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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검언유착‘ 이동재 기자 호텔 압수수색 위법”

    대법 “‘검언유착‘ 이동재 기자 호텔 압수수색 위법”

    지난 5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이동재(35·구속기소) 전 채널A 기자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것은 위법했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이 전 기자가 신청한 수사기관 처분에 대한 준항고 일부 인용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 사건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가 되기 때문에 향후 이 전 기자의 재판에서 쓰일 수 없게 됐다. 앞서 이 전 기자는 지난 3월 31일 검언유착 의혹 보도 이후 채널A 내부 진상조사위원회에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를 제출했다. 의혹이 커지자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5월 14일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해당 기기들을 압수물로 제출받았다. 이 전 기자 측은 5월 말 “검찰로부터 영장을 제시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호텔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에 대한 처분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를 냈다. “압수수색 장소인 채널A 사무실이 아닌 호텔에서 이뤄져 장소적 범위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영장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이유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지난 7월 “채널A 밖에서 압수수색을 집행하려면 이 전 기자에게 그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고 참여 기회를 제공했어야 한다”며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피압수자(채널A)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적법하게 제시했다”면서 “영장 제시 자체를 피압수자, 사용자, 소유자 모두에게 해야한다는 취지의 재판부 결정은 조금 과하다”는 이유를 들며 불복했다. 이날 대법원은 이러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이 전 기자의 취재원 강요미수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에서 심리하고 있다. 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의혹 제보자 지모씨가 계속해서 출석을 거부하면서 재판이 장기화된 상태다. 이 전 기자는 지난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보석을 신청하고 재판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추미애 ‘휴대폰 잠금 해제법’ 논란 커지자 “인권 조화 방안 모색중”

    추미애 ‘휴대폰 잠금 해제법’ 논란 커지자 “인권 조화 방안 모색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을 겨냥해 검토를 지시한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안’ 관련 논란이 뜨겁다. 시민사회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법무부는 인권 문제를 고려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기부죄금지원칙 및 양심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조화로운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법원의 공개명령 시에만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등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개를 거부할 시) 형사 처벌만이 아니라 이행강제금, 과태료 등 다양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과 적용 범위를 인터넷상 아동 음란물 범죄나 사이버 테러 등 일부 범죄에 한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이 계속되자 법무부에서 추가적인 설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성명을 통해 “진술 거부 대상인 휴대폰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는다고 제재한다면 헌법상 진술거부권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정면으로 침해하게 된다”면서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추 장관의 법률 제정 검토 지시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피의자 한 명에 대한 법무장관의 사감으로 검찰개혁에 역행하는 인권 침해적 입법을 하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법무부는 입법 연구를 하게 된 계기로 n번방 사건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신종 범죄를 언급했다. 이날 법무부는 해당 법안에 대해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시 협력의무 부과 법안’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디지털 증거에 대한 과학수사가 날로 중요해지고 인터넷상 아동 음란물 범죄,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관한 법 집행이 무력해지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안 검토 사실을 처음 알린 전날에는 한동훈 검사장 사례만 언급됐다. 법무부는 전날 “추 장관이 채널A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연구위원처럼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 아래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각계 의견 수렴과 영국, 프랑스, 호주 등 해외 입법례 연구를 토대로 인권 보호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법무부는 오는 12월 출범을 목표로 제3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중앙지검이 낸 윤석열 아내 회사 영장, 법원서 통째 기각

    중앙지검이 낸 윤석열 아내 회사 영장, 법원서 통째 기각

    처가 의혹 압수수색하려다 제지당해“尹 압박용 성급한 강제수사” 비판 나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회사를 압수수색하려다 법원에서 영장을 통째로 기각당했다. 지난달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국면이 재현된 와중에 추 장관 측 핵심 인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무리하게 강제수사를 벌이다 ‘헛발질’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정용환)는 최근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에 협찬한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전부 기각당했다. 법원은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 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강제수사를 하기 전 관련자들에게 먼저 자료 제출을 요구해 증거 확보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수사팀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성급하게 강제수사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에 주력하면서 여권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이뤄진 압수수색 청구인 만큼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을 압박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바나컨텐츠 금품 수수 사건은 지난달 19일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한 사건 중 하나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될 무렵 김씨가 기획한 전시회의 협찬사가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하면서 ‘보험성’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윤 총장 처가가 연루된 다른 사건이 윤 총장과 김씨의 결혼 전에 발생한 것과 달리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당시 벌어진 일이라 더 주목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월 시민단체가 김씨와 윤 총장을 뇌물죄로 고발한 사건을 한 달이 넘은 최근에서야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협찬사의 계약 대상은 코바나컨텐츠가 아니라 전시회를 주최한 언론사라는 점에서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돈줄 옥죄며 尹 흔드는 秋… 檢 내부 “모든 수사 관장하는 셈”

    돈줄 옥죄며 尹 흔드는 秋… 檢 내부 “모든 수사 관장하는 셈”

    검찰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년부터 법무부가 직접 검찰 특활비를 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에 이어 ‘돈줄’까지 틀어쥐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옥죄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활비를 매개로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생겨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법무부·검찰 특활비 현장 검증에서 “장관 지시로 법무부가 특활비를 대검과 일선 청에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특활비 사용내역과 관련한 투명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다른 예산과 마찬가지로 법무부가 직접 배정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장관이 예산을 무기로 수사에 관여하려 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특활비 직접 배정은 법무장관이 모든 수사를 관장하게 되는 루트를 트는 셈”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어떤 수사에 얼마를 주는지에 따라 수사력이 좌우되는데 여당 의원 출신의 정무직 장관이 정권 입맛에 맞게 수사를 좌지우지하게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선 검사들에겐 수사비 액수에 따라 ‘이 수사를 하라, 하지 마라’는 정권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도 했다. 특히 특활비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의 수사기밀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수사팀에서 개략적인 사건과 수사 계획 보고를 토대로 특활비를 요청하고, 그에 따라 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법무부의 직접 배정은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8조 위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한규(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변호사는 “장관이 특활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수사의 내밀한 진행 상황을 우회적으로 파악하게 될 것”이라면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는 검찰개혁의 주된 과제인데 법무부의 특활비 직접 배정이 현실화된다면 그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추 장관이 수사비까지 개입하겠다는 건 결국 검찰의 모든 걸 통제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원전 수사를 비롯해 정권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수사에는 특활비를 안 주는 식으로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악마’로 내몰린 그들, 언론이 더 키워

