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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적으로… 정공법으로… ‘바냐 아저씨’ 매력 속으로

    한국적으로… 정공법으로… ‘바냐 아저씨’ 매력 속으로

    5월 22~31일 국립극단 ‘반야 아재’ 19세기 러시아, 한국 마을로 옮겨사회 모순과 고립을 투영한 변주‘바냐’ 조성하·‘소냐’ 심은경 연기5월 7~31일 LG아트센터 ‘바냐 삼촌’ 원작 유지하며 인물 밀도에 집중‘타인의 삶’ 손상규가 연출 맡아이서진·고아성 연극 데뷔작 기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이끈 대문호 안톤 체호프는 “인간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고 시시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살아간다. 그 와중에 행복이 무너지기도 하고 비극이 결정되기도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4대 희곡은 이런 일상의 비극을 파고든다. ‘갈매기’에서 예술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과 재능을 갖지 못하고, ‘세 자매’에선 모스크바로 돌아갈 미래를 낙관하지만 지방도시에서 꿈을 잃어간다. ‘벚꽃동산’에선 집과 땅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도 파티를 열고 수다를 떨다가 결국 삶의 터전을 잃는다. ‘바냐 아저씨’는 가족을 위해 살아온 바냐와 조카 소냐의 상실을 그린다. 바냐는 매형에게 평생 헌신했지만 그가 무능한 지식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무력감에 빠진다. 소냐는 사랑을 얻지 못한다. 비장한 파국마저 어이없이 실패한다. 비극 속 희극, 견디는 삶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오는 5월,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다른 색채로 풀어낸 연극 두 편이 관객을 만난다. 국립극단은 한국적 정서로 번안한 ‘반야 아재’를, LG아트센터 서울은 원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린 ‘바냐 삼촌’을 올린다. 2024년 ‘벚꽃동산’, 지난해 ‘헤다 가블러’를 동시에 올린 데 이어 세 번째 ‘같은 작품 다른 해석’으로 만났다. 국립극단의 ‘반야 아재’(5월 22~31일)는 원작의 배경인 19세기 말 러시아 영지를 현대 한국의 어느 마을로 옮겨왔다. 번안과 연출을 맡은 조광화 연출가는 한국적 변주를 더해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한국 사회의 모순과 고립을 투영한다. 주인공 이름도 바냐는 박이보로, 소냐는 서은희로 바꿨다. 박이보 역은 중후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조성하가 맡아 무력감과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일본에서 먼저 연극 무대를 경험한 심은경은 서은희로 분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삶을 지탱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이 심은경에게는 첫 한국 연극 무대다. 손숙, 남명렬, 기주봉, 정경순, 임강희, 김승대 등 오랜 무대 경험을 가진 배우들이 흐름을 뒷받침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LG아트센터 서울의 ‘바냐 삼촌’(5월 7~31일·LG시그니처홀)은 원작의 결을 유지하면서 인물의 밀도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공동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 소속 배우인 손상규가 극작과 연출에 나섰다. 손상규는 지난해 연극 ‘타인의 삶’을 연출하면서 인물 표현과 제한된 무대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바냐 삼촌’에서는 어떻게 원작에 집중하면서 치밀한 무대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이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의 연극 데뷔작이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특유의 까칠함을 보여준 이서진이 허무한 바냐와 만나는 지점에 궁금증이 쏠린다. 고아성은 최근 영화 ‘파반느’에서 고립 속에 살다가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6일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고아성은 “이런 좋은 대사를 매일매일 내뱉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늘 카메라 너머로 상상하던 관객들 앞에서 직접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 3월의 한국, 재즈로 물드나봄

    3월의 한국, 재즈로 물드나봄

    떠오르는 신예부터 불멸의 거장까지. 재즈의 ‘어제와 오늘’을 장식한 이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재즈계 ‘라이징 스타’로 불리는 보컬리스트 스텔라 콜(27)이 오는 6~8일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무려 17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친근하고 밝은 모습이지만, 노래를 부를 땐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우아한 목소리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가수다. 미국의 영화배우이자 가수였던 주디 갈란드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로 정통 재즈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대 위에서도 ‘문 리버’ 등 재즈의 고전이 된 작품들을 주로 부른다. 6일 인천 아트센터인천, 7일 전북 전주시 더바인홀, 8일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콜을 만날 수 있다. 주최사 재즈브릿지컴퍼니 관계자는 “그의 공연을 보며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설이 된 거장의 무대도 놓칠 수 없다. 미국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윈튼 마살리스(65)가 ‘재즈 앳 링컨센터 오케스트라’(JLCO)를 이끌고 오는 25·26일 두 차례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그래미 어워즈 9회 수상에 빛나는 마살리스는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재즈와 클래식을 동시에 석권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작품 ‘들녘의 피’(1994)로 1997년 재즈 음악가 최초로 퓰리처상(음악 부문)을 받았다. 마살리스의 방한은 2019년 서울재즈페스티벌 이후 7년 만이다. JLCO까지 이끌고 방한하는 것은 2002년 이후 24년 만이라 기대를 모은다. 마살리스는 1987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최초로 재즈 콘서트를 시작하며 JLCO를 창단했다. 마살리스가 40년간 이끌었던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및 음악감독직에서 물러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JLCO와 함께 무대에 서는 마살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주최사인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재즈 본고장 뉴올리언스의 뿌리를 계승하는 이들이 어떻게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으며 재즈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 욕하고 망가져, 준수한 인생캐

