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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O총회, 산업안전보건 기본협약 격상 논의

    ILO총회, 산업안전보건 기본협약 격상 논의

    국제노동기구(ILO) 제110차 총회에서 오는 11일 산업안전보건 관련 기술협약을 기본협약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결론을 내린다. ILO기본협약은 노동기본권을 집약한 것으로, 노동권의 ‘국제 법전’으로 통한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기본협약으로 격상될 협약으로는 산업안전보건협약(155호), 산업보건서비스 협약(161호), 산업안전보건 증진체계 협약(187호)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한국은 155호와 187호를 비준했다. 161호가 기본협약으로 격상되면 ILO로부터 비준 요구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향후 노동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61호 협약에서 산업보건서비스는 최적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이 필수 예방 기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산업재해 예방, 코로나19 등 주기적인 감염병 펜데믹 시대 노동자의 건강 보호 등의 문제와 맞닿아있다. ILO는 지난달 30일부터 제네바 본부에서 대면 및 화상회의로 총회를 열어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 즉 산업안전보건을 ‘ILO 노동자 기본권 선언’에 포함할지를 논의 중이다. 산업안전보건이 노동기본권에 포함되면 산업안전보건분야의 대표적인 협약들이 기본협약으로 선정된다.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윤효원 실장은 지난달 열린 ‘ILO 중대재해예방 협약 비준 및 산업안전보건 기술협약의 기본협약 격상의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정부 공식 통계로 일로 인해 한해 2000명이 숨진다. 하루 5.5명으로 4시간마다 1명씩 죽어가고 있다”면서 “ILO협약 중 산업안전보건 관련 협약의 비준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에서 일로 인해 다치고 병들고 죽는 노동자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산업안전보건 관련 기본협약 비준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무엇보다 관심이다. 현재 한국이 비준한 산업안전보건협약은 155호와 187호, 방사선보호협약(115호), 직업암협약(139호), 석면협약(162호), 화학물질협약(170호) 등이다. 155호와 187호를 제외하고는 특수 경제활동분야에 국한된 기술협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처럼 산업안전보건 관련 협약 6개를 모두 비준한 나라는 벨기에, 핀란드, 룩셈브루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6개국이다. 이 나라들의 노동자 10만명 당 산업재해 사고성 사망률을 보면 벨기에 1.3명, 핀란드 1.1명, 룩셈부르크 3.1명 등으로 대부분 한국(4.6명)보다 낮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관련 협약 6개를 적용하지 않는 나라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형편이 크게 낫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협약을 인정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ILO총회 노동계 대표연설에서 “안타깝게도 한국에서조차 노동기본권이 철저히 준수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도 협소한 근로자의 정의, 노조설립 신고서 반려,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개입, 쟁의권에 대한 부당한 제약과 처벌 등 국제 노동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조항이 남아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 출범한 정부가 노동시간 유연화, 성과급 임금체계 강제 도입 등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고 양질의 노동을 저해하는 방침을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경제성장과 더 나은 삶의 관계/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경제성장과 더 나은 삶의 관계/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경제성장만큼 우리 사회에서 파급력이 큰 화두가 있을까? 경제성장은 모든 선거에서 제1의 공약이고 전임자를 평가하는 시금석으로, 특히 우리 사회에서 엄숙한 절대명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토록 경제성장을 바라는 것일까? 아마 경제성장이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가 국내총생산(GDP)인데, 이 GDP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생각보다 이르지 않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 상무부는 정부 재정지출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 내 총생산량을 측정하고자 했고, 이 작업은 벨라루스 출신의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담당했다. 그는 각 경제주체가 생산한 생산물의 가치를 국민소득 형태로 일괄된 틀을 설계해 측정했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국민소득계정의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쿠즈네츠는 이런 GDP의 개념을 창시한 공로로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GDP는 경제적 성장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라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성장률을 측정할 수 있었고, 지속적인 성장률 추구를 통해 국민소득 증대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기 등 자본주의의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 GDP로 측정되는 경제성장이 보통 사람의 삶의 질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은 늘고 있으며 소득수준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또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무분별한 자원 채취에 기반한 경제성장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려 결국에는 가까운 미래 인간의 생존마저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GDP로 측정되는 경제성장에 대한 맹목적 추구보다는 보통 사람의 삶의 질을 보다 현실적으로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쿠즈네츠조차 “‘보다 높은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성장시키려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GDP의 무분별하고 광범위한 사용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는 “우리는 어떻게 더 성장할 것인가를 연구할 것이 아니라 보통 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은행(World Bank) 등의 국제기구와 많은 회원국들이 삶의 질을 측정하는 대안적 지표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OECD의 ‘더 나은 삶 지표’(Better Life Index)는 소득 외에 교육, 직업, 안전, 주거, 시민참여, 일과 삶의 균형, 건강, 삶의 만족, 환경, 공동체의식 등 다양한 지표를 동원해 보통 사람들의 삶의 질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과연 한국인의 삶의 질은 어떠할까. 2018년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38개 중 30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또한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하는 국가 행복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18∼2020년 평균 10점 만점에 5.85점을 기록해 OECD 37개국 가운데 35위에 그쳤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국민들이 소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직업과 주거의 안정성, 일과 삶의 균형, 건강하고 행복한 삶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 송영길, 낙선 후 SNS에 ‘불사조’ 글…“부활 고대합니다”

    송영길, 낙선 후 SNS에 ‘불사조’ 글…“부활 고대합니다”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활을 의미하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송 전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선거캠프 사무실 정리하는 일을 도왔다”며 “캠프빌딩 이름이 휘닉스(phoenix), ‘불사조’다”고 밝혔다. 불사조는 죽어도 부활한다는 전설 속의 불새를 일컫는다. 송 전 후보는 지난 4월29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을 때도 캠프사무실을 서울 중구 휘닉스빌딩에 마련한 배경을 설명하며 ‘불사조’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송 전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다시, 더 멋진 새로운 비상을 확신합니다’, ‘다시 따듯한 봄은 옵니다’, ‘기회는 또 옵니다’, ‘불사조 응원합니다’, ‘부활을 고대합니다’ 등 지지자들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한편 송 전 후보는 2일 캠프 해단식에 이어 이날 사무실까지 정리하며 당분간 재충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 유니베라, 알로에 건강기능식품 ‘유니베라 슈퍼겔 W’ 선보여

