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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도 긴장…靑 방어 ‘미사일 방패’ 어디까지 왔나

    북한도 긴장…靑 방어 ‘미사일 방패’ 어디까지 왔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트리엇 미사일’3번의 개량으로 요격 성공률 70%로‘SM-3’ 최대 고도 1000㎞서 요격가능‘첩보위성’도 요격미사일로 격추 성공 독일의 ‘V2 로켓’ 개발 이후 미사일 개발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탄도미사일’이라는 가공할 무기를 만들어 냅니다. 포물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하늘로 치솟았다가 지구 중력을 이용해 음속(시속 1224㎞)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내려오기 때문에 재래식 무기로는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군사 강국들은 탄도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패’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방공 유도무기’입니다. 26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 등에 따르면 미국은 1954년 최초의 실전배치용 지대공 미사일 ‘나이키 에이젝스’(MIM-3)를 시작으로 1959년 ‘나이키 허큘리스’(MIN-14), 세계 최초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나이키 제우스’(LIM-49) 등을 잇따라 선보였습니다. 1960년에는 최대 40㎞ 거리의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최초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호크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나이키 제우스조차 음속보다 훨씬 빨리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제로 요격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입니다. 패트리엇은 최근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7일 군이 청와대 뒤편 북악산에 패트리엇 포대를 설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곳에는 신형인 ‘PAC-3’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커드 미사일’ 요격 TV 방영…열광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걸었던 북한은 2018년 우리 군의 PAC-3 도입에 대해 “무력증강 책동”이라며 비난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대체 어떤 무기이길래 북한이 이런 신경전까지 벌였을까요. 1980년대 미국의 방산업체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패트리엇은 당초 ‘항공기 요격’을 목표로 개발됐습니다. 그러나 12초 안에 마하 5(음속 5배)에 도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갖춰 실전 배치된 ‘PAC-1’(MIM-104B)은 레이더 성능을 개량해 최대 24㎞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1986년에는 자국의 ‘랜스미사일’을 요격해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요격 성능을 높이기 위해 패트리엇 1개 포대는 레이더와 8개의 발사대로 구성됐습니다. 패트리엇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PAC-2’(MIM-104C)부터입니다. 레이더 해상도를 더 높이고 GPS(위성항법장치)를 추가했으며 탄두와 근접신관(일정한 거리에 도달하면 폭발하는 신관)을 개량했습니다. 1991년 이라크를 침공한 ‘사막의 폭풍’ 작전 당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실전에 투입됐습니다.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이 TV 전파를 타자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리며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요격률은 40% 내외로 확인되며 성능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리 군도 2008년 1조원을 들여 뒤늦게 독일이 사용한 중고 PAC-2를 도입했는데, 2012년 한미 공동연구결과 탄도미사일 요격성능이 40% 미만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2016년 우리가 새로 도입 결정을 내린 것이 ‘PAC-3’(MIMG-104F)입니다. 우리 군은 PAC-3 도입으로 요격 성공률이 7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텅스텐 막대’로 직격…사거리는 2배로 PAC-3에 장착한 ‘에린트 미사일’은 직격 방식의 ‘전과확대 탄두’라는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기존 패트리엇은 탄도미사일 근처에서 폭발시켜 잘게 쪼개진 ‘파편’과 ‘화염폭풍’ 효과로 요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탄두 낙하속도가 빨라지고 요격에 대비해 점차 두꺼운 장갑을 갖추게 되면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탄두 폭발 뒤 다수의 ‘텅스텐 막대’를 요격대상에 돌진시키는 직격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대량생산으로 비용절감을 노린 ‘CRI 미사일’도 개발됐습니다. 에린트나 CRI도 단점이 있습니다. 고속으로 날아가는 대신 사거리가 짧아 최대 요격고도가 ‘20㎞’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2018년 요격고도를 ‘40㎞’로 늘린 ‘괴물’이 등장합니다. ‘MSE 미사일’은 2번 추진할 수 있는 ‘듀얼펄스’ 기술을 적용해 사거리를 2배로 늘렸습니다. 우리 군과 일본은 내년부터 이 MSE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입니다.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2004년부터 PAC-3를 자국에서 면허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도입한 PAC-3 부품의 30%가 일본산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유일하게 미국만 보유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도 있습니다. 바로 ‘사드’입니다. 사드는 최대 사거리 200㎞, 최대 요격고도 150㎞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사격통제 레이더는 1200㎞ 거리의 물체도 탐지할 수 있습니다. 사드 1개 포대는 레이더와 6개의 발사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SM-3→사드→패트리엇…‘3단계 방어’ 완성 발사대 1기는 요격미사일 8발을 장착할 수 있고 재장전은 30분 안으로 가능합니다. 사드는 항공기 요격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사일 요격을 위해 특수 기술을 적용했는데, 일정 거리까지 날아가면 추진체를 버리고 탄두만 날아가 탄도미사일에 직격하는 방식입니다. 또 공기가 희박한 환경에서 표적 탐색이 용이한 ‘적외선 탐색기’를 공기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 측면에 장착했습니다. 가장 독특한 기술은 ‘자세제어장치‘입니다. 대부분의 미사일은 ‘보조날개’를 이용해 방향을 바꿉니다. 그러나 공기가 희박한 고고도에서는 이런 방식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드는 우주선처럼 측면으로 분사하는 ‘노즐’로 미세하게 방향을 조정합니다. 사드는 현재 미군만 운용하고 있고 전세계에 7개의 포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 포대입니다.‘바다의 사드’라고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함대공 미사일 ‘SM-3’입니다. 최신 체계인 ‘SM-3 블록 2A’는 최근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했습니다. SM-3는 최대 사거리 2500㎞, 최대 요격고도는 1000㎞로 현재까지 개발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중 으뜸으로 통합니다. 지구 저궤도(550㎞) 이상으로 미사일을 쏴올리기 위해 위성 발사용 로켓처럼 3단으로 분리합니다. SM-3는 2008년 미국의 고장난 첩보위성을 격추하는 테스트를 실시해 고도 247㎞에서 실제 격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5년까지 진행된 30여회의 실험에서 요격 성공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성능을 입증했다고 합니다. 최신 체계 ‘SM-3 블록 2A’는 2015년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대기권 바깥에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SM-3’, 대기권 아래로 내려올 때 1차로 방어하는 ‘사드’, 사드로 요격에 실패했을 때 사용하는 ‘패트리엇’ 등 ‘3단계 방어체계’ 구상이 완성된 겁니다. 일본은 2023년을 목표로 해상 발사용인 SM-3를 육상형으로 개조한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드를 도입했을 때처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기 도입에 무려 2조 3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데다 북부의 아키타현, 남부의 야마구치현 등 포대 후보지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주한미군 사드 도입 때 중국이 반발했던 것처럼 한반도를 포함해 주변국 대부분을 감시할 수 있어 러시아가 강력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러 기술 접목해 ‘콜드론치’…한국형 사드 개발 러시아는 2007년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을 실전 배치한데 이어 탐지거리 1300㎞, 최대 사거리 600㎞, 최대 요격고도 200㎞인 ‘S-500’을 개발해 올해 도입할 계획입니다. 사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육상 방어체계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러시아군은 ‘마하 20’(음속 20배)인 표적도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체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2018년에는 481㎞ 떨어진 표적을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2016년부터 실전 배치된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KM-SAM)은 독특하게 ‘러시아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패트리엇과 달리 수직발사대로 일단 미사일을 띄운 뒤 일정 고도에서 점화해 최대 40㎞ 높이의 요격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콜드론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구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을 ‘현물’로 돌려받는 과정에 러시아 기술을 전수받은 것입니다. “왜 러시아 기술을 도입했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이 방식은 차량을 표적을 향해 돌릴 필요가 없어 대응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우리는 러시아의 ‘S-400’ 기술을 토대로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최대 요격고도 150㎞의 ‘L-SAM’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사일 기술만 뜯어보면 러시아보다는 미국의 사드와 유사점이 많다고 합니다. 직격요격체와 적외선 탐색기를 이용하고 노즐을 이용한 자세제어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비록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좋은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국산 함대공 미사일의 시작 ‘해궁’ 개발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국산 함대공 미사일의 시작 ‘해궁’ 개발

