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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9대선 일정은

    12·19대선 일정은

    22일로 17대 대통령 선거가 3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권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도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지리멸렬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나라당도 당내 대선후보들이 지지도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검증공방 끝에 유력 주자들이 제각각 출마하는 ‘3월 위기설´이 나돈다. 올 대선 일정은 선거일(12월19일) 250일 전인 오는 4월13일 중앙선관위에서 대선 선거비용 제한액 공고로 공식화된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4월23일부터 후보자 등록 하루 전인 11월24일까지 가능하다. 후보자 등록은 11월25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11월27일부터 22일간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재난관리위해 소방산업진흥법 제정을”

    한국정책과학학회(회장 이창원 한성대 산학협력단장)는 23일 오후 1시 30분 한성대 에듀센터에서 ‘21세기 국가재난관리와 소방의 역할’에 관한 학술 세미나를 갖는다. 예기치 못한 재난과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소방행정과 소방정책이 나아가야 할 바를 논의하는 학술 세미나로 한국소방검정공사가 주관하고 서울신문과 한국소방안전협회의 후원으로 열린다.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 회장은 “우리나라 소방산업 제품은 일본 및 미국 제품과 비교하면 품질과 기술경쟁에서 어려움이 있고, 중국제품에 대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취약하여 소방산업 발전에 문제가 있다.”면서 소방산업진흥 기본계획 수립, 소방산업의 기반조성, 소방사업의 활성화, 소방장비의 품질인증 등을 담은 소방산업진흥법(가칭)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북대 이재은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의 소방정책의 발전 방향으로 ▲예방 중심의 소방행정 체제 구축 ▲소방산업 육성을 통한 인프라 확산 ▲현장과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소방행정 체계 구축 ▲소방안전 문화 정착 ▲소방규제의 합리화·국제화 ▲학습 지향적 소방 조직화 ▲전문 소방인력 양성 ▲소방방재 네트워크 체계구축 등 8가지를 제시했다. 한국소방검정공사 백창선 팀장은 “국내 소방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소방시설에 대한 기술기준 측면과 소방제품에 대한 제도 및 기술기준 측면에서 국제경쟁력 강화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소방검정제도, 검정기술기준,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측면에서의 혁신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국소방동우회 김철종 박사는 소방조직역량의 고도화 전략추진방안으로 화재조사 사법권 확보와 위기·재난정보의 119상황실 통합을 강조했다. 한국소방안전협회 정두균 교수는 소방안전 전문교육원 설치, 체험을 통해 익힐 수 있는 실기 실습장 확보 등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박수정 실장은 “일괄적인 소방교육보다는 소규모, 집중, 단계별 전략을 강화하고 현장·실습위주의 교육 커리큘럼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벤트나 단발성 행사위주의 홍보보다는 기획 홍보의 중요성을 제시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이가야 평가원장 “평창 유치계획 깊은 인상”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 이틀째인 15일 실사단은 경기장 시설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IOC실사단은 스키 활강경기가 펼쳐질 정선 중봉지역과 설상경기가 펼쳐질 평창 보광휘닉스파크, 용평리조트를 비롯해 개·폐회식이 열릴 알펜시아리조트 현장까지 꼼꼼하게 돌아 봤다. 특히 IOC실사단은 눈(雪)이 내리지 않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 33개국 143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드림 프로그램’에 함께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실사단을 위해 그동안 배운 스키·스노보드 실력을 보여줘 실사단으로부터 ‘뷰티풀’‘서프라이즈’라는 칭찬과 함께 박수를 받기도 했다.●입체동영상 시뮬레이션 “원더풀” 연발 평창유치위는 실사가 진행되는 현장마다 경기장 시설을 소개하는 200∼300인치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전광판을 설치, 실사단의 이해를 돕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올림픽유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선 중봉 활강경기장 설명회에서는 LED전광판을 이용해 경기장이 완공된 뒤의 모습을 입체 동영상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줘 실사단으로부터 ‘원더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입체영상은 완공된 경기장의 모습 등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입체적으로 표현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전통과 경제, 문화, 동계올림픽 유치 열정 등을 함께 담았다. 이건희·박용성 IOC위원도 현장에 함께 참여해 실사단을 접촉하는 등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한총리·이건희·박용성 IOC위원등 총동원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실사단이 이번을 2010년보다 훨씬 진전되고 조직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평가했다.”면서 “실사단이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전할 정도로 알펜시아의 규모와 시민들의 열기에 대단히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밝은 표정으로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저녁 한명숙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식환영만찬에서 이가야 지하루 조사평가위원장은 “평창의 올림픽 유치 계획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역동적이고 차질없이 운영되었던 88 서울올림픽을 기억하며, 이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보여준 성과는 놀라웠다.”고 말했다.평창·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빛고을 光산업 빛보다

    빛고을 光산업 빛보다

    광주시의 전략 산업인 ‘광(光)산업’이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2일 한국광기술원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국내 최고 수준의 광산업 기술 13건 가운데 7건을 올해부터 상품화했다. 관련 산업의 고용·매출 등이 크게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10여개 기업들이 매출 1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광주시는 2000∼2003년(1단계),2004∼2008년(2단계)에 국비 4530억원 등 모두 7883억원을 투입, 광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 ●광기술 상용화 LG이노텍은 광기술원이 지난해 개발한 ‘7mW급 초고출력 UV(자외선)LED칩’을 올해 상품화한다. 이 칩은 현재 일본 니치아화학㈜의 제품보다 2배 이상 성능이 좋아 당장 위폐 감지기에 탑재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조도인 60럭스급의 ‘디지털 카메라용 LED플래시 모듈’도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함께 상용화한다. 이 제품은 미국 루미레드사 제품보다 1.4배의 조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라이텍코리아㈜도 ‘네온사인 대체 LED바’의 시판에 들어가 본격적인 반도체 조명시대에 돌입했다. 이밖에 남영전구와 오이솔루션 등의 업체도 LED전구·발광 및 수광 소자·500만 화소급 CMOS카메라 모듈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스타기업 탄생 광산업이 태동한 6년여 전만 해도 관련기업들은 벤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광기술원의 꾸준한 기술 지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 관련 업체의 매출액은 6393억원(대기업인 LG이노텍 포함)을 달성했다. 이는 광산업 육성 1단계 완료 시점인 2004년에 비해 39.7% 증가한 수치다. 고용도 3700명에서 4395명으로 늘어 18.7% 증가했다. 광 관련 업체도 잇따라 광주에 둥지를 틀면서 228개사에서 273개사로 증가했다. 이들 업체 가운데 ‘옵시스’(280억원)와 ‘신한포토닉스’(220억원)가 올해 200억원 이상 매출에 이르렀다. 지난해 90억원에 그쳤던 ‘오이솔루션’은 수출물량이 늘면서 1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옵테론’(150억원), 대방포스텍(110억원), 휘라포토닉스(110억원), 디에스아이(100억원) 등 매출 100억원 달성 기업들이 늘고 있다. ●광기술원의 역할 기술원은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실리콘 기반 LED칩(1.5mW급)을 개발했다. 오는 2008년 소형 LCD백라이트에 응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자동차 조명 등에 적합한 4000루멘급 백색 조명용 LED광원 모듈을 비롯,UV LED백색 조명 모듈과 이를 이용한 국내 최초의 700루멘급 조명용 광원 모듈 등을 개발했다. 이밖에 24스캔 풀 컬러 디스플레이 LED모듈, 고휘도 RGB LED칩 등 국내 최고 기술 보유와 제품개발을 달성했다. 김태일 원장은 “광산업이 도약 단계에 이른 만큼 지역경제와 미래 선도 산업을 이끌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았다.”고 자랑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아름다운 TV

    삼성전자가 6일 2007년형 보르도TV를 선보였다. 기존의 보르도에 비해 디자인의 미(美)적 요소가 한층 더 가미됐다. 신형 보르도TV는 부드럽고 투명한 곡선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운 크리스털 와인 잔 모습을 담았다. 물 속에 퍼지는 느낌의 차분한 푸른빛의 LED 조명이 TV의 품격을 더한다.전면과 테두리 등 표면에 고광택 하이그로시 코팅 처리해 흑진주를 연상케 한다. 소프트 터치 방식의 컨트롤 버튼을 통해 TV의 디자인의 맛을 살렸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삼성의 Super-PVA 패널을 사용해 고화질을 구현했다. 또 178도 광시야각이 적용돼 어느 방향에서도 TV를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 명암비의 경우 기존의 5000대 1 대비 100% 향상된 1만대 1을 구현했다.‘와이드 컬러 컨트롤’ 기능을 통해 햇빛이 밝은 상황에서도 하늘색, 잔디색 등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토록 했다. 가격은 32인치 LCD TV가 160만원대,40인치가 240만원대.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데스크시각] 탈당 감상법/박현갑 정치부 차장

