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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비 ‘50억弗 몽니’ 부리며 자리 박찬 美… 연내 타결 힘들 듯

    방위비 ‘50억弗 몽니’ 부리며 자리 박찬 美… 연내 타결 힘들 듯

    美 “역외부담 등 새 항목 신설 대폭증액” 韓 “기존 틀 내 주한미군 주둔비만 부담” 두 수석대표 이례적 브리핑 ‘장외 신경전’ 이혜훈 “해리스 대사, 50억弗 20번 요구” 양국 강경… 대통령 정치적 마무리 가능성 한국과 미국이 18~19일 내년도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할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3차 회의를 열었으나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파행 끝에 결렬됐다. 한미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2일차 회의를 열었지만 예정됐던 오후 5시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오전 11시 30분쯤 중단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오후 2시 30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서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정 대사는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미측이 먼저 이석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회의 중단 한 시간 뒤인 낮 12시 45분쯤 용산구 주한 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에서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 측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결국 우리는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의에 참여하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했다. 드하트 대표는 “우리의 위대한 동맹 정신에 따라 양측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 제안이 나오길 희망한다”며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작업할 준비가 됐을 때 우리의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월 서울,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1, 2차 회의 당시에는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더라도 예정된 회의 시간을 대부분 채웠다. 지난 9, 10차 협상에서도 일방이 회의 중간에 자리를 뜨거나 수석대표가 브리핑을 자처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인 적은 없었기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미국이 한국에 분담금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한 미국대사관 측은 회의가 시작된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일부 매체에 오후 1시 전후로 열릴 대사관 행사의 취재를 요청했고, 이 행사는 현장에서야 드하트 대표의 브리핑으로 확인됐다. 미국 대표단이 이날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한국의 입장이 전날과 비슷함을 확인하고 바로 회의를 중단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으로 약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를 요구하며 이를 맞추고자 주한미군 주둔 관련 비용 외에 한반도 밖 역외 부담 항목을 신설하자고 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사는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가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목과 총액 2개 다를 포함한다고 하면 된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7일)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했다”며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한국 측은 기존 SMA와 SMA의 근거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 관련 비용만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이 인상 요구를 관철하고자 주한미군 철수 또는 축소 카드로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 대사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언급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한미 입장 차이가 현격함에 따라 10차 SMA 만료 기한인 다음달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대사는 “일단 한미 간에 실무적으로는 다음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면서도 “다만 오늘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방위비분담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할하는 관심사항이기에 ‘정 안 되면 판을 흔들라’는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기에 결국 양국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대통령님!” “먹거리요” 질문권 요청하며 소동…질문 분야별 가려 받아 ‘각본 없는 드라마’ 퇴색