    욕하고 망가져, 준수한 인생캐

    불안과 광기를 품은 천재(‘모차르트!’), 신비롭고 치명적인 존재(‘엘리자벳’), 비극적인 불멸의 남자(‘드라큘라’), 냉철한 두뇌 플레이의 괴짜 탐정(‘데스노트’). 뮤지컬 배우 김준수는 탁월한 표현력과 독보적인 음색으로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조각해왔다. 이번엔 뮤지컬 ‘비틀쥬스’를 통해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한 줄을 추가했다. 욕지거리를 내뱉는 괴팍한 성격 뒤에 나름의 귀여운 구석을 숨긴, 이른바 ‘비틀준수’(비틀쥬스+김준수)다. ‘비틀쥬스’ 개막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 만난 김준수의 입에선 ‘도전’과 ‘후회’라는 단어가 번갈아 나왔다. “처음 해보는 블랙 코미디인 데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부숴야 하는 캐릭터라 걱정이 앞섰다”고 운을 뗀 그는, “항상 도전을 즐겨왔지만 이번만큼은 더욱 큰 결심이 필요했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했다”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땐 늘 걱정이 앞서지만, ‘비틀쥬스’는 연습 때마다 ‘내가 너무 앞서갔나’ 싶어 후회하기도 했어요. 민망함에 도망치고 싶기도 했죠. 개막 직전까지 ‘이게 정말 맞는 걸까’라는 의문을 수십 번도 더 던졌던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관객분들의 반응이 좋아 안도하고 있습니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힌 100억살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다. 이번 한국 공연은 수위 높은 유머와 거침없는 표현으로 무장하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줄곧 묵직한 역할을 맡아온 김준수에게 이번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직전 작품 ‘알라딘’에서 보여준 유쾌함을 넘어, 이번엔 엉뚱하고 발랄한 에너지를 제대로 쏟아붓고 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100억 살이지만 ‘유령 캐스퍼’처럼 늙지 않은, 역동적이면서도 귀여운 유령”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처음 맞닥뜨린 장벽은 ‘과격한 대사’였다. 이번 한국 공연은 수위 높은 유머와 거침없는 표현으로 무장하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김준수 역시 캐릭터를 위해 무대 위에서 시원하게 욕설을 내뱉어야 했지만, 평소 쌓아온 이미지와 충돌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나를 보러 온 관객들을 향해 욕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그는 연기와 욕설이 어우러지지 않을까 봐 밤잠도 설쳤다. 하지만 ‘차진 욕설’은 사실 소소한 고민에 불과했다. 비틀쥬스는 배우에게 극한 체력을 요구하는 역할이다. 방대한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촘촘한 음표 사이에 가사를 구겨 넣듯 부르는 넘버가 즐비하다. 여기에 마술과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김준수는 “침대에 누워 ‘대사 연습 한 번만 더 하자’고 시작했다가, 나도 모르게 3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를 읊으며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고 했다. 의심은 첫 공연의 막이 오르자 확신으로 바뀌었다. “첫 욕설 장면에서 관객들이 빵 터지는 것을 보며 비로소 뿌듯함을 느꼈다”는 그는 “지금은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무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팬들에 대한 감사’를 강조했다. 자신을 보기 위해 반차를 내고 먼 길을 와주는 팬들을 위해 다른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무대에 오른다. 매회 조금씩 다른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것도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을 위한 그만의 선물이다. 화제가 된 ‘로열젤리’ 애드리브나 애니메이션 오마주 대사 역시 이러한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했다. 이미 2028년까지 차기작 일정이 빼곡한 그는 올해 7년 만의 정규 음반 발매와 콘서트라는 커다란 이벤트도 앞두고 있다. 멈추지 않는 도전의 원동력은 결국 관객이다. “저를 믿고 시간을 내어 주신 덕분에 여러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그는 “티켓 값이 아깝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준수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비틀쥬스’는 오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 강서구 ‘마곡미술길’, 로컬브랜드 육성 상권 선정

    강서구 ‘마곡미술길’, 로컬브랜드 육성 상권 선정

    서울 강서구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2026년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공모에 ‘마곡미술길’ 상권이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상권 육성사업은 특색과 매력을 갖춘 상권을 지역 로컬콘텐츠와 연계해 주민이 머물고 다시 찾고 싶은 상권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구는 2년간 최대 1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선정된 상권은 ▲ 지역 문화자원과 연계한 차별화된 상권 경쟁력 ▲ 로컬점포 비율(프랜차이즈가 아닌 점포) ▲ 상권 접근성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잠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다. 9개 자치구가 신청해 강서구 포함 3개 상권이 선정됐다. 마곡미술길은 약 9만㎡ 규모로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발산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근처에는 서울식물원, LG아트센터, 코엑스 마곡, 서울 서남권 첫 공공미술관인 스페이스K 등 문화 명소가 있다. 강서구는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도심 속 공간, 마곡미술길’이라는 주제로 전시·공연 관람 후 카페·식당 등 상권 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로컬브랜드 상권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술길 야외 이동로를 전시 공간으로 꾸며 ‘걷는 미술관’을 조성한다. 일부 구간을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 거리로 구성하고, 작가의 작품 제작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개방형 작업공간을 마련한다. 이외에도 버스킹존 운영, 마곡 하늘품은 야외도서관, 마곡 위시빌리지 등 강서구 대표 축제를 연계해 계절별로 미술길을 꾸민다. 강서구는 주차장과 개방화장실도 조성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개선한다. 건물 외벽은 스크린처럼 활용해 영상을 투사(프로젝션 매핑)함으로써 야외갤러리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마곡이라는 도시가 주민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기억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 로컬브랜드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인들과 협력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지난해 1059개 무용작(서양·한국·대중)이 2064차례 무대를 장식했고 75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1월 14일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통해 나타난 흐름을 보면 무용 공연은 2021년 671회, 2022년 834회, 2023년 875회, 2024년 900회로 완만한 상승선을 그리다가 지난해엔 가파르게 증가했다. 해외 인기작들을 불러오면서 관객층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올해도 관객들의 눈높이를 더욱 높일 작품들이 펼쳐진다. ●양대 발레단의 레퍼토리 대결 국립발레단은 ‘백조의 호수’(4월 7~12일)로 올해의 문을 연다. 낭만 발레의 정수 ‘지젤’(10월 13~18일),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11월 10~15일), 연말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12월 12~27일)까지 다채롭게 준비했다. 모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현대 발레 두 작품을 묶은 ‘더블 빌’(5월 8~10일·서울 GS아트센터)에선 영국 로열발레단 상주안무가인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와 현대 발레의 상징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봄의 제전’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1913)은 바슬라프 니진스키(초연 안무)부터 모리스 베자르, 케네스 맥밀런, 피나 바우슈 등 당대의 안무가들이 한 번쯤 도전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2014년 한국 초연을 한 글렌 테틀리 버전(1974)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026년은 ‘한국 창작발레의 역사부터 클래식 대작까지’로 정리된다. 한국 창작 발레의 상징으로 꼽히는 ‘심청’(5월 1~3일 예술의전당)이 창작 4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 국립극장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른 ‘심청’은 한국 고전과 서양 발레를 조화시키며 전 세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예술의전당과 공동기획으로 준비한 ‘백조의 호수’(8월 14~23일)에 이어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2~4일)도 명단에 올렸다. 마린스키 스타일의 화려하고 정교한 연출로 13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작품이다. 천재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25년 만에 서울을 찾아 상징적 작품 ‘볼레로’, ‘불새’와 함께 아시아 초연작 ‘햄릿’(4월 23~24일 GS아트센터) 등을 선보인다. 명문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으로 국내 초연한다. 5월 16~17일 예술의전당 공연을 전후해 화성예술의전당과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현대무용 ‘아이콘’들의 내한 현대 무용에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혁신의 아이콘’들이 연이어 내한해 무용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웨인 맥그리거는 국립발레단과 선보이는 ‘인프라’에 앞서 자신의 무용단과 ‘딥스타리아’(3월 27~28일 GS아트센터)를 공연한다. ‘웨인 맥그리거 시리즈’를 기획한 GS아트센터는 최첨단 기술을 무용, 시각예술과 결합한 ‘딥스타리아’와 함께 몸과 기계의 교감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운영한다. GS아트센터는 이어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앵 잘레가 협업해 장르의 특징을 응축한 ‘플래닛[방랑자]’(6월 25~26일)를 올린다. 28일에는 신작 퍼포먼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관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한다’는 모토에 걸맞게 눈에 띄는 작품들을 세웠다. 독보적인 무용 언어를 구축해온 크리스탈 파이트가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받은 ‘어셈블리 홀’(6월 5~7일)로 첫 내한 무대를 연다. 인간의 내면, 권력과 폭력 같은 주제를 정밀한 군무로 구현했다. 지난해 한국 무용계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 ‘해머’의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한여름 밤의 꿈’(6월 12~14일)을 들고 다시 방한한다. 북유럽 백야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축제를 현대 발레극으로 펼쳐냈다. 2015년 로열 스웨덴발레 초연 당시 건초 더미 위에서 펼쳐지는 폭발적인 군무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발명가이자 혁신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에크만은 세종문화회관·서울시발레단 초청으로 ‘선인장(Cacti)’도 올린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죽음과 소녀’를 공통분모로 ‘캣티’와 크리스티안 슈푹의 ‘죽음과 소녀’(8월 15~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를 ‘더블 빌’로 묶었다. 에크만의 작품이 유머와 풍자가 어우러졌다면 슈푹의 작품은 특유의 시적인 연출과 음악의 정서가 녹아들어 있다. ●신진 안무가들의 실험적 작품도 국립현대무용단은 신진 안무가 정록이와 정재우의 ‘더블 빌: 머스탱과 개꿈’(4월 3~5일)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여러 작품에서 실력을 입증해온 김보라 안무가의 ‘내가 물에서 본 것’(6월 12~14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한국 초연한 윌리엄 포사이스 안무가의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을 이재영 안무가의 ‘메커니즘’, 정철인 안무가의 ‘비보호’와 엮어 ‘트리플 빌’(10월 2~4일)로 올린다. 두 작품 모두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 촘촘 전개·쫀쫀 유머·김준수의 변신… 즐겁게 비틀었다

