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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는 20대’ ‘청년 계좌’ 분석 좋아… 이슈들 연결한 ‘융합 기획’ 기대

    ‘쉬는 20대’ ‘청년 계좌’ 분석 좋아… 이슈들 연결한 ‘융합 기획’ 기대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제163차 회의를 열고 6월 한 달간 나온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 대학원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쉬는 20대’에 대한 밀도 있는 분석, 현장감 있는 ‘청년도약계좌’ 기사에 대해 호평했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 영유아 보호출산제,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탈취 논란 등 이슈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기사 여러 건보다 심층적이고 유기적인 기획 기사를 주문했다. 또 어려운 용어에 대한 설명이나 기사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제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발언이다.김재희 변호사 9~10일자 20면에서 다룬 ‘청년이 본 윤석열표 청년도약계좌’ 기사가 가장 눈에 띈다. 새로운 정책을 놓고 수혜 대상자의 관점에서 장단점과 한계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기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제도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잘 못 봤던 부분을 지적한 것 같다. 19일자 1·3면 ‘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시리즈 중 ‘일·공부 모두 포기, 쉬는 20대 늘었다’ 기사는 변화된 고용 시장의 상황을 생동감 있게 다루면서 최근 청년층이 겪는 고용 문제와 경제 문제를 잘 지적했다. 다만 청년 니트족과 인구·저출산 문제 사이 연결 고리와 대안 등에 관한 분석이 부족해 아쉬웠다. 허진재 이사 마찬가지로 쉬는 20대 기사는 대부분 언론이 보도자료 중심으로 실었던 기사인데 원인 분석을 잘했다. 인기 떨어진 공무원, 좁아진 대기업 취업문, 늘어난 나홀로 사장, 침체된 1층 상가에 대해 통계 수치를 다 제시해 신뢰도 높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13일자 1면 ‘상품 설명한 아마존, 제품명 읽은 韓 업체’ 기사 역시 기자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정보 제공 방식을 지적하면서 직접 쇼핑몰을 점검했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기업의 각성을 촉구했던 좋은 기사다. 21일자 1·8면 ‘日, 韓 정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WTO에 제소 안 한다’는 서울신문 단독 기사다. 한일 양국 정부와 외교가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 관심이 많은데, 이 기사는 특파원의 노력과 함께 서울신문과 여러 정부 관계자의 관계 속에서 얻어 낸 좋은 기사였다. 최승필 교수 기자의 관점이 산발적으로 나오는데, 하나로 모으면 종합적이고 더 질 좋은 기사가 되지 않겠나. 19일자 2면 ‘中 기술 뺏기에 K반도체 비상 “산업 스파이, 안보 차원의 철퇴”’, 14일자 사설 ‘中 첨단 기술 빼가기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응해야’, 23~24일자 오피니언 ‘반도체 달인의 추락과 시사점’ 등은 각각 다른 날짜에 나왔는데 편집국 내에서 통합하면 좋았겠다. 9~10일자 1면 ‘동남아 이모님 비자, 셈법 다른 고용·법무’, 3면 ‘부처 칸막이에 꼬인 외국인 고용제 “컨트롤 타워도 안 보여”’, 13일자 오피니언 ‘동남아 이모님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 16일자 오피니언 ‘불법을 방치하는 사회’ 등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여러 날에 걸쳐 따로따로 나온 경우다. 서울신문이 여러 가지 시각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잘 포섭해 하나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26일자 한국일보 4~5면 기획을 보면 같은 외국인 근로자 이야기를 양면에 걸쳐 갈무리해 독자들이 훨씬 보기 좋지 않았나 싶다. 이재현 위원 이달 근로자 관련 기사가 많았다. 2일자 1·3면에 ‘月 200만원 정책에 길 잃은 동남아 이모님’ 기사도 있었고, 8일자 1·3면에 ‘3D 현장 외국인마저 사라졌다’ 기사도 있었다. 특히 3면 제목은 ‘“단톡방서 정보 공유해 사업장 옮겨”…태업, 꾀병 등 이직 꼼수도’인데 기사는 비자 제도의 문제점을 얘기하는데 오히려 외국인 근로자를 탓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외국인 노동자의 직접적인 얘기가 들어가지 않아 균형이 맞지 않았다. 청년 기사가 주로 통계로만 구성된 점이 아쉽다. 다른 위원께서 좋게 말씀해 주신 19일자 1·3면 ‘일·공부 모두 포기 쉬는 20대 늘었다’ 기사에서 규명한 원인 네 가지가 과한 일반화가 아닌가 생각했다. 현황만 알려 줄 뿐 청년의 실제 목소리나 대책이 없다. 적어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보완하길 바란다. 20일자 2면 ‘청년월세 지원받기 바늘구멍 수도권 지자체 예산 30%도 못 써’ 기사도 실효성 여부를 취재를 통해 담았으면 좋았겠다. 의문만 남기고 끝났다. 9일자 20면 ‘MZ 모시기 바빴던 인뱅 3사, 수익성 낮은 청년 정책엔 뒷짐’ 기사와 바로 아래 ‘청년이 본 윤석열표 청년도약계좌’ 기사는 이해를 돕기에 좋은 구성이 돋보였다. 정일권 교수 지적받은 외국인 노동자 비자 제도 관련 기사는 현행 비자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인구, 육아, 가사도우미 문제까지 연관시켜 시의성 있으면서도 뿌리까지 접근해 좋았다. 다만 내용이 방대해 순서 배치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어 아쉽다. 22일자 4면 여의도 블로그 ‘국민은 없고 지지자만 있다, 선 넘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보면 “의원들의 방청 태도는 낯 뜨거울 정도였다”란 대목이 있다. 본래 기사에는 없는데 블로그 형식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기자의 주관이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다. 서두에 제목처럼 기존 기사와 다른 블로그 형식이라는 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13일자 ‘천원의 아침도 방학, 다시 굶는 대학생들’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인데 감성적으로 적어 적절하지 않았다. 킬러 문항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었다. 출생 미신고 영유아 대책과 관련해서도 ‘보호출산제’가 논쟁거리가 많은 부분인데 서울신문은 제도의 개념조차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정치권이 제도 도입을 서두르더라도 언론은 제도의 문제점을 짚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교수 14일자 ‘공정위 삼성에 갑질 브로드컴 자진시정 기각 “보상 미흡”’ 기사 내 동의의결제에 대한 설명이 없다. 9일자 2면 ‘재활용 못 하는데 “해양 플라스틱” 친환경 탈 쓴 그린워싱 OUT’ 기사에도 그린워싱에 대한 설명이 없다. 독자는 이 제목을 보면서 기사 내용을 추측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조금 더 친절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허진재 이사 21일자 16면 ‘떼갈 땐 요만큼, 떼줄 땐 이만큼… 국민, 5대 은행 중 예대마진 최저’ 기사의 제목도 요만큼, 이만큼이란 단어의 어감이 실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잘못 해석할 여지가 있다. 김영석 교수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12일자 씨줄날줄 ‘코리아 코커스’가 좋았는데, 중간에 배치된 인물 사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헷갈렸다. 서울신문이 기사와 제목 간 연계성이 없는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다. 경제, 법률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용어 설명이 필요하다. 심층 보도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전반적으로 있었다. 더 나아가 외국인 가사도우미, 킬러 문항과 일타 강사, 공영방송 수신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녀 특채 논란 등 우리가 당면한 사회 문제들을 더 종합적으로 연결해 체계적인 맥락을 잡아 주면 어떨까 한다. 한정된 지면과 기사 건수 속에서도 서울신문을 읽어 새로운 지식이나 상식, 관점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 [마감 후] 양향자의 ‘무모한 도전’을 주목한다/박성국 산업부 차장

