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MZ 정치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당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한영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흉통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다섯째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8
  • “고택·세계유산축전·테마길… 문화유산도 한류 콘텐츠로 육성”

    “고택·세계유산축전·테마길… 문화유산도 한류 콘텐츠로 육성”

    “문화유산이 관광산업에 기여하고, 지역균형발전에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문화재청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점점 많아지는 현실을 실감합니다. 올해 예산이 대폭 증가한 이유도 그런 인식 변화를 반영했다고 봅니다. 늘어난 예산만큼 문화재 보존과 활용 정책을 잘 추진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습니다.”평소에도 활기 넘치는 정재숙(59) 문화재청장의 목소리에 어느 때보다 힘이 실렸다. 최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정 청장은 문화재청 예산이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상황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개청 20주년으로 성년이 된 데 이어 물적 자원까지 두둑이 챙겼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는 “예산이 많다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문화재 관련 예산이 적어서 한계가 많았다”며 “기대에 부응하도록 확실한 변화를 보여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문화재청 예산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조 911억원이다. 당초 정부안보다도 275억원이 늘었다.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 도래 등으로 문화와 관광산업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그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해 재정 당국과 국회 관계자들도 충분히 공감한 결과라고 본다. 예산 증액에 따라 종전 지정문화재 중심의 보호 체계를 비지정문화재까지 넓히고, 문화재 보존과 방재에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유형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했던 무형문화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시민의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 ●지난해 궁능유적 1338만명 관람… 활용이 중요 -문화재는 보존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제는 유독 활용을 강조하는 듯한데. “문화재 정책 기조가 보존관리 중심에서 활용으로 넘어온 시기가 10년쯤 됐다. 과거의 궁능은 음침했다. 전각 문 하나 여는 데도 예민했다. 활용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 그런데 경복궁 야간 개장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이에 힘입어 다양한 문화재 활용 행사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궁능은 아무리 보존을 잘하더라도 사람의 온기가 들어가야 생명력을 얻는다. 문화재 보존이 시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활용은 문화재 보존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궁능유적본부가 출범한 뒤 4대궁, 종묘, 조선왕릉의 관람객이 전년 대비 17.8% 늘어 1338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21% 늘었다. 올해는 문화재 야행, 생생문화재 등 기존 사업 외에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세계유산축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역점 사업인 ‘2020 문화유산 캠페인’을 위해 7가지 문화유산 테마길도 개발했다. 우리 문화유산을 케이팝, K뷰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류문화 콘텐츠로 육성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마다 문화재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 문화재청장을 만나서 얘기 나누고 싶다는 지역민들도 많다. 예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문화유산은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여 줄 뿐 아니라 관광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 인구 감소와 산업단지 이동 등으로 지역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그 간극을 문화유산이 메꿔 주고 있다. 문화의 속성상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지금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사적·민속문화재 방재 확대… CCTV·드론 도입 -문화재 활용이 활발할수록 보존관리와 방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텐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책 기조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 문화재 재난안전 관련 예산이 전년 대비 27% 증액된 만큼 국보, 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었던 사적, 국가민속문화재 등의 방재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힘쓸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폐쇄회로(CC)TV 설치, 드론을 접목한 감시 장비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돌봄대상 문화재를 8000개로 확대해 전문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295억원 규모의 가야역사문화센터 건립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가야사 복원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면서 속도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가야사는 우리 고대문화의 한 축이었음에도 그간 신라·백제 문화권에 비해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정부가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로 삼은 것은 영호남 지역 균형발전과 소홀했던 고대문화를 평등하게 연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가야역사문화센터는 흩어져 있던 가야문화권 관련 자료와 성과를 통합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곳이다. 일부에서 예산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결과 정비가 시급한 곳이나 장기적으로 문화재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토지매입 등에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가야사 재조명 과정 등에서 고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학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서 신중히 추진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지금 남북관계로 볼 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청장 취임(2018년 9월) 때 ‘남북교류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취임 한 달 만에 ‘10·4 선언’ 기념 행사차 평양에 다녀오고,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가 고무적이었다. 북미관계가 어긋나면서 모든 교류 사업이 멈춰 매우 아쉽다. 하지만 남북이 씨름을 세계유산에 공동 등재한 경험에 비춰 정치 상황과 별개로 급격히 진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DMZ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 구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점도 큰 힘이다. 언제든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해 나갈 것이다. 올해 말까지 세계유산 등재 전 단계인 잠정목록 등재를 목표로 삼고, DMZ 자연유산 실태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7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국제학술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정책은. “우리 삶의 공간은 다양한 흔적이 겹겹이 쌓여 이뤄진 역사적 장소다. 근대시기의 공간과 유산도 마찬가지다. 근대문화유산법을 제정해 등록문화재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을 통해 도시재생과 관광자원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문화재 애정 남달라… “정책 점검·실행해 행복” 언론인 출신 첫 문화재청장이 된 지 어느덧 1년 5개월. 발로 뛰는 기자의 오랜 습성 탓에 책상 앞에 앉아 있기보다 나라 안팎을 종횡무진하며 현장을 누비느라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어딘가로 움직이고 있어 별명이 한동안 ‘이동 중’이었는데 지금은 ‘대기 중’으로 바뀌었단다.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과 DMZ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남북교류사업에 대해서도 ‘중단’ 대신 ‘대기 중’이라고 표현했다. 정 청장은 30년 기자 시절 대부분을 문화 분야, 그중에서도 문화재에 남다른 애정과 식견을 갖고 매진했다. “인생 말년에 돌발 상황”이라고 표현할 만큼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변신이었지만 그는 “기자로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던 문화재 정책을 내부에 들어와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점검하고, 현장에서 실행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복으로 여긴다”며 웃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정재숙 청장은 ▲1961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교육학과, 성신여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수료 ▲1988년 서울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1995년 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2002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2008년 중앙일보 문화데스크·논설위원 ▲2013년 국립현대무용단 이사 ▲2014년 문화재청 궁능활용심의위원
  • 이란 대미보복 공격 속 美 파병 요청에 靑 “교민 안전 최우선”

    이란 대미보복 공격 속 美 파병 요청에 靑 “교민 안전 최우선”

    “교민 안전 이미 많은 조치 내렸다”“외교부, 현지 당국과 긴밀 협의 중”“시시각각 보고 받아 상황 예의주시”美대사 “韓 중동에 병력 보내길 희망”중동 에너지 의존 높아 경제대책회의 계속원유 70%·LNG 38% 이상 중동산‘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 예정대로이란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중동에 병력 파병을 요청 받았던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미군기지 공격을 감행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을 지원하는 동맹국도 공격 대상이라고 천명했다. 청와대는 8일 “교민 안전이 최우선이며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군사동맹국이자 남북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란 상황과 관련해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지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민의 안전 문제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면서 “교민의 안전과 관련해 이미 많은 조치가 이뤄졌다.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경제 관련 모든 부처에서 계속 대책회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날 경제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이는 중동이 한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국내 원유·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지난해 1∼11월(추정치) 원유 70.3%에 달하며 액화천연가스(LNG)도 38.1%로 높은 수준이다. 청와대는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 안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이란혁명수비대는 지난 3일(현지시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사살한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8일) 새벽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연합군 기지 등에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의 공격시 문화유적지를 포함한 52곳을 공격지점으로 정해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위협한 데 이어 이날 보복 공격 이후 트위터에 “우리는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단연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잘 갖춰진 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란 과의 전면전 우려를 높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한 데 대해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보도자료에서 밝힌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밤 KBS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한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공동방위’ 동참을 요구해온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과 같은 논리다. 청와대는 지난 6일 긴급 NSC 상임위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12월 12일 NSC 상임위 회의 때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이를 두고 당시 일각에서는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수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후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을 뿐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6일 긴박해지는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일본 관계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해상자위대를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충돌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 현지시간 8일로 예정된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특별한 일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정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고위급 협의 참석 차 전날 미국으로 향했고,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대북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충격적 실제행동’ 예고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에서 남북협력 증진 기조를 천명한 만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한미일 또는 한미 간 별도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추진·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협력 방안을 두고 해리스 대사가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한미 간에 수시로 소통을 통해 여러 사안을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대해 청와대가 일일이 답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北 전원회의 분석 1] “北은 치열하게 생존전략 고민하는데 우리는”

