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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Q&A] 골리앗 크레인 1달러에 매각 결단…부실 조선업 대신 지식산업 도시로

    이번 산업계 구조조정은 단순히 부실 기업 솎아내기가 아니다. 핵심은 주력 산업의 재편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려보자는 것이다.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고, 실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 투입을 고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수술(구조조정)이 실패하면 우리 경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게 스웨덴식 구조조정이다. 1990년대 초반 경제위기로 재정이 악화된 스웨덴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재정·복지·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조선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은 반전의 ‘매력’도 참고할 만하다. Q. 스웨덴식 구조조정의 핵심은. A.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년 연속 역성장, 9%대 실업률 등 고부담·고복지 체계의 한계에 봉착한 스웨덴 정부는 균형재정 정책을 도입하고 연금 제도 등 복지 정책을 전면 손질했다. ‘퍼주기식 복지’로 국고가 고갈되자 기여한 만큼 지급하는 ‘선택적 복지’로 갈아탄 것이다. 4년 만에 재정은 흑자전환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84.4%(1996년)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3.9%까지 떨어졌다. 기업 체질도 강화되면서 이후 10년간 노동생산성(2.5%)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2.0%)를 웃돌았다. Q. 조선업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 A. 처음부터 조선업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은 아니었다. 스웨덴 남부의 항구도시 말뫼에 위치한 코쿰스 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10년간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가격·품질 경쟁력에서 밀린 조선소가 회생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통폐합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세계 최고 높이(138m)의 크레인을 파는 결단도 내렸다. 대신 조선소 터에는 정보기술(IT), 바이오 업체를 입주시키고, 실직자를 위한 전직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조선소 도시가 지식기반 산업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 Q.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가. A. 경제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돌파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한 점도 배울 점이다. OECD에 따르면 스웨덴의 지식기반 투자 비중은 GDP의 10%에 달한다. 유럽연합(EU) 28개국 중 두 번째로 혁신 지수가 높다. 자동차, 화학·제약, 항공우주 등 주력 산업의 높은 연구개발(R&D) 투자(매출 대비 8~9%)도 눈에 띈다. 다만 연구개발비가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무조건적인 답습은 곤란하다는 주장(한국산업기술진흥원)도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강서, 유니세프와 어깨동무

    강서, 유니세프와 어깨동무

    아동친화도시 조성 업무 협약 조례 제정·권리 교육 등 강화 “우리 자녀가 권리를 존중받으면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하겠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9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서대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청소년수련관, 강서학대예방센터, 청소년쉼터, 초·중·고교 교장 등 관계자 40명이 모인 가운데 이렇게 선언했다. 강서구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무는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지수를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2017년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 지정에 도전하기로 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아동친화도시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지역 사회로, 유니세프의 인증을 받아 선정된다. 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아동친화도시 조성 10대 원칙 시행 지원, 아동권리 전략개발 구축 등 아동의 4대 기본권 보장과 증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유엔은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아동의 4대 기본권으로 정했다. 이 기본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구는 아동·청소년, 부모, 아동관계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오는 6월에는 지역 어린이들의 기본권 침해 사례와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조례 제정과 아동권리교육 등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노 구청장은 “강서구는 올해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면서 아동과 청소년의 교육 현장을 마을 단위로 확장하고 청소년 주도형 사업을 민간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아동친화도시 조성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지수를 점차 높여 아이 행복 1번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열린세상] 20대 국회, 권력 재분배 정책을 기대한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20대 국회, 권력 재분배 정책을 기대한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자본주의는 선량한 시민에게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된다고 약속을 한다. 그 말을 믿고 열심히 일했으나 부자가 될 수 없었던 선량한 시민은 다시 자본주의를 찾아가 항변한다. 그러자 자본주의는 소득재분배를 하고 있으니 기다리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달랜다. 선량한 시민은 다시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기다렸으나 부자는 꿈이었을 뿐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가난은 그를 떠나지 않았고, 자녀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는 유산이 됐다.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량한 시민이 부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국가의 부가 쌓이면 개인도 부자가 될 기회가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1995년 69.6%에서 2014년 64.3%로 5.3% 포인트 떨어졌다. 그 낙폭은 OECD 회원국 중 오스트리아의 5.8%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다.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 하락은 정부, 기업, 가계의 비중에서 가계의 몫이 줄어들고 기업의 몫이 늘었다는 의미다. 가계를 희생으로 기업이 배를 불린 결과다. 한국에서 선량한 시민이 부자가 되기 어려운 이유다. 가난하면 오래 살지도 못해 억울한 일이 많다. 부자는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명도 짧다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미국인은 소득 상위층 10%가 하위 10%보다 7년이나 더 산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하위 소득층에 비해 상위 소득층이 오래 살고, 삶의 질도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에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어 월액을 기준으로 가난한 사람은 덜 내고 더 받고, 부자는 더 내고 덜 받는다. 그러나 일생 받는 총액 기준으로 하면 정반대다. 하위 소득자는 생존 기간이 짧아 연금 수령 기간도 짧고, 일생 받는 총액이 그만큼 줄지만, 상위 소득자는 수령 기간이 길어 총액이 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연금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45%이지만 상위 소득층의 소득대체율은 30% 선, 하위 소득층의 그것은 60% 선이어서 저소득층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차감된다. 한국은 미국처럼 이 해소 장치도 없다. 국민연금에는 소득이 올라가더라도 일정 수준까지만 보험료를 내는 장치가 소득 상한인데 현재 421만원으로 소득 10분위 중에서 6분위 평균소득 419만원 수준이다. 7분위 평균소득 477만원보다 낮다. 소득 6분위 이상의 연금 보험료가 같은 구조에서는 소득재분배 기능은 없다. 소득 8, 9, 10분위가 보험료를 더 내야 소득재분배 기능이 산다. 그런데 보험연구원의 한 보고서는 소득 상한을 올리면 재분배가 오히려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소득세에서도 취약하다. 누진제의 불평등 완화 효과가 약하다. OECD 회원국 24개국을 대상으로 누진제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3위다. 금융연구원에서도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소득세의 최고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누진제 강화를 주장할 정도다. 한국도 소득세 최고세율이 70%였던 적이 있었다. 50% 이하로 하락한 것은 1994년 이후였음을 고려하면 되돌려 놓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대로라면 한국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에드워드 로이스가 말했듯이 부자들에 의한 조종 때문이다. 기업이 이익을 독식하고 나누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하면 서민들이 앞장서서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를 만든다고 기업을 대변한다. 분배를 경제의 중심에 두고 가계소비가 기업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어 가는 분수효과 성장론을 제시하면 서민이 먼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부자들의 조종 탓일 가능성이 크다.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재분배가 필수조건이다. 권력의 재분배는 정책결정 과정에 건전한 시민 참여의 길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되는 정치지형의 변동이 생겼다. 여당은 협치를 선언했다. 시민사회에도 좋은 기회다. 건전한 시민사회 활동과 더불어 권력 재분배를 요구할 절묘한 시점이다. 조종받지 않는 권력 재분배만이 서민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길이다.
  • 미세먼지 농도 보통이면 괜찮다? 외국선 나쁨!