    [마감 후] 양향자의 ‘무모한 도전’을 주목한다/박성국 산업부 차장

    “지금 미국이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수율(양품 비율), 예산 등의 정보는 ‘선수’들이 보면 사실상 공장 설계도 하나를 그려 낼 수 있을 정도거든요. 보조금을 빌미로 기업의 민감 정보를 다 들여다보겠다는 의도죠. 문제는 지금 우리 정부 협상단에 이런 디테일한 내용과 영향을 따져 볼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있느냐는 겁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한국을 자기편으로 두려는 건 결국 세계 최고 메모리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도 G2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을 위한 조건을 당당히 요구하는 자세와 전략이 필요합니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과 처음 통화한 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한 달여 앞둔 지난 4월 초순이었다. 그는 지역구(광주 서구을) 일정을 마친 뒤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죄송하지만 기차 안이라 긴 통화는 어렵습니다”라는 양해의 말과 달리 반도체 질문을 꺼내니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목소리는 차분했으며 메시지는 또렷했다. 세계 최고의 메모리 기술력을 미중의 ‘먹잇감’으로 둘 게 아니라 양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K반도체 레버리지론이다. 긴 통화 끝에 남긴 양 의원의 말에서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정치적 레토릭(수사)이 아닌 우리 산업과 경제의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회담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반도체에 관한 사안이라면 언제라도 좋으니 ‘불쑥불쑥’ 전화 주세요.” 국내 재계 소식에 이어 이제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반도체 동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탓에 정작 내 삶과 직결된 국내 정치, 사회 소식에는 어두운 산업부 소속 기자에게 최근 정가 소식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체제의 한계를 느낀 양 의원이 ‘제3지대’ 창당을 선언했다는 것. 그는 그제 ‘한국의 희망’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시대로 건너가야 한다. 진영 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로, 낡고 비효율적인 정치를 과학기술에 기반한 ‘과학 정치’로, 그들만의 특권을 버리고 국민 삶을 바꾸는 실용적 ‘생활 정치’로 건너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1월 20대 총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7호 영입 인사로 모셔 온 이가 양 의원이다. ‘고졸 출신 첫 삼성전자 여성 임원’이라는 그의 이력은 선거철이면 늘 ‘이야기가 되는 인물’ 발굴에 혈안인 정치권에 더없이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국회에서의 ‘양향자 활용법’은 딱 거기까지였다. 고졸 출신 여성이 삼성이라는 굴지의 대기업에 연구보조원 ‘미스 양’으로 입사해 독학으로 갈고 닦은 일본어와 반도체 지식을 통해 ‘양 상무님’으로 성장 혹은 성공한 ‘K노오력’ 스토리 소비에 그쳤다. 그가 가진 최대의 무기인 반도체 지식은 거대 양당의 정쟁에 가려졌다. “한국 정치는 4류, 행정과 관료는 3류, 기업은 2류”라던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의 베이징 발언이 나온 게 1995년 4월이다. 시대를 앞서간 작은 거인의 통찰은 서글프게도 28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것 같다.
  • 中기술 뺏기에 K반도체 비상…“산업 스파이, 안보 차원 철퇴” [이슈 포커스]

    中기술 뺏기에 K반도체 비상…“산업 스파이, 안보 차원 철퇴” [이슈 포커스]

    ‘연봉 2배 이상’ 내걸고 이직 제안중국 내 韓공장에 ‘헤드헌터’ 기승“처벌 수위보다 얻는 富가 너무 커지재권 아닌 국가안보로 접근해야”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국 기술과 인력 빼가기가 점점 노골화하면서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가 한국 반도체 기술 탈취 시도 등의 ‘풍선효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중국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사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인재 이탈 방지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 시행을 계기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인력 사냥’이 더욱 거세지면서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 주변에는 현장의 중국인 엔지니어는 물론 한국인 직원을 중국 기업으로 빼가기 위한 ‘헤드헌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장 인근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현장 직원들에게 은밀히 접근해 ‘현재 보수의 2배 이상’ 등을 약속하며 중국 기업으로의 이직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사 근무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한 임원은 “거액 이적료 조건에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내부 자료 유출과 같은 불법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한국 검찰에 적발된 ‘삼성전자 공장 복제’ 사건은 사태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앞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박진성)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 등을 빼돌려 시안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 한 혐의로 중국 반도체 기업 대표 최모(65)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발표 직후 주범 최씨가 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을 거친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로 확인되면서 업계에서는 충격과 동시에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D램 공정 설계 전문가인 최씨는 2009년 ‘제2회 반도체의 날’에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한국공학한림원과 서울대가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씨와 관련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중국 반도체 기업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직후부터 ‘국내 기술과 인력을 중국에 이식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는 업계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퍼지자 2017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메모리 기술자가 중국으로 가 봤자 팽당하고, 돈도 못 번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 스파이 행위에 대한 국내 처벌 수위에 비해 중국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범행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서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는 개별 기업의 지식재산권 개념이 아닌 국가 안보 자산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의 ‘기술 유출 범죄 양형기준에 관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년간 해당 범죄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96명 중 20%(73명)만 실형을 살았고 80%(292명)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집계됐다.
  • [시끌시끌 이 단지]‘K 반도체’ 배후도시 효과 볼까…평택지제역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시끌시끌 이 단지]‘K 반도체’ 배후도시 효과 볼까…평택지제역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10분에 한 통꼴로 문의 전화가 오고 호가는 하루 사이 5000만원이 올랐어요.”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이번 주 시끌시끌 이단지가 주목한 단지는 경기 평택의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다. 국토교통부가 평택지제역세권을 ‘자족형 콤팩트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평택지제역 인근 아파트들이 들썩이고 있다.앞서 지난 15일 국토교통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 신규 공공택지를 개발해 3만 3000가구 규모의 ‘K반도체 배후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평택 지제역 인근은 주변 고덕일반산업단지, 평택브레인시티 등 첨단 반도체 산단이 입지해 청년층 및 핵심 인재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용인 남사읍과도 차량으로 20분 거리로 국토부는 평택~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지역이라 기획 단계부터 첨단 산단과 연계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콤팩트시티를 조성하면서 교통망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수서고속철(SRT)과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데,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수원과 KTX로 연결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연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제역세권을 중심으로 고덕국제신도시, 평택시청 등 평택 시내 주요 거점을 잇는 간선급행버스(BRT)도 만들 예정이다.정부의 평택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 구상과 이에 따른 광역교통 확충 계획이 알려지면서 평택지제역 부근 아파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16일 ‘호갱노노’에는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지제역반도체밸리제일풍경채2블록’, ‘평택지제역자이’ 등의 단지가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랐다. 특히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직방의 빅데이터 설루션인 ‘직방 RED’에 따르면 이 단지는 평택 아파트 분기별 시가총액 1위(올해 1분기)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1999세대 대규모 아파트로 지난해 5월 입주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3월 7억 3000만원, 5월 7억 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날 기준 호가는 최대 9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전까지는 7억 5000만원 매물도 있고 시장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많이 거둬들였고 8억원이던 물건은 8억 5000만원으로, 8억 5000이던 물건은 9억원으로 호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택지 인근 지역에 개발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큰 만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특정 산업에 중점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도시는 해당 산업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도시의 흥망이 결정되는 만큼 현재와 미래의 시장 규모, 성장성 등의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경제자유구역 지정 사활… ‘제2의 송도·판교’ 체질 바꾸는 고양

