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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 들으면 색(色)이 보여요”…공감각의 원인은?

    “소리 들으면 색(色)이 보여요”…공감각의 원인은?

    지구에 사는 사람들 중 약 4%가 ‘공감각’이라는 신비한 현상을 경험한다. 이는 소리를 들을 때 색이 보이거나 어떤 단어를 읽을 때 어떤 색이 보이는 등 두 가지 이상이 감각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증상이다. 이런 현상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했지만, 한 최신 연구는 뇌에서 공감각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해명할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3월 5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는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의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엿볼 방법을 제시한다.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의 언어·유전학부 책임자 사이먼 피셔 박사는 “이전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여러 뇌 기능 연구는 공감각이 실제로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색을 보면 소리가 들리는 등 특정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의 뇌를 스캔했을 때 시각과 청각 모두에 연결된 뇌 부위에 활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존 연구에서는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이들의 뇌보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더 많은 연결이 확인됐다”고 피셔 박사는 덧붙였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뇌에서 이렇게 서로 다른 연결이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 답변을 피셔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유전학 연구에서 찾고 있다. 공감각은 종종 집안 내력으로 나타나므로, 연구팀은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유전자에서 찾기로 했다. 이들은 적어도 3세대(조부모·양친·자녀)에 걸쳐 소리와 색에 관한 공감각을 지니고 있는 세 가족을 찾아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이들 참가자는 한 가족인 경우에도 같은 소리를 들었을 때 눈에 보이는 색상은 제각각이었다. 이런 현상은 세 가족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유전자를 연구하기 위해 DNA 염기서열 결정법(DNA sequencing)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다음으로 공감각의 원인일 수 있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공감각을 지니거나 지니지 않은 가족 구성원들의 유전자를 비교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절대 간단하지 않았다. “세 가족 모두 공감각을 설명할 유전자는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고 피셔 박사는 설명했다. 이어 “그 대신 유전자 변이 가능성이 있는 후보 유전자 37가지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연구는 표본 자체가 적으므로 후보 유전자 37개 중에서 공감각에 영향을 주는 특정 유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각 유전자가 어떻게 공감각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그 생물학적 기능을 살폈다. 피셔 박사는 “확인한 후보 유전자들 중 대부분은 상당히 강력한 몇몇 생물학적 특성만을 보였다”면서 “그 중 하나는 ‘엑소노제네시스’(axonogenesis)로, 뉴런이 발달 중인 뇌에서 서로 연결되는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엑소노제네시스는 휴런에서 긴 줄기에 해당하는 축색(축삭) 돌기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이런 현상은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의 뇌 검사에서 변화된 연결성이 이전 발견과 일치함을 의미한다고 피셔 박사는 말했다. 즉 이 연구에서 확인된 유전자들은 뇌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방식에 영향을 주며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의 뇌가 왜 다르게 보이는지를 잠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제 연구팀은 앞으로 진행할 연구에 참여할 더 많은 지원자를 찾는다. 이를 통해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어떻게 뇌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피셔 박사는 “공감각에 대한 연구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전반적인 뇌가 외부세계의 감각적 표현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엿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윌런 음악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두 배 빨라진 지구온난화…“80년 뒤 부산ㆍ뉴욕 잠긴다”

    두 배 빨라진 지구온난화…“80년 뒤 부산ㆍ뉴욕 잠긴다”

    “2100년 해수면 66㎝ 상승” 빙하 사라져 물부족 현상까지 2018년 새해가 시작되면서부터 한반도를 덮친 ‘냉동고’ 같은 차가운 날씨가 입춘까지 한 달 넘게 지속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폭우와 폭설, 한파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런 극단적인 날씨는 점점 잦아질 것이라는 것이 기상 전문가들의 예측이다.국제 민간회의기구인 세계경제포럼(WEF)도 지난달 중순 스위스 다보스 연례회의를 앞두고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2018’에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 30가지를 꼽았는데 이 중에서 ‘극단적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물론 그 파급효과도 가장 클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해수면 상승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해수면 상승 年 3㎜→10㎜로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환경과학협력연구센터,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국립대기연구소(NCAR), 올드 도미니언대, 사우스플로리다대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금세기 말인 2100년이 되면 현재보다 6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PNAS’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해수면 감시를 목적으로 NASA가 쏘아 올린 토펙스·포세이돈 위성과 제이슨 1, 2, 3호 위성에서 보내온 지난 25년치 위성사진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93년부터 지금까지는 해수면이 연평균 2.9㎜ 정도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2100년이 되면 현재보다 3배가 넘는 10㎜ 정도의 속도로 매년 해수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100년에는 현재의 해수면보다 66㎝가 높아질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는 기존 예측치인 30㎝ 상승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현재보다 60㎝ 정도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의 일부가 물에 잠기고 한국에서는 부산, 인천을 비롯해 서해안과 남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이 침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로버트 스티븐 네렘 콜로라도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온 수치는 가장 보수적인 분석 결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실제 해수면 상승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네렘 교수는 “해수면 상승 속도 증가는 북극 지방의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의 빙하가 녹으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전 세계가 동참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해수면 상승 더 높아질 수도 전 세계적으로 약 20만개의 빙하가 있는데 남극과 북극을 제외할 경우 유럽의 알프스, 아시아의 히말라야,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처럼 대부분 높은 산꼭대기에 위치해 담수 제공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뿐만 아니라 이들 내륙의 빙하까지 녹아내려 사라지고 있어서 물 부족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프리부르대,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 스웨덴 웁살라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내륙에 위치한 56개의 대형 빙하를 대상으로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2100년쯤의 모습을 예측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빙하가 녹아 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양은 한동안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2100년이 가까워지면서 빙하가 제공하는 담수의 양은 점점 줄어들어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티아스 후스 ETH 수리·수문 및 빙하학 교수는 “내륙에 있는 빙하들이 담수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항상 일정량의 빙하를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도 그 기준선을 겨우 맞추고 있을 뿐”이라며 “빙하가 줄어들어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경우 가장 고통받는 것은 하류지역에 있는 도시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빅데이터+유전자 가위’로 자폐증 유전자 찾았다

