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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꼽히는 부호인데…하와이 왕가 상속녀 둘러싼 연이은 구설

    손 꼽히는 부호인데…하와이 왕가 상속녀 둘러싼 연이은 구설

    왕가 재산을 둘러싼 상속녀에 대한 구설수로 하와이 주가 연일 뜨겁다. 논란의 주인공은 올해 95세의 아비가일 카와나나코아. 그는 하와이 카피올라니 여왕의 후손이자, 캠벨 부동산의 창시자인 제임스 캠벨의 증손녀다. 캠벨 부동산은 하와이에 본사를 둔 민간 부동산 회사로 워싱턴 DC를 포함, 총 15곳의 주에 대규모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07년 캠벨 부동산 재산 중 상당수가 해체되고 일부는 법원 결정에 신탁 관리인 하에 운용되고 있다. 당시 상속녀 카와나나코아는 약 20억 달러의 신탁 재산 중 8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억 5000만 달러를 상속받았다. 하와이 주에서도 손에 꼽히는 부호 중 한 명인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문제는 그를 둘러싼 소문의 대부분이 상속 재산과 관련한 구설수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카와나나코아가 주 정부로부터 무려 14만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 해당 금액을 수령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재정 지원 프로그램은 팬데믹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주 정부가 마련한 급여 보호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더욱이 이번 폭로가 카와나나코아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가사 도우미의 제보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자신을 상속녀의 전 가사 도우미라고 밝힌 이 여성은 법률 대변인을 통해 “그가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중소규모 상공인을 위한 연방 정부 급여 대출 보호 프로그램으로 무려 14만 2000달러를 불법 수령했다”면서 “사실상 노환으로 명확한 사리분별이 어려운 그를 뒤에서 조종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신청서를 작성하게 만들고 서명토록 조종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상태다. 이와 함께, 3년 전부터 카와나나코아의 재산 일부를 신탁 관리해오고 있는 법정 관리인 측도 일각의 비판에 대해 힘을 실었다. 상속녀를 대신해 재산을 관리 중인 신탁 관리인 제임스 라이트는 “그녀를 위해 일하는 9명의 직원 임금은 신탁금을 통해 지불되고 있다”면서 “직원 임금지급을 목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수령했다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지에서 활동하는 탐사 보도 전문 기자 이안 린드 역시 “정부 보조금은 부유한 상속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남용됐을 것”이라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모든 주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허덕이고 있는 이 시기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의 날의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카와나나코아의 법률 대리인 브루스 보스 변호사는 “상속녀는 최근 그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법적 소송으로 은행 계좌가 고갈돼 해당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상속녀를 조종해 거액의 정부 보조금을 누군가 수령했을 것이라는 일각을 비난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카와나나코아는 약 2억 1500만 달러에 달하는 상속 재산의 적절한 신탁 관리 가능성을 두고 법원과 약 3년간의 긴 법정 공방을 이어간 바 있다. 특히 상속녀 측은 “그녀가 정부 보조금 신청서에 이미 팬데믹 동안 지급해야 하는 총 9명의 직원 임금을 위해 해당 보조금을 신청한 것이라고 그 목적의 정당성을 게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카와나나코아의 구설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그의 무절제한 생활 방식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2018년 현지 법원은 카와나나코아의 지나친 낭비벽 등을 문제로 그녀가 왕가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으로 카와나나코아는 상속 받았던 왕가 재산 중 상당수가 약 3년 째 신탁 형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상당수 왕가 재산이 신탁 관리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카와나나코아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제임스 캠벨사의 신탁 주식을 통해 연간 약 1400만 달러의 수입을 얻어오고 있는 상태다. 카와나나코아는 이 막대한 부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왕가 소유의 가구, 미술품, 은그릇 등 약 400여 개의 하와이 왕가 물품들을 헐값에 경매했던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상속녀의 왕가 재산 경매 행각에 대해 연일 대서특필하면서, ‘약 60달러에서 수 백 달러에 팔려나간 역사 깊은 물품의 구매 당사자는 해당 물건이 왕가의 오랜 역사를 담은 물건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당시 상속녀의 경매 행각에 대해 “그녀가 왕가의 역사 깊은 물품들을 개인의 의사로 팔아 치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놀랐다”면서 경매가 있었던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코로나19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촉진…취업시장서 ‘RPA’ 역할 확대 전망

    코로나19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촉진…취업시장서 ‘RPA’ 역할 확대 전망

    최신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사이언스 노하우를 융합해 디지털 전환의 선도해 온 KS한국스코어링㈜이 이번에는 RPA(Robotic Process Automaion)을 통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하고, 취업 준비생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KS한국스코어링 소속 전문가들은 관련 분야에서의 축적된 노하우를 인정받아 현재 진행 중인 ‘RPA 리그 2020’의 UiPath RPA 교육프로그램 강사진으로 참여 중이다. 현재 RPA사업본부 이상훈 수석과 DT 지원본부 유승호 프로가 직접 교육 참가자들의 강의를 진행하며 RPA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RPA 리그 2020’은 한경닷컴 IT교육센터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기업수요 맞춤형 교육’ 및 글로벌 RPA 1위 기업인 ‘UiPath RPA 교육프로그램’과 연계해 개최하고 있는 웹 개발 및 RPA전문가 양성 과정이다. RPA는 Robotic Process Automaion의 약자로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는 매크로(Macro)와 유사 하지만 더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특히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업무제 활용해 생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등 IT기술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RPA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RPA 교육 과정 참가자들은 JAVA기반의 웹 프로그래밍 교육과 RPA활용에 필요한 응용프로그래밍 교육, UiPath의 글로벌 RPA교육 프로그램 교육을 통해 실무 중심의 기술 습득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취업시장에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RPA해커톤 경진대회 및 잡페어를 통해 취업 연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KS한국스코어링 RPA사업본부 이상훈 수석은 “코로나19가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하면서 2021년은 그야말로 RPA가 꽃을 피우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을 통한 연결, 전자상거래, 원격 교육 및 의료, 자동화라는 커다란 변화가 ‘뉴노멀’로 급부상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나 두산, 농협중앙회, 롯데손해보험, 우리은행,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UiPath RPA를 도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RPA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최근 RPA 교육, RPA 컨설팅, RPA 학원 등 RPA 개발과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판이 바뀌고 있는 취업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높은 수준의 커리큘럼과 강사진, 취업업계가 지원되는 국비지원 RPA 교육과정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KS한국스코어링은 2005년에 창립되어 신용평가 컨설팅 및 솔루션을 기반,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UiPath의 RPA를 도입해 2020년 UiPath 국내 최초 골드 파트너사 및 RPA 전문 개발자 양성교육기관 KS아카데미를 오픈했다. KS아카데미는 국내 최초 RPA 교육기관으로서, △RPA 비즈니스, RPA 개발 및 운영 교육 △RPA와 최신 기술 결합 지능형 RPA 교육이 편성해 디지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단계별 교육 프로세스·1대1 밀착관리·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심지어 교육 이수 이후에도 KS RPA 커뮤니티 가입을 통해 Q&A 및 최신 정보를 지원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빠른 속도와 은밀성 자랑하는 차세대 ‘미래공격정찰헬기’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빠른 속도와 은밀성 자랑하는 차세대 ‘미래공격정찰헬기’

    미래공격정찰헬기는 지난 2018년부터 미 육군이 추진 중인 차세대 정찰헬기 개발 계획이다. 지난 2014년부터 퇴역한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의 빈자리를 채울 미래정찰공격헬기는 기존의 정찰헬기와 달리 빠른 속도와 높은 기동성 그리고 은밀성을 자랑한다. 아프간전과 이라크전 등 현대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정보감시정찰전력은 현대전에서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정찰헬기는 지상군에게 있어 귀중한 정보감시정찰전력이다. 다른 항공기와 달리 헬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기동중인 지상군과 손발을 맞추며 작전을 펼칠 수 있고, 정찰헬기는 공격헬기에 비해 무장 탑재량은 적지만 공중에서 지상군을 지원할 수도 있다. 과거 미 육군의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는 전장에서 이런 역할을 해왔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이를 대체하려는 계획들이 존재했다.1982년부터 2004년까지 RAH-66 코만치가 개발되었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ARH-70 아라파호가 만들어졌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AAS(Armed Aerial Scout) 즉 중소형 상용헬기를 기반으로 한 정찰헬기 도입계획이 존재했다. 하지만 예산문제로 인해 번번이 도입에 실패했고, 그 결과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는 대체기 없이 퇴역한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미 육군이 새로운 교리로 다영역작전을 채택하면서 파라(FARA: 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즉 미래공격정찰헬기 개발사업이 시작된다.참고로 다영역작전(MDO: Multi-Domain Operations) 이란 육해공을 위주로 한 전통적 영역 이외의 사이버와 우주 그리고 전자기장 영역까지를 포함하는 새로운 미 육군의 교리이다. 다영역작전은 기존 교리와 달리 속도가 매우 중요시 된다. 그 결과 미 육군은 미래공격정찰헬기의 군작전요구성능 가운데 하나로 순항속도가 시속 330km에 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미 육군의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의 최대속도가 시속 293km인 것을 감안하면 미래공격정찰헬기의 순항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2019년 5개 업체가 미래공격정찰헬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미 육군의 심사 끝에 2020년 3월 벨과 록히드마틴이 시제기 개발 업체로 선정되었다. 우선 벨사는 ‘벨 360 인빅터스(Invictus)’를 개발 중이다. RAH-66 코만치 개발사업인 LHX에 제안되었던 스텔스 형상의 동체와 내부무장창 그리고 특이하게도 고정익기처럼 날개를 가지고 있다. 반면 록히드마틴사의 시콜스키는 동축반전로터와 오토자이로가 결합된 X2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레이더(Raider) X를 만들고 있다.벨 360 인빅터스와 같이 내부무장창을 가진 레이더 X는 속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 시콜스키사가 만든 X2 시제기는 시속 427km로 비행하는데 성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헬기로 선정된 바 있다. 미 육군은 벨 360 인빅터스와 레이더 X의 시제기를 시험 평가한 후, 2028년쯤 두 기종 가운데 하나를 미래공격정찰헬기로 최종 선택할 예정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검은 숲의 호수 끝엔 인어 아가씨가 할로! 초록 숲의 겨울 끝엔 하얀 구름바다 할로!