    경제자유구역 지정 사활… ‘제2의 송도·판교’ 체질 바꾸는 고양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은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상대로 공모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에 도전해 창릉천 정비사업비로 32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당시 이 시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공모에도 참여해 480억원대 강매제2배수펌프장 건설공사 사업비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의 탄소공간지도기반 계획지원 기술개발 수요기관 공모에도 참여해 210억원 규모 사업대상지로 선정되는 등 지난해 7월 1일 취임 후 지금까지 약 4500억원에 달하는 국가지원사업비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31일 이 시장으로부터 인구 108만 고양특례시정을 이끌어 온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주요 시정 성과, 향후 계획에 관해 들었다.이 시장은 창릉천 복원사업비 획득과 더불어 경기북부 최초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로 선정된 것을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JDS지구 등 개발압력이 높은 약 2500만㎡(800만평)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후보지가 된 뒤 연구용역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심사를 받는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경제자유구역 유치는 이 시장의 ‘1호 공약’이다.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필수 과제이며 바이오 정밀의료 클러스터 조성 등 다른 공약들을 이행하기 위한 선결 과제이다. 고양시는 시 전체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 해당돼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가 어렵다. 전체 면적의 42.3%는 개발제한구역, 37.3%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돼 개발도 어렵다. 아파트만 즐비한 고양시를 국제적인 자족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돌파구가 경제자유구역 유치이다. 고양시는 기업과 일자리가 부족해 서울로 통근하고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받아 왔다. 대기업·대학 등 인구집중 유발시설을 제한받는 과밀억제권역이지만 오히려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아파트만 지어지고 있다. 그 결과 고양시는 인구만 많고 성장은 저조한 빈곤 상태가 됐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불편함으로 돌아왔다.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양시는 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영상문화단지·IP융복합콘텐츠 클러스터·CJ라이브시티 등 여러 국가 공모사업을 쟁취해 공사 중이다. 이 시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려면 내년 말 발표 예정인 경제자유구역 유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수도권에 가해지는 중첩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기업과 국내 복귀기업은 물론 핵심 전략산업에 세금을 깎아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국내외 유망 기업을 유치하면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로 이어져 판교, 송도처럼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젊은 인재들이 고양시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 시장은 경제자유구역으로 낙점받기 위해 5대 추진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K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것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바이오 ▲컬처 ▲마이스 ▲반도체 등이다.K스마트모빌리티는 친환경 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UAM)·드론을 특화해 동북아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 거점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드론앵커센터·드론비행장·한국항공대 등 고양시만의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드론 실증도시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한다. K바이오는 국립암센터·일산동국대병원·차병원·일산병원·명지병원·일산백병원 등 6개 대형병원을 기반으로 바이오·정밀의료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최근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진흥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지정될 고양 경제자유구역에 ‘롱제비티 혁신 허브’를 조성해 장수를 위한 기술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생명공학 협력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K컬처는 고양시에 있는 여러 방송영상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오사카에서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인 AEG그룹과 CJ라이브시티 3자 간 업무협약을 맺었다. 장차 합작법인 한국사무소를 설치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K마이스 전략은 대한민국 전시 산업의 대표시설인 킨텍스 제1·2·3 전시장과 고양관광특구·고양일산테크노밸리·고양방송영상밸리를 연계해 국제 비즈니스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다. K반도체는 새로운 시스템 반도체 협력지구 조성을 골자로 한다. 국내 기업과 경제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연구소·대학들과 협력해 고양시를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미래 혁신기술을 집약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창의적인 인재들이 몰려드는 경제특례시를 만드는 것이다.
  • [서울광장] 미중 반도체 전쟁과 K반도체/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미중 반도체 전쟁과 K반도체/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반도체는 글로벌 패권을 좌우할 비장의 무기다. 4차 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군사 대결의 양상마저 바꾼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에 목을 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칩4동맹’을 계기로 시작된 반도체 갈등이 최근 전면전으로 비화 중이다. 대중 반도체 기술·장비 수출 금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이 첫 반격 카드로 마이크론 제재를 꺼내 들었고, 미국 역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4개국 통상장관회의를 통해 최초의 공급망 협정에 합의한 것이다.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해 상호 공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상국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망 봉쇄가 가시화되면서 한편에선 글로벌 반도체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거대한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생존 게임의 막이 올랐다. 반도체 제조에서 최강국인 우리가 주목할 대목은 미국과 일본의 협력이다. 최근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미일은 따로 양자회담을 열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을 약속했다.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분야의 강국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점유율이 35%로 미국(40%)에 이어 세계 2위이고, 반도체 소재는 55%로 1위다. 일본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 편승해 반도체 제조 강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게임메이커인 미국이 반도체 제조의 주요 축인 한국과 대만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일본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돌이켜 보면 ‘반도체 왕국’ 일본이 무너진 건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때문이다. 당시 반도체 제조 세계 점유율 50%를 넘는 일본 견제를 위해 미국은 가격을 올리고 수출을 제한하는 반도체 협정을 맺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가져온 ‘제2의 플라자 합의’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다시 일본을 끌어들인 것 자체가 냉혹한 국제질서의 단면이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국익 우선주의의 연장선상이지만 기업들의 관점은 다르다. 당장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으로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의 손발이 묶였다. 미 월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큰 만큼 기업들도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중국의 움직임이다. 반도체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2020년)은 3500억 달러(약 463조원)에 달했다. 반도체 부품 공급원이자 최종 제품의 판매 시장으로서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큰손’이다. 미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20여 재계단체는 IPEF의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의 통상,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반발했다. 당장 미중 사이에서 고민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한반도는 운명적으로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의 교착점에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패권 구도 속에서 공급망 재편과 각국의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위기의 상당 부분이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게임은 늘 냉혹했다. 언제까지 우리의 운명을 미중에 맡겨 놓을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글로벌 톱 수준이다. 우리의 저력을 스스로 무시할 필요가 없다. 새롭게 성장하는 동남아, 인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토대로 더 멀리 K반도체의 앞날을 설계해야 한다. 제2의 중국을 찾는 혜안이 필요하다.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현 상황은 위기임이 틀림없지만 기회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와중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냉철하게 실리적 차원에서 가다듬어야 한다.
  • 美日, 공급망 재편·脫중국 내세워 밀착… “K반도체 새 전략 필요”

    美日, 공급망 재편·脫중국 내세워 밀착… “K반도체 새 전략 필요”