    100년 정당을 기치로 창당했던 열린우리당이 6일 23명의 집단탈당으로 사실상 쪼개졌다. 지역구도 타파와 전국정당 건설, 정치개혁을 위해 구 정치세력에 머리채를 잡혀가며 어렵게 창당한 지 3년3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날 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집단탈당에 대한 자책감과 울분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렸다.“정치는 그래도 명분, 그래야 미래가 있다. 탈당하신 분들이 원칙과 명분에 충실했는지 국민들께서 앞으로 냉정하게 판단할 거다.”(김근태 의장),“100년 정당의 꿈이 무산되는 순간이나 자괴감과 자책감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문희상 의원). 3년여 전 창당과정이 떠오른다. 당시에도 구 민주당 세력과 열린우리당의 모태가 된 국민통합신당을 창당하려는 탈당세력과의 갈등이 첨예했다. 탈당논의과정서 구주류에 탈당파 일원이던 이미경 의원은 머리채를 낚아 채였다. 이처럼 갖은 진통 끝에 창당했기에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는 컸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정치권이 갖고 있던 기득권 포기에 있었다. 지구당 폐지 및 정치자금 투명화 등 선거조직 중심의 대립형 정당구조 대신 정책중심조직의 경쟁형 원내정당화, 기간당원제로 대변되는 하향식 비(非) 자발적 구조에서 상향식 자발적 정치구조를 지향했다. 한마디로 낡은 정치와의 단절과 극복을 추구했었다. 하지만 민생과 맞지 않는 개혁드라이브로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자신들이 세운 집을 스스로 뛰쳐 나가는 막다른 코너로 몰리는 상황을 맞고 있다. 집권여당 스스로 와해되는 이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정치는 대의명분과 시대정신,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가슴을 파고드는 명분,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통찰력,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탈당의원들의 시대정신과 명분은 무엇인가?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국민통합 신당의 밀알이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참회와 반성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탈당 의원들의 변이다. 포기하는 기득권이 무엇인지를 묻자 “…”(최용규 의원),“당원의 권리와 의무”(이종걸 의원)라는 답이 돌아왔다. 명쾌하지 않다. 오히려 “고민과 충정을 이해하나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당적 포기일 뿐”이라는 우상호 대변인 논평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이들이 추구하려는 ‘국민통합신당’은 현 여당의 정책지향점과 무엇이 다른가? 아직 구체적 밑그림은 없다. 탈당을 주도한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10일부터 가질 예정인 워크숍에서 교섭단체의 명칭과 원칙 등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좌표는 ‘중도개혁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탈당의 변에서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창조해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현 지향점과 같다. 때문에 이번 탈당이 정치적 결단이 아닌 내년 총선을 앞둔 생존대책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당에 다행이라면 “대통합의 바다에서 만나자.”며 정동영 전 의장이나 문희상 의원이 탈당파들에게 던지는 정치적 수사에서 드러나듯 열린우리당 의원들이나 탈당파 모두 현재의 열린우리당으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야당에서는 ‘비·반(非·反)한나라당 연대’,‘기획탈당’ 등을 거론하며 경계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배지 수준이 유권자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지난 3년 동안의 국정혼란을 학습한 경험이 있다. 여권이 이러한 전철을 되밟는다면 기대하던 대통합은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정치공세” “수용해야” 찬반 엇갈리는 정치권

    “나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긴급조치 판사 명단발표에 대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31일 반응이다. 지난 23일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8명에 대한 법원의 무죄판결이 나왔을 때 반응을 보이지 않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판사 실명 공개논란에 대해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왜 (판사실명을)지금 발표하는 것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날 판사실명 공개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여당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인혁당 재심 판결에서 보듯 과거 독재정권 유지에 기여했던 판결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사법부도 하고 있고, 필요한 일이지만 판결에 관여한 경중을 따지지 않고 판사의 실명을 공개해 낙인을 찍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반면 문병호 제1정조위원장은 “사법부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판사 이름 공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과거사위 해체까지 주장하며 비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을 밝혔으면 화해의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정 반대로 가고 있다. 일괄폭로식 공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적절한 방법도 아니다.”고 지적했다.이밖에 민주당, 민주노동당에서는 찬성하는 입장을 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시등 ‘국가공인 영어’ 우선반영 법안 추진 ‘토익열풍’ 잠재울까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와 사법시험 등 국가공인 자격시험에 국가공인을 받은 영어시험 결과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법안이 나온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 영어시장을 휩쓸고 있는 토익(TOEIC)시험은 국가공인을 받지 않는 이상 영어시험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어교육진흥특별법안을 마련,2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인적자원부는 국민의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등 종합적인 영어능력을 평가할 신뢰성·타당성과 실용성을 갖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개발, 시행해야 한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는 해당 임·직원을 채용할 때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나 국가공인을 받은 민간영어자격시험 결과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각종 국가고시나 사시, 공인회계사 등 국가공인 자격시험에는 사실상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영어시험 성적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가공인을 받은 영어시험은 텝스,MATE, 실용영어 등이다. 토익이나 토플은 공인을 받지 않았다. 토익은 연간 180만명이 응시하고 있는 최대 영어시험이다. 특히 2004년부터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 기술고시 등 국가고시에서 영어를 대체하는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추가되면서 국내 영어평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토플의 경우, 미국 유학생을 중심으로 연간 10만명이 응시하고 있어 이 법이 제정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오피니언 리더들이 꿈꾸는 한국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이사장 유준상)이 17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목표 및 방향에 대해 대선 예비주자들을 비롯해 광역자치단체장, 시도지사 등 각계 각층의 주장과 의견을 담은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대선 예비주자들의 국가경영에 대한 포부, 광역자치 단체장들의 지역발전 비전, 각계 뉴리더들이 제기한 미래한국 정치사회의 도전 과제들을 대선의 해인 이 시점에서 집중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1장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희망의 비전과 실천역량의 리더십’에 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진한국 건설’에 대해, 고건 전 총리는 ‘중도통합에 의한 국민대통합의 길’에 대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북돋움과 아우름의 리더십’에 대해 각각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제2장에서는 허남식 부산시장, 안상수 인천시장, 박광태 광주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진선 강원도 지사, 정우택 충북도지사, 김완주 전북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앞서가는 주역이 되고자 지역개발계획과 포부를 펴고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개헌 반대하는 사람들 정치적 부담 생각해야”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가진 오찬간담회 문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보건복지부의 건강출산 비용지원 대책은 재원마련 방안이 없어 대선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모든 정책이 다 예산 대책을 세워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정책은 방침을, 큰 방향을 결정하고 그 방향을 정해 놓고 그 다음에 예산을 맞춰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개헌 관련해 탈당 이상의 것은 무엇인가? 과거 정권이나 현 정부 하에서 4년 중임제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례를 밝히면 국민을 설득하는 데 도움되지 않나?-탈당 이상의 것은 강한 표현이다. 그 이상 내놓을 게, 가진 게 없으니까 내놓을 것도 없지만 가진 것만 있다면 그 이상의 것의 대가를 치르고라도 이건 꼭 해야 된다, 이런 취지로 이해해 달라. 개헌이 여소야대라는 정부 권력과 국회 권력이 분열되는 이것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라는 설명을 구구하게 하지 않았다.(하지만)여소야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인 건 맞다. 그리고 선거의 횟수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중간 선거로 국정운영이 많이 흔들리고 추진력이 뚝뚝 떨어진다. ▶개헌 발의는 언제, 부결되면 어떻게 하나?-발의 시기는 대개 2월 중순쯤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많이 뒤로 늦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부결하면 이 노력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결하려는 사람들은 그 이후에 정치적 부담을 생각해야 될 것이다. 저는 오래 전부터 2006년말,2007년초라고 했는데, 그때 한 가지를 간과했다. 연말에는 정기국회 때문에 이런 정치적으로 큰 파장이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기국회, 만약 그때 개헌 내놓았으면 국방개혁법을 비롯해서 주요한 개혁 법안들이 다 지금까지 표류할 것이다. 예산도 아마 다 통과 못 받았을 것이다.2005년이 적절한 시기이냐, 그것은 다 판단의 문제인데 국정 현안이 개헌만 하고 앉아 있을 것은 아니다. 2005년도에 개헌 꺼내가지고 안되면 저만 망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대단히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개헌이 정략적이라는 의혹이 있는데?-이번에 임기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실패하면 다음에는 다른 의제를 개헌하려 해도 개헌이 성립될 수가 없다. 이번 후보들이 백 번 공약해도 소용없다. 보십시오. 다음 후보들이 공약할 것이다, 개헌하겠다고 해 놓고, 대통령이 됐다, 개헌 논의가 바로 시작될 때는 이때는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고 이것저것 해야 되는데 국정 운영이 되겠느냐?지금 개헌 주제 나와 있는 거 보면 이념적 문제가 끼어들 수밖에 없게 주제가 만들어져 있다. 내각제냐 대통령제냐 가지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싸움을 하게 되어 있고, 그 다음에 자신들의 임기 문제를 가지고 또 이해관계 셈을 해야 되는데, 논의가 되겠느냐? 다 부도내는 거다.▶민주화 세력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데?-87년 이후 20년 (민주)체제의 성적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그야말로 눈부신 업적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을 경제 성장률 하나만 가지고 비교하는 그런 아주 단편적 사고는 버려야 된다. 지금 뭐 경제 파탄, 민생 파탄 얘기하는데, 경제 잘한다는 후보자들이 과연 몇 % 공약을 내는지를 저도 한번 볼 생각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공무원 궁금증? ‘i-hub’에 물어봐