    촘촘 전개·쫀쫀 유머·김준수의 변신… 즐겁게 비틀었다

    ‘쥐롤라’ 이창호, 각색 작가로 참여7m 인형 등 시각적 만족감 압도적 2021년 라이선스(판권 수입 제작) 초연과 확실히 달라진 쫄깃한 맛이 생겼다. 전개는 촘촘해졌고 대사는 찰지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비틀쥬스’는 기발한 이야기에 흥미로운 무대 전환, 배우들의 과감한 변신과 유쾌한 애드리브가 어우러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배우 김준수는 뮤지컬 데뷔 15년 만에 그동안의 역할과 정반대 지점에 있던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완벽한 맞춤형이다. 1988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100억년 동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힌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소동을 그렸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령이 된 아담·바버라 부부,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던 소녀 리디아가 비틀쥬스를 저승으로 보내는 이야기는 2018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세계 초연했고 2021년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초연했다. 이번 ‘비틀쥬스’를 흥미롭게 하는 건 배우들의 변신이다. 정성화, 정원영과 함께 비틀쥬스를 맡은 김준수는 드라큘라(‘드라큘라’), 죽음(‘엘리자벳’), 엘(‘데스노트’) 등 그간 맡아온 무겁고 신비로운 캐릭터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개그와 욕설, 애교를 뒤섞어가며 무대와 객석의 심리적 거리를 좁힌다.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실수로도 욕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마음껏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던 김준수는 거친 말들을 시원하게 내뱉는다. 능청스럽게 “아무도 내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며 ‘김준수 옆을 지나가는 네 남친’ 같다거나,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 던지고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라는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밈(유행 콘텐츠)을 활용하며 폭소를 유발하기도 한다. 정극 연기를 해왔던 배우 윤공주도 엉뚱한 라이프스타일 코치 델리아로 분해 웃음을 책임진다. 코미디의 밀도가 짙어진 데는 각색 작가로 참여한 코미디언 이창호의 역할이 크다. 관람 등급을 14세로 높이면서 대사의 수위와 농도를 과감하게 조절했다. 당근, 저속노화, 울세라, 요나정 등 유행 키워드가 쉴 새 없이 등장하고 19금 유머도 거침없이 쏟아진다. 뮤지컬 ‘킹키부츠’ 주인공 롤라를 패러디한 ‘쥐롤라’로 인기를 모은 이창호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공연을 보면서도 눈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객석을 향해 있었다”면서 “의도한 게 전해져 관객들이 웃을 때에야 함께 웃을 수 있었고, 전해지지 않았을 땐 다시 시도하면서 모두를 웃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한 것을 “정말 죽여주는 경험”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음엔 공연마다 애드리브와 대사가 다른 맛이 있는 ‘비틀쥬스’를 만들어 매일 다른 시간에 끝나도록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각적 만족감 역시 압도적이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콘셉트를 유지한 세트는 아담 부부의 집에서 비틀쥬스의 소굴, 저승 세계로 시시각각 표정을 바꾸며 또 하나의 배우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약 7m 규모의 거대 퍼펫(인형)과 공중부양,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불꽃 등 연속적인 특수효과도 아낌없이 활용한다. ‘비틀쥬스’가 단순한 코미디에 그치지 않는 것은 그 이면에 흐르는 삶에 대한 통찰 덕분이다. 기괴하고 화려한 ‘저세상 퍼레이드’ 뒤에 떠난 이들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남겨진 사람들의 상처, 다시 살아갈 용기를 풀어낸다. 공연은 오는 3월 22일까지 계속된다.
  • 연말 외식 핫플… ‘성수·마곡’ 뜨고 ‘이태원’ 지고

    연말 외식 핫플… ‘성수·마곡’ 뜨고 ‘이태원’ 지고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고모(31)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탄절 이브에 서교동(홍대)에서 연인과 약속을 잡곤 했지만, 올해는 성수동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는 “회사 근처에 갈 만한 곳이 많아 굳이 멀리 이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탄절 등 연말 외식 상권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30일 서울신문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와 함께 2018년과 2025년 12월 24일 서울 지역별 외식 업종(주점 제외) 이용 금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홍대와 신사동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성수동과 마곡동이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동은 순위가 하락했다. 20대 외식 소비에서는 서교동(홍대)이 2025년에도 1위를 지켰지만, 상위권 구성에는 변화가 있었다. 2018년 상위권이던 이태원동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성수동2가와 연남동, 마곡동이 상위권에 등장했다. 연구소는 “이태원동의 경우 2022년 할로윈 데이 사고 이후 방문 수요 감소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남동은 경의선 숲길을 중심으로 한 골목 상권이 자리 잡았고, 성수동2가는 업무지구 성격에 트렌디한 맛집·카페와 팝업스토어가 결합되며 젊은 층 외식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곡동의 부상은 30·40대 외식 소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30대에서는 5위, 40대에서는 4위로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연구소는 “LG아트센터 이전에 따른 공연·문화 수요 확대와 함께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와 계열사 이전이 이어지며 직장인 유입이 늘어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마곡나루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면서 퇴근 이후 외식과 모임 수요를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간대별로도 외식 상권의 중심은 달라졌다. 오전과 점심에는 여의도·역삼·서초 등 오피스 상권 비중이 높았고, 늦은 오후와 저녁으로 갈수록 신사동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밤 9시 이후에는 서교동과 이태원동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 크리스마스 외식 상권 지형도 변화… 홍대·신사 독주 끝, 성수·마곡 합류

