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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분의 소통 TED2011] 빌 게이츠, 손님들 향해 모기떼 풀어놓고서…

    [18분의 소통 TED2011] 빌 게이츠, 손님들 향해 모기떼 풀어놓고서…

    2009년 3월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TED 글로벌 콘퍼런스. 연사로 나선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말라리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정보기술(IT)이나 정보화 시대에 대한 그의 박학한 지식과 미래전망을 듣고 싶어하던 관객들은 다소 의아해했다. 게이츠는 말라리아가 가난한 아프리카 국민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인지 설명하면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자고 호소했다. #1 빌 게이츠 ‘모기쇼’의 충격효과 강연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 갑자기 게이츠가 동그란 유리병을 꺼내들었다. 뚜껑을 열자 병 안에서 모기들이 튀어 나왔다. 조금 전까지 말라리아 모기의 위험에 대해 말하던 게이츠의 돌발 행동에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유력 언론들은 “가장 효과적인 쇼이자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2 바람 길들인 아프리카 풍차소년 2001년 아프리카 말라위의 한 소년이 망가진 자전거와 폐차에서 구한 철판 네 장으로 풍력 발전기를 만들었다. 조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 발전기는 전구 네 개와 라디오 두 대를 작동시킬 수 있는 완벽한 발명품이었다. 얘기를 전해들은 TED 주관사 새플링 재단은 이 소년을 2007년 TED 콘퍼런스 연사로 초청했다. 진심어린 소년의 목소리는 TED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의 숨을 죽이게 하고, 강연 동영상은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윌리엄 캄쾀바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년의 이야기는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소원’ 말하며 세상 바꾸려는 이들 TED 행사장에 서는 사람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최소 1억명 이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게 된다. 행사장에 선보인 모든 내용이 TED 토크스(talks)로 불리는 동영상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빌 게이츠, 빌 클린턴, 제임스 캐머런, 인드라 누이, 빌 포드, 제이미 올리버, 제인 구달, 앨 고어, 보노, 프랭크 게리, 필리프 스타르크, 폴 사이먼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사들이 18분간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나눴다. TED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가들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이미의 키친’으로 유명한 세계적 요리 전문가 제이미 올리버는 ‘요리법’이 아닌 ‘음식을 가르치는 법’을 통해 비만 퇴치를 역설해 지난해 최고의 TED 강연자로 선정됐다. 저명한 교육가 켄 로빈슨은 ‘학교가 (오히려)창의력을 죽인다.’고 주장했다. 연사들은 ‘TED 위시(wish)’로 불리는 ‘자신의 소원’을 강연 중에 말함으로써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고, 변화를 꿈꾼다. 혁신적인 기술들도 수없이 등장했다. 지난해 컴퓨터 전문가 존 언더코플러는 특수한 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양손에 끼고 나와 스크린에 3차원으로 배열된 사진 수천장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모습을 TED 콘퍼런스 단상에서 보여줬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 등장했던 톰 크루즈의 모습 그대로였다. 언더코플러는 ‘지-스피크’라고 명명된 이 기술에 대해 “5년 후 일반인이 구입하는 컴퓨터에 장착될 것”이라고 단언했고 이 강연을 담은 동영상은 TED 사상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올초 미국 롱비치 TED에서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 아만다가 연단에 올랐다. 스키를 타다 영원히 걸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그녀에게 로봇공학자 이더 벤더는 ‘로보틱 강화골격’이라는 신기술을 선물했다. 로보틱 강화골격을 입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사람들 앞으로 걸어나오는 아만다의 모습은 당시 강연장에 있던 사람은 물론 동영상을 본 전세계인들에게 TED가 꿈을 실현시키는 강력힌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앞서 캄쾀바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명인과 첨단과학을 아는 사람만이 TED를 통해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12살 어린이 아도라 스비탁은 “세상이 아이 같은 생각을 요구한다. 어린이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는다. 세상을 망치는 것은 어른들”이라고 주장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프리카 회색앵무새 ‘아인슈타인’은 조련사 스테파니 화이트와 함께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놀라운 동물의 능력을 몸소 보여줬다. ●메인 무대에 오르는 한국인들 한국인들도 TED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06년 TED 글로벌 콘퍼런스에는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인 재미교포 2세 제프 한이 등장했다. 그는 화면 위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올리고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고, 두 명의 진행자가 동시에 손을 얹고 화면을 조작했다. 누르고 당기는 것이 전부였던 ‘터치’ 기술의 획기적인 변신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재 우리는 이 기술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버지니아공대 교수도 올 3월 TED 무대에 섰다. 그는 운전대를 잡은 손바닥과 조끼로 진동을, 발바닥으로 압력을, 손으로 공기신호를 받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다름아닌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는 무대에서 시각장애인이 실제 도로를 달리는 장면을 완벽하게 시연했다. 이 아이디어는 좀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하는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같은 무대에서 한국인 최초의 TED 펠로(TED가 선정한 신지식인)인 민세희씨가 전력소비량에 따라 집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생모는 ‘이모’ 양모가 ‘엄마’… 美 족보 꼬인다

