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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린생활시설 내 서민 창업 쉬워진다

    제과점을 운영했던 K씨는 아파트 상가에서 케이크 만들기 교육과 관련한 창업을 하려다 점포를 얻지 못해 포기했다. 구청이 케이크 만들기가 건축법에 없는 신종 업종이어서 근린생활(근생)시설로 인정하기가 애매하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이런 신종 업종도 근생시설에서의 창업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건축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 입법예고를 거쳐 연말까지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현재 나열식 방식의 근생시설 세부 용도 분류를 포괄적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예컨대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음식료 관련 시설’로, 이용원·미용원·목욕장·세탁소 등은 ‘주민위생시설’처럼 포괄적 용어로 바꾼다.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업종이라도 허가권자가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인허가권자가 판단하기 곤란한 용도에 대해서는 국토부 장관이 수시로 신종 용도를 고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케이크 만들기, 고민상담방, 파티방, 키즈카페, 실내놀이터 등과 같은 신종 업종도 근생시설에 들어설 수 있게 된다. L씨는 집 근처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미술학원을 창업하려다 구청으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입주하려는 상가에 보습학원이 있어서 더이상 학원 창업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근생시설 내 유사업종의 매장 면적을 합산, 일정 규모 이상이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건물 총량제를 벗어나도 총량제 이하의 면적으로는 입점이 허용된다. 예를 들어 건축법상 학원은 근생시설 내 500㎡까지만 허용돼 이미 500㎡ 규모의 보습학원이 운영되고 있을 경우 다른 보습학원이 문을 열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운영자별로 500㎡ 미만이면 얼마든지 학원을 차릴 수 있게 된다. 근생시설에서 세부 용도를 바꿀 때 건축물대장 변경 절차를 없애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연간 3만여건에 이르는 행정절차가 사라져 용도변경이 쉬워지고 건당 50만~100만원에 이르는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들쭉날쭉한 세부 용도와 면적제한 기준도 손을 보아 업종전환 시 매장 규모를 변경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지금은 500㎡ 규모의 당구장을 인수해 PC방으로 업종을 바꾸려면 PC방의 허용 면적이 300㎡ 이하로 제한돼 나머지 200㎡는 다른 용도로 써야 하지만 앞으로는 전체를 PC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화순 건축정책관은 “불합리한 건축규제를 개선함으로써 서민들이 까다로운 창업 절차에서 벗어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수갑도주’ 올 6번째… 경찰 매뉴얼은 장식용인가

    ‘수갑도주’ 올 6번째… 경찰 매뉴얼은 장식용인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잡혔다. 지난 7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가에서 절도범이 수갑을 차고 도주한 지 불과 두 달 만으로 올 들어 전국에서 여섯 번째다. 피의자를 놓친 경찰관들은 하나같이 현장 매뉴얼 규정을 어겼다. 잇단 피의자 도주 사건으로 경찰 자질 논란이 거세지는 것은 물론 피의자 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20분쯤 신도림동의 한 사우나에서 휴대전화를 훔치다가 체포된 남성이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체포된 지 불과 10분 만이었다. 경찰이 피의자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한 시간에 피의자는 수갑을 걸어 뒀던 의자 팔걸이의 틈을 이용해 수갑을 의자에서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가 순간적으로 뛰어나간 데다 따라가던 경찰관이 다리를 접질려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 중 1명은 규정을 어기고 건물 밖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매뉴얼상 신고 사건에는 경찰관 2명 이상이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단순하게 휴대전화 분실 신고라고 판단해 1명만 올라갔던 것 같다”면서 “범인의 도주 상황에 대비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이런 일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던 신구로지구대 소속 경관 2명을 구로경찰서 경무과로 대기발령하고, 이들을 상대로 출동 과정과 현장 조치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 남겨진 지문과 폐쇄회로(CC) TV를 토대로 피의자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2시 20분 서울 강북구 미아동 PC방에 수갑을 푼 채 숨어 있던 피의자 원모(33)씨를 검거했다. 원씨는 사기 2건으로 수배 중이었다. 검거 당시 원씨는 수갑과 수갑을 자를 때 사용한 작은 쇠톱을 갖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경기 일산 ‘노영대 탈주’ 사건 이후 도주 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어 직원 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잇단 수갑 탈주 사건이 일어나면서 직원 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영대는 지난해 12월 일산경찰서에서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구형 철제 수갑을 찬 채 도주했고, 다시 검거된 뒤에도 수갑을 풀고 도망치려다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SBS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5분) 과연 이 시대에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존재할까.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고, 또 그 정보를 통해 개인에 대해 어디까지 알 수 있을지 알아본다. 내 정보가 어떻게 유출되고 있는지, 누가 나를 훔쳐보는지도 알 수 없는 2013년 ‘감시 사회’를 폭로한다. ■글로벌 다큐멘터리(KBS1 일요일 밤 9시 40분) 역사상 가장 잔인한 군사 지도자로 일컬어지는 칭기즈칸이 몽골부터 중국까지 거대한 지역을 제패하며 강력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4000만구의 시신이 남았지만 그보다 더 지독한 살인마가 인류를 괴롭혔다. 그것은 바로 역병이다. ■청소년기획 위기의 아이들 제4편(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집 대신 거리를 택한 아이들이 먹을 것과 잘 곳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하루 전쟁을 치른다. 친구 집, PC방,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지하철 화장실 등에서 노숙까지 경험한다. 아이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결국 범죄를 선택하게 되는데…. ■너는 내 운명(KBS2 토요일 오후 5시) 싱글 연예인의 배우자를 국민이 직접 찾아주는 대국민 중매 오디션. 전국 각지에서 신청을 받은 12팀의 중매인과 여성이 출연해 한 여성만이 선택된다. 이날 방송에는 개그맨 양상국을 만나기 위해 온 미스코리아 출신의 여대생, 스포츠 아나운서 등 다양한 여성 출연자들이 등장한다. ■스캔들(MBC 토요일 밤 10시) 태하(박상민)는 결국 은중(김재원)의 심장에 총구를 겨눈다. 그 모습을 본 명근은 태하에게 ‘은중이가 네 아들’이라며 절규하고, 총에 맞은 은중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이 일로 태하는 만복(기태영)을 불러 앞으로 자신을 아버지가 아닌 회장님이라고 부르라고 말한다. ■금나와라 뚝딱(MBC 일요일 밤 8시 45분) 덕희(이혜숙)는 진실이 담긴 녹음기가 재생되는 것을 막으려 하지만 같은 녹음기를 들고 나타난 현수(연정훈)에 의해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충격을 받은 순상(한진희)은 쓰러지고, 깨어난 후 진숙(이경진)을 불러 속죄한다. ■직업의 세계(EBS 토요일 밤 7시 15분) 2006년 12월 한국 도선사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인 도선사가 세계도선사협회 부회장에 임명된 것이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 도선 사업을 이끌어 갈 집행위원으로 임명된 이귀복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도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연맹 이사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이석기 “南 양당체제는 美 분할통치 전략…2017년 대선 승리할 것”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이석기 “南 양당체제는 美 분할통치 전략…2017년 대선 승리할 것”