    크리스마스 외식 상권 지형도 변화… 홍대·신사 독주 끝, 성수·마곡 합류

    성수·마곡 상위권 진입연령·시간대별 상권 분화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고모(31)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탄절 이브에 서교동(홍대)에서 연인과 약속을 잡곤 했지만, 올해는 성수동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는 “회사 근처에 갈 만한 곳이 많아 굳이 멀리 이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탄절 등 연말 외식 상권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30일 서울신문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와 함께 2018년과 2025년 12월 24일 서울 지역별 외식 업종(주점 제외) 이용 금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홍대와 신사동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성수동과 마곡동이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동은 순위가 하락했다. 20대 외식 소비에서는 서교동(홍대)이 2025년에도 1위를 지켰지만, 상위권 구성에는 변화가 있었다. 2018년 상위권이던 이태원동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성수동2가와 연남동, 마곡동이 상위권에 등장했다. 연구소는 “이태원동의 경우 2022년 할로윈 데이 사고 이후 방문 수요 감소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남동은 경의선 숲길을 중심으로 한 골목 상권이 자리 잡았고, 성수동2가는 업무지구 성격에 트렌디한 맛집·카페와 팝업스토어가 결합되며 젊은 층 외식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곡동의 부상은 30·40대 외식 소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30대에서는 5위, 40대에서는 4위로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연구소는 “LG아트센터 이전에 따른 공연·문화 수요 확대와 함께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와 계열사 이전이 이어지며 직장인 유입이 늘어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마곡나루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면서 퇴근 이후 외식과 모임 수요를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간대별로도 외식 상권의 중심은 달라졌다. 오전과 점심에는 여의도·역삼·서초 등 오피스 상권 비중이 높았고, 늦은 오후와 저녁으로 갈수록 신사동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밤 9시 이후에는 서교동과 이태원동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사의 찬미’ 윤심덕으로 첫 무대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사의 찬미’ 윤심덕으로 첫 무대

    드라마 ‘이브’, ‘사이코지만 괜찮아’, ‘구해줘’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서예지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제작사 쇼앤텔플레이는 다음 달 30일부터 3월 2일까지 연극 ‘사의 찬미’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린다고 26일 밝혔다. 서예지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 역을 맡는다. ‘사의 찬미’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윤대성 작가의 원작 희곡을 기반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 등 인물을 새로 더하고 현대적 감각과 정서를 입혔다. 지난 7월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초연된 작품은 관객들의 호응 속에 재연이 확정됐고, 이번 무대에는 서예지와 함께 전소민이 윤심덕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전소민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합류한다. 김우진 역은 박은석과 곽시양이 맡고, 나혜석 역에는 김려은과 진소연이 출연한다. 홍난파 역은 박선호와 김건호가 맡았다.
  • ‘신의 아그네스’ 윤석화, 헌신과 예술적 발자취 새긴 대학로 떠나 영면

    ‘신의 아그네스’ 윤석화, 헌신과 예술적 발자취 새긴 대학로 떠나 영면

    “윤석화 선생님에게 연극은 언제나 ‘가장 진실한 땅’이었다. ‘대답될 수 없는 대답을 던지는 예술’이라 말하며 관객에게 질문은 건넸고, 그 질문이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 …오늘 우리는 한 명의 배우이자 한 시대의 공연계를 이끈 위대한 예술가를 떠나보낸다.”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예극장(옛 정미소) 앞마당에서 엄수된 고 윤석화의 노제에서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이 슬픔에 겨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이어갔다. 동료 예술인들은 곳곳에서 흐느꼈고, 고인과 평소 자매처럼 지냈던 배우 박정자와 손숙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았다.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정원, 배해선, 박건형 등 고인이 제작한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에 출연한 후배 배우들이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부른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부르자 흐느낌은 더욱 커졌다. 고인의 남편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딸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 자리엔 손진책 연출가,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친분이 두터웠던 동료 예술인과 한국연극인복지재단 관계자, 시민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무대에서 뜨겁게 연기했고 무대 밖에선 새로운 길을 찾았던 ‘연극계 슈퍼스타’ 윤석화는 그의 고민과 헌신, 예술적 발자취가 깊이 새겨진 대학로를 떠나 영면에 들었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미국 뉴욕에서 공부할 때 접해 번역에도 참여했던 ‘신의 아그네스’를 비롯해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여러 광고 음악을 불렀고 커피 광고에선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킨, 연극계 스타였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과 ‘명성황후’,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고, 연극 제작과 연출에도 적극적이었다. ‘토요일 밤의 열기’를 비롯해 여러 뮤지컬을 직접 연출·제작했고, 그가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 공연 생태계를 고민하며 1995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돌아온 영웅 홍길동’을 제작했고, 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공연 전문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이 됐다. 2002년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개관한 소극장 정미소에선 ‘19 그리고 80’, ‘위트’ 등 실험적 연극을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하며 입양 문화를 환기시키며 사회적 책임을 이어갔다. 2000년대 중반 문화예술계 전반에 번진 학력 위조 논란에 휩쓸리는 부침도 겪었다. 네 차례에 걸친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 동아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2022년 “작은 역할이란 없다”며 박정자, 손숙과 함께 단역으로 출연한 연극 ‘햄릿’을 끝낸 후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무대를 사랑한 그는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손숙 주연 연극 ‘토카타’에 5분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날 오전 8시에는 서울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료 예술인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열렸다.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은 조사에서 “(영결식이) ‘윤석화 권사 천국환송예배’라는 제목이 연극 같아서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잠시 후에 어디선가 등장해 대사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화 누나는 누구보다도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 누구보다도 솔직했고, 멋졌다”며 “3년간의 투병과 아팠던 기억은 다 버리고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뛰어노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 “천국에 가서도 배우하겠다”던 윤석화 별세

