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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부터 재즈까지, 코시국 마음 녹이는 새 캐럴들

    케이팝부터 재즈까지, 코시국 마음 녹이는 새 캐럴들

    SM타운 10년 만에 겨울 앨범 발매박문치·안예은·pH-1 등 잇따라 신곡냇 킹 콜과 가수들 ‘가상 듀엣’ 음반도코로나19 팬데믹에 맞이하는 두 번째 연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국내외 캐럴이 팬들을 속속 찾아오고 있다. 케이팝부터 다시 듣는 재즈 거장의 음악까지 선택지는 많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겨울 노래를 묶어 앨범을 발매한다. 오는 27일 선보이는 ‘2021 윈터 SM타운: SMCU 익스프레스’다. SMCU는 SM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SM컬처유니버스의 약자다. 다음달 1일 온라인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22: SMCU 익스프레스@광야’를 포함한 SMCU 2022 프로젝트의 하나로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 소속 아이돌이 대거 참여한다. SM 관계자는 “비대면 콘서트는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세계 팬들을 위로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무료로 진행한다”며 “그동안 개별 아티스트들이 겨울 음반을 냈지만 이번에는 SMCU 2022 프로젝트에 맞추면서 오랜만에 발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1년 SM타운 겨울 앨범에 넣었던 ‘엔젤 아이즈’도 리마스터 작업을 거쳐 16일 발표한다. ‘뉴트로 아이콘’ 박문치도 이날 2곡을 묶은 캐럴 앨범 ‘12월의 단편’을 낸다. 앨범에는 대화 음성을 담은 ‘스킷’ 트랙과 떼창이 돋보이는 타이틀 곡 ‘세상이 나를 몰라도’(강원우&박문치 유니버스)를 담았다. 소속사는 “2021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며 만든 곡으로 하루하루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곡”이라고 했다. 이 밖에 싱잉랩 아티스트 pH-1도 오는 23일 겨울 싱글 ‘레이틀리’로 깜짝 컴백한다. 앞서 안예은, 데이비드 오 등이 소속된 로칼하이레코즈도 지난 10일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냈다. 앨범에는 힙합, R&B 등 각 아티스트들의 개성을 살린 13개 트랙을 담았다. 싱어송라이터 장희원도 세번째 EP ‘12월’을 지난 2일 발표했다. 발라드인 타이틀곡 ‘12월’ 등 총 4곡을 실었다. 팝 시장은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캐럴이 역주행했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따르면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2위)를 비롯해 상위 10곡 중 5곡이 시즌송이다. 지난 10월 팝스타 켈리 클라크슨이 발매한 ‘웬 크리스마스 컴스 어라운드’와 재즈 뮤지션 노라 존스가 낸 ‘아이 드림 오브 크리스마스’도 편안하게 듣기 좋은 앨범이다. 클라크슨과 존스는 최근까지도 방송을 통해 활발하게 라이브를 들려주고 있다. 재즈 거장 냇 킹 콜의 고전을 살린 앨범도 귀를 사로잡는다. 냇 킹 콜의 보컬에 현대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덧입혀 발매한 ‘어 센티멘털 크리스마스 위드 냇 킹 콜 앤드 프렌즈’다. 존 레전드가 참여한 ‘가상 듀엣곡’인 ‘더 크리스마스 송’ 등 모두 11곡이 실려 있다.
  • 국내 최대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

    국내 최대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

    국내 최대 규모의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경북 상주에서 준공됐다. 경북도는 15일 상주시 사벌국면 엄암리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건설 현장에서 김현수 농식품부장관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영석 상주시장을 비롯해 지역 유관기관장과 청년농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2018년 8월 스마트농업의 경영혁신, 기술혁신 및 농업혁신의 플랫폼 구축을 위한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서 선정돼 지금까지 부지 42.7ha에 총사업비 1606억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혁신밸리는 ▲청년교육과 취·창업을 지원하는 창업보육센터(2.27㏊) ▲초기 투자 부담없이 적정 임대료만 내고 스마트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임대형 스마트팜(5.75㏊) ▲기업과 연구기관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실증단지(2.14㏊) 및 지원센터(0.45㏊) 등의 핵심시설을 갖췄다. 2022년부터 혁신밸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청년보육, R&D실증, 기자재 검인증, 취·창업 및 전시·체험 등 스마트팜 관련 전반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농업 생산·교육·연구 기능을 모두 갖춘 일종의 산업단지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은 시설 완공의 의미를 넘어 경북 스마트농업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데 그 의미가 크다”면서 “혁신밸리가 경북 미래 및 첨단 농업의 거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앞으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스마트농업을 확산시키고 스마트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상주에서 청년 농업인의 꿈과 함께 지역경제 활력의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지난해 韓 연구개발(R&D) 투자 93조원…GDP 대비 세계 2위 수준

