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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114 사기 대출’

    신종 ‘114 사기 대출’

    위조 서류를 이용해 114 안내서비스에 등록된 회사의 전화번호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콜센터 번호로 바꾼 뒤 허위로 재직 사실을 확인해주고 사기 대출을 받게 해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기 대출 브로커 김모(40·여)씨는 지난 1월 증명서 위조 담당과 콜센터 운영요원 등 10여명으로 사기단을 꾸린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각종 신문에 ‘무자격자 대출 가능합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이들은 직장이 없거나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대출이 어려운 신청자들이 전화를 걸어오면 먼저 위조 담당이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대출에 필요한 가짜 서류를 만들었다. 이어 세무서장 직인을 위조한 뒤 기업의 가짜 사업자등록증도 만들어 114를 운영하는 KT에 보냈다. 기업의 전화번호 변경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KT가 현장확인 없이 전화신청과 사업자등록증 팩스 송부만으로 전화번호를 바꿔 안내해준다는 허점을 이용했다. 바뀐 전화번호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콜센터 대포폰으로 연결되게 했다. 이후 대출 신청자가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면 금융기관에서 114 안내를 통해 이들이 운영하는 콜센터로 전화하게 되고 신청자의 실제 재직 여부를 물어오면 이들은 버젓이‘재직중’이라고 답해 대출을 가능케 했다. 이런 수법으로 3개월 동안 금융 기관 20여곳에서 10억여원을 사기 대출받아 이 가운데 3억∼4억원을 받아 챙겼다. 조사결과 이들은 통화권이 다른 지역번호 권역으로 이사가도 번호 변경 없이 기존 번호를 계속 사용케 해주는 KT의 ‘타지역서비스’를 통해 대포폰으로 연결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PC방이나 1∼2개월 단기 계약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임대 사무실을 콜센터로 쓰기도 했고,IP추적이 어려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 사기 수법은 급속도로 진화하는데, 금융 기관은 대출에만 급급해 실제 재직 여부에 대한 실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했다.”면서 “게다가 통신사는 피의자들이 피해 회사의 동의 없이 전화번호를 변경했음에도 피의자 본인이 신청을 철회하지 않는 한 정상 번호로 환원이 불가능하다는 안이한 태도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일 김씨 등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대출 신청자 이모(22·여)씨 등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PC방·음식점 절대금연구역

    앞으로는 PC방과 음식점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1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규정된 ‘절대금연시설’에 PC방과 음식점을 추가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이달 내에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절대금연시설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되면 2만∼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에는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 16곳에 대해 금연구역을 두도록 돼 있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 보육시설, 의료기관은 절대금연시설로 지정해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PC방과 면적이 148㎡ 이상인 음식점은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구분하도록 규정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PC방과 음식점은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함께 있어 간접흡연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면서 “금연의 날인 5월31일 이전에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Zoom in 서울] ‘사법경찰’ 30일부터 본격 활동

    [Zoom in 서울] ‘사법경찰’ 30일부터 본격 활동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30일부터 환경·위생·청소년 유해업소 등 19개 주요 민생분야에 대한 단속·수사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28일 그동안 사법권이 미치지 못했던 분야에 특별사법경찰 82명을 투입, 위법행위와 무질서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반 사항 등을 현장에서 점검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사안에 따라서는 남산별관 공동조사실이나 자치구 지원반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나 피의자 심문뿐 아니라 검사 지휘 등을 거쳐 기소까지 할 수 있다. 먼저 학교주변 유해활동 단속과 불법광고물 단속, 대형음식점 위생실태 점검, 폐수 처리 실태 점검 등 4개 분야를 집중단속한다. 다음달 말까지 특별사법경찰 60명과 지원인력 20명 등 80명으로 20개의 단속반을 편성, 시내 각급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을 단속한다. 학교 경계 200m 이내 지역에 있는 PC방과 비디오방,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이 대상이다. 야간(오후 7시30분∼10시30분)에도 불시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5월에는 5개조 30명의 단속반을 투입, 강남·역삼·신천·신촌 등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야간시간대에 주차된 차량 등에 배포되는 음란·선정성 불법 광고물(명함 전단)에 대해 불시 단속을 벌여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장당 3000∼3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이 밖에 이달 말 5개조 20명의 단속반을 편성해 세차장이나 인쇄·출판업체 등 4487곳 가운데 10곳을 선별해 폐수 무단 방류 행위 등에 대한 점검을 한다. 또 대형음식점 12곳을 무작위로 뽑아 유통기한 경과 식자재 보관이나 무표시 식품 사용 여부에 대한 표본 점검을 벌인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용어클릭 ●서울시특별사법경찰 일반 행정업무를 병행하던 기존의 특별사법경찰과는 달리 단속 업무만 전담한다. 지난 1월 25개 자치구에서 3명씩 72명과 서울시 소속 직원 10명 등 모두 82명이 선정됐다. 효율적인 압수·수색 및 신병확보 방안, 영장신청서 작성방법, 체포호신술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45개 과목의 경찰 훈련을 받았다. 구청 소속이 72명, 시 소속이 10명이다. 나이는 최소 27세부터 최고 55세까지로 평균 45세다.
  • [Zoom in 서울] ‘사법경찰’ 30일부터 본격 활동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30일부터 환경·위생·청소년 유해업소 등 19개 주요 민생분야에 대한 단속·수사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28일 그동안 사법권이 미치지 못했던 분야에 특별사법경찰 82명을 투입, 위법행위와 무질서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반 사항 등을 현장에서 점검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사안에 따라서는 남산별관 공동조사실이나 자치구 지원반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나 피의자 심문뿐 아니라 검사 지휘 등을 거쳐 기소까지 할 수 있다. 먼저 학교주변 유해활동 단속과 불법광고물 단속, 대형음식점 위생실태 점검, 폐수 처리 실태 점검 등 4개 분야를 집중단속한다. 다음달 말까지 특별사법경찰 60명과 지원인력 20명 등 80명으로 20개의 단속반을 편성, 시내 각급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을 단속한다. 학교 경계 200m 이내 지역에 있는 PC방과 비디오방,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이 대상이다. 야간(오후 7시30분∼10시30분)에도 불시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5월에는 5개조 30명의 단속반을 투입, 강남·역삼·신천·신촌 등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야간시간대에 주차된 차량 등에 배포되는 음란·선정성 불법 광고물(명함 전단)에 대해 불시 단속을 벌여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장당 3000∼3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이 밖에 이달 말 5개조 20명의 단속반을 편성해 세차장이나 인쇄·출판업체 등 4487곳 가운데 10곳을 선별해 폐수 무단 방류 행위 등에 대한 점검을 한다. 또 대형음식점 12곳을 무작위로 뽑아 유통기한 경과 식자재 보관이나 무표시 식품 사용 여부에 대한 표본 점검을 벌인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서울시특별사법경찰 일반 행정업무를 병행하던 기존의 특별사법경찰과는 달리 단속 업무만 전담한다. 지난 1월 25개 자치구 75명과 서울시 소속 직원 11명 등 모두 86명이 경찰 훈련을 거쳐 최종 83명(구청 소속 72명·시 소속 10명)이 선정됐다.
  • “죽을 테면 죽어봐”

    서울 동부지법 형사11부는 3일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헤어진 여자친구 A씨를 찾아가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소리치는 B씨에게 라이터를 던져준 혐의(자살방조)로 기소된 새 남자친구 C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B씨는 C씨가 던진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인 뒤 숨졌다. B씨는 지난해 9월 휘발유통을 들고 송파구 한 PC방에서 C씨와 함께 있던 옛 여자친구 A씨를 놀이터로 불러내 “네 앞에서 죽을 테니까 평생 후회하며 살라.”고 협박했다. 옛 여자친구가 아랑곳하지 않고 PC방으로 되돌아가자 그는 온 몸에 휘발유를 끼얹은 뒤 PC방으로 따라들어가 애걸과 공갈을 되풀이했다. PC방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자 이들 세 명은 밖으로 나갔다.B씨는 A씨와 C씨가 탄 승용차를 막아서며 “몸에 불을 붙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C씨가 라이터를 던졌고 B씨는 이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인 뒤 숨졌다.재판부는 “B씨가 수차례 분신하겠다고 한 만큼 C씨는 B씨가 자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라이터를 줬다.”면서 “자살을 방조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게임플러스] ‘피파온라인 2’ PC방 이벤트