    AI 반도체·바이오 인재 교류 협력소부장에 강한 日과 원천기술 공조日, 반도체 제조 공장 대체지 부상 “美, 미국산 대체 가능 韓에 위기감韓, 초격차 기술 개발·인력 양성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일본의 재부상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론 등 탈중국 반도체 공장의 대체지로 일본이 떠오른 데 이어 미일 간 반도체 기술 개발, 인재 육성, 공급망 구축 강화에 대한 협력 합의가 이뤄졌다. 1980년대 D램 시장점유율 80%에 달했다 쪼그라든 일본의 전격적인 행보에 한국 반도체의 새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다만 아직은 ‘설계하는 미국, 제조하는 한국과 대만,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특화된 일본’이라는 반도체 분업체계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방미한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로드맵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반도체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 방안, 특정 지역에 반도체 공급을 의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일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분야에서도 신기술 공동 연구와 인재 교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AI 성장에 맞서 미일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를 통해 주도권을 가져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국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수십 년간 반도체 생산 기지 역할을 한 한국·대만에 견줘 반도체 공장의 새 입지로서 일본의 강점은 ‘중국과의 거리감’이다. 공장이 없었으니 중국과의 거래 관계도 없었던 일본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세우는 게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수월하다는 ‘역설’이 작동한 셈이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의 전략이다. 미국이라는 첨단 반도체 기술 강국과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 사이에 낀 상황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나선 일본의 도전에도 맞서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아직 시장의 수면은 잔잔하다. 미국과 중국이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 제재를 두고 대립을 본격화하고 중국이 친미 정책을 노골화하는 일본과 네덜란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으나 중국이 자국 메모리 공급의 큰 축을 담당하는 한국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정도여서다. 권기청 광운대 전자바이오물리학과 교수는 “미국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를 계기로 미국산 대체가 가능한 한국 등에 강한 위협감을 느낀 것 같다”며 “미래 먹거리인 AI 반도체를 중국에 뺏기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전력반도체 등 반도체 전반에 기술을 고루 갖춘 일본을 택한 배경으로 본다”며 초격차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미는 4월 말 국빈 방미 때 이미 반도체 협의가 있었고 미일 간 반도체 합의는 그간 여러 차례 있었던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합의도 바라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 지리·경제학적 고민… K반도체 “中서 10% 증산” 美에 요청

    지리·경제학적 고민… K반도체 “中서 10% 증산” 美에 요청

    한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대한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의 확장 기준을 10%까지 두 배로 늘려 달라고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반도체 공급망에 적극 참여하는 상황에서,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해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23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3월 21일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안에 대해 공식 의견을 제출했다. 핵심 취지는 “가드레일 조항을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부당한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부 중에서는 한국만 의견서를 냈고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등도 제출했다. 이른바 미국의 ‘가드레일’ 규정에는 자국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향후 10년간 5% 이상 늘릴 수 없다는 독소 조항을 담고 있다. 이를 어기면 보조금이 회수된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확장을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으로 규정했다. 정부는 우선 ‘첨단 반도체의 실질적인 확장 기준을 기존의 5%에서 10%로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공장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자연적인 확장만 해도 10년간 5%를 넘는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의견서에 “미국의 규정에서 ‘실질적인 확장’과 ‘범용 반도체’ 등 핵심 용어의 정의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의 대중 판매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범용 반도체의 정의가 넓을수록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 영역도 증가하게 된다. 이 외에 중국 내 우려 기업과의 공동 연구나 기술 라이선싱(특허사용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회수하는 조항도 명확히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라이선싱까지 막거나 기존에 진행 중인 중국 기업과의 공동연구까지 미국이 모두 막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정부는 향후 미 상무부 등과 이번 의견서를 토대로 협의를 진행한다.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사업이 축소될 경우 미국의 바람과 달리 중국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이 인공지능(AI)·슈퍼컴퓨터용 반도체 등 중국의 기술 굴기를 촉진하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한국 반도체산업협회(KSIA)도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특허사용계약은 ‘기술 환수’ 조항의 ‘공동 연구’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양국 정부 간 추가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 관보에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기업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안다”면서 “양국의 소통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미중 갈등과 엮일 경우 한국 정부의 요청이 수용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특히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해 최근 판매금지 제재를 내린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으려 움직일지 여부에 미국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미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3일 “미국은 미국 기업이나 동맹에 대한 경제적 강압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며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직접 경험한 동맹국인 한국도 빈자리 채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의 마이크론 판매금지 조치를 안보 문제로 보고 있다. 중국이 마이크론을 제재하면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 안보 불안을 초래할 것임을 알면서도 단행한 건,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체 공급해 줄 것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이런 민감한 상황을 고려한 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 위기냐 기회냐… 미중 ‘칩 전쟁’에 K반도체 딜레마

    위기냐 기회냐… 미중 ‘칩 전쟁’에 K반도체 딜레마

    중국의 자국 내 마이크론 제재는 한국 반도체 산업계에 ‘호재’가 될 수도,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엔 ‘위기 요인’일 수도, ‘기회 요인’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반도체 산업 정책을 세우는 정부 입장에선 ‘냉정’을 유지하며 관전하기도, ‘열정’을 갖고 적극 대응하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 조치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중국이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뒤 한국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나온 대체적인 평가들이다. 미중 간 경쟁이지만, 중국이 마이크론을 대체해 반도체를 공급받을 최적의 대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반도체 수출을 하는 동시에 반도체 공장도 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된 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판매금지 제재에 대해 “한국이 미묘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중국 내 마이크론의 문제를 한국의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가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반도체 업계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마이크론 (판매)금지 조치가 중국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미국 및 동맹국과의 공급망 격차가 더 벌어질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지정학적 고려 없이 본다면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내 제재 조치는 한국산 반도체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늘릴 기회다.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무역적자를 기록한 한국의 수출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포기하기 아까운 카드다. 그러나 한국산 반도체가 중국에서 마이크론 대체 물량으로 투입된다는 건 ‘경제안보’를 첫발부터 포기한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11%에 불과한 마이크론의 현지 매출 4조원(2021년 기준)을 가져오겠다고 동맹국인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셈법이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제3국이 미중 갈등 틈에 기회를 누리는 것을 경계한다”며 “마이크론 제재로 중국 기업에 공급하는 물량이 늘었다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기업들은 수급 조절을 하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이 ‘미국과의 의리’를 생각해 중국에 반도체 대체 물량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마이크론 빈자리를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 등 자국 기업 위주로 채워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YMTC가 기술 역량을 몇 단계 높여야 마이크론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도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 반도체는 마이크론이나 한국 반도체를 대체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낸드플래시는 최소 2~3년, D램은 5년 정도 우리와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어 단기적으로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의 조치가 나온 뒤 한국 정부의 행보도 신중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의 전날 발언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시장 공백을 메우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하자, 산업부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입장문에서 산업부는 “(장 차관의 발언은) 기업들이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 취지의 발언으로 정부가 대응 계획을 밝힌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맹추격 속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쓸 수밖에 없다면 초격차 기술개발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업은 기술격차를 더 벌려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정부 역시 위기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개발과 생산투자,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미중은 반드시 생존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이 정치적 계산으로 한국 기업을 압박하는 건 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 “한국에 달렸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 낀 K반도체 위기냐 기회냐…14개월째 적자에 더 어려워진 수출 해법

    “한국에 달렸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 낀 K반도체 위기냐 기회냐…14개월째 적자에 더 어려워진 수출 해법