    ‘빅데이터+유전자 가위’로 자폐증 유전자 찾았다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생물학 분야 최신기술인 유전자 가위기술과 4차산업혁명에서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기법으로 정신질환을 유발시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충남대, 서울대를 비롯해 이탈리아, 미국, 브라질,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유전자 가위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폐증을 유발시키는 새로운 신경계 신호전달물질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최신호에 실렸다. 자폐증은 3세를 전후해 언어 표현과 이해, 애책행동, 놀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나타나는 발달장애 증상으로 자폐성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서번트 증후군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전체적인 뇌의 발달이나 측두엽 이상 또는 비정상적인 신경전달 물질의 발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자폐증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신경계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 5종을 발견하고 한국식 이름인 ‘삼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들이 신체 어느 부위에서 나타나는지를 추적하는 유전자발현 분석법으로 뇌와 신경조직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제브라피시와 생쥐에게서 삼돌이 유전자를 제거한 다음 정상적인 것들과 행동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삼돌이 유전자가 제거된 제브라피시와 생쥐는 신체적 성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불안행동이나 감정조절이 이상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여기에 3만 2000여 명의 정신질환 환자들의 유전체 정보를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했더니 삼돌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에게서 자폐증이 나타난다는 것이 발견됐다. 연구를 주도한 김철희 충남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는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조울증 치료제를 만들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독감 환자 옆에서 ‘숨만 쉬어도’ 전염될 수 있다 (연구)

    독감 환자 옆에서 ‘숨만 쉬어도’ 전염될 수 있다 (연구)

    독감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재채기 할 때나 기침을 할 때뿐만 같은 공간에서 호흡만 해도 독감이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 및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산호세대학 공동 연구진이 독감에 걸린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공기 중 바이러스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특수 기기를 한 명씩 착용하게 한 뒤, 30분간 이 안에서 말이나 재채기, 기침, 혹은 호흡만 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이들이 있던 공간 내의 바이러스 여부를 검사한 결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지 않고 호흡만 한 상태에서도 공중에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기침과 재채기 없이 호흡만 한 실험참가자에게서 채취한 공기 샘플 중 48%에서 바이러스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 RNA핵산이 검출됐으며, 35%에서는 곧바로 독감에 걸릴 수 있는 전염성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었다. 기존 연구에서는 독감 바이러스가 주로 비말감염(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작은 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독감 전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손을 닦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독감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으며, 독감 바이러스가 에어로졸(기체 중 고체와 액체의 미립자가 부유한 상태)전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독감에 걸린 사람이 다른사람에게 전염시킬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회사나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보다 가급적 집에 머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독감 감염 확산의 위험성을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 개발 및 감역 확산 방지책, 공중보건 정책 수립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현지시간으로 18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 발전이 인간 본성 선하게 만들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 발전이 인간 본성 선하게 만들까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일까, 아니면 악한 것일까’라는 문제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많은 철학자들의 연구 주제였습니다. 사실 성선설과 성악설을 비롯해 이 문제에 관한 모든 논쟁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인간은 본래 착한 성품을 타고 나는데 세파에 찌들어 악한 마음을 갖게 되는 만큼 교육을 통해 본성을 되찾도록 해 줘야 한다는 성선설과 인간의 본성은 악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악한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빈 서판’론을 통해 인간의 마음은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뇌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에 뇌과학자, 진화생물학자 같은 과학자들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진화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빈 서판’,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등의 책을 통해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이 극찬을 한 책이기도 합니다. 서평들을 보면 인간의 마음과 인류 문명을 탁월하게 해석한 명저라고 하지만 막상 책을 본다면 쉽게 책을 구입하거나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과학발전→소통 활발→폭력성 감소”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현재보다 과거가 더 낭만적이었고 20세기가 가장 폭력적인 시대였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수많은 그래프와 표, 인류 역사를 분석한 결과 폭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이 악마를 제압함으로써 평화로운 시대가 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핑커는 거버넌스의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폭력성이 줄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노트르담대, 애팔래치안주립대, 위스콘신·메디슨대 인류학과 공동연구진이 “인구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군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줄어 폭력성이 줄어들게 돼 보이는 것일 뿐 인간 본성에 변화는 없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PNAS’ 12월 11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계 연구자인 김남철 위스콘신·메디슨대 인류학과 교수도 참여했습니다. ●“인구증가로 군대 감소… 본성 그대로” 연구의 출발점은 “오늘날 폭력에 희생되는 사람의 비율이 낮다는 주장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기원전 2500년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95개 사회, 430건의 전투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전체 인구규모와 군대의 규모 비율, 그리고 군대의 규모와 사상자 수를 비교분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인구 크기에 증가해 군대는 작아지고 전문화되면서 전투에서 사상자 수도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연구팀은 100명의 성인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4분의1에 해당되는 25명이 전투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1억명의 인구집단을 가진 국가에서 2500만명의 병사들을 갖는다는 것은 효율성은 물론 수송과 보급 같은 병참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불일치를 ‘비례축소’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기술과 거버넌스의 진보 덕분에 인류가 좀더 평화적이고 선한 천사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스티븐 핑커 교수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 본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요. 핑커 교수의 주장처럼 인간의 폭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든지, 이번 연구결과처럼 인구증가에 따라 전쟁과 전쟁 사상자가 줄어드는 것이든지 간에 2018년에는 전쟁이나 아동폭력 같은 안 좋은 소식은 이제 그만 들리는 평화로운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성범죄자 성욕 막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중(연구)