    ‘악마’로 내몰린 그들, 언론이 더 키워

    본지·서울대 연구팀 1008명 언론 실험17만건. 소년범죄 기사를 읽은 일반인들이 추정한 2018년 소년범죄 발생 건수다. 실제로 그해 일어난 소년범죄(만 14~18세)는 6만 6142건이었다. 추측치의 3분의1 정도였다.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보여 주는 결과다. 바로 한 해 전인 2017년 소년범죄 건수가 7만여건이라는 사전 정보를 제시했지만, 사람들은 1년 만에 소년범죄가 2배 이상 증가했을 거라고 봤다. 이처럼 여론은 소년범죄의 발생 건수는 물론 강력 범죄 비율, 재범률 등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측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소년범죄와 관련된 사건 기사를 읽었을 때 더 강화됐다. 서울신문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은주 교수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언론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에게 범죄 기사들을 보여 준 다음 소년범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기사 제목에 ‘잔혹한’, ‘흉포화된’, ‘무서운’ 등 부정적 낱말이 있는 기사도 함께 제공했다. 이 실험은 단순 의견을 묻는 기존 설문조사와 달리 사람들이 소년들의 범죄를 다룬 여러 기사에 노출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피실험자들은 소년범죄 중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의 비율을 실제보다 높게 추정했다. 실제 전체 소년범죄 중 강력범죄의 비율은 범죄 발생 건수의 5.3%(3509건)에 그쳤지만, 피실험자들은 35~40%로 추정했다. 기사 제목에 부정적 낱말이 있는 기사를 읽을 경우 그 비율은 약 41%까지 올라갔다. 이번 실험 결과는 10대가 가해자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거나 소년법을 아예 폐지해 성인과 똑같이 엄벌하자는 여론이 들끓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낙인이 소년범의 재사회화를 방해한다고 우려한다. 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재사회화에 실패하면 남은 선택지는 딱 하나 재범뿐이기 때문이다.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소년범들은 초기 비행 단계에서 조기 개입해야 교화가 가능하다”며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놓였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들여다보는 대신 낙인을 찍는다면 이들은 사회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검찰 ‘옵티머스 로비스트’ 연예기획사 대표 소환 조사

    검찰 ‘옵티머스 로비스트’ 연예기획사 대표 소환 조사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로비스트로 알려진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이날 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조사했다. 신씨는 지난 6일 구속된 김모(56)씨, 구속 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기모(55)씨와 함께 김재현(50·구속 기소) 옵티머스 대표의 ‘로비스트 3인방’으로 꼽혀왔다. 신씨는 김 대표에게 법조계와 정치권, 금융권 인사들과의 화려한 인맥을 과시하며 옵티머스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옵티머스 이권 사업에 깊숙이 개입하며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불법 로비를 했고, 그 대가로 김 대표로부터 서울 강남구 N타워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과 롤스로이스 차량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신씨는 정치권 로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수사팀 인력을 보강한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수사를 피해 도주 중인 기씨의 행적을 쫓고 있는 한편 김씨도 수차례 불러 로비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옵티머스 펀드 사기’ 로비스트 2명 구속영장 청구