    “대통령님!” “먹거리요” 질문권 요청하며 소동…질문 분야별 가려 받아 ‘각본 없는 드라마’ 퇴색

    비틀스 ‘올 유 니드…’ 맞춰 무대 등장 文 “예상문제 없어 제대로 준비 못해” 중계 끝난 뒤 패널들과 일일이 악수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300명의 국민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는 기존 ‘국민과의 대화’와는 달리 패널들이 무질서하게 질문권을 요청하면서 소란스런 모습이 펼쳐졌다.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보다는 부동산, 최저임금 등 자신의 생업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토로가 많아 아슬아슬한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사회자가 질문을 무작위로 받지 않고 분야별로 선별해 받음으로써 당초 청와대가 강조한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취지와 달리 통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초 예정됐던 100분을 넘어 117분 동안 행사는 진행됐지만, 시간이 부족해 대부분의 패널들이 질문을 하지 못했다. 다만 장애인, 탈북주민,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국민들이 질의자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협동조합 ‘아지오’가 만든 구두를 신고 사회자인 배철수씨가 직접 선택한 비틀스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에 맞춰 무대에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예상문제가 없었고 출제 범위가 무한대라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문 대통령과 배씨가 건강관리 비법 등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았으나 첫 질문부터 무거웠다. 문 대통령은 질문자를 선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민식(9)군의 부모를 지목했다. 어머니 박초희씨는 마이크를 잡고 흐느끼며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를 이뤄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고, 패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문 대통령도 침통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박수로 격려했다. 다문화 가정 부부는 아이들의 차별 없는 병역 의무를 호소한 뒤 2017년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로 떠나는 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액자에 담긴 사진을 즉석에서 선물하기도 했다. 질문자로 채택되기 위한 경쟁은 시종 치열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중증장애인 아들을 위해 손을 번쩍 든 백발의 남성은 “우리 아들이 질문할게요! 우리 아들이요!”라고 외쳤다. 일부 질의자가 장황한 질문으로 시간을 쓰면서 오후 9시를 넘어가자 지목을 받지 못한 채 대화가 끝날까 조바심이 난 패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패널들이 “대통령님! 대통령님!”, “먹거리요, 먹거리”, “부동산 부동산” 등 자신의 질문 키워드를 소리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참여한 300명의 국민패널은 주관사인 MBC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사전 신청을 받아 선정됐다. MBC에 따르면 1만 6043명의 신청자가 몰렸고 53대1의 경쟁률을 뚫고 300명이 선정됐다. MBC 측은 세대·지역·성별 등을 고려하고 노인·농어촌·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지역 주민 등을 배려해 국민 패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TV 중계가 끝난 뒤 패널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방금 인사하신 분 가운데 독도 헬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계셨다”며 “그중에 소방대원 한 분은 지난번 헝가리 다뉴브강 사고 때 수색 작업에 종사했던 소방관인데 이번에는 본인이 안타깝게 희생되셨다. 실종자를 끝까지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서동영 ‘오두산에서 평화를 그리다’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서동영 ‘오두산에서 평화를 그리다’ ‘까마귀가 열두 번 울어도 까옥 소리뿐이다’ 미운 사람이 하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밉다는 북한 속담이다. 분단 이후 오랫동안 남북은 서로에게 까마귀였는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까마귀는 흉조로 여겨졌다. 특히 동족상잔의 현장, 시체 더미 위 까마귀는 비극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은 까마귀(烏) 머리(頭)를 닮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해발 118m 정상에 오두산통일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통일전망대로 공식 지정된 두 곳(고성통일전망대) 중 하나이며 통일부가 직접 관리 운영한다. 1992년 개관해 올해 3월 누적 관람객 2천만명을 돌파했다. 전망대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땅과 불과 2km 떨어져 있다. 3층 야외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황해북도 개풍군 림한리 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북한군 초소와 김일성 사적관, 인민문화회관 등 시설이 선명하게 보인다. 방문객 김 모(11)군은 “북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고, 이렇게 가까운데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외전망대 옆에는 전면이 유리로 된 300석 규모 내부 전망실이 마련되어 있다. 전방에 보이는 북한 지형을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방탄유리이기 때문에 포탄에도 끄떡없다”는 안내원의 말에 방문객들 표정에 묘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1층에는 기획전시 및 상설전시실이 있다. 남북관계사와 한반도 정책을 소개하는 글을 지나면 ‘통일의 피아노’가 등장한다. 휴전선 철조망으로 제작한 피아노이다. 분단 70주년을 맞아 통일부와 제일기획이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로서 각종 행사에서 실제 연주되었다. 안내원 허가 하에 건반을 눌러보니 둔탁한 소리가 난다. 민족의 한과 온전하지 않은 남북 상황을 표현했다고 한다. 전망대 관계자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이용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더 많은 방문객이 체험해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2층 전시실은 강익중 작가의 ‘그리운 내 고향’이 전시되어 있다.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과 글을 모아 벽화로 제작한 것이다.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된 고향 그림들 사이에는 집 한 채만 덩그러니 그려진 것도 있다. 새터민 이 모(22)씨는 “그림 속 장소가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았다는 것이 씁쓸하다”며 “더는 가족의 생이별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까마귀는 본래 지능이 높고 배려할 줄 아는 새로도 알려져 있다. 오두산통일전망대 방문객은 남북이 까마귀처럼 지혜롭게 분단을 극복하기를 소원하지 않을까.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안수환 ‘원래 하나였던 것을 다시 하나로’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안수환 강원대 ‘원래 하나였던 것을 다시 하나로’ 한반도는 7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분단과 갈등이 지속된 공간이다. 독일을 포함한 세계의 다른 분단국들은 통일을 이루었지만, 우리는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분단의 아픔을 더하고 있다. 분단의 아픈 역사는 특히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느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강원도 철원에는 노동당사 건물을 포함한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옛 건물들이 존재하며, 경기도 파주에는 전쟁 당시 파괴된 열차와 한국전쟁 중이나 그 이후에 북한으로 납북된 사람들의 기록이 있는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이 존재한다. 본 기자는 이 중에서 파주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 취재를 중심으로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알리고 고통을 극복하고 한반도가 나아갈 미래를 간단히 밝히고자 한다.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에 들어선 순간, 로비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포토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고 그곳에는 가족사진 등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문득 그 구조물의 의미가 궁금해진 본 기자는 로비의 안내데스크에 포토 샹들리에의 의미에 대해 질문해 보았다. 그 결과 구조물에 있는 사진들은 북한에 의해 납북된 사람들의 가족사진이며, 구조물은 전쟁으로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간 납북자와 그 가족의 삶을 상징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답변을 듣자마자 본 기자는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납북된 사람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들은 어떤 기분일까?, 그들은 언제쯤 다시 가족을 만나볼 수 있을까? 구조물의 의미를 알아보고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상설전시실을 볼 수 있었다. 상설전시실에는 한국전쟁의 시대적 배경과 전쟁의 과정, 납북의 시대적 배경과 그 계획, 납북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 등의 전쟁이 남긴 상처들과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전시실을 둘러보면서 김규식 등의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도 납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납북이 어느 순간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쟁 개시 직전부터 북한에 의해 계획된 행위였으며, 납북 대상자에 대한 개인조사보고서까지 구체적으로 작성해 두었을 정도로 조직적으로 납북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전시실에는 그 이외에도 우리 측의 납북자 귀환노력과 납북 피해자들이 겪은 상황을 알려주는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납북자 송환을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 정부의 통일을 위한 노력과 관련된 전시를 통해 분단의 상처를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본 기자는 이처럼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에 대한 취재를 통해 분단의 상처와 통일의 필요성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통일을 이룬 국가인 서독의 빌리 브란트 수상은 ‘원래 하나였던 것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에도 그러한 말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권세은 ‘사람이 사는 곳, 북한’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동국대 북한학과 권세은 ‘사람이 사는 곳, 북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지속될 것만 같았던 평화의 바람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좋지 않은 흐름을 뚫고 지난 11일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 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 기사 경진대회’가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들러 북한 땅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 방문해 납북자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실감했다. 이어 민간인 통제선 안에 위치한 숙소인 캠프 그리브스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 민간인 통제선을 넘었다. 연일 보도되는 기사와 뉴스, 학교 수업을 통해서 접했던 북한과 달리 평화현장 취재를 통해 온몸으로 경험한 북한에는 ‘사람’이 있었다. 국내 정치의 이해관계 속 도구화된 북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북한은 저 멀리 밀려났다. 북한에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됐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땅은 실재하는 땅이었고,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마주한 납북자들은 나와 같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분단의 현실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닌 민간인 통제선 출입을 위해 몇십분이 걸리는 검문을 거쳐야 하는, 그야말로 현실이었다. 이것을 피부로 느꼈을 때 한반도의 평화는 여러 계산의 결과로 산출되는 문제가 아니라 당위적 차원의 문제가 됐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가 한발짝 멀어진 것만 같은 현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남한 주민들의 바람만으로는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북한 주민들까지도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할 때 비로소 남북 간의 화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한 내부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혀야 하고, 이후에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수령 중심의 유일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이라 할지라도 남한과의 교류, 화합,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이제 남한과 비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다. 북한을 우리의 주적으로 보거나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남북관계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형성하는 관계다. 인간관계에서 당연하게 행하는 것들을 남북관계에 대입해보자. 남북관계에 있어 남한의 시각으로 북한을 재단하며 관계를 주도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과 생각을 고려하고 배려하며 대등한 입장에서 접근할 때 지속 가능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도출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의 지속은 결국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오은빈 ‘2㎞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선문대 오은빈 ‘2㎞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 2km를 지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아는가? 걸어서 20분, 뛰면 10분, 차로 6분, ktx 2분이 걸린다. 이는 오두산전망대(이하 전망대)에서 북한까지의 거리이기도하다. 날이 좋을 땐 맨눈으로도 북한의 풍경이 또렷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새삼 ‘이렇게 가까웠나.’라고 느끼게 된다. 동시에 ‘왜’라는 의문도 던져진다. 우리는 ‘왜’ 눈앞에 보이는 저 곳을 가지 못하는가? 우연한 기회로 10월 11일 열린 ‘제 1회 전국 대학생 기자단 평화헌장 취재 및 통일 기사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첫 번째 일정은 전망대를 관람하는 것이었다. 막상 본 전망대의 풍경은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그저 평범하게 ‘농사를 짓고 있는 북한사람’은 우리집 앞 풍경과 비슷했다. 비록 국경너머였지만, 나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한 저 사람의 존재가 국경선을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게 했다. 그리고 이산가족들의 편지와 그림 등이 담겨 있는 ‘그리운 내 고향’이란 전시실과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는 분단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이제는 묘소 한 번 찾아가는 것이 꿈이 돼버린 사람들의 소원들이 남겨져 있었다. 분단의 잔재들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상태다. 그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지는 것인가? 과거 북한사람을 ‘머리에 뿔 달린 괴물’이라 부르는 것이 통용되던 시대가 있었다. 이런 명칭은 우리와 상종할 수 없는 존재란 감정적 거리감을 만든다. 또 이는 북한을 배척해야할 대상으로 여겨지게 했다. 현재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1인당 GDP 3만 달러인 국가와 공산주의체제에서 핵 실험하는 가난한 국가라는 경제력의 차이가 우리로 하여금 상대적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 둘이 서로 맞대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같은 뉴스를 보면 이질감은 더욱 커진다. 70년의 단절의 결과이기도 하나 통일을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 탈북민에게 전망대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예전에 왔을 때는 여기서 북한이 보인다는 생각에 마냥 신기했다. 그런데 지금은 저 앞에 우리 집이 있는데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고 남겨진 친척들이 보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커진다”고 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먼 2km를 앞에 두고 있었다. 가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도달할 것이다. 4월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이 떠오른다. “이제 멀다고 하면 안되갔구나” 그런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란다.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김찬수 ‘평화에 다다르는 우리네 변증법’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서울대 사회학 전공 김찬수 ‘이것이 평화에 다다르기 위한 우리네 변증법s이다’ 우리는 늘 진리에 다다르기 위해 고민한다. 매 순간 마주하는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 그것이 바로 참된 앎이라 불리는 진리의 순수한 존재 이유다. 진리에 닿기 위한 여러 방법론이 고안됐다. 그중 게오르크 헤겔(Georg Hegel)의 변증법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정반합의 과정, 테제(thesis)와 안티테제(antithesis)를 아우르는 진테제(synthesis)의 도출이 국면을 전환하고 혁신이란 이름의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지난 11일(금) 시작해 이틀에 거쳐 다녀온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를 반추해본다. 젊은 지성인들과 교류하며 통일에 대한 질문을 다각적인 측면에 고찰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임진각’ 방문은 헤겔의 진리 추구 방법을 쉽게 떠올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곳에 있는 ‘평화의 종’을 둘러보니 헌법이 수호하고 있는 통일의 가치를 고취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 후 ‘납북자기념관’에선 저항 없이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누군가의 엄마, 오라비, 누이들의 이름과 모습을 봤다. 분노라는 정념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통일’이 지닌 가치는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것을 우리는 당위로서 받아들이고 경제·평화 논리 등을 들어 통일이 지닌 가치를 수호한다. 이것이 만일 테제로서 기능한다면, 납북자기념관에서 본 이름들은 안티테제로 작용한다. 정인보, 손진태, 이길용, 김규식, 안재홍, 유동열. 납북으로 허공에 흩어진 그 시대 지성인들의 이름이다. 그저 찰나의 순간 긁힌 생채기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무겁고 짙은 선혈이 응고돼 한반도에 흩뿌려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이 희생 당사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어떤 이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소수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귀납적인 경험론에 입각한 참된 명제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같은 사고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안고 사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공허한 메아리로 변모시킨다. 통일이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공중에 떠버린 그들의 목청과 공존할 수 없다. 과거를 잊는 것만이 한반도 내 평화를 안착시키는 왕도는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양심이 이를 천명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헤겔의 변증법을 기억하자. 테제와 안티테제, 이 둘의 대립과 모순을 포괄하며 나아가는 진테제가 필요하다. 통일은 수많은 가치의 상충을 동반한다. 70여 년의 분단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니 젊은 우리가 먼저 번민의 소용돌이에 갇혀 보자. 미성숙한 자아를 성찰하며 통일에 대해 정립한 테제, 안티테제 간의 쉼 없는 투쟁, 그로부터 파생하는 혼란에 고통스러워해야 한다. 사유하고 번뇌하는 젊은 지성인의 지적 투쟁은 정합적인 진테제의 귀결로 이어진다. 이것이 평화에 다다르기 위한 우리네 변증법이다.
  • 정의당 국회 첫 홍콩시위 지지 “中, 홍콩 자치 존중하길”

    정의당 국회 첫 홍콩시위 지지 “中, 홍콩 자치 존중하길”

