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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치는 박사… 부실교육 온상된 학력 인플레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고졸취업 확산 등으로 인해 대학 입학생이 계속 줄고 있는 가운데 박사과정 입학생은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이 등록금 수입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박사과정생 유치에 나서고, 학사관리에 소홀해 박사학위 과정이 논문 표절 등 연구윤리와 부실교육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대학 학부 입학생은 2003년 27만 5318명, 2007년 25만 5395명, 지난해 23만 8952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반면 박사과정 입학생은 2003년 1만 3310명, 2007년 1만 7979명, 지난해 2만 3328명으로 10년 사이 75.3%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박사과정 입학생의 증가를 이른바 ‘간판’ 역할을 하는 학위에 대한 욕구와 자기계발,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많은 대학이 등록금 수입을 늘리고 학교 위상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박사과정을 만들어 직장인을 유치하면서 박사학위 과정 자체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바로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학생은 2003년 5314명에서 지난해 445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박사 입학생 대다수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거나, 학교를 떠났다가 추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다시 입학했다는 뜻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1~2012년 전국의 박사과정 졸업생 68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6%가 직장을 다니며 박사과정을 밟았다. 전공별로는 사회과학과 예술·체육 계열 직장인 학생 비율이 각각 71.1%와 70.7%에 이르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이 사람의 부모는 자작농이었다. 세 누나와 형 하나, 노부모가 하루종일 밭일을 하고 간신히 풀칠을 했다. 세 시간 배를 타야 겨우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제 촌놈’으로 자랐다. 해방 직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채 다 자라지도 않은 곡물까지 쓸어갔을 그 무렵, 그래도 굶지는 않았다. 귀한 막내아들에게 쌀밥을 한 술씩 덜어주던 노모와 누나들 때문이었다. ‘가진 것 없는 섬 놈’으로 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은사인 김기호 선생을 만났다. 섬 밖의 삶은 생각지도 못한 그에게 스승이 말했다. “섬은 커질 수 없다. 그러나 그 섬의 사람이 커지면 달라진다.” 그 이후 공부를 했다. 부산으로 나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장이 됐다. 금융지주 회장까지 지냈다. 금융 외길 53년. 금융을 배웠고, 금융을 알았고, 금융에서 성공했다. 그래도 이 남자의 마음속엔 의문이 남았다. ‘더 가야할 길이 있지 않을까.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음을 비웠다. 지금까지 받은 운과 복에 겨운 삶을 되돌려 줄 때라고 마음먹었다. 스스로 은행장 직에서 내려왔다. 남은 인생을 금융인력 양성에 바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FP(파이낸셜 플래너)협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 회장 등을 지낸 윤병철(76)씨다. 그는 ‘하나마나 한 은행’으로 불리며 국내 33번째로 출범한 하나은행을 4대 시중은행으로 올려놓는 데 초석이 됐다고 자부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때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그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회장은 1937년 거제에서 태어났다. 모두가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콩이 나면 그 기름을 짜서 남는 찌꺼기를 먹고 그렇게 살았지. 가뭄이 들어 농사도 잘 안 돼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힘들었어. 그 와중에도 누님들이 굶어가며 밥 덜어주고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줬어. 귀하게 컸지.” 8세. 늦봄이었다. 쑥을 캐러 가는 누나들 뒤를 따라갔다가 물 웅덩이에 빠졌다. 가뭄이 심해 군데군데 받아놓은 물 근처에서 놀다 발이 쑥 들어갔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때부터 “덤으로 산다”고 생각해 왔다. 11세 때 후사가 없던 큰아버지 집에서 15리 떨어진 경남 하청초등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하청중·고등학교를 세운 김기호 교장이다. “‘수처작주’라고, 세상 어디 가든지 간에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라는 뜻인데 그분께 배웠지. 자신을 갖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 이런 말이오. 내가 살아온 그때, 돈·백·실력이 중요했지. 하지만 없는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나. 가난한 섬놈이니 돈하고 백은 없는 걸. 그럼 실력이 2배, 3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지.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야.” 인생에서 귀한 사람을 1966년 또 만났다. 고(故) 김진형 한국개발금융 회장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개발금융을 설립할 때 한국은행 총재 출신인 김 회장이 개발금융설립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가 경제인협회 조사역으로 일하다 실무를 보좌했다. “참 소탈하셨지. 자기 손으로 꼭 문을 열었어. ‘차 문도 못 열면서 무슨 일선에서 일을 하겠나’라고 하셨던 분이었지.” 더 놀라운 일은 한국개발금융이 출범한 뒤 생겼다. 김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김 회장과 같은 경북 선산 출신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김학렬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원로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김 수석이 어떻게 도와줄지 묻자 김 회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되네. 안 도와주는 게 더 고마운 일일세”라고 거절했다. 누구나 바라던 ‘정부의 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간의 노력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게 참된 금융인의 자세를 배웠다. 앞서 금융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1960년, 24세 때였다. 농업은행 4기로 입사했다. “부산대 법대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뒤 들어갔는데 서울대, 연·고대만 있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만난 동기들하고 지금도 가깝게 연락하고 지내지.” 그는 친분을 맺은 농4회(농업은행 4기 모임) 멤버들과 지금도 평생지기로 지낸다. 정영의, 조대형, 이상철, 김주익씨 등이다. 정영의씨가 훗날 재무장관을 지낼 때 그는 하나은행장을, 이상철씨는 국민은행장을 맡았다. 이들을 가리켜 ‘3인방’이라고 남들이 불렀다. 농업은행 출신 은행장 모임인 ‘동락회’도 있다. 신한은행장을 지낸 라응찬씨, 농협 회장을 지낸 원철희씨, 기업은행장이었던 김승경씨 등이 멤버다. 그렇게 농협은행에서 1년 반을 일하다 1961년, 농협은행을 나와 한국경제인협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본 경영 1세대들은 돈보다 꿈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지. 그래서 생각했어. 평생 월급쟁이였지만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지는 않겠다고. 지금까지 나를 버텨준 경영지론이지.” 김진형 전 총재의 권유로 1967년 그는 한국개발금융에 둥지를 텄다. 기업이 새로 하는 사업을 심사해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정부 지분이 전혀 없어 민간과 외국인 주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배분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미래 성장산업도 발굴했다. “1970년대 초 원양어업과 해운업이 은행권에서 소외돼 있던 시절, 직접 돈을 지원하며 밀어주기도 했지. 나도 같이 컸어. 그렇게 나 역시 승승장구해 1977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어.” 1991년 7월 그는 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올랐다. 사람 모양의 로고는 그가 채택한 것이다. 자음 ‘ㅎ’을 사람 형태로 형상화하고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다. ‘미친 사람 널뛰는 모습같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설득했다. 33번째 후발은행이니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고객이 편리하게 느끼는 장소만 찾아 점포를 냈다. 시장 인근, 아파트 단지 안 등을 파고들었다. 1995년 출혈경쟁 논란을 부른 ‘솔로몬 신탁’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었다. 절세효과 덕에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대거 몰렸고 판매 1년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01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부실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했다. 첫 목표를 뉴욕 증시 상장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해냈다.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는 3년 동안 적잖은 결실을 이뤄냈다. 부실자산 정리에 7조 2000억원을 쓰고,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총 자산도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직원들한테 고맙고 뿌듯하고 그랬지.” 2004년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임은 생각하지 않았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하면 안 돼. 매너리즘에 빠지거든. 나한테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공하는지, 부자가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자’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꾸 부딪쳐 보란 거지.” 요즘 논란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은행은 자주적인 경영이 돼야 하는 곳이라 언젠가는 꼭 민영화가 돼야 해. 근데 사업 부문 자금이 금융에 투입되도록 문호를 넓혀주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여건상 민영화가 힘들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인생 2막’은 금융계 인재 양성이었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자격제가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되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재무설계를 해주는 거야. 투자는 물론이고 세금, 은퇴, 상속설계 등을 설명해주더라고.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자금을 빌려서 2000년 한국FP협회를 설립하고 CFP제도 도입을 추진했지.” 비영리 사단법인인 FP협회는 투자관리나 위험 방지, 부동산과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해 자격을 주는 곳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 지금까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26만명에 이른다. “시작할 때는 후임 양성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개인과 가계에도 꼭 필요한 게 재무설계인거야.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부자가 되는 법과 성공하는 법. 그는 한참을 소리내 웃다 진지하게 답했다. “부자라는 게 돈이 많은 게 아니더라고.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준비를 해 나가며 사는 것이지. 결혼하고 살 집 마련하고 하는 것들 말이야. 수입이 얼마나 되고, 저축이 얼마만큼이고 이런 것들을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게 그나마 비결인 거지. 돈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만족이 안 돼서 계속 불행해지니까.”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아픈 아이들’ ADHD 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아픈 아이들’ ADHD 증후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이 무렵에는 학교생활 적응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표출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녀를 많이 두지 않아 귀하게만 키우느라 온갖 응석을 다 받아주다 보면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을 냉정하게 관찰,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학령기 아동의 ADHD 유병률이 3∼8%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이 가운데 많게는 70%가 성인이 되어서도 병증을 계속 가져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과잉행동과 주의력 결핍이 주요 행동 특성으로 나타나지만 더러는 충동적인 공격성을 드러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 ADHD에 대해 국소담 명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과 얘기를 나눴다. →ADHD란 어떤 장애상태를 말하는가.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는 흔히 말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주의력 산만·과잉행동·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주로 7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발병해 만성화하는 경과를 밟게 되며, 가정·학교·사회생활 등 여러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질병이다. →지금 시점에서 ADHD가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ADHD를 가진 아이들을 그저 ‘되바라진 아이’나 ‘말 안 듣고 버릇 없는 아이’ 등 잘못 길들여진 나쁜 아이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교육과 홍보를 통해 ADHD를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ADHD 아이들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픈 아이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의 발병 추이와 유병률을 짚어 달라. -국내외 조사 연구를 종합하면 일반 아동의 3∼7%가 ADHD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3∼4대 1정도로 남자 아이에게 흔한데, 이는 남자 아이의 경우 더욱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 문제 행동을 동반해 임상적 관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다양하다. 가족력도 작용하며, 유전적인 소인도 중요하다. 실제로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형제는 정상인의 2배에 이르는 위험률을 나타낸다. 이 밖에 대뇌 감염이나 외상 등의 뇌손상,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며, 특히 주의해 살펴야 할 증상은 무엇인가. -ADHD 아동들은 흔히 아주 어릴 때부터 활동량이 많거나 까다로운 경우가 많으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단체생활 중에 문제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행동 양상은 부주의해서 실수를 많이 하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며, 과제나 준비물 등을 자주 잊어버린다. 이런 아이들은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말이 너무 많거나, 순서를 잘 기다리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과잉행동은 잘 두드러지지 않아 단순히 ‘부주의하다’고 볼 수 있는 증상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환아 및 보호자에 대한 의사의 면담과 ADHD 평가 척도 및 주의력 검사 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가면 ADHD 증상도 덩달아 호전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ADHD 아동의 40∼50%, 많게는 70%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는데, 이 경우 대개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주의력 감소와 충동 성향 등은 오래 남는 경향을 보인다. ADHD로 인한 주의력 산만이나 과잉행동·충동성 등의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하면서 학교 생활과 대인 관계, 가정 문제 등을 겪게 되고 이는 대인 관계의 부적응, 학업 의욕 저하와 학습 부진, 좌절감과 부정적인 자아상 및 난폭한 성격 형성 등의 문제를 낳게 된다. 여기에 반항장애·품행 장애 및 알코올 등 물질 남용 등이 동반되면 더욱 부정적인 치료 예후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히 진단한 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환경 조절, 부모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이다. 약물치료는 1차적 약제로 중추신경 자극제를 사용하며, 이 경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 효과 및 약물 부작용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회 기술훈련, 놀이치료, 뉴로 피드백 등의 방법도 함께 적용한다.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방치돼 있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앞서 지적했듯이 ADHD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그저 말을 안 듣는 산만한 아이 정도로 생각해 치료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ADHD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소아정신과 치료를 꺼려하는 사회적 편견이다. 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회 내부에 ‘스티그마(stigma·낙인)가 존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실제 학부모들은 아이 문제를 전문의와 상담하기 위해 병원 등 전문기관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소아정신과 병원에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상담이나 학습보조 등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려고도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로 이런 문제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고 보면 될 것이다. →ADHD와 관련한 정책적 문제와 대책도 짚어 달라. -최근의 아동 성폭행이나 왕따·학교폭력 문제 등에 대한 관심에서 알 수 있듯이,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나 문제 의식은 높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다른 소아정신과적 질환도 마찬가지이지만 ADHD는 무엇보다도 학교·가정·병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이는 대상군을 선별해 내는 작업뿐 아니라 치료와 예방 전 과정에 해당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대입논술’ 대학과정 출제 여전… 연대 70%·홍대 54% 차지