    [北 전원회의 분석 1] “北은 치열하게 생존전략 고민하는데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데 과연 우리 정부는…” 조성렬(62)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정성장(55)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연말 나흘 동안의 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새해 첫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의 신년 대담을 통해 하노이 결렬 전후에 미국과 북한의 협상 라인이 교체됐는데 우리 대북 라인에는 일정한 쇄신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아주 치열하게 앞날을 고민하는 데 견줘 우리는 너무 고지식하고 답답하게 대응해왔다는 날선 지적을 내놓았다. 또 올해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총선, 도쿄올림픽 등 전략무기로 도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널려 있어 현 상태에서 ‘그대로 멈추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북미 협상의 틀을 확대하고 다시 6자회담으로 넓혀 향후 평화체제 구축의 디딤돌로 삼자는 얘기도 나왔다. 사회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봤다.사회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 총평부터 해달라. 조성렬 많이 우려했지만 생각만큼 파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특히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은 단순한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2018년 신년사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톱다운 방식이 하노이 노딜로 타격을 입고, 이제는 중견 간부 이상의 의견을 수렴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고, 비핵화 조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조건부로 여지를 남겼다. 전반적으로 김 위원장이 파국으로 끌고가기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상황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김 위원장이 나흘 동안 평양에 간부들을 모아 안보전략과 생존전략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공언하지 않았지만 내용적으로는 미국과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이지만 명확하게 드러냈다. ‘정면돌파 노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국제사회의 어떤 제재가 닥쳐도 북한은 선택한 길을 간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미사일 능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정확히 밝힌 마당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치열하게 고민한 것에 대한 대응을 역시 치밀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사회 나흘의 전원회의, 신년사 생략이 처음부터 계획됐다고 보는가. 정성장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한 것으로만 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 늘 북한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느끼면 나흘이고 닷새고 전원회의를 이어갔다. 1990년 1월 5~9일 전원회의를 했는데 동구권과 베를린 장벽 붕괴로 어렵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닷새 동안 토론했다. 1974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후계로 지명했을 때도 길게 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7시간이나 보고했다는 것은 작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당과 정부 간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침을 전달했다는 점 등에서 아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사회 ‘새로운 길’이 생각보다 약해 보인다.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정성장 북한의 표현이 과거에 비해 덜 거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2017년 12월 이후 상황을 나름대로 잘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노골적으로 과거의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간다고 강경하게 표현하면 북중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 해서 이번 보고서 내용을 보면 상당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이 많아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조성렬 지난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가능성을 처음 얘기했고 그 뒤 그것을 제대로 정의한 적이 없다. 지금 결정서에도 새로운 길의 실체가 없다. 추정하자면,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얘기한 세 가지, 자립자력의 열풍을 통한 자력갱생, 국가방위력 향상을 통한 군사력 강화, 세계평화애호세력과의 국제연대라고 정리할 수 있다. 결정서를 보면 자력갱생을 자력부강, 자력번영으로 표현하였고,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적 성격을 띤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천명하였다. 다른 산업 분야도 일정한 성과를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북한이 지난해 병진노선 종료 선언하면서 경제총력노선으로 넘어갔는데, 결정서에는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음으로써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간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과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6·12 싱가포르 합의한 레드라인을 넘느냐가 관심사인데 결정적인 파기 선언은 하지 않았다. 협상 중단을 선언하지도 않았다. 대미 강경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판을 깬다는 비난은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읽힌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재 일부 완화 초안을 제출했고 회람 중이라 두 나라의 체면도 살려주자는 뜻도 있겠고, 자신들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되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김 위원장이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본다고 했는데. 정성장 2013년 병진노선을 채택할 때만 해도 국제사회 제재가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다. 북한의 군사기술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아 재래식보다 핵미사일에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해 단거리 시험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북한은 핵무기 집착에서 벗어나 재래식 무기도 강화하는, 포괄적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7년 전만 해도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못하고 관계 개선도 안됐는데 지금은 북중관계가 정상화됐다. 또 북한 제조업의 국산화도 진척됐고, 북한 스스로 발전 모색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사회 많은 이들이 북미 대화의 전기가 4~5월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조성렬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키리졸브 훈련을 실시했는데, 작년에는 동맹2019-1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했다. 올해도 이걸 강행하겠다고 하면 북한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작년엔 평창올림픽 이후로 한미 군사연습을 미루고, 실제 훈련도 아주 간략하게 형식적으로만 치뤘는데, 이를 통해 남북과 북미 관계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해서 4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더욱 신경쓰는 건 핵비확산조약(NPT) 창립 50주년을 맞아 5월초 뉴욕에서 NPT평가회의 열리는 것과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자랑스럽게 과시할 수 있지 않느냐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 대선 예비경선이 치열해질 시점이고 우리도 4·15 총선이 있어서 우리 정부는 그 전에 북미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겠지만 그 때까지 북미의 입장 차는 결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도 시간 끌면서 상황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선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북한도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라도 무리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 사회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해 남북관계가 딱 한 줄 스치고 지나가듯 언급됐는데. 정성장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 중요하게 고려된 적도 있었다. 1990년 1월 전원회의 직후 남북 정부정당 연합회의를 제안해서 이것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남북관계를 언급 안한 것은 한국정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북미협상 관련해 특별히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거나 건설적 역할을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지난 4월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북한은 의도적으로 남한을 배제해왔다. 조성렬 지난해 하노이 결렬 이전만 해도 남북이 긴밀하게 협의했던 것 같다. 하노이 노딜 이후 강한 불만이 표출됐고 북한은 제재 완화에서 안보 문제로 중심점이 이동했는데도 남쪽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경제문제만 얘기하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예를 들어 G20 회의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경제론을 주창하고, 8·15 경축사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되풀이하고,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DMZ국제평화지대를 위한 남북철도연결을 공언하자 안보리 제재 같은 것 하나 풀어주지 못하면서 허황된 약속만 늘어놓는다고 보는 게 아닌가 싶다. 더욱이 첨단 무기 도입하고 한미 군사연습 계속하는 데 대한 불만들이 쌓여 북한 내부에서도 대남 불신이 커진 것 같다. 최근 북한 내부적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의 동결은 북미 관계와 연동돼 있어 상당 기간 교착이 불가피하지만 민간 교류까지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사정 때문에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문제를 논의했으면서도 결정서에는 담지 않은 것 같다.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정부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측을 무시했다기보다 4월 총선도 있고 해서 과연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게 도움이 될지 정치적 고려를 한 것 같다. 봄이 되면 민간 교류에 관한 제안이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 文 “北 비핵화 실천하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 보여야”