    심상정 대표 의원총회서 홍콩시위 지지“무력진압은 어떤 이유도 정당화 안돼”시위대, 민주화 운동 선배 한국 지지 요청서울서 연일 중국 규탄 집회 열려정부는 외교문제 우려, 정치권은 나서야국회에서 홍콩시민들의 자치권 보장 시위를 지지하는 ‘정당 입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국의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홍콩 현지에서 전해오는 가운데 나온 지지여서 눈길을 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홍콩 시민들의 요구는 중국 정부가 약속한 자치권을 온전히 보장해 달라는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미 약속한 바에 따라 홍콩 시민들의 삶을 자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정의당은 중국정부와 홍콩당국이 홍콩 시위대 및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시위 사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심 대표는 “어제(18일) 홍콩 이공대에서 물대포와 음향대포가 사용된 경찰의 강경진압이 있었다. 400여명의 시위대가 체포됐고 경찰은 실탄을 발사하기도 했다”며 “지난 16일에는 중국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에 등장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군당국이 ‘장병들과 시민들이 협조해 청소작업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많은 언론들은 중국군의 등장을 무력진압에 대한 전조라고 보도했다”며 “시위대와 비무장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인권을 유린하는 무력진압이 이뤄진다면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중국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50년간 자치권을 보장하는 ‘일국양제’를 약속했다.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콩 시민들은 200일 이상 반정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홍콩 현지시간) 새벽에 홍콩 시위 진압 부대는 반정부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 진입해 강제 해산 작전에 나섰다. 이에 시위대가 격렬히 저항하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홍콩 시위대는 그간 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비유하며 한국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거나 민주화 운동을 그린 국내 영화들이 현지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민주화 세대가 포진한 정치권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는데, 정의당에 이에 처음으로 화답한 것이다. 한편, 서울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며 중국을 규탄하는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의료·바이오 산업기지 진척… 일자리 품은 오승록표 교육특구로

    의료·바이오 산업기지 진척… 일자리 품은 오승록표 교육특구로

    서울 노원구는 1980년대 도봉에서 분구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계획도시다. 수락산, 불암산, 영축산, 초안산 등 지역에 산이 많기도 하지만 당시 아파트를 지으며 심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 지금은 사람의 시야에 들어오는 녹색 비율인 녹시율(綠視率)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렇듯 자연이 풍부한 주거 환경과 더불어 강남, 서초와 함께 대형 학원가가 형성된 서울 3대 ‘교육도시’로 유명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대상 인구(약 10만명)가 많고 기업은 거의 없어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변방의 베드타운 이미지도 강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노원을 기업과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변신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은 서울에 마지막 남은 대단위 개발 예정지인 4호선 창동차량기지와 그 옆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합친 24만 6998㎡(약 7만 5000평) 부지를 의료·바이오 산업기지로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동시에 지역 전반에 문화 요소를 강화해 구민들의 문화 자긍심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지난 8일 최근 개관한 중계동 노원수학문화관에서 그를 만나 노원의 도시 비전에 대해 들었다. -노원구 개발 1호 사업을 꼽는다면. “노원구 도시발전계획인 ‘2040노원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핵심은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이다. 전동차 입출고와 정비가 이뤄지는 창동차량기지는 지하철 4호선 연장계획에 따라 2024년까지 경기 남양주로 옮겨진다. 서울시도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4호선 차량기지 일대를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봉구 창동 지역에는 서울 아레나 공연장이 들어서고 노원구 상계동 차량기지 이전 부지는 의료·바이오 산업기지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다만 차량기지 옆 운전면허시험장은 이전 부지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인데 서울시가 경기도의 한 구와 협의 중으로 연말까지 어느 곳으로 이전할지 확정하는 게 목표다. 무엇보다 신경제 중심지 인근에 의정부 민락지구, 남양주 별내신도시, 구리 다산신도시, 양주 옥정지구 등 3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있고 양주에서 출발해 의정부, 청량리, 삼성역을 거쳐 수원까지 연결되는 GTX-C 노선까지 놓여질 계획이어서 노원은 향후 경기권역까지 아우르는 서울 동북권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의료·바이오 산업기지 건립 작업 진척도는. “이미 차량기지 내 핵심앵커시설로 종합병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동시에 그 주변에 바이오 연구개발 및 벤처 단지도 조성할 것이다. 바이오는 자동차, 반도체와 함께 3대 유망 사업으로 불리는데 그중에서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일 크다. 병원과 연구개발 단지가 들어서면 일자리도 창출되고 주변 상권도 발달할 것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관심인데. “월계동에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위해 현대산업개발이 시멘트공장을 철거하고 아파트 건립 착공을 2021년 상반기까지 실시한다. 특히 1만㎡의 부지가 구에 공공용지로 기부되는데 주민 편의시설로 만들 예정이다. 여행, 음식 등 전문 도서관과 서점 그리고 공연장도 지어 젊은 사람들이 몰리도록 하겠다. 노원에 대학이 7개나 있는데 이들이 놀 곳이 없어 다른 구로 간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곧 지역경제 활성화를 의미한다.”-지역발전과 함께 노원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복안은. “문화예술회관을 서울시에서 가장 빨리 만든 곳이 노원구다. 6년 전에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동네별로 분출하는 문화에 대한 욕구를 담아 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취임할 때부터 주민들에게 일상에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 첫 결실로 북서울미술관과 협력해 지난 7월부터 9월 15일까지 ‘한국 근현대 명화전’을 개최했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30여명의 작품 70여점을 선보였다. 하루 평균 2000여명, 개관 이래 최대 관람객인 13만 6000명이 방문했다. 내년에는 피카소,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유럽의 명화전’을 기획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등과 접촉 중이다.”-‘교육특구’라는 명성에 걸맞게 노원수학문화관도 개관했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과 친해지게 할까 서울시의원 시절부터 전임 구청장과 논의해 만들었다. 수학문화관이 국내 지자체로는 첫 사례이며, 규모는 세계에서 제일 크다. 18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17일 개관 이래 매주 주말 이틀 동안 평균 2000여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온다. 체험형 박물관이라서 체험물들이 자주 망가지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재방문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246개 경로당을 100일 동안 전부 방문했고 65개 사회복지시설에 이어 54개 학교를 현장방문하는 등 소통을 강조하는데.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 얘기를 듣고 꼭 해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절박한 얘기들이다. 노원은 기초생활수급자가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고 시세 10억원을 돌파한 민영아파트와 영구임대아파트가 병존하는 동네다. 정책이 다양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다니면서 듣는다.” -오승록표 복지사업은. “아이휴(休)센터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 후 돌봄시설로, 15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 내 1층이나 학교 인근 일반주택을 임차한 것이다. 올해까지 21곳, 2022년까지 40곳(동별 2곳)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이를 모범사례로 삼아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서울 전역에 설립 중이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 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노무현 정부 때 의전 담당 남북 군사분계선 도보 기획‘한 걸음 한 걸음’ 원칙대로 그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전남 고흥군 금산면의 섬, 거금도에서 태어난 ‘섬소년’이다. 당시 유치원을 다녔고 초등학교를 광주로 유학 갈 정도로 유복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어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 답답한 섬을 탈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열심히 공부해 서울의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3개월 만에 광주의 진실을 알고 난 후 그동안 속고 살아왔다는 배신감에 운동권 투사로 변신했다. 학내 시위 주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10개월간 수감생활까지 했다.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선 것은 1995년이다. 대학 졸업 후 최선길 노원구청장 후보 수행비서로 잠시 일하다 김명규, 김방림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쳐 2003년부터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5년간 근무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담당하던 그때가 인생의 황금기라 말한다. 학생 운동을 통해 단련된 내공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외교부 파견 공무원이 맡는 게 관례였던 외국정상 방한과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의 기획을 맡아 비외교부 출신 첫 행사기획 총괄자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분단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줬던 판문점에서의 출발 행사인 노란색 군사분계선 도보 기획도 그의 작품이다. 덕분에 훈장(근정포장)도 받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우원식 의원이 정치 멘토다. 2008년 우 의원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생활 정치로 눈을 돌렸다. 2010년부터 8년간 서울시의원을 거쳐 지난해 민선 7기 노원구청장에 당선됐다. 그의 인생 전체를 지배하는 중요한 원칙은 ‘진정성’과 ‘한 걸음 한 걸음’의 자세다. 무슨 일이든 빨리 성과를 내고 싶은 게 인간의 욕심이지만 그럴수록 정도를 걷는다. ▲전남 고흥 거금도 출생(1969) ▲금산제일초, 금산중, 금산종합고,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졸업, 고려대 정책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연세대 부총학생회장 ▲국회의원 비서관(1995~2002)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2003~2008)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 최초의 비외교관 출신 총괄책임자 ※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출발 행사, 노란색 군사분계선 기획 ▲제8~9대 서울시의회 의원(2010~2018) ▲민선7기 노원구청장(2018~현재) ▲부인 이인숙씨와의 사이에 2남
  • 이란, 시위대 1000명 체포에… 美 “치명적 무력진압 규탄”

