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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들 3조3100억 ‘BK21+’ 목숨건 쟁탈전

    대학들 3조3100억 ‘BK21+’ 목숨건 쟁탈전

    BK21(두뇌한국21), WCU(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를 잇는 초대형 대학지원프로그램 사업명이 ‘BK21+’로 결정됐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7년간 580개 사업단을 선정, 모두 3조 3143억원이 투입된다. 지역대학에 사업단의 40%(230개) 이상을 보장해 지역대학 육성에 적극 나선다. 2006년 시작된 BK21과 2008년 시작된 WCU가 대학원생 유치 및 연구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만큼 각 대학은 유치사업단을 구성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BK21+ 사업은 다음 달 중순 사업단 공고를 낸 뒤 오는 7월 중 1차 선정을 끝낸다. 올해 선정 대상은 350개 안팎이다. BK21+ 사업은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Ⅰ유형은 기존의 WCU 사업을 이어받아 연구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전체 예산의 16%가 투입돼 25개 내외를 뽑는다. 미래 유망기술과 국가 중점 연구개발(R&D) 분야를 집중 지원하며, 지역대학원은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광역경제권별로 지원한다. Ⅱ유형은 BK21 사업의 후속격으로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지원이 목적이다. 전국(160~200개)과 지역(125~165개) 사업단을 구분해 뽑는다. 새롭게 만들어진 Ⅲ유형은 특성화된 대학원 교육선도모델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교수-학습법 등 대학원의 개성 있는 교육을 육성한다. 사업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대학들의 경쟁도 본격화됐다. BK21+사업단 유치가 해당 대학과 대학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정환 한국외대 연구산학협력단장은 “사업 유치에 따라 대학원의 성패가 갈려 대학들마다 필사적으로 매달린다”면서 “예를 들어 전국 모든 대학의 영문과 가운데 BK21+ 지원을 받는 과와 그렇지 못한 영문과로 나뉘어 경쟁력이 갈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상식 고려대 산학협력단장 역시 “BK21과 WCU에 이은 3기 대학연구사업이니 만큼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 대학들이 경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교학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사업 추진단을 발족했다. 모든 단과대가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방대 교수는 “지방대 재정여건에서 BK21+는 목숨줄이나 마찬가지”라며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들의 유치 노력이 치열해지면서 사업단 선정 방식과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연구처장은 “인문계 분야 사업단의 몫이 너무 적어 한 학교에서 인문 분야 사업단이 한 개 이상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이공분야 못지않게 인문사회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사업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4) 교육과학기술부 (상)고위공무원단

    [공직 파워우먼] (4) 교육과학기술부 (상)고위공무원단

    교육과학기술부는 중앙부처 중 여성 파워가 가장 세다. 다른 부처에는 여성 국장이 아예 없거나 홍일점 취급을 받지만 교과부에는 고용 휴직 중인 최은옥 전 산학협력관까지 포함해 6명의 여성 고위 공무원이 재직하고 있다. 3급 23명 중 5명(21.7%), 4급 174명 중 40명(23%), 5급 258명 중 88명(34.1%)이 여성으로, 이들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교육 정책은 물론 과학 대중화와 국제 협력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에 포진해 있다. ●맏언니 이계영… 조율의 달인 국방대학원에 파견 중인 이계영 전 교육과학기술연수원장은 행시 27회로 ‘최초의 행시 출신 교육부 여성 공무원’이자 맏언니다. 차분하고 꼼꼼한 일 처리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분야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유아교육지원과장으로 있을 때 유치원, 어린이집, 미술학원 등 복잡한 집단 간 의견을 수렴해 유아교육법을 제정했다. ●마당발 강영순… 과학기술 총괄 행시 29회인 강영순 과학기술인재관은 서울시교육청을 거쳐 주로 대학과 국제교육 관련 부서에서 사무관, 서기관, 과장 시절을 보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마당발 스타일이다. 2007년 국립대학 구조개혁팀장을 맡아 제주대와 제주교대 간 통합을 주도하는 등 국립대학 구조 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의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인 ‘스터디 코리아’ 역시 강 인재관의 작품이다. 교육부 출신 여성 고위 공무원 중 유일하게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인맥녀 서유미… 국제협력 최고 서유미 국제협력관은 대학 행정 및 국제 협력 분야의 교과부 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사무관 시절에는 연구 성과에 따른 재임용 등 대학 교원의 인사제도 개혁을, 서기관 시절에는 브레인코리아(BK21) 사업을 기획했다. 행시 31회 합격 후 연수원 시절 쌓은 인맥을 활용해 다른 부처와의 업무 협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은 물론 국제 협력이 많은 과학 분야의 업무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선구자 박춘란… ‘최초’가 별명 박춘란 정책기획관은 행시 33회로 선배들을 제치고 여러 보직에서 ‘교과부 여성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다. 여성 최초 대학정책과장, 대학정책국장, 국립대학 사무국장,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등의 타이틀을 모두 차지했다. 교육과 관련된 업무를 두루 거쳤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해설서를 발간해 학교 현장의 이해도를 높였으며 시도교육청 평가의 기틀도 마련했다. ●‘교수님’ 최은옥… 국제 전문가 최은옥 전 산학협력관은 지난여름부터 1년간 중앙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고등교육과 국제 분야 전문가로 유네스코 본부 주재관을 역임했다. 행시 34회 동기인 남광희 녹색성장위원회 기후변화대응국장과 결혼해 부부가 모두 고위 공무원이 됐다. ●대변인 김문희… 현안 꿰차 행시 38회인 김문희 대변인은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어지간한 교육 현안은 담당 부서보다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중등 교육 및 고등교육 분야의 주요 보직을 맡았다. 2010년에는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원 관련 주요 법률 개정을 이끌었고 교과부 여성 공무원 최초로 홍보담당관, 대변인 직무대리를 거쳐 대변인을 맡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정부부처 결산때 性 불평등 실태 밝혀야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BK21’(연구중심대학육성) 사업에서 남녀 성차별을 줄이고자 쓰인 성인지(性認知) 예산은 2370억원이다. 하지만 여학생 수혜자 비율은 32.6%에 불과하다. 사업 대상 학교의 석·박사 과정 여학생 비율 40~50%보다 낮다. 하지만 교과부는 자체 평가에서 ‘세부 시행계획 통보 시 각 대학에 여자 대학원생 제고에 관한 사항을 권고하겠다.’는 뻔한 대안만 제시했을 뿐, 저조한 실적의 구체적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앞으로 이런 두루뭉술한 성인지 예산 평가에 제동을 거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2년 회계연도 결산작성지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기관에서 성인지 예산 집행 내역을 평가할 때 성 불평등 실태와 더불어 ▲성 불평등 개선을 위한 해당 기관의 노력 내용 ▲성별 격차 발생이 제도적·사업 특성 등에 따른 문제인지 여부 ▲향후 문제개선 일정 등을 밝혀야 한다. 이 평가 결과는 다음 연도 재정부가 정부 예산안을 짜거나 국회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반영될 예정이다. 또 전년도 예산 중 쓰고 남은 돈인 세계(歲計)잉여금 집행내역에 반드시 상세 처리명세서를 첨부해야 한다. 세계잉여금은 각 기관에서 용도만 밝히고 구체적 사용처는 밝히지 않아 ‘기관장 쌈짓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2010년 회계연도의 경우 세계잉여금 5조 9500억여원은 채무상환(2조 2300억여원)과 세입(2조 1400억여원), 지방교부금(1조 5800억여원) 등으로 쓰였지만 행정안전부 등은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논문실적·연구비 포스텍 1위 차지