    ‘막히면 검색하라.’ 구청 공무원들의 업무 노하우를 한곳에 모은 ‘공무원 지식검색’이 등장했다. 금천구는 17일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위하여 각 부서 직원들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 관리하는 지식관리시스템 ‘아이허브(i-hub)금천’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허브’란 조직 내 흩어져 있는 지식자원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축적해 구성원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지식관리시스템. 구청관계자는 “상업적인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지식검색을 구청공무원용으로 특화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특히 문서로는 전해지지 않는 자세한 행정노하우까지 쉽고 편하게 배울 수 있게 구성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효과적인 정보관리를 통해 조직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것도 또 다른 목표다. 도입 초기이지만 전임자를 찾아 다닌다든지 두꺼운 업무편람 등을 뒤적거리는 일이 확연히 줄었다. 업무 담당자 교체시기가 되면 반복되는 후임자의 실수나 일정기간 업무공백이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천구 문화공보과 이상연씨는 “생소한 업무를 맡으면 선임자를 찾아 다니며 일일이 물어 해결하는 게 관례였지만 이젠 편하고 빠르게 노하우를 익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성공과 실패사례 노하우 ▲우수지식 ▲아이디어 등 찾아보기 쉽게 유형별로 지식지도(Knowledge Map)를 만들어 지식들을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사전승인 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직원들이 마음껏 지식을 등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지식의 유용성 여부는 직원들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4년연임 개헌’ 정국] “연임제 찬성하나 다음 정권서 해야”

    국민들은 4년 연임제 개헌에 찬성하지만 현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9일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다. 문화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도 95%, 오차 ±4.4%포인트)한 결과, 개헌안 제안 배경에 대해 정략적 의도가 있다는 반응이 53.0%였다. 적절한 제안이라는 반응은 36.7%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는 개헌 논의시기에 대해 차기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게 46.5%로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자는 반응(23.9%)보다 높았다. 조선일보가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7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신뢰도 95%, 오차 ±3.7%포인트)에서는 ‘4년 연임제’를 선호한다는 응답(64.2%)이 ‘5년 단임제’(33.5%)보다 많았다. 그러나 개헌 추진시기로는 ‘다음 정권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62.3%로 ‘이번 정권에서 해야 한다.´(27.1%)는 반응보다 훨씬 많았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같은 날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6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신뢰도 95%, 오차 ±3.8%포인트)도 비슷했다.4년 연임제 방안에 대해 찬성 55.6%, 반대 39.2%로 찬성이 많았다. 하지만 개헌시기에 대해서는 ‘차기정권’이란 응답이 68.7%로 현 정권(22.2%)이라는 대답보다 훨씬 높았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후속타는 탈당·선거구제 개편?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 행사에 이은 다음 행보는 대통령직 포기?” 9일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한 노 대통령의 다음 수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너무 늦지 않은 시기”라는 단서를 달긴 했으나 개헌 발의권을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개헌카드’는 현재로서는 무위에 그칠 공산이 크다. 개헌에 찬성하는 열린우리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대통령의 개헌안에 ‘가표’를 던져 ‘정치적 우군’으로 변하는 구도를 상정하더라도 127석을 갖고 있는 제1야당 한나라당이 강력 반대하는 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직 포기 가능성을 예상한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이같은 가능성을 이미 2년 전 예고한 바 있다. 맹 의원은 2년 전인 당 정책위의장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권 빅뱅구상:대통령발 개헌카드’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정치권 대변화를 꾀하고 있고 그 실현 가능성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와 대통령직 사퇴수순에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단국대 안순철 교수는 “만약 개헌이 안돼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면 명분이 되겠느냐?”면서 “개헌과 대통령의 거취연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도 대통령의 중도 하야 가능성을 일축했다.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개헌 추진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 임기에는 변함이 없다.”고 임기 중 ‘하야’ 가능성은 물론 탈당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형식이든 노 대통령이 정국을 뒤흔들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현재의 판을 흔들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 같다.”면서 “탈당이나 임기단축 문제, 선거구제 개편문제 등이 후속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세계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7’ 개막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주) 이기철특파원|“개별적인 기능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통합이 미래 기술의 키워드이다.” 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영상·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전시회(CES) 2007’이 화려하게 개막됐다.‘콘텐츠와 기술 사이의 모든 것’이 올해 40회를 맞는 CES의 슬로건이다. 올해는 정보기술(IT)과 가전의 융·복합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정통적인 TV 이외에 다른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기기가 많이 나온 게 특징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개막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PC에서 TV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는 결국에는 ‘연결’과 ‘통합’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00평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는 풀HD TV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채용한 슬림형 TV인 DLP, 휴대전화 등 400여 신제품이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부스 입구에 32·82인치 LCD TV로 탑을 쌓아 TV 기술 강자의 위상을 뽐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 예정인 70인치와 82인치 풀HD TV 등 40인치대부터 80인치대까지 다양한 풀HD LCD TV 라인업을 선보였다.50·63·80·120인치 풀HD PDP 라인업도 공개했다.CES 혁신상을 받았지만 제품 디자인을 공개하지 않았던 프리미엄 전략제품 라인업인 울트라에디션의 바형 3세대(G)폰, 울트라 뮤직폰도 보였다. 삼성전자의 부스는 가장 넓었지만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2007년형 보르도 TV를 관심있게 보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삼성전자의 부스를 찾아 삼성 제품들을 꼼꼼히 관찰했다. LG전자는 600여평 규모의 부스에 세계 최초로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 두 규격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포맷 플레이어인 ‘슈퍼 멀티 블루 플레이어(BH-100)’를 공개했다. 또 두 규격을 동시에 재생하고, 블루레이 디스크 기록이 가능한 PC용 차세대 드라이브인 ‘슈퍼 멀티 블루 드라이브(GGW-H10N)’도 공개했다. 특수안경을 쓰지 않고도 볼 수 있는 3D LCD 모니터에서 나오는 입체영상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관람객도 많았다. 이희국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번에 나온 신제품은 차세대 DVD 시장의 성장을 촉발시키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 뒤쪽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바이어와 협상을 벌이는 현장 마케팅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한국업체들은 수년 전 신기술 과시 위주에서 최근엔 비즈니스를 위한 실질적인 제품을 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일렉은 디지털 영상가전과 차량용 디지털 제품으로 현장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실리를 챙겼다. 레인콤은 무선 랜인 와이파이(WiFi) 기술을 활용한 네트워크형 단말기 등을 내보였다. 보행자가 원하는 곳을 검색해 찾아갈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유진로봇은 가정용 청소로봇 차기 버전을 소개했다. chuli@seoul.co.kr
  • 뒤집어 본 대선 여론조사 5대포인트