    최고지도자 “폭동”… 백악관 “시위 지지” 미국과 이란 간 신경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란 핵문제에 이어 반정부 시위를 둘러싸고 이란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미국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며 무력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17일(현지시간)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수도 테헤란 등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시위 참여자를 대규모로 검거하면서 조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테헤란을 지나는 주요 도로에 차량을 세워 길목을 점거하고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공공시설을 훼손하기도 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은 정부에 요구사항을 말할 수 있지만 관공서와 은행에 불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폭도들이 불안을 조성하려는 행위”라며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다. 앞서 시위대는 전날 케르만샤 지역 경찰서를 공격해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를 막기 위해 16일 밤부터 테헤란 등에서 인터넷 통신을 전면 차단하기도 했다. 이란 정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러 도시에서 15~16일 사회 불안을 일으킨 자들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며 “이란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로서 이들에 대해 적절히 조치하고 결과를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지난 이틀간 전국 은행 100곳과 상점 57곳이 시위대의 방화로 소실됐다며 그러나 인명 피해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문제 유발자’라고 칭하고 이들의 수가 8만 7400명에 이르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시위를 구경하는 수준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란 경찰은 이들 가운데 폭력 행위나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1000명을 체포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이란 국민의 평화적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며 “우리는 시위대에 가해진 치명적 무력과 심각한 통신 제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총선 위해 명퇴 신청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총선 위해 명퇴 신청

    경찰 내 대표적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황 청장은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대전 중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황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망에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을 떠나기위해 명예퇴직원을 제출했다”며 “다음달 초 예상되는 정기인사에 맞춰 퇴직하기 위해 미리 퇴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며 “경찰 밖에서 더 정의롭고 더 공정한 세상을 향한 저의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명예퇴직은 한 가지 넘어야 할 숙제가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수사를 지휘했다가 자유한국당과 사건 관계인 등에게 고소·고발을 당했기 때문이다. ‘공무원비위사건 처리 규정’은 수사기관에서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 청장은 내부망 글을 통해 “1년 6개월전 정치적 이유로 울산지검에 접수된 고발장이 아직 종결되지 않아 명예퇴직이 이뤄질지는 알수 없다”며 “그동안 단 한차례 출석요구는커녕 서면질의 조차 없던 사건이 저의 명예퇴직을 가로막는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기인사시 명예퇴직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은 최근 검찰에 “기꺼이 조사받겠다”는 의지를 전하는 한편 관련 수사의 조기 종결을 요청했다. 한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황 청장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황 청장이 출세를 위해 관권을 악용한 정치공작 수사를 벌였던 추악한 거래의 진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 황 청장이 김기현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 없는 죄를 덮어씌운 배경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이 국회의원 자리를 주는 대가로 경찰 수사권을 악용해 죄를 덮어씌우게 시킨 것 아니냐’하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부도덕하고 불의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정의로운 척한다는 것이 조국 사태를 통해 증명됐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방탄소년단 의상, 美 ‘그래미뮤지엄’서 전시 [공식]

    방탄소년단 의상, 美 ‘그래미뮤지엄’서 전시 [공식]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시상식 의상이 그래미 뮤지엄에 전시된다. 미국 그래미 뮤지엄(The GRAMMY Museum)은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그래미 어워드 레드 카펫(On The Red Carpet presented by Delta exhibit)’ 전시회를 열고 방탄소년단이 2019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착용한 슈트 의상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착용한 의상은 올해 2월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드(61st GRAMMY Awards)’에서 선보인 슈트(Suit)로, 11월 20일부터 내년 봄까지 공개된다. 방탄소년단은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무대에 올라 ‘베스트 알앤비 앨범(Best R&B Album)’ 부문을 시상했다. 방탄소년단의 의상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그래미 뮤지엄 건물 3층 전시회장에서 리한나(Rihanna), 앨리샤 키스(Alicia Keys), 미란다 램버트(Miranda Lambert), 마렌 모리스(Maren Morris),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에이미 하우스(Amy Winehouse) 등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입었던 의상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9월 그래미 뮤지엄의 초청을 받아 그래미 뮤지엄의 예술감독 스콧 골드만(Scott Goldman)과 함께 ‘방탄소년단과의 대화(A CONVERSATION WITH BTS)’를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그래미 어워드를 주최하는 그래미 ‘리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 회원으로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국내 첫 로봇청소기 레이싱 대회 ‘LG 코드제로 R9 그랑프리’ 개최

    국내 첫 로봇청소기 레이싱 대회 ‘LG 코드제로 R9 그랑프리’ 개최

    LG전자가 17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국내 첫 로봇청소기 레이싱 대회 ‘2019 LG 코드제로 R9 그랑프리’를 전날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전 신청자 28명 외에 현장신청 27명을 포함해 총 55명이 레이싱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 LG V50S 씽큐로 코드제로 R9 씽큐를 조작해 장애물 통과, 문턱 넘기, 카펫 청소 등 9가지 미션으로 이뤄진 50미터 코스를 주파했다. 가장 빨리 코스를 마친 1~3위는 올레드TV, 코드제로 A9, 프라엘 LED 마스크 등을 받았다. LG전자 H&A사업본부 청소기사업담당 임상무 상무는 “인공지능으로 공간을 파악하고, 최대 90분 청소가 가능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를 적극 알리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지속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독] 賞 없는 노벨상의 나라… 학교·국회에서 상은 1등 아닌 봉사 의미

    [단독] 賞 없는 노벨상의 나라… 학교·국회에서 상은 1등 아닌 봉사 의미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3·끝> 돈으로 사면 안 되는 것들 서울신문은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1·2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돈 주고 상 타기’의 병폐를 파헤쳤다. 각종 시상 단체들이 매해 쏟아내는 수많은 상들은 대학생, 기업가, 정치인 등에게 팔려 입시와 취업, 홍보, 선거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상을 사서라도 수상 실적을 쌓지만 그럴수록 상의 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상으로 대변되는 스펙 경쟁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 서울대 수시 입학생이 써낸 상장의 수는 평균 30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학생은 고등학교 재학 중 총 108개의 상장에 이름을 올렸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해 동안 학생에게 준 상장의 개수가 전체 학생 수의 5배를 웃돌기도 했다. 교과목 경시대회부터 토론대회, 봉사상, 개근상, 친절상까지 이름만 바꿔서 찍어대는 상장은 더이상 성과와 노고에 대한 격려의 의미가 아니라 만들어진 ‘스펙’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법을 찾아 지난달 ‘노벨상의 나라’ 스웨덴으로 향했다. 경쟁보다는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스웨덴의 학교에는 ‘전교 1등’ 상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남단에 위치한 시트브링크스고등학교. 전교생 수 220명인 이 학교는 일반고와 직업고가 함께 있다. 직업고에서는 집 짓기, 자동차 수리 등 직업에 관련된 실무를 가르친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목공 수업으로 흙투성이가 된 검정색 작업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우르르 카페테리아로 몰려들었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었지만, 같은 시각 문제집과 씨름하고 있을 한국의 학생들과는 분위기나 표정이 사뭇 달랐다. 학생들에게 대뜸 “상 받아본 사람 있느냐”고 묻자 몇몇이 “스테판!”을 불렀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연말 전교생 중 딱 한 명에게 수여하는 ‘베스트(Best) 학생상’이 유일한 상이다. 2학년인 스테판 테오도로픽(16)은 올해의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베스트 학생이라고 해서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은 그해 학교 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다른 친구들을 잘 챙긴 학생들을 눈여겨보았다가 연말에 추천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토론과 투표 과정을 거쳐 공정하게 선정한다.베스트 학생상의 특전은 선생님들과의 저녁식사다. 이는 선생님들 못지않게 학생들을 잘 이끌고 수업 분위기를 좋게 한 학생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이 상을 받는다고 해서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이 상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테오도로픽은 “베스트 학생상을 받으면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인증서를 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내 자신과 가족들에게 매우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가능한 건 경쟁보다는 평등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스웨덴의 교육 정책에 있다. 1960년대부터 스웨덴은 과목당 일정 점수 이상만 받으면 모두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점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학교 성적으로 입학이 어려운 경우 호그스콜레프로비엣이라는 대학 시험을 통해 다시 점수를 받아 입학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우리의 수시·정시 입학 개념과 비슷해 보이지만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자 입시 코디네이터를 동원하는 일도, 학원과 과외에 수백만원을 쏟아붓는 일도, 스펙을 쌓기 위해 부모의 인맥을 총동원하는 일도 없다. 모든 것이 공교육 내에서 해결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각 학교에 진학설계사를 파견해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취업을 위한 인턴 프로그램도 각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연결해 준다. 이런 기조에 맞게 스웨덴의 학교들은 ‘베스트 학생상’처럼 봉사상 개념의 상만 일부 남기고 경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는 교육 현장에서 모두 걷어냈다. 주임교사인 사라 달크비스트(42)는 “적당한 종류의 상이 있다면 학생 능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상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고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스웨덴에서의 상은 대개 각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감사패’의 개념에 가깝다. 수상자들은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된다. 남발하지 않은 덕에 얻은 권위다. 누군가가 성공하고 인정받기위해 ‘수단’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상들과는 격이 다르다. 스웨덴에서는 대학 입학 원서에도, 취업 원서에도 수상 경력을 기재하는 란이 없다. 스웨덴의 입시 원서는 단출하다. 대학 지원 통합 사이트에 가입한 뒤,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고 고등학교 성적과 졸업 증명서만 올리면 된다. 이후 합격자 발표가 나면 원하는 대학 전공 코스를 신청한다. 내신과 수능 성적, 자기소개서·교사 추천서·동아리와 봉사 활동·수상 경력 등 각종 스펙 증명서를 챙기고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스웨덴 정치인은 상복이 없다. ‘좋은 게 좋지 않느냐’는 식으로 정치인들에 뿌려지는 ‘의정상’ 따윈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평생을 바친 몇몇 의원에게 주는 감사패가 전부다. 지난달 9일 스웨덴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국회의원 마르쿠스 비셸(31·스웨덴민주당)은 “스웨덴에서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할 뿐, 미국이나 한국처럼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특권층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국회에는 고졸부터 박사까지, 그리고 20대부터 60대까지 농부든 의사든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고 말했다. 우리만큼 화려한 스펙 없이도 스웨덴의 인적 자본의 질과 활용도는 훨씬 뛰어나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인적자본지수를 보면 130개국 중 스웨덴은 8위(100점 만점에 73.95점)를 기록했다. 한국은 27위(69.88점)에 그쳤다. 학습능력 면에선 양국이 비슷했지만, 사회 진출 이후 노동자들의 숙련도(스웨덴 3위, 한국 25위)나 기술력(16위, 26위) 면에서 스웨덴이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상이 귀한 스웨덴에서 시트브링크스고는 올해 상복이 터졌다. 직업반 교사이자 교감인 존 페터손(42)이 구청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선생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상 역시 A4용지 크기의 상장 외에는 상금도, 승진 가산점도 주어지지 않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매년 한 명의 선생님을 선정하기 위해 노벨상 시상식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보낸다. 학생과 동료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학교 이사들의 투표를 거치고, 동료 교사가 장문의 추천서를 써 줘야 하는 등 선정 과정이 까다롭다. 페터손은 “교사 생활 22년 만에 처음 상을 받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처럼 뿌듯하다”면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소수의 엘리트를 키워내는 게 아니라, 모두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우수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학교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상을 받는 일은 경쟁이 아니라 즐겁고 좋은 일이지요.” 글 사진 스톡홀름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과 빅카인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결국 핵심은 공정… 절차·원칙 지켜 賞 자체 신뢰도 높여야”

