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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러, 대륙횡단철도 공동연구 착수... FTA 협상 개시 노력도

    한러, 대륙횡단철도 공동연구 착수... FTA 협상 개시 노력도

    한러 양국 정상은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과 관련한 공동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9개 다리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9개 다리 행동계획’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 간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의 조속한 개시에 노력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32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반도 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실현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거라는 공동이해에 근거해 ‘한국-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고 ‘우호적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 활용사업을 포함하는 다양한 철도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TSR과 TKR의 연결과 관련한 공동연구 및 기술·인력 교류를 통한 양국의 유관기관 및 연구기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우호적 여건’이란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축으로 한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상당 부분 진척돼 평화 무드가 무르익을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남북미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과정 어느 시점에서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곧바로 남북러 철도 연결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두 정상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한국 공급확대를 촉진하고,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관련 공동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력과 관련해서도 양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가스·철도·전력·항만 인프라·북극 항로·조선·일자리 창출·농업·수산 등 ‘9개 다리’의 분야별 세부 투자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 관리를 위해 ‘9개 다리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 통상과 관련해선 첨단기술 제품의 교역 비중을 높이기 위한 교역구조 다변화를 촉진하기로 하고,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제17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이행하는 데 협력할 방침이다. 또 한러 간 서비스·투자 FTA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국제교역 장벽 철폐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양국 교역 자유화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판문점선언 채택에 환영 입장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하면서 회담 합의사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표명하고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안정을 확보하려는 공동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EAS 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아울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아시아협력대화(ACD) 등을 포함한 다자 지역협의체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핵확산금지조약(NPT)·화학무기금지협약(CWC)·생물무기금지협약(BWC) 같은 다자 조약을 지속해서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통합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질·운반수단의 불법거래 등을 국제·국내법에 따라 적발·방지·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나아가 양국 관계를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하는 한편 국교 수립 30주년인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기로 하고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작년 9월 합의한 ‘한러 지방협력 포럼’이 올 하반기 경북에서 출범하는 것을 환영하면서 2차 포럼을 내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개최키로 했다. 문화 분야 협력을 위해 2020년 제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도 ▲ 우주활동 분야 협력 심화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분야 협력에 기반한 한국 원자력발전소용 핵연료주기 관련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지속 ▲ 지식재산 보호를 위한 특허 관련 부처 간 협력 강화 ▲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혁신 플랫폼 구축 촉진 ▲ 바이오·에너지 분야 과학기술 협력 확대 ▲ 농업 분야 비즈니스 대화 정례화 등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수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비핵화’ 위한 한미훈련 중단... 이번이 세번째

    ‘北비핵화’ 위한 한미훈련 중단... 이번이 세번째

    북미간 대화 진전을 위해 한미 군 당국이 오는 8월 예정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적극 나서도록 하기 위해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연합군사 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1992년과 199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첫 사례는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 잠정 중단이다.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둘러싸고 북미 간에 갈등이 불거졌을 때 우리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1991년 말 북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수용을 요구하며 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리트에 대해 북한은 고강도 비난을 수차례 쏟아내며 중단을 요구했다. 1985년과 1986년엔 “우리 공화국 북반부를 선제타격하기 위한 핵전쟁연습”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팀스피리트 훈련은 1984년 이후 20만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연례 훈련이었다. 한미의 협상 카드는 유효했다.북한은 1991년 12월 말 한국과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최종 합의했고 남북한은 공동선언을 채택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1992년 봄에 예정됐던 팀스피리트 훈련은 취소됐고 북한의 협조로 IAEA의 북한핵 사찰이 1992년 6월부터 실시됐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1994년에도 중단됐다. 앞서 북한은 핵시설 사찰을 6차례 허용했지만 미신고 사찰은 거부했다.이를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한미는 1993년 1월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를 공식 발표했다.이에 북한은 고위급회담 중단 발표로 맞섰다. 북한은 팀스피리트 훈련이 열렸던 1993년 3월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했다. 긴장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전쟁 발발의 위기로까지 치닫게 된 소위 1차 북핵 위기는 1994년 10월 21일 제네바 합의 체결로 종료됐다.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1994년 훈련도 열리지 않았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1994년 이후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다가 2008년부터 ‘키리졸브’로 명칭이 변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키리졸브(KR) 연습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매년 전반기에 실시된다. 이밖에도 한미는 상황에 따라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과 미국의 걸프전 참전 여파로 ‘을지포커스렌즈’(UFL) 훈련을 중단했다. 또 1991~1993년엔 남북회담 진행에 따라 군사연습은 축소하고, 정부연습은 분리해 별도 실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보수’ 노태우 정부도 한미훈련 중단했었다

