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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쓰레기종량제 10돌

    [서울이야기] 쓰레기종량제 10돌

    ●쓰레기종량제의 탄생 누구든 쓰레기를 버리고자 할 때는 쓰레기 배출방법, 수거하는 사람 그리고 연락처가 찍힌 규격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이 봉투를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 쓰레기를 내놓아야 한다. 지금은 자연스러운 생활 속의 한 단면이지만, 사실 이러한 모습은 불과 10년 전에 탄생했다. 정확하게 1995년 1월1일, 우리나라 쓰레기 청소 분야는 쓰레기종량제라는 새로운 사업에 돌입했던 것이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어서 가정, 사무실, 학교, 관공서, 심지어 구멍가게까지도 구청에서 제작한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야만 버릴 수가 있었다. 가정에서는 흰색, 사업장에서는 오렌지색, 관공서에서는 엷은 청색 등 건물의 이용형태에 따라 다른 색깔의 봉투를 사용토록 하였다. 쓰레기 봉투는 담배처럼 지정된 장소에서만 판매했으며, 시민들은 봉투를 미리 사두고 한장씩 꺼내 썼다. 규격봉투는 쓰레기 처리비를 포함하고 있어서 시중에서 사용되던 일반봉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쌌다. 바야흐로 시민들은 운임을 주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물건값을 지불하고 가게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듯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가격을 지불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멀리 가거나 많이 사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 같은 원리로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면 할수록 그만큼 봉투 사용량과 봉투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났다. 냉장고, 장롱 같은 규격봉투에 담기 어려운 품목은 개별로 처리비용이 책정되었다. 같은 품목이라도 크기가 클수록 버릴 때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 이 방법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당시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달라진 것은 규격봉투의 크기와 색상, 강도와 같이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해 수정한 부분과 처리비용의 상승을 반영하여 조정된 봉투가격 정도이다. 서울에서는 연간 2억 7000만 개 정도의 규격봉투가 팔린다고 하니 시민 1인당 20∼30개의 봉투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규격봉투는 동마다 27개소로 약 1만 4000개소에 이르는 지정판매소를 통하여 공급되고 있다. 지나온 시간이 말해주듯, 이제 쓰레기종량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왜 쓰레기종량제를 선택했는가 쓰레기종량제를 시행하지 않는 국가들도 많다.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지거나 규격봉투의 구매, 배출방식의 규제 등으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의 경우도 시행하기까지의 과정이 간단치 않았다. 시행 3년 전부터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였고, 특히 시민들이 이 제도를 받아들여줄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시행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다. 최종적으로 1994년 4월부터 8개월 동안 서울을 비롯한 몇몇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해본 뒤, 본격적으로 전국적인 시행이 결정되었다. 시범사업에서는 시민들의 참여도, 봉투 자체와 공급경로의 문제점, 적정 수수료, 쓰레기의 양·질적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었다. 시범사업 기간에 200여건, 시행원년인 1995년 600여건의 관련 언론보도는 당시 종량제가 어느 정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사회적 관심사였던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듯 쉽지 않은 쓰레기종량제를 왜 선택하게 되었을까. 한마디로 쓰레기 처리할 곳을 찾기가 어려워서였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특히 심각했다.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서울은 88 서울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 와중에 청소를 담당하던 공무원들은 쓰레기를 치울 공간을 찾아 동분서주했다. 지금은 월드컵공원으로 변한 난지도매립지가 포화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다. 대안으로 소각시설의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별 소득이 없었고, 그 상태로 88 서울올림픽도 지나갔다. 이 때 중앙정부가 수도권 도시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매립지 부지를 당시 경기도 김포군의 드넓은 간척지에 마련하였다. 바로 오늘날의 수도권매립지이다. 공사과정에서 정부는 주변주민들과 많은 갈등을 겪었고, 다시는 이와 같은 대형매립지를 만들 자신이 없어질 정도로 갈등은 심각했다. 서울시도 나름대로 소각시설의 확보에 주력하였으나, 재활용품까지 소각하려 한다,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등의 반대 목소리와 맞물려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한편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재활용품 분리함이 등장했다. 이 사업은 기대 이상으로 참여가 좋았기에 단독주택이나 소형사업장으로까지 확대할 방안이 필요했다. 이 때 제기된 연결고리가 바로 쓰레기종량제였다. 쓰레기 발생량 자체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적 분석결과는 종량제를 더 매력적인 방법으로 비춰지게 했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과정 속에서 쓰레기종량제는 선택되었다기보다 어쩌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제도였고,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쓰레기종량제,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 종량제 전에도 시민들은 쓰레기처리비용을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구청에 납부했다. 그러나 규격봉투를 사용하는 종량제와는 다르게 집이 크거나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냈다.잘사는 사람이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가정 때문이었다. 쓰레기종량제는 그러한 통념을 인정하지 않았다. 더욱이 적게 배출하는 사람도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재활용품으로 분리하면 그 부분은 쓰레기로 생각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의지까지 결합되었다. 종량제의 성과는 시행 원년에 즉각 나타났다. 재활용품으로 분리되는 양이 늘고 상대적으로 소각이나 매립방법으로 처리할 양은 줄었다. 서울에서는 소위 고물상들이 돈 되는 것만 수거할 때 20.5%이던 재활용 실적이 종량제 1년 만에 29.3%로 상승했다.1일 1만 5000t을 초과하던 쓰레기 양도 8.4% 정도 줄었다. 당시 자치구들의 평균 배출량이 600t 정도임을 감안하면 2개 구청지역에서 아예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은 효과와 맞먹는 양이 줄어든 것이다. 종량제 이전의 수수료 방식에서는 자치구별 가구당 부담액이 월 1156∼2102원으로 차이가 컸다. 그러나 종량제 실시 이후 2224∼2288원으로 차이가 대폭 줄었다. 종량제를 실시해보니 생활수준이 달라도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배출하는 쓰레기양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결국 쓰레기종량제는 소득과 쓰레기 양은 비례한다는 기존 수수료체계의 모순을 개선하여 실제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형평성을 확보하는 계기도 마련하게 되었다. 타이완이 서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였으며,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대한민국의 폐기물관리체계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칭찬한 것도 바로 이 종량제와 그 운영방식 때문이었다. 종량제 실시 이후에 폐기물관리는 다변화되었다. 우선 음식물쓰레기의 매립이 금지되었다. 재활용품이 빠져나가면서 음식물을 다량으로 버리는 우리 식생활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종량제만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고 일회용품 사용과 상품 포장을 억제하는 정책이 도입되었다. 시민들이 재활용품으로 분리해도 활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 폐제품에 대해서는 생산자가 책임지고 재활용하는 체계도 마련되었다. 혹자는 이상과 같은 제도의 출현을 종량제의 성과가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쓰레기가 줄어든 것은 종량제 때문이 아니라 연탄재가 줄고 위에서 열거한 부작용 대책들의 효과라고도 주장한다. 일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재활용품의 분리배출이 생활 속에 자리잡고 수수료 부담에 대한 형평성이 확보된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종량제의 확고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보완과 이해가 필요한 부분 쓰레기를 규격봉투에 담아 버리면서 자신이 종량제를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에 세금처럼 납부하던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다. 한마디로 쓰레기종량제는 이제 제도가 아니라 관습이 되었다. 근래에 ‘인터넷종량제’나 ‘종량제사무실’과 같은 신종용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쓰레기종량제가 착실하게 정착되었고 사회적 인식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징후들일 것이다. 그렇지만 미흡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은 ‘자치구간에 봉투가격의 차이가 크다’ ‘비싸다’ ‘봉투가 쉽게 찢어진다’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근거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다. 봉투가격은 수거처리수수료·봉투제작비·판매이윤 등으로 구성되며, 서울에서 사용되는 20ℓ 봉투가격 중 85%는 수거처리수수료이다. 자치구별 봉투가격의 차이는 바로 수거수수료에서 발생하는데, 지역별로 청소여건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가 많고 도로여건이 좋은 K구는 쓰레기 1t의 수거에 4만 2000원 정도가 들지만, 단독주택에 경사진 골목길이 많은 S구는 K구보다 50%이상 더 소요된다.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가로를 청소하는 등의 비용은 자치구가 부담한다는 사실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봉투가격이 비싸다고 하지만, 실제로 월 부담액은 가구당 3000원 이내이다. 커피 한잔, 담배 한 갑 값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자치구들은 실태를 정확히 알려서 시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연간 6000여 t의 쓰레기가 규격봉투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무한정 튼튼한 봉투를 제작하기 어렵다는 점도 알려야 한다. 정부 측도 시민들에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법투기, 골목길 청소 기피, 무단배출 등의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불만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종량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이자 익히 예상했던 바다. 관건은 근절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 청소를 위해 시민들을 골목길로 불러내는 것이다. 규격봉투 안에 1회용 봉투가 많은 것도 정부로서는 불만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들이 화장실, 안방, 공부방, 부엌 등 집안 곳곳에 실내 쓰레기통을 두고 있다. 진공청소기 먼지, 화장실 청소 찌꺼기, 화분 정리 후의 잔재물 등은 별도의 봉투에 담는 것이 위생적이면서 편리하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1회용 봉투가 일정 부분 섞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쓰레기종량제는 하나의 수수료제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해당지역의 청소체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 가보면, 종량제봉투의 제거가 가장 어렵고 일손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분리도 잘 안 되고 이물질도 많이 섞여 들어온다. 그런데도 규격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음식물쓰레기에도 반드시 종량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집착 때문이다. 소각하고 매립할 쓰레기에 대해서는 규격봉투가 별 지장을 주지 않지만, 내용물을 다시 꺼내야 할 때는 문제를 유발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별도 용기를 사용하고 스티커를 판매하거나 예전처럼 고지서로 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또 다른 10년이 지나가면 쓰레기종량제 20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제도가 어떻게 변모하고 평가받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유기영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황우석 교수님 윤리문제도 함께 해결하세요”