    정부가 국회로 보낸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일명 산악회)의 총책이었으며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입각한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조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의원은 ‘새누리-민주 양당체제’를 “미국 제국주의의 남측 분할통치 전략”이라고 평가했고, 지난해 당내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태’에 대해서는 “혁명과 반혁명세력의 치열한 전쟁”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8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서 열린 ‘진실승리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민주당을 제치고 제1야당의 위상을 확보한 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집권 시간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념 및 강령] RO의 3대 강령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남한 사회의 변혁운동을 전개한다 ▲남한 사회의 자주·민주·통일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주체사상을 심화·보급·전파한다로 돼 있다. 여기서 언급되는 ‘자주·민주·통일’에 대해 공안당국은 “북한이 1970년 제5차 당대회 이후 설정한 ‘대남투쟁 3대과제’로서 ‘자주’란 미제를 축출하고 남한사회의 자주권을 확립하자는 ‘반미자주화투쟁’을 의미하고, ‘민주’란 파쇼정권인 남한정권을 타도하고 남한사회의 민주화를 이루자는 ‘반독재(파쇼) 민주화투쟁’을 의미하며, ‘통일’이란 북한식 연방제통일을 이루자는 ‘조국통일투쟁’을 의미한다”고 적시했다. 조직원의 5대 의무는 조직보위·사상학습·재정방조·분공수행·조직생활의 의무 등이다. [RO 가입절차] RO 가입 절차는 ‘학모’(학습모임), ‘이끌’(이념서클), 성원화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학모 단계는 일명 ‘주사파’ 변혁운동가를 대상으로 모임을 조직해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등 이념 서적을 교재로 사상학습을 진행하는 단계다. 이끌 단계에서는 학모 단계 성원 가운데 주체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를 대상으로 ‘주체사상에 대하여’ ‘주체의 혁명적 조직관’ ‘김일성 회고록’ ‘김일성 저작집’ 등 북한 원전을 교재로 심화 사상학습을 진행한다. 성원화 단계는 이끌 단계 성원으로부터 자기소개서와 결의서, 추천서 등을 받아 상부에 보고한 뒤 가입대상자와 함께 해변이나 산악지역의 인적이 드문 민박집 등에서 수련회를 가지며 가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이다. 이때 가입식은 ▲지휘성원의 지시에 따른 민주 열사에 대한 묵념 ▲조직의 강령, 5대 의무(조직보위·사상학습·재정방조·분공수행·조직생활) 고지 ▲결의다짐 ▲대상자 결의발표 및 지휘성원의 환영인사 ▲조직명(가명) 부여 ▲북한 혁명가요 ‘동지애의 노래’ 제창 ▲RO에서 내려준 학습자료로 주체사상 학습 실시 순으로 진행된다. 결의 다짐은 지도 성원이 “우리의 수(首)는 누구인가”라고 외치면, 대상자가 “비서동지”(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칭)라고 답하는 식으로 한다. [RO조직 체계] RO는 대략 130명을 넘는 특정 다수인으로 구성된 결사체이며, 최초 조직 시점은 2003년 하반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3~5명으로 구성된 세포조직을 단계별로 배치해 총책, 상급세포책, 하급세포책, 최하급세포원으로 이어지는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RO는 지난해 3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킨스타워에서 총책인 이 의원을 진보당 비례대표 선순위로 올려 국회의원으로 만들기 위한 ‘이석기 지지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RO 조직원들은 국회를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입각한 사회주의혁명 투쟁의 교두보로 인식하는 한편, “한국사회변혁운동, 즉 북한 대남혁명론에 입각한 ‘사회주의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진보당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의원은 조직원들에게 “진보당의 당권을 장악해 정치적 합법공간을 확보한 것은 ‘혁명의 진출’이며, RO 조직원의 국회의원 당선은 ‘교두보 확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공안당국은 “실제로 RO 조직원이었던 두 사람이 비례대표 및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지난해 5월 30일부터 국회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5대 보안수칙 준수] 이 의원을 비롯한 RO 조직원은 ‘사회주의 혁명투쟁’ 전개 과정에서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통신·컴퓨터·문서·USB·외부활동 보안 등 5대 보안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조직과 관련된 사항은 반드시 공중전화기나 비폰(비밀 휴대전화기)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고, 모임 시 대화내용 녹음·도청 방지를 위해 반드시 노트북 전원을 끌 것을 당부했다. 개인 이메일로 회합 장소나 조직과 관련된 자료를 송수신하지 말 것과 노트북·PC 하드디스크는 6개월 단위로 교체할 것도 지시했다. ‘사용한 종이는 반드시 소각하라‘ ‘모든 문서는 암호화된 USB로만 관리하라’ ‘삭제한 흔적은 SNOOP 프로그램으로 다시 제거해 분실 또는 수사기관 검거에 철저히 대비하라’ 등도 강조 했다. 수사기관의 미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꼬리따기’도 지시했다. 꼬리따기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거나 버스로 이동할 때 목적지 전 정류장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밖에 RO 조직원들은 ▲회합 시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상부에서 부여받은 조직명을 사용하라 ▲자료 다운 시 PC방을 이용하되, 같은 장소나 자리를 이용하지 말라 등 준수사항을 지켰다. 특히 구속된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압수수색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USB를 부숴서 삼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위급 상황에 대비해 ▲경기도 인근에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두었다가 유사시 활용할 것 ▲항상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소지할 것 ▲잠수(도피) 탄 후 재접촉 시 서로 암구호를 교환해 안전을 확인한 후 접촉할 것 등의 수칙도 있다. 이 의원도 지난 5월 12일 비밀회합에서 “보위에는 바늘 틈 하나도 흥정할 겨를이 없는 거야”라면서 “개인이 책임진다”며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택 압수물]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7일 수원지법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의 주소지 및 거소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 결과 주소지에서 도청탐지기 1개, 북한대남혁명론에 따른 조직생활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안 2개, 지도핵심육성방안 등에 대해 기술한 자필메모 수첩 2권, 북한의 노동신문에 실린 김용순 비서의 글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문을 열자’ 등 이적 표현물 10여점, 관련 오디오 테이프 10개, CD·DVD 17장, 플로피디스크 7개 등을 발견했다. 거소지에서는 ‘지자체 들어가 공세적 역량 배치’ 등의 내용이 기재된 자필 메모 1점, 이 의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편지 57통, USB메모리 2개, 노트북 1대, 검은색 비닐봉지 및 서재 옷장의 등산가방 안에서 5만원권 현금 9100만원 등을 압수했다. [제보자 역할] 공안당국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전쟁도발 위협 상황을 빌미로 현 우리나라 체제 전복을 협의한 내란 음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RO 핵심 조직원의 제보에 의해 최초 단서를 포착했다”는 점을 밝히며 “범죄사실이 중대하고 그 소명도 충분하기 때문에 이 의원에 대한 구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제보자는 2004년 RO에 가입해 현재까지 활동해 온 구성원이며,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북한의 호전적 실체를 깨닫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RO의 맹목적 북한 추종 행태에 실망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로 수사기관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RO의 강령, 목표, 조직원 의무, 보위수칙, 조직원 가입절차, 주체사상 교육과정, 총화사업, 조직원들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내용을 진술했고, 사상학습 자료가 든 USB 메모리를 제출했다. 이어 공안당국은 수원지법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증거물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제보자의 진술이 사실과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공안당국은 또 “이 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고 도주의 우려가 있으며, 주요 참고인에 대해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 의원의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공안당국은 현재 RO가 북한과의 연계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피시방 창업비용 절감 위한 PC방 창업 이벤트 눈길