    성범죄자 성욕 막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중(연구)

    미국의 과학자들이 뇌 임플란트 기술을 사용해 성범죄자의 성욕을 억제하는 등 이상 행동을 억제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8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뇌에서 식욕과 성욕을 제어하는 부위 ‘측위신경핵’을 겨냥해 충동적인 행동을 막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직전 측위신경핵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며 이때 해당 뇌 부위를 자극하면 신호를 상쇄해 충동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충동을 이해하기 위해 폭식 성향이 있는 쥐들을 관찰했다. 그런데 이들 쥐는 폭식을 하기 직전 측위신경핵에서 특정 신호를 보였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해당 뇌 부위에 전기 자극을 주면 충동적인 행위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연구진은 이런 사실에 기반, 뇌심부자극술을 응용하려 하고 있다. 이는 뇌의 특정 부위에 전기 장치를 이식해, 이식 부위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지금까지 이 기술은 미리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간격으로만 뇌를 자극할 수 있어 파킨슨병 등의 치료에만 쓰여왔다. 하지만 충동은 상황에 따라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므로, 연구진은 뇌 신호에 반응해 전기 장치 스스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케이시 할펀 박사는 “이 장치는 성범죄자 외에도 자살을 시도하거나 약물에 중독된 사람은 물론 폭식이나 폭음하는 경우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taa22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 최초 생명, 35억 년 전보다 5억 년 빨라 (연구)

    지구 최초 생명, 35억 년 전보다 5억 년 빨라 (연구)

    호주에서 발견됐던 35억 년 전 화석에 생명이 살았던 흔적을 마침내 확인해냈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1982년 호주 서부 에이펙스 처트 퇴적암층에서 발견한 화석에는 원통형과 뱀처럼 긴 형태 등 미생물 11종이 보존돼 있었다. 이 중에는 이미 멸종한 것부터 오늘날 살아있는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했다. 이에 따라 지구상 최초의 생명은 35억 년 전보다 5억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사실 이 화석은 이미 1993년과 2002년에 각각 발표된 연구논문을 통해 미생물들의 존재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2011년에는 그 존재가 생명의 흔적이 아니라 변성 작용이 일어날 때 만들어진 작은 결정들의 집합체인 무기물질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존 배리 교수팀은 이 화석을 발견했던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제임스 스코프 교수팀과 함께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이차이온질량분석법(SIMS)이라는 기법을 응용해 화석에서 내용물을 분리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1㎛씩 분쇄하는 방식으로 탄소 12, 13의 비중을 조사한 뒤 이를 같은 암석에서 화석이 포함되지 않은 단면과 비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 화석 11개는 석영의 경화층에 싸여 있었다. 각 두께는 10㎛ 정도로, 이 중 8개는 인간의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하다. 물론 지금까지 39억5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더 오래된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기존 연구는 미세 화석의 형태나 화학적 추적 중에서 하나에만 근거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배리 교수는 “기존 모든 연구는 생명의 흔적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에야말로 처음으로 두 가지 모든 점을 고려한 최초의 흔적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존 배리 교수(위), 제임스 스코프 교수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많은 생명을 구할 간이 ‘황달 측정기’ 개발