    ‘대입논술’ 대학과정 출제 여전… 연대 70%·홍대 54% 차지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 문제 상당수가 여전히 고교 과정에서 배울 수 없는 수준으로 출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은 대학생들조차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지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지나치게 어려운 논술 문제에 대한 비판이 일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고교 교사의 출제 참여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실은 21일 서울 서강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지역 15개 대학의 2013학년도 논·구술 전형 문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의 입시 문제를 60여명의 현직 교사와 대학 강사 등 전문가들이 교차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자연계 논술 182문제 중 68문제(37.4%), 구술 108문제 중 30문제(27.8%)가 대학 교육 과정에서 출제됐다. 특히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 유형이 자연계 논술 182문제 중 162문제(89.0%), 구술 108문제 중 99문제(91.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본고사 유형 논술은 사교육으로 개념을 배우지 못한 학생의 접근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출제를 금지하고 있다. 인문계 논술은 15개 대학 중 3개 대학에서 과거 논술 가이드라인에서 금지했던 영어 제시문이 출제됐고, 6개 대학에서 수학 문제가 나왔다. 연세대는 문제의 70%를 대학 수준으로 출제했으며 홍익대(54.5%), 서강대(50.0%), 고려대(45.1%), 성균관대(38.5%) 등도 비중이 높았다. 대학 수준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은 학교는 동국대와 숙명여대 등 두 곳뿐이었다. 건국대와 서강대는 모든 문제를 본고사형으로 냈다. 로버트 스턴버그의 ‘인지심리학’(건국대), 장유의 ‘설맹장논변’(경희대),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한국외대) 등은 대학 교육에 대한 선행 지식이 있는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문제로 꼽혔고 배위공유결합(고려대), 난용성 이온성 고체의 용해 평형(서울대) 등은 아예 고교 교육과정에 등장조차 하지 않는 대학 문제로 평가됐다.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의 어려운 문제를 숫자만 바꿔서 출제한 학교(이화여대)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2013학년도 입시가 2012학년도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진 것으로 봤다. 201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는 10개 대학 수리 논술 문제의 54.8%가 대학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2학년도 입시 이후 지나치게 어려운 대입전형이 사회문제화되면서 각 대학이 대학 수준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비해서는 개선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시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문제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지도층 인사 자녀 사배자 전형 제외

