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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년·주호영 첫 회동 “20일 마지막 본회의 열어 민생법안 처리”

    김태년·주호영 첫 회동 “20일 마지막 본회의 열어 민생법안 처리”

    n번방 재발방지법·고용보험법 등 협의 과거사법 처리도 논의… 배·보상 문제 이견 “좋은 파트너” 덕담 속에 견제구 던지기도 金 “국회 제 역할을” 朱 “졸속 아닌 정석”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첫 공식 회동을 갖고 오는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간 회동 후 브리핑에서 “통 크게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본회의 처리 법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 본회의 처리가 시급한 법안은 텔레그램 n번방 재발 방지법과 함께 코로나19 대책으로 지난 11일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법, 예술인도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하도록 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취지로 발의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도 마지막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 원내대변인은 과거사법과 관련해 “그동안 배·보상 문제가 핵심이었는데 (관련) 단체 20곳 중 19곳이 배·보상 상관없이 신속히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원내대표 회동에서)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겠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배·보상 문제에 대해 통합당이 난색을 보여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오전에 기자들과 만나 “배·보상에 대해서는 1년에 3조 7000억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과거사법에 대해 “20대 국회 임기는 29일까지로 신속하게 협조하되 졸속이 돼서는 안 된다. 쟁점이 되는 법안은 끝까지 봐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회동에서 21대 국회 원 구성 문제나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변인은 “20대 국회를 원만하게 해결한 뒤 21대 국회를 진행하는 것이 20대 국회의 소임”이라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서로를 “좋은 파트너”라며 치켜세우면서도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이 국회를 바라볼 때 국회가 있어 든든하다고 생각하도록 여야를 떠나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어려운 때일수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너무 급하게 하면 졸속하게 될 수 있어 급하더라도 천천히 보고 졸속이 아닌 정석이 돼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텔레그램 성 착취 ‘주홍글씨·완장방’ 관리자 구속영장 기각

    텔레그램 성 착취 ‘주홍글씨·완장방’ 관리자 구속영장 기각

    텔레그램 대화방 ‘주홍글씨’와 ‘완장방’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성 착취 영상물 수백여개를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모(25)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원 부장판사는 “사건 경위를 볼 때 이 사건은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범행과는 다르다”며 “주홍글씨의 개설자가 아닌 관리자로서 피의자가 관여한 정도를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아동·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 수백여개를 제작·유포하고 조주빈(25)이 제작한 성 착취물 120여개를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지난 12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송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를 검토한 검찰이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주홍글씨’, ‘완장방’이라는 이름을 붙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미희’라는 대화명을 쓰며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경찰은 당초 송씨가 조주빈의 공범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송씨가 ‘박사방’ 운영에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박사방’ 성 착취 범행자금 제공자(유료회원)를 추적하는 등 여러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뤄진 성 착취 범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주홍글씨’ 대화방은 부산지방경찰청이, ‘완장방’은 강원지방경찰청이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갓갓’ 문형욱, 피해자 어머니 협박도…2015년부터 범행

    ‘갓갓’ 문형욱, 피해자 어머니 협박도…2015년부터 범행

    2018년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 지시문형욱, 2015년 7월부터 유사범행“성적 취향이 범행 동기” 성 착취물을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에게 성착취 피해를 당한 여성이 무려 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형욱은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하기도 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문형욱이 경찰 조사에서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하고 피해자는 50여 명에 달한다고 진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은 갓갓이 아니라고 부인하다 경찰이 수집·분석한 증거를 토대로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문형욱은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하기도 했다.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A(29)씨가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고 SNS를 통해 만난 17세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한 사건이다. 문형욱은 당시 SNS에서 만난 A씨에게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A씨의 범행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문형욱에게 보내졌다. A씨는 B양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경찰은 지시를 내린 인물의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상이 n번방에 가장 먼저 유통됐던 만큼 문형욱의 지시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A씨와 대화를 주고받은 메신저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어 단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형욱은 대구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의 가족도 협박했다고 전해졌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구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했다”고 추가 자백했다. 문형욱은 A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형욱의 범행 원인을 “성적 취향에 의한 것”이라며 “범죄수익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다”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경찰은 n번방 수사를 통해 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했다.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자 160명(유포자 8명, 소지자 152명)을 검거(3명 구속)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165명을 붙잡았다.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갓갓’ 문형욱 성 착취 피해자 10명…“40여명 더 있다”