    ‘누가 엄마고 누가 이모야?’ 불임 부부와 동성 부부 등이 늘면서 정자 기증을 통한 출산과 입양이 흔해진 미국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전통적 가족 관계가 허물어지고 가계도가 복잡해지면서 개인의 정체성 혼란은 물론 상속 등을 둘러싼 새로운 분쟁거리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인 자매인 로라 애슈모어와 제니퍼 윌리엄스가 미국의 달라진 가정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6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언니와 동생으로 단순했던 이들 관계는 ‘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복잡해졌다. 애슈모어가 결혼한 뒤 아이를 갖지 못해 고생하자 언니인 윌리엄스가 대리모를 자처, 정자은행으로부터 정자를 기증받아 딸 ‘맬러리’를 낳았고, 동생 애슈모어가 이 아기를 입양한 것이다. 윌리엄스에게 맬러리는 배 아파 낳은 딸이었지만 법적으로는 조카였던 탓에 이들 자매는 가족 관계 설정을 두고 몇 달 간 고민해야 했다. 그러고는 결국 생모(生母)인 윌리엄스가 이모, 양모(養母)인 애슈모어가 엄마가 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엄마’, ‘이모’의 호칭 문제를 정리하자 더 복잡한 골칫거리가 이들 자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인 윌리엄스는 또 다른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인 재미슨을 낳았다. 재미슨과 맬러리는 생물학적으로 엄마가 같은 남매지만 법적으로는 사촌이 된다. 가족 구성이 복잡해지면서 학교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가족 관계를 가르치는 데 애를 먹는다. 뉴욕시 브롱코스 지역의 상담교사인 코헨은 “학교 선생님들이 가족관계를 가르치려면 대리모, 정자 기증인, 동성 부모 등에 대한 얘기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비혼(非婚) 가구가 결혼한 가구보다 더 많아졌고 많은 동성 부부가 대리모나 정자 기증자, 입양 등을 통해 아이를 갖고 있다. 또 미국에서 가장 큰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정자은행은 2009년 자신의 고객 중 레즈비언 비율이 3분의1에 이른다고 밝혔다. 10년 전 7%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이제 미국에서는 윌리엄스·애슈모어 자매 같은 고민을 하는 가정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출생증명서도 바뀌고 있다. 증명서에는 당사자가 생식 기술을 이용해 태어났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기술이 사용됐는지 등을 꼼꼼히 적도록 돼 있다. 가계도가 복잡해지면서 호칭 문제뿐 아니라 상속 등 사회적 논란이 될 만한 난제도 떠오르고 있다. 멜린드 러츠 번 미국 족보학자협회 회장은 “가족들이 생물학적 친척이 사망했을 때 누가 상속을 받느냐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복잡한 가족 관계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고통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스트로스칸 성폭행 사건 반전… 佛정계 ‘들썩’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기도 사건이 피해 여성의 발언 등에서 의심스러운 점들이 발견되면서 반전을 맞고 있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검찰이 피해 여성의 신뢰성을 크게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검찰이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가택 연금을 해제하고 인신의 자유를 허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사건에 정통한 사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사건이 꼭 성폭행 기도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이 여성의 배경을 둘러싼 문제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는 증인석에서 이 여성의 신뢰성을 손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스트로스칸 성추문 사건이 사실무근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 사건에 정통한 익명의 사법당국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검찰이 피해 여성의 진술 대부분을 믿지 않고 있으며 이 여성이 사건 발생 이후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법당국은 피해 여성이 자신의 배경에 대해 진술한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다른 점을 밝혀냈다. 검찰이 밝혀낸 내용에는 이 여성의 망명 신청과 관련된 문제와 돈세탁이나 마약 거래 같은 범죄활동에 연루됐을 가능성 등이 포함돼 있다. NYT는 복수의 개인이 피해 여성의 은행 계좌에 지난 2년간 10만 달러 정도의 현금을 입금했으며, 검찰은 이 여성이 이번 사건에 대한 보수 문제로 이들 중 한 명과 대화한 내용을 녹음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검찰이 1일 법원에 “이번 사건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힐 것이라면서, 이는 검찰이 한때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게 불리한 증거들을 굳게 믿었던 것과는 다른 태도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주 대법원의 마이클 오버스 판사는 이날 심리에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보석 조건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24시간 비디오 감시와 전자발찌 착용 등이 포함된 가택 연금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신문은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가택 연금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스트로스칸의 성추문 사건이 반전 조짐을 보이자 프랑스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사회당의 유력후보였던 그가 내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에 맞서 낙승할 것으로 예상돼 오다 돌연 낙마했던 탓이다. 당장 사회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파장이 미치는 모습이다. 스트로스칸의 측근이자 사회 원로인 미셸 사방은 그에 대한 혐의가 벗겨진다면 경선 일정을 중단하고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트로스칸으로서는 사회당 경선 후보등록 마감일이 오는 13일인 만큼 산술적으로 후보등록이 가능하며 미국에서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만 해도 승산이 있다.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대표도 NYT 기자에게 기쁨을 표시하면서 그의 악몽이 끝나기를 희망했다. 프랑스 언론도 1일 관련 내용들을 인터넷에 속보로 올리면서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보수 신문인 르 피가로 인터넷판은 “프랑스 정치권에 벼락이 내리쳤다.”고 보도했고, 좌익 성향의 리베라시옹 기사에는 “누가 DSK(스트로스칸의 약칭)를 일으켜 세웠나.”라는 등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백악관 “인기없는 전쟁 끝내라” 국방부 “치안 고려 해 신중하라”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전 철수가 다음 달 시작되는 가운데 철군 속도와 규모 등을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뜨거운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철군 개시 초읽기 속에 백악관 보좌진들은 “인기 없는 전쟁을 빨리 끝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정치적 논리를 앞세우는 반면 군 관료들은 “아프간 치안 문제를 고려해 철군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세부 철수 계획을 22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21일 전했다. 이 계획에는 연도별 철군 규모와 향후 일정 등이 상세히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속도와 규모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군이 최초 철군 인원을 얼마로 잡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10만명의 미 병력 중 2009년 증파됐던 3만명이 우선 철군 대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손에 쥔 카드 중 가장 급진적인 안은 ‘12개월 내 3만명 전원 철군’이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 등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옵션으로 ‘병력 상당수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여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렸다. 반면 국방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전투 병력은 남겨 둬야 한다.”는 뜻을 고집한다. 아프간 무장세력이 치안 공백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방부는 올해 여단급 규모인 5000명만 아프간 전장에서 뺀 뒤 올겨울 5000명을 철군시키고 나머지 2만명은 내년까지 아프간에 남겨 뒀다가 철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가 어떤 카드를 선택하든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반전 여론에 떠밀려 계속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미국 정치인 아내들 ‘불륜 남편’ 길들이기