    피시방 창업비용 절감 위한 PC방 창업 이벤트 눈길

    무더위가 한 풀 꺾이면서 창업 시장도 가을 시즌을 겨냥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피시방 프렌차이즈 본사들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피시방 창업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피시방 창업비용 절감 이벤트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고스트캐슬PC방은 ‘PC방 창업대출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통해 무이자 창업대출 상품을 마련, 자본이 부족한 예비창업자들 지원하고 나섰다. 고스트캐슬PC방의 창업대출 프로모션은 저금리 국민은행 대출, PC시설 담보대출, 소상공인지원센터 등 공공기관 대출 시스템 등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고, 대출 시 최대 5,000만원까지 이자를 감면, 본사에서 지원해 준다. 이와 함께 고스트캐슬 PC방 프랜차이즈 본사는 카페풍의 인테리어와 CJ제일제당에서 공급받는 다양한 먹거리를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어 매출상승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푸드카페 PC방은 고급 카페처럼 손님들이 별도로 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마련,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매장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고스트캐슬피씨방 관계자는 “푸드카페 피시방은 부가 수익이 높아 작은 식당을 접목한 듯한 매출 상승 효과가 발새한다”며 “푸드카페형 PC방이 고수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간편한 조리는 기본이며 맛에서 차별성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PC방 창업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에서 문의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터넷 비밀클럽서 ‘야동’ 6만4000건 뿌려 억대 수익

    서울 혜화경찰서는 1일 회원만 접속할 수 있는 유료 온라인 비밀클럽을 통해 음란물 6만4000여 건을 유포한 혐의로 원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원씨는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버운영회사에 웹하드 서버를 설치한 뒤 온라인 비밀클럽을 만들어 음란물 6만 4756건을 회원 3200명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씨는 회원 한 명당 한 달에 1만∼1만 8000원의 회비를 받고 월 1500만원씩 총 1억 6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원씨의 비밀클럽은 신규 회원이 가입하려면 먼저 가입한 회원의 추천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은밀히 관리됐다”고 전했다. 원씨는 또 여고생이 출연하는 일본 음란물 20여건을 회원들에게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 관계자는 “원씨는 이전에도 음란물을 배포하다 입건된 전과가 있다”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음란물을 배포하는 성인 PC방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대학도시 경북 경산시