    방위사업청은 24일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유도탄 및 항공기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이 가능한 함대공 미사일 ‘해궁’을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을 완료하였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한국형 함대공미사일 해궁은 지난 9월 중순 최종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군 관계자는 10번의 최종시험발사 가운데 마지막 2차례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고 전했다.해궁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함대공미사일이다. 우리 해군은 그 동안 함대공 미사일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해왔다. 미 레이시온사가 생산중인 SM-2 스탠다드, RIM-7 시 스패로, RIM-116 램을 각종 함정에서 운용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산 함대공미사일 개발에 집중했고 결국 해궁이 탄생하게 된다. 해궁의 모습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했을 당시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고고도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L-SAM과 함께 해궁의 모형을 전격 공개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수십여 차례의 시험발사를 진행했지만 수 차례 시험발사에 실패했고, 10번의 최종시험발사를 진행한 후 양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면 간섭파 현상이 개발에 큰 장애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 건조된 해군 전투함에 함대공 미사일을 장착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히 신형 호위함인 대구함을 포함 차기 상륙함, 차기 기뢰부설함이 발사장치는 있지만 함대공 미사일이 없는 상태로 운용되고 있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에서 운용되는 해궁은 파이어 앤 포겟 즉 발사 후 망각방식의 함대공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20여㎞로 알려져 있다.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기를 동시에 갖춘 해궁은 크기도 작아 수직발사관 하나에 4발이 탑재된다. 특히, 수직발사 방식을 채택하여 전방위 발사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필요시 적 함정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유사 무기체계 대비 방어능력이 향상된 대공유도무기로 평가된다.미사일 발당 가격은 10억여 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급 외산 함대공 미사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양산에 들어갈 경우 해외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해궁의 양산은 LIG 넥스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방산 관계자에 따르면 양산규모는 수백여 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IG 넥스원은 유도무기와 관련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신궁, 경어뢰인 청상어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2005년 4,22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9~2012년 9.000억원대로 증가했다. 2010년 이후엔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과 장거리 대잠미사일인 홍상어 납품이 본격화됨에 따라 매출이 2012년 9521억원에서 2015년 1조90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그러나 최근 몇몇 군 획득 사업에서 떨어지면서 좋지 않은 실적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해궁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면 LIG 넥스원의 실적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이집트서 7000년 전 ‘신석기 마을’ 발견…피라미드보다 오래돼

    이집트서 7000년 전 ‘신석기 마을’ 발견…피라미드보다 오래돼

    이집트 나일강 유역에서 약 7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의 흔적이 발견됐다. 미국 CNN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이집트 고대유물부 성명을 인용해 고고학자들이 이집트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기원전 5000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형성된 이번 마을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북쪽으로 약 140㎞ 떨어진 다칼리야주(州)의 비옥한 땅 텔 엘-사마라(Tell el-Samara)에서 발견됐다. 이집트와 프랑스의 고고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현지에서 발견된 저장고 터에서 동물의 뼈와 식물의 흔적을 확인했으며 도기와 석기의 파편도 발견했다. 발굴 조사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연구팀은 “이 마을은 고대 이집트를 대표하는 기자 대피라미드의 건축이 시작된 시기보다 2500년 정도 빨리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발굴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출토된 유기물을 분석해 이집트 농업 역사의 기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단서를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지난 7월 나일강 하구 알렉산드리아에서 뚜껑을 연 흔적이 전혀 없는 석관이 발견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었다. ‘정복왕’ 알렉산더 대왕의 무덤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집트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열린 석관 속에는 왕족이 아닌 병사로 추정되는 미라 3구만이 오수에 잠긴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집트 고대유물부(위), 구글 지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국산 불신vs합리적 재고, ‘천궁’의 운명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국산 불신vs합리적 재고, ‘천궁’의 운명은?