    지도층 인사 자녀 사배자 전형 제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원, 변호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 자녀들의 편법입학 통로로 악용된 사회적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이 대폭 손질된다. 교육당국은 사회적 약자에게 교육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전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부모·다자녀 가정 자녀 등 비경제적 대상자를 지원자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4학년도 특목고·자사고·국제중 입시부터 사배자 전형은 1~3단계로 나뉘어 단계별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을 우선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초생활수급권자 등 경제적 소외계층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해 교육 형평성 보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사배자를 선발하는 학교는 올해부터 1단계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1순위 학생들만으로 전체 사배자 전형의 60%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소년·소녀가장, 아동복지시설 보호 아동 등 2순위 지원자와 1단계에서 탈락한 1순위 학생들을 상대로 나머지 정원을 뽑는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한부모·다자녀 가정 자녀 등 기존 비경제적 대상자를 선발하되 2단계 이후에도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만 실시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더 많은 경제적 배려 대상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기 위함”이라면서 “다음 달 나오는 교육부의 사배자 전형 개선안을 반영해 상반기 중 20쪽 분량의 사배자 전형 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0년 자사고 입시에서 첫 도입된 사배자 전형은 학교별로 신입생 정원의 15~20%를 사배자로 뽑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각 시·도 교육청의 사배자 전형 요강은 ‘경제적·비경제적 대상자로 나눠 선발하되 세부기준은 학교별 전형요강에 따른다’고만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일선학교에서 비경제적 대상자 위주로 선발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었다. 특히 2011년부터는 다자녀가정 자녀 자격이 추가되면서 부유층 자녀들의 입학통로로 이용돼 왔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자사고와 특목고에 사배자로 입학한 4656명 가운데 비경제적 대상자가 52.4%(2440명)였다. 비경제적 대상자를 사배자 전형에서 사실상 제외하는 방침은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배자 전형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만큼 다른 교육청들도 경제적 대상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개선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귀족학교’라고 불리는 특목고 등의 분위기를 바꾸지 않는 한 경제적 대상자의 입학 문은 여전히 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싼 사교육비와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지원조차 꺼리는 경제적 대상자가 많아서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장은 “경제적 대상자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 아니라 지원자격을 그들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삼성그룹, 보유 특허 中企에 빌려준다