    유니베라, 알로에 건강기능식품 ‘유니베라 슈퍼겔 W’ 선보여

    유니베라가 프리미엄 알로에 건강기능식품 ‘유니베라 슈퍼겔 W’를 선보였다. 면역력 증진, 장 건강, 피부 건강의 3중 기능성 제품으로, ‘밖에서 막아주고 안에서 지켜주는’ 더블 건강을 콘셉트로 한다. 주원료인 알로에는 유니베라 해외 농장인 미국 텍사스주 힐탑가든 농장에서 생산한 ‘액티브알로에 더블유(ACTIValoe W)’다. 액티브알로에 더블유는 면역 다당체와 생리 활성물질 함량을 증대한 알로에 원료 브랜드로, 미국 농무부(USDA)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부원료로는 유니베라가 연구개발한 ‘UAPB1’(알로에 유래 파라바이오틱스 UAPB1)를 비롯해 베르가모트, 오렌지 등을 함유했다. 착색료와 합성 향료는 넣지 않았다. 주스 형태로 하루 1컵(150g) 마시면 된다. 가까운 대리점 ‘유피’ 또는 유니베라 멤버스몰(www.uvmembers.com)에서 판매한다. 유니베라 관계자는 “유니베라 슈퍼겔 W는 국제 알로에 기준 협의회(IASC)에서 우수한 알로에 제품에만 부여하는 인증을 받았다”며 “국내에서 알로에 원료와 제품 인증을 모두 받은 것은 유니베라 제품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니베라는 최근 배우 지현우를 모델로 발탁하고, TV와 온라인을 통해 신제품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 BIS 등 국제기구는 우리의 훌륭한 친구…유리한 원칙 끌어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BIS 등 국제기구는 우리의 훌륭한 친구…유리한 원칙 끌어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5월 10일)에 가려져서 그날 잘 알려지지 않은 소식이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출됐다는 소식이다. 유엔 사무총장(반기문)이나 세계은행 총재(김용) 등에 비하자면 BIS 이사직은 작은 감투지만, 한국인이 국제기구의 중요 직책을 맡았다는 사실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전임 이주열 총재에 이어서, 그것도 취임한 지 20일 만에 같은 자리에 선출됐다는 것은 개인이 아닌 우리나라의 위상을 보여 준다. BIS는 각국 정부가 아닌 중앙은행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 점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과 크게 다르다. 한국은행은 선진국 중앙은행 클럽으로 운영되던 BIS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75년부터 공을 들였다. BIS가 주최하는 각종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해서 곁불을 쬐는가 하면 외환보유액 일부를 예치하면서 호감을 표시했다. 그런 일을 20년쯤 하니까 1997년 마침내 문호가 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해 정부 전체가 뛰고 있을 때 한은 혼자서 이룬 쾌거였다. ●‘국제금융 시어머니’ BIS BIS는 IMF나 세계은행과 달리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온갖 금융 규제들을 만들어 내니 영락없는 시어머니의 모습이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아시아적 가치’를 내세우면서 BIS 규제 수용을 강하게 거부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 있다. 아무 과학적, 국제법적 근거도 없이 BIS 바젤위원회가 제시하는 기준 즉, 8%의 ‘적정’ 자기자본비율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마하티르 총리는 견딜 수 없었다.한은의 입장은 달랐다. 좋건 싫건 BIS는 국제적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회원 중앙은행들과 사귀어 두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가입한 지 열 달 만에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유럽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한국 편에 섰다. 그때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차관보가 한국을 방문해서 우리 당국을 매섭게 추궁한 뒤 IMF 당국과 함께 긴급 구제금융 프로그램(스탠드바이 협정)의 조건들을 숨 막히게 옥죄자 한국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면서 제동을 걸었다. 미국 일변도의 경제외교 채널을 다변화한 결실이었다. 설립 배경만 놓고 보면 한국은행이 BIS에 가입할 이유는 없었다. BIS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에 전쟁배상금을 받기 위해서 출범한, 전승국 채권단이었다. 그래서 IMF나 세계은행보다도 역사가 훨씬 길다. BIS를 만들 때 일본은 창설 멤버였고,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였다(과거 필자는 한국과 인연이 없는 BIS에 가입하려는 것이 무모하다고 판단했음을 고백한다). 그런 연유로 1975년 한국은행이 BIS 연차총회에 처음 참가했을 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신흥시장국의 참석자를 찾을 수 없어 몹시 당황했다고 한다.독일 채권단으로 출범한 BIS가 제2차 세계대전 뒤 존폐의 기로에 섰다. 오늘날 서방 세계가 러시아와의 금융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듯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은 나치 정부와의 거래를 차단했다. 그러나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은행법에 따라 스위스 바젤에 설치된 주식회사 BIS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치 정부와 금 거래를 계속했다. 그 래서 미국은 종전 직후 BIS를 해체하려고 했다. BIS의 대안으로 만든 것이 IMF다. 그러자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나섰다. 영국 대표였던 그는 미국 대표 해리 화이트 차관보와 언쟁을 벌이면서 BIS를 살려 두었다. 국제금융계에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면, 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되는 BIS가 요긴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중립을 지켰으므로 독일에 요구할 배상금이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도 BIS 주식을 단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체면상 미국이 2명의 이사직을 갖는 것을 다른 유럽 중앙은행들이 눈감아 줄 뿐이다. 어쨌든 BIS 안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들은 그 점을 이용해서 IMF가 아닌 BIS를 통해 국제 금융규제를 선도한다. 계기가 된 사건은 1974년 서독 헤르슈타트은행의 파산이다. 그때 유럽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하자 영국이 “유럽 문제는 유럽에서 풀자”면서 BIS 밑에 은행감독위원회를 만들어 금융감독기준을 통일시키자고 제안했다. 그에 대해 미국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떡이면서 오늘날의 바젤위원회가 탄생했다. 국제 금융감독기준을 제정하는 기구다. BIS가 독일 배상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들어지다 보니 지분구조가 각국의 경제력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그리스와 불가리아의 지분이 한국의 2배를 넘는다. 지분구조가 공정하지 않은 기구가 금융감독을 넘어 지급결제 기준까지 관장하고 있다. 그것은 분명 의욕 과잉이다. 그 점은 IMF도 마찬가지다. 원래 단기 국제유동성 부족 사태를 지원하려고 설립됐지만, 지금은 초장기 대출까지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 회원국의 쿼터까지 무시하면서 아르헨티나와 같은 특정국에 거액을 대출한다. 자금이 부족해서 일부 회원국들로부터 차입하면서까지 일거리를 늘린다.그것이 현실이다. 국제기구는 스스로 진화한다. 지난해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이한 합의가 탄생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하여금 올해 중에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표준공시기준을 만들도록 하고 각국이 이를 실천한다는 내용이다. IFRS 목적은 기업회계기준을 만드는 것이므로 ESG와 같은 비회계적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어색하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과거 말레이시아처럼 고립되기 쉽다. 아무쪼록 한국에 불리하지 않은 기준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CPTPP 등 새 모임들 형성 국제기구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간 소통과 협력 채널 자체가 바뀌고 있다. 미국의 계속되는 무역적자로 1960년대 들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흔들렸다. 그러자 G10이라는 느슨한 협력체가 탄생했다. 1970년대에는 일이 터질 때마다 G5, G6, G7의 다양한 그룹이 시도되면서 이런저런 문제들을 풀었다. 그 절정이 1985년 플라자 합의다. 미국, 영국, 서독, 프랑스, 일본 등 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엔화 강세를 결의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그룹)의 범위가 크게 늘었다. 한국이 포함된 G20이 탄생한 것이다. 그것은 영국의 입지가 더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2009년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어벤저스가 무더기로 늘어나는 모습을 ‘G올로지’(G-ology)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런데 트럼프 시대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이 주도해 온 G올로지가 변하고 있다. 예컨대 러시아가 포함된 G8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보인다. 덩치가 큰 나라들이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해 나가는 마초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새로운 모임들이 형성되고 있다. 바야흐로 마초의 세계가 퇴조하고, 동맹들끼리 뭉치는 깐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윤 대통령 말대로 우리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에게 있다. 훌륭한 친구가 필요한 현실적 이유는, 우리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다. BIS를 포함한 국제기구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규칙과 기준을 맹목적으로 좇는 것은, 천수답 농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런 일은 요령부득(要領不得)이다. 국제사회에서 훌륭한 친구들한테 우리에게 유리한 원칙들을 제시하고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BIS 이사로 뛰는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안보의 첨병이다. 객원 논설위원·한국은행 자문역
  • “정치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블룸버그, 민주당 박지현 조명