    가사 도우미와의 불륜이 드러나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은 아널드 슈와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생애 가장 쓸쓸한 ‘아버지의 날’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21일 슈와제네거가 6월 3번째 일요일인 이날 말리부의 한 카페에서 막내 아들만 데리고 외롭게 점심을 먹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별거중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슈와제네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캘리포니아 남부 애너하임에서 골동품 쇼핑과 록밴드 U2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장남인 패트릭, 그리고 캐서린과 크리스티나 등 두 딸도 아버지의 날 파티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더는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지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미 정가의 새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섹스 스캔들이 노출된 미 정치인들의 회견장에는 으레 부인이 동석해 남편의 실수를 용서한다면서 눈물을 내비치곤 했다. 힐러리 클린턴(현 국무장관)은 ‘르윈스키 스캔들’ 후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2008년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성매매 사실을 고백하는 회견을 했을 때도 부인 실다 월 스피처는 회견장의 남편 곁을 지켰다. 하지만 최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이런 ‘착한 아내‘의 역할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외도를 고백하는 남편의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남편을 용서한다는 의사도 좀처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로는 2009년 불륜행각을 고백한 마크 샌포드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아내 제니 샌포드와 가정부와의 사이에 숨겨진 아이가 있다고 고백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가 대표적이다. 슈라이버는 최근 남편의 불륜 상대인 가정부 바에나가 공개리에 “자신의 잘못”이라며 슈와제네거 부부의 화해를 기원했지만 남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트위터 외설 사진 파문으로 지난주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앤서니 위너의 아내 후마 아베딘도 두 차례에 걸친 남편의 회견에 동석하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의 사례다. NYT는 과거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남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을 우려해 각본에 짜여진 ‘드라마 속 착한 아내’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아베딘은 이런 각본을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남편에게 생계를 의존하지 않는 강한 전문직 여성으로서 아베딘이 ‘신세대 정치인 아내’를 대표한다면서 “당신이 초래한 혼란은 당신이 정리하라.”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 독재국가 비밀 침투 ‘스텔스넷’ 띄운다

    美, 독재국가 비밀 침투 ‘스텔스넷’ 띄운다

    독재국가들이 반체제 인사의 인터넷이나 이동전화를 검열·차단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스텔스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국가 통신망을 거치지 않는 비밀 무선 네트워크를 중동권역 등의 권위주의 국가 내에 구축해 반정부 세력의 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북한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그림자 인터넷·이동통신망’ 구축 계획을 세웠고 국무부 등이 주축이 돼 이를 추진 중이라고 13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미국이 독재국가 안에 ‘여행가방 속 인터넷’(IIS)이라고 불리는 무선 인터넷망을 몰래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국 국민들이 자국의 국가 통신망에 접속하지 않고도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IIS 개념에 따르면 이웃국으로부터 국경을 은밀히 넘어 독재국으로 흘러간 무선 네트워크는 특수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중앙제어장치를 거치지 않고 개별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즉 음성메시지와 전화, 이메일 등이 국가의 인터넷망을 거치지 않고 ‘작은 기지국’ 역할을 하는 개별 이동통신기기 사이에서 오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독립적 전화망 구축도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다. 미국은 이미 5000만 달러(약 542억 9000만원)를 투입해 아프가니스탄에 ‘그림자 휴대전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 중이다. 탈레반이 아프간 내 정부 통신망을 공격해 차단하려고 애쓰지만 이 통신 체계 덕분에 미군은 효과적으로 ‘방해 작전’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IS 시스템 등이 구축되면 이란과 리비아, 시리아 등 대표적 반미·권위주의 국가의 반정부 인사들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돼 활발한 여론전을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수십년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중국 등에 흘려보내 선전전을 벌였지만 이번 계획은 완전히 독자적인 소통로를 열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IIS 기술은 북한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미 외교 전문에 따르면 2009년 5월 김씨 성을 가진 한 탈북자가 선양의 미 영사관 관계자에게 “중국 단둥에서 휴대전화로 국경을 넘어 통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IIS 기술이 얼마든 북한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다만 권위주의 국가들이 IIS 시스템을 정밀 감시해 반정부 인사를 색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아랍권의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각종 정보기술(IT)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북아프리카 및 중동권의 소통 창구를 보호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멘스 “삼성·LG가 LED 특허권 침해했다”