    미세먼지 농도 보통이면 괜찮다? 외국선 나쁨!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도 작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입자가 워낙 작아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 유병률을 높이며 조기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미세먼지는 먼지 직경에 따라 미세먼지(PM10·입자크기 10㎛ 이하)와 초미세먼지(PM2.5·입자크기 2.5㎛이하)로 구분한다.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36∼50㎍(마이크로그램)/㎥이면 급성 폐질환 유병률이 10% 증가하며, 51∼80㎍/㎥이면 만성천식 유병률이 10% 증가한다. PM10 미세먼지 농도가 120∼200㎍/㎥이어도 일반인의 만성천식 유병률이 10%, 201~300㎍/㎥이면 급성천식 유병률이 10% 늘어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워낙 작아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하늘은 맑아 보인다. 방심하기 쉬워 날씨가 좋더라도 미세먼지 예보는 꼭 확인하고 집을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재 미세먼지 측정망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어 건강영향을 예측할 수 없는 지역이 다수다. 미세먼지 농도가 옅다고 안심할 순 없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농도 80㎍/㎥까지를 ‘보통’이라고 보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은 보통이 아니라 ‘나쁨’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연평균 20㎍/㎥, 하루평균 50㎍/㎥이지만 우리나라의 기준치는 연평균 50㎍/㎥, 하루평균 100㎍/㎥이다. WHO는 미세먼지 기준치가 연평균 20㎍/㎥, 하루평균 50㎍/㎥ 정도는 돼야 심폐질환과 폐암에 의한 사망률 증가 정도가 가장 낮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치가 워낙 높아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도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취약군은 되도록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기준치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우리나라 연간 평균 기준은 25㎍/㎥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15㎍/㎥이다. 호주는 WHO 권고기준(10㎍/㎥)보다도 낮은 8㎍/㎥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도 유입되고 있지만, 2013년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노후 자동차와 건설장비 등 오염원에 대한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실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흡연이 잦은 당구장 실내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63.1㎍/㎥으로, 미국 환경청 실외 공기 질 기준(12㎍/㎥)보다 5배 높고, WHO 기준(25㎍/㎥)보다는 2.5배 이상 높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의 매연, 음식 조리 시에도 발생하지만 흡연할 때도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얼굴과 손발 등을 깨끗이 씻는 등 생활습관을 좀 더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국, 마트, 편의점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살 때는 반드시 제품 외부 포장의 ‘의약외품’이란 문구와 KF80, KF94 표시를 확인한다. ‘코리아 필터’의 줄임말인 ‘KF’는 해당 제품의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데 KF80은 평균 입자크기 0.6㎛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입자크기 0.4㎛ 미세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지며 세탁하면 오히려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기술보증기금] 톡톡 튀는 기술 팍팍 밀어드립니다… 벤처 미래 밝히는 수호천사

    [공기업 사람들 기술보증기금] 톡톡 튀는 기술 팍팍 밀어드립니다… 벤처 미래 밝히는 수호천사

    기술력 심사해 창업 자금 대출 ‘1000억 클럽’ 벤처 73% 수혜 기술보증기금(기보)은 기술은 있지만, 담보 능력이 부족해 은행에서 사업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1989년에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이다. 1997년 3월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도입해 지금까지 기술금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해 왔다. ‘1000억 클럽’에 가입한 벤처 기업의 93%(2014년 기준), 코스닥 등록 기업의 73%(2015년 기준)가 기보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은 구성원들의 자긍심이기도 하다. 매출 실적이 전혀 없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등에 대한 신규 기술창업기업 비중이 지난 연말 기준 55.8%에 달한다. 아직 창업조차 하지 않은 예비창업자에게 사전 보증도 선다.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들고 기보에 찾아오면 이를 심사해 대출 규모를 정하고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식이다. 올해부터는 창업 기업의 연대보증도 면제해 주고 있다. 그런데도 사고율이 ‘예상’을 벗어난다. 예컨대 지난해 기준 예비창업자 대출의 사고율은 2.3%로 일반 창업자 사고율 4.5%보다 2.2% 포인트나 낮다. 배경에는 기보가 자랑하는 기술평가시스템이 있다. 기보는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아닌 보유한 기술을 평가해 자금을 지원한다. 19년간 축적된 기업 데이터와 평가 노하우를 중심으로 미래성장 가능성과 사업 부실화 위험을 동시에 평가한다. 이 과정에는 국내 최고의 기술평가 전문인력이 참여한다. 기보는 전체 직원(1124명)의 절반이 넘는 580여명이 기술평가 전문인력이다. 박사급만도 168명이다. 기보 관계자는 “다들 위험하다고 해도 우린 우리만의 잣대로 신용과 리스크를 평가한다”면서 ”그속엔 구성원의 집단지성과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 있다”고 자부했다. 기보가 최근 공을 들이는 것은 창업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창업 기업의 3년 후 생존율은 41%에 불과하다. 창업한 10개 회사 중 6곳이 3년 안에 망한다는 이야기다. 미국(57.6%), 호주(62.8%)는 물론 이탈리아(54.8%) 등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벤처업계에선 창업 후 3~7년 사이 찾아오는 고비를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부른다. 단, 이 계곡만 넘기면 생각보다 오래 또 높게 날 수 있다. 기보는 올해 3월부터 창업기업이 데스밸리를 신속하게 극복하고, 성장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창업 후 7년 이내 기업을 ▲예비창업 ▲창업단계 ▲성장단계로 구분해 성장단계별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보 측은 “기술력을 지닌 기업을 부화시켜 스스로 멀리 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 주는 게 기보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청년 취업난 완화를 위한 대학 정책 성공 조건

