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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위 TV-영화]

    [한가위 TV-영화]

    언젠가부터 명절 연휴에 TV에서 볼 만한 신작 영화들은 오롯이 케이블의 몫이었다. 올 추석에도 KBS를 제외하면 영화에 힘을 주지 않은 모양새가 역력하다. 케이블 중에서는 CJ E&M 계열의 물량공세가 두드러진다. ●10일-이클립스·아저씨 채널CGV는 오후 10시 전 세계 소녀팬들을 사로잡은 트와일라잇 시리즈 3편 ‘이클립스’를 방송한다.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사이에 둔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늑대인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 간의 미묘한 삼각관계가 그려진다. OCN에서는 같은 시간 원빈의 환상적인 액션과 복근 노출로 여심을 뒤흔들었던 ‘아저씨’가 방송된다. 패틴슨과 원빈, 두 꽃미남의 시청률 대결이 흥미롭다. ●11일-이끼·쩨쩨한 로맨스 KBS가 오후 10시 35분에 강우석 감독의 ‘이끼’를 방송한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등 걸출한 배우들의 시너지다. 30년간 은폐된 한 마을을 무대로 낯선 손님 유해국(박해일)과 그를 경계하는 마을 사람 간의 긴장감을 쫓는다. 채널 CGV는 오후 10시부터 이선균, 최강희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쩨쩨한 로맨스’와 공포 시리즈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를 연속 방영한다. ‘파이널’은 추석 극장가에서 5편이 상영 중이다. ●12일-님은 먼곳에·마음이2 MBC가 밤 12시 40분 이준익 감독의 2008년작 ‘님은 먼곳에’를 내보낸다. 주연배우 수애의 구성진 노래를 들을 수 있다. KBS는 오전 11시 10분에 송중기 주연의 ‘마음이2’를 방송한다. 죽은 아버지의 선물인 개 ‘마음이’가 유일한 친구인 동욱과 동물 박제를 이용해 장물을 옮기려는 형제의 추격전을 그렸다. 오후 8시 50분에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룬 김인권, 김정태 주연의 ‘방가? 방가!’가 편성됐다. 취업을 위해 부탄인 ‘방가’로 변신한 청년 방태식(김인권)의 생존기가 웃음과 감동을 자아낸다. OCN은 오후 10시부터 제임스 카메론 사단의 해저탐험 영화 ‘생텀’을 방송한다. 올 2월에 개봉한 최신작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깊고 거대한 해저동굴에서 조난당한 탐험대의 악전고투를 그렸다. 채널 CGV는 밤 12시에 톰 티크베어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인터내셔널’을 방송한다. 범죄의 실체를 밝히려는 인터폴 형사 루이 샐린저(클라이브 오웬)와 지방검사 엘레노 휘트먼(나오미 왓츠)의 목숨을 건 수사가 펼쳐진다. ●13일-내 사랑 내 곁에·심야의 FM SBS가 밤 12시부터 루게릭병 환자 역을 맡은 김명민의 체중 감량으로 화제를 모은 ‘내 사랑 내 곁에’를 방송한다. 채널 CGV는 오후 8시에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블록버스터 ‘2012’를, 오후 11시에 춘향전을 방자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영화 ‘방자전’을 차례로 방송한다. OCN은 오후 10시 유지태, 수애 주연의 웰메이드 스릴러 ‘심야의 FM’을 방송한다. KBS에서는 오후 9시 50분 김명민, 오달수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볼 수 있다. 올 초 470만명을 동원한 대박 작품으로 조선판 셜록 홈스와 왓슨 콤비의 활약상을 그린 코믹액션 사극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1일 서울신문 STV·OBS·EBS]

    ●서울신문 STV 06:00 놀러와 07:00 황금어장 09:00 꼭 한번 만나고 싶다 11:00 사랑과 전쟁 13:00 놀러와 15:00 황금어장 16:00 리얼스토리 터 19:30 사랑과 전쟁 20:30 별순검 01:00 조선 액션사극 ‘야차’ ●OBS 05:00 2011 MLB 클리블랜드:시카고 W 11:55 OBS 뉴스 12:05 연예매거진 16:55 OBS 스포츠 2011 프로야구 한화:SK 20:25 2011MLB 하이라이트 20:55 OBS뉴스 M 21:20 사람세상 ‘시선’ 22:20 추석특집다큐 23:20 추석특선 OBS시네마 ‘스타쉽트루퍼스’ ●EBS 07:00 공부의 왕도 09:00 부릉!부릉! 브루미즈 12:00 피들리팜 13:20 직업의 세계-일인자 14:00 세대여행 14:30 일요시네마 ‘미세스 다웃파이어’ 17:00 장학퀴즈(재) 17:50 세계테마기행 23:40 한국 영화 특선 ‘아제 아제 바라아제’
  • [10일 서울신문 STV·OBS·EBS]

