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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6 성공한 애플, 다음은 가상현실 헤드셋?

    아이폰6 성공한 애플, 다음은 가상현실 헤드셋?

    애플이 음악 플레이어와 스마트폰, 텔레비전을 넘어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현실 헤드셋은 3D 콘텐츠를 보다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기기로, 게임 뿐만 아니라 교육과 과학,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IT 기기다. 이미 삼성과 오큘러스 VR 등 업체가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에 뛰어든 상태며, 애플은 현재 가상현실 시스템용 애플리케이션 및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미국 IT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이 보도했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익명의 애플 측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가상현실 시스템의 프로토타입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이며 곧 테스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가상현실 헤드셋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지 고글 형태의 하드웨어를 제작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추측하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만약 애플이 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든다면 구글과 삼성, 그리고 오큘러스 리프트를 소유한 페이스북의 후발주자가 될 것”이라면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애플의 가상현실 헤드셋은 아마도 애플 전용 운영체제인 iOS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애플은 지난 해 12월 오큘러스 리프트와 비슷한 형태의 헤드셋 특허를 신청해 지난 9월 통과됐다. 당시 애플은 단순한 시청각 미디어용 고글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달 초 특수 3D 아이폰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나오기도 한 만큼, 애플이 새로운 IT시장에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로 해석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블랙프라이데이’ 직구족 U턴 작전

    ‘블랙프라이데이’ 직구족 U턴 작전

    해외 직구는 관세와 부가세, 배송료 등을 적잖게 지불해야 하지만 그만큼 할인율도 커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다.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연말 할인행사를 앞다퉈 당기고 있다. 직구 소비가 급증하면서 어느 해보다 블프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인 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날인 11월 28일부터 약 5일간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29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이 기간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상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 특히 고가의 정보기술(IT) 기기는 최대 80%까지 할인율이 적용되기도 한다. 국내 업계는 비상이다. 자칫하면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12월 실적을 해외 업체들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는 맞불 작전으로 반격에 나섰다. 업계는 직구족들이 선호하는 제품의 양을 늘리고 가격도 대폭 낮췄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주요 생활필수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땡스 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토이저러스 온라인몰(www.toysrus.co.kr)도 27일 재오픈하고, 기존 롯데마트몰의 아동관에서 판매하던 3300여개 품목보다 약 3배 많은 1만여개 품목을 취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백화점 상품을 최대 75% 할인 판매하는 ‘블랙세븐데이즈’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상품 가격 할인뿐만 아니라 할인 쿠폰, 카드사 청구 할인, 적립금 등의 할인 혜택을 이용하면 최대 9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몰들은 이미 지난주부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픈마켓 옥션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주말 제외)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는 ‘블랙 에브리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블프 시즌 소비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IT 기기와 TV는 물론 고가 패딩인 캐나다구스, 완구 레고 등 상품 100종, 3만점이 동원됐다. G마켓도 28일까지 해외 직구 상품을 중심으로 ‘슈퍼블랙세일’을 진행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이버대학 특집]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어학·국가기술자격증 가산점 최고 5점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스페인어, 아세안지역경영, 금융회계, 공공관리 모두 8개 학부에 대해 정원 내에서 신입학 683명, 2학년 편입 136명, 3학년 편입 1029명을 뽑는다. 전형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자기소개서 70%와 학업소양검사 30%로 선발한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원 동기나 학업계획 등을 포함해 성의 있게 작성하는 게 좋다. 학업소양검사는 학업을 위한 준비도와 기초 능력을 객관식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1회 응시를 원칙으로 하며 제한시간 60분 안에 30문항을 풀면 된다. 어학 성적이나 국가기술자격증 보유 시 최고 5점을 가산점으로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는 이중 학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다니고 있더라도 입학할 수 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국내 최다 외국인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 학생 감동팀을 별도 운영하는 등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2004년 개교 이래 국내 사이버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원클릭원스톱(One Click-One Stop) 헬프데스크로 연중 무휴 24시간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의 (02)2173-2580, 웹사이트(www.cufs.ac.kr/adms).
  • [사이버대학 특집] 한양사이버대학교, 자동차IT융합공학과 특성화 사업 개설

    한양사이버대는 26개 학과(부)에서 신입학 2000명, 2학년 편입 469명, 3학년 편입 1885명을 모집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발표한 ‘2013년도 사이버대학 특성화 사업’ 지원 대학으로 선정돼 ‘자동차IT융합공학과’를 국고 지원받아 특성화 사업으로 개설했다. 올해도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부동산도시미래학부 디지털건축도시전공이 교육부 특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이 학과의 우수 입학생에게 장학금이 지급된다. 한양사이버대는 2002년 개교 이후 한 번도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고 같은 등록금을 고수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학과 달리 자신이 수강하는 학점에 따라 등록 금액이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장학금이 다양한 계층에 고루 지급될 수 있도록 직장인 및 주부, 실업계 고교생, 어학성적 우수자, 위탁기업 재직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새터민, 성적우수자 등 대상이 폭넓게 적용된다. 일반입학전형 외 산업체 위탁전형, 군·중앙부처공무원 위탁전형, 재외국민 및 외국인전형, 북한이탈주민전형, 특수교육대상자전형 등 다양한 특별 전형도 있다. 문의 (02)2290-0082, 웹사이트(http://go.hanyangcyber.ac.kr).
  • ‘효성의 도전’… 탄소 클러스터에 1조 쏟는다