    네오위즈게임즈는 EA와 공동개발한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 2’를 PC방에서 즐기면 추가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연다. 다음달 17일까지 피파온라인2를 전용 PC방에서 하면 판수에 따라서 아이템을 지급한다. 또 전용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면 게임포인트 50% 추가지급, 아이템 구매시 10% 할인, 추가 아이템 증정 등의 혜택은 무기한 진행한다.
  •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세계경제가 저성장·고물가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취업의 문이 더 좁아지고 비정규직도 크게 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양극화 및 내수 침체 심화 등의 부작용으로 세계적인 노동·경제정책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친기업 정책’이 자칫 “노동자 계층의 희생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속에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노동계의 화두로도 떠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이 문제의 대응책을 모색·고민해 온 ‘비정규직 대국’ 일본의 해법과 고질적인 청년 실업 속에 해법에 고심하고 있는 프랑스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사진은 일본 NTV가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의 한 장면. 파견사원의 활약상을 그렸다. ■ 日 - 근로자 3분의 1이 비정규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교 스기나미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요시다 이치로(28)는 시간당 750엔(약 7000원)을 받는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아예 오전·오후로 나눠 2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조사한 전국의 시간당 평균수당 673엔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결혼 여부를 묻자 현재로선 결혼을 생각하는 것만도 ‘사치’라고 말했다. 일본이 해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에 고민이 적잖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경제회복에 힘을 보태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수경기를 진작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이 늘면 근로자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소비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는 이른바 ‘선순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인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탓이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기업 등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은 ‘파트타임 노동법’을 시행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노사협상에서 비정규직의 처우 문제는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90년 초 버블경제 이후 임시직 늘어 일본 총무성의 2007년 고용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3분의1을 넘고 있다. 임원을 뺀 전체 고용자 중 정규직은 66.5%인 5174만명인 반면 비정규직은 33.5%인 1732만명이다. 비정규직의 비율은 2002년 29.4%에서 2003년 30.4%,2004년 31.4%,2005년 32.6%,2006년 33%로 증가 추세는 여전하다. 일본 규슈국제대 경영학부 허동한 교수는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된 뒤 기업들은 비정규직 이른바 임시직 근로자들을 대거 채용했다.”면서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싸고 고용도 쉽고 해고 때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자파견법을 개정, 파견기간을 1년 이내에서 3년부터 무제한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정규직의 양산만을 초래했다. 물론 일본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활용, 고용의 유연성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뒀다. 일본에서는 양극화를 대변하는 계층을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이라고 부른다. 일자리는 있지만 생활에 쪼들려 자녀 양육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는 계층으로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심지어 PC방에 해당하는 인터넷카페나 만화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카페 난민’도 생겼다. 보이지 않는 ‘홈리스’이다. 후생성 조사결과, 네트카페를 전전하는 비정규직의 평균 월수입은 10만 7000엔. 이들의 66.1%가 ‘일정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이유로 보증금을 낼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일자리 있어도 생활 쪼들려 일본의 최대 인력파견업체인 ‘굳윌(Good Will)’과 같은 파견업체는 호황이다. 굳윌에 가입한 임시직 구직자들만도 무려 270만명에 달한다. 굳윌의 1일 평균 파견인력은 3만 4000명이다. 일용직들은 파견업체로부터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로 일자리를 찾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 정부는 비정규직 해결에 적극적이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파트타임노동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은 ▲업무내용과 노동시간이 정규직과 같고 ▲전근과 이동이 가능하고 ▲오래 동안 지속적으로 일한 파트타임 근로자에 대해 급여와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업이 정사원을 채용할 때 파트타임에게 지원의 기회를 줘 정규직으로의 길을 터놓도록 권장하고 있다. 금융기관 및 기업들은 법안의 영향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속속 전환시키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오는 4월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가는 중간단계를 신설,2년 안에 80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즈호 은행은 전체 사원 중 40%가 파트타임이나 파견사원이다.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도 올해 파견사원 1000명을 계약사원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파트타임노동법의 조건에 맞는 비정규직은 정작 4∼5%에 불과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아가 기업들도 크게 내색을 않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 64.0%가 ‘경험과 능력을 고려하겠다.’는 조건을 제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2006년 6월 일본경제단체연합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정부는 또 ‘잡카드(Job Card)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비정규직에게 잡카드를 준 뒤 정부 및 민간기관·기업 등에서 훈련을 받으면 ‘직업능력증명서’를 발행, 취업까지 연결시키는 일종의 ‘취업보증제’이다. 도쿄도는 오는 4월 ‘네트카페 난민’에게 생활 자금의 대출을 비롯, 생활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호세대 대학원 스와 야스오 교수는 최근 요미우리신문에서 “일본의 인력 육성은 그동안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이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가 장기적으로 인재를 키운다는 자세로 나설 때”라고 주문했다. hkpark@seoul.co.kr ■ 佛 - 석사 학위자가 ‘호텔 벨보이’ 대졸 정규직 ‘하늘의 별따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스테판 아라공(34). 프랑스 북서부 루앙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청운의 꿈을 안고 파리로 유학왔다. 파리 1대와 10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각각 취득한 뒤 계속 공부할 형편이 여의치 않아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무기한 계약직(CDI)´ 이른바 정규직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은행·기업 등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뒤 짧은 기간 비정규직을 몇 군데 거쳐 어렵게 정규직을 구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출판전문 경영대학원(MBA)과정인 파리고등상업학교(ESCP)에 다시 입학했다. 이곳에서 학위를 따면 바로 정규직을 얻을 확률이 매우 높아서다. 그의 친구 피에르 르펭(31)의 사정은 더 열악했다. 파리2대 법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땄지만 그가 구할 수 있었던 첫 직장은 기간제 계약직(CDD)인 비정규직 호텔 벨보이였다. 그 뒤 비정규직을 전전한 끝에 간신히 변호사 사무실에서 정규직을 구했다. 파리3대학에서 영화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MK2극장 검표원으로 일을 한 여학생도 있다. 일단 정규직을 얻게 되면 직업적 안정성과 복지 조건이 좋아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드물어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테판처럼 일반대학 학부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한 학위인 DESS나 MBA로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부류는 프랑스보다 취업이 쉬운 인근 영국이나 불어권인 캐나다로 취업 이민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국립 경제·통계연구소(INSEE)통계에 따르면 2006년 말 프랑스 경제활동 인구는 2503만 6000여명이다. 이중 취업자 2223만 1000여명 가운데 정규직 종사자는 1931만 4000명으로 77.1%다. 이에 견줘 비정규직은 205만여명(8.2%)이다. 나머지는 임시직(54만명,2.2%)과 장인 견습생(32만 7000명,1.3%) 형태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의 정규직은 말 그대로 무기한 계약 노동자다.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고용주가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다. 현재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대학 졸업생이 정규직을 얻기란 쉽지 않다.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더라도 5개월 안팎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따라서 첫 직장을 구하는 대부분의 일반대학 졸업생은 1회 연장이 가능한 1개월∼1년 동안의 비정규직을 거친 뒤 겨우 정규직을 얻을 수 있다. 비정규직도 못 구한 경우는 직업소개소에 등록한 뒤 임시직을 얻어 일하면서 비정규직을 기다린다. 대신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직의 경우 휴가를 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규직보다 10%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비정규직은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에 한해 정규직보다 10% 많은 임금을 제공받는다. 지난 1월11일 프랑스 노사가 잠정 합의한 ‘노동시장 현대화’ 협정안이 법안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약간의 변화도 예상된다.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사용자와 상호 합의할 경우 해고가 가능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계약기간도 최대 36개월까지 늘어난다. vielee@seoul.co.kr ■ 용어 클릭 ●비정규직 정규직의 상대개념이다. 파트타임·아르바이트·파견·촉탁·계약직·임시직·일용직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4월부터 시행되는 일본의 ‘파트타임 노동법’에는 파트타임 근로자는 ‘짧은 시간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프리터(Freeter)’ 역시 비정규직의 한 유형이다. 한국과는 달리 자발적인 비정규직이다.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로 스스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35세 이하의 젊은 층을 지칭한다.
  • ‘고시경제’ 경쟁력 업그레이드