    지난해 韓 연구개발(R&D) 투자 93조원…GDP 대비 세계 2위 수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 한국 총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4조 246억원이 증가한 93조 717억원으로 조사됐다. 총액 비중으로 따지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하고 국내 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0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를 15일 ‘제35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연구개발활동조사는 1963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는 과학기술통계조사로 이번 조사는 2020년 기준 국내 6만 9641개 정부·공공·민간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쓴 나라는 미국으로, 약 779조 8607억원(6575억 달러)이 투입됐으며 중국, 일본, 독일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전체 규모로는 OECD 국가 5위 수준이지만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으로 보면 전년 대비 0.19% 포인트 증가한 4.81%로 이스라엘(4.9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순위는 2017년부터 4년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재원별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민간·외국투자 비중이 전체 4분의 3에 해당하는 71조 4905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공공분야에서 R&D투자는 21조 5812억원으로 23.2% 수준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정부·공공분야에서는 투자비를 전년대비 2조 4857억원 증액해 1조 5389억원 늘어난 민간분야보다 지난해 총 연구개발비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개발비의 투입 분야를 보면 산업화 연구라고 하는 개발연구가 59조 5450억원으로 6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기초연구는 13조 4481억원(14.4%), 응용연구 20조 786억원(21.6%)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초연구 투자 중요성이 강조됐는데도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2019년(14.7%)보다 투자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다니 억장”…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다니 억장”…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트랜스젠더 가운데 가족이나 비성소수자 친구, 지인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사람은 많지 않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순간에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숨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에게 등 돌리는 건 아니다. 우울의 심연에서 끌어내 준 어머니와 모두가 문제아 취급할 때 끝까지 믿어준 선생님, 성별 정정을 위한 싸움에 함께해 준 친구들, 그리고 미래를 함께 그리는 연인까지. 서울신문은 트랜스젠더의 곁에서 함께 분투하는 4인의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를 만났다. “처음에 아이가 여자로 살겠다고 했을 때는 진지하게 듣지 않았어요. 몇 년간 아예 귀를 막고 살았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화장실에 가는 게 불편해 물 마시는 것도 참아야 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남편과 많이 울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우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김수현(51·가명)씨는 자녀인 윤슬(21·가명)씨를 이해하게 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수현씨는 자녀의 성 정체성을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이라고 담담히 설명한다. 수현씨가 이렇게 되기까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슬씨가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 것은 6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은 탓이라고, 부모인 내가 잘못 키워서라고, 수현씨는 스스로를 이런 말들로 달랬다. 슬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슬씨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방에만 틀어박혔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일단 학교라도 그만두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자퇴 얘기를 꺼냈죠.” 슬씨는 어머니의 노력에 조금씩 속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온 게 화장실 얘기였다. 여자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 밖에선 물도 마시지 않으며 화장실을 참는다는 슬씨의 말에 수현씨 부부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슬씨에게 성확정 수술을 먼저 권한 것도 수현씨다. 성확정 수술을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도 함께 올랐다. “아이는 저희보고 대단하다고, 자기는 이런 부모를 만나 정말 운이 좋다고 하지만 저는 그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랐을 뿐이에요.” 수현씨의 말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슬씨는 어머니의 손을 꼭 쥐며 눈물을 닦았다. 박영(18)은 중학교 2학년 때 자퇴를 결심했다. 학생들은 영이를 은근히 따돌렸고, 일부 교사들은 손쉽게 ‘문제아’ 취급했다. 중3 때 담임 선생님인 신미경(53·가명)씨는 달랐다. “제가 보기엔 영이는 기댈 어른이 하나도 없어 외로운 마음, 세상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서툴게 표현하고 있었어요.”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봐 주는 선생님에게 영이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성 정체성도 털어놨다. 학교를 관둔 영이가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갈지 고민하자 선생님은 “성소수자에 더 포용적인 사회에서 생활할 기회”라며 일본행을 독려했다.한국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땐 고졸 검정고시를 권했다. 영이는 청소년 지도사를 꿈꾸며 관련 학과에 원서를 넣었다. 신씨는 한결같이 응원하고 조언했다. “누군가는 제가 교육자로서 영이를 ‘여자’로 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할 테지만 그건 엄연한 폭력이에요.” 영이의 성별 정정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인우보증서에는 그의 바람이 담겼다. “본 보증인은 신청인을 남성이라 생각합니다. 신청인이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인식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청인이 스스로를 긍정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예림(22)씨는 김신엽(22)씨의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친구다. 예림씨가 기억하는 신엽씨는 학생회에서 정보부장을 맡아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배정 프로그램을 관리하면서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엽씨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예림씨는 수학 문제를 물어보며 다가갔다. 그 후 1년 뒤 입시를 마치고 대학 진학을 앞둔 두 사람은 부산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갔다. 성 정체성을 소개하는 부스에서 신엽씨는 단어 하나를 가리켰다. “트랜스젠더 여성. 내 정체성은 이거야.” 예림씨는 놀라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신엽씨를 받아들였다. “법적 성별 때문에 남학생과 숙소를 써야 했던 신엽이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신엽씨가 학교에 커밍아웃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성별 정정 심문기일에도 함께 출석한 예림씨다. 있는 그대로 신엽씨를 인정하고 아껴 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 행복하게 지내는 신엽이를 보면 기뻐요. 어려움도 있겠지만 늘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 다른 친구들도 손글씨로 쓴 메시지를 보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널 보면 항상 놀랍고 대단해. ”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지만 너라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2년 전 남성이 되기 위한 의료적 조치를 시작한 김성훈(39·가명)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이지연(33·가명)씨의 든든한 조력 덕분에 용기를 냈다.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된 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내년에 법적으로 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통의 예비부부라면 식장 예약이나 스튜디오 촬영 등으로 바쁠 시기, 지연씨의 신경은 온통 성훈씨의 성확정 수술에 쏠려 있다. 매일같이 국내외 사례를 구글링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름이 알려진 전국 병원을 찾아다닌다.“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겠다는 게 나 때문인가 해서 처음엔 말려야 하나 했어요. 오랜 시간 진심 어린 얘기를 듣고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연씨의 지지에 힘입어 성훈씨는 교제 시작 후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고 가슴절제술도 받았다. 지금은 자궁적출술과 외부 성기 재건술을 준비 중이다. “결혼하면 지연이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사우나·수영장 등을 이용하게 될 텐데, 그럴 때 내 성 정체성이 걸림돌이 되는 게 싫거든요.” 성훈씨가 지연씨를 만나기 전까지 호르몬 치료를 미뤄 온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어릴 땐 돈도 없었고 가족들 반대도 심했죠. 지금은 가족들도 지연이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요. 저랑 살면 함께 맞닥뜨려야 할 과제들이 많을 텐데, 밝으면서도 강인한 사람이라면 함께 정면돌파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라면 어떤 미래도 이겨낼 수 있다며 서로를 바라봤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것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원은 여전히 생식능력 제거와 외부성기 수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받아야 하는 호르몬 치료와 수천만원이 드는 외과적 수술에는 아무런 지원도 없다. 학교와 가정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적어도 수년간 숨죽인 채 수술비를 모으는 걸 우리 사회는 그저 방관하고 있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 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여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올 초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전해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가슴제거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이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실하게 알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성별불일치로 인한 고통과 학교에서의 괴롭힘으로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관뒀다.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에게도 이때쯤 커밍아웃했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 줬다. 평소에도 건장한 체격이던 영이가 호르몬 치료를 받게 되자, 주변에서는 영이를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했다. 영이가 스스로 말을 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 일곱 번째 자리에 있는 ‘4’(200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인가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영이는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지난 10월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나 비싼 수술비 탓에 외과적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의료적 조치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호르몬 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에서 운영하는 건강센터를 찾는다. “센터에서는 가장 저렴한 주사를 맞아요. 저렴한 건 안정성이 떨어질 때가 있어서 보통 겔을 선호하는데 한 달치가 8만원 정도라 매달 사기가 쉽지 않죠.” 외과적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트랜스 남성이 가슴절제술을 받으려면 400만~500만원이 든다. 출생 시 성별이 남성인 사람이 여성형 유방증(남성의 가슴이 여성의 형태로 발달하는 증세)으로 수술을 받을 땐 보험이 적용돼 100만원 남짓한 돈이 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까지 모두 받으려면 수천만원이 든다.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고깃집에서 6개월간 한 달에 하루만 쉬어 가며 일했던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는 “트랜스젠더들 사이에선 수술비 벌려고 고생했던 때를 군대 시절처럼 얘기하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트랜스 여성 김신엽(22)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자로 대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녀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 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 9월 법원에 성별 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아우팅당한 뒤 가정폭력을 겪다 집에서 쫓겨나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강제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신엽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은 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나 쉽게 단정 짓는 법원에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법원에서 허가된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가슴확대술과 고환적출술을 하고,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청주지원 영동지원에서 나왔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 올 10월 생식능력 제거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최초로 수원가정법원에서 허가됐다. 당사자인 송우현(21·가명)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관을 없앨 이유가 없다고 봤다”면서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신문 조사에서 향후 성별 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다. 그에 비해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논바이너리’ 응답자의 42.6%는 성별 정정을 희망했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겠다는 응답은 33.9%로 더 낮았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법원이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성별 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 상당수가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용어 클릭] ■성 정체성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성별 불일치감 트랜스젠더가 겪는 신체·사회적 불쾌감 등 고통 ■성확정 수술 생식능력 제거 및 외부 성기 재건 등 외과수술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트랜지션 성 정체성에 맞춰 외모·신체 특징 등을 변화시키는 과정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성별 정정은 ‘복불복 게임’…기본 지식·공감 없는 법관들 판단 제각각