    ‘갓갓’ 문형욱 성 착취 피해자 10명…“40여명 더 있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24)이 대화방 10여개를 개설해 여러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제작한 성 착취물을 유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문형욱은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라고 진술했다. n번방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해 신상을 공개한 문형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형욱은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SNS 등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리는 아동·청소년에게 접근 “경찰에 신고되었는데 도와주겠다”면서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한 뒤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피해자들을 협박해 처음에는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가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3월 내사에 착수,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를 추적해 문형욱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은 갓갓이 아니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 경찰이 수집·분석한 증거를 토대로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조사 결과 그는 지난해 2월부터 ‘○○○ 넘으면 그때부터 ○○방’을 비롯해 n번방으로 불리는 1∼8번방 등 10여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10명이지만 문형욱은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경찰이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 또 경찰이 확인한 범행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지만 문형욱은 2015년 7월쯤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2017년께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형욱은 범행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모두 90만원 상당 문화상품권을 받았으나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고 자신은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 잡힐까 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공범을 SNS로 모집해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하도록 지시하는 방법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경찰은 공범 4명을 검거해 그중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다”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선남선녀와 성폭행/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선남선녀와 성폭행/박록삼 논설위원

    선남선녀(善男善女)의 뜻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왔다. 애초에는 불교에서 유래했다. 불법을 믿고 귀의해 다섯 가지 규율을 지키며 선(善)을 닦는 ‘선남자 선여인’을 줄인 표현이었다. 한자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본래 유래처럼 불교와 관련한 상황에서만 쓰인다. 한국에서는 다르다. 불교적 의미는 세 번째 의미로 소개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1. 성품이 착한 남자와 여자란 뜻. 착하고 어진 사람들을 이르는 말. 2. 곱게 단장을 한 남자와 여자를 이르는 말. 3. 불법에 귀의한 남자와 여자를 이르는 말’로 설명한다. 예컨대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를 소개하며 “오늘의 주인공, 선남선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쓰임이다. 집단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수 정준영(31)씨와 최종훈(30)씨의 지난 12일 항소심에서 ‘선남선녀’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남선녀가 만나 술을 마시다 신체 접촉·성관계를 한 경우 국가 형벌권은 어떤 경우에 개입할 수 있고,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볼 때…”라고 말을 이어 갔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 정씨와 최씨는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에서, 3월에는 대구 등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씨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요즘은 ‘디지털 성착취물’이라고 부르는 영상이다.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고, 그 가족과 친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악몽과 같은 기억을 남기고, 자신들을 아껴 준 팬들에게 지독한 배신감을 안겨 준 정씨와 최씨가 선남이고 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를 선녀라고 부르다니, 언어도단이다. 잘못된 단어 뒤에는 잘못된 정신이 있고 고스란히 판결문과 선고로 드러났다. 정씨와 최씨는 이날 항소심에서 징역 5년, 징역 2년 6개월을 받았다. 1심보다 각각 1년, 2년 6개월이 줄었다.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진지한 반성’을 했다는 등이 감형의 이유다. 피해자와 합의하겠다는 주장에 법원이 선고일을 연기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봐주기로 작정했나’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두 ‘선남’은 공소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진정 반성했다고 판단할 근거도 없다. n번방, 다크웹 등 성착취물, 성폭행 범죄 근절에 온 사회가 힘을 모으는 시절이다. 과거 관행과 달리 피해자와 합의했는데도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았으니 항소심 재판부는 자랑스러운가. 이런 법원 탓에 여성과 아동은 세상을 불신하고 두려워한다.