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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헌이 다시 꺼낸 ‘금감원 독립’ 사모펀드 부실 감독에 또 꺾이나

    윤석헌이 다시 꺼낸 ‘금감원 독립’ 사모펀드 부실 감독에 또 꺾이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로부터의 독립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부 출범 초기 ‘뜨거운 감자’였다가 사실상 중단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감독업무의 독립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관련 질의를 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 등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 방안에 금융감독체계 개편 내용을 담을지, 예산·인력 운용 독립 방안만 담을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예산, 조직, 인원 등에서 모두 금융위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을 감독 집행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을 금융위가 맡고, 감독 집행을 금감원이 하는 현재의 체계는 2008년 자리잡아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 출범 초기 민주당 정책연구소는 금융위의 정책기능을 기획재정부로, 감독기능을 금감원에 이관하고 소비자 분쟁과 민원을 담당하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만드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산업 진흥, 산업에 대한 감독이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정책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두 가지 기능이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정부부처 하나로 금융감독위원회를 설치해 감독 정책과 집행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정책과 감독·집행뿐 아니라 감독기관이 민원·분쟁조정 기능을 맡는 것도 재검토하는 등 종합적인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로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사모펀드 피해자들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찬성했다. 다만 사건 때마다 불거지는 금감원 전현직 직원의 연루 의혹, 안일한 감독 태도 등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는 “금감원은 이미 금융사에 대한 감독기능을 상실했다. 금감원을 퇴사하면 금융기관이나 법무법인으로 이직해 민원 창구로 활용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의환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후에는 감독기구의 운영과 집행을 국회 등이 직접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감독 부실 지적뿐 아니라 전현직 직원 연루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금감원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커졌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예산 집행 현황 등을 항목별로 상세하게 공개하는 등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금감원 직원은 “감독체계 개편은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어 금융위 등에서 반대하면 추진이 쉽지 않다”며 “예민한 시기에 독립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직원들도 적잖이 당황했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7) 서민 금융생활의 든든한 자양분, 금융교육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7) 서민 금융생활의 든든한 자양분, 금융교육

    A양은 지난 9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금융교육포털에서 교육을 들었다. 보육시설에서 지내다 올해 만 18세가 되어 독립을 앞둔 A양은 평소 신용이나 금융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교육을 들으며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신용관리 방법과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실제로 A양처럼 만 18세 이후 보육시설에서 학생 신분으로 자립하는 청년들은 돈을 스스로 관리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자립지원금을 받아도 금융사기를 당하거나 잘못된 소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녀는 “앞으로 받게 될 자립지원금을 잘 관리하고, 필요시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제도들도 잘 알아봐야겠다”고 교육후기를 남겼다. A양이 그랬듯 금융교육을 통한 간접 경험은 앞으로의 금융생활에 큰 자산이 된다. 취임 이후 필자는 대학교와 고등학교 등 16곳을 직접 찾아 2100여 명의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금융과 신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금융 기초지식부터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등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직접 신용등급을 조회해보며 신용 관리방법들을 이야기해줬다. 학교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내용이다보니 몇몇 학교에서 재강의를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 6월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강의 후기를 롤링페이퍼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고금리 불법사금융과 대출사기 등 서민 금융생활의 위험요소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현명한 금융생활을 해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금융교육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로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대출사기 예방 및 신용도 관리, 대출 등 금융생활에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서민금융진흥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10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금융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고금리 대출 보유율은 49.2%로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보다 11.1% 더 높았다. 또한 금융교육을 듣지 않은 사람 중 55.5%는 소득 대비 지출이 많아, 교육을 들은 사람보다 12.4%가 높았다. 반면, 금융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예·적금 보유비율은 57.4%로 교육을 받은 사람보다 13.1%가 낮았다. 금융교육을 받은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금융생활을 누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정책 서민금융상품 이용자뿐 아니라 청년과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교육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 체험형 보드게임과 청년·시니어 맞춤교안 등을 개발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햇살론유스(Youth)를 이용하고자 하는 청년층은 금융교육을 필수 이수하도록 해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방문교육이 어려워진 올해는 금융교육포털과 유튜브 채널에서 비대면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교육을 듣고 금융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한국장학재단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청년·보호종료아동·예술인 등 금융교육이 필요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금융교육 서비스 강화를 통해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2만 2543명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이중 온라인 금융교육 비중은 85.2%로 전년 동기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도 올해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신용교육을 확대했다.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20종의 맞춤형 교안을 제작해 고용센터와 지역자활센터·교도소·구치소 등에 배포하고, 채무조정 이용자에게 최초 상담에서 완제시까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계별 신용교육 영상을 모바일 알림톡으로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38만 5178명에게 신용교육을 제공해, 채무조정 등으로 신용 관리를 위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서민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했다. 신용도가 낮고 소득이 적을수록 금융을 잘 아는 것이 힘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과 KDI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정책 서민금융 이용자의 약 30%는 ‘금융지식의 부족’을 금융생활 어려움의 원인으로 꼽았다.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서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채무조정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금융교육을 통해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앞으로 청년과 취약계층 등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맞춤형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 지원제도 및 저소득층 긴급복지지원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는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더 많은 서민들이 금융교육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고, 원활한 금융생활을 통해서 보다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금융교육은 서민·취약계층이 재무적 어려움이라는 덫에 빠지지 않게 보호해주고, 성장을 돕는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 KDI “코로나19 대응 경제 정책, 집값 단기 상승요인으로 작용”