    수많은 생명을 구할 간이 ‘황달 측정기’ 개발

    신생아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황달은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저절로 해결된다. 하지만 산모와 신생아의 영양 및 보건 상태가 좋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치명적인 질병인 핵황달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황달은 혈액 속의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서 생기는데, 너무 높은 경우 뇌까지 침범해서 치명적인 신경 장애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핵황달의 위험도는 미국의 100배에 달한다. 하지만 의료 기관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이 많아 치료는 커녕 진단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간단한 피검사로 혈중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할 수 있지만, 빈곤층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이스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빌리스펙(Bilispec)은 앞으로 신생아 황달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하게 생긴 장치지만, 혈당 측정기처럼 한 방울의 피만 있으면 2분 안에 혈중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 번 검사하는데 가격이 5센트에 불과해 일반적인 피검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는 점이다. 또 일반 혈당 측정기보다 약간 큰 크기로 쉽게 휴대할 수 있어 병원뿐 아니라 간이 진료소나 이동 진료소는 물론 필요하다면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68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빌리스펙이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수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물론 일반적인 피검사에 비해 정확도는 좀 떨어질 수 있으나 앞서 말한 장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생아 황달이 심각한 아프리카 국가에 우선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빌리스펙은 NEST(Newborn Essential Solutions and Technologies) 프로젝트의 일부로 개발되고 있으며 완성되면 아프리카 병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물론 저렴한 휴대용 빌리루빈 측정 장치가 개발되면 혜택을 보는 것은 신생아만이 아닐 것이다. 간이나 담도에 질병이 있어 황달이 생긴 경우 외래나 집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어 질병 치료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 관리에 혈당 측정기가 매우 유용한 것처럼 앞으로 빌리루빈 측정기도 환자와 의사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노벨상 수상자 논문 철회로 ‘망신살’

    노벨상 수상자 논문 철회로 ‘망신살’

    노벨상 수상자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오류가 발견돼 논문이 철회돼 ‘망신’을 당했다.학술논문 철회 정보를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리트랙션 워치’는 7일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 하버드대 잭 쇼스택 교수가 지난해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지구 생명 RNA 기원설’ 논문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지구에서 생명이 발생할 당시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특정 유형의 펩타이드가 RNA의 자기복제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DNA나 복잡한 단백질보다 먼저 RNA가 나타나 진화했을 것이라는 과학계의 가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쇼스택 교수의 연구실에 있던 티볼리 올슨 박사가 지난해 논문의 결과를 재현해 보려고 실험을 했지만 재현이 되지 않았다. 이에 올슨 박사는 초기 데이터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펩타이드가 RNA 복제를 쉽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쇼스택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 공저자들은 물론 학술지 편집자들과 상의해 논문을 철회했다. 쇼스택 교수는 “이번 실수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로 실험을 해석함에 있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스스로가 오류를 발견해 고치고 상황을 파악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쇼스택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2009년에도 그 전년도에 발표한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 논문을 ‘재현 불가’로 철회한 적이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 속에서도 생존하는 파리…그 비밀 찾았다 (연구)

    물 속에서도 생존하는 파리…그 비밀 찾았다 (연구)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열악한 물에서도 생존하는 알칼리 파리(Alkali Fly)의 ‘비밀’이 밝혀졌다. 알칼리 파리는 알칼리성 물이나 염도가 높은 물 등에서도 번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나 다른 곤충이 낳은 알 등을 먹이로 먹는데, 스쿠버 다이빙을 하듯 물에 들어갔다 나와도 몸통이 젖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알칼리 파리의 서식 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염도가 매우 높은 알칼리성 호수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의 모노호에 알칼리 파리를 풀어놓고 번식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 파리는 온 몸의 잔털이 특수한 왁스 성분으로 뒤덮여 있으며, 이것이 캡슐의 역할을 해 물 속에 들어가도 몸이 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육지 곤충이 방수 성분을 가진 털로 뒤덮여 있긴 하지만, 알칼리 파리만큼 거의 완벽한 방수를 자랑하는 곤충은 드물다. 뿐만 아니라 모노호의 경우 염도가 높아 물고기들도 잘 서식하지 못할 만큼 생명체에게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알칼리 파리는 이곳 호수의 물속에 들어가 조류 등 다양한 식량을 구하고 이를 통해 원활한 성장과 번식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호수 바닥을 기어 다닐 수 있도록 진화된 알칼리 파리의 앞발 등도 열악한 환경에서 번식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알칼리 파리는 염분이 높은 알칼리성 호수에서 주로 번식하는데, 이러한 물에서는 곤충이나 물고기들도 잘 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서 번창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수중에서도 뛰어난 생명력을 자랑하는 알칼리 파리의 연구결과는 지난 20일 미국 국립과학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신장암 발병 새로운 메커니즘 발견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와 서울대병원 곽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남도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방 합성으로 인한 세포주기 이상으로 인해 신장암이 발병하고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룰러 바이올로지’ 11월호에 ‘주목할 만한 연구논문’으로 실렸다. 이번 연구는 신장암 진단 및 항암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정밀 광학렌즈용 절삭기술 개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 IT융합공정그룹 최영재 그룹장 연구팀은 국내 처음으로 700나노미터(㎚) 이하 미세패턴을 가공할 수 있는 초정밀 광학렌즈용 절삭가공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1㎚ 움직임까지 제어가 가능한 절삭가공장치를 개발해 미세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술은 가상 및 증강현실 기기, 자율주행 자동차용 적외선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식물 환경 스트레스 대응 유전자 발견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김우택, 양성욱 교수 공동연구팀이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를 감지해 변형된 단백질을 제거하거나 원상태로 돌리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세포 안에서 기능이 상실된 변성 단백질을 제거해 다양한 환경스트레스에 대응해 식물의 생존력을 높이는 핵심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로 가뭄에 강한 벼, 고온에 강한 배추나 상추 등 다양한 신기능성 작물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식이 지구를 구한다? 글쎄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식이 지구를 구한다? 글쎄요