    “황우석 교수님 윤리문제도 함께 해결하세요”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만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게 멋있는 것은 광고 속 얘기일 뿐이다. 이런저런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여러번 그 광고가 패러디된 것은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우석 교수가 배아줄기세포 연구결과를 발표한 뒤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일단 연구 자체가 놀랍다. 거기다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휴머니즘에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국가경쟁력 담론까지 따라 붙으니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이제 아무도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렸다. 이런 판에 ‘윤리’ 어쩌구 하다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서울대 법대 박은정 교수가 그랬다.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 윤리위원장인데다 6년여 동안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이제껏 본격적인 인터뷰는 거절해 왔다.”고 말했다. 겁이 나서가 아니다. 자기 발언이 자칫 ‘기술 대 윤리’라는 전통적 이분법으로 비춰지기 싫어서다. ●자본의 힘에 생명공학연구 흔들릴까 우려 박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바로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자본주의의 힘과 여기에 흔들리고 있는 생명공학연구자들에 대한 우려다.“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구의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되면 과학자들 스스로 연구를 중단한 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연구성과와 한계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구자들이 그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아요.” 박 교수는 그 원인으로 바로 바이오산업을 염두에 둔 특허권을 지목했다. 특허를 내는 데는 보안유지와 속도경쟁이 필수다.“근본적으로 생명공학 분야는 이미 존재하는 생명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발명’이 아니라 ‘발견’입니다. 특허는 원래 발명에 대한 것 아닙니까?거기다 특허라는 것은 어떤 형질이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세포는 형질이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비판은 물론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다.“어쨌든 배아는 인간 생명의 잠재력”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희소자원인 난자를 적출하는데는 여성의 건강 문제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자신의 논의가 과학기술 발달의 뒷다리를 잡는 것으로 비춰지길 원하지 않았다.“과학기술 없는 세상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아복제는 인간생명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이라는 이유로 권장되기보다 최소한으로 억제돼야 합니다. 동시에 과학자들 스스로 이 문제를 먼저 풀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게 차라리 앞으로의 연구를 진행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박 교수는 인터뷰 내내 “생명공학 기술이 제일 앞선 만큼 윤리문제도 자생적으로, 주도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을 누차 반복했다. ●배아보호법 여성계 요구 반영되지 않아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생명윤리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가장 큰 문제는 배아보호법 제정과 같은 여성계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난자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개별 영역이 세세하게 나눠져 있고 각 영역마다 기술 발달 속도가 다르다는 생명공학의 특성을 무시한 채 ‘생명윤리법’에다 통째로 다 밀어넣은 것도 문제입니다. 기술발달에 따른 기민한 대응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생명과학이 각광받으니 너도 나도 발을 뻗어대고 있는 정부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생명윤리법은 ‘윤리심의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는데 처음 안과 다르게 부처 장관이 7명이나 위원으로 참가하더군요.” ●유럽선 황교수연구 윤리적 측면서 의심 그러나 구체적으로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는 말을 아꼈다. 이유는 박 교수가 얼마전 ‘Bioethics,Research Ethics and Regulation(생명윤리학, 연구윤리와 규제)’을 영어로 펴냈다는데서 짐작할 수 있었다.“유럽 연구자들을 만나면 내놓고 말을 안한다뿐이지 황 교수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굉장히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희들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미 윤리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영어로 책을 썼습니다.”이렇게 된 바에야 우리가 먼저 나서서 윤리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자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박 교수의 전공은 법철학. 배아에 관심을 가진 것은 80년대말부터다.“처음에는 장기이식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90년대 초반에 배아 관련 논문을 썼습니다. 그때만 해도 먼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식으로 썼는데 불과 10여년 뒤 현실화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인터뷰 말미에 종교가 뭐냐는 질문을 던져봤다.“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종교적이라는 소리는 자주 듣는다.”라며 싱긋 웃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대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폭발적인 관심을 끈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다. 그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이유를 꼽는다면 ‘상업화’에 유리하다는데 있다. 이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비교해 보면 잘 드러난다. 줄기세포 연구는 원래 난치병 치료차원에서 오랫동안 관심을 끌어왔다. 줄기세포는 일종의 어미세포다. 평상시에는 그냥 평범한 세포지만 일정한 자극이 있으면 사람 몸을 구성하는 각 부분으로 변해서 자라난다. 바꿔 말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이상한 부위를 진단한 뒤 줄기세포에서 그 부위에 적절한 세포를 뽑아내 병든 세포를 대체한다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줄기세포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성체(adult)줄기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배아(pluripotent)줄기세포다. 성체줄기세포는 평상시에는 신체의 어떤 특정한 부위에 잠잠하게 있다가 그 부위의 세포가 상했을 경우 이를 대체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최초의 세포 덩어리에서 얻어낸다. 즉, 신체의 모든 부위로 발달해 나갈 가능성을 안고 있는 세포다. 이 지점에서 두 줄기세포의 효용성은 큰 차이가 난다. 성체줄기세포는 기본적으로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윤리논란에서는 비켜나 있다. 그러나 얻기도 힘들 뿐더러, 얻는다 해도 양이 적고 보존이 어려운데다 다양한 세포를 얻지 못한다. 성체줄기세포 연구 역사가 30여년에 이르는데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데는 이런 점이 작용했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세포를 얻어낼 수 있는데다 난자 기부자를 구하고 난자를 수정된 상태로만 만들 수 있으면 많이 생산해낼 수 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바로 이 대목에 위치하고 있다. 황 교수는 체세포를 난자에 주입해 전기충격을 가한 뒤 증식시켰을 뿐 아니라 증식 성공률까지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문제1. 다음 글의 뒤에 이어질 내용으로 가장 적당한 것은 전지구적 차원에서 담배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공식 발효됐다. 전세계 성인 사망원인의 10%, 한해 1000만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담배에 대해 보건위생 분야 최초의 국제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이 협약에 우리나라가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한국은 협약을 주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이종욱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 협약채택 두 달 만에 서명을 하고서도 비준절차를 미뤄 최초의 협약 당사국 지위를 놓쳤다. 공공장소 금연구역 확대, 담뱃값 인상 등 최근 우리나라가 확고하고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온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국민을 충분히 보호해 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60%대를 간신히 면한 성인흡연율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수준이며 중학생, 여학생 등의 흡연율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규제 기본협약이 제시하고 있는 강력한 경제적·비경제적 판매규제, 경고 강화, 보건교육, 청소년 보호조치 등이 우리에게도 시급한 이유다. (1)국민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3)청소년들을 담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4)담배는 폐암의 원인이다. (5)많은 사람들이 협약의 비준을 원하고 있다. ●풀이 및 정답 윗글의 논리상 ‘전세계에서 담배규제기본협약 공식 발효→한국은 비준절차를 미뤄 협약 당사국 지위를 놓침→현재 한국에서의 흡연 실태→신속한 협약 비준이 필요’의 흐름으로 가는 것이 적당하다. 정답은 (2) 문제2. 다음 보기 중 (가)의 내용에 들어갈 가장 적당한 것은 1774년 독일의 문호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다. 약혼한 여성을 사랑한 끝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괴테 자신의 실연 체험에 절친한 친구의 자살을 접목한 것이었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연애담이라기보다 사랑·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성을 추구하던 18세기의 시대적 열정 그 자체였다.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에 못잖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내 권총 자살하는 젊은이가 급증한 것이다. 책은 다음해 판매금지됐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세상에 나온 지 딱 200년 뒤인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자살에도 일종의 전염 현상이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그는 자살 소식이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나온 뒤의 두 달 동안 자살자 수가 평상시보다 평균 58명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주장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립스의 가설이 나오자 구미 각국의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했지만 결론은 찬반으로 확연히 갈렸다. 어쨌거나 그 뒤로 베르테르 효과라는 불길한 용어는 사회학과 정신의학의 영역에 자리를 마련했다.(가)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은 전염성에 있다. 저명인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 충격이 바이러스처럼 내재해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가해지면 충동적으로 발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 뉴스를 전하는 언론매체, 또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네티즌 모두가 선정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써 자살 대책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젊은 베르테르’의 죽음이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까닭이 시대상황에 있듯이, 현재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함께 걷어내 자살이라는 악질(惡疾)을 잠재울 것이다. (1)‘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 실례들 들어준다. (2)‘베르테르 효과’의 사회악적인 면을 보여준다. (3)‘베르테르 효과’가 사회적으로 옳은 가설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4)자살의 해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5)언론과 인터넷에 나타난 자살의 양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풀이 및 정답 앞에서 ‘베르테르 효과’의 정의를 제시했고, 마지막에서는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과 대책에 대해 이야기했으므로 (가)의 부분에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 실례를 들어주는 것이 글의 흐름상 가장 자연스럽다. 정답은 (1)
  • 재경부 후속인사 앞두고 ‘시끌’