    삼성그룹이 창조경제 실현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유휴특허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삼성그룹은 20일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에 유휴특허를 대여해 기술을 전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휴특허는 특허는 있지만 실제 제품화에 적용되지 않고 있는 특허를 말한다. 이러한 유휴 기술을 확산시켜 융·복합화를 통한 새로운 기술, 제품,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은 “특허로 묶여 있는 기술을 나누는 데 장애가 되는 제도적인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라며 “각 계열사 사장들이 구체적인 방법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사장단은 창조경제의 개념과 이와 관련한 그룹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강연자로 나온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소장은 “토지·노동 등 기존 생산 요소가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생산 요소인 경제가 창조경제”라고 정의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창조경제의 핵심자산은 인재 육성이라고도 강조했다. 삼성그룹이 올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뽑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은 인문계 전공자 200명을 선발해 6개월간의 집중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인프라와 산업의 고도화도 과제로 거론했다. ICT를 활용해서 교육, 안전 등 인프라와 기존의 제조·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산업 간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과 화학 등을 IT서비스와 결합해 신흥국을 비롯한 해외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또한 중소기업의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1인 1300만원 지급, 예체능계도 지원 가능

    삼성그룹이 올해 처음 도입하는 통섭형 인재 양성을 위한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 과정에 인문계뿐 아니라 예체능계 대졸자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지원자는 SCSA와 함께 다른 계열사에도 복수 지원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18일 SCSA 선발과 교육에 관한 세부 지침을 마련했다. SCSA는 인문학적 소양과 정보기술(IT)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도입했으며, 인문계 전공자 200명을 뽑아 6개월간 집중교육을 거쳐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생에 선발되면 6개월간 출퇴근 교육을 받으며 수습사원에 준하는 지원비 총 1300만원을 받는다. 당초 월 50만원, 6개월간 300만원의 교육비를 지급할 방침이었으나 많은 인재의 도전을 유도하기 위해서 지급액을 높였다. 첫 2개월은 적응 및 진로탐색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월 150만원을 주고 나머지 4개월은 월 250만원을 준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은 “SCSA 과정에 대한 사회적 호응이 생각보다 크다”며 “우수 인재를 확보해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판단에서 처우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 시작 2개월 후 중간평가와 6개월 종료 후 최종 자격평가 등을 통해 합격자를 선정한다. 합격자에겐 교육과정 6개월을 경력으로 인정, 같은 시기에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동일한 승격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SCSA 교육과정 도중이나 최종 합격한 이후 소프트웨어 직군이나 엔지니어 직군이 아닌 일반 관리 직군 등으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 제도의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지원서 접수에 들어갔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R&D도 ICT도 반쪽 난 미래부… 각 부처로 흩어진 정책조율 중요”

    “R&D도 ICT도 반쪽 난 미래부… 각 부처로 흩어진 정책조율 중요”

    지난 17일 정부조직법 통과로 새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본격 출범하게 됐지만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 동력 개발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취지가 왜곡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래부의 기능을 대부분 원안대로 지켜냈다는 입장이지만 산학협력과 특허 기능, 연구개발(R&D) 예산·조정 등 핵심 기능이 모두 빠져 미래 성장동력을 키울 부처라던 당초 목표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특히 기초연구에서 응용·개발까지 연구개발의 전 주기를 미래부에서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과학기술계는 알맹이가 빠진 미래부의 정체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역시 기능이 분산된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18일 “확정된 정부조직법에서 미래부는 기초연구에서 산업화 기술로까지 이어지는 핵심기능이 빠졌다”면서 “미래부의 구심점이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초연구의 95% 이상이 이뤄지는 대학 업무가 모두 교육부로 넘어가면서 미래부는 사실상 교육부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만 가져다 키우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구에 몇 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에서 시작된 기초연구가 미래부에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현재 잘되고 있는 산업에만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교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업무와 관련해서도 미래부는 출연연 원장의 선임 등에만 관여할 수 있을 뿐 예산 조정과 집행 기능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가 갖게 돼 중복투자나 효율성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미래부가 과학기술과 ICT의 접목과 확산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고 했는데 산학협력 기능이 없으면 사실상 대학 쪽의 창업 활성 등은 아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인수위안에서는 산학협력 기능이 미래부로 이관되는 것이었지만 2008년 교과부로 합쳐질 당시 기능을 중심으로 조정한다고 협의함에 따라 기술사업화이전촉진법 관할과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 등 예산이 2700억원에 달하는 대부분의 산학업무는 교육부에 남게 된 데 따른 결과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미래부 산하 이관을 전제로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간 원자력 R&D 기능 역시 미래부로 온전히 가져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공룡이라더니, 섣부른 견제론만 득세하면서 과학도 반쪽, ICT도 반쪽인 헛껍데기가 됐다”고 한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부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로 뿔뿔이 흩어진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부처 간 협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미래부의 핵심 기능으로 언급됐던 것들이 교육부와 산자부 등으로 나뉘면서 당초 계획처럼 미래부가 신성장동력 발굴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면서 “정부조직법이 오랜 시간 끝에 통과된 만큼 앞으로는 이 기능을 어떻게 작동시킬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정규직 선생님들 담임 기피 심화… 기간제만 ‘울며 겨자먹기’ 떠맡아