    [뉴스 분석] ‘보수’ 노태우 정부도 한미훈련 중단했었다

    YS도 제네바합의 후 훈련 대폭 축소 “한미훈련 중단해도 안보위기 없었다” 트럼프 “北, 실종 미군 유해반환 시작”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밝히자 국내 강경 보수층 일각에서 ‘안보 위기론’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비핵화 대화 등을 이유로 연합훈련을 중단한 사례는 과거 군부 출신 보수정권인 노태우 정부 때도 있었다. 역시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 때도 팀스피릿 훈련을 대폭 축소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연합훈련을 중단한다는 이유만으로 진보정권이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연합훈련을 중단 또는 축소한 기간엔 안보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반면 훈련 재개를 선언한 이후 오히려 북핵 위기가 고조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전쟁을 억제해 평화를 만들 순 있어도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과거 사례가 입증했다고 입을 모은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키리졸브나 독수리 훈련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되 재래식 훈련은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적 안보 위협은 없다고 본다”면서 “훈련 중단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유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992년 1월 노태우 정부가 1954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훈련 중단을 선언하자 북한은 비핵화 절차를 밟아 나갔다. 당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1991년 9월 남한 내 전술핵 철수를, 노태우 정부는 같은 해 12월 ‘핵부재 선언’을 발표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한·미 양국은 한편으로 연합훈련인 ‘팀스피릿’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화답해 북한은 즉각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고 1993년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핵 사찰을 받았다. 우려했던 안보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것은 한·미가 1993년 팀스피릿 재개를 결정하면서부터다. 1992년 10월 대선 직전 터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을 구실로 한·미 국방당국은 훈련 중단을 취소했다. 당시 양국 국방당국은 표면적으로 훈련 재개의 탓을 북한에 돌렸지만, 그 이면에는 양국 내 강경파의 끊임없는 강경론 유도가 작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팀스피릿 재개는 실익도 없이 북한의 핵 개발 폭주로 이어졌다. IAEA가 특별사찰까지 요구해 오자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며 대놓고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실장은 “상호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면 북한은 이에 상응해 군사적 신뢰 조치를 취해 왔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방향에 국민이 동의한다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화가 지속하는 한 군사훈련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 직후엔 팀스피릿을 대폭 축소,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대체했다. 훈련을 축소했다고 특별한 안보 위기가 불거진 일은 물론 없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 반환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 대해 “모든 걸 얻어낸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오는 일요일(17일) 북한 지도자에게 전화하겠다고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팩트 체크] 김정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트럼프 ‘CVID’로 받아들였다