    검은 숲의 호수 끝엔 인어 아가씨가 할로! 초록 숲의 겨울 끝엔 하얀 구름바다 할로!

    “독일에선 새해에 뭐해? 한국에선 부모님께 세배하고 아이들은 돈 받고, 큰 자식들이면 부모님께 돈 드리고. 그리고 가족들이 다 모여서 떡국 먹어.” 새해마다 가족과 보내던 아침이 이젠 사무치게 그리운 시간이 됐다. ‘떡국’이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떡국은 또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 소고기 반, 물 반일 정도로 푹 넣고 끓인 고기 국물에 혀가 착착 감기던 엄마 표 떡국도 베를린에선 먹을 수 없다. 그래도 육개장 국물로 만든 이상한 떡국 안 사 먹고(작년에), 올해는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은 것만으로도 새해를 두 배는 잘 시작한 기분이다. 할 줄 아는 음식이 늘어갈수록 퍽퍽한 외국살이도 조금씩 야들야들해지는 기분이다.●행운을 가져다주는 새해 도넛, 판쿠흔 “독일에선 특별하게 뭐 하는 게 없는데…. 그냥 산책해.” 그래서 우리는 지난 1년 내내 했던 것처럼, 또 1월 1일부터 공원에 가서 산책을 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도시는 캄캄해지고 한밤중 같은 어둠에 휩싸이므로, 마음은 2시부터 급해진다. 가는 길에 베이커리에 들러 시나몬롤도 하나 샀다. “그러고 보니 베를린에서도 새해에 먹는 게 있긴 해.” 남자친구가 말했다. 도넛같이 생긴 ‘베를리너 판쿠흔’ 이야기가 시작됐다. “베를린에선 이 도넛을 판쿠흔이라고 부르지만, 내가 자란 독일 남부에선 판쿠흔은 그냥 팬케이크를 말하거든? 그래서 이 도넛을 말할 땐 판쿠흔이라 하지 않고 그냥 ‘베를리너’라고 불렀어. 베를린 사람들이야 굳이 ‘베를리너’를 붙일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판쿠흔이라고 부르는 거지.” 독일 지방에 따라 베를리너 혹은 판쿠흔이라 부르는 이 도넛은 우리에겐 던킨 도넛과 비슷한 모양새다. 가운데 구멍은 없고, 안에는 과일 잼이 들어 있다. 도넛 위에는 두꺼운 설탕 아이싱이나 파우더가 뿌려져 있다. 판쿠흔은 전통적으로 질베스터(새해 전야)나 로젠몬탁(사순절 전 월요일) 등 카니발 데이에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로 먹었다.(하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먹는다.) 원래는 자두 잼을 넣는 것이 정석인데 요즘은 살구나 딸기, 오렌지 마멀레이드 잼을 넣기도 한다. 여러 개를 사는 경우 겨자가 들어간 판쿠흔도 슬쩍 한 개 끼워 둔다. 이 겨자 잼(?)을 먹는 사람이 최고의 행운을 갖는다는 농담 때문이다. 행운이 찾아온다니, 베를리너들도 아무리 코가 알싸해져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먹지 않을까? 재미 삼아 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생각보다 날씨가 따뜻해서 오래 걸었다. 공원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정초에 산책하는 게 정말 풍습이기라도 한 것처럼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 두 발 자전거를 타는 꼬마, 함께 걷는 커플 등 모두 각자의 산책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특별한 날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이렇게 많이 걷는다는 걸, 한겨울에도 공원 가는 게 당연한 일상이라는 걸.●검은 숲에서 가장 크고 깊은 호수, 뭄멜제 베를린에 오고 나서 보낸 첫 겨울은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 해가 많이 안 나서 그렇지 영하로 내려가는 날도 별로 없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도 많았다. 겨울 내내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드물게 한 번인가 왔던 것 같다. 눈은 남자친구 부모님이 사는 카를스루에(Karlsruhe)에 가서 제대로 보았다. 해를 넘겼으니 벌써 2년 전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그의 가족들과 보내고, 그중 하루는 둘이 여행을 했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검은 숲’에 가고 싶었다. ‘블랙 포레스트’(Black Forest)라는 이름에 매혹돼 언제고 꼭 한번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독일어로는 슈바르츠발트, 하지만 독일어 발음이 낯선 내게는 ‘블랙 포레스트’라는 이름이 훨씬 신비롭게 다가왔다. 검은 숲은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다. 크게 북부의 검은 숲과 남부의 검은 숲으로 나뉘는데, 카를스루에에서는 북부의 검은 숲이 가깝다. 막연하게 동경하던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가게 되다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쉽게 믿기지 않았다. 검은 숲의 북쪽을 향해 달리는 차 안은 따스하고 아늑했다. 이렇게 달린다면 몇백 시간을 달려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위스를 여행하며 흔하게 보았던 샬레(오두막집)들이 독일의 검은 숲에도 똑같이 펼쳐졌다. 12월에도 파릇파릇한 풀들의 초원이 그대로 있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계절을 알 수 없는 초록색 초원을 지나 귀가 점점 먹먹해지는 산길을 달리니 이번엔 50m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가 우리를 반겼다. 미스터리한 안개들이 몰려왔고, 점점 키가 큰 전나무들이 덩치를 드러냈다. 바덴바덴의 산 중턱에 걸려 있는 안개들을 뚫고 더 높은 데로 오르자 이번엔 새하얀 구름이 산 위에서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말 그대로 구름바다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운해를 본 것이 얼마만인지, 태어나 처음 본 것처럼 감탄했다.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산꼭대기에 오르자 이번엔 사방이 한겨울로 바뀌었다. 캐나다 로키산맥을 달리며 보았던 몇십m 되는 전나무들이 이곳에서도 눈을 얹고 있었다. 로키산맥의 마을 재스퍼에서 머물렀던 별장도 떠올랐다. 그런 고요한 별장이 많은 이곳 바덴바덴에서도 하룻밤을 머물며 스파를 해도 좋겠다 생각했다. 바덴바덴은 독일에서 온천 휴양지로 유명하다. 산을 넘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뭄멜제(Mummelsee). 검은 숲의 남북을 잇는 분데스스트라세 500번 도로 옆에 바로 위치한 호수다. 북부에 있는 여러 분지 호수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뭄멜제’라는 이름은 흰 수련을 뜻하는 이 지역 언어 ‘뭄메른’(Mummeln)에서 유래했다. 오래전에는 이 부근에 흰 수련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지금은 물고기도 살지 않는다. 인기 관광지답게 주차장이 다 차서 좀 멀리 차를 세우고 푹푹 꺼지는 눈길을 걸어 호숫가로 향했다. 호수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기념품숍을 영혼 없이 둘러보고 곧장 호숫가로 갔다. 계단을 오르니 느닷없이 호숫가가 펼쳐졌다. 호수를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는 눈 덮인 전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었다. 그리고 흰 숲의 풍경이 고스란히 호수에 투영됐다. 완벽한 데칼코마니. 신비로운 풍경이다. 하얀 눈의 정령들 때문에 해가 없어도 눈이 부셨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는 크게 호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인간을 도와준 인어들이 살고 있는 뭄멜제 뭄멜제는 여러 가지 전설을 갖고 있다. 그중 인어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옛적에 이 호수에는 인어들과 인어를 지키는 인어 왕이 살았다. 인간들이 이 지역으로 들어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자, 왕은 특별히 한 인어를 선택해 인간과 같이 살게 했다. 인어는 호숫가에 살면서 밤에 사람들을 돕고,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지냈다. 인어는 양털을 물레에 돌려 좋은 털실을 만들어 인간에게 주었고, 인간들은 이 아름다운 털실로 짠 옷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리고 인어 왕은 매일 새벽 1시가 되면 인어들을 불러 물속으로 데려갔다. 뭄멜제에서 새벽 1시는 인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불행은 언제나 그렇듯 인간들이 불러왔다. 돈맛을 안 인간들이 점점 돈을 버는 데에 혈안이 됐다. 화가 난 인어 왕은 더이상 인간을 도와주지 않고 인어들을 데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많은 작가들이 이 인어 이야기를 비롯해 호수에 전해내려오는 여러 전설과 관련된 내용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작품과 조각상들이 호수 곳곳에 설치돼 있다. 물레를 돌리는 인어의 모습이 새겨진 나무 조각상도 있고 호수 한가운데에서 피는 꽃을 손에 넣으면 투명인간이 된다는 마법의 ‘푸른꽃’도 세워져 있다. 호수 중간쯤 가면 베르그 호텔을 바라보고 있는 인어상을 볼 수 있다. 바위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이 인어가 사람들과 함께 살던 인어다. 이 인어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서로에 대한 연민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호수와 숲에 살던 인어들과 동물도 보살폈다. 안내판에는 가지고 있는 근심을 호수에 던지고 인어가 속삭이는 말을 들으라고 써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소원을 인어에게 빌라고. 그러면 인어가 웃으며 들어줄 거라고.●눈오는 날 다시 걷고 싶은 둘레 800m 호수 이곳 마을 사람들은 뭄멜 호수를 신성시했다. 호수에 돌을 함부로 던지면 폭풍우가 몰려오고, 반드시 해코지를 당한다고 믿었다. 호수의 깊이는 무려 18m. 저 캄캄한 물속에 지금도 인어가 살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깊이였다. 호수의 둘레는 800m다. 인어상을 지나고 나면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하얀 전나무 숲길과 더 깊은 산책 길로 이어진다. 남자친구의 낮고 얇은 초록색 스니커스는 눈길에 금세 젖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고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젖은 발이 엄청 시렸을 텐데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아서 몰랐다. “발이 점점 얼고 있어.” 짜증이라곤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의 말이 호숫가의 얼음처럼 고요했다. 그제서야 눈치를 챈 나는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서둘러 걸어 나왔다.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와 베르그호텔의 따스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처럼 몸을 녹이고 따뜻한 수프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이 뿜어내는 온기가 가득했던 실내에서 이 지방의 전통 음식을 나눠 먹었다. 사람들로 북적댔던 그 레스토랑도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다. 그 여행이 마지막이었다. 카를스루에도, 검은 숲도, 부모님도 다시 보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021년을 맞았다.남자친구의 가족들은 메신저로 매일 안부를 주고받는다. 얼마 전 부모님과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눈이 펑펑 내린 검은 숲의 사진을 보내왔다. 그곳에서 썰매를 타는 조카들의 모습도 함께. 다시 눈 덮인 검은 숲으로 가고 싶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마침 베를린에도 눈이 내린다. 지난해에는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한 눈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주 내내 눈 소식이 있다. 다시 뭄멜제에 간다면, 지난번에 미처 하지 못한 소원을 인어에게 빌고 싶다. 올해는 사람들이 꼭 가족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앞으로 일 년에 한 번은 한국의 부모님도, 독일의 부모님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이것 하나만 지켜 달라고.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여기는 호주] 성탄절 해변 파티 즐긴 임시비자 소지자들 추방 검토