    재정경제부가 박병원 차관 발탁에 이은 후속인사를 앞두고 시끄럽다. 당초 예상과 달리 소폭이어서 인사적체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인 데다 1급 승진자에 대한 ‘다면평가’를 요구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재 1급 승진 후보자는 유재한 정책조정국장(20회)과 국세심판원의 김용민·채수열(이상 17회) 상임심판관 등 3명으로 좁혀졌다. 유 국장은 차관보로 자리를 옮길 김석동 금융정보분석원장(23회)의 후임이 유력하다. 김 심판관은 국세심판원장에 내정된 이종규 세제실장(비고시)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이 심판원장을 고사하고 사퇴할 경우 채 심판관이 원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성태 재경부 공무원직장협의회 지부장은 “1급 승진자에 대한 다면평가는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이번에는 꼭 지켜져야 한다.”며 “일부는 승진을 위한 최저점수인 60점에 미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다음 인사부터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마 지부장은 앞서 단행된 혁신기획관 인사에 최광해 금융협력과장이 내정된 것과 관련,7일간의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2일 만에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재경부 내부에선 복수차관 신설이 늦어지고 외청장 자리도 나지 않자 인사적체에 대한 2,3급들의 불만이 높다. 게다가 최근 인사에서 한덕수 부총리가 대표부 이사로 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무자이거나 보스턴 유학시절 친분을 쌓은 인사들이 중용된다는 ‘악성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1급 승진 물망에 올랐던 이철환 국고국장·임영록 금융정책국장(이상 20회)과 김경호 홍보관리관(21회) 등은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발언대] 의료시장 개방 앞서 공보험 강화해야/김기식 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지사장

    2001년 말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제4차 WTO 각료회의에서 서비스 분야가 협상의제 7개 중 하나로 선택되었으며, 의료 서비스도 포함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의료시장 개방으로 인한 공보험의 사회적 변화를 예측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향후 국내의료시장을 살펴보면, 경제자유구역내 민간보험시장의 세제 및 행정적 특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자 할 것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고급의료서비스를 위한 수가인상과 영리추구를 위해 민간의료기관이 난립함으로써 비효율화를 극대화시킬 것이며, 필수적 의료 기초분야보다는 영리추구에 영합한 의료분야의 집중투자로 의료자원의 왜곡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가입자에게는 민영보험의 보편적 의료가치 실현보다는 이윤동기 추구로 인한 사치성 의료서비스 증가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며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저소득 계층은 개방화된 의료시장 및 민간보험사에서 제외되어 공적보험으로 남게 되고, 건강계층을 상대로 하는 민간보험사의 선택 역진성에 의해 공보험의 재정악화를 초래하여 보험료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공보험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재정립해야만 하겠다. 첫째 건강보험보장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의료비에 대한 공보험의 부담률을 보면 OECD국가에 비해(룩셈부르크의 93%부터 적게는 민간보험의 천국인 미국의 45%) 턱없이 낮은 44%에 불과한데 최소한 전체 진료비의 80% 이상을 부담할 수 있어야 하겠다. 둘째, 공보험체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국가의 사회적 책임감 또는 사회부담의 기조를 확고히 하고 의료기관 강제지정제의 지속적인 유지가 필요하다. 셋째, 가입자(국민)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한다. 민원서비스 제고, 홍보강화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러나 선결 과제는 사회 안전망 구축의 획이 될 수 있는 공보험이 경쟁력있고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의약계·공단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식 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지사장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유럽통합