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현실로 다가온 세상 ‘디스토피아‘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현실로 다가온 세상 ‘디스토피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전 세계가 멈춰 버렸다. 컨테이너에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쌓이고, 마스크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전염병에 지친 사람들이 눈을 돌린 곳에는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여성들을 학대한 이른바 ‘n번방’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염병에 잠식된 작금의 상황은 정유정의 소설 ‘28’과 닮아 있다. 가상의 도시 화양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는 개와 사람에게 전염되는 정체불명의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개들이 무참하게 살처분당하고 봉쇄된 도시에 남겨진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죽이고, 분노하며, 공멸해 간다. ‘n번방’ 사태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으로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1985년 발표작인 ‘시녀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여성의 몸이 공공재로 소비되는 세계, 계급에 따라 여성이 그저 아이를 낳는 도구와 성노예로 전락한 세계, 그래서 때로는 여성이 인간 아닌 가축으로 취급받는 세계를 그린 이 소설은 피해 여성을 ‘노예´로 부르며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고 소비한 ‘n번방’의 수많은 범죄자를 연상케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소식들이 가상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놓이니,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들이 더는 허구로만 보이지 않는다. 디스토피아 작품의 대표 격인 ‘멋진 신세계’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는 과학기술의 지나친 남용으로 인간성이 파괴된 암울하고 끔찍한 세계가 배경이다. 하나의 난자에서 180가지의 인간이 생산되고, 실험용 병 속에서 태아가 자라나며, 267일 만에 기계적으로 대량생산되는 태아들은 병마개가 열려야 세상에 나온다. ‘멋진 신세계’는 약 90년 전에 완성된 소설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발하면서도, 코앞까지 닥친 현실을 그렸다는 점에서 섬뜩하다. 실제로 2018년 중국에서는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면역력을 가진 ‘맞춤형 아기’가 탄생했다. 작가는 소설의 내용이 600년 뒤를 예견한 것이라 말했지만, 이미 인류가 인조인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사이버 머니로 결정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드라마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 ‘핫 샷´, 핵전쟁으로 인해 더이상 살 수 없는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에서 살고 있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원헌드레드´ 등도 허구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디스토피아 작품으로 꼽힌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속 한 장면을 눈앞에서 봐야 하는 지금, 어떤 디스토피아가 가장 먼저 현실이 될지, 그 현실이 얼마나 암울할지 두려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무엇이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지, 성별을 둘러싼 양극화와 혐오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인간성을 말살하는 과학과 기술은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 고찰이 없다면 디스토피아는 머지않아 더이상 허구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huimin0217@seoul.co.kr
  •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은 24세 문형욱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은 24세 문형욱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의 최초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12일 구속된 문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앞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 얼굴 등 공개)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같은 대화방 공범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 등 3명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씨를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그의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다. 경찰은 “피의자는 아동 청소년 피해자 10명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초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은 뒤 1~8번방 등으로 이름 붙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를 유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등의 혐의도 있다. 문형욱이 재학 중인 경기 안성시 국립 한경대는 이르면 다음주 초 학생상벌위원회를 열고 그를 징계한다. 퇴학 가능성이 높다. 학교 관계자 및 주변인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문형욱은 평소 놀랍게도 ‘내성적이지만 성실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었다. 문형욱은 이 학교 건축학부에 다니며 졸업을 1년 앞둔 예비 취업 준비생이었지만 얼마 전 담당 교수에게 돌연 휴학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문형욱이 휴학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 3월 중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조주빈이 구속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안성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신임 선장 주호영, 오늘 첫발…난파선 통합당의 ‘등대’ 될까