    ‘효성의 도전’… 탄소 클러스터에 1조 쏟는다

    효성이 2020년까지 총 1조 2000억원을 들여 전북 전주 완산구에 ‘탄소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국내 탄소섬유 개발과 제작의 메카가 될 탄소 클러스터를 통해 효성은 2030년까지 관련 시장 매출을 10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맞춰 이런 내용의 탄소섬유 사업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탄소섬유는 원사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를 말한다. 철과 비교하면 무게는 4분의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하는 신소재다. 게다가 부식이나 열에도 강해 철을 대신할 수 있는 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항공기나 전투기, 미사일 등의 방위산업과 고가 자동차 외장재(선루프, 후드, 도어) 및 새시, 공기 없는 타이어, 풍력 터빈 날개, 건축용 빔, 교량, 선박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골프채, 테니스 라켓 등에도 쓰이며 최근에는 인공장기 소재로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연구 중이다. 그동안 탄소섬유 시장은 30여년간 일본과 미국 업체가 사실상 독점해 왔다. 1위 업체인 일본 도레이(32%)에 이어 데이진(12%), 미쓰비시레이온(9%), 미국 SGL그룹(8%) 등이 전 세계 수요의 절반 이상을 공급했다. 하지만 탄소섬유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경쟁이 점점 가열되는 상황이다. 효성은 10여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2011년 고성능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철을 대체할 수 있는 T700급으로 지난해 5월부터 전주공장에서 상업 생산을 하고 있다. 효성은 독자 개발한 고성능 탄소섬유 ‘탄섬’을 최근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인트라도에 차제 골격 및 지붕, 사이드 패널용으로 공급했다. 현재 전주공장에서 연간 약 2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 중인 효성은 2020년까지 생산량을 지금의 7배인 1만 4000t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탄소섬유 세계시장은 현재 20억 달러 규모다. 하지만 연평균 12% 성장해 2030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자칫 투자가 늦어지면 늘어나는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고 판단돼 보다 과감하고 빠른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1차 투자가 완료되는 2020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의 직접 고용 효과는 1000명, 관련 산업까지 포함해 6000명에 달하는 고용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직접 매출액은 3조원, 지역 내 파생 효과로는 10조원을 예상한다. 또 2030년까지는 이를 다시 100조원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은 이 밖에 중소기업 벤처 창업 펀드에 200억원, 탄소밸리 매칭펀드(전북도와 공동)에 100억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정보기술(IT) 지원에 120억원, 창업보육센터에 30억원 등 총 4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이버대학 특집] 서울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 등 19개 전 학과 특성화

    서울사이버대는 인문계열, 사회계열, IT·예술계열 3개 계열의 19개 학과·전공에서 신입학 1770명, 2학년 편입학 487명, 3학년 편입학 1966명을 선발한다. 적성평가(학업준비도검사) 40%, 학업계획서 60%로 평가한다. 올해 신설한 음악학과를 포함한 6개 학부 19개 학과(전공)가 모두 특성화 학과다. 대표 학과인 사회복지학부와 심리상담학부는 가장 많은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올해부터 학부-전공제로 개편된 사회복지학부는 기존 3개 전공에서 5개 전공(사회복지 전공, 복지시설경영 전공, 아동복지 전공, 청소년복지 전공, 노인복지 전공)으로 확대했다. 2개 이상의 복수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학부 공통활용 전공을 통한 학제 간 연계 교육을 제공한다. 사이버대학 중 유일하게 학생맞춤형 1년 4학기 제도를 운영한다. 직장인, 위탁생, 학교사랑 등 40여종에 이르는 장학제도를 갖췄다.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 혜택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가족 단위의 재학생들을 위해 가족장학제도를 운영한다. 재학 중인 가족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에게 입학 첫 학기부터 매 학기 등록금 25%를 감면받을 수 있다. 문의 (02)944-5000, 웹사이트(apply.iscu.ac.kr).
  • 왜 한국의 직장인들은 ‘未生’인가

    왜 한국의 직장인들은 ‘未生’인가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tvN 드라마 ‘미생’에서 김동식 대리가 장그래에게 한 말이다. 드라마 속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은 업계 최고의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원 인터내셔널’은 대한민국 직장의 축소판이다. 장그래와 김 대리, 오 과장 그리고 대한민국의 직장인은 모두 ‘미생’(未生·완성되지 않은 존재)이다. 인사관리와 노동 전문가들에게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이 왜 ‘미생’일 수밖에 없는지 물었다. ‘미생’ 속 인물들은 자신이 넘어야 할 문턱이라며 묵묵히 감내하지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진단과 해법은 개인이 아닌 우리나라 직장의 구조적 문제들로 수렴하고 있다.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은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이지만 인턴 기간을 거친 뒤에야 정규직을 얻었다. 이들은 인턴 기간 필요하다면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경쟁을 벌였고, 끊임없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졸 학력의 장그래는 2년 계약직이라는 문턱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이 같은 채용 절차는 1990년대 중반에 시작돼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됐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기업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노동시장도 유연해졌고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들을 임시직으로 채용해 옥석을 가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개월에서 수년을 투자하고도 정규직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젊은이들의 삶을 출발부터 불안하게 만든다. 김 부장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쉽게 늘지 않는 만큼 노동시장이 유연하면서 사회적 안전망도 갖춰진 ‘플렉시큐리티’(flexecurity)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입들에게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기대와는 달리 잔심부름과 허드렛일만 떠맡기 때문이다. 장백기는 선임인 강 대리에게 사업 기획안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건 “기본부터 배우라”는 꾸짖음과 잡다한 서류정리 업무였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신입교육 관행을 지적한다.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9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신입사원들은 과거의 신입사원보다 역량이 높지만 이전 세대는 여전히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는 도제식 교육을 선호한다”면서 “반면 장기적·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갈 줄 알던 이전 세대의 장점은 신세대에서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장백기에게는 그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강 대리가 있지만, 그런 ‘좋은 멘토’에게만 의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김 연구원은 “신입사원들이 팀 단위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팀워크와 기본기도 배울 수 있도록 설계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입에서 대리, 과장에 이르기까지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을 짓누르는 건 “열심히 일해도 돌아오는 게 없다”는 좌절감이다. 한석율의 선임인 성 대리는 한석율이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인 양 과장에게 보고했다. 대리는 신입사원의 공을, 부장은 과장의 공을 빼앗는 ‘갑을관계’가 만연해 있다. 노용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과주의가 가져온 부작용”이라면서 “개인이 팀이나 상사에게 공헌해도 인정을 해주고 개인보다 팀 단위의 성과를 반영하는 식으로 성과주의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3팀의 오상식 과장은 상사맨으로서의 역량과 후배들 사이에서의 평판 모두 좋다. 그러나 ‘사내 정치’에 서투른 탓에 승진과 거리가 멀다. 성숙되지 않은 성과주의가 촉망받는 인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박종식 과장은 1억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을 정도로 뛰어난 상사맨이었다. 그러나 높은 성과를 이뤄도 공은 상사들이 챙기는 모순 속에서 박 과장은 언젠가부터 뒷돈을 챙기기 시작했고, 비리 사원으로 전락했다. 서울의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박 과장의 에피소드에 대해 “드라마인 탓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성과주의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되는 제도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 개인의 단기적 성과를 넘어 조직의 장기적 성과를 위해 협력하는 신뢰와 팀워크가 구축돼야 하며 이 같은 인프라가 없이 개인의 성과에 대한 보상만을 강조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삼성전자 합격자 비율과 인문학의 죽음