    프랑스에 이어 지난 1일 네덜란드 국민들도 국민투표에서 반대 61.6%, 찬성 38.4%로 유럽연합(EU) 헌법 조약을 부결시킴으로써 유럽의 정치통합이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영국에서도 유럽헌법 비준 투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나와 EU 지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로화의 가치도 이 때문에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통합을 이끌어온 나라들이 통합 헌법을 부결시킴으로써 EU 헌법안은 무효가 될 위기에 놓였다. 원칙적으로 EU 헌법은 25개 모든 회원국에서 예외없이 비준돼야만 2006년 11월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네덜란드 유권자들은 EU의 급속 확대 경계, 자유 분방한 국내법 상실 우려, 터키의 가입 경계, 외국 이민자 유입 반대, 유로화 도입에 따른 물가 상승, 국내 정치 불만 등의 이유로 반대 표를 많이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도 비슷한 이유다. EU지도자들과는 달리 각국의 국민들은 연방제 형식의 강력한 통합체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헌법의 전면 재검토가 일정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유럽 통합 과정과 역사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 유럽통합의 첫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슈망플랜으로도 불리는 이 기구는 서유럽 국가들의 석탄철강산업을 초국가적으로 공동관리하는 기구였다. 단순한 협조체제가 아니라 중공업분야에서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정치통합의 첫 단계였다.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6개국은 1951년 ESCS 조약을 체결했다. ▲유럽경제공동체(EEC·European Economic Community) 다른 경제분야로의 통합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57년 로마에서 조약이 체결됐다.59년 그리스와 터키가 준회원국 가입 신청을 해왔고,61년에는 영국도 가입신청을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반대로 영국은 가입하지 못했다. 한편으로 프랑스는 초국가적인 유럽통합이 아닌 국가중심의 유럽을 주창하는 드골주의를 고수해 다른 5개국과 대립했다. ▲유럽공동체(EC,European Community) 프랑스가 66년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ESCS 복귀를 결정한 뒤 ESCS,Euratom,EEC의 공동체 집행부를 하나로 통합,67년 7월 출범한 것이 EC다. 영국은 72년에 정식회원국이 되었다.85년에 회원국은 총 12개국으로 늘었다.84년 EC 회원국들은 정치통합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였고,86년에 단일 유럽의정서(SEA)를 채택했다.SEA는 유럽 내의 상품, 서비스, 자본, 고용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자유 블록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의 탄생 92년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린 유럽이사회에서 ESCS 파리조약, 로마조약,SEA를 병합하는 단일조약을 체결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이다. 이는 경제통화연합과 정치연합의 창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마침내 93년 11월1일 유럽연합이 각국에서 모든 절차를 끝내고 출범해 유럽통합의 새 장을 열었다.95년 12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15개 회원국들은 99년 1월 경제통화동맹(EMU)을 출범시키고 단일통화의 명칭을 ‘유로’로 하는 데 합의했다.2002년부터 각국의 화폐는 완전 폐지되고 유로화만 통용되고 있다. ●유럽통합의 요인 유럽통합이 논의된 이유는 먼저 미국이 주도하는 IMF(국제통화기금)나 IBRD(세계은행)에 대항해서 서유럽이 주도하는 경제기구를 만들려는 각국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적 공황과 경제난을 경제, 정치 통합을 통해 타개하려는 뜻도 있었다. 또 소련이라는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서유럽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정치적·군사적인 이유도 있었다. 미국의 서유럽 원조정책인 마셜플랜은 서유럽을 소련과 공산주의에 대항할 이데올로기적인 동맹체로 조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가 유럽경제협력기구(OEEC)다. ●유럽 통합의 문제점 통합이 추진되자 일부 회원국 국민들은 국가 주권의 상실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의 결속력을 강화하려면 회원국간의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회원국들간의 국력과 경제력의 차이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킬 수 있다. 가난한 집은 부잣집과 합치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부잣집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가난한 나라들에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빈국들은 부국들에 값싼 노동력과 생산기지, 소비시장만 제공한다는 피해의식이 있다. 어쨌든 회원국들의 경제 수준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다. 공동체법, 즉 유럽헌법이 각국의 법과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도 있다. 마리화나 흡연의 합법성, 동성간의 결혼문제, 안락사 등에 관해서는 각 국마다 법이 다르다. 공동체법이 우월하다면 각국은 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문화와 언어가 각양각색인 점도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 유럽 스스로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기구도 미흡하다. 또 옛 동구권 국가들의 EU 가입은 서유럽국가들에 난민과 망명 등의 문제를 던져주게 된다. 네덜란드 국민들이 비준을 거부한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유로화 도입으로 네덜란드의 물가는 이미 상승했고 동유럽 이민의 유입으로 경제난과 실업률이 악화될 것을 걱정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마약 허용 등 네덜란드의 자유화 정책이 제한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헝가리, 스페인에서는 유럽헌법이 통과됐지만 한 국가라도 비준하지 않으면 유럽헌법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2000년 승인된 니스조약에 따라 행정적으로 유럽연합이 기능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단일 통화인 유로체제 존속에도 문제가 없다. 오는 16∼17일 열릴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비준과정을 계속 진행할지, 조약의 사문화를 선언할지 결정하게 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국민투표에서 부결했지만 재협상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헌법의 내용을 손질하는 등 다른 차선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를 위한 ‘4년 중임제’ 개헌/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흔히 정치적 경기변동(political business cycle)이 나타난다. 정권을 가진 여당이 다음 선거에서 재집권하기 위해 선거 전에는 확장정책을 펴고, 선거 후에는 누가 정권을 잡든지 확장정책의 후유증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게 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경기변동이 야기됨을 말해준다. 안정적 정당제도 하에서 각 정당이 집권을 위해 최선의 정책을 펴고, 또 잠시 투표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일시적인 확장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에는 다시 다음 선거에서의 평가에 대비하여 긴축정책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 선진국의 정치제도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정당이 이합집산하고, 또 대통령도 단임제여서 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아 재집권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어 있다. 그러니 내 임기만 무사히 끝내면 되는 것이고, 또 정당조차 안정적이지 못하니 후임자를 위한 고려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펴는 것은 고사하고, 오늘의 단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후유증을 무시한 채 미봉책을 쓰는 일이 비일비재해 왔다. 단임이었지만 유독 7년이라는 긴 임기가 보장되었던 전두환 대통령은 독재형 경제정책을 쓸 수 있었으며, 또 해외 여건이 좋았던 덕에 임기 초에 비해 임기 말에 월등 좋은 경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처음으로 5년 단임제를 적용 받은 노태우 대통령은 좋은 경제 상황에서 취임했으나 자리에서 물러날 때에는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물려 받은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돌입하면서 OECD에 가입하게 했지만, 임기 말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외환위기를 맞게 하였다. 뒤를 이은 김대중 대통령은 극도로 어려운 경제를 이어받았는데 이를 성급히 임기 내에 해결하겠다는 욕망에 소위 카드채라는 문제를 만들어 내었고, 뒤이어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여금 취임 이후 경기 최저점을 맞게 하였다. 이렇듯 7년간 장기집권한 전두환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과거의 대통령들이 후임 대통령에게 어려운 경제 상황을 물려주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단임제 탓이 아닐까? 내가 잘해 본들 평가에 의해 다시 재임할 수 없다면 자기 임기만 끝내고 보면 될 것이 아닌가. 정당도 이합집산을 하니 내가 속한 정당을 위해 내가 잘해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나중에야 어찌되든 오늘의 문제를 피해가는 미봉책만 쓰면 될 일이 아닌가. 우리는 오래전부터 정치 때문에 경제가 어렵게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 이제 경제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단임제를 고쳐서 중임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다. 한번의 임기를 잘 마치고 평가를 받아 다시 집권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올해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4년 중임할 수 있게 하면 다음부터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를 수 있으며, 또 총선과 대선 사이에 지자체 선거를 시행하여 거의 매년 치러온 선거 횟수를 줄여 잦은 선거에서 오는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중임제와 더불어 도입해야 할 것은 국회의원들이 정당을 옮기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할 뿐 아니라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하는 제도이다. 정당정치에서 국민은 개인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며, 정당들이 일관성 있는 정강정책으로 정치를 해서 국민 평가를 받게 해야 정당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정부는 혁신과 개혁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4년 중임제만한 혁신과 개혁이 또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도약하게 하는 혁신이요 개혁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에 집중해야지 웬 개헌이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치가 잘되어야 경제도 잘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경제를 위해 정치의 틀을 혁신해야 할 때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엄마와 함께 뒹굴면서 책 읽는 공간