    [新 대한민국 24시] 대학도시 경북 경산시

    ‘삼성현(원효·설총·일연)의 고장’ 경북 경산. 한때 대구 능금과 대추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지금은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도시를 자랑한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는 하나도 없는 대학이 무려 12개(4년제 8개, 2년제 4개)나 몰려 있다. 대학 부설 연구소도 140여개에 이른다. 학생과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만도 13만여명이나 된다. 세계 10여개국 유학생 3000여명도 그 일원이다. 경산시 인구 25만여명의 절반을 웃돈다. 대학도시로 알려진 충남 천안시의 경우 학교 수는 분교 3곳을 포함해 11개이지만 학생 수는 7만여명으로 경산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대학가에는 3만여명의 상인까지 운집해 하나의 거대한 대학촌을 이루고 있다. 경산은 평균 연령 36.7세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의 한 곳으로 꼽힌다. 그래서 도시는 언제나 활력이 넘쳐 난다. 대구의 변방에 불과했던 경산이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도시로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는 1972년 영남대가 대구 대명동에서 경산으로 캠퍼스를 이전하면서부터다. 이후 대구지역 대학들이 경산으로 대이동했다. 대구대가 79년 진량읍 내리에, 대구미래대가 81년 평산동에, 대구가톨릭대가 84년 하양읍 금락리에 터를 잡았다. 이어 대구한의대(90년), 경일대(94년), 영남신학대(94)와 대신대, 대경대, 경산1대학, 경북외국어테크노대, 대구외국어대 등이 뒤를 따랐다. 당시 전국 3대 도시로 군림했던 대구에 비해 훨씬 싼 땅값과 사통팔달의 교통망, 대학 인력의 공급원인 중·대도시들과 인접한 이점 등이 작용했다. 경산의 대학촌은 잠들지 않는다. 대학 연구소들이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도서관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학생들로 만원이다. 학교 인근에는 새벽 1시에도 낮 1시처럼 먹고 즐길 수 있는 상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 있다.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들은 아예 24시간 영업을 하는 매장이 많다. 그래서 거리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홍대, 강남 등 서울 번화가를 뺨칠 정도다. 대학촌의 하루는 ‘통학(근) 전쟁’으로 시작된다. 매일 대구 등 외지에서 7만여명이 힘겨운 통학을 하고 있다. 통학이 시작되는 이른 새벽부터 대구~경산 간 교통편은 만원이고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경산지역 1700여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통근과 맞물린다. 23일 오전 8시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 노선의 임당역 입구. 방학인데도 지하철역 밖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연신 쏟아져 나왔다.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학생들이 학교로 가는 시내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동행한 안병묵(55) 시 도로철도담당은 “영남대 인근인 이곳 임당역은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 등과 가까운 대구지하철 1호선 안심역과 함께 대학생들의 주통학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기 중엔 대학 셔틀버스들이 지하철에서 내린 학생들을 5~10분 간격으로 학교까지 실어 나른다. 대구한의대, 대경대 등 상당수 대학은 셔틀버스를 대구는 물론 부산, 영천, 포항, 울산 등까지 운행한다. 지역 대학 중 가장 많은 통학버스를 운행 중인 대구대 총무팀 박원형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 20분까지 모두 210회 운행에 연간 30억원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 담당은 “12개 대학들의 연간 셔틀버스 운영비만도 100억원이 훨씬 넘는다”면서 “학생들의 자가용 등교도 많아 1000대 수용 규모의 영남대는 물론 각급 대학 학생주차장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강의가 있는 낮 시간대에 비교적 한산하던 대학촌은 해질 무렵이면 다시 시끌벅적해진다. 학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면서 거리와 인근 상가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불야성을 이루는 밤이면 젊은이들은 흥청망청 비틀거린다. 고성방가를 하는 무리들, 어깨를 감싸고 입맞춤을 하며 원룸으로 향하는 커플들, 게임으로 날밤을 지새우기 위해 PC방으로 들어가는 ‘올빼미족’ 등 천태만상이다. 대학촌 최대 번화가인 영남대 주변에서 28년째 장사를 하는 김영자(56)씨는 “학생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과소비와 향락에 쉽게 휩쓸린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는 술집과 당구장, 90년대는 오락실, 2000년대는 PC방,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원룸단지도 호황이다. 영남대 인근 1200여채를 비롯해 대구대 주변 300여채 등 모두 2000여채(동당 13가구 기준)의 원룸들로 빼곡하다. 원룸이 캠퍼스들을 포위할 정도다. 원룸 거주자는 모두 2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원룸을 이용하는 일부 대학생은 생활비를 줄이고 생활 편익을 위해 동거 커플을 이루기도 한다. 일부 학교는 주변 원룸단지 몇 동씩을 임대해 교외 기숙사로 활용한다. 영남대 인근 명가부동산 윤주만(55)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허허벌판에 원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거대한 단지로 변모했다”면서 “23~26㎡ 원룸의 월세는 25만~40만원으로 학교 기숙사(2인실 기준)보다 두세 배 비싸지만 개인주의 성향과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된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룸 거주자들은 정작 주민등록은 옮기지 않고 있다. 오상호(52) 시정담당은 “원룸 거주자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거의 대부분이 주민등록을 외지에 두고 있다”면서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쓰레기 처리와 상·하수도료 등의 비용은 많지만 중앙정부로부터 교부세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원룸단지 주변은 무질서와 불법, 각종 범죄가 판을 친다. 월세로 이용하는 원룸 특성상 주민등록이 현지에 없는 입주자들과 많은 유동인구, 밀집된 유흥점 등이 뒤섞인 탓이다. 영남대 앞 원룸단지에서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는 천정복(52) 환경미화원은 “하루 쏟아지는 4t 정도의 쓰레기 중 절반은 불법 투기”라며 “수거를 하는 중에도 원룸에서 쓰레기 봉투를 거리로 집어던지는 게 다반사”라고 혀를 내둘렀다. 경산시는 대학 주변 원룸단지에서 하루 10여t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임당동 노병우(62) 통장은 “원룸 일대는 하루 종일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통행 불편은 물론 화재 발생 시 119 소방차 통행을 가로막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죄 발생도 잦다.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대학촌을 관할하는 중앙·하양파출소에서 발생한 살인·강도·강간·절도·성폭력 등 5대 범죄는 모두 1090건이다. 이는 같은 기간 지역 8개 전체 파출소에서 발생한 3050건의 36%를 차지한다. 특히 원룸 최대 밀집지역인 조영동·대동 인근의 중앙파출소는 810건으로, 전체 1곳당 평균 318건의 2.5배가 넘는다. 중앙파출소 권기홍(58) 순찰1팀장(경위)은 “전체 신고 건수의 80% 이상이 술 취한 젊은 층의 폭력, 도난, 성 관련 범죄”라며 “신학기와 축제 때는 치안수요가 급증해 눈코 뜰 새 없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원룸단지 일대에서 절도와 폭력 사건이 끓이지 않자 주요 지점 33곳에 폐쇄회로(CC)TV 57대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대학과 구성원들은 경산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재규(54) 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대규모 대학 유입에 따른 도시의 급속한 팽창으로 교통, 쓰레기, 상·하수도, 치안 등이 새로운 도시문제로 등장해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도 낳았지만 도로망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련, 대학 구성원들이 한 달에 50만원씩을 쓴다고 가정할 때 산술적으로 연간 78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경산에 뿌려지는 셈이다. 그는 “지역 대학 출신 대학생들에 의한 경산 홍보와 지역 기업체의 원활한 인력 수급, 대학 연구소의 지역 기업체 지원 활동 등 간접적 효과도 엄청나다”고 했다. 경산 주민들은 “지역민들이 대학의 박물관과 아트센터, 운동장, 도서관 등 문화·예술·체육공간을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교양강좌 및 축제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해 대학으로부터 많은 특전을 받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고 자랑했다. 글 사진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3)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新 대한민국 24시] (3)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신흥종교 본거지에서 국방 중추도시로 탈바꿈한 계룡산. 정상 천황봉(해발 845m)에서 남쪽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다 수용추와 암용추를 지나면 계룡대(鷄龍臺)가 모습을 드러낸다.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한국 군의 심장부다. 북한의 주 공격 대상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곡사포로도 타격이 불가능하다”는 곳이다. 작대기 하나부터 별 넷까지 군의 모든 계급이 빠짐없이 뒤섞여 있다. 명령에 죽고 사는 철두철미한 계급사회이지만 냇가(두계천) 하나를 건너 이들이 가족과 함께 사는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으로 들어서면 계급은 물밑으로 가라앉는다. 주소는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주민은 전부 군인 가족이다. 용남초 4년 김모(10)양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놀아도 아빠 계급은 물어보지 않는다”고 웃었다. 여기마저 계급화되면 얼마나 피곤할까. 이 마을에서 계급에 관한 질문은 ‘절대 엄금’이다. 그저 정을 나누는 이웃일 뿐이다. 9일 찾은 신도안면 최대 만남의 장소 계룡대쇼핑몰은 비교적 한가했다. 불볕더위 탓도 있지만 바로 앞 1500가구 규모의 군인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 주민들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은 1345가구 4735명으로 2066가구 7266명이었던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3분의1이 사라진 셈이다. 쇼핑몰 옆에 수영장과 중부상가가 있고, 주변은 아파트와 학교로 둘러싸였다. 관사는 100% 아파트, 이마저 면소재지에 몰려 있다. 이곳과 계룡대 영내 군인이 면 주민의 전부이지만 사병 등은 주소가 여기에 없다. 계룡대 안에 장군 관사가 있고, 이곳에는 영관급에서 부사관까지 거주한다. 대령이라고 해 봐야 대략 쉰살 전후이니 마을이 젊다. 주민 평균 연령이 28세, 전국 면(面) 가운데 최연소다. 학력도 무척 높다. 사관학교, 학사장교, 3사관학교 출신이 부지기수다. 부사관도 군 복무 중 대학을 많이 가 고졸 군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 이장은 모두 부인들이 맡는다. 남편이 군생활로 바쁘기 때문이다. 계급이 직접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속셈도 있다. 김세겸 신도안면장은 “이장이 전부 여자인 곳은 전국에서 여기뿐”이라며 “여성이 섬세하고, 꼼꼼하고, 감성적이고, 친절해 대민서비스가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관사 아파트단지 하나가 헐리면서 16명이던 이장이 절반인 8명으로 줄었다. 군인이 미인을 좋아해서인지, 미인이 군인을 좋아해서인지 이장뿐 아니라 신도안면에는 미남미녀가 많다. 섹시 가수 아이비가 이곳 학교를 나왔다. 아버지가 해군 군악대 출신이다. 다행히 이장이 할 일은 다른 곳보다 많지 않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가 한 명도 없다. 비슷한 월급에 생활 수준이 고만고만하다. 집단민원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방부가 자기 땅에 집을 지어 민원이 있을 수 없다. 학원은 인근 엄사면 금암동에 있다. 군인들은 그저 3.3㎡(평)당 6만원 정도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관리비를 내면서 살면 된다. 이장의 역할은 국·시정 홍보물을 주민들에게 배포하거나 알리고, 주민 불편사항을 면에 전달하는 게 거의 전부다. 범죄도 없다. 군인 집단촌에 들어가 도둑질하고 흉기를 휘두른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용남중 3년 정모(14)군은 “밤에도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점이 좋다”고 귀띔했다. 육해공군과 영관·부사관이 따로따로 있던 관사촌이 2009년 통합된 뒤 이질감이나 위화감이 사라지면서 주민 화합이 더 견고해진 분위기도 한몫한다. 이곳은 예부터 명당으로 꼽혀 왔다. 1983년 이른바 ‘6·20’ 사업이 있기 전까지 국내 최대 신흥종교촌이었다. ‘정감록’을 믿는 이들은 “신도안이 언젠가 천년왕국의 새 도읍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924년 동학계인 시천교(侍天敎) 3대 교주 김연국이 교인 1000여명을 데리고 이곳에 터를 잡은 뒤 104개 신흥 종교단체가 몰렸다. 동학, 단군신앙, 풍수도참 등 다양했다. 6·25 전쟁 때는 피란처로 유명했다. 철거될 즈음에도 교주와 농민 등 1000여 가구에 5600여명이 살았다. 지금도 계룡시 하면 몰라도 ‘신도안’ 하면 대번에 알아듣는 외지인이 많다. 요즘의 사이비종교 같은 행태는 없었다고 하지만 정권마다 ‘나쁜 사상을 유포시킨다’고 눈을 흘겼다. 계룡대가 조성되자 1989년 3월부터 육군본부부터 이전을 시작했다. 당시 군무원이었던 최선국(67)씨는 “초기에는 편의시설이 없어 대전, 논산까지 가서 장을 봐왔다”면서 “술 먹을 곳도 없어 대전 유성까지 나갔는데 교통사고가 잦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백발백중 들이받았고, 공군은 차가 붕 날아올라 도로변 논밭에 처박혔다. 군 기질에 따라 사고도 다르게 나더라”며 웃었다. 최씨는 또 “옛날에는 논산이 깡패로 유명했는데 연산면 술집에 가면 어깨를 툭 치면서 ‘어이, 군바리’ 하고 시비를 거는 거야. 숱하게 싸웠지. 계룡대 헌병들이 출동하고…”라면서 “지금은 그때 그 친구들하고 얼마나 친한지 몰라. 도움도 많이 주고”라고 보탰다. 지금은 쇼핑몰이 잘 갖춰져 있고 인근 농민들이 직접 가꾼 농산물을 파는 ‘금요장터’도 열린다. 계룡대쇼핑몰은 시중보다 20~30% 싼 물건이 많아 대전, 논산, 공주 등에서도 찾아온다. 수영장 이용료도 저렴하다. 기이한 것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영업이 중단되다시피 한다는 점이다. 다른 곳과 달리 사재기가 없어서다. 신도안면 이장협의회장 강부자씨는 “가장이 전쟁터에 나갈 판에 나만 살겠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군인들은 영내에 대기하고, 회식 등은 전면 금지된다. 강씨는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석 달 넘게 그런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그럴 때는 관사촌도 서로 말조심하는 분위기라 긴장감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동일 직업촌락이어서 불편한 점도 많다. 부부싸움을 하면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소원수리’가 들어가 학교 운동장으로 나가는 이들도 있다. 밀집된 아파트에 동료 군인들이 모여 살다 보니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김덕회 군인아파트관리소장은 “동질감 때문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입소문이 쏜살같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별의별 직업이 다 섞여 있는 딴 곳과 달리 세상 사는 얘기들이 단순할 수밖에 없다. 외부와의 연결 통로는 열악하다. 대전에서 버스 2편이 들어오지만 대전역까지 1시간 20분 걸린다. 대전으로 나가야 큰 병원이 있다. 집집마다 승용차가 있고, 부인들은 대부분 운전을 할 줄 안다. 문모(38·여)씨는 “대전으로 조조영화를 보려 가려고 아침 8시부터 버스정류장에 나와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고 전했다. 계룡대가 1주일에 한 번 영내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날, 마을에 버스를 보낼 때도 학생과 주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다. 그곳에는 영화 선택권도, 팝콘도 없지만 문화에 목 마른 그들에게 그런 수고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문씨는 “PC방 등 학생들이 에너지를 발산할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어른용 나이트클럽 등이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사도 잦다. 2년쯤 살다가 전방 부대 등으로 발령이 난다. 고3 자녀 등 조건이 안 되면 더 머물 수 없다. 매년 가을 인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 3분의1 정도가 이동한다. 정군은 “친구와 친해질 때쯤 헤어진다”고 아쉬워했다. 네 번째로 이곳에서 산다는 문씨는 “지금 고교 2학년인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 남편이 국방부로 발령 나 서울로 이사를 가려는데 ‘여기에서 그냥 살면 안 되느냐’고 물었을 때가 가장 난처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용남초·중·고 동창회와 주민 친목단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잦은 이동 탓이다. 주민들의 바람도 학교 문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공주사대부고, 한일고 등 인근 명문고로 빠져나간다. 강씨는 “(학교 문제로 가족이 서울에 있어) 주말에 계룡역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가 일요일 다시 내려오는 군인이 많다”면서 “관사촌 거주 조건을 완화하고 이곳에 군인자녀 전문 고교를 설립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계룡시도 전체 인구 4만 1000여명의 절반이 군인 출신 가정이다. 전역 후 계룡대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봉학 시 문화체육과장은 “고향에 가봐야 친구도 없고, 동료 군인들이 많고, 싼 값에 골프(계룡대·구룡대CC)를 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로 전역 후에도 계룡시를 못 떠난다는 말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골프는 군인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이다. ‘계룡시에는 골프채가 파리채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군의 핵심 도시인데도 경찰서, 소방서, 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없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계룡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소방관 “보험 외판원이냐” vs 방재청 “당연한 고유업무”