    논문실적·연구비 포스텍 1위 차지

    지난해 교수들의 논문 게재 실적이 가장 우수한 대학은 국공립대 중에서는 부경대·부산대, 사립대 중에서는 포스텍(사립대)으로 나타났다. 교원 1인당 연구비가 가장 많은 대학은 포스텍과 서울대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7일 대학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전임교원 연구성과, 연구비 수혜실적,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현황 등 4년제 대학 180곳의 지표 15개를 공시했다. 연구성과의 지표가 되는 대학들의 전임교원 1인당 국외 학술지 논문 게재 수는 지난해 0.30편으로 전년도의 0.28편에 비해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학술지의 교원 1인당 게재 논문 수도 0.56편으로 1.8% 늘었다. 교과부는 “2단계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을 통해 대학들이 연구능력이 향상되면서 논문 게재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공립대 중에서는 부경대와 부산대가 교원 1인당 1.27건의 논문을 게재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서울대는 1.25건이었다. 사립대 중에서는 포스텍이 1.39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운대(1.35건), 고려대·한양대(1.30건)가 뒤를 이었다. 대학들의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는 지난해 6837만원으로 2010년 6719만원에 비해 약간 올랐다. 포스텍이 교원 1인당 연구비 7억 9670만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국공립대 중에서는 서울대가 2억 343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과기대(1억 8970만원), 전북대(1억 2150만원), 목포대(1억 1580만원), 서울시립대(1억 580만원)가 뒤를 이었다. 올 2학기 대학에 개설된 20명 이하 소형 강좌는 11만 1749개로 지난해 2학기(9만 7276개)에 비해 다소 늘었고 50명 이상 대형 강좌는 4만 3993개로 지난해 5만 483개에 비해 줄어 강의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학제간 혹은 초학제간 연구의 활성화/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학제간 혹은 초학제간 연구의 활성화/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 학계는 통섭과 융합이란 말로 학제 간 혹은 초학제 간 연구 방법을 숙의하고 있다. 물론 통섭이라든가 융합이라든가, 학제 간이라든가 초학제 간이라든가 하는 하나하나의 용어가 지닌 함의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전공의 좁은 범위에서 자족하는 연구가 아니라 전공분야를 뛰어넘는 연구 속에서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 또 각 분야의 연구방법을 심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은 비슷하다. 얼마 전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BK21 사업팀이 문화콘텐츠 총서를 간행한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인문분야 학제 간 연구의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3권은 ‘제화시-인문정신의 문화적 가치’라는 제목인데, 이것은 2007년 2월 세미나를 통해 얻어진 연구 결과물이다. 참여 연구자들은 조선시대 그림 속에 나오는 제화시(題畵詩)를 주제로 글을 모아 그 시대 선비들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또 한림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각각 다른 연구팀이 근대 지식 개념의 형성과 역사적 변화에 대해 연구한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본다. 사실 그동안 각 대학의 BK21사업은 학제 간 소통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대개의 사업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끝나는 듯한데, 그 득실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할 말이 많으리라.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공만이 아니라 타 전공으로 시선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하다. 필자 또한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 문학을 재해석하게 되었으며, 기초논리학의 공부를 할 수가 있었다. 초학제 간 연구 방면에서는 올해에 고등과학원이 초학제독립연구단을 결성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단은 사유 패러다임의 문화적 차이와 학문의 방법에 대해 논의하면서 학문 융합의 방법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2회 심포지엄에 참석했는데, 여러 연구자의 말씀을 청취하면서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이 연구단이 사물의 분류와 지식의 탄생, 동서양의 시공간 인식 태도 등등 여러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나가길 기대한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개별 연구들이 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편, 그것이 거꾸로 개별 분야의 연구를 심화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리라고 믿는다. 2년 전 일본의 메이지 대학에 객원교수로 있을 때 대학원 전담 과목 이외에 두 개의 대학원 학제 간 연구 과목에 참여한 적이 있다. 과목의 이름은 ‘문화계승학’과 ‘종합사학’이었다. 그 두 과목은 일본문학, 일본사학(특히 고문서학), 중국사학, 고고학, 민속학 분야의 전공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자신들의 연구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기왓장의 문양, 탑신의 형태, 일본 고문서, 일본 신화론 따위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으랴 생각했지만 차츰 많은 흥미가 일었다. 더구나 하나의 문물, 문서 혹은 문자표기체계가 어떻게 전파되고 변용되었는지를 연구하는 방법론은 내 분야에서 지식 담론의 생성과 유통을 분석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다. 우리 대학교에는 아직 학제 간 통합 과목이 개설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문과대학 내에 문이회(文以會)라는 교수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신간을 준비 중이거나 출판한 연구자가 자신의 저서를 소개하고 다른 연구자들이 질의하여 연구주제를 예각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공이 다를 경우 용어도 방법도 모두 생소하지만, 문과대학의 여러 학문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중요한 담론들이 이 모임에서 이루어진다. 게다가 학교 차원에서는 학문소통위원회가 정기적인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학문의 소통과 융합에 관해 학내외의 다양한 연구자들로부터 고견을 청취하고 있다. 대단위 연구 사업, 대학 내 학문소통의 모임, 대학을 넘어선 초학제 간 심포지엄 등이 우리 학문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공동 연구나 통합 연구가 더욱 내실 있게 운영되기를 기대하고, 또 정부의 유효한 지원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 “가속기는 선도형 과학기술 핵심… 로드맵 없을 땐 고철덩어리”