    [팩트 체크] 김정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트럼프 ‘CVID’로 받아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인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북·미 정상 간 역사적 첫 회담에 대한 평가가 관련국들을 중심으로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공동성명 내용의 후퇴’, ‘미국의 양보’ 등 4가지 쟁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주장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비핵화’(CD)로 후퇴한 ‘반쪽짜리’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밝힌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선언이 ‘북한에 너무 큰 선물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남긴 4대 논란을 팩트 위주로 분석했다.1. CVID 없다고 미진한 합의? CVID 사실상 불가능한 개념 美, 北 ‘CVIG’ 제공 불가 판단 지난 12일 타결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 대신 ‘완전한 비핵화’란 표현이 들어갔다. 이를 두고 일부 강경 보수층에서는 CVID라는 단어가 빠졌다는 이유로 미진한 합의라고 비판한다. 이런 비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회담 전 언론에 “CVID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히면서 기대치를 높인 탓도 물론 있다. 하지만 북핵 협상 역사를 자세히 알고 보면, CVID라는 문구에 집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사실 CVID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건 조건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우리는 패전국이 아님에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내건 조건에 굴복을 강요한다”며 반발해 왔다. 만약 미국이 CVID를 관철하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을 수용해야 공평하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북한이 요구하는 CVIG를 동시에 타결하는 게 주권국끼리의 대등한 협상이라는 논리다. 이번에 미국이 끝내 CVID를 관철하지 못한 것은 현 시점에서 북한에 CVIG를 주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어의 의미상으로만 봐도 CVID는 중언부언의 측면이 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에 이미 ‘검증가능’과 ‘불가역적’이라는 의미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방송에 출연해 “사실 누군가에게 ‘당신을 완전히 사랑한다’고 하는 것과 ‘당신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 의미상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표현의 진의를 이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CVID가 아니라고 봤다면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이행의지를 CVID로 받아들인 것이 이번 회담의 핵심”이라고 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보수 근본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완전한 검증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CVID는 사실상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 한미훈련 중단, 위험한 양보? 北 ‘비핵화 연기’ 빌미 안 주기 “한·미 통상적 군사훈련은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우리가 북한과 선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을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선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협상 파트너인 북한을 달래고, 방위비 분담을 협상 중인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선제공격과 전면전쟁 도발을 가상한 훈련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근원”이라고 비판하는 등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과 미사일 개발 포기의 선물로 ‘합동훈련 중단’을 먼저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도 북한 내 군부 등 강경파에게 핵·미사일 개발 중단에 대한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가시적인 조치와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 약속 등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줄 ‘선물’은 마땅치 않다”면서 “대북 경제 제재를 당장 풀 수도 없으니 고민 끝에 꺼내 든 것이 바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라고 해석했다. 또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는 한반도 안보 위협이 낮아질 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연기’ 핑계의 빌미를 줄 수 있는 연합훈련을 굳이 강행할 이유도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합훈련 등 비용을 거론한 것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 나서고 있는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수’까지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논란의 파장이 커지자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연합훈련의 전면 중단이 아니라, 부분 중단 내지는 축소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결정이 주무부처와 논의한 뒤 나온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해 ‘코리아 패싱’(한국 소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3. ‘9.19공동성명’보다 후퇴? 정상회담선 큰 틀 포괄적 합의 실무자 간 결과물과 비교 오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포기를 명시한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은 실무자들 간 회담 결과물인 9·19 공동성명을 큰 틀에서의 포괄적 합의를 도출할 수밖에 없는 정상회담의 산물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 오류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9·19 공동성명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관계정상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일각에서는 4개 항으로 구성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같은 문구가 없는 것을 이유로 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9·19 공동성명의 서명 주체는 송민순 당시 외교부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같은 실무자들이었다. 실무자급 회담이면 성명 내용에 CVID와 같은 구체적 문제가 먼저 명시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밑에서 위로 접근하는 ‘보텀 업’ 방식이 아니라 70년간 적대 관계였던 국가의 정상 간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다르다. 무엇보다 이번 공동성명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비핵화 관련 문서로 무게감이 남다르다. 또 앞으로 이어질 후속 회담과 각종 실무회담에서 CVID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후속 회담을 시사했다. 오히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1항에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 명시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북·미 간 신뢰 부족 문제를 정확히 짚은, 보다 진전된 성명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9·19 공동성명도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나 날짜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북핵 문제의 근본 원인이 북·미 간 적대적 관계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제대로 짚은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4. 트럼프가 양보한 게 많다? 새 북·미관계 수립 먼저 언급 北 실질적 비핵화 ‘액션’ 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체제 보장을 약속하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에 대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손해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양보’가 두드러지지만 오히려 사업가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과 신뢰를 쌓으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투자’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북·미 공동성명의 문구 배치 순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장 핵심 현안으로 꼽혔던 비핵화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 먼저 언급된 데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그동안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해 북한은 ‘선 평화체제 구축, 후 비핵화’로 응수해 왔다. 그런 만큼 공동성명은 일종의 타협안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될 수 있다”는 오래된 경구를 언급하며 북한과의 정상적 외교관계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적대국으로 대치해 온 북한의 김 위원장이 가장 듣고 싶어 한 ‘표현’을 던지고, 북한의 실질적인 ‘액션’을 유도했다. 큰 돈이 들지 않는 덕담으로 김 위원장을 세계 외교 무대에 데뷔시키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한 대신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나 핵실험 등 관련 연구를 중단한다는 북측 약속을 받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건 현실에 순응한 판단 변화로 읽혀진다. 그동안 일괄타결을 통한 단시간의 비핵화를 강조한 기존 입장에서 물러난 언급으로, ‘단계적 비핵화’를 고집해 온 북한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기대 이상의 선물까지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제안했고, 하길 원하는 체제 보장 조치”라고 발언했다. 미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체제 보장 조치를 제시한 건 그만큼 북한 최고지도자로부터 받아낼 반대 급부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단기적 이익의 관점에서는 더 많은 것을 얻어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적인 측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는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 더 멀리 내다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12일 다소 엇갈린 평가를 했다.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는 합의서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줄곧 말해온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성명은 과거 미소·미중 정상회담에서 봤을 때도 미국 행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안에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은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을 빨리 구체화하겠다는 양 정상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교수는 다만, “구체적인 이행 대상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이번 북미 합의는 최선의 합의서는 아니지만, 차선의 합의는 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동성명에 대해 “말 그대로 포괄적”이라면서도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은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북미 간) 우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면서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은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이고 출발점일 뿐”이라며 “튼튼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 모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번 북미 공동성명에 미국이 줄곧 노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란 문구가 명시되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 합의문 자체로는 9·19 공동성명보다도 퇴보했다”면서 “핵 검증문제와 미국이 줄곧 이야기한 CVID도 반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의 합의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이 말한 9·19 공동성명은 2005년 북핵 6자회담의 결과물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안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는 문안이 들어 있다. 그는 “총평하자면 매우 실망스럽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협상력이 높은 현시점에서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이면 대북 비핵화 협상은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이 애초 기대했던 구체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후속 고위급회담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면 이번 공동성명이 상당히 퇴행적이라고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VID 뿐 아니라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조약을 통해 법적으로 보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이번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공동성명에 CVID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미국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공약을 등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 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빌 클린턴, 부시 당선되자 방북 목전서 취소… 카터 중재 ‘제네바 합의’ 공화 압승에 무력화

    저변에 불신… 초강대국 우월감도 작용 주기적 선거에 북핵 정치적 이용 의도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18년 전인 2000년에도 미국은 지금처럼 목전에 둔 북·미 정상회담을 먼저 걷어찼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정상회담 말고도 북한과의 합의를 여러 번 일방적으로 파기한 역사를 갖고 있다. 1차 핵위기는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시작됐다. 영변 원자로에 대한 미국의 ‘외과수술식 폭격’까지 검토됐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출구를 마련했고, 북·미는 1994년 10월 21일 ‘제네바 기본 합의’를 체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보름 뒤인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상·하 양원을 장악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제네바 합의는 무력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출범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2002년 10월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비밀 핵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제네바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남북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2005년 9월 북한 핵문제 해결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진통 끝에 타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11일 만인 9월 30일 강경파가 주도하는 미국 재무부가 북한 지도부의 비자금 창구로 알려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금융 제재를 가하면서 9·19 공동성명은 휴지조각이 됐다. 이에 반발해 북한은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하고 2006년 말 공화당이 참패하자 부시 행정부는 다시 대화 모드로 나서 2007년 2·13 합의를 타결했다. 하지만 이때는 얼마 전 미국의 9·19 공동성명 파기를 되갚아 주듯 북한이 먼저 합의를 파기했다. 앞서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00년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12월 말 클린턴은 곧 출범할 부시 행정부의 반대를 의식해 평양을 방문하기 어렵다고 취소 의사를 밝혔다. 주로 미국이 먼저 북한과의 합의를 파기하는 배경에는 북한에 대한 불신이 근저에 깔려 있기도 하지만,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우월감이 작용하거나 북핵 문제를 미국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文대통령 ‘3無 순방’… 트럼프와 원포인트 실무회담

