을 긴급 편성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도 조기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추경은 공기정화기 공급 확대와 중국과의 협력 사업 등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주요 배출원인 화력발전소에 대한 관리 강화가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발전소 60곳 중 54곳에 대해 올봄 전체 또는 일정 기간 가동을 정지한다. 석탄발전소가 정기적으로 받는 정비를 3∼6월에 집중 실시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 출력을 제한하는 ‘상한 제약’(가동률 80% 제한)을 모든 석탄발전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에 있는 유류보일러 2기도 봄철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고, 문 대통령이 지시한 노후 석탄발전소 6기의 폐지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과의 협의가 신속하게 이뤄지려면 정상 간 논의가 필요하고 추경 역시 국회 협조가 필수적”이라면서 “다만 국민 불편과 부담을 감수하고 추진한 정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돌아올 책임과 부담이 크다 보니 부처마다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7일째 비상조치… 오후엔 ‘숨통’

    7일째 비상조치… 오후엔 ‘숨통’

    교육·복지·고용부 장관, 현장 점검 ‘뒷북’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은 가운데 수도권과 충청권에 이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국민 고통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부는 “수도권과 충청권, 광주 등 8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며 “해당 지역은 6일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을 넘었고, 7일에도 50㎍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인천·경기·세종·충남·충북은 7일 연속, 대전은 6일 연속이다. 다만 7일 늦은 오후엔 청정하고 강한 북풍이 불어 미세먼지 농도가 모처럼 ‘보통’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는 “농도가 빠르게 개선되면 시도별로 비상저감조치가 조기 해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세먼지 재난’에 한발 물러서 있던 각 부처 장관들이 이날 미세먼지 현장 점검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행보가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마저도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타가 있었기에 이뤄졌다. 이 총리는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부만의 일이 아니다. 각 부처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이행 조치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해 달라. 특히 정부나 지자체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 대용량의 공기정화기를 빠르게 설치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날 오전 8시 부랴부랴 서울 여의도초교를 찾아 학교에 설치된 공기청정 설비를 점검하고 실내 체육활동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살펴봤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서울 용산의 ‘청파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집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지침’ 이행 상황을 살펴보고 영유아에 대한 철저한 건강 관리를 주문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서울 마포구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았다. 고농도 미세먼지에 영향이 큰 건설노동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 등 건강보호 조치를 확인하고 현장관리자에게 미세먼지 가이드에 따른 조치를 당부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공사 현장과 다중이용시설, 관용차·화물차 등 운행 차량을 대상으로 긴급 대책을 지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단독] 나를 위해, 남은 이들을 위해… 안락사를 선택할 겁니다

    [단독] 나를 위해, 남은 이들을 위해… 안락사를 선택할 겁니다

    루게릭병 父, 절망하는 가족 보고 결심 이별 준비 필요… ‘죽을 권리’ 찾고 싶어한국인 2명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안락사(조력자살)를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삶을 마쳤고, 107명이 같은 방법을 준비 중이다.<서울신문 3월 6일자 1면> 그들은 왜 스위스로 가려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지난 5개월간 답을 듣기 위해 방방곡곡을 찾아다녔고, 마침내 한국인 ‘디그니타스’ 회원 3명과 연락이 닿았다. 이 중 30대 남성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죽음이 슬픔, 회한, 한탄으로 가득해야만 할까요. 헤어짐은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거잖아요. 남은 사람이 각자의 삶을 잘 살 수 있으려면 우리에게도 이별 준비가 필요하다고 봐요.” 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모(37)씨는 디그니타스 회원이 된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3년 전 인터넷에서 디그니타스를 검색했다. 루게릭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를 보면서였다. 근육을 차츰 퇴화시키는 이 병은 처음엔 아버지의 다리를 못 쓰게 했고, 이어서 입, 소화기관, 호흡기, 팔 등 차근차근 모든 기관을 잠식했다. 아버지는 말하는 것도, 식사를 하는 것도, 나중에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어머니는 24시간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야 했고, 집도 더 작은 곳으로 이사했다. “3년 넘게 병으로 고통받는 아버지와 절망하는 가족을 보면서 안락사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뇌암에 걸린 미국 여성이 조력자살이 허용된 주로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다는 기사를 읽게 됐지요.” 29살의 이 여성은 6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대신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를 만들고 남편과 여행을 떠났다. 임종 전에는 조력자살이 허용된 오리건주로 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가족과 친구들 속에서 눈을 감았다. 김씨는 아버지에게도 디그니타스 안내문을 보이며 스위스에는 조력자살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자신의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잘 아는 아버지는 잠깐 고민하는 듯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은 ‘절대 안 된다’며 말렸다. 3년간 집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아버지는 현재 8개월째 요양병원에서 코에 연결된 영양 공급 기계에 의존해 버티고 있다. “일부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게 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안락사는 말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몸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귀중한 것(신체발부수지부모)이라는 유교문화 영향도 큰 것 같고요. 하지만 당사자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건 오히려 이기적인 것 아니겠어요.” 김씨는 자신에게 아버지와 같은 상황이 닥치면 아버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안락사를 선택할 겁니다. 아버지가 병을 치르면서 차츰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 사람들이 멀어지는 걸 느꼈어요. 제가 죽고 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슬픈 모습으로만 기억되지 않았으면 해요. 요즘 사람들 열심히 운동해서 가장 멋진 모습일 때 프로필 사진 많이 찍잖아요. 그렇게 기억되고 싶어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文 “中과 인공강우 추진…미세먼지 긴급추경 검토”