    “정치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블룸버그, 민주당 박지현 조명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평가하며 그의 정치 여정을 집중 조명했다. 통신은 디지털 성범죄 노출 등 한국의 열악한 여성 인권 상황이 박 위원장을 정치로 끌어들였고, 역설적이게도 그를 거대 야당의 공동 수장으로까지 밀어올린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날 ‘정치판에 뛰어든 26세 성범죄 투사(Fighter)’ 제하의 기사에서 박 위원장에 대해 “권력형 성범죄, 여성에 대한 폭력, 윤석열 대통령의 젠더 정책에 분노하는 한국 여성 수백만 명의 ‘길잡이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이 ‘N번방’의 존재를 폭로한 익명의 활동가에서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의 선거 참모를 거쳐 제1야당의 공동 수장을 맡기까지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20대 여성이 주요 정당 대표를 맡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더 평범한 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세대·젠더와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과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자 이를 규탄하며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눈물을 흘릴 때 다들 연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 익숙해져선 안 된다”며 “피해자가 있고 그 가족이 있다.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의 열악한 여성인권 때문에 주목받아…정치 입문 이후 험로” 블룸버그 통신은 박 위원장이 주목받게 된 배경이 한국의 열악한 여성 인권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여성의 소득이 남성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며 남성은 국회의원 중 81%를, 상장사 임원직 중 95%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인권 문제가 지난 한국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으나 여성 유권자는 여성부 철폐·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앞세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기도, 수많은 성범죄로 홍역을 치른 민주당이 내세운 이재명 후보를 택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이 수많은 성범죄 의혹 탓에 ‘더듬어만진당’(the ‘groping and touching’ party)이라는 조롱을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최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박 위원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합류한 이후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고도 전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온라인 회의 성희롱 발언 논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파문 등으로 박 위원장이 사과해야 했다고 보도했다.박지현 “저 정말로 민주당 바꿔보고 싶다” 앞서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현과 민주당을 지지해주시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바 있다. 박 위원장은 “이틀 후 드디어 지방선거일”이라며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쓰러지면 앞으로 누가 우리 절규를 대신할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를 취재하면서 늘 정치에 답답함이 있었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n번방’의 뿌리로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과 혐오”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성폭력 범죄는 이상했다.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심지어 2차 가해도 밥 먹듯이 한다”며 “어찌보면 피해자들은 성폭력 그 ‘자체’보다, 피해를 밝혔을 때 감당할 사회적 폭력이 더 두려웠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두려웠지만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의 힘을 보여줬다”고 했다. 또 박 위원장은 “저 정말로 민주당 바꿔보고 싶다. 능력과 관계없는 나이 무시부터 학력·지역에 따른 차별도, 격차도, 당에서는 용인될 수 없게 해 보려고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힘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혐오와 차별을 무기로 남녀를 갈라치고, 사회적 약자를 갈라치기하지 못하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주시면 민주당이 달라지고, 차별없는 세상이 조금 더 빨리 올거라 굳게 믿고 있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 [사설] 자기가 쓸 사람도 못 챙기는 게 ‘책임총리‘인가

    [사설] 자기가 쓸 사람도 못 챙기는 게 ‘책임총리‘인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천으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내정을 고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이력을 문제 삼아 국민의힘이 반대하자 윤 내정자는 “새 정부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는 입장을 지난 2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되돌려 주겠다고 한 약속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윤 행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거쳤다. 이런 이력 등을 고려해 한 총리가 강력 추천했다고 한다. 국조실장은 총리를 보좌하며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다. 총리의 추천권이 가장 보장돼야 하는 직책이다.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국조실장 추천마저 총리가 소신대로 못 하면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윤 행장 내정이 무산되면서 여당이 앞으로도 주요 인사에 제동을 거는 등 당정 엇박자가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여당이 과거처럼 무조건 대통령실을 따를 필요는 없겠지만 대통령이나 총리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뒤집는 게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윤 행장이 문재인 정권 때 소득주도성장을 입안한 홍장표 전 수석 후임으로 임명돼 탈원전, 부동산 정책까지 총괄한 전력은 있다. 이들 ‘소주성’ 등 일련의 정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점을 감안하면 ‘능력’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에 적임자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 정부 요직을 맡았다는 이유 만으로 새 정부 인사에서 배제되어서는 곤란하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에 맞지 않고 협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 ‘부의 상징’ 긴자에 2만원짜리 등산복…잃어버린 40년 맞이하는 日