    ‘북·미회담 성공’ 가교 역할에 집중 1년만에 4차례 정상회담도 이례적 21~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 방미 일정은 앞서 두 차례와 달리 철저하게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가교’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이행방안을 논의하게 될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은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목적의 사실상 전부나 다름없다. ‘원포인트’ 실무회담인 셈이다. 두 정상의 친교 일정이나 공동발표문·기자회견, 재외동포 간담회, 경제협력 확대 및 투자 유치 등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 등 통상 일정들이 모두 빠진 것도 같은 이유다. 문 대통령이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 머무는 시간이 워싱턴DC 체류시간보다 긴 ‘1박 4일’ 일정도 전례가 드물다. 2005년 6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6자회담 재개 및 북핵 현안을 다루고자 1박 3일간 워싱턴을 방문,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났던 게 거의 유일하다. 당시 북한은 6자회담을 1년 가까이 공전시켰고, 미국 내 강경파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북한의 느닷없는 핵보유 선언이 튀어나왔고, 노 대통령은 다급하게 미국을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 대통령의 중재는 성공했고, 결국 6자회담 재개에 이은 9·19 공동성명(북한의 모든 핵무기 파기, 핵확산금지조약(NPT)·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등)의 결실로 이어졌다. 단독회담 및 확대회담을 겸한 오찬, 미 행정부 외교·안보정책 핵심담당자 접견 이외 일정으로는 ‘조(선)·미수호 통상조약’ 체결 136주년 및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년 기념을 겸한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방문, 박정량 초대공사 및 공사관인 이상재·장봉환 후손 격려 일정이 전부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1년여 만에 4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1987년 대통령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한국 대통령 재임 중 한·미 정상회담은 평균 8.2회다. 통상 1년에 1~2번꼴인 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1년 내 부시 대통령과 4차례 회담을 가졌지만, 두 차례 다자회의(주요 8개국(G8),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이뤄진 회담이 포함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제네바 북한 대사 “포괄적 핵실험 금지에 동참 할 것”

    제네바 북한 대사 “포괄적 핵실험 금지에 동참 할 것”

    북한이 핵무기 실험 전면 금지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유엔 군축회의 발언에서 “북한(DPRK)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와 관련해 국제적 바람과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포괄적 핵실험 금지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 대사의 발언을 두고 유엔 안팎에서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가입을 카드로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TBT는 평화적 목적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지만 북한은 가입하지 않았다.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2020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사전준비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CTBT 가입, 비준이야말로 명백하고 불가역적인 핵포기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66개국이 비준한 CTBT는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다. 핵 보유·핵 개발 가능 국가 44개국이 비준해야 발효되는데 미국, 중국,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등 5개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북한, 인도, 파키스탄 3개국은 서명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이 CTBT에 가입한다면 다른 나라들에도 가입, 비준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군축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는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 발표를 환영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 대사는 또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PT “北에 조약 복귀·비핵화 공식 촉구할 것”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들이 북한에 조약 복귀와 비핵화를 공식 촉구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NPT ‘2020 평가회의’ 준비위원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사전회의에서 “북한이 빨리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물질보장조치에 복귀하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CVID)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는 내용의 문안을 회원국들에게 배포했다. 준비위는 문안에서 지난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로켓 발사 등을 명백한 위반으로 판정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하고 세심하게 이행하도록 하고 국제 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준비위는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쇄 발표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으로 인정한다”면서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문안은 이번 회의가 종료되는 4일 각국 논의를 거친 뒤 이번 회의의 성과로 정식 채택될 예정이라고 일본 NHK 방송이 전했다. NPT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의 의무를 규정한 국제조약이다. 핵보유국은 핵무기나 기폭 장치, 이들 요소에 대한 관리를 제3국에 넘기면 안 된다. 비보유국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핵시설의 무기 제작 전용을 막기 위한 IAEA의 사찰이나 안전 조치를 수용하도록 했다. 북한은 2003년 제2차 북핵 위기 때 일방적으로 NPT를 탈퇴하고 핵탄두 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강행해 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NPT 회원국들, 북한의 NPT 복귀·비핵화 촉구

    NPT 회원국들, 북한의 NPT 복귀·비핵화 촉구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들이 북한의 복귀와 비핵화를 촉구했다.NPT 2020년 평가회의 준비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0년 평가회의 제2차 준비위원회 회의 폐막일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한국을 포함한 NPT 회원국 63개국이 참여했다. 준비위는 공동 선언문에서 “북한이 빨리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물질보장조치에 복귀하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폐기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를 목적으로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하고 세심하게 이행하고 강제할 것이며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북한의 최근 핵 프로그램 중단, 남북한의 역사적 정상회담과 ‘4.27 판문점 선언’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준비위는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쇄 발표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과 모든 당사국의 뒤따른 노력을 통해 진전이 있기를 공개적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NPT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의 의무를 규정한 국제조약이다. 핵보유국은 핵무기나 기폭장치, 이들 요소에 대한 관리를 제3국에 넘기면 안 되고, 비보유국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핵시설의 무기제작 전용을 막기 위한 IAEA의 사찰이나 안전조치를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2003년 제2차 북핵위기 때 일방적으로 NPT를 탈퇴하고 핵탄두 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강행해왔다. 준비위는 선언문에서 작년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로켓발사,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판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북한 정권이 이뤄낸 진전이 지역을 넘어 국제, 평화 안보에 심각하고 증가하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준비위는 또 별도로 배포한 의장 요약문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른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관련된 유엔 결의안의 요구대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할 것도 북한에 요구했다. 평화적 목적까지 포함해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는 현재 166개국이 비준했지만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시한·검증방법 ‘통 큰 합의’ 이룰까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시한·검증방법 ‘통 큰 합의’ 이룰까

