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중간수사 발표] 檢 “다우너 소=광우병 포함 19곳 왜곡”
검찰이 29일 PD수첩 쪽에 관련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며 제기한 ‘왜곡 의혹’은 모두 19개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인간광우병(vCJD)을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취재 내용을 취사 선택해 편집, 보도했다고 판단했다.
●다우너 소=광우병 소?
수사팀은 다우너 소 동영상을 올린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도 홈페이지에 부연설명을 통해 다우너 소의 원인에 대해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그리고 매우 드물게는 광우병’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다우너 소의 원인이 다양한데도 PD수첩은 광우병만을 원인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 진행자가 “아까 광우병 걸린 소”라고 언급한 것 역시 충격적인 동영상, 인터뷰 오역 등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편집과정을 봤을 때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더 일리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PD수첩 쪽은 “진행자는 생방송 중 말실수를 한 것뿐이고, 다우너 증상은 광우병의 주요 증상이라 광우병 의심 소로 표현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우너 소 도축 가능성
PD수첩은 CNN뉴스를 인용하면서 최초 검사 뒤에 주저앉은 소는 도축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역시 왜곡으로 보고 있다.CNN은 1차 검사 뒤 재검사를 해야 함에도 이 절차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인데,PD수첩이 재검사 없이 도축하는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쇠고기 리콜 과장
PD수첩이 보도한 대로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다우너 소 동영상 공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사태가 일어났던 것은 맞지만,2급 리콜이라는 점과 1·2·3급 리콜에 대해 균형있게 설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검찰 의견이다.PD수첩이 원용한 CNN뉴스 보도는 관련 내용을 충실히 설명하고 있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 오도
수사팀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 가운데 하나가 아레사 빈슨 사망 당시 미국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 빈슨은 사망 석달 전에 위 절제수술을 받았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빈슨의 사인으로 위 절제수술 후유증, 뇌 산소 결핍,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vCJD 등을 언급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모든 언론이 위 절제술을 비롯해 여러 가능성을 사인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PD수첩은 vCJD만을 사인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RI 결과 오도
검찰은 번역가를 통해 확보한 일부 번역본 원본에서 빈슨의 어머니가 “(딸이)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CJD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라고 한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PD수첩이 방영한 인터뷰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빈슨의 어머니가 MRI 결과에 관해 ‘CJD’라고 말했는데도 이를 ‘vCJD’로 자막 처리하고, 뒤이어 “MRI 결과는 틀릴 수 없다.”는 주치의 인터뷰를 방송해 미국 보건당국 및 언론에서 제기한 다양한 가능성은 무시하고 vCJD만을 부각시켰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빈슨의 어머니를 인터뷰한 모든 언론을 통틀어 MRI 결과로 vCJD를 언급한 것은 PD수첩이 유일하다.”면서 “다른 전문가 견해를 들어봐도 vCJD는 MRI뿐 아니라 다른 증상 등을 모두 감안해 살펴봐야 하고 부검만이 정확한 확인방법인데 PD수첩은 이 부분도 보도에서 누락시켰다.”고 밝혔다.
PD수첩은 이에 대해 “위 절제수술 뒤 CJD 증상이 나타나려면 최소 여섯 달이 걸리고, 우리 취재 결과로는 빈슨의 MRI 결과가 vCJD였다.”고 반박했다.
●SRM 0.1g만 섭취해도 사망?
수사팀은 이 부분 역시 과장이라는 판단 근거로 전문가 견해와 임상실험결과 등을 제시했다.2005년 영국에서 광우병 감염소의 뇌 5g을 영장류 원숭이 2마리에게 섭취시킨 결과 한 마리만 발병했다는 실험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 유전자형이 vCJD 감염 우려가 높다는 내용 역시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제시, 반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의견을 진술한 전문가들 가운데 이런 설들에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수사팀은 이 밖에 라면수프 등을 통한 vCJD 감염사례는 현재까지 한 건도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 부분에 대한 PD수첩의 보도 역시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