    청년 취업난 완화를 위한 대학 정책 성공 조건

    정부는 대학이 사회수요에 부응하여 학과를 조정하고, ‘사회맞춤형 학과’ 육성 등을 통해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며,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해 대학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며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대학 교육의 개혁을 통해 청년 취업난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근본 가정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만일 좋은 일자리는 많은데 거기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대학 졸업생이 부족하여 청년 취업난이 발생하고 있다면 이러한 시도가 크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정책의 바탕에는 졸업한 학생들을 채용해보면 곧바로 활용하기가 어렵고 몇 개월 연수를 시켜야 한다는 기업체들의 비판이 깔려있다. 하지만 대학은 특정 기업의 인력을 배출하는 직업훈련소가 아니다. 만일 대학이 신입생을 받아들인 후 4년간 특정 기업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였는데 그 사이에 기술이 변화되거나 갑작스러운 세계 경제의 변화로 매출이 줄어 신규사원 채용을 크게 줄이면 그 졸업생은 어찌 되겠는가? 기업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비롯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리고 맡겨진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통해 취업보장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한 졸업생들이 특정 기업에 곧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길러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자 하는데 원하는 기초 역량을 갖춘 지원자를 원하는 만큼 찾을 수가 없을 경우, 신입사원을 연수시키는데 기본이 되어 있지 않아 연수가 불가능한 상황일 경우에는 대학교육 프로그램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기업체가 신입사원 대상 연수를 3개월 혹은 6개월 시키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하여 그러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한 기업은 연수비를 특정 대학에 지원해주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일본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혹독한 훈련과정을 통해 자기 회사에 적합한 인력으로 변모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의 현실은 대학졸업생이 가고자 하는 좋은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여 청년 실업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방식의 정부와 대학의 시도는 크게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좋은 일자리 부족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펼쳐온 결과 발생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노동시장의 이원화 및 분단 구조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경총 제공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일본은 영세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이 100이라면 중소기업 106.7, 대기업 112.2로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영세기업정규직 대졸 초임이 100이라면 중소기업 121.1, 대기업 169.2로 큰 차이를 보인다. 1980년대에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90% 수준이었고, 특히 1980년에는 97%로 거의 똑같았는데 지금은 50~60%대로 떨어진 우리나라 노동시장 양극화·분단화 현상은 국가가 대기업 위주의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추진한 결과이다.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하던 1980년대~1990년대까지도 불평등이 악화되지 않았거나 심지어 완화된 거의 유일한 나라였는데 지금은 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 격차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3~4번째로 높은 나라가 되었다. 하위 임금(중위임금의 2/3 미만) 비중이 2012년 현재 25.1%로 OECD 국가 평균인 16.3%보다 훨씬 높다. 또한 상위 10%와 하위 10% 사이의 소득 비율도 4.71로 OECD 평균이나 다른 선진국보다도 훨씬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착취구조를 완화하여 중소기업 근무자도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착취구조를 완화하면 대기업은 과도한 초임 지급이 불가능해질 것이고, 중소기업은 초임을 높일 수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초임 차이는 일본이나 대만처럼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것이다. 그리하면 중소기업도 좋은 일자리로 인식이 되어 자연스럽게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게 된다. 이러한 직업시장의 인프라가 구축될 때 정부의 대학 지원 정책 지원도 그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직업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대학들이 해야 할 것은 졸업생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생활과 근무가 가능한 세계화시대에 적합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다. 지식 생산과 공유 그리고 취업 준비라는 기능과 일반적 통념에 도전하는 비판적 기능 사이의 긴장감을 잘 유지해가는 것 그 것이 오늘의 대학에 주어진 도전과제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 부모가 한달 내 출생신고… 누락·허위 등 ‘구멍’

    아동학대, 불법 입양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출생신고 의무를 부모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 선진국들은 출생신고 의무를 의료기관에 직접 부여해 신고 누락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출생신고 기간도 10일 이내로 짧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점을 보여줬다. 6일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생신고 개선, 아동보호 첫걸음’ 보고서에서 “줄 이은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시행된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 결과, 출생신고가 아예 누락되거나 허위 출생신고된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되면서 어이없는 차질을 빚곤 한다”며 “예방접종 등 의료 혜택 및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아동이 없도록 출생신고체계의 취약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호주·뉴질랜드·영국·미국·캐나다 등은 출생신고 의무를 의료기관에 둬 신고 누락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신고 기간도 10일 이내다. 독일은 부모와 의료기관 모두에 출생신고 의무를 지웠다. 반면 한국은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출생신고 의무자를 부모로 규정했다. 출생 사실 통보 기한도 1개월 이내로 다른 국가에 비해 뚜렷하게 길다. 또 출생신고서 없이도 2명이 보증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인우보증제’를 시행 중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이 출생하는 즉시 신고해야 하고 협약국은 이를 국내법으로 보장해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매일 39명 극단적 선택하는데 자살예방 예산 日의 30분의 1”

    “매일 39명 극단적 선택하는데 자살예방 예산 日의 30분의 1”