    ‘옵티머스 펀드 사기’ 로비스트 2명 구속영장 청구

    1조 2000억원대 피해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옵티머스 로비스트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전날 로비스트 기모씨와 김모씨에게 변호사법 위반과 배임증재, 상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5일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기씨와 김씨는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와 함께 김재현(50·구속 기소) 옵티머스 대표의 ‘로비스트 3인방’으로 꼽힌다. 이들은 김 대표가 제공한 서울 강남구 N타워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옵티머스가 추진한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고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불법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김씨의 권유로 전직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2000만원의 로비 자금을 전달하려다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기씨는 지난해 신씨와 함께 1350억원대 옵티머스 투자금을 받아 충남 금산군에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및 레저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가 지역 의회의 반대로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검찰은 조만간 신씨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다.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가담한 이모(51) 스킨앤스킨 대표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이 대표는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등과 함께 회삿돈 150억원을 마스크 유통 사업 명목으로 빼돌려 옵티머스 관계사인 이피플로스에 넣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이 대표의 친형인 이모 스킨앤스킨 회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구속 심사에 나타나지 않고 도피 중이다. 또다른 로비 창구로 꼽힌 정영제(57)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도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해 검찰이 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수사팀 인력을 보강해 총 19명이 옵티머스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경제범죄형사부를 중심으로 반부패수사1부와 범죄수익환수부의 일부 검사가 추가 투입됐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없다·어른’ ‘친구·엄마’ …외면했던 아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없다·어른’ ‘친구·엄마’ …외면했던 아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소년·소녀 범죄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실마리가 보인다. 서울신문은 보호처분(보호·교화 목적으로 소년 재판부가 내리는 결정) 경험이 있는 소년 15명과 소녀 12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이 과정에서 수집된 단어 총 5만 4956개를 빅데이터 분석기업 아르스프락시아의 도움을 받아 각각 분석했다. 단어의 언급 빈도를 살피고, 단어의 관계와 맥락을 파악해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는 ‘의미망 분석’ 작업을 진행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주요 화제인 ‘겉의미’ 단어와 내면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반영한 ‘속의미’ 단어를 추출했다. 단순히 소리 내어 말한 언어의 양(발화량)뿐 아니라 해당 단어가 화자에게 갖는 영향력과 화자가 느끼는 감정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이렇게 드러난 소년과 소녀의 생각은 같은 듯 달랐다. 소년에게선 고민을 터놓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없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엿보였다. 소녀의 언어에선 엄마와 친구 등 기댈 존재가 없다는 데 대한 불안과 외로움이 묻어났다. 인터뷰는 6호 보호처분 시설인 경기 양주 나사로 청소년의 집과 전북 고창 희망샘학교, 법무부 산하 한국소년보호협회의 강원생활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서울서부지소·광주남부지소의 도움을 받았다.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네트워크 분석] 소년·소녀 범죄자의 인터뷰에서 뽑아낸 핵심 단어들의 관계와 맥락을 그린 ‘네트워크 분석’ 지도. 핵심 단어(원 안) 및 연관어(원 둘레)가 각각의 군집을 이루고, 군집 간 화살표는 선후관계를 뜻한다. 소년들은 생각 없이 → 친구들과 놀다가 → 비행을 저지르고, 소녀들이 지향하는 인간관계는 친구로 귀결된다. [감정 분석] 단어에 담긴 소년·소녀 범죄자의 감정을 분석한 결과 상위권에 꼽힌 긍정어와 부정어. 소년들은 ‘사고’를 가장 부정적으로 느꼈고 소녀들은 ‘싸우다’를 가장 부정적으로 느꼈다. ●소년을 설명하는 단어 ‘없다’·‘어른’·‘폭력’ “별생각이 없어요.” 소년들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핵심 단어는 ‘없다’였다. 이 추상적인 말의 뒤를 ‘학교’, ‘친구’, ‘생각’ 등이 이었다. 주위에 좋은 사람이 없고, 학교나 친구도 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소년들은 범죄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별로 해 본 적 없다. 눈에 띄는 결과는 주변 어른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주제별로 단어를 나눠 보니 ‘부모’와 ‘학교’가 ‘범죄’와 같은 그룹으로 묶였다. 구체적으로 부모는 ‘가출’을 유발하는 ‘싫은’ 존재, 선생님은 ‘무서운’ 존재였다. 소년에게 범죄의 트리거(결정적 계기)는 부모와 학교의 외면이었다. 세훈(15)이는 학교장이 가정법원에 직접 사건을 접수하는 제도인 ‘학교장 통고제’로 두 번째 보호처분을 받았다. “예전부터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질러 보호관찰을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말을 안 들으면 보호관찰 중이라는 사실을 다른 애들한테 말하겠다’고 해서 대들었더니 다시 시설로 보내졌어요.” 전교생 앞에서 부당한 경험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세훈이는 반성할 생각이 없었다. “한 번 문제아로 찍히면 끝이에요. 불합리해요.” 세훈이는 원망했다. 소년들은 ‘때리다’, ‘싸우다’ 등 폭력 관련 어휘에 가장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폭력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수단인 동시에 ‘내가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기도 했다. 힘의 논리로 서열을 다퉈 온 이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형(19)이는 동네에서 ‘잘나가는’ 형들이 후배들을 불러 토너먼트식으로 싸움을 시킨 일을 떠올렸다. 먼저 피를 흘리거나 못 싸우겠다고 얘기하면 지는 게 규칙이다. “학교나 동네별로 주먹질을 시켜요. 때리지 않으면 형들한테 맞으니까 그게 무서워서 싸울 수밖에 없었어요.” 다른 소년들도 나고 자란 보육원과 쉼터, 범죄를 저질러 가게 된 소년원과 보호처분 시설에서 만난 형들에게 맞는 일이 흔했다고 털어놨다. ‘여자친구’ 혹은 ‘여자’도 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이성은 양가의 의미였다. 성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축이라면 결혼과 가정이라는 미래를 함께 쌓아 나갈 만한 이성과의 만남이 또 다른 축이다. “비행으로 갑자기 큰돈이 생겨 중학교 2학년 때 성매매를 해 본 적 있다”는 고백처럼 성에 대한 관심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는 “소년범 대부분이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가 단절되다 보니 현재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지 못했고, 학교 역시 이런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바꿔 말하면 소년 범죄 해결의 실마리가 어른에게 있다는 의미다. 소년들은 보호처분 경험 자체보다 시설에서 만난 믿음직한 어른의 존재에서 변화의 계기를 찾았다. 아이들은 “나를 문제아 취급하지 않는다”거나 “앞으로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말을 해 준다”는 시설 선생님을 통해 어른, 나아가 사회에 대한 불신을 일부 해소하고 있었다.●소녀를 설명하는 단어 ‘관계’·‘엄마’·‘동성친구’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어요.” 소녀에게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핵심 단어는 ‘엄마’와 ‘친구’였다. 소녀 범죄자의 가장 큰 특징은 소년보다 훨씬 관계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방법을 몰라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뒤틀린 관계가 범행의 동기가 되는 경우가 잦았다. 소녀에게는 이성보다 동성이 더 중요했다. 가정 안에서는 아빠보다 엄마와의 관계에 영향을 받았고, 학교에선 남자친구나 남자 선후배가 아닌 동성 친구와의 관계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도피처로서의 친구 관계가 두드러졌다. 친구에게 기대는 것도 엄마에게 받지 못한 애정과 친밀감을 채우고 싶어 하기 때문이었다. 학교 선생님은 이미 관계가 틀어진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연락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이성은 피상적인 관계에 그쳤다. 남자친구 혹은 남자 선배를 지칭하는 ‘오빠’란 단어에는 친밀함 외에 ‘무섭다’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소녀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느끼는 단어는 ‘(친구와) 싸우다’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단어는 ‘친하다’였다. 이런 심리를 바탕에 둔 소녀들은 친밀감에서 비롯된 범죄의 유혹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인터뷰에서도 “친구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비행을 저질렀다”는 소녀들이 많았다. 서율(18)이도 ‘뒤에서 나를 욕하고 다닌 애한테 따지고 싶다. 나 대신 싸워 달라’는 친구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친구 부탁은 어지간하면 다 들어줘요. 거절하면 친구들이 기분 나빠하잖아요. 그러다 멀어지기라도 하면 진짜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비행 청소년 무리에서 소녀들은 부탁에 못 이겨 조건만남(성매매) 혹은 조건사기(성매수남의 돈을 빼앗는 것)에 가담하거나, 자신보다 어리고 무리에서 겉도는 ‘희생양’을 물색해 대신 성매매를 하도록 내몰기도 했다.소녀들은 “사람을 사귀고 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소년원과 시설 보호를 끝마치고 학교로 돌아갔을 때 마주할 친구 관계나 가족 관계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 배경에는 가정에서부터 관계 맺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소녀들은 소년처럼 ‘제대로 된 어른이 없다’는 단정적인 진술을 하진 않았지만 어른을 ‘있더라도 제 역할을 못하는 존재’로 인식했다. 주제별로 단어를 분석해 보니 ‘엄마’라는 주제는 ‘없다’, ‘아니다’, ‘때리다’ 등 부정적 단어와 짝을 이뤘다. 소녀들은 “엄마가 나한테 진짜 관심이 없었다”거나 “엄마가 나를 버려두고 남자들만 만나러 다녔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신화화된 ‘자애로운 어머니상’에서 벗어난 엄마의 모습에 대한 실망과 상처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엄마의 돌봄을 당연시하는 사회에서 딸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이다. 이런 기억은 소녀들의 삶에서 일종의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었다. 동시에 소녀들은 엄마와의 완전한 단절보다 관계 회복을 소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락은 안 되지만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애증 어린 마음과 “엄마가 나한테 편지를 써 주면 좋겠다”는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공존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목표는 하나인데 목소리는 둘… 산으로 가는 검찰개혁