    ‘부의 상징’ 긴자에 2만원짜리 등산복…잃어버린 40년 맞이하는 日

    지난 25일 오후 2시 일본 도쿄도 주오구 긴자 5번지 ‘#워크맨조시(여자)’. 작업복과 등산복 등을 파는 이 매장은 평일 낮임에도 20여명이 줄을 길게 서 계산을 기다릴 정도로 붐볐다. 대부분 30~50대로 60대도 상당수 있었고 남성복도 팔아 남자 손님도 꽤 있었다. 한 40대 후반 여성은 “저렴한데 나쁘지 않다”고 중얼거리며 바지와 티셔츠 등을 이것저것 집어갔다. 이 매장이 연령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붐볐던 데는 일본 저가 의류의 대명사 ‘유니클로’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등산복 바지는 1900엔(약 1만 9000원), 반팔셔츠는 980엔(약 9700원)에 불과했다. 이 매장에서 나름 고가인 등산재킷은 3900엔(약 3만 9000원)만 주면 살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이 지역에 워크맨조시가 문을 열었을 때 일본 유통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다름 아니라 문을 연 지역이 일본에서 땅값이 제일 비싸고 일본의 부를 상징하는 ‘긴자’였기 때문이다. 워크맨조시 긴자점의 맞은편에는 프라다 단독 매장을 비롯해 디올과 펜디 등 명품 매장이 모인 도쿄 최대 복합쇼핑몰인 긴자식스가 있었다. 콧대 높은 이 거리에 어울리지 않은 저가 매장이 진입한 상황이다. 긴자의 파격은 워크맨조시만이 아니다. 2001년 유니클로가 긴자에 진출하면서 긴자의 문턱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최근 2년간 저가 체인점이 잇따라 긴자에 문을 열고 있다. 100엔샵 ‘Watts’(왓츠)는 지난해 3월, 다이소는 지난달 15일 긴자에 각각 점포를 냈다. 300엔샵인 ‘3COINS+plus’(쓰리코인 플러스), 100엔샵 ‘Seria’(세리아)도 지난달 27일, 28일 각각 긴자에 진출했다. 이처럼 긴자의 명성이 흔들리는 데는 일본의 고질병인 임금도 물가도 오르지 않는 오랜 불황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원자재 등 수입 물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식료품 등의 가격이 상승하는 ‘나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얇아진 지갑 탓에 땅값이 가장 비싼 곳에서 저렴한 옷과 생필품을 찾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일본에서는 빵, 식용유, 교통요금 등 오르지 않는 걸 찾기 어렵다. 최대 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는 가정용 냉동식품을 8월 납품분부터 6~14% 인상한다고 25일 밝혔다. 기린 맥주도 10월 1일 납품분부터 맥주 가격을 6~13% 올린다고 발표했다. 반면 일본인의 지갑은 얇아지고 있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2020년 실질임금을 10년 전(2011년)과 비교해보면 일본은 마이너스 0.5%였다. 한국 14.6%, 미국 13.5%, 독일 11.9%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실질임금이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일 때 일본은 뒷걸음질을 쳤다. 20년 전(2001년)과 비교해봐도 일본의 실질임금 인상률은 1.4%에 불과했다. 일본이 1990년대 초 거품경제 후 최근 30년 동안 임금이 증가하지 않는 데 대해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29일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 여성, 고령자,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증가, 생산성 정체,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유명 경영컨설턴트인 고미야 가즈요시는 지난 13일 경제매체인 프레지던트에 일본의 물가 상승, 임금 하락, 엔화 가치 하락 등을 지적하며 “잃어버린 30년이 35년이 될지, 40년으로 늘어날지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일본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 ‘보행중 사망’ 노인이 57%…인권위 “노인보호구역 확대해야”