    “천국에 가서도 배우하겠다”던 윤석화 별세

    “아마 천국에 가서도 나는 배우를 하고 있을 거예요.” 배우 윤석화가 별세했다.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가 가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과거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일흔 살이 넘으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동네 꼬마 세 명이 관객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언제 어디서든 설 수 있는 무대, 나눌 수 있는 무대만 있으면 서겠다”고 했던 그다. 윤석화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이후 그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당시 햄릿에서 배우 박정자, 손숙과 함께 단역으로 출연했다. 2016년 햄릿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잃고 결국 물에 빠져 죽는 오필리어 역을 맡았던 그지만, 단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윤석화는 “연극다울 것이라는 기대감만 있으면 행인을 해도 좋고 반대라면 주인공 역이라도 마다할 수 있다”며 “이전 역을 그대로 맡으면 편했겠지만, 이런 게 새로 작품 하는 묘미”라고 말했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5분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연극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스타였다. 선배 손숙, 박정자와 함께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성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커피 CF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대표작인 연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1992)에서 재즈 여가수 멜라니를 연기했고, ‘마스터 클래스’(1998)에서는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았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연극 제작과 연출에도 관심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2년 서울 대학로에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개관한 소극장 ‘정미소’는 실험적 연극으로 유명했다. 2019년 ‘19 그리고 80’, ‘위트’ 등을 공연하며 신선한 작품들을 관객에게 소개했다. 그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그가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1995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홍길동 95’를 제작했고, 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한 고인은 입양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입양문화 개선에 앞장섰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받았고,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연극상 등을 받았다. 2005년 대통령표창과 2009년 연극·무용부문에서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 남편 김석기 씨, 아들과 딸이 있다.
  • ‘1세대 연극 스타’ 배우 윤석화 별세…뇌종양 투병

    ‘1세대 연극 스타’ 배우 윤석화 별세…뇌종양 투병

    ‘1세대 연극 스타’인 배우 윤석화가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연극계 인기를 이끌었다. 윤석화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무대에 선 뒤 그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아 투병해 왔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 연극 ‘토카타’에 5분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 희생을 감수한 용기는 아름다운가

    희생을 감수한 용기는 아름다운가

    명령과 양심 사이 가치관 충돌 속시대·장소 넘어선 묵직한 질문들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어떤 선택을 한 것인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2인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1648년 인도 타지마할이 수십 년 대공사를 끝내고 공개를 앞둔 새벽, 성벽을 등지고 황실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이 서 있다. 휴마윤은 황실 규율을 신념처럼 붙들고 신앙에 순종한다. 바불은 밤새 별과 새를 이야기하고 발명을 꿈꾼다. 휴마윤의 아버지는 근위대의 고관으로, 이들이 자라온 환경도 다르다. 비록 지금은 둘 다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한 사람은 더 높은 자리를 향한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러나 권력은 오랜 친구인 두 사람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 더는 만들어지지 않도록 건축가와 건설에 참여한 장인들 2만명의 손을 자르는 임무를 줬다. 이 순간부터 폭압의 권력, 명령과 양심, 충성과 우정이 충돌하며 ‘나라면’이라는 전제로 극에 몰입하게 된다. 타지마할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채 무대를 새벽의 새 소리와 벌레 소리, 조명의 색과 각도, 뻘겋게 달군 화로, 바닥에 흥건한 피 등 조명, 음향, 최소한의 소품으로 채웠다. 두 배우의 연기와 대사의 힘으로 100분을 충분히 끌고 간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시대와 장소를 넘어 유효해 보인다. 혐오스러운 명령을 실행해야 하는 현실, 그 이후에 남는 트라우마와 아름다움을 파괴했다는 죄책감, 친구를 살리기 위한 선택, 궁극적으로는 희생을 감수한 아름다움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사유다. 극의 끝에는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휴마윤의 친구 바불은 존재하는 인물이었나.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는 타지마할을 둘러싼 여러 설화 중 하나로, 고고학자들은 허구로 치부한다. 작품을 쓴 인도계 미국 작가 라지브 조셉은 여러 인터뷰에서 “타지마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름다움의 종말이 가능한가에 흥미를 느꼈다”면서 “관객들이 이들의 우정에 감동하면서도 권력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극장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은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세계 초연했고, 한국에선 2017년 첫 공연을 올렸다. 8년 만에 돌아온 ‘타지마할의 근위병’에서 휴마윤은 최재림과 백석광, 바불은 이승주와 박은석이 연기한다. 공연은 2026년 1월 4일까지.
  • 관객을 공범으로 만든 천재의 도발…알렉산데르 에크만의 ‘해머’

    관객을 공범으로 만든 천재의 도발…알렉산데르 에크만의 ‘해머’

    알렉산데르 에크만의 ‘해머’(Hammer)는 목가적인 공동체의 조화로운 군무로 막을 올린다. 히피 시대를 연상시키는 이타적이고 평화로운 군무는 이내 상호 감시와 파편화된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의 어두운 풍경으로 뒤집힌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해머’는 관객을 향한 가장 강렬한 망치질을 시작한다. 그동안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은 많았다.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 오른 ‘해머’의 방식은 단연코 도발적이다. 예고 없이 객석으로 돌진한 무용수들은 좌석 손잡이와 등받이를 딛고 기어오르며 관객에게 손을 내밀어 반응을 시험한다. 순간, 젤리클 세계로 관객을 이끌던 뮤지컬 ‘캣츠’의 고양이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해머’의 무용수들은 귀여운 안내자가 아니다. 그들은 관객을 불편한 현실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는 침입자에 가깝다. 감각적인 음악과 치밀한 연출 그리고 무용수들의 압도적인 기량이 뒷받침된 유기적인 움직임은 관객이 더 이상 안전한 관찰자로 머무르지 못하게 만든다. 에크만 특유의 이머시브(immersive·관객참여형) 연출은 관객을 단숨에 짜릿한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에크만은 독창적인 상상력과 도발적인 연출로 세계적 인정을 받은 안무가다. 그가 ‘해머’에서 보여준 연출의 백미는 관객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들을 촬영하라고 요구하는 대목이다. 에크만은 이 영리한 장치를 통해 관객을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 기록자이자 감시자로 뒤바꾼다. 관객은 현대인의 ‘눈’인 스마트폰을 통해 무용수를 영상 속 대상으로 만드는 행위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그 순간 공동체는 천천히 붕괴하고, 무용수들은 카메라의 시선에 취한 듯 자기 과시에 몰입한다. 인스타그램 속 인물처럼 포즈를 취하며, 자아를 연출하는 현대인의 초상을 교묘히 풍자한다. 결국 관객은 ‘보는’ 행위 자체에 가담하면서 시선이 지닌 관음성과 폭력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공범이 된다. “공연은 살아 있어야 하며, 늘 놀라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에크만의 신념은 관객을 그의 비평적 프레임 안에 교묘히 끌여들이며 실현시킨다. ‘해머’는 스마트폰 촬영을 허용하는 관용을 가장하지만, 그 행위 속에서 우리의 시선이 대상을 어떻게 고정하고 박제하는지를 폭로한다. 관객은 즐겁게 덫에 걸려들어 어느덧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무용수가 관객에게 다가오는 장면에서 ‘캣츠’의 고양이를 떠올렸듯, 마지막에 고양이 탈을 쓴 무용수가 등장했을 때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장난스러운 위트와 폭발적인 색채, 에너지가 넘치는 군무로 빚은 에크만의 세계는 결국 자기 수용과 공동체 회복을 희망하며 결말을 맺는다. ‘해머’는 관객을 영리하게 포획하는 도발을 통해, 현대인의 자아를 비추며 성찰로 이끄는 강렬한 무대 경험이었다. 오는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도 공연을 이어간다.
  • “나는 쇼맨”… 카메라에 갇힌 세태 몸짓으로 꼬집다