    “가속기는 선도형 과학기술 핵심… 로드맵 없을 땐 고철덩어리”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2005년 과학자들이 구상한 ‘은하도시’에서 출발했다. 은하도시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과학중심도시의 이상적인 모델이었고, 그 중심에는 대형 가속기가 있었다.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인 중이온가속기는 2017년 세종시 일대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구축에만 5000여억원이 소요되고, 함께 추진되고 있는 포항 방사광가속기와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합치면 국내 가속기 건설 비용만 1조 4000억원에 이른다. 한국 과학계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규모가 큰 만큼 관련 예산을 다른 분야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거나 가속기 구축 기술이나 전문 운영인력이 부족해 기대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함께 ‘가속기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29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과학기술 100분 토론회’를 개최했다. ■ 좌장: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 토론자: 현택환 서울대 중견석좌교수, 김대형 서울대 교수, 노도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최선호 서울대 교수 ① 가속기가 필요한가 염재호(이하 염)=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총액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에 이르는 세계적인 연구개발(R&D) 투자국이다. 정부는 선도형 R&D를 이끌 수 있다며 가속기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논란이 많다. 이 자리가 문제와 해결책을 기탄없이 말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먼저 가속기에 대한 참석자들의 생각부터 듣자. 김대형(이하 김)=가속기가 노벨상을 받게 할 수도 있고, 성과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어떤 속도로 하느냐가 문제다. 공학과 의약학 등도 함께 투자되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하는데 가속기는 이런 균형을 무너뜨린다. 최선호(이하 최)=한국에 있는 대형 연구용 가속기는 3개다. 한국 경제구조를 놓고 보면 우리는 가속기 빈곤국이다. 미국과 일본은 1930년대 가속기를 만들어 과학 강국이 됐다. 한국이 가속기 투자에 나선 것은 늦은 일이다. 국가 차원에서 과학을 키워야 한다면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노도영(이하 노)=물리학자의 가장 큰 관심은 자연을 보는 관점이나 이해하는 도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가속기는 중요한 도구이자 인프라다. 그 도구를 활용해 어떤 연구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가속기가 있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염=정책 입안자나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구축 중인 가속기의 총비용은 1조 4000억원에 이른다. 소수의 과학자들을 위해 지나친 예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역시 한 군데서 할 수 없으니 모여서 하는 것 아니냐. 노=물론 가속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나 선도형 연구의 핵심인 것은 분명하다.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기술(BT)을 연구하는 데, 또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가속기가 핵심이다. 가속기가 일부 과학자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포항 가속기도 연인원 3000명이 사용한다. 운영을 할 능력이 되느냐의 관점에서 보자. 염=어차피 나눠 쓸 수 있다면 해외의 더 좋은 가속기를 함께 쓸 수도 있지 않나. 꼭 우리가 설치해야 하나. 노=현재 필요의 70~80%를 국내에서 소화한다. 그 이상 필요할 때만 해외로 간다. 현재 우리의 능력이나 필요성을 보면 국내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한다. 염=가속기를 핵심 시설로 여기지 않는 과학자들은 어떨까. BK21에서 1년에 지원되는 학생 인건비를 모두 합쳐도 2500억원 수준이다. BK21에서 수많은 논문들이 나오는데, 이에 비해 가속기 투자가 과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택환(이하 현)=가속기 하나 만드는 데 5000억원 정도 들어간다. 또 매년 10% 이상이 운영비로 들어간다. 계획대로라면 매년 유지비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2500억원이 든다. 교과부가 지원하는 창의연구단들이 기초과학 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였는데, 45개 연구단이 평균 연간 6억원을 연구비로 쓴다. 가속기 비용이 지나치고, 이는 우리 과학계가 감당해야 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한국이 과학 선진국이라지만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조건은 열악하다. 샘플이나 시료를 살 돈조차 없다. 신진 과학자를 키우는 것과 가속기를 당장 여러 개 동시에 건설하는 것 중 무엇이 우선인지 묻고 싶다. 최=과거 우리는 모두 해외 가속기를 사용했다. 이제는 그들이 한국에 요구하고 있고, 우리도 책임질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에 건설될 대형 중이온가속기는 일본에만 있다. 미국이나 유럽 과학자들도 우리 가속기를 필요로 하게 된다는 말이다. 선진국과 대등한 단계에서 뛰어들어 결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노=가속기는 수명을 30년 정도로 본다. 가속기 하나에 500억원 정도 투입되는데, 이는 출연연 한 곳 운영비에도 못 미친다. 가속기가 주는 결과나 혜택을 보면 비용에 대해 오해가 있다. ② 가속기 추진 논란 염=가속기 논란의 또 다른 문제는 여러 개가 한꺼번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결국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대형 과학에 투자해야 하는데, 국토 균형발전이나 정치적 이슈들이 논의를 끌어가고 있다. 그래서 비판이 터져 나온다. 지역 선정, 가속기 중복투자 같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현=과학의 문제는 1차적인 논의와 제안이 과학자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과학적인 문제들이 정치적으로 풀리니 과학자들이 끌려가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가속기 설치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논의 자체가 과학계를 뛰어넘어 진행됐다. 지역 논리 등이 개입돼 과학자들이 관여할 수 없는 차원에서 결정됐다. 노=결국 논의를 언제 시작하느냐가 관건이다. 동시다발적으로 가속기 설치가 추진된다는 것은 로드맵이 없다는 뜻이다. 포항 가속기 수명이 10년 정도 남았는데, 그렇다면 지금 논의를 시작해야 나중에 생길 문제를 막을 수 있다. 균형발전 등의 문제는 지형이나 연구여건 등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런데 지금은 장소를 정하고 나서 무엇을 지을지를 결정하는 구조다. 완전히 거꾸로다. 김=가속기 같은 대형 연구시설 로드맵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만들면 원칙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상황에 따라 수정 정도가 가해지는 것이 좋다. 그런 원칙이 없으니 문제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 최=사실 이번 논란은 국내에서 가속기를 두고 벌어진 첫 사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충분히 의논하고 룰을 만든다면 다음 대형 사업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③ 가속기 활용방안 염=운영 인력, 운영 노하우 등도 문제다. 과연 만들면 끝인가. 결국 활용의 문제인데,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까. 최=별 생각이 없다면 활용도 어렵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 가속기를 설치했지만 비슷한 가속기가 많아 결국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가속기를 만들 때는 특화가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 중이온가속기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목표로 설계하고 있다. 이는 해외 과학자들을 불러 모으는 데도 중요한 포인트다. 김=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구축과 인력 양성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우리는 포항 가속기를 통해 상당 수준의 운영 능력과 시설 유지보수 능력을 갖췄다. 결국 운영자와 연구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속기 투자가 과하다지만 실제로 가 보면 숙소조차 없다. 이런 세세한 문제까지 다 해결해야 장기적으로 성공이 가능하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계화보병사단 도하훈련