    ●서울신문 STV 07:00 TV 쏙 서울신문 09:30 생활의 달인 14:00 미스터리 X파일 16:00 생활의 달인 18:00 황금어장 19:00 TV 쏙 서울신문 21:30 사랑과 전쟁 23:30 놀러와 01:00 황금어장 02:00 조선 액션사극 ‘야차’ ●OBS 07:45 OBS뉴스 15:45 OBS뉴스 ‘경인브리핑’ 15:55 추석특집 ‘오! 이 맛이야’ 16:55 추석특집 ‘펜타포트 프린지 콘서트’ 20:25 2011 MLB 하이라이트 20:55 OBS뉴스 M 22:20 추석특집다큐 23:20 추석특선 OBS시네마 ‘미녀삼총사 2’ ●EBS 06:00 신나는 인생 5678(재) 08:30 모여라 딩동댕 09:00 꼬마버스 타요 10:40 제로니모의 모험 12:00 최고의 요리비결 14:30 시네마 천국 16:30 나눔0700 17:20 한국기행 18:50 장학퀴즈 23:40 세계의 명화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국가경쟁력 4년연속 하락 24위… 작년보다 2단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4년 연속 하락했다. 7일 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1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142개국 가운데 지난해보다 2단계 떨어진 24위를 차지했다. 2007년 11위에 올랐던 우리나라는 2008년 13위, 2009년 19위, 지난해 22위로 떨어진 데 이어 4년째 내리막길을 보였다. WEF의 평가는 3대 부문, 12개 세부평가 부문, 111개 지표로 구성됐다. 주요 3대 부문별 평가를 보면 제도, 거시경제 등 ‘기본요인’은 지난해 23위에서 19위로 올랐고, 상품·노동시장 등의 ‘효율성 증진’은 22위,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18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도적 요인은 62위에서 65위로 3단계 밀렸다. 제도적 요인의 지표 중 정책결정의 투명성(111→128위),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105→111위), 정부규제 부담(108→117위), 공무원의 의사결정의 편파성(84→94위) 등에서 다른 나라에 크게 뒤처졌을 뿐 아니라 순위도 밀렸다. 한편 전체 순위에서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이 9위(지난해 6위), 홍콩은 11위(11위), 중국은 26위(27위)를 차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한국 경제지표 2제] 식료품비 9.5% 상승 OECD 국가 중 2위… 집값 상승률도 상위권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7일 ‘한국 품목별 물가구조의 특징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식료품비와 차량 연료비, 집세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대표적인 품목으로 조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식료품비는 지난해 2월 이후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반기 평균 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4%나 뛰어올랐다. 정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보다 곡물자급률이 낮고 원재료의 원가 비중이 높아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집세는 절대 수준과 상승률 양면에서 모두 OECD 상위권이었다. 집세 상승률은 3.3%로 OECD 국가 중 3위였고, 소비자물가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9.8%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교육물가 상승률은 OECD 국가 중 20위인 1.8%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00~20 10년 연평균 교육물가 상승률은 4.7%로 OECD 국가 중 10위를 기록했다. 정 연구원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유통구조의 효율화와 주요 곡물의 자급률 제고, 해외 식량 자원 확보 등을 통해 식료품 원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마카오가 좋았던 건 오랜 세월, 정치와 종교와 문화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섞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뚝거리지 않고 조화롭게 자리잡은 그 흔적들이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묘한 세월의 색감으로 채색된 마카오의 길 위에서 고집스럽게 내 것만을 고집하던 강퍅한 마음이 여유로운 축제 예감에 절로 들썩거렸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2, 3 마카오 콜로안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파스텔톤의 길과 건물들이 밤낮으로 아름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콜로안의 거리 풍경은 채색 그림동화, 그 자체다 4 마카오의 파란 하늘 위로 축제의 흥을 돋우는 색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5 세나도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풍 느낌이 물씬한 ‘펠리시다데 거리’가 자리한다. 일명 ‘행복 거리’인 이곳은 과거 홍등가였던 것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재구성하였다. 현재는 음식점과 숍 등이 들어와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reet 걸어서 만나는 즐거움 마카오는 유독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가 유입되어 특유의 맛으로 더욱 맛깔나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먹거리에, 하룻밤 대박을 꿈꾸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휘황한 카지노, 갖가지 테마로 치장한 화려한 호텔과 다채로운 쇼까지, 힘들이지 않고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수를 맛보려면 먼저 편한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어수선한 듯 묵직하게 자리한 오래된 거리 속을 여유롭게 걸어서 돌아다녀 보자. 천천히 걸어 다니며 감흥을 얻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다. 마카오 거리로 나서면 먼저 시간이 스며든 회색톤의 건물들과 물결치는 광장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무채색 건물 위로 밝게 떠오르는 희고 노란 파스텔톤의 색감과 종종 강렬함을 드러내는 원색의 배치는 그림인 듯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호텔들 주변의 길 한 켠에는 어김없이 전당포들이 즐비하고 복닥복닥 어둑한 어느 골목으로 스며들면 먹고 사는 풍경과 소리만으로도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거리에 현지인들이 바쁘게 오가고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켜켜이 가볍게 섞여든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서 벗어나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도시 형태를 바꾼 것이 1999년. 포르투갈이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마카오에 진출한 지 400여 년 만의 일이다. 홍콩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양문화가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 마카오는 서양의 문물과 문화가 요동치듯 뒤섞이고 들썩거리는 현장이었을 것. 그 결과, 오늘의 마카오 거리는 유럽 속의 동양인 듯, 동양 속의 유럽인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 아름다운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이 매력적인 <자이아> 2, 6, 8 파티마 성모 축제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카오 구석구석에 자리한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염원하는 지향에 귀기울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3, 7 콜로안섬의 탐쿵 축제는 탐쿵신을 기리는 행사로 동네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된다 4 빗속의 공중곡예뿐 아니라 고난이도 다이빙에 오토바이 묘기까지 <더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관람 내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 세나도 광장은 아침부터 술 취한 용의 축제 참가자들이 품어대는 술 세례에 취기가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흥겹게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 지역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할지언정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마음의 바탕은 대동소이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도, 힘든 노동의 결과로 즐거움을 맞았을 때도, 미약하고 어려운 시작에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도, 심지어 죽은 이를 보내는 순간이나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축제’를 준비한다. 이채로운 축제를 엿볼 때면 흥미롭고 신나는 한편, 그들 또한 내가 품고 있는 그 바람을 품고, 내가 사는 바로 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찌 보면 거리를 걷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도, 오래 벼르던 공연을 관람하며 색다른 기쁨을 맛보는 그 순간도 실은 축제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발걸음 속에 고비고비 축제의 순간들을 끼워 넣으며 잠시 잠깐씩 호흡을 고르는 것일 터이다. 따지고 보면 축제는 하루하루의 삶과 다름 아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마카오에는 봄 축제만큼이나 다채로운 계절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의 국제불꽃놀이대회와 10월의 마카오 음악축제부터, 11월의 마카오그랑프리, 12월의 국제마라톤대회까지 연중 다양한 축제로 들썩이는 마카오를 만날 수 있다. 술 취한 용의 축제 세나도 광장 분수대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축제의 설렘이 그득하다. 골목 안 콴 타이 사원에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매캐하게 향을 태워 올리며 신 앞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 벌써부터 얼굴이 불콰해진 축제 참가자들은 나무로 만든 용을 들고 한껏 흥을 돋운다. 입에 머금었다 뿜어대는 술 세례에 용도 취하고 넋 놓고 구경하던 빳빳했던 일상들도 함께 취해 돌아간다.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부두로 이어지며 늦게까지 마시고 취해 거나한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용에게 술을 올리며 바라 마지않던 고기잡이 뱃사람들의 안녕과 수확, 그리고 역병 퇴치의 염원은 굽이굽이 흥겨운 몸짓으로 휘청휘청 완성되어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열린다. 탐쿵 축제 콜로안섬 골목 안쪽에서는 잘 익은 통돼지 한 마리를 바닥에 놓고 사람들이 수런거린다. 알록달록 퍼레이드 옷을 맞춰 입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깃발을 흔들며 흥을 내고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쳐놓은 줄에는 지나갈 용을 위해 간식으로 걸어놓은 배추쪼가리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한 마리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 가게 안으로 꿈틀꿈틀 머리를 들이밀며 축복을 해주고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 둘이 가마에 기웃하니 올라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콜로안섬에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고 날씨를 관장한다는 아기 신 ‘탐쿵’의 탄생을 기념해 해마다 5월8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 중 밤이면 탐쿵 사원에서는 경극도 올리고 각종 전통놀이와 폭죽놀이 등도 펼쳐 뱃사람들의 수호신 탐쿵신을 기리는 축제에 신명을 다한다. 파티마 성모 축제 성도미니크성당 주변은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번잡하다. 저녁 6시 무렵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선 행렬의 맨 앞에는 깨끗하게 차려입은 화동 세 명이 붉은 꽃을 뿌리며 길을 열고 흰 옷에 미사포를 쓴 여인들이 옮기는 꽃가마 위에 성모님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뒤를 사제와 신자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은 기도를 올리며 마카오대성당을 지나 약 2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행진하는데 펜하 성당에 이르러 다시 미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게 된다. 파티마 성모 축제는, 가톨릭이 동양에 들어올 때 그 출발지가 되었던 마카오에서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발현했다는 성모의 기적을 기념하는 축제로 해마다 5월13일에 열린다. 환호로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서커스를 보는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이다. 급격하게 흥분되고 짜릿하다가도 애잔한 감성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빛깔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100% ‘몰아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서커스 공연으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대표적인 공연을 꼽으라면 역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와 <자이아ZAIA>일 것. 그동안 베네치안 마카오의 세계적인 서커스 <자이아>가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면 지난해 시티 오브 드림즈가 새롭게 선보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무대를 구성하는 놀라운 규모와 박진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맨바닥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순간에 10여 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선보이는 등, 다이내믹한 무대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요금 | VIP석 HKD1,380 A석 어른 HKD880, 어린이 HKD620 B석 어른 HKD680, 어린이 HKD480 C석 어른 HKD480, 어린이 HKD340 문의 | 시티 오브 드림즈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자이아 | 관람요금 | VIP석 HKD1,288 일반석 어른 HKD388~788 어린이 HKD194~394 문의 | 베네치안 마카오 853-2882-8818 www.venetianmacao.com 나차 사원과 성 바오로 성당 유적은 오랜 세월 서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다. 나차 사원 안에서 바라본 성 바오로 성당 유적 heritages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30곳에 이른다. 하나하나의 장소를 떠나 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을 가장 넓은 지역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자체가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되어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오랜 시간 서로 대립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해 온 그 조화로움이 큰 점수를 얻은 것. 내 것 아닌 것, 나와 다른 것에 유난히 배타적인 우리네와 비교해 보면 이상할 정도의 관대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축제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은 축제의 감흥까지 얹어져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대부분의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자리해 있어 하루 정도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니 환상의 도보여행 코스라 할 만하다. 01 성 바오로 성당 유적 1580년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은 1835년 화재로 모두 불타고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 토대만 남았다. 전면부의 조각과 건축 양식 등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드러나 있어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카오의 대표 이미지. 02 기아 요새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송산松山에 자리한 기아 요새는 1622년에 건축되었다. 요새에는 기아 등대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건축 양식과 은은한 색감의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개방시간 | 요새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예배당 오전 10시~오후 5시(등대는 내부 관람 불가) 03 아마사원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교, 도교, 불교뿐 아니라 토착 신앙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는 사원. 마카오라는 이름도 이 사원 이름에서 나왔다고. 개방시간 | 오전 7시~오후 6시 04 나차 사원+구시가지 성벽 1888년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차신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작지만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나차 사원 옆에 자리한 구시가지 성벽은 1569년부터 포르투갈인들이 쌓은 성벽으로 현재는 성벽 잔해 일부만 남아 있다. 개방시간 | 오전 8시~오후 5시 05 마카오대성당 1622년 건축된 가톨릭 성당으로 제단 아래 16, 17세기 주교의 유품들이 매장되어 있다. 마카오 반환 전까지 새로 부임하는 마카오 총독은 이 대성당 성모 마리아 앞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이 전통이었다. 개방시간 | 오전 7시30분~오후 6시30분 06 만다린하우스 1869년 건축물로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고택이었다. 창과 지붕 등 중국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인도풍의 천장과 문틀 등, 이국적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눈길을 끈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화, 수요일 휴관) 07 성도미니크성당 1587년 도미니크회 사제들이 지은 성당으로 중국에 지어진 첫 번째 성당. 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바로크풍 제단이 아름답다. 성당 앞 광장은 볼거리 많은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진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08 릴 세나도 빌딩+세나도 광장 릴 세나도 빌딩은 1784년 마카오 정부청사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건물로 고가구로 장식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포르투갈풍의 도기 타일 ‘아줄레조Ajulejo’로 꾸민 인테리어와 내부 정원이 눈에 띈다. 릴 세나도 빌딩에서 내려다보면 세나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주변으로 19~20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유의 물결무늬 광장은 1993년 조성한 것. 개방시간 | 전시관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09 무어리시배럭 1874년 건축된 건물로 무굴제국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마카오 치안을 맡았던 인도인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마카오 해상행정국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T clip. 마카오 가는 길 인천과 마카오를 에어마카오가 매일, 진에어가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정도. 홍콩을 거쳐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폐 마카오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로 1파타카는 150원 정도. 파타카와 더불어 홍콩달러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울광장] 이제 국민을 좀 대접하라/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이제 국민을 좀 대접하라/오병남 논설실장