    KDI “코로나19 대응 경제 정책, 집값 단기 상승요인으로 작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 정책이 시중 통화량을 늘리면서 주택 가격의 단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 효과와 코로나19 경제 위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정대희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 정책이 실물 경기의 회복에는 기여하지 못한 채 통화량을 빠르게 늘려 자산 가격만 상승시키는 게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경제 전반의 통화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는 지난 2분기 기준으로 1년 전보다 9.7% 상승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확장적 통화·재정정책과 금융안정 정책으로 통화 공급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에 한국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정부는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또한 민생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한 82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이 이뤄졌다. KDI는 “통화량이 증가할 때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문이라면 생산은 개선되지 못한 채 가격만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시장의 경우 실물경제 부문과 달리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통화 공급 증가의 영향이 단기적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KDI는 과거 실증 분석을 통해 통화량이 1.0% 증가할 때 주택가격이 1년에 걸쳐 0.9% 정도 상승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통화 공급 증가는 주택 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확하게 ‘버블’이라고 표현하기엔 조금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산출물 가격과 비교할 때 주택 가격의 반응이 조금 더 단기적이고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주택 가격은 통화량 증가에 따라 단기적으로 반등한 후 장기적으로 소폭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며 “유동성이 주택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관련 규제 등 다른 부분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향후 주택가격을 판단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해외 투자은행들, 올해 한국 성장률 -1.4%→ -1.2%...내년은 3.3%

    해외 투자은행들, 올해 한국 성장률 -1.4%→ -1.2%...내년은 3.3%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제이피(JP)모건, HSBC 등 9개 해외 투자은행이 전망한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평균 -1.2%다. 지난 9월에 제시한 -1.4%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6월 전망)에서 -1.9%(10월)로 높게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1.3%,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로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 9곳에서는 10개 나라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7개국의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일부 투자은행별로 보면 바클레이즈(-1.5%→-0.9%), JP모건(-1.5%→-1.0%), 씨티(-1.8%→-1.4%), 골드만삭스(-1.6%→-1.3%) 등의 순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3.2%에서 0.1%포인트 올린 3.3%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10월 말을 기준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경기부양책 규모가 더 커져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 경제성장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든 당선 때 한국 총수출 증가율 동력은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은 0.1∼0.4%포인트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 한국 수출 증가율은 2.1%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상승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는 내년 한국 성장률에 0.1∼0.3%포인트 상향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의 코로나 확산의 진정세로 제조업 등 수출 영역에서 완만하게 호전되고 있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오른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현재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유의미하게 더 높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부고] 김명국씨 별세, 채현일씨 부친상, 정규철씨 장인상