    목표는 하나인데 목소리는 둘… 산으로 가는 검찰개혁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입니까.” 평검사의 도발적인 질문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더니 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로 귀결됐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검찰개혁에 대한 시각차는 보다 선명해졌다. 장관은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맞서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하는 게 진짜 검찰개혁”이라고 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이 전날 항명성 댓글을 단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선제 답변 형식의 입장문에는 장관 나름의 검찰개혁 방향성이 담겨 있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엄중하게 요구되고,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닌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추 장관의 입장문에선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검사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았다. ‘좌천성 인사, 감찰 등 온갖 이유를 통한 사직 압박이 검찰개혁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해 간 것이다. 검찰개혁은 과도한 검찰권 축소와 함께 검찰의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보장하는 게 핵심인데 ‘반쪽짜리 답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마찬가지로 윤 총장이 전날 신임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 진짜 검찰개혁”이란 취지로 발언한 것도 검찰개혁의 양 날개 중 한쪽만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라임 사건 등 주요 수사에서 지휘권이 부당하게 배제된 것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시로도 해석되지만, 검찰개혁은 검찰권 남용에서 시작된 만큼 총장이 ‘진짜 검찰개혁’이란 표현을 쓰는 것 자체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총장이 부인하는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다. 당장 여권에선 윤 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려면 적어도 윤 총장 가족, 측근에 대한 수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협찬 의혹 사건은 고발 한 달이 넘었는데도 배당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될 무렵 ‘보험용’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라 사건 검토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윤 총장 장모 최모씨가 연루된 요양병원 사건과 윤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 사건 또한 지난달 추 장관의 수사지휘 이후 수사가 본격화됐다. 최씨의 사위이자 요양병원 행정원장을 지낸 유모씨도 전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윤 총장 가족이나 측근 수사를 총장에 대한 ‘압박 카드’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총장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는 게 검찰개혁은 아니다”라면서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장관이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MB, 9개월만에 구치소로… “나는 가둬도 진실 못 가둬”

    MB, 9개월만에 구치소로… “나는 가둬도 진실 못 가둬”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다.” 9개월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 이명박(79)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지난달 29일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2일부터 다시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7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출발해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검찰청사에서 5분가량 머물면서 신원 확인과 형 집행 고지 절차를 마친 뒤, 검찰이 제공하는 검은색 그랜저 차량을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날 오전부터 자택 앞과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 출입구 인근에는 수십명의 취재진과 경호인력,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치가 무너졌다”며 비난했지만 이날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별도 입장 표명도 없었다. 다만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를 통해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겨 내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전 자택을 찾은 측근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자택 앞에서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자택 인근에서는 지지파와 반대파 간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진보 유튜버들은 재수감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이명박 대국민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보수 유튜버들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의 접근을 막기 위해 동부구치소 12층에 있는 4평 남짓한 독거실을 사용한다. 앞서 2018년 3월 구속돼 지난해 2월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1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약 16년의 수형기간이 남은 이 전 대통령은 향후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빨간 마후라’부터 ‘n번방’까지… 삐뚤어진 호기심이 낳았다