    대한민국 국민은 착하다. 광복 이후 66년간 가난과 전쟁, 군사독재의 질곡 속에서도 개미처럼 근면했고, 민주주의 대장정을 멈추지 않았다. 더구나 나라가 어렵거나, 큰일을 치를 때면 늘 세계가 깜짝 놀랄 민도를 보여줬다. 외환위기 때 들불처럼 일어난 ‘금 모으기’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다. 이리 착한 국민의 피땀 덕분에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뤘는지 모른다. 대접받을 만한, 아니 대접받아야 할 국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달리는 말에 채찍 든다고 했던가. 박정희정권 시절 지상명령처럼 외친 수출 100억 달러-1인당 국민총생산(GNP) 1000달러는 무역규모 1조 달러(세계 9위)-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로 바뀌었지만 쉼 없이 달려온 국민을 다독이고, 격려하고, 대접하는 일은 사뭇 소홀한 듯하다. 삶의 질 지표가 2000년 이후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20개국(G20)에 속한 39개국 가운데 27위에 정체돼 있는 사실이 하나의 방증이다. 최근 이념전쟁으로 변질돼 헛배만 부른 복지논쟁도 착한 국민에게는 섭섭하고 피곤한 일이다. 뒷감당도 못하면서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표(票)퓰리즘’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중산층이 무너진 가운데 노숙자가 하루에 한명꼴로 숨지고,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세계 1위인 현실에서 복지에 대한 비전 제시는 없이 이제 막 움튼 복지의 싹을 잘라내기라도 하려는 듯한 태도는 곤란하다. 열심히만 살면 나라가 잘되고, 그 나라가 자신을 대접해 주리라는 기대를 배반하는 것만큼 가혹한 일은 없다. 이쯤에서 착한 국민을 위해 나라가 무엇을,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를 좀 더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지금 나라가 국민을 위해 최소한 무엇을 대접하려고 노력한다는 믿음은 줘야 한다. 복지선진국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일단 할 수 있는 일부터라도 챙겨 보라. 가까운 예로 시민단체들이 10여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경인·경부고속도로 등의 무료화도 해볼 만하다. 지난 1968년 12월 21일 우리나라 최초로 개통된 경인고속도로와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이미 법률상으로도 통행료 징수기간을 한참 넘겼다. 현행 유료도로법은 30년 이내에서 통행료 수납기간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행료 총액도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 개통 30년을 넘긴 고속도로는 모두 9곳이다. 이 가운데 건설유지비 총액까지 회수한 곳은 경인선·경부선을 비롯해 울산선(1969년)·남해2지선(1981년) 등 4곳이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해양부는 전국의 고속도로를 하나의 도로로 보는 통합채산제를 근거로 10년 넘게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이 지난 6월 고속도로 무료화를 2년 만에 접어 ‘폐지 불가’ 입장은 더 단단해질 것 같다. 하지만 지난 6월 1일 인천 경실련 등 4개 시민사회단체와 30명의 공익소송인단이 2000년 이후 11년 만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내는 등 폐지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총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갈등은 갈수록 증폭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료화가 여의치 않다면 사실상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하는 명절 때만이라도 통행료 징수를 멈추는 건 어떨까. 사흘 뒤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에도 전국의 고속도로는 고향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통행료를 받지 않는다고 더 몰려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차피 주차장을 방불케 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팍팍한 삶 속에서 명절은 오아시스 같은 것이다. 올해 한가위는 유럽·미국발 글로벌 경제쇼크,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고통 속에 맞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고향을 오가는 동안만이라도 전국의 고속도로를 무료 개방해 한시름 덜어주면 좋겠다. 이제 우리 국민도 좀 대접받을 때가 됐다. obnbkt@seoul.co.kr
  • “1人 32役… 남편이 준 최고의 선물 매번 아이 낳는 심정이죠”

    “1人 32役… 남편이 준 최고의 선물 매번 아이 낳는 심정이죠”