    “사회와 가정의 구성원들이 조금씩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핀다면 자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자살 예방 의지가 너무 빈약합니다.” 2012년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를 만들어 최근 대표에 취임한 조성돈(49)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조 교수는 5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자살은 엄연한 사회적 질병”이라며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예방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교수는 연세대 신학과를 거쳐 독일 킬대학과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수학한 신학자로 자살 예방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독일에서 귀국한 2002년 통계청 자료를 보곤 충격받았다고 한다. “자살이 우리나라 국민 사망 원인 중 4번째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잘 알려졌듯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1년째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지요.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한 해 자살 예방 예산은 90억원에도 못 미칩니다. 일본의 3000억원에 비하면 30분의1 수준이지요.” 목회사회학을 전공한 조 교수는 귀국 직후부터 줄곧 교회들에 자살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 운동을 권유했지만 외면과 핀잔을 받기 일쑤였다. 그래서 공동운동을 벌일 단체인 목회사회학연구소와 라이프호프를 창립했고 최근 대표를 직접 맡았다. “대부분의 종교가 자살을 죄악시합니다. 유족들은 공개 장소에서 아픔조차 터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2009년 생명사랑 학술부문상을 받은 저서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를 통해 “자살한다고 지옥 가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꺼낸 뒤엔 교계로부터 온갖 공격과 수모를 당했단다. 인터뷰 도중 열거된 자살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위기로 다가온다. OECD 최고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29명) 말고도 한 해 자살자 1만 4000명, 하루 자살자 39명…. 진학, 취업, 실업의 중요한 시점에 좌절·포기에 처한 중고교생과 40·50대 가장의 자살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언론사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중고교생이 무려 30%나 됐다. 그래서 조 교수는 생명보듬 특강을 비롯해 생명보듬함께걷기, 유가족 마음이음 예배, 4050남성 마음이음 콘서트 같은 일들을 줄곧 벌여 왔고 이제 조금이나마 그 성과를 느낀단다. 2014년 개신교 예장통합 교단총회에서 목회자의 자살자 장례를 허용하는 ‘자살에 관한 목회 지침’을 통과시킨 게 대표적이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가족, 친구 등 최소한 20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한 해 1만 4000명이 자살하는 우리의 경우 30만명이 영향을 받는 셈이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분명히 느낀 사실이 있어요. 자살은 가치관과 문화의 문제입니다. 교통문화가 선진적으로 발전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제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그 전환에 서둘러 앞장서야 할 사람들을 역시 종교계로 꼽았다. “종교 공동체에서 사람들은 심각한 고민과 어려움을 비교적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진심 어린 위로와 조언도 받을 수 있구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종교라면 응당 자살과 관련해 ‘게이트 키퍼’의 역할을 방기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생계절벽’ 막아라… 청소년 유족연금 24세까지 준다

    유족연금 지급 대상 자녀의 연령을 현재 ‘18세 이하’에서 ‘24세 이하’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보건복지부가 4일 밝혔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행된다. ●기존엔 18세까지만 지급 유족연금을 더 오래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의 생계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연금은 노령연금 수급권자, 연금 가입자,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였던 자, 그리고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장애연금 수급권자가 사망했을 때 그 유족에게 지급되는 연금이다. 노령연금과 달리 사망 이외의 요건에 의해서도 수급권이 소멸할 수 있다. 현행 국민연금제도는 유족연금을 받는 자녀나 손자녀가 19세가 되면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를 박탈한다. 법률상 19세 이상은 성인으로 간주해서다. 그래서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유족연금 수급권이 소멸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학 진학 등 도움될 듯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로 80%에 육박하지만, 20대 초반 청년의 취업률은 40%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19세 청소년의 유족연금 수급권을 박탈하는 것은 연금 가입자의 사망 등에 대비해 유족의 생계를 보호한다는 유족연금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다. 청소년 기본법과 청소년복지 지원법이 정의한 청소년 연령도 ‘만 9세 이상 24세 이하’다. 유족연금 수급권은 사망자의 배우자인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재혼하거나 사망자의 자녀나 손자녀가 다른 사람에게 입양돼도 소멸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나라 정신보건법은 실패했다/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우리나라 정신보건법은 실패했다/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모든 정신질환자는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는다.’ 정신보건법 제2조 2항의 내용이다. 훌륭한 선언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의 정신의료기관 병상 수는 2014년 기준으로 8만 6357개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 대비 정신병상 수에 해당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정신질환자의 평균 입원 일수는 197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국가들이 최대 35일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30일 내 재입원율도 19.4%로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한다. 이 수치들은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정신질환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정당화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과히 틀린 말도 아니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정확히 3년 전에 정신보건법을 정신건강증진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법률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이 개정안은 국회 내에서조차 수많은 논란만 불러일으키다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신건강증진법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정신질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며,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책 수단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개정 법률안에서는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증 정신장애인으로 제한하여 비정신병적 정신질환자들을 법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버렸다. 이는 비정신병적 정신질환자들을 치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치료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전혀 없다. 입원과 약물에 기초한 치료체계가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미 우리의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적인 치료체계 마련을 고민한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정부 당국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자살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우울증의 경우 자살 직전까지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이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나머지 85%의 우울증 환자들을 의료체계 내에 편입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문제해결 방안 중의 하나지만, 이들에게 비의료적인 대안적 치료체계를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도 해결방법 중의 하나다. 정부 당국이 정신건강 대책 수립에서 특정 전문 집단, 특히 의료계의 의견만 반영하려 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은 누누이 지적돼 왔다. 정신과 전문의들과 그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의 역량만으로는 정신건강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정부 당국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정신질환자들을 사회와 차단된 정신의료기관에서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견고한 카르텔을 끊어버릴 때가 왔다는 것이다. 대신에 사회 전반의 전문치료 역량을 총결집하여 시스템화하고, 정신질환 유형 및 수준별로 다양한 치료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개정 법률안이 나아가야 할 기본 방향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질병 부담의 13% 정도를 정신질환이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2년 기준으로 연간 8조 3000억원에 이르는데,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보험공단이 2014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6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 모든 비용들은 특정 전문가 집단에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전담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를 분명히 드러내 주고 있다. 사회 각계의 전문치료 역량의 대결집이 필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2009년 캐나다 법원이 우리의 정신질환자 관리와 치료가 사실상 박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우리나라 정신질환자의 국제난민 신청을 수용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수치심마저 들게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정신보건법의 현실이다. 전혀 바뀌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든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 서울시의회 이순자 의원 ‘찾아가는 결핵예방 서비스’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이순자 의원 ‘찾아가는 결핵예방 서비스’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순자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1선거구)은 성백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구 제1선거구)과 함께 5월 2일(월) 은평구 서북병원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 2주년 기념 행사’에서 감사패를 수상했다. 서북병원이 수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는 서울시민의 결핵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예방을 위해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찾아다니며 검진을 시행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갖춘 버스를 활용한 결핵 예방 서비스를 말한다. 2014년부터 찾아가는 예방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서북병원은 검진버스 에 X-ray 장비를 비롯하여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 시설 등을 갖추고, 결핵내과 전문의 1명, 방사선사 1명, 그리고 간호사 1명이 팀을 구성하여 문진에서 객담 검사까지 결핵 조기발견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실직적인 검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여 시행하고 있다. 집행부가 공개한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 2주년 경과보고서’를 보면 의료기관에 방문하기 어려운 노령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결핵 조기 발견과 치료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찾아가는 결핵 예방서비스”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협력적 거버넌스에 기반을 둔 사업의 일환으로서 평가되며, 결핵 없는 건강한 서울시를 위해 검사에서 치료까지 One-Stop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숙인, 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적 지원을 통하여 공공의료의 목적과 의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서북병원은 ‘찾아가는 결핵예방서비스’의 시행을 위해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보건복지위원회 이순자 위원장과 성백진 의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를 수여받은 이순자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든 결핵균이 번창할 수 있는 조건이 맞기만 하면,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의술과 의약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보건 의식과 위생 관리라고 생각한다.”라는 소감과 함께 시민의 위생 수칙에 대한 관심 등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종종 찾는 서울 명동의 한 식당 대표가 최근 털어놓은 얘기다. 한 손님과 직원 간의 말다툼이 민원으로 신고되면서 관할 구청이 점검을 나왔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은 보건 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해결하자는 신호를 하더란다. 대표는 200만원을 요구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읍소해 100만원으로 깎았다. 당연히 영업정지는 없었다. 공무원이 업무와 상관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중징계하는 이른바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은 적어도 명동 일대에서는 통하지 않은 지 오래란다. 개인택시 안에서 혀를 차며 아내와 이 얘기를 하던 중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힐끔 보더니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기자라고 말했더니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거든다. 법인택시를 무사고로 3년간 운전하면 개인택시 자격증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행정 처리가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늦어지더란다. 할 수 없이 담당 공무원에게 급행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줬더니 곧바로 해결됐다는 얘기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나 더. 여의도 정치권에서 선거 때면 우스갯소리처럼 도는 말이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저녁 식사로 한우를 먹고 룸살롱을 가지만, 야당 의원들은 호주산 소고기를 먹고 노래방으로 간다는 농담이다. 여의도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금배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의도 고급 식당의 비싼 식사가 아니면 국정도 논할 수 없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공공부문 부패를 수치화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의 경우 한국은 10년째 제자리다. 2005년 발표에서 10점 만점에 5.0점으로, 159개국 중 40위였던 성적표는 2011년 43위, 2012년 45위(100점 만점 56점), 2013년 46위, 2014년 4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7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겨우 27위에 머물렀다. 근데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각국의 부패인식지수는 기업인 설문조사와 전문가 평가를 기초로 작성된다. 유독 한국 기업들만 자국 정부에 대해 예외 없이 낙제점을 준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겪는 공무원의 횡포와 뇌물 관행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부패 문화를 보면 개인에서 조직으로 구조화되면서 부패 자체가 ‘문화화’되는 도식을 따른다.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되고, 합참의장이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방산 비리’가 그렇고, 정치권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형수 조작이라는 작은 부정에서 시작된 세월호 참사의 이면에는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부패 문화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급 공무원의 부패는 큰 일이 아닌 듯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금언처럼 역설적으로 작은 부패는 예외 없이 윗선들도 부패해 있다는 방증이 된다. 올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일각에서는 내수 경제의 위축을 우려해 시행령 기준을 완화하거나 법 개정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손보는 건 후진국을 벗지 못하는 우리 부패 현실에 역행하는 길이다. 이미 3년이라는 조정 기간 동안 원안조차도 많이 훼손돼 누더기 법안이 됐다는 우려가 무색하지 않은가. 잘못된 ‘부패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잘못된 법을 고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ipsofacto@seoul.co.kr
  • ‘CO2’ 지구상 인류에게 독이냐 약이냐