    [이태동 鐘樓에서] 삼성전자 합격자 비율과 인문학의 죽음

    최근 있었던 삼성그룹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합격자 발표에서 삼성전자 합격자의 85%가 이공계이고 호텔업계를 제외하고는 인문계 합격자가 거의 없었다는 소식은 인문계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은 물론 인문학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채용 문제는 다른 대기업 입사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교육에도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은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되기 어렵다. 인문계 졸업자들에게 취업이 어렵게 되면, 아무리 적성과 잠재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불확실성 때문에 인문학 분야를 지망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소설가인 C P 스노가 그의 저서 ‘두 문화’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열역학 제2 법칙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처럼 인문학 분야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없으면 학문은 발전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10여년 전부터 대학에 인문학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역대 정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학의 인문학 연구와 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또 하나의 후진적인 ‘냄비현상’만을 보여 줬다. 21세기의 대학은 중세시대처럼 사회와 동떨어진 상아탑으로만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은 눈에 보이는 사회의 기능적 요구만을 충족시키는 직업훈련소가 아니라 내일의 사회 구성원들을 성숙한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교육의 장(場)이다. 지금 우리의 경우처럼 대학이 대학의 정신이자 뿌리이며 인간의식과 인간가치를 위한 필수적 학문인 인문학을 추방한다면 사회의 어둠을 밝혀 주는 지적인 등불을 상실하게 됨은 물론 미래를 여는 순수한 진실과 비전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인문학은 산업사회에 필요한 톱니바퀴 같은 인간형을 양성하지 못해 가시적인 부를 가져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들의 성숙한 인격 형성을 위한 지적 재산은 물론 사회문화를 위한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기업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수익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의미에서도 인문학 분야의 인재 고갈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인문계 출신 채용에 좀 더 관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헨리 뉴먼이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말했듯이 지식의 모든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인문학은 과학과 다른 실용적인 학문의 추구와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케플러는 우주에 존재하는 것으로 상상한 다섯 개의 규칙적인 입체에 대한 플라톤의 가설을 바탕으로 태양계의 운행 법칙을 발견했고 원자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는 물리학자가 되기 전에 고전 문학자였다. 스티브 잡스가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의 아이콘 역할을 하며 아이팟 등의 단순한 다자인으로 지구촌 사람들에게 세련된 미학적 충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리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선불교에 입문해서 정신적인 수련을 한 결과라고 한다. 현대는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인문계 전공학생들도 복수전공으로 이공계 과목을 택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삼성그룹이 작년 상반기부터 인문계 신입 사원을 뽑아 6개월간 960시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켜 SW 전문가로 배치하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함은 물론 대졸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인문계의 차별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도 살고 대학 정신의 뿌리인 인문계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실용적인 학문에만 투자하고 상상력과 인간 교육에 필요한 인문학을 고사(枯死)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그것은 멀리 보아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서강대 명예교수
  • [경제 블로그] 사외이사제 수술… 모범 규준 될까

    금융위원회가 사외이사 제도를 뜯어고치겠다며 지난 20일 발표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임기가 1년으로 줄어든 만큼 사외이사들이 자리 보존을 위해 지금보다 더한 ‘거수기’가 될 수도 있고, 당국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금융 당국은 ‘읍참마속’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선배(퇴직 관료)들을 쳐낸 것”이라고 항변합니다. 경영, 회계 등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외이사를 맡도록 ‘장벽’을 쳐 놨으니 실무 지식이 없는 교수, 공무원이 판치는 사외이사 제도의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자평합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회의에서 “앞으로 나는 뭐 먹고 살아?”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답니다. “인력 풀(pool)이 되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국은 이 제도 덕에 앞으로 ‘퇴직 금융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인력 구조조정 등 일찍 자리를 떠난 금융권 실무 경험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권의 말은 좀 다릅니다. 금융사를 떠난 지 2년이 안 됐거나 해당 금융사에 1억원 이상 거래가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가 안 되는데 이런 수십 가지의 결격 사유를 다 따지다 보면 대상자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금융사 직원들의 업무량만 폭주할 것이란 자조도 나옵니다. 가뜩이나 ‘은행 혁신성 평가’까지 당국에 내놔야 하는데 이제는 사외이사 추천 사유부터 활동비 내역, 재평가 등의 공시 항목이 산더미 같다고 합니다. 당국은 “그만큼 사외이사들이 망가졌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물론 사외이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공시 목록이 대폭 늘면 투명성 제고는 될지 몰라도 개별사의 운영과 관련된 자율성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독립성을 잃고 정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특히 규준에 맞추려고 형식적인 공시를 하다 보면 현실을 왜곡하거나 표면적인 보고만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외이사 평가를 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외부 기관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일감이 몰리면 그 평가기관에 누가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될 수도 있지요. 또 다른 ‘옥상옥’이 생겼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정말 ‘모범적’인 규준을 만들기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회계 경험 없는 교수·공무원 사외이사 못한다