    “고시촌이 살아야 관악이 산다.” 로스쿨제 시행으로 침체가 우려되는 신림동 ‘고시 경제’의 경쟁력 증진을 위해 관악구가 팔을 걷어부쳤다. 각종 공무원시험 일정과 강의·강사 소개 등 고시정보는 물론 원룸,PC방, 음식점 등 생활정보를 포괄하는 지역정보 종합포털 사이트 구축을 위해 4000만원의 예산을 할당한 것. 26일 관악구 관계자에 따르면 구는 최근 지역 고시관련 업종대표들과 포털사업 진행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5월 사이트 개설을 목표로 디자인과 컨텐츠 설계를 진행 중이다. 관악구가 신림 고시촌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고시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승수(乘數)효과’ 때문. 구 관계자는 “고시생 특성상 ‘먹고 자고 마시고 노는’ 모든 소비생활이 고시학원 반경 500m 안에서 이뤄진다.”면서 “재정 자립도가 낮은 관악구로선 말 그대로 알짜배기 산업”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고시촌으로 불리는 신림 2·9동 일대에는 6개의 고시학원을 중심으로 950여개의 고시원과 식당 530여곳, 전문서점 20여곳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PC방, 헬스클럽, 주점, 노래방, 당구장 등 오락·유흥업소가 어우러져 거대한 ‘고시촌 경제’를 구성한다. 상주 고시생 수만도 3만여명. 타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고시생을 더하면 5만명에 육박한다. 신림동 고시원협의회 박장수 회장은 “고시생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돈은 300억원대에 이른다.”면서 “구 예산의 10%가 넘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로스쿨제 도입으로 사법시험 정원이 계속 줄어들 경우 사시 준비생에 대한 의존도가 큰 신림동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 유희영 관악구 전산팀장은 “학습·생활여건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고시촌의 생존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우선 지역포털을 통해 정보유통의 활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트 관리를 위해 전담 직원을 두는 한편, 업주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 권한의 일부를 업주단체에 위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 팀장은 그러나 “사이트가 성공하려면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주도해 정보를 만들고 유통시켜야 한다.”면서 “고시생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나우@인터뷰] 미국에서 온 게임개발자 글렌 토마스

    [나우@인터뷰] 미국에서 온 게임개발자 글렌 토마스

    “한국인들의 특성, 게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게임개발자 글렌 토마스(Glyn Thomas·36)는 한국 게임에 대해 한마디로 “비빔밥과 같다.”고 정의했다.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가 게임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말. 미국 태생인 토마스는 연세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한 뒤 아시아를 두루 누비다가 2005년부터 NHN 플래시게임팀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사의 FPS게임 ‘울프팀’의 홍보영상에도 외국인 군인 역으로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생활에서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외국인이라 온라인 게임 가입이 어렵다.”고 답할 정도로 열정적인 그에게 한국의 게임문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평소에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인가? (게임 개발을 위한) 감각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해야할텐데 한국에서는 가입 자체가 어렵다. 인터넷 서비스의 외국인 가입이 불가능하거나 너무 복잡하다. 당연히 게임은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라이덴, 버블버블 같은 게임을 즐겼다. 한국 게임 문화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한국인들도 잘 알고 있을텐데 역시 PC방 문화다. 한국인들은 무엇이든 모여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PC방이나 ‘플스방’을 보면 놀랍다. 온라인 게임의 대화기능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들의 리그경기도 재미있는 플레이를 같이 보고자 시작된 것 아니겠나. 또 일본과 한국에서는 리얼리티를 중시하기보다 귀엽고 심플한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은 한국과 많이 다른가? 미국에서는 게임을 보통 ‘혼자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또 그래픽의 리얼리티를 중시하고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의 영향인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많다. 한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콘솔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특히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웹게임이 많아지면서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접속자 데이터를 보면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많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놀이문화가 아니라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의 한 부분이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게임 개발 과정은 ‘비빔밥’과 닮아있다. 여러 아이디어들을 섞어가면서 만든다. 미국에서 한가지 테마를 정하고 그 틀 안에 맞추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여러 가지를 섞어서 만들다보면 결국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결과물들만 반복될 수 있다. 실험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 게임개발자 “한국게임은 비빔밥 같다”

    “한국인들의 특성, 게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게임개발자 글렌 토마스(Glyn Thomas·36)는 한국 게임에 대해 한마디로 “비빔밥과 같다.”고 정의했다.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가 게임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말. 미국 태생인 토마스는 연세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한 뒤 아시아를 두루 누비다가 2005년부터 NHN 플래시게임팀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사의 FPS게임 ‘울프팀’의 홍보영상에도 외국인 군인 역으로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생활에서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외국인이라 온라인 게임 가입이 어렵다.”고 답할 정도로 열정적인 그에게 한국의 게임문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평소에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인가? (게임 개발을 위한) 감각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해야할텐데 한국에서는 가입 자체가 어렵다. 인터넷 서비스의 외국인 가입이 불가능하거나 너무 복잡하다. 당연히 게임은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라이덴, 버블버블 같은 게임을 즐겼다. 한국 게임 문화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한국인들도 잘 알고 있을텐데 역시 PC방 문화다. 한국인들은 무엇이든 모여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PC방이나 ‘플스방’을 보면 놀랍다. 온라인 게임의 대화기능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들의 리그경기도 재미있는 플레이를 같이 보고자 시작된 것 아니겠나. 또 일본과 한국에서는 리얼리티를 중시하기보다 귀엽고 심플한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은 한국과 많이 다른가? 미국에서는 게임을 보통 ‘혼자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또 그래픽의 리얼리티를 중시하고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의 영향인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많다. 한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콘솔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특히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웹게임이 많아지면서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접속자 데이터를 보면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많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놀이문화가 아니라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의 한 부분이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게임 개발 과정은 ‘비빔밥’과 닮아있다. 여러 아이디어들을 섞어가면서 만든다. 미국에서 한가지 테마를 정하고 그 틀 안에 맞추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여러 가지를 섞어서 만들다보면 결국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결과물들만 반복될 수 있다. 실험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베이징시민 침뱉기 줄었다? 中네티즌 논란