    ■ 김명국(전 전남도 교육위원회 의장) 씨 별세 △ 김명국(전 전남도의원) 씨 별세, 김기영(광주 상무지구 번영회장) 씨 부친상, 박형직(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허준혁(전 C&그룹 전무)·박경민(순천제일의원 원장) 씨 장인상, 5일 오전, 광주 국빈장례문화원 황궁 201관, 발인 7일 오전 8시. 062-606-4000 ■ 채현일(서울 영등포구청장)씨 부친상 △ 채정수씨 별세, 채현일(서울 영등포구청장)씨 부친상, 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방울대로 24 만평장례식장 301호, 발인 7일 오전 7시 30분 010-4848-4401, 062-611-0000 ■ 정규철(KDI 경제전망실장)씨 장인상 △ 이창범씨 별세, 이재명·이재성·이재희씨 부친상, 정규철(KDI 경제전망실장)·김태원(미래에셋캐피탈 선임매니저)·최광순(한국전력기술 사후관리사업그룹 차장)씨 장인상, 5일, 대전광역시 중구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7시. 010-2360-3857
  •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후자금을 탐내는 손길은 무자비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5일부터 5회에 걸쳐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시리즈를 통해 금융사와 가족·지인, 사기 조직 등이 황혼의 종잣돈을 어떻게 가로채는지 다뤘다. 올해 812만명인 국내 노인 인구(65세 이상)는 2030년에 1298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된다. 불완전판매와 사기 등으로 노후자금을 날린 피해자의 고통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마지막회에서는 금융과 노인 문제에 밝은 학자와 시민단체, 피해자단체 대표 등 전문가 23명에게 이러한 문제를 풀 해법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대상 불완전판매, 경제적 착취 등을 막기 위한 국내 법률이 충분한지 묻는 질문에 5점 만점에 평균 2점만 줬다(표 ①).●사모펀드 피해액 중 3조, 노인 주머니서 착취 은행·증권사 등의 추천으로 노후자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몽땅 잃는 사건이 최근 빈번하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최근 문제 된 사모펀드 피해액 중 약 3조원이 노인 주머니에서 나간 돈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5일 “금융사들이 돈만 보고 금융 이해도가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판매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노인 세대는 급격한 산업화 시기에 근로소득을 버는 데 집중했을 뿐 재테크 같은 금융교육을 따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금융이해력 조사’(표 ②)에 따르면 60·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59.6점, 54.2점으로 국민 전체 평균(62.2점)을 밑돌았다. 노인 대상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제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표 ③). 하지만 교묘한 판매 행태 탓에 무용지물이 됐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라이빗뱅커(PB) 등은 녹음과 기록이 안 남을 땐 상품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하고 위험성은 최소한만 언급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피해자가 제안하는 해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판매 금융사에 대한 처벌 강화다. 예컨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들 수 있다.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는 “고령자에게 판 펀드가 사고가 나면 손해액의 약 3배 범위에서 금융사에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원안에 포함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금감원 분쟁조정 권고안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권고안을 금융사가 거부하더라도 소비자가 동의했다면 배상액이 일정액 이하일 땐 무조건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표 ④). 두 번째는 노인이 금융상품을 살 때 도움받을 수 있는 공적·사적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활성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IFA는 금융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고객에게 투자 조언을 해 주는 기관·개인을 뜻한다. 은행·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와 달리 고객에게 상담 보수를 받고, 각 금융사 상품 중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2017년 제도는 도입됐지만 IFA 기준 조건이 높다는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60대 중 금융 지식이 있는 이들이 다른 노인의 후견인이 돼 금융상품 가입 때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판매 단계에서 직원이 고령 고객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펀드, 변액보험 등 투자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 가려내는 지침을 보다 상세히 마련하고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판 금융기관에는 과징금을 철저히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는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해피콜’(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통화)을 할 때 가입자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싱 골든타임 2~3시간… 수사절차 간소화 시급 가족과 지인 등 집안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착취는 우선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노인 중 몇 명이 매년 노후자금을 가족 등에게 빼앗기는지 집계조차 못한다. 지난 8월 내놓은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에도 이 대책은 빠졌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금융회사가 의심 거래 같은 금융착취 피해 현황을 재무부에 보고하면 이를 취합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했다. 또 경제적 착취를 당하는 노인을 신속히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행 노인복지법에는 경제적 착취도 노인 학대로 규정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권한이 나와 있지 않다. 제 교수는 “미국, 캐나다처럼 법에 경제적 착취 예방과 피해의 신속구제 조치를 할 권한을 지자체에 주고, 그 권한을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이 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표 ⑤)”고 제안했다. 한국후견인협회의 배광열 변호사는 “제정 중인 노인금융피해방지법에 신탁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서 “특히 노인이 치매 등에 걸려 판단 능력이 부족해지기 전 미리 자신의 재산을 신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노인 대상 사이버 범죄는 ‘골든타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은 골든타임이 2~3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등은 보통 순식간에 진행돼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면서 “공휴일 등에 피해 접수가 안 된다거나 개인정보 확보를 위한 영장청구나 수사 협조에 드는 시간이 길어져 범죄 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되레 사기 위험 높여 노인의 노후자금 손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도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에 따른 대규모 투자자 피해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 교육을 강화했다(표 ⑥).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행 금융 교육은 표준안 없이 다양한 금융기업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실효성과 효과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 교육을 할 때 금융지식·소득수준·성별·연령 등 각 고령자의 특성에 맞춰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오히려 사기 등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금소법 시행에 맞춰 출범할 금융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돼 금융 교육을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는 “노인들에게는 단순한 금융지식보다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 행위나 자신의 투자 성향 같은 금융 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dynamic@seoul.co.kr ■설문에 응답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생명·연금연구실장,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 박성진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배광열 변호사, 변혜원 보험연구원 금융소비자실장,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오윤해 KDI 연구위원,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의환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상황실장,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황순주 KDI 연구위원
  •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대도시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 많아 문 닫은 곳 많아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점포 축소가 흐름이기는 하지만 관건은 ‘질서 있는 폐쇄’ 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 공동 점포 방법 등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5>언택트 금융, 노인을 잊다 고령층 공과금 내는 것도 은행 직원 도움 필요스마트뱅킹 글씨도 작고 복잡해 배우다가 포기11년간 없어진 은행 점포, 서울 669곳 가장 많아인건비·임대료 등 은행 지점 1곳 年 운영비 17억인터넷뱅킹 이용률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 원인농어촌 지역 읍면 단위에 영업점 없는 곳 수두룩폐쇄 문제 복지로 접근…“‘드래프트’ 방식 도입을”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 “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춘천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양 벗어나 질 위주로 변하라”… 신경영 선언 후 추격자서 선도자로