    文 “北 비핵화 실천하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157개국 508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보유한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구상’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은 여전히 마음을 다 열지 않고 있다. 북미는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미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를 위해 열린 마음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이다. 이어 “다행인 것은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고는 정치·경제 분야 유명인사들의 논평 등을 전하는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의 요청에 문 대통령이 응하면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혼자 이룰 수 없다”며 “우리 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더라도 결국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경기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축구 경기와 같다. 축구경기장의 시끌벅적함 속에 평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가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한국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며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상대와 국제질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과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동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행동이 계속되면 서로를 더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평화가 올 것”이라며 “더 자주 평화를 얘기하고, 평화로 가면서 서로의 생각을 모두 꺼내놓고 이것저것 행동해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을 거론하며 “북한의 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평화체제가 이뤄지고 국제사회 지지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또 “평화를 통해 한국이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라며 “남북 사이 끊긴 철길·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분단이 더는 평화·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 남북한이 주변 국가들과 연계한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번영하고 다시 평화를 굳건히 하는 선순환을 이루고자 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묵묵히 기다려 평화가 온다면 좋겠지만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라며 “평화는 고요한 상태가 아니다. 다양한 만남과 대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담대한 행동, 평화가 더 좋은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내야 평화는 모습을 드러낸다”고 언급했다. 또 “숲이 평화로운 까닭은 무수한 행동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며 서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기대고 살기 때문”이라며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라 했던 간디 말처럼 평화 열망을 간직하면서 떠들썩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여기저기 찬성과 반대에 부딪히는 과정이 모두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반도는 ‘평화 만들기’가 한창으로, 눈에 보이는 이벤트가 없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도도하게 흐른다”며 “공동경비구역(JSA)에는 권총 한 자루 남겨놓지 않았고 비무장지대(DMZ) 초소를 철수하면서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평화는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U2’의 보노 반갑게 접견, 어제 김정숙 여사와 환담

    문재인 대통령 ‘U2’의 보노 반갑게 접견, 어제 김정숙 여사와 환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록 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접견했다. 보노는 다양한 정치, 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내 관심을 모았고,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고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 나서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1억 8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를 22회나 수상했다. 문 대통령은 40분의 접견을 통해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보노는 “음악은 힘이 세다(Music is powerful)”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접견은 보노가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감사를 표하겠다면서 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라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보노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점을 들어 “진정한 기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제는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답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보노는 자신의 서재에서 꺼내온 것이라며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로부터 직접 친필 서명을 받은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정숙 여사 역시 전날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U2 내한공연을 관람하기 전 보노와 환담을 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여사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 평화를 향해 갈 길이 멀지만 꼭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노는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다”며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왕이, 文 면전서도 美 때려… 文 “시진핑 내년 조기 방한 기대”

    왕이, 文 면전서도 美 때려… 文 “시진핑 내년 조기 방한 기대”

    전날 강경화와 회담 이어 서울서 美 비판 文 “한반도 평화 중대기로… 中이 지원을” 시 주석 상반기 국빈 방한은 사실상 확정문재인 대통령은 5일 “핵 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력 사용’ 발언, 이에 대한 북한의 ‘무력 응대’ 맞불 언급 등 북미 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론을 당부한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상호안전보장·공동번영 등 한반도 비핵화·평화 3대 원칙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대한 중국 측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관광분야 교류·협력이 활성화될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양국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 국무위원은 전날에 이어 대통령 앞에서도 직설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왕 국무위원은 “현재 국제 정서는 일방주의, 그리고 강권 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한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서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같이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국과 무역분쟁, 사드 배치 등으로 갈등을 빚어 온 미국을 겨냥한 셈이다. 전날에도 왕 국무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냉전 사고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패권주의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양국은 외교장관 회담에서 교감이 이뤄진 시진핑 국가주석의 내년 상반기 국빈 방한을 사실상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이 내년 조기에 이뤄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국무위원은 시 주석의 안부인사를 전하며 “중국 측은 이달 말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FTA 타결 가속도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FTA 타결 가속도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모하맛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공동번영 비전 2030,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의 목표는 같다”며 “우리가 함께하면 양국 협력을 넘어 아시아의 더 굳건한 통합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양 정상은 그간 협의해온 성과를 기반으로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FTA 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 및 방산, 보건의료, 중소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할랄산업 협력에서도 모범사례를 계속 만들어 가기로 했다. 회담 후 양국은 정상 임석 아래 ICT, 디지털정부, 보건의료, 상·하수관리 협력 등 4개 분야 양해각서를 맺었다. 문 대통령은 회담 후 공식오찬에서 “총리의 동방정책으로 말레이 딜레마(Malay Dilemma)는 ‘말레이시아, 볼레(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며 “양국이 아시아의 정신으로 함께 협력할 때, ‘경제는 성장하지만, 정치,외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가치가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는 총리님을 ‘아세안의 현인’으로 존경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지혜를 나눠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거론하며 “말레이시아는 이 구상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을 끝으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1차 한·메콩 정상회의 계기에 방한한 아세안 9개국 정상들과의 릴레이 개별회담을 마무리했다. 한편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마하티르 총리 부인인 시티 하스미 여사와 75분간 환담하고 양국 여성의 사회 진출, 의료보장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시티 여사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여성 산부인과 의사로 여성 지위 향상에 선구자 역할을 했다. 오지 의료 봉사 등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존경받는 여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티 여사는 1980년대 한국 방문 경험을 소회하며 “당시에는 한국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부분에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고위직에도 진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한국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놀랍도록 향상됐다”며 “정당에서도 여성 공천을 늘리고 있고, 여성 각료도 30%를 넘었다. 부총리도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여성들에게) 더 많은 교육을 하려는 부모의 열성과 더 열심히 하려는 여성들의 노력이 있어 한국의 여성 진출이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티 여사도 “말레이시아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 노력을 해왔다. 여성이 사회 진출을 못한다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김 여사는 환담장에 놓인 십장생도 병품을 설명하며 “건강히 장수하시기를 바란다. 특별히 석류도 장식했다. 석류에는 ‘주머니 안에 많은 씨앗을 품고 있어서 다산과 번영을 의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남북 평화교류 시대 준비”…한반도 평화관광시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비전 토론회

    “남북 평화교류 시대 준비”…한반도 평화관광시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비전 토론회

    남북 평화교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한반도 평화관광시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비전 토론회’가 16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서울신문 서울정책아카데미가 주관했다. 토론회에 앞서 김창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남북한 교류협력이자 한반도의 평화정착, 평화통일을 위한 화해와 소통의 장이 됐던 금강산관광이 잠정적으로 중단을 선언한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울과 평양의 도시간 교류부터 단추를 잘 꿰어 과거 독일 통일과정을 되새기며 긴 호흡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이사장은 “관광교류는 어떠한 시대적 상황에서도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서울과 평양을 연계한 관광상품이 개발될 수 있다면 실질적인 평화관광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토론회에서는 심요섭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제를 했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형우 스포츠조선 부국장, 김성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김지선 한국관광공사 한반도관광센터 차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심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관광시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비전’ 주제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의 평화관광 탄생 배경과 평화관광 관련 자치단체 주요 평화관광 프로그램, 독일과 키프로스 등 해외 평화관광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서울시의회 역할에 대해 서울-평양 시민의 제한적 통행 및 여행 허용 추진, 서울-평양의 장기적인 문화체육 교류 추진, 서울-평양 또는 서울과 북한 내 도시간 재매결연, 서울시 남북문화체육관광 협의회(가칭) 설치 등을 제안했다. 그는 “동서베를린 시민부터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한 후 서독주민의 동독방문을 허용하였던 동서독 통행협정 사례를 바탕으로 서울-평양시민에 대한 제한적 상대도시 여행을 하도록 추진하고, 경의선 연결을 통한 서울-평양 철도이동, 김포공항-순안공항 셔틀 직항노선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임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남북한 자유관광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지만 분단국 사이의 관광은 특히 인적교류의 활성화라는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회가 신한반도체제 형성과 평화경제, 평화관광 구현을 위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국장은 “평화관광은 단순한 산업으로서 관광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남북 당국간 신회를 쌓아가는 창구역할과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인도주의적 평화의식 고양 등에 종합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일련의 현실적 제약으로 남북교류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때 민의의 대변자인 지방의회의 역할과 운신의 폭은 상대적으로 넓고 유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김 연구위원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평화관광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면서 “정부는 DMZ 를 남북한 관광교류의 거점 및 세계평화 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DMZ 및 인접 지역의 폐 군사시설 관광자원화, 평화관광 테마 열차운행, 평화의 도보여행길 조성, 판문점 정상회담 장소의 관광명소 개발, DMZ 국제평화음악제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통일부, 국방부 ,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많은 부처가 DMZ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러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역할 정립 및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다가올 한반도 관광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생명공동체 만드는 열쇠로 남북 평화의 문 열어야”