    국방부가 한국형 요격 미사일 철매-II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 일명 ‘천궁 블록2’의 양산을 소요 재검토 후 다시 결정하겠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초 군 당국은 지난 6월 철매-II PIP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린 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7개 포대를 전력화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 26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소요를 재검토한 뒤 양산 계획을 결정짓겠다고 계획을 수정함으로써 양산 수량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송영무 국방부장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송 장관이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개발된 국산 무기를 명확한 설명도 없이 사장(死藏)시키려 한다”거나 “해군 출신인 송 장관이 해군에 SM-3 요격 미사일을 사주기 위해 국산 요격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는 추측성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적지 않은 수의 네티즌들 역시 송 장관에 대한 비판적 댓글로 언론 보도에 힘을 실었다. 이와 같은 여론 속에 천궁 블록2를 띄워주는 기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PAC-3보다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거나,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었다. 이러한 보도가 쏟아지면서 송 장관과 국방부는 졸지에 우수한 국산무기는 외면하고 미국산 무기만 추종하는 ‘악역’이 되어버렸다. 과연 천궁 블록2는 소요 재검토 결정을 내린 국방장관과 국방부 관계자들을 ‘악역’으로 만들만큼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뛰어난 구국의 국산 명품무기일까? 천궁, 즉 M-SAM은 세계 정상급 지대공 미사일로 유명한 S-300 시리즈로 유명한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알마즈-안테이(Almaz-Antey)의 기술협력을 받아 국내 개발된 물건이다. 기반이 된 기술이 ‘명품’ S-300 시리즈에 있기 때문에 미사일 자체의 성능은 국내 업계에서 주장하는 대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부 보도처럼 이 요격체계가 미국의 패트리어트 PAC-3나 러시아의 S-400, 이스라엘의 애로우-2 등 외국의 동급 미사일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PAC-3는 최근 미사일과 레이더가 크게 개량되어 천궁 블록2 대비 2배 가까운 사거리와 더 우수한 명중률을 확보했고, 탄도탄 요격 능력에서 가장 비슷한 수준인 S-400 시스템은 천궁 블록2보다 크게 저렴한 가격으로 중동과 아시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천궁 블록2가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관심을 받는 무기체계이냐가 아니라 천궁 블록2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냐 하는 것이다. 천궁 블록2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분명 필요한 무기체계인 것은 맞다. 당초 계획대로 이 미사일 7개 포대가 전국 각지에 배치되면 기존의 패트리어트 PAC-2/3 미사일과 더불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이 이전보다 향상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천궁 블록2의 소요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은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봤을 때 재고(再考)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 방어는 크게 상승단계(Boost phase) 요격, 중간단계(Midcourse) 요격, 종말단계(Terminal) 요격으로 구분된다. 미사일이 발사되어 최고 정점고도에 도달하기까지가 상승단계이고, 정점고도에 다다른 미사일이 관성으로 표적 인근 상공까지 날아가는 것이 중간단계, 표적 상공에 접근한 미사일이 지상으로 하강하는 것이 종말단계이다. 이 3단계 가운데 종말단계는 탄도미사일의 속도가 가장 빠르고, 변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요격이 가장 어려운 단계다. 음속의 몇 배에서 수십 배의 작은 표적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가장 정교한 무기체계가 필요하고, 그만큼 요격무기의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는 가장 성공확률이 낮고 가용 교전 기회 횟수가 적으며 요격자산의 가격이 가장 비싼 종말단계 요격자산으로만 이루어진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기획되고 구축되어 왔다. L-SAM(사거리 160km, 요격고도 100km), 천궁 블록2(사거리 40km, 요격고도 20km), 패트리어트 PAC-3 ERINT(사거리 및 요격고도 15km)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완성되더라도 이들은 요격고도가 낮기 때문에 북한의 고고도 핵 EMP 공격에는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며, 1개 포대에 수천억 원을 들여 배치하더라도 배치 지역 반경 수십km 정도의 범위로 떨어지는 1~2발의 탄도미사일만 겨우 막아낼 수 있는 정도이다. 대부분의 요격 미사일은 공군기지에 우선적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는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가 아니라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사일 양산 비용만 1조 원, 전체 사업비 수 조원을 들여 7개 포대의 천궁 블록2 전력화를 예정대로 추진해 전력화를 완료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까? 7개 포대의 천궁 블록2가 제공하는 방어면적은 남한 전체 면적의 약 8% 정도에 불과하다. 수 조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 부어도 절대 다수의 국민은 이 미사일의 방어구역 내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국방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용 대 효과가 낮은 대안은 재고(再考)할 수밖에 없다. 즉, 국방부의 정책 수정은 국산무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급박한 안보 위협에 대응해 비용 대 효과가 가장 우수한 다른 대안을 모색한 결과라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천궁 블록2를 양산할 돈으로 해군 이지스함에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개량을 실시하고 SM-3 요격 미사일을 구입하면 당장 내후년에라도 사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 수준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혈세를 들여 방위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함이지 국내 방산업체의 이익과 장래를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다. 천궁 블록2의 개별 무기체계로서의 성능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그것이 당면한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과감히 포기하고 당장 필요한 다른 무기를 구입하는 것이 국민 혈세의 낭비를 막고 직면한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국감 하이라이트] ‘몸’만 있고 ‘두뇌’는 없는 57조 한국형 3축 체계 사업

    “기형적인 괴물 구조 개선돼야” 국방부 “종합 검토해 발전·보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고자 군이 서둘러 구축하는 ‘한국형 3축 체계’에 1년 국방비(40조원)를 넘는 57조원이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돈이 타격수단에만 집중적으로 투입돼 정작 정보와 전술지휘체계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축 체계는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 등으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로 이뤄져 있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국방부·방위사업청·합참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최종 완성된 3축 체계 작전개념은 올 9월 완성 기준으로 47개 전력(57개 사업), 57조 479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3축 체계 구축에 필요한 예산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2018년도 국방예산으로 43조 1177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감안하면 한 해 국방예산의 1.2배가량 드는 엄청난 돈이다. 킬체인은 군 정찰위성 1조여원, 고고도·중고도무인기 1조 6000여억원, 장거리공대지유도탄(타우루스) 5000여억원, 지대지미사일 7조여원 등 40조여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KAMD에는 백두정찰기 2조 4000여억원, 함상장비(광개토-III Batch-II) 4조여원, 패트리엇 성능개량 1조 3000여억원,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1조 4000여억원 등 12조 2000여억원, KMPR에는 특수병력 수송용 CH/HH-47D 헬기 성능개량 8000여억원, 정상 수송용 VH/HH-60 헬기 성능개량 1조 2000여억원 등 2조 1000여억원을 배정했다. 막대한 액수를 투입함에도 정작 3축 체계 실현을 위해 적의 위협을 탐지·식별하는 정보전력과 이를 전달하는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 구축비용에는 2012년 이후 매년 방위력개선비 대비 연평균 9%에 해당하는 약 1조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타격능력을 갖추는 데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어디를 타격해야 할지, 미리 확인하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을 지시하는 통신망 구축에는 투자가 적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3축 체계를 움직이는 조직이나 인력구성은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킬체인과 KAMD의 통합운용을 위해 합참에 K2작전통제본부, 공군작전사령부에 K2작전수행본부를 지난해 9월 설립했다. 하지만 정식 편제가 아니라 한시조직으로 운영해 전담 인원은 100여명 중 5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미사일사령부에서는 겨우 1명만 파견돼 있다. 실제 미국은 3축 체계를 수행하는 상황이 ‘데프콘3’가 발령돼 전시작전체제에 돌입하는 것과 같다며 K2작전수행본부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강조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정상적인 3축 체계 조기 작동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3축 체계는 마치 눈과 혈관, 그리고 뇌가 부재하고 비대한 몸집만 존재하는 비대칭적인 괴물 구조를 지니고 있다”면서 “비대칭적인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3축 체계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조직도 실질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독]‘몸’만 있고 ‘두뇌’는 없는 57조원 ‘한국형 3축 체계’ 사업