    1인 32역의 연극은 어떤 느낌일까. 56년째 무대 인생을 걷는 배우 김성녀(61)의 연극 ‘벽 속의 요정’을 직접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벽 속의 요정’은 한국전쟁 직후 40여년 동안 벽 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본 아버지, 아버지가 죽은 줄만 알았던 다섯 살 순덕이가 숙녀로 커가면서 늘 대화를 나누던 벽 속의 요정이 아버지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1인극이다. 부녀 간의 애틋한 사랑, 그리고 가난과 남편의 부재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 등 가족의 뜨거운 사랑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작품을 보다 보면 서른두 가지 배역을 요리조리 잘 조리하는 김성녀의 연기력에 먼저 놀라고, 탄탄한 스토리에 두 번 놀라고, 극이 주는 감동에 세 번 놀란다. 그래서일까. 매회 공연 때마다 기립박수가 쏟아진다. ‘벽 속의 요정’이 김성녀라는 배우를 통해 관객을 만난 지 벌써 올해로 7년째다. 팔색조 같은 배우 김성녀를 지난 1일 공연장인 서울 대학로 PMC자유소극장에서 만났다. 2005년 초연 당시 10년간 ‘벽 속의 요정’으로 살겠다고 선언한 김성녀. 한데 올해 초 90을 바라보는 노()배우 백성희·장민호 선생의 ‘3월의 눈’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단다. 배우생활을 지나치게 나이로 제한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녀는 앞으로 매년 이 작품에 도전할 생각이다. “제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마당놀이잖아요. 극단 ‘미추’ 대표(손진책·현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마누라였기 때문에 제 이름을 내건 연극을 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2005년에 송승환 PMC 대표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으로 여배우 1인극 시리즈를 시작하는 바람에 ‘벽 속의 요정’을 만날 수 있었지요. 그 이후로 연극, 뮤지컬 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었고요. 제겐 무척 남다른 작품입니다.” ‘벽 속의 요정’ 연출가는 남편 손진책(64)이다. 초연 때부터 부부는 연출가와 여주인공으로 함께하고 있다. “공연 준비하면서 많이 싸웠어요. 손 감독이 ‘연기를 그렇게 하지 마라. 연기가 삼류다’라며 어찌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던지…. 나 또한 말을 안 듣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안 되겠다 싶어 스태프들 전부 불러 공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서 연습을 했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 사이를 넘어 예술적 동지이자 우군이다. 연출 욕심이 유별난 손 감독이 2005년 ‘벽 속의 요정’ 연출을 맡은 것은 그해 결혼 30주년을 맞아서였다. 연출가의 영향력은 되도록 최소화하고 1인 32역의 배우, 김성녀를 돋보이게 작품을 만들었다. 그녀도 ‘벽 속의 요정’은 남편이 자신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했다. “초연 때 참 많이 울었어요. 제 생각엔 남편도 ‘벽 속의 요정’이에요. 연극이란 벽 속에 갇혀 있죠. 인생에서 한 부분에 갇혀 사는 사람,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받는 영향 등에 대해 많이 공감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게 여러모로 선물이에요.” 7년째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그녀이지만 공연을 앞두고는 늘 긴장의 연속이란다. “1인 32역에 대사도 많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작품에 쏟아부어요. 매번 아이를 낳는 심정이죠.” 분장실 거울 한편에 공연 날짜가 기록된 달력이 붙어 있다. 날짜마다 동그라미(O), 세모(△) 표시가 돼 있었다. 간혹 엑스(X)자도 보였다. “매일 실수를 해요. 7년째 하는 공연이지만 1, 2막 모두 완벽하게 한 공연은 서너번밖에 안 돼요. 대사를 틀리지 않은 날은 별(★)표, 대사를 틀리면 동그라미, 마음에 안든 날은 세모 등으로 표시하면서 매일 저 자신을 점검하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05년 첫 공연 때였어요. 순덕 엄마가 ‘살아 있는 남편 제사를 지낼 수 없다. 교회를 다니겠다’라는 대사를 해요. 근데 400여명의 관객이 폭소를 터뜨리는 거예요. 평소 연습 때 스태프들이 아무도 웃지 않았기에 혹시 뭔가 실수한 건가 싶어 당황했죠. 머릿속이 하얗게 되며 다음 대사가 전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결국 저도 웃으면서 무대를 두 바퀴 돌았죠. 1인극이다 보니 대사를 까먹어도 상대방이 대처해주는 게 없어 아찔할 때가 많아요.” ‘벽 속의 요정’을 통해 그녀는 수많은 관객을 만났다. 그 가운데 극 중 소녀와 이름이 같았던 순덕이란 팬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순덕이란 분이 제게 울면서 오셨어요. 살기가 너무 어려워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는데 공연을 본 뒤 희망을 얻었다며 고마워 하더라고요. 한 2년간 늘 공연장에 그분이 오셨어요. 지금도 그분이 어떻게 사시는지 문득문득 궁금해요.” 연극을 본 뒤 ‘배우 김성녀의 미학’이란 블로그를 운영 중인 광팬도 있단다. 그녀는 오는 11월 김정옥(79) 연출가의 데뷔 50주년 기념작이자 100번째 작품인 연극 ‘흑인 창녀의 노래’를 통해 또 한번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벽 속의 요정’은 오는 25일 막을 내린다. 5만원. (02)745-8289.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뮤지컬 ‘페임’ 한류 아이돌 타고 해외로?

    뮤지컬 ‘페임’ 한류 아이돌 타고 해외로?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오른쪽)와 슈퍼주니어의 은혁이 뮤지컬에 도전한다. 두 사람은 뮤지컬 ‘페임’에서 스타를 꿈꾸며 야망을 불태우는 반항소녀 카르멘 디아즈 역과 탁월한 춤꾼이지만 난독증을 앓고 있는 타이런 잭슨 역을 각각 맡았다. 그룹 g.o.d 출신의 손호영(왼쪽)도 가세한다. ‘페임’은 미국 뉴욕의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상위 1%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의 꿈과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1980년 같은 제목의 영화로 개봉됐으며, 1988년 영국 공연 1번지인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이후 전 세계 16개국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는 2005년 처음 소개됐다. 티파니는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전, 저 또한 미국에서 가수를 꿈꾸는 평범한 여학생이었다.”면서 “가수의 꿈을 품고 한국으로 건너와 오랜 시간 연습을 거쳐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극 중) 카르멘과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연습생 때의 자신 모습과 그 시절 열정을 떠올리면 카르멘을 표현하기 쉬울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제시카와 태연 등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걸 보면서 연기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는 그는 요즘에는 영화와 뮤지컬 녹화영상을 번갈아 보며 마무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지남’ 닉 피아자 역을 맡은 손호영이 “티파니는 춤에 강하다.”라고 치켜세우자 티파니는 “춤 하면 티파니”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페임’ 제작을 맡은 ‘미다스 손’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아이돌을 대거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한류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라면서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국내 공연은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연출은 ‘그리스’ ‘판타스틱스’ 등을 선보인 정태영이 맡았다. 6만 6000~11만원.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9·11 테러, 그 후 10년] ‘9·11’ 10년… 아직도 그들엔 공포였다

    [9·11 테러, 그 후 10년] ‘9·11’ 10년… 아직도 그들엔 공포였다

    뉴욕은 언제나처럼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고 들여다보니 아물지 않은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난 24일 맨해튼 한복판의 펜 스테이션. 워싱턴DC발 열차에서 내려 대합실로 나서자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의 음성이 장내에 방송되고 있었다. 하지만 “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이 보이면 신고하라.”는 장관의 목소리는 열차역 특유의 소음에 묻혔고 시민들은 각자의 걸음을 옮기기에 바빴다. 타임스스퀘어 광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광장 한 구석의 옷가게에 9·11테러 10주년 기념 마크가 찍힌 티셔츠가 진열돼 있는 것을 빼고는 9·11 10주년을 상기할 만한 어떤 ‘모티브’도 거리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뉴욕은 늘 번잡하네요.”라고 택시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대부분의 불친절한 뉴욕 택시기사와 달리 그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기자가 9·11 10주년을 취재하러 왔다고 밝히는 순간, 대화는 단절됐다. 테러 얘기가 나오자 올리브색 피부의 이 기사는 더 이상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10년 전 테러가 일어났던 ‘그라운드 제로’는 번화한 맨해튼과 어울리지 않는, 어수선한 공사장 풍경이었다. 쌍둥이 건물을 포함해 모두 7채의 건물로 이뤄졌던 세계무역센터(WTC) 부지는 6채의 각각 높이가 다른 새 건물과 기념관·추모공원으로 부활을 준비 중이었다. 비행기의 타격을 받고 무너진 쌍둥이 건물 자리에는 기념관과 추모공원이 들어섰다. 그 주위로 건물 공사가 진행중인데, 완공된 것은 작은 건물 1채뿐이었다. 미국 독립의 해인 1774년을 상징해 1774피트(540m·63빌딩의 2배) 높이로 계획된 건물은 104층 목표 중 현재 80층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재건 사업은 2016년에나 최종 완료된다고 한다. 추모의 연못에는 2983명의 희생자 이름이 새겨졌다. 공사장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공사장 옆의 임시 기념관 직원은 9·11 10주년이지만 “관광객 수에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공사장 옆 소방서 벽에는 9·11 당시 순직한 소방관 등 344명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당신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새긴 긴 동판이 붙어 있었다. 한 소방관에게 그라운드 제로에 관해 묻자 그는 친절하게 답했다. 하지만 10주년 소감을 물었더니 그는 “그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정색하고 고개를 돌렸다. 소방서 옆에 ‘오 해라’(O HARA)라는 식당에 들어가 물었더니 그곳 종업원 역시 대답 대신 9·11 당시 사진이 담긴 사진첩을 건네주고는 말상대를 해주지 않았다. 미국인들이 9·11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서이거나 테러리스트에게 자신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서일 것이라는 추측이 들었다. 그 며칠 전 워싱턴의 한 미국인 지인이 기자에게 “설마 9·11같은 테러가 또 일어나기야 하겠느냐는 막연한 낙관으로 담담하게 생활하지만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는 대형 테러가 다시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은 게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쌍둥이 건물을 예전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 것은 제2의 테러를 우려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일었다. 우울한 그라운드 제로와 활기찬 타임스스퀘어의 거리는 불과 6.4㎞였다. 글 사진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행가방]