    기계화보병사단 도하훈련

    2일 경기 여주시 남한강에서 열린 육군 기계화보병사단 도하훈련에 참가한 K21 전투차량이 코브라 헬기의 엄호 속에 강을 건너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특성화고 취업률 60%로 상향… 산업 경력자 1000명 교단 배치

    특성화고 취업률 60%로 상향… 산업 경력자 1000명 교단 배치

    내년에 고졸 취업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특성화고를 재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을 현행 40% 수준에서 60%까지 올리기 위해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4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취업·진로 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춘 2012년 새해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과부는 당초 2013년 50%였던 특성화고 취업률 목표치를 내년 6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해 4월 19.2%에서 올 4월 25.9%로 크게 올랐고 이달 1일 현재 40.2%까지 올랐다. 특히 2013년 2월 졸업하는 마이스터고 1회 졸업생들은 희망자 모두가 고급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마이스터고·특성화고에 산업체 경력자·취업전문가 등 1000명을 배치하는 한편 기업 현장 직무연수를 통해 특성화고 교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또 특성화고 교육과정은 취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체제개편 권고제’를 도입해 취업 기능이 미약하거나 일정 규모 이하인 특성화고·종합고는 학교 자체를 일반고로 바꿀 계획이다. 교과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 체제 개편 대상은 692개 직업교육 고교(특성화고 483개, 마이스터고 21개, 종합고 188개) 중 95개교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50개교에 창업교육센터를 설립해 창업동아리 지원, 대학적립금을 활용한 학내 벤처기업 투자, 대학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전용펀드 조성 등 청년 창업도 적극 돕기로 했다. 대학별 취업률에 ‘1인 창업’을 포함하고, 입학전형에 창업경력자 전형도 권장해 대학들의 참여를 높일 계획이다. 대학 구조조정의 강도는 한층 높아진다. 국립대 중 교육과정이 70% 이상 중복되는 학과는 통폐합해 정원을 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대학이 스스로 강점이 있는 분야를 특성화하면 재정지원 사업 선정에서 혜택을 준다. 내년 3월부터는 5세 유아의 교육·보육 과정을 ‘누리과정’으로 통합하고 국가 지원 범위가 소득 하위 70%에서 5세 자녀를 둔 전 계층으로 확대된다. 월 20만원이 지원되며, 2016년에는 월 3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대통령은 “유아교육 지원은 복지 차원이 아니라 교육투자”라면서 “5세 누리과정에 이어 만 4세, 만 3세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스케줄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좋은 일자리 만들기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대학원생 고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BK21 사업이 내년 종료됨에 따라 후속 사업으로 ‘한국형 그랜트 방식’이 도입된다. 결과 평가를 없애 기초 연구자들이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도록 했다. 또 대학에서 연구를 전담하는 ‘리서치 펠로(대학연구원) 제도’를 신설, 현재 월 100만원 수준인 인건비를 300만원 이상으로 올리도록 했다. 해외 우수과학자를 영입하는 ‘브레인 리턴 500’ 사업도 추진된다. 논문 피인용도 상위 1% 논문 발표자와 주요 과학상 수상자 등을 2017년까지 기초과학연구원에 500명가량 유치한다는 목표다. 연구실 이전에 따른 장비·시설 구축까지 정부가 책임질 방침이다. 또 과학자들의 신분을 ‘영년직 연구원’으로 보장하고, 연계기관을 활용해 전임 교수직이나 전임 연구원도 맡긴다. 박건형·김효섭기자 kitsch@seoul.co.kr
  • 최신 항공우주·방위산업 각축장… 전세계 주력장비 한눈에