    [단독]‘몸’만 있고 ‘두뇌’는 없는 57조원 ‘한국형 3축 체계’ 사업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고자 군이 서둘러 구축하는 ‘한국형 3축 체계’에 1년 국방비(40조원)를 넘는 57조원이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돈이 타격수단에만 집중적으로 투입돼 정작 정보와 전술지휘체계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축 체계는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 등으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로 이뤄져 있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국방부·방위사업청·합참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최종 완성된 3축 체계 작전개념은 올 9월 완성 기준으로 47개 전력(57개 사업), 57조 479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3축 체계 구축에 필요한 예산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2018년도 국방예산으로 43조 1177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감안하면 한 해 국방예산의 1.2배가량 드는 엄청난 돈이다. 킬체인은 군 정찰위성 1조여원, 고고도·중고도무인기 1조 6000여억원, 장거리공대지유도탄(타우루스) 5000여억원, 지대지미사일 7조여원 등 40조여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KAMD에는 백두정찰기 2조 4000여억원, 함상장비(광개토-III Batch-II) 4조여원, 패트리엇 성능개량 1조 3000여억원,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1조 4000여억원 등 12조 2000여억원, KMPR에는 특수병력 수송용 CH/HH-47D 헬기 성능개량 8000여억원, 정상 수송용 VH/HH-60 헬기 성능개량 1조 2000여억원 등 2조 1000여억원을 배정했다. 막대한 액수를 투입함에도 정작 3축 체계 실현을 위해 적의 위협을 탐지·식별하는 정보전력과 이를 전달하는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 구축비용에는 2012년 이후 매년 방위력개선비 대비 연평균 9%에 해당하는 약 1조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타격능력을 갖추는 데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어디를 타격해야 할지, 미리 확인하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을 지시하는 통신망 구축에는 투자가 적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3축 체계를 움직이는 조직이나 인력구성은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킬체인과 KAMD의 통합운용을 위해 합참에 K2작전통제본부, 공군작전사령부에 K2작전수행본부를 지난해 9월 설립했다. 하지만 정식 편제가 아니라 한시조직으로 운영해 전담 인원은 100여명 중 5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미사일사령부에서는 겨우 1명만 파견돼 있다. 실제 미국은 3축 체계를 수행하는 상황이 ‘데프콘3’가 발령돼 전시작전체제에 돌입하는 것과 같다며 K2작전수행본부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강조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정상적인 3축 체계 조기 작동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3축 체계는 마치 눈과 혈관, 그리고 뇌가 부재하고 비대한 몸집만 존재하는 비대칭적인 괴물 구조를 지니고 있다”면서 “비대칭적인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3축 체계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조직도 실질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미사일 방어의 ‘잃어버린 10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미사일 방어의 ‘잃어버린 10년’