    뒤집어 본 대선 여론조사 5대포인트

    신년초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올해 대선 관련 여러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민심의 향배는 무엇일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로 나온 게 1차적 메시지라면 호남표 분화, 유권자의 보수화 현상 등은 별도의 심층 분석이 필요한 영역이다. 대선 승리를 꿈꾸는 각 대권주자 진영에서는 이러한 ‘2차 메시지’에 더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새해 주요 여론조사 결과에 숨어 있는 5대 포인트를 집중 분석한다. ●진보정권에 대한 평가? 본지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정치이념은 대체로 중도 보수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현상은 국민의 정부에서부터 참여정부에 이르는 지난 9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KSDC 김형준 부소장은 이에 대해 “과거에는 추상적인 변화와 개혁주장으로도 표가 쏠렸으나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음을 유권자들이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후보들이 사후 검증과 실천이 가능한 경제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리아리서치 김덕영 소장은 “최근 조사결과가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라는 지적은 맞지만, 유권자 성향이 보수화됐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나를 잘살게 해주는 정권이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대선주자들의 실용주의적 접근을 주문했다. ●네거티브 캠페인도 옛말?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는 과거에 비해 약해질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서는 이른바 진보세력이 보수세력을 공격해 재미를 봤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진보간 여론몰이층이 팽팽해 그런 현상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여권이 과거와 달리 ‘당 따로, 정부 따로’인 점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후보별로는 이 전 시장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가 네거티브 전략에 취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전 시장의 경우, 주된 이미지가 ‘추진력’이어서 추진한 게 잘못됐다고 해야 성공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이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 버스 전용차로제 등 눈에 보이는 실적을 보여줘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막판 뒤집기는 옛말?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이번 대선전이 양자구도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는 막판 뒤집기를 기대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2.5%였으나 막판에 당선됐듯이 이번에도 극적인 드라마 연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의 바람대로 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강대 이현우 교수는 정당은 지도자의 정서적 일체감, 지역적 기반, 유력한 대권후보가 있을 때 지지받는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여권 대선후보들의 낮은 지지도는 이해할 수 있다. 여권 전체를 아우를 인물 부상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호남·충청 등 기존의 지지기반은 해체되거나 붕괴되고 있어 16대 대선 때와 같은 극적인 드라마 연출은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주의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역주의는 과거에 비해 옅어지겠지만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디어리서치 김 이사는 “이명박 지지가 호남에서도 10% 이상 나오는데 이것만 보면 지역적 표 쏠림 현상이 많이 희석됐다 할 수 있다.”면서 “향후 선거구도와 이슈 전개 양상에 따라 약해지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층도 한나라당 지지? KSDC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이 43%로 나왔으나 부동층을 대상으로 지지후보를 물은 결과, 기존 지지도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바꿔 말해 부동층도 한나라당 지지층이 강하다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1849년 골드러시를 이룬 황금의 땅 캘리포니아. 남자들은 한줌의 사금에 영혼을 팔고, 여자들은 한숨 잘 곳을 위해 몸을 팔았다. 노다지를 찾아 헤매는 남자들의 욕정을 채워주는 창녀들이 필요악처럼 존재하던 시기, 먹고 살 길이 없어 창녀가 된 이들은 ‘더러운 비둘기(soiled doves)’‘주홍 아가씨(scarlet ladies)’ 등으로 불리며 굴욕의 삶을 살았다. 미국의 여성작가 프랜신 리버즈의 소설 ‘구원의 사랑’(김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의 주인공 엔젤도 그런 삶의 멍에를 짊어진 아름다운 창녀다. 저주받은 운명 속에 살아가는 엔젤은 남자, 아니 이 세상 어떤 것도 믿지 않는다. 그런 어느날 미가엘 호세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첫눈에 알아본 자신의 반쪽. 그러나 창녀의 몸으로 호세아의 순수한 영혼을 더럽힐 수 없다고 여긴 엔젤은 사랑을 애써 피한다. 그때마다 엔젤을 보듬어 주는 호세아. 둘은 결국 하나님의 품안에서 하나가 된다. ‘구원의 사랑’은 구약성경 ‘호세아서’에서 소재를 빌려온 기독교 소설이다. 기독교 소설은 우리에겐 아직 낯선 장르지만 미국에선 로맨스, 추리, 판타지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성경 구절을 모티브 삼아 글을 써온 리버즈는 로맨스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리타(Rita)상을 세차례나 받은 미국 최고의 감성작가. 작가는 로맨스 소설기법을 활용해 성경 속 인물을 재창조해 냈다. 아담과 하와, 이삭과 리브가, 야곱과 라헬, 보아스와 룻, 다윗과 알비가일,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호세아와 고멜…. 위로와 인내, 성숙과 존경, 믿음을 보여준 성경속 사랑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커플의 사랑이 바로 창녀를 사랑한 호세아의 사랑이다. ‘호세아서’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단을 좇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무궁한 사랑이다.‘구원의 사랑’에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이 소설은 인스턴트식 사랑이 난무하는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1만 2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이장욱론/이찬