    [단독] 성별 정정은 ‘복불복 게임’…기본 지식·공감 없는 법관들 판단 제각각

    “그래서 생리는 하나요?” 지난해 성별 정정을 신청한 윤슬(21·가명)씨는 심문 과정에서 이 같은 질문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인 슬씨는 열아홉 살이던 2019년 어머니와 함께 태국으로 가 성확정 수술을 받았다. 태어날 때 부여받은 성별이 남성인 경우 자궁 이식에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정말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허가를 받는 게 목적이니까 ‘의료 기술이 그렇게까지 발달하진 않았다’고 말씀드렸죠.” ●2~3년 주기로 인사이동… 대부분 경험 부족 트랜스젠더는 성별 정정을 ‘복불복 게임’이라고 부른다. 당사자에겐 평범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지만 결정권을 쥔 법관의 인식은 천차만별이라서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인데도 법관이 기본 지식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별 정정 신청 사건 담당 경험이 있는 한 법관은 이에 대해 “보통 법원장이나 지원장이 맡게 되지만 사건 수 자체가 워낙 적어 실제 담당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면서 “게다가 2~3년 주기로 인사이동을 하다 보니 경험이 풍부한 법관이 있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6년 제정된 대법원 예규인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허가신청 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 참고사항이긴 하나 주먹구구식으로 적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침엔 ‘미성년이 아닐 것’, ‘미성년 자녀가 없을 것’, ‘생식능력이 없을 것’, ‘외부성기 등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을 것’과 같은 요건이 있다. ●등록기준지 바꿔서까지 허가 많은 곳에 몰려 그러나 법원은 성확정 수술을 받은 트랜스 남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남성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을 때도 현재 자녀와 전혀 만나고 있지 않은 신청인에 대해선 허가하고, 교류가 있는 경우 불허한 사례도 있다.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등록기준지(구 본적)를 바꿔서까지 허가 결정을 잘 내려 주는 법원으로 신청이 몰린다. 다른 법관은 이런 문제에 대해 “법관이 트랜스젠더와 교류하거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적이 없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짚었다. 법원은 지금까지 접수된 성별 정정 신청 건수가 얼마인지, 이 가운데 허가·기각 결정을 받은 게 몇 건인지 등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 주민등록번호의 성별을 바꾼 건수는 총 2633건이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면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성소수자를 위한 비영리 단체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이승현(법학박사) 이사는 “현재는 법관의 재량이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지만 국회가 엄격한 성별 정정 요건을 법제화할 경우 트랜스젠더들이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포토]문대통령,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 참석

    [포토]문대통령,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 참석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드니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 사이먼 크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이사장(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4 jeong@yna.co.kr 연합뉴스
  • 법원에서 벌어지는 성별정정 ‘복불복 게임’…“기대 없다”

    법원에서 벌어지는 성별정정 ‘복불복 게임’…“기대 없다”