    최신 항공우주·방위산업 각축장… 전세계 주력장비 한눈에

    전 세계 최첨단 항공기와 한국 육군의 주력 기동 장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1’이 18~2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다. 1996년 ‘서울 에어쇼’라는 이름으로 첫 전시회를 연 이후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009년부터 육군의 지상무기 전시회인 ‘디펜스 아시아’를 합쳐 ‘서울 ADEX’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항공 우주 및 방위 산업 제품의 수출 기회 확대와 해외 업체와의 기술 정보 교류가 목적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31개국 314개 업체가 참여하며 25만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파키스탄, 페루, 나이지리아, 필리핀, 가봉, 오만의 국방장관과 볼리비아 등 2개국의 합참의장, 말레이시아 등 3개국 방위사업청장,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4개국 육군 참모총장, 독일 등 11개국 공군 참모총장 등 모두 50개국 89명의 외국 주요 인사들도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118개 업체가 현장에서 항공우주·방위산업 역량을 보여 주는 방산물자를 내놓고 해외 수출을 타진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초등 훈련기 KT1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현대로템의 K1A1전차·구난전차·교량전차·제독차량, 삼성테크윈의 K9 자주포·K10 탄약운반차,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탈레스가 공동개발 중인 함정용 추적레이더·헬기용 시뮬레이터·미래병사체계, 휴니드 테크놀로지의 무선단말차량, 두산 DST의 비호·천마·K21전투장갑차, 유아이헬리콥터의 헬기 견인차량 등이 선보인다. 해외에선 196개 업체가 참여한다. 미 보잉사의 최신 전략기종 B787, 비즈니스 제트기인 미 걸프스트림사의 G550과 캐나다 봄바르디아의 글로벌익스트림이 판촉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 공군의 차세대전투기(FX) 사업과 관련, 유력 기종으로 검토되고 있는 미 록히드마틴사와 보잉사, 유럽연합의 유로파이터사도 참가한다. 대회 개막에 앞서 17일 최초의 국산 헬기인 ‘수리온’이 출격해 9가지 고난도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기동비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리온은 10분간 비행에서 후방비행과 좌우로 왔다 갔다 8자를 그리며 선회하는 비행으로 좁은 공간에서 시속 144㎞의 속도로 급선회하는 등 빠르고 경쾌한 몸놀림을 뽐냈다. 분당 1500m의 빠른 속도로 내려와 제자리에서 급정지하거나 분당 850m의 속도로 수직상승해 제자리에서 360도를 도는 기술을 선보였다. 병력 투입 등 공중강습 작전 등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에어쇼 팁 전시회는 전문관람일과 일반관람일로 구분해 운영된다. 21일까지는 전문관람일로, 군 인사 및 방산업체 관계자 간 교류와 기술협력·구매 협상 등이 주로 이뤄진다. 주최 측은 이 기간에 현장 수주계약 5억 달러, 수출 상담 50억 달러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2~23일은 일반관람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으로 구성된 공군 블랙이글스팀과 호주 곡예비행 우승팀인 Maxx-G 에어로배틱팀의 고난도 곡예비행을 관람할 수 있다. 또 F15K, T50, KT1, C130·CN235 수송기 등의 성능 시범 비행도 볼 수 있다.
  • 최첨단 항공기·무기 한자리

    세계 최첨단 항공기와 방위산업물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1’이 오는 18∼2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 참여가 예상되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보잉,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등 30개국 300여개 업체의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록히드마틴과 보잉은 각각 FX 후보 기종으로 현재 시험 비행 중인 F35와 F15SE의 실물모형을, EADS는 실제 유로파이터 타이푼 2대를 전시할 예정이다. 우리 공군은 주력 전투기인 F15K·KF16과 고등훈련기 T50, 전술통제기 KA1, 조기경보통제기 E737 등 26대를 참여시킨다. 미 공군도 차세대 대형 공격헬기(AHX) 도입 사업의 유력 후보 기종인 AH64 아파치 롱보, 대형 수송기인 C130J 슈퍼허큘리스·C17 글로브마스터, 패트리엇 미사일(PAC3) 등 13개 기종 15대를 참여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K2 전차, K9 자주포, K21 전투장갑차, K11 복합소총 등 우리 기술로 개발한 무기들도 기동 및 화력시범에 동원돼 국산 방산 제품에 대한 수출 마케팅에 나선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군수비리업체와 또 계약… 혈세 펑펑”

    [국감 하이라이트] “군수비리업체와 또 계약… 혈세 펑펑”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을 상대로 각종 방위산업물자 조달 업무에 대한 방사청 등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이른바 K계열 전차들의 부품 결함 문제, 의료·피복 납품 비리 문제, 방사청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방사청이 K2전차의 전투 중량을 56t으로 변경한 뒤에도 기존 55t의 전투중량으로 시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최고속력이나 가속 성능 등 기동성이 최초 계획보다 떨어졌다.”고 따졌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ADD가 오는 10월 양산을 위한 개발시험평가에서 군 전력 소요(ROC) 변경 전인 55t으로 할 예정인데, 이는 ROC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ROC 무시 K2전차 기동력 저하” 이에 대해 백홍열 ADD원장은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을 독일제에서 국산품으로 전환하면서 무게가 일부 늘어나 최고속도와 가속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기동 능력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지난 3월 육군 20사단에 배치된 K21 장갑차가 수상운행 중에 얼음에 의해 왼쪽 공기주머니가 찢어지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신품으로 교체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찢어져 나가는 공기주머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성능 기준을 새로 수립해 K21을 양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외국군이 운용하는 장갑차들에도 공기주머니가 사용되고 있는 만큼 대체품을 찾기 쉽지 않고, 관련 위원회에서 검토를 거쳐 양산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최근 정부와 군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도입 사업과 관련, “당초 예상 가격 보다 2배나 올라 9800억원이나 하는 정찰기를 들여오는 것 보다는 보병 사단 1개를 더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호크 대신 보병 증강을” 잇따른 방산 비리 등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은 “방사청이 비리가 적발된 16개 업체 가운데 14개 업체와 비리 적발 이후에도 모두 828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왔다.”면서 “금액을 과다계상하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해 혈세를 낭비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납품 업체 선정 때 부정당 업체에 대한 제재 비율이 0.25%밖에 안 돼 제재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도대체 군납비리의 끝이 어디인가