    신임 선장 주호영, 오늘 첫발…난파선 통합당의 ‘등대’ 될까

    총선 참패 수습·당 재건 과제 산적 3차 추경안, 원 구성 협상 변수로 지도체제·한국당 통합 등 우선 해결 朱 “다음주 연찬회서 의견 듣고 결정” 부친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로 복귀하면서 그간 위축돼 있던 보수 진영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 재건 방향 논의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당장 14일로 예정된 여야 신임 원내대표 회동이 주 원내대표의 협상력과 리더십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벌써 날을 세우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관례적으로 야당이 가져갔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표결을 통해 여당이 챙길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177석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과 본회의 표 대결로 갈 경우 사실상 어떤 입법도 저지할 힘이 없는 통합당 입장에선 상임위의 ‘상원’인 법사위원장 자리만큼은 빼앗길 수 없는 상황이다. 주 원내대표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법사위원장을 여야 어느 쪽이 가져갔나. 관례만 따른다면 굳이 더 얘기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며 “(상임위원장) 표결은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반대했던 사안이다.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가 원 구성 협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차 추경안은 민주당 뜻대로 조속 처리하고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는 일부 양보를 받아낼 수도 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 n번방 재발방지 법안 등을 처리할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일정도 잡아야 한다. 단 형제복지원 사건 등의 진실 규명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경우 통합당이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로 법안을 내려보내자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해 주 원내대표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내부 정비도 시급하다. 주 원내대표는 당장 당 지도체제, 차기 전당대회 시기,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무소속 당선자 복당 허용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상대책위원회 체제와 임기, 차기 전당대회 시기 문제는 당권을 노리는 중진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이견이 크다. 미래한국당은 여당과의 협상 전략 차원에서 별도 원내교섭단체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주 원내대표는 “모든 사안은 다음주 당선자 연찬회에서 의견을 종합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 참패 후 제1야당의 존재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새 원내 사령탑인 주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특히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주 원내대표가 삐걱거릴 경우 임기 초반부터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내성적인 건축학도”…‘갓갓’ 문형욱의 두 얼굴

    “내성적인 건축학도”…‘갓갓’ 문형욱의 두 얼굴

    ‘착실하다’ 평가 받으며 논문 발표지난달 교수에 “휴학하겠다” 밝혀“학내서 ‘충격’ 반응…불만도 속출”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격인 ‘n번방’을 운영했던 닉네임 ‘갓갓’ 문형욱(24)은 일상생활 속에서는 평범한 건축학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협박을 가한 결과물로 수익을 올려 전 국민의 공분을 산 그는 놀랍게도 주변에선 “내성적이지만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13일 문형욱이 재학 중인 경기도 안성시 소재 한 4년제 대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문형욱에 대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편이었다고 전하면서도 동문 중에 끔찍한 성범죄 피의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와 주변인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문형욱은 평소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주변 학생들과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학생 논문 발표대회에서 학과 교수 및 동기들과 ‘○○ 일대 골목길에 대한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며 주변으로부터 ‘착실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다.문형욱은 이 학교 건축학부에 다니며 졸업을 1년 앞둔 예비 취업 준비생이었지만 얼마 전 담당 교수에게 돌연 휴학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통상 이 학교 건축학도는 전공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팀으로 운영되는 졸업작품전에 참가해야 하지만, 문형욱은 지난달 지도교수와의 면담 과정에서 “개인 사정으로 졸업 과정을 1년 뒤로 미루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욱이 휴학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 3월 중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조주빈(24)이 구속된 시점과 비슷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역 사진을 올리며 어디론가 잠적할 것을 암시하듯 “서울역에 짱 숙자(노숙자) 많음. 자고 싶다 옆에서 잘까”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문형욱이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며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만 사항이 속출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면서 학생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문형욱 개인에 대한 징계 절차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포토]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 신상공개 결정

    [포토]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 신상공개 결정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대화명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 ‘n번방’ 만든 ‘갓갓’은 24세 대학생 문형욱…신상공개 결정

    ‘n번방’ 만든 ‘갓갓’은 24세 대학생 문형욱…신상공개 결정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의 시초인 ‘n번방’을 만든 인물로 알려진 ‘갓갓’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갓갓’이 24세 대학생 문형욱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경찰관 3명과 변호사, 대학교수 등 내외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형욱을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고 그의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다.경북경찰청 측은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었다”면서 공개 이유를 밝혔다. 또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알 권리, 재범 방지와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형욱은 미성년자 다수를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공범 ‘부따’ 강훈(19), ‘이기야’ 이원호(19) 등 3명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n번방’ 만든 ‘갓갓’ 신상공개 결정…24세 문형욱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의 시초로 알려진 텔레그램 ‘n번방’을 만든 ‘갓갓’의 신상공개가 13일 결정됐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갓갓’은 24세 문형욱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구 여고생 성폭행…내가 지시” n번방 갓갓의 고백