    “그래서 생리는 하나요?” 지난해 성별 정정을 신청한 윤슬(21·가명)씨는 심문 과정에서 이같은 질문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슬씨는 만 나이 19살이던 2019년 어머니와 함께 태국으로 가 성확정 수술을 받았다. 태어날 때 부여받은 성별이 남성인 경우 자궁 이식을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바 없다. “‘정말 모르시는구나’라는 생각에 당황스러웠죠. 그래도 허가를 받는 게 목적이니까 ‘하고 싶어도 아직 의료 기술이 그렇게까지 발달하지 않아서 못 한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죠.” 트랜스젠더는 성별정정을 ‘복불복 게임’이라고 부른다. 당사자에겐 평범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지만 결정권을 쥔 법관의 인식은 천차만별이라서다. 사회적 인식을 언급하며 불허 결정을 내리곤 하지만 정작 국민은 성별정정 허가 여부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성별정정을 신청한 트랜스젠더는 법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을 내리면서도 기본 지식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성별 정정 신청 사건을 담당했던 한 법관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해당 법관은 “성별정정 사건은 보통 법원장이나 지원장이 맡는데 사건 수 자체가 적어 실제 담당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면서 “게다가 2~3년 주기로 인사 이동을 하다보니 경험이 풍부한 법관이 있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6년 제정된 대법원 예규인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허가신청 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 참고사항이긴 하나 주먹구구식으로 적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침엔 ‘미성년이 아닐 것’ ‘미성년 자녀가 없을 것’ ‘생식능력이 없을 것’ ‘외부성기 등 신체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을 것’과 같은 요건이 있다. 그러나 요건에 따라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수술을 마친 트랜스 남성들에 대해 법원은 ‘사회적으로 남성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최근까지 불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을 때도 현재 자녀와 전혀 만나고 있지 않은 신청인에 대해선 허가하고, 교류가 있는 경우 불허한 사례도 있다.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이 들쭉날쭉 하다보니 등록기준지를 바꿔서까지 허가 결정을 잘 내려주는 법원으로 신청이 몰린다. 또 다른 법관은 이에 대해 “성별정정 관련 법이 없어서인 것도 맞지만 법관이 트랜스젠더와 교류하거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본 적이 없는 게 가장 큰 요인”면서 “관심을 갖고 살펴봤다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외관이나 생식능력, 성기 유무로 상대의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법원은 지금까지 접수된 성별정정 신청 건수가 얼마인지, 이 가운데 허가·기각 결정을 받은 게 몇 건인지 등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 주민등록번호의 성별을 바꾼 건수는 남성에서 여성이 1553건, 여성에서 남성은 1080건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면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성소수자를 위한 비영리 기관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이승현 이사(법학박사)는 “국회에서 보수적인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트랜스젠더들이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 정정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마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원의 성별정정 요건을 충족하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어도 수년간 수술비를 모으는 데 애를 써야한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 그리고 변화의 바람은 조금씩 일고 있는 중이다. 선수 등록 희망했지만…체육회 “수술하고 오라” “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며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박영(18·사진)은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지난 6월 받은 가슴제거수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씨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는 유치원 시절부터 자신이 여자가 아니란 걸 알았다. 트랜스 남성이라고 확실하게 안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성별불일치감과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가족에게도 커밍아웃을 했는데 가족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들였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줬다. 평소 체력과 운동에 자신이 있던 영이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코치도 영씨가 말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등록번호 7번째 자리에 있는 4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조차 못하고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과적 수술은 엄두도 못낸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특히 트랜스 여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외과적 수술(94.9%)이나 호르몬 치료(71.4%)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다른 응답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서는 ‘여성’으로 살았는데…한국선 수술 강요” 김신엽(22·사진)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성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이 가능한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여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도 여성으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지난 9월 성별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의견서에 2가지를 강조했다. 일단 현실적인 이유를 어필했다. 집에서 쫓겨나 홀로 생계를 책임지느라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성별정정 요건으로 불임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는 내용이다. 법원의 판단엔 이변이 없었다. 판사는 ‘남성으로서 생식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고 여성 신체의 외관을 갖추지 않았다‘며 신엽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빚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채무확인서도 내고, 여러 친구가 ‘이 친구는 여자가 맞다’며 인우보증서를 써주기도 했는데 그런 건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쉽게 단정지은 거에 대해서는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성기 수술을 꼭 해야하나요”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이 성별정정 허가를 받은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청주지법 영동지원에서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에 대한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처음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후 이와 유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3년 서울서부지법에서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이 처음 내려졌다. 지난 10월 수원가정법원은 생식 능력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송우현(21·가명)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했다. “생식 기관은 보이지도 않는 거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우현씨가 2심에서 허가 결정을 받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이 아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영이도 내외부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월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생식 능력’이 남아있는지, ‘성확정 수술’을 받았는지에 관한 의사의 소견서 등을 제출하라며 보정권고를 보내왔다. 조사에서 향후 성별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지만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1.3%)에 달하는 ‘논바이너리’(자신의 성별을 남녀 어느 쪽으로도 인식하지 않는 사람) 또한 성별정정을 희망한다는 응답은 42.6%로 다른 응답자에 비해 낮았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그보다도 낮은 33.9%였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성별불일치감 때문에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수술을 받고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면서 “법원이 성별정정 요건으로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단 말에 억장 무너져” 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단 말에 억장 무너져” 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트랜스젠더 가운데 가족이나 비성소수자 친구, 지인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사람은 많지 않다. 이해 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 순간에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숨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에게 등 돌리는 건 아니다. 우울의 심연에서 끌어내 준 어머니와 미래를 함께 그려가 주는 연인, 모두가 문제아 취급할 때 끝까지 믿어준 선생님, 그리고 성별정정을 위한 싸움에 함께 해준 준 친구들까지. 서울신문은 지난 한달여간 트랜스젠더의 곁에서 함께 분투해주는 4인의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를 만났다. 커밍아웃에 귀 막았던 어머니…“내 자식 잘못될까 생각 바꿔” “처음에 아이가 자신이 남자가 아니라고 했을 땐 진지하게 듣지 않았어요. 아예 몇 년간 귀를 막고 살았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화장실에 가는 게 불편해 물 마시는 것도 참아야 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남편과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우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김수현(51·가명)씨는 자녀인 윤슬(21·가명)씨를 이해하게 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수현씨는 자녀의 성 정체성을 ‘논바이너리 무로맨틱 무성애자’라고 담담히 설명한다. 트랜스젠더가 뭔지도 몰랐던 그다. 논바이너리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로맨틱 무성애자는 누구에게도 연애 감정이나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현씨가 이렇게 되기까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슬씨가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 것은 6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다. 수현씨는 슬씨의 고백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이의 어린시절을 되짚고 또 되짚어 봤지만 유난히 여성스러운 행동을 한다거나, 공주 인형에 관심을 보인 기억은 없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은 탓이라고, 부모인 내가 잘못 키웠다고, 세상이 소수자에게 얼마나 차가운 곳인지를 몰라 저러는 거라고. 수현씨는 스스로를 이런 말들로 달랬다.슬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가족들 사이에는 두꺼운 벽이 생겼다. 슬씨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방에만 틀어박혔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슬이를 온전히 이해한 건 아니었지만 부모로서 어떻게 그냥 두고만 볼 수만 있겠어요. 일단 학교라도 그만두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자퇴 얘기를 꺼냈죠.” 이후 슬씨는 조금씩 속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온 게 화장실 얘기였다. 여자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 밖에선 물도 마시지 않으며 화장실을 참는다는 슬씨의 말에 수현씨 부부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 나가면서 슬씨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그는 아이에게 먼저 성확정 수술을 권했다. 얼마나 힘들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가능한 빨리 원하는대로 살길 바랐다. 성 확정 수술을 받기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도 함께 올랐다. “아이는 저희 보고 대단하다고, 자기는 이런 부모를 만나 정말 운이 좋다고 해요. 근데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하나 뿐인 저희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있는 그대로 바라봤을 뿐입니다.” 수현씨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슬씨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문제아’ 품은 선생님 “여자로 살라는 건 폭력” 3년 전 박영(18)은 학교에서 손에 꼽히는 ‘문제아’였다. 담임 선생님이던 신미경(53·가명)씨는 새학기가 시작됐는데도 영이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첫날부터 영이가 등교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학교에서 주최한 미술사생대회 날 사달이 났다. 일정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자 영이가 “왜 마음대로 대회를 일찍 끝내느냐”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신씨가 기억하는 영이의 첫인상이다. “다른 사람들은 학생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화를 냈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기댈 어른이 하나도 없어 외로운 마음, 세상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서툴게 표현되는 것 같아 오히려 안쓰러웠죠.” 당시 영이는 이미 자퇴를 결심하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상태였다. 신씨는 방황하는 영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했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 영이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성 정체성도 털어놓게 됐다. 영이의 커밍아웃에 신씨는 앞으로 영이가 살아가며 마주할 많은 고난이 염려됐지만 영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함께 고민했다.학교를 관둔 영이는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씨는 “성소수자에 더 포용적인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영이의 일본행을 독려했다. 실제 일본에서 영이는 남자로서 자연스레 사회에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땐 신씨는 고졸 검정고시를 권했다. 높은 점수로 합격한 영이는 청소년 지도사가 되겠다며 관련 과를 지원한 상태다. 신씨는 한결같이 영이를 응원하고 조언했다. “누군가는 제가 교육자로서 영이를 ‘여자’로 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할테지만 그건 엄연한 폭력이에요. 그런 생각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 지내며 혼자 더 아파합니다.” 신씨가 영이의 성별정정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인우보증서에는 그의 바람이 담겼다. “본 보증인은 신청인을 남성이라 생각합니다. 신청인이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인식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청인은 자신을 긍정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신청인이 스스로를 긍정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친구의 행복해질 앞날을 축복해주고파” 하예림(22)씨는 김신엽(22)씨의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다. “신엽이는 좋아하는 일이 많고, 언제나 열심히 사는 친구였어요.” 예림씨가 기억하는 신엽씨는 학생회에서 정보부장을 맡아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배정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일을 하면서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수학 문제를 물어보기며 다가갔다. 1년 뒤 같은 대학교 진학을 앞둔 두 사람은 부산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갔다. 성 정체성을 소개하는 부스에서 신엽씨는 단어 하나를 가리켰다. “트랜스젠더 여성. 내 정체성은 이거야.” 신엽씨가 이렇게 친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말을 꺼냈다. 그 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예림씨는 신엽씨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됐다. “법적 성별 때문에 남학생과 함께 숙소를 써야 했던 신엽이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더라고요.” 신엽씨는 어머니에게 트랜스 여성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들킨 뒤 가정 폭력이 갈수록 심해지자 집을 나왔다. 이후 학교에 커밍아웃하는 과정을 전부 지켜본 예림씨. 성별정정 심문기일에도 법원에 함께 출석했다. 신엽씨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친구를 위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 정체성을 밝힌 뒤 더 행복하게 지내는 신엽이를 보면 기뻐요. 모두가 젠더 감수성이 높은 것은 아니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늘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신엽씨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친구들도 예림씨를 통해 손글씨로 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널 보면 항상 놀랍고 대단해.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힘든 일에는 어깨를 토닥여줄 수 있는 친구들에 곁에 있단다.” “자신의 성별을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참 어렵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지만 너라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장 행복한 너로 살아가길 응원할게.” “‘나 때문에 위험 감수하나’ 걱정도…지금은 최선 다해 도와” 2년 전 남성이 되기 위한 의료적 조치를 시작한 김성훈(39·가명)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이지연(33·가명)씨의 든든한 조력 덕분에 용기를 냈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된 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내년에 법적으로 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통의 예비 부부라면 식장 예약이나 스튜디오 촬영 등으로 바쁠 시기, 지연씨의 신경은 온통 김씨의 성 확정수술에 쏠려 있다. 매일같이 국내외 사례를 구글링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름이 알려진 전국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 사람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겠다는 게 나 때문인가 해서 처음엔 말려야 하나 했어요. 오랜 시간 진심 어린 얘기를 듣고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연씨의 지지에 힘입어 성훈씨는 교제 시작 후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 성훈씨가 가슴절제술을 받았을 때 그의 곁에서 지극적성으로 간호한 사람도 지연씨였다. 지금은 자궁적출술과 외부 성기 재건술을 준비 중이다.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하려면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처음으로 생식능력 제거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허가한 결정이 나왔지만 성훈씨는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결혼하면 지연이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사우나·수영장 등을 이용하게 될텐데, 그럴 때 내 성 정체성이 걸림돌이 되는 게 싫거든요.” 성훈씨가 지연씨를 만나기 전까지 호르몬 치료를 미뤄온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그는 홀어머니 손에서 4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가정 형편은 넉넉치 못했다. 30대에 들어 자신의 전공을 살린 사업으로 경제적 여유가 생겼지만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혼에 대한 결심은 성훈씨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어릴 땐 돈도 없었고 가족들 반대도 심했죠. 지금은 가족들도 지연이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요. 저랑 살면 함께 맞닥뜨려야 할 과제들이 많을텐데, 밝으면서도 강인한 사람이라면 함께 정면돌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라면 어떤 미래도 이겨낼 수 있다며 서로를 바라봤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미래 자동차 기술확보 예산 4709억원 확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수소·자율차 등 미래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내년 예산으로 4709억원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자동차 분야 예산은 지난해 3167억원, 올해 3615억원, 내년에는 4709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미래차 기술 연구·개발(R&D)에 전체 예산의 대부분인 4157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신규 사업예산으로 1677억원을 배정해 내연기관 부품업체의 미래차 분야 전환 지원과 전기·수소차 대중화, 하이브리드차 수출 전략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신기술 및 자율주행 등 미래차 산업 육성과 기술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2025년 600㎞까지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시스템과 주행효율 향상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지속해서 추진한다. 3세대 전기차(xEV) 산업 육성과 미래형 자동차 튜닝 부품 기술개발에 집중 투입하고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수소차 분야는 핵심 부품, 개방형 연료전지시스템 설계검증 플랫폼 기술개발을 새로 시작하고, 수소 상용차용 핵심부품 국산화와 다양한 모빌리티에서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개방형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 고도화 기술 개발도 신규 사업으로 편성했다. 환경규제 대응 기술개발과제(그린카), 전기이륜차·전동킥보드·교통약자 이동수단 등 친환경 퍼스널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 실증 예산도 새롭게 편성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에 362억원(올해보다 162억원 증액), 미래차 디지털 융합 산업 실증 플랫폼 구축에 96억원(91억원 증액), 자율셔틀 인포테인먼트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실증에 78억원(38억원 증액)을 각각 배정했다. 차량용 반도체 핵심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 안정을 추진하고 미래차 준비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부품업체 사업 전환을 돕기 위한 ‘전환기 대응 R&D’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자동차 분야 전문 인력 양성 규모를 올해의 1100명에서 내년에는 2300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 ‘우리경제 허리’ 중견기업 5526개… 종사자 157만여명