    [여기는 호주] 성탄절 해변 파티 즐긴 임시비자 소지자들 추방 검토

    호주 정부가 지난 25일 (이하 현지시간) 성탄절날 시드니 동부 브론테 해변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위반하고 해변 파티를 즐긴 수백명의 파티 참가자들 중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등 임시비자 소지자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조치 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발표했다. 29일 알렉스 호크 이민장관은 "브론테 해변에서 코로나 수칙을 어기고 해변 파티를 즐긴 사람들의 모습이 충격을 주었다"며 "정부는 이들 참가자들의 대부분이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나 방문자등 임시비자소지자들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호크 이민장관은 이어 "호주 이민법에 의하면 호주의 공공안전이나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준 사람의 비자는 취소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방문한 사람들도 일반 시민처럼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는 새해를 맞이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신년 파티를 계획하는 모든 임시비자 소지자나 외국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엄중 경고 했다. 지난 26일에는 제이슨 펠린스키 자유당 의원도 "브론테 해변 파티에 참가한 임시비자 소지자들의 비자를 즉시 취소시키고 추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6일부터 국제 항공사 직원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여지는 지역감염이 시드니 북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면서 해당 지역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다. 이에 호주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북부 해안 지역은 다리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의 방문이 금지되면서 가장 슬픈 성탄절을 보내는 가정들이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당일 브론테 해변에서는 수백명이 마스크 미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채 산타 모자를 쓰고 음주가무를 곁들인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SNS와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다. 남반구의 특정상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는 호주에서는 이 연휴기간에 해변 파티가 매우 일상적이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파티가 취소된 상태였다. 그러나 시드니 동부에 위치한 본다이와 브론테 해변주변에 집중되어 있는 호스텔에 머무르고 있는 백팩커들이 이번 브론테 해변 파티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난이 이어졌다.한편 호주는 지난 7월경 멜버른을 중심으로 한 빅토리아주에서 2차 확산이 이루어졌지만 모두 주 경계의 봉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진자가 없는 날이 이어지면서 2차확산이 마무리 되는가 싶었으나, 16일 경부터 시드니 북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3차 확산이 시작되려는 조짐이 보였다. 이에 다른 주들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계를 봉쇄했고, NSW주 정부도 북부해안 지역 봉쇄를 실시하면서 현재는 호주 전체 하루 확진수가 13명(29일) 정도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NSW주 내에서만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지역 전파가 발생했고, 퀸즈랜드주 해외 자가 격리 확지자중에서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0일 현재 호주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는 2만8350명이며 사망자는 909명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집세 연체 4개월 이상 ‘수두룩’…주민들 “정부, 신뢰 못해”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집세 연체 4개월 이상 ‘수두룩’…주민들 “정부, 신뢰 못해”

    # 하와이주 호놀룰루 시에 거주하는 ‘싱글맘’ 케런. 그는 최근 지난 1년 8개월 동안 재직했던 레스토랑으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16년 전 남편과 이혼 직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하와이 주로 이주했던 케런은 지금껏 직장 생활을 하며 두 자녀를 홀로 양육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 일대 경제 사정이 크게 악화되면서 그 역시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특히 그가 재직했던 레스토랑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호텔, 에어비앤비, 민박 업체 등 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관광객에게 식음료를 제공해왔었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욱 컸다. 문제는 그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현재 매달 납부해야 하는 고정 지출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두 자녀와 함께 약 7평 규모의 원룸에 거주하는 그가 매월 말에 지불해야 하는 월세 비용만 1600달러(약 175만 원)에 달한다. 또, 휴대폰, 전기, 인터넷 사용료 등 식비 이외에 기본적으로 납부하는 금액만 헤아려도 그는 하루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케런은 “당장의 식비를 제외하고도 월세를 밀리게 되어 가장 큰 걱정”이라면서 “초등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마땅히 갈만한 거처도 없다. 일단 주인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지불했던 1600달러 상당의 돈에서 이달 월세를 차감해달라고 사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알고 지냈던 몇 곳의 식당 주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면접 시간 등을 정했지만, 현지 경제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없으니 지금으로는 취업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주의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요식업계다. 실제로 지난 3월 이후 하와이를 찾아오는 관광객의 수는 하루 평균 세 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평균 7~8000명에 달했던 것과 큰 차이다. 특히 빠른 시일 내에 관광 산업이 반등하지 않으면 주내 식당의 절반 이상이 내년 4월 내에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하와이대 공공정책센터는 최근 주내에서 운영 중인 요식업체 가운데 약 56%가 내년 4월 내에 문을 닫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조사에 참여한 업체들 10곳 중 8곳은 사업에 실패할 경우 재기할 자금을 확보할 수 없을 정도로 난관에 빠져 있다고 답변했다. 이미 이 일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 내에 소재했던 기존의 약 3600곳 레스토랑 중 15% 이상이 폐업 신고를 마친 상태다.12월 현재 하와이 소재의 식당 4곳 중 한 곳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각종 수당과 세금 등이 연체된 상황으로 확인됐다. 25%에 달하는 요식업체들은 이미 임대료와 전기료, 가스비용 등 각종 사용료와 세금, 재직 근로자 임금 등에 대한 연체 기간이 4개월을 초과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규모 요식업체 운영자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서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사태라고 밝혔다. 또, 현지 요식업계의 상황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상당수 근로자들은 하와이 주를 떠나 본토로 일자리를 찾아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L&L 드라이브 인’ 역시 이 같은 자금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주에서만 약 70곳의 지점을 운영 중인 L&L 드라이브 인의 최고 운영 책임자 브라이언 안다야 사장은 “대부분의 건물주들은 임대료 감축이나 지급기간 연기 등에 대해서 어떠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부채가 부채를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주 정부의 정책에 대해 현지 주민들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수시로 변경되면서 요식업 등 현지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소상공인들은 정부 방침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차례에 걸친 봉쇄 방침과 9시 이후 이동 금지 및 식당 내부에서의 식사 금지 등의 강경한 정부 방침이 경제 부양이라는 내부 목소리와 갈등을 빚으면서 수차례 봉쇄와 완화가 번복됐기 때문이다. L&L 안다야 사장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상황이 언제 다시 종료될지, 규칙이 바뀔지, 아니면 다른 모든 것들을 바꿀지 알 수 없다는 인식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와이 소재의 레스토랑 중 약 39%의 운영자들이 주 정부가 실내에서의 식사 및 레스토랑 운영을 전면 허가한다고 해도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수치는 호놀룰루 시 소재의 레스토랑으로 한정할 경우 약 42%의 레스토랑 운영자들이 정부 방침과 무관하게 자체적인 규정에 따라 식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호놀룰루 시는 관광객의 상당수가 찾는 와이키키 해변이 소재한 지역이다. 한편, 주 정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 반등을 노린 움직임을 지속해오고 있다. 하와이 주 정부는 지난 17일 이후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14일간 자가격리 의무 기간을 10일로 단축했다. 또, 이어 앞서 주 정부는 지난 10월 이후 음성확인서 제출 제도를 실시, 미국 본토와 일본에서 입국하는 관광객에게 문을 연 상태다. 해당 사전 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출국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한 입국자들은 10일 격리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월드피플+] 10년 간 친구 업고 등하교한 우정…두 사람 다 명문대 합격