    금융·회계 경험 없는 교수·공무원 사외이사 못한다

    “특정 전문직이나 직업군이 (금융회사) 사외이사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자기 권력화’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서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분들도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0일 금융발전심의회 모두 발언에서 작심한 듯 금융회사 사외이사에 대해 일갈을 날렸다. ‘마지막 경고’에 버티기로 일관하던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이날 오후 늦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동반 사퇴를 불러온 극심한 내분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해 이들도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금융위는 이날 사외이사 문제에 초점을 맞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발표했다. 우선 사외이사의 진입 문턱을 높였다. 이를 위해 ‘금융, 경영, 회계 등의 분야 경험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자격 조건을 달았다. 주로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리스크 관리·보상 등)마다 금융사 현장 경험이 있는 인물을 한 사람 이상 배치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현 사외이사의 50% 이상은 학계 출신이다. 결국 금융권을 포함해 여러 직군, 직종의 전문가들로 사외이사진을 짜라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같은 학교, 동일 직군 쏠림 현상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기도 은행의 경우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제2금융권은 현행 3년 그대로다. 1, 2금융권 모두 최대 5년까지 할 수 있다. 2개사 이상 사외이사 겸직도 금지된다. 지금까지는 상법상 기업 2곳까지 겸직할 수 있어 금융사 2곳에서 사외이사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감시와 평가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사외이사에 대해 매년 자체 평가를 하고 2년마다 별도의 외부기관 평가를 받도록 금융회사에 권고했다. 금융회사는 매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사외이사의 선임 사유, 활동 내역, 개인별 보수, 평가 결과도 소상히 밝혀야 한다. 이 밖에 자회사인 은행 등에 대한 금융지주사의 역할과 책임도 커진다. 지주사가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둬 그룹의 보상정책이나 체계 등을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고경영자(CEO) 공백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CEO 퇴임과 사고 등 부재에 대비한 경영승계 계획도 이사회 상시 업무에 넣기로 했다. 이 모범 규준은 전체 465개 금융사 가운데 직전 연도 말 회계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인 118곳에 적용된다. 금융위는 업계 의견 수렴 뒤 최종안을 확정해 다음달 1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사외이사에 대한 금융 당국의 영향력만 강화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관치라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연임 요건 등 모범 규준 내용 자체가 모호하고 자의적인 소지가 많다”면서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만 늘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은행권 과장은 “지주사 산하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라는 것이 결국 자회사 CEO의 경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각종 공시 내용을 강화하는 것도 지원 부서의 업무량만 높이다 끝날 공산이 크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이경재 의장은 이날 “21일 윤종규 신임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과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사외이사들의 연쇄 사임은 물론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사외이사의 사퇴 거부에 ‘분노한’ 금융위가 정례 회의에 LIG손해보험 인수 안건을 올리지 않아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도시와 지방, 영어교육격차를 해소하는 해법은?

    도시와 지방, 영어교육격차를 해소하는 해법은?

    지난 19일, 미국 백악관에서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100명 이상의 교육감들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정책인 ‘ConnectED(Connect Education)’ 즉, 디지털러닝에 관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날 던컨(Arne Duncan)미연방교육부장관은 “일주일 24시간 언제 어느 때라도 도시나 외곽지역, 네이티브 인디언지역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배움의 기회와 지식을 쌓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의ConnectED교육정책은 한국과 싱가포르에 자극을 받은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이다. 이는 미국 학교와 도서관 등에 4조원 이상을 투입해 디지털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첨단기술과 수준 높은 교육을 결합하여 지역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으로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들 중 우수사례로 꼽히는 텍사스 주 교육청이 예산을 투입해 주 전체 공립학교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영어교과과정 ‘Texas Success Initiative(www.texassuccess.org)’의 아이스테이션과 대구경북영어마을이 지난 13일, 교육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간 영어교육 격차해소에 이바지할 것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국내 일반인들에게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이스테이션 코리아(www.istationkorea.co.kr) 관계자는 수동적인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아닌 자기주도형 개인수준별 학습으로 가정에서만 주당 10시간 이상 학생 스스로 교육받고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며 이미 교육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합리적인 교육비로 많은 학생과 지역기관에서 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급식와 누리과정과 같은 복지사업으로 인해 교육사업 예산이 축소되면서 영어 원어민 강사가 급감하는 등 지역에 따라 영어교육 전반에 예산집행의 차질이 예상된다”며 “이에 학부모들의 교육 기대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영어노출 환경을 조성하고 선진 교육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도시와 지방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등 실질적인 영어 교육 향상에 이제 목표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重·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차질

    삼성重·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차질

    24조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진행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됐다. ‘무리한 합병’이라고 판단한 기관투자자 등 대주주의 반대와 이를 반영한 주가의 추가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합병무산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도 일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그동안 추진해온 양사의 합병 계약을 해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17일 주식매수청구를 마감한 결과 주주들이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총 1조 6299원(삼성중공업 9236억원+삼성엔지니어링 7063억원) 수준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식회사가 합병이나 영업양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해달라’고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1일 합병 추진을 발표하면서 주식매수 청구액이 각각 9500억원(당시 주가총액의 15.1%)과 4100억원(〃16.0%)을 넘어서면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결국 삼성중공업 측은 해당 한도를 넘지 않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한 금액이 7063억원으로 당초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넘어섰다. 불안한 조짐은 지난달 말 양사의 주총에서 시작됐다. 대주주인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가 합병에 반대하거나 기권하는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들까지 사들였던 주식을 내놓으면서 합병 발표 당일인 9월 1일 최근 3개월 사이 고점을 찍었던 양사의 주식 가격은 내리막을 탔다. 이에 삼성중공업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높이려 했지만 결국 공개매수가인 주당 2만 7003원을 지켜내지는 못했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단 앞으로 합병을 재추진할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두 기업의 합병 무산은 삼성이 지난해 말부터 그룹차원에서 추진해온 사업재편 및 계열분리의 첫 실패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업재편의 방향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의 후계구도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분리돼 3남매에게 승계되면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 등 주력 부문, 이부진 사장이 유통·레저·서비스 부문,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 부문을 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중공업·건설 부문의 경우에는 세 명 중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아 이 부문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후계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조선·엔지니어링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온 만큼 앞으로 다른 방식으로 합병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은 중복사업 정리와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인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이 같은 차원에서 추진됐기 때문이다. 다만 오너 일가의 지분 문제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 모두 오너 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는 계열사이고, 삼성의 기본 순환출자 고리에도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통제강국 中, 인터넷 대회 열었다?