    가을에서 겨울로 옮겨 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생체 시계 변화 때문에 쉽게 피곤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옆에서 “고기를 안 먹어서 그래. 내가 살 테니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면 갑자기 기운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저런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생기더라도 채식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인류사에서 가장 큰 변화로 꼽히는 산업혁명 이후부터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를 먹을 수 있는 인구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한 국가가 빈곤에서 벗어나는 가장 첫 번째 신호가 육류 소비량의 증가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학자들이나 기후학자들은 세계적인 육류 소비 증가에 대해 마뜩잖은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육류 소비의 증가가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 역시 ‘육식의 종말’이란 책에서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가 인간의 식생활 변화이고 그 핵심에 육류 소비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 이상이 소를 비롯한 가축들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는 사례까지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버지니아공대 동물 축산과학과와 미국 농림부 낙농사료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이 ‘모든 미국인이 비건(Vegan)이 된다면 과연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감소 정도와 그 밖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3일자에 실렸습니다. 비건은 고기는 물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연구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면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메뉴 중 하나인 햄버거를 기준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 4개를 생산하는 데는 동물사료 25㎏, 목초지 25㎡, 물 220ℓ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3억 2000만명의 미국인이 모두 비건이 된다면 농업에서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축산업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28%나 줄어든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축산업이 미치는 영향은 절반에 가까운 49% 정도입니다. 연구팀은 일부 과학자나 환경운동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고기를 덜 먹는다고 해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방출량이 획기적으로 그리고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은 고기 생산을 위해 축산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토지를 식량 개발을 위한 경작지로 전환한다고 할 때 농업 폐기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한편 동물 배설물을 원료로 해 만드는 퇴비를 대체하는 합성비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또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많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완전한 채식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 사람들에게 필요한 칼슘이나 비타민A, 비타민B12를 비롯한 영양소와 신체활동에 필요한 핵심지방산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습니다. 지나친 육식으로 망가진 지구 시스템이나 건강상 문제를 채식 중심의 식단으로 고칠 필요는 있겠지만 완벽한 채식주의도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 주고 있습니다. 뭐든 극단적인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은가 봅니다. edmondy@seoul.co.kr
  • 신석기인들도 토기에 ‘와인’ 담아 마셨다

    신석기인들도 토기에 ‘와인’ 담아 마셨다

    관능적인 붉은 색의 와인이 담긴 둥그런 잔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빙빙 돌리는 모습을 보면 여유가 있어보이며 고급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고급스럽고 격식이 차려진 자리에서는 꼭 나와야 할 것만 같은 술, 와인을 사람들은 언제부터 마셨을까. 기원전 9000년 경 신석기 시대부터 포도를 비롯한 과일을 따서 그대로 두면 과일껍질에서 천연 효모가 나와 발효가 진행돼 술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유적이나 기록상으로는 기원전 5400~5000년 전에 이란 토기에서 와인 성분이 검출돼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500년으로 추정되는 포도재배, 와인제조법이 새겨진 유물이 출토됐다. 이후 기원전 2000년 바빌론의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와인의 상거래에 대한 내용이 나와 기원전 2000년 쯤에는 와인을 마시는 것이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캐나다 공동연구진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빠른 시기인 80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이미 와인을 만들어 마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토기를 처음으로 만들어 쓰기 시작한 신석기인들이 자신들이 만든 토기에 와인을 담아 빙빙 돌리며 마셨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보이시주립대, 캐나다 토론토대, 그루지아 국립박물관, 프랑스 몽펠리에대, 이탈리아 밀라노대,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 국제공동연구진이 신석기 시대 유물을 분석한 결과 와인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3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러시아와 터키 사이에 위치한 그루지아의 신석기 유적지에서 기원전 6000~5800년에 사용했던 토기조각을 수집해 토기조각 속 물질의 질량분석을 한 결과 와인성분을 찾아냈다. 흔히 포도주 산이라고 부르는 타타르산이 주로 채취됐고 말릭산과 시트릭산 등 포도같은 과일을 발효시켰을 때 나오는 물질들이 검출됐다. 실제로 그루지아에서는 아직도 점토로 빚은 커다란 항아리인 크레브리에 으깬 포도를 넣고 자연발효시키는 전통 양조법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크레브리 양조법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정해져 있다. 패트릭 맥거번 펜실베니아 고고학박물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술인 와인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해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독감예방 백신 효과 42% 그쳐…백신 변이 탓