    ‘빨간 마후라’부터 ‘n번방’까지… 삐뚤어진 호기심이 낳았다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10대 생각 없이 성 콘텐츠 쉽게 모방 경향 왜곡된 성인식·성범죄 묵인 풍토 고쳐야“일본 음란물을 따라 재미 삼아 찍었어요.” (10대 성착취물 ‘빨간 마후라’ 제작자 김모군, 1997년)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텔레그램 성착취 ‘프로젝트n방’ 운영자 배모군, 2020년)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의 10대 성범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괴물이 아니다. 10년, 20년 전에도 이름만 다른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성범죄는 통계상 청소년이 저지르는 흉악범죄 중 유일하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소년범죄 가운데 살인·강도·방화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성폭력은 2010년 2107건, 2014년 2564건, 2018년 3173건으로 늘었다. 청소년 성범죄는 집단 가해 형태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1990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10대 폭력서클 일당이 구속됐고 2004년 경남 밀양에서 고교생 40여명이 벌인 집단 성폭행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성범죄를 보는 사회의 왜곡된 시각은 고스란히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쳤다. 1997년 7월 ‘빨간 마후라’ 비디오는 영상 속 10대 피해자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범죄가 아닌 피해자의 문란한 일탈 정도로 여겨졌다. 비디오방에는 빨간 마후라 영상을 구하려는 어른들이 넘쳤고 각종 패러디물이 제작됐다. 1990년대 인터넷 보급과 함께 몸집을 키운 디지털 성범죄에서도 10대들은 성착취의 계보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비디오에서 PC통신, 소라넷, 웹하드, 카카오톡을 거쳐 텔레그램과 다크웹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성범죄의 제작과 유통에 가담한 10대 가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적발됐다. 성범죄를 주로 다룬 한 검사는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강하고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지 않아 자극적인 성 관련 콘텐츠를 쉽게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를 묵인하고, 왜곡된 성 인식을 공유하는 어른들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인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청소년의 성이 금기시되는 상황에서, 바르지 않은 경로로 여성이 성적 도구화되는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된다”며 “교화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기에 올바른 젠더 교육을 통해 이들이 소년범, 더 나아가서는 성인범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① 평범한 소년은 어떻게 범죄자가 됐나 서울신문은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범죄의 굴레에 갇히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6개월간 보호처분을 받은 79명의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소년범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건 국내 언론 사상 이번이 첫 시도다. 죄목은 절도, 폭력, 사기, 무면허 운전 등으로 다양했지만 소년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절대적인 가해자는 없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배제 속에 범죄를 되풀이했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또래의 세계에서 발을 빼지 못했다. 열여덟 가영이, 열아홉 재영이 그리고 열다섯 민혁이를 통해 소년범의 세계를 옮겨 적는다.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의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진짜 이름은 숨겼다. 인터뷰는 소년범 6호 보호처분 시설인 경기 양주 나사로 청소년의 집과 전북 고창 희망샘학교, 1호 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위탁하는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지소와 광주남부지소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차털이·조건사기·폭력··· 18살 가영이 “친구의 배신, 그 때부터 날 놓았어요” “차털이(문이 열려 있는 차 안에 있는 돈을 훔치는 것), 폭력, 절도해본 적 있고요. 아, 조건사기(조건만남을 위해 성매수남을 부른 뒤 돈만 빼앗는 것) 쳐봤어요. 이번엔 보호관찰 위반 때문에 왔고요.” 동그란 안경에 하나로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 말간 피부의 가영이가 무심하게 자신의 비행을 읊었다. 벌써 두 번째 6호 처분(아동복지시설 보호)이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닌데 원래는 긴 치마도 입었고 착한 애였어요. 엄마 말도 잘 듣고.” 가영이는 어색한 듯 웃었다. 비행의 시작을 묻자 미간을 찌푸렸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중 2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학교 친구들한테 술이랑 담배를 배우긴 했는데요, 걔네한테 배신당한 게 큰 충격이었어요. 그 이후로 저 자신을 완전히 놓아 버린 거 같아요.” 그 무렵 가영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 믿을 만하던 친구들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았던 게 시작이었다. “걔, 걸레래ㅋㅋ”, “순진한 척 하더니 뒤통수 쳤어” 친구들이 올린 일명 ‘저격글’(특정인을 공격하고자 올리는 글)은 꼬리표처럼 가영이를 쫓아다녔다. 학교에선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숨어 펑펑 울었고, 그런 학교가 싫어 꾀병을 부렸다. 외로운 마음에 페이스북으로 만난 친구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기 시작했다. 결국 자퇴했고, 각자 다른 이유로 가출한 친구들과 모여 모텔을 전전했다. 회복하지 못한 피해의 경험이 가영이에게 비행의 씨앗이 됐다. 서울신문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가영이처럼 학교폭력(11.8%)이나 가정폭력(17.6%), 기타 폭력(7.1%)의 경험이 있다고 말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가영이가 열 네살부터 지금까지 겪은 경험 대부분을 부모님은 알지 못했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의 78.5%도 주보호자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많은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주보호자(32.4%) 보다 또래 친구나 애인(44.5%)을 먼저 찾는다고 답했다.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문제가 해결되리라 믿지도 않았지만, 애초에 소년들은 문제를 덮거나 그 상황을 벗어나는 데 급급했다. 소년들의 18.2%는 생활에서 어려운 점으로 가족과의 갈등을 꼽기도 했다. 그런 부모에게 아이의 비행은 갑작스럽다. 처음 절도 혐의로 파출소에 간 가영이를 마주한 엄마는 울며 가영이의 뺨을 때렸다. 가영이는 그런 엄마에게 맞서 싸웠고, 자해를 시도했다. 가영이는 애초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였던 순간에 엄마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제가 늦둥이 막내딸이에요. 밖에서 괴롭힘 당했다고 하면, 아빠·엄마 마음 아프게 할까 봐, 말 못하고 밖으로만 돌았거든요. 근데 그 이후로, 엄마한테 더 큰 상처를 줬어요. 제가 뭐에 씌었었나 봐요.” ‘대출놀이’ 휘말려 금은방 턴 19세 재영이“학교도 보육원도 저를 내치기 바빴어요” 재영이는 지난해 금은방을 털었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정도의 비행은 했지만, 절도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는 재영이는 “제 삶이 좀 버라이어티하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대출놀이’의 보증을 잘못 선 게 화근이었다. 대출놀이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50%가 넘는 높은 이자로 되갚는 일종의 10대들의 고리대금업이다. “친구가 선배한테 빌린 원금이 70만~80만 원이었는데, 며칠 만에 250만원으로 불어 났어요. 친구는 당연히 튀었죠. 그랬더니 불똥이 보증 선 저한테 온 거에요. 친구는 전화를 안 받고, 선배는 ‘대신 갚으라’고 독촉했어요. 사정을 아는 또 다른 선배가 불러내 ‘돈 필요하지 않느냐.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금은방 털이를 시키더라고요. 반협박이었죠.” 대가는 혹독했다. 6호 보호처분 시설에 들어가자마자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자퇴하지 않으면 퇴학 처리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보육원에서 나고 자란 터라 대신 학교 문제를 처리해줄 보호자도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다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나름 명문고라서요, 저 같은 문제아가 있으면 학교에 먹칠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졸업장은 받고 싶었는데, 계속 선생님이 몰아붙이니까 퇴학당하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보호자라고 생각한 보육원도 등을 돌렸다. “보육원에서 저 같은 애는 감당 못 하겠대요. 새 쉼터 찾느라 퇴소가 늦어졌어요.” 재영이처럼 ‘부모와 선생님이 자신을 문제아 취급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각각 29.2%, 27.8%로 절반을 넘었다. ‘시설에서 무슨 생각이 가장 많이 났냐’고 묻자 한참 말이 없던 재영이는 휴대전화만 만지작대다가 입을 뗐다. “금은방 주인아저씨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저씨가 경찰서에서 ‘이런 애들 감방 넣어야지’라고 호통 치셨거든요. 계속 그 얼굴이 생각나요. 그 사람도 피해자잖아요.” 또래의 외면이 두려웠던 아이들사회가 외면해 다시 범죄 늪으로 10대의 세계는 노골적이다. 또래에게 힘으로든 돈으로든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 살 차이라도 깍듯하게 존댓말을 쓴다. 재영이처럼 말도 안 되는 선배의 차털이 제안도 거절하기 힘들다는 게 아이들의 공통된 얘기였다. 아는 선·후배가 많을수록 인맥을 잘 관리한 유능한 친구가 된다. 또래와 어울릴 때, 10대는 용감해진다. “처음엔 장난으로 ‘저거 훔쳐볼까?’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눈빛이 바뀌면서 이래요. ‘진짜 할래?’ 그때부터 걷잡을 수가 없는 거에요. 여기서 빼면 나약한 놈 되는 거에요”라는 재영이 말처럼 물러서면 또래 세계에서 밀려난다는 걸 10대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어울리다 보면 비행에 무뎌진다. 범죄 수법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험에 끌어들인다. 소년원을 다녀온 친구에게 차털이를 배웠다는 열다섯 살 민혁이는 한 번에 900만원도 벌어봤다. 친구들과 300만원씩 나눠 갖고 명품 옷을 사니 며칠 만에 다 썼다. 심심할 땐 턴 차를 운전해 친구들 드라이브도 시켜줬다. 승용차에 7명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 적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쓰릴’ 있었어요. 10대들이 무면허 운전으로 큰 사고 내는 기사 저희끼리도 다 보는데요, 전 안 죽을 거 같아요. 운전은 제가 잘 하거든요.” 아이들은 죄의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랑 노는 애들은 다 그러니까’다. ‘주변에 비행 경험이 있는 친구나 선후배가 많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55.7%에 달했다. 민혁이는 범행한 순간을 지금은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퇴소 후 친구들이 또 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하는 척하면서 그냥 재껴야죠. 완전히 거부하기 어렵다면….” 민혁이가 씁쓸하게 웃었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민혁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절반(33명) 이상의 아이들은 “친구에 휩쓸려 비행을 저지른 것이 후회된다”면서도 “보호처분 이후에도 관계를 끊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년에게 친구란 부모 이상의 친밀감과 안정감을 주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부모를 비롯한 사회 속 어른들이 소년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어려울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민혁이는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저 이미 나쁜 애로 찍힌 거 아닌가요? 사회 나가면 나쁜 짓 하는 애들한테 ‘내 꼴 안 나려면 정신 차리라’고 꼭 얘기할래요.”※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n번방의 괴물’ 10대가 문제?…‘빨간 마후라’ 때도 막을 기회 놓쳤다 [소년범-죄의 기록]

    ‘n번방의 괴물’ 10대가 문제?…‘빨간 마후라’ 때도 막을 기회 놓쳤다 [소년범-죄의 기록]