    “보험외판원도 아니고 자괴감을 느낀다.”(일선 소방관) vs “소방관의 당연한 고유 업무다.”(소방방재청) 학원, 산후조리원, 고시원 등 모든 다중이용업소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률이 43%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률이 저조하다 보니 모든 소방관이 화재보험을 알리고 독려하는 데 동원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8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다중이용업소를 대상으로 화재보험 가입을 유도했는데 서울은 가입률이 32.4%, 경기도는 28.5% 정도의 성과율을 보였다. 화재보상책임제도는 화재나 폭발로 인한 피해자 보호를 막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음식점, 단란주점, 스크린 골프연습장, 찜질방, 영화관, 실내권총사격장 등 면적 200㎡(60평) 이상의 모든 다중이용업소가 가입해야 한다. 가입 대상은 15만 5837곳, 가입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다. 면적 150㎡ 이하의 다중이용업소는 2015년 8월 22일까지 가입하도록 했다. 보험료는 연평균 5만~6만원 선이지만, 가입하지 않으면 최대 2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게 된다. 소방방재청은 모든 소방관이 근무 시간에 전화 또는 직접 방문하면서 화재보험을 알리도록 했다. 그러나 일선 소방관이 근무 시간에 보험 가입을 요구하는 전화를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소방관은 “항상 대기해야 하는 소방관들이 PC방 같은 다중이용업소를 돌아다니며 화재보험에 가입하라고 구걸하고 다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소방방재청은 ‘과잉 반응’이라는 의견을 비쳤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보험료가 저렴해 보험사에서도 영업을 하려 들지 않아 소방관들이 직접 안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경매·추첨에 사고팔기까지… 수강신청 전쟁