    전년보다 519개 늘어나… 매출은 770조원7개 기업집단 107개사 대기업으로 성장ESG 경영 도입 20%… “이미지 개선 효과”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5526개로 늘어났고 매출은 770조원, 종사자는 157만 8000명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중견기업 기본통계’를 13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 수는 전년보다 519개 증가했고 중견기업 중 7개 기업집단(107개사)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온 기업도 643개나 됐다. 중견기업 수는 전체 기업(소상공인 제외)의 1.4%에 해당하며, 전체 매출액의 16.1%, 종사자 수의 13.8%를 차지했다. 중견기업 매출액은 비제조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증가했으나 제조업 분야에서는 11조 5000억원이 감소하는 등 중견기업 통계 작성(2015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기업은 1.9%(107개)이며,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초기 중견기업이 89.4%(4943개)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는 소폭 감소했으나, 물류·도소매 등 비제조업 종사자 수의 증가로 전년대비 9만 2000명 증가했다. 중견기업 중 신사업을 추진 중인 비율은 23.3%(전년 대비 4.0% 포인트 증가)로, 특히 제조 중견기업은 40.2%(13.3% 포인트 증가)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사업 추진 분야는 미래차(28.3%)가 가장 많고 바이오헬스(13.7%), 친환경(12.0%), 에너지(11.9%) 분야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실적은 26조 6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으나 전체 투자 중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28.9%로 전년 대비 1.6% 포인트 증가했다. ESG(환경친화·사회적 책임·지배구조개선) 경영에 대해 아는 중견기업은 58.5%로 나타났고, 이미 ESG 경영을 도입한 중견기업도 19.7%(제조업 24.2%)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ESG 경영을 도입한 이유는 기업 이미지 개선(34.8%), 매출 증가·원가 절감 등 경영 성과 향상(19.9%), 지속가능성 확보(18.8%) 순으로 나타났다.
  • 2020년 기준 중견기업 5526개, 전년보다 500여개 증가