    “생명공동체 만드는 열쇠로 남북 평화의 문 열어야”

    인상 쓰고 상대 미워하는 운동 오래 못가 내부 의견 불일치 땐 상대와 교섭 힘들어 트럼프·아베에게도 리더 역할 권고해야 “서초동 집회나 광화문 집회나 할 얘기 다 했으니 그만 하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얘기했다. ‘우리가 더 많이 모였네’ 다투는 건 애들 짓이나 다름없다.” 정성헌(75)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은 지난 10일 강원도 인제 서화리 민간인통제선 근처 평화생명동산을 찾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정 이사장은 11년째 평화 통일 교육과 생명 운동을 일구고 있다. 지난 11일과 12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 등이 후원하는 청소년 영상축제 진행 과정에서 만나 평화와 생명, 남북관계 등 다양한 화두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정 이사장은 1977년부터 1995년까지 가톨릭농민회를 이끈 ‘진보 농사꾼’으로 우리밀 살리기 운동본부장을 지냈고 협동조합 운동의 원조 격이다. 20년 가까이 남북강원도 교류협력위원회에서 일했고 2010~13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좌우 모두와 대화가 통하는어른이란 평가가 있는데. “기분 좋게 운동하자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인상 쓰고 상대를 미워하는 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 -평화생명동산이라 이름 지은 이유는. “다섯 살에 6·25를 경험해 전쟁은 싫다, 평화가 좋다는 것이 논리 이전에 의식 심층에 있다. 형제 이름을 ‘평’(平)과 ‘화’(和)로 지었다. 가톨릭농민회 때부터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고민했다. ‘생명의 열쇠로 평화의 문을 열자’는 것이다. 남북 평화도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어야 한다. -지금의 남북 및 북미 대화는 물론 세상 돌아가는 일을 보면 갑갑함을 많이 느낄 것 같다. “모순의 뿌리가 복잡해 착착 풀리지 않는다. 늘 길게 생각해야 하고 내부 평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내부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상대와 교섭할 때 힘이 따르지 않는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은 이들은 통합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배제의 정치를 하게 되니 더 심해진다. 2040년대 중반이 되면 화석연료가 바닥난다. 북한은 시간도 많지 않고, 산에 나무도 없지 않으냐고 얘기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근본을 얘기하는 게 좋다. 비무장지대(DMZ) 안의 경계초소(GP)를 없애면 기분은 좋지만 다시 지으면 그만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땅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근본을 얘기해야 한다.” -주변 강대국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당신 임무는 지구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며 그게 지도자가 할 일’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성심껏 만들 때 일본과 중국의 괜찮은 사람들이 존경하게 된다. 아베의 허튼 생각도 말발이 덜 먹히게 된다. 과거사를 갖고 따지면,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에 안 들어 싸움밖에 벌어지지 않는다. 아무도 못 사는 동네에 원자폭탄이 있으면 뭐하고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만들었는데 기후 이탈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김정은과 아베에게 얘기해야 한다.” -밥을 먹는 입이나 말하는 입이나 한 가지란 발언은 절묘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들어가는 것과 나가는 것이 하나란 것이다. 조국 근대화를 얘기하면 ‘촌놈’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글 사진 인제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3] 좌파 농사꾼 정성헌 “두 아들 이름이 평과 화”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3] 좌파 농사꾼 정성헌 “두 아들 이름이 평과 화”