    최근 홍콩의 한 언론이 “베이징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함부로 침을 뱉거나 쓰레기 버리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중국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침뱉기’는 중국인들의 가장 심각한 악습 중 하나로 정부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이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해왔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지속되어 온 습관이 단기간 내에 고쳐지기란 쉽지 않은 일. 홍콩 언론 ‘다공바오’(大公報)는 “베이징이 변하면서 베이징 시민들도 변하고 있다.”면서 “올림픽이 결정되면서 아무데나 침을 뱉고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습관 등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중국네티즌 ‘weijiayu1231’은 “지금 당장 집 앞 버스정류장에만 나가도 바닥에 오물이 가득하다. 같은 중국인이 봐도 부끄럽다.”고 올렸고 또 다른 네티즌(221.218.*.*)은 “하루아침에 습관을 고칠 수 있을 있을까. 아직 그대로인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베이징의 공기 오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니 침을 뱉지 않을 수가 없다.”(123.188.*.*) “여기는 PC방인데 바로 옆자리 사용자가 바닥에 침을 뱉고 있다. 개선이라니 말도 안된다.” 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이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인들의 시민 의식이 얼마나 향상될 지 주목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31일 TV 하이라이트]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첫사랑을 닮은 해영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영수. 그런데, 해영도 영수에게 넥타이를 고쳐주는 등 관심을 보여온다. 한편, 주가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 음식을 혼자만 못 먹는 상엽. 평소 좋아하던 채아가 매운 음식 마니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끙끙거리면서도 앞장서 매운 음식을 찾아 다닌다.   ●부부 솔루션 미안해 사랑해(SBS 오전 9시)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만 하는 남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아내의 제보전화. 남편은 신혼 초부터 도박에 빠져 월급을 모두 탕진하는가 하면, 회사 공금횡령에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요즘에는 컴퓨터 도박에 빠져 툭하면 PC방에서 외박을 일삼는다. 이 젊은 부부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큐 여자(EBS 오후 7시45분) 엄마는 딸 윤주의 유학을 앞두고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먼저 윤주의 건강상태부터 체크하기로 했는데 4개월 만에 들른 치과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윤주의 부주의로 그 사이 충치가 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화가 난 엄마는 또다시 윤주에게 소리를 지르고 만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결혼 후 4년 만에 소중한 보물 선채를 낳은 나란투야씨 부부. 하지만 행복도 잠시 세살배기 선채에게 재생불량성 빈혈증이란 시련이 찾아왔다. 슬픔과 절망을 뒤로한 채 선채를 위해 마음을 다잡은 나란투야씨 부부. 집 근처에 몽골 식당을 열어 수시로 선채의 건강을 살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꿈을 이루다(YTN 낮 12시35분) 학생수가 200명인 파라과이의 작은 한국 학교 학생들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오랜 소원이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꿈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꿈이 지난해 이뤄졌다.YTN 방송으로 사연이 소개됐고, 현대증권이 경비 전액을 지원했다. 파라과이 한인 학생들의 10일간의 일정을 함께해 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식빵 굽는 시간’‘국자이야기’ 등에서 신작 ‘혀’에 이르기까지, 요리를 좋아하는 작가 조경란이 꾸미는 낭독 무대. 싱크대 위 가지런한 양념통, 보글보글 냄비 가득 끓고 있는 스튜 등을 배경으로 리듬감 넘치는 도마 난타와 그림자 마임이 펼쳐진다.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 달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 [IT플러스] 델코리아 그래픽용 신제품 출시

    델코리아가 복잡한 연산이나 그래픽 작업을 해결해 주는 보스트로(Vostro) 400 데스크톱 신제품을 내놓았다. 중소기업과 PC방을 겨냥한 제품이다. 하드 드라이브를 2개까지 선택할 수 있어 최대 1테라바이트(TB) 구성이 가능하다. 온라인 구매고객에게는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준다. 모니터 포함 105만원(부가가치세 별도). 모니터 제외 69만 9000원.
  • [현장 행정] 성동구 ‘종일공부방’

    [현장 행정] 성동구 ‘종일공부방’

    열두 살 승연이에겐 겨울방학이 없다. 열한 살 영채와 동갑내기 성문이도 마찬가지다. 오전 9시30분이면 책가방을 꾸려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10분 남짓 걸어 도착한 곳은 성동구 행당2동 주민센터 공부방. 학교가 방학이라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40㎡ 남짓한 이 공간이 교실이자 놀이터다. 학원에 가 본 경험이라곤 “친구 따라 구경 간 태권도장이 전부”라는 남율(13)이는 방학이 싫다. 지난 여름 친구들 모두 학원과 캠프로 떠나버린 통에 텅 빈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혼자 놀았던 기억 때문이다. “성적이요? 별로예요. 그래도 동네 친구끼리 모여서 하니까 신기하게도 (공부가)잘 돼요.” 17일 공부방에서 만난 영준(11)이의 말이다. 옆에서 분수 약분 문제를 풀던 영채가 거든다.“방학이 끝나도 학교 안 가고 공부방에서 수업받으면 좋겠어요.” 공부방에 나오는 아이들은 20명. 형편이 어려워 학원수강은 엄두도 못 내는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편부모·조손(祖孫)가정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부모가 있더라도 맞벌이를 하느라 돌볼 겨를이 없다. 학교가 방학하는 여름과 겨울이면 아이들은 갈 곳을 잃는다. 점심을 학교급식에 의존하던 아이들은 PC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잦다. 지난해 성동구가 20개 주민센터에서 방과후 공부방을 시작한 뒤 여러 자치구가 경쟁적으로 공부방을 열었지만 방학 중 ‘종일 공부방’을 운영하는 곳은 이곳 행당2동과 금호4가동뿐이다. “학원만큼은 안 돼도 학습 프로그램을 짜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종일반을 운영하려면 강사 확보 문제부터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수학을 가르치는 천장식(49) 민원행정팀장이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다행히 이곳은 동 직원 2명과 공익요원 2명에 자원봉사자 3명의 도움을 얻어 종일반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 수업과 함께 피아노·한자교실 등을 병행한다. 점심은 동에서 제공한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는 자율학습 시간. 독서카드를 만들어 경쟁을 붙인 덕에 다들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방학이 끝날 즈음 독서왕을 뽑아 상품도 줄 계획이다. 유래(11)의 목표는 이번 겨울에 책 스무 권을 읽는 것이다. 요즘은 헬렌켈러 전기를 열심히 읽고 있다. “저는요, 설리번 선생님처럼 장애인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유래가 진지하게 말하자 “거짓말, 넌 취미가 남자애들 때리는 거잖아.”라며 옆자리 성문이가 짓궂게 놀린다. 금방 떠들썩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차별 없는 교육특구´를 지향하는 성동구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꿈이 옹골차게 영글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시 추가접수 기회 주세요”

    “처·자식이 있는 32살의 가장입니다. 올해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5년을 준비했는데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발 추가접수의 기회를 주세요.”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법시험 인터넷 원서접수에서 미접수자들이 속출했다. 지난 1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제50회 사법시험이 인터넷으로만 접수하면서 제 시간에 접수를 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14일 무더기로 ‘추가’ 또는 현장 접수를 예전처럼 해달라고 법무부 게시판에 하소연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2006년 처음으로 인터넷 원서접수를 도입, 현장·우편 접수를 병행하다 인터넷 접수로 전면 일원화했다. 따라서 일주일 뒤까지 받던 현장 및 우편 접수는 사라졌다. 일부 수험생들은 “마감시한 10분 전부터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며 일시 폭주로 인한 사이트 불안정 문제가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시를 관장하는 법무부는 병행 시행 첫해인 2006년 일시 폭주와 기술적 문제로 사이트를 중단하고 하루 연기한 적이 있다. 현재 법무부는 “추가 접수는 물론 현장·우편 접수도 결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이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음은 물론, 제 시간에 원서를 접수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수험생 책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학원가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신림동 고시학원의 관계자는 “40대 이상의 고령 수험생이 신림동에만 2000명 이상”이라면서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고시원에는 인터넷이 없어 접수 때마다 PC방이 전쟁터”라고 강조했다. 학원가에서는 법무부가 주장하는 비용 절감과 절차 간소화는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이며, 현장·우편 접수 등 ‘오프라인 접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 응시생수는 2만 3656명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늘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행복을 만드는 생각웃기