    ●‘미소국가대표’ 5기 모집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8일까지 대학생 홍보단 ‘미소국가대표 5기’를 모집한다. 선발된 미소국가대표는 내년 2월까지 환대실천 캠페인을 벌이게 된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총 50명을 선발하며, 최종 합격자는 20일 발표한다. 홈페이지(www.visitkoreayear.com) 참조. (02)720-7325. ●대명리조트 재즈 밴드 순회공연 대명리조트는 1일~10월 2일 각 지역 사업장에서 매 주말 재즈 밴드의 순회공연을 연다. 재즈 전문 레이블 에반스 소속 ‘재즈 노바’와 ‘라 벤타나’가 무대에 오른다. 1일 오후 8시 쏠비치를 시작으로 2일 설악, 3일 비발디파크, 17일 경주, 24일 변산, 10월 1일 단양, 2일 양평 등에서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약 90분간 열리며 무료다. ●에버랜드 핼러윈 축제 시작 에버랜드는 9일~10월 31일 가을축제 ‘해피 핼러윈 & 호러 나이트’를 연다. 호러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호러 메이즈’(Horror Maze)를 신규 오픈했다. 수술실, 감옥 등 8개의 방과 4개의 좁고 어두운 복도에서 섬뜩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5000원. 유령이 모여 사는 ‘호러 빌리지’와 가을 국화가 만발한 ‘핼러윈 가든’도 단장을 마쳤다. ●휘닉스파크 벌개미취 만발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 벌개미취가 만발해 보랏빛 군무를 펼치고 있다. 해발 850m 고원에 조성된 허브정원도 각종 허브향으로 가득찼다. 휘팍은 이에 맞춰 다양한 패키지 상품도 내놨다. ‘허브스파 블루캐니언 패키지’는 객실과 조식, 허브스파 블루캐니언 종일권이 포함됐다. 12만~14만원(콘도 스탠더드 객실 기준). 케이블카를 이용해 태기산 정상의 양떼목장을 둘러볼 수 있는 ‘블루캐니언 PLUS 패키지’는 15만 4000원~19만 1000원. ●클럽메드 G.O 모집 클럽메드가 아시아 리조트에서 근무할 G.O를 모집한다. G.O는 ‘Gentle Organizer’의 줄임말로, 전 세계 클럽메드 리조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말한다. 원서는 13일까지 이메일 hr.korea@clubmed.com, 또는 우편으로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clubmed.co.kr) 참조.
  • [그린경영] OCI

    [그린경영] OCI

    OCI는 올해 들어 발광다이오드(LED)용 사파이어 잉곳 사업과 북미 태양광발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그린산업 분야의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 에너지를 만드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지키는 친환경 고성능 진공단열재 사업까지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OCI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내 최초의 녹색전문기업으로 인증받았다. OCI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 및 원가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07년 65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1공장을 완공한 뒤 2008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 성공적으로 폴리실리콘 시장에 진입했다. OCI는 내년 폴리실리콘 제4공장이 준공되면 총 연산 6만 2000t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돼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후 2013년 말까지 제5공장도 완공, 총 8만 6000t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전북 전주에 연간 400만㎜를 생산할 수 있는 LED용 사파이어 잉곳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OCI의 잉곳 생산 기술은 기존보다 수율과 효율 면에서 한 단계 진화, 원가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OCI는 미국 소재 태양광발전소 개발 회사도 인수, 북미지역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한편 OCI는 2009년 고성능 진공단열재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2010년 전북 익산에 연산 16만㎡ 규모의 친환경 고성능 진공단열재 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OCI는 자체 개발한 흄드실리카 진공단열재를 냉장고 및 건축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이린’ 찍은 위성 영상서 대형 UFO 포착

    ‘아이린’ 찍은 위성 영상서 대형 UFO 포착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의 모습을 담은 위성 영상에 정체불명의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가 생방송으로 방영한 위성영상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허리케인 아이린을 촬영한 것으로, 지구의 궤도위성과 아이린 사이를 순식간에 지나가는 UFO를 볼 수 있다. 인공위성과 저 멀리 지구 대기권으로 펼쳐진 허리케인 아이린의 거리를 가늠해보면 영상에 포착된 UFO는 상당히 큰 대형 UFO 임으로 짐작된다. 또한 이 UFO는 일반적인 타원형의 원반보다는 직사각형 구조물에 가깝다. 또한 그 UFO는 허리케인을 향해 날아가면서도 직선 경로를 유지하면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아울러 같은 날 밤 미 뉴욕시 상공에서도 흰빛을 발하는 8대의 UFO가 날아가는 모습이 일반인의 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지구촌 재난재해에 나타난 UFO는 지난 일본 쓰나미와 칠레 화산 폭발, 그리고 미국 모래폭풍에 이어 네 번째로 알려져, 외계인들이 지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진=유튜브캡처(http://youtu.be/O9qG-0_JCVg)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국회의원 설문조사] 내년 총선 박빙예고

    [국회의원 설문조사] 내년 총선 박빙예고

    내년 19대 총선의 최대 접전지역으로 서울 지역을 짚은 국회의원들이 93.3%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대선으로 향하는 총선 길목에서 이 지역의 승리를 판세의 분수령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93.3% “서울 최대 격전” 뒤이어 경기·인천(72.5%), 부산·경남(24.1%, 이상 2곳 복수응답) 지역에서 만만치 않은 싸움이 예고됐다. 당별로는 여당인 한나라당보다 제1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부산·경남을 접전지역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 예상 의석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120~129석을 꼽은 의원들이 가장 많아 19대 총선이 초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내년 총선에서 여야 간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고르라는 질문에 서울을 고른 의원은 91.6%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할 것 없이(각당 똑같이 91.6%) 서울을 최대 접전지로 꼽았다. 두 번째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지역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설문 대상 의원의 68.3%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접전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부산·경남을 최대 격전지로 고른 의원 비율은 2.5%였고 두 번째 접전지로 고른 의원은 21.6%였다. ●PK 꼽은 의원 야당이 압도적 특히 최근 물갈이 대상 지역으로 떠오른 영남권을 격전지로 꼽은 의원들은 한나라당보다 야당에 많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1.1%가 부산·경남을 접전지로 예상(복수응답)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47.2%나 이 지역을 접전지로 꼽았다. 민노당은 100%가 부산·경남을 격전지로 예상했다. 야당이 영남권을 한판 붙어볼 만한 싸움터로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한 부산지역 여당 의원은 “최근 물갈이론,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민심이 부쩍 각박해져 의원들이 불안해하는 건 맞다.”면서도 “그래도 내년 총선 때 우리당 텃밭인 이 지역은 수성(守城)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소속 정당이 얻을 예상 의석수를 놓고는 여야 모두 120~130석대에서 박빙을 이룰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현저히 다르다. 여당은 18대 의석 수보다 40~50석 줄어든 120~130석으로 절박함을 드러낸 반면, 민주당은 현재 87석보다 40~50석 늘어난 야당의 승리를 낙관했다. 현 정권 마지막해에 치러지는 총선인 만큼 18대 때와는 역전된 분위기가 확연하다. 한나라당은 120~129석 38%, 130~139석 31% 등 응답자 전부가 18대보다 의석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0명 중 1명(9.9%)은 110석대 차지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 응답도 내놨다. 그러나 민주당은 응답자의 97.3%가 18대 총선보다 자릿수를 많이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며 절대 다수가 총선 승리를 점쳤다. 130~139석 예상, 120~129석 예상이 똑같이 29.7%를 차지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대통합 등 여세를 몰아 총선 승리를 점치는 야당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지금&여기] 우면산이 남긴 ‘시민의 뜻’/송한수 사회부 차장