    중국 정부가 19일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세계 인터넷 대회’를 개최하자 국내외에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인터넷 통제로 악명 높은 중국 정부가 자유와 소통의 상징인 인터넷 관련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다.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세계가 인터넷을 함께 이용·관리하자는 의미인 ‘공향공치’(共享共治)다. 인터넷 안전 등이 세부 주제로 논의된다. 국제앰네스티 측은 “중국이 이 같은 대회를 만든 것은 자국의 인터넷 통제 관리 시스템을 세계에 적용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당국이 자체 인터넷 방화벽인 일명 ‘만리장성’을 가동해 차단하는 역외 사이트는 수천 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BBC 중문망은 “중국은 대규모 감시단을 가동해 인터넷을 극도로 통제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상에서 공직자 재산 공개 운동을 벌이던 민주화 인사나 위구르인들의 불만을 피력한 일함 토티 교수 등이 투옥된 게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관영 언론들은 이번 대회에 알리바바의 마윈(馬云) 회장,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弘) 대표,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회장 등 중국 주요 인터넷 업계 최고경영자(CEO)들뿐 아니라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업계 지도자들이 총출동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이날 현재 대회 참석을 확정한 해외 IT 업계 CEO는 미국 퀄컴과 영국 링크드인 정도여서 세계 대회라는 이름이 무색하다고 보도했다. 대회 취재를 허가받은 600여명의 언론인 가운데 외신 비율도 100명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현장형’ 선우영석 2인자… ‘소통형’ 이상훈 뚝심 돋보여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솔그룹] ‘현장형’ 선우영석 2인자… ‘소통형’ 이상훈 뚝심 돋보여

    한솔그룹의 2인자는 그룹 경영의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경영인 선우영석(70) 부회장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한솔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해외부문, 기획 등을 거친 삼성맨 출신이다. 선우 부회장은 삼성물산 시절 캐나다 몬트리올, 미국 뉴욕지사 등에 근무하며 국제적인 안목을 넓혔다. 그는 한솔그룹 설립 초창기 대외업무의 틀을 마련하고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그 결과 한솔제지는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지 4년이 되지 않은 1995년 국내 제지업체 최초로 1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5억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선우 부회장은 전형적인 현장형 CEO로 꼽힌다. 조정자로서의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한솔제지가 외국계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출범시킨 팬아시아 페이퍼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각기 다른 입장과 문화를 가진 한솔, 노스케스코그, 아비티비 등 3개사 사이에서 탁월한 조정능력을 보였다. 한솔의 핵심사업을 맡고 있는 이상훈(62) 한솔제지 대표이사는 화학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뒤 LG케미컬, 한국바스프 화학·무역사업부문 사장, 태광산업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조동길 회장이 제지업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던 이 대표를 발탁한 것은 화학업계에서 그가 보인 탁월한 경영 능력과 꾸준한 뚝심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솔제지가 진행하고 있는 ‘행복나눔 115운동’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 한 주에 한 번 착한 일을 나누고, 한 달에 한 권씩 좋은 책을 공유하고, 하루에 다섯 번 주위에 감사를 나누자는 운동이다. 한솔홈데코 고명호(62) 대표이사는 단국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인사부장을 맡았다. 한솔개발 영업·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한솔홈데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고 대표는 특히 재계, 언론계 등 사회 전분야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방대한 인맥을 자랑한다. 한솔홈데코에 부임한 이후에는 3년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한양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한솔케미칼 박원환(60) 대표이사는 정통 한솔맨이다. 평소 직원 복지 향상과 업무 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안광일(56) 한솔개발 대표이사는 한솔의 리조트 사업 분야의 역사로 불린다. 한솔개발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줄곧 한솔개발에만 몸담아 왔다. 특히 ‘오크밸리의 작은 나무 한 그루까지도 그릴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리조트 사업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민병규(59) 한솔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삼성그룹과 제일제당, CJ 등을 두루 거쳤다. 재계의 대표적인 물류통으로 알려진 민 대표는 대표를 맡은 직후 사명을 한솔CSN에서 한솔로지스틱스로 변경하는 등 회사 전반에 걸친 혁신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솔그룹 경영기획실 이재희(51·부사장) 실장은 IMF 사태 이후 격동의 시절을 보낸 한솔그룹에서 조동길 회장을 꾸준히 보좌해 온 그룹의 실세로 평가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엘론 머스크 “AI 로봇, 5년 안에 인류에 중대 위험”

    엘론 머스크 “AI 로봇, 5년 안에 인류에 중대 위험”

    어쩌면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 존재는 소행성 같은 자연이 아닌 인간이 만든 로봇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진 엘론 머스크(42) 회장이 인공 지능 개발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머스크 회장은 한 미래학 사이트에 게재한 글을 통해 "AI(인공 지능) 기술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면서 "5년 혹은 최대 10년 안에 (인류에게) 중대한 위험을 줄 일이 실제 벌어질 수 있다" 고 경고했다. 머스크 회장의 이같은 경고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6월에도 머스크 회장은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장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끔찍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번 글은 지난 인터뷰에서의 주장보다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5~10년이라는 기간까지 명시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머스크 회장은 이 글을 게재한 직후 갑자기 글을 삭제해 그 배경을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들이 이렇게 머스크 회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하는 것은 그가 공상과학을 현실화하는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자 결제 시스템 업체 ‘페이팔’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된 머스크 회장은 전기자동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CEO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머스크 회장이 인공지능 분야를 최근들어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올해들어 세계 IT 공룡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급속히 늘리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구글은 영국 신생 AI 회사 ‘딥마인드’를 4억 달러(약 4400억원)에 사들였으며 머스크 회장 역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미국 AI 회사 ‘비카리우스’에 4000만 달러(약 44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이에대해 머스크 회장은 “단순히 돈 벌려고 투자한 것이 아닌 신기술에 계속 시선을 두기 위한 것” 이라면서 “비카리우스의 최종 목적은 인간처럼 생각하는 컴퓨터인데 터미네이터 같은 재앙적인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계의 창] 세계는 지금 ‘전자결제 전쟁’