    中, 美 반도체 마이크론 판매금지에 마이크론 메우자니 동맹 美 눈치中에 공급 않자니 수출 더 큰 늪정부, 적극 대응 없이 입장 신중전문가 “초격차 기술 개발해야中 추격 대비 점유율 유지 집중” 중국의 자국 내 마이크론 제재는 한국 반도체 산업계에 ‘호재’가 될 수도,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엔 ‘위기 요인’일 수도, ‘기회 요인’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반도체 산업 정책을 세우는 정부 입장에선 ‘냉정’을 유지하며 관전하기도, ‘열정’을 갖고 적극 대응하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G2 반도체 전쟁에 낀 한국기업 딜레마中 점유율 확대 속 美 시장은 악재“삼성·SK 등 피하기 쉽지 않을 듯中 제재 성공 여부 한국에 달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 조치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중국이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뒤 한국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나온 대체적인 평가들이다. 미중 간 경쟁이지만, 중국이 마이크론을 대체해 반도체를 공급받을 최적의 대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반도체 수출을 하는 동시에 반도체 공장도 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된 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판매금지 제재에 대해 “한국이 미묘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중국 내 마이크론의 문제를 한국의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가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반도체 업계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마이크론 (판매)금지 조치가 중국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미국 및 동맹국과의 공급망 격차가 더 벌어질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지정학적 고려 없이 본다면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내 제재 조치는 한국산 반도체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늘릴 기회다.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무역적자를 기록한 한국의 수출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포기하기 아까운 카드다.“美, 미중갈등 속 제3국 성장 경계”“中 공급 확대 인상 안 주게 수급 조절을” 그러나 한국산 반도체가 중국에서 마이크론 대체 물량으로 투입된다는 건 ‘경제안보’를 첫발부터 포기한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11%에 불과한 마이크론의 현지 매출 4조원(2021년 기준)을 가져오겠다고 동맹국인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셈법이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제3국이 미국의 중국 타격을 무력화시키고 미중 갈등 틈에 기회를 누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마이크론 제재로 중국 기업에 공급하는 물량이 늘었다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기업들은 수급 조절을 하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상대국 기업을 규제하는 일들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中 반도체 기술, 마이크론 대체 불가”“D램 中 기술력 현저히 낮아 영향 없어” 삼성전자 등이 ‘미국과의 의리’를 생각해 중국에 반도체 대체 물량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마이크론 빈자리를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 등 자국 기업 위주로 채워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YMTC가 기술 역량을 몇 단계 높여야 마이크론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도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 반도체는 마이크론이나 한국 반도체를 대체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낸드플래시는 최소 2~3년, D램은 5년 정도 우리와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어 단기적으로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아닌 국가의 개입으로 판도가 마구 바뀔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미중 동향을 신속히 확인해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부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술이 미국이나 한국에 뒤처지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역량 강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반도체 기술은 단시간 내 극복가능한 기술이 아닌 시간과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으로 지금 상황에서 중국 반도체의 급격한 성장을 추론하기에는 변수들이 많다”고 판단했다. FT “한국정부, 반도체 기업에 신호”정부 “그런 적 없어” 공식 입장문 전날 중국의 조치가 나온 뒤 한국 정부의 행보도 신중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의 전날 발언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시장 공백을 메우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하자, 산업부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입장문에서 산업부는 “(장 차관의 발언은) 기업들이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 취지의 발언으로 정부가 대응 계획을 밝힌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우리 기업에 일차적으로 피해가 없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사업을 하니 양쪽을 감안해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국 외면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중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탈중국을 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는 등 원론적인 발언을 이어 가는 중이다.한국의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4개월째 무역적자가 이어져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62% 수준인 295억 4800만 달러에 달한 상태다. 여기에는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 하락과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대중 수출 감소세가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도 -31.8%로 7개월째 줄었다. 통계청과 관세청은 이날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 기업이 2만 8370개로 1년 새 6.1%로 줄어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1554억 달러로 4.5% 감소했으며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8%로 역대 가장 작았다. “좋은 제품 싸게 공급하는 한국 기업에미중의 정치적 압박, 전 세계에 불이익” 전문가들은 중국의 맹추격 속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쓸 수밖에 없다면 초격차 기술개발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지금 중국과 미국 내 공장이 다 있어서 양쪽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업은 기술격차를 더 벌려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정부 역시 위기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개발과 생산투자,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마이크론의 경우 중국의 보복성 측면이 크지만 미중은 반드시 생존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군사용과는 전혀 무관한 D램 등 세계무역기구(WTO) 정신에 입각한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이 자신들의 내부 정치적 계산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을 압박하는 건 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 中, 美반도체 때리며 ‘맞불’… ‘디리스킹’ 시험대 선 K반도체

    中, 美반도체 때리며 ‘맞불’… ‘디리스킹’ 시험대 선 K반도체

    美, 한국에 “어부지리 말라” 경고中 “美 수출 제한 협박 결연히 반대”정부·업계, 명분과 실리 사이 고민 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를 공식화하면서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떼어 내려는 미국에 ‘맞불’을 놨다. 워싱턴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어부지리를 챙기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와 재계는 조만간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우리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번 조치는 ‘시장을 개방하고 규제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헌신하고 있다’는 중국 측 주장과 모순된다”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한국 반도체 기업이 마이크론의 중국 시장 공급 감소분을 채우지 말라는 미국측 요구’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도록 협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행태를 결연히 반대하며 유관 국가 정부와 기업이 중국과 함께 다자무역 시스템, 글로벌 산업망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이 미국 요구에 응하지 않기를 기대했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지난 21일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들에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제재 발표 시기가 미국이 주도하는 G7이 중국에 대한 전방위 견제 내용을 담은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다음날이어서 상징성이 컸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제재가 주요 고객인 민간 전자기기 제조업계를 피해 갔다는 점에서 당장 마이크론이 입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조치는 한미 관계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최근 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중국이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공백을 메우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판매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범용 제품이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업체도 이들 제품을 만들고 있다. 우리 기업이 워싱턴의 요구대로 중국 내 반도체 추가 판매를 자제해도 그 공백을 중국 기업들이 메울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편에서 행동해도 중국 압박의 지렛대가 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 삼성전자, 압도적 투자로 K반도체 생태계 조성…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도약

    삼성전자, 압도적 투자로 K반도체 생태계 조성…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도약

    삼성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 등 악화한 대외 경영 불확실성 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내 투자로 산업 생태계 조성은 물론 고용 창출과 지역균형 발전까지 고르게 선도하고 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삼성이 발표한 신규 투자 규모는 단기 5년 계획부터 장기 20년 계획까지 모두 810조원 규모에 달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투자 압박을 받는 상황에도 지속적인 국내 투자를 통해 투자-고용-생산·경쟁력 제고-재투자로 이어지는 산업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큰 그림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사업이다. 삼성은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 발맞춰 20년간 300조원을 이 사업에 투자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58.5%)를 달리고 있는 대만 TSMC를 잡고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이를 통한 국가 전체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는 700조원, 고용 유발 효과는 1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신규 단지를 기존 거점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며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용인을 국가 첨단반도체 기지로 육성하는 삼성은 비수도권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10년간 60조원을 투자한다. 충청, 경상, 호남 등 전국에 퍼져 있는 반도체 패키지, 디스플레이,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분야의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고르게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지역 기업과 산업을 키워내기 위해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기술과 자금, 지역 인재 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도 10년간 3조 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용인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별개로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분야에는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 규모의 80%가량을 국내에 집행해 각 분야별 성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까지 이끌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해온 330조원 대비 약 120조원 늘어난 규모로, 연평균 투자액도 30% 이상 늘었다. 국내에 투자될 360조원은 지난 5년간 삼성이 국내에서 집행한 250조원에 비해 44%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5년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8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초과 달성한 바 있고, 2021년에도 ‘3년간 4만명 채용계획’을 발표해 이행 중이다. 삼성은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은 이재용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줄곧 인재 양성과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는 “창업 이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면서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와 드림클래스 등을 통해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SSAFY는 현재 서울과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전국 5개 거점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까지 총 1만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계획이며, 장애·결손·다문화 청소년·노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사상 유례없는 반도체 불황에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도 국내 투자와 인재 양성에는 흔들림 없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규제 개혁에 속도를 더 내준다면 기업들의 투자 노력은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K반도체 중심지 ‘안성맞춤’… 소부장 특화단지·인력 양성 주력