    지난 14일, 북한의 화성-12 미사일 발사 성공은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미사일 발사 실험의 성공으로 북한은 괌은 물론 미국 본토인 알래스카 일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게 된 것은 물론, 한반도 배치 사드(THAAD)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완전히 유린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이제는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자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정비하고 예방적 자위권 차원에서 대북 선제타격까지 거론하기 시작했고, 일본 역시 일본열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 조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이 가장 많은 미사일을 겨누고 있는 대한민국은 위협에 대비하기는커녕 밥그릇 싸움과 정쟁 속에서 10여 년의 귀중한 시간과 천문학적인 혈세만 날리고 있다. -최악의 비용 대 효과 2020년대 중반 완료를 목표로 현재 구축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처음 그 개념이 등장했다. 독일에서 도입한 구형 패트리어트 PAC-2 시스템을 개량하고, 한국형 중거리(M-SAM)‧장거리(L-SAM) 미사일을 탄도탄 요격용으로 일부 개량하며, 부족한 부분은 주한미군에 사드(THAAD)를 배치해 저층방어 중심의 미사일 요격체계를 완성한다는 것이 KAMD의 기본 구상이다. 그러나 KAMD는 그 개념이 공개되자마자 전문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KAMD를 구성하는 요격체계는 모두 종말단계 하층방어, 즉 탄도미사일이 표적 지역에 명중하기 직전에 요격을 시도하는 성격의 요격체계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탄도미사일은 포물선 비행을 한다. 포물선 운동에서는 중력의 영향 때문에 지면에 떨어지기 직전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 즉, KAMD는 탄도미사일의 모든 비행과정 중에 가장 요격이 어려운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구상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구형인 스커드는 마하 5~6, 노동은 마하 7~9, 무수단은 마하 15~17 수준의 종말 속도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정거리와 요격고도가 불과 수십km에 불과한 패트리어트나 한국형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들이 초고속으로 낙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요격을 시도해볼 수 있는 시간은 몇 초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용 대비 효과는 대단히 형편없다. 우선 패트리어트는 독일군이 사용하다가 도태시킨 중고 패트리어트 8개 포대를 1조 3600억 원을 들여 구매한 뒤 다시 7600억 원을 투입해 개량했다. 여기에 신형 PAC-3 미사일을 도입하는데 1조 6000억 원이 더 투입되고 있어 총 사업비용은 약 4조원 수준이다. 만약 처음부터 신품 PAC-3 포대를 8개 도입했다면 6~8조 원가량의 비용이 소모되었을 것이다. 4조원을 들여 도입한 패트리어트 8개 포대가 제공하는 방어구역은 이들 미사일이 배치된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20~25km, 고도 15km 이내 범위이다. 대부분 공군기지에 배치되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해당 공군기지와 그 주변만 방어할 수 있는 수준, 문자 그대로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다. 패트리어트와 유사하거나 약간 더 나은 수준의 방어 구역을 제공하는 M-SAM 개량형이나 L-SAM은 각각 8000억 원에서 1조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용이 투자되고 있고, 양산 비용으로 수 조원이 더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붓더라도 구성요소들의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KAMD는 2020년대 중반에 구축이 완료되더라도 종말단계 하층~중층 방어만 가능한 대단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KAMD는 북한이 노동이나 무수단 등의 미사일을 이용해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한반도 전역에 전자기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하는 형태의 도발에 대해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또한 체계구축 완료까지 10여 년을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이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 국민여론 분열이라는 심각한 후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강행되어야만 했다. 이처럼 KAMD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지만 당장 급한 상황에서 쓸 수 없고, 완성되더라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보호구역에서 제외되며, 심각한 정치‧경제‧외교적 후폭풍을 불러온 실패한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 실패로 인해 5000만 국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KAMD, 잃어버린 10년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 도둑놈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기행(奇行)으로 유명한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가 과거 대선에 출마해 남긴 말이다. 소위 ‘안보제일주의’를 표방했던 정권에서 10여 년간 KAMD라는 말도 안 되는 사업이 실제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의 무지(無智)와 실무자들의 전문성 부족 및 어긋난 공명심, 그리고 일부 권력자들이 보여준 자군 이기주의 때문이었다. 참여정부 당시 수립된 군사력 건설 계획이 변동없이 진행되었더라면, 우리는 이미 2010년대 초반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남한 전역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방공우산을 손에 쥐고 역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위치에 설 수도 있었다. 자주국방을 주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래 주변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해군력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일명 ‘6‧6함대’로 알려진 기동함대 건설을 적극 추진했다. 이를 위해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는데, 당시 사업을 총괄했던 송영무 제독 등 해군 내 선각자들은 이지스 구축함의 잠재력을 활용해 해군함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 전역을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하는 능력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당시 KDX-III 사업 담당 부서 실무진들은 무기체계 도입선 다변화, 비용 절감 등 여러 압박 요인을 극복하고 KDX-III 구축함의 전투체계로 유럽의 APAR 대신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을 선정했다. 당시 사업을 주관했던 해군 조함단 무기체계 평가팀장 황기철 대령은 이지스 전투체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몇 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향후 약간의 개조만으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당시 미국이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 중이던 SM-2 Block IV(취소되고 훗날 SM-3 미사일 사업으로 대체)미사일의 개발을 한국이 KDX-III 구축함을 전력화하기 이전에 완료해 향후 한국이 필요할 경우 수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미국은 그 조건을 수용했고,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은 탄도미사일 요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당초 해군의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었더라면 해군은 지금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이 6척의 이지스함들은 사정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에 달하는 SM-3 미사일로 무장하고 대한민국 전역에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물샐틈없는 강력한 방공우산을 제공하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 방위성은 이지스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체계의 비용 대 효과가 매우 우수해서 단 2개 세트면 일본 열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 체계의 1개 세트 획득 비용은 사드 1개 포대의 70%에 불과하나 방어구역은 3배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일본은 올해부터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조기 도입을 추진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우리나라 역시 해군의 일부 선각자들이 이미 15년 전에 이지스 BMD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상해 군 수뇌부에 제안했고, 이지스함이라는 플랫폼도 확보했지만, 2007년 정권교체와 동시에 해군의 이 같은 계획은 산산조각 났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방개혁 2020을 추진하면서 해군 이지스함 도입 사업 규모를 반토막내고, 기동함대 건설 계획을 날려버렸으며, SM-3 미사일 도입 구상 역시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다. 그 대신 수십조 원의 예산을 마련해 육군에는 킬 체인(Kill-chain)이라는 이름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사주고, 공군에는 패트리어트 등 신형 지대공 무기와 감시정찰자산을 사주는 것으로 북핵‧미사일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앞서 문제점을 지적했던 KAMD다. KAMD 추진론자들은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미사일은 북에서 남으로 똑바로 날아오기 때문에 동해나 서해 등 해상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측면에서 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국내외에서 실시된 시뮬레이션 실험 및 실제 요격실험에서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었으나, 군 당국은 KAMD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도입 사업 초기 한국형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잠재 능력을 부여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그 실무장교는 훗날 별 네 개까지 진급해 이지스함 추가 도입 사업을 성사시키는 한편, 해군이 이지스함을 활용해 KAMD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는 군내 기득권 세력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권에 밉보여 조기 전역 당하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해야 했다. 그가 바로 ‘노란 리본을 단 장군’으로 유명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다. 지도자의 무지에 의해, 실무자들의 전문성 부족과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10여 년이라는 귀중한 시간과 천문학적인 혈세를 허비했다. 다행스럽게도 새 정부는 기존 KAMD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국토 전역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다층 방어 구조의 KAMD를 조속히 추진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15년 전 해군이 그러했던 것처럼 새 정부의 KAMD 전략은 정확한 통찰력과 혜안을 바탕으로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정권교체 후 첫 국회 국방위…한민구 “KAMD 가속화, 문 대통령 지침”

    정권교체 후 첫 국회 국방위…한민구 “KAMD 가속화, 문 대통령 지침”