    10대들의 성범죄, 어른들의 죄는 없을까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일본 음란물을 따라 재미삼아 찍었어요.” (‘빨간마후라’ 제작자 김모군, 1997년)“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프로젝트N방’ 운영자 배모군, 2020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속 10대 성범죄자들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괴물’이 아니다. 20여 년 전에도 이름만 다른 비슷한 사건들이 줄곧 있었다. 성범죄는 청소년이 저지르는 흉악범죄 중 유일하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소년만의 문제로 축소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의 성범죄 발생빈도가 늘고, 수법이 진화하는 흐름 속에 10대 가해자가 있는 것임을 깨닫는 것이 해결의 출발점이다. 진화하는 성범죄, 진화하지 못한 단죄 최근 10년간 청소년의 흉악범죄 통계를 보면, 꾸준히 감소 추세인 살인·강도·방화와 달리 성폭력은 2010년 2107건, 2014년 2564건, 2018년 3173건으로 150% 급증했다. 특히 90년대 인터넷 보급 뒤 디지털 성범죄도 계속 몸집을 키워왔는데, 10대들은 그 성착취의 계보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빨간’ 비디오에서 PC통신, 소라넷, 웹하드, 카카오톡을 거쳐 오늘날 텔레그램과 다크웹에 이르렀다. 성범죄를 주로 다룬 한 검사는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강하고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지 않아 자극적인 성 관련 콘텐츠를 쉽게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특히 청소년 성범죄는 집단 가해 형태로 발생했다. 1990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10대 폭력서클 일당들이 구속됐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 고교생 40여 명이 벌인 집단 성폭행 사건, 2008년 대구 초·중학생 10여 명이 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 2013년 강원도 원주 초등학생 3명이 20대 지적 장애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 가해자 나이가 어릴수록 언론은 자극적 헤드라인으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그뿐이었다. 사회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가정과 학교에선 “우리 아이가 강간범일 리 없다”며 안일하게 대처했다. 청소년 비난하면서도 영상 유포하는 어른들 성범죄에 대한 왜곡된 사회의 시각도 고스란히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쳤다. 97년 7월 ‘빨간마후라’ 사건에서 영상 속 10대 피해자는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그 촬영물은 동의 없이 중·고등학교로 불법 유포됐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범죄가 아닌 문란한 일탈로 여겨졌다. 청소년을 비난하면서도 비디오방에는 빨간마후라 영상을 구하려는 성인 남성들이 넘쳤고 각종 패러디물이 제작됐다.이후 2000년대에는 초등학생들이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로 검거됐고, 2016년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 공유방을 운영한 15~19세 소년 19명이 대거 입건됐다. ‘n번방 사건’의 전초전들은 과거에도 수없이 있었던 셈이다. 왜곡된 성인식 바로잡고 묵인하는 ‘어른들’ 달라져야 이에 왜곡된 성 인식을 바로잡고 궁극적으로는 성범죄를 묵인하는 ‘어른들의 현실’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인숙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청소년의 성을 금기시하는 현실 속 소년들은 여성이 성적 도구화된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며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됐고, 결국 범죄로까지 이어졌다”면서 “교화가능성이 있는 청소년기 올바른 젠더 교육을 통해 이들이 소년범, 더 나아가서는 성인범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反추미애 커밍아웃’ 검사들 집단반발…임은정 “자성 목소리 먼저”

    ‘反추미애 커밍아웃’ 검사들 집단반발…임은정 “자성 목소리 먼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 비판하는 검사들이 늘면서 ‘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로 검사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저격하자 검사들의 반발심이 극에 달한 분위기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최재만(47·사법연수원 36기) 춘천지검 검사가 “나도 커밍하웃하겠다”면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는 100개가 넘는 지지 댓글이 달렸다. ‘커밍아웃’ 사태는 추 장관이 전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검사를 공개 저격한 일에서 비롯했다. 앞서 이 검사는 이프로스에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추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내용과 함께 검사 비위 사건을 다룬 과거 기사를 공유했다. 이 검사가 해당 기사 속 동료 검사의 약점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피의자를 상대로 인권유린적 수사를 벌인 검사라는 취지였다. 추 장관도 페이스북에 같은 기사를 공유하면서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평검사 ‘좌표 찍기’ 공세에 나서자 최 검사는 전날 오후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관님이 생각하시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입니까”라고 운을 뗀 최 검사는 “검사들은 결코 검찰개혁에 반발하지 않는다”라면서 “검찰개혁이라는 구실로 부당한 정치권력이 형사소추에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지고, 장관의 지휘권이 수차례 남발되고 검찰총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낙인찍은 검사들은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도 이환우 검사처럼 현재와 같이 정치권력이 이렇게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검사의 글에는 100여명의 검사들이 지지의 뜻을 밝힌 실명 댓글을 남겼다. “우리가 이환우다. 우리가 최재만이다. 우리도 국민이다”, “커밍하웃하면 구린 것이 많아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무도함과 치졸함, 치열함, 그리고 반민주적인 행태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듯 하므로 커밍아웃한다” 등이다.이날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46·30기)은 이프로스에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물타기’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애사(哀史)’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2007년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다스 차명재산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 사건이 공소시효 문제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면소 판결을 받은 것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잘못을 비판했다. 그는 “범죄자에게 책임을 따져묻는 검찰이 정작 정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성난 동료들이 많아 욕 먹을 글인 걸 알지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뤄지고 있는 이때에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쓴다”고 밝혔다. 이에 한 검사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달라”고 반발했다. 또다른 검사도 “검사들이 위 사건들이 아무 문제없이 처리됐는데 왜 그러냐고 성내는 게 아니지 않느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검찰개혁일 것인데 많은 검사들이 현재는 그 반대로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제도화되고 있다고 느껴 이토록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조두순 출소 직후 음주·아동시설 출입 금지…정부, 종합대책 마련

    조두순 출소 직후 음주·아동시설 출입 금지…정부, 종합대책 마련

    오는 12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를 앞두고 거주지 근처에 폐쇄회로(CC)TV 30여대를 증설하고 방범초소가 설치된다. 출소 이후에는 전담 보호관찰관을 두고 관할 경찰서에서 24시간 밀착 감시를 할 예정이다. 법무부·여성가족부·경찰청은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정세균 국무총리 지시에 따라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조두순 출소 전 필요한 법 개정과 출소 후 관리 방안, 피해자 지원과 지역 주민 안전 대책이 종합적으로 담겼다. 대책에 따르면 조두순 주거지 반경 1km 이내 지역이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된다. 폐쇄회로(CC)TV 35대가 설치되고 방범초소가 설치되는 등 범죄예방 환경이 조성된다. 조두순의 출소 전 거주지인 안산시 주민들의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경찰은 순찰 인력과 방범 시설물을 인근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기동순찰대와 경찰관기동대, 아동 안전지킴이 등 가용 경력을 활용해 가시적 순찰 및 등하굣길 안전 활동도 강화된다. 안산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3622대 수준인 폐쇄회로(CC)TV 수를 2배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조두순 출소 즉시 피해자 접근금지, 음주금지, 아동시설 출입금지, 외출제한 등 조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난 16일 수원보호관찰소 안산지소에서 특별준수사항을 추가 신청한 상태다. 현재는 성범죄자가 출소해 전자장치를 부착한 뒤 준수사항 적용을 신청할 수 있어서 실제 결정까지 통상 1개월 가량 공백이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 법무부는 조두순 출소 전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또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등을 개정해 신상정보 공개를 확대할 예정이다. 조두순은 출소 즉시 1:1 전자감독 대상자로 지정되고 관할 경찰서 대응팀을 운영해 24시간 밀착 감독이 이뤄진다. 원활한 관리를 위해 전담 보호관찰관과 경찰서 대응팀장 간 핫라인도 구축된다. 안산보호관찰소·안산단원경찰서·안산시는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피해자 안전을 위한 보호조치도 강화 대책도 마련됐다. 피해자가 동의 혹은 요청시 피해자 보호장치를 지급해 실시간으로 조두순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피해자 보호 전담팀도 운영된다. 피해자가 원하면 경제적·심리적 지원도 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조두순뿐 아니라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보호관찰관 188명 증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관계자는 “범정부 대책과 기관 간 협업을 통해 더욱 엄정하게 성범죄자를 관리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국정농단 수사 검사 “추미애, 朴 인사농단과 뭐가 다른가”