    K반도체 중심지 ‘안성맞춤’… 소부장 특화단지·인력 양성 주력

    “반도체산업은 지역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고, 안성시가 K 반도체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보라(54) 경기 안성시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산업은 안성의 새로운 기회를 책임질 핵심이고, 경기남부 스마트 반도체벨트 구축 계획과 연계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와 인력양성센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새로운 기회의 도시 안성의 김 시장으로부터 시정 현황에 대해 들었다.-민선 8기 재선 시장으로서 소회는. “취임 1년이 다 돼 간다. 안성 혁신의 새로운 시작이자 지역발전의 구심점이 된 시간이었다. 민선 8기 비전인 ‘시민중심·시민이익’을 위한 사업들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맺으면서 보람을 느꼈다. 업무를 할수록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 우리 시는 시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혁신과 변화를 거듭하며 더 나은 안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쓰레기 대란을 돌아보는 대규모 원탁회의를 열어 올바른 분리배출을 향한 시민 의지를 확인했다. 앞으로도 시민의 뜻을 반영해 정책을 만들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민이 행복한 안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공약 중 최대 주력 정책은. “민선 8기 안성시는 ‘새로운 기회의 도시’, ‘매력이 넘치는 도시’, ‘더불어 사는 도시’를 중점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반도체산업은 안성의 새로운 기회를 책임질 핵심 사안이다. 안성은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과 반도체 인력양성센터 구축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반도체 소부장 산업 분야에 동신일반산업단지를 공모 대상지로 신청했다. 반도체 인력양성센터의 경우 3개 지역대학과 협력해 생산 현장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1만명의 실무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반도체산업을 미래 전략 핵심으로 꼽았는데. “도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반도체산업은 지역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지방세수가 증가해 재정자립도가 높아질 수 있고,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국가의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주변 인프라도 개선돼 각종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소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안성시가 K 반도체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경기남부 스마트반도체 벨트 구축 계획과 연계해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와 인력양성센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는 보개면 동신리 일원 48만평(약 157만㎡) 부지에 추진된다. 평택 삼성 고덕산업단지, 용인 SK 반도체클러스터와 연계해 협력 업체와의 지원을 강화하고 산업단지에 필요한 일자리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하겠다. 반도체 인력양성센터는 1200평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지며 강의실, 클린룸, 실습실, 회의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저출산 등 인구 문제에 관심이 높은데. “안성은 젊은 세대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는 출산장려금을 비롯해 ‘첫만남이용권’과 ‘출생축하선물’ 등을 지원하며, 국공립어린이집과 다함께돌봄센터 확충 등 분야별 인프라 조성에 적극 나섰다. 최근에는 경기도 공공산후조리원을 유치하며 가족친화도시를 향한 전환점을 맞았다.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을 통해 착한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으며 건강한 출산과 양육 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수관광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안성에는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호수가 많다. 시는 시민과 함께 기획한 호수관광 종합발전계획을 바탕으로 고삼호수, 금광호수, 칠곡호수 등 5개 핵심 호수를 중심으로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휴식과 낭만이 어우러진 호수관광산업을 육성해 누구나 편히 걷고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발전시키겠다. 금광호수는 오는 10월부터 기존 박두진 문학길과 연계하는 2만㎡ 규모의 수변공원과 경관화원을 조성하고, 도로와 주차장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고삼호수는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용역을 추진 중으로 수변 둘레길, 경관생태원과 숲 놀이터 등을 조성하고, 팔자섬과 비석섬을 연결하는 보도교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칠곡호수의 경우 노을을 메인 테마로 올해까지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무리하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수변데크 및 테마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국 최대 축산도시로 친환경 축산정책을 소개한다면, “안성시 축산 규모는 한우, 육우, 양돈, 양계 등 총 625만 3282두로 전국의 3%, 경기도의 14%를 차지한다. 안성은 지자체 최초로 ‘양돈농가 축산 냄새 관리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축산 냄새 저감을 위해서는 사람과 가축, 환경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축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이에 안성은 축산냄새 단계별 5개년 저감 대책을 수립해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축산 냄새 관리 통합관제 시스템은 축산 냄새 실시간 모니터링, 자료 축적 등 축산 냄새 저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가축 분뇨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과 친환경 축산업 육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 “美, 中 제재 시 마이크론 공백…삼성·SK에 메우지 말라 요청”

    삼성·SK ‘마이크론 대체재’로 판단美. 단일대오로 中 공세 차단 의도한중 기술 격차 좁히는 계기 우려“한미 정상회담 협상 카드로 활용을”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국 정부에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그 부족분을 채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그간 강조한 ‘안보 동맹을 위한 중국 배제’와도 결이 다른 직접적인 요청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 전선에 노출시키는 요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실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 미국은 마이크론이 판매 금지 조치를 받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반도체 판매를 늘리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미측이 이런 요구를 했다”며 ‘민감한 시기’에 문제가 불거졌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은 인도태평양 안보 분야에서 중국에 대응하려 동맹과 협력해 왔지만, 동맹에 자국 기업과 관련한 역할을 요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달 31일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안보 심사에 돌입했다. 중국은 통상적 감독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대미 맞불 조치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작년 매출액 308억 달러(약 41조 1000억원) 가운데 25%를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거뒀다. 미국이 그간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강화에 대한 이 같은 중국의 첫 조치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이 마이크론의 중국 판매가 금지될 경우 한국 기업에 그 물량을 메우지 말라고 요청한 것도 동맹의 단일대오를 토대로 중국의 대미 공세를 초기부터 저지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중국 내 사업을 접을 수도 없지만 미국과의 협력도 절실한 국면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7.7%로, 2021년 19.7%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은 점유율이 50.1%에서 52.0%로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도입하며 한국 반도체 기업에 1년 유예를 줬는데, 오는 10월에 한국은 다시 유예를 받아야 한다. 또 지난 2월에는 반도체법상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서 10년간 생산을 5% 이상 확대하지 못하게 했다. 다만 FT는 미국의 요청에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는 불분명하며 삼성전자는 이 사안에 대해 ‘노코멘트’ 했다고 전했다. 이날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고 워싱턴DC 현지 산업계 인사들도 “들은 바 없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백악관의 요청이 사실일 경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치했던 것처럼 윤 대통령의 미 국빈 방문에서는 역으로 우리 기업과 국가 경제를 위한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국회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최근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미 행정부의 움직임은 외교·안보·산업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면서 “결국 이는 우리의 외교력으로 풀어야 하는 것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반도체 기술력을 의제 중심에 놓고 협상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미국에 투자하는 주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리 기업”이라면서 “반도체 보조금 지원 조건에 담긴 독소조항이나 우리 기업의 중국 공장 장비 반입 허용 기간을 연장하는 등 기업의 목소리를 미국에 더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요청이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 기술 격차를 좁히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메모리 3위 기업 마이크론의 중국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미국의 중국 규제에 동참하면 중국 정부가 자국 메모리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마이크론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YMTC는 최근 자국산 장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 격차가 크지만 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은 단숨에 그 격차를 따라잡을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 [마감 후] 구원투수의 조건/장진복 전국부 기자