    “우리 치아 중에 가장 마지막에 나는 치아는 무엇일까요?” 사랑이도 뻐드렁이도 아니고 ‘틀니’라고 합니다. 우스개 소리인데 올해 70살이신 저희 어머니는 틀니를 하고 계십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서 하나씩 빠지던 치아가 아예 하나도 남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틀니를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6남매 형제자매들도 모두 치아가 좋지 않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어금니가 흔들거리고 썩어서 금니를 씌워야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금니를 하고 나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왠지 부담을 느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할 때나 크게 웃을 때는 왠지 금니가 보일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기까지 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를 닦지 않아 이가 썩어서 금니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서 스스로 움츠려들었던 거죠. 이 금니와 함께 어렸을 때 또 하나 말못할 고민은 까만 얼굴피부 때문이었습니다. 제 얼굴이 남들보다 까맣기 때문에 친구들은 종종 저를 시커먼스라고 불렀는데 솔직히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번쩍이는 금니와 까만 피부로 인해 큰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왜 난 튼튼한 치아를 갖지 못했을까? 왜 내 피부는 지저분하게 까만 피부일까? 라는 생각으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당연히 사람 만나는 것이 짜증나고 만나더라도 왠지 내 까만 피부와 치아를 욕하는 것 같아 마음은 언제나 바늘방석이었죠. 하지만 20살이었던 어느 날 한 잡지를 보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바로 까만 피부가 우성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까만 피부가 생물학적으로 하얀 피부보다 더 잘낫다는 말입니다. 그 한마디에 제 피부에 대한 열등감은 신기하게도 싹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하얀 얼굴이 엄청난 동경의 대상에서 동정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치과에 간 일이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말 한마디 때문에 치아에 대한 열등감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 의사선생님이 제 치아를 보더니 말하더군요. “우와 부자네요. 입안에 금은방을 차리셨네요.” 그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후에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합니다. “저 현금부자입니다. 전 입안에 금은방 차렸습니다.” 이 말에 사람들은 크게 웃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단점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고수라는 것을 그때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키가 작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152cm의 키에 몸무게는 65kg까지 나가 여자 몸으로서는 약간 뚱뚱한 편이었지만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남들의 키가 큰 것이다. 뚱뚱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날씬한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말합니다. “난 이래봬도 연비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작고 뚱뚱하니깐 잘 굴러갑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제 입맛대로 바꿔지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며 쓰러지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 하나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결국 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됩니다. 저는 현재 웃음치료사와 유머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을 찾아준다는 것은 단순히 한번 더 웃게 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올바르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 자주 많이 웃는 것이 필수입니다. 웃게 되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자기의 단점이나 아픔보다는 장점이나 기쁨만을 보게 만듭니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리 웃는다 해도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우선되지 않는 웃음은 하릴없는 몸짓에 불과합니다.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치유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는 행복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을 꿰는 하나의 틀로서 우리는 말의 지배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랑”, “우정”, “기쁨”, “장미”, “희망”, “아들”, “행복”, “웃음”, “감사”, “대단해”, “당신이 최고야” 등의 말은 그 자체로 행복의 파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 파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세상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삽니다. 진정한 행복은 아픔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보며 더 많이 웃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생각웃기의 정수입니다. 이번달에도 행복하세요. 하하하! 최규상의 유머발전소 [유머퀴즈] 1.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이유는?........................................ 밥줄을 끊어놔서.. 2. 슈퍼맨의 가슴에 있는 S자는 무엇의 약자일까요?...................스판 3. 플레이보이 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 감은?.......................................... 바람개비 4. 먹으면 죽는데 모든 사람들이 결국 먹고 죽는 것은?................................ 나이 [추석과 송편] 제가 어제 교회에서 들은 유머인데요 옛날 시골마을에 지능이 좀 모자라 세상을 편하게 사는 분이 계셨는데 추석 때 송편을 빚어 놓은걸 찌지도 않았는데 집어먹더니 혼자 중얼거렸다. “이 송편은 속은 익었는데 겉이 안익었네.” [파바로티는 어느 집 자손?] 얼마 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몇일 전에 타개했는데요. 그는 어느 집 아들이었을까요? 4번 1) 휘파람을 잘 부르는 노래방집 아들 2) 경극을 좋아하는 중국집 아들 3) TV드라마를 좋아하는 전파사집 아들 4) 오페라를 좋아하는 빵집 아들. 5)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PC방집 아들 [메뚜기와 하루살이] 메뚜기가 길가던 하루살이를 때렸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자기 친구들 20,000마리를 데리고 메뚜기에게 복수하러 갔다. 하루살이들이 메뚜기를 포위하고 마지막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그러자 메뚜기가 소원을 말했다. “내일 싸우자.” [맹인부부] 맹인남편이 개안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드디에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처음으로 부인의 얼굴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러자 엉겹결에 부인이 대답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글 최규상 웃음치료사, 웃음코치, 한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이천 화재 참사] 나가 보지도 않고 ‘소방 필증’

    건축물 인·허가과정 및 이후의 소방시설 점검책임을 대부분 민간업체에 떠맡긴 현행 소방관련법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방당국에서 2년마다 정기점검을 하지만, 그 외에는 민간 소방업체나 방화관리사가 보고서를 제출하면 그만이어서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0명이 속절없이 숨진 이천 ‘코리아 2000’ 냉동물류창고는 지난해 10월24일 이천소방서로부터 소방준공검사필증을 받았다. 소방점검 업무를 담당한 서광전기컨설팅이 작성한 보고서를 이천소방서는 현장실사도 하지 않고 서류만 확인한 뒤 ‘도장’을 찍어줬다. 소방시설공사업법 등에 따른 것이다. 필증을 발급했던 이천소방서 담당자는 “현장에 나가 실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결과보고서를 검토하고 문제가 없다면 필증을 내주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피시설이나 이동통로 등이 확보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자꾸 나오는데 그 문제는 설계에 관련된 사항으로 시청에서 담당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력의 한계와 소방서와 업주간의 유착관계를 막기 위해 현행법은 소방점검을 민간업체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업체의 업무를 소방당국이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수박 겉핥기식 점검에 그치더라도 확인하기 힘들다. 서울의 한 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나면 민간업체들이 관리를 잘못한 것이고, 불이 안나면 관리를 잘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강원대 소방방재학과 우성천 교수는 “소방관련 업무의 많은 부분을 민간에 맡겨 놓았지만, 민간업체의 소방업무를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미비하다.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화재예방시설의 설치기준이 면적별로 규정돼 있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우 교수는 “좁은 곳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PC방이나 나이트클럽은 화재가 일어나기 쉽고, 넓은 곳이라도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은 화재 위험이 적다.”면서 “화재 위험도에 따라 별도의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일영 장형우기자 argus@seoul.co.kr
  • [IT플러스] 야후, 웹 메신저 시범서비스

    야후코리아는 8일 ‘야후!웹 메신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야후!웹 메신저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학교, 회사,PC방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회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라이브메신저와 서로 연결돼 MSN 회원과도 대화가 가능하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우유의식/홍희정