    “양 벗어나 질 위주로 변하라”… 신경영 선언 후 추격자서 선도자로

    신경영 선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계열사 사장단 200여명을 불러놓고 ‘신경영’을 선언하며 이같이 일갈한 일화는 삼성에 혁신 DNA를 불어넣은 전환점으로 불린다.그해 2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4개월간 해외 시장 순방 출장에 나선 그는 로스앤젤레스 유통매장 구석 한쪽에 먼지를 머리에 이고 외면당하는 삼성 TV를 보고 대노했다. “삼성이란 이름을 반환해야 한다. 한쪽 구석 먼지 구덩이에 처박힌 것에다 왜 삼성이란 이름을 쓰는가. 주주, 종업원, 국민, 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통탄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선 세탁기 조립 라인 직원들이 세탁기 덮개 여닫이 부분의 규격이 안 맞아 닫히지 않자 즉석에서 덮개를 칼로 깎아 조립하는 모습이 담긴 품질 고발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하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이어 그해 6월부터 8월 초까지의 대장정 이후 이 회장은 사장단, 국내외 임원 등 1800여명과 회의 등을 열었고 당시 대화시간은 350시간, A4 용지 8500매에 이르렀다. 당시 신경영 선언으로 1993년 D램 하나뿐이던 삼성의 ‘월드베스트’(세계 시장 1위) 제품은 20년 뒤인 2012년 20개가 됐다.반도체 강국 우리나라가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도 고인의 추진력이 있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처졌는데 따라가기가 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불가능하다”고 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 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노력 끝에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 무선전화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은 삼성에 ‘품질 경영’을 뿌리내리게 한 계기였다. “불량은 암”이라고 했던 이 회장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 지 1년이 지나도 불량률이 여전히 11.8%에 이르자 “적자 내고 고객으로부터 악평을 받으면서 이런 사업을 왜 하는가.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고 질타했다.불량품 화형식 그는 1995년 1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가정용 무선전화 15만대(150억원어치)를 쌓아놓고 불도저와 해머로 산산조각 낸 뒤 불태웠다. 당시 무선부문 이사였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을 포함해 임직원들은 제 손으로 만든 제품이 불타는 걸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 1위로 우뚝 서는 동력이 됐다.다만 자동차 마니아인 이 회장이 주위의 만류에도 밀어붙였던 자동차 사업은 실패로 끝나 오점으로 남았다. 1995년 현대·기아·대우·쌍용 등으로 포화상태인 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1999년 삼성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4조원 이상)를 내고 사업을 접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 기질,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 20종의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들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일궜다. 하지만 정경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당 내부거래, 노조 설립 불허 등 각종 탈법·편법 행위로 재벌기업의 폐해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며 ‘독주하는 영향력’ 만큼 한국 사회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남겼다. 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번째(3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MBA과정 수료 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병역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면제받았다.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고인은 마니아적인 성격과 집중력이 강했다. 일본 유학 시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던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 대학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시절 영화관에서 하루에 8편을 볼 만큼 영화도 좋아했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거짓말 안하고 배신할 줄 모르는 충직함 때문에 진돗개를 길러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진돗개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것이다.” 197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전 회장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5세였다.우리나라를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는 고인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쳐졌는데 따라가기가 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반도체는 인구 1억, GNP 1만 달러, 내수판매 50% 이상이 가능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기술·인력 재원이 없는 우리에겐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고인은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성공을 ‘운이 좋다’ ‘돈이 돈을 벌었다’고도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이 회장은 1997년 10월 언론 기고를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을 놓고 간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해 본 사람은 운이 좋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공을 하려면 그에 값하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고 수많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3차례나 법정에 서야 했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을 받긴 했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다시 2년 후 터진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 로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1년 후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2010년 3월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변을 내놓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해 조직 재정비, 삼성의 도약에 힘을 쏟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비스업만?… KDI “첨단산업 일자리 비상”