    지난 14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에 처음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정권 교체가 이뤄졌음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여야 의원들에게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한 사항을 보고했다.이날 회의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발언들이 의원들 사이에서 쏟아졌다. 한 장관은 첫 질의자인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중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 전력화를 가속화할 상황”이라면서 “대통령께서 그러한 지침을 주신 바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한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킨 것이냐”라고 물었다. 한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질문은 한 장관이 전임 정부부터 국방장관을 지냈던 만큼 KAMD 가속화 방침이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침인지 아니면 지난 10일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침인지를 확인하려던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한 장관의 노고를 평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특히 평소 국방위에서 설전을 벌였던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한 장관의 대화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이 먼저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제가 많이 괴롭혀드린 것 같은데 혹 서운한 마음이 있으신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렇지 않다. 국가안보를 위한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반면 박근혜 정부 핵심 인사였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한 장관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대선 전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북한 미사일 보고서와 이날 제출한 보고서를 비교하면서 “두 달 사이 국방정책을 바꿔서야, 이렇게 ‘팔랑귀’여서야 어떻게 국민이 안심하고 믿겠나”라고 질타했다. 한 장관은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맞섰다. 김 위원장은 110분 간의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국방위는 북한 도발이 있다든가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열려야 하고 또 열릴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한 장관이 참석하는 마지막 국방위원회라는 전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정부가 바뀌고 장관이 바뀌더라도 군 장병과 주요 간부들은 계속 이어가는 것이기에 국방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대통령 강조 ‘한국형 3축’… 전작권과 연계 더 서두를 듯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언급한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공격 및 방어체계를 말한다.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돼 있다. 킬체인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 이동식 발사대(TEL) 등 관련 시설을 발사 이전에 타격하는 일종의 선제공격 체계다. 감시 및 정찰 능력과 고도의 타격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KAMD는 발사된 북한 미사일이 지상에 도달하기 전 요격하는 방어 체계다. 탐지 및 중첩요격 능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KMPR은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경우, 특수부대 등을 동원해 지휘부를 제거하는 일종의 보복작전 개념이다. 우리 군은 지난달 발표한 2022년까지의 국방중기계획에서 한국형 3축 체계를 2020년대 초반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당초 계획보다 2~3년 앞당긴 것이다. 킬체인의 경우, 북한 전 지역에 대한 감시 능력 향상을 위해 자체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2023년 이전까지 일단 외국 위성을 임대해 사용키로 했다.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을 앞두고 있어 타격 능력도 곧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AMD와 관련해서는 종말단계 하층방어 위주의 중첩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는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군 당국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PAC3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직격탄도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3년까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하고,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의 성능도 개량하기로 했다. KMPR과 관련해서는 올해 출범하는 특수임무여단의 은밀한 대북 침투를 위해 치누크와 UH60 헬기 등의 개량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형 3축 체계, 특히 킬체인과 KAMD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조속한 구축을 강조해왔다. 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조기 구축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또다시 불거진 킬 체인·KAMD 무용론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또다시 불거진 킬 체인·KAMD 무용론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 1형’을 지상 발사형으로 개조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군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된 북극성 2형은 약 550km의 최대고도를 찍고 500km 정도를 날아가 동해 바다에 떨어졌는데, 북한은 이 미사일이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사용했고, 대기권 재진입 시 회피기동 기술을 도입해 미군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돌파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물론 북한은 솔방울로 수류탄도 만들어낸다고 주장하는 집단이니 그들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이번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의 성공으로 인해 우리 군은 그동안 추진해 왔던 북한 미사일 대응계획, 즉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상을 전면 폐기해야 될 입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제부터 잘못된 킬 체인 킬 체인(Kill-chain)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모두 액체연료 로켓, 즉 발사 전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데 30~4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된다. 북한의 미사일은 발사진지로 나와서 미사일을 하늘을 향해 세우고 30~40분 동안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야하기 때문에 이 30~40분 사이에 우리가 먼저 북한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타격으로 파괴해 버리면 된다는 것이 킬 체인의 기본 개념이다. 그러나 이 킬 체인 개념은 처음 등장했을 당시부터 전문가들로부터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이번 북극성 2형의 등장은 우리 국방부의 킬 체인 개념에 대한 사실상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이번에 개발한 북극성 2형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 버전이다. 이 미사일이 기존의 다른 미사일들과 다른 점은 이동식 발사대로 대형 트럭을 쓰지 않고 장갑차를 쓴다는 점, 그리고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가운데 처음으로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콜드런칭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 세 가지 특징은 우리 군의 북한 미사일 대응전략인 킬 체인(Kill-chain)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우선 발사대로 무한궤도를 사용하는 장갑차량이 사용됐다는 점은 이제 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10m를 훌쩍 넘기는 대형 탄도미사일은 열차나 특수 제작된 대형 트럭에서만 운용이 가능한데, 북한은 이러한 대형 트럭 제조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동안 미사일 발사차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최근까지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되던 KN-08이나 KN-1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차량은 지난 2010년 중국에서 3000만 위안(약50억원)을 주고 구입한 WS51200 트럭이며,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 역시 구소련제 MAZ-543 트럭을 직접 수입하거나 파생형을 암시장에서 구입해 사용해 왔다. 발사차량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지난 몇 년간 북한의 TEL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못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TEL이 약 100여 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북극성 2형처럼 발사차량이 궤도식 장갑차가 사용되는 경우라면 북한의 TEL 숫자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그동안 다양한 유형의 장갑차를 개발해 본 경험이 풍부하고, 이번에 북극성 2형을 싣고 나타난 장갑차 역시 자체 개발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발사 차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감시해야 할 대상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들 TEL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 미사일을 발사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문제다. 기존 북한 미사일들은 연료로 UDMH를, 산화제로 사산화이질소(N2O4)나 부식방지처리된 적연질산(IRFNA)을 사용해 왔다. 산화제로 쓰이는 N2O4나 IRFNA는 산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평소에 미사일에 주입해 놓으면 미사일 내의 산화제 탱크가 부식되어 자칫 폭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통상 발사 직전 주입한다고 알려져 있었고, 그것이 킬 체인 개념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2013년 5월 미사일 위기 당시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 놓은 상태에서 며칠 이상 보관 및 이동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기술적으로 디테일하게 들어가 보면 미사일 내부에 일부 부식이 일어나 비행 성능이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다소 증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간의 국방부 주장대로 반드시 발사 전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고체연료라면 이러한 논란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로켓의 고체연료로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분말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물질은 보관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제조 단계에서 아예 미사일 내부에 충전되어 운용부대에 보급된다. 고체연료는 동일 부피라면 액체연료보다 힘이 약하고 추력 제어가 다소 어렵지만, 안전성이 우수하고 평시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관성과 안전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러한 고체연료 방식 미사일은 언제 어디서든 별도의 연료주입 과정 없이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킬 체인의 전제조건인 30~40분의 연료·산화제 주입 시간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콜드런칭 기술 역시 문제다. 콜드런칭(Cold launching)은 문자 그대로 화염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기술이다. 북극성 2호는 원통형 발사대 안에 장전되어 발사되는데, 이 발사대 안에 설치된 별도의 장비를 통해 압축 공기로 수십 미터 상공까지 치솟은 뒤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종래의 북한 미사일들은 별도의 캐니스터(Canister) 없이 발사차량 위에 미사일이 얹어진 형태로 운용되었고, 발사 버튼을 누르면 미사일 자체의 로켓 엔진이 점화되어 대량의 화염과 연기, 그리고 지상의 흙먼지를 일으키며 미사일이 발사되는 핫런칭(Hot launching) 방식이었다. 그러나 북극성 2호는 압축공기를 통해 공중으로 튀어 올라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엔진 점화 초기 화염이 핫런칭 방식보다 적고, 지상의 흙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발사 화염으로 탄도 미사일 발사 여부를 탐지하는 우주배치 적외선 탐지 위성(SBIRS)에 조기 탐지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세 가지 특징을 종합하자면 북한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에 30~40분이 필요하니 그 전에 탐지해서 선제공격하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으로 탄생해 수조 원대 혈세가 들어가고 있는 킬 체인 전략에 대한 사형 선고가 될 수밖에 없다. 참수전략 외엔 답 없어 킬 체인과 더불어 창과 방패의 개념으로 등장했던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전략 역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전면 수정 또는 폐기가 불가피하다. KAMD는 사거리 20~30km 수준의 패트리어트 PAC-3와 사거리 15~25km 수준(탄도탄 요격 임무 사거리)의 국산 지대공 미사일(M-SAM) 개량형을 주축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2020년대 중후반 이후 사거리 90km 수준의 L-SAM 개량형을 추가해 요격 능력을 보강한다는 구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요격 자산이 모두 구축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현존위협이고 그 발사 시점이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모르는데 한국형 요격 미사일 배치는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PAC-3와 M-SAM 성능 개량형 배치 지역과 사정거리를 지도상에 도식해 보면 이들의 방어구역은 공군기지 인근에 국한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엄밀히 말해 한반도 전체와 국민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가 아니라 공군기지와 그 일대만 보호할 수 있는 한국형 공군기지 방어(KAMD)에 가깝다는 말이다. 비용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가 갖출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패’는 이미 3척을 가지고 있는 이지스 구축함을 개량해 탑재할 수 있는 SM-3 미사일뿐이다. 미국과 일본이 수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증명했듯 SM-3 미사일은 미국이 개발한 MD 자산 가운데 요격 성공률과 신뢰성이 가장 우수하며, PAC-3나 THAAD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방어면적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역시도 대량의 탄도미사일 동시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전력이 너무도 강력해져 더 이상 ‘능력’을 제거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단 하나, ‘의지’를 제거하는 것뿐이다. 핵무기와 미사일 등 북한의 전략무기는 전략군에서 관장하며, 이 전략군은 형식상 총참모부 밑으로 편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직속부대다. 즉, 핵과 미사일의 사용을 막기 위해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과 주변 지도부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집단이다. 다른 공산권 국가의 군대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북한의 군대는 수령과 당의 군대이며, 지휘관의 지휘행위는 당에서 파견된 정치위원과 보위부에서 파견된 보위군관의 승인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쿠데타와 암살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김정은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되었다.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제거되고 지휘통신망이 마비된 상태에서 북한 전략군 지휘관은 그 어떤 작전명령도 내릴 수 없다. 지휘부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부대를 움직였다가는 반역 행위로 간주되어 처형될 수도 있고, 승패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했다가는 전쟁 이후 전범(戰犯)으로 몰려 처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지도부만 제거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자동적으로 무력화될 공산이 대단히 크다. 문제는 우리 군 단독으로는 이러한 참수작전을 수행하기 어렵고, 지금부터 참수작전을 위한 자산 마련에 나서더라도 때가 늦다는 것이다. 참수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평양의 방공망을 휘젓고 다닐 수 있는 F-35 같은 스텔스 전투기와 여기에 탑재되는 소형 벙커버스터 폭탄, 그리고 언제든 평양에 침투할 수 있는 정예 특수부대와 이들의 발이 되어줄 침투용 항공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F-35A는 내년 2분기에나 우리 공군에 인도되며, MC-130이나 MV-22 오스프리와 같은 침투용 항공기는 지금 당장 주문하더라도 1~2년 후에나 인도 받을 수 있다. 당장 우리에게 독자적인 자산이 없다면 한미연합자산을 활용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러한 참수작전을 시행하기 위한 제반 준비 작업들을 착착 진행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과 군 지도부도 연일 대북 선제타격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하며 선제타격과 참수작전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결단과 시기이다. 북한의 핵 문제는 대화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이 지난 20여 년간 수도 없이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미룬다면 위험한 불장난을 꿈꾸고 있는 김정은에게 수십 수백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인질로 잡힌 채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때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또 도발 예측 못한 軍… “북 핵무기 위해 땐 김정은 직접 응징”