    [월드피플+] 10년 간 친구 업고 등하교한 우정…두 사람 다 명문대 합격

    두 다리가 없는 학생과 그를 10년 동안 등에 업고 등하교한 친구가 나란히 베트남의 명문대학에 합격해 감동을 주고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민과 히에우의 특별한 우정을 올해 가장 따뜻한 뉴스로 선정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은 하반신 장애와 오른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났다. 친구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운이 없는 아이'라고 여겼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민의 곁에 히에우가 나타났다. 히에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민을 등에 업고 등굣길에 올랐다. 이후 장장 10년 동안 민의 ‘두 다리’가 되어준 히에우, 민은 차츰 '나에게 신체적 장애가 있다고 내가 꿈을 가질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가졌다. 민의 꿈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힘겹게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법을 익히며 배움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둘의 우정이 커질수록 민은 더욱 강해졌고, 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진실 어린 사랑과 우정이 맺은 열매였다. 그는 “삶의 가파른 경사를 넘어갈 때마다 더욱 강해지고, 내가 가진 기회에 감사한다”고 여겼다.민과 마찬가지로 히에우도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다.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날마다 애쓰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에서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체득했다. 히에우는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었고,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원했다. 히에우가 10년 동안 민의 두 다리 역할을 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히에우만 민에게 힘이 되어준 건 아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날마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민의 모습을 보면서 히에우도 삶의 장애물을 피하기보다는 넘어서는 용기를 배웠다. 지난 10월 민은 하노이 공대에 높은 점수로 합격, 히에우는 의과대학 타이빈성 의대에 합격하며 각자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이 언론에 소개되자, 타이빈성 대학은 히에우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 의사가 되겠다는 히에우의 꿈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하노이 백마이 병원은 민의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각자의 꿈을 좇아 헤어져야 하지만, 앞으로도 변치 않는 우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히에우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아픈 이웃들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떠나는 사람들, 버려지는 동물들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떠나는 사람들, 버려지는 동물들

      하와이 주민들의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그 관심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는 사례는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으로 섬 전체에 제1차 봉쇄 정책을 실시했던 바 있다. 이 시기 도심 일대가 전면 봉쇄되면서 주민들은 큰 혼란과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저녁 9시 이후 이동을 전면 제한하는 강경책을 실시, 2인 이상의 인원이 모이는 집단 활동 자체가 금지됐던 바 있다. 오직 응급 환자 이송 등 예외적인 상황에 처한 주민들만 이동이 허가됐던 때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반려동물의 산책 사항은 주 정부가 허가한 ‘특별한 예외 사항’에 포함됐다. 섬 전체가 정체 모를 바이러스 감염 사태로 일순간 봉쇄된 상황에서도 반려 동물의 산책 등 기본권에 대해 주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그런데 이 같은 반려 동물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상식으로 자리 잡은 하와이에서도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동물들의 생존권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최근 하와이를 떠나 미국 본토로 이주하려는 주민들이 급증하면서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한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온라인 중고 제품 판매 사이트다. 일명 미국판 ‘중고나라’로 불리며 일반인들 사이의 중고 물품 거래가 활발한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는 최근 일평균 수 십 여 건에 달하는 반려동물 위탁 및 판매자들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지난 22일 단 하루 동안 호놀룰루 시를 중심으로 게재된 ‘반려동물 위탁 문의’ 글의 수는 53건에 달한다. 하와이 주 전체를 고려했을 때, 더 많은 주민들이 반려 동물에 대한 장기 위탁을 문의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해당 글에는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섬을 떠난다’, ‘그동안 정들여 키운 반려동물이 더 좋은 주인을 만나기를 원한다’, ‘반려동물 양육을 원하는 이는 자신을 소개하는 간단한 글을 적어서 연락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어김없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생활고를 겪는 주민의 수가 오히려 증가추세인 상황에서, 반려동물 입양에 선뜻 응하는 이용자는 찾기 힘든 분위기다. 때문에 섬을 떠나려는 주민 중 상당수는 자신들의 반려동물을 전문 위탁 업체 또는 동물보호소 등에 위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최근 하와이 주 동물 보호소 관계자들은 반려동물과 동거하는 것을 포기하려는 주민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오아후 동물학대방지협회(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발발 이후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수는 증가한 반면 동물보호 관련 기부는 줄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미 본토로 이주하는 주민이 급증하면서 반려 동물을 보호소에 위탁하는 이들의 수도 동시에 증가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았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뚜렷한 흐름이 되는 등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사육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 이주할 주택 소유자가 반려 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것을 거절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는 반려 동물의 수가 너무 많은 탓에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답변한 사례도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하와이 소재 동물 보호소 역시 급증하는 위탁 동물들을 관리, 소화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에 직면했다. 협회 측은 이를 위해 당분한 수의자원봉사를 모집, 확보하는 등 외부 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는 자원 봉사자들을 위한 각종 교육 사업을 무료로 지원, 보다 효율적인 반려 동물 사육 사업을 지원행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또, 휴메인소사이어티 관계자는 “사육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해 주 3회 무료로 사료를 배부해오고 있다”면서 “사육 포기를 고려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1개월 분량의 사료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 위기에 처한 반려동물과 주민들의 현재 상황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1~10월 중 지원한 무료 사료 분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약 2배 이상 급증한 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빠르면 내년 상반기, 하와이 주 오아후 섬 곳곳에서 운영 중인 애완동물 전용 카페와 동물 복지시설 파우 오브 하와이 등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위탁 또는 버려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문제는 이 같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탁 동물의 급증 현상은 가장 많은 수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하와이 오아후 섬 외에 기타 다른 섬에서도 동시에 목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협회 측은 마우이 섬에서도 반려 동물의 위탁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했다고 밝혔다. 마우이 휴메인소사이어티 측은 호놀룰루와 마찬가지로 새로 이주하는 장소에서의 반려 동물 동시 거주 금지 등을 사유로 한 위탁 문의 사례가 증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하와이 주 내에서 일자리를 잃고, 미국 본토로 이주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주민들이 이 같은 위탁 여부를 문의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다른 영리를 목적으로 한 위탁 보호소 등에서는 사육을 포기하고 위탁하는 주민들에 대해서 최소 35달러부터 최대 150달러 수준의 위탁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우리 협회에서는 어떠한 금전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협회에 위탁된 동물들은 자연사할 때까지 협회의 관리, 감독 하에 생활하게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안락사 등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협회 운영의 가장 중요한 방침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물학대방지협회 집계에 따르면, 동물 보호소에 지원되는 각종 지부 금액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오히려 크게 감소한 상태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와이를 떠나고 다른 지역으로의 완전한 이주를 선택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키웠던 동물을 위탁하는 사례는 급증한 반면 협회 지원금은 이전과 비교해 3분의 1 규모로 급감한 것.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비영리 단체라는 점에서 각 개인과 기업의 협조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 인종적 정체성(상)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 인종적 정체성(상)

    지난 10월 영화 ‘원더우먼’으로 널리 알려진 이스라엘 출신의 배우 갈 가도트가 새롭게 제작되는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기로 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가도트는 과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옹호한 전력이 있는데, ‘친이스라엘ㆍ반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성향을 가진 배우가 아랍권에 속하는 이집트와 관련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아랍인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 역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는 가도트의 출신이나 정치 성향과 별개의 문제도 얽혀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이 문제다. 요컨대 겔 가도트와 같은 외모를 가진 배우가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을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을 누군가는 던질 수 있다. 그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실제로 클레오파트라의 정체성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는 고대 이집트인이면서 동시에 그리스인이었다.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출신의 알렉산드로스가 동방원정의 과정에서 당시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이집트를 정복한 것은 기원전 332년의 일이다. 그는 결국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자신의 ‘헬레니즘 대제국’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 불세출의 영웅은 정복 사업을 마무리 짓자마자 예기치 않게 사망한다. 그리고 그 직후 제국은 4개의 왕국으로 쪼개지는데, 그 가운데서 이집트를 장악한 것은 알렉산드로스의 부하이자 친구였던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인물이었다. 그가 이집트의 지배자, 즉 파라오가 된 뒤에 이집트는 300년가량 그의 후손이 통치했다. 이 그리스 계통의 왕조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라고 부른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역사 속에서 최후의 독립 왕조였던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였다.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 내내, 그리스 출신들을 조상으로 하던 이집트의 지배계층은 일정 부분 이집트화되기는 했지만 문화적으로 그리스적 정체성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 왕조의 파라오들 대부분이 갖고 있었던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라는 이름도 그렇고, 클레오파트라(Cleopatra)라는 이름 역시 이집트식이 아닌 그리스식이라는 사실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클레오파트라는 분명히 이집트의 파라오였고 ‘웨레트-네브트-네페루-아케트-세흐’라는 고대 이집트어로 된 이름도 있다. 그리고 그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파라오들 가운데는 흔치 않은 그리스어와 고대 이집트어를 모두 하는 인물이다. 더불어 프톨레마이오스 1세 이래로 근 300년 가까이 왕조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그리스인들과 토착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혼혈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아마도 클레오파트라는 오늘날 동지중해 지역에 사는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적어도 외모에서 이스라엘 배우 가도트가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을 맡는 것이 크게 무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편 아프리카 중심주의(아프로센트리즘ㆍAfrocentrism)를 따르는 이들은 클레오파트라 역을 흑인 배우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심상 지도에는 ‘아프리카=흑인’이라는 등식이 탄탄하게 자리잡은 것처럼 보인다. 으레 이집트인이라면 흑인이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일반적인 의미의 흑인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아프리카 내륙 출신들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인식했고, 실제로 조형물이나 부조 등에서도 토착 이집트인을 흑인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렇다면 설령 클레오파트라를 그리스인이 아닌 이집트인으로만 규정하더라도, 그 역할에 맞는 배우가 굳이 흑인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중심주의자들의 주장이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적 기반이 전혀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이 이야기를 위해서는 클레오파트라의 여동생이었던 ‘아르시노에의 유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하)편에서 계속 됩니다.
  • [월드피플+] “엄마 보고 싶어”…400km 자전거로 달린 세 소년 사연