    체벌 등이 금지되면서 학생 지도가 어렵다는 이유로 정규 교사들이 학급 담임 맡기를 꺼리면서 담임을 맡는 기간제 교사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기간제 교사 2명 중 1명이 담임을 맡고 있다. 학교 폭력 등의 문제 해결에 교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아무래도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는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개선책 마련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2010~2012년 교원 담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기간제 교원 3만 9974명 중 1만 8344명(45.9%)이 학급 담임을 맡았다. 기간제 담임은 2010년 8074명에서 2011년 1만 4924명, 지난해 1만 8344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교과부는 기간제 교사 담임이 증가하는 이유를 기간제 교사 수 자체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정규 교원들이 담임 맡기를 극도로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기간제 교사 수가 늘어나면서 담임을 맡기지 않고는 학교 운영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사는 시키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단체총연합회 측은 “담임 수당이 10년째 동결돼 있는 비합리적인 현실을 바로잡고 교원 정원을 늘리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전국13곳 땅부자 ‘투기 의혹’…측근 “과학·ICT 융합 부정적”

    전국13곳 땅부자 ‘투기 의혹’…측근 “과학·ICT 융합 부정적”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대부분 상속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속 재산으로 연고가 없는 지역을 옮겨다니며 투자 목적의 부동산 매입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후보자가 평소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측근의 증언도 나왔다. 최 후보자는 15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은 형제들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고, 처가에서 받은 부동산은 나와 집사람 모두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후보자는 현 시가 15억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한신 1차 아파트와 7억원 상당의 노원구 상가건물 등 전국 13곳에 본인과 부인 명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기 의혹을 샀다. 특히 경기 평택시 월곡동 일대 목장과 논, 밭 등 부동산 8000여㎡는 2002년부터 최 후보자가 형제들과 공동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최 후보자 부인이 소유한 경북과 울산 일대 땅은 상속이 맞다. 하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을 맡으며 2010년까지 공직자 재산공개에 이 땅을 빠뜨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몰랐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문회 준비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중2 때 부친이 작고하면서 남긴 경기도 양주(현 노원구) 일대 땅이 일부 수용되면서 남은 땅에는 상가건물을 지었고, 수용보상금으로 수원에 5남매 공동 명의의 땅을 매입했다”면서 “2002년 수원 땅 역시 학교부지로 수용되면서 이 수용보상금으로 평택에 목장과 과수원을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과수원을 보유한 것에 대한 농지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이 과수원에는 최 후보자의 친척이 배농사를 짓고 있다. 2만 3344㎡에 이르는 대형 과수원에서 매년 수억원 이상의 수익이 나오는 상황에서, 최 후보자의 예금이 2010년 재산공개 당시 8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도 의문이다. 또 반포 아파트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1987년 귀국하면서 매입했지만, 대전 ETRI에 연구원으로 취업해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사가 먼저 논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후보자의 생각이어서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 후보자는 이날 과학기술계가 통신분야 전문가의 미래부 장관 기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내가 해 왔던 분야가 과학과 모두 관련됐고, 과학기술 분야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후보자의 핵심 측근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정보통신대학(ICU)의 통합을 앞장서서 반대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장기적인 목표를 가진 과학과 ICT의 융합에 대해서는 자주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원비로 배불린 ‘귀족유치원’ 정부 지원 끊긴다

    유치원비를 지나치게 많이 받으며 ‘귀족유치원’으로 불리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끊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누리과정 도입 등으로 무상보육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유치원들이 원비를 올리면서 가정경제 부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15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 부처회의를 열어 유치원비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립유치원 재정지원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각 시·도 교육청이 제시하는 표준육아교육비를 지키는 사립유치원은 공공형으로 지정, 지원을 늘리는 반면 초과하는 곳에는 아동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유아학비를 제외한 나머지 재정지원을 모두 중단하는 형태다. 유치원 운영비와 교사처우개선비 등이 재정지원 중단 대상이다. 사립유치원의 표준유아교육비는 지난해 기준 월 37만 9000원, 연간 455만 8000원이었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유아교육법을 개정, ‘사립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 이번 주부터 서울지역 원비 과다 인상 유치원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특정감사, 특별점검에 착수해 적발된 곳은 시정명령 등 각종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시정명령을 듣지 않을 경우 재정 지원 중단, 정원 감축, 유아모집 정지 등 강도 높은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어린이집 1000곳을 대상으로 보육료·필요경비(현장학습비, 특별활동비 등)의 초과징수 여부를 점검한다. 특히 수납 한도액을 넘기지 않았더라도, 실제 필요경비를 초과해 받아 편취한 경우에는 형사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기획재정부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정부·공공기관 조달 입찰에 참가하면 가산점을 주도록 올해 안에 국가계약법을 개정,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가산점은 물품입찰 적격심사에서 사회적기업에 계약이행능력 0.5점을 우대해주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또 사회적협동조합의 생산품을 먼저 사주는 ‘공공부문 우선구매제도’도 도입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IT 월드컵 ‘이매진 컵’ 15일 한국대표 선발전

    서울시립대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정보기술(IT) 월드컵인 ‘이매진 컵’ 한국대표 선발전을 15일 개최한다. 이매진 컵은 2003년부터 전 세계 16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 대회다. ‘지구촌 문제를 IT로 푼다’를 주제로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게임, 소셜네트워크와 검색, 광고 등의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립대에서 열리는 한국대표 선발 결승전에는 3개 분야에서 2개 팀씩 6개 팀이 진출했다. 각 팀은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자웅을 겨룬다. 각 분야 입상팀에는 상패와 연구지원금이 돌아간다. 최종 우승팀에는 서울시장상과 함께 7월 8~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전문 심사위원 8명과 청중 심사단 1000여명이 대표팀을 선정한다. 앞서 지난 1월 11일부터 181개 팀이 예선부터 준결승전을 거쳤다. 시립대에서 한국 대표전을 치르는 것은 지난해 2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교육·정보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의 결과다. 양측은 산학 협력 체계를 구축해 ‘소프트웨어·게임디자인 인재육성융합기술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재탕·맹탕 정부대책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재탕·맹탕 정부대책