    서비스업만?… KDI “첨단산업 일자리 비상”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던 지난 4월과 9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각각 108만개와 83만개 사라졌다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산했다. 통계청 통계로 확인된 수치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인데, KDI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지 않았을 경우 늘어났을 일자리 수까지 감안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KDI는 일자리 추가 창출 효과가 큰 첨단 지식산업 등에도 고용충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관 KDI 연구위원은 21일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지난 4월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만 4000개라고 추산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취업자 수 추이에다 통계청이 집계한 실제 취업자 수를 조합한 분석이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에선 4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7만 6000명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지역서비스업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위축시켰고 이 부문에 고용충격도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5월의 경우 사라진 일자리 92만개 중 지역서비스 일자리가 91%(84만개)에 달했다. 지역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을 말한다. 이 연구위원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지식산업 등을 포괄하는 교역산업에서도 고용충격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조업은 9월까지 약 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고, 충격이 파급되면 향후 10년간 이와 연관된 서비스업 일자리도 16만개 없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식산업은 지난 3월 약 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가 4월 이후 회복됐지만, 최근 다시 감소 폭이 늘어나는 등 고용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식산업은 일자리 1개가 소멸할 경우 연계된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3.2개도 함께 사라지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등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연구위원은 “교역산업 일자리는 한번 사라지면 단기간에 다시 생기기 어려운 만큼 일시적 충격으로 기업이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도 위기가 종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코로나19 재확산에 일자리 잃었다”...헬스케어·여가 등 직격탄

    “코로나19 재확산에 일자리 잃었다”...헬스케어·여가 등 직격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된 지난 9월 헬스케어, 미용, 여가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 83만개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제조업에서마저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종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수가 4월과 9월에 각각 108만개, 83만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4월은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크게 확산된 시기이며, 9월은 재확산의 절정기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에 예상되는 취업자 수 추이를 추정해보고 이를 실측치와 비교해 증감 추이를 산출했다. 일례로 9월에 일자리 83만개가 줄었다는 것은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 추정해본 취업자 수와 실제 9월 취업자 수를 비교해보니 83만개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특히 코로나19가 기본적으로 지역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줄여 이 부분에 고용 충격이 집중된 것으로 진단됐다. 5월의 경우, 사라진 전체 일자리 92만개 가운데 지역서비스 일자리가 84만개로 91%에 달했다. 지역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업종은 헬스케어, 미용, 여가, 교육, 여행 등이다. 국민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생활에 덜 필수적인 서비스 업종에 대한 소비를 더 줄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지역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교역산업에도 고용 충격이 점차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에서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모두 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충격이 파급되면 앞으로 10년에 걸쳐 그만큼의 서비스업 일자리가 해당 제조업 지역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월과 9월에 교역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각각 15만개, 19만개로 사라진 전체 일자리의 26%, 23%를 차지한다. 보통 교역산업에서 일자리의 증가는 지역서비스업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져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나타낸다. 교역산업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교육, 미용, 의료 등 지역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관련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식이다. 이 연구위원은 교역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고용 유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역산업에서는 일자리가 일단 사라지면 단기간에 다시 생기기 어렵고, 지역서비스업에 2차 고용 충격을 주므로 이들에 대한 고용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KDI 등 3곳 국내 박사 ‘채용 0명’… 국내파 홀대하는 국책 연구기관

    KDI 등 3곳 국내 박사 ‘채용 0명’… 국내파 홀대하는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 9곳이 박사급 연구원 10명 중 6명 이상을 미국 학회를 통해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KDI와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최근 5년 동안 국내 대학 박사 출신 연구원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국책 연구기관이 해외 박사를 채용하려고 많게는 연 1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쓰고 있지만 이렇게 뽑은 외국대학 출신 연구원 2명 중 1명은 입사 5년도 안 돼 퇴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박사를 홀대하고 해외 채용만 고집하는 국책 연구기관의 차별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국무조정실 산하 공공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6개 국책연구기관 중 9곳(KDI, 조세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연),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박사급 연구원 202명(해외 대학 학위자 166명)을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정책을 연구하는 KDI와 조세연, KDI국제정책대학원은 같은 기간 국내 대학 학위자를 전혀 뽑지 않았다. 박사급 연구원의 67.3%인 136명은 미국 전미경제학회(ASSA)에서 1차 면접을 한 뒤 국내로 면접자를 초청해 2차 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채용됐다. 9개 연구기관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해외 채용을 위해 항공료와 숙박료, 대관료 등으로 모두 16억 8011만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한 곳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9877만원)이었고 산업연(9216만원), 조세연(6162만원) 순으로 비용 지출이 많았다. 해외 채용 비율이 높은 연구기관은 인력 유출 현상이 두드러졌다. KDI에서 박사급 연구원이 근무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직한 비율은 60%에 달한다. 조세연과 대외연도 각각 50%와 64.7%로 나타났다. KDI 연구원의 73.3%는 근속기간 10년을 채우지 않고 퇴사했다. 반면 해외에서 채용 절차를 밟지 않는 국토연구원과 한국교통연구원의 5년 근속 미만 이직률은 각각 12.5%와 13.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토연에서 10년 근속 미만 이직률은 16.7%에 그쳤다. 국책 연구기관들이 국내 학위자를 노골적으로 차별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경제 정책 분야 연구기관에는 뿌리박힌 차별 관행이 있다”면서 “국내 석사급 연구원은 입사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거나 국내외 학술지에 좋은 연구 성과를 발표하더라도 중요 연구를 책임 수행하거나 박사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해외 시장에서 연구원을 채용하는 것은 국내 연구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지만, 해외 채용만 고집하는 관행은 과거 지방대 차별과 다르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연구나 대학 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KDI 등 5년간 국내 박사 채용 0명…67% 미국 학회 통해 채용