    나라를 지키는 65만 국군 장병들에게 저질 건빵과 곰팡이 핀 햄버거빵을 먹게 만든 군납식품 비리 사건이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그제 불량 빵을 군에 납품한 9개 업체 대표를 입찰비리 혐의로 입건하고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방위사업청 이모 사무관 등 2명을 붙잡았다. 군납식품 업체들에 수시로 입찰·단속 정보를 유출하며 거액을 받은 김모 중령 등 현역 군인 8명도 검거됐다.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는 물론 국민의 가슴이 얼마나 미어터지겠는가. 방사청은 툭하면 터져 나오는 군납 비리를 막기 위해 국방부에서 분리돼 2006년 1월 출범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K계열 국산 무기체계의 결함이 속속 드러났다. K1 전차, K2 흑표전차, K9 자주포, K11 복합소총, K21 장갑차 등이 이래저래 제구실을 못해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제는 군납 비리가 무기나 장비류에서 밑창 떨어진 군화 등에 이어 곰팡이 햄버거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량 무기, 불량 식품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적이다. 우선 방사청은 칸막이식 인사와 폐쇄적인 조직 운용을 개선하는 데 머물지 말고 직원들의 업무 태도나 인식을 확 바꾸어야 한다. 불량 품질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제3자인 민간기관에서 책임감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불량품을 납품하다 적발되는 방산업체는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 치명적 불이익을 줘야 한다. 방사청, 각 군, 방산업체의 비리 커넥션을 감시하는 별도의 비리 추적반을 상시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 무기구입비 11조원 축소… 조기 전력보강 차질

    향후 5년간 무기도입 규모를 결정하는 국방중기계획의 방위력개선비가 11조원이나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방위사업청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2012년부터 5년간 국방중기계획의 방위력개선비를 내년도에 8.0% 늘어난 10조 4600억원을 포함해 모두 60조 7500억원으로 책정하기로 의결했다. 방추위에서 의결된 5년간 방위력개선 총 예산안은 2009년 수정된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같은 기간(2012~2016년) 총예산 72조원보다 11조원가량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 안은 조만간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의결안에서 향후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은 내년 8.0%에 이어 2013년 7.7%, 2014년 7.5%, 2015년 7.2%, 2016년 7.2%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2009년 예산안은 ‘국방개혁 2020’에 따른 것이며, 이번에 의결된 예산은 새로 추진되고 있는 ‘국방개혁 11-30’에 따른 것으로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용이 분산됨에 따라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안보위협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위력 개선을 위한 중기계획 예산을 낮게 책정한 것은 군의 전력증강사업에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장 전력소요검증위원회에서 1차로 심의하는 K2 전차, K21 장갑차, K11 차기 복합소총, 차기 다연장 로켓, 차기 호위함, 3000t급 잠수함, 한국형 전투기 개발, 고(高)고도 무인정찰기(HUAV), 차기 대공포 사업 등의 물량과 도입시기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0% 늘리기로 하는 국방중기계획을 짰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얻지 못한 바 있다. 이처럼 국방중기계획 예산이 줄어든 것은 그동안 해마다 국방비를 늘려 무기를 확보했는데도 북한 위협 및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투입된 비용에 비해 두드러지게 개혁된 부분도 없다는 논리가 힘을 얻으며 국방비 증가율을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防産비리 이번에 속시원히 파헤쳐라

    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첫 실국장회의에서 “방위산업의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최근 결함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국산 무기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줄기차게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군납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이 “리베이트만 없애도 무기 도입 비용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 방산비리는 구조적인 부패사슬로 얽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 감사원장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방산 비리로 골머리를 앓아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방산 비리는 규모나 범위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년간 검찰이 밝혀낸 방산 비리 규모는 무려 35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1993년 율곡특감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K11복합형 소총은 지난해 6월 실전 배치했지만 사격통제 장치에 결함이 발견돼 생산을 멈췄고, 20t급 이상 장갑차 중 유일하게 강을 건너는 능력을 갖춘 수륙양용전차 K21은 기술 결함으로 수상 훈련 중 가라앉았다. K9 자주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제때 응사하지도 못했고, K2흑표전차는 엔진과 변속기 묶음인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표류하고 있다. 국산 무기가 이렇게 하나같이 불량품으로 얼룩져 있다. 불량 무기로는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 강한 군대는 싸워서 이기는 군대라고 하지 않았는가. 방산 비리는 방산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이해집단 간의 먹이사슬이 똬리를 틀고 있다. 방산 비리를 건드리려면 구조적인 커넥션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정확하고 신속하게 메스를 들이댈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역공을 당해 변죽만 울리다 끝나기 십상이다. 한때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방산 비리 근절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금품수수 등으로 낙마하면서 방산 비리 조사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때마침 양 원장이 방산 비리를 파헤치겠다고 나서 다행스럽다. 이번에는 정말 속시원히 파헤쳐서 방산 비리가 근절됐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 ‘K21장갑차 침수’ 장성 등 5명 수사

    군 검찰이 K21장갑차 침수사고와 관련해 현역 장성 등 5명의 군 방위사업 관계자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K21장갑차 사업에 참여해 2009년 12월과 2010년 7월 두 번의 침수사고 조사에 관여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 검찰은 K21장갑차 침수사고와 관련, 설계 결함과 조사 미흡 등으로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징계 대상으로 올린 25명 가운데 20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사고 조사와 관련해 장성 등 2명에 대해서만 군 검찰에 형사처벌 여부 검토를 의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 검찰은 K21 장갑차 사건 전반에 대한 내사 과정을 거쳐 20명을 수사선상에 올렸으며 이 가운데 5명에 대해 허위보고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수사가 늦어지면서 이번 주중 소환조사를 마무리하고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조사 대상자 5명은 모두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사업청, 육군 등 K21장갑차 사고 조사와 시험평가에 참여했던 기관에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관계자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전남 장성에서 K21장갑차로 도하 운전 연습을 하던 육군 부사관 1명이 침수사고로 사망한 뒤 국방부는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4개월 뒤 국방부는 방위사업청 등에 소속된 25명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감사결과를 내놨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美 육군 기갑·포병부대 주력 무기 속속 공개

