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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후보 ‘인터넷 비방’ 회사원 2명 잇단 선고유예

    지난해 대선 당시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2명에게 잇따라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 남부지법 제11형사부(윤성근 부장판사)는 25일 대선 직전 개인 블로그에 이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5차례 올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37)씨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해 6월 포털사이트에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이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반대하는 글을 한 차례 올려 기소된 권모(40)씨에게도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유죄로 인정되는 때라 하더라도 처벌 수위를 정할 때는 시민의 자유로운 의견 표명과 여론형성 과정에서의 자발적 참여 동기를 저해하는 효과를 낳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 사람들은 잘 훈련된 조직원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잘 훈련된 조직원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잘 훈련된 조직원들 같아요.‘빨리빨리’ 움직이며 헌신적으로 일을 끝내 놓고 휴일은 맘껏 즐기더군요.” “어린 아이들이 영어를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제가 영어로 길을 물어도 익숙하게 잘 대답하더군요.” “제가 사는 과테말라는 거리를 걸어 다니기도 무서운데 한국은 지갑을 잃어 버려도 금방 다시 찾을 수 있을 만큼 치안이 잘 돼 있어요.” ‘주 5일제’ 때문에 이틀 쉬는 모습이 눈에 익어서일까. 걸어 다닐 수 있을 때부터 영어회화를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은 또 어떻게 보였을까. 끔찍한 사건사고에 늘 불안한 우리가 그래도 그들보단 안전한 나라에서 산다고 안도해야 할까. 24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만난 제3세계 출신 여성들은 1년 동안 머문 한국에 대해 ‘빨리빨리’와 ‘아이들의 능숙한 영어’,‘안전한 치안’을 인상적인 모습으로 꼽았다. 이화여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만든 제3세계 여성들을 위한 무상교육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방글라데시 판사 출신 네프리자 샤이마(34), 과테말라 출신 루시아 페자로시(29), 탄자니아 공무원 레니 배리안 곤드웨(30)의 ‘수다’를 들어봤다. 한국 땅에서도 외국인과 만나면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고 지레 생각하는 우리에게 ‘당연히’ 한국 말을 먼저 건네는 외국인은 놀라움이었다.“한국 사람들은 제가 한국어를 배우고 몇 단어를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해했어요.‘한국 말 알아요?’라고 물어 왔을 때 ‘조금’이라고 답하면 다들 좋아하더군요.”곤드웨의 말이다. 한국 여성들의 적극적이고 ‘거친’ 삶의 모습도 이들에겐 남달라 보였다. 고국에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행해진 범죄에 법의 잣대를 들이댔던 샤이마는 “제3세계 여성들은 여전히 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한국 여성들은 대학에서 자기 목표를 두고 종교를 믿는 것처럼 헌신적으로 공부한다.”면서 “한국에서 본 여성들의 삶을 참고해 방글라데시 여성들이 시달리는 폭력에 대한 논문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가나, 수단, 이라크 등 제3세계 국가 여성 28명과 함께 ‘개발과 협력’을 주제로 한 과정을 마친 이들의 한국 생활은 이달말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단독]재외공관 인력배치 손본다

    정부가 대사관 등 재외공관에서 일하는 외교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재외공관 인력 활용방안을 다시 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국제 기준에 기반한 21세기형 ‘변환 외교’(transformation diplomacy) 추진의 일환으로, 새 정부의 주요 외교정책인 국격(國格)·에너지 외교 강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전세계 100여개국에 있는 대사관·총영사관 등 총 146개의 재외공관별 역할을 재평가하고, 공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지적된 공관 인력 불균형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해소 방안을 마련, 외교력이 강화돼야 하는 공관으로 재배치하는 등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외공관 인력 재배치 추진은 최근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회의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 인력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언급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당선인은 외교정책 자문역인 한승주 전 외무장관을 비롯, 현인택·김성한 고려대 교수 등으로부터 지난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도입한 ‘변환 외교’에 대한 현황을 청취한 뒤 이를 새 정부 외교정책에도 반영토록 하면서 재외공관 인력 활용 문제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은 국제사회 변화에 대응, 대(對)테러·에너지·재건 외교 등이 필요한 국가로 외교관을 집중 파견하는 등 대외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결과 주이라크 미대사관에는 2000여명의 외교인력이 활동 중이다. 현재 주미 한국대사관에는 외교관 30여명을 비롯, 국방부·재경부 등 각 부처에서 파견된 주재관 등 100명 가까운 인력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46개 재외공관 중 70% 정도는 3인 이하로, 업무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 오늘 영하 9도

    당분간 외투를 단단히 껴입어야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24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지고 대관령 영하 17도, 철원 영하 16도, 전주 영하 5도, 부산 영하 3도 등을 나타내며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추위는 25일까지 이어져 이날 서울 영하 9도, 대관령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데다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찬 북서풍까지 몰아쳐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과 25일 이틀동안 낮에도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는 등 한파가 이어져 동파방지와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추위는 주말인 26일쯤부터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을 희화화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죄? 17대 대선에서 톡톡 튀는 공약과 발언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허본좌’라는 애칭을 얻은 허경영(58·경제공화당 총재)씨가 결국 철창에 갇히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영만)는 23일 허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허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남부지법의 김선일 공보판사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 데다 의도적으로 유력 정치인과의 거짓된 친분을 앞세워 선거에 이용하려 했던 범죄의 중대성도 있다.”면서 “사진 합성과 개인능력 과대포장 등으로 향후 총선에서도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할 새로운 범죄의 가능성도 있어 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해 10월쯤 배포된 무가지 신문에 자신을 찬양하고 과장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찍은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선거 공보에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표와의 결혼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대선에 나갔고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인데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또 바뀐다고 … 미치겠네”