    KDI 등 5년간 국내 박사 채용 0명…67% 미국 학회 통해 채용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 9곳이 박사급 연구원 10명 중 6명 이상을 미국 학회를 통해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KDI와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최근 5년 동안 국내대학 박사 출신 연구원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국책 연구기관이 해외 박사를 채용하려고 많게는 연 1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쓰고 있지만 이렇게 뽑은 외국대학 출신 연구원 2명 중 1명은 입사 5년도 안 돼 퇴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박사를 홀대하고 해외 채용만 고집하는 국책 연구기관의 차별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국무조정실 산하 공공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6개 국책연구기관 중 9곳(KDI, 조세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연),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박사급 연구원 202명(해외 대학 학위자 166명)을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정책을 연구하는 KDI와 조세연, KDI국제정책대학원은 같은 기간 국내 대학 학위자를 전혀 뽑지 않았다. 박사급 연구원의 67.3%인 136명은 미국 전미경제학회(ASSA)에서 1차 면접을 한 뒤 국내로 면접자를 초청해 2차 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채용됐다. 9개 연구기관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해외 채용을 위해 항공료와 숙박료, 대관료 등으로 모두 16억 8011만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한 곳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9877만원)이었고 산업연(9216만원), 조세연(6162만원) 순으로 비용 지출이 많았다. 해외 채용 비율이 높은 연구기관은 인력 유출 현상이 두드러졌다. KDI에서 박사급 연구원이 근무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직한 비율은 60%에 달한다. 조세연과 대외연도 각각 50%와 64.7%로 나타났다. KDI 연구원의 73.3%는 근속기간 10년을 채우지 않고 퇴사했다. 반면 해외에서 채용절차를 밟지 않는 국토연구원과 한국교통연구원의 5년 근속 미만 이직률은 각각 12.5%와 13.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토연에서 10년 근속 미만 이직률은 16.7%에 그쳤다. 국책연구기관들이 국내 학위자를 노골적으로 차별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경제 정책 분야 연구기관에는 뿌리박힌 차별 관행이 있다”면서 “국내 석사급 연구원은 입사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거나 국내외 학술지에 좋은 연구성과를 발표하더라도 중요 연구를 책임 수행하거나 박사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해외 시장에서 연구원을 채용하는 것은 국내 연구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지만, 해외 채용만 고집하는 관행은 과거 지방대 차별과 다르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연구나 대학 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일평균 수출은 2.8% 회복세인데 내수 경기는 코로나에 다시 ‘후퇴’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이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수출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경기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 탓에 부진한 모습이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9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감소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4.5일)가 지난해(6.5일)보다 이틀 적었다.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2.8% 늘었다.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7개월 만에 플러스(7.7%)로 돌아섰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이달 1~10일 품목별 수출집계를 보면 무선통신기(-16.5%), 승용차(-36.0%), 석유제품(-58.4%) 등이 부진했다. 조업일수 감소에도 반도체 수출은 11.2% 증가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중국(-20.9%), 베트남(-15.6%), 미국(-33.5%), 유럽연합(EU·-27.2%), 일본(-36.8%), 중동(-53.7%) 등 주요 시장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한국개발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KDI는 지난 8월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지만, 지난달 경기 위축 가능성을 언급하고선 이달 다시 ‘부진’으로 평가를 낮췄다. 실제로 지난 8월 전산업 생산은 코로나19 재확산, 조업일수 감소, 긴 장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이는 7월 감소폭(-1.5%)보다 커진 수치다. 구체적으로 서비스업 생산(-3.7%)과 건설업 생산(-9.4%)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다만 소비는 전월 기저효과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의복(-16.6%)이나 신발 및 가방(-26.1%) 등 준내구재는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반영되면서 전월(88.2)보다 8.8포인트 하락한 79.4를 기록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종인이 쏘아올린 ‘노동법 개정’ 허와 실… 전문가에게 묻다