    美 육군 기갑·포병부대 주력 무기 속속 공개

    이번 키리졸브 훈련을 통해 미 육군 기갑·포병부대의 주력 무기들이 공개됐다. 가장 시선을 끌었던 장비는 M1A1 전차와 M2A2 브래들리 장갑차, M109A6 팔라딘 자주포 등 세 가지. 지난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군을 상대로 막강한 화력을 선보이며 이라크군의 마지막 숨통을 조였던 무기들이다. ●‘M1A1 전차’ - 열화우라늄 120㎜활강포 파괴력 막강 미 육군과 해병대의 주력 전차로 모두 5000여대 이상이 생산돼 배치돼 있다. 워낙 생산량이 많았기 때문에 후속전차인 ‘M1A2’ 전차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다. M1A1은 전차의 3요소인 기동력, 방어력, 공격력을 고루 갖춘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주무장은 120㎜ 활강포이며 가장 비중이 높은 금속인 열화우라늄(DU)으로 만든 철갑탄을 사용해 다른 나라의 120㎜ 활강포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지녔다. 방어력은 M1A1 전차의 가장 큰 특징. 무게가 약 70t에 달하는데 이는 비슷한 성능인 독일의 ‘레오파트 2A6’ 전차보다 10t가량 무겁다. 그만큼 장갑이 두껍다는 뜻. 전차의 방어력은 기밀사항으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M1A1 전차의 장갑이 압연강판 기준으로 세계 최고수준인 약 9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진은 1500마력의 ‘AGT1500’이 실려 있다. ●‘M2A2’ 브래들리 장갑차 - 하차 없이 전투가능 1981년부터 쓰이고 있는 미 육군의 주력 장갑차다. 정식명칭은 ‘보병전투차’(infantry fighting vehicle, IFV)로, ‘M113’ 같은 단순한 ‘병력수송장갑차’(Armored Personnel Carrier, APC)와 구분된다. 장갑으로 둘러싸인 차량을 통해 총알이 빗발치는 전선에서도 병력을 안전하게 실어 나른다는 개념은 APC와 같으나, 브래들리 장갑차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병력을 하차시키지 않고도 전투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5㎜ 기관포가 달린 포탑이 탑재됐으며, 이 포탑에는 7.62㎜ 기관총이 부무장으로 달렸다. 포탑 옆에는 사정거리 3.75㎞의 ‘토’ 대전차(對戰車)미사일 발사기까지 장착돼 적군의 전차를 상대할 수도 있다. 구소련의 ‘BMP1’에 대응해 개발됐으며 수많은 서방국가가 그 효용성을 주목해 비슷한 장비를 개발하거나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차기 장갑차인 ‘K21’ 역시 브래들리 장갑차와 같은 보병전투차다. 무게는 약 27t으로 보병전투차 중에서는 가장 무거우나 그만큼 방어력도 우수하다. ●‘M109A6’ 팔라딘 자주포 - 15초에 3발 급속사격 미 육군의 주력 155㎜ 자주포다. 원형인 M109 자체는 베트남전에서도 쓰였던 구형장비지만, 미군은 개량을 거듭해 전혀 새로운 자주포로 탈바꿈시켰다. 외형은 다소 비슷하지만 성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신형 탄약을 채용해 사거리가 더욱 늘어났으며, 장전장치를 개량해 15초에 3발 급속사격도 가능하다. 또 미군 특유의 강력한 네트워크망과 연결된 디지털 사격통제장치가 탑재돼 달리는 도중에도 사격명령을 받으면 1분 이내에 자세를 잡고 사격할 수 있다. 39구경 장(長) 포신을 탑재해 사정거리가 30㎞나 된다. 엔진은 450마력의 디젤엔진. 1960년대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으나 우수한 성능의 전자장비와 정보능력, 미 공군과 해군의 강력한 공중지원으로 여전히 우수한 성능을 갖춘 자주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 떠다니는 공군기지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76 Ronald Ragan)은 지난달 2일 미국 샌디에이고의 해군기지를 출항해 현재 태평양을 건너는 중이다. 이 항모는 모두 10척이 건조된 ‘니미츠급’ 항모의 9번함으로 2003년에 취역했다. 비행갑판의 길이는 약 333m, 폭은 76m에 달하며 무게는 약 10만t이다. 함재기로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를 비롯해 ‘EA6B 프라울러’ 전자전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잠수함 공격용 헬기인 ‘시호크’ 등 최대 90여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공군기지’로 불린다. 왜관 최영진기자 zerojin2@seoul.co.kr
  • K21 장갑차 4월 일선 재배치

    설계결함으로 침수사고를 일으켰던 육군의 K21 장갑차가 오는 4월부터 일선부대에 재배치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3일 “지난해 11월 국방부 감사관실이 K21 침수사고와 관련해 지적한 설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입증시험을 실시해 미비점을 모두 보완했다.”며 “그동안 발견된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과 함께 주기능과는 관계없는 야전부대 제기 불편사항을 이달 중 보완하고 다음 달부터 (보완)부품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제작된 보완 부품을 장갑차에 설치하고 3월 중 최종 시험평가를 거친 뒤 4월부터 100대의 K21 장갑차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이와 함께 주요 무기체계의 경우 연구개발 후 1년간의 전력화 평가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단기간의 성능시험 평가 등으로 설계 결함을 확인하지 못해 K21장갑차의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수뇌부 인식 바뀌어야 軍 변화 가능하다