    정권과 함께 옷을 갈아입는 입시제도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혼란을 몰고 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1단계 수능등급제 보완으로 영향을 받게된 예비 고3 학생들과 학부모,2∼3단계 수능과목 축소와 대학 학생선발 자율화의 첫 대상자가 될 예비 중3 학생과 학부모 모두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에 어리둥절해했다. ●“도대체 무슨 공부를 해야죠?” 예비 고3들은 당장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이대부고 예비 고3 정다정양은 “대입 제도가 워낙 자꾸 바뀌니까 어떨 때 내신으로 밀고가야 하고, 어떨 때 수능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는 데다 본고사식 시험까지 나온다고 하니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친구들 모두 불안한 상태에서 무조건 열심히만 하자고 다독이는 상태”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더 치열해질 경쟁을 걱정했다. 예비 고3 수험생 딸을 둔 정모(45·여)씨는 “등급제로 손해봤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거 재수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라면서 “방학이라 어디 가서 물어볼 곳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상계동 용화여고 정규희(34) 교사는 “내신과 논술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던 예비 고3 아이들이 다시 수능에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면서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에겐 제도 변경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본고사 준비에 새 영어시험까지…” 예비 중3 학부모들도 불만을 털어놨다.“또 바뀐단 말이에요?”라고 먼저 물어온 정은숙(44·여·서울 구로동)씨는 “지금까지의 공부 스타일을 전부 바꿔야할텐데 의지할 데가 없으니 결국 학원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학생선발 자율화로 각 대학마다 뽑는 기준이 달라지면 일일이 맞춤식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아이들만 죽어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부적인 제도 변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예비 중3 학부모 최인선(45·여·서울 성산동)씨는 “수능 과목이 줄어든다는 건 공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아이들의 지적능력이 떨어질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영어시험의 경우 딸아이가 벌써 매달 토익시험을 보는데 문제은행식이 되면 결국 새로운 영어 사교육 시장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회기동 경희여고 윤상철(45) 교사는 “본고사식 논술을 금지했던 2008학년도에도 연세대나 고려대 논술이 본고사처럼 어렵게 출제됐는데 자율화가 되면 학생 모집 경쟁에 갖가지 편법이 동원될 우려가 크다.”면서 “대학의 이익집단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들의 상충되는 이익을 조율하기 어려운 데다 입시 책임주체도 불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능 종합학원 대박 예감 학원가에서도 걱정스러운 지적이 나왔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지금까지는 균형있는 등급전략이 핵심이었지만 이젠 최대한 100점을 맞아야 하는 고득점 전략으로 다시 바꿔야 한다.”면서 “수능 비중이 높아져 수능대비 종합학원은 그야말로 대박이 터지게 됐고, 대학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됐지만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아이들만 혼란스러워졌다.”고 지적했다. 김영준 논술학원의 김영준 원장은 “내신 반영마저 자율화되면서 정시에선 수능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됐고, 수능에만 매달리는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면서 “학교 교육은 뒤로 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훈 신혜원기자 nomad@seoul.co.kr
  • 방학 마무리 ‘신나는 체험전시’

    방학 마무리 ‘신나는 체험전시’

    겨울방학도 이젠 막바지. 소문난 전시는 일찌감치 돌아봤고 더 가볼 만한 데가 없을까 두리번거리는 엄마와 아이들에게 신나는 교육 프로그램이 둘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과 갤러리 잔다리에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시가 마련돼 있다. 우선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에서 열리고 있는 겨울방학특별전 ‘안녕, 오토메타’. 오토메타(Automata)는 나무와 기계장치 등을 활용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인형을 일컫는다. 서구에서는 이 오토메타를 활용한 이른바 ‘오토메타 아카데미’가 어린이 통합 기초교육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토메타의 제작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즐기면서 과학과 기술, 예술 등 입체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운동하는 야누비스’ 등 현대 오토메타의 창시자인 폴 스푸너의 작품도 전시된다. 만 4세부터 13세까지 연령대별로 프로그램을 나누어 운영하며 참가비는 2만∼5만원. 새달 10일까지.(02)338-7836.www.utospace.com 서울 서교동 갤러리 잔다리 어린이 교육장에서 열리고 있는 ‘틱 톡! 택 톡! 시간탐험대’는 시간을 주제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어린이 예술교육 프로그램. ‘다게르 사진관’‘똑딱!짹깍!시계야 놀자’‘움직이는 이야기책’ 등 5개 세부과정을 빌려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예술적 사고틀로 이해할 수 있게 배려했다. 참가대상은 6세부터 13세까지.29일까지 1차, 새달 2일부터 24일까지 2차 과정이 잇따라 운영된다.(02)323-4155.www.zandari.com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허경영씨 구속영장 청구