    세계적 전기·전자기업인 독일의 지멘스가 삼성과 LG가 자사의 발광다이오드(LED)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전쟁’을 불붙여 자사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멘스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삼성과 LG그룹이 (지멘스의 계열사인) 오스람의 LED 특허권을 침해해 미국과 독일 등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멘스는 한국의 두 전자기업이 구체적으로 자사의 백색 LED 기술 등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전류를 흐르게 하면 붉은색과 녹색, 노란색 등의 빛을 발하게 만드는 LED 기술은 평면TV와 컴퓨터의 스크린은 물론 가정에서 흔히 쓰는 전구에도 활용된다. 지멘스 측은 이날 독일 함부르크와 미국 워싱턴의 국제무역위원회(ITC), 델라웨어 주 윌밍턴 지방법원 등에 두 회사를 상대로 한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7일에는 일본과 중국에서 LG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예정이라고 NYT가 전했다. 오스람의 LED 사업부문 자회사인 ‘오스람 옵토세미컨덕터’의 알도 캠퍼 CEO는 “삼성과 LG를 상대로 한 이번 소송을 통해 우리의 가치 있는 기술을 허가 없이 사용하려는 행동을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멘스가 삼성, LG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오스람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멘스는 자회사인 오스람에 대한 기업공개를 오는 9월쯤 진행할 예정이다. 오스람은 필립스에 이어 세계 2위의 조명기술업체로 4만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스람의 기업가치가 50억~60억 유로(약 7조 8000억~9조 3800억원)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대선 ‘복지투표’ 노년 파워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복지 정책을 둘러싼 미국내 세대 간 정치적 갈등이 뜨거워지고 있다. 은퇴자를 위한 각종 복지 지원의 유지 및 삭감이 세대 간 주요 쟁점이 된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을 지원하는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젊은 유권자들은 메디케어 등 은퇴자들을 위한 예산 삭감을 옹호하고 있다. 반면 나이 든 유권자들은 지원 시스템의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노년층 유권자들은 예전과 달리 연령 별 의사 결속력을 강화하고 이를 선거 쟁점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치러진 미국 뉴욕주 제26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캐시 호쿨이 공화당 텃밭에서 메디케어를 쟁점화해 승리, 이 논쟁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공화당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메디케어 등 고령자 복지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유권자들의 투표 연합인 투표 블록(voting bloc)이 고령자들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고령자들은 최근 들어 미국은퇴자협회(AARP) 같은 단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서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08년 대선까지는 고령자들의 집단 행동이나 두드러진 투표 성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그만큼 메디케어의 불확실성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29개가 넘는 주가 경기 침체로 재정 수입이 악화되자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의 예산을 삭감, 고령층의 불안을 크게 자극한 탓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이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파산 신청도 다른 연령층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경제 사정이 불안한 고령 인구도 1300만명에 달하면서 나이 든 유권자들의 정치적 결속이 강화되고 있다. 고령 유권자들은 상황이 어려워지자 지지 정당까지 바꾸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남편과 함께 구직 교실에 다니고 있는 린 스티븐스(56)는 “과거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고 내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에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NYT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고령자들이 TV 등 광고를 통해 메디케어 등 사회 보장 문제를 쟁점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 든 유권자들의 ‘정치적 결속’에 젊은 층들이 어떻게 집단적으로 반응할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오바마, 파키스탄과 충돌 대비 지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사마 빈 라덴 급습 작전 계획을 짰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행정부와 군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을 맡은 병력이 파키스탄 군경과 충돌을 빚을 경우 싸워서 뚫고 나올 만큼 충분한 규모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작전 병력이 “가능한 한 (파키스탄 측과의) 어떠한 충돌도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파키스탄 내에서 탈출하기 위해 응사를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라는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작전 계획에 따르면 작전 병력에 파키스탄 군경과의 교전을 피하도록 엄명을 내리고,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 파키스탄 측 고위급 대화 상대와 통화해 무력 충돌을 회피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 실행 약 10일 전 계획을 검토하고는 작전 병력을 위한 보호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충돌 때 싸워서 뚫고 나올 수 있도록 병력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압박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파키스탄과의 불편한 관계를 감안해 어떤 것도 우연에 맡기기를 원치 않았다.”며 “대통령이 필요시에는 추가 병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헬기 2대로 병력을 진입시키려던 당초 계획에 헬기 2대와 병력이 추가 투입됐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같은 보도와는 달리 미국과 파키스탄은 10년 전 이미 미국이 파키스탄 영토에서 독자적으로 공습을 펼 수 있다는 비밀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심지어 양국은 작전 이후 파키스탄이 미국의 기습에 대해 거세게 항의할 수 있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가디언은 2001년 빈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의 토라보라 산맥에서 도주한 이후 조시 부시 당시 미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후 2008년까지 대통령 역임) 사이에 이 계약이 맺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미군이 파키스탄 내에서 빈라덴과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 등 알카에다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이들의 은신처를 발견할 경우 단독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국의 대테러작전에 대해 정통한 전직 미 고위급 관리는 “파키스탄이 강력 항의해도 그들은 우리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2일 빈라덴 사살 이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항의는 계약의 표면적인 입장(public face)일 뿐, 우리는 그들이 계약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파키스탄이 알카에다 지도부를 기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으며, 파키스탄 측이 미국의 독자 행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이폰 위치정보 수집 파문 확산

    아이폰 위치정보 수집 파문 확산

    애플 아이폰의 위치정보 저장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 각국이 잇따라 애플 스마트폰에 대한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 정부가 애플 제품의 위치정보 추적 논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프랑스도 이번 주초 애플 측에 공식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독일과 미 의회도 지난 22일 애플 측의 공식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별도의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도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애플 코리아에 질의서를 전달, 해명을 요구했고 타이완 타이베이시 정부도 애플 타이완지사에 해명 요청서를 전달했다. 애플 측은 그러나 24일까지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애플과 함께 위치정보 수집 의혹을 받고 있는 구글은 23일 공식발표를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수집과 관련해 모든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하고 추적도 불가능하다면서 사용자 동의가 있어야만 위치정보를 수집한다고 해명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기는 위치정보 공유 여부를 전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맡기는 옵트인(opt-in) 방식”이라면서 “구글의 위치정보 서버에 전송되는 모든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개별 사용자와 연결되지도 않고 추적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애플뿐 아니라 구글도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엄마를… ’ NYT베스트셀러 21위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이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 KL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엄마를 부탁해’는 오는 24일 자 뉴욕타임스에 발표되는 베스트셀러 순위 양장본 소설 부문 21위에 올랐다. KL 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미국 출판사 크노프 측이 최근 5쇄에 돌입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들었다고 알려 왔다.”면서 “한국 소설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카다피, 우방국에 정전 메시지… 출구전략 몸부림