    [월드피플+] “엄마 보고 싶어”…400km 자전거로 달린 세 소년 사연

    일하러 떠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장장 400km를 자전거로 이동한 12살 소년들의 사연이 애틋함을 전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째는 까마우시에서 400km가량 떨어진 호치민시까지 5일 밤낮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세 명의 소년에 대한 사연을 전했다. 12살 소년 응오안의 부모는 생계비를 벌기 위해 몇 달 전 호치민으로 일하러 떠나야 했다. 응오안은 할머니 집에 맡겨져 학업을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 응오안은 친구 2명에게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고, 친구들은 기꺼이 응오안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이윽고 지난 1일 새벽 6시 세 명의 소년은 각자의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추진된 소년들의 비밀스러운 일탈이었다. 이들은 5일 밤낮을 자전거로 이동했지만, 도중 한 친구의 자전거가 고장 나는 바람에 다른 친구의 뒷좌석에 올라타야 했다.출발 당시 세 소년의 수중에는 겨우 1만5000동(한화 713원)만 있어 다른 친구에게 4만동(한화 1900원)을 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밤이 되면 길가 한쪽에서 노숙을 하며 5일 만에 호치민에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호치민 빈탄군에 있는 부모의 거처를 찾아냈다. 하지만 소년의 부모는 며칠 전 호치민을 떠난 것. 다름 아닌 세 소년의 실종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면서 부모님은 서둘러 호치민을 떠나 고향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난지라, 까마우시는 세 소년의 실종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세 소년의 행방을 찾는 소식이 여기저기 퍼졌고, 경찰과 가족들은 백방으로 소년들을 찾아 나섰다. 빈탄군 경찰이 소년의 부모가 거처하는 주변에서 아이들을 발견하면서 세 소년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을 발견했을 당시 아이들에게는 작은 빵 두 조각, 오이 한 개, 그리고 물병 하나가 전부였다. 한편 누리꾼들은 “엄마를 너무 보고 싶어 했던 행동이니 아이들을 너무 나무라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올렸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여기는 베트남] 80년 동안 머리카락 5m 기른 92세 노인

    [여기는 베트남] 80년 동안 머리카락 5m 기른 92세 노인

    80년 동안 한번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은 92세 베트남 남성의 모습이 영국 로이터통신의 올해 가장 특이한 사진 중 하나로 선정됐다. 베트남 남부 메콩 삼각주 지역에 살고 있는 응우웬 반 찌엔(92)이 사연의 주인공, 지난 80년간 길러 온 머리카락의 길이는 무려 5미터에 달한다. 그는 “사람은 태어날 때 지닌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머리카락을 자르면 난 죽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감히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으며, 심지어 빗질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머리카락에 영양을 주고 건조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며 스카프로 머리카락을 덮는다고 설명했다. 호치민에서 80km 가량 떨어진 마을에 살고 있는 그는 어린 시절에는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야만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 두면서 “앞으로 절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빗질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80년 동안 정말 한결같이 머리카락을 보존해 왔다.그의 이 같은 머리카락에 대한 신념은 ‘뚜아(Dua)’라는 종교와 관련이 있다. ‘코코넛 종교’라고도 불리는데, 이 종교의 창시자는 코코넛만으로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금지된 종교다. 하지만 찌엔은 자신이 ‘선택 받은 자’라고 여기며 머리카락을 목숨처럼 다루고 있다. 그의 머리카락 관리를 돕는 다섯째 아들 역시 “머리카락과 죽음의 관계를 믿는다”면서 “머리카락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신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여기는 호주] 셀카가 뭐길래…가족 앞에서 인증샷 찍던 엄마 실족사

    [여기는 호주] 셀카가 뭐길래…가족 앞에서 인증샷 찍던 엄마 실족사

    국립공원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벽의 끝에서 '인생샷'을 찍으려던 여성이 그만 두 자녀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실족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 채널9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사고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3시 경 호주 빅토리아주 그램피언 국립공원에 위치한 보로카 전망대에서 발생했다. 보로카 전망대는 그램피언 국립공원의 절경이 한 눈에 보이는 곳으로 '셀카의 명소'로 유명하며 이곳를 태그한 인스타그램 사진들만해도 6000여 개에 이른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절벽쪽으로 안전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이 난간을 넘어 절벽 밖으로 나와 있는 바위위에까지 가곤 했다. 평소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던 로지 룸바(38)는 이날도 두 자녀와 남편과 이곳에 여행왔고, 사진을 찍기위해 안전 난간을 넘어 해당 바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만 두자녀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중심을 잃고 80m 아래로 떨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대는 절벽아래서 사망한 그녀의 시신을 확인했고 6시간이 지난 밤 9시 경이 되어서야 사체를 옮길수 있었다. 본래 인도 출신으로 멜버른에 정착한 로지의 자녀와 남편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지의 시누이인 자수 미날 룸바는 "그녀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이들의 훌륭한 엄마이자 오빠의 반려자였다"며 "가족 모두가 충격에 빠져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보로카 전망대에서 실족사한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9년 59세의 영국인 관관객이 동일한 위치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셀카와 SNS가 유행하면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이에 이번 사고 전에도 그램피언 경찰은 "셀카를 찍기 위해 안전 난간을 넘어 절벽에 이르는 행동은 끔찍하게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셀카를 찍기위해 절벽에 오르다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교수와 학생이 바라보는 미래 교육, 비대면 토크콘서트

    교수와 학생이 바라보는 미래 교육, 비대면 토크콘서트

    계명대 교육혁신처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최근 교수와 학생이 바라는 미래교육을 주제로 교수-학생 합동 비대면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계명대학교 교원 4명, 학생 4인이 현장에 패널로 참여해 교수학습개발센터 정세영 교수의 사회로 비대면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크콘서트는 세 개의 세션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세션1에서는 지난 1년간 비대면 원격수업 운영 및 참여에 대한 각자의 소감을 공유고, 세션2에서는 계명대학교 교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원격수업 상황에서의 소통(교수학습지원시스템 쪽지, e-mail, 전화, 오픈채팅방 등) 방법, 교수 방법, 평가 방법, 학습 환경 등에 대해 사전에 수합 한 질문을 토대로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원과 학생이 각 영역에 대해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세션3에서는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참여 교수 및 학생들이 채팅창에 올려준 질문에 대해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토크콘서트 참여한 교수들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교수들과 학생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장단점을 서로 공유하며 보다 질 높은 강의에 대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며, “다음 학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대면수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용진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은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교수와 학생이 같은 자리에서 비대면 원격수업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계명대학교 교수와 학생이 융합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계획하여 운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여기는 호주] 방수기능 삼성 스마트폰 덕에 목숨 구한 바다 조난자들

    [여기는 호주] 방수기능 삼성 스마트폰 덕에 목숨 구한 바다 조난자들

    바다 낚시를 나간 3명의 호주 어부들이 한밤 중에 보트가 전복되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재난 상황에서 방수기능이 있는 삼성 스마트폰 덕분에 구조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채널 9뉴스와 뉴스닷컴등 호주 언론은 기적같은 구조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10일 해미쉬 메레트(54), 프랭크 퀴클리(54), 마이클 존스(23)은 4.5m 길이의 ‘호비트’라는 보트를 타고 호주 빅토리아주 남동쪽 포트 웰쉬풀에서 7㎞ 떨어진 바다에서 바다 낚시를 하고 있었다. 밤 9시 경 세명의 낚시줄이 엉켜버리자 이를 풀려고 세명이 보트의 한쪽으로 몰리면서 그만 균형을 잃고 순식간에 전복되었다. 메레트는 “싱크대에 찻잔이 엎어지듯 순식간에 배가 전복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세명의 조난자는 엎어진 보트를 부여잡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바닷물은 너무 차가웠고 9시를 넘긴 바다는 깜깜해 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상어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은 보트가 전복하면서 스마트폰과 구조에 사용되는 응급상황 표시 라디오비컨(EPIRB)등 모든 물건들이 바다 밑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한순간 주변에 지나가는 보트를 보고는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는 못했다. 리클리는 “이러다가 바다에서 죽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5시간을 바닷물에서 버티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특유의 진동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세명은 동시에 “이거 스마트폰 소리 아니야”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진동소리는 메레트가 입고 있던 옷의 주머니에서 들리고 있었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놀랍게도 스마트폰이 있었다. 메레트는 “분명 스마트폰은 보트에 두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넣었던거 같다”고 털어놨다. 소금끼 있는 바닷물에 5시간을 담겨있었지만 방수기능이 있는 삼성제품의 스마트폰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메레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문자를 받자마자 진동음을 내기 시작했던 것. 그들은 응급구조대에 바로 전화했고 자신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알렸다. 그리고 이들은 구조대에 무사히 구조되어 병원에서 회복을 기다리는 중이다. 메레트는 “그 시간에 보내진 문자 메시지는 우리를 도와주려는 천사의 메시지였다”면서 “소금끼 있는 바닷물에 잠겨 있었어도 작동되는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문자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며 그 덕에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美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실화 ‘성큼’, 안전성은 ‘글쎄...’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美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실화 ‘성큼’, 안전성은 ‘글쎄...’