    지난 대선에서 톡톡 튀는 공약과 발언으로 주목받은 허경영(58ㆍ경제공화당)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허씨의 선거법위반 및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은 “허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1일 밝혔다. 허씨는 작년 10월쯤 배포된 무가지 신문에 자신을 찬양하고 과장하는 광고가 실린 것과 관련해 선거법위반 혐의로 수사 당국에 수차례 소환 조사를 받아왔다. 또 지난달 13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자신과의 결혼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허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진행해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된 직장 생활을 견뎌야 하는 것은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직장 내에서 내가 더 힘들고, 상대가 부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힘든 일을 하는 것 같아 짜증나고, 여자는 남자가 더 대접받는 것 같아 아쉽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 여자와 남자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상대적 박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에서 어떨 때 여자는 남자가 부럽고, 남자는 여자가 부러울까. 각각 다른 직종에 몸담고 있는 여(女)와 남(男)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 눈치보는 퇴근시간 답답하君 ● 회식자리 상사대접 골치 아파 기업 연구원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퇴근이나 회식 때만 되면 그저 여자로 변신하고 싶다. 오후 6시만 되면 눈치볼 것 없이 짐 싸들고 휙 일어서는 여직원이 부럽기 때문이다. 회식 때도 여직원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핑계로 ‘상사 접대 노동’에 남자만 동원되기 일쑤다. “남자는 아무래도 군대에서부터 스스로 주눅드는 게 몸에 배다보니 상사가 눈치를 주지도 않는데 ‘칼퇴근’을 못하고, 회식 때도 미적거리다 빠지겠다는 말도 못하죠. 여직원이 주말에 휴가를 붙여서 해외여행까지 다녀오는 걸 보면 나도 차라리 여자가 됐으면 싶어요.”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윤모(30)씨는 같이 일하고 있는 여자 공무원이 마냥 부럽다.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인생에 꽃이 필 줄 알았던 윤씨였다. 하지만 일은 늘 산더미처럼 쌓였고,‘출세’를 위해선 남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상사와의 회식 자리도 절대 빠질 수 없고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장만하려면 재테크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즘 여자 공무원이 신붓감 1위라고 하니 동료 여직원은 합격 이후에는 승진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칼퇴근’한 뒤에 자기계발이나 여유있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살더라고요.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평생 해고당할 염려도 없으니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직업상 여자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느낄 때 영업사원 이모(29)씨는 업무상 여성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부러워 여자가 됐으면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평소 남성을 대상으로 영업을 다니는 이씨는 최대한 부드럽게 고객을 대하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딱딱하게 느끼는 때가 많다. 하지만 동료 여성은 같은 사람과 만나도 좀더 길게 대화하고, 보다 쉽게 식사 자리도 갖는 등 관계를 잘 풀어나갔다.“아무리 열심히 해도 여자만이 할 수 있는, 묘한 그런 게 있더라고요.” 광고 회사원 나모(30)씨도 마찬가지다.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배경으로 깔게 되는 영상 제작이나 상황에 걸맞은 카피를 만들 때 여성이 훨씬 더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든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쪽 광고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 남자 직원은 거의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어야 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여성이 훨씬 뛰어난 측면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럴 땐 여자로 태어났으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죠.” ● 시험에 유리한 예쁜 글씨, 도저히 안나올 때 변호사 서모(34)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가끔 여자였으면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손글씨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사법시험의 특성상 예쁜 글씨체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펜글씨로 필체 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손에 익은 글씨체는 별 발전이 없었다. 주변의 여성 고시준비생은 대부분 예쁜 글씨로 답안지를 써내려가 그저 부러움만 안겨줬다.“법조인은 일의 분량에서나 사건의 까다로움에서 남녀 차별없이 동등하게 일을 하는 편이지만 시험준비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니 글씨 잘 쓰는 여자가 돼 시험을 치르고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어릴 때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의 꾸준한 글씨 연습을 뒤늦게 따라가려니 이미 늦었더라고요.” 경찰 공무원 김모(35)씨는 자기가 맡은 업무 외에 유명 인사 경호나 집회 시위 폴리스라인 등의 동원 업무를 나가야 할 때 여직원이 마냥 부럽다. 주요 경호 업무가 주어졌을 때 형사계에 있는 여경이라도 동원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다 최근 여경들로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립스틱라인’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폴리스라인 동원 업무도 고스란히 남자 경찰만의 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주업무는 아니지만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불평하기 힘들고, 괜히 치사해 보이기도 하니까 말을 꺼내지도 못하죠. 그럴 땐 차라리 여경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다른 경찰 공무원 서모(33)씨는 여성 범죄자를 심문할 때 여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지능범이 많아 피의자 심문 조서를 꾸밀 때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지만 여성의 마음 속을 읽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범죄란 게 남자 여자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가끔 여성 범죄자와 머리 싸움을 할 때 내가 여자라면 이들의 심리를 좀더 꿰고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 여자가 아니라 다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자로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직업도 있다. 항공사 파일럿인 김모(34)씨는 오존층 위로 비행하는 시간이 많아 걸러지지 않은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늘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여성 파일럿에게 처음 비행을 배워 섬세한 항공 운항술에 여성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했지만 방사능이 자칫 잘못하면 ‘불임’이라는 불행을 낳을 수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몇몇 여성 동료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죠. 어쨋든 제가 남자로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꽉 조이는 유니폼 괴로운 Girl ● 머리부터 발끝까지 규제받다니… 은행원 김모(26·여)씨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볼 때마다 남자 행원이 되고 싶다. 남자 행원과는 달리 여자 행원은 꼭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여자 행원의 복장과 두발을 엄격히 단속(?)한다.“물론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남자 행원도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하죠. 그러나 남자 행원에게는 여자 행원 만큼 까다로운 복장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여자 행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다 규제받고 있죠.” 김씨는 예쁜 정장을 입고 일반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여간 부럽지 않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는 사실이 마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은행에서 여자 행원에게만 유니폼 규정을 두다 보니 여자 행원은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은행원 강모(26·여)씨는 고객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여자 행원과 그러지 않은 남자 행원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다르다고 울분을 토한다.“같은 직급이라도 여자는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직급을 낮게 봅니다. 그러니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많죠. 어떤 손님은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와 은행일 하고 있냐.’고 비웃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화를 낼 수도 없죠. 그냥 웃는 얼굴로 ‘아닙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니폼 하나에도 ‘남녀차별’이 깊숙이 배어 있는 겁니다.” ● “남자처럼 편한 자세로 일하고 싶어요” 대기업 회사원 김모(27·여)씨는 편한 자세로 일하는 남자 동료를 볼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여자 사원은 남자 사원과는 달리 조신하고 품격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로 눈밖에 나기 때문이다.“남자는 모를 거예요. 직장에서 여자가 행동에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는지.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안 되는 행동이 수도 없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앉아 있는 자세죠.” 평소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는 대기업 회사원 조모(27·여)씨는 상사에게 ‘여자가 다리를 떤다.’고 가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남자 직원은 다리를 떨어도 별로 지적을 받지 않는 게 의아하다. 칸막이가 쳐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왜 여자는 남자와 달리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받고 조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씨는 모르겠다고 한다. 조씨는 이를 ‘군대 이야기’에 비유한다.“남자들 군대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등병 때 고참 눈치보느라 ‘각잡고’ 앉아 있었다고. 그래야 ‘이등병다운 자세’라고요. 여자는 평생 이등병입니다. 항상 ‘여자다운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잖아요.”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주모(27·여)씨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생명’이 짧은 영업직원의 특성상 결혼은 큰 ‘타격’이 된다.“여자는 결혼하면 남자보다 더 가정에 헌신해야 하잖아요. 아이도 낳아 길러야 하고 신경쓸 게 많죠.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결혼하면 제 꿈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씨는 뛰어난 영업실적으로 우수 사원만 갈 수 있는 해외연수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주변에서 ‘여자는 결혼하면 영업직으로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최근 임신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고 내근직으로 근무하는 여자 동료에게 쏟아진 뒷말도 주씨에게 교훈 아닌 교훈이 됐다. 계속 일하고 싶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제가 원하는 영업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남자라면 이런 걱정 하지 않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을 텐데요.” ● 그 ‘좋다는’ 전문직도 여자는 서럽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로 일하는 이모(31·여)씨는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정말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여자’라는 굴레 때문에 산부인과를 선택한 이유가 강했다.“경쟁력을 따지는 시기에 그래도 남자보다 유리한 게 산부인과밖에 없더라고요. 안과나 피부과 같은 인기 직종은 여자를 잘 뽑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씨는 인턴시절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7월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중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가 ‘남자 의사 없냐.’고 물었던 것. 이씨는 이 날의 충격이 꽤나 컸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의사와 같이 중요한 직업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나봐요. 적어도 산부인과 환자는 이렇게 면박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직장내 여성 차별이 적다는 교사도 할 말은 많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아이들을 맘껏(?) 혼내지 못할 때 남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평소 학생이 남 교사와 달리 여 교사를 무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아이들이 남자 선생님은 무서워하지만 여자 선생님은 우습게 봐요. 반항 때문에 불쾌한 일도 겪고 상처도 많이 받아요.” 지난해 12월에도 김씨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에게 “조용해”라고 말했지만 “떠들지 않았다.”,“선생님이 잘못 들은 것이다.”라며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남자 선생님이라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죠. 무서워 하니까요. 여자 선생님을 무시하는 아이들이 커서는 어떻겠어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전담조직 구성… 위험관리규정 따라 조사·자문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는 예방이 중요하다. 때로는 사고의 경험이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은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조사를 통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에 옮긴다. 지난 2005년 발생한 번스필드 유류저장기지의 화재사고 후 영국 안전보건청이 대응한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교훈이 될만하다. 영국의 번스필드 유류저장기지 화재사고는 그해 12월 11일 오전에 발생해 경상자 43명, 중상자 2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또 유류 저장기지 인근 주민 2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각각 300만 갤런씩의 유류를 보관한 20기의 탱크 가운데 10기가 전소됐다. 안전보건청(HSE)에서는 중대산업사고 위험관리규정(COMAH)에 따라 사고 발생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근본적인 재해 원인을 규명하고, 조사 경과보고 및 전문가의 자문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전국의 유류저장시설의 일제조사 및 점검을 실시했고 유류저장시설의 관리에 대한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유사한 화재폭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HSE에서 제공하는 체크리스트 양식에 따라 현장을 확인하도록 당부했고 보고서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관련분야 종사자의 안전보건의식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사고조사결과를 토대로 ‘중대산업사고 관리 규정 이행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8개의 긴급 조치사항을 주요 석유저장시설에 전파, 해당 사업장에 이를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실행할 것을 당부했다. ‘중대산업사고 관리 규정 이행을 위한 전담조직’은 2006년 6월 14일 공식 구성되었다. 이 조직은 관련 업계와 협력해 번스필드 폭발사고 같은 유형의 재난을 예방하고 안전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안전 및 환경 관련 규정에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한국산업안전공단
  • [단독] 정신지체인들이 풀어낸 내일의 꿈은…