    ‘CO2’ 지구상 인류에게 독이냐 약이냐

    올 1월 미국국립해양대기관리처(NOAA)와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지구 온도와 기후를 분석해 “2015년은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136년 만에 가장 더운 한 해였다”고 발표했다. 분석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와 적도 태평양의 비정상적 수온 상승 현상인 ‘슈퍼 엘니뇨’를 꼽았다. 슈퍼 엘니뇨는 올여름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구 온난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뭄과 홍수, 폭설과 잦은 태풍, 사막화 현상 등 갖가지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이산화탄소(CO2) 농도의 증가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며 지구에 미국 본토의 2배에 가까운 녹지가 새로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산화탄소의 본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大 등 8개국 공동연구팀 33년 측정 중국 과학학술원과 베이징대 지구시스템과학부, 미국 보스턴대 지구환경학과 등 8개국 24개 연구기관 32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NASA와 NOAA의 관측위성이 지난 33년간 측정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 전체에서 녹지가 더 늘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4월 25일자)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햇빛과 물, 뿌리에서 흡수한 영양소들을 결합시켜 영양소를 만든다.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더 많은 당을 만들어 내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이산화탄소의 비료 효과’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지난 33년간 늘어난 녹지면적의 70% 정도(미국 본토의 2배 정도 면적)는 비료 효과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연구를 주도한 퍄오스룽 베이징대 교수는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비료 효과라는 장점으로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기후변화라는 지구 시스템 관점에서 본다면 단점이 더 많다”며 “이산화탄소의 지속적 증가는 바닷물을 산성화시켜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식물이 수증기를 내뿜는 증산 효과를 높이면서 물과 탄소의 기본적인 순환 사이클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2050년이 되면 이산화탄소 연 배출량이 58Gt(기가톤, 1Gt=1조㎏)에 달해 결국 인류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에너지 절약 및 효율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발전소나 제철소 같은 대형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들을 직접 포집해 지하 1000m 이하에 압축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이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올 때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 묻어 두자는 대증적 처방에 불과하다. ●CO2 기반 고분자 기술 활용할 시장 필요 그래서 요즘은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물질을 합성하거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공장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화학적 공정을 거쳐 요소, 살리실산, 고리형 카보네이트, 탄화수소, 메탄올 같은 화학제품 원료나 플라스틱 분말, 고분자 필름, 합성가스, 건축자재원료로 만들거나 생물학적 공정으로 의약품이나 식품의 원료, 바이오연료, 가축들의 사료 등으로 전환시키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공공연구기관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이나 LG화학 같은 기업들도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한 자원화 기술 연구에 나서고 있다. KIST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기반 고분자 제조기술은 기술적으로는 90% 이상의 완성도를 보이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석유화학 기반 고분자 물질의 물성과 달라 바로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이산화탄소로 만든 고분자 물질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자기주도제 후 초과근무 月5시간 줄어