    “결국 핵심은 공정… 절차·원칙 지켜 賞 자체 신뢰도 높여야”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3·끝> 돈으로 사면 안 되는 것들 “기후변화 운동에는 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스웨덴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16)는 지난달 북유럽 이사회가 선정한 ‘올해의 환경상’ 수상자로 지명됐지만, 상과 상금(약 6000만원)을 거부했다. 기후 대책을 촉구하며 전 세계 수백만 학생의 등교 거부 운동을 이끈 소녀는 자신에게 상을 주는 대신 환경을 지킬 과학기술 발전에 힘을 쏟아 달라고 이사회에 당부했다.서울신문이 ‘상을 팔고 스펙을 삽니다’ 연재를 통해 전한 우리나라 ‘어른’의 모습과 상반된다. 상을 타려면 홍보비를 내야 한다는 말에 나라 곳간을 열어젖힌 시장·군수, 상금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달라고 하는 시상식 주최사, 선거 벽보에 이력 한 줄 넣고자 온갖 시상식을 쫓아다니는 정치인…. 툰베리가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사람투성이다.서울신문은 김영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위원)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운동본부 사무총장, 정재일 국민권익위원회 제도개선총괄과장, 채원호(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를 초청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돈 주고 상 받기’ 병폐를 진단하고 대안을 들어 봤다.[혈세 홍보] -지방자치단체장과 공공기관장은 왜 혈세까지 쓰며 상을 받으려 할까. 이광재 사무총장(이하 이 총장) 정치적인 것과 재정적인 이유가 함께 있다. 시장·군수라고 해 봤자 주민들은 이름조차 모르는 무관심의 대상이다. 이런 탓인지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상을 받길 원한다. 또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상을 보면 중앙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밀접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창조경제’, 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 등이 상 주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가 이런 기조에 부합하는 상을 타게 되면 중앙정부의 재정적 인센티브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지방자치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 여전히 중앙정부에 예속된 지자체의 현실이 맞물려 ‘돈 주고 상 받기’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정재일 과장(이하 정 과장) 권익위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개인적 생각임을 미리 말한다. 지자체는 행정이나 정책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면서 언론에 홍보한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상도 홍보수단으로 매우 유용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외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시상단체)이 지자체 또는 지자체장의 유능함을 인정했다고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프 시상] -일부 지자체장은 개인 자격으로 받은 상에 대해서도 지자체 예산으로 거액의 홍보비(광고비)를 집행했다. 법적인 문제는 없는 건가. 김영미 변호사(이하 김 변호사) 지자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들을 홍보할 필요가 있고, 예산으로 광고비를 지출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써야 할 곳이 명확하게 지정된 전용 불가 예산을 썼다면 문제 소지가 있지만, 그런 예산을 광고·홍보비로 쓰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지자체 홍보가 아닌 지자체장 개인의 수상경력을 쌓고자 광고비를 지출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개인을 위해 공적인 돈을 가져다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업무상 배임으로 판단할 소지가 있다. 이 총장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측면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지자체장이 언론사에 수상 홍보를 의뢰하고 금품을 건넨 것인데,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 지자체장이 종종 ‘OO 경영대상’, ‘OOO 최우수 CEO’ 같은 상을 받는데, 행정가인 그들이 왜 이런 상을 타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상은 지자체장, 즉 개인만을 조명하는 상이다. 더 황당한 건 정치권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각 정당은 ‘OO 의정대상’ 등 갖가지 상을 만든 뒤 당내 국회의원들에게 나눠주는 ‘셀프 시상’을 한다. 유권자들은 의원들이 잘해서 외부단체로부터 상을 받은지 알 것이다. 이런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상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포상 측면] -언론사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돈 주고 상 받기’가 많이 보였다. 반성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채원호 교수(이하 채 교수) 상을 주는 행위 자체가 문제 있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긍정적인 면도 많다. 특히 공직사회는 민간보다 포상이 인색한 편이다. 언론사 등 민간단체가 나서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칭찬하고 포상하면 사기가 올라가는 건 물론 더 좋은 행정을 펼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들이 공정하게 수상자를 선정하느냐는 것이다. 심사위원이 제대로 구성돼 있고,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수상자를 선정하는 곳은 정부가 먼저 발굴해 장려할 필요성도 있다. 김 변호사 일부 그릇된 사례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거쳐 시상식을 진행하는 언론사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서울신문과 경실련이 이번에 상을 받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홍보·광고비 집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파악했으니, 다음에는 언론사 등 상을 주는 쪽 입장에서 다뤄 보면 어떨까 싶다. 이들에게도 자료를 요청해 심사위원은 누구였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등을 파악한 뒤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면 시상식 주최 측 입장에서도 공정성을 입증할 수 있고 상의 권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심의 권고] -권익위는 상을 받고 예산을 써야 할 경우 자체 심의제도를 거치라고 각 지자체에 권고했지만, 따르는 곳은 거의 없다.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정 과장 권익위 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따르지 않아도 불이익이나 제재를 가할 수 없다. 권익위도 다양한 방법으로 권고가 실효성을 갖도록 노력한다. 지자체에 이행을 독려하는 건 물론 모범사례를 발굴해 홍보도 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권고를 따르는 지자체를 국민에게 알리는 방법도 쓴다. 예컨대 권익위는 최근 지방의원 겸직 금지를 권고했는데, 잘 따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지도로 그려 공개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앞으로도 권익위 권고가 효과를 내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 이 총장 우리나라의 상은 대중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서 상을 주거나 평가를 해도 그다지 공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정치적 견해와 의도가 끼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상식 주최사나 단체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것보단 상 자체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좋아 보인다. 권익위는 부패방지나 청렴도를 높이는 기관이니 상에 대해서도 이런 잣대로 신뢰도를 끌어올리면 어떨까 싶다. 김 변호사 지난해 12월 정부광고법이 시행되면서 정부기관은 언론에 광고할 때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광고비를 집행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언론사와 직접 주고받지 말라는 취지다. 그런데 서울신문과 경실련의 이번 조사를 보면, 수상 대가로 지급된 광고·홍보비가 언론사에 직접 건네진 경우가 꽤 있다. 직접적인 광고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언론진흥재단을 거치지 않은 것 같은데 명확한 지침이 필요할 것 같다. 지자체도 수상 소식 홍보가 광고에 해당한다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부 후원] -정부부처가 후원을 맡은 시상식이 많다. 정부의 권위를 바탕으로 상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정부가 이용당한 건 아닌가. 김 변호사 적절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시상식을 후원하는 것은 괜찮다. 다만 단순히 후원사라고 이름만 빌려줄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감독을 펼쳐야 한다. 심사위원은 어떻게 선정됐고, 심사는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으며, 누가 왜 상을 받았는지 꼼꼼히 사후 관리해야 한다. 주최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이 총장 후원을 맡은 중앙부처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다고 본다. 중앙부처가 이용당한 게 아니라 시상식 주최 측과의 암묵적인 담합이 있었다고 본다. 중앙부처 입장에선 이런 시상식을 잘 활용하면 지자체를 통제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시상식을 직접 주최하면 상을 받지 못한 지자체가 이의제기하는 등 잡음에 휘말릴 수 있지만, 후원사로만 이름을 올리면 그런 부담이 줄어든다. 정 과장 중앙부처는 시상식이나 행사 후원 요청이 들어오면 심도 있는 검토를 한다. 시상식이나 행사 성격을 파악하고, 후원과 관련한 규정이 있는지 살펴본다. 부처마다 그런 기준을 갖고 내부적 절차가 있다. 마구잡이로 후원을 맡는 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관행 자정] -‘돈 주고 상 받기’는 입시와 취업 등 사회 곳곳에 만연한 관행이다. 해결책은. 채 교수 우리 사회에서 상이 남발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입시와 취업에서 수상경력이 많으면 도움이 됐고, 그에 따른 폐단도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에는 자정 기능이 있다. 지금처럼 다양한 입시 전형이 부유층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예컨대 틀에 박힌 전형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 계층 학생만을 위한 전형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금의 시상 문화가 일부 잘못됐다고 해서 무조건 규제하는 것보다는 언론이나 정부가 꾸준히 관심을 두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정시키는 게 좋은 해결책이다. 정 과장 상은 비록 인지도가 떨어지더라도 수상자를 평가하거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상이 남발된다고 해서 제도적으로 못 주게 한다든가 통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상을 줄 때 객관적인 수상 기준을 제시하도록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부터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 우리 사회 전체가 점차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김 변호사 사실 변호사나 로펌도 상을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광고를 찍을 때도 수상경력을 활용한다. 하지만 정작 변호사끼리는 누가 상을 받았다고 해서 특별히 인정하지 않는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의 상도 마찬가지다. 언론사든 민간단체든 시상식을 주최하는 곳은 상에 대한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소정의 참가비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상을 주고 시상식을 개최하려면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데 수상자로부터 홍보비를 걷어 충당하는 건 적절치 않다. 시상 절차 진행을 위해 필요한 경비를 전체 참가자로부터 미리 받고, 수상자 선정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정리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과 빅카인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포토 인사이트]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포토 인사이트]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이 열렸다. 이날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곽용환 고령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야문화권 대통합을 의미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2019.11.15.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115500201#csidx176190b41e6a39a99278fc276e759f5
  • “우리 곁에 다가온 가야문화” 가야문화권 주민·시민 ‘한마당’ 대성황