    경매·추첨에 사고팔기까지… 수강신청 전쟁

    지난 6일 오전 9시 59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문 근처의 한 PC방. 좌석 30여개가 평소와 마찬가지로 대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 2학기 수강신청 홈페이지 창을 띄워 놓고 있었다. 적막감 속에 이따금 “아, 긴장돼”, “이번엔 성공해야 하는데”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전 10시 정각. 학생들이 일제히 마우스 버튼을 클릭했다. 접속에 바로 성공한 학생들은 외마디 환호성을,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탄식을 터뜨렸다. 접속에 실패한 학생들의 모니터에는 5분 후 접속이 가능하다는 뜻의 ‘대기시간 5분’이라는 문구가 떴다. 한 학생은 초시계까지 갖다 놓고 다음 접속 시기를 기다렸다. 2학기 개강을 3주 남짓 앞둔 대학가에 분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사이버 전쟁이 치열하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학점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학점을 잘 주거나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기 과목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과목당 수강인원이 한정돼 있어 원하는 과목을 들으려는 학생들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수강 과목을 사고파는 일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과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수 아이템이다. 대학들이 편법 수강신청을 막기 위해 매년 시스템을 개선하지만 역부족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강신청 서버의 실제 개방 시간을 분·초 단위까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웹페이지와 앱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온라인 수강신청을 위해 대학 측이 운용하는 서버의 컴퓨터 시계와 학생 개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시계가 미세한 시차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진(21·여·한국외대 스페인어과)씨는 “서버가 열리는 시간에 정확히 접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대학별로 학생들 사이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가 돌아다녀 초 단위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학생들 간의 수강과목 매매도 성행한다. 졸업을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 많은 성균관대는 새 학기 수강신청 때마다 특정 과목에 학생들이 몰린다.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자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과목당 1만~5만원씩에 거래를 하기도 한다. 지난 학기에 이를 경험한 09학번 권모(23)씨는 “취업에 도움이 되고 복수 전공생이 몰리는 경영학이나 경제학 과목들이 인기”라면서 “수강할 생각이 없는 일부 학생들이 해당 과목들을 선점했다가 돈을 받고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씨에 따르면 거래에 합의한 학생들은 교내 PC실에서 만나 판매자가 수강을 철회하는 즉시 구매자가 그 자리에 들어간다. 한 번의 클릭으로 특정 명령을 반복 수행하도록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이 실행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가 수강신청이 될 때까지 신청 버튼을 무한정 클릭하는 식이다. 매크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미세한 시차를 이용해 다른 학생이 막 선택하려던 수강 과목을 낚아채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를 ‘스냅’이라고 부른다. 대학들은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매크로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하자 지난해 1학기부터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동 로그인을 차단하고 서버 과부하를 막기 위해 암호 2자를 입력해야만 로그인이 되도록 설정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이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신종 매크로가 등장했다. 서울대 수강신청이 시작된 지난 1일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매크로를 사용해 수강신청하는 학생들을 고발조치해 달라’는 글이 올랐다. 지난해 수강신청 때 서버가 폭주하는 대란을 겪은 고려대는 올해부터 서버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서버에 들어갈 수 있는 이용자 수를 제한하는 일종의 대기번호 제도를 도입했다. 서버에 이미 접속한 사람도 한 과목을 수강신청한 뒤 다른 과목의 수강신청을 위해서는 다시 대기열 맨 끝에서 기다리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웹 브라우저 크롬으로 접속해 ‘새 탭으로 열기’를 누르면 여러 개의 창에서 다중 접속이 가능하다는 소문이 학생들 사이에 돌았고, 실제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구체적인 방법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중 접속이 되면 수강신청 시스템의 대기열 번호표를 여러 개 뽑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돼 학생회를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 서강대는 기존의 선착순 신청 방식을 성적순으로 바꾸기로 했다가 학생들의 반대로 철회했다. 오는 22일 수강신청을 시작하는 홍익대는 아예 10일부터 수강 과목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해 강좌 수를 조정하기로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사용하는 경매(비딩) 방식과 추첨제를 일반 학부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가상의 포인트를 1000개씩 나눠 주고 원하는 과목에 원하는 만큼 포인트를 배분하게 한 다음, 과목별로 가장 많은 포인트를 건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다. 추첨은 원하는 과목에 누구든 지원하도록 한 다음 무작위로 수강생을 뽑는 방법이다. 학생들은 새 학기마다 반복되는 수강신청 전쟁의 원인이 학교의 서버 등 인프라 부족과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행정에 있다고 꼬집었다. 김재덕(24·서강대 사회과학대)씨는 “학교가 서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모두가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속보]군산 실종사건 용의자,PC방에서 기사 찾아보다 잡혔다

    경찰 수사망을 피해 도망 다니던 전북 군산 40대 여성 실종 사건의 용의자인 군산경찰서 정완근(41) 경사가 사건 발생 열흘 만에 붙잡혔다.  정 경사는 지난달 24일 실종된 이모(40)씨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잠적했다. 이후 정 경사는 군산과 강원 영월, 충북 제천, 대전, 전북 전주, 충남 논산 등 전국을 떠돌며 치밀한 도주 행각을 벌여 왔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정 경사는 지난달 25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다음 날 새벽 오전 0시 10분까지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조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영월로 달아났다. 그는 같은 날 오전 9시 50분쯤 영월 서부시장에 들러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를 구입해 변장을 했다. 그 뒤 자신의 승용차를 모 대학교 인근 다리 밑에 버린 뒤 시외버스를 타고 제천으로 향했다. 오전 11시 제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40여분 동안 터미널에 머물다 대전행 버스에 올라탔다.  이후 그의 행적이 파악된 것은 3시간가량 뒤 대전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 전주행 승강장 폐쇄회로(CC)TV에서다. 전주로 온 정 경사는 오후 6시 50분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또다시 군산 대야행 버스에 올라탔다. 오후 7시 40분 대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정 경사는 택시를 타고 군산 회현면으로 들어갔고, 3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1시 15분 대야터미널로 돌아왔다.  정 경사는 27일 오전 5시 40분 전주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그 뒤 일주일 동안 도주 행각을 벌이다 2일 오후 6시 32분 논산 취암동 소재 PC방에서 붙잡혔다.  비번인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이희경 경위가 앞서 6시 10분쯤 인근을 지나던 정 경사를 발견하고 행적을 뒤쫓으며 논산경찰서에 신고해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과 함께 붙잡았다. 정 경사는 PC방에 들어가 사건 관련 뉴스를 검색하다 검거됐다. 군산경찰서는 논산경찰서로부터 정 경사의 신병을 인도받아 범행 동기, 시신 유기 장소, 도주 경로 등을 캐물었다.  한편 정 경사가 전북을 벗어난 충남 논산에서 검거됨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 하루 평균 1300명의 경찰력과 헬기까지 동원해 군산을 중심으로 정 경사와 실종된 이씨의 행적을 뒤쫓았던 군산경찰서는 뒷북만 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정 경사 “말다툼하다가 실종 첫날 살해”…월하산서 시신 발견

    경찰 수사망을 피해 도망 다니던 전북 군산 여성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군산경찰서 정완근(41) 경사가 실종 사건 발생 9일 만인 2일 경찰에 붙잡혔다. 정 경사는 검거 당시 실종된 이모(40)씨의 생사 여부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친한 동료들의 설득 끝에 이날 밤늦게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경사는 지난달 24일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 월하산에서 이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이다. 정 경사는 경찰에서 “이씨와 차 안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이씨가 헤어지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며 “암매장은 하지 않았고 과거 양계장으로 쓰던 공간에 시신을 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이날 밤 월하산 기슭에서 발견됐다. 정 경사는 이씨 실종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잠적한 뒤 강원과 대전 등 전국을 떠돌며 여드레 동안 신출귀몰한 도주 행각을 벌였지만 20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관의 눈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 경사는 이날 오후 6시 10분 충남 논산시 취암동 길가에서 우연히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이희경 경위의 눈에 띄었다. 비번이던 이 경위가 PC방으로 들어가는 정 경사를 발견하고 논산경찰서에 신고, 출동한 논산지구대 소속 경찰 2명과 함께 정 경사를 붙잡았다. 이 경위는 정 경사와 비슷한 이목구비의 한 남성이 야구모자에 선글라스를 끼고 땀을 흠뻑 흘리며 지친 기색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자 의심이 들어 뒤를 쫓았다. 검문에 나선 이 경위 등이 신분증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그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며 “군산 정 경사가 맞느냐”고 묻자 체념한 듯 “맞다”며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 검거 당시 정 경사는 검은색 7부 바지에 파란색 반팔 티셔츠, 등산화 차림이었다. 정 경사는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로 PC방 맨 구석에서 사건 관련 뉴스를 검색하다 검거됐다. 정 경사는 오후 8시 40분쯤 포승줄과 수갑을 찬 채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군산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여성을 살해했느냐”, “시신을 유기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가 밤샘 조사를 받았다. 정 경사가 검거되기는 했지만 하루 평균 1300명의 경찰력과 헬기까지 동원해 군산을 중심으로 정 경사의 행적을 뒤쫓았던 군산경찰서는 수사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경사는 지난달 25일 오후 6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귀가한 뒤 곧바로 강원 영월로 달아났다. 같은 날 오전 9시 50분쯤 영월 서부시장에 들러 초록색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를 구입해 변장을 했고, 자신의 승용차를 모 대학교 인근 다리 밑에 버린 뒤 대전행 버스에 올랐다. 이어 전북 전주행 버스로 갈아타고, 또다시 군산 대야행 버스에 올라탔다. 이어 정 경사는 대야터미널에서 택시로 회현면 시골마을까지 이동했다. 이후 3시간 30분 동안 이씨의 옷을 숨기거나 시신 유기 또는 증거인멸 등의 중요한 행동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정 경사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이씨의 옷가지를 회현면 근처에 있는 대야면의 농로에 놓았다는 것이다. 정 경사는 27일 오전 5시 40분 전주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수사망에 걸릴 것을 우려해 주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군산 여성 실종 사건’ 용의자 논산 PC방에서 검거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이모(40·여)씨 실종사건과 관련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군산경찰서 정모(40)경사가 사건 발생 열흘 만인 2일 오후 충남 논산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2일 오후 6시 32분께 논산시 논산5거리에 있는 한 PC방에서 정 경사를 검거했다. 부여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이 PC방에 있던 정 경사를 발견하고 논산경찰서에 신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과 함께 정 경사를 붙잡았다. 경찰은 정 경사를 논산경찰서로 압송했으며 수사본부가 차려진 전북 군산경찰서 직원이 도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길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흡연방 간판 건 PC방 처벌 받는다