    1. ‘인공정원’ 으로서의 ‘시’를 넘어서 시인은 자신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진 어떤 체험의 순간을 지금-여기로 다시 불러오는 존재이다.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시작품들 가운데, 이 순간을 상투적인 표현들로 재생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 구체적인 체험 속에 깃들어 있는 고유한 생(生)의 순간들과 그 감각적 비의(秘義)들은 관례화된 문법을 통해서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시’ 장르의 전래적인 형식과 표현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는 ‘전통적인 서정시’가 되었든, 지금까지 ‘시’가 보존해 온 관습적 전범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시의 문법을 과격하게 실험하는 ‘전위적인 현대시’가 되었든, 이러한 ‘상투성’으로부터의 이탈은 ‘문학’(literature)이라는 현대적인(modern) 산물에 요구되었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자 ‘문학’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자신을 보존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다. 이장욱의 시는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과 풍경들을 1인칭 화자의 감정과 의식과 가치를 표상하기 위한 대리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왕(旣往)의 관례화된 ‘시’의 문법으로는 이해될 수 없다.“서정은 만상을 일인칭의 내면적 고도(高度)에 걸어두는 방식이다.”(‘꽃들은 세상을 버리고’,《창작과 비평》,2005년 여름,70쪽)라는 그의 진술은 우선 ‘시’(‘서정’) 장르의 일반적 원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통상적인 ‘시’ 문법에 대한 그의 반감(反感)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장욱이 재래(在來)의 ‘시’의 문법에 대해 품고 있는 회의와 반감은 그것이 필연적으로 이 세계의 ‘만상’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동일적인 영혼을 표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유(專有)하며, 마침내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실상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휘발시키는”, 조작된 ‘인공정원’의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더불어 이러한 ‘인공정원’으로서의 ‘시’(‘서정’)가, 세계의 그 풍요로운 다양성을 또한 사물과 사건 그 자체가 지닌 고유한 육체적 질감들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밀폐된 서정적 우주”로 복속시켜 버리거나 혹은 그 바깥으로 추방시킨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온다. 결국 그에 따르면, 통상적이고 관례적인 ‘시’의 문법은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을 표현하기는커녕 시인의 ‘일관된 가치와 의미와 정서’에 의해 세계의 만상들에 얼룩져 있는 ‘혼탁한 사물성’을 그 바깥으로 밀어내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조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는 1인칭 화자의 나르시시즘적인 ‘인공정원’이 가공될 수 있을 뿐, 세계 그 자체의 참다운 실상들이 발견될 수 없다. 2. 표상의 외부와 마주침의 유물론 “객관적인 아침/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깨어나고/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거리의 어떤 침묵을 떠올리고/침묵과 무관하게 한일병원 창에 기댄 한 사내의 손에서/이제 막 종이 비행기 떠나가고 종이 비행기,/비행기와 무관하게 도덕적으로 완벽한 하늘은/난감한 표정으로 몇 편의 구름, 띄운다./지금 내 시선 끝의 허공에 걸려/구름을 통과하는 비행기와/종이 비행기를 고요히 통과하는 구름./이곳에서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리진다./지금 그대와 나의 시선 바깥, 멸종 위기의 식물이 끝내/허공에 띄운 포자 하나의 무게와/그 무게를 바라보는 태양과의 거리에 대해서라면./객관적인 아침. 전봇대 꼭대기에/겨우 제 집을 완성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나와 당신은 비행기와 구름 사이에 피고 지는/희미한 풍경 같아서.”(‘객관적인 아침’ 전문) ‘객관’(object)이란 철학적 인식론에서 주체의 의식 바깥에 놓여 있는 외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주체의 시선과 지시작용(designation)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는 어떤 미지(未知)의 영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곧 ‘객관’이란 주체의 의식 바깥의 공간을 점유하는 사물 혹은 세계이기는 하나, 주체의 시선과 자기의식에 의해 호명되고 포획되어, 이미 ‘있다’고 알려진 어떤 인식적 대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장욱에게 ‘객관’은 이렇게 인식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객관적인 아침’은 ‘나’와 ‘당신’과 ‘침묵’과 ‘종이 비행기’가 서로 ‘무관하게’ 자신들의 사건들을 발생시키는 시간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아침’이라고 명명(命名)된 것은 주체의 시선과 사유에 이미 포착되어 있는 어떤 외부적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주체의 자기회귀적인 의식의 궤도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 또는 사물 그 자체가 지닌 복수적 다양성을 표현한다. 기왕(旣往)의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시작품의 경우라면, 위의 시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물들은 ‘단 하나의 소실점’을 위해 봉사하였을 테지만, 그리고 그것은 시인의 내면 풍경의 표상(表象)들로 고용되었을 것이지만, 여기에서 그것들은 시인이 설정한 ‘소실점’과는 ‘무관하게’ 그 자신의 존재를 보존한다. ‘내 시선의 끝’에서는 모든 사물이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라진다.” 그러나 지금 ‘그대와 나’라는 인간의 ‘시선 바깥’에선 ‘멸종 위기의 식물’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허공’에 ‘포자’를 ‘띄우’고 있는 중이다. 또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 인간이 설정한 세계의 위계질서와 그것의 ‘소실점’ 역시 하나의 ‘희미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하늘’이라는 자연물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까닭은 분열되고 오염된 우리의 경험 세계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마음의 도원(桃園)’을 표상(表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은 자기 내부에서 발아한 동일자의 표상(representation)들만을 세계로부터 수집할 따름이며, 그 바깥에 존재하는 위(僞)와 악(惡)과 추(醜)를 볼 수 없으며, 그것들과 결코 마주칠 수 없다. 이 영혼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을 보며, 보고 싶은 것만을 고백하며, 고백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등뒤에 있다”는 ‘절규’의 첫 구절은 시인 이장욱이 가진 인식론적 지평을 축약하여 드러낸다. 이것은 그의 시에서 다양한 상징적 편린(片鱗)들로 산포되어 나타난다. 이 편린들은 예컨대 “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두 그루 전신주는 아름답고 밤눈은 내리고 녹슨 제 땅에서 제 어둠을 파 내려갔으므로 단 한 번도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그 오래된 이야기”(‘이상한 나라’),“꽃은 15층 베란다에 서서 까마득한 지상을 가늠하는 자와 그 흐린 눈을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꽃은, 오로지 나무일뿐 인 무서운 나무들 사이에서 아직도 견고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사라지는 꽃’),“하지만 너무 흔한 최면처럼 아직도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하늘이 너무 흔한 최면처럼 실편백에 내리는 빗물이, 다시 나를 이끈다는 것 돌아온다는 것은 얼마나 상투적인가 돌아오지 않기 위해 내가 치를 수 있는 무엇이, 더 있었을 것이다”(‘너무 흔한 풍경’)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 시구들은 1인칭의 나르시시즘적인 영혼이 웅변하는 ‘기억’과 ‘고백’과 ‘이야기’가 ‘거짓’이거나, 세계의 풍요로운 실상과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폐쇄적인 ‘아름다움’에 불과하다는 이장욱의 인식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이 볼 수 있는 것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자기 자신일 뿐이며, 그것이 도취하고 열망하는 자연의 풍경은 ‘너무 흔한 최면’일 따름이다.‘하늘’이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을 때에만, 그리하여 모든 자연과 사물의 풍경이 ‘나’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에만, 시인은 ‘너무 흔한 풍경’을 재생하지 않을 수 있고,‘이 당대적 상투성의 거리’(‘상투적’)를 벗어날 수 있다. 이 벗어남은 1인칭의 고백적 화법이 마련한 자기 동일적인 표상체계 바깥으로부터 느닷없이 밀려닥치는 우발적 사건과 그것에 수반되는 ‘낯선 것의 폭력’을 통해 시작된다. 세계의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실재성과의 마주침은 바로 이 순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간 것이다.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가는 하오의 육신 쪽으로 수직 낙하하는 겨/울 잎, 겨울 잎 안에서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겨울 잎의 풍경 속을 지나간다고/는 생각지 못했으나./그것은 무성하고 울울한 저 너머, 횡단 보도 앞에서 푸/른 신호를 기다리는 여자가 오래도록 통과할 숲의 풍경./나무에 깃들여 사라진 벌레들을 나는 보지 못했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의 어젯밤 꿈속을 나는 거/닐었는지도. 말하자면 그 꿈속의 눈 내리는 거리를./그러므로 이곳은 겨울 잎과 햇빛과 벌레들이 이루는 세/계. 뚜레주르 베이커리의 문을 열고 나오는 늙은 사내는/어젯밤의 아주 쓸쓸한 수음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그/와 나는 떨어지는 겨울 잎에 눈을 두고 지나쳐갔으나 우/리가 그 겨울 잎이 기억하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을 떠올/렸던 것은 아니다.”(‘의심의 여지가 없는 겨울 잎’ 부분) 이미 드러나 있는 세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수한 사태들의 일부로서 성립된다. 우리가 그 자신들의 눈앞에 어떤 사물과 사건의 잔상(殘像)조차 데려다 놓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물과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시의 화자가 ‘지나가는’ ‘겨울’의 ‘거리’에 드러나 있는 것은 ‘겨울 잎’이나,‘겨울 잎 안’에는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 것이’며,‘우리’가 ‘떠올리지 않’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들이 이루는 세계’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모든 1인칭의 시점(視點) 내부에 선재하는 명석 판명한 대자의식(對自意識)으로서의 ‘나’의 확실성이 아니라,1인칭 주체의 시선으로 포착되지 않는 세계의 다양한 만상들이며 그것들이 이루는 변화와 이행의 과정이다. 결국 시인 이장욱이 보고 느끼고 감각하고자 하는 것은 뚜렷한 형태와 공간적 점유들로 구분지어진 사물과 사건의 가시적(可視的) 외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구분의 경계들을 횡단하는 힘들의 배치이며, 모든 존재자들이 지닌 복수(複數)의 가면(假面)으로서의 ‘자세’와 ‘포오즈’이며,‘지나가’고,‘사라지’고,‘통과하’는 것으로서의 세계의 실재성이다.‘겨울 잎’ 속에는 ‘사라진 햇빛’이 ‘있었’듯이,‘나’와 ‘그대’의 ‘생’에는 ‘사라져가’고 ‘흘러간’ 것으로서 ‘무성한’ ‘잎 새’와 ‘숲’과 ‘천천히 사라진 햇빛’도 ‘있었던 것’이다. 설혹 그것이 우리 자신의 명징한 감각과 사유가 아니라,‘꿈속을 거닐었는지도’ 모를 상상(想像)을 통해서만 겨우 감지될 수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있었던 것’들이다. 위의 시에서 자주 활용된 ‘지나가다’,‘사라지다’,‘통과하다’ 등등의 동사들은 어떤 사물과 사건의 고정된 상태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하게 어떤 경계를 구분지울 수 없는 사태의 진행 과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동사들은 ‘시’ 장르의 통상적인 화법 내부에 선재하는 자기의식의 투명성을 표상하는 언어가 아니라, 그것 외부에 존재하는 세계의 다양성과 그 변화의 과정을 나타내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여러 시편들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지나치다’,‘건너가다’,‘흐르다’,‘멀어지다’,‘스쳐가다’ 등과 같은 동사들 역시 세계의 ‘천변만화’하는 실재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모든 사물과 존재자들의 다양성과 이질성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표상적인 감정과 가치로 바꾸어버리는 ‘시’ 장르의 관례화된 문법을 벗어나기 위한 그의 시적 전략의 하나이다. 3. 假面과 ‘脫’ 인격적 주체로서의 화장 이장욱의 시가 ‘시’ 장르의 통상적인 문법에 내재되어 있는 ‘유토피아적 자기회귀’라는 ‘상투적’인 ‘최면’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주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적 화자’를 단일한 감정과 의식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 전제하는 관례적(慣例的) 설정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정적 자아’의 단일한 목소리를 ‘시적 화자’의 분열적이고 다수적(多數的)인 목소리로 전환시키는 것이며,‘서정’의 화법에 내재하는 나르시시즘적인 순결성과 엄숙한 고백체를 조롱하고, 그것 속에 은폐되어 있는 숱한 가면(假面)들을 폭로하는 것이다. “감정은 어떤 포우즈 금홍아 금홍아 마당귀 화단에 잘린 벽돌들 녹슬어 고요한 철대문, 어쩌다 딱딱한 것들과 친해졌는지 (중병에 걸려 누웠으니 얼른 오라)고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게 엽서를 띄우고 싶어 이십세기와 (짱껭뽕)을 해서라도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 품에 안기고 싶네 하루 종일 내 딱딱한 그림자는 어디 가서 나를 어떻게 하려는 음모에 골몰중인지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만한 일일뿐 금홍아 금홍아아 하지만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니?”(‘금홍아 금홍아’ 부분)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이상’(李箱)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의 경험적 역사 속에 존재했던 단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이상’과 그의 작품들 속에서 ‘나’로 표기되는 여러 작중 화자들이 동일한 존재일 수 없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이상’(李箱)이면서 ‘이상’이 아니며, 또한 ‘이장욱(李章旭)이면서 ‘이장욱’이 아니기도 하다. 다시 말해,‘이상’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화자 혹은 주인공으로서의 ‘나’는 이 세계의 유일한 인격적 실체로서의 고유명사 ‘이상’(李箱)이 아니라, 그가 어느 한 시점(時點)에서 취한 하나의 정념과 태도로서의 ‘나’(假面)일 뿐이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인격적 자기동일성을 전제하는 고유명사 ‘이상’(李箱)이거나 혹은 ‘이장욱’(李章旭)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정황과 그 순간적 배치 속에서만 존재하는 하나의 정념(情念)과 태도로서의 ‘나’일 뿐이다. 더불어 이러한 ‘나’는 그 정황과 배치의 변화에 따라 무한히 변양(變樣)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의 부기(附記),“금홍이는 시인 이상의 애인이다.箱(1910-1937)과 나(1968-)의 불편한 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그의 소설 ‘날개’,‘逢別記’,‘終生記’ 등에서 몇 구절을 차용했다.”에서 ‘箱과 나의 불편한 관계’란 하나의 자기 동일적인 인격체로서의 ‘이장욱’이 ‘이상’이라는 또 다른 인격체로서의 시적 화자를 차용하거나 혹은 ‘이상’(李箱)의 목소리를 재연(再演)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불화(不和)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이상’의 목소리 속에 ‘이장욱’의 목소리가, 또는 ‘이장욱’의 정념(情念) 속에 ‘이상’의 정념이 서로를 전제하면서 공명(共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공명은 ‘이상’과 ‘이장욱’이라는 경험적 인격체 전반이 공유하는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또한 이 둘이 여전히 ‘불편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 공명이 어떤 특정한 한 순간에만 존속(存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 만한 일일뿐”이라는 구절은 ‘시적 화자’, 더 나아가 모든 발화의 상황 속에 놓인 화자의 존재론적 특성을 축약하여 표현한다. 이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 장르가 전제해왔던 화자의 자기 동일성은 실상 ‘위조’된 것일 뿐이며, 화자는 시인의 전(全) 인격체 그 자체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시적 정황과 맥락 속에서 구성되어지는 하나의 가면(정념)에 불과하다.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의 이러한 변양과 분열을 의식하지 못하는,1인칭 고백체의 화법은 ‘사기’,‘거짓’이라는 명칭을 부여받는다.“사기치지 말라,高手는 그냥 느낀다, 그대 생을 증거하는 단 하나의 표식은, 그대의 육체이다”,“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당신이 당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됩니다.”(‘편집증 환자가 앉아있는 광장’) 등은 이장욱이 1인칭 화자의 자기애적(自己愛的) 순결과 정직을 신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1인칭의 발화 속에 잠재되어 있는 ‘위조’와 ‘위장’과 ‘가장’을 들추어내려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의 거의 모든 시 속에 스며있는 위악적(僞惡的) 포즈와 하드보일드 문체(hard-boiled style)는 1인칭의 발화 상황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고백적 화법의 위선(僞善)에 대한 그의 근원적인 혐오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위선을 거부하거나 회피하기 위하여, 그의 시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시적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시적 화자를 자기의식(自己意識)의 명석 판명함을 입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주체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상성의 외부로 추방될 수밖에 없는 병리적(病理的)이거나 환상적(幻想的)인 혹은 괴물과 같은 존재자들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편집증 환자’,‘투명인간’,‘킬러’,‘도플갱어’,‘뱀파이어’,‘좀비’ 등과 같은 화자들이 바로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화자의 진술 자체를 신빙성(信憑性)이 결여되거나 불명료한 어사(語辭)들로 구성함으로써, 시작품 내부의 단일한 ‘의미화’(signification) 주체로서의 화자를 그 중심의 자리에서 주변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그를 지나 그녀를 지나 그대를/지나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정오를 지나 새벽을 지나 오/후 네 시를 지나 그리고 어느 이상한 날에 빈 공터와 당구/장과 동대문 운동장을 지나 문득 흥겨운 술집의 죽은 친/구의 화사한 여자들의 기나긴 과거를 걸어가는 어느 이상/한 날”(‘결국,’ 부분) “그렇지. 나는 어쩌면 모든 일을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혹시 모른다. 행복할 리도 황폐할 리도 없는 바람들/이 애초에 공릉동의 주민이었는지도 혹시 모르지. 이곳/에서 모든 빛들은 현재형으로 명멸한다. 너무 상투적인/가? 하지만 그때 한 마리 늑대가, 월계동 쪽의 불빛 속으/로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문득 망망한 비가/내렸는지도, 혹시 모르지. 그의 마른 등을 향해 몇 장의/ 낡은 신문이 날아들었는지도.”(‘공릉동의 바람 속으로’ 부분)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어쩌면 여행중이었던/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생각하는 사람’ 부분) 위의 시편들에서, 화자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사유를 명징하고 확실한 것으로 진술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결국,’에서처럼,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나타내는 ‘동대문 운동장’과 ‘정오’와 ‘오후 네 시’라는 구체적 지시어들을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상한’이라는 형용사의 집요한 반복에 의해 정상적인 언어의 체계 혹은 일상적인 개연성의 세계로부터 추방된다. 또한 ‘공릉동의 바람 속으로’에서 볼 수 있듯이, 화자는 과거 추측의 의미를 지닌 어미(語尾),‘-이었는지도’의 반복과 기억의 불명확성을 표현하는 ‘모른다’라는 서술어의 반복에 의해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상실한다. 결국 그의 시의 화자들은 이러한 어법들로 인해 자신의 어떤 감정이나 기억, 이야기 등과 같은 의식 내용을 능동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라는 ‘생각하는 사람’의 한 구절은 화자인 ‘나’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이 화자를 ‘사로잡아’ 그를 지배하는 것처럼 언술됨으로써, 시의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주관)와 그 구성 요소로서의 대상(객관)의 관계를 역전(逆轉)시킨다. 이 시에서 여러 번 반복된 “어쩌면 여행 중이었던 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라는 구절 역시, 화자의 진술을 합리적으로 독해될 수 없는 ‘이상한’ 것으로 만들면서, 화자의 의식으로부터 기원하는 어떤 의미의 계열도 자명하지 않은 것이 되게 하거나 또는 어떤 신비에 둘러싸인 미지(未知)의 것이 되게 한다. 결국 이러한 어사(語辭)들의 반복적 활용은 전래의 시적 관습에서 전제되었던 단일한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를 그 의미화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물러나게 하는 시적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장욱의 시는 재래의 ‘시’ 장르에서 화자에게 관례처럼 부여되어왔던 의미화의 지배권을 박탈함으로써, 화자의 단일한 감정과 의식과 가치가 아니라,‘脫’인격체로서의 시적 주체의 복수적인 가면들과 정념들, 그리고 사물들 그 자체의 다양한 변양들을 시의 새로운 의미 내용으로 새겨 넣는다. 아마도 그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실재성과 마주칠 수 있는 하나의 유력한 방법으로 이러한 시적 화법을 고안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4. 비선형적 시간과 존재의 주름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를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의심하고 회의하는 분열적 주체로 조형하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는 바로 시제(時制)이다. 그의 시는 시간의 일정한 단위 분절을 통해서만 수립되는 ‘현재’의 시제 속에 ‘이미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중첩시킨다. 즉 어떤 특정한 외연(外延)으로 수렴되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 그 외연을 넘어서 존재하는 비동시적인 사건들을 병치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의 시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연속되어지는 선형적(線形的) 시간의 투명성이 사라지게 되며, 그것의 명료한 경계 분할이 흐릿해지게 된다. “나는 오로지 지금 이곳에 있다./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시작된다./단 하나의 생각이 나를 결박한다./ 나는 얼어붙는다./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가 한꺼번에 다가온다./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결정’ 부분) “최선을 다해 개인적인 관계들을 생각하자/드디어 당신과 나는 10년 후의 야구를 이해한다./누군가 플레이 볼이라고 외치자/나는 있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그리고 10년 후의 1루 베이스를 향해/필사적으로 달려갔다”(‘10년 후의 야구장’ 부분) “자꾸 다르게 보여/당신은 이미 태어났는데/당신은 사랑을 했었는데/당신은 지난해의 가을을 여행 중인데/당신은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를/막 떠올려 미소 지었는데”(‘정확한 질문’ 부분) ‘결정’에서 ‘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는 ‘다가온다’라는 현재시제 동사의 주어가 됨으로써 ‘지금 이곳’에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나며,‘10년 후의 야구장’에서는 ‘1루 베이스’가 ‘10년 후’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시점에서,‘달려갔다’는 과거시제 동사의 목적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정확한 질문’에서는 ‘지난해의 가을’이라는 과거 시점의 명사가 ‘여행 중인데’라는 현재진행형의 동사와 결합되는 시제의 혼란이 나타난다. 이러한 시제의 혼란과 비동시적인 것들의 동시적 공존은 어떤 특정한 현재적 사태 속에 감싸여져 있는 잠재성(virtuality)의 차원을 시의 표면으로 솟아오르게 한다. 위의 시들에서 표현된 ‘생각’과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는 화자의 자기동일성을 구축하는 명징한 자기의식과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과거-현재-미래)라는 선형적 시간 위에서 구축되는 주체의 실존적 동일성과 연대기적 서사(narrative)를 일그러뜨리는 존재의 주름들이자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이다. 이 잠재성의 차원에서 시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예컨대,“일어나지 않았던(일어났던)”이라는 과거시제나 “일어나지 않을(일어날)”이라는 미래시제는 모두 현실성(actuality)의 척도를 통해서만 측정되고 구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드러나 있는 것들로 구성되는 현실성의 차원은 실상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 가운데 그 일부가 선택되거나 배제됨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잠재성의 차원은 그러므로 일정한 외연을 가진 어떤 ‘현재’로 수렴되지 않으며, 선형적이고 연대기적인 시간으로 귀속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미래’에나 늘 존속(存續)하고 있는 것이며, 하나의 주어진 물질적 사태로서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항상 ‘실재하는 것’(reality)이라 할 수 있다. “그때 그 오래된 눈빛은 우연한 것이었으나 아, 이런 바/람은 괜찮은데, 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 삼/년 전의 문 열리고 삼십 년 전의 그대, 마른 등 보이네/눈뜨면 그때인 듯 상한 눈발 날리고 모래처럼 우연한 노/래들 내 잠 깊은 모래산, 모래산에 쌓이네//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그곳에 오래 앉아 있었으나/깔깔한 모래들 아직도 내 잠 속 떠나지 않네 삼 분 전의/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 그리고 모래/산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삼 분전의 잠’ 부분) 이 시를 단지 특정한 ‘잠’ 속에 나타난 잡다하고 무질서한 꿈의 내용 혹은 그 환상적 이미지들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의 많은 부분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오히려 이 작품은 화자의 현실적 의식으로 포착되지 않는 망각과 오해와 무의식의 무한한 잠재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꿈속에서 우리는 ‘삼 분 전의 문’과 ‘삼십 년 전의 그대’와 ‘삼일 전의 기슭’이 동시에 결합되거나 병치되는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꿈속에서 ‘일어났던 것’(과거)과 ‘일어나고 있는 것’(현재)과 ‘일어날 것’(미래)은 선형적인 질서를 벗어나 한데 뒤엉키며, 시간은 산술적 단위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연대기(年代記)를 벗어난다. 이것은 곧 꿈의 본질적 특성이 비선형적(非線形的) 시간의 조합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라는 구절은 이 시의 의미가 단지 화자의 ‘잠속’에 나타난 꿈 이미지들의 재구(再構)를 통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네 번이나 반복된 ‘잠에서 깨어’는 이 시의 화자가 위치하고 있는 공간이 ‘잠’의 안쪽만이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모래산에 쌓이네”에서 ‘쌓이네’라는 술어(述語)는 ‘모래산’이 퇴적(堆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내 잠 깊은 모래산’은 그것이 화자의 신체에 부수되는 어떤 행위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내면적인 것인 동시에 퇴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기억’이다. 따라서 ‘잠’이 비단 현실적인 ‘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내 잠 깊은 모래산’은 ‘내 안에서 잠자고 있는 기억’ 혹은 ‘나의 의식에서 지워져버린 망각들’로 해석된다.‘기억’ 또한 의식 주체의 선택과 배제를 통해서 가공되고 재구성되는 것이므로 세계의 실상 그 자체일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인칭과 시점에 따라 상이하게 구축되는 개연적 서사(허구)에 가깝다. 따라서 ‘기억’의 내부에는 망각되고 삭제된 그 무엇이 여전히 어떤 잉여로서 남아있게 된다. ‘잠재성’의 차원은 단지 환상이나 몽상의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이미 실재하는 것이다. 잠속의 꿈과 의식되지 못한 무의식과 기억의 사슬에 무수하게 주름 잡혀 있는 망각들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내 잠 깊은 모래산’에 무수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이 기거하고 있듯이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 또한 인칭과 시점을 달리한 숱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음은 자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자명성은 주체의 의식과 기억의 자명성이 아니라, 주체에게 의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 잠재성의 차원들이 실재한다는 것의 자명성이며, 주체의 단일한 의식(기억)이 조작된 서사와 허구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의 자명성이다. 모든 1인칭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그들의 처지와 욕망과 권력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하기 때문이다. 1인칭 주체의 자기의식은 그것을 구성하는 내용이 아무리 많이 추가되고 보충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을 포착할 수 없다. 또한 그 어떤 충만한 기억도 ‘모래산’처럼 부서지기 쉬운 공허(空虛)와 무의미(無意味)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는 삶의 근원적인 공허와 무의미를 이미 깨달아버린 자의 언어이며, 이러한 현자(賢者)만이 지닐 수 있는 지혜와 여유를 표현한다. 현실성의 내부에 잠재성이, 의식의 내부에 무의식이, 기억의 내부에 망각이, 무한한 주름들로 감싸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에게만,‘우연’은 이 세계의 진상을 목도(目睹)할 수 있는 어떤 에피파니(epiphany)의 순간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5.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 “서랍 속으로 사라진 것들이/어느 날 문득 서랍 속으로 돌아오듯/어느 날 다시 돌아오는 오래전의 목소리./……/어느 순간 너를 습격하는 상형문자들./너의 내부에서 드디어/다른 목소리들이 흘러나오는 날이 있다./혹은 돌아오는 날.”(‘복화술사’ 부분) ‘시적 에피파니’가 도래하는 시간은 시인이 어떤 신비를 능동적으로 예감하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너를 습격하듯이’ 밀려닥치는 우발성의 시간이며,‘상형문자’로서의 시적 언어가 시인의 관습적 감각과 사유를 폭력적으로 뒤흔들어 놓으면서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다. 이 순간은 그러므로 능동태(能動態)의 시간이 아니라 수동태(受動態)의 시간이다. 또한 이 시간은 시인에게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겨졌던 세계의 만상들이 그 자신들의 풍요로운 다양성을 열어젖히는 순간이다. 따라서 이 순간은 “너(시인)의 내부에서 드디어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날”이기도 하며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다. 이 ‘목소리’는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시인의 명징한 의식과 관습적 표상작용에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기에,‘돌아오는 목소리’(반복)인 동시에 ‘다른 목소리’(차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복되는 것(‘돌아오는’)은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세계의 풍요로운 만상들이며, 이 반복을 통해 차이(‘다른’)를 발생시키는 것은 ‘너의 목소리’ 곧 시인의 관례적인 감각과 도식들이다. 김수영이 ‘絶望’에서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絶望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모든 미학적 실천과 시적 창조의 공간에서 우리들 자신의 관례적 감각과 도식을 매번 혁파하기 위해서는, 섬광처럼 우리를 헤집고 지나가는 모든 우발성들을 용기 있게 승인해야 하며, 이 우발성들이 우리들에게 가해 오는 ‘낯선 것의 폭력’과 과감하게 마주쳐야만 한다. 이장욱의 말처럼 “이 고투를 통과한 자에게만”,‘시적 에피파니’는 비로소 그 자신을 개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이 고투를 체험하지 않은 자에게는 그 어떤 ‘에피파니’의 순간도 도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장욱의 시에서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충직한 순결성을, 일상적 경험 속에서 피어나는 순박한 인간애를, 그 아름다운 빛으로 충만해 있는 시적 감동의 순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에게 있어서, 이러한 것들은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이 아니라 1인칭의 자기애적인 영혼이 미리 전제하고 있는 어떤 관념적인 조화이자 이상적인 도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시는 이것들이 배제하거나 은폐하고 있는 세계의 잔인한 리얼리티를 포착하려는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관점과 태도가 진정으로 한국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혜안(慧眼)과 비전을 담지하고 있는 것인지는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시가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그 무수한 가면과 정념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존재자들의 그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만상을, 현대적 일상의 그 지루한 반복과 권태를, 저토록 리얼하고 또 잔인하게 묘사해준다면, 그의 시는 하나의 예술로서 그것이 존재해야 할 이유와 근거를 충분히 입증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찬
  • 이명박 37% 1위… 호남서도 2위