    리비아 정부가 나라 안팎으로 출구 전략을 제시하며 궁지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다. 반군 공격을 저지하며 한숨을 돌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정전 협상을 위해 유럽, 중동 우방국에 특사를 보내며 본격적인 외교전에 나섰다. 정권 2인자인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부친을 퇴진시키고 자신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해결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카다피 일가의 정권 자체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혀 관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압델라티 오베이디 외무장관 직무대행(외무차관)이 그리스를 방문,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카다피의 메시지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로이터가 그리스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카다피의 퇴진 시기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직후 디미트리스 드로우트사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카다피 정부가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베이디 장관은 4일 터키를 방문,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과 정전에 관한 논의를 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터키 외무부 관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정부와 반정부군 양측은 우리에게 정전에 관한 생각들을 전달했다.”면서 “양측과 모두 논의해 공통사항이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베이디 장관은 5일 몰타도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관련국 간의 정전 협상은 물밑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한 외교관은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모두 빠른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말해 정치적 해결이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탈리아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리비아의 정전 제안을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반군단체인 과도국가위원회만 합법적인 대화상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은 리비아 정부의 제안들이 “카다피를 위한 출구전략이 아닌 진정한 정전”이라면서 폭력사태의 종식과 진정한 정전을 위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정부는 또 리비아 반군에게 ‘비살상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 다고 이날 밝혔다. 외교적 해결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한 외교관은 “카다피가 자신의 아들 중 한명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방안처럼 어떤 외교적 합의로도 리비아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카다피의 차남 알이슬람은 사태를 종식시킬 해결안으로 자신이 카다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뒤 과도정부를 세워 새 헌법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이슬람과 3남 사디가 아버지 없이 나라를 개혁하고 싶어 한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다피의 입장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최측근인 무사 쿠사 외무장관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카다피가 아들의 뜻에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4일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대변인인 마이클 만이 “카다피 정권은 물러나야 한다는 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입장이자 EU 정상회의의 입장”이라면서 “카다피의 아들은 카다피 정권의 일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알이슬람이 이끄는 과도정부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반정부단체인 과도국가위원회는 즉각 “어떤 외교 협상을 하기 전에 카다피 일가 모두가 물러나야 한다.”면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NYT,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호평

    오는 5일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의 영문 번역본 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북스 오브 더 타임’ 코너에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실었다. NYT는 이 책이 ‘주부들의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에서 10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소개했다. 서울역에서 실종돼 끝내 나타나지 않는 한 여성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남편과 자식들이 과거를 회고하며 엄마가 얼마나 가족들을 위해 사랑과 헌신을 했는지를 슬프게 담아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엄마를 부탁해’는 2008년 한국에서 발간된 후 모성 신드롬을 일으키며 150만부 이상이 팔렸고 이후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22개국에 판권이 판매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원전 물웅덩이서 방사선 시간당 1000m㏜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2호기 터빈실 지하 1층의 물웅덩이 표면에서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27일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시간당 1000m㏜는 그 장소에 30분 서 있기만 해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로 높은 수치다. 앞서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2호기 물웅덩이의 방사성물질(방사성 요오드-134) 농도가 정상 운전 시 원자로 냉각수(㎠당 수백 ㏃)의 약 1000만배인 ㎠당 29억㏃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분석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며 재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원자력안전·보안원과 도쿄전력은 이날 2호기 물웅덩이에 포함된 방사성 요오드131이나 방사성 요오드134의 반감기가 각각 53분과 8일로 짧다는 점을 근거로 이 물이 사용 후 연료 저장조가 아니라 원자로 내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오염수에서는 연료가 핵분열했을 때 생성되는 여러 종류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연료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격납용기에 연결되는 압력제어장치(서프레션 풀) 손상으로 방사성물질을 원자로 안에 가둬 두는 기능이 일부 훼손돼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 바다의 방사성물질 오염도 한층 심해진 것으로 조사돼 일본 동북부 태평양 쪽 해역의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원전 배수구 부근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법정 기준치의 약 1850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배수구의 남쪽 330m 지점에서 전날 채취한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요오드131의 농도가 법정 한도를 1850배, 세슘 134는 196배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오염도가 비슷한 물이 있다고 가정하면 단 0.5ℓ만 마셔도 연간 인체 피폭량 기준치 1m㏜를 넘게 된다. 평소 수산물을 즐겨 먹는 일본 국민들은 바다 오염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바다 오염이 심화되면서 도쿄 시내 횟집을 찾는 손님이 대거 줄어드는 등 수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편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수개월은 아니더라도 수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방 연합군 3차 공습...카다피 고향 등 폭격

    서방 연합군 3차 공습...카다피 고향 등 폭격

     서방 연합군이 21일 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 등지를 폭격했다. 공습개시 이후 3번째 작전이다. 이번 공습으로 카다피 원수의 아들인 카미스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군은 리비아 비행금지구역을 곧 수도 트리폴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연합군 3차 공습...카다피 고향 포함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리폴리에서 대공포가 연이어 발사된 뒤 남부의 카다피 관저 쪽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는 등 최소 2차례의 폭음이 도시를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리비아 국영TV도 이날 밤 수도 트리폴리 내 여러 곳이 ‘십자군 적(crusader enemy)’의 새로운 공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공격이 리비아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범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벵가지 동부에 있는 리비아군 레이더 기지 2곳이 연합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21일 보도했다. 트리폴리 동쪽 10㎞ 지점에 있는 리비아 해군기지도 이날 밤 폭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번 공습의 목표물 중에는 카다피가 속한 카다파족이 주로 거주하는 남부의 소도시 세브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 아들 폭격사망설  이날 공습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아들 중 한명인 카미스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아랍권 언론매체인 아라비안 비즈니스 뉴스는 웹사이트에서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가 폭격당했을 때 카미스가 화상을 입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는 이곳에서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사망설을 부인했다.  카다피의 6남 카미스가 이끄는 정예부대인 민병대 제32여단은 속칭 ‘카미스 여단’으로 불리며, 반정부 세력에 대한 공격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작전 참여국 확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연합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2차 공습에서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로 카다피의 관저 단지에 있는 지휘통제본부 등을 파괴했다.  연합군은 지난 19일 첫 공습을 시작한 이후 리비아의 대공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매일 밤 대공방어기지와 레이더 시설 등을 폭격하고 있다.  작전 참가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벨기에와 스페인 전투기들이 리비아 상공을 정찰하기 시작했으며 노르웨이 전투기들도 21일 이탈리아 기지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이번 군사작전이 유엔의 승인을 받은 점을 고려, 영국 군용 차량 20대가 자국 영토를 지나는 것을 허용했다.  ●비행금지구역, 트리폴리까지 확대  미군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카터 햄 사령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한 리비아 비행금지구역의 실현 범위가 조만간 수도 트리폴리까지 확대돼 1000㎞에 달하는 지역이 영향권 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 있는 햄 사령관은 이날 화상을 통해 미국 국방부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연합군의 작전 능력을 증강해 비행금지구역 이행 범위를 곧 브레가와 미스라타로 확대하고,다음에는 트리폴리까지 아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군 공습 후 현재까지 리비아 전투기 이륙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군함도 모두 항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의 소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한 바가 없다고 햄 사령관은 전했다.  ●불확실한 지휘권 향배  이번 공습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미군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의 카터 햄 사령관은 “특별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공격의 빈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사흘째 계속된 연합군의 파상적 공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군이 연합군의 작전 지휘권을 수일 내 영국, 프랑스 등에 이양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F-16 전투기 6대를 파견한 노르웨이는 ‘지휘통제 라인’이 분명해지기까지 본격적인 작전 참여를 유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취재기자 잇따라 실종·억류  리비아 사태를 취재하던 방송기자 4명과 사진기자 2명, 뉴스통신사 기자 1명이 21일 현재 실종 상태라고 국제사면위원회(AI)가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에서 근무하는 특파원 2명과 카메라기자 2명은 2주 전 실종됐다. 이들은 튀니지 국경 근처인 젠탄에서 리비아를 빠져나오려다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도 자사 취재기자 1명과 사진기자 그리고 이미지 생산·판매·대여업체 게티이미지의 사진사 1명이 3일 전부터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취재진 4명이 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억류됐다가 풀려난 바 있다.  폭스뉴스는 카다피의 관저 인근에 언론인들이 있는 바람에 지난 20일 단행된 카다피 관저에 대한 공격이 축소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영국 공군기들이 당시 7기의 공대지 미사일인 스톰 섀도 미사일 발사 채비를 갖췄으나,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및 다른 언론사팀이 인근에 있는 바람에 공격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고 영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리비아 내전 국제전 비화… 카다피 “다국적군은 십자군”