    하와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현실화됐다. 주 정부는 이르면 오는 15일 백신 접종이 대대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는 현장 의료진과 장기 요양원 거주민으로 확정됐다.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백신 배포 계획안’을 공개했다. 이게 주지사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연방 식품의약국 FDA의 백신자문위원회가 화이자(Pfizer)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면서 “연방 정부의 승인이 내려지는 즉시 하와이 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백신 배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르면 오는 15일 시작될 백신 접종을 통해 주 보건당국은 12월 중으로 총 8만 1천 명의 주민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우선 접종 대상자에는 의료종사자와 응급구조요원, 장기요양원 거주자가 포함됐다. 이어 두 번째 접종 대상자에는 1단계에 포함되지 않은 주요 직종 종사자와 노약계층이며 이외의 주민들은 가장 늦은 시기에 접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 보건당국은 이번에 공개된 백신 배포 계획안에 따라 접종 대상을 총 3단계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접종 비용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일정 비율로 분할해 담당키로 했다. 당초 태평양을 건너 이송되는 높은 물류 비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연방 정부로부터 대규모 물류 이송 비용 지원을 약속받으면서 주민들은 주 보건 당국의 안내에 따라 화이자 백신을 3주 간격으로 총 2회에 걸쳐 접종받게 됐다. 이와 관련, 보건 당국은 연방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화이자 백신 분량이 오는 13~14일 각 접종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며, 접종 시작 시기는 이르면 15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병실에 약 2만 5천 명, 다수의 장기요양시설에 1만 7천 명 분의 백신이 우선 전달될 예정이다. 이 같은 보건당국의 백신 배분 방침에 따라 각 지역 메디컬 센터에서는 화이자 백신 저장 냉동고를 마련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가 연일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대한 주 정부와 의료계의 발빠른 움직임에도 화이자 백신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비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백신 접종 시 일부 부작용으로 고열과 오한 등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접종 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와 그린 조시 부지사를 포함한 1차 접종 대상자들 모두 백신을 맞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상태”라고 전했다.이게 주지사 역시 “정부는 백신의 기술성과 과학성을 믿고 있다”면서 “기회가 있다면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하와이대 공공정책센터가 실시한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한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받겠다고 응답한 주민의 비율은 4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에 진행됐던 조사 참여자 가운데 약 51%의 응답자가 백신 개발이 완료될 경우 우선 접종하겠다는 것에서 7% 가량 감소한 수치다. 조사 결과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백신 접종에 선뜻 응하겠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았고,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콜린 무어 하와이대 공공정책센터 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주 보건당국의 행정 처리 및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주민들이 갖는 신뢰성 정도가 매우 낮은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 같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 분위기는 비단 하와이만의 사정이 아니다.최근 진행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가량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임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시카고 대학교 여론연구센터가 AP통신과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작위로 선출된 미국 성인남녀 1117명 가운데 약 47% 수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무려 26%는 백신 접종에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모았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고 답변한 이들 중 70%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실험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꼽았다. 또, 30%의 응답자는 코로나19 확진 시에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아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해 눈길이 모아졌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답변한 응답자의 수는 전체 응답자 중 27%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서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백신의 안전성이 걱정되기 때문’이라면서도 ‘추후 안전성이 입증된 후에 백신 접종을 할 것’이라고 답변한 이들이 다수였다.인종별로는 코로나 백신을 맞겠다고 답변한 이들 중 백인이 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히스패닉 34%, 흑인 24%로 나타났다. 응답자 별로 지지하는 정당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는 100명 중 60명 수준으로 백신 접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공화당 지지자 100명 중 40명만 백신 접종 및 안전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퀴니피액대학 소속 팀 말로이 여론조사분석가는 “다수의 미국인들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신뢰도 불신도 아니지만, 먼저 맞겠다고 서두르는 장면은 목격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재 접종 시작을 앞둔 현지 사정에 대해서 전망했다. 한편, 미연방 보건당국은 이달 안으로 추가 승인이 예상되는 모더나 백신 접종 시작 전까지 화이자 백신을 활용해 총 2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접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21년 2월까지 최대 1억 명의 미국인이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울산콘텐츠코리아랩, 콘텐츠 도시 울산을 위한 포부 밝혀

    울산콘텐츠코리아랩, 콘텐츠 도시 울산을 위한 포부 밝혀

    울산콘텐츠코리아랩은 공업도시에 갇힌 울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콘텐츠 산업을 새롭게 발굴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울산광역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기관이다. 지역 창작자와 창업자들을 발굴하고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장비 및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에 2020년 총 사업비 1,750백만 원을 지원해 창작·창업자를 위해 5단계로 이루어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각 단계 별 프로그램과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아이디어 발굴토크 크리에이티브 콘서트(이하 토크콘), 스토리텔링대전, 콘텐츠발굴단은 새로운 콘텐츠 아이디어의 발굴을 위해 편성되었다. 토크콘은 유명 웹툰작가, 방송 및 영화감독 등 콘텐츠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 프로그램이다. 웹툰작가 마인드C, 이신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이공, 72초tv 제작팀장 전설민규, 리플컴퍼니 허윤 대표, 하상욱 시인 등을 초청했다. 스토리텔링대전은 지역 소재 콘텐츠 발굴 및 창작 문화의 활성화, 지역 전문 창작인재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콘텐츠발굴단은 현장 답사를 통해 지역 내 숨은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콘텐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기를 제공한다. 위 프로그램은 각각 6회, 2회, 2회에 걸쳐 운영되었다. 토크콘의 경우 총 참여인원 425명, 스토리텔링대전은 1회 68작, 2회 53작 출품해 총 121작을 출품, 콘텐츠발굴단은 1차에는 13명, 10건의 콘텐츠 발굴. 2차에는 23명, 19건 콘텐츠 발굴로 총 29건의 지역 콘텐츠 소재를 발굴하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디어 창작교육에 중심을 둔 아이디어 창작 단계 에서는 1인 크리에이터 교육, SNS활용 콘텐츠 디자인 창작 교육, 스토리텔링 기초 교육, 디지털드로잉, 캐릭터디자인 교육 등과 더불어 3D 프린팅 활용 교육, Zbrush 활용 교육, 영상촬영 스킬업 아카데미 등으로 실제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필요한 기술에 관해 기초와 심화과정을 모두 다루어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한 해 동안 총 17개 콘텐츠 창작교육과정 교육, 약 200명 가량의 수강생이 콘텐츠 교육 수혜를 받았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 또한 10점 만점에 9.5점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아이디어 구체화창작자들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구체화 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에서는 지역 명소 현장답사를 통해 소재 및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콘텐츠기록단과 단기간 합숙을 통해 멘토링, 특별강연, 창작지원 등을 지원하는 창작실험캠프로 구성됐다. 두 프로그램 모두 2회에 걸쳐 운영되었고 각각 참여인원은 총 44명과 24명이다. 20건의 창작물과 1·2회 각 우수3팀, 총 6팀을 선발하여 상금과 상장을 수여했다. 특히 2차 콘텐츠기록단에서는 우수상을 차지한 ‘옥골시장 죽 앞치마’를 직접 상인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옥골시장 죽 앞치마는 죽의 재료를 형상화한 패턴의 앞치마로 천연소재인 타이벡을 사용해 환경을 고려했고, 시장 상인들에게 통일감을 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추후 ‘잊혀져가는 마을’편의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된 울산 야음동 신화마을의 벽화를 캐릭터화 하여 화투로 재탄생시킨 제품도 제작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시제품 제작 지원2회에 걸쳐 진행된 시제품 제작 지원은 접수 신청한 팀 중 콘텐츠 기획력, 지원의 필요성, 활용계획의 타당성 등을 평가해 선발하여 시제품 지원에 필요한 비용과 시설 등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회차는 14개팀 접수, 8개팀 선발. 2회차는 16개팀 접수, 4개팀을 선발해 실제 제품의 제작을 도왔다. 울산지역바다를 소재로 한 캐릭터 피규어, 울산여행을 배경으로 한 중국어 학습 게임, 울산문화재관련 체험키트, 세계 여러 나라의 특징과 위인들에 관해 학습할 수 있는 보드게임 등이 그 결과물에 해당된다. ▲사업화 지원사업화 지원은 창업자 혹은 예비창업자들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단계로 CEO인큐베이터 전문교육, CEO클럽, 스타트업 투자유치 지원사업, 입주기업 성장지원사업(멘토링, 마케팅 지원), 온라인마켓 운영 교육 등을 진행했다. 실무교육과 콘텐츠 산업 종사자간의 네트워킹 자리 제공 등으로 실제 업무는 물론 정보 교류의 기회도 더했다.특히 입주기업성장지원사업의 마케팅지원 분야에서 관내 입주기업 6개사의 2020 광주에이스페어 참가를 지원해 현장에서 미래고객과 직접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했다. 콘텐츠분야 네트워킹 자리도 지속적으로 마련했다. 유관기관, 창작자 간담회를 통해 울산지역 콘텐츠 창작 환경에 관한 토론, 업무협의 방향 논의, 바라는 점과 희망프로그램 등 수요조사를 진행해 창작 및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경청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한국가상현실진흥원, 울주서부청소년수련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콘텐츠산업 활성화, 원활한 청소년 활동사업 운영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여 울산지역 콘텐츠 분야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울산콘텐츠코리아랩은 지역 이용자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SNS 매체 운영에도 힘을 쏟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에도 꾸준히 콘텐츠를 게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종 14명의 홍보 서포터즈 유크래커(U-CRAKER)를 운영하며 서포터즈가 직접 제작한 신선한 콘텐츠로 채널을 더욱 다채롭게 꾸려나갔다. 또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U-스낵툰, U-플레이리스트, U-mail me 등 울산콘텐츠코리아랩만의 홍보전략을 녹여낸 동영상을 시리즈물로 제작해 브랜드 홍보에 이바지했다. 특히 ‘울산 나얼 저격수’로 알려진 인플루언서 권민제와의 협업을 통해 기관의 홍보 효과를 더욱 극대화 시키고자 했다. 울산콘텐츠코리아랩 관계자는 2020년 한 해 동안의 사업을 되짚어보며 더욱 보완하고 추가하여 내년 2021년에도 콘텐츠 산업 발굴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기여될 예정이라고 귀띔하며 울산콘텐츠코리아랩이 울산의 콘텐츠 분야 창작자와 창업자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수 있도록 차별화된 교육과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내년도 사업에 관해서 공식 홈페이지 및 SNS계정을 통해 언제든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아, 날씨가 정말 좋아/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아, 날씨가 정말 좋아/송정림 드라마 작가