    2011년 12월 대구 중학생 권모(당시 14세)군이 학교 폭력으로 투신 자살한 뒤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2개월여에 걸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 6일 정부 합동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일년에 두번 학교 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법을 바꿨고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 보호 인력도 8955명에서 1만 633명으로 늘렸다. 치열한 찬반 논란으로 이어졌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일진 경보제 등도 당시 종합대책에 포함됐다. 그로부터 1년 1개월여 지난 2013년 3월. 이번에는 경북 경산에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최모(15)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군이 남긴 유서를 통해 지난해 시작된 학교 폭력 종합대책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폐쇄회로(CC)TV와 학생 보호 인력 확충, 대대적인 일진 단속 등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 학생들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는 사건 발생 나흘 만인 14일 관계 부처 긴급 차관회의를 소집했지만 처방은 1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대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기존 정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CCTV 추가·보완과 학생 보호 인력 확충 등 중점적으로 다뤄진 대책은 이미 지난해 11월 교과부가 발표한 학교 안전 강화 방안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왔다. 정부는 이날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새 학기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부처별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우선 CCTV 설치·운영, 외부인 출입 관리 등을 3월 말까지 집중 점검하고 경찰청을 중심으로 일진 등 폭력 서클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또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학교 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해 하반기에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자살한 최군이 유서에서 언급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CCTV 설치는 2015년까지 40만 화소 이하 CCTV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100만 화소로 교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기준 28곳이었던 통합관제센터는 올해 84개, 2014년 110개, 2015년 14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학교보안관,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 보호 인력은 지난해 10월 1만 633명에서 올해 1만 2771명으로 확충하고 2015년에는 1만 7045명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학교보안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 관내 556개 국공립 초등학교에서 2명씩 활동 중이며 자원봉사 형식으로 운영되는 배움터지킴이는 현재 전국 7451개 학교에 8355명으로 한 학교당 1.12명씩 배치돼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 폭력 종합대책이 일선 현장에 스며들지 못한 상황에서 사건이 터지자 당시 대응책을 다시 가져다 쓰는 ‘재탕 대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학교 폭력 대책에 대한 반성 없이 또다시 실패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학교 폭력의 사각지대는 바로 정부”라고 비판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이번 대책은 학교와 가정, 정부정책의 사각지대가 무엇인지 살펴보지 못한 채 CCTV 사각지대만 살피는 기계적이고 대증적인 사고의 결과”라면서 “최군의 호소는 기계적인 감시만으로 학교 폭력이 감지될 수 없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최문기 미래부장관 후보자땅 투기 의혹

    최문기 미래부장관 후보자땅 투기 의혹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공학 분야에 몸담으면서도 경영학 강의를 맡는 등 ‘창조경제’의 핵심인 융합 및 일자리 창출 정책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것이 정보기술(IT) 업계와 관가의 중론이다.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을 맡은 바 있어, 최근 확산되고 있는 과학기술 홀대 논란까지 염두에 둔 인선으로 보인다. 최순달·경상현·양승택 전 장관에 이어 ETRI 출신으로는 네 번째 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관여한 데다 대선 기간에는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회 공약개발단에서 IT 분야 공약을 직접 개발하는 등 현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 그는 1970년대 광대역 통신망 개발을 시작으로 통신기술 발전과 평생을 함께해 왔다. 와이브로의 단초가 된 전전자교환기(TDX)의 세계 첫 개발을 주도하는 등 통신망 국산화의 주역이다. 키가 198㎝로 장관급 관료로는 역대 최장신이다. 2006년 ETRI 원장을 맡은 뒤엔 ‘돈되는 기술’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면서 연구비 유치 및 특허 확보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노조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원장 재직 시절 김종훈 전 후보자의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개인적 인연을 맺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지명 직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국가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로 이관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방통위 관계자도 “과학기술과 IT를 골고루 꿰뚫고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편 최 후보자의 국회 청문 과정에서는 재산형성 과정이 가장 큰 검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최 후보자는 ETRI 원장 퇴임 후인 2010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13억 5961만 3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특히 현재도 보유하고 있는 20억원이 넘는 경기 평택시 월곡동 일대 목장과 논, 밭 등 부동산 8000여㎡는 2002년 최 후보자가 형제들과 함께 순차적으로 매입해 각각 3분의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3남매가 각각 대전, 서울 강남, 경기 과천 등에 거주하고 있어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당시 최 후보자가 신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 1차 아파트는 현 시가로 15억원이 넘으며 ㎡ 기준으로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다. 수십년간 대전에서 거주한 최 후보자가 이 아파트와 7억원 상당의 노원구 월계동 상가를 보유하게 된 경위도 의문이다. 투기를 목적으로 이렇게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명목이 정확하지 않은 사인 간 채무가 3억원이 있고 마이너스 대출 및 ETRI 신협 대출 등 여러 금융기관과 채무거래가 많은 점도 눈에 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미래 예측 시장선점 기술 내놓는 게 창조경제”

    “미래 예측 시장선점 기술 내놓는 게 창조경제”