    2020년 기준 중견기업 5526개, 전년보다 500여개 증가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5526개이고, 매출은 770조원, 종사자는 157만 8000명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중견기업 기본통계’를 13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 수는 전년보다 519개 증가했고 중견기업 가운데 7개 기업집단(107개사)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온 기업도 643개나 됐다. 중견기업 수는 전체 기업(소상공인 제외)의 1.4%에 해당하며, 전체 매출액의 16.1%, 종사자 수의 13.8%를 차지한다. 중견기업 매출액은 비 제조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증가했으나 제조업 분야에서는 11조 5000억원이 감소하는 등 중견기업 통계작성(2015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매출 규모별로는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은 1.9%(107개)이며,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초기 중견기업이 89.4%(4943개)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는 소폭 감소했으나, 물류·도소매 등 비제조업 종사자 수의 증가로 전년대비 9만 2000명 증가했다. 중견기업 가운데 신사업을 추진 중인 비율은 23.3%(전년대비 4.0%포인트 증가)로, 특히 제조 중견기업은 40.2%(13.3%포인트 증가)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사업 추진분야는 미래차(28.3%)가 가장 많고, 바이오헬스(13.7%), 친환경(12.0%), 에너지(11.9%) 분야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실적은 26조 6734억원으로 전년대비 6.9% 감소했으나 전체투자 중 연구개발(R&D)투자 비중은 28.9%로 전년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전체 투자계획은 축소 전망임에도 R&D 투자금액은 지속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ESG(환경친화·사회적 책임·지배구조개선)경영에 대해 아는 중견기업은 58.5%로 나타났고, 이미 ESG경영을 도입한 중견기업도 19.7%(제조업 24.2%)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ESG경영을 도입한 이유는 기업 이미지개선(34.8%), 매출증가·원가절감 등 경영성과향상(19.9%), 지속가능성 확보(18.8%) 순으로 나타났다.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 “넌 여자냐, 남자냐” 문제아 낙인찍은 학교… 트랜스젠더 청소년 22%, 결국 교문 밖으로