    이명박 37% 1위… 호남서도 2위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부동층이 40%를 넘는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3위 주자들과 큰 격차로 1위를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3위는 고건 전 총리였다. 올 12월19일에 실시될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2007 신년 국민여론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다른 조사와 달리 대선 후보 지지도 설문에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를 포함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간 정치공방의 계기가 됐던 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21일 민주평통 모임에서의 발언이 가져온 정치적 파장을 알아 보기 위해 이 모임을 앞뒤로 해서 이례적으로 두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이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15·16일의 1차 조사에서 25.2%로,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와의 설전 이후인 12월27일 실시된 2차 조사에서 25.8%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2위는 박근혜 전 대표로 1·2차 조사에서 각각 16.3%,12.5%를 기록했다. 고 전 총리는 각각 9.6%와 10.5%를 받았다. 1·2차 조사 당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부동층은 각각 42.8%와 43.6%였다. 2차 조사에서 파악된 부동층을 대상으로 호감가는 후보를 추가로 물어 나온 종합적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3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 전 대표 22.9%, 고 전 총리 14.7%순이었다. 여권으로부터 대안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지지도는 한나라당 손학규(1.8%) 전 경기지사와 열린우리당 정동영(1.5%) 전 의장에 이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함께 0.6%에 그쳤다. 이 전 시장은 출신지역별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호남과 부산·경남을 제외하고 모두 1위였다. 호남에서는 고건(40.3%) 전 총리에 이어 23.1%로 2위를, 부산·경남에서도 박근혜(36.3%) 전 대표에 이어 35.5%로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성장을 사회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와 함께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국가경영 능력’(33.3%)과 ‘강력한 리더십’(31.6%)을 선호했다. 이어 ‘국가통합 능력’(18.3%),‘도덕성’(8.1%),‘개혁성’(5.7%)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응답자의 59.0%가 경제성장을 꼽았다.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11.6%)와 국민통합(11.1%)이 그 뒤를 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개혁 피로감’과 경제난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여권의 통합신당 움직임이 지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많았다.“최근 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통합신당이 결국 지역주의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37.6%로 ‘동의하지 않는다.’(30.6%)는 응답보다 높았다. KSDC는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통합신당=지역주의’라는 논리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는 근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北核시대 한반도를 말한다] “신뢰 회복이 우선…北, 核포기 쉽지 않을 것”