    독감예방 백신 효과 42% 그쳐…백신 변이 탓

    지난해 독감 백신의 효과는 42%에 그쳤다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추정한다. 예방 접종을 해도 절반 이상이 독감에 걸렸다는 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스콧 헨슬리 박사팀이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런 원인은 인플루엔자 A형(H3N2) 백신 균주에 변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변이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유정란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제조 방식에 그 원인이 있다. 헨슬리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독감 백신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독감 예방 효과가 미미한 시즌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헨슬리 박사는 “독감의 중증화를 막으려면 예방 접종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독감 백신은 매년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에 들어서기 전 어떤 바이러스 균주들이 유행할지 예상해 제조한다. 선정한 균주들을 백신 제조업체에 배포하고 각 회사는 이를 배양해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CDC에 따르면, 2015~2016년 시즌에는 독감 백신의 효과가 47%였다. 심지어 2014~2015년 시즌에는 19%에 불과했다. 물론 지난 시즌 효과는 전체적으로 42%이긴 했지만 이때 가장 많이 유행한 H3N2를 예방한 효과는 34%에 그쳤다. 백신 효과는 유행 중인 바이러스 균주에 얼마나 맞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유행 중인 바이러스 균주와 같은 백신이더라도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헨즐리 박사팀은 지난 시즌에서 두 번째로 많이 유행한 바이러스 균주에 주목했다. 백신의 근원이 되는 균주는 유정란으로 배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런 백신의 유전자 배열을 유행 중인 바이러스의 배열과 비교한 결과, 뚜렷한 변이가 확인됐다. 변이에 따른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 백신을 투여해 조사한 결과, 동물도 사람도 항체가 독감 바이러스에 결합하지 못해 무력화시킬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업체가 백신을 유정란으로 제조하며 극히 일부에서만 곤충과 포유류의 세포를 사용한다. 이 제조 방식을 이용하는 업체 프로틴 사이언시스의 ‘플루블록’을 동물과 사람에게 투여한 결과, 모두 뛰어난 항체 반응을 보였는데 유행 중인 H3N2형 바이러스에 제대로 결합해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다만 유정란을 쓰는 대부분 업체가 곤충과 포유류 세포를 사용하는 제조 방식으로 백신을 제조하려면 생산 시설을 바꿔야 하는데 그 비용이 엄청나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올해 백신도 지난해와 같은 바이러스 균주를 사용해 제조한다. 이에 대해 헨즐리 박사는 “올해는 특히 더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발생한 유정란 적응 변이뿐만 아니라 H3N2가 진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CNN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짜 세포 만들어 환자 맞춤형 치료 한다

    가짜 세포 만들어 환자 맞춤형 치료 한다

    국내 연구진이 가짜 세포를 이용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팀은 환자의 세포 대사 특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체 가상세포’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펴내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인체 가상세포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화학적, 생물학적 반응을 컴퓨터상에 만들어 낸 다음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세포 반응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환자 개개인별로 나타나는 질병의 특성과 항암치료 같은 치료약물의 표적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에 활용되는 등 임상에 적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연구 분야다. 문제는 기존에 나온 가상세포들은 인체 유전자 특성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는 등 불명확한 정보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도 떨어져 임상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체 유전자의 경우 선택적 이어맞추기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유전자라도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단백질(단백질 이소형)을 만들어 내는데 기존의 가상세포들은 이런 유전자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연구팀은 기존 가상세포에 반영됐던 생물학 정보들을 표준화하고 선택적 이어맞추기를 통한 단백질 이소형처럼 반영되지 않았던 정보를 업데이트 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단백질 이소형이 만들어 내는 세포 대사 정보를 자동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겟프라 프레임워크’라는 방법론을 개발해 인체 가상세포 완성도를 높이는데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체 가상세포 시스템과 암 환자 446명의 생물학적 데이터를 이용해 446개의 환자 맞춤형 가상세포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환자 맞춤형 가상세포는 환자 개개인의 암세포 특성과 치료 방법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1저자로 참여한 김현욱 박사는 “이번 연구로 정교한 환자 개별 맞춤형 가상세포를 구축해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밀의료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UNIST 연구진, 세포 속 인지질 이동경로 규명