    ‘파격적 결단, 노련한 수싸움’을 공통적으로 겸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비핵화 담판이 5월 하순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일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만큼 미국의 비핵화 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는 양측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리비아식 속전속결형 해법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절충해 비핵화 시한을 도출하고 핵무기 등 사찰·검증 방법을 정하는 일이다. 또 비핵화 단계에 따라 미국이 어느 시점에 대북 경제 제재를 풀지가 북한의 가장 큰 관심사인 만큼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1. 비핵화 완료 시한 美 리비아식·北 이란식 비핵화 선호 시간끌기 막는 1~2년 절충안 거론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하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질 비핵화 로드맵 협상에서 미국의 리비아식 ‘속전속결형 해법’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둘러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1일 북핵 외교가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비핵화 정의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협상 방식인 ‘일괄타결’은 어느 정도 타협점이 보이는 상태다. 일괄타결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이 보상으로 북한에 제공할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단번에 타결하는 방식이다. 남은 쟁점은 실행 단계다. 미국의 리비아식은 먼저 북한이 핵폐기를 하면 검증한 뒤 보상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방식은 단계를 나눠 비핵화와 보상을 동시에 주고받는다. 리비아식이라고 해서 아예 단계가 없지는 않지만 북한의 방식이 더 세분화된다. 하지만 미국은 2003~2008년 6자회담에서 북한이 단계를 늘리는 시간 끌기 전술을 쓰면서 핵무기 개발 시간만 벌었다고 본다. 다만 리비아는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였지만 북한은 핵무기 완성을 선언했고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리비아처럼 핵물질을 한번에 반출하고 단번에 검증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최근 미 정가에서 나오는 절충안은 1~2년의 비핵화 시한을 못박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접근이지만, 시간 끌기는 막는 방식이다. 다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시한이 2년 6개월을 넘을 것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비핵화 시한을 두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핵 없는 한반도’에 미국의 핵우산·핵항모 등 전략핵이 포함될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국은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준용하자는 입장이다. 합의서는 핵무기,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포기하는 내용인데 남북이 체결 당사자로 미국은 제외된다. 2. 비핵화 검증 방법 美, 미신고 핵활동도 사찰 요구할 듯 미사일·생화학무기 포함 여부 관건 5월 하순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비핵화 검증 방법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와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에는 큰 무리 없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검증 강도와 사찰 범위에 미사일 및 생화학무기를 포함할지 여부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992년 모든 평화적 핵활동하에 있는 핵물질 검증을 위한 전면안전조치협정(CSA)을 맺으면서 NPT에 가입했으나 2차 북핵 위기로 2003년 탈퇴했다. CSA는 북한이 전체 핵물질을 신고하면 IAEA가 사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실제 플루토늄 신고량과 IAEA의 추정치 간에 중대한 불일치가 발견됐다. 또 그동안 40~50㎏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은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추출된 플루토늄 양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고농축우라늄(HEU)은 기술적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검증 강화를 위한 협정인 추가의정서(AP)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든 확인할 수 있도록 미신고 핵활동 등 신고 대상과 사찰권한을 강화하는 것이다. 북한이 국토 주권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검증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 전역에 산재된 미사일과 발사대 등을 모두 사찰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핵물질만 해도 사찰 범위가 넓어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변 지역의 핵 관련 시설만 400개, 북한 전체로 2000개에 이르기 때문에 2년 내 사찰은 어려울 수 있다”며 “물론 단번에 전부 폭파시키면 되지만 해당 지역의 치유·복원이 힘들기 때문에 결국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 대북제재 해제 시점 北 “비핵화 로드맵 맞춰 제재 완화” 美 “핵폐기 확인 후 경제원조 가능”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 제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주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천명한 경제건설 총력을 위해서는 제재 완화가 필수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북·미 간 어느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유엔 회원국 내 소득이 있는 북한 노동자 전원을 2년 내에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2017년 12월 채택)가 풀리면 분명한 제재 완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경협)을 위한 포석들이 포함됐다. 현재 북한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북 제재는 안보리 결의 2397호다. 달러를 벌어 오던 해외 노동자들의 강제 송환으로 돈벌이 통로가 막히고 있어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정상국가화를 통해 트럼프타워, 맥도날드 등 미국 자금 투자까지 원할 정도”라며 “빠른 경제 제재 완화를 위해 북한이 통 큰 비핵화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비핵화 로드맵에 맞춰 제재 완화 로드맵을 구축하는 방안을 북·미 정상회담 석상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북 제재뿐 아니라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도 한꺼번에 풀기가 쉽지 않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대북 제재를 풀 마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다녀온 비행기는 180일 내에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다’ 등 대통령 행정명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뜻대로 폐지할 수 있지만, 대북 제재법 등은 미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테러지원국 제재, 적성국교역국 제재, 인권탄압국 관련 제재 등이 단계적으로 완화 또는 해제되려면 결국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美·佛 이란 핵합의 수정 움직임… 이란 “파기 땐 NPT 탈퇴”