    자기주도제 후 초과근무 月5시간 줄어

    세종시에 입주한 부처에서 근무하는 김모(42·여) 사무관은 2013년 한 해에만 월평균 26시간이나 초과근무를 해야만 했다. 출근할 때면 야근할 생각에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 초과근무를 월 8시간이나 줄인 덕분에 초등학교 6학년(12) 딸과 중학교 2학년(14) 아들에게 신경을 더 쓸 수 있게 됐다. 자기주도근무시간제 시행에 따른 집중근무를 통해 불필요한 휴식을 없앤 결과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자기주도근무시간제를 이달부터 51개 모든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했다고 2일 밝혔다. 부처별 총량의 일정량을 유보한 뒤 개개인에 따라 초과근무 계획을 승인받도록 한 조치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이 2057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위에 해당하는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겨우 32달러로 꼴찌인 28위를 차지한 데서 생기는 부작용을 줄여 일과 삶의 균형을 꾀하자는 취지다. 인사처는 2014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국가보훈처, 행정자치부, 통일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새만금개발청 등 13개 부처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결과 초과근무를 2014년 1인당 월평균 27.1시간에서 지난해 25.1시간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지양해 개인으로 따지면 달마다 2시간을 아껴 가정생활이나 자기계발 등에 쓴 셈이다. 제도를 도입하기 전 전체 부처를 통틀어 공무원 1인당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29.9시간으로 지금보다 4.8시간 많았다. 또 지난해 5급 이하 공무원 8723명 가운데 71.3%가 자기주도근무에 만족을 표시해 2014년 34.1%를 뛰어넘었다. 인사처는 공무원 1명당 연간 근로시간을 2015년 2200시간에서 올해 2100시간대, 내년 2000시간대, 2018년 1900시간대로 줄일 계획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산은 4조여원 대우조선 지원 관련 EU·日 등 우리 정부 해명 요구 보조금 결론 땐 관세·제소 등 불이익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마찰’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주도 원칙을 재천명한 것도 자칫 정부의 관여가 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을 지원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도 특정 기업·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켜 수출 확대를 노린다는 점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23일께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올해 첫 조선작업반회의가 열린다.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원을 지원할 때 정부가 개입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직전 회의 때 유럽연합(EU)과 일본 정부는 국책은행인 산은의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정부의 개입은 없었으며 순전히 산은의 ‘상업적 판단’에 따라 지원했음을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법학)는 “상업적 판단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면서 “OECD 가이드라인의 수출 보조금(금지 보조금의 일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은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 경제적 혜택 유무, 특정성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금지 보조금 또는 제소 가능 보조금 등으로 분류한다. 그간 선박, 항공기 등 기간산업 분쟁에서 WTO는 정부의 재정 및 세제 지원 조치에 대해 재정적 기여가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특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대부분 특정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법학)는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는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한은의 자금을 활용해도 출발점이 정부라면 통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채권단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채무 탕감, 출자전환 등은 채권단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분쟁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2002년 EU가 “한국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부당한 보조금을 제공했다”며 WTO에 제소했을 때 분쟁조정패널은 “정황 증거만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위임 및 지시가 있었는지 입증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대한 채권단 지원에 대해 미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WTO에 제소한 사건에서는 WTO 항소기구가 원심을 뒤집고 미국 손을 들어 줬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란 6개 대형병원 한국기업이 짓는다

    의료기기 등 25% 한국산으로 원주테크노밸리, 이란에 단지 조성 이란 보건당국이 샤히드 라자이 병원, 나마지 병원 등 자국의 6개 대형병원 건립 사업을 한국 기업에 맡겼다. 우리나라와 희귀질환치료제, 불임치료제 등 바이오제품 분야 수출을 포함한 5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국과 이란 정부가 병원 건립 및 제약 진출 MOU를 맺은 것은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병원 건립 6건, 제약 5건, 의료기기 2건, 건강보험 심사시스템 2건, 양국 의료 관련 협회 간 교류협력 3건 등 모두 18개 사업의 수출 계약과 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우리 기업의 이란 보건의료시장 진출로 앞으로 5년간 2조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추산했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중동 2위 경제 대국이지만 오랜 경제 제재 여파로 보건의료 지출 규모가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6.1%에 불과하다. 이란 국민 한 사람당 연평균 451달러(약 51만원)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 보건의료 지출 규모가 GDP의 8.9%, 국민 한 사람당 3453달러(약 393만원)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분야가 워낙 낙후한 탓에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병원 20개, 암센터 235개, 응급의학센터 750개를 지을 계획이며 이 가운데 6곳의 병원 건립을 한국에 맡겼다. 병원 건립 분야에서만 1조 9000억원의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특히 이란은 새로 짓는 병원에 들여놓을 의료기기 등 의료기자재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할 예정인데, 이 외부 조달 물품의 25% 이상을 한국산으로 채우기로 했다. 앞으로 이란이 의료기기를 바꿀 때마다 지속적으로 한국산 의료기기를 수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원주테크노밸리는 이란 파나바리사와 함께 이란 현지에 의료기기 복합단지를 조성해 의료기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분야에선 향후 5년간 70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제약 분야에선 3600억원 규모의 수출이 기대된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우리나라 건보시스템 수출로 예상되는 수익은 11억원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스마트폰 없이 5분도 못 버티는 李대리 ‘노모포비아’

    스마트폰 없이 5분도 못 버티는 李대리 ‘노모포비아’