    UNIST 연구진, 세포 속 인지질 이동경로 규명

    울산과기원(UNIST) 연구진이 세포 속에서 생명체 막을 이루는 주요 성분인 인지질의 이동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UNIST는 이창욱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인간을 비롯한 고등생물을 구성하는 진핵세포 안에서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의 막접촉점에서 일어나는 인지질 수송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는 단백질 두 개가 결합하면서 만든 특별한 구조를 밝혀내고, 그 사이로 인지질이 쉽게 드나드는 원리를 설명한 것이다.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 핵, 소포체, 리소좀 등의 소기관으로 구성되고 이들 소기관은 소낭이라는 작은 주머니를 통해 물질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최근 소낭 없이도 소기관 사이에서 직접 물질 교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이 교수팀은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의 물질 교환에 주목했다. 두 기관은 소낭 없이 직접 물질을 주고받으면서 생명체의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인 인지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두 기관 사이의 물질 수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기관 사이를 직접 연결해 막접촉점을 이루는 단백질 복합체에서 해답을 찾았다. 소포체에 존재하는 ‘Mmm1’ 단백질과 세포질에 존재하는 ‘Mdm12’ 단백질이 복합체를 이루면서 두 기관을 연결하는 ‘지방질 터널’ 구조를 찾아낸 것이다. 이 교수는 “엑스레이 구조법으로 Mmm1-Mdm12 단백질 복합체를 분석한 결과, 인지질이 수송되는 3차원 구조를 찾았다”며 “두 단백질이 만든 경로는 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소수성 환경을 이루며 인지질이 지나다니는 터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세포 내 물질 이동 문제로 생기는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론적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연구 가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5일 자 미국과학학술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북대서양 풍력발전으로 전세계 에너지난 해결 가능”(연구)

    “북대서양 풍력발전으로 전세계 에너지난 해결 가능”(연구)

    북대서양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만으로 전세계 에너지 문제를 모두 해결 가능할 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학술원회지(PNAS·Proceeding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된 미국 스탠포드대학 카네기 연구소의 안나 포스너 박사와 켄 칼데이라 박사 연구팀의 연구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포스너 박사와 칼데이라 박사 연구팀은 “해수면 위 풍속이 육지에서보다 70% 이상 더 높게 나타난다”면서 “북대서양에 300만㎢ 면적의 풍력발전소를 구축한다면 현재 지구의 모든 인류가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연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육지에 건설된 풍력발전으로는 1㎡에서 약 1.5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만 북대서양 풍력발전으로는 1㎡에서 약 6와트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서양의 해수면에서 대기 중으로 흘러 들어간 열기에 의해 생산된 에너지 비축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0만㎢면 인도(약 320만㎢) 땅 크기에 가까운 넓은 면적인 만큼 간단한 프로젝트는 아니다. 막대한 비용의 투자는 물론, 초국가적인 협력도 필수적이다. 또한 대서양에 부는 강한 바람의 경로에 풍력발전의 터빈 엔진을 장착하는 것 또한 간단한 사업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나 원전 안전성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게 쓸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관련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에 대해 “3m가 넘는 높은 파도를 뚫고 운용되어야 하는 척박한 환경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또한 이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뛰어넘어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으로도 접근되어야 한다”고 향후 논의해야할 지점을 제시했다. 또한 “북대서양 풍력발전은 여름철에 연간 평균의 50%로 떨어지는 등 계절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최소한 유럽 모든 국가들에 공급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네안데르탈인·현생 인류, 빈디야 동굴서 동거 안 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네안데르탈인·현생 인류, 빈디야 동굴서 동거 안 했다”

    뼈 탄소연대 정밀 측정 결과 생존시기 8000년이나 차이 나 몇 년 전 ‘꽃보다 누나’라는 제목의 케이블 TV 연예프로그램 덕분에 크로아티아가 한국인에게 인기 여행지가 됐습니다. 동화 속 나라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광은 TV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빠져들만 했습니다.크로아티아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고인류학자와 진화학자들에게도 중요한 장소입니다. 다름 아닌 크로아티아 북부에 위치한 빈디야 동굴 때문입니다. 빈디야 동굴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서로 함께 살면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경쟁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국 옥스퍼드대와 맨체스터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대와 과학학술원, 미국 와이오밍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PNAS’ 5일자에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빈디야 동굴에서 데이트(?)를 즐긴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빈디야 동굴은 약 3만 2000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초기 현생인류가 사랑을 나눴던 장소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들의 뼈를 좀더 정밀한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측정한 결과 그들은 빈디야 동굴에서 4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생인류가 크로아티아 지역에 등장한 것은 3만 2000년 전이니까 시기적으로 8000년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1990년대 말 방사성탄소인 C14의 잔류량을 측정하는 탄소연대측정법으로 빈디야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과 허벅다리 조각 등 뼈들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2만 9000~3만 4000년에 살았던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초기 현생인류가 유럽으로 이주하던 때와 비슷했기 때문에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서로 만나 경쟁하고 짝짓기까지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뼈에서 추출한 콜라겐 혼합물 내에 있는 ‘하이드록시플로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한 정밀 탄소연대측정법을 활용했던 것입니다. 티보 드비에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인간의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유전자를 공유했다는 것은 확실한 만큼 두 종의 인류가 짝짓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사랑을 나눈 장소가 지금까지 알려진 빈디야 동굴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논문을 보면서 문득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과학을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지만 과학적 이론은 많은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도전받습니다. 이런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실험이나 관찰 사실을 더 잘 설명해 주는 가설이 살아남아 이론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창조과학이나 백신반대론 같은 사이비 과학들은 정답에 과학을 꿰맞추는 식입니다. 객관적인 실험과 관찰이 핵심인 과학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창조과학자들은 창조과학은 명백한 과학이라고 주장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나 청와대 주장처럼 창조과학은 종교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20세기와 21세기는 그야말로 합리성과 객관성을 근거로 한 과학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유독 반과학적인 사이비 과학들이 눈에 띄는 이유는 뭘까요. edmondy@seoul.co.kr
  • 돈으로 물건 아닌, ‘시간’ 살 때 더 행복해져 (연구)