    지난달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일부 PC방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흡연방’ 간판을 내걸고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정부가 PC방으로 등록된 업소에서 흡연방 명칭을 사용하면 처벌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터넷 컴퓨터게임 시설제공업(PC방)으로 등록된 업소에서 흡연방처럼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상호를 사용하면 게임법 위반으로 단속 대상이 된다”고 25일 밝혔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는 시·군·구청에 PC방으로 등록한 업소는 이 명칭 외에 다른 이름을 쓸 수 없도록 돼 있다. 문체부는 또 등록이나 신고가 필요 없는 자유업종으로 흡연방을 운영하더라도 컴퓨터를 최대 5대 이상 설치할 수 없는 법 규정을 이용해 흡연과 PC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종 업종의 등장을 차단하기로 했다. 게임법은 영화관, 스키장 등 대형시설에는 최대 5대, 일반 영업시설에는 최대 2대까지만 PC방으로 등록하지 않고 컴퓨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PC방 협회를 통해 흡연방을 운영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계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흡연방’ 내걸고 “PC이용 공짜”… 금연정책 비웃는 PC방의 꼼수

    ‘흡연방’ 내걸고 “PC이용 공짜”… 금연정책 비웃는 PC방의 꼼수

    지난달 8일부터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한 달 남짓 만에 유료 흡연 공간에서 무료로 PC를 이용할 수 있는 신종 업종인 ‘흡연방’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흡연방은 현재 산업 분류에 없는 자유업종이어서 담당 부처도 단속과 방치 사이에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의 한 상가건물 2층에는 ‘신장개업 흡연방. 1시간 1000원, PC 사용 무료’라고 적힌 간이 간판이 붙어 있었다. 이 흡연방은 최근까지 PC방 영업을 하던 곳으로 금연법 시행 이후 줄어든 손님을 끌기 위한 업주의 고육지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주 김원일(35·가명)씨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간판만 흡연방으로 달았을 뿐 아직 정식 업종은 PC방”이라면서 “실내에 설치한 흡연실을 홍보하기 위해 흡연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흡연방에는 간판을 내건 지 불과 반나절 만에 공무원들이 들이닥쳤다. 관할 부평구청과 보건소 측은 “PC방에서는 흡연을 하지 못하게 됐는데 흡연을 홍보하면 안 된다”며 간판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구청 관계자는 “금연·흡연구역 지정을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부평구에 등장한 흡연방은 당국의 단속을 받았지만 실제 소규모 PC방을 운영하는 업주 사이에서는 흡연방 전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작은 PC방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금연법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주변 PC방 업주끼리 허가나 신고가 필요없는 자유업종으로 흡연방을 운영하면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등장한 업종인 만큼 흡연방에 대한 허가 및 등록 기준은 모호하다. 현재 흡연방을 관할하는 법령이 없어 허가나 신고, 등록이 필요 없는 자유업종으로 개설할 경우 영업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금연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흡연방을 정식 업태로 인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연가들은 흡연방의 등장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회사원 염기원(32)씨는 “기호식품인 술도 호프집과 주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니, 담배에 대해서도 흡연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여러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일본에서는 지난해 도쿄 시내 한복판에 유료 흡연방이 등장했다.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이 흡연방의 이용 요금은 1회에 50엔(약 560원)이다. 길거리 흡연을 조례로 금지하고 있는 도쿄에서 갈 곳 없는 애연가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담배를 피울 장소를 찾고 있는 것이다. 금연구역이 대폭 늘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흡연방의 잇따른 출현은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대학원생 이호연(28)씨는 “성매매가 불법인 상황에서 안마방과 키스방도 버젓이 영업을 하는 마당에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방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신종 흡연방 가보니,PC켜놓고 단체로·

    신종 흡연방 가보니,PC켜놓고 단체로·

    지난달 8일부터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한 달 남짓만에 유료 흡연 공간에서 무료로 PC를 이용할 수 있는 신종 업종인 ‘흡연방’이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흡연방은 현재 산업 분류에 없는 자유업종이어서 담당 부처도 단속과 방치 사이에 혼란을 겪고 있다.  2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의 한 상가건물 2층에는 ‘신장개업 흡연방. 1시간 1000원 PC 사용 무료’라고 적힌 간이 간판이 붙어 있었다. 이 흡연방은 최근까지 PC방 영업을 하던 곳으로 금연법 시행 이후 줄어든 손님을 끌기 위한 업주의 고육지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주 김원일(35·가명)씨는 23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간판만 흡연방으로 달았을 뿐 아직 정식 업종은 PC방”이라면서 “실내에 설치한 흡연실을 홍보하기 위해 흡연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흡연방에는 간판을 내건 지 불과 반나절 만에 공무원들이 들이닥쳤다. 관할 부평구청과 보건소 측은 “PC방에서 흡연을 하지 못하는데 흡연을 홍보하면 안된다”며 간판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구청 관계자는 “금연·흡연구역 지정을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부평구에 등장한 흡연방은 당국의 단속을 받았지만 실제 소규모 PC방을 운영하는 업주 사이에서는 흡연방 전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작은 PC방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금연법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주변 PC방 사장끼리 허가나 신고가 필요없는 자유업종으로 흡연방을 운영하면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등장한 업종인 만큼 흡연방에 대한 허가 및 등록 기준은 모호하다. 현재 흡연방을 관할하는 법령이 없어 허가나 신고, 등록이 필요없는 자유업종으로 개설할 경우 영업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금연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흡연방을 정식 업태로 인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연가들은 흡연방의 등장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회사원 염기원(32)씨는 “기호식품인 술도 호프집과 주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니, 담배에 대해서도 흡연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여러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일본에서는 지난해 도쿄 시내 한복판에 유료 흡연방이 등장했다. 무인 점포로 운영되는 이 흡연방의 이용 요금은 1회에 50엔(약 560원)이다. 길거리 흡연을 조례로 금지하고 있는 도쿄에서 갈 곳 없는 애연가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담배를 필 장소를 찾고 있는 것이다.  금연구역이 대폭 늘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흡연방의 잇따른 출현은 시간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대학원생 이호연(28)씨는 “성매매가 불법인 상황에서 안마방과 키스방도 버젓이 영업을 하는 마당에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방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피시방 창업, 비용절감 신메뉴로 매출 상승