    예전 이맘때는 거리를 걸어갈 때 발걸음에 절로 리듬이 실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있었고 곳곳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마음을 들뜨게 했다. 캘린더에 약속들이 빽빽이 적히고 연말 모임에서 나눌 덕담을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는 울려 퍼지던 캐럴도 들리지 않고 곳곳에서 화사하게 빛나던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이지 않는다. 캘린더의 스케줄표도, 거리도 텅 비었다. 어둡고 막막한 터널을 몇 개 건너다 보면 마음조차 깜깜해진다. 내가 내 인생에 스스로 조명등을 달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그조차 힘에 부친다. 긍정 마인드를 풀가동시켜 봐도 자꾸만 어깨가 내려간다. 희망의 피로가 쌓여 갈 때 우리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다. “나를 좀 구해 주세요.” 지치고 힘들고 슬플 때 도망갈 수 있는 곳, 마음의 비상구는 어디일까. 뾰족하게 날을 세웠던 마음이 동그랗게 풀어져 내리는 곳, 차가운 서러움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곳, 우리 마음에는 그런 비무장지대가 있다. 생의 무기들을 다 풀어놓고, 뻣뻣이 긴장하던 두 팔도 그저 툭 내려놓고, 마음이 가장 편한 순수면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곳.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에는 그 사람이 산다. 그래서 내 마음이 찾아가면 어서 오라고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 그저 달려가 그 팔에 안기면 그만. 그 사람 품속에서는 서럽던 것도 시리던 것도 다 나긋나긋 풀어져 내려 조금 더 착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진다. 위험에 빠진 내 인생을 구해 줄 이는 바로 당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소설,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꺼내 다시 읽었다. 소설의 첫 장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글귀가 있다.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센트럴파크의 어느 벤치에 누군가 새겨 놓은 그 낙서로 첫 장을 연다. 그리고 곧 이 문장이 이어진다. ‘1월 어느 날 아침, 뉴욕 바닷가, 빛이 어둠을 밀어내는 시각.’ 꿈을 이루지 못해 불행한 배우 지망생 줄리에트. 아내의 죽음으로 불행한 의사 샘. 그들은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두 사람은 가슴속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작별을 한다. 꿈도 사랑도 이루지 못한 채 줄리에트는 고향 프랑스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줄리에트가 탄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샘은 세상이 끝날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줄리에트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샘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 샘이 기뻐하는 것도 잠시. 저승사자가 찾아온다. 줄리에트를 저승으로 데려가야 하는 그에게 샘은 애원한다. “제발 나에게서 그녀를 앗아가지 말아요!” 달콤한 판타지가 녹아 있는 소설 ‘구해줘’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누군가를 향해 언제나 외친다. “구해 주세요!” 그들처럼 우리도 누군가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나를 좀 구해 달라고. 내가 가진 상처와 아픔에서 나를 구해 달라고. 그렇게 수없이 인생 조난신호 SOS를 보내는 존재가 우리다. 내 삶의 조난신호에 손을 내밀어 내 삶을 구해 줄 대상을 찾는 일, ‘구해 줘’라고 외치는 그 손을 잡아 주는 일, 그것이 어쩌면 우리 삶의 사명인지도 모른다. 소설 속 샘의 이 대사가 오래 가슴을 친다. “내가 이 삶을 축복한다면, 그것은 그대가 있기 때문이야.” 누군가 날 사랑하는 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날은 다 좋은 날, 다 멋진 날이다. 그래서 프랑스 가수 장 가뱅은 ‘난 이제 알아’(Maintenant Je Sais)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누군가가 날 사랑해 주는 날, 그날은 날씨가 아주 좋아!/ 나는 이보다 더 멋진 표현을 모른다네, 날씨가 정말 좋아!’ 다가오는 새해에는 ‘구해 줘’ 대신 매일매일 ‘아, 날씨가 정말 좋아’라고 외칠 수 있길, 두 손 모아 빈다.
  •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크리스마스 마켓 아쉬움 녹일 추억의 따스함… 천사들의 마법‘베를린에 살자’고 온 것이 지난해 12월이다. 베를린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지 6개월 만에, 같이 살아 보자고 베를린으로 왔다. 이제 곧 1년.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더 많이 싸 가지고 왔던 지난겨울. 12월의 베를린은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하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많이 열려 아름다웠다.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는 이 암흑의 겨울에 12월은 그나마 위안이 되는 달이었달까. 하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즐기기 어렵게 됐다. 젠다르멘마크트와 컬투어 브루어리 등 유명 광장에서 열리던 큰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부분 취소됐고, 연말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행진하는 뉴 이어스 이브(새해 전야) 파티도 열리지 않는다. 11월 한 달 동안만 하기로 했던 록다운 기간도 12월 20일까지 연장됐다. “그럴 줄 알았어.” 사람들은 이제, 그러려니 받아들인다.●일요일마다 하나씩 켜지는 촛불 ‘어드벤트크란츠’ 그래도 숍들은 반짝인다. 이미 11월 초부터 분주했다. 아니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독일은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다.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장식과 초를 팔고 꽃집은 크리스마스 화분인 포인세티아와 ‘어드벤트크란츠’로 가득하다. ‘어드벤트크란츠’란 녹색의 화환에 네 개의 초를 꽂아 둔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대림절(예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성탄 전 4주간) 동안 집 안에 켜 둔다. 크리스마스 4주 전 일요일 초 하나에 불을 붙이고 3주 전 일요일에는 두 개, 2주 전에는 세 개, 그리고 크리스마스 바로 전 일요일에는 네 개 모두에 불을 켠다. 초의 길이가 다 다른 건 4주 전 일요일부터 하나씩 켜기 때문이다. 마지막 일요일에 초 네 개의 길이가 다 같아진다. 독일에선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화환을 산다. 전나무잎으로 만든 초록색 화환과 네 개의 초 장식은 완성품 형태로 꽃집과 슈퍼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나무 화관과 장식품을 따로 사서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전통적인 화환의 장식에는 네 개의 빨간 초와 솔방울, 시나몬 스틱, 말린 과일 등이 쓰인다. 꽃집에서도 이런 형태의 화환을 가장 많이 판다. 하지만 파란색이나 터키시블루, 금색의 장식 볼, 반짝이는 은색이나 금색 초 등으로 좀더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의 어드벤트크란츠를 살 수도 있다. 누구나 취향에 맞게 사거나 만들면 될 일이다. 대림절의 첫 일요일이던 지난 주말 직접 만든 어드벤트크란츠의 초 하나를 밝혔다. 남자친구는 초록과 빨강의 가장 전통적인 색으로 만들길 원했다. “빨간 초 안의 색은 하얀 색이면 좋겠다”고 한 건 어릴 때 매년 켜던 어드벤트크란츠의 초가 딱 그렇게 생겨서다. 시나몬 스틱은 향이 좋고 실제 먹을 수 있는 걸로 샀고, 솔방울은 집 근처 공원에서 주워 붙이자고 했다. 손가락에 금가루를 덕지덕지 붙여 가며 완성한 우리의 첫 번째 어드벤트크란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하루가 다르게 초가 줄어든다. 이러다간 두 번째 일요일이 되기도 전에 초가 바닥날 판이다.(물론 새로 사다 끼우면 된다.)●12월 매일 하나씩 열어 보는 재미 ‘어드벤트 캘린더’ 어른들이 어드벤트크란츠를 꾸밀 때 아이들은 어드벤트 캘린더를 목 빠지게 기다린다. 1부터 24까지 숫자가 순서 없이 적혀 있는 이 달력은 숫자의 칸마다 크고 작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아이들은 12월 1일이 되면 이 달력의 첫 번째 숫자 1을 찾아 작은 문을 열고 초콜릿을 꺼내 먹는다. 이렇게 매일 숫자 하나씩을 열어 24일이 될 때까지 초콜릿을 꺼내먹는다. 숫자 중 24는 예수 탄생일 전날이고, 달력의 마지막 숫자이기도 해서 이 날짜에 가장 크고 좋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아이들을 위한 사탕과 초콜릿이 주를 이루지만 요즘은 화장품과 향수, 명품 브랜드들도 자체 캘린더를 만든다. 베를린에서는 초콜릿 브랜드마다 앞다퉈 이 달력 상품을 만들고 슈퍼마켓에도 커다랗게 별도 코너가 생길 정도여서 다양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살 수 있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이 어드벤트 캘린더가 인기라 독일에서 구매 대행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들었다. 몇몇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아닌 게 아니라 댓글이 600개씩 달려 있어 놀랐다.어드벤트 캘린더는 19세기와 20세기 독일의 루터교인들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가 적힌 작은 천 주머니나 작은 구멍이 난 나무 상자 등을 주로 이용했고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한 독일 친구는 자신이 어렸을 때 받았던 양말 모양의 어드벤트 캘린더 주머니를 아들에게 물려줘 이제는 그의 아들이 해마다 그 달력 주머니를 이용한다고 했다. 그가 보여 준 사진 속에는 대를 이어 걸려 있는 어드벤트 캘린더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40년도 더 된, 작고 오래된 24개 양말 주머니가 세월을 거슬러 앙증맞게 걸려 있었다.●크리스마스 마켓 취소됐지만 예정대로라면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토텐존탁(죽은 자들의 일요일), 그러니까 대림절 전주 일요일인 11월 20일부터 열렸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인형과 초, 모자, 머플러 등의 각종 상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따스한 시장. 작년에 베를린에 오자마자 달려간 곳도 젠다르멘마크트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 그곳에서 겨울이면 빠질 수 없는 글뤼바인(포도주에 향신료를 더해 따뜻하게 데운 술)을 후후 불어 마시다가 엄청 키가 큰 두 명의 천사를 만났다. 장대를 신고 있는 천사는 조그만 가짜 발가락을 내밀며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사람들은 그 천사들 아래에서 입맞춤을 하고 천사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들었다. “천사가 들고 있는 저 겨우살이 가지 아래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오래간다는 전설이 있대. 겨우살이의 끈끈한 열매가 연인들의 사랑을 더 끈끈하고 오래도록 이어 준다는데?”●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에 입맞춤… 연인들의 사랑 이어 줄 전설의 마법 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 아래에서 우리도 입을 맞췄다. 한 천사가 “(남자를) 절대 놓치지 말라”며 파란 구슬을 우리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밤에 서로 마주 보고 깨물어 먹으라고 했다. 구슬 안에 들어 있는 건 초콜릿이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독일에 온 내게 왠지 좋은 징조 같아 믿고 싶었다.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한 천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가 볼 수 없게 됐다.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주일씩 갔던 남자친구의 부모님 댁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 우리네 설날만큼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크리스마스 시기에 괜한 바이러스만 옮기고 오지 않을까 우려돼 내린 결정이었다.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하루 종일 요리하던 칠면조 구이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당근 수프와 티라미수도 올해는 맛볼 수 없게 됐다.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는 올해 한 번도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여름에 잠깐 한국에 다녀온 나보다도, 그래서 잠깐이나마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온 나보다도 더 오래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다.올겨울엔 우리끼리 포이어창엔볼레를 여러 번 만들기로 했다. 뭉근하게 끓인 글뤼바인에 설탕을 얹고 럼을 부은 후 불을 붙여 마시는 술.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이 따뜻한 와인을 자주 만들어 베를린에 남겨진 친구들과 나눠 먹기로. 그렇게 서로의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기로.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여기는 베트남] 얼굴은 기형이지만 마음은 ‘천사’…고엽제 피해자의 삶