    홈쇼핑 채널에서는 석류 즙에 대한 소개가 한창이었다. 쇼 호스트는 활기찬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의 장점을 연신 강조했다. 중년의 여자 탤런트가 과장된 몸짓으로 와인 잔에 석류 즙을 따라 부었다. 살포시 눈을 감은 채 석류 즙을 마시는 그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며 텔레비전 화면에 가득 찼다. 고개까지 젖히며 잔을 비운 그녀는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거꾸로 든 빈 잔을 머리 위로 올리고 흔들어 보였다. 누군가가 입 꼬리를 옆으로 잡아당긴 것처럼 웃는 그녀의 얼굴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활기찬 그녀와는 달리 나는 젖은 빨래처럼 팔, 다리를 늘어뜨린 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판단력이 사라진 채 멍하니 텔레비전만 바라볼 뿐이었다. 내 머리는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듯 무거웠다. 눈은 가물가물해서 자꾸만 시야가 흐려졌다. 나는 당장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깊은 잠을 자고 싶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끄고 나면 그나마 남아 있던 잠의 꼬리마저 도망쳐 버릴 것 같았다. 나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꿈을 꾸는 것이 두려워 쉽게 잠들지 못했고, 그것이 불면증으로 이어진 케이스였다. 며칠 전에 들른 병원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심리적인 문제일 거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는 적정량의 수면제로만으로는 잠이 오지 않았고 그나마 처방 받은 수면제도 다 먹어 버린 지 오래였다. 철이 들면서부터 나는 늘 같은 꿈에 시달려 왔다. 사실 그것은 꿈이기 이전에 오래전 내가 겪은 일이었다. 나와 동생은 이불도 깔리지 않은 방에 함께 누워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낮에 비를 너무 많이 맞고 돌아다닌 우리는 온몸이 젖은 채였다. 동생은 어디가 아픈지 자꾸 기침을 했지만 나는 너무나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동생을 돌볼 사람이 나뿐이라는 사실도 버겁게만 느껴졌다. 한참 동안 계속되던 동생의 기침 소리가 갑자기 커지더니 이내 작아졌다. 그제서야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방안은 너무 캄캄해서 동생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듬거리며 동생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손끝에 닿는 동생의 얼굴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동생이 죽은 뒤로 나는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방안 구석에 서 있는 지금의 내가, 동생의 얼굴을 더듬는 어린 나를 바라보는 꿈이었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에는 항상 어린 내가 지금의 나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그때마다 나는 번뜩이는 어린 나의 시선에 몸이 굳어 버렸다. 잠에서 깨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여 보아도 온몸이 꽁꽁 묶인 듯 꼼짝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꿈속의 장면을 떠올리던 나는 늘어뜨린 팔, 다리가 굳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휴대폰을 열어 화면에 나오는 홈쇼핑 주문 전화번호를 눌렀다. 자동주문 전화는 1번, 상담주문 전화는 2번이라는 안내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나는 2번 버튼을 힘껏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상담원과 연결이 되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상품을 주문했다. 나의 신용카드 번호와 주소를 확인하는 상담원의 목소리에 나의 손은 떨림을 멈추었다. 하지만 주문을 마치고 휴대폰을 닫자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껐다. 그리고 바닥에 있던 옷가지를 주워 입고 무언가에 도망치듯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새벽 3시의 주택가 골목은 고요했다. 가로등 불빛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건너편 동네의 아파트를 바라보니 드문드문 불이 켜 있는 창문들의 모양이 무표정한 이모티콘처럼 보였다. 나는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집 근처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캄캄한 골목에 내가 신은 슬리퍼 소리가 타박타박 울렸다. 목적지도 없이, 그것도 새벽 3시란 시간에 동네를 어슬렁대는 것은 짝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나의 감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나는 문득 외롭기도 했다가 갑자기 서럽기도 했다가 느닷없이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가 결국엔 허무하기도 했다가 나중엔 내 자신이 우스워졌다. 괜히 나온 것 같아 후회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었다. 운 좋게 잠이 든다 해도 반복될 꿈이 두려웠다. 나는 항상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까지 가서야 눈을 뜨곤 했다. 꿈에서 깨고 나면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늦은 새벽까지 내 전화를 받아주던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져 나가 이젠 전화를 걸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홈쇼핑을 보며 상담전화를 걸어 물건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주문하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었다. 열 평 남짓한 나의 원룸은 홈쇼핑으로 주문한 물건들이 뜯지도 않은 상자 채 쌓여 가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만치 불이 켜진 편의점 간판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갑자기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슬리퍼 바닥이 땅에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결국 나는 편의점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편의점의 문을 힘주어 열자 전자음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높은 톤의 음악소리는 단순하지만 날카로웠다. 카운터 쪽을 바라보니 아르바이트 생인 듯한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졸고 있었다. 편의점에는 그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나는 냉장 코너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우유와 삼각 김밥과 오렌지주스를 차례로 한 번씩 들어 올렸다 다시 내려놓았다. 식욕이 없어서인지 머릿속이 멍하기만 했다. 나는 결국 캔 커피를 집어 들고 카운터로 갔다. 잠을 자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언제나처럼 그것밖에는 마시고 싶은 것이 없었다. 나는 계산대로 걸어가 캔 커피를 올려 놓았다. 그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캔 커피를 들었다가 조금 거칠게 카운터에 다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깨어날 줄을 몰랐다. 그가 자는 모습에 나는 자꾸만 불안해졌다. 그를 깨우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캔 커피만 만지작거렸다. 차가운 캔 위에 맺힌 물방울이 나의 손을 적셨다. 당장이라도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싶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의 어깨가 아닌 나의 가슴께로 젖은 손을 가져갔다. 평소에 나는 누군가가 잠든 모습을 보면 명치끝이 답답해지곤 했다.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이 숨마저 얕게 쉬고 죽은 듯이 잠을 잘 때면 동생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뚜껑을 덮어 버린 커다란 항아리에 갇힌 것처럼 두려움에 휩싸였다. 때문에 장소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자는 모습을 보면 참지 못하고 깨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지하철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유독 미동도 하지 않고 잠든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황급히 그들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잠에서 깬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거나 몹시 화를 냈다. 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자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얼굴을 돌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아도 어느새 상대의 어깨를 흔드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이번에도 나는 혹시 그가 숨을 쉬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초조한 마음에 그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그의 가슴은 호흡에 따라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에 나는 막혔던 숨이 터지듯 안도했다. 나는 그를 조금 더 가까이서 관찰했다.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저절로 반쯤 벌어진 입주변이 하얗게 부르터 있었다. 하지만 유난히 힘차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그의 호흡만은 의욕이 넘치는 듯 활기차게 느껴졌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한 호흡이었다. 나는 캔 커피 따위는 잊어버린 채 한참 동안 그의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심각한 꿈을 꾸는지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말로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활기차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자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카운터에 손을 집고 서서 그의 얼굴 가까이 내 얼굴을 가져갔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코로 공기가 듬뿍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의 코끝에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갔다. 들락날락하는 공기가 나의 손끝을 부드럽게 간지럼 태웠다. 그것은 새끼 고양이가 엉킨 실타래를 풀며 장난을 치듯 따뜻하고 평온한 기분이 들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감긴 그의 눈꺼풀 안쪽에서 눈동자가 움직이며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제서야 나는 그에게 너무 가까이 가 있던 자신에게 놀랐다. 그가 갑자기 깨기라도 한다면 곤란한 상황이 될 게 뻔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고였다. 나는 황급히 편의점 문 쪽으로 걸어갔다. 편의점 문의 손잡이를 잡은 채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곤하게 자고 있는 그가 몹시 부러웠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잡이를 잡은 나의 손끝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문을 밀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전자음의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어. 어서 오세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인사말부터 한 그는 들어오는 게 아닌 나가려는 자세의 내 모습을 보고 의아스러워하는 듯했다. 나는 손잡이를 잡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의심받을 행동을 한 건 없지만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망설이던 나는 그를 향해 말했다. -들어오려던 게 아니라 막 나가려던 참인데…… 별로 살 게 없어서요. 새벽 3시에 일부러 편의점을 찾아온 사람이 하는 말로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듯 그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불필요한 말이 자꾸 나왔다. -캔 커피를 사려고 했는데 자는 모습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요. 그는 손등으로 눈을 비비더니 웃으며 말했다. -깨우셔도 되는데 그랬네요. 지금 계산해 드릴게요. 그제서야 나는 캔 커피를 카운터에 그대로 놔둔 것이 생각났다. 할 수 없이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에게 카운터에 올려져 있던 캔 커피를 건네었다. 그러자 바코드를 찍으며 그가 말했다. -밤에 이런 거 좋지 않아요.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담담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는 그가 자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돈을 꺼낼 생각은 못하고 그의 정수리만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 쑥스러운 듯 웃는 그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그가 캔 커피의 바코드를 한 번 더 찍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 캔 커피를 가져다 넣고 우유 두 개를 꺼내 왔다. 그는 입구를 조금 연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나는 그가 하는 행동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멈추었고 그는 따끈해진 우유 팩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는 우유 팩을 손에 쥔 채 편의점에서 함께 아침을 맞았다. 그는 전에도 가끔 캔 커피를 사러 온 나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늦은 새벽에 커피를 사는 내가 의아스러웠다고도 했다. 커피를 마시며 편의점을 나가는 내 뒷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쓰였었다며 웃는 그의 얼굴이 성실해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그 웃음을 믿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웃는 얼굴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저 그가 힘차게 숨을 쉬며 자던 모습만 떠오를 뿐이었다. 그는 나에게 밤에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궁금한 것을 순수하게 물어볼 수 있는 그의 태도도 잠든 그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커피와 상관없이 어차피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 말은 들은 그가 자신은 밤에 실컷 잘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에 일하고 낮에 잘 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가 야간에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의 햇빛 정도야 괜찮았지만 그때를 제외한 시간에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 빨간 반점이 생기며 참을 수 없이 따가워져서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는 주변에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만큼 심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짐작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 뒤로 나는 새벽 3시면 매일 편의점에 들렀다. 그런 시간들이 한 달쯤 지나자 우리는 함께 잠드는 사이가 되었다. 아침 6시에 그는 퇴근을 하면서 항상 우유 두 개를 들고 내가 사는 원룸으로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편한 식사로 차가운 우유를 마시는 시간에 우리는 식탁에 마주 앉아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를 마셨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은 우리에게 하나의 의식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것을 ‘우유 의식’이라고 부르며 웃곤 했다. 불면증이었던 나도 그와 함께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 비록 보통 사람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죽은 듯이 자고 싶었던 때와 비교하면 호사스러운 시간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잠자리에 누우면 언제나 상대보다 늦게 잠이 들었었다. 그리고 상대가 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 애정이 생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곤 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아려왔다. 상대도 언젠가는 사라질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그는 언제나 내가 잠들 때까지 깨어 있어 주었다. 싱글 침대 위에서 그와 꼭 붙어 있으면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소리가 나에게 전해졌다. 규칙적인 그의 심장박동과 나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나는 안도하며 잠이 들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잠에서 깬 내가 불안함에 황급히 그를 찾으면 그는 항상 씩씩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서는 신기하게도 나는 꿈을 꾸지 않고 잘 수 있었다. 가끔 미세한 불안함이 고개를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호흡에 따라 힘차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하게 숨을 쉬며 자는 그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가 나의 원룸에 찾아오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는 백화점에 가서 두 개의 머그잔을 구입했다. 우유팩도 나쁘진 않았지만 머그잔에 담아서 데운 우유는 온기가 더 지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머그잔에 담긴 우유를 마시며 나는 그에게 아르바이트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는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중 네 번의 밤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엔 나와 데이트를 했다. 그와 함께 하는 데이트는 해가 없을 때만 가능했으므로 우리가 집을 나설 때는 언제나 밤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공원을 걷기도 했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명동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배가 고프면 24시간 문을 여는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다리가 아프면 비디오 방에 가서 영화를 보았고, 때때로 PC방에서 서로에게 총을 쏘는 게임도 했고, 찜질 방에 가서 구운 계란을 먹기도 했다. 