    그동안 은행업계가 독식하다시피 해 온 ‘결제 비즈니스’의 아성에 다른 업계가 도전하는 것은 비단 일본의 일만은 아니다. 인터넷·모바일 결제 시장의 영역이 급속히 넓어지면서 전 세계는 ‘전자결제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애플이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다. 신용카드를 아이폰에서 선택한 뒤 결제 단말기에 아이폰을 대고 지문 인증 버튼만 누르면 결제가 된다. 애플은 대형 카드 발급사 6곳과 3대 주요 신용카드 네트워크(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손잡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미국 1만 4000개의 맥도날드 점포 중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비율이 50%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나온 지 3주일 만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같은 날 중국 언론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애플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내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플페이는 곧 한국에도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역시 ‘알리페이’라는 자신들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알리페이는 자판기, 상점 등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투자도 가능하다. 지난해 6월 머니마켓펀드(MMF)와 비슷한 개인금융상품 ‘위어바오’를 출시했는데, 알리페이 계좌에 남은 돈을 투자하면 6%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알리페이는 8억 2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손꼽히는 텐센트 역시 2012년 간편 전자결제 시스템 ‘텐페이’를 운영하고 있고, 페이스북도 유럽 전역에서 사용 가능한 전자 화폐 발행을 위해 아일랜드 중앙은행으로부터 전자화폐 발행 기관으로 인정받는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신용카드 같은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별도의 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가상 지갑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잇따라 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연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시작한 전자지갑 서비스 ‘삼성월렛’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옐로페이’의 송금 기능을 더하는 방식이다. 다음카카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전자결제 전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통영함 비리’사건의 전말과 마녀사냥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통영함 비리’사건의 전말과 마녀사냥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간주한 뒤 사정당국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를 중심으로 감사원과 국세청, 관세청, 경찰, 군 검찰부와 기무사령부 등 관계 기관의 최정예 수사 인력이 총동원되어 검사장급 간부를 단장으로 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이번 수사가 1990년대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처럼 ‘제2의 율곡비리’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산비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정당국의 대대적인 수사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세월호 참사라는 계기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해군은 가용 함정과 구조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신형 구조함 통영함이 방산비리에 연루되어 전력화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구조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자, 일부 언론이 ‘방산비리 때문에 구조함이 투입되지 못해 우리 아이들이 죽었다’는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보도는 전 국민을 분노케 했고, 여기서 시작된 분노는 실제로 부정을 저지른 실무자들은 물론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애꿎은 사람들까지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세월호 구조 현장에 통영함이 가지 못한 진짜 이유 무려 476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고, 300여 명이 넘는 승객이 침몰하는 선체 안에 갇히는 전대미문의 끔찍한 참사가 발생하자 해군은 대북 경계 작전에 투입 중인 전력을 제외한 모든 전력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구조활동 지휘본부 역할을 담당할 대형 수송함 독도함을 비롯해 구조함은 물론 고속정과 호위함, 구축함 등 전투용 함정까지 사고 해역으로 급파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군은 시험평가 단계였지만 아직 정식으로 인수하지 않은 통영함 투입도 준비했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1차장이 해군참모총장 명의의 공문을 전결해 대우조선해양,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에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즉각 파견할 수 있도록 투입 준비 지시를 전달했고, 방위사업청의 요청으로 해군과 방위사업청, 대우조선해양 3자 간 ‘인수 전 통영함 사용에 관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해군이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투입하려 했던 것은 일부 언론 보도처럼 선체고정음탐기(HMS : Hull Mounted Sonar)나 수중무인탐사기(ROV : Remotely Operated Vehicle)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HMS는 수중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음파탐지기이기 때문에 구조대가 세월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는 필요 없는 장비였고, ROV는 사고 해역의 조류가 너무 강하고 시계가 불량해 투입이 불가능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해역에는 4월 21일과 5월 25일 미국 최고의 수중무인탐사업체 비디오레이(Video Ray)가 투입되었으나,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을 정도로 사고 해역의 수중 환경은 ROV를 운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해군이 통영함을 구조 작전에 투입하려 했던 것은 HMS나 ROV 때문이 아니라 챔버(Chamber) 때문이었다. 세월호 생존자 수색 작전은 거센 물살 때문에 장비 대신 사람이 목숨을 걸고 조류와 싸워 가며 선체에 진입해야 하는 작전이었고, 잠수사들은 30~40m까지 잠수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였다. 바다에서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씩 수압이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잠수사들 체내에서는 높은 압력으로 인해 질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녹아들면서 잠수병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깊은 수심에서 급격하게 부상해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폐 속의 공기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폐 조직이 파열돼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잠수사들은 인위적으로 높은 압력 환경이 조성되는 감압 챔버(Hyperbaric chamber)에 들어가 2~5시간씩 감압치료를 받아야 하며, 이러한 치료를 받더라도 24시간 이내에는 다시 잠수하면 안 된다는 것이 미 해군이나 국제다이빙협회,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의 강력한 권고 사항이다. 통영함에는 최대 8명이 동시에 감압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감압 챔버 시설이 탑재되어 있었고, 이는 3기의 감압 챔버를 갖춘 청해진함이 운용 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비로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210일 간의 구조 작전 기간 내내 청해진함과 평택함, 다도해함의 감압 챔버 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동시 투입될 수 있는 잠수사의 수가 제한되어 있던 상황에서 감압 챔버의 수는 이미 충분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통영함이 수행할 수 있는 임무는 이미 현장에 투입되어 있었던 청해진함이 모두 수행하고 있었고, 통영함의 경우에는 아직 시험평가와 승조원 임무수행 훈련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섣부른 투입으로 인해 장비 오작동이나 승조원 과실이 발생할 경우 구조요원들의 생명까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해군은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HMS와 ROV 문제 때문에 세월호가 구조 작전에 투입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라고 몰아가고 있다. 이는 7개월 넘게 필사적으로 구조 작전에 매달렸던 해군에게 ‘수고했다’는 격려 대신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선체고정음탐기와 수중무인탐사기 논란의 진실 해군이 통영함 인수를 거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체고정음탐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나온 언론 보도들은 통영함의 HMS는 미국 하켄코(Hakenko)로부터 납품 받은 제품이 탑재되어 있는데, 소나 성능이 1970년대 건조된 평택함과 같고, 실제 가격은 2억 원인데, 방사청이 납품 받은 가격은 40억 원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평택함은 1968년에 영국에서 건조되어 미 해군이 뷰포트(USS Beaufort)라는 이름으로 운용하다가 1996년 한국해군에 넘겨준 구조함이다. 해군은 당시 평택함을 넘겨 받으면서 평택함의 HMS를 미국 WESMAR가 제작한 WESMAR-3000 신형 소나로 교체했다. 이 소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력화된 미 해안경비대의 2,000톤급 주력 구조함인 주니퍼(Junifer)급에도 탑재된 신형 소나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1970년대 수준의 골동품이 아니며, 이번에 문제가 된 통영함의 하켄코(Hakenko) 소나 역시 WESMAR-3000과 동급의 장비이기 때문에 임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량품은 아니다. 다만 고성능의 최신 장비를 요구하는 해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는 못했을 뿐이고, 선정 및 계약 과정에서 실무진의 비리가 있었을 뿐이다. 2억 원짜리 소나를 20배인 40억 원에 구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 하켄코 소나의 가격은 소나 자체의 가격(Unit cost)는 2억 원이지만, 음파 수신 및 분석기, 수중 음문데이터베이스 및 조작 콘솔과 이를 통영함에 통합하기 위한 체계 통합 비용 등이 포함된 전체 가격(Program cost)이 약 40억 원이었고, 이를 소나 제작사인 하켄코가 통합해 납품하면서 40억 원이라는 바가지를 씌운 것이었다. 각 업체로부터 실제 납품 가격을 조사해 취합한 결과 이 장비들의 전체 가격은 약 17억 3,000만 원이었다. 수중무인탐사기(ROV) 문제의 경우 당초 해군에서 요구한 장비는 고성능 초음파 카메라가 장착된 모델이었다. 수중 탐색과 구조작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장비였기 때문에 이 장비의 경우 군에서 요구 성능을 제시하면 납품업체에서 성능에 부합하는 장비를 찾아 장착하는 도급 방식으로 확보해야 했지만, 방위사업청 통합사업관리팀은 “납기가 장기간 소요되며 구조함의 성능상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장비이기 때문에 관급으로 확보”한다고 결정해 버렸다. 즉, 어떤 수준의 장비를 탑재할 것인가를 소요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총괄 부서인 방사청이 결정해 버린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최초 납품된 ROV에는 해군이 요구한 고성능 초음파 카메라가 아닌 상대적으로 저가(低價)인 음파 탐지기가 장착됐고, 해군은 성능 평가 후 인수를 거부했던 것이다. -해군참모총장이 무조선 책임져라? 통영함 비리와 관련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해군참모총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야권에서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문제가 된 HMS와 ROV를 관급으로 공급하겠다고 결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황 총장이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대로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이번 비리의 몸통일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황 총장은 관급과 도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없었고 그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방위사업청은 다른 정부기관과 달리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사업단계별로 관련 부서의 직능을 분리해 업무를 추진한다. 방위사업법령 제12조와 방위사업관리규정 제16조에 따라 함정사업부장은 △함정분야 사업계획 수립 △함정분야 사업에 대한 국산화 계획의 수립과 업무의 조정・통제 △함정분야의 각종 위원회 운영에 관한 업무 △함정분야의 사업관리를 위한 부내 한시조직의 구성 및 운영 △함정분야 사업에 대한 추진성과 분석 및 차후 사업계획의 반영 등의 업무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즉, 함정사업부장은 통영함 사업에 대한 진행 경과를 보고 받을 수 있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사업관리 실무를 맡고 있는 '통합사업관리팀의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문제가 된 HMS와 ROV 납품 비리의 책임은 해당 장비의 평가 결과를 허위로 기재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구속된 최 모 전 중령과 오 모 전 대령에게 있다. 이들은 금품을 받고 업체의 제안서 평가 결과를 위조했고, 사업팀 내 공문서를 변조해 “납기가 장기간 걸리며 구조함의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장비이기 때문에 관급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통합사업관리팀의 결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종결정위원회에 보고해 승인을 얻어냈다. 즉, 조달 방식을 관급으로 바꿔 조달 과정에서 소요군인 해군이 성능 미달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설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었다. 황기철 총장은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25조의 3의 제4항에 의거, 기종결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통합사업관리팀에 있던 범인들이 위・변조한 협상결과와 시험평가결과 보고서를 검토하고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여기에 서명해야 한다. 그러나 함정사업부장 예하에는 10여 개의 사업팀이 존재하고, 당시 황 총장은 함정 16종 및 장비 928종의 획득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 모 전 중령과 오 모 전 대령이 올린 보고서에서 ‘중대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업부장이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업체와 직접 협상하고, 현장에 나가서 직접 장비를 뜯어보고 운용해보면서 성능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17억 3,000만 원 규모의 장비를 40억 원에 계약한 것 역시 업체가 제시한 가격이 타당한지를 평가하는 통합사업관리팀과 계약관리본부의 업무 영역으로 함정사업본부장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감사원 역시 황 총장을 수사했지만 이번 비리에 황 총장이 연루되었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각종 '규정'과 '시스템'으로 인해 의사 결정 과정에 황 총장이 개입할 수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혹은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 공익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관직에 있으면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기 위해 국익과 공익을 저버리는 자, 특히 국가안보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사익을 쫓는 자는 이적행위자로서 일벌백계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주장 또는 보도하며 무분별하고 과도한 처벌을 요구하는 마녀사냥은 자칫 평생 제복을 입고 전선(戰線)에 살며 명예를 먹고 사는 이들의 사기를 꺾고 절망으로 내몰 수 있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방산비리 합동수사에서 정치적 의도와 사심이 철저히 배제된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기대해 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한·뉴질랜드 FTA 타결] 車 부품 등 공산품 수출 탄력… 소고기 내줘 농축산업 타격