    인터넷 중독시 ADHD·우울증 실제 인간 관계보다 SNS 중시 열아홉 살 김군의 유일한 친구는 온라인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 속 가상공간은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만족감을 줬고, 특히 자신의 캐릭터가 남들보다 우월할 때 드는 만족감은 학교 성적에서 얻는 만족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시작해 잠들기 직전까지 했다. 성적표를 받아 들고서 충격에 빠져 컴퓨터의 모든 게임을 삭제했지만, 이번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클릭 한 번으로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지 않고 대화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새벽 2~3시까지 했다. 심각성을 인식한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김군은 인터넷 중독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상생활이 망가질 정도로 게임과 SNS에 빠진 지 1년여 만이었다. ●3~9세 유년기 인터넷 사용률 88%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97.2%)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보통신 선진국이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전국 어디를 가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잘 구축된 인프라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인터넷 이용률은 82.1%로 이미 포화 상태다. 인터넷 이용률은 10~40대가 99%로 가장 높지만 60대 이상 노년층의 인터넷 이용률도 2013년 41.8%까지 상승했다. 부모가 아이를 달래려고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을 보여 주면서 3~9세 유년기 인터넷 사용률이 이미 88%를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사람도 스스로 정상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해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는 데 있다. 스마트폰을 수시로 만지작거리거나 손에서 떨어진 상태로 5분도 채 버티지 못한다면 이미 모바일 중독과 금단현상을 일컫는 ‘노모포비아’(노 모바일폰 포비아)다. 이용 목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몇 시간이 훌쩍 지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잠재적 위험 사용군에 속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 없이는 한순간도 견디기 어려우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지경이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고위험 사용자군에 속한다. 일반 사용자는 53.1%가 2시간 미만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중독 위험군은 66.0%가 2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한다. 인터넷중독 위험군의 9%는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다 보면 우울과 불안 등의 중독 증상이 생긴다. 자극을 차단하면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고 같은 만족감을 얻고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일종의 내성이 생긴다. 2014년 미국정신과협회 연례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심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요 우울장애, 사회공포증, 강박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SNS나 인터넷 가상세계의 인간관계를 가족과 친구 등 주변 관계보다 더 소중히 여겨 주변 사람들에게 무관심해지고 게임 아이템을 사고자 100만원 이상을 쓰는가 하면 인터넷 이용을 못 하게 될 때 폭력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 중독 청소년 뇌기능 악영향 2014년 충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이 인터넷 중독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는 인터넷 중독이 뇌 기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연구팀이 인터넷 중독 장애 진단을 받은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에게 쉬운 문제를 풀게 하고 칭찬해 준 뒤 이들의 뇌 활동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일반 청소년은 두정엽, 측두엽, 보상 중추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반응을 보였지만,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독정신의학회의 ‘중독에 대한 100가지 오해와 진실’이란 자료를 보면 일반인과 인터넷중독자에게 게임 관련 사진을 보여 주고 뇌의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에 중독된 뇌는 일반군에 비해 쾌락 중추와 연관된 부위에서 활성도가 증가했다. 이는 알코올이나 마약중독자에게 술 또는 마약 사진을 보여 줬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유사하다. ●스마트폰 안 쓰는 ‘프리존’ 만들기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할 수 없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나만의 ‘프리존’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쉼센터’가 권고하는 방법은 눈앞의 스마트폰을 종이 한 장으로 살짝 가려 두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안 보이게 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습관적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보행 중, 운전 중, 회의 중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애플리케이션은 꼭 필요한 것만 내려받는다. 아이가 중독되지 않게 하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거실 등 열린 공간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1회 20분 미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규칙을 정한다. 스마트쉼센터는 “아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아이가 조절 능력을 기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컴퓨터를 끄거나 스마트폰을 뺏는 것보다 ‘30분까지만 하자’, ‘딱 한 게임만 더 하자’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아이와 약속한다. 메시지 답장이 늦게 와도 집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외로워서 혹은 심심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행동은 오히려 현실에서의 인간관계를 소홀하게 할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대장암, 한국이 세계 1위라고 전해라