    [단독] 정신지체인들이 풀어낸 내일의 꿈은…

    “시설에 있을 땐 누구나 그냥 나갔으면 아무데도 갈 곳도 없는데…나가고 싶다고…예…막상 갈 데도 없는데…(섬 안에 있어서)전부 안에…안에만 갇혀 있고 바닷가…바닷가밖에 없으니까…목매달아 죽었다고 하고…무서웠어요.”-보호시설에 살다 그룹홈으로 옮긴 A(34)씨. “선생님이 나가지 말라고 그랬어요…맞았었어요….”,“마음대로 나가면 돼요 안돼요?”(연구자),“….”-시설에서 생활 중인 B(21)씨. “질문 있어요?(연구자),“즐겁고 아프지 않고 건강 잘 지키겠습니다….(잠시 말 없다가 목소리 톤을 높여)자립하고 싶어요. 자립 한 번도 못해봤어요.”-시설에서 생활 중인 C(22)씨. ●성공회대 복지연구소, 9명 첫 심층인터뷰 그들은 홀로서기에 목말라 있었다. 남들보다 지능이 떨어지고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능력과 위험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어떻게든 스스로 삶을 가꿔가고 싶어했다. 지적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으로 알려진 그들의 목소리는 18일 발표되는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박숙경 연구원(박사과정 수료)의 보고서 ‘거주지원서비스 유형별 성인지적장애인의 자기결정 경험에 관한 연구’에서 생생하게 들려온다. 가족과 사회복지사들의 간접 인터뷰로 연구됐던 기존 보고서들과 달리 국내 최초로 지적장애인 9명의 직접 심층 인터뷰가 실렸다. 보호시설 거주자와 그룹홈 거주자, 자립홈 거주자 각 3명씩을 대상으로 삼았다. 주거 형태에 대한 물음에서 보호시설과 그룹홈을 모두 경험한 4명의 지적장애인은 그룹홈을 선호했다. 보호시설에서만 생활해온 2명은 ‘집’과 ‘아파트’로 상징되는 보편적인 가정에서의 삶에 대한 욕구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의 주거 형태는 가족과 보호시설의 결정에 의해서만 이뤄졌다.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보호시설 거주자들은 “불이 나면 어떻게 해요?”라는 질문에 “불이 나면 안 돼요!”라는 소극적이고 추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그룹홈과 자립홈 거주자들은 “(박수치며) 가스밸브 잠가야 돼요.”라는 구체적인 대처방식을 스스로 익혔음을 보여줬다. ●“그룹홈·자립홈 형태의 지원책 절실” 반복교육과 통제가 익숙한 단체생활로 인해 ‘착한 아이 콤플렉스’도 나타났다. 보호시설에서 3년 전 그룹홈으로 옮긴 D(28·여)씨는 시설 복지사와 의견이 달랐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답을 못하다 “그냥 복지사 의견을 따르면 어때요?”라고 재차 묻자 “좋아요. 그냥.”이라고 마지못해 답했다. 자신의 의견 표출보다 “∼해야 돼요.”식의 길들어진 표현을 반복했다. 2006년 12월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 시설은 전국 288개로 2만여명을 수용하고 있는 데 비해 그룹홈은 259개 1432명 수용으로 수용인원이 7%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 연구원은 “직접 들은 그들의 목소리는 비슷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도 생활환경에 의해 장애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알려줬다.”면서 “보호시설보다는 선진국처럼 그룹홈이나 더 나아가 자립홈 형태의 홀로서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용어 클릭 ●보호시설 장애인들을 입소시켜 장애유형에 적합한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형태. 보통 수용인원이 수십∼수백명에 이른다. ●그룹홈 장애인 3∼4명이 사회복지사와 함께 살면서 지도와 보호를 받는 공동 주거형태. ●자립홈 장애인 3∼4명이 함께 모여 살지만 사회복지사가 상주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도움만 주는 주거형태.
  • 코디 성폭행 개그맨 입건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자신의 코디네이터인 여자친구 B씨를 성폭행한 모 방송국 공채 출신 개그맨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A씨는 지난해 2월 초 자신의 집에서 B씨와 심하게 말다툼을 한 뒤 B씨를 때리고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성관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컴퓨터에 보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가 뒤늦게 고소해와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2일 출석한 A씨는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한 상태”라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단독]사이버 공간 성매매 백태