    “대구 여고생 성폭행…내가 지시” n번방 갓갓의 고백

    “대구 여고생 성폭행…내가 지시”경찰 “브리핑 통해 범행 밝힐 것” 텔레그램 성착취물 ‘n번방’ 최초 개설자인 ‘갓갓’이 약 1년 6개월 전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13일 경북지방경찰청은 “문모(24)씨가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경찰 소환조사 당시 “내가 갓갓이다”고 자백을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A(29)씨가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고 SNS를 통해 만난 17세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한 사건이다. 문씨는 당시 SNS로 A씨에게 “17세 여자 만날 생각 있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A씨의 성폭행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문씨에게 보내졌다. A씨는 B양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영상이 n번방에 가장 먼저 유통됐던 만큼 문씨의 지시로 인해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A씨와 대화를 주고받은 메신저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어 단서를 얻지 못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지난해 8월 20일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후 대구고법 제2형사부는 지난 1월 8일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경찰은 오는 14일 브리핑을 열고 문씨의 구체적인 범행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9일 소환조사 당시 문씨가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브리핑을 통해 문씨의 구체적인 범행에 밝힐 예정이다. 이르면 내일 브리핑이 진행될 수 있고 현재 정확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지법 안동지원(부장판사 곽형섭)은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문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30여 분간 진행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내가 조주빈 공범 ‘사마귀’” 지구대 찾은 40대 허위신고

    “내가 조주빈 공범 ‘사마귀’” 지구대 찾은 40대 허위신고

    한 40대 남성이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의 검거되지 않은 공범이라고 자처하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확인 결과 허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A(46)씨가 대구의 한 지구대를 찾아 자신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으로 알려진 ‘사마귀’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무직인 A씨는 전날 오후 함께 사는 모친에게 “n번방을 만든 갓갓(24·구속)을 도왔다. 내가 조주빈의 공범 ‘사마귀’다”라고 말하고 집을 나간 뒤 이날 오전 지구대를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대원들이 A씨를 조사한 결과 이는 허위 신고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집에서 컴퓨터 등을 확인한 결과 박사방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허위신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이한의 종횡무애] 바보야, 문제는 남자야

    [조이한의 종횡무애] 바보야, 문제는 남자야

    한 대학에서 10년 정도 ‘미술과 성’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처음엔 남학생이 80~90퍼센트까지 갔다. 그들은 ‘야한 미술작품을 보는 건 줄 알았다’고 했다. 제목에 낚인 거다. 첫날부터 젠더 문제를 다룬다고 밝혔는데도 그만두는 남학생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학생이 줄고 여학생이 대부분이 됐다. 또 있다. 강사법에 대비한 대학들이 교양수업을 대폭 없애면서 들을 게 없어져 버린 학생들이 수강신청 경쟁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들어왔다가도 젠더 수업인 걸 알면 포기했다. 그 무서운 수강신청 대란 속에서도 젠더 수업은 기피 대상이었던 것이다. 토론 시간에 학생들끼리 언성이 높아지는 일은 다반사고, 아예 ‘페미’들을 ‘박살’내 주겠다고 다짐하고 들어온 남학생도 있었다. 이 수업에 들어오는 여학생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게 왜 협박이 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 수업을 듣는다는 건 페미니스트일지도 모른다는 의미였고, ‘너도 페미니스트냐’라는 물음은 ‘너도 메갈이냐’라는 의심이었으며 그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는 협박이라는 걸 젊은 여성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남학생들의 더디거나 후퇴하는 행보에 비해 여학생들의 전진 속도는 놀라웠다. 페미니스트가 된 후 남친과 헤어지거나 예능프로도 즐겁지 않다며 슬퍼하긴 했지만 그녀들은 분명 달라졌다. 2016년부터는 학기가 끝나면 소모임이 하나씩 만들어졌다. 그들은 독서모임을 지속하고 이슈가 생길 때면 행동했다. 그렇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른 학교의 수업에서도 여전히 학생들은 소문과 편견에 조심스러워했고 남학생들은 거의 전멸이며 수강하는 걸 비밀로 하기도 했다. 사회도 여전했다. 성폭행, 성희롱, 스토킹 사건들은 경미한 처벌에 그치거나 무시되다가 급기야 ‘n번방’ 사건이 터졌다. 여전히 여성에게 밤길은 위험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도 의심해야 하며 거리나 가정이나 안전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묻는다. “세상이 바뀔까요?” 그 질문 끝에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이 묻어 있다. 하지만 세상을 좀 오래 산 나는 느낀다.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변했다는 사실을. 젊은 그녀들은 날카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이 든 나는 수시로 젊은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에 대한 공격도 거세졌지만 동시에 세상은 여성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도 변화다. 이제 여성 혐오 발언을 공적인 장소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면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고 노래 가사도 바꿔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여성은 배워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배운다. 문제는 남자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남자가 배우고 바뀌어야 한다. 하! 그런데 어쩐다. 전지전능한 신도 당나귀와 바보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른 건 몰라도 배움은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것을!
  • [기고] 청소년 가해자 ‘보호’하는 아청법/박찬성 변호사·고려대 인권센터 자문위원