    ‘보행중 사망’ 노인이 57%…인권위 “노인보호구역 확대해야”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OECD 평균의 3배“노인보호구역 과속 카메라·신호등 설치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노인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속한 법령 개정 및 안전대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인권위는 26일 국회의장에게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해 입법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어린이보호구역과 달리 노인보호구역에는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과속 단속 카메라)와 교통안전시설 및 장비(신호등)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교통사고 우려가 큰 지역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노인 보행 안전을 뒷받침할 장치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 등이 지난해 4월 노인보호구역 내 자동차 등의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하고 노인보호구역에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 통계를 보면 노인 교통사고 위험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0년 기준으로 도로를 건너던 중 사망한 사람은 1093명인데 이 가운데 57.5%인 628명이 노인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7.9명)보다 3배가량 많았다. 인권위는 법 개정과 별개로 행전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에게 노인보호구역 지정·관리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노인보호구역 지정 확대 및 보호구역 내 안전대책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7%인데 전체 보행 사망자 중 노인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노인이 교통사고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것”이라며 “전국 노인보호구역 지정 및 관리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불치병… 국민연금보다 더 먼저 수술해야 [최광숙의 Inside]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불치병… 국민연금보다 더 먼저 수술해야 [최광숙의 Inside]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개혁을 노동·교육개혁과 함께 시급한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연금 적자로 인한 국가재정 부담, 세대 간 형평성 문제 등 더이상 연금개혁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연금개혁은 고통이 따르는 인기 없는 정책이라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삼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연금개혁 작업에 참여했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난 19일 서울신문에서 만나 연금개혁을 위한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윤석열 정부는 과연 연금개혁 의지가 있는가.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긴 했으나 구체성이 결여돼 있어 연금개혁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위기감을 갖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연금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둔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 이슈에 대해 중립적인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상황 진단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 개편안 위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감추고 싶은 어두운 민낯이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연금개혁을 위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정부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년 전에도 당연히 공개되던 정보들이 어느 때부터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제도의 현황을 국민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수치만 공개해도 연금개혁의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를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동안의 적자 방기를 책임지지 않기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폭탄 돌리기’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2088년 국민연금 누적적자 1경 7000조 -연금 운영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적립부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2018년 정부 재정추계로 향후 70년 국민연금 누적적자가 1경 7000조원에 달한다. 특히 공무원·군인 연금의 충당부채는 1138조원, 정부가 발표하지 않고 있는 국민연금 미적립부채는 15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 -우리나라 연금을 일종의 ‘폰지사기’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이다. 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연금을 폰지사기라고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연금 시행 이후 24년 동안 보험료율을 단 1%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현 연금제도를 유지하려면 국민연금은 18% 이상, 공무원연금도 40%로 현재보다 2배 이상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 -그동안의 연금개혁도 ‘무늬만 개혁’이라는 지적이 있다. “1998년과 2007년 국민연금 개혁은 고통을 감내한 제대로 된 개혁이었다. 이후 제대로 된 개혁이 없었다.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한데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기초연금을 10만원씩 인상해 전체 연금 부담은 늘어났다.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먼저 도입돼 개혁이 더 시급한데도 제도 개편은 늦어지고 있다. 일부 개편 이후에도 과도한 기득권이 보장되다 보니 무늬만 개혁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에게는 고통을 분담했다고 했지만 실제 입법화되는 과정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의사결정권자들의 기득권이 철저히 보장됐다.” -연금개혁과 관련해 역대 정권의 성적표를 매긴다면. “김영삼 정부의 연금개혁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연금과 관련해 급변하는 사회·경제 여건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에 사전적으로 대처했다. 개혁의 추진 과정과 내용을 평가하면 노무현 정부가 제일 잘했다. 노무현 정부는 지지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자신의 공약을 100% 뒤집으면서도 국가 장래를 위해 고독한 개혁의 길을 택했다. 당시 연금개혁의 사회 분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나빴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연금개혁의 절박함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박근혜 정부는 선거 때마다 포퓰리즘의 도화선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을 도입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정과제로 설정해 추진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연금개혁에 관한 한 역대 정부 중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가 어렵게 달성한 개혁까지 뒤집으려고 했다.” ●자동안전장치 도입한 獨·日 참고할 만 -선진국은 어떻게 연금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나. “독일과 일본은 2004년 자동안전장치를 도입했다. 경제성장률과 출생률, 연금 받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평균수명 연장 등 연금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수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연금을 깎는 제도다. 세대 간 부양의무 등을 들어 무책임하게 다음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금개혁도 우선순위가 있다. 국민연금이 먼저 거론되던데 왜 적자보전을 위해 세금을 투입하는 공무원, 군인 연금은 후순위로 미루는가. “불특정 다수가 대상인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군인 사회는 동질적인 데다가 조직화돼 그런 것 같다. 개혁에 대한 반발이 훨씬 커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일부 연금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7년, 공무원연금은 2015년 개혁했으니 국민연금을 먼저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진단이다.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은 불치병 단계에 접어들 정도다. 공무원연금은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 개혁했지만 그 정도로는 2007년 국민연금 개혁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을 먼저 개혁하라고 하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포퓰리즘 기초연금도 신속히 손봐야 -연금개혁에서 기초연금도 같이 거론되고 있다. “기초연금은 연금액 인상이 주요 논점이다. 연금개혁하고 거리가 먼 이야기다. 개혁이 아닌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연금을 무상 지급하다 보니 선거 때마다 표를 얻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윤석열 정부도 월 10만원씩 인상해 40만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러면 국민연금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사학연금은 어떤가. “가장 재앙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연금이 사학연금이다. 30대에 연금을 받기도 하고, 국민연금 가입자였던 사학연금공단 직원이 사학연금 가입자로 갈아타는 모럴 해저드도 벌어졌다. 앞으로 사학연금은 저출생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보험료 낼 사람은 빠르게 줄어드는데 그 제도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4대 공적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통합 운영이 세계적 대세다. 불치병이 걸린 특수직역연금, 난치병으로 접어드는 국민연금이 서로 네 탓만 한다. 공적연금 통합 운영은 불가피하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방식으로 공무원연금을 도입한 일본은 2015년 공적연금 통합 운영을 달성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더 차이를 벌리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연금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치적 고려로 미루면 개혁 수단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 연금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부채, 국가부채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민에게 절박한 상황을 왜곡하지 말고 제대로 알려 주는 것이 매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연금 연구만 25년 강골, 윤석명 별명은 ‘연미남’ 1997년 미국 텍사스 A&M 대학에서 미국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25년 동안 연금 연구에만 매달려 ‘연미남’(연금에 미친 남자)으로 불린다. 국책연구원 소속 연구원인데도 눈치 보지 않고 정부, 정치권, 학계에 쓴소리를 많이 하는 강골 스타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연금권고안을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연금재정 안정론자다.
  • 스페인, 어린이가 살기 좋은 환경 1위…한국은 39개국 중 32위

    스페인, 어린이가 살기 좋은 환경 1위…한국은 39개국 중 32위

    한국이 어린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춘 국가 순위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는 25일 ‘어린이와 환경’ 보고서에서 한국이 어린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기준으로 했을 때 39개국 중 종합 3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어린이가 피부로 느끼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대기·식수 오염과 납중독 등 직접적 요인, 인구 과밀화·녹지비율·도로안전·생태수용력 등 전반적 요인, 전자기기 폐기물량·탄소배출량 등 전반적 요인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눴다. 그 결과 한국은 직접적 요인 16위, 전반적 요인 31위, 간접적 요인 32위를 기록했다. 종합 순위에서 한국보다 뒤에 놓인 국가는 칠레, 이스라엘, 불가리아, 벨기에, 미국, 코스타리카, 루마니아다. 반면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각각 1와 2위, 일본은 1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초미세먼지 수치가 1㎥당 27.4㎍(마이크로그램)으로 39개국 중 39위를 차지했다. 지난 30년간 대기오염이 악화된 국가는 일본, 터키, 칠레, 폴란드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39개국 중 아이들이 도시에서 공원과 녹지 공간을 가장 이용하기 어려운 국가로도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위성사진 이미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이스라엘도 녹지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文 경제수석’ 지낸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확정

    ‘文 경제수석’ 지낸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확정

    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25일 신임 국무조정실장에 윤 행장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도 인연이 있다. 윤 행장은 한 총리가 국무조정실장이었던 2004년 대통령 경제보좌관실로 파견돼 함께 일한 바 있다. 한 총리와 일한 경험이 있고, 정권을 가리지 않고 중용된 인사라는 점 등이 국무조정실장으로 낙점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금융당국 수장들도 조만간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장에는 재무부 관료 출신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공정거래위원장에는 판사 출신인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주현 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등을 지냈고, 2012~2015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장승화 위원장은 1988~1991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근무했고, 1995년부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초대 금융감독원장에는 이병래 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쳐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
  • “만족 못하면 100% 교환·환불”… 금호타이어, SUV용 신제품에 ‘금호 만족 보증제’ 도입