    “ㅂㄱ가능해여/(비건전만남 가능해요?)”A씨가 묻는다. “ㅇㅇ(응)”상대 여성의 답이다.‘ㄴㄴ(아니)’라고 대답했으면 했는데…. 하지만 곧 “얼마 원함/ㅋㅋ”,“님히 원하는 거 있어염/”이라는 거래 금액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문답이 오간다. “어데가 좋아효?”,“강남 쪽으루..”,“난 신촌 쪽인데 일로 오는 게 어떤지../”,“앙 그럼.. 제가 글루 갈께염ㅋㅋ”상대 여성이 원하는 곳으로 섣불리 찾아가겠다고 나서면 상대는 밀어붙이는 남자에게 부담을 느껴 더 이상 채팅을 진행하지 않는다.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다. “핸펀 버노는여/”,“010-****-****. 지그ㅁ 그 쪽도 문자 보내여.”,“ㅇㅇ”결국 걸려들고 말았다. 한숨이 나온다. 대화가 오간 곳은 ‘애인대행 사이트’다.‘비건전만남’이란 성매매를 뜻하는 그들만의 은어다.‘비 건’,‘비’,‘삐’,‘b’,‘비ㄱ’,‘ㅂㄱ’ 등으로 변형돼 쓰이기도 한다.‘/’는 컴퓨터 자판에서 물음표를 치기 위해선 ‘쉬프트(Shift)’키와 ‘/(?)’키를 함께 눌러줘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 그냥 /키만 누른 데서 나왔다. 일부러 오타도 낸다. 사이버 공간에서 채팅 은어를 연구하고 심리까지 꿰뚫으며 성매매 차단에 나선 A씨는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일철(40) 경사. 박 경사는 동료 한 명을 데리고 신촌으로 향한다. 차번호를 알아본 여성이 차에 탄다. 곧 주변에서 기다리던 동료 형사가 따라 타고 여성을 검거하려 한다. 놀란 토끼눈을 한 여성이 “왜 이러세요.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라며 동료 형사를 밀치고 차도 건너편으로 도망친다. 애써 쫓으면 차에 치일 우려가 있어 그냥 둔다. 전화를 걸어 “이미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약속장소에 나온 걸로 성매매 혐의가 인정된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같은 사람에게 걸려 다치지 말고 조사받으러 오라.”고 한다. 십중팔구는 순순히 경찰서에 나온다. 최종 검거 목적은 성구매 남성이다. 여성의 6개월간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모두 뽑는다. 수상한 남성들의 통화내역을 추려내 경찰서로 오라고 한다. 별별 남성들이 다 있다.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나까지 엮이면 너는 가중처벌된다. 실적 올리려는 형사에게 속지 말라.”고 회유하기도 한다.‘대포폰’을 쓰거나 유영철처럼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공중전화로 추적을 피하는 지능형 성구매범도 있다. 경찰을 사칭해 “너 나한테 잡혀야 하는데, 맘에 드니까 이번만은 봐준다.”며 협박성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한다. 박 경사는 회유당한 여성들에게 “당신들은 보통 생계형 범죄자여서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끝나니 재범만 하지 않으면 되지만, 성구매 남성들은 또 다른 여성 피해자를 낳는다.”고 설득한다. 지난해 9월부터 성구매 남성 250여명이 그의 그물망에 걸려들었다. “지난해 10월에 붙잡힌 한 여자 아이는 아버지가 암으로 죽었고, 어머니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데다 오빠는 장애인이라 어쩔 수 없이 이 세계로 빠져들었더군요. 그들을 딸처럼 생각하고 비겁한 성구매는 좀 안하면 안될까요.”박 경사가 한숨을 내쉰다. 이재훈 신혜원기자 nomad@seoul.co.kr
  • TV판 ‘터미네이터’ 美서 인기리에 첫방송