그와 데이트를 하며 나는 밤에도 깨어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추상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는 밤에도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구체적인 느낌을 갖게 되었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밤에는 예전에 홈쇼핑에서 주문했던 물건들을 함께 뜯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껍질째 넣어도 무엇이든 주스가 된다던 주서기에 파인애플을 통째로 넣고 갈아보기도 하고, 소나기가 와도 완벽한 방수가 된다던 등산화를 신고 샤워를 하기도 했다. 한번은 하루에 한 포씩 먹으면 좋다는 석류 즙을 한꺼번에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는 13포째 봉지를 뜯다가 포기를 했다. 그리고 26포의 석류 즙을 마시고 27번째 봉지를 뜯는 나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말리는 그의 모습이 우스워서 나는 일부러 3포를 더 마셨다. 여름인데도 반팔 옷을 입지 못하는 그가 나를 말리며 진땀을 뺐다. 그는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언제나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녔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긴 옷을 벗지 않았다. 그런 그가 안쓰러워 나는 원룸에 있는 단 하나의 창문에 까만 도화지를 꼼꼼히 붙였다. 하지만 그는 긴 옷을 입는 게 습관이 되어서 피부를 내놓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그가 편하게 자는 걸 바랐으므로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피부끼리 닿는 부드러운 감촉도 좋을 테지만 뽀송한 면 티에서 느껴지는 감촉도 좋았다. 우리가 편히 잠들 수만 있다면 나는 어떤 감촉이라도 상관없었다. 매일매일이 한결같이 흘러갔다. 그가 퇴근을 하는 아침이면 나는 식탁 위에 두 개의 머그잔을 올려놓고 그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와 있으면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유 의식’을 하며 예전에 내가 잠들지 못했던 이유를 말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더블 침대를 하나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가 편하게 자는 것을 바라면서도 미세하지만 집요하게 느껴지는 불안감에 침대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 결심을 하고 나자 그의 귀가가 더욱 기다려졌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벌써 도착했을 그가 오지 않고 있었다. 시계는 6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불안했다. 그는 휴대폰이 없어서 내가 연락을 할 방법도 없었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 지속되자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나 역시 그와 지내는 동안 그에게 전화연락을 할 일 따위는 생긴 적이 없었다. 그는 성실했고 한결같았다. 그런 그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나는 편의점에 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별 일 아닐 것이라고 밀려오는 불안감을 외면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사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나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러나 습관이란 무서웠다.7시까지 깨어 있던 나는 불안함과 나른함에 결국 선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것은 예전에 내가 꾸었던 꿈과는 달랐다. 그와 내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는 나에게 등을 보인 채 누워 있었다. 항상 내가 잠들 때까지 나를 안아주던 그였는데 이상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동그랗게 구부려진 그의 등에 몸을 꼭 붙이고 그의 겨드랑이 사이로 나의 팔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크고 단단한 그의 등에 귀를 대었다. 나는 숨을 쉴 때마다 커다랗게 부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그의 등과 가슴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의 등은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딱딱할 뿐이었다. 나는 팔을 좀 더 뻗어 그의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대보았다. 힘차게 뛰어야 할 그의 심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당황스럽고 무서워 그를 깨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 눈에 눈물이 차 올라 그의 모습이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뒤틀려 보였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의 어깨를 잡아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내 쪽을 향하면서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진 얼굴이 툭 하고 침대위로 떨어졌다. 아니 그것은 얼굴이 아니고 가면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표정이 떨어져 버린 그의 얼굴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그의 얼굴이 아닌 동생의 얼굴이 있었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날카로운 괴성이 나의 뱃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잠에서 깬 나는 한참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감긴 눈이 뜨거웠고 목구멍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흘릴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내가 겨우 눈을 떴을 때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식탁 위의 머그잔은 아까 내가 놓아둔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몹시 불안해졌다. 편의점에 가보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물에 젖은 듯 무거워진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자꾸만 다리가 휘청거려서 신발을 신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디지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평소처럼 그가 현관으로 들어섰다. 분명히 내 앞에 서 있었지만 나는 그가 유령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를 힘껏 밀어버렸다. 무방비 상태였던 그는 휘청거리더니 넘어지고 말았다. 반은 어리둥절하고 반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많이 걱정했냐고 말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직 꿈의 잔상에서 깨지 못한 나는 그의 손길을 거칠게 쳐냈다. 교대할 아르바이트 생이 늦게 오는 바람에 편의점을 비울 수가 없어서 늦었다는 그의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의심의 독이 내 몸을 가득 채웠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그의 머그잔을 밀쳐 버렸다. -당신 말 따위 믿지 않아. 그의 머그잔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머그잔의 손잡이가 깨져 버렸다.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말하던 그도 주춤하는 듯했다. 그의 태도가 나를 더욱 동요하게 만들었다. 내 몸은 마비가 되는 것처럼 뻣뻣해져 왔다. -남겨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당신이 알기나 해! 나도 모르는 말이 내게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그를 향해서 하는 말인지 오랫동안 꿈속에 나타난 동생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식탁을 집고 있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그가 떨고 있는 나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그의 손은 가을 단풍잎처럼 빨갛게 변해 있었다. 순간 나는 햇빛 알레르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머니에 넣고 달리려니까 빨리 달릴 수가 없어서…… 느릿한 그의 말에 나는 누군가의 농담에 받아칠 말을 찾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손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에게 살갗이 찢어지는 아픔은 물론이고 더 큰 상처까지 준 것 같아 고통스러웠다. 그 일이 있은 뒤에도 그의 생활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의 네 번의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은 나와 함께 보냈다. 달라진 거라곤 아침 6시가 되어도 누워 있기만 하는 나를 대신해 그가 머그잔에 우유를 담아 데우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작은 침대에 그와 몸을 붙이고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그의 면 티에서 더 이상 아무런 촉감도 느낄 수 없었다. 꼭 붙어 있는 우리의 몸 사이로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오는 것만 같아 숨이 막혔다. 그가 나를 꼭 안을수록 내 마음은 줄을 놓쳐 버린 풍선처럼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품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그런 나 때문에 그도 잠을 자지 못했다. 그는 점점 야위어갔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새벽 3시의 골목과 같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계속되고 있었다. 머그잔을 앞에 놓고 마주 보고 있어도 온몸이 땀에 젖도록 서로를 붙인 채 밤을 새 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없을 땐 예전에 갔던 밤의 장소에 나를 데리고 가기도 했지만 나는 어디를 가도 무표정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번에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며 내 앞에 석류 즙이 가득 담긴 상자를 끌고 왔다. 나는 그가 내 손에 쥐여 주는 석류 즙 봉지를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시작, 이라고 힘차게 외친 그는 정말 누군가와 경쟁이라도 하듯 빠르게 봉지를 비워 가기 시작했다. 그는 봉지를 제대로 뜯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석류 즙을 마시기 시작했다. 거칠게 봉지를 뜯는 그의 손에 석류 즙이 이리저리 튀었다. 그가 즐겨 입는 하얀 티 위로 석류 즙이 흘러내렸다. 주변에 쌓이는 빈 봉지가 늘어갈수록 그의 옷이 점점 더 붉어졌다. 나는 그가 쥐여 준 봉지를 손에 쥔 채 그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석류 즙을 마시던 그가 갑자기 ‘컥’ 하는 소리와 함께 마신 것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석류 즙을 비운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이 쏟아져 나왔다. 방바닥은 물론이고 그의 얼굴과 몸 전체가 붉게 물들어 갔다. 그 모습은 마치 붉은 노을 앞에선 그를 연상하게 했다. 그는 언젠가 나에게 바깥에서 마지막으로 노을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두 팔을 벌린 채 저물어 가는 햇빛을 마음껏 받고 있는 그를 상상했다.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장면이 내 앞에 있는 그의 모습과 겹쳐졌다. 나는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처럼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붉게 충혈된 그의 눈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그것은 얼굴 위로 튄 석류 즙에 섞여 잔인하리만큼 아름답고 투명한 붉은색이 되어 흘렀다. 하지만 그는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계속해서 석류 즙을 토해 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는 더 이상 나를 위해 애쓰지 않았다. 며칠 뒤 출근을 한다고 나간 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당연한 듯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가 내미는 손을 잡았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는 모습이 성실하기만 한 그에게 차마 내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이야기를 꺼내고 나면 이해 받고 싶어질까 봐 두려웠다. 나는 그에게 그럴 자격이 없었다. 매일 ‘우유 의식’을 함께해 준 그에게 조금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오늘도 같은 꿈이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주체할 수 없이 온몸이 떨려 왔다. 할 수만 있다면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하지만 나는 결국 머무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그의 어깨를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수십 번도 넘게 반복한 행동이었지만 나는 숨이 막혀 왔다. 그러자 그의 얼굴, 동생의 얼굴 그리고 어린 나의 얼굴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껴안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필사적으로 피할 뿐이었다. 손을 내저으며 최대한 몸을 작게 웅크렸다. 모든 상황이 잔인했다. 하지만 그들이 잔인한 것인지 내가 잔인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깼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캄캄한 방안은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작은 창문 위 까만 도화지는 조금의 틈도 없이 꼼꼼하게 붙어 있었다.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생각에 나는 다시 숨이 막혀 왔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여름 바람이 훅하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저녁 6시였다. 나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한때 이곳에는 머그잔에 담긴 우유처럼 온기가 가득 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없는 일주일간 홈쇼핑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방안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뜯지도 않은 상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공허함은 커지기만 했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머그잔을 감싸 쥐었다. 손잡이가 없는 그의 머그잔에 담긴 우유가 찰랑거렸다. 아침에 따라놓은 우유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그가 떠난 뒤에도 매일 ‘우유 의식’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내 몫의 우유를 다 마신 뒤에도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 하는 ‘우유 의식’을 멈출 용기도 나에겐 없었다. 나는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억지로라도 침대에 누워 잠이 오길 기다렸다. 그 기다림 끝에 잠이 들면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등을 보이고 누운 그를 꿈속에서 보았는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면서도 매번 두려웠다. 그와 지내는 동안의 ‘우유 의식’은 나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버팀목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나의 삶을 조여 오는 올가미가 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방안의 공기마저 쌀쌀하게 느껴졌다. 황급히 리모컨을 찾아 텔레비전을 켰다. 화면에는 두 명의 쇼 호스트와 한 명의 여자 탤런트가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 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석류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과 폴리페놀 성분이 피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들이 하는 말 중 몇 가지 반복되는 단어만이 띄엄띄엄 들릴 뿐이었다. 석류, 비타민C, 여성, 남성, 남녀노소, 온 가족, 활기찬, 여성,95%, 에스트로겐, 무이자 3개월, 온 가족, 활기찬, 하루 한 포, 석류, 매일 아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휴대폰을 열어 홈쇼핑의 상담 전화번호를 눌렀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수화기 너머에서 경쾌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음악은 내가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보았던 날 편의점 문이 열리며 흐르던 음악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상담원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정성을 다하겠습니다.○○홈쇼핑입니다. 나는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잠깐의 시간을 두고 나에게 다시 말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방송중인 석류 즙을 구매하시겠습니까?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짜내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나의 인사에 그녀는 반복되는 말을 다시 건네었다.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녀를 향해 질문했다. 석류 즙 한 포에 몇 개의 석류가 들어있나요? 네, 고객님. 한 포에 두 개 정도의 석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물었다. 석류는 국내산인가요? 그녀는 조금 당황하는 듯했지만 일관된 톤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최고급 이란산 석류를 사용합니다. 나는 그녀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한참 동안 질문을 계속했다. 나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그녀의 말투는 빨라졌고 대답은 짧아졌다. 나의 마지막 질문에 그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상품정보를 참조한 뒤 다시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더 이상 그녀는 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석류 즙을 주문하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나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매우 빠르고 강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와 나 사이의 흐르는 침묵을 견딜 수가 없었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저 기억하세요? 여러 번 구매했었는데. 그러자 그녀가 상냥하지만 기계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는 석류 즙 재구매 고객이시므로 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상담원의 말에 휴대폰을 놓친 채 일주일간 참아 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 성인 오락실 불 5명 숨져… 밀실구조가 화 키워