    엄마와 함께 뒹굴면서 책 읽는 공간

    ‘엄마와 함께 마룻바닥에서 뒹굴며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이 우리 동네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치단체 첫 건립… 하루 900~1100여명 이용 하루 평균 900명, 주말에는 1100여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노원 어린이도서관’은 이러한 아이들의 소박한 바람에 귀기울인 데서 시작됐다.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붐이 일어나기 전인 2003년, 변변한 도서관 하나 없던 노원구에 구민들의 뜻을 모아 구가 자치단체 최초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세운 것이다. 도서관은 구민들뿐만 아니라 외부의 관심도 받아 건립된 것으로 그해 겨울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문에서 입선을 수상하더니, 최근에는 어린이도서관으로는 유일하게 ‘2006 서울 세계도서관 정보대회 방문도서관’으로 선정됐다. “철저하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운영해 왔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눈높이 맞춰 국제도서관협서도 관심 노원 어린이도서관 박미영 관장은 도서관이 이처럼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이유를 “도서관의 3대 요소인 시설, 장서, 인적자원을 모두 어린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건립비 27억 2000만원을 들여 지은 노원 어린이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274㎡의 규모로 ‘어른’의 눈으로만 본다면 다른 도서관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동심’으로 돌아가 도서관에 들어서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불암산이 보이는 중계동 삿갓봉 근린공원 안에 자리잡은 도서관은 녹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푸른 마당을 지나 건물 1층에 들어서면 마룻바닥에서 부모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40석 규모의 ‘유아열람실’이 나온다. 혼자 책을 읽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제법 의젓한 초등학생들은 2층을 찾는다. 온전히 어린이들만을 위한 공간인 ‘자료실’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자료 검색을 통해 책을 찾고, 책상에서 책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책을 빌릴 수만 있을 뿐 열람대와 좌석은 이용할 수 없다.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다. ●지난해 자료대출만 21만여건 도서관은 최신 도서,CD롬,DVD, 장서 등 4만 2000여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자료 대출만 21만여건이나 된다. 탁 트인 공간에서 책을 읽고 싶은 어린이들은 ‘옥외독서공간’을 이용한다. 하늘공원, 놀이마당, 정자마당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껏 뛰어 놀 수도 있어 소풍가는 기분으로 도서관을 찾을 수 있다. 3층 문화교실에서는 ‘동화 다르게 읽기’ ‘책읽고 신체놀이’ ‘속닥 동화구연’ 등 다채로운 책 읽기 관련 수업이 학기별로 열린다.74석 규모의 강당에서는 영화 상영, 연극 공연이 수시로 펼쳐진다. 도서관 밖에서는 홈페이지에 구축되어 있는 ‘초등교과 웹참고 정보원’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료를 검색, 활용할 수 있다. 박 관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학교도서관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방학을 이용한 독서캠프를 실시해 다양한 독서활동의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양질의 우수 도서를 많이 소장해 어린이들의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터전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153개국 1735개 기관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국제도서관협회연맹대회로 문화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 내년 8월 서울 COEX에서 제72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내년 대회에는 노원어린이도서관을 비롯,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5개 공공, 대학, 전문도서관이 참가할 예정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001년 DJ가 햇볕정책 설명하자 부시, 수화기 막고 “자기가 뭔데”

    |워싱턴 연합|“김대중 대통령이 대북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화기를 손으로 막고는 배석한 잭 프리처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 선임국장을 향해 입모양으로 ‘이 사람,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Who does this guy think he is?)’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국가안보 전문가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최근 발간한 저서 ‘세계 경영(Running the World)’에서 부시 행정부 1기 초창기 때의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 행정부 것은 무조건 안돼)’ 기조를 설명하면서 프리처드 전 대북특사로부터 들은 이 사례를 소개했다. 로스코프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일치하는 면이 있는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말은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의 역동성이나 북한의 실체를 자신만큼 모른다는 뜻이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의 통화 시점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2001년 1월25일로 추정된다. 당시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통화 내용에 대해 “양국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대북관을 확립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 소득 발생한 나라서 과세

    소득 발생한 나라서 과세

    재정경제부가 5일 밝힌 조세조약 개정작업은 법률적 분쟁의 소지가 많은 실질과세 원칙에 대해 명확한 근거규정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재경부 권혁세 재산소비심의관은 “현재도 외국계 펀드가 조세회피 지역의 명목회사를 통해 투자한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모델조약 주석서와 국내법 상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질투자가를 기준으로 국내 세법을 적용할 수는 있다.”면서 “이번 개정으로 과세 절차가 투명·단순해지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외국, 이미 부분시행 일본은 지난 2004년 ‘신세이 조항’을 마련, 외국계 펀드가 공적자금이 들어간 기업이나 공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경우에는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미국과 조세조약을 개정했다. 이는 그해 2월 미국계 펀드 리플우드가 1210억엔을 투자해 확보한 일본 신세이 은행 주식 35%를 팔아 두 배가 넘는 2500억엔을 벌어들였으나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데 따른 결과였다. 신세이 은행에는 공적자금 370억달러가 투입됐다. 영국과 미국 정부도 공익사업체를 인수한 뒤 처분해 얻은 자본이득이 클 경우 ‘횡재세’를 매기고 있다. 즉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내 세법에 조세조약 남용방지 규정을 포함하거나 조세조약을 체결 또는 개정할 때 조세회피 방지규정을 포함하는 등 국제적 조세 피난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추세다. ●어떻게 고치나 현재 우리나라가 조세조약을 맺고 있는 나라는 62개국이다. 재경부는 OECD 회원국들과 조세조약을 개정할 경우에는 투자한 회사의 25%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의 주식양도차익, 투자한 회사의 자산중 50% 이상이 부동산인 회사의 주식양도차익 등에 대해서는 소득이 실제 발생한 나라에서 과세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은 론스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스타타워를 팔면서 주식양도 방식을 썼다. 현행 한·미간 과세협약에 따라 부동산 비중이 50%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다가 주식을 넘기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처분하면 우리나라가 과세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론스타는 부동산 관련 과세조항이 없는 벨기에에 명목회사를 세웠기 때문에 현재 스타타워 매각 차익 관련 과세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조세조약의 첫번째 개정 대상은 말레이시아의 역외금융센터 라부안이다. 현재 조세조약상 외국자본이 라부안을 통해 한국에 투자해 소득을 얻은 경우, 외국자본의 실질투자가를 추적해 과세 여부를 판정한다. 예를 들어 실질투자가가 조세조약을 체결한 미국계라면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과세할 수 없다. 그러나 조세조약이 맺어지지 않은 나라라면 과세할 수 있다. 앞으로 라부안을 조세조약에서 제외하면 라부안 소재 모든 역외 금융회사를 통해 들어온 투자에 과세를 할 수 있게 된다. ●과세 난항 전망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와의 조세협약 개정과 관련해 지난해 열린 1차 협상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본·호주 등은 라부안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양자협상에서 얻어냈으나 국력과 반대급부 등을 통한 결과다. 미국과도 조세조약에 대해 수년 전부터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협상 내용은 국가별로 달라질 전망이다. 또 한국에 투자한 외국계 펀드들도 다양한 검토를 통해 국내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제 과세가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있다. 협상결과에 따라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세금이 많아질 수 있어 재경부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검토 중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국자본 조세회피 차단