    “우리 곁에 다가온 가야문화” 가야문화권 주민·시민 ‘한마당’ 대성황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광장에선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서울신문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동 주관한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이다. 전북·경북·경남 3개 도와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했다. 오는 17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가야문화권 발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영호남 가야화권의 화합과 상생,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첫날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시민 1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함께 했다. 가야문화권은 영·호남 5개 광역시(대구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 소속 26개 시·군(경북 고령·성주·상주 3개 시·군, 대구 달성군, 경남 거창·고성·김해·산청·의령·창녕·하동·함양·함안·합천·창원·진주 12개 시·군, 전북 남원·완주·무주·진안·장수 5개 시·군)을 말한다. 특히 가야문화권 가운데 고령·김해·함안·남원·합천·창녕·고성 등 7개 시군은 오는 2022년 지역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는 ▲가야 문화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인 ‘가야로 통하다’ ▲가야문화권 문화행사인 ‘가야로 흥하라’ ▲가야문화권 발전포럼인 ‘함께 가야 할 길’ ▲가야문화권 지역 홍보 프로그램 ‘가야의 위대한 여정’ 등 4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행사의 백미는 ‘가야문화체험’이다. 첫날 가야문화권 소속 가야 전문 박물관(7개관)과 전북 장수군, 국립중앙박물관이 참여해 1600년 전 가야의 모습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했다. 박물관별 체험 프로그램은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대성동 출토 유물을 소개한 엽서보내기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우륵박물관=대가야 왕관 만들기 및 가야금 연주 체험 ▲함안군 함안박물관=가야 토기 조각맞추기 ▲합천군 합천박물관=옥전고분군 유물 저금통·연필꽂이 만들기 ▲고성군 고성박물관=가야토기만들기 및 가야옷 입기 체험 ▲창녕군 창녕박물관=송현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송현이(순장 소녀)’ 캐릭터 포토존 등이 마련했다. 김영환(65·강남구 일원동)씨는 “종종 박물관을 찾아 역사 공부를 하지만 지금까지 가야사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오늘 행사를 보고 가야사가 우리 고대사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처음 알았으며, 정부와 지자체들이 가야사 복원을 위해 애쓴다는 것이 반가웠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가야문화영상관을 비롯해 가야문화를 홀로그램으로 보여주는 유물관, 가야지역 체험관, 전북도·경북도·경남도 3개 홍보관, 가야시군협의회 홍보관 등도 마련돼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했다. 가야고분군세계유산등재추진단에서도 3개 도에 소재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관한 내용 등을 홍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과 함께 가야본성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로 다양한 공연도 펼쳐져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령 군립가야금연주단, 고성 오광대 놀이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공연이 이어졌다. 또 싱어송라이터 이훈주, 신민아 가야금 연주팀, 대금연주자 조성광 등 버스킹 7개 팀이 신나는 공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김경수 경상남도지사,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곽용환(고령군수) 가야문화권지역발전시장·군수협의회 의장, 허성곤 김해시장, 이환주 남원시장, 장영수 장수군수, 조근제 함안군수, 조근제 함안군수, 문준희 합천군수, 조성희 상주시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화환을 보내 축하했다. 개막식은 가야 홍보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지민 MBC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는 가야의 이름으로 3개도, 26개 시군이 한자리에 모여 가야발전을 도모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앞으로 가야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야특별법 제정,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가야를 매개로 동서가 화합하고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경남도와 전북도, 경북도가 힘을 합쳐 가야문화를 살려 내고 세계로 뻗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제 가야문화가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떠올랐다”면서 “조선을 능가하는 600년 역사의 대단한 저력을 지닌 가야사에 대한 연구·복원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서울신문은 가야문화특별법 제정과 가야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기여하고 의의와 의미, 국민들에게 가야를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3시부터 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및 영호남 화합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곽용환 가야문화권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채미옥 대구대 초빙교수, 김태영 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장세길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등이 참가해 가야문화권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유진상 창원대 교수, 양진연 경남대 교수. 박록삼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가야문화권의 공동발전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서철현 대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호남 가야문화권 2차 포럼을 개최해 가야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로 했다.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대안신당, 17일 발기인대회 열고 창당 수순... 당명은 ‘대안신당’ 그대로

    대안신당, 17일 발기인대회 열고 창당 수순... 당명은 ‘대안신당’ 그대로

    대안신당이 오는 1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본격적인 창당 수순에 돌입한다. 발기인대회에서는 당명과 발기 취지문 및 창당준비위원회 규약을 채택하고 창당준비위원장을 선출한다. 창당추진위원회는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유성엽 대표를 선출하고 신당의 당명은 ‘대안신당’으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발기인으로는 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해 2000여명이 참여한다. 대안신당은 창당발기 취지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경제 재도약 △지역·세대·성별·장애인의 불평등 해소 △제왕적 대통령제 권력 폐지와 분권형 개헌 추진 △ 기회의 사다리가 보장되는 교육제도 개선 등의 창당 취지를 밝힐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5회] “‘블랙리스트 프레임’ 걸리면 끝장”…겉과 속 다른 행정처에 “선 넘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5회] “‘블랙리스트 프레임’ 걸리면 끝장”…겉과 속 다른 행정처에 “선 넘었다”