    김종인이 쏘아올린 ‘노동법 개정’ 허와 실… 전문가에게 묻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해고와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 화두를 던지면서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를 인용하면서 “141개국 중 우리나라 고용·해고 관행은 102번째, 노사 관계는 130번째, 임금 유연성은 84번째로 후진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지표 출처가 허무맹랑하다. 실제 한국 노동지표는 최악 중 최악”이라고 반박했고 한국노총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제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노동법 개정은 절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누구의 말이 사실에 가까운지 12일 기업·노동 전문가 5명에게 물어봤다. ●金 인용 수치는 WEF 국가경쟁력 평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수치는 OECD가 집계한 순위가 아니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나왔다. WEF는 설문조사(47개)와 통계(56개) 결과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고용·해고 관행, 노사협력, 임금 결정의 유연성 항목은 모두 설문조사 결과다.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라기보다 기업인의 인식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노총도 이 대목을 지적했다. 다만 이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가”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WEF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회계사 등도 설문한다”면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명을 해고할 때 드는 해고비용(퇴직금+해고예고비용)은 27.4주급으로 OECD 평균(14.2주급)의 두 배에 달해 해고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용보호법제지수, OECD 평균과 비슷 노동자가 해고로부터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는 없을까. OECD는 각국의 법률 등에 나타나는 해고 절차, 해고 수당, 부당 해고 시 보상, 파견·기간제 허용 범위 등을 계산해 고용보호법제지수를 만든다. 지수가 높을수록 노동자 보호가 강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35점으로 OECD 평균(2.32점)보다 조금 높았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장은 “고용보호법제지수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과보호’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하청기업의 근로자는 보호 정도가 낮고 유연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근로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많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4.4%로 OECD 평균(11.8%)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 유연성이 커지면 취약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노동자가 전체의 30%를 웃돈다”면서 “노사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노조 조직률이나 단체협약적용률도 10%대”라고 지적했다. ●노동법 개정하면 노사관계 좋아지나 재계는 김종인표 노동법 개정에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우려를 표한다. 이 팀장은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개정하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데,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성(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유럽 주요국이 청년 실업률을 낮추려고 고용 유연성을 높였지만 기업은 경기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혼(해고)이 쉬워진다고 결혼(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고용 경직성을 논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팩트체크]“이혼(해고) 쉬워지면 결혼(고용) 늘어나나요”