    외국자본 조세회피 차단

    정부는 국내에서 외국자본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약)을 이용, 조세를 회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조세조약 개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명목회사(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국내에 투자해 얻은 주식양도차익, 이자, 배당, 사용료 등의 투자소득에 대해 명목회사가 아닌 실질투자가를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법에 명문화하는 세법 개정도 추진된다. 재정경제부는 5일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와 국내 자본의 해외투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투자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 내·외국인 자본이 조세조약을 남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조세조약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미국·일본 등 전세계 62개국과 조세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뉴브리지캐피탈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자본들이 조세피난처로 주로 이용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을 조세조약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7∼10일 서울에서 말레이시아와 조세조약 개정을 위한 제2차 협상을 갖는다. 라부안은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지난 83년 조세조약을 체결한 이후 조세피난처로 설정됐다. 그러나 양국간 조세조약 적용 대상에 포함돼 외국자본들이 라부안을 거쳐 국내에 투자, 과세를 회피하고 있다. 정부는 또 앞으로 조세조약을 체결, 개정할 때는 조세조약을 남용하는 사례에 대해 비과세 또는 제한세율 적용 혜택을 배제하도록 조약에 명시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제한세율이란 조세조약상 소득이 발생한 국가에서 상대방 국가의 거주자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최고한도의 세율을 말한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체결한 조세조약에 대해서도 주식양도차익의 경우 투자가의 거주지국뿐만 아니라 소득발생지국에서도 과세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한 회사의 주식을 25%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자산의 50% 이상이 부동산으로 이뤄진 회사의 주식을 처분할 때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자·사용료 등 투자소득에 대해 투자자의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할 수 있도록 한 조세조약에 대해서는 실질 투자가가 해당국가 거주자인 경우에 한해 조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외국인 자본에 대해 실질투자가를 기준으로 조세조약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한 국제조세 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권혁세 재경부 재산소비세심의관은 “조세조약 남용행위를 막고 조세피난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이번 조세조약 개정 방침은 외국자본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기준에 맞는 세제를 구축하고 오래된 조세조약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본사 박은호 기자 ‘환경의 날’ 국민포장

    ‘세계 환경의 날(6월5일)’을 맞아 본사 박은호 기자가 국민포장을 받는다. 환경부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오디토리움에서 기념식을 갖고 환경보전에 공이 큰 31명에게 정부포상을 한다. 시상식에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3명에게 국민훈장을, 서울신문 박은호 기자 외 4명에게 국민포장이 수여되는 등 모두 31명(단체포함)의 환경 유공자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된다. 허 회장은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를 창설하여 국가적 환경현안에 대한 기업별 개선사항을 협의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는다. 또 박은호 기자는 환경부 출입기자로서 각종 환경기사를 통해 환경정책 발전과 국민의 환경보전의식을 일깨운 공로가 높이 평가돼 국민포장을 수상한다. 훈·포장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훈장=△국민훈장 무궁화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모란장 이 진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상임회장△홍조근정훈장 박준우 상명대 교수 ◇포장=△근정포장 전의찬 세종대 교수, 구영수 대구시환경정책과장△국민포장 박은호 서울신문 기자, 이면유 한강지키기운동본부 수석대표, 신헌식 금호아시아나㈜ 부사장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항생제중독 / 고와카 준이치 지음