    [마감 후] 구원투수의 조건/장진복 전국부 기자

    4대13으로 대패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을 본 야구팬이라면 직감했을 것이다. ‘아, 한국 야구는 망했다. 미래가 없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그게 어렵다면 이길 뻔이라도 해야 하는 숙명의 한일전이다. 일본과의 실력 차이 앞에 우리 대표팀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가 부족해서였을까. 에이스 선발투수 김광현의 노장 투혼이 3회까지밖에 닿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안타 세리머니를 하다 어처구니없이 아웃 판정을 받을 만큼 그저 우리에게 내내 운이 따르지 않아서였을까. 이순철 해설위원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해 계속 실점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10명의 투수가 등판해 186개의 공을 던졌지만 과감하고 정확한 공은 거의 없었다. 이 해설위원은 “이렇게 해선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참담할 정도”라고 했다. 한낱 공놀이를 향한 일침인데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들과 꼭 맞아떨어진다.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수출,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반도체’가 위기라고 하는데 구원투수가 없다. 대통령부터 모든 공직사회가 말로는 혁신, 혁신을 외치지만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스타트업들이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하고 쓸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간다. 이념·성별·세대별로 끊임없이 편 가르고 쪼개지는 사회 분위기는 직구를 던지지 못하게 만든다. 위기가 아닐 때도 없었지만, 유독 정치권은 당면한 위기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눈치다. 각종 설화가 이어지는 여당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맥을 잃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위기는 구원투수의 등판을 앞당기곤 한다. 정치의 언어에서 구원투수는 다른 말로 잠룡, 차기 주자라고 불린다. 최근 이들의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위기의 현실을 방증하는 듯하다. 잠룡 그룹으로 묶이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다. 그는 서울시 출입기자들에게 “(대권 대신) 서울시장 5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을 자주 내비친다. 그럼에도 행정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서울, 넓게는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뛰어야 할 의무가 있다. 시대는 시원한 스트라이크를 원한다. 그렇다 해도 참척(慘慽)의 고통을 겪은 이들과 의지할 곳 없는 약자들에게는 섣부르게 직구를 내리꽂지 않았으면 한다. 선발보다 주목받지 못해도 꾸역꾸역 자기 공을 던지며 내공을 쌓아야 한다. 약자와 동행하겠다는 마음이 꺾이지 않고, 베이스에서 발을 떼지 않도록 초심을 지켜야 한다. ‘천원의 아침밥’ 지원을 넘어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과 소외계층의 밥상에 관심을 갖는 것.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곤돌라가 오가는 삐까뻔쩍한 한강에 몸을 던지지 않도록 시민들의 마음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1일 오 시장의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와 함께 다시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사이 국내에서 최초로 시속 160㎞의 공이 나왔다. 좋은 투수는 속도뿐 아니라 제구력, 주무기, 팀워크를 두루 갖춰야 한다. 대한민국 구원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美 손잡고 ‘반도체 드림팀’ 만든 日… “TSMC보다 삼성에 더 위협”

    美 손잡고 ‘반도체 드림팀’ 만든 日… “TSMC보다 삼성에 더 위협”

    日정부 지원+도요타 등 기업 출자‘라피더스’ 설립… IBM과 기술 제휴2027년 단숨에 최첨단 제품 공언ARM도 파운드리 사업 시장 진출中 “日 따돌렸던 美, 이젠 中 공격”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가 동참한 가운데 미일 양국 기업들이 ‘반도체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반도체를 쇠락의 길로 내몬 미국의 ‘플라자합의’까지 거론하며 일본의 미국 동조를 경고했지만,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일본이 조력자로 가세하면서 업계 전반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틈을 이용해 한국과 대만에 뒤처진 반도체 제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의 저력을 바탕으로, 일본 대기업들이 출자해 만든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해 ‘198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와 기업의 비전이다. 라피더스에는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8개사가 각각 10억엔(약 93억원)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가 700억엔을 지원한다.라피더스는 TSMC(점유율 58.5%)의 독주 체제 속 삼성전자(15.8%)가 추격전에 나선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라피더스는 TSMC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2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 개발에 나선 점을 의식해 2027년 단숨에 2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생 회사가 단계적 기술 성장을 거치지 않고 최첨단 공정 개발을 공언한 배경에는 미국 IBM과의 기술제휴가 있다. IBM은 2021년 2나노 반도체 시제품(프로토타입)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빅딜’ 대상으로 꼽혀 온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도 삼성의 고심을 더하는 요소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ARM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공개하며 “양사 협력으로 파운드리 시장이 확대되고, 최첨단 공정 기술을 갖춘 파운드리의 역량을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팹리스(설계전문)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ARM은 표면적으로는 영국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나머지 25%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의 ‘드림팀’이고, ARM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계의 독점적 기업인데 각각 IBM과 인텔의 기술력까지 더해지면 파운드리에서 낼 수 있는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미일 협력 강화에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미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을 잔혹하게 억누르던 집단 따돌림의 낡은 수법을 이제는 중국에 쓰고 있다”면서 “호랑이(미국)를 위해 앞잡이(일본)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 부장의 발언은 미국 주도로 엔화 가치를 올려 일본 반도체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 1985년 플라자합의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 미중 반도체 싸움에 낀 삼성·SK… 독소조항 품은 보조금 포기하나