    “싸움은 조금 말린다. 서초동 집회나 광화문 집회나 할 얘기 다 했으니 그만 하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얘기했다. ‘우리가 더 많이 모였네’ 다투는 건 애들 짓이다.” 정성헌(75)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은 지난 10일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 근처 서화리의 평화생명동산을 찾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정 이사장은 11년째 평화통일 교육과 생명 운동을 일구고 있다. 지난 11일과 12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 등이 후원하는 청소년 영상축제가 진행됐는데 미리 만나 하 수상한 시절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1964년 강원 춘천고를 나와 1969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부터 1995년까지 카톨릭농민회를 이끈 ‘좌파 농사꾼’이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본부장도 지냈고 협동조합 운동의 원조 격이다. 20년 가까이 남북강원도교류협력위원회에서 일했고 2010~13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그와 함께 동산을 돌아보는데 금강산 방향으로 두 대의 탱크 ‘평화’와 ‘통일’의 포신이 뻗어 있는데 들꽃들이 꽂혀 있었다. 우리 몸의 오장육부에 유익한 식물들을 심은 정원도 눈길을 끌었다. 용기가 참 대단하다고 말했더니 “어렵게 생각하면 한이 없다.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재미있게 해내면 된다”는 소신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1964년 6·3시위 때부터 한결같이 운동에 매진했고 지금도 좌우 어느 쪽으로든 대화가 되는 몇 안되는 어른이란 평가를 듣는데. → 기분 좋게 운동하자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인상 쓰고 상대를 미워하는 운동은 오래 가지 못한다. -평화생명동산이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다섯 살에 6·25를 경험해 전쟁은 싫다, 평화가 좋다는 것이 논리 이전에 의식의 심층에 있다. 형제 이름을 외자로 ‘평’과 ‘화’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도 카톨릭 농민회 회원인데 카농 활동은 유신이나 전두환 정권을 상대로 민주화 투쟁과도 연결됐지만 그보다는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하느냐를 더 고민했다. 자연과의 공존이 최고의 평화다. 평화와 생명은 동전의 양면이지만 절실한 것을 앞에 놓자는 뜻에서 한국전쟁 때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이곳을 ‘평화생명동산’이라고 이름지었다. 하지만 기조는 ‘생명의 열쇠로 평화의 문을 열자’는 것이다. 남북 평화도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어야 한다. 군사적 얘기로 시작하면 군사적 얘기로 끝난다. 인간과 뭇생명이 어울려 사는 터전을 만들 수 있느냐로 대화의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남북 및 북미 대화를 보면 갑갑함을 많이 느낄 것 같다. → 모순의 뿌리가 복잡해 착착 풀리지 않는다. 늘 길게 생각하고 내부 평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내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교섭할 때 힘이 따르지 않는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은 이들은 통합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배제의 정치를 하게 되니 더 심해진다. 그런 점이 아쉬울 뿐이다. 외국과는 이익을 놓고 얘기하면 되고 타협할 수밖에 없고, 군사적 얘기만 하면 사정하게 된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화석연료가 바닥나면 생명이 깃들 수가 없다. 너희 북한은 시간도 많지 않고, 산에 나무도 없지 않느냐고 얘기해야 한다. 대개 군사적 힘의 관계나 논리를 얘기하기 시작하면 국제적 관계나 논리를 뛰어넘지 못하기 마련이다. 시간이 걸려도 근본을 얘기해야 한다. 바탕을 얘기하지 않고 DMZ 안의 GP를 없애면 기분은 좋지만 나중에 다시 지으면 그만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땅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얘기해야 한다. -말씀대로라면 대화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겠다. → 그러면서도 패권 질서의 향방을 잘 봐야 한다.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당신의 임무는 이 지구를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게 지도자가 할 일’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에게 그런 말이 먹히겠느냐고 회의하지 말고 그래도 해야 한다. 트럼프에게 잘 보여야 하지 않나 생각하면 더 망가뜨리는 것이다.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성심성의껏 추구할 때 일본과 중국의 괜찮은 사람들이 존경하게 된다. 아베의 턱도 없는 소리가 말발이 덜 먹히게 된다. 과거사를 갖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에 안 들어 싸움밖에 안 벌어진다. 아무도 못 사는 동네에 원자폭탄이 있으면 뭐하고, 개헌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만들었는데 기후 이탈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 김정은과 아베에게 얘기해야 한다. 2040년 중반에 한창 때가 되는 청소년들이 이산화탄소를 줄이자고 학교 파업을 하고 있다. 2030년대로 예상되는 기후이탈을 늦추거나 완화시키려면 지금이라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제정신 가진 이들은 10여년도 남지 않았다는 걸 안다. 감수성 민감한 유럽 아이들이 학교 파업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올해 태어난 이들이 스무살이 됐을 때 좋은 환경에서 숨쉬게 하는 게 민족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밥을 먹는 입이나 말하는 입이나 한 가지란 지론은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들어가는 것과 나가는 것이 매한가지란 것이다. 누구나 들어가는 밥은 신경 쓰는데 나가는 것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가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둘 다 중요하다. 조국 근대화를 얘기하면 ‘촌놈’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온전한 민주주의로 가야 하는데 하나하나 따지고 다 달라고 한다. 그게 진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나. 주인은 잘못된 것은 시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계속 달라고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사람은 줄 때도 있어야 하고 작은 잘못은 덮어줄 수 있다. 그런게 주인이다. 가치나 생활습관, 제도가 민주주의인데 온전하지 않다. 부부 간에도 자기 주장만 하면서 살 수 없다. 남북 문제를 놓고도 투명성을 앞세워 다 밝히자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그런다. 밝히지 말아야 할 일도 있는 법이라고,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얼마나 바뀌었는지. → 지난해 2월 28일 22%가 거부하는 가운데 취임했다. 110일 동안 3000여명과 얘기를 했고, 들어도 봤다.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70% 정도 됐다. 날 따르라고 한 건 아니다. 현장 조직을 돌아보며 의견을 나눴더니 합의도가 80%로 올라갔다. 오래된 조직이어서 관성과 타성이 있었다. 시간이 걸리는데 스스로 바꾸는게 가장 확실하다. 힘에 의해 바뀌면 안된다. 용어에 매달리지 말라고 했다. 껍데기를 바꾸니 얼마나 힘들겠느냐. 더 안되는 이유는 난 옳고 넌 틀리다고 마음먹고 말로만 그래서다. 치유나 개량을 할 수도 있다. 개혁이란 단어에 다 집어넣을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압축 성장과 압축 민주주의를 했으니 건강한 몸으로 바꾸자, 함께 하자는 뜻에서 치유라고 하는 게 옳다. 개량도 많이 해서 개혁보다 나은 성과가 축적되면 그만이지 않은가. 땅을 구해서 ‘나눔의 과수원’ 광고를 한다. 5000원 이상 내면 묘목 한 그루를 심는다. 누구나 따서 드세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다섯 개 더 따가세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너와 나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새마을운동회에서도 올해 몇십 군데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 것이다. 평화운동이라고 복잡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사람들의 올바른 관계를 만들고 아름다운 일을 많이 만드는 것이 진짜 운동이다. 인제 글·사진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DMZ, 새로운 상상력으로 바라보자/서호 통일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DMZ, 새로운 상상력으로 바라보자/서호 통일부 차관

    지금의 판문점은 정전협정 조인식을 한 곳이 아니다. 현 판문점에서 약 1㎞ 떨어진 널문리 주막마을에 정전협정 조인식을 위해 목조건물을 신축했는데 그곳이 구 판문점이다. 현재 판문점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군사정전위원회 등의 회의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그 후 정상회담을 비롯한 숱한 남북대화의 중요한 장면들이 판문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판문점은 그야말로 남북관계사의 축약판이다. 판문점을 품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도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태봉국 수도였던 철원성 터 인근에는 금강산선 철도가 군사분계선을 가로지르고 있다. 철원평야에는 하나의 마을이었을 민가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정전협정 체결로 전쟁이 멈춘 자리에 군사분계선이 그어졌다. ‘완충구역’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동식물의 천국이 되었다. 남북 간 반목과 대치가 심화하면서 비무장지대는 중무장지대로 바뀌었다. 수많은 군사장비가 반입되고 곳곳에 감시초소(GP)가 세워졌다. 소규모의 군사적 충돌도 빈번했다.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둔 대규모 무력이 억지력으로 작용해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국제정치학에서 비무장지대는 정전이 잘 지켜진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최근 비무장지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와 있다. ‘9·19 군사합의’ 이후 남북은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일부 감시초소를 철수했다. 남북의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안에 오솔길을 내고 군사분계선을 오가며 검증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동경비구역에서 모든 총기는 제거되었고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유해 발굴도 이뤄지고 있다. 파주·철원·고성에는 군인들이 감시초소를 오가던 길을 개방해 어느덧 1만 30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 길을 방문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전체제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맹자는 ‘항심(恒心)의 근거는 항산(恒産)’이라고 했다.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여건도 필요하다는 뜻이리라. 전쟁이 일어날 리 없다는 확신, 나의 일상이 지속되리라는 믿음, 이것이 우리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담보하고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항산’이 아닐까. 평화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였다. 남북은 물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참여로 비무장지대를 평화와 생태의 공간으로 바꾸어 나가자는 것이다. 정전으로 인해 보존된 천혜의 자연자원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비무장지대는 온대지방에 남은 거의 유일한 생태지구라고 한다. 세계유산으로 보존되어 남북은 물론 세계인들이 함께 누린다면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유익할 것이다. 비무장지대 안에 평화, 환경, 신뢰 구축을 연구하고 협의하는 기구와 단체들이 들어서게 된다면 그 자체로 남북 간 분쟁 가능성을 낮추고 서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다.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평화협력지구는 세계에 평화의 가치, 생명의 가치를 웅변하는 상징처가 될 것이다. 남북이 함께한 역사는 5000년이고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하다.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인 것이다. 남과 북이 맞대고 있는 비무장지대는 ‘국민을 위한 평화’, ‘온전한 일상을 지키는 평화’의 출발점이다. 미래세대에게 ‘불안한 평화’를 물려줄 수는 없다. 더이상 비무장지대를 낡은 질서의 틀에 묶어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도화된 평화를 남겨 주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다. 이를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비무장지대가 바로 그 시작이다.
  • [달콤한 사이언스]트럼프의 트윗이 막말?트윗 속 비밀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트럼프의 트윗이 막말?트윗 속 비밀 알고보니...