    美·佛 이란 핵합의 수정 움직임… 이란 “파기 땐 NPT 탈퇴”

    이란 새 합의 거부 가능성 높아 “美, 핵합의 철수 땐 가혹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합의 파기를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새로운 핵합의를 체결하자”는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란이 개정안을 수용할 확률은 낮다. 이란은 합의가 파기되면 핵확산조약(NPT)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맞섰다.2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모든 핵활동을 막는 새로운 합의를 체결하고 싶다”면서 “이제부터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핵협정은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핵 관련 일몰조항, 예멘·시리아·이라크 등에서 이란의 정치적 활동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상당히 좋은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5월 12일(대이란 제재 유예 시한)에 무슨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견고한 기반에서 새로운 합의를 만드는 게 가능할지 아닐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맺은 이란 핵합의에 대해 “토대부터 잘못된 나쁜 협정”이라거나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조해 온 터라 적어도 합의 수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장 다음달이 시한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약을 무너뜨리는 위협을 감내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과 등 지는 행동도 피할 것으로 본다”며 새 합의 체결에 무게를 실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관건은 일몰조항이다. 현행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모든 핵활동에 대한 제약은 2030년 완전히 풀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몰조항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일몰조항의 완전폐지 대신 기한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합의를 이란이 거부할 게 확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된다”며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놀랄 만한 대응을 하겠다”면서 “NPT를 탈퇴하는 것도 우리가 고려하는 선택지”라고 공영방송에서 말했다. 사실상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NPT의 조항을 보면 자국의 이익과 안보가 위협받을 때 이를 탈퇴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핵기술을 재가동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핵합의에서 철수한다면 준엄하고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24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2020년 NPT 평가회의 사전준비회의에서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갈등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린다. 유엔 회원국들도 침묵하지 말고 합의가 유지될 수 있게 나서 달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무기통제국장은 “누군가에게 이득이 되도록 합의 문구를 수정하면 지역적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 “北과 결론까지 먼 길…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

    트럼프 “北과 결론까지 먼 길…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

    수석 보좌관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 없는 완전한 폐기” 강조 언론도 “폐기 거론 안 해” 회의적 “NPT 복귀 등 기준 필요”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다.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며 전날과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우리는 아무 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그들이 비핵화(세계를 위해 매우 훌륭한 일)와 실험장 폐기, 실험 중단에 합의했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0일 핵실험 중단·핵실험장 폐기 등의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하자 “매우 좋은 뉴스, 큰 진전”이라고 즉각 환영을 표시했었다. 마크 쇼트 미 백악관 의회담당 수석보좌관도 이날 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 동맹국과 전쟁에서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북한이) 더는 보유하지 않는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핵 ‘동결’이 아니라 ‘비핵화’, ‘핵 폐기’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쇼트 보좌관은 “여러분은 대통령이 ‘우리는 최대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많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정상) 회담에 관해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 조야와 전문가 및 현지언론들도 ‘북한 발표에 핵 폐기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며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보수계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소의 딘 청 선임연구원은 종전 협정과 관련, “용어들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쟁의 종식은 북한의 입장에서 한·미 동맹의 종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폐기하기 전까지 (경제) 제재 완화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속하게 행동한다면 (보상은) 무제한”이라고 전했다. WSJ는 “북한이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직행’ 카드를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평화협정이나 전격적인 북·미 수교를 선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마틴 핵무기확산방지연구센터(CNS)의 캐서린 딜 연구원은 “북한에 속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등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한 외교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경제 제재 완화를 한 번에 ‘딜’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북·미가 초기에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양보를 주고받아야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을 차단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체제안전 보장’ 美 결단 시점 관건

    남북정상 北비핵화 틀·방향 설정 북미정상회담서 로드맵 구체화 동시 평화협정·북미수교 가능성 비핵화 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큰 원칙과 방향을 정하고, 이를 길잡이 삼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지난 20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하며 사실상 ‘핵동결’의 첫발을 뗀 만큼,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루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비핵화와 맞바꾸는 일괄 타결을 계획하고 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행하는 국면에 들어가면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큰 틀의 합의도 가능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합의도 어렵지 않다”고 낙관했다. 비핵화 협상의 본경기는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시작된다. 비핵화를 대가로 북·미 관계의 정상화를 크게 주고받는 일괄 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비핵화의 범주에는 핵시설, 장비, 무기, 핵개발에 참여한 인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ICBM 폐기 문제도 함께 다룰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비핵화의 선후(先後) 문제다.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할 체제안전보장을 미국이 어느 시점에, 어느 수준까지 해 줄지가 관건이다. 체제안전보장과 같은 동시적 조치 없이 북한으로 하여금 선핵폐기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안전보장은 동시에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미국이 선비핵화를 고집할 경우 비핵화 논의가 과거처럼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고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의회가 비핵화에 덧붙여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이나 개혁 개방을 요구하고 나서면 일이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며 “미 의회와 행정부가 체제보장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안전보장이라는 ‘빅딜’이 원만하게 성사된다면 6자회담과 같은 한반도 주변의 북핵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다자회담 등에서 비핵화의 구체적 절차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조치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수용 순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북미회담 ‘디테일의 악마’ 넘어서는 게 관건”