    우리의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 농업, 어업, 축산업 분야의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온 지 오래다. 하지만 항생제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 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항생제중독’(고와카 준이치 지음, 생협전국연합 옮김, 시금치 펴냄)은 ‘항생제로 차려지는 밥상’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위해 쓰여진 책이다. 일본 소비자·환경분야의 대표적인 인물인 고와카 준이치가 소아과 의사 테라사와 마사히코 등과 함께 연간 수천t씩 사람과 사람이 먹는 음식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의 실상을 파헤쳤다. 이들은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항생제의 사용량에 대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끈질기게 자료를 요구해 보고서를 썼다. 안전한 먹을거리 선택법, 효과적인 항생제 복용법, 내성균 예방하는 발효음식을 소개한다. ●항생제 얼마나 쓰나 ‘더 이상 약이 없는 현실’에 직면한 의료계의 항생제 내성균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축산업이 병원 사용량보다 최고 9배 이상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업, 수산업에서도 병원 사용량보다 적지 않은 양의 항생제가 투여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지난 2002년 일본에서 사용된 항생제 총량은 1700여t. 성장촉진 등을 위해 소, 돼지, 식용 닭, 우유, 달걀, 양식어, 채소, 과일 생산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 사용량의 2배가 넘는다. ●항생제와 내성균은 생명과 건강위협 땅, 바다, 식품 등 생활환경에서 퍼지는 내성균은 병원처럼 통제하기도 힘들고 피해 정도의 예측과 규제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결핵 치료약인 ‘스트렙토마이신’의 경우 질병치료용(4.7t,2002년 일본)으로 쓰인 양의 7배가 논밭에 뿌려지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병원보다 더 많은 양이 사용되는 환경의 내성균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병원내 감염에만 치중하고 있음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OECD국가 가운데 항생제 복용량 1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인류가 지닌 ‘최후의 약’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항생제 반코마이신 내성균의 원내 감염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성균 예방가능 소아과 의사 마사히코는 보육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심각한 내성균은 간단한 생활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료에 앞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받아 잘 듣는 항생제를 골라 쓰도록 했다. 또 환자와 의사 모두 항생제에 의존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며 깨끗하게 손 씻기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식생활 즉 미네랄 등이 풍부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 발효음식 섭취를 하고 대신 인스턴트음식을 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것은 항생제를 먹인 육류, 양식어, 과일, 채소의 소비를 거부하는 데서 시작된다. 조사 결과 치즈, 와인을 즐기는 프랑스가 맥주에 감자튀김을 먹는 미국보다 내성균 피해가 적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1만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지구촌에 원자력발전소 건설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30년 이상 원전 건설을 허가하지 않았던 미국이 재개 방침을 밝혔고,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수상(水上)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가 원전 건설 붐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원전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 때문에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미국·남미도 원전 건설 동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현재 전세계에는 모두 440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고 25기가 건설 중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80년대 이후 원전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원전 건설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건설 중인 원자로의 68%인 17개는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지난 4월2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2년만에 원전 건설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이 흐름은 바뀌고 있다. 미국에 뒤질세라 러시아 원자력청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5년 안에 바다 위에 70㎿급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유럽은 여전히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지만 이탈리아, 독일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남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2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브라질 정부도 브라질핵프로그램(PNB)을 마련, 최대 7곳의 새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원자력에너지 개발에 착수해야만 한다.”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협력하고 이란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2020년까지 30∼40개의 원전을 건설, 전력 부족을 해소할 계획이고 인도 역시 8년 안에 24개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이 원전 건설 촉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AEA는 세계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16%에서 2030년에는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건설을 촉진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선 고유가와 이에 따른 ‘에너지 안보’ 확보 경쟁이다. 더욱이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전력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인도 등에서는 저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은 원자력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5년 전세계 에너지 수요는 2001년에 비해 54% 늘어나고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원자력 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34분의1, 석유의 2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열린 IAEA의 ‘21세기를 위한 원자력 에너지’ 회의에서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원자력 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멈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IAEA와 세계원자력연합(WNA)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면 1년에 6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반미 노선을 걷고 있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경우 원전 건설이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전성·폐기물 문제 해결해야” 원자력은 장점이 많지만 문제점 역시 만만찮다. 먼저 한번 사고가 나면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지난 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건은 300만명 이상의 피해자를 낳았으며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환경단체 벨로나재단의 닐스 보머 박사는 “어떤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든 후세에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면서 “폐기물 처리 장소에서 적어도 10만년 동안은 떨어져 있어야 안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유럽-우파정당 주도 원전개발로 U턴도 |파리 함혜리특파원|전통적으로 반핵정서가 강한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원전 추가건설을 중단하거나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등 원전 포기정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고유가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원자력으로 ‘U턴’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으나 지난달 30일 이탈리아에너지공사(Enel)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유럽형 경수로(EPR) 개발협력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전개발 정책으로 복귀했다.Enel은 프랑스의 플라망빌에 건설되는 1600㎿ 규모의 원자로 개발비용의 12.5%를 부담하고 그만큼의 생산전력 사용권을 갖는다. 독일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립정권은 2000년 10월 원자력발전소 신규건설 금지 및 기존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규정한 법률을 제정했다. 환경부는 이 일정에 따라 2003년 북부의 슈타데 발전소를 폐쇄한데 이어 지난 달 11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오브리크하임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 차기 총선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은 원전 포기는 실업자 양산과 부족한 전기의 수입 등 문제를 야기한다며 원전폐쇄 정책의 폐지를 공언해 왔다. 영국은 2003년 발표된 ‘국가에너지 백서’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12개의 원전 가운데 9개를 단계적으로 폐쇄,2020년에 원전발전 의존도를 현재의 22%에서 7%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영국정부는 원전 대신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풍력발전소 건설이 지체되면서 원전발전 재개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핀란드는 2002년 의회가 원전재개를 통과시킴에 따라 2009년까지 원자로 1기를 추가로 건설키로 했으며, 불가리아도 2011년과 2013년 각각 1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1차 석유파동 이후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을 고수한 나라. 그 결과 석유사용 비율을 30년전보다 30%이상 줄였고, 전기는 자립도가 100%를 넘어서 남아도는 전기를 수출까지 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미국-‘부시 새 원전추진’ 논란 가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방침을 발표한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원전 건설의 정당성 및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미국내에서 1973년 이후 중단됐던 원전 건설을 2010년까지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강하다. 사무엘 보드먼 에너지장관은 새 원전이 2014년까지 완공될 것이며 30억달러의 기금 설립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원전 건설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어중간한 원전 건설 정책보다는 수소전지와 태양력,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전통적으로 원전 건설에 반대해 왔지만 이번에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원전이 오히려 화석연료보다 환경에 이롭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내놓은 ‘2004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천연가스와 석유, 석탄 등 에너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1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인 ‘환경방어’의 프레드 크럽 회장, 세계자원연구소의 조너선 래시 소장 등은 핵 확산 우려가 해소된다면 원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찬성론’을 펼치고 있다. 또 그린피스의 창설자 가운데 한 명인 패트릭 무어도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사이버명예시민운동본부 발대식

    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은 제18회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6월 한달 동안 주간별로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14일 오전 10시 삼성동 COEX 4층 그랜드콘퍼런스룸에서는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과 함께 사이버명예시민운동본부 발대식이 열린다.
  • 한국 환경보건 OECD 최하위권

    우리나라의 환경보건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등 대기·수질오염에 따른 국민들의 건강상 위협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환경연구소 장재연(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 소장은 1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초 공개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관련 통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인구밀도를 감안한 대기 중 먼지 오염도의 경우 우리나라가 ㎥당 66.05㎍(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으로 비교대상 OECD 2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28개국 평균 먼지농도(37㎍)의 1.8배, 오염도가 가장 낮은 터키(11.35㎍)보다는 5.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질환경 악화에 따른 감염성 장질환 사망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2명으로 25개 국가 중 멕시코(15.9명)에 이어 가장 많았다. 사망자가 가장 적은 나라는 체코(0.01명)였으며, 그리스(0.02명)와 캐나다(0.04명), 네덜란드(0.07명) 등 순이었다. 회원국 평균은 0.98명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15세 미만 호흡기질환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0.72명으로 25개국 중 6번째로 많았다. 호주가 2.91명으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고, 일본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캐나다, 독일 등 12개국은 사망자가 한명도 없었다. 장 소장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환경보건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사설] 자영업 구조조정이 진입규제인가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언해온 영세 자영업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관련부처들이 각종 전업 지원책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핵심은 진입 규제다. 이·미용 등 개인서비스업의 분야별 전문자격제도 도입, 제과업과 세탁업의 국가기술자격제도 취득 또는 자격소지자 고용 의무화, 화물과 택시운송업의 지역총량제 도입이 이에 해당한다. 공급 제한을 통해 과잉 공급을 해소하겠다는 발상이다. 자영업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정부로서는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정부의 지적처럼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율이 29.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3.8%보다 2배 이상이나 높을 정도로 기형적인 구조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내몰린 실직자들이 모두 창업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했다. 그러다 보니 창업 대비 폐업비율이 87%를 웃돈다. 우리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영업자 때문이라는 당국의 인식이 전혀 틀린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공급을 규제해 자영업의 시장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10·26대책’ 이후 일련의 부동산정책에서도 확인되듯 공급규제식 단기 처방은 시장의 흐름을 왜곡시킬 뿐 아니라 또 다른 부작용만 낳는다. 따라서 우리는 자영업도 자유로운 진출입을 통해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에서 정부의 역할도 멈추어야 한다고 본다. 자영업자들의 실질 소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가 생사의 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시일이 다소 걸리더라도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영업의 퇴로를 마련해주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공급 규제보다는 총수요 진작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 [자영업 100만곳 구조조정] 자영업자 실태

    [자영업 100만곳 구조조정] 자영업자 실태

    31일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2003년 현재 자영업자수는 총 240만이다. 이를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이 27.3%, 음식업이 25.3%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이어 화물·택시운송업(12.1%), 이미용·욕탕·세탁업(6.3%), 숙박업(1.8%) 순이다. 자영업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늘어나면서 취업자 중 자영업 종사자 비중이 29.5%나 된다. 미국(6.9%), 일본(11.8%)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3.8%의 두배를 넘어선다. 넘쳐나는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도 2000년부터 계속 줄어들어 2003년 이후에는 임금근로자보다 낮은 실정이다.2003년 자영업자의 월 소득은 244만원, 임금근로자는 259만원으로 소득이 역전된 뒤 지난해에는 자영업자 248만원, 임금근로자 267만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자영업자 스스로도 경영이 어려운 이유로 과잉진입(65.7%)을 꼽았다.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지난 3∼4월 전국 8개 상권,16개 업종,16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의 64.6%는 종업원이 1∼2명에 불과했다. 또 26.4%는 적자 운영을 하고 있고,64.0%는 생계유지 수준에 머무는 등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와 준비되지 않은 창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이 3000개의 소매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업 준비기간 3개월 미만의 경우 월수익이 100만원도 안되는 업체가 47.4%나 됐다. 준비기간 3∼6개월은 월수익 100만원 미만 비율이 19.4%,6개월∼1년은 15.6%,1∼2년은 7.3% 등으로 창업 준비기간이 길수록 월수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봉제업은 노후설비와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산업연구원이 전국 200개 봉제업체를 조사한 결과 재봉기의 경우 10년 이상 된 노후설비가 54.5%를 차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동대문 신발상가도 인터넷쇼핑몰이?