    “중국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회담을 가진 후 한국으로 갈 것이다.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인사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며, 미국 달러만이 유일한 화폐다.” “미국에 들어오는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각국 정치가들은 물론 학자들도 그의 트위터에 주목하고 있다. ‘트위터로 정치를 한다’고 할 정도로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수많은 트윗을 날린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은 충동적이며 예측불가하며 독선적이고 자기 생각만 반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언어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트윗 내용은 매우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영국 버밍엄대 영어학·언어학과 소속 전산언어학 연구자들은 약 10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트윗 전체를 대상으로 언어사용과 수사학적 전략을 정밀 분석한 결과 2016년 미국 대선을 전후해 언어사용 형태와 전략이 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6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학자, 정치학자, 정신분석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의 글과 그 이면에 있는 정서를 분석하는 연구를 했지만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변화 추이를 통해 수사적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는 연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9년 5월 4일부터 2018년 2월 20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에 올라온 트윗 전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중 1만 1303개 리트윗된 글을 제외하고 트럼프 본인이 작성한 2만 1739개의 트윗에 사용된 단어와 말뭉치(corpus) 36만 2653개를 분석했다.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대화형, 캠페인형, 자문형, 참여유도형 4가지로 크게 분류됐다. 트럼프가 충동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타겟을 명확히 파악한 뒤에 그에 맞춰 글을 올리고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인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분석해보면 트럼프 혼자만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트윗을 작성하는데 관여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당시에는 자문형태나 참여유도형태의 트윗이 많이 올라왔으며 트럼프 자신의 계정을 통해 대선운동팀과 소통하기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선 출마 결정을 충동적으로 결정했다고 알고 있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201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출연했던 TV프로그램 ‘어프렌티스’가 끝나갈 무렵부터 트위터의 언어사용 스타일이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 이 때 이미 대선출마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잭 그리브 버밍엄대 교수(응용언어학·코퍼스 언어학)는 “이번 연구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명확한 문체의 변형이 나타나고 이는 단순히 충동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하고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군인을 예우하고 있는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군인을 예우하고 있는가

    美, 참전용사 추모 위해 수천명 운집제복 입은 군인에 감사…좌석 양보도韓 공개적 군인 조롱·멸시와 대비돼‘나라 지키는 군인’ 예우 되돌아볼 때 지난 5월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는 구름같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6·25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90)씨의 ‘상주’가 되기 위해 모인 지역주민들이었습니다. 묘지 측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건강 문제로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유가족을 대신해 지역주민들이 젊은 시절 한국을 위해 싸운 참전용사의 상주가 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수천명의 인근 주민이 호응해 묘지로 모였습니다. 그들 중에는 차로 수백㎞를 운전해 온 이도 있었습니다. 육군 부대 ‘포트 녹스’ 소속 군인들은 성조기를 접어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국기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군악대의 나팔 연주, 추모곡 ‘어메이징 그레이스’ 백파이프 연주,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백대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군인에게 ‘비행기 1등석’ 양보하는 나라 미국의 공항에서는 종종 “군복을 입은 군인이 있으면 우선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을 합니다.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먼저 경례해 예우합니다. 비행기 1등석이나 어렵게 구한 식당 예약좌석을 군인에게 양보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제복 입은 군인을 만나는 많은 시민이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인사를 건넵니다. 프랑스 파리의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상이군인’에게 좌석을 양보하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에 대한 이들 국가의 예우와 존중은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떨까요. 퍼킨스씨 장례식 전날인 5월 24일 최종근(22) 하사는 경남 창원 진해해군기지사령부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함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습니다.국민들이 분개한 사건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요새 군대 해군에서 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다치는 놈들도 많고 사고로 죽은 놈들도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조심하지도 않은 거냐’, ‘당연히 요즘 군대에서 사고 많이 난다는 것을 알면 알아서 조심했어야지. 왜 조심하지 않은 거냐’ 등 조롱글이 여러차례 게시됐습니다.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다. 요즘 얼마나 세상이 흉흉한데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챙겼어야지. 쯧쯧. 왜 남자가 그런 일을 당하냐’라는 글과 ‘남자 해군 죽은 건 온 국민이 슬퍼해야 한다고 강요하나’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해군이 즉각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네티즌들도 “군인의 희생을 농락하는 자를 부디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들끓었지만 실제로 이들을 규제하거나 처벌할 규정은 없습니다. 이런 점을 노린 군인과 순직자 조롱, 멸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법적 허점의 틈바구니를 메울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군인을 대우하는 모습입니다. ●“군인 죽은 걸 슬퍼해야 하나” 조롱하는 세상 결국 최 하사의 아버지는 “정치권이 나서달라”고 통곡했습니다. 정치권도 당시 반짝 관심을 가졌을 뿐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두 상황, 이해가 되나요. 최근에는 또 다른 사건이 국민들의 분노를 불렀습니다. 하재헌 예비역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또 양쪽 고막이 파열됐고 오른쪽 엉덩이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부상 이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하다 “장애인 조정 선수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1월 31일 전역했고 다음달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습니다. 육군은 하 예비역 중사가 전역할 당시 ‘군인사법 시행령’의 전상자 분류표 규정에 따라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의미하는 ‘전상’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분류표는 분명히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7일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는 하 중사를 ‘공상’으로 판정했습니다. 공상은 교육, 훈련,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안전보장 등의 직무수행을 하다 입은 상이를 의미합니다. 보훈처는 군과 달리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경계·수색·매복·정찰·첩보활동 등의 직무수행 중 상이’를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그러나 이런 판단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습니다.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의 공상은 ‘사고’와 ‘재해’에 의한 상이를 바탕으로 합니다. 하 중사의 다리 절단을 일반적인 ‘지뢰 사고’라고 판단한 겁니다. 당시 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군은 몰래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측 감시초소(GP) 전방에 있는 철책의 통문 부근에 지뢰 3개를 매설했습니다. 조사단이 “목함지뢰가 빗물에 떠내려왔을 가능성은 0%”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것은 ‘의도적 도발’이지 ‘사고’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보훈처는 천안함 피격사건은 ‘전상’으로, 목함지뢰 사건은 ‘공상’으로 달리 분류했습니다. ●나라 지키는 이들에 대한 예우 생각할 때 참다 못한 하 중사는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훈처는 유공자로 정치하지 말고 명예를 지켜 달라. 다리 잃고 남은 것은 명예뿐인데 명예마저 빼앗아가지 말라”며 여론에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곧바로 성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상과 공상의 보훈급여 차이는 5만원”이라며 “전상과 공상의 혜택은 똑같다. 다만 ‘전상군경’ 판정으로 명예를 입증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고 그제서야 보훈처는 “재심의 과정에서는 기존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하 예비역 중사 ‘공상’ 판정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의해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전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70.0%였습니다. ‘교전이 없어 공상판정이 맞다’는 응답은 22.2%에 그쳤습니다. ‘모름·무응답’은 7.8%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군은 2002년 제2연평해전 생존자들에게 해저에서 인양한 참수리 고속정 357호정의 펄을 치우도록 지시했습니다.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특진은 커녕 트라우마 치료도 변변히 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참전용사’도 사망하거나, 7급 이상 상이 등급을 받거나, 훈장 등을 받지 못하면 국가유공자로 예우받지 못 합니다. 그래서 17년이 지난 지금도 제2연평해전 참전 예비역 중 2명이 국가유공자 지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군무새’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인’과 ‘앵무새’를 합성한 신조어로, 군대에 다녀왔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군대로 몰아간다는 뜻을 담은 ‘군 비하 용어’입니다. 최근에는 방송에서도 이런 용어가 공공연하게 사용돼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있습니다. 군인에 대한 예우는 명예로, 그리고 다시 군인의 사기로 돌아옵니다. 만약 제도가 부족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봐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하재헌 중사 ‘공상’ 논란 정치권 확산…野 “관련자 문책해야”