    [기고] 청소년 가해자 ‘보호’하는 아청법/박찬성 변호사·고려대 인권센터 자문위원

    아동·청소년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년 성매매를 조장하는 온갖 형태의 중간매개행위 및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행위를 하는 자들을 강력 처벌하고 피해 청소년을 보호·구제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지난 2000년 제정됐다. 그 명칭에서부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성인이 아동·청소년에게 가하는 성매매와 성폭력 행위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법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아청법이 청소년을 우선 보호의 대상으로서 상정하다 보니, 이들이 중대하고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 장본인인 경우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는지 의심스럽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가해자인 경우 처음부터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의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사건의 실체적 내용과 피해의 심각성에 비추어 신상공개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임이 인정되더라도 공개는 불가능하다. 오로지 연령 때문이다. 아청법 제44조는 아동·청소년이 가해자인 경우의 처리에 관해 정하고 있다. 신속한 수사와 사건의 법원 소년부 송치를 의무화한 범죄는 강간이나 추행 등은 포함돼 있지만 청소년이 또래를 상대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배포죄 등을 범했다거나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를 한 경우는 빠져 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가 인정되면 법원은 선고 때 피고인에 대해 신상정보 공개 명령과 고지 명령을 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때도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이면 공개 명령 등은 내려질 수 없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유포죄’를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에서는 제외해 두고 있는데 이 때문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유포죄’만으로는 공개 및 고지 명령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n번방’ 사건으로 온 세상이 충격에 빠져 있다. 또 다른 성착취 영상 공유방의 운영자 중에는 만 16세도 포함돼 있다. 만 19세 미만인 자가 오히려 성인보다도 더욱 극악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씁쓸한 모습. 입법자들이 이처럼 전개될 오늘날의 현실을 과연 진지하게 고민했는지 의문이 크다.
  • “사적 검열 ‘n번방법’ 졸속처리 중단하라”

    “포퓰리즘… 민간 사찰 초래 부작용 클 것” 인터넷 업계가 사적 검열 논란에 휩싸인 ‘n번방법’ 졸속처리를 중단하라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체감규제포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벤처기업협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사태가 불거지고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쏟아졌으나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 숙의의 시간, 절차 없이 법안이 통과해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가 위헌 소지가 다분한 이 법에 대해 적절한 국회의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n번방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처리만 앞두고 있다. 업계는 이용자의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이 우려되는 법안에 대해 “사회문제를 플랫폼 규제로 해결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고식지계의 우를 범하는 것이고 민간인 사찰의 한 방법으로 원하지 않는 빅브라더 사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전 검열 우려로 업계 안팎에선 사전 규제 대신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연구에서 “사전적 조치 확대는 통신 비밀을 침해할 수 있고 자의적 정보 차단이 남용될 수 있어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커 해외에서도 법제화된 사례가 드물다. 때문에 플랫폼의 사전적 조치 의무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미성년자 성폭력·불법 촬영 11월 말부터 공익신고 대상