    [한·뉴질랜드 FTA 타결] 車 부품 등 공산품 수출 탄력… 소고기 내줘 농축산업 타격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 타결을 거둔 데 이어 5년 5개월(협상개시 기준)을 끌어온 뉴질랜드와의 FTA가 지난 15일 타결됐다. 경제영토 확대로 우리 공산품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낙농 선진국인 뉴질랜드와의 FTA로 국내 농축산업은 한층 더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한·뉴질랜드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14번째 FTA다. 앞서 지역별 또는 국가연합과의 FTA가 통과된 만큼 국가 기준으로 따지면 52번째 FTA 체결국이다. 지난 10년간 FTA를 화두로 숨가쁘게 달려온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1개국과 FTA 체결을 완료했다. OECD 회원국 중 우리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는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3개국뿐일 정도다. 이번 한·뉴질랜드 FTA로 이른바 우리의 경제영토(FTA를 맺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칠레(85.1%)와 페루(78.0%)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사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28억 8000만 달러로 큰 편은 아니다. 우리 입장에선 44위 정도에 해당하는 국가다. 뉴질랜드의 국내총생산이 1816억 달러 수준인 만큼 시장 규모로 따져도 중소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상당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 최근 우리나라와의 교역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뉴질랜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 이상으로 구매력이 높고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뉴질랜드의 교역은 2008년 이후 지난 5년간 연평균 8.2%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은 휘발유, 승용차, 경유, 건설중장비, 합성수지 등이다. 이 중 승용차는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관세철폐로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품목은 타이어(관세율 5∼12.5%)와 자동차 부품(5%)류다. 승용차 외 버스, 트럭, 특장차 등 상용차도 현재 0∼5%의 관세가 붙어 있는데 역시 3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기계와 전자 분야도 수출 확대에 기대를 거는 품목들이다. 세탁기(5%)는 FTA 발효 직후 관세가 철폐되며 냉장고(5%)와 건설중장비(5%)는 3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아울러 농기계와 농부자재, 식품 가공·포장기계, 소형 잡화 등 품목도 관세철폐 대상에 들어갔다.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상품 분야에서의 수출 확대 외에도 농식품과 정보기술(IT), 인프라 산업 등에서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뉴질랜드 FTA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 보고서를 통해 “양국이 그간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이어온 만큼 앞으로 이 분야는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들이 뉴질랜드의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는 등 양국 간 IT 및 관련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에 또한 기대를 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우 농가 등 국내 농축산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돼지고기 삼겹살과 꿀, 감귤, 사과, 고추, 마늘, 양파(냉동 제외), 인삼 등 주요 농산물 194개(품목수 기준 12.9%) 품목은 양허대상에서 제외됐다. 쌀도 한·중 FTA와 마찬가지로 빠졌다. 최대 관심 품목인 소고기는 관세(18~40%) 철폐 기간이 15년으로 잡혔다. 단계적으로 관세율이 인하되면서 뉴질랜드산 값싼 소고기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를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산 소고기는 수입산 소고기 시장에서 미국, 호주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낙농품과 가축육류, 과실류 등 주요 뉴질랜드산 제품의 수입 관세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관세율 18~30%가 적용된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넓적다리, 어깨살 등을 뺀 나머지 부위는 7∼18년 뒤에 관세가 철폐된다. 닭고기도 18년이 지나면 관세가 사라진다. 낙농품에서는 치즈(관세율 36%)가 종류에 따라 7∼15년 이후, 버터(89%)는 10년 뒤, 조제분유(36∼40%)도 대상 품목에 따라 14년과 15년 뒤에 각각 철폐된다. 과실류에서는 키위(45%)가 6년 뒤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국내 키위 농가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뉴질랜드는 전체 농산물 1000개 중 993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야자유와 마가린 등 나머지 7개 품목도 3∼5년 뒤 관세가 사라진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뉴질랜드산 소고기의 수입 물량이 사전에 합의된 수준을 초과하면 농산물 세이프가드(ASG)를 발동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기업들, 정부 지원 없이 공공분야 투자 부담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국내에 개봉된 2002년 무렵, 국내 범죄학자들과 정보기술(IT)·보안업계에서도 범죄 예측 분야 연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국내에서는 주로 열 감지나 얼굴 인식, 특정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중심으로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범죄율 등을 분석해 예측하는 기법도 최근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비슷한 시기에 범죄 예측 시스템 연구에 주력하기 시작했지만 그사이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IT 기업들이 나서 최첨단 범죄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글로벌 기업들이 범죄 예측 연구에 큰 관심과 투자를 쏟는 동안 국내에서는 왜 연구가 지지부진했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역시 기술력 자체는 미국에 뒤지지 않지만 미국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투자하는 건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기업의 IT 계열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도는 하고 있지만 당장 투자 수익을 올리기 힘든 공공사업 분야에 많은 돈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김포시는 미국 뉴욕 경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잡고 만든 범죄 예측 시스템(DAS)의 기능을 일부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했지만 최종 평가를 앞둔 현재 내부에선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뉴욕 경찰이 4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50여명의 IT 연구진이 투입돼 수년에 걸쳐 개발한 시스템을 가지고 지자체가 적은 예산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실시간 범죄 감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사생활 문제나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와 뚜렷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9·11 사태 이후 범죄 예측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애국자법의 제정으로 개발 운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미국 뉴저지 케인대의 문준섭 형사사법학과 교수는 “적은 예산으로 무작정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보여주기 식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인권침해 요소에 대한 법적인 검토와 효과성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 ‘고강도 개혁’ 51% 성장 주도