    文 “中과 인공강우 추진…미세먼지 긴급추경 검토”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6일 ‘재난’ 수준으로 치닫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필요시 추가경정예산안을 긴급 편성하고,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 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안도 검토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고농도 시 한중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공동 시행하는 안과 예보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 대응하는 안을 협의하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공강우 기술협력을 하기로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이미 합의했고, 인공강우에 대한 중국 기술력이 훨씬 앞서 있다”며 공동 인공강우 실시를 추진하도록 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 먼지가 상하이 쪽으로 간다고 하는데, 서해 인공강우를 하면 중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추경은 전날 문 대통령이 환경부 긴급보고를 받으면서 지시한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 공기정화기를 지원하거나 중국과 인공강우 등 공동협력을 하는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청와대는 이날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간 전기차를 제외한 청와대 업무용 차량 및 직원 출퇴근 시 개인 차량 이용을 금지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한중 공동대응이나 추경, 노후 화력발전 조기폐쇄 등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민 고통을 덜기 위해 가용자원을 ‘올인’한다는 점을 알리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사태에 포함하는 등 관련 법안을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저소득층에 필요한 마스크 등 물품은 예비비를 빨리 집행하도록 의견을 모았고, 공기정화장치 등에 소요되는 예산은 추경까지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중국과의 미세먼지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방중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친구가 택한 존엄한 죽음, 내겐 존엄하지 않았다