    하재헌 중사 ‘공상’ 논란 정치권 확산…野 “관련자 문책해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은 17일 국가보훈처가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 대해 ‘전상’이 아닌 ‘공상’ 판정을 내린 것을 놓고 “영웅의 명예를 폄훼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관련자 문책과 보훈처장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탄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이념 편향적인 보훈 행정으로 독립유공자를 모독하던 보훈처가 이제는 국가를 위해 몸 바친 영웅의 명예마저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명백한 도발마저 북한과 무관한 사고인 것처럼 판단한 것은 아닌지 그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 전원을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보훈처가 정권의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휘둘려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보훈처장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도발로 두 다리 잃은 군인에게 북한 도발이 아니라는 보훈처”라며 “대통령이 북한 눈치 보니 보훈처까지도 북한 눈치를 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목함지뢰는 명백한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라며 “보훈처장은 목함지뢰도 남북 모두의 잘못이라 말하고 싶은 것인가. 대통령이 정상적 판단을 못 하니 국가 전체가 비정상이 되어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훈처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두 다리를 잃은 하 예비역 중사를 ‘전상’이 아닌 ‘공상’으로 판정해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는 지난달 7일 회의에서 하 중사에 대해 공상 판정을 내리고 같은 달 23일 이를 하 중사 본인에게 통보했다. ‘전상’은 적과 교전이나 무장폭동 또는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행위,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입은 상이를 의미한다. 반면 ‘공상’은 교육·훈련 또는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등의 과정에서 입은 상이를 의미한다. 하 예비역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부상 이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했으며 “장애인 조정 선수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1월 31일 전역했다. 육군은 하 예비역 중사가 전역할 당시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규정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 전상판정을 내렸다. 반면 보훈처 보훈심사위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하 예비역 중사의 부상을 ‘전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명확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공상으로 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일반 지뢰사고와 동일한 판정을 한 것이어서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 예비역 중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훈처가 보내온 문서에는 ‘일반 수색작전 중에 지뢰를 밟은 것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 ‘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었다”며 “현재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판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저는 소송까지도 가려고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을 위한 용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남북을 위한 용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2019년에도 한반도엔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지만 아직은 2018년 맞이한 가을처럼 풍요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기대와 희망이 가득했건만 북미 실무대화는 말만 무성할 뿐이다. 이 판문점 회동 이후에만 북한은 8차례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 올렸다. 은근히 기대했던 남북 관계마저 꿈쩍하지 않고 있으니 올 가을걷이 자루가 더 허전해 보인다. 그래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2017년을 떠올리면 지금의 가을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치스럽다. 어려웠던 시절 생각 못하고 근거 없이 욕심만 큰 탓에 희망 고문이 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1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11년 만에 우리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했다. 2018년에만 세 번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했고,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하고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를 채택했다.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이 전한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평양 정상회담’은 지난가을이 전한 행복한 수확이었다. 남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이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용기 있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를 통해 우발적 충돌 방지와 DMZ 평화지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이행한 것은 남북 관계 최고의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상과 해상, 공중에 완충 구역이 생겼고 상호 적대 행위가 중단됐다. 근접한 11개의 감시초소(GP)가 우선 철거됐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무장화했다.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도로를 연결해 남북한 군인이 만나는 명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평양 정상회담의 어젠다처럼 남북한 주민의 삶에 평화를 일상화함으로써 남북 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시대로 진입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도 우여곡절 속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금의 상황은 남북 관계마저 정체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다시 살아날 것 같았던 한반도 정세는 아직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지금 이 시각에도 남과 북의 사람들이 만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양 시내를 거닐고 있다. 우려와 달리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태세는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다. 남북이 맺은 약속의 생명력은 그리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의 길은 험난한 과정인 만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나 평화를 지킬 용기가 보이지 않는다. 향후 열릴 북미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더이상 북미 관계가 한반도 문제의 전체를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 남북 관계는 이제 더이상 북미 관계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인도하는 길라잡이다. 1년 사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남북 정상 간 만남이라는 용기가 남북 관계를 넘어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촉진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남북 관계의 발전은 북미 관계를 뒷받침하면서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여는 열쇠와 같다. 지난해 ‘평양공동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면 1년이 지난 지금 또 한번 달라지고 진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적지 않은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하고자 한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자기충족적 예언은 실현 가능한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벤트성 해법과 단기적 치유법에는 한계가 있다. 남북 관계가 먼 길이라면 정치적 고민을 앞세워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거나 급급해할 필요는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변화와 선택을 염두에 두고 남북 관계의 자율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과 함께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촛불을 밝힌 힘은 국민의 용기였다. 우리가 지금도 금강산을 다시 가지 못하는 것은 상상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다. 지소미아를 종료할 용기, 검찰개혁을 위해 누군가를 지킬 용기가 있었다면 이제 남북을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 ‘DMZ 미래’ 獨그뤼네스반트·에콰도르-페루 평화공원서 배운다

    ‘DMZ 미래’ 獨그뤼네스반트·에콰도르-페루 평화공원서 배운다

    지난달 30일 남북미 정상의 역사상 첫 판문점 회동으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제언이 늘면서 해외 DMZ의 이용 사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평화·생태·역사·문화의 보고가 된 곳은 ‘보전과 개발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한국의 DMZ에 물었다. 10여곳의 DMZ 중 독일의 ‘그뤼네스반트’는 한국 DMZ의 미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곳은 30년간 죽음의 지대로 불리던 동서독의 국경 ‘철의장막’이었다. 1990년 통일 후 민간환경단체 분트(BUND)가 정부 지원으로 보전사업을 시작했다. 폭은 불과 50~200m에 불과해 남북이 각각 2㎞인 DMZ보다 상당히 좁지만 정찰로, 감시탑 등 냉전시대의 역사 유물을 보전해 박물관 등 관광자원으로 사용 중이다. 산책길과 생태체험프로그램도 있다. 2003년에는 이곳을 모태로 철의장막 8500㎞를 따라 유럽 그린벨트가 생겼다. 지역마다 관리인이 있는데 대부분이 인근 태생이어서 생태, 문화, 역사에 살아 있는 경험을 갖고 있다. 분트는 그뤼네스반트 보존지역 중 사유지를 성금을 모아 매입했다.DMZ 평화지대화를 위해 접경지역의 경제적 공동 이익도 중요한 요소다. 에콰도르와 페루는 1820년대 스페인에서 독립할 때 확정된 국경선에 대해 반목을 거듭하다 1998년 국경을 콘도르 산맥 접경지로 정하고 1만 6425㎢ 규모의 접경 평화공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런 합의의 기반은 경제적 공동이익이었다. 에콰도르가 불리한 국경선 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물류 이동을 위해 절실했던 아마존강의 항해권에 대해 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로스는 지자체의 작은 교류로 경험을 축적하는 게 소통의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곳의 DMZ는 1964년 설치된 그린라인으로 수도인 니코시아에서 2008년 철거됐다. 남북 니코시아 시장이 1978년부터 하수처리 사업에 합의해 비정치적 협력의 문을 열었고 저어새·두루미 등 멸종위기종 보호, 접경지역 병충해 방제 등 작은 소통을 지속하며 신뢰를 쌓은 결과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한국의 경우 경제에서 중요한 도로·철도는 남북 방향이고 생태의 보고인 DMZ는 동서 방향이어서 충돌지점이 발생한다”며 “DMZ에 포장도로를 놓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넘어 조금은 불편하고 속도도 다소 느리고 흙길이 포함된다 해도 자연 생태와 가장 맞는 통행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유엔사 日참여 논란 커지자… 주한미군 “해당 표현 고치겠다”