    또 도발 예측 못한 軍… “북 핵무기 위해 땐 김정은 직접 응징”

    우리 군 당국이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사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휘부를 직접 응징·보복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놨다. 특히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동시에 타격하는 ‘한국형 3축 체계’를 내놓으면서 북한의 반발과 함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임호영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북한의 전쟁지도본부를 포함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응징·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대량응징보복 개념인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을 소개하며 “동시에 다량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등 타격 전력과 정예화된 전담 특수작전 부대 등을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대해 “기존 요격체계에 추가해 패트리엇 및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의 성능개량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의 연구개발 등을 통해 방어지역을 확대하고 요격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 전략과 동맹의 미사일 대응작전 개념을 구체화하여 선제타격 개념을 포함한 작전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킬체인(Kill Chain)과 KAMD에 대량응징보복 개념을 추가해 선제 타격 개념의 작전 계획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군이 기존에 해왔던 대책을 반복할 뿐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조짐을 2~3개월 전에 파악했고, 핵실험용 갱도가 2~3개 더 존재해 추가 핵실험도 가능하다고 9일 국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5차 핵실험 직전까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했음에도 지난 4차 핵실험과 마찬가지로 사전 예고 없이 감행된 핵실험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한 핵실험…軍 “北 핵무기 사용시 김정은 정점 지휘부 직접 응징”

    북한 핵실험…軍 “北 핵무기 사용시 김정은 정점 지휘부 직접 응징”