    “나는 쇼맨”… 카메라에 갇힌 세태 몸짓으로 꼬집다

    LG아트센터·부산문화회관서 공연자기중심적 시대 ‘소통의 의미’ 질문 “저는 위대한 쇼를 만들고 싶어 하는 쇼맨입니다. 무대에서 보고 싶은 것을 구현하고 그 속에 감명이나 논란을 주는 요소, 또 관객을 몰입시키는 요소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본 한국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현재 세계 극장과 무용단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데르 에크만(41)이 1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안무 철학을 전했다. 한국을 처음 찾은 그는 유럽 현대무용의 최전선을 달리는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함께 14~16일 LG아트센터에서 ‘해머’(Hammer)를 선보인다. 2022년 예테보리에서 초연된 ‘해머’는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는 그의 인기작 중 하나다. 16세에 스웨덴왕립발레단에서 무용수 커리어를 시작한 에크만은 21세 때 안무가로 방향을 바꿔 꾸준히 작품을 내놨다. “네덜란드에서 안무 워크숍에 참여했을 때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호응을 끌어내는 경험을 한 뒤 안무의 세계에 빠져들었다”는 그는 “내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사회에서 대화와 소통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안무 작업은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떠올렸다. ‘해머’는 그가 말한 ‘소통’의 의미를 가장 적절하게 녹여 낸 작품이다. 휴대전화에 몰두하고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인 시대에 어떻게 타인과 교감을 할 수 있는지, 진짜는 무엇인지 묻는다. 에크만은 “내가 생각하고 겪기도 하는 자아 또는 에고(행위의 주체)에 대한 이론을 담았다”면서 “30대가 되면 자아가 점점 굳어지고 이기적이며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점에서 망치로 그 자아를 깨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파리오페라발레단과 작업한 ‘플레이’(PLAY)에선 4만개의 녹색 공을 쏟아 냈고, 노르웨이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에선 무대 위에 5000ℓ의 물을 뿌렸다. ‘해머’는 30명이 넘는 무용수들의 군무, 조명의 활용 방식, 독특하고 현대적인 미카엘 칼손의 음악이 어우러지며 시청각적 표현을 극대화한다. 에크만은 1막 마지막 장면을 꼽으면서 “1막은 이타심, 사랑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데 무용수들이 서로 협업하면서 바라보고 교감하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라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면서 작품의 일부가 되게끔 하는 요소도 있는데 지금은 말해 줄 수 없다”며 웃었다. 작품을 함께하는 댄스컴퍼니는 2023년 첫 내한에서 역동적인 무대(다미엔 잘레 ‘연들’),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동작(샤론 에얄 ‘사바’) 등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다시 한국을 찾은 카트린 할(61) 예술감독은 ‘다양성’과 ‘무용수 역량’을 무용단의 정체성이자 강점으로 꼽으면서 “시의성 있고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를 다루는 안무가들과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유와 성찰을 하는 에크만과 무용단이 큰 에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에서 활약하는 두 명의 한국인 무용수 김다영(2023년 입단), 정지완(2024년 입단)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할 감독은 이들에 대해 “모두 매우 재능 있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가진 무용수”라며 “그들의 고향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더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해머’는 LG아트센터 공연 이후 오는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 수천송이 꽃들의 황홀함 위 무심한 폭력과 집단 속 개인… 2025년 한국에 던지는 몸짓[무용 리뷰]

    수천송이 꽃들의 황홀함 위 무심한 폭력과 집단 속 개인… 2025년 한국에 던지는 몸짓[무용 리뷰]

    2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분홍빛 꽃밭은 다시 한번 시각적 황홀을 안겼다. 지난 6일부터 시작해 9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피나 바우슈(1940~2009)의 ‘카네이션’은 그 장엄한 풍경을 되살리면서도 동시에 ‘전설의 재현은 가능한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카네이션’은 바우슈의 탄츠테아터(Tanztheater·춤과 연극) 미학이 집약된, 그를 상징하는 작품 중 하나다. 수천 송이 카네이션이 깔린 무대 위에서 아름다움과 잔혹함, 사랑과 통제, 순수와 도착이 공존하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조지 거슈윈의 노래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수화로 전해지고, 우아한 드레스와 정장을 갖춰 입은 무용수들은 아이처럼 놀다가도 순식간에 무표정한 얼굴로 폭력과 억압의 기제를 수행한다. 1982년 초연 당시 냉전의 긴장과 분단의 아픔이 일상이던 시대에 이 부조리한 광경은 당대의 억압적 시스템과 그 안에서 무력해지는 인간성에 대한 통렬한 은유였다. 그 울림은 오늘의 관객에게도 여전히, 혹은 더 거칠게 다가온다. 관건은 바우슈 이후의 탄츠테아터와 그의 무용단 탄츠테아터 부퍼탈이다. 그의 작업은 기교가 아니라 무용수 개인의 삶과 내면을 끝까지 파고들어 사적인 경험을 무대 언어로 환원하는 방식이었다. 무용수 개개인의 성격을 고스란히 살려 낸 대표작들을 만나려는 러브콜은 바우슈 사후에도 이어졌다. 작품을 온전히 올리는 것 또한 가능했다. 무용수들의 몸 안에 바우슈가 살아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2017년 ‘스위트 맘보’ 내한 때만 해도 10명의 베테랑이 있어 바우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와 대면한 적 없는 단원들이 대다수인 지금, 이 재현은 필연적으로 원본과 다른 결을 가질 수밖에 없다. 초기 단원들이 무대 위에 남긴 삶의 흔적과 날것의 질감, 영혼의 떨림은 분명 희미해졌다. 잘 보존된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작품의 견고한 구조와 상징성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발휘했다. 꽃밭 위에서 자행되는 무심한 폭력과 집단 속에서 소외되는 개인의 모습은 2025년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남겼다. 바우슈가 꽃밭 위에 던져 놓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상처받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은 살아 숨쉬고 있다. 이제는 바우슈의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물음 그 자체를 마주한다. 육신은 떠나도 정신은 여전히 이 꽃밭 어딘가를 배회하는 듯하다. 꽃은 시들어도 그 꽃이 피어난 자리의 의미는 영원히 뜨겁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43년이 지나도 여전한 압도감…피나 바우슈의 ‘카네이션’

    43년이 지나도 여전한 압도감…피나 바우슈의 ‘카네이션’