    삼성그룹 70여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 인사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이후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 연말 인사 때도 삼성전자, 삼성물산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가 삼성의 인사 의도를 파악하는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물산과 함께 그룹 3대 축인 삼성생명은 김창수(59) 사장이 맡고 있다. 1982년부터 2011년까지 주로 삼성물산 인사·감사 부서에서 일해 왔다. 금융 경험이 없었던 2011년 삼성화재 대표를 맡은 이후 지난해 ‘금융계열사 맏형’ 삼성생명의 수장이 됐다. 삼성화재 대표를 맡아 지난해 월납환산 보장성보험 신계약을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시켰다. 삼성생명으로 옮겨 온 이후 올 4월 임원 12명의 보직을 해임하고 50개 팀을 40개 팀으로 감축하는 등의 고강도 개혁을 감행했다. 올 9월까지 누적 순이익 1조 1950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의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카드 대표는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인 원기찬(55) 사장이다.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에서 인사부문에서만 근무해 왔다. 취임 이후 정보기술(IT)과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였다. 빅데이터가 이슈로 부각하자 이에 대한 사업 역량을 키우고자 해외 비즈니스 솔루션 전문가인 이두석 전무를 BDA(비즈 데이터 분석) 담당으로 영입했다. 이후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원에게 맞춤형 혜택을 자동으로 매칭해 주는 CLO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카드업계 정보 유출이 이슈가 되자 IT 정보 보안성 강화를 위해 성재모 전 금융보안연구원 연구위원을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데려왔다.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활용하는 삼성전자의 인사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사례다. 올 9월까지 삼성카드 순이익은 2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했다. 규모는 작지만 오너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삼성SDS CEO들도 주목해야 한다. 기업공개(상장)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성과도 있다. 윤주화(61)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통’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고 전동수(56) 삼성SDS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인사 때 ‘이색’ 업종으로 옮겨 가 화제를 모았다. 연말 상장으로 ‘특별임무’를 완수했다. 박상진(61)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부문 사장 역시 삼성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 실장, 동남아총괄 부사장 등 해외 마케팅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이 부회장과 같은 경복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같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2010년부터 삼성SDI를 맡아 삼성 5대 신수종 사업 중 2차전지와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용 배터리 등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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