    리비아 내전 국제전 비화… 카다피 “다국적군은 십자군”

    다국적군이 19일(현지시간) 오후부터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반정부군 거점인 동부 벵가지 등의 주요 군사시설을 목표로 한 공습을 전격 단행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실질적인 공격을 담당했으며 캐나다와 이탈리아도 작전에 일부 참여했다. 이번 작전은 일단 리비아군이 보유한 주요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국적軍 8년만에 아랍권 공격 이번 공습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아랍권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군사개입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다국적군이 본격 행동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진영과 반정부군이 벌이던 내전은 국제전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날 오후 6시 45분 프랑스 공군 소속 라팔·미라주 전투기 20여대가 벵가지 인근에서 정부군에 조준사격을 가하면서 ‘오디세이 새벽’ 작전은 시작됐다. 몇 시간 뒤에는 지중해에서 대기하던 미군 잠수함 3척과 미·영 해군 함정 25척이 리비아 영내 방공망 시설들을 목표로 토마호크 미사일 112발을 발사했다. AFP 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수도 트리폴리 동쪽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다국적군은 20일 오전 2시 30분쯤에는 B2 스텔스기를 비롯해 여러 전투기들을 동원해 트리폴리를 공습했다. 일부 포탄은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인근에도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벼랑끝 카다피 “무기고 개방할 것” 이번 작전은 미 아프리카 사령부 사령관 카터 햄 대장이 총지휘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비행금지구역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며 향후 추가 작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가 “리비아군 피해 정도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리비아 정부군 대공 방어망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국적군은 전력을 속속 보강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 소속 HMCS샬롯타운 함정이 다국적군에 합류하고 이탈리아가 시칠리아 트라파니기지에 전투기 수십대를 배치했으며 스페인과 덴마크 공군 등도 전투기를 파견하는 등 다른 서방국들도 후속 작전 참여를 위해 합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리비아 반정부군이 다국적군 공습 다음 날인 20일 벵가지에서 150㎞ 떨어진 아즈다비야까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취재진은 이 도로에서 시신 14구를 직접 봤고, 탱크 14대와 장갑차 20대, 트럭이 파괴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전격적으로 공습하자 카다피는 20일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전화연설에서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침략에 맞서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다국적군 공격을 “리비아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공격이자 야만적이고 부당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다국적군을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중동을 침략한 “십자군”으로 묘사했다. 리비아 관영 자나(JANA)통신은 리비아 정부가 20일부터 100만명 이상에게 무기를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군, 미스라타 진격 트리폴리 국제공항과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자지야, 군사시설이 운집한 복합단지 주변에는 19일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이 모여들었다고 국영TV가 밝혔다. 이 시설들은 모두 프랑스 등 다국적군의 공습 목표물이다. 이들은 녹색 국기를 흔들며 카다피를 찬양하는 응원가를 불렀고 스스로 “인간방패가 되겠다.”고 소리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군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다피군이 20일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미스라타 중심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에서 “건물 지붕에 저격수들이 있고 정부군 탱크 4대가 미스라타 시내를 돌고 있는 등 아비규환상태”라면서 “미스라타 항구를 에워싸고 원조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영TV는 트리폴리 부근에서 프랑스군 전투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격추된 전투기가 반군에 소속된 미그23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이탈리아인 선원 8명과 인도인 선원 2명, 우크라이나인 선원 1명 등이 승선한 이탈리아 민간 예인선 한척이 전날부터 리비아 당국에 억류돼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그나지오 라 루사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민간인 학살 위험” 강경 입김 통했다