    20세기 공연예술의 흐름을 바꾼 혁신적 안무가 피나 바우슈(1940~2009)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네이션’이 6~9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카네이션’은 1982년 세계 초연한 작품으로 바우슈가 개척한 탄츠테아터(Tanztheater)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추상적인 춤(tanz)과 서사를 그린 연극(theater)을 결합한 탄츠테아터는 바우슈가 무용, 무대, 음악, 일상 몸짓을 결합해 제시한 새로운 형식이다. 2000년 개관 기념작으로 ‘카네이션’을 선보인 뒤 25년 만에 재연하는 데 대해 이현정 LG아트센터 센터장은 “많은 바우슈의 작품 중에서 특히 관객들이 다시 올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했다”면서 “새로 유입된 젊은 무용수들이 만드는 작품에서 어떻게 무용이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지 관객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카네이션 9000송이로 뒤덮인 무대부터 관객에게 시각적 강렬함을 준다. 바우슈가 1980년대 남미 투어 중 칠레 안데스 산맥에서 셰퍼드가 뛰노는 카네이션 들판을 보며 영감을 얻은 무대다. 해외 공연에서는 8000여 송이이지만 LG아트센터 무대에 맞춰 1000송이를 늘렸다. 14~15일 세종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9000송이 이상 장식한다. 한 남자가 조지 거슈윈의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수화로 노래하면서 시작한다. 검은 정장을 입거나 군화를 신은 무용수들이 등장하며 분위기는 한순간 냉엄하게 전환되고, 커플이 머리에 흙을 뿌리는가 하면 양파에 얼굴을 파묻고 손으로 발목을 잡고 뒤뚱뒤뚱 걷는 등 불편한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원피스를 입고 춤추고 연주하는 무용수들과 교차하며 유머와 풍자, 억압과 통제의 현실을 표출한다. 바우슈는 2000년 내한 전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젊음과 아름다움이 상징하는 희망과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앞서 4일 LG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다니엘 지크하우스 탄츠테아터 부퍼탈 예술감독은 “바우슈의 작품은 인간 삶 자체에 대한 예술적인 재현이다. 우린 그의 작품을 다시 공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정신을 미래로 가져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우슈는 자신만의 해석을 강요하지 않고 무용수들과 꾸준히 의견을 나누며 작업한다. 작품에 대한 해석과 시선도 관객으로 몫으로 남겨놨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리허설 어시스턴트는 1986년 ‘카네이션’을 처음 본 경험을 떠올리며 “무대에서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게 놀라웠다”고 했다. 1996년 탄츠테아터 부퍼탈에 입단해 바우슈와 여러 작품을 작업한 그는 “한국에서 ‘두루두루 살아가야 한다’는 교육은 받은 나로선 ‘우리는 다르게 존재하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바우슈의 철학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모두가 스스로 무엇인가 생각하길 바란 바우슈의 생각이 담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탄츠테아터 부퍼탈의 전신은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으로, 1973년 바우슈가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명칭을 바꿨다. 바우슈가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36년간 44개 작품을 발표하며 무용극의 새 지평을 연 단체는 바우슈의 예술정신을 담아 단체명에 그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카네이션’은 세계 초연한 지 4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 세계 무대에 오르며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 공연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 19명은 2명을 제외하고는 2019년 이후에 합류한 젊은 무용수들이다. 안드레이 베진과 아이다 바이네리는 2000년 한국 초연 무대에도 올랐다. 초연에 참여했던 에드워드 폴 마르티네즈와 김나영은 각각 리허설 디렉터, 리허설 어시스턴트로서 바우슈의 유산을 잇고 있다. 마르티네즈 리허설 디렉터는 “부퍼탈에 합류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배운다”며 “바우슈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거나 복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나 역시 디렉터로서 각각의 무용수들이 가진 것들이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위선과 강요, 인간을 옥죄는 유령 같은 존재들[연극 리뷰]

    위선과 강요, 인간을 옥죄는 유령 같은 존재들[연극 리뷰]

    여성에 씌운 도덕·종교적 굴레 직격하얀 무대에 가구만 배치해 몰입감 헨리크 입센의 희곡 ‘유령’(1881)은 19세기 말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에게 강요된 규범의 허상을 들춰내 ‘도덕과 종교를 파괴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입센의 여성 중 노라(‘인형의 집’)는 자아를 발견하지만 헤다(‘헤다 가블러’)는 파괴되고, 헬렌 알빙(‘유령’)은 아들마저 잃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서울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양손프로젝트의 연극 ‘유령들’은 알빙 부인을 옥죄는 도덕적·종교적 위선을 직격한 작품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대에는 하얀 바닥 위에 검은 가구 세 개만 놓고 배우들도 흑백의 절제된 의상을 착용해 집중도를 높였다. 알빙 부인에게는 아내와 어머니 역할, 모두 맹신하는 종교, 가문의 명망이 주변을 맴도는 유령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서 덕망 높았던 남편은 죽어서도 흔적으로 그의 곁을 떠돈다. 알빙 부인은 남편의 10주기를 기려 고아원, 기숙사, 교회 등을 지었고 건물들을 시에 기증해 그 모든 유령을 털어 버리기로 했다. 작품은 개관식 하루 전에 일어난 일을 그렸다. 개관식을 도우러 온 만데르스 목사도, 남편이 바람피워 낳은 하녀 레지나 엥스트란드도 남편을 떠올리게 한다. 남편과 떼어놓으려 프랑스로 유학 보낸 아들 오스왈에게서조차 남편의 망령이 어른거리며 알빙 부인을 무너뜨린다. 박지혜 연출과 배우 손상규·양조아·양종욱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는 ‘유령들’을 철저하게 알빙 부인 중심으로 풀었다. 네 면을 객석으로 둘러싼 무대도 알빙 부인의 굴레로 느껴진다. 양조아가 알빙 부인을 전담하고, 손상규가 오스왈과 목수 야코브 엥스트란드를, 양종욱이 만데르스 목사와 레지나를 번갈아 맡았다. 배우들이 무대를 떠나는 일이 거의 없이 어슬렁거리며 끊임없이 알빙 부인에게 말을 건다. 박지혜는 지난 21일 LG아트센터 M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역할이 서로 마주치지 않기도 하지만 한 배우가 극단에 있는 두 인물의 성질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겠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옷도 갈아입지 않고 연기하는데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역할이 충분히 설명된다. 손상규·양종욱 배우가 알빙 부인을 향해 종교적 규범을 쉴 새 없이 쏟아 내는 장면에서도 숨 막히는 압박감이 전해진다. 양조아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공연 뒤에도 이어져서 저 둘을 미워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웃었다. 양손프로젝트는 ‘유령들’을 시작으로 ‘입센 3부작’을 매년 한 편씩 올릴 계획이다. 작품 선정부터 각색·연출·연기까지 네 사람이 전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라 후속작도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있다. 손상규는 “입센의 글은 날카로우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정교한 구조로 하고 싶은 말을 향해 직진하고 있어 우리 팀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면서 “일단은 입센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유령들’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 마곡지구 즉시 입주 가능한 신축 오피스텔