    “미래 기술 변화를 예측해 시장을 선점할 기술을 남들보다 먼저 내놓는 것이 창조경제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론을 설파해 온 윤종록(56) 연세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KT 부사장을 지낸 뒤 미국 벨연구소에서 특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2009년 자신의 책을 보고 연락해 온 박근혜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김종훈 벨연구소 전 소장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추천한 사람도 그다. 역설적이게도 김 전 소장의 자진사퇴로 미래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그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을 대상으로 창조경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창조경제의 개념이 손에 잘 안 잡힌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웃음). 창조경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자원 없이 두뇌에 의존해 경제를 발전시켜 온 우리 속에 이미 있던 것이다. →방송·통신 융합이 빠진 미래부는 정말 껍데기만 남는 것인가. -융합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KT 부사장이던 2007~2008년 1주일에 2~3일씩 국회를 찾아갔다. ‘왜 통신업체가 방송을 하겠다고 하느냐’며 인허가 관련법 개정을 하지 않아서다. 그동안 다른 나라들은 IPTV 관련 특허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고, 우리는 뒤처졌다. →지금의 제도가 발전된 기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인가. -사실 종합통신유선방송(SO) 인허가권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많다. 예컨대 광주 지역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촬영 영상을 서울의 다른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제도가 뒤따르지 못해 안 되고 있다. 이렇게 칸막이를 치고 있으니 우리나라 의료장비의 기술 발전이 더딘 것이다. 한국이 잘하는 정보기술(IT)을 각 분야에 융합시켜야 다른 분야도 골고루 발전할 수 있고, 그 분야에서 고용이 창출된다. 의학뿐 아니라 교육, 문화, 군대 시스템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창조경제의 모델로 이스라엘이 자주 언급된다. -지식경제 기반 창조경제가 가장 활성화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곳에선 남에게 서슴없이 간섭하는 ‘후츠파(당돌함) 정신’이 높게 평가받는다. 우리도 주부부터 학생까지 모두가 상상력을 거침없이 발휘하고, 서로 간섭하며 발전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의 컨트롤타워 영향력이 민간 창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정부는 창업을 독려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과학기술자문위(CSO)는 시대에 따라 발전시킬 기술의 종류를 바꿔왔다. 1970년대 갈릴리 호수 물을 끌어들여 농업선진국이 되었을 때 새마을운동을 하던 우리나라가 이스라엘에서 배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격세지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1980년대 CSO는 원자력발전에 주목했고, 1990년대에는 IT 벤처를 육성했다. 2000년대에는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석권했다. 언제나 시대에 한 발 앞섰던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응시자 85%가 어려운 영어B형 선택

    응시자 85%가 어려운 영어B형 선택

    전국 1944개 고교 3학년 58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13일 치러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영어 B형을 선택한 학생이 응시자의 8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월 처음 실시되는 실제 선택형 수능에서도 영어 과목 B형 쏠림이 나타날 전망이다. 주요 대학들이 입시에서 영어의 경우 대부분 B형을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력평가를 주관한 서울시교육청은 과목별 A·B형 선택 비율이 국어는 A형 49%·B형 51%, 수학은 A형 62%·B형 38%, 영어는 A형 15%·B형 8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3과목에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선택해서 응시할 수 있다. 국어와 수학에 비해 영어의 B형 선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11월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영어 B형 선택자가 응시생의 82.6%였던 것과 비교해서도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상위권 대학이 대부분 국·수·영 3과목 가운데 B형 성적을 2과목까지 선택하는데 이중 영어는 공통적으로 B형을 반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면서 “아직까지 대부분의 학생이 어려운 영어 B형을 준비하지만, 수능이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학력평가는 A형의 경우 쉽게, B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다만 국어는 A·B형 간 체감 난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삼성 ‘통섭형 인재’ 채용 나선다

    애플의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는 이공계 출신이 아니라 인문학도였다. 그가 아이폰, 아이패드로 스마트 혁명을 일으킨 이후 첨단기술만큼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인문계 전공자를 선발, 사내 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육성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문학적 감성에 정보기술(IT)을 갖춘 통섭형 인재 양성을 위해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총 200명을 선발하고 향후 그 규모를 점차 늘릴 방침이다. 인문계 입사자들은 6개월 동안 960시간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뒤 정식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채용된다. 교육 시간을 환산하면 실제 4년제 대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학생보다 1.2배 많은 시간을 학습하는 셈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인문계 전공자에게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취업난 해소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사장)은 “최근 졸업하는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인문계 전공인 반면, 삼성의 경우 신입사원 중 70~80%가 이공계 출신으로 인력 수요와 공급 간에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계속되는 세계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고용환경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올해 채용 규모를 예년 수준만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9000명 채용할 계획이며, 상반기 채용 규모는 지원자 수와 수준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또 전체 채용 인력 가운데 5%를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에서 우선 선발하고, 35% 이상을 지방대 출신으로 채우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도입한 고졸 공채도 새달부터 실시하고, 재학 중 장학금을 지원하는 마이스터고 선발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서도 정식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지각 장관’들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일제히 임명장을 받고 장관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임명장을 받은 장관은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13명. 우여곡절 끝에 지각 취임한 장관들인 만큼 취임 일성에 온 나라의 귀가 쏠렸다. 단 몇 분짜리 취임사에 새 정부의 1기 내각 책임자로서의 각오가 실렸기 때문이다.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공교육의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 달성에 초점을 맞췄다. 취임사에서 ‘인성’과 ‘품성’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다. “교육의 본질과 학교의 본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한 서 장관은 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공과를 따져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 장관은 취임사 초고를 직접 작성하는 등의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의 취임사 키워드는 한마디로 ‘안전’이었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방점을 찍었다.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유 장관은 곧바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불 대처 상황부터 점검했다. 유 장관은 “1993년 3월 내무부에서 경기도 기획담당관으로 떠난 지 20년 만에 다시 행안부 장관으로 돌아온 감회가 깊다”는 소회를 밝히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새 정부의 3대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재차 강조했다. 유 장관은 따로 취임식을 하지 않고 각 부서를 돌며 직원과 인사를 나눈 뒤 별도로 배포한 취임사에서 “지금까지의 문화정책은 보여주기 위한 양적 팽창에 치우쳐 있었다”며 직원들에게 창의적으로 일하고 구태의연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며 열정과 소신, 책임감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장관은 ‘창조경제의 패러다임’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충과 좋은 일자리 창출, 부문 간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윤 장관은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지식과 제조의 융합을 통해 주력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형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중소·중견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는 협력적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법무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공감하는 법치’를 약속했다. 그는 “법무·검찰이 법질서 확립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애써 왔지만 ‘국민을 위한 것이니 옳은 일’이라는 독단에 빠져 자만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논어 중 ‘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는 뜻의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란 구절을 인용,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행정 실천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다시 얻겠다는 각오를 비췄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취임 일성이 구체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국민행복연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보건복지 정책의 틀을 세워가겠다”고 취임사를 한 뒤 곧바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하며 현장행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 만큼 앞으로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부처 내 기대감이 크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복지를 위해서는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환경복지를 골고루 누리면서도 발전을 실현하는 경제성장 모델국가, 환경보전 모범국가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며 “환경오염과 환경사고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가해자 배상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한 간부는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오랜 행정 경험을 갖춘 부처 출신 장관으로서 부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이 그동안 안정적 식량공급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농업은 국민 건강을 챙기는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면서“농업을 가공·유통·관광 등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직원 대표가 ‘장관님께 바란다’는 제목의 메시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은 “세종 청사 근무 직원의 여건을 살펴달라”거나 “선망하는 중앙부처가 되기 위해 힘을 결집시켜 달라”며 애교 섞인 요구를 이 장관에게 전달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엄마 국가론’을 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국가가 가능하게 하고, 국가가 엄마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핵심가치인 공개, 공유, 소통, 협력을 바탕으로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에 기업, 관련단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덧붙였다. 조 장관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첫 싱글 여성대통령 정부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고, 청와대에서도 아직 그런 논의는 구체적으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취임사 핵심은 ‘70% 달성론’으로 압축됐다. “새 정부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고용률 70% 달성, 중산층 70% 복원을 약속했다”면서 “‘일자리 늘리기와 지키기, 그리고 일자리의 질 올리기(늘지오)’를 통해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더욱 튼튼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은 동북아시아 주변 4강 등과의 ‘신뢰 외교’를 핵심 업무로 제시했다. 대북 관계가 한 치 앞이 안 보일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취임한 윤 장관은 “새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교과부, 유치원비 편법 인상 ‘뒷북감사’