    TV판 ‘터미네이터’ 美서 인기리에 첫방송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은 TV판 ‘터미네이터:사라 코너 일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가 지난 14일(한국시간) 인기리에 방영됐다. 유명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TV판 터미네이터가 방송 첫날 1830만명의 시청자들을 확보, 과거 3년간 선보인 신(新)프로그램들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 극작가조합(WGA)의 파업으로 대본없이 만들어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이때에 드라마의 힘을 과시했다.”며 터미네이터의 향후 행보와 반응에 대해서 주목했다. 14일 방송된 드라마 터미네이터는 영화 터미네이터 2편 이후부터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심판의 날을 피한 코너 모자(母子)와 미래에서 파견된 새로운 터미네이터들의 등장이 첫 편의 핵심 줄거리이다. 아울러 코너 모자의 든든한 지원군인 터미네이터 ‘캐머론’이 나와 눈길을 끌었으며 이 역할은 여배우 서머 글로(27)가 맡았다. 캐머론은 왜소한 체구에도 코너 모자를 죽이려는 터미네이터 ‘크로마티’(데이비드 킬드 분)를 통쾌한 액션으로 무찔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미국 언론은 터미네이터의 성공적인 데뷔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15일(한국시간) 방송될 2편까지 지켜봐야 TV판 터미네이터의 성공여부가 판가름난다는 것. 버라이어티는 “방송된 지 수주일만에 시청률 급락으로 방영중지된 NBC의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과 시청률 하락세인 ‘히어로즈’(HEROES) 시즌 2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비평가들의 반응도 좋고 라이벌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뿐이라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사진=’터미네이터:사라 코너 일대기’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76년 美견제로 加 원자로 도입 무산 위기도

    76년 美견제로 加 원자로 도입 무산 위기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6년 우리 정부가 캐나다로부터 원자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로 막판까지 한국과 캐나다간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1977년 6월 미 하원 프레이저 청문회를 통해 김대중 납치사건 등 박정희 정권의 비리와 대미공작을 폭로한 것과 관련, 한국 정부가 ‘김씨의 망명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조속한 신병인도를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통상부는 15일 이런 내용들이 포함된 생산 또는 접수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문서 17만여 쪽을 공개한다. 이들 중 ‘캐나다 원자로형 도입 차관(1975∼1977년)’ 관련 외교문서에 따르면 한국과 캐나다 양국 정부는 협상 체결시한이던 1976년 1월말 직전에 협상 결렬의 위기까지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시 한국 정부가 프랑스로부터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미국이 반대했고 이에 캐나다 정부가 동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간 협상은 결국 한국 정부가 재처리시설의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같은 달 26일 서울에서 체결됐다. 또 박정희 정권에서 최장수 중앙정보부장을 지내다 미국으로 망명한 김형욱씨가 1977년 김대중 납치사건 등 박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자 당시 한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김씨의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고소를 제기하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1977년 6월23일 최규하 당시 국무총리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등은 총리공관에서 김형욱 사건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재미교포들에게 김형욱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제기토록 하자고 결론지었다. 또 외무부를 통해 미 행정부에 김형욱의 미국 망명이 설립되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신병인도를 요구하자고 했다. 이와 함께 각 일간지에 사설과 기획기사, 사회단체 명의의 규탄성명 등을 게재토록 하는 등 국내 언론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기사는 주로 김형욱의 인격을 비하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싣도록 하고 외국과의 정치자금 및 스위스은행 거래설에 대한 외신들 보도내용은 원문대로 국내언론에 보도하도록 했다. 이밖에 북한이 1977년 6월21일 200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하고 일본이 어로자원 확보 및 민간선박 보호를 위해 북·일간 접촉을 시도하자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자제를 일본측에 요청하는 등 북·일 교섭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고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공개되는 문서들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마이크로 필름으로 열람할 수 있으며 문서 목록은 외교사료관 홈페이지(www.diplomaticarchives.go.kr)와 국내 주요 도서관 등에 배포한 책자를 통해서 볼 수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할린 미즈호 한인 학살은 日 조직적 만행”

    ‘제2의 관동대지진’ 사건으로 알려진 러시아 사할린 미즈호 한인학살 사건이 일본 민간인들의 조직적인 만행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는 14일 1945년 해방 직후인 8월20일부터 6일 동안 러시아 사할린 미즈호 마을에서 한인 동포 27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주인공은 바로 같은 마을 일본 주민 19명이 자체 조직한 재향군인회와 청년단 소속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가 무너진 직후 식민지배를 받던 한인들이 봉기해 자신들에게 위협을 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조를 짜서 엿새 동안 한인 이웃들의 집을 차례로 습격, 부녀자 3명과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이 마을 한인들 거의 전원을 살해했다. 진상규명위는 다음달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공식 발간할 예정이다. 진상규명위는 특별법에 따라 2004년 11월 발족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연대 교수가 딸 편입학 심사