    성인 오락실 불 5명 숨져… 밀실구조가 화 키워

    경기 안산의 불법 성인오락실에서 불이나 손님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26일 오후 5시20분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층짜리 상가건물 3층의 성인오락실에서 2중 출입문을 만들기 위해 용접을 하는 과정에서 불티가 튀면서 불이 나 이병철(26)씨 등 손님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박모(27·여)씨가 중상을 입고 고대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또 5층 모텔 종업원 김모(20)씨는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오락실에는 모두 6명이 있었다. 불이 나자 3,4,5층의 모텔과 노래방 등에 있던 5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일부는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불은 오락실 내부 115㎡를 태우고 10여분만에 진화됐지만 오락실이 밀실구조로 돼 있어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고, 천장의 스티로폼 등이 타면서 유독 가스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컸다. 환기 시설도 환풍기 1대가 전부여서 유독가스는 곧바로 오락실 내부에 가득찼다. 화재는 용접공이 철문 잠금장치를 용접하다 불티가 유리문과 철문 사이에 쌓아둔 현수막 등 쓰레기에 튄 뒤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마감된 천장에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오락실의 용도는 PC방이지만 하루전인 25일부터 성인오락실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텔 투숙객들은 “사흘전에 간단한 내부공사를 하더니 이날 새벽에 오락기를 비밀리에 실어 날랐다.”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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