    “만족 못하면 100% 교환·환불”… 금호타이어, SUV용 신제품에 ‘금호 만족 보증제’ 도입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신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품질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교환·환불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해당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우수성을 강조하고자 시행하는 장치다. 금호타이어는 오는 7월 출시되는 SUV용 신제품에 ‘금호 만족 보증제(Kumho Satisfaction Warranty)’를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금호 만족 보증제는 금호타이어의 SUV용 타이어 신제품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스페셜 무상 보증제도다. SUV용 신제품 4개를 전국 타이어프로 매장에서 산 소비자가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면 조건 없이 구매일로부터 2주 이내 100% 교환 및 환불해준다. 이 제도를 적용하는 신제품은 프리미엄 SUV용 타이어 브랜드인 ‘크루젠(CRUGEN)’의 후속 모델이다. 금호타이어는 온로드(포장도로)에서의 승차감과 제동성능을 높이고 균형 잡힌 성능을 갖추도록 해당 제품을 개발했다. 전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SUV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추세를 반영해 SUV 전용 타이어의 연구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임병석 금호타이어 한국영업담당 상무는 “크루젠은 주요 완성차 업체의 SUV 차량에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하며 SUV 전용 타이어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오는 7월 선보이는 크루젠 신제품에 적용할 금호 만족 보증제는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며, 구매자 선택과 만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 중소조선사 대한조선 새주인에 KHI그룹

    중소조선사 대한조선 새주인에 KHI그룹

    대한조선은 KHI(Korean Heroes Incorporation)-한투·SG 컨소시엄과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한조선은 이번 투자계약 체결로 2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12월 투자유치를 위한 공개 경쟁입찰을 하고, KHI-한투·SG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한조선은 전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로 지난 2004년 설립됐다. 2005년에 해남조선소를 착공하고 벌크선 수주를 시작으로 조선사업을 시작했다. 주로 석유제품·원유 운반선과 셔틀탱커, 벌크 캐리어, 상선실습선, 어업지도선 등을 생산한다 그동안 대한조선은 지난 2015년 회생절차를 마친 뒤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약정을 맺고 채권단 관리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대한조선이 새 투자자를 찾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중소형 조선사들의 구조조정도 마무리를 지을 전망이다.
  • 칸 레드카펫 시선 사로잡는 여신들

    칸 레드카펫 시선 사로잡는 여신들

    영화배우, 모델들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중 영화 ‘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 , ‘Brother and Sister(Frere et soeur)’시사회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는 앞서 두 차례 행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연기됐다가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치러지게 됐다. 경쟁 부문에서는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비롯해 스물한 편의 영화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한국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는 ‘옥자’(봉준호)와 ‘그 후’(홍상수)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AP·AFP·EPA·로이터 연합뉴스
  • [사설] 법인세 내려 투자·고용 살리는 성장 동력 삼아야

    [사설] 법인세 내려 투자·고용 살리는 성장 동력 삼아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법인세 인하 방침을 공식화했다. 추 부총리는 그제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나 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1.5%보다 높고 경기 침체 우려도 큰 만큼 인하 필요성은 있다. 법인세가 지금 수준으로 오른 것은 문재인 정부 때다. 출범 첫해인 2017년 22%에서 3% 포인트 올렸다. 세금을 매기는 구간도 4개로 늘렸다. 세계 각국이 기업들의 본국 회귀를 유인하면서 내세우는 강력한 무기가 세금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법인세를 내렸고 영국도 인하를 추진 중이다. 조세 경쟁력을 감안해서라도 세율 인하와 과표구간 단순화는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이참에 해외에서 번 소득에 이중과세하는 방식도 손보고 유턴 기업에 대한 유인책을 늘리는 등 세법 전반을 손질하기 바란다. 다만 이명박(MB) 정부 때의 오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내세웠던 MB는 2009년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다. 덕분에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은 4년간 약 15조원 줄었다. 하지만 투자는 되레 10조원가량 줄었다. 고용도 거의 제자리였다. 기대했던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MB는 ‘부자감세’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감세가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게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인플레 국면의 타이밍과 세수 감소도 고민해야 한다. 양극화 완화를 위한 복지재원 확충은 필수인데 나라 살림은 이미 적자다. 세수 감소분과 복지재원 필요분을 면밀히 추계해 감세 틀을 짜야 한다. 병사 월급 200만원, 기초연금 10만원 인상 등 현금성 공약도 다시 들여다보길 바란다.
  •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미국 사회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분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내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한 낙태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포브스, 피플지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대법원의 결정과 관계없이, 파트너(직원)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의료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있을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4만 명의 전 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거주지로부터 100마일(약 161㎞) 이내에서 낙태 또는 성별확인 절차를 밟을 수 없다면 이동 경비를 지원하겠다. 당신이 어디에 거주하든, 무엇을 믿든 관계없다. 당신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은 스타벅스 한 곳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여러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낙태가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비를 최대 4000달러(한화 약 510만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을 시행한 텍사스주(州) 직원들이 ‘원정 낙태’를 떠날 경우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리프트는 낙태금지법에 의해 직원이 피소될 경우 소송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을까 스타벅스 측이 낙태 지원금과 함께 언급한 ‘대법원의 결정’은 연방대법원이 이르면 6월 말 경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낙태권에 대한 최종 판결을 의미한다. 지난 2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사건 판례를 뒤집는 내용의 98쪽짜리 판결문 초안 전문을 공개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임신중지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판결이다. 이 판결에 따라 미국 여성은 임신 6개월까지 스스로 임신중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폴리티코가 공개한 초안대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미국 내 낙태권은 연방 헌법의 보호에서 벗어나게 되고, 임신 중지는 주법에 따라 규제할 수 있게 된다. 아칸소, 미시시피,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선 판결 즉시 임신 중지가 금지되는 등 미국의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낙태권 논쟁에 뛰어든 미국의 대기업들 그동안 미국 대기업들은 법인세 조정과 규제 철폐 등 친기업적 정책을 놓고 보수 공화당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낙태권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후에도 한동안 정치인들과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초안이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 시민사회에서는 기업이 낙태권과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결국 낙태권 제한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올 들어 낙태금지법에 따른 사업상 리스크 등을 조사·연구할 것을 요청하는 주주 제안서가 기업에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와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인종 차별에 맞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을 끊는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게 됐다”고 분석했다.   낙태권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립이 명확한 만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종 판결을 내놓을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지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내밀출산 논쟁과 인구 위기론/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내밀출산 논쟁과 인구 위기론/김진아 도쿄특파원