    피시방 창업, 비용절감 신메뉴로 매출 상승

    피시방 시장에 전면 금연화가 시행되면서 금연pc방으로 전환 중인 가운데 일부 매장들은 매출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휴게음식점 사업자를 업종 추가하여 고급 커피류, 컵밥, 돈까스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매장들은 매출 차이가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pc사용 손님뿐만 아니라 주변의 카페와 일반 식당손님까지 흡수하여 새로운 고객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pc방들이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던 반면 최근 pc방 창업 시장에서는 프랜차이즈화 되는 경향이 강한 가운데 맛있고 전문화된 먹거리를 판매하는 형태로 재편되는 추세다. 이러한 피시방 창업시장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신메뉴 개발에 더욱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최근 CJ제일제당의 고급 식자재로 신메뉴들이 출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스트캐슬PC방은 올 3월 기존 컵밥시리즈에 만두컵밥을 신메뉴로 론칭,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7월에는 김치완자밥, 잡채새우밥을 추가로 론칭, 가맹점을 순회하면서 고객 시식행사를 열어 가맹점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혁신형 중소기업(MAINBIZ)으로 중소기업청에서 인증 받은 고스트캐슬PC방은 매장 내에 업계 최초로 카페테리아를 접목하고 인공폭포, 좌식pc존 등 혁신 아이템을 접목해 기존 PC방들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고스트캐슬피시방 관계자는 “지난 5일 1차로 시식행사를 시작한 서울 도봉구 쌍문역점의 시식행사 결과,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맛과 양, 가격까지도 모두 만족한다는 설문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앞으로 높은 매출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재 고스트캐슬피시방은 7월 한 달간 피시방 창업비용이 부족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무이자 지원 혜택 및 흡연부스 무상시공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화마당] 흡연 구역은 거리?/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흡연 구역은 거리?/백가흠 소설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건, 금연하는 사람이건 모두 안다. 담배는 몸에 해롭다. 웰빙이라는 것이 사회적 화두인 시대, 담배가 웬 말인가.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이제 사회의 적이 되는 시대이다. 사회와 국가가 담배를 끊으라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려면 지구 밖으로 나가서 피우라 한다. 한데, 담배를 끊는 사람도 늘고 있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늘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건강을 위해 끊으려고 하고, 국가도 사회도 금연을 장려하는 마당에 담배를 피우려는 사람은 늘고 있다. 담배는 점점 낭만이나 품위를 잃고 구시대적 상징이 되어 간다. 흡연자는 냄새가 난다. 입에서도 옷에서도 냄새가 난다. 지저분해 보인다. 불가리나 샤넬 같은 좋은 향수를 몸에 지니고 있지는 못할망정 담배 냄새라니. 지하철이나 버스, 공공장소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서 있다. 싫은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베란다에서 위로 담배 냄새가 올라온다며 이웃 간 갈등이 심하다. 아버지들은 가족,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슬리퍼를 끌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운다. 이번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다고 다른 곳에 가서 피우라고 한다. 다른 곳이 어딜까. 찾고 찾다 아파트 단지 내 가장 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우며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자조한다. 이놈의 담배 당장 끊어 버려야지, 다짐한다. 그러면서 국가와 사회와 인정머리 없는 이웃을 원망해 보기도 한다. 담뱃값은 또 올랐고, 이 기회에 금연을 하자고 결심한다. 그러면서도 계속 피운다. 그런 생각과 고민을 하려면 담배를 피워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괴롭다. 이제 어디에서고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이제 금연구역 전면 시행으로 술집이건 카페건 PC방이건 아무 데서도 담배를 피울 수가 없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게임을 하다가도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밖으로 나간다. 거리를 흡연자들이 메운다. 회사 건물 밖, 식당 앞, 카페 앞, PC방 앞, 공원 입구 등등 모든 공공장소 앞에 흡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운다. 안에서는 안 되니 밖으로,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운다. 추운 겨울 추위에 떨며, 찌는 여름 뜨거운 에어컨 실외기 바람을 쐬며 흡연자들은 담배를 태운다. 그럼 거리는 공공장소가 아닌가. 때가 여름이기도 하지만 요즘, 편의점 앞에는 만원이다. 요즘 같은 때 술과 담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만한 술집이 어디 있겠는가. 거리에 넘쳐나는 담배 연기가 못마땅하다. 실내에서 쫓겨난 흡연자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거리를 흡연의 장소로 만들다니, 금연자들은 화가 난다. 끊어라, 담배를 끊는 것만이 방법이다. 알고 있다, 피우는 사람도 끊고 싶다. 하나 끊을 수 없으니, 끊고 싶지 않으니 담배를 피우는 것이니 그냥 내버려두라. 금연자가 담배를 싫어하는 것만큼, 흡연자는 담배를 사랑한다. 아량을 베풀어라, 금연자여. 쫓아낸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니. 금연법으로 술집이나 PC방 같은 곳은 타격이 큰 모양이다. 실내에 쾌적한 흡연부스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금지한다고 사라지지 않는 것에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법이라는 것이 고려해야만 하는 방향이라는 것.
  • [경제 블로그] 오토바이·가발… 별것 다 파는 캐피털

    [경제 블로그] 오토바이·가발… 별것 다 파는 캐피털

    에어컨, 여행, 주식, 오토바이, 가발, 임플란트…. 각기 다른 상품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캐피털(Capital) 업체에서 파는 할부금융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빌려 주는 거죠. ‘캐피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동차 할부입니다. 현대·기아차와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현대캐피탈처럼 대부분 업체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할 것 없이 자동차 할부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무척 치열하답니다. 그렇다 보니 캐피털 업체들은 자구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파이낸셜은 최근에 가발 할부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인모(人毛)로 만든 가발이 비싼 거 다들 아시죠?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가발을 최장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파이낸셜은 오토바이, 갤럭시노트 10.1 등 다양한 상품을 대상으로 할부금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CJ홈쇼핑과 제휴해 냉장고, 스마트TV,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상품을 내놨습니다. 신용카드사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사라진 틈을 노린 거죠. 이런 구성이 인기를 끌자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등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캐피털 업체들이 내구재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굴착기, 크레인 등 고가 건설기계나 의료기기는 상당수 캐피털 업체가 이미 취급하고 있습니다.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리스’(장기간 임대) 상품도 있습니다. 효성캐피탈은 주식 매입 자금을 대출해 주기도 합니다. 코스모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PC방 창업 자금이나 운영자금을 빌려 주고요. 에코캐피탈은 농장 시설자금을, BS캐피탈은 임플란트 비용을 대출해 줍니다. 앞으로는 유학·여행 비용도 캐피털 업체에서 빌려 주는 상품이 나올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하나. ‘Capital’의 올바른 로마자 한글 표기는 ‘캐피털’이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상호를 ‘캐피탈’로 쓰고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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