    [단독] “넌 여자냐, 남자냐” 문제아 낙인찍은 학교… 트랜스젠더 청소년 22%, 결국 교문 밖으로

    ‘트랜스 남성’ 성 정체성 찾은 희원이 학교에 도움 요청했지만 자퇴 종용중고생 학업 중단율 대비 27배 높아 희원(17·가명)이는 어린 시절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해 본 기억이 없다. 부모님에게 늘 믿음직스러운 맏딸이자 동생에게는 하나뿐인 언니였지만 희원이는 스스로 남자라고 느꼈다. 집 화장실에서는 늘 서서 소변을 봤고 초등학교 때는 남성 호모소셜(동성끼리만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자 희원이의 몸은 낯설게 변했다. 봉긋해진 가슴,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생리. 혼란스러웠다. “몸이 자꾸만 제가 여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 우울했어요.” ‘논바이너리’(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트랜스 남성. 열다섯 살 희원이가 분투 끝에 찾은 성 정체성이다. 학교는 희원이를 문제아 취급했다. 희원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막무가내로 “따님은 동성애자”라고 말한 것도 담임 선생님이었다. 교사들은 ‘넌 여자냐, 남자냐’라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졌다. 학생들은 떼지어 몰려와 ‘역겹다’고 소리쳤다. 학교에 도움을 요청하자 “네가 먼저 불쾌한 행동을 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수업시간에 과호흡으로 쓰러진 희원이는 올해 5월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자퇴했다. 자신의 성별을 태어날 때 성과 다르게 인식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5명 중 1명꼴로 학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은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지난달 13~17일 리서치 전문회사 엠브레인과 함께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을 상대로 설문했다. 전체 응답자의 21.9%가 ‘학업중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5~18세 청소년 66명 가운데 13.6%는 현재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0.8%에 불과하다.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평균에 비해 27배나 높은 것이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처한 현실을 조명하기 위해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회에서는 8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싣는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지정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 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 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 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숏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존중한다는 게 아니라 ‘너가 트랜스젠더인데 뭐 어쩌라고?’라는 뜻이었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웃팅(43.8%) 피해가 컸다. 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는 ‘0’…기댈곳 없어 학교 스스로 관둬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트집을 잡았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씨는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씨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안 된다. 그중에서도 조례 안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정도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리 학생인권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했다”면서도 “성소수자 권리구제 신청을 하는 순간 정체성이 원치 않게 공개되기 때문에 여전히 학생들은 상담기관을 찾을 뿐 직접 구제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도윤씨는 잘 살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자퇴를 택했지만, 지금도 졸업식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 ‘검정고시로 졸업했는데 왜 학교에 있지’라고 의구심을 품다가 ‘꿈인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납득한다. “남들은 초·중·고는 그냥 졸업하잖아요. 자퇴한 데 아쉬움이 남나봐요.” 등 돌린 부모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부모님의 지지를 바랐던 우현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학교에 다니며 성별을 바꾸기 위한 의료적 조치(트랜지션)를 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7살 터울인 동생이 잠든 뒤에야 부모님은 우현씨를 불렀다. 그때 들은 말 대부분을 애써 기억에서 지웠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는 잊을 수 없다. “애초에 너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말해도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다. 네가 커서 알아서 해라.”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우현씨는 오랫동안 부모를 설득한 끝에 고2 때 학교를 그만두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두어달이 지나자 수염도 났다. 신체에 대한 성별 불일치감은 줄었지만 부모님은 멀어졌다. 어머니는 느닷없이 수도원으로 떠났다. “제가 변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던 거 같아요. 한달 뒤에 엄마가 돌아오고 저는 집에서 쫓겨났어요. 집에 전화했는데, 지금 들어가면 맞아죽겠다 싶었죠. 아는 사람 집을 1주일씩 전전하다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인 ‘띵동’에 도와달라고 했죠.” 폭력에 전환치료 시도까지…가출은 이들의 생존법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그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요. 낳아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살려면 독립하기 전에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까스를 사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 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살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고, 가정 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정신과 상담이나 진단에 대한 부모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탈가정한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계형 노동자가 된 아이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에서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 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씨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렌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지원도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라’고 말만 하는 건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청소년 트랜스젠더 5명 중 1명, 낙인 찍은 학교 떠났다