    [여기는 베트남] 얼굴은 기형이지만 마음은 ‘천사’…고엽제 피해자의 삶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 후유증 2세로 선천적 얼굴 기형과 각종 질병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면서도 늘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는 남성이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째는 고엽제로 인한 얼굴 기형과 언어 장애 등으로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는 히엔(44)의 사연을 전했다. 베트남 남부 빈롱성에 거주하는 히엔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로 1976년 태어났다. 5살이 되면서 머리가 부풀어 오르듯 커졌고, 걸핏하면 고열에 시달렸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에 전문의를 찾아갈 수 없어 동네 의원에서 받은 해열제만으로 버텨야 했다. 히엔의 머리와 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누구라도 그를 한번 보면 놀라서 도망칠 지경에 이르렀다.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졌다. 히엔을 보고 놀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는 학부모들의 항의에 결국 히엔은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후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히엔은 집에만 갇혀 지내야 했다. 당시 히엔의 엄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아빠가 일하러 나간 텅 빈 집에 남겨졌다. 홀로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야 했다. 히엔이 12살 무렵 아빠는 새엄마를 데려왔다. 하지만 새엄마 역시 여느 사람들처럼 히엔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히엔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열렸다. 새엄마는 “히엔의 친절하고 착한 성품, 부모에게 순종하는 모습에 나의 마음이 녹아내렸다”고 전했다. 히엔은 10대부터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거리에서 복권을 팔았다. 처음에는 그의 얼굴을 보고 도망쳤던 사람들이 차츰 그의 기이한 생김새에 관심을 기울였다. 관광객들은 그의 얼굴을 구경하며 복권을 사주었다. 히엔의 장사가 잘되자 이를 시기한 주변 상인들은 히엔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며 그를 비방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절망에 빠진 히엔은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친구들을 알게 됐다. 다름 아닌 참새와 비둘기들이었다. 새들은 그의 기이한 생김새를 보고 놀라 도망치지 않았고, 그가 주는 먹이를 찾아 모여들었다. 아무 편견과 차별 없이 다가오는 새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 어려운 시기에 그의 순수하고 맑은 미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불행할 것만 같은 외모를 지닌 사람에게서 끊임없이 차오르는 기쁨에 찬 미소는 차츰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게 됐다. 그는 번 돈을 모두 부모님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 그의 새엄마는 “히엔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친절하고 똑똑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산다”면서 “불운한 삶을 짊어져야 했던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아프리카 수단서 세계 최고(最古)의 ‘지명 표지석’ 발견

    아프리카 수단서 세계 최고(最古)의 ‘지명 표지석’ 발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명 표지석을 아프리카 수단 외딴 지역에서 발견했다고 독일 고고학자들이 밝혔다. 3일(현지시간) 독일 idw통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본대학 연구팀은 2년여 전 수단의 와디 알말릭에서 발견한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가 새겨진 비석을 해석해 발견 지역이 5000여 년 전 상이집트의 왕이었던 호루스 전갈왕의 영토(Domain of the Horus King Scorpion)였다는 점을 알아냈다.와디 알말릭은 수단의 사라진 강터로, 당시에도 외딴 지역이었던 이곳에 비문을 남긴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비석이 당시 나일강 일대의 내부식민지화 과정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내부식민지화는 국가 안에서 특정 지역이나 집단이 다른 지역이나 집단에 의해 식민지처럼 되는 것을 말한다. 비석 해석을 주도한 이집트학자 루드비히 모렌츠 본대 교수는 “전갈왕으로 불린 이 통치자는 세계 역사상 최초의 영토국가가 출현한 이 시기에서도 두드러진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갈왕은 기원전 3070년쯤 살았다”고 설명했지만, 연구팀은 아직 전갈왕의 정확한 통치 시기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전갈왕을 뜻하는 상형문자는 바위 비문에서 3개의 다른 상형문자와 함께 새겨져 있다. 그중 두 문자는 포식성 거미류 동물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상단에 있는 동그라미 모양의 한 문자가 바로 지명을 표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모렌츠 교수는 “이 원형의 문자가 바로 이 암석 비문의 발견을 가치 있게 하는 이유”라면서 “이 문자는 간결하지만 이집트 국가의 출현과 관련 문화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다른 곳에 통치 체제가 있긴 했지만 (국가 단위에 못 미칠 만큼) 훨씬 더 작았다. 하지만 이 시기 이집트 남북의 영토 확장은 이미 800㎞ 가까이 됐다는 점을 널리 알려졌다”면서 “사실 몇몇 경쟁적인 인구밀집 지역이 이 새로운 중앙국가에 통합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영토라고 쓰인 이 왕실 소유지는 제국으로 통합하기 위해 국가에서도 이 변방 지역에 세워졌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다양한 암석 조각 외에도 다른 초기 암석 비문이 도자기와 함께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이에 대해 모렌츠 교수는 “이 지역은 아직 고고학 연구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우리는 이곳을 세계 최초의 영토국가가 출현한 중대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의 땅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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