    미중 반도체 싸움에 낀 삼성·SK… 독소조항 품은 보조금 포기하나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반도체 지원법상 보조금 지원 계획’을 접한 우리 반도체 업계는 당혹감과 위기감이 교차했다. 국방·안보 분야에 첨단 반도체의 우선 공급과 미국과의 반도체 기술 협력 의무화, 초과이익 환수 등 보조금 수혜 기업에 붙는 ‘독소조항’을 볼 때 우리나라 첨단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위험과 경영 자율성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 사이에 낀 한국 기업들로선 유불리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1일 국내 반도체 업계는 보조금 지급 심사 기준 중 ‘국방·안보 분야에 첨단 반도체 우선 공급’과 ‘미 정부에 반도체 시설을 제공할 의사가 있는 지원자(기업)’라는 요건에 가장 큰 반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보조금을 빌미로 너무 과도하게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 같다”며 “국가 안보 논리를 내세워 미 정부가 반도체 공장을 제공받겠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첨단 기술까지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주력 제품과 무관하게 군사·안보용 첨단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라는 것 역시 미 정부의 경영 개입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미 상무부는 “반도체는 현대적인 국방 체계의 매우 중요한 구성 요인으로 보안성을 갖춘 설계와 안정적인 공급이 국가 안보에 필수”라며 기업이 제안한 사업이 국방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 기관이나 주요 시설에 필요한 반도체를 얼마나 생산하는지 고려하겠다는 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또 “미국 정부가 반도체 시설을 실험, 전환, 생산, 국가 안보 프로그램과 잠재적 통합 용도로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할 의사가 있는 지원자를 원한다”고 밝혔다.사실상 미국 안보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디커플링(분리)에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에 지원금을 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매한가지로 중국 견제를 위한 법안이 외려 한국 기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실리콘밸리에 그룹 차원의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 조성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는 대외적으로는 “상무부 세부 내용에 대한 분석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면밀한 협상 전략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같이 첨단 반도체 시설을 미국에 건설하는 기업은 이날부터 3월 31일까지 ‘사전 의향서’를, 직후 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지 않다. 특히 보조금 수혜 기업은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를 늘리거나 우려국과 공동 연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독소조항의 세부 기준이 일러야 이달 중순에 나올 전망이어서 갈 길이 바쁘다. SK하이닉스 등 나머지 반도체 공장이나 R&D 시설을 짓는 기업은 오는 6월부터 신청받는다. 보조금 규모는 총설비투자액의 5∼15% 수준으로 35% 상한선이 있다. 이날 공개된 까다로운 보조금 규정에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확장마저 완전히 막힌다면 우리 기업들이 보조금 신청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방정부와 별도로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에 따라 신청한 세금 감면 프로그램(챕터 313) 중 일부를 승인해 48억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을 결정했고, 기업 인센티브 프로그램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 상무부가 제시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보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 조건만 충족해도 그에 상응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우선 미 상무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으로 딜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워싱턴DC 현지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미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공급망 구상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들 글로벌 기업의 협상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지원법은 IRA, 인프라 투자법과 함께 재선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치적이다. 현지 산업계 관계자는 “미 재무부가 향후 내놓을 ‘25% 투자세액공제’(ITC)의 세부 지침도 지켜봐야 한다”며 “보조금을 적게 받아도 투자세액공제를 받는다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은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수출 반토막… 12개월째 무역적자

    반도체 수출 반토막… 12개월째 무역적자

    한국을 무역 강국으로 만든 반도체 수출 실적이 반토막 나면서 우려했던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실현됐다.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의 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메모리 하락에 반도체 수출 42.5%↓ 지난달 수출액은 50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했다. 대외 수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59억 6000만 달러로 42.5%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K반도체 주력 품목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바닥을 칠 정도로 곤두박질친 영향이다.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월 메모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中수출도 감소… ‘리오프닝’ 효과 미미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액이 24.2% 감소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수출은 16.2%, 유럽연합(EU) 수출은 13.2%씩 늘었다. 2월 수입액은 554억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3.6% 증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9.7%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이다. 누적 무역적자는 179억 5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72억 달러의 38%를 단 두 달 만에 채운 것이다. 정부는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부진에 빠진 수출을 회복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
  • 반도체 수출 ‘반토막’ 쇼크에 5개월 연속 추락하는 수출… 무역적자 1년째

    반도체 수출 ‘반토막’ 쇼크에 5개월 연속 추락하는 수출… 무역적자 1년째

    한국을 무역 강국으로 만든 반도체 수출 실적이 반토막 나면서 우려했던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실현됐다.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의 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50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했다. 대외 수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59억 6000만 달러로 42.5%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에도 44.5% 감소하는 등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K반도체 주력 품목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바닥을 칠 정도로 곤두박질친 영향이다.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월 메모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액이 24.2% 감소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수출은 16.2%, 유럽연합(EU) 수출은 13.2%씩 늘었다. 2월 수입액은 554억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3.6% 증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9.7%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년째 이어졌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이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 1월 적자액 126억 5000만 달러를 포함한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179억 5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72억 달러의 38%를 단 두 달 만에 채운 것이다. 정부는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부진에 빠진 수출을 회복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 美 반도체 보조금 곳곳 독소조항… 또 ‘대중 규제’에 끼인 K반도체

    美 반도체 보조금 곳곳 독소조항… 또 ‘대중 규제’에 끼인 K반도체

    보조금 받으면 국방안보 반도체 우선 공급 “주력 품목도 아닌데 민간기업 경영 개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美 보조금 신청할까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반도체 지원법상 보조금 지원 계획’을 접한 우리 반도체 업계는 당혹감과 위기감이 교차했다. 국방·안보 분야에 첨단 반도체의 우선 공급과 미국과의 반도체 기술 협력 의무화, 초과이익환수 등 보조금 수혜 기업에 붙는 ‘독소조항’을 볼 때 우리나라 첨단 반도체 기술의 유출 위험과 경영 자율성의 침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 사이에 낀 한국 기업들로선 유불리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1일 국내 반도체 업계는 보조금 지급 심사 기준 중 ‘국방·안보 분야에 첨단 반도체 우선 공급’과 ‘미 정부에 반도체 시설을 제공할 의사가 있는 지원자(기업)’라는 요건에 가장 큰 반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보조금을 빌미로 너무 과도하게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 같다”며 “국가 안보 논리를 내세워 미 정부가 반도체 공장을 제공받겠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첨단 기술까지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주력 제품과 무관하게 군사·안보용 첨단 반도체를 우선 생산해 공급하라는 것 역시 미 정부의 경영 개입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국과 디커플링 기업에 보조금 수혜 강조 실제 미 상무부는 “반도체는 현대적인 국방 체계의 매우 중요한 구성 요인으로 보안성을 갖춘 설계와 안정적인 공급이 국가 안보에 필수”라며 기업이 제안한 사업이 국방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 기관이나 주요 시설에 필요한 반도체를 얼마나 생산하는지 고려하겠다는 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또 “미국 정부가 반도체 시설을 실험, 전환, 생산, 국가 안보 프로그램과 잠재적 통합 용도로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할 의사가 있는 지원자를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 안보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디커플링(분리)에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에 지원금을 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IRA와 매한가지로 중국 견제 위한 법안이 외려 한국 기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실리콘밸리에 그룹 차원의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 조성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는 대외적으로는 “상무부 세부 내용 분석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면밀한 협상 전략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3월까지 보조금 사전의향서 제출해야 삼성전자와 같이 첨단 반도체 시설을 미국에 건설하는 기업은 이날부터 3월 31일까지 ‘사전 의향서’를, 직후 본 신청서를 접수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지 않다. 특히 보조금 수혜 기업은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를 늘리거나 우려국과 공동 연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독소조항의 세부 기준이 일러야 이달 중순에 나올 전망이어서 갈 길이 바쁘다. SK하이닉스 등 나머지 반도체 공장이나 R&D 시설을 짓는 기업은 오는 6월부터 신청받는다. 보조금 규모는 총 설비투자액의 5∼15% 수준으로 35% 상한선이 있다. 이날 공개된 까다로운 보조금 규정에 만일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확장마저 완전히 막힌다면 우리 기업들이 보조금 신청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방정부와 별도로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에 따라 신청한 세금 감면 프로그램(챕터 313) 중 일부를 승인해 48억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을 결정했고, 기업 인센티브 프로그램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TSMC 보조금 신청 안하면 바이든 타격 반면, 미 상무부가 제시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보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 조건만 충족해도 그에 상응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우선 미 상무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으로 딜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워싱턴DC 현지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미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공급망 구상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들 글로벌 기업의 협상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지원법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프라 투자법과 함께 재선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치적이다. 현지 산업계 관계자는 “미 재무부가 향후 내놓을 ‘25% 투자세액 공제’(ITC)의 세부 지침도 지켜봐야 한다”며 “보조금을 적게 받아도 투자세액 공제를 받는다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은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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