    돈으로 물건 아닌, ‘시간’ 살 때 더 행복해져 (연구)

    돈으로 물건을 사는 것보다 ‘시간을 사는 것’이 더 큰 행복감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 4개 국가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중 실험에 참가할 60명을 임의로 고른 뒤 각각 40달러를 지급했다. 그리고 이 돈으로 첫 번째 주에는 옷 등 물건을 사게 했고, 두 번째 주에는 시간을 아끼는데 돈을 쓰도록 했다. 이후 실험참가자들에게 돈을 쓴 이후의 만족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 대부분은 돈을 들여 물건을 샀을 때보다 시간을 아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60명을 제외한 나머지 실험참가자들에게는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설문을 통해 평소 돈을 써서 물건을 샀을 때와 시간을 아꼈을 때의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물건을 샀을 때 느끼는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버스 대신 택시를 타거나, 이웃집 아이들에게 돈을 주고 잔디를 깎게 하는 등 돈으로 물건이 아닌 시간을 산 경우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점이었다. 연구진은 “단조로우면서 시간을 많이 빼앗는 일은 차라리 돈을 써서 타인에게 맡기고 시간을 버는 것이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이라면서 “이번 실험은 돈으로 물건을 샀을 때 기대했던 것만큼의 행복감을 느끼지는 못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잘못됐다”면서 “시간을 절약하는데에 돈을 쓰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계 큰 형님’ 목성, 실제 가장 먼저 탄생

    [아하! 우주] ‘태양계 큰 형님’ 목성, 실제 가장 먼저 탄생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으로 태양계 전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금도 그 영향력이 적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목성이 태양계 초기에 다른 행성의 궤도와 형성에 특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목성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가장 먼저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형성되는 다른 행성에 여러 가지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태양계 행성 모델의 증거를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일 뿐 아니라 목성 등 먼 곳에 있는 행성의 물질을 입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의 과학자들은 목성권에 가서 직접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대신 지구에 떨어진 운석을 연구해서 이 중에서 소행성대와 목성권에서 넘어온 운석들을 분석했다. 운석은 생성되는 위치에 따라서 그 구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본래 있었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목성권 안쪽과 밖에서 유래한 운석은 그 동위원소 구성이 다르다. 그 이유는 태양계를 형성한 원시 행성계 원반의 중간 위치에서 목성이 형성되면서 원반을 둘로 갈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으로 동위원소 구성이 달라지는 시점을 분석하면 목성이 형성된 시점을 추정할 수 있다. 원시 태양계를 비롯한 새롭게 형성되는 별 주면에는 가스와 먼지의 모임인 원시 행성계 원반이 있다. 글자 그대로 원반처럼 생겼는데, 여기에 행성이 형성되면 행성 궤도에 있는 가스와 먼지를 흡수해 토성의 고리처럼 원형의 틈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원시 행성계 원반이 형성된 지 불과 100만 년 만에 지구 질량 20배 정도 되는 원시 목성이 형성되어 고리에 틈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목성에 의해 고리가 둘로 나뉘면서 외행성과 내행성이 나뉘게 되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목성이 형성된 이후 목성보다 안쪽에 있는 고리에서는 큰 가스 행성이 형성되기 힘들었다. 고리 외곽에서 들어오는 가스와 먼지를 목성이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이다. 대신 목성은 매우 거대해져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 된다. 목성이 가장 먼저 생겼기 때문에 가장 오래 가스를 흡수해 가장 커졌다는 가설은 이전부터 있었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됐다. 물론 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실제로 목성권에서 암석 샘플을 확보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가스 행성인 목성 자체에서는 어렵지만, 목성 주변 소행성과 위성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에는 어렵겠지만,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풀기 위해 언젠가는 탐사가 이뤄져야 한다. 태양계의 가장 큰 형님인 목성에 대한 연구는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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