    [지금&여기] 우면산이 남긴 ‘시민의 뜻’/송한수 사회부 차장

    ‘강직한 사람은 시비(是非)를 잘 따지기 마련인데 청렴결백하면서도 남을 잘 포용하고, 어질면서 결단을 잘 내리고, 총명하면서 남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다.’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국장급 사무실에 이런 붓글씨가 걸려 민원인의 눈길을 끈다. 무상급식 지원 범위를 묻자는 주민투표를 놓고 두 쪽으로 나뉘어 난타전을 벌이는 요즘 ‘시민의 뜻’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를 넌지시 일러주는 듯해서다. 위정자들이 ‘국민의 뜻’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데, 한발짝 물러나 좋게 보더라도 보통 ‘자신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좋은 사례가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5월 “경찰 신뢰에 흠이 가더라도 국민 뜻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줄곧 고집했던 ‘3색 신호등’ 설치계획을 거둬들이면서 한 말이다. 참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민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면 경찰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엉터리 논리를 스스로 내걸었던 셈이다. 사실은 거꾸로다. 경찰이 신뢰를 저버린 일을 벌이다 보니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물러설 땅을 잃어 수용한 것이다. 새 신호등을 시범 설치했을 당시 기자를 태운 택시의 운전기사는 “헛돈을 길바닥에 마구 뿌린다.”며 대놓고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은 목청 터지게 외쳤던 구호를 철회하면서도 홍보 부족 탓으로 돌렸다. 반대로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반가운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때다.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대표가 서울시 R과장에게 넙죽 큰절을 올려 놀라게 만들었단다. R과장은 물에 잠긴 지하실을 둘러본 뒤 수소문해 흙더미를 걷어내고 끊긴 전기를 잇도록 도왔다. 상황실에 앉아 전화만 받지 않고 주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게 무엇인지 파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용산·노원·중구에서 흔쾌히 준설차량을 내놓은 덕분”이라며 웃었다. 아무튼, 국민(시민)의 뜻은 현장에서 찾아야 하는 법이다. 위정자들이 표(票) 때문에 행동하는지, 아닌지는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으면 금세 알 수 있다. 유명한 프로야구 포수가 남긴 말이 떠오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당신은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 onekor@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신종 글로벌 양털깎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신종 글로벌 양털깎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숨가쁜 열흘이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글로벌 충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산 넘어 산’이라고,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침체의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오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터널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앞으로 몇 번이나 터널을 더 지나야 희망의 불빛이 보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문득 ‘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란 말이 머리를 스쳐간다. 양털이 자라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털(수익)을 깎아간다는 의미다. 글로벌 베스트 셀러(화폐전쟁·Currency Wars)의 저자, 쑹훙빙(宋鴻兵)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이 만들어낸 용어다. 음모론적 시각도 없지 않지만 금융자본가들이 버블경제를 조성한 뒤 경제위기를 틈타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엄청난 차익을 거둔다는 의미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이번 미 신용 강등 쇼크 등이 결과적으로 양털깎기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작동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스템 자체가 승자와 패자를 동시에 양산하는 제로섬 게임인 탓이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의 국부는 그야말로 헐값에 해외로 팔려 나갔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본 주체가 누군지, 우리는 ‘론스타 사태’를 통해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어떤가. 지난 열흘간 우리 증시에서 시가총액 200조원 이상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 금액은 올 국가예산(309조원)의 3분의2, 삼성전자의 올 매출목표(150조원)보다도 무려 50조원이나 많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를 시작으로 지난 14년간 국민들의 땀과 눈물이 밴 돈이다. 그런데 두번에 걸친 양털깎기 과정에서 일어난 대형사고, 즉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미 신용등급 강등 쇼크 모두 공교롭게도 미국이 진원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사고를 친 미국보다 신흥국들의 피해가 극심하다. 미리 길목에 기다리고 있던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은 떼돈을 벌었다. 경제위기 때마다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돈을 버는 경제구조와 흡사하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이란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미국이 70년 만에 2등국으로 내려앉았다고 요란을 떨지만 기축통화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한 미국은 늘 승리자의 편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시곗바늘을 돌려보자.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금본위제도)으로 세계 기축통화로 공식 등극한 미국은 수차례의 경제위기에 직면하지만 극적으로 극복한다.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의 전비 확대로 경제가 악화되지만 1971년 8월 달러화의 금 태환(兌換) 정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한다. 그해 12월 달러화 가치를 7.89%나 급락시켰다. 당시 욱일승천하던 독일 마르크는 4년간 60% 가까이 가치가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무역·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26년 전인 1985년 9월 22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G5의 재무장관들이 모여 일본과 독일의 환율 가치를 절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1970년대 말 터진 오일 쇼크로 휘청하던 미국 경제는 달러 약세라는 무기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일본의 엔화는 무려 65%나 절상됐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혹독한 대가도 플라자 합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양털깎기는 대부분 통화전쟁을 수반한 것이 역사의 기록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발표한 미국의 제로금리 유지정책은 우리에게 양날의 칼로 다가온다. 긴축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로서 앞으로 양적완화 정책처럼 달러 약세 기조와 함께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새로운 양털깎기의 시기가 조만간 세계경제를 덮칠 것이란 오싹한 선언이기도 하다. 2차례의 위기를 경험한 우리로서 각 경제주체마다 눈을 부릅뜨고 미 신용 강등 이후의 사태를 지켜봐야 할 이유기도 하다. oilman@seoul.co.kr
  • 부킹녀 알고보니 ‘바가지 술값’ 알바녀

    부킹녀 알고보니 ‘바가지 술값’ 알바녀

    지난 3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근처 클럽에서 이모(28·일용직·경기도 고양시)씨는 두 여성을 만났다. 이들은 “클럽이 시끄럽다. 다른 술집으로 옮기자.”며 이씨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계속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신 지 두 시간 정도 지난 뒤 무려 130만원이나 되는 계산서를 받은 이씨가 종업원에게 따지는 사이 두 여성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 술값을 계산한 뒤 집에 돌아온 이씨는 바가지를 썼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다 급기야 흉기을 들고 다시 술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 종업원이 신고하려 하자 도망치던 이씨는 우연히 마주친 외국인 여성 L(28)씨의 손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됐다. 이른바 ‘홍대 앞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사건은 우연한 만남을 가장, 손님을 유인한 뒤 바가지 술값을 씌우는 사기 사건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마포경찰서는 11일 서교동 O술집 주인 김모(28)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술집 주인 정모(31)씨 등 7명을 입건했다. 또 이들과 짜고 나이트클럽 등에서 손님을 유인한 지모(20)씨 등 아르바이트 여성 17명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업주들은 ‘신종 알바’라는 전단지를 뿌려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았다.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대부분은 20대 대학생이었지만 미술학원 강사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업주들은 이들을 서울·경기 일대 유명 나이트클럽 등으로 보내 20~30대 남자 손님들에게 접근, 우연찮게 즉석만남을 하게 된 것처럼 꾸몄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은 “잘 아는 술집이 있다.”면서 자리를 옮기거나 며칠 뒤 다시 만나 고용한 업주 술집으로 끌어들였다. 술집으로 데려온 뒤에는 종업원들과 짜고 비싼 술과 안주를 시킨 뒤 몰래 술집을 빠져나가 연락을 끊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손님을 한번 데려올 때마다 10만~15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적발된 술집 두 곳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282차례에 걸쳐 모두 2억 5000여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키아누 리브스, 직접 연출·출연 ‘무협영화’ 추진