    2017년 2월 16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발령난 지 일주일 된 한 판사가 사표를 던졌다. 원 소속 법원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겨우 만류됐지만 이 사표는 사법부의 역사를 바꾸는 핵심적인 단초가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도록 한 이탄희 전 판사의 이야기다. 양 전 대법원장의 법정에 나와 당시 심의관으로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불러 일으킬 만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지시에 순응한 것에 대해 후회를 뱉어낸 판사들이 많았지만 거부하거나 항의한 사람은 없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4회 재판에는 이 전 판사와 함께 기획조정실에 몸담았던 임효량 수원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판사는 2016년 2월부터 1년간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당시 기획제1심의관)과 함께 기획제2심의관으로 일했다가 2017년 2월부터 1년간 김 부장판사의 후임으로 기획제1심의관을 맡게 됐다. 이 때 이 전 판사가 임 판사의 후임으로 기획제2심의관으로 발령받았다. ●이탄희 前판사 사직서 전날, 동료 법관 “인권법연구회 겨냥…블랙리스트 프레임 걱정” 이 전 판사가 사직서를 내기 전날인 2017년 2월 15일. 임 판사는 이 전 판사에게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해소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바로 사흘 전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최초 가입한 전문분야 연구회 커뮤니티 외에는 자동 탈퇴 조치가 된다는 공지사항이 게시된 뒤였다. 임 판사는 이 전 판사에게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블랙리스트 프레임’에 들어가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프레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검찰이 묻자 임 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이해가 부끄럽긴 한데….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당시 문제가 됐는데 당시 인지한 상황은 한 마디로 공식적으로 외관에서는 문제가 안 되지만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형태였습니다. 지원금, 보조금이 등을 특정 예술인을 겨냥해 지원하지 않거나 하는 것이 외관으로는 국가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활용하는 재량 범위 안에서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이익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도 당시 중복가입 해소조치는 외관은 예규에서 금지한 중복가입을 이제는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던) 명문화 된 규정을 시행한다는 것으로 외관상 불법 문제는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프레임에 사법부도 자칫 잘못하면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임 판사는 “같이 일할 사람이라서 숨기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처음 만난 날, 제 걱정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주신문에 이어진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는 이렇게도 설명했다. “그 이전까지는 구체적 인식이 없었는데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수면 위에 나오고 보니 아직도 기억나는 (당시) 제 생각은 ‘이것은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비슷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의도로 했는지는 드러난 것과 다를 수 있는데 이것은 행정처가 과거 국회에 보냈던 (전문분야연구회 회원수 등의) 자료와 워낙 배치되기 때문에 그게 드러나면 말이 맞지 않게 되고 그걸 해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겠냐 해서 당시 이 전 판사에게는 ‘사법부가 자칫하면 문화계처럼 블랙리스트 프레임에 들면 큰일이다’ 라고 말한 겁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은 “사법부에 파장이 확산될까봐 우려해서 걱정이 되니까 블랙리스트로 확장될 것 같다고 한 것인가, 중복가입 해소조치 자체가 블랙리스트라고 생각한 건가“ 물었다. 임 판사는 “리스트의 개념이 아니고, 실제로 명단이 있는 건 아니니까. 제가 프레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와 비슷한 시대의 비난 같은 게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였다”고 답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치. 임 판사는 행정처에서 근무하던 초반부터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했다. 임 판사는 “2016년 2월 행정처에 부임하기 전날 주말에 사무실에 갔더니 김민수 부장판사가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인사를 가자’고 해서 휴일인데도 갔더니 임 전 차장이 저보고 ‘인사모를 아느냐’고 물었고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것도 모르냐’는 취지로 얘기해서 뭔데 이렇게 관심이 있나 생각했다”면서 “이후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보낸 메일에도 (인사모 관련) 대법원장에 보고됐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 되게 관심이 많다는 건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외관은 제도 개선이지만 실질은 특정 모임 불이익…선을 넘었다고 생각” 특히 심의관으로 보임된 지 한 달 만에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에 대해 행정처 간부들이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생각을 굳혔는데, 당시 기획조정심의관이던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쓴 ‘전문분야연구회 개선방안’(2016년 3월 25일자) 보고서 등을 접하고서였다고 한다. 그는 “3월 말 정도에 박 부장판사의 보고서를 본 시기라 그 무렵에는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에 대해 초치를 취하는 거라 알고 있었고 보고서를 보기 전에는 인권법연구회가 인권과 무관한 사법행정 관련 의견을 많이 내서 행정처 간부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 보고서에 대해 “이후에 있던 경험과 바탕으로 봤을 때 그 보고서는 그런 의미였구나, 결국 외관은 전문분야연구회 개편이지만 실질은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관한 것이었구나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뒤늦게 알게 된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한 인사모 폐지 검토 관련 보고서에 ‘인권법연구회 핵심 회원에 불이익을 준다’는 취지로 해외 연수 선발 과정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방안이 담긴 것에 대해 “뒤늦게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임 판사는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가며 간부들의 ‘불편함’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 기획2심의관이 된 임 판사는 당시 행정처가 추진한 사법행정위원회를 꾸리기 위한 통합지원단 간사를 맡았다. 사법행정위원회는 사법행정에 법관들의 참여를 넓혀 더욱 많은 법관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추진했다. 그러나 막상 위원들이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소속의 법관들로 대거 구성될 것을 우려해 법관 64명을 위원 후보자로 추려 각각의 성향과 특성 등을 파악한 것으로 대법원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법원문화개선위원회, 재판제도발전위원회 등에 각각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2016년 4월 11일 사법행정위원회 위촉식을 가졌다. 이 같은 위원회 구성을 두고 임 판사는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정말 (판사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원했다면 더 오픈된 방식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경험한 바로는 위원 구성도 사전에 조율하려고 했던 시도가 보였고 안건도 특정 안건이 제안되면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등의 걱정을 너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임 전 차장이 (그런 걱정을) 많이 하는 걸로 보여서 사법행정참여에 법관 의견을 반영한다면 좀더 열린 마음으로 하면 좋지 않나, 너무 걱정을 많이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그게 외관이 (내용보다) 더 관심이었던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갔다. ●“용기내서 적극적으로 나가도 됐는데 너무 걱정해서 오히려 진위 의심받아” 임 판사는 또 “어떻게 보면 용기의 문제라고 해야할까, 어떤 표현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자문기구를 만든다고 할 때 조금 더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나가도 될 텐데 오만 걱정을 하고 그래서 결국에는 실제로 행정처에서 제도를 만들 때 진위가 어떤지 상관없이 의심받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법행정위원회의 좋은 목적과 취지가 있다면 사법행정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법관들의 참여를 순수하게 넓혀 위원회를 꾸려야 할 텐데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갖고 있더라도 방식이 어긋나면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 아니겠냐는 뜻으로 읽힌다. 임 판사는 이어 “그래서 사법행정위원회라는 것은 결국에는 이제 모양만 갖추려고 하는 전시성 행정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당시 저로서의 걱정이었고,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임 전 차장의 지시가 떨어지고 했을 때는 ‘우리가 위원회를 만들었으니 의견을 잘 들어보자’는 것이 아니라 탈 없이 그냥 (위원회를 통한 의견 반영을) 한다는 것 정도로만 이 아이템을 해소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행정처는 사법행정위원회의 위원 구성 뿐 아니라 위원회에서 다룰 안건도 최대한 행정처에 ‘안정적인’ 내용이 될 수 있도록 검토했다. 임 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사법행정위원회 안건제출 활성화 관련 보고’(2016년 4월 5일자) 문건을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검토 배경으로 ‘향후 논의방향에 대한 예측가능성 저하’ 항목 아래 ‘특정 성향 법관이 무리한 안건을 제출하면서 논의를 주도할 경우 위원회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법관의 의견 대립 장 내지는 특정 성향 법관의 주장 발표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 존재’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정 성향 법관’의 의미를 검찰이 묻자 임 판사는 “(행정처의) 사법행정 방향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법관들을 표현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만 임 판사는 “(보고서 작성) 지시자가 걱정한다고 해서 보고서에 넣은 것이지 실무지원단에서 그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정 성향 법관’이 인권법연구회과 인사모에 속한 판사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행정처 간부들에게는 인권법연구회 등에 속한 판사들이 사법행정 관련 판단에 반기를 드는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사법행정위원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2016년 2월 ‘법관의 사법행정참여 제도화에 관한 건의문’을 코트넷에 게시한 송오섭 판사도 인권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송 판사는 사법행정위원회에 참여할 위원의 3분의 2 또는 과반수를 각급 법원 판사회의에서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이 글이 위원 후보로 추천된 64명의 판사들을 추리고 이들의 특성을 일일이 파악해 나열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된 것으로도 여겨진다. ●“이탄희 사직서 슬프고 안타까워…그런 결정 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 결국 좋은 목적과 취지로 외관은 그럴싸하게 두면서 내부는 사실상 법관들과의 소통에 두려워하고 비판을 오히려 불이익으로 견제하는 분위기였음을 임 판사는 거듭 언급했다. 자신과 함께 일하게 된 이 전 판사에게 미리 귀띔하고자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결국은 인권법연구회 등을 겨냥한 조치라고 얘기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이 전 판사는 사직서를 냈다. 임 판사는 이 전 판사에게 문자메시지로 ‘새로운 기획조정실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설득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의 행정처 분위기와 달리 심의관 스스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서 내 업무처리방식이나 분위기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며 두 사람이 함께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자발적인 사직이 아니라 처장님(법원행정처장) 때문에 내린 거라 존중하기 힘들다’는 말을 더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이 이 말의 의미를 묻자 임 판사는 숨을 한 번 내쉰 뒤 길게 설명했다. “저는 안타까웠던 게 탄희가 만약 기획조정실로 인사발령이 나지 않았으면 안 썼을 사표를, 인생의 계획에 없었던 사표를….