    마곡지구 즉시 입주 가능한 신축 오피스텔

    지난해 준공한 ‘롯데캐슬 르웨스트’(투시도)는 즉시 입주가 가능한 신축 오피스텔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 CP2블록에 있는 복합 주거단지로,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 전용 45~103㎡, 총 876실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업무시설, 부대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에 있다. 특히 단지 지하 2층에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으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눈에 띈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에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LG아트센터, 영화관 등 각종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다채로운 평면 구성과 1.5룸, 2룸, 3룸 설계를 통해 1인가구부터 4인가구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타입별로 발코니 면적을 제공해 실사용 공간을 넓혔다. 전용 69㎡ 타입은 3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해 통풍을 극대화했다. 전용 91㎡ 타입은 3면 개방 타워형으로 설계해 탁 트인 도심뷰를 누릴 수 있다. 벽, 상판, 주방가구 등에 이탈리아산 미끄럼 방지 타일을 비롯해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현관 중문, 전기오븐, 세탁기, 건조기, 김치냉장고, 냉장고 등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풀 퍼니시드’ 시스템도 갖췄다. 분양 홍보관은 롯데캐슬 르웨스트 에비뉴(AVENUE) 767에 있다.
  • “이제야 체호프 작품 의미 알겠다”… 홍콩 관객 ‘벚꽃동산’에 갈채·탄성

    “이제야 체호프 작품 의미 알겠다”… 홍콩 관객 ‘벚꽃동산’에 갈채·탄성

    LG아트센터, 체호프 고전 재창작전도연·박해수·손상규 등 총출동작품 곳곳 유머, 폭소·감탄사 터져연출가 스톤·배우, 관객과의 대화전도연 “많이 웃으셔서 너무 좋다”싱가포르·호주·美 뉴욕 공연 예정 “홍콩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한국말의 흐름과 분위기에 익숙합니다.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공연하는 건 드문데, 유명 배우들이 나오고 한국식 표현을 잘 알고 있으니 관객이 더욱 공감하면서 즐긴 듯합니다.”(공연 연출가 얏야우) 지난 20일 홍콩문화센터 대극장은 연극 ‘벚꽃동산’에 호응한 1400여 관객의 박수와 탄성으로 가득 찼다. 커튼콜에서 주연 전도연과 박해수, 손상규 등 출연진 10명이 한 명 한 명 인사할 때마다 관객은 큰 환호를 보냈고 배우들은 양손을 힘껏 흔들며 감사를 표했다. LG아트센터가 제작해 지난해 6월 초연한 ‘벚꽃동산’은 체호프의 동명 고전을 호주 출신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한국 현실로 녹여 내 재창작한 작품이다. 19세기 제정 러시아에서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삶과 사랑에만 관심을 두었던 귀부인 류바는 파산 직전에도 술 파티를 열고 심각한 얘기에는 귀를 닫는 송도영(전도연)으로 태어났다. 농노에서 부유한 상인이 된 젊은 로파힌은 사업가 황두식(박해수)으로 변신했다. 두식은 과거의 인연으로 도영과 그의 오빠 재영(손상규)을 도와 파산 직전인 송씨 기업을 회복시켜 보려 하지만 이들에게는 현실 감각이란 없다. 작품은 현대적 해석뿐 아니라 각각의 사건이 벌어지는 삼각형 모양의 이층집이라는 무대 장치와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등 배우들의 열연이 빈틈없이 채워져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하기도 했다. ‘벚꽃동산’은 홍콩 정부가 주최하는 ‘2025 홍콩 아시아플러스 페스티벌’의 개막작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아시아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예술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벚꽃동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100편이 넘는 공연과 행사가 이어진다. 대극장에서 시야 제한석을 제외한 1400여석을 열었는데, 3회 차(19~21일) 4200여석이 티켓 오픈 15분 만에 모두 팔렸다. 공연에서 보인 홍콩 관객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양쪽 스크린에 광둥어와 영어가 함께 표기됐는데, 작품 곳곳에 녹아든 유머에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리거나 감탄사를 내질렀다. 전도연이 “세월이 난 피해 가던데”라거나 “난 아직도 빛나”라며 미모를 자랑할 때, ‘오징어 게임’의 스타 박해수가 “넷플릭스 영화를 봐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어”라고 하거나 “고장 난 시계, 뻐꾹뻐꾹” 하다가 발음이 비슷한 욕을 내뱉을 때 등 재미를 유발한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웃음이 터졌다. 자신들의 어리석음으로 삶의 터전과 회사를 빼앗기면서도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계부터 걱정하는 대목에서는 실소가 비집고 나온다. 얏야우는 공연을 본 다른 연출가가 소셜미디어(SNS)에 “이제야 왜 체호프가 ‘벚꽃동산’을 희극이라고 했는지 알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고 전하면서 “나 역시 연극을 전공한 지 30여년 만에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20일 공연이 끝난 뒤 스톤과 전도연, 신민경 LG아트센터 기획팀장이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밤 11시가 가까워지도록 관객 3분의2 이상이 자리를 지키며 관심을 보였다. 스톤 연출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체호프는 과거와 미래의 충돌을 다루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면서 “이 작품은 위기의 순간에 변화를 일으킬 위치에 있으면서도 현실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풀이했다. 이어 “한국처럼 홍콩도 매우 빠른 변화를 겪으면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스위스에서 자란 호주 출신 연출가가 러시아 고전으로 만든 한국 연극을 보러 온 여러분이 있다는 사실도 우리가 연결된 순간”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전도연은 “우리끼리 ‘대사가 빨라 관객이 따라오기 힘들 테니 객석을 채워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자’며 무대에 올랐는데, 한국인지 홍콩인지 모를 정도로 많이 웃어 주셔서 너무나 좋다”면서 “여러분 덕에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공연장엔 다양한 연령층이 눈에 띄었고, 생생한 반응을 내놨다. 공연 포스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 하이유(35)은 “한국 연극은 처음인데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해서 흥미롭게 봤다”고 했다. 현지 방송국 PD인 한국인 이우림(32)씨는 “홍콩에서 처음 보는 한국 연극이라 관심이 갔다”면서 “어머니, 동생 모두 재미있게 즐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30대 여성 엠마는 “유명 배우들이 나오는 연극이라 궁금했다”면서 “하지만 대사가 너무 빨라 자막을 보는데도 70%밖에 이해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벚꽃동산’ 해외 공연은 오는 11월 7~9일 싱가포르로 이어진다. 초연 출연진 그대로 내년 2월 호주, 9월 미국 뉴욕 공연도 예정돼 있다. 전 출연진이 일정을 조정해 초연 배우들 그대로 뉴욕 공연까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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