    일본 구마모토시에는 ‘지케이병원’이라는 곳이 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특이해 보이지 않는 일개 병원이지만, 지난 1월 초에 이어 이달에도 일본 사회에 찬반 논쟁을 불러왔다. ‘내밀(?密)출산’ 논쟁이다. 일본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누구에게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비밀리에 아이를 낳는 것을 내밀출산이라고 한다. 이 병원은 2007년부터 키울 수 없는 신생아를 맡아 주는 ‘황새의 요람’(아기 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2019년에는 내밀출산을 독자적으로 도입했다. 여성이 지케이병원에서 내밀출산을 원하면 병원 측이 대리인 자격으로 신생아의 출생신고를 하게 된다.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병원 금고에 보관된 어머니의 건강보험증 사본 등을 통해 본인 출생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케이병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첫 내밀출산이 이뤄진 데 이어 지난달 두 번째 내밀 출산이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이 여성은 “임신했지만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며 병원을 찾았다. 그는 “내 손으로 목숨을 버리고 싶지 않다”며 “지케이병원이 없었다면 아기를 낳지 않고 함께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 병원이 이처럼 내밀출산을 돕고 있는 데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고립돼 홀로 출산하다가 아기를 유기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런 내밀출산에 대해 일본에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유기되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지케이병원처럼 비밀리에 출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아이의 호적 문제와 무분별한 출산 방조라는 비판도 있다. 내밀출산에 대한 논쟁이 갈수록 뜨겁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내밀출산과 비슷한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는 2009년부터 영아 임시 보호 공간인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이다. 주사랑공동체는 2009년부터 지난 2월까지 베이비박스를 거친 아이들이 1956명이라고 했다. 최악의 경우였다면 유기될 수 있었던 아이들이 그만큼 됐다는 이야기다. 한일 간 정치적ㆍ역사적 갈등은 차치하고 이러한 사회적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은 똑같다. 특히 양국 모두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 사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일본의 출산율은 1.36명으로 자체적으로는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은 더 심각하다. 한국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위터에 “출생률이 사망률을 웃도는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아직 한국의 출산율을 몰라서 일본을 걱정한 것 같다. 한일 모두 아이 낳고 살기 어려운 경제적ㆍ사회적 환경이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은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있고, 힘들게 태어난 아이들이 유기되고 있다. 이들 또한 보살펴야 할 대상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대단한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고립된 여성들도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고,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고가 와닿을 리 없다.
  • “수도권은 대학원·비수도권 학부 중심… 대학 획기적 개혁을”[박현갑의 뉴스아이]