    장성들 차량에서 성판(星板·별)을 떼려던 방침이 백지화됐다. 특별한 때와 상황에만 성판을 달기로 했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말이 특별한 때·상황이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군 사정상 핑계에 불과하다. 더 씁쓸한 것은 ‘최소한의 예우는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사자인 장군들의 반발이 어땠을지를 짐작하게 한다. 성판 떼기는 군에 만연한 권위주의를 없애 강군으로 거듭나자는 개혁의 한 상징이다. 그런 사소한 것부터 반발에 막힌 마당에 국방개혁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 군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국방개혁의 요체는 조직·장비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응전·예방 태세를 굳건히 다지는 것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끝에 불고있는 전군 차원의 개혁과 정신무장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마당에 성판 떼기 정도에도 딴죽을 걸고 나선 장군들에게 개혁의지가 있기나 한 건지 의문스럽다. 우리는 군 개혁 방향이 나왔을 때 무엇보다 수뇌부의 정신무장과 쇄신이 중요함을 주장했다. 그런데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은 영 딴판인 것 같다. 지난달 합동참모본부 인사때 육군이 주요 자리를 도맡은 건 개혁의 큰 화두였던 군 합동성 강화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K21 장갑차 침수사고 관련자 대부분에게 가벼운 경고조치만이 내려진 사실도 며칠 전 밝혀졌다. 비리·과실에 대한 엄중 문책을 외치던 군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납득하기 어렵다. 국방개혁은 군 수뇌부로부터 비롯돼야 한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우리 군이 행정조직으로 변질됐다.”고 한 지적을 환골탈태의 큰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서울시민 대상의 조사에서도 국방부가 무능·권위적·비리의 3관왕 부처로 꼽혔다. 정치군인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을 받는 데는 수뇌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국방 선진화개혁은 71개나 되는 중차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 군에 절실한 건 수뇌부의 정신개혁이라는 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 때 국민을 절망케 한 군의 우왕좌왕과 책임전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수뇌부의 인식이 상전벽해처럼 바뀌어야 한다.
  • K21 장갑차 침수 ‘솜방망이 처벌’

    K21 장갑차 침수 사고를 조사한 국방부가 엄중하게 문책하겠다던 25명 가운데 23명에 대해 기관별 ‘경고’ 조치를 요구했으며, 단 2명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19일 침수사고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에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계자에 대해 엄중히 문책하겠다.”며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를 넘긴 최근까지도 25명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징계나 처벌 여부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확인 결과 지난해 감사 결과를 발표한 당일, 방위사업청 등 해당 기관에 문책 대상자들에 대해 경고 조치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방부, 군과 방위사업 기관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K21 장갑차 사고 조사 결과 발표가 있던 11월 19일 방위사업청, 육군 시험평가단,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등에 소속돼 설계와 개발 단계에 참여했던 인원 25명 중 23명에 대해 소속 기관별로 ‘감사 결과 처분 요구서’를 보냈다. 처분 요구서에는 해당 인사들이 K21 장갑차에 대한 설계와 개발 단계에서 담당 업무에 소홀했다는 감사 결과와 함께 경고 조치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방사청, 기품원, 시평단은 각각 4명, 3명, 2명에 대해 소속 기관장 명의로 경고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무려 13명의 연구원 등에 대해 경고하도록 처분 요구를 받은 ADD는 현재까지 ‘경고’ 조치를 내릴 것인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방부 소속 공무원 1명도 자체 경고 통보로 마무리했다. 이들에게 내려진 경고는 징계의 한 유형이지만 정식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내리는, 이른바 ‘엄중한 문책’은 아니다. 위원회의 의결 없이 통보 형식으로 이뤄진다. 개인 기록에 남지 않는 ‘주의’와 달리 기록에 남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있으나 ‘엄중한 문책’에 해당하진 않는다. 군의 고위 인사는 “군이나 그 산하 기관 어디에서도 경고가 엄중한 문책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요식 행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5명 가운데 처분 요구서에서 빠진 2명은 감사관실이 국방부 검찰단에 형사처벌 여부 검토를 의뢰했다. 이들은 방사청에서 K21 장갑차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인사들로 이 가운데 1명은 이미 국방부 주요 보직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징계보다 수위가 낮다는 ‘경고’를 받아도 대부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만 이 인사는 오히려 영전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K21장갑차 첫 조사부터 부실했다

    국방부가 2009년 12월 남한강 도하훈련 중 침수된 K21장갑차 사고 조사가 허술해 조사를 주도했던 군 장성 등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5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말 1차 조사 책임을 맡고 있던 육군 A소장과 담당 팀장인 B대령 모두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징계 사유는 인명 피해가 없던 1차 침수사고에서 사고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다. 지난해 7월 2차 침수사고로 부사관 1명이 사망했던 만큼 1차 조사때 부실한 설계 상태를 확인해 보완했더라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1차 사고 직후 방사청은 물막이를 높이고 엔진룸에 물이 들어오는 부분을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면서 지난해 2월 언론에 시연 행사까지 공개했었다. 이후 7월 침수사고가 발생하자 국방부와 군은 1차 사고와 2차 사고가 연관성이 없다면서 설계 결함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방부 감사관실의 종합 감사 결과 발표에선 ‘설계 미흡’이 있었다면서 설계결함 사실을 인정했다. 장갑차가 태생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데다 배수 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결국 1차 조사 자체가 부실했던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당시 종합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설계와 개발에 참여했던 관련자 25명에 대해 문책을 하는 게 아니라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부분 10여년에 걸친 장갑차 개발단계에 참여했던 데다 책임의 경계가 모호하다면서 법적인 검토를 한 뒤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실조사로 징계를 받은 장교들은 문책대상 25명 명단에서 빠졌다. 종합 감사에서 1차 조사가 부실했던 것을 확인하고도 슬그머니 별도의 징계조치를 내렸던 셈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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