    국정농단 수사 검사 “추미애, 朴 인사농단과 뭐가 다른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에 참여한 현직 부장검사가 ‘추미애식’ 검찰개혁을 공개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이 본격화된 가운데 추 장관이 일선 검사를 저격하며 공세에 나서자 또 다른 평검사가 추 장관을 비판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한 분위기다.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 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소속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의 법무부 감찰관 파견 소식을 전하며 “왜 굳이 일선청 성폭력 전담검사를 소속청과 상의도 안 하고 억지로 법무부로 데려가려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파견 과정에 대해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면서 “인사 관련 사안을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건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씨 인사농단’ 느낌이 드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의욕과 능력이 넘치는 분들이 많은 대검 감찰본부에 그냥 (감찰을) 맡기는 게 어떤가 싶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옵티머스 및 채널A 강요미수 사건 관련 자료를 확보하며 감찰 절차에 돌입했다. 이날 추 장관이 수사지휘한 윤 총장 측근 사건 중 하나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검이 영등포세무서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추 장관과 평검사들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전날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검사는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환우 검사로 추정되는 검사의 비위 사건을 다룬 과거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최재만(47·36기) 춘천지검 검사도 “나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면서 “법무부는 정권에 순응하지 않는 검사들이 마치 검찰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최 검사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천 전 장관은 공교롭게도 2005년 사상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바 있다.한편 윤 총장은 이날 대전고검·지검을 격려 방문하고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 법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검찰, ‘배기가스 불법 조작’ 한국닛산 압수수색

    검찰, ‘배기가스 불법 조작’ 한국닛산 압수수색

    수입차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벤츠코리아에 이어 한국닛산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28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본 수입차업체 한국닛산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배기가스 조작 관련 수사는 지난 5월 환경부의 고발로 시작됐다. 환경부는 2012~2018년 닛산·벤츠코리아·포르쉐 등이 국내에서 판매한 경유차 14종 4만 381대에서 배출가스 프로그램이 불법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인증 취소, 리콜(결함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조치와 함께 검찰 고발이 이뤄졌다. 같은 달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닛산·벤츠코리아·포르쉐이 배출가스 장치를 조작한 경유 차량을 판매해 부당하게 이득을 봤다”면서 3개 법인과 대표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5~6월 세 차례에 걸쳐 벤츠코리아 본사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秋, 옵티머스도 지휘권 발동 가능성… 檢 “이게 외풍 아닌가”

    秋, 옵티머스도 지휘권 발동 가능성… 檢 “이게 외풍 아닌가”