    “수도권은 대학원·비수도권 학부 중심… 대학 획기적 개혁을”[박현갑의 뉴스아이]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교육감이다. 교육 예산결산 편성과 교육규칙 제정, 학교 신설과 폐지에다 학생들이 먹는 급식 메뉴까지 결정한다. 산하 교육청 직원들의 인사권도 갖고 있다. 의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지만 실상은 형식적이다. 의회가 집행부 행정처리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데다 교육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제대로 된 질의가 드물다. ‘제왕적 교육감’, ‘교육 소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영남대 총장에 이어 재선 대구 교육감을 지낸 대구가톨릭대 우동기(70) 총장으로부터 6월 있을 교육감 선거와 바람직한 교육정책에 대해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오후 동대구역 구내 회의실에서 가졌다. ●깜깜이 교육감 선거 개선해야 -교육감 선거를 두고 깜깜이 선거라고 한다. 왜 그런가. “지금은 같은 지역구라 하더라도 투표지역마다 이름 표기 순서를 바꾸지만 예전에는 투표용지에 이름이 기록되는 게 똑같아 지역의 정치 성향에 따라 당락의 희비가 엇갈렸다.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데 해당 지역의 선호 정당 후보와 같은 순서에 이름이 올라가면 백발백중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1번이면 무조건 교육감도 첫 번째 후보를 택하더라. 깜깜이 선거다. 한 교육의원 후보자는 선거사무실도 내지 않고 현수막도 걸지 않았으나 이 깜깜이 선거 덕분에 자고 나니 교육의원이 됐다고 웃더라.” -듣고 보니 재선, 삼선이 훨씬 유리한 선거 같다. “난 개인적으로 3선 교육감은 뽑아선 안 된다고 본다. 8년만 해도 충분하다. 시군구 단체장도 마찬가지다. 후보로 나와 당선되는 사람들은 좋은지 몰라도 지역 주민들로서는 손해다. 나는 재선만 한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재선 2년차 때 교육청 업무가 돌아가지 않길래 3선 출마 준비를 위한 정책기획단을 구성한다고 쇼도 했으나 교육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3선은 바람직하지 않다.” -깜깜이 선거에 대한 대안이 있나. “나는 프랑스식 교육자치를 주장한다. 프랑스는 교육 과정 편성권을 정부가 갖고 대통령 정책에 따라 교육정책이 이뤄진다. 지역 교육 책임자를 정부가 임명한다. 그런데 우리는 교육자치를 한다며 직선 교육감 제도를 도입했지만 과목 하나도 마음대로 못 바꾼다. 내가 교육감 시절 한문 과목을 개설하려 했으나 못했다. 우리도 교육감을 프랑스처럼 정부가 임명하게 하자는 것이다. 보수정권 밑에서 진보교육감이 교육정책을 편다는 게 맞는가. 일각에서 거론되는 러닝메이트제는 법을 바꿔야 한다.”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평가해 달라. “역대 대선 토론회에서 교육정책이 언급 안 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모두 다루기 어려우니 비켜 간 것이다. 교육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다. 가장 힘들고 시급한 문제가 교육 문제인데 본질을 잊어버린 것이다. 특히 지방대학 문제 등 대학 문제는 획기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학종 정상화 시점 조국사태 터져 -어떤 방안이 있나. “수도권은 대학원 중심으로, 비수도권은 학부 중심으로 운영하면 된다. 지방대 나와서 서울 소재 대학원으로 가고, 지방대는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지 말자는 것이다. 대교협에 비수도권 대학협의회가 이제 만들어졌다. 수도권 대학은 정원외 모집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대학원은 등록금을 자율화해 주면 된다.” -정부는 정시모집을 확대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시모집을 늘려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절대 못 키운다. 우리 교육과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전제로 마련됐다. 전교조나 보수단체 등 학종 전형으로 가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서 마련됐다. 그런데 조국 사태 망령 때문에 정시모집으로 간다는 것에 학교 현장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 부동산 급등이 이번 정권교체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대입제도 때문에 부동산이 급등했다. 정시를 확대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부동산 폭등에 불을 붙인 게 입시제도다. 정시 확대는 수능만 잘 보면 된다는 것인데 기득권층에 유리한 게 수능이다. 이 상태에서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학종 때는 서울대 가는 게 대구 시내 전역에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학종이 정상화될 무렵에 조국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아이들이 수성구로 몰렸다. 수능은 정시 확대가 아닌 자격고사로 바꾸고 학종으로 가야 한다.” -학제 개편을 강조하는데 어떤 뜻인가. “예전에 9월 학기제 도입 등을 논의했으나 지금은 그런 단계를 넘어섰다. 지금은 저출산 고령화시대다. 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감소한 상태다. 노동인구를 늘리든지 생애 노동시간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직장에 들어가는 연령이 세 살 정도 늦다. 군 입대 문제가 있어 3년의 생애노동시간이 적은 것이다. 이를 줄여 주면 10%의 인구 증가 효과가 생긴다. 교육편제를 지금보다 학교급별로 1년씩 단축해 3년 정도 줄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년 당기고 중고교를 묶어서 1년 줄이고 대학 1년 줄이면 3년을 줄일 수 있다. 우리 대학은 3년제 대학 과정을 이미 운영 중이다. 입학 때 배운 학문이 졸업 때는 죽은 학문이 될 정도로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학제편제 개편이 필요하다. 학문의 생명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노동생산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사립학교 폐교 지원책이 필요한가. “그렇다. 사학들이 문을 닫을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줘야 한다. 지금 사학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2, 3세대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어떤 지역에 가면 학생 5명에 교사는 10명이다. 교육경비가 그냥 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5년 한시 특별법으로 사립학교 폐교 시 기본재산의 30%를 재단이 가져갈 수 있게 해 줬다. 이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부지가 보통 3000평에서 5000평인데 도심에 있는 학교를 폐교하면 아파트 단지 하나가 생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가치 때문에 못 하겠지만 이 정부는 할 수 있지 않나. 이 상태로는 교육경비가 더 든다. 30%를 주고 70%를 가져오면 택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탈의실도 마련 못하면서 인권타령” -자사고나 외고 폐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시도 교육청에 존폐 문제를 맡겨라. 지방에 자사고를 둔다면 수도권에서 인구유입 현상이 생긴다. 저소득층 입학보장 등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지방자치, 교육자치 한다면서 국가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한국뿐이다. 학생,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다문화시대 외국어 선택권 다양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제1외국어가 영어이다. 우리나라도 다문화국가가 돼 가는데 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아이 엄마가 베트남인이면 베트남어를 제1외국어로 하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 제1외국어를 다양하게 하면 우리나라에 엄청난 자산이 된다.” -학생평가나 관리에 대해 진보교육감과 시각이 다르다고 들었다. “내가 교육감으로 있던 2016년에 통계청에서 만 13세 이상 학생을 상대로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우리가 전국 교육청 중에서 1위였다. 서울대와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당시 한국 아동 삶의 질을 조사했는데 역시 대구가 모두 1위였다. 대구 어린이가 왜 전북 어린이보다 행복할까라는 신문기사도 났었다. 건강체력평가의 저체력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황우여 부총리 때 기초학력미달학생이 제일 적어 상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조사를 요즘은 하지 않는다. 진보교육감들이 학교 간, 학생 간 경쟁을 조장한다고 주장해서 없앴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관리지표가 있어야 한다. 학생들 수준을 알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 예를 들어 고학력지표는 몰라도 기초학력미달지표는 알아야 한다. 이게 교육의 기본이자 의무인데 하지 않고 있다. 정서행동검사, 행복지수 이런 지표는 관리해야 한다.” ●“교육문제에 보수·진보가 있나” -교육감 시절, 대구의 교육정책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하던데 무슨 말인가. “전국에서 탈의실 만든 게 내가 처음이다. 남녀공학인데 여학생들은 교실에서 커튼을 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남학생들은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더라. 당시 초등학교는 체육시간이 있는 날에는 학부모들이 아예 운동복을 입혀 보내더라. 이게 무슨 학생인권이냐. 이런 식으로 청소년 시절 성별에 따라 차별받아 온 아이들이니 나이 들면 다른 성에 불신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 조례 만들었다고 자랑하지만 쓸모없는 것 아니냐. 앞서 말한 학생의 학교생활만족도 조사, 정서행동 관심군 비율 등은 진보교육감들이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나는 복도에다 이동식 탈의실을 만들었다. 신축 학교는 무조건 탈의실을 짓게 했다. 어느 국회의원은 국회 교육위원 시절 나보고 보수인 줄 알았는데 가장 진보적인 교육감이라고 했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보수, 진보가 따로 있느냐.” 
  • KIEP, 올해 세계 성장률 1.1%p 하향… 전쟁·인플레 영향

    KIEP, 올해 세계 성장률 1.1%p 하향… 전쟁·인플레 영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종전 4.6%에서 1.1%포인트 하향 조정한 3.5%로 전망했다. KIEP는 17일 2022년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전쟁의 장기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IEP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4.6%에서 이번에 3.5%로 낮춰 잡은 데 대해 안성배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변화가 있었던 주요 요인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라며 “이런 상황들은 지역별로 차별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종전 4.4%에서 3.6%로 하향 조정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종전 4.5%에서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KIEP는 올해 하반기 세계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충돌, 방역정책을 꼽았다. 통화당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과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사이의 상충 관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주요국 통화정책의 경로가 초불확실성을 띄게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방식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서방 정부 간 의견 차이가 크기에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주요국들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화될 경우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KIEP의 설명이다. 주요 국가별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로 종전 3.8%에서 3.3%로 하향 조정됐다. 유로 지역과 영국의 성장률은 종전 4.6%, 5.3%에서 2.8%, 3.7%로 낮게 전망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여있는 유로 지역과 영국에서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공급망의 교란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KIEP는 진단했다. 일본의 성장률은 개인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종전 3.3%에서 2.0%로 하향 조정됐다. 중국의 성장률도 종전 5.5%에서 5.1%로 낮아졌는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의 시행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인도의 성장률은 대외 여건의 악화로 종전 7.9%에서 7.4%, 브라질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 기조로 1.5%에서 0.5%로 하향 조정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종전 2.9%에서 12.4%포인트 하향 조정된 -9.5%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KIEP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대외 불확실성의 고조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 무역수지 적자,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가속화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견조한 수출,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 외국인 채권자금의 유입 지속 등의 강세 요인도 혼재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KIEP는 지적했다. 정영식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와는 달리 원화가 달러의 움직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원화 약세의 수준이 달러 강세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환율이 아주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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