    [단독]청소년 트랜스젠더 5명 중 1명, 낙인 찍은 학교 떠났다

    “사내 아이는 우는 거 아니야. 얼른 눈물 뚝 그쳐.” 유치원 선생님은 울며불며 떼 쓰는 남자 아이를 달래며 이렇게 말했다. 일곱살 희원이(17·가명)는 선생님에게서 직접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집에서도, 유치원에서도 희원이는 맏딸이자 여자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원이는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해본 기억이 없다. 집에서 늘 서서 소변을 봤고, 초등학교 때는 남성 호모소셜(동성끼리만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가입했다. 사춘기가 되자 희원이의 몸은 낯설게 변했다. 봉긋해진 가슴, 한 달에 한번 찾아오는 생리. 혼란스러웠다. “몸이 자꾸만 제가 여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 우울했어요.” ‘논바이너리’(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트랜스 남성. 열다섯살 희원이가 분투 끝에 찾은 성 정체성이다. 학교는 희원이를 문제아 취급했다. 희원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막무가내로 “따님은 동성애자”라고 말한 것도 담임 선생님이었다. 교사들은 ‘넌 여자냐, 남자냐’라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졌다. 학생들은 떼지어 몰려와 ‘역겹다’고 소리쳤다. 학교에 도움을 요청하자 “네가 먼저 불쾌한 행동을 했으니 어쩔 수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학교도 날 지켜주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희원이의 불안 증세는 심해졌다. 어느 날엔 수업 중 호흡이 가빠져 숨이 안쉬어졌다. 선생님이 성확정 수술 후 강제 전역 조치된 트랜스 여성 고 변희수 전 하사를 ‘남자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언급한 게 뇌관이었다. “제가 죽으면 저를 여자로 기억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어요.” 희원이는 결국 올해 5월 담임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자퇴했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의 성별을 태어날 때 성과 다르게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청소년 5명 중 1명꼴로 학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은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지난달 13~17일 리서치 전문회사 엠브레인과 함께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을 상대로 설문했다. 전체 응답자의 21.9%가 ‘학업중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5~18세 청소년 66명 가운데 13.6%는 현재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0.8%에 불과하다.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평균에 비해 27배나 높은 것이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처한 현실을 조명하기 위해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회에서는 8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싣는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어떻게 취재했나 서울신문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학교생활, 가족 관계, 노동, 성별정정 등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에는 224명이 참여했다. 15~18세 응답자는 전체의 29.5%인 66명, 19~24세 응답자는 70.5%인 158명이었다. 출생 시 성별이 여성인 응답자는 67.9%인 152명, 남성은 32.1%인 72명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여성이라는 응답은 21.8%인 47명, 남성은 27.7%인 62명이었다. 남녀 어느 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다는 ‘논바이너리’는 51.3%인 1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 8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일부는 약 4개월 간격을 두고 2차 인터뷰를 가졌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성소수자부모모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해방전선 등의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화려하고 열정적인 스페인으로의 여행…발레 ‘돈키호테’

    화려하고 열정적인 스페인으로의 여행…발레 ‘돈키호테’

    (재)구로문화재단(이사장 이 성)은 10일과 11일 양일간 발레 ‘돈키호테’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돈키호테’는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Miguel de Vervantes Saavedra,1547~1616)의 소설 ‘돈키호테 데 라만차’(1615)의 일부 에피소드들을 기반으로 한 희극발레이다. 발레 ‘돈키호테’는 원작의 이야기를 각색해 키트리아와 바질리오의 사랑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돈키호테를 그려낸다. 관객들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의롭고 진실된 로맨티스트로서의 돈키호테를 만나볼 수 있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M발레단이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새로운 프로덕션과 함께 국내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은 클래식 발레의 재안무화를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관객들의 몰입도를 위해 작품을 2막으로 구성, 기존의 ‘돈키호테’와는 확연히 다른 속도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을 역임했던 문병남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화려한 캐스팅과 독보적인 기량들의 만남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본 공연은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문예회관·예술단체 공연 콘텐츠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재)구로문화재단, (재)강동문화재단, 강릉아트센터,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 네 개의 기관이 사업비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 받아 역할을 분담해 추진하고, M발레단이 작품 콘텐츠를 제작한다. (재)구로문화재단은 본 공연 운영 시 ‘방역패스’, ‘좌석 거리두기’ 등을 적용하여 관객 및 출연진들의 안전한 공연이 진행될 수 있도록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준비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며 초등학생이상 관람가로, R석 5만원, S석 3만원에 관람이 가능하며 구로문화재단 홈페이지(www.grartsvalley.or.kr)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구매 가능하다.
  • “출생신고서 성별, 개인 요구 따라 손쉽게 바꾼다”…뉴질랜드 법 개정

    “출생신고서 성별, 개인 요구 따라 손쉽게 바꾼다”…뉴질랜드 법 개정

    출생신고서의 성별을 개인의 요구에 따라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뉴질랜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8일(현지시간) DPA통신, 공영 라디오뉴질랜드(RNZ) 등에 따르면 ‘출생·사망·혼인·가족관계 등록 관련법’이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뉴질랜드에서는 법원 명령 없이도 개인의 현재 성별에 따라 출생신고서 상 성별을 수정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수정을 위해 가정법원에 출석하고, 의료 기록 등을 제출해 성전환을 인정받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었다. 성전환 관련 의료 기록은 발행이 까다롭고, 당사자가 제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오리족 후손이자 성 소수자인 엘리자베스 케레케레 의원은 이날 법안에 대한 지지 연설에 나서 “출생 증명서를 수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은 법원에도 부모에게도 (성별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리는 법이다. 또한 출생증명서의 성별을 수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신경도 쓰지 않는 시스젠더들에게도 그런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리는 법이다”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시스젠더는 심리적 성별과 생물학적인 성별이 같다고 여기는 사람을 뜻한다. ‘정상인’이나 ‘일반인’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서 성소수자 인권 운동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다. RNZ는 이날 법안 통과에 대해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인터섹스 등 성소수자들의 승리”라고 평했다. 잰 티네티 내무부 장관은 “오늘은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를 일컫는 마오리어)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날”이라며 “의회가 포용을 찬성하고 차별에 맞섰다”고 말했다. 이날 통과된 법은 18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 에드 시런, ‘2021 MAMA’ 무대 오른다…‘기대감 ↑’

    에드 시런, ‘2021 MAMA’ 무대 오른다…‘기대감 ↑’

    세계적인 뮤지션 에드 시런이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2021 Mnet ASIAN MUSIC AWARDS, MAMA)만을 위한 특별 무대를 선보인다. 영국의 대표 싱어송라이터인 에드 시런은 팝부터 발라드, R&B 등 다양한 장르를 완벽 소화하며 폭넓은 음악과 독보적인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앨범 4500만 장 이상과 싱글 1억 5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에드 시런은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곡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작사, 작곡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지난달 제시(Jessi), 선미(SUNMI)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음원 ‘쉬버’(Shivers)를 발매하며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에드 시런이 ‘MAMA’ 라인업에 포함된 사실이 공개되자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에드 시런은 자신의 대표곡 ‘배드 해빗’(Bad Habits)과 ‘쉬버’를 매시업해 ‘MAMA’ 만을 위한 스페셜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 시런은 MAMA만을 위한 공연을 준비해 MAMA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엠버서더로 나서 ‘2021 MAMA’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편 ‘2021 MAMA’는 오는 11일 토요일 오후 6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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