    [北核시대 한반도를 말한다] “신뢰 회복이 우선…北, 核포기 쉽지 않을 것”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여전히 불안과 혼동 그 자체다. 그해 말에 열렸던 6자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것도 이를 반영한다. 국내적으로도 대북 포용정책, 전시작전권환수 등 국가안보정책 전반에 대해 말들이 많다. 새해를 맞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 게 바람직한지 보수·진보 진영의 두 명의 학자로부터 들어봤다. ▶박현갑 차장(이하 박)정치권 일각에서 내년 봄 남북 정상회담설이 흘러나온다. 정상회담은 과연 필요하고, 가능한가. -김연철(이하 김)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2007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2008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도 마찬가지다. 결국 한국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대선국면과 맞물려 정치적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외교·안보적 중대사를 방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지수(이하 이)회담을 하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관계를 아직도 ‘제로섬’ 관계로 본다. 게다가 상호 신뢰가 확보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북한을 신뢰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함께 군비를 축소하고 절감된 비용을 경제와 복지에 투입하는 게 최선의 대안이란 점을 알지만 상대방을 불신하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무엇이 이뤄지겠는가. -김 그렇지 않다. 현재 남북관계는 불신에서 신뢰구축으로 가는 과정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얻는 것은 북한의 체제 특성으로 볼 때 어렵다. 그런데 이런 체제 특성 때문에 정상회담이 더욱 필요하다. 북한은 정책 결정과정이 중앙 집중화돼 있다. 협상권한을 가진 외교관이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 한 사람뿐이란 얘기다. -이 중요한 건 신뢰다. 신뢰는 하나씩 주고받으면서 쌓아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받을 건 받고 수틀리면 판을 엎어 버리겠다는 식이다. 해법은 국제적 공조밖에 없다. 최근 재개된 6자회담만 하더라도 유엔에서 러시아, 중국까지 가세해 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키니까 회담에 복귀한 것 아닌가. ▶박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 -이 북한에 핵은 선군(先軍)정치의 중요한 지렛대다. 리더십에 결정적 변화가 없는 한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 핵문제 역시 북한의 체제특성과 관련돼 있다. 북한은 핵을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 수단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두 나라와 관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완전한 핵 폐기는 어렵다. 설사 북한이 핵 폐기에 동의하더라도 사찰을 받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북한 핵이 협상용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은 대내·외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국제적으로 고립되더라도 경제운용에 필요한 돈은 금강산과 개성, 신의주를 통해 남쪽으로부터 조달할수 있으리란 계산을 하고있는 것 같다. ▶박 정부의 포용정책이 북한 핵을 불렀다는 주장도 있다. -이 학문하는 사람들이 할 얘긴 아니다. 포용정책이 아니라 어떤 정책을 폈더라도 북한이 핵을 개발한 이상 책임론이 제기됐을 것이다. 중요한 건 포용정책이 없었더라도 김정일은 핵을 가지려고 시도했을 것이란 점이다. -김 포용정책의 핵심은 접촉을 통해 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 역사는 1989년 노태우 정부의 7·7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까지 대북정책의 중심기조로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지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북한과 우리 사이에 ‘합리성’에 대한 코드가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성의있게 행동하면 상대도 성의있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게 우리의 합리성인데 북한은 다르다. 개성과 금강산만 하더라도 개방할 때와 안 할 때의 손익을 엄밀히 따져 행동하기보다 수틀리면 뒤엎는 게 이들의 합리성 아닌가. -김 포용정책이 무조건 북측의 행동을 용인하자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전술적 운용은 달리할 수 있다. 예컨대 북한이 무장간첩을 침투시키거나 미사일·핵 실험을 강행한다면 인도적 지원 유보 등 전술적 변화는 가능하다. 그러나 접촉을 통해 변화시킨다는 전략적 기조는 변할 수 없다. ▶박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많이 줄었다. -이 정책에 대한 지지는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가 떨어졌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 줄었다기보다 감성적으로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얘기다. 용어도 새로 개발하고 이데올로기도 세련되게 다듬었어야 하는데 안 했다. -김 동의하지 않는다. 대북정책에 대한 총론적 공감대는 유지되고 있다. 설문을 돌려보면 상반된 결과가 나온다. 북한 행태에 대한 생각을 물을 때는 대부분 비판적인데,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를 물으면 70∼80%는 평화적 방법을 선호한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남북관계의 진척여부에 따라 북한에 대한 태도는 달라지지만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공감한다는 얘기다. -이 만약 세 번째 질문으로 “평화적 방법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묻는다면 또 달라진다.“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밥은 쌀로 짓는다.”는 것이나 같은 말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대중여론을 정책수행의 잣대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박 포용정책이 북한을 바꿀 수 있을까. 회의적 시각이 늘었다. -김 정권을 잡기 전에는 대북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막상 정권을 쥐고 정부를 운영하게 되면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이 군사적 옵션을 고려한다고 우리도 따라가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극우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웠던 역대 군사정권들도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이 강경책을 적대정책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을 보라. 북측의 좋은 행동에는 좋게 보상하고 나쁜 행동에는 강하게 대응한다. 이건 적대정책과 다르다. 인도적 지원도 중단하라는 게 아니라 채널을 단일화하고, 금강산·개성공단도 시장원리에 맡기라는 것이다. 사실 개성에 들어가는 기업들, 정부의 인센티브가 없다면 가겠는가. -김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민간기업의 경협은 지금도 경제성의 원리에 따라 진행된다. 다만 개성과 금강산은 반관반민(半官半民) 사업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인적교류 활성화라는 공적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 1980년대 조총련 계열의 유수한 기업인들이 북한에 갔다. 조국을 살려보겠다고. 그런데 다 울고 나왔다. 북한의 과도한 요구 때문이었다. 북한은 이들을 통해 자본주의를 배우기보다 돈만 뿌리고 가라고 요구했다. 개성도 금강산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본질적으로 변한 게 없다. -김 북한 변화에 대해서는 상대적 잣대가 필요하다. 물의 온도가 100도까지 오르는 것만 변화라고 하지 않는다.10도에서 40도로 오르는 것도 변화다. 기대엔 못 미치지만 북한도 꾸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언젠가 임계점을 돌파해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임계점을 넘어서도록 충격이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다. -이 글쎄다. 덩샤오핑은 원래 덩샤오핑이었지 어느 순간 각성해 바뀐 게 아니다. 김정일이 살아있는 한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건 무리다. -김 쿠바를 봐라.90년대 카스트로 치하에서도 개혁과 후퇴는 반복됐다. 지도자의 성향보다 지도자의 선택을 강제하는 구조나 환경이 중요하다. ▶박 햇볕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심각하다. 치유방법은 없나. -김 굉장히 안타깝다. 사실 대북 정강정책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막상 정치 현장으로 나오면 갈등이 증폭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튄다. -이 세계관과 감성구조, 합리성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감성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 -김 선진국에선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초당적 협력이 이뤄진다. 미국도 민주·공화당이 이라크 스터디 그룹을 초당적으로 구성하지 않았는가. 사회 박현갑차장, 정리 이세영 나길회기자 eagleduo@seoul.co.kr ● 김연철 교수 고려대 아세아문제硏 북한경제와 남북관계론이 전공이다.1964년생으로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동대학원에서 ‘북한의 산업화 과정과 공장관리의 정치’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을 거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시절(2004.7∼2006.2) 정책보좌관을 지내며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 이지수 교수 명지대 북한학과 북한정치와 북·러관계를 전공했다.1963년생.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러시아 모스크바대 대학원에서 ‘소련의 대북한 정책(1945∼1948)’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상임연구원을 거쳐 2002년부터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은 물론 일부 야권의 ‘냉전적’ 대북인식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2004년 ‘전향 386’들이 창립한 뉴라이트 단체 ‘자유주의 연대’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 유급지원병 2만명 운영