    교육당국이 원비가 너무 비싸거나 인상률이 과도한 유치원들에 대해 전국적으로 감사에 나선다. 사립유치원 원비 인상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선 데다 한해 1000만원 이상을 받는 유치원까지 등장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매년 반복돼 온 유치원들의 원비 꼼수 인상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교육당국이 방치하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뒷북을 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시·도 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과도하게 원비를 올린 유치원에 대해 특정감사에 착수하라고 각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11~15일 감사에 착수한다. 사립유치원들이 원비 인상을 결정하기 전에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자문을 제대로 거쳤는지, 원비 인상에 대해 교육청의 승인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하고 지원을 중단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시·도 교육청 가이드라인은 전체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최소한의 수준으로 올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전국 사립유치원의 평균 원비는 만 5세 기준 연간 581만 3201원으로 지난해 9월 공시 때보다 6.9% 올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의 3배가 넘는 인상률이다. 특히 학비가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유치원도 수십 곳에 달했다. 교과부는 유아교육법을 개정, 유치원이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유치원비를 올리는 것을 막는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올해 유치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학부모는 “유치원알리미를 도입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하여 사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면서 “공식 항목 이외에 편법으로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비용도 감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누리과정 지원금 고스란히 유치원 ‘뱃속’으로

    누리과정 지원금 고스란히 유치원 ‘뱃속’으로

    올해 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가정은 지난해보다 약 37만원을 더 내야 한다.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초고가’ 유치원도 전국적으로 70곳이 넘었다. 8일 유치원 공시 사이트인 유치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8382개 국·공·사립 유치원 원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유치원 입학 경비와 교육과정 교육비, 방과후과정 교육비 등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경비는 만 5세 아동을 기준으로 연간 342만 410원이다. 입학 경비는 평균 7만 5338원, 교육과정 교육비는 월 19만 8210원, 방과후과정 교육비는 월 8만 546원이다. 하지만 유치원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사립 유치원만 별도로 집계할 경우 입학 경비는 15만 4025원, 교육과정 교육비 35만 8318원, 방과후과정 교육비 11만 3280원으로 유치원 전체 평균의 2배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9월 공시된 사립 유치원 연비용 543만 7720원보다 약 6.9%(37만 5301원) 인상된 금액이다. 만 3~5세 누리과정 시행으로 올해 아이 한 명당 월평균 22만원이 지원되고 있지만 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경우 절반가량밖에 충족되지 않는 것이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교육비가 1000만원을 넘는 유치원도 다수였다. 월 100만원 이상을 내는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71곳이었고 이 중 20곳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 도봉구가 월평균 74만 4432원으로 학비가 가장 높았고 이어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순이었다. 도봉구의 평균 학비가 높은 이유는 전체 유치원 수는 적은 반면 그중 사립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남은 16만 8512원으로 전국에서 유치원비가 가장 낮았다. 전국에서 학비가 가장 비싼 유치원은 서울 성북구 우촌유치원이다. 만 5세 기준으로 입학 경비 56만원, 교육과정 교육비 77만원, 방과후과정 교육비 59만원으로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1688만원을 내야 한다. 서울 양천구 신예유치원도 연간 1473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학비가 비싼 4년제 대학교인 연세대(지난해 기준 853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공시마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한 학부모는 “공시에 잡히지 않는 특기활동비나 종일반비 등을 별도로 받는 유치원이 대다수”라며 “무조건 지원에만 매달려 유치원만 이득을 보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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