    “남북·북미회담 ‘디테일의 악마’ 넘어서는 게 관건”

    2007년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 남북이 먼저 핵·미사일 합의하고 북·미 간극 좁히도록 중재할 것 언론사 사장단 초청 18년 만에 참석자들 포도주스로 건배 “북·미 (정상)회담과 무관하게 남북이 따로 진도를 낼 수도 없고, 국제 제재를 넘어서서 합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남북은 일단 좋은 시작을 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보면서 남북 대화가 이어져 나가야 되리라고 생각한다.”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48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이든 북·미 정상회담이든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해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돼야 되겠다”며 이번 회담의 역사적 무게와 고민을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또 “(회담 과정에서) ‘디테일의 악마’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가장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2007년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는 북핵 6자회담 합의가 된 상황이었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상황만 협의하면 됐다”면서 “6·15 선언(2000년 정상회담)을 실천하는 사업들을 최대한 많이 합의하느냐였고 국제 제재도 없는 상황이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북핵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 속에서 북핵·미사일에 대한 합의부터 먼저 시작을 해야 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9·19 공동성명(2005년·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체제(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약속)이든 2·13 합의(2007년·6자회담에서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 중유 100만t 상당 지원)든 종전 합의들은 그렇게 어려우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북·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우리가 북·미의 간극을 좁혀 가고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는 노력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든 평화든 궁극의 목적은 남북 공동번영인데 북·미 관계 및 북·일 관계 발전이 함께 가야 되는 것이고 중국까지 동참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경제개발, 발전도 남북 협력 차원을 넘어서 국제적 참여가 이뤄져야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수층과의 소통도 당연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48개사 사장 모두 참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방송협회장인 양승동 KBS 사장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동질성 회복은 방송의 공적 책무”라고 말했다. 신문협회장인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언론은 4·27 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의 출발점이 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언론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의 중앙언론사 사장단 초청 행사는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6월 19일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포도주스로 건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조정자로서의 한국 역할 강조 “‘행동 대 행동’ 보상 합리적” 지적“(리비아, 이란 등) 외국 사례에서 북힌 비핵화 해법을 찾으려는 경향이 많은데요. 조건, 환경 등이 가장 가까운 것은 (2005년) 9·19 합의(공동성명)를 통한 비핵화 과정입니다.” 세종연구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형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 리비아, 이란 등에 적용했던 비핵화 로드맵을 정치 및 안보 환경이 다른 한반도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탄두 1240개 등을 포기하고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리비아도 2003년 고농축우라늄 16㎏ 등을 없애는 등 빠른 속도로 자발적 비핵화에 나섰지만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 의해 정권이 붕괴됐다. 이란은 2013년 10월부터 단계적 비핵화를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도 각 단계에 맞춰 제재를 줄였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외교적 해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합의’로 평가했다. 조 위원은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후로 북측이 핵동결을 실시하고,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완료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은 ‘단계적 타결·동보적 이행’으로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 보장’이나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가 아닌 동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괄적 타결’을 한 뒤, ‘단계적 이행’을 하는 한국형 모델을 제언했다. 포괄적 합의 대상은 북한의 비핵화, 한·미의 대북 군사위협 해소, 북한 체제 안전 보장 등이다. 일괄적 타결은 3단계다. 첫 단계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에 따른 북·미 국교정상화(대사관 설치)다. 이어 북한의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 마지막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해체하고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는 식이다. 조 위원은 “북·미 간 불신의 골이 깊고 비핵화 입장 차가 큰 만큼 한국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큰 틀에서 합의하고, 추상적 수준에서 적절한 시기를 정리하는 정도면 최대치의 성과”라며 “(실행 부분에서) 단계적 이행에 맞춰 ‘행동 대 행동’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SKB, 亞 바다 ‘인터넷 고속도로’ 뚫는다