    “민간인 학살 위험” 강경 입김 통했다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응징 결정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 서맨사 파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3명의 ‘여걸’에 의해 사실상 단행됐다고 역사는 기록할 듯하다. 미국이 리비아에 대해 강경책으로 선회하게 된 배경에는 힐러리 장관의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힐러리는 당초 오바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조치에 회의적이었으나 무아마르 카다피의 정부군이 반정부 세력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자 15일 밤부터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당시 파리를 방문하고 있던 힐러리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설득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군부에 군사행동에 관한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16일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보고서를 올렸고,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국가안보팀 회의를 거쳐 군사행동을 최종 결정했다.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는 그동안 수전 라이스 대사와 서맨사 파워 보좌관이 군사행동이 필요하다는 강경론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토머스 도닐런 NSC 보좌관,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등이 신중론을 제기해 왔다. 공교롭게도 여성 3명이 강경론에 선 것을 두고 카다피 군의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 우려에 대해 여성 특유의 감성이 발휘됐다는 분석도 있다. 게이츠 장관과 같은 군사 전문가들의 머릿속에 군사적 어려움과 같은 현실적 계산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힐러리 장관은 15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아랍 국가들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에 참여하기로 한 점에 방점을 두고 그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같은 논리는 미국이 무슬림 국가에 대한 또 다른 전쟁을 전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게이츠 장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17일 오바마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팀 회의에 뉴욕에서 화상회의로 참여한 라이스 대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자체만으로는 카다피의 공세를 중단시킬 수 없다고 게이츠 장관이 우려하자 “보다 강경한 유엔 결의안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전기·물이 없다”… 목마른 日 산업

    대지진에 강타당한 일본 경제가 전력과 물 부족으로 목말라하고 있다. 또 재난 복구작업에 수백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보여 정부 재정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신흥국의 약진 앞에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던 일본 경제가 더욱 움츠러들게 됐다. 가장 큰 위협은 전력난이다. 지진과 쓰나미로 초토화된 미야기현 등 동일본 지역 도시들이 재건을 위해 다른 지역의 전력을 끌어다 쓰다 보니 남서부 등에 위치한 산업시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북부 해안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가 잇달아 폭발하고 있는 것도 일본 전역의 전력부족 사태를 부채질할 수 있는 악재로 꼽힌다. 일본이 계획정전에 돌입하면서 공장과 상가, 가정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절전 노력이 2주 넘게 지속될 공산이 크고 이 때문에 공장 등 산업시설은 오랫동안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도 잔뜩 얼어붙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5일 장중 한때 14%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소니와 도요타, 후지쓰 등 대기업들이 전력 부족 탓에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의 ‘빅3’ 자동차 회사는 지난 13일과 14일 조업을 중단했고, 도요타는 15일 조립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기업의 생산 차질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나섰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올해 경제활동이 상반기에는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피해 복구 및 재건 노력으로 인해 다소 나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재건작업이 본격화돼도 재건 비용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재정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정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연간 경제성장률 대비 일본 정부의 부채 비율은 200%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일본 정부가 재건 자금을 충당하려고 해외에 투자한 엔화를 거둬들인다면 엔고현상이 발생,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직후에도 엔화는 달러화 대비 20% 상승한 바 있다. 또 일본의 전자업체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경량칩의 40%가량을 생산하고 있어 이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거나 공장을 장기 폐쇄한다면 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물난리를 겪으면서도 정작 산업에 필요한 물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물은 반도체칩 제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물 공급이 차질을 빚거나 오염된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의 블루레이 디스크와 마그네틱 테이프 생산 공장은 1층이 완전히 물에 잠겨 버리면서 근로자 1150명이 대피했으며, 제조과정에 필요한 물이 부족해 장기간 조업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내진설계/박홍기 논설위원

    2006년 1월 20일 일본 지바현 시로이시(市)에서 일어난 일이다. 역앞 광장에 갓 지어진 10층짜리 아파트 ‘라벨 두레’가 철거에 들어갔다. 입주 예정을 3개월 앞두고서다. 멀쩡한 겉모습과는 달리 진도 5의 지진에도 견디지 못할 만큼 내진 설계가 부실했던 탓이다. 건축사 아네하 히데쓰구가 건물이 받게 될 하중을 엉터리로 계산해 내진 강도를 조작한 것이다. 이른바 ‘내진 강도 조작사건’이다. 일본 열도는 발칵 뒤집혔다. 아네하가 거짓으로 꾸민 구조계산서를 토대로 설계된 아파트와 호텔은 95곳에 이르렀다. 정부는 입주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며 이사를 권유했고, 강도 조작이 심한 아파트에는 사용금지명령을 내렸다. 호텔 30여곳도 대부분 부쉈다. 평생 지진 공포를 안고 사는 일본인들에겐 생명선과 같은 내진 강도의 조작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일본은 대(對)지진 강국이다. 잦은 지진과 힘겨루기를 한 결과다. 자연 재앙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체념이 아닌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다.’라며 도전했기 때문이다.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기술의 집합이 내진 설계 및 기술이다. 내진 기준은 1923년 간토, 48년 후쿠이, 68년 도카치오키, 78년 미야기 등 굵직한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더 깐깐하게 바뀌었다.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기준은 한층 강화됐다. 일본 주택은 목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붕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고층 건물을 지을 땐 지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터파기 공사 직후 고무와 철근으로 짜여진 지진 격리용 방진(防震) 패드를 설치한 뒤 건축물을 올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물의 흔들림을 자동으로 흡수하는 에너지 소산(消散)장치의 설치도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건물을 다닥다닥 붙여 짓거나 지하로 연결한 것도 공간 확보뿐만 아니라 지진에 맞서 버틸 수 있도록 한 설계의 산물이다. 우리나라의 지진대비체제는 일본과 환경이 다르다지만 한참 미흡하다. 3층 이상, 총면적 1000㎡ 이상인 내진설계대상 건물 100만여채 가운데 84%가 무방비 상태다. 국민행동요령에 따른 지진대피훈련도 형식적이다. 일본 도호쿠 대지진은 철저한 대비에도 불구, 피해는 예상을 훨씬 초월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의 지적처럼 일본은 엄격한 내진 설계 등 건축 규제와 체계적인 대피훈련으로 더 큰 피해를 막았다. 자연 앞에 안전지대는 없지만 그나마 유비(有備)면 무환(無患)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日 70여년째 국제사회 지원… 88개국 앞다퉈 “日 돕겠다”