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이러이러한 순간에 법관 생활 그만해야지’ 해서 적극적으로 선택한 인생이 아니라 외부의 환경 때문에 내린 결론이라면 그건 저는 본인의 인생에서 슬프고 안 좋은 결정이 아닐까…. ‘내가 이런 것을 하기 위해 사표를 써야지’가 아니라 외부적 조건이, 원하지 않는 조건이 생겨서 썼다는 게 슬프고 안 좋아서 탄희한테 인생에서 그런 결정은 안 했으면 좋겠다, 네가 외부 조건 때문에 안 했을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입니다.” 이 전 판사의 사직서는 반려됐고 이 전 판사는 원래 소속이던 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복귀했다. 대학 선후배면서 사법연수원 동기로 가까웠던 두 사람의 운명이 갈렸다. 다만 임 판사는 자신 역시 이후 기획조정실의 핵심 업무에선 배제됐다고 털어놨다. 이 전 판사가 사직서를 낸 뒤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이 전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와의 대화내용을 임 판사에게 말하지 말라”면서 “이 판사가 행정처에 온 것은 나의 추천도 있다”, “인권법연구회랑 중복가입 해소조치는 무관하다”는 말을 하며 사직을 만류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임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기획조정실에서 진행된 일에서 저도 약간 배제됐습니다. 제가 너무 태도가 불량해서인지, 여러 이유에서인지. 업무 진행과정에서 저한테 어떤 내용이 진행되는지 공유된 게 없었고 아마 제 생각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저랑은 공유하지 말라고 얘기한 듯 합니다.” 임 판사는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한 뒤 김 대법원장의 지시로 ‘법원행정처(사법행정)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다. 거기에 임 판사는 ‘무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 ‘양립할 수 없는 지위의 혼동’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행정처) 시스템 문제가 크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자칫 특정 한두 명의 문제라고 치부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었고, 근본적으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더 큰 문제 아니냐는 생각을 해서 정리해봤다”고 이유를 밝혔다. 일선 법원에서와 달리 행정처에서는 상명하복 위계질서가 있는 구조가 있어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만 하는 분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도 보인다. 임 판사는 양립할 수 없는 지위에 대해서도 “법원행정처에서 법관끼리 상급자와 하급자로 일하다가 대등한 재판부로 일하면 과거의 위치관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사법행정에 참여하는 법관과 재판에 임하는 법관 사이의 괴리와 혼동을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이 보고서에 증인은 행정처를 법관이 아닌 사람으로 채워야 한다고도 기재했는데 행정처 심의관은 법관인가?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인가?” 물었다. 임 판사는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행정공무원”이라고 답했다. 보고서엔 ‘상고법원 도입 위해 법관들이 전방위적인 입법로비를 했다는 기사도 났다’, ‘(행정처로부터) 해당 재판장에게 전화가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내용도 언론 보도내용을 참고했거나 자신의 추측이라며 포함시켰다. 다만 임 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행정처의 문제점을 알아보라고 한 뒤 이후 별 말이 없어 이 보고서를 김 대법원장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혁신이 화두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건져낼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혁신은 아직 ‘흙 속 진주’에 가깝다. 기대가 큰 반면 여전히 혁신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창업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한국법인장,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중동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 자금의 운용을 맡은 PIA자산운용의 윤성철 대표로부터 우리나라의 혁신 생태계, 투자 환경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인수합병(M&A) 시장을 키워야 합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지원의 초점이 연구개발(R&D)에서 기술 사업화로 옮겨 가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이례적으로 개발자 행사인 ‘네이버 데뷰 2019’에 참석해 “올해 안에 AI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왜 AI인가. “현재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융합’이다. AI는 융합을 이끌어 내는 ‘엔진’과 같다. 즉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이 AI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I 분야를 포함한 한국의 혁신 생태계를 평가한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1, 2위를 다툰다. 그러나 R&D라는 인풋이 아닌 기술 사업화라는 아웃풋 측면에서 보면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의 성적표는 저조하다. 차이는 R&D 주도권을 한국은 정부가, 이스라엘은 민간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R&D를 해야 한다. 좋은 기술을 갖고도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뜻인가. “현재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 기업들의 서비스나 제품 상당수는 한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싸이월드(페이스북), 판도라TV(유튜브), 다이얼패드(스카이프), 아이리버(아이팟)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검색을 무기로 한 네이버도 구글보다 1년 먼저 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차량용 내비게이션인 ‘김기사’는 카카오에 650억원에 팔린 반면 이와 유사한 이스라엘의 ‘웨이즈’는 구글에 1조 2000억원에 팔렸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미운 오리 새끼’와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 백조가 될 수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사업화가 절실한 이유다. 전 세계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한국에는 자금줄 역할을 해 줄 다양한 벤처캐피탈이 있는 반면 사업화를 도울 액셀러레이터는 부족해 이 부문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기술 사업화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인수합병(M&A) 활성화다. 이스라엘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R&D센터만 400여곳에 이른다. 삼성도 이스라엘에 두 곳의 R&D센터를 두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 한 곳만 보더라도 연간 매출이 42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기술 이전에 따른 기술 파생 매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간판만 R&D센터일 뿐 실제 역할은 M&A센터라는 점이다.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하는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다.” -M&A가 활성화되려면 정부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은 기업 외형을 기준으로 한 규제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은 한국처럼 대기업이 없다. 역으로 보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생할 수 있도록 균형만 맞추면 된다. 스타트업에 대한 M&A 시장에서 대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손봐야 한다. 특히 한국에는 수많은 중견기업이 있고 이들 역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짤 필요도 있다.” -최근 발간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코리아’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스타트업 중 53%는 진입 규제로 한국에서 사업화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라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야 한다. 규제의 틀에 갇혀서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국내 규제에 좌절할 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신기술 분야에서 국경은 무의미하다.” -최근 승차공유업체인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 과정에서 보듯 혁신가가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언제든 제2, 제3의 타다가 나올 수 있다. “기술 진보 속도가 빨라 규제개혁 속도가 따르지 못한다. 스타트업들은 규제를 풀어낼 힘도 없다. 규제라는 막힌 하수구를 뚫으려면 적어도 신기술 분야에 대해 로비스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로비스트 제도가 있다.” shjang@seoul.co.kr ■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 “성장세 꺾이는 韓 투자 매력 떨어져… 신산업 더 많은 규제 혁신을”“우리나라의 성장세가 꺾이는 등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규제 혁신을 요구한다.”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될 신산업은 규제와 직결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글로벌 투자자 시각에서 한국 시장을 평가한다면. “삼성, 현대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대기업들 때문에 착시 효과가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위상은 ‘마이너 시장’, ‘서브 마켓’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 정도다. 글로벌 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한국부터 찾는 경우는 드물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당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줄어들고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의 핵심은 수익이다. 사업가나 투자자는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은 못 참는다. 투자를 이끌어 내는 요인은 크게 봤을 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가, 성장세가 있는 시장인가 등 두 가지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과거에는 한국에 규제가 많다는 불편은 참을 수 있었다. 성장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그래서 좋지 않은 신호다.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국의 투자 매력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가.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규제를 보는 눈높이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정보기술(IT) 등 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체질은 이미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본 토대를 갖췄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규제로 인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 “기술력 측면에서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제약 분야 등이 경쟁력이 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창업 환경이 척박한 일본과 비교할 때 스타트업 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제도적 걸림돌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분석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규제에 갇혀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연구개발(R&D)을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10개가 배출됐다. 스타트업들은 유니콘 기업을 꿈꾸지만 현실적 한계도 많다. “지난 6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의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로 대신한다. 최 회장은 ‘SK는 인수합병(M&A)으로 큰 회사다. 지금도 M&A,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SK가 M&A를 하는 순간 대기업에 편입돼 오히려 성장을 막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기업에는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shjang@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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