    정부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변형된 모병제나 다름없는 유급 지원병제가 2008년부터 시범 운영될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이 제도를 2011년부터 본격 도입,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감축은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치공방 조짐도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유급지원병제를 2008년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2011년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지난 15일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런 계획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추가 복무기간이나 급여수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급 지원병제는 전차·헬기 등의 운용 및 정밀장비 등의 정비·수리분야 기술·숙련인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이런 분야에서 의무복무를 마친 병사들 가운데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정한 급여를 조건으로 일정기간 추가복무하도록 하는 국방개혁법안의 하나다. 사실상의 모병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년 중으로 급여 및 복지, 계급 등 유급 지원병 제도 시행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 유급 지원병들의 추가 복무기간은 1년 정도이며 급여는 대졸 초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한편 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제에 대해 군입대 적령기의 청년층의 표를 겨냥한 여권의 대선 공약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젊은 층의 표심(票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듯 감축 반대 등 직접적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복무기간 단축은 전형적인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면서 “청와대가 밀실에서 이 문제를 계속 추진하면 ‘제2의 병풍’을 획책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며 국회내 관련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군 복무로 인한 청년층의 고충을 줄이려는 군복무 단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군 감축 방안에 대해 대권주자들도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측은 당의 공식논평 외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정동영 전 의장측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건 전 총리측은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내 ‘빅 3’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에서는 즉각적 반응을 자제한 채 여론의 추이를 보는 형국이다. 박현갑 이세영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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