    키아누 리브스, 직접 연출·출연 ‘무협영화’ 추진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47)가 직접 연출을 맡은 ‘무협영화’를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한 연예뉴스사이트 최근 “키아누 리브스가 장편 영화 감독 데뷔를 계획 중”이라며 “현재 중국과 호주 제작사 측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브스가 연출을 맡을 영화의 제목은 ‘Man of Tai Chi’로 태극권을 주제로 한 액션작이다. 리브스는 이 영화의 연출은 물론 각본과 악역으로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대사는 영어와 중국어이며 현대물이다. 또 영화 ‘매트릭스’의 타이거 첸이 출연하며 태극권을 주제로 한 만큼 각종 액션신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브스는 지난 6월 사망한 옛 연인을 위해 책을 발간해 화제가 됐다. 리브스는 전 여자친구인 제니퍼 사임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쓴 일기 형식의 책 ‘행복을 위한 시’(Ode to Happiness)를 발간하며 현재의 심경을 담담히 고백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동계올림픽 유치 한달… 평창의 미래, 美 레이크플래시드에 묻다

    동계올림픽 유치 한달… 평창의 미래, 美 레이크플래시드에 묻다

    강원도 평창이 삼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룬 ‘더반의 낭보’가 들려온 지 한달(6일)이 지났다. ‘위대한 승리’에 흠뻑 젖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7년이 채 남지 않은 올림픽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 이후 ‘적자 올림픽’과 ‘올림픽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앞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많은 나라들이 축제가 끝난 뒤 빚더미에 올라앉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동북부의 휴양지인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는 평창의 최고의 ‘멘토’로 꼽힌다.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 작은 시골마을은 올림픽 이후에도 사계절 끊이지 않고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비결이 무엇일까. 지난달 22일 현지를 찾아 평창이 가야 할 길을 짚어 봤다. 뉴욕 도심가에서 동북쪽으로 고속도로를 5시간 30분을 달리자 맨해튼의 번잡함을 순식간에 날려 버리는 여유로운 전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플래시드호와 미러호 등 여러 호수가 감싸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도시는 면적이 고작 3.9 ㎢로 여의도의(8.48㎢) 절반 정도다. 1800년대 6가구가 정착, 철광석을 캐면서 조성된 이 시골마을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한해 관광객 200만명을 끌어모으는 세계적 스포츠 휴양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시설 탈바꿈 한눈에 둘러본 레이크플래시드의 체육·관광시설들은 화려하기보다 수수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개최한 뒤로 30여년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애초 설계 때부터 ‘실속’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뉴욕주 올림픽 지역개발청(ORDA)의 최고경영자(CEO) 테드 블레이저는 “올림픽은 어차피 2주면 끝나는 축제다. 행사 뒤 감당할 수 없는 시설은 임시건물로 지었다.”면서 “예컨대 1980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행사장은 에어돔으로 지었다 허물었다.”고 말했다. 1998년 동계올림픽 때 최신 시설 건립에 열을 올렸다가 빚더미에 앉은 일본 나가노와 대비된다. 동시에 레이크플래시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인공눈을 사용했을 정도로 필요한 투자에는 과감했다. 대회 이후를 내다본 혜안 덕에 평소에는 일반인이 즐기기 어려운 종목들의 시설 활용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시설이 스키점프대. 언뜻 전문 선수들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창의력으로 새 옷을 입혀 여름철 일반인들 사이에 최고 인기 시설로 거듭났다. 점프대 아래 수영장을 설치해 일반인이 비교적 낮은 지점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와 안전하게 빠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도 일반인이 쉽게 탈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설계했고 썰매 교실도 운영한다. 직원 존 런딘은 “관광객이 1년에 썰매를 타는 횟수가 7만회에 달한다. 우리의 짭짤한 수익원”이라며 웃었다. ‘스키어의 천국’이라는 별칭 때문에 여름철에는 다소 한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 없이 깨졌다. 차량에 카누와 자전거 등을 매달고 이곳을 찾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끊임없이 리조트 안으로 들어섰다. 블레이저 CEO는 “카누 시설과 승마장, 라크로스 경기장(그물이 있는 스틱으로 골대에 공을 넣는 경기), 실내 농구 및 배구장, 축구장, 사이클 및 산악자전거 코스 등 다채로운 시설 때문에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레저 관광 인파가 상대적으로 적은 봄과 가을에는 각종 스포츠 총회 등 비즈니스 행사를 개최해 타격을 줄이고 있다. 여름철 일자리가 겨울철에 비해 2000개가량 적어 계절별 일자리 불균형이 골치인 평창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亞에서 겨울 스포츠 인기끌기도 과제 동·하계 올림픽을 8차례나 개최한 미국민에게도 레이크플래시드는 유독 인상적인 개최지로 가슴에 남아 있다. 1980년 대회에서 자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써 내려간 ‘빙판의 기적’ 덕분이다. 아마추어로 구성된 미국팀은 세계 최강이던 옛소련팀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 냉전 때 거둔 이 승리는 아직도 미국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기적으로 꼽힌다. 당시 경기가 펼쳐진 ‘1980 링크’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제러드 페이스는 “명승부를 벌인 덕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도시의 이름값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한국도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따고 좋은 승부를 펼쳐 곱씹을 유산을 만들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이웃 나라에서 동계스포츠가 발전해야 ‘레저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교훈도 발견했다. 레이크플래시드는 차량으로 6시간 이내 거리에 모두 7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의 토론토와 오타와, 몬트리올 등의 시민도 주고객이다. 또 TV로 생중계되는 국제대회 유치 때도 비슷한 시간대의 국가에 얼마나 많은 스포츠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ORDA 관계자는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바이애슬론 대회가 자주 열리는데 시차가 6시간 나는 독일 등 유럽에 시청자가 몰려 있다.”면서 “평창이 계속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아시아지역 사람들이 동계 체육 종목에 친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레이크플래시드(미 뉴욕주)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금&여기] 영화를 보고 싶다, 더 풍성하게/최여경 영상콘텐츠부 기자

    [지금&여기] 영화를 보고 싶다, 더 풍성하게/최여경 영상콘텐츠부 기자

    최근 영화계에 있는 지인의 권유로 한 저예산 독립영화를 접했다. ‘제각각 다른 이유로 관리 대상인 고등학생 4명이 무엇인가를 찾으러 산속에 들어갔는데, 일이 벌어졌다.’ 이런 설명만 보면 다소 평범한, 영화 ‘유.에프.오(U.F.O)’는 관람 후 3시간짜리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영리한 감독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준 즐거움이었다고 할까. 우리나라에서 한 해 제작되는 영화는 150여편. 이 중에는 이런 뜻밖의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영화도 많지만, 가까운 극장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왜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된 전국 상영관은 2232개. 29일 현재 ‘고지전’ 709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624개, ‘퀵’ 622개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1~3위를 차지한다. 그야말로 ‘점령’이다. 한 영화 마케팅사 관계자는 “영화판에는 대형 영화관·배급사라는 ‘공룡’의 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과 관계된 영화는 황금시간대에 배치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는 오전·심야 시간대로 밀린다. 변칙상영으로 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최근 도마에 오른 전쟁 영화의 ‘유료시사’가 대표적이다. 개봉 전에 수차례 상영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 수 늘리기까지 성공했다. 이 관계자는 “배급사 파워가 제대로 먹힌 경우”라고 설명했다. “우리 영화 제작 수준은 높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미흡하다. 독립영화는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해야 겨우 상영관 몇 개 잡는다. 이게 현실이다.” 한 영화감독의 푸념이다. 지금쯤 2008년 작 ‘워낭소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잘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이 영화의 흥행은 제작·배급·상영·홍보라는 연결 고리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 폭넓은 관객층을 형성해야 영화판도 발전한다. 이 당연한 얘기가 우리 영화판에서는 낯선 모습인 듯하다. 작지만 수준 높은 영화를 선별하고 소개하는 것,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을 위해 공룡들이 지나쳐서는 안 될 의무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냥 쉽게 말하자. 영화계 공룡들이여, 우리에게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보여달라. kid@seoul.co.kr
  • 화천 ‘파로호 100리 산소길’

    화천 ‘파로호 100리 산소길’