    동대문 신발상가도 인터넷쇼핑몰이?

    ‘동대문 신발상가의 인터넷 쇼핑몰 전도사.’ 동대문에서 20년 남짓 신발 도매업을 하는 홍석기(44) 사장은 이같은 특이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도매상도 온라인에 눈떠야 살아남아” “도매상도 온라인에 눈뜨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다 보니 얻은 별명. 그는 2000개가 넘는 동대문 신발상가 중에서 지난 1999년 처음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오픈, 인터넷 시장을 개척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동대문 시장 매출이 20분의1로 줄더군요.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는 마음으로 ‘슈즈랜드(www.shoesland.com)’를 열었죠.” 홍 사장은 1987년 2월 대학 3학년 때 동대문 시장에 들어섰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신발공장에서 제품을 받아 판매하던 어머니 일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새벽 일을 하던 어머니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다. 결국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시장 일을 도맡았다.89∼95년 신발시장의 전성기가 지나자 매출이 서서히 줄어들었다.96년 과로로 쓰러져 오른쪽에 마비까지 왔다. ●직접 만든 홈페이지로 받은 첫 주문 ‘짜릿’ “6개월 동안 누워 많은 생각을 했죠.‘순간순간을 알뜰하게 써야겠구나.’싶더군요.” 홍 사장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도전을 시작했다. 포토숍, 드림위버, 나모,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홀로 익혔다. 새벽 2시 상점 문을 열어 오후 2시 닫을 때까지 틈틈이 공부했다. 이웃 상인과 막걸리 한 잔하는 시간도 없앴다. 광운대에서 전자재료공학을 전공한 것이 뒤늦은 모험에 큰 도움이 됐다. 어렵사리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첫 매출을 올리던 날, 홍 사장은 감격에 벅차 올랐다고 했다.“인터넷 저쪽에서 내 물건을 사는 그 사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인터넷 손님을 ‘단골’로 만들기로 했다. 신발을 택배로 보낸 뒤 확인 전화를 걸어 신뢰감을 준 것. ●택배 도착 여부·불편한 점 전화로 확인 “인터넷 손님은 직접 신어볼 수 없기에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신발을 삽니다. 그래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 꼼꼼히 챙기면 크게 감동 받지요.” 또 옥션(www.auction.co.kr) 등 대형 쇼핑몰과 제휴, 안정성도 높였다. 제품을 설명할 때도 직접 신어 보고 “평균보다 사이즈가 크게 나왔다, 작게 나왔다.”는 품평을 곁들였다. 매출은 눈에 띄게 늘어갔다. 홍 사장은 “오프라인에선 남성 신발만 판매하지만, 온라인에선 각종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신상품을 올려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온라인 판매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디자인 400∼500개를 개발해 온라인에 선보이는데, 이 가운데 매출이 높은 20%를 히트상품으로 보고 오프라인에 유통시키면 성공한다는 것. 재고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든 셈이다. 또 지방의 도소매업자가 동대문까지 나오지 않아도 제품을 주문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매출이 5대5로 자리잡았다. ●출혈경쟁 탓에 품질 떨어져 안타까워 홍 사장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이웃 상인들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도록 돕는 것이 다음 과제다.“동대문 상인들이 인터넷 판매를 주도해야 우리 신발공장이 되살아납니다.” 그는 최근 인터넷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제품의 질이 떨어져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온라인 미끼상품이 중국산 저가 상품인 데다 국내 제품이 거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걱정했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도매상도, 신발공장도 망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그래서 홍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 전도사로 나서기로 마음먹었다.8개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 오픈을 돕고 마케팅 노하우도 전수했다. 이벤트도 기획했다. 다음달 2일까지 ‘동대문 신발 도매상가 인기신발 최강 100선’을 옥션에서 연다.5개 업체의 100가지 신발을 30% 이상 저렴하게 내놓았다. 여성용 샌들이 5000∼2만 1000원, 스니커스가 9000∼1만 9000원. 홍 사장은 일본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일본 현지법인을 세우고 슈즈랜드 재팬 사이트를 개설하는 계획이다. 국내 제품의 경우 중국산보다 품질이 좋고, 일본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관절인형이 신는 수제화의 경우 인터넷에서 6만∼7만원에 팔리고 있다. 침체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그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저가노트북 ‘봇물’

    최근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는 노트북PC업계가 중국으로 공장을 일원화하면서 저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저가노트북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삼보컴퓨터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생긴 ‘공백’을 노린 전략이다. ●도시바 129만원대 출시 도시바코리아는 30일 저가노트북 돌풍에 대응하기 위해 129만원대(부가세 포함)의 실속형 제품 ‘새틀라이트 L1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15인치 모니터에 인텔 셀러론M 프로세서 360(1.4㎓)을 탑재했고 기본메모리는 256MB, 하드디스크는 60GB이다. 도시바코리아는 ‘새틀라이트 L10’ 출시를 계기로 프리미엄급 노트북시장과 저가노트북 시장의 라인업을 구분해 공략하기로 했다. 일부 프리미엄제품은 일본 내에서 생산하지만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흩어져 있던 저가노트북 라인은 중국 항저우 공장으로 일원화했다. 도시바 관계자는 “중국으로 공장이 일원화되면서 가격 인하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 119만원짜리 제품 내놔 그동안 ‘고가정책’을 고집하던 삼성전자가 지난달 역대 최저가인 119만원짜리 제품(SP28-D130)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수원의 노트북 생산라인을 중국 쑤저우 공장(연 100만대)으로 완전히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용산 등에서는 90만원대에 유통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 전략은 바뀌지 않았지만 워낙 저가공세가 심해 100만원대 초반의 ‘행사모델’을 통해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보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IBM의 PC사업을 인수한 중국 레노보는 레노보코리아를 통해 6월말까지 ‘씽크패드’ 제품을 최저 147만원에 팔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다. 한때 삼보컴퓨터 ‘선전’의 원동력이었던 ‘에버라텍’은 타이완업체들이 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실제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내수용 노트북을 생산하는 LG전자도 가격경쟁이 계속될수록 공장 이전 압박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LG전자 관계자는 “내수용은 평택공장에서, 수출용은 중국 쿤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라인 이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델 상륙·삼보 위기가 경쟁 부추겨 한편 200만원을 넘던 노트북 가격은 지난해 말 델과 삼보컴퓨터가 100만원 이하 제품을 내놓으면서부터 파괴되기 시작했다. 델 제품은 제품 가격을 부가세 별도 기준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광고가’에 10%를 더해야 하지만 70만원대까지 낮추면서 가격파괴를 주도했다. 한국시장에서 고전하던 HP도 ‘저가바람’을 타기 위해 최근 컴팩 nx6110을 ‘119만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물론 부가세를 포함하면 가격이 130만원을 넘는다. 반면 삼성,LG, 삼보 등 국내 업체들의 일부 제품은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9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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