    친구가 택한 존엄한 죽음, 내겐 존엄하지 않았다

    안락사 동행자 케빈의 고백 (하) 오랜 친구로부터 스위스에 함께 가 달라는 제안을 받은 케빈(가명). 암 투병 중인 친구의 고통을 이해하면서도, 제안에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 스위스 여정은 곧 조력자살(안락사)을 위한 마지막 여행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케빈은 일단 함께하기로 했다. 현지에 가더라도 어떻게든 친구의 극단적 선택을 말릴 기회는 생길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친구는 구체적 안락사 일정과 사망 후 시신 처리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을 정도로 결심이 확고했다. 스위스에 도착한 케빈은 친구에게 그냥 돌아가자고 설득했지만, 극심한 고통 없이 죽고 싶다는 그의 결정을 끝내 꺾지는 못했다. 당일 아침이 밝았다. 친구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안락사 장소인 ‘블루하우스’로 떠났다. 서울신문은 익명의 취재원 케빈으로부터 그가 경험했던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받아 상하로 나눠 연속 보도한다.늘 형 같았던 친구에게 스위스까지 따라와 끝까지 설득해 준 네 뜻을 따르지 못해 미안하다. 날 위해 늘 기도하는 맘으로 돌아가자고 했던 네 마음만은 잊지 않을게. 미안하지만 난 여기서 삶을 마감하고자 한다. 너의 뜻이 신앙적으로도 옳고 하나님의 뜻이라는 점도 알지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유약했던 거 같아.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야. 그 마음 영원히 간직할게. 부디 안녕하길. 스위스에서 박정호 올림 아무도 없는 호텔방에 돌아와 그가 남긴 편지를 읽었습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미친놈’.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습니다. 죽으려는 놈이 무슨 걱정을 이렇게 하는지, 또 이런 글을 왜 썼는지, 그의 마음을 알기에 고마움과 함께 답답한 감정이 동시에 몰려왔습니다. 친구는 제가 서울로 돌아갔을 때 처벌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나 봅니다. 편지 속에 저를 마치 안락사에 반대하는 성직자인 양 적어 놓았더군요.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미리 써 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친구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는데, 그는 끝까지 저를 보호해 주려 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지금이라도 정호가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충 옷을 갈아입고, 급히 호텔방을 나서 렌터카를 몰았습니다.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약 먹기로 결정했어. 함께 스위스에 와 줘서 고마워.” 제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가라고, 우리 꼭 다시 만나자고도 했습니다. 전화를 끊었는데,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도로 갓길에 차를 잠시 세웠습니다. 가슴이 저린다는 게, 울음이 터져 나온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제야 알았습니다. 정호가 죽는다는 것에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파란 이층집에 도착했습니다. 경찰 두 명이 다녀간 후 디그니타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그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방 중간 침대에 담요를 덮고 누워 있는 그를 봤습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눈을 살짝 뜬 채 창백한 얼굴로 표정이 없었습니다. 다리가 떨리고 가슴이 터질 듯 아팠습니다. 얼굴도 만져 보고 손도 만져 봤지만, 온기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죽었을지 궁금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옆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한 장의사 두 분이 들어왔습니다. 직원은 제게 “잠시 나가 있어 달라”고 했습니다. 밖에 나가 하늘을 봤더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죽는구나, 과연 이렇게 죽는 게 존엄하게 죽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이 사람은 고통과 걱정이 없는 완전히 자유로운 세상에서 그간 힘들었던 모든 것을 풀어놓고 평온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하얀 천과 쿠션으로 꾸며진 서양식 육각 나무 관에 누워 있었습니다. 정호가 바라던 대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의사들은 집 앞에 세워둔 검은색 영구차에 관을 실었습니다. 차 안에 관 하나가 더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날 옆방에서 생을 마감한 독일인 남성의 관이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물었더니 디그니타스 직원은 크레마토리움(화장장)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같이 가고 싶었지만 오늘은 갈 수 없다며 종이에 주소를 적어 주며 내일 갈 것을 권했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관에 누운 채 홀로 크레마토리움으로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시내 북쪽 화장장으로 향했습니다. 스위스 화장장은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화장만 하는 게 아니라 고인을 모시는 빈소도 있고 장례의식을 거행할 수 있는 큰 장례식장도 있었습니다. 도착해서 5분 정도 기다렸더니 직원 한 분이 숫자 9와 고인의 이름표가 붙어 있는 방으로 안내해 줬습니다. 방은 1.5평 정도 크기입니다. 관이 누워 있는 방향으로 길쭉했습니다. 오른쪽 벽 탁자 위에 관이 놓여 있었고, 고인은 관에서 어제 봤던 그대로 편안히 누워 있었습니다. 그의 머리 오른쪽으로 굵고 짧은 큰 촛불이 하나 타고 있었습니다. 방은 춥지는 않았지만 서늘했습니다. 화장장 직원은 제게 괜찮으냐고 물었고, 제가 괜찮다고 하니 인사를 하고 나갔습니다. 저는 말없이 그를 봤고, 정호의 얼굴과 손을 만졌습니다. 어제보다 더 차가웠습니다. 무엇이 그를 여기까지 이끌었을까요. 어쩌면 그는 미래에 겪어야 할 고통을 회피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병의 특성상 앞으로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통증은 온몸으로 퍼져 나갔을 겁니다. 죽을 것같이 숨이 막혔겠지요. 결국 정신까지 온전하지 않게 될 거란 걸 알았을 때, 그는 견디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 기약 없는 투병과 간병으로 받게 될 가족의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까지 고려해 스위스에 오는 걸 결정했을 겁니다. 그는 똑똑했습니다. 물론 인간적 갈등도 그의 몫이었겠지요. 대학도 못 간 자식들을 뒤로하고 어떻게 비행기를 탔을까 생각하면 제 가슴이 무너지는 듯 아픕니다. 대단한 친구입니다.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저는 그의 죽음을 축하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바랐던 바일 겁니다. 호텔에서 만난 의사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어떠한 고통도 없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말이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친구를 위해 준비해 온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좀더 환하고 편해 보였습니다. 친구도 제 선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 제 마음도 편해지더군요. 며칠 후 그는 한 줌의 재가 됐습니다. 스위스에서 그는 자기 삶을 완성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존엄한 죽음이었을까요. 미안한 말이지만 적어도 저에게 친구의 죽음은 존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친구 스스로는 존엄한 죽음을 택했다고 확신합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안락사 동행자 케빈의 고백 (상)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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