    강원도 화천의 아름다움을 꼽자면 절반은 물의 몫일 겁니다. 북한강과 화천천이 들녘을 적시고,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계곡물은 파로호에서 ‘내륙의 바다’를 이룹니다. 여기에 몽글몽글 물안개가 더해질 때면 도시 전체가 진경산수화로 변합니다. 고을 이름이 ‘빛나는(華) 내(川)’인 것도 그런 까닭이겠지요. 이번 주말부터 화천 붕어섬 일대에서 쪽배축제가 시작됩니다. 수상자전거 등 온갖 수상 레포츠가 한 곳으로 모이고, 덩달아 화천 전체가 물의 나라로 변합니다. 이쯤되면 능히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갈 만한 곳이지 싶습니다. ‘산소(O2)길’이라 했다.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산소길 강원 3000리’를 모토로 강원도가 관내에 조성하고 있는 트레일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 가운데 ‘물과 안개의 고향’ 화천에 조성된 길은 ‘파로호 100리 산소길’이다. 굽이도는 북한강변을 따라 42㎞에 걸쳐 조성됐다. 호수와 주변 산자락에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흠뻑 마실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도보꾼도 없진 않으나, 대개는 자전거를 이용해 돌아본다. 자주 자전거를 접해본 이는 3시간 남짓, 초보자는 4시간 넘게 소요된다. 원시림을 관통해 가는 숲속길(1㎞)과 북한강 위로 지나가는 수상길(1㎞), 물안개와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수변길(2㎞) 등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돼 있다. # 붕어섬·살랑골·통통다리… 정겨운 이름들 출발지는 붕어섬이다. 딴산과 살랑골, 원천리 통통다리, 서오지리연꽃단지 등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시골마을들을 돌아본다. 코스 중간중간 맞은편과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어 이용에 편의를 더했다. 백미는 강 위에 부교를 띄운 수상길이 꼽힌다. 위라리와 대이리 살랑골 사이의 험한 산길을 돌아가기 위해 만든 강상(江上) 도로다. 폰툰(상자형 부유 구조물) 위에 나무를 깔아 강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준다. 특히 비가 오고 난 뒤 물안개가 필 때면 더없이 몽환적인 풍경을 선보인다. 수상길은 용화산 숲길로 이어진다. 생태가 잘 보전된 원시림 산길이다. 난이도는 다소 높은 편. # 3개국 손길 닿은 아픈 역사… 꺼먹다리 숲길 중간 어름에서 꺼먹다리(등록문화재 110호)와 만난다. 1945년부터 건설된 다리로, 목재 상판에 칠한 검은색 타르 때문에 이름지어졌다. 김순동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다리는 3개국의 손을 거치며 완성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교각은 일제가 세웠다. 해방 뒤엔 러시아(옛 소련)가 철골을 올렸다. 그러다 한국전쟁 후 우리의 손으로 상판을 올려 완공했다. 붕어섬에서 자전거와 헬멧을 대여해 준다. 신분증과 5000원을 내는데, 5000원은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사실상 무료다. 산악자전거(MTB) 70대, 일반 자전거 100대가 준비됐다. 화천 읍내에서 북한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파로호(破虜湖)에 닿는다. 화천댐이 조성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로, 6·25전쟁 당시 ‘오랑캐(중공군)를 무찌른 호수’라는 뜻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이름 붙였다. 파로호가 숨겨둔 풍경들을 속속들이 찾아보려면 배를 타는 게 좋다. 물빛누리호는 파로호를 오가는 유일한 배다.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구만리 배터를 출발해 평화의댐까지 오간다. 물길 24㎞를 운항하는 동안 다람쥐섬과 비수구미 등 풍경의 보고를 줄줄이 지난다. 배터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거울처럼 잔잔한 호수 위로 물빛누리호가 그림처럼 떠 있고, 멀리 병풍산 등 파로호를 둘러싼 산들은 쉼 없이 구름과 희롱하고 있다. 서정적이고 목가적이다. # 휴대전화도 닿지 않는 비수구미 마을 선착장을 떠난 배가 맑은 호수를 미끄러져 간다. 물길에서 만나는 첫 풍경은 다람쥐섬이다. 파로호 내 유일한 섬이다. 1970년대 초반엔 섬에 수출용 다람쥐를 가둬 길렀다고 한다. 그러다 파로호에 얼음이 얼면서 다람쥐가 다 도망쳐버렸고, 이후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됐다. 배가 내륙 깊숙이 들어갈수록 풍경도 깊어진다. 햇살 머금은 호수는 물비늘로 반짝이고, 겹겹이 포개진 산자락들은 제법 웅숭깊은 자태를 선보인다. 오지마을 비수구미는 호수가 물뱀처럼 구부러진 끝자락, 그러니까 내륙을 달려온 산자락들이 호수로 조붓하게 길을 낸 곳에 들어서 있다. 아홉개의 아름다운 폭포가 있었다는 비수구미 마을엔 현재 4가구가 살고 있다. 마을에 들면 휴대전화가 기능을 잃는다. 굳이 끄지 않아도, 자연스레 세상과 단절되는 셈이다.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비수구미 계곡이다. 하지만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현재는 문이 닫혀 있고, 올 가을께 다시 열릴 예정이다. 종착지는 평화의 댐이다. 댐 주변에 비목공원과 세계 평화의 종 공원 등 둘러볼 곳이 제법 많다. 특히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는 세계 분쟁국가에서 보낸 탄피를 녹여 만든 평화의 종이 설치돼 있다. 물빛누리호 운항시간은 편도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관광객 70명과 승용차 6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30명 이상이 신청할 경우 평일에도 뜬다. 6월부터 10월까지는 하루 두 차례(오전 9시30분·오후 2시), 나머지 기간은 한 차례(오후 1시) 운항한다. 운임은 어른 편도 8000원(왕복 1만 5000원), 어린이 5000원(9000원)이다. (033)440-2732. # 물놀이 종결자, 쪽배축제 즐기려면 화천군은 30일~8월 15일 붕어섬과 생활체육공원 일원에서 ‘화천쪽배축제’를 연다. 행사기간 동안 수상자전거와 카약, 용선 등 온갖 수상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물미끄럼틀을 갖춘 강변물놀이장과 붕어섬물놀이장도 운영된다. 은하수 별빛콘서트 등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축제에 맞춰 짚라인도 선을 보인다. 붕어섬과 강 맞은편의 피니시 타워를 와이어로 연결해 오가는 신종 레포츠다. 요금은 1만원. 이 가운데 5000원은 화천사랑상품권(이하 상품권)으로 되돌려 준다. 상품권은 화천 관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수상자전거(2~4인용)는 100대를 갖췄다. 대여료는 1대 2만원(상품권 5000원)이다. 캠핑촌에서는 텐트(4~5인용)를 빌려 야영을 즐길 수 있다. 1박 당 대여료는 3만원(상품권 2만원)이다. 카약은 5000원(상품권 5000원)이다. 축제의 백미는 ‘창작쪽배 콘테스트’다. 참가자가 직접 제작한 쪽배로 경주를 치른 뒤, 디자인·과학성·연출성 등의 점수를 합해 순위를 정한다. 올해 9회째로, 다양한 쪽배들이 벌이는 경주를 보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쪽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무동력 창작선이어야 한다. 축제 홈페이지(www.narafestival.com)에서 29일까지 접수받는다. 1688-3005. 글 사진 화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춘천간고속도로→춘천 나들목→소양2교→102 보충대→407번 지방도→화천 순으로 간다. 화천군청 문화관광과 440-2543. ▲맛집:화천어죽탕(442-5544)은 잡고기 어죽탕이 맛있다. 6000원. 콩사랑(442-2114)에서는 두부보쌈, 특선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민통선 내 안동포는 잘 보전된 DMZ 특유의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화천군청 홈페이지나 자치행정과 민군협력계(440-2308)로 5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만산동계곡은 가족 단위 야영지로 맞춤하다. 산천어 맨손잡이 체험도 가능하다. 매주 토·일요일 운영되는 시티투어도 이용할 만하다. 붕어섬과 물빛누리호 등 화천의 핵심 볼거리는 모두 들른다. 선착순 20명.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440-2852. ▲잘 곳:군청에서 운영하는 아쿠아틱리조트(441-3880)가 깔끔하다. 비수구미에도 민박(442-0145)이 있다. 민물매운탕으로 소문난 집이다. 방값 3만원에 배삯 3만원은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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