    [팩트체크]“이혼(해고) 쉬워지면 결혼(고용) 늘어나나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해고와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 화두를 던지면서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를 인용하면서 “141개국 중 우리나라 고용·해고 관행은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 유연성은 84번째로 후진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 “성역이 된 노동법을 해결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지표 출처가 허무맹랑하다. 실제 한국 노동지표는 최악 중 최악”이라고 반박했고 한국노총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제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노동법 개정은 절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누구의 말이 사실에 가까운지 12일 기업·노동 전문가 5명에게 물어봤다. 김종인 인용 수치는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수치는 OECD가 집계한 순위가 아니라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나왔다. WEF는 설문조사(47개)와 통계(56개) 결과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고용·해고 관행, 노사협력, 임금 결정의 유연성 항목은 모두 설문조사 결과다.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라기보다 기업인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노총도 이 대목을 지적했다. 다만 이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가”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WEF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회계사 등도 설문한다”면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명을 해고할 때 드는 해고비용(퇴직금+해고예고비용)은 27.4주급으로 OECD 평균(14.2주급)의 두 배에 달해 해고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중소·하청 노동자 노동자가 해고로부터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할 수는 없을까. OECD는 각국의 법률 등에 나타나는 해고절차, 해고수당, 부당해고시 보상, 파견·기간제 허용 범위 등을 계산해 고용보호법제지수를 만든다. 지수가 높을수록 노동자 보호가 강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35점으로 OECD 평균(2.32점)보다 조금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정규직 근로자의 개별 해고에 대한 보호(2.37점)는 평균(2.26점)보다 조금 경직적이지만, 집단 해고에 대한 보호(2.31점)는 평균(2.45점)보다 유연하다. 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54점으로 평균(2.09점)보다 높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장은 “고용보호법제지수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과보호’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하청기업의 근로자는 보호 정도가 낮고 유연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근로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많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4.4%로 OECD 평균(11.8%)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 유연성이 커지면 취약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근속년수가 1년 미만인 노동자가 전체의 30%를 웃돈다”면서 “노사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노조 조직률이나 단체협약적용률도 10%대”라고 지적했다.   노동법 개정하면 노사관계 좋아지나 재계는 김종인표 노동법 개정에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우려를 표한다. 이 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안에 기업에 불리한 내용이 상당수”라면서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개정하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데,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김용성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는 “유럽 주요국이 청년 실업률을 낮추려고 고용 유연성을 높였지만 기업은 경기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혼(해고)이 쉬워진다고 결혼(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상황에 고용 경직성을 논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공장 시대’ 노동법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교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9투6 시대’는 끝났다”라며 “해직자에게 조건 없는 복직 외에 금전적 보상을 허용하거나 신산업에 노동법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유형의 노동을 감안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노동법을 손질할 필요는 있다”고 제언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예정대로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가족 합산 대신 인별 과세로 완화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떠 ‘10억원 유지’뿐 아니라 인별 과세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좁은 과세 대상 ▲조세 형평성 ▲과대 포장된 시장충격 등의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학개미 반발로 후퇴하는 게 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로드맵 수정 땐 경제정책 신뢰도 흔들 정부의 대주주 기준 조정은 갑자기 추진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7년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협의한 결과물로 2018년 종목당 15억원, 올해 10억원, 내년 3억원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예고된 사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1일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줬다가 뺏은 부동산 정책에서도 신뢰를 잃었는데, 자칫 모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인지하고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선진국 중 주식 보유금액 기준으로 대주주를 설정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은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국가들은 이미 주식 양도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갑작스런 전면 부과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종목별 보유액 3억 이상 주주 1% 미만 과세 대상이 많지도 않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투자자 주식보유 현황(지난해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종목별 보유금액 3억원 이상인 주주는 9만 3500명으로 전체 개인투자자 2580만 8345명의 0.36%에 불과하다. 현행 기준인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 주주도 0.05%인 1만 2639명이다. 여러 종목을 보유한 주주의 중복 집계 가능성을 감안해도 1% 미만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분 합산의 경우 가족 합산 대신 인별로 적용하겠다고 수정 가능성을 밝힌 상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 종목에 3억원이나 투자하는 사람을 동학개미라고 불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불로소득 성격 주식양도세 세율 낮아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5.9%, 부동산의 양도차익률은 58.1%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 구간에선 종합소득(근로·이자 소득 등) 실효세율이 31.9%인데, 불로소득 성격이 강한 주식 양도소득 실효세율은 21.3%로 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말 매도 물량 늘어도 경제 영향 미미 대주주 요건이 예정대로 낮아지면 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매년 말이면 평균 2조 5000억원씩 순매도를 해 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때도 우려가 많았지만 실시 이후 10일이 지나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주식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데 증권계는 국가 경제를 주식에 종속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과세에 따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가 폭락은 코로나19와 같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예정대로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가족 합산 대신 인별 과세로 완화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떠 ‘10억원 유지’뿐 아니라 인별 과세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좁은 과세 대상 ▲조세 형평성 ▲과대 포장된 시장충격 등의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학개미 반발로 후퇴하는 게 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책 신뢰…“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 아니다” 정부의 대주주 기준 조정은 갑자기 추진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7년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협의한 결과물로 2018년 종목당 15억원, 올해 10억원, 내년 3억원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예고된 사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1일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줬다가 뺏은 부동산 정책에서도 신뢰를 잃었는데, 자칫 모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인지하고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선진국 중 주식 보유금액 기준으로 대주주를 설정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은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국가들은 이미 주식 양도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갑작스런 전면 부과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좁은 과세 대상…“3억원 투자자는 동학개미 아니다” 과세 대상이 많지도 않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투자자 주식보유 현황(지난해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종목별 보유금액 3억원 이상인 주주는 9만 3500명으로 전체 개인투자자 2580만 8345명의 0.36%에 불과하다. 현행 기준인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 주주도 0.05%인 1만 2639명이다. 여러 종목을 보유한 주주의 중복 집계 가능성을 감안해도 1% 미만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분 합산의 경우 가족 합산 대신 인별로 적용하겠다고 수정 가능성을 밝힌 상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체 보유 주식도 아닌 한 종목에 3억원이나 투자하는 사람을 동학개미라고 불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세 형평성…불로소득 세율이 더 낮아도 되나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5.9%, 부동산의 양도차익률은 58.1%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 구간에선 종합소득(근로·이자 소득 등) 실효세율이 31.9%인데, 불로소득 성격이 강한 주식 양도소득 실효세율은 21.3%로 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대 포장된 시장 충격 대주주 요건이 예정대로 낮아지면 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매년 말이면 평균 2조 5000억원씩 순매도를 해 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때도 우려가 많았지만 실시 이후 10일이 지나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주식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데 증권계는 국가 경제를 주식에 종속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과세에 따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가 폭락은 코로나19와 같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유의동 “정부출연 연구기관 27곳 중 6곳 기관장 다주택자”

    유의동 “정부출연 연구기관 27곳 중 6곳 기관장 다주택자”

    정부가 다주택자 고위공직자들의 주택 처분을 권고하는 등 부동산 가격 잡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와 소속기관 기관장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경인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인사와 소속 기관 26개의 기관장 중 6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사는 경제·인문사회분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나영선 원장은 서울 강남구에 2채, 세종에 1채 등 모두 3채의 주택을 보유해 최다 주택 보유자로 꼽혔다. 나 원장이 보유한 3채의 공시지가 총액은 19억 4500만원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정표 원장은 서울 송파구에 2채를 보유해 공시지가 합계(19억 6800만원) 기준으로는 나 원장을 앞섰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송병국 원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장영태 원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권호열 원장,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원장 등도 2채의 주택을 보유해 모두 6개 기관장이 2주택자로 나타났다. 경인사와 산하 26개 연구기관 중 약 45%인 12개 기관장은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의원은 “최근 집값 과열 현상은 현 정부에서 내놓은 마구잡이식 정책의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정책을 지원하는 국책연구기관장들 사례만 봐도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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