    미성년자 성폭력·불법 촬영 11월 말부터 공익신고 대상

    오는 11월 말부터 공익신고 대상에 미성년자 성폭력·불법 촬영과 병역기피 행위, 아동학대 등도 포함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국무회의에서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공포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은 오는 19일 공포돼 11월 20일 시행된다. 개정안은 성폭력처벌법·병역법·아동학대처벌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82개 법률 위반 행위가 새롭게 공익신고 대상이 됐다. 앞으로 13세 미만 미성년자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행위, 사람의 얼굴·신체 등을 촬영해 당사자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하는 행위, 병역의무자의 병역기피나 면탈 행위,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나 학교 교직원,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등이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 등이 모두 공익신고 대상이 된다. 공익신고는 법률에 따라 누구든 할 수 있고, 신고자의 비밀은 철저히 보장된다. 신고자는 신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 조치나 생명·신체의 위협 등에 대해 권익위로부터 원상회복, 신변보호 등의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2011년 9월 30일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대상 법률이 추가됐다. 권익위는 공익신고 대상이 대폭 확대돼 n번방 사건 등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신고자들까지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공익신고 대상은 국민의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한 경쟁,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 등을 침해하면서 284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다. 하지만 다양한 공익침해 행위를 모두 반영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갓갓’ 구속… “피해자들에게 죄송” 혐의 인정

    ‘갓갓’ 구속… “피해자들에게 죄송” 혐의 인정

    주홍글씨 운영자 ‘미희’ 구속영장 신청 前거제시 공무원 재판서 일부 혐의 부인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모(24·대학생)씨가 구속됐다. 경찰 수사망에 오른 뒤에도 “나는 절대 잡히지 않는다”고 자신하던 그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혐의를 인정하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n번방’ 운영자인 문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대구지법 안동지원 곽형섭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피고인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문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혐의를) 인정한다.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문씨는 지난해 초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은 뒤 1~8번방 등으로 이름 붙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를 유포·판매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에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문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조씨를 비롯해 공범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의 신상이 모두 공개된 만큼 문씨의 신상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B(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미희’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B씨가 조씨와 공범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별개의 텔레그램 대화방인 ‘주홍글씨’, ‘완장방’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이미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공범인 전직 경남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촬영·유포·판매한 혐의를 받는 천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던 첫 공판에서의 입장과 달리 “일부 영상은 서로 동의를 하고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고용보험 확대·n번방… 마지막 본회의 ‘유종의 미’ 거두나

    고용보험 확대·n번방… 마지막 본회의 ‘유종의 미’ 거두나

    김태년·주호영 오늘 일정·법안 최종 결정 세무사법·과거사법 개정안 처리도 관심여야가 오는 19~21일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기로 12일 합의했다. 오는 15일 종료되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 법안 처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20대 국회 임기 종료를 열흘 앞두고 임시국회를 한 번 더 열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5월 임시국회 소집 원칙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의사일정과 처리 법안은 13일 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공식 회동에서 결정한다. 여야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한 후 19일 임시국회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본회의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국회가 입법 미비를 바로잡아야 하는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 대표적으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세무사법이 있다. 헌재는 2018년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하는 세무사법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국회가 입법 개선 기한을 지키지 못해 이미 해당 법률은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하지만 법사위 내 쟁점은 물론 기획재정부, 법무부, 대법원 간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된 고용보험 확대 관련 법안,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턱을 넘은 n번방 성착취 관련 법안은 본회의 처리 전망이 밝다. 저소득층 구직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법 개정안’, 문화예술인의 고용보험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이 20대 국회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 의무 책임자를 지정하게 하고 의무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 삭제 및 접속 차단 의무를 부여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문제는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구글 등 글로벌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씨의 국회 의원회관 지붕 고공 농성을 계기로 여야 간 극적 합의가 이뤄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과거사법) 처리 약속이 지켜질지도 관심이다. 반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은 민주당의 처리 희망 법안이나 논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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