    [메디컬 인사이드] 대장암, 한국이 세계 1위라고 전해라

    위암 신규 발생 줄고 대장암 급증 육류 섭취 줄이고 섬유질 먹어야 일반적으로 암이라고 하면 ‘위암’을 떠올리게 됩니다. 남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암 1위를 줄곧 놓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성에서도 4위로, 다른 암과 비교해 환자 수가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국가 암 등록사업의 1999~2013년 암 발생기록과 통계청의 1993~2014년 암 사망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올해 남성 대장암 신규 환자 예측치는 2만 3406명으로, 남성 위암 신규 환자 수(2만 3355명)를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성에서는 이미 대장암이 위암을 상당한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여성 대장암 신규 환자 예측치는 1만 4562명으로 3위, 위암은 1만 976명으로 4위입니다. 대장암은 보통 ‘서구형 암’으로 불립니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권에서 환자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앞으로는 ‘한국형 암’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명당 45.0명으로 조사 대상 18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국의 통계를 표준화해 분석한 결과 한국 다음으로는 슬로바키아(42.7명), 헝가리(42.3명), 덴마크(40.5명), 네덜란드(40.2명), 체코·노르웨이(38.9명) 등으로 서구권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조사 대상 국가 평균은 17.2명, 아시아 국가 평균은 13.7명입니다.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도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습니다. ●서구식 식습관에 이제는 ‘한국형 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으로 대장암 수술 권위자인 김남규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1일 인터뷰에서 ‘서구식 식습관 확산’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1990년대 1인당 하루 육류 섭취량은 50g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100g으로 두 배로 늘었습니다. 위암은 냉장고 보급과 소금 섭취 감소로 발병률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위암의 중요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음식 덜어 먹기, 술잔 돌리지 않기, 물 끓여 먹기 등 생활습관 변화로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대장암이 남성에서 1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여성에서는 이미 3~4년 전 위암을 제치고 대장암이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0~30년 전부터 누적된 서구식 식생활 패턴, 비만 인구 증가가 종합돼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같은 나라는 아시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서구식 문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비만 인구가 늘면서 우리보다 앞서 대장암 환자가 위암 환자보다 많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육류·과식 줄이기… 실천이 어렵다 환자 증가세를 우려한 학계도 나섰습니다. 대한암예방학회는 지난달 ‘한국형 대장암 예방수칙’ 10가지를 공개했습니다. 첫 번째가 과식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백미나 흰 빵 대신 잡곡밥과 통밀빵을 먹고 채소나 해조류, 버섯 섭취량을 늘리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소고기나 돼지고기, 햄·베이컨·소시지 등의 육가공식품 섭취는 줄여야 합니다. 숯불에 굽거나 탄 고기, 음주를 피하고 운동을 하라고 권했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심혈관 질환 예방수칙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실천이 어려운 것입니다. 대장암 명의로 알려진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장은 “육류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들이 문제”라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집 안에서 누워 지내기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대장암에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과하게 굽거나 탄 고기에서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옵니다. 동물성 지방도 담즙산 분비를 늘려 2차 담즙산이 생성되게 하고 이것이 대장암 발병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육류는 나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육류 섭취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더 위험한 행동입니다. 김 교수는 “암 진단을 받자마자 육류 섭취를 딱 끊는 분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항암치료를 버텨 내지 못한다”며 “닭고기나 생선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장암과 위암 환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암 환자는 병원에서 처음 진단받을 당시 1기 환자가 74.5%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반면 대장암 환자는 전이암인 3기가 36.3%로 가장 많았고 4기(14.1%) 환자까지 합하면 3기 이상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5년 이상 생존율이 90% 이상인 1기 환자는 21.2%, 즉 5명 중 1명에 그쳤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내시경 수검률’입니다. 김 교수는 “위암 검진률은 50%에 육박한 반면, 대장암은 27% 수준에 그친다”며 “대장 세척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1㎝ 이상 용종 1년마다 내시경해야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출혈을 대변에서 살피는 ‘분변잠혈검사’ 시작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지난해 45세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귀찮다고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모나 형제 가운데 55세 이전에 암이 발병했거나 연령과 관계없이 두 명 이상에서 암이 발병했다면 40세부터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가족 발병 연령이 55세 이상이라면 본인은 50세부터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김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상 선종성 용종이 발견됐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크기가 1㎝ 미만이면 절제 후 3년마다, 1㎝ 이상이나 다발성이면 절제 후 1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체 대장암 환자 중 유전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15~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암으로 진단받았다고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 대장암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7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2%)보다 높습니다. 외과적 치료 성과가 이미 선진국 중에서도 상위권이라는 의미입니다. 폐나 간 전이가 일어나도 5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25~40%에 달합니다. 김 교수는 “더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환자 스스로 오판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식품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대장암은 수술 후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3375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1기는 95%, 2기 87%, 3기 69%로 나타났다”며 “심지어 수술 당시 전이가 있었던 4기 환자도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경우 5년 이상 생존율이 47%에 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폴 어빙 엮음/김선영 옮김/아날로그/392쪽/1만 6000원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고, 2050년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는 인류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는 이미 진입했다. 유엔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10억명에 이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대규모로 사람들이 늙어간 적은 없다. 고령화의 선물은 ‘장수’였다. 그러나 장수 시대가 열리면서 고령화는 인류에게 ‘노후 파산’, ‘노후 난민’, ‘고독사’ 등 암울한 미래를 대변하며 축복보다는 재앙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미국 밀켄 연구소(대표 폴 어빙)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펴낸 이 책은 오히려 고령화 사회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그동안 잿빛 미래를 강조해 온 책들과 대비된다.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기회는 무엇일까. 미국 은퇴자협회 대표 베리 랜드는 베이비붐 세대 노년층의 변화를 ‘2차 노화혁명’로 지칭한다. ‘1차 노화혁명’이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들이 1950년대 초 은퇴기라는 생애 단계를 처음 탄생시켰다면 ‘2차 노화혁명’은 은퇴기라는 말보다는 중년과 노년 사이 ‘가능성의 시기’라는 새로운 생애 단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책은 고령화 사회가 가져올 혜택에도 주시한다. 미국 ‘건강과 미래연합’의 로버트 버틀러 박사는 건강 측면에서 오늘날의 60세 여성은 1960년대의 40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미국의 80세 남성은 1975년의 60세 남성과 비슷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정신과 육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들이다. 높은 교육 수준에다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을 경험한 이들은 지루한 인생보다는 ‘기대되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청춘 늙은이’ 세대인 셈이다.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다. 미국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하는 50세 이상 미국인의 연간 개인소득은 3조 9000억 달러가 넘고, 미국 가구의 순자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46조 달러를 소비할 여력을 갖고 있다. 일본도 60세 이상 노년층이 금융기관에 맡겨 놓은 돈이 60%에 달한다. 유럽의 경우 영국은 가계자산이 두 번째로 많은 연령대가 65~74세이며, 이보다 더 많은 연령대는 55~64세뿐이었다. 한국은 어떨까. 현재 50~60대가 전체 금융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고, 10년 후면 일본처럼 노년층이 금융 자산에서 큰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년층은 소비만 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노년층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9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이미 교육, 환경, 건강, 사회봉사 같은 분야에서 인생 2막의 ‘앙코르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제는 중년 이후 은퇴기 사이에, 혹은 중년부터 노년 사이에 ‘앙코르 커리어’가 하나의 생애 단계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리면 장밋빛 미래만 그릴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출산 인구절벽에다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플랜 없이 노후 문제의 상당 부분을 개인에게만 맡기는 처지다. ‘소득대체율’(퇴직 전 소득과 퇴직 후 받는 연금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구조조정으로 50대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어판 서문을 쓴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총체적으로 바뀐다는 것으로 고령화 문제는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인구 고령화는 역사(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는 만큼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선 나라들의 대책과 고민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대기업 연봉인상 여력 있으면 청년 고용 나서야

    정부가 연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어제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면서 “청년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해 정부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동종 업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은 자동차와 정유, 조선, 금융, 철강 등 5개 업종과 공공기관이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 인상 여력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사용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정부가 그제 내놓은 ‘청년취업내일공제’ 방안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했다면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에는 11.8%로 소폭 하락했으나 이 역시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없을 정도다. 현재 우리 경제는 투자위축, 고용감소, 소비정체, 경제성장 둔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4%로 회원국 평균 1.7%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에 비해 고용률은 답보 상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고용률은 64~65% 수준으로 2008년 23위, 2013년에는 20위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 고용률은 2014년 기준 40.7%로 29위를 차지하는 등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 고용률이 40%대인데도 실업률이 11.8%라는 것은 ‘공시족’ 등 취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경제계가 우선해 풀어야 할 숙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총선 공약인 ‘청년고용할당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청년고용할당제는 현재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에서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는 제도로 이를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으로 한시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경제계는 시장경제 질서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 권고는 경제계가 반대하는 야권의 청년고용할당제 확대 움직임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가 정부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정부의 방침을 제대로 이행만 해도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정치권도 고용할당제 도입 주장에 앞서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 육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는 것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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