    ①한발 앞선 ‘공공외교’ 비록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해 ‘넘버3’로 내려앉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초경제대국이다. 초유의 국가적 재난을 당했지만, 경제력만으로 따지면 어느 나라보다 강한 복원력을 지닌 나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88개 국가가 일본을 돕겠다며 앞을 다투고 있다. 적어도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86개국은 일본보다 경제력이 뒤진다. 그중에는 아프가니스탄처럼 오랜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지원 대열에 줄을 선 것은 바로 일본이 지닌 국제적 위상, 그리고 소프트파워의 힘이다. 일본이 수십년 동안 펼쳐온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이번 지진·쓰나미 위기 속에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일본 ‘공공외교’의 힘이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를 놓고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어온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쓰촨 대지진 때 보여준 그들의 행동이 고마워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신속히 일본을 지원하라고 촉구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중국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중국과 긴장 관계 속에서도 쓰촨 대지진 구호뿐 아니라 1979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중국에 도움을 줬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자금협력이 3조 3160억엔, 무상자금협력 1544억엔, 기술협력이 1704억엔 등에 이른다. 지난해만 해도 인재육성 장학계획이란 이름으로 4억 9200만엔을 지원했다. 기존 외교가 전문외교관 대 전문외교관 중심이라면 공공외교는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목표로, 정부를 포함한 상대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수행 주체도 외교관이 아니라 정부, 개인, 비정부기구 등을 포괄한다. 공공외교에는 국제사회 대중의 요구를 이해하고, 자국의 관점을 제시하고, 자국과 국민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고, 국제사회의 공통된 대의에 참여하고, 리더십을 키우는 일과 같은 광범위한 영역이 포함돼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미국의 ‘소프트파워위원회’가 제시한 5대 전략목표 가운데 세 번째가 바로 공공외교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소프트파워위원회에 따르면 공공외교의 목적은 “한 나라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공공외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다양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34년 국제교류진흥회를 세우고 해외 문화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일본을 소개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한 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0년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체코 프라하에 일본 정보문화원을 개설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70년대에 골격이 형성됐다.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 원조가 본격화된 것도 이때부터다. 1978년 아세안(ASEAN) 문화기금을 설립하고 대규모 지원을 시작했고, 1980년에는 아세안 국가의 차세대 젊은이들을 후원하는 청년장학금제도도 마련했다. 1980년대부터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을 중심으로 일본어 보급 사업도 본격화했다. 1990년대부터는 NHK 월드 등을 통한 미디어 공공외교로 확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②‘메이와쿠’는 없다 사재기·새치기·울부짖는 사람 거의 없어 지진이나 태풍, 화재 등 국가 재난이 발생하면 흔히 범죄와 약탈, 무질서와 폭동이 횡행한다. 사재기도 판을 친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11일 이후 일본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길게 늘어선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자신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새치기를 하거나 다른 이를 밀치는 사람도 없다. 실제로 지진 이후 신오쿠보에서 목격된 장면은 일본인의 질서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코리아타운 내 슈퍼마켓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24·여)은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놀라서 모두 밖으로 몰려 나가는데, 계산대에 있던 일본 사람들은 끝까지 기다리다 계산을 마치는 모습이 특이했다.”면서 “우리 같으면 계산이고 뭐고 일단 바구니 던지고 뛰쳐나갈 텐데 참 대단했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없는 것도 ‘이방인’의 눈에는 특이했다. 대지진 첫날에는 주택가나 사무실 주변 슈퍼마켓 등에서 라면과 빵 등 비상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4일째인 14일에는 그런 모습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주택가 슈퍼마켓에는 다시 라면과 빵, 음료수가 쌓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질서의식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메이와쿠(迷惑) 회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끼치는 폐’를 뜻한다. 일본의 가정과 학교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수시로 교육한다. 이런 뜻인 ‘메이와쿠 가케루나’를 아예 가훈으로 삼는 집도 적지 않다. 또 일본 학교에는 ‘인내하는 힘’(耐える力)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붙어 있는 곳이 많다. 단체생활을 위해 개인은 참고 순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일본인들은 꾸준하고 일관된 재해 대처 교육을 유치원 때부터 받는다. 책상 옆에는 늘 재해에 대비한 방재 두건이 걸려 있다. 이러한 철저한 재해 예방 교육은 메이와쿠 정신과 함께 대형 재해에 침착하게 대응하게 하는 비결이 된다. 재해를 당한 일본인들이 크게 흐느끼거나 울부짖는 일도 거의 없다.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이 제한 송전에 나선 14일 예상치보다 전력 수요가 많지 않아 오전 6시 2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송전을 제한하려던 제1그룹에 대해 송전 제한 계획을 취소한 것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전기를 아껴 쓰겠다는 일본인의 고통분담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인해 일본이 초토화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무서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려 정신의 발로인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③세계 최고 지진경보 체제 세계 1000개 관측소 연계 “전국민에 지진 1분 전 경보”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막기엔 너무나 무시무시한 재앙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입은 피해는 재앙의 크기에 비해서는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철저한 사전 대비를 제도화한 시스템의 힘으로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셈이다. 차분한 준비와 침착한 대처에 세계 외신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AP통신은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비를 한 덕분에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보다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보도했다. 규모 7.0이었던 아이티 대지진 사망자는 30만명이 넘었고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망자는 약 23만명이었다. 일본의 지진 경보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이마저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점에서 불가항력이었던 점도 있었다. 일본 기상청이 동북부 해안에 쓰나미 경보를 내린 것은 11일 오후 2시 49분. 높이 10m의 쓰나미가 해안을 덮친 건 오후 3시 정각 무렵이었다. 해안가 주민들은 대피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재난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번 지진경보가 늦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신에서도 일본의 사전 경보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일본 국민 수천만명이 지진경보 시스템을 통해 진동이 발생하기 약 1분 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는 전 세계 1000여곳의 지진관측소와 연계된 일본의 정교한 재해경보 시스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철저한 준비 덕분에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지진이 잦았던 도쿄 남서부를 중심으로 지진 대비책을 준비하고 별다른 지진이 없었던 도호쿠 지역에 대한 대비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소 쓰나미에 대한 경계심과 대피 훈련 덕분에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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