    북한이 9일 오전 9시 30분쯤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에 대해 우리 군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응징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호영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북한의 전쟁지도본부를 포함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응징·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또 “동시에 다량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등 타격전력과 정예화된 전담 특수작전 부대 등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이를 대량응징보복 개념의 KMPR(Korea Massive unishment & Retaliation)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KMPR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기존의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과 함께 ‘한국형 3축 체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킬체인과 관련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경우 총량적인 측면에서 이미 북한과 상응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우리 군만이 보유한 순항 미사일의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과 다량의 공대지 유도폭탄 및 미사일은 상당부분 대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으로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고위력의 탄두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대북 우위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AMD에 대해선 “기존 요격체계에 추가해 패트리엇 및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의 성능개량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연구개발 등을 통해 방어지역을 확대하고 요격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본부장은 “우리 군은 북한이 또 다시 자행한 핵실험에 대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경고한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가용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드 배치, 오로지 국익만을 생각해야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점점 가시권에 들어서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 견해를 밝혔고, 어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향적·적극적 입장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군에서는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더욱 진전된 논평까지 내놓았다. 일부 외신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를 확정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사드 배치의 공론화는 시기만 문제였을 뿐 피해 갈 수 없는 숙제나 다름없었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여당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의 성격과 한반도 안보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지금 시점을 공론화의 적기로 삼은 듯하다. 지난해 5월 미국 측 인사들의 잇단 ‘사드 군불 때기’에도 꿈쩍 않던 우리 측 인사들의 사드 언급이 지난달부터 부쩍 잦아진 것도 그 증좌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는 군사·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단칼에 무 자르듯 쉽사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 어느 사안보다도 치밀하게 전략적 숙의를 거듭하면서 판단해야 한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다. 우선 사드의 실효성이다. 우리 군은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요격 고도가 50㎞ 안팎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을 독자 개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문제는 사드의 요격 고도가 40~150㎞여서 L-SAM과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첩 운용의 효율성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사드 2~3개 포대의 배치를 가정했을 때 4조~6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배치 및 운용 비용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의 분담 비율 등이 나오겠지만 실효성 대비 과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국민적 공감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잖아도 미국이 수십조원 규모의 F35를 판매하고도 한국형전투기(KFX) 핵심 기술 이전을 거부한 데 대해 일부 국민들은 반감을 아직 완전히 거두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사드 배치는 미국이 먼저 요청한 사안 아닌가. 무엇보다도 사드 배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한반도로 확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적 후폭풍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아야 한다. 중국에선 경제보복론까지 나온다니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북한은 거듭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핵무장을 차근차근 완성해 가고 있다. 군사동맹 관계인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검토하는 단 하나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철저한 전략적 판단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북핵 위협의 정확한 진단도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박 대통령이 언급했듯 안보와 국익이어야 한다. 전문가 의견, 국민 여론 등 국가적 지혜를 모아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 어느 사안보다 진지하고 신중하게 사드 배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지키는 길이다.
  • 북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사출시험 성공…요격 가능할까

    북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사출시험 성공…요격 가능할까

    북한 잠수함 북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사출시험 성공…요격 가능할까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의 막바지 단계인 ‘사출시험’에 사실상 성공함에 따라 최소 1~2년내에 SLBM의 전력화가 가시화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지상과 해상에서 사출시험을 진행해온 북한이 1년도 안 되어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을 설치하고, 지난 8일 ‘모의 탄도탄’(더미탄)을 실제 사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는 등 SLBM 전력화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북한의 SLBM 전력화가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우리 군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전력증강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군은 2020년대 중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주로 북한지역 지상의 핵과 미사일 시설,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등의 탐지와 요격, 파괴를 위한 전력증강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와 ‘킬 체인’ 구축이다. KAMD는 고도 30~40㎞의 하층단계로 진입하는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이고, 킬 체인은 TEL과 지상 미사일 시설 타격을 목표로 한다. KAMD 체계의 최대 요격거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기준으로 60㎞ 안팎이고 킬 체인은 잠대지 순항미사일(해성-3)을 기준으로 최대 1000㎞에 이른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체계의 구축 계획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오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3000t급 잠수함 9척을 전력화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이지스함 3척을 추가 건조하는 정도가 대잠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전력에 가깝다.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장착하는 3000t급 잠수함은 은밀성과 파괴력 때문에 북한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전력이다. 전방위 탐지레이더(SPY-1D)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은 SM-2 대공미사일(사거리 150㎞)로 하층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이지스전투체계를 갖고 있다. 북한의 SLBM에 대응하려면 이런 무기를 비롯한 추가 전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군과 군사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앞으로 한반도 주변 수중 어느 곳에서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북한 잠수함을 전방위로 탐지할 수 있는 감시체계 구축이 과제로 꼽히고 있다. 동·서·남해에 이지스 구축함을 상시 배치해 SLBM 위협에 대비해야 하고 소나(음파탐지기) 성능이 우수한 차기 해상초계기의 증강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핵무기를 소형화해 SLBM의 탄두에 장착해 운용하게 되면 실질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3000t급 잠수함 건조와 이지스 구축함 추가 계획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형적 여건을 고려할 때 우리 군 독자적으로 북한의 SLBM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중단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 체결의 재추진도 군과 정부 일각에서 제기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지상과 해상, 공중, 우주의 감시체계를 모두 동원해 북한의 잠수함 움직임을 감시해야 한다는 논리로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지만 대일 정서 등으로 논란도 예상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SLBM 위협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지만 전방위 감시태세 구축 등 대비태세에 분명한 추가 과제가 생겼다”면서 “한 방 맞으면 우리도 때릴 수 있다는 대응 전력 및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은밀성을 요구하는 잠수함 탄도탄 사출시험을 공개한 것은 우리 뿐아니라 미국까지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한미일 3국 정보공유 강화가 더욱 필요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늇부 iseoul@seoul.co.kr
  •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上편에서 계속>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北탄도탄 요격 ‘한국형 패트리엇’ 개발추진

    군 당국이 미군 패트리엇(PAC3) 미사일 사정거리의 2배가 넘는 ‘한국형 패트리엇’을 독자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소식통은 23일 높은 고도로 날아오는 북한의 탄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하기 위한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를 개발하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의 선행연구가 연말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내년 1월쯤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수립한 뒤 2013년부터 탐색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군은 2009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L-SAM 10여발을 독자 개발한다는 내용을 반영했고, 지난해 4월 소요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2016년까지 97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국가 주요 핵심시설, 중부권과 남부권의 군사시설을 주로 방어할 목적으로 배치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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