    ‘번역 실수’ 단순 해프닝 가능성 크지만 군 안팎선 “美의 유엔사 기능 확대 움직임” 방위비 줄이려 日참여 의도 노출 분석도 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에 일본의 ‘전력 참여’를 기술해 논란이 됨에 따라 해당 표현을 수정해 다시 게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동안 일본의 전력 참여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5일 “최근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through Japan’(일본을 통해서)이란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기지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기존 개념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수정한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의 연례 보고서인 전략 다이제스트가 논란 끝에 수정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일본의 유엔사 참여 문제가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파문을 부른 한국어 보고서에는 “유엔사는 감사 및 조사, 감시, 정전협정 교육, 비무장지대(DMZ) 접근 통제, 외국 고위 인사 방문 통지 및 지원 임무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주한미군이 매년 발간하는 이 보고서의 한국어판에 ‘유엔사와 일본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은 처음으로, 일본을 전력제공국으로 참여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유엔사의 한국어 보고서 수정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런 번역 실수가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유엔사 소개 항목에 일본 관련 문구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 자체가 미국의 유엔사 기능 강화 및 확대 움직임을 노출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참여 의도를 노출했다는 분석과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사 기능 강화를 통한 미국의 새로운 ‘동북아시아 전략 구상’을 내비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도 일본의 유엔사 참여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알고 있어 해프닝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일본이 기뢰 제거 기술이 발달한 만큼 전시에 미국도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라디오에서 “일본과 독일은 세계 제2차대전 당시 패전국이자 전범국이기 때문에 유엔사의 회원국이 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단독] 유엔사 日 참여 논란 커지자…주한미군 “해당 표현 고치겠다”

    [단독] 유엔사 日 참여 논란 커지자…주한미군 “해당 표현 고치겠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에 일본의 ‘전력 참여’를 기술해 논란이 됨에 따라 해당 표현을 수정해 다시 게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동안 일본의 전력 참여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5일 “최근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through Japan’(일본을 통해서)이란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해 게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기지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기존 개념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수정한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의 연례 보고서인 전략 다이제스트가 논란 끝에 수정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일본의 유엔사 참여 문제가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파문을 부른 한국어 보고서에는 “유엔사는 감사 및 조사, 감시, 정전협정 교육, 비무장지대(DMZ) 접근 통제, 외국 고위 인사 방문 통지 및 지원 임무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주한미군이 매년 발간하는 이 보고서의 한국어판에 ‘유엔사와 일본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은 처음으로, 일본을 전력제공국으로 참여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유엔사의 한국어 보고서 수정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런 번역 실수가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유엔사 소개 항목에 일본 관련 문구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 자체가 미국의 유엔사 기능 강화 및 확대 움직임을 노출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참여 의도를 노출했다는 분석과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사 기능 강화를 통한 미국의 새로운 ‘동북아시아 전략 구상’을 내비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도 일본의 유엔사 참여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알고 있어 해프닝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일본이 기뢰 제거 기술이 발달한 만큼 전시에 미국도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라디오에서 “일본과 독일은 세계 제2차대전 당시 패전국이자 전범국이기 때문에 유엔사의 회원국이 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나경원,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협치’ 기반 국회 정상화 강조

    나경원,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협치’ 기반 국회 정상화 강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오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서는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두 번째로 이번 연설에서는 ‘정상 국회’ 등을 주요 키워드로 여야 협치를 역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3일 한국당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주요 국정 사안을 여야 합의로 풀어나가는 것이 정상적인 국회의 모습이라는 기본 철학을 중심으로 연설문을 작성 중이다. 여당의 선거제 개혁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강행 처리하며 국회가 파행에 이르렀다는 판단 하에 힘의 논리로 국회를 이끈 여당을 비판하고 진정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공존’을 화두로 국회 정상화의 길을 제시한 데 맞서 제1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정상 국회’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경쟁 논리를 꺼내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정치·외교 안보·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여권의 일방통행으로 빚어진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외교·안보와 관련해 이번 북미 비무장지대(DMZ) 회동에서 보듯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의 객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하고, 북한 목선 입항 사건으로 드러난 안보 해체 실상 등을 들어 국정조사와 정부 외교안보라인 교체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한 ‘김정은 대변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경제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마이너스 성장,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이 ‘총선용 선심성 사업’이란 분석에 따라 재해 예산과의 분리 심사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는 범부처 차원의 대응과 함께 대일외교 복원을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내년 총선 최소 과반의석 얻어 반드시 압승 거둬야”

    황교안 “내년 총선 최소 과반의석 얻어 반드시 압승 거둬야”

    당내 계파·지역 나누는 건 구태정치일뿐 공화당·바른미래당 품고 자유우파 대통합 文정부 폭정 막기위해 이기는 공천할 것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일 “내년 총선은 최소 과반 의석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에 즈음해 국회 한국당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을 포함해 자유 우파가 대통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이 보수의 분열을 야기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내년 총선의 목표 의석은. “최소한 과반 의석을 얻어 압승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낼 수 있다.” -우리공화당이 보수 통합의 변수로 떠올랐는데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특정 정당에 대한 입장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독재를 막기 위해 자유 우파가 하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자유 우파의 분열을 야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만 득으로 작용할 것이다.” -보수 통합 과정에서 성향이 다른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을 모두 품긴 힘들 것이란 시각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전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정당이 돼야 한다. 다른 정당들도 자기 입장만 생각할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느 정당이라고 해서 특별히 선을 긋고 안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당에 철책선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에 찬성하나. “박 전 대통령은 고령이고 이미 오랜 시간 구금 돼 있지 않았나. 국민들도 너무 심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재판을 받더라도 나와서 받아야 한다. 국민 여망에 따른 정부의 결정이 필요하다.”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오히려 보수가 분열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확보하기 위해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때그때 해나가면서 대통합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하겠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추가 탈당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 이기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하려고 한다.” -지역구에 출마할 생각이 있나. “나는 ‘뭘 하겠다’는 관점을 갖고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다. 그저 공직을 오래하다 은퇴한 사람인데 이 정부의 총체적인 폭정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중추 세력인 한국당에 들어온 것이다. 내 목표는 한국당이 다음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는 것, 최소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지역구에 나갈지 안 나갈지도 내가 아닌 당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 -그동안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 “가장 크게 얻은 점은 불법적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 투쟁과 민생 투쟁을 통해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는 걸 국민에게 인식시켰다는 것이다. 단 국회에서 해야 할 일들을 지체시켜 국민을 걱정시킨 건 우리가 잃은 부분이다.”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이뤄진 고소·고발은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나. “국회 파탄의 모든 원인은 여당에 있다. 문제를 야기한 사람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이걸 풀어야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도 가능하다.” -신임 사무총장에 박맹우 의원을 임명함으로써 핵심 당직이 친박·영남·특정모임 위주로 꾸려졌다는 시각이 있는데. “지금 우리 당에 계파는 없다. 지역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더이상 계파와 지역을 나누는 건 구태정치라고 생각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가야 정상적인 운영이 된다. 조 수석은 검찰이나 법무행정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 일을 해야지 법무장관은 맞지 않는다.” -최근 숙명여대 강연에서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이 야기됐다. “당시 상황에 따른 청년들의 반응은 전적으로 존중한다. 공감대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 단 중요한 것은 내 진의인데 진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 -아들의 ‘KT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시비를 거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과의 1대1 회동 요구를 고수하는 이유는. “현재 문 대통령에게 민생 경제의 참상, 안보 실정의 실상 등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정확한 조언을 하지 않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당 대표가 다 모이는 것을 원하는데 이건 밥 먹고 한마디씩만 하는 회동이다.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선 1대1 회동을 하고 거기서 만약 내가 오해한 게 있었다면 나부터 고치면서 진정한 대화를 하겠다.”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비무장지대(DMZ)에서 회동한 자체는 의미가 크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 합의를 얘기한 것도 의미가 있다. 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목표라는 점을 명백히 인식하며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