    대학 여교수가 자신이 심사위원을 맡은 편입학 시험에서 딸이 만점에 가까운 성적으로 합격, 입학부정 의혹이 일고 있다. 연세대 편입학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13일 간호대학의 2007학년도 편입학 시험 때 부학장의 딸이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연세대 간호학과에 편입학한 김모양의 어머니가 당시 간호대학 부학장 신분으로 서류전형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양 어머니가 김양을 직접 채점했거나 다른 교수들의 채점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 범죄 혐의를 찾고 있다. 서울 서부지검 구본민 차장검사는 “교육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온 여러 비리의혹 가운데 포함된 내용으로 수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신학과 과목인 기독교 세계문화를 이수한 학생에 대해 생물학과를 이수한 것으로 보고 치대 편입학을 인정한 비리와 지난 2005년 치대에 합격한 뒤 발전기금 수천만원을 기부한 학생 2명의 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2007년은 세기의 테너 파바로티가 71세를 일기로 타계함으로써 우리와 이제 긴 이별을 고하였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이 72세의 미모로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피렐리 달력(www.pirellical.com)에 기네스북이 인정하는 최고령 미인 모델로 등장하여 우리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이 뉴스를 들으며 떠오른 추억과 상념이다. 얘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폴란드 바르샤바 행 비행기 탑승객 대합실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나 같은 비행기로 날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슈퍼스타 소피아 로렌이다. 그녀는 당시 이미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놀랍게도 늘씬한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소피아 로렌이시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내가 말을 건네자, 그녀는 엷은 미소로 답례를 하였다. “나는 현재 폴란드에 주재하면서 현지법인 사장을 하는 한국의 비즈니스맨입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당신의 영화를 보았어요. 그리고 언젠가 한번은 직접 당신을 만날 날이 있으면 하고 살아 왔어요.” 옆에 집사람이 같이 있어 그 이상 오버할 수는 없었다. 내가 열렬 팬임을 강조하자 그녀는 “저도 폴란드에 행사가 있어 갑니다만 무슨 영화를 봤습니까?”하고 되물어 왔었다. 내가 하녀(La donna del Fiume), 엘시드(El Cid), 해바라기(Girasoli), 흑란(The Black Orchid), 두 여인(La Ciociara) 등을 읊어대자 그제야 그녀의 표정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1959년의 <흑란>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여우상을, 1961년의 <두 여인>으로 아카데미상과 칸느영화제 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90여 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았다. 그녀는 미혼모, 위안부, 생활력이 강한 가정부인, 러시아 백작부인, 아랍계 여인, 레지스탕스 스파이, 로마황제의 공주, 스페인 귀부인, 미국인 미망인, 술집 여인, 그리스 해변의 해녀, 성폭력피해자 등등 다양한 역을 해내었다. 나의 청춘 소피아 로렌, 그녀의 맘보로 포 강은 푸르다 돌이켜 보면 소피아 로렌에 흠뻑 빠진 것은 내 나이 15세의 사춘기에 마주친 그녀의 출세작 <하녀>(河女, Woman of the River)의 스틸 한 장이었다. 하녀는 <강의 여인>으로 풀어서 말할 수 있는데 그 당시 그녀는 1미터 74센티의 키에 38-24-38의 몸매에 21세의 싱싱한 나이로 일약 세계적 관능 미인으로 뜨게 되었다. 이 영화를 접하고서 그녀는 나의 연상의 연인화되었다. 나는 바로 줄리안 듀비비에 감독의 명작 <나의 청춘 마리안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며 환상의 여인 마리안느에 빠져드는 사춘기 청년 뱅상(Vincent Loringer)이 된 것이다. 맘보 리듬을 타고 폭발한 야성적인 에로티시즘 영화에서 소피아 로렌은 그의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였다. 이 영화의 무대인 강은 바로 이탈리아의 포 강이다. 처음에는 포 강 하구의 델타 지역에 있는 뱀장어 통조림 공장의 여직공인 자유분방한 젊은 여성으로, 그리고 후반부에는 바람둥이 어부로서 밀수꾼인 남주인공에 버림받고 사탕수수밭의 일군으로 벗어부친 미혼모로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마을 댄스파티에서 ‘맘보 바캉’이라는 주제가의 선율 속에 치맛자락을 바람결에 들어 올리며 늘씬한 다리를 뽐내는 육감적인 신은 뭇 사나이들을 뇌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이 주제가 맘보 바캉을 직접 부른 음반을 내기도 하였다. ‘라라라 라라라라 맘보 맘보, 맘보 바캉.’ 그리하여 이 경쾌한 노래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삶을 일깨워줬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포 강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으로서 전장 652km로 낙동강 길이보다 30%가량 길고 그 유역 면적은 71,000km²로서 북부 이탈리아의 생활과 문화를 지배하는 중요한 강이다. 코티안 알프스의 몬비소에서 발원하여 베니스 근처의 아드리아 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5개의 하구 델타 유역에는 수백 개의 지류와 운하가 거미줄 같이 얽혀 있다. 이 강은 예사로운 강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포 강 유역을 무대로 로케한 이탈리아 대표적 명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말 지주계급과 농부들의 갈등 속에서 시들어 가는 근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라투아다 감독의 <포 강의 물방앗간> (The Mill on the Po), 쫓기는 범인이 숨어든 농장에서 쌀 농사꾼인 풍만한 여인(실바나 망가노 분)과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데산티스 감독의 <쓴 쌀>(苦米:Bitter Rice), 명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단편영화 <포 강의 사람들>(Gente Del Po)이 그 것이다. 파바로티의 노래와 함께 포 강은 오늘도 흐른다. 그런데 이 강은 최근에 반갑지 않은 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강물의 수질 분석 결과 하루에 2만7천명의 젊은이가 투약할 정도의 코카인 마약 성분이 계속 추출되었으며 그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체의 대소변을 통하여 흘러나왔을 것이니 이탈리아 젊은이의 타락상을 보는 것 같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금년(2007년) 5월에 강줄기의 여기저기에서 바닥이 들어나도록 물이 부족해 졌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200년만의 겨울 난동을 겪었고 알프스에 눈이 제대로 오지 않은 결과이다. 인간이 저지른 탄산가스 분출에 따른 업보이다. 이 강의 광활한 유역에는 산업과 문화면에서 유명한 도시들이 포진해 있다. 토리노, 밀라노, 베로나, 모데나 등이 그것이다. 특히 모데나는 바로 20세기 말 최고의 테너였던 파바로티의 고향이며 2007년 9월 6일 그가 숨을 거둔 자택이 있는 곳이다. 그는 1935년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그의 가족은 가난했다. 아버지 페르난도는 빵을 굽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담배 공장에서 일했는데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출세 후 파바로티는 2005년 9월 1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 총보는 거의 읽을 수 없으나 피아노 파트의 반주용 악보라면 읽을 수 있다고 고백하였다. 학위 위조사건으로 떠들썩한 한국과 달리 그는 이렇다 할 정규대학교육을 받지 않고도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는 보험 외판사원도 했다. 1961년 고향의 극장에서 라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오페라에 뒤 늦게 데뷔했다. 그런데 출세 후에 더욱 빛을 발한 것은 혼자서 돈을 세면서 호의호식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자선공연을 통하여 뜨거운 인류애를 보여줌으로써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에 보답해야 하는지를 보여 줬다는 점이다. 그는 고향 모데나에서 각각 보스니아와 이라크 고아와 아프간 난민, 그리고 코소보 난민 등을 위하여 해마다 자선공연을 열었다. 이렇게 해서 적어도 1천 3백만 달러의 모금을 해서 유엔에 협조하였다. 아프간을 돕는다고 몰려가서 돕기는커녕 탈레반 테러범에게 인질이 되어 외신에 의하면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거액의 몸값을 인질범에게 넘겨주고도 귀중한 인명 피해를 보면서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눈총만 키우고 돌아온 우리네 현실에 비해 파바로티에게 배울 점이 많다. 뒤에서 순교운운하면서 이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데는 더욱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값진 순교를 하려면 뒤에서 남을 시키지 말고 본인들이 가서 몸소 순교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2001년 서울에서 파바로티의 공연을 보면서 소피아 로렌이 생각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바람둥이에게 버림받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나폴리 빈민가에서 자라나 고등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어려운 여건을 딛고 일어서서 15살 때부터 영화계에 몸을 던져 드디어 슈퍼스타가 되고 오늘날에는 여러 사회활동을 하는 소피아 로렌과는 인생역정에서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할 것이다. 포 강의 젖 줄기가 있었기에 이탈리아가 낳은 예술문화계의 남녀 톱스타 즉 소피아 로렌과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 더 있다. 포강의 상류에 있는 토리노는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피아트본사가 있고 2006년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곳이다. 소피아 로렌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기를 봉송하는 영광스런 역을 해내었다. 이 개막식에서 파바로티는 생애 마지막 공연이 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오랜 기립 박수를 받았다. 결국 이 두 슈퍼스타의 출세는 포 강에서 시작되고 포 강가에서 완성된 느낌이다. 포 강의 쿠르즈 십 ‘리버 클라우드’ 호를 타면 9일 동안 이들 도시의 상당 부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삶과 꿈, 마이 웨이 지금도 나는 비디오로 떠서 소장한 그녀의 영화 <하녀>에서 그녀의 맘보 바캉을 때때로 감상하며 젊은 날의 아린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고 있노라면 소피아 로렌 그녀가 남긴 다음과 같은 어록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그저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하지요. 그러면서도 그걸 이뤄낼 힘인 절제로 단련하는 데는 게을리 하지요. 사람들이 약한 겁니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정말 지독히 원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Many people think they want things, but they don’t really have the strength, the discipline. They are weak. I believe that you get what you want if you want it badly enough.)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양대 사학 차기총장 누구?