    옵티머스 무마·보고 누락 여부 등 조사법무부 “국감서 감찰 언급 후속 조치”결과따라 尹 징계·직무정지 가능성까지‘예고된 수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옵티머스자산운용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것은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윤 총장은 앞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부장 전결 사항이라 보고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종합감사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감찰을 예고했다. 이날 지시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첫 감찰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추 장관은 이날 저녁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옵티머스 초기 수사 사건에 대한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 지시 사항을 공개했다. 추 장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유력 인사들의 로비에 의한 사건 무마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위임전결규정상 중요 사건으로 보고 또는 결재되지 않은 경위에 대한 조사도 주문했다.특히 추 장관은 이 사건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총장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를 파악하라고 했다. 당시 사건을 처리한 부장검사(김유철 현 원주지청장)가 윤 총장 청문회에 관여하고 대검 핵심 보직(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이동했으며, 사건 변호인(이규철 변호사)이 윤 총장과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변호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보고 여부와 관련해 윤 총장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어제 국감장에서 감찰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라면서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여부에 대해선) 문언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전날 여당 의원들은 종합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추 장관을 향해 옵티머스 초기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추 장관도 “이런 사건 정도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윤 총장)에게 보고됐을 것으로 능히 짐작이 된다”면서 감찰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감찰 지시 결정이 내려졌다. 2013년에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혼외자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채 총장은 곧장 사의를 표명하면서 실제 감찰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감찰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 검찰 내부에서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에서 수사 중인 옵티머스 펀드 사기·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번 감찰 지시가 지휘권 발동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감찰 결과에 따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로 이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검사징계법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는 장관이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징계 사유도 직무태만, 품위손상 등 요건이 까다롭지 않다. 더구나 법무부 장관은 징계 혐의자에게 직무집행 정지도 명령할 수 있다.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물론 총장에 대한 감찰도 자제돼 왔는데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이런 게 외풍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이쯤 되면 ‘여권 인사에 대한 수사를 못 하게 하려고 이러는 건가’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과거 형제복지원 사건을 하나하나 밝혀내지 못한 채 일부 범죄로만 기소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제라도 수사와 재판상의 과오를 바로잡는 것만이 피해 생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고경순 대검 공판송무과장)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에서 31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심이 열렸다.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는 이유로 지난 1989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형제복지원 원장 고 박인근씨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다시 판단을 해 보자는 취지다. 이날 법정 한편에는 이향직(49)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아내 이방울(40)씨가 있었다. 이 위원장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84년 형제복지원에 들어가 1987년 5월 폐쇄될 때까지 살았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피해 가출생활을 하던 중 아버지에게 붙잡혀 잠시 파출소에 맡겨졌던 게 화근이었다. 경찰은 “좋은 옷과 푸짐한 음식을 주고 학교도 보내 준다”는 거짓말로 회유했지만, 실제로 그가 마주한 형제복지원은 ‘한국판 아우슈비츠’였다. 박정희 정권 때 설립된 전국 최대 부랑아 수용시설인 부산 북구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3000여명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학대·성폭행·살인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7년째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이 위원장 곁에는 언제나 아내가 있다. 전국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할 때도, 대법원 앞에서 비상상고 심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할 때도, 피해자 모임에서도 두 사람은 늘 ‘세트’다. 서울신문은 지난 22일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아직 형제복지원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씨를 만났다. 생존자 가족이자 활동가로서 이씨가 느낀 피해자의 고통과 남은 과제에 대해 물었다. ●결혼하고 나서 툭툭 피해 사실 털어놔 -남편이 형제복지원 피해자라는 사실은 언제 처음 알았는지. “결혼하고 같이 살면서 툭툭 던지듯이 형제복지원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하더라. 밥을 먹다가도 ‘내가 있었던 형제복지원에선 김치에 고춧가루가 너무 없어서 세면서 먹었다’고 하고, TV 군대 예능에서 흙벽돌이 나왔는데 ‘저 사람은 1~2장 들기도 힘들어하는 걸 10장씩 지게에 지고 날랐다’고 하고. 그때는 내가 잘 알지 못하니까 ‘당신 힘들었겠다. 고생 많았네’ 이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그러다 실상을 알게 된 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신이 저런 데 있었던 거냐’고 막 눈물이 났다. 그때 심경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서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2013~2014년쯤 남편이 ‘진상규명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서명을 받고 다닐 건데 같이 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가족이기 때문에 형제복지원 피해를 더 잘 알았고, 그 트라우마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33년이 흘렀지만 형제복지원에서 보낸 3년은 지금까지도 피해자의 삶을 옥죈다. 매일 구타를 당했고, 또래 아이가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성폭행 피해를 입을 뻔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배고픈 아이들은 지네와 뱀, 흙덩어리를 주워 먹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이 위원장은 옛 기억을 떠올리면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했다. 이씨 역시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앞두고도 부부는 비상약을 먹었다. 이씨는 “나도 남편도 트라우마 때문에 언제 쓰러질지 몰라서 항상 붙어 다닌다. 서로 챙겨 줘야 한다”고 했다. -활동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촛불정국 때 태극기부대가 우리에게 인분을 뿌린 일이다. 당시 남편과 가방에 서명서만 잔뜩 챙겨서 무작정 광화문에 갔는데 생각보다 시민들 반응이 좋았다. 반면에 일부 태극기부대에선 엄청 욕하고 삿대질은 기본에 인분까지 가져와서 뿌리더라. 남편은 ‘무시하자’고 하는데 상처가 컸다. 추위는 견딜 수 있었지만 그 모멸감은….” -피해자들의 노력으로 지난 5월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최근 대법원에서 비상상고심도 열렸다. “처음에 활동을 시작할 때는 막연한 희망만 있었다. 하나하나 반응이 올 때마다 놀란다. 비상상고심도 한참 소식이 없어 대법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데 어느 날 직원이 와서 피켓을 찍어 가면서 ‘좋은 일 있을 거예요’ 그러더라. 그리고 얼마 안 돼 공판기일이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이 그만큼 열심히 해서 진전이 된 거니까 고맙다.” -비상상고심에서 특수감금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위원장) 부랑인 강제수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내무부훈령 410호 자체가 위헌이었다는 점을 이번에 대법원에서 밝혀 준다면 그걸 근거로 국가 상대 소송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소송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증거를 하나하나 찾아서 위법이 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부부 -이 위원장 인터뷰나 페이스북 글에서 ‘아내가 모든 활동을 함께 한다’고 강조하던데. “이 사람은 항상 그런다. 대법원 방청 때도 그렇고 형제복지원 피해자 자격으로 정치인이나 변호사를 만날 때 ‘나도 가도 되나’ 싶어 머뭇거리면 늘 ‘너도 가야지. 피해자 가족도 같이 들어가서 얘기 들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이 위원장) 우리 단체 이름이 피해자협의회인데 ‘피해자’라는 단어 속에는 피해 생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 사망자 유가족, 실종자도 다 포함된다.”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도 많을 것 같다. “저번에 부산역 앞에서 서명을 받는데 노숙인들이 와서 ‘나도 여기 있었다’고 막 그러더라. 남편이 가서 보니까 얼굴들이 다 낯이 익었다고 한다. 한 분은 남편 전화번호를 받아 가기도 했다. 과거사법이 통과된 것도 모르고 계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궁금하다고 하더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남편한테 ‘우리는 그분들에 비하면 호텔에 사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으니까 빨리 보상받고 남은 생이라 도 편하게 살면 좋겠다.” -가정을 꾸린 생존자들이 드물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분들이 대다수다. 경제적 어려움과 트라우마 때문에 가정을 꾸리기 힘들다고 하더라. 남편과 나도 모아둔 것 없이 신혼살림을 시작해서 단칸방과 반지하를 전전하며 힘들게 살았다. 결혼 전에 남편도 처음에는 나를 많이 밀쳐냈다. 당신 옆에 있어 준다는데,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래도 그때는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피해자들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 -어떤 점이 끌렸는지.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모습(웃음). 그 시절엔 ‘폰팅’이라는 게 있어서 전화로만 연락을 하다가 처음 만난 날 흰 티에 청바지 입고 안경 딱 쓰고 평범한 가르마를 해서 나왔는데 느낌이 좋더라. 나도 가정사가 좋지 않아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았는데 남편을 만나고 남편한테 기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바라는 건. “많은 이들은 ‘과거사법이 통과됐으니까 끝난 거 아니냐’고, ‘30년 전 얘긴데 아직도 해결 안 됐냐’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삶은 똑같다.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형제복지원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국가가 책임을 져서 남편이 아픔을 덜어내고 평범한 가족처럼 살고 싶다.” “(이 위원장)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잘못된 테두리를 만든 건 국가지만 우리한테 직접적으로 다가온 가해자는 부산시니까 부산시를 상대로 먼저 싸우고 싶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윤석열 응원 화환에… 진혜원 “징역1년감”

    윤석열 응원 화환에… 진혜원 “징역1년감”

    법무·검찰 수장의 충돌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보수 성향 시민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며 대검찰청 앞으로 보낸 화환 행렬까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윤 총장은 응원의 뜻을 생각하겠다고 했지만, 정권을 향한 원색적 비난이 담긴 화환을 두고 범여권의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날을 기점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 앞길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나날이 늘어 100개를 넘어섰다. 다만 해당 화환 상당수가 극우 유튜버 등이 보낸 것으로 문재인 정권을 향한 노골적인 비난이 담겼다. “물렀거라 문재앙”,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라”는 등의 문구까지 있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화환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세어보진 않았다”며 “그분들 뜻을 생각해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친여 인사들은 ‘부적절한 세력 과시’라며 비판에 나섰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든지 교통에 방해가 될 만한 물건을 도로에 함부로 내버려 두워서는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언급하면서 “윤 총장은 지지자들에게 받은 자기 소유물을 도로에 방치해놨는데 까딱하면 징역 1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날에도 “서초동에 대검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도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말하면서도 뭐가 뭔지 구분을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서초구청은 앞서 지난 8월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대검 앞에 설치된 보수단체 천막과 현수막을 강제 철거한 바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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