    SKB, 亞 바다 ‘인터넷 고속도로’ 뚫는다

    해저케이블 1만 500㎞ 연결 국내기업 유일 1000억원 투자 데이터 전송 초당 9TB급 확보SK브로드밴드가 아시아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해저케이블 사업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는 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제해저케이블 구축 컨소시엄 ‘SJC2’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해저케이블은 각 나라를 오가는 데이터 전송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한다.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홍콩, 대만, 중국, 한국, 일본 등 총 11개 나라를 연결한다. 해저케이블은 아시아 허브인 홍콩과 미국 관문인 일본, 유럽 관문 싱가포르를 주요 경로로 한다. 나머지 국가는 가지처럼 연결된 분기경로다. 총길이 1만 500㎞로, 지진대를 최대한 우회하도록 설계된다. 투자규모는 총 5500억원으로 추산된다. SK브로드밴드는 분기투자까지 총 1000억원을 내놓는다. SK브로드밴드 외에 싱가포르 싱텔, 중국 차이나 모바일, 타이완 청화 텔레콤, 캄보디아 추안 웨이(Chuan Wei), 일본 KDDI, 태국 트루 그룹, 베트남 VNPT, 페이스북이 참여한다. 2021년 1분기에 해저케이블 구축이 끝나면 2분기에는 서비스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량은 초당 9테라바이트(TB) 규모다. 36만명이 동시에 초고화질(UHD, 25Mbps)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4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를 1초에 280편 이상 전송할 수 있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은 “이번 투자로 1000억원 수준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매출과 500억원 수준인 국제전용회선사업이 5년 내 2배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북핵 문제가 인지된 1986년 이후 6번째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번째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5월 회담 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는다. 초기에 ‘소형 원자로’ 정도로 치부되던 북핵 문제는 반복된 북·미 간의 불신 속에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라는 위협적 문제로 커졌다.특히 미 본토를 겨냥,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이 목전이다. 북한도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사회 제재에 시달리며 체제 위협을 받고 있다. 사실상 양측 모두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3일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의 ‘(북한) 3김과 6명의 미 대통령, 외교가 여전히 북핵 해법’ 보고서에 따르면 대화 기간에 북의 핵개발은 더뎠고, 위협을 가하는 시기에는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1986년 북은 처음으로 소형 원자로를 비밀리에 건설했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있었지만, 임기 말 중국 베이징에서 탐색 수준의 대화만 시작했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자 한국은 중·러와 수교를 했고, 북한은 우방국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화가 필요했다. 때맞춰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1991년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남북은 1991년 12월 31일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반면 1993년 시작된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에는 북·미가 대화와 단절을 거듭했다.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와 사찰 내용이 다르다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은 이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다행히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경수로 2기를 지어주는 대신 북이 NPT에 복귀한다는 내용의 ‘북·미 기본 합의’가 결정됐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말에 미 의회(공화당 약진)가 경수로 지원을 중지하도록 결정했고 북측은 우라늄 고농축을 시도했다. 1998년 북은 첫 번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북·미 고위급이 만나 ‘조(북)·미 코뮈니케’가 발효됐지만 임기 말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또 같은 해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북은 2개월 후 핵동결 해제를 선언했고, 2003년 1월 NPT를 재탈퇴했다. 2006년에는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5~6기의 원시적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 ‘전략적 인내’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피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제재에 집중했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했다. 3번의 핵실험을 성공하고 2016년에만 24회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20~25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핵단추’ 등 설전을 벌이며 군사적 옵션을 거론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진행된 한국의 중재로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며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결국 대화가 진행될 때 북한은 핵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투명성을 보여 줬다”며 “과거와 달리 북한의 대화 의지가 강하고, 북한도 ICBM 완성 후에는 대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가 대화의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대화 문 열었다

    文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북·미 회담 핵동결 아닌 폐기 향한 여정 되어야 日 등 주변국들도 적극 협력 나서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여 5월 안에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사된다면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만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진다. 한반도 비핵화 차원을 넘어 우리의 숙명과도 같았던 한반도 냉전 체제에 근본적 변화를 안겨 줄 수도 있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매개로 한 북·미 두 정상의 합의는 실로 의미가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면담 직후 양국이 밝힌 협의 결과는 우리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을 만큼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이다. 정 실장이 지니고 간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놓고 대개는 북한의 대미 특사 파견과 북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카드 정도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가 실무급 또는 책임자급 당국자 간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데 합의하는 정도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장 만나겠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회담을 하자며 장군멍군을 부를 것이라곤 누구도 짐작 못 한 일이다. 거침없는 행보가 특질인 두 정상의 외교 스타일이 맞물린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잇단 핵·미사일 개발과 강도 높은 대북 제재의 강 대 강 대결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라는 최후, 최악의 수순으로 들어서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두 정상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동인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으로선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자칫 체제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화 테이블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도록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도 박수받을 일이다. 첨예한 북·미 대치 속에 이른바 ‘코리아 패싱’, 즉 북핵 논의에서 한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안보 불안 속에 정상적인 개최마저 걱정해야 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역으로 활용, 대규모 인적 교류와 더불어 적극적인 특사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텄고 마침내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막을 올렸다. 긴밀한 막후 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튼 이 시점부터가 더욱 중요하고 어려운 여정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북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필두로 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 과정을 면밀히 살펴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003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북핵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단된 배경이 북의 지속적 핵 개발 야욕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 동결-핵 폐기 2단계 프로세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일체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부터 국제사회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핵 폐기와 북한 체제 보장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논의의 대장정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불가역적 비핵화 과정을 견인할 다자 논의의 틀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6자회담의 뒤로 핵 개발을 지속해 온 북의 행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할 단계별 ‘행동 대 보상’의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핵 동결이 아니며 북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일각에서 우려하듯 북의 핵전력을 이대로 놔둔 상태에서 섣부른 관계 증진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한 차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핵심적인 전제임을 인식하고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특히 일본의 전향적 자세를 주문한다.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자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지도부가 나서 김정은의 ‘미소 외교’라 깎아내리며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뜻을 굳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한다는 미·일 입장에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원론이지만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점도 이런 우려의 방증일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직결된다. 자위대를 군으로 인정시키려 하고, 그러한 내용으로 개헌을 하려는 아베 총리의 복안에 차질을 줄 수 있다지만, 대국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봐야 한다. 북·미가 관계 정상화를 이룬 뒤 정상국가로 거듭 태어나는 일은 일본의 안보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아가 일본의 숙원인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도 북·일 관계 개선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했던 우리 특사들이 다음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에 가서 주변국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아닌 북·미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지지해 왔던 만큼 대북 채널을 격상시켜 비핵화가 완전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건설적 역할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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