    양대 사학인 고려대와 연세대 총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대는 이필상 전 총장의 논문 표절 시비 이후 총장서리 체제를, 연대는 부인의 편입학 청탁 의혹으로 정창영 전 총장이 물러난 뒤 직무대행 체제를 꾸려왔다. 고려대는 오는 17일 법인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김호영(59·기계공학과), 염재호(53·행정학과), 이기수(63·법학과) 교수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임명한다. 일단 염 교수가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염 교수는 2002년 16대 대통령후보 TV합동토론회 사회를 맡았고,TV시사프로그램도 진행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데다 추천위 후보 심사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추천위 평가에서 2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이 교수가 지난 16대 총장 선임과정에서 추천위 평가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학내에 신망이 두텁고 인맥관리를 잘한다는 평이 있어 염 교수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김 교수는 학생처장과 교무부총장 등의 풍부한 행정경험을 가진 데다 이공계열 교수들의 지지를 받는다. 연세대는 오는 18일 재단 이사회를 열고 김한중(60·의과대), 이성호(62·교육학과), 주인기(59·경영대) 교수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이성호 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선두주자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교수평의회에서 치러진 총장후보 선출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추천위에 직접 등록해 교수평의회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교수평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교수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태 회계사연맹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대외활동이 활발한 주 교수도 무시 못할 후보로 꼽힌다.이재훈 이경원기자nomad@seoul.co.kr
  •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필리핀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조안(57·여)은 지난해 9월 가정부로 일하던 서울 성북동의 한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분당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은 하루만에 퇴원시켰다. 정밀진단을 받아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몸은 점점 초췌해졌다.12월 초 피를 토하며 다시 쓰러졌다. 철결핍성 빈혈에다 대장암 3기였다. 항암치료에만 1000만원 정도 든다. 지난해 9월 정밀진단을 받았으면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베트남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반큼(28)은 대뇌동경맥기형 발작장애를 앓고 있지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했다. 수술비가 없을 것 같고 보증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무료진료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립의료원을 찾았지만 방사선 치료시설이 없다고 했다. 발작이 심하면 바로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천주교 의정부이주노동자상담소측이 치료비 3000만원을 가까스로 빌려온 뒤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 사회의 극빈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의료복지 사각지대의 끝으로 더 내몰릴 전망이다. 이주노동자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무료진료사업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조만간 이주노동자의 본인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개정될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스리랑카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카밀(55)은 지난해 12월 초 가슴을 콱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병원에 갔더니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했다. 심장조형술을 받으려면 500만원이 든다고 했다. 입국한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아 돈이 없었다. 무료진료사업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조만간 본인부담이 대폭 증가하게 돼 있어 신청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언제 발작을 일으킬지 모를 폭탄을 심장에 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부터 로또 복권기금을 활용해 이주노동자의 응급입원진료와 당일 외래수술 등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무료진료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복권기금 지원이 끊기며 석달 동안 사업이 중단됐다. 다행히 올초 자체예산 48억원을 투입해 재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정의료원이 60여곳밖에 되지 않아 응급환자들이 지정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데다 지정의료원이 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조만간 이주노동자 본인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바뀔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공공의료팀 관계자는 “47억여원으로 운영했던 지난해 9월 말 기금이 고갈되면서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올 연말에도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고, 대상자가 아니면서 지원금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환자 본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지침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무료진료사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이애란 의료팀장은 “건강보험에 가입된 이주노동자들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처럼 위장해 악용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보험공단 조회로 간단히 막을 수 있어 시스템으로 보완이 가능한데 전체를 대상으로 본인 부담을 늘리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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