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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지하철 참사/‘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조심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이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 사람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란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대화재나 뉴욕 테러사건,삼풍백화점 붕괴,여객기 괌 추락 같은 큰 사고의 생존자나 피해자의 유족들은 정신적 후유증으로 큰 고통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PTSD 환자들은 크게 세 가지 증상을 보인다.먼저 사고 당시 상황을 잊지 못한 채 반복 기억하고 경험하게 된다. 또 사고와 관련된 것을 적극적으로 피하려는 행위와 생각에 집착하기도 한다. 아울러 수면 장애나 짜증·불안·놀람과 같은 정신적 충격을 거르지 않고 드러내며,극도의 분노를 폭발시키기도 한다. 이같은 증상은 특히 어릴 때 감정적 외상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의존성·편집성·경계형 성격의 소유자에게 잘 나타나기 때문에 주변에서 각별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의심되는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엔 전문의를 찾아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차차 나아지겠지.’ 하고 방치할 경우 우울증이나 망상·공황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이나 알코올을 남용하다가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장애는 조기에 증상을 파악해 대처하면 비교적 치료 효과가 높은 질환이다.증상이 가벼울 경우엔 적절한 약물 및 단기적 정신 치료로 충분하다.그러나 증세가 심하면 입원해 약물 및 정신 치료,사회복귀를 위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성윤 교수는 “외상 경험을 돌이켜보고 사고 당시의 끔찍한 기억과 감정을 환자가 구분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가족들이 같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美, 테러위협 ‘부풀리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난주 뉴욕과 워싱턴 일대에서는 난데없이 사재기 열풍이 일었다.미 언론들이 부시 행정부의 테러 위협을 일주일 내내 여과없이 보도한데다 자살공격을 강조한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생방송되면서 테러를 두려워한 시민들이 비상식품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그러나 테러경보가 위험수준인 ‘오렌지 코드’로 올라간 지 10일이 지나도록 테러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는다.사재기한 물과 식품들은 오히려 동부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교통이 두절된 지역에서 유용하게 쓰였을 뿐이다. 톰 리지 국토안보장관이 16일 ABC 방송의 ‘이번 주(This Week)’에 출연,“테러의 위협은 한두가지 정보에 바탕을 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나 이라크 전쟁을 앞둔 ‘여론 조성형’이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는 15일 이슬람의 메카 순례인 하지가 끝남에 따라 테러경보를 한단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테러의 위협이 감소했다기보다 당초 미국이 지난주 유엔에서 의도한 2차 이라크 결의안이 프랑스등의 반발로 무산됨에 따라 ‘테러위협 전략’이 더 이상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테러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빈 라덴의 육성을 담은 방송이나 보도를 적극 만류했다.그러나 이번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나서 알 자지라에 방영을 부추겼을 정도다. 24일자 뉴스위크도 테러위기가 과장됐다고 보도했다.지난 7일 테러 경보를 높인 게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정보담당 관리들의 과잉의욕과 언론의 보도태도가 대중의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뉴스위크는 정보당국이 알 카에다 요원들의 통화 감청에서 포착된 ‘미완의 업무’를 9·11 테러에서 실패한 백악관과 의회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했으며 알 카에다가 ‘더러운 폭탄’ 기술을 획득했다는 보고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게다가 일반적인 재난 대비요령이 테러에 대비한 비상대책으로 둔갑,폭스와 CNN·ABC 방송 등에 의해 방영함으로써 일반의 사재기 현상을 부채질했다. 빌 프리스트 상원 공화당 지도자가 의사당이 공격당할 가능성에 대비,안전에 유의하라는 통상적인 당부는 의사당이 공격목표가 되고 있다는 소문으로 번졌다고 잡지는 밝혔다. 언론 비평가들은 테러의 위협을 과소평가하진 않지만 정보당국이 정확한 근거의 제시없이 테러의 위협만 높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라큐스 대학의 로버트 톰슨 언론학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바라는 전쟁을 위해 여론의 지지를 얻으려고 테러 위협이 사용됐다.”며 “언론매체는 공포를 이야기거리로 삼아 시청자들에게 판매했다.”고 꼬집었다. mip@
  •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 밝혀지는 원인/온도감지기 손상 증거 속속 드러나

    |워싱턴·함부르크·휴스턴 외신|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을 유발한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왼쪽 날개부분의 충격과 온도감지기 손상 여부를 입증하는 새 증거들이 속속 나타나고 승무원 7명 모두의 유해가 수습된 가운데 미국은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한 3개의 조사위원회를 구성,원인 구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 전문가,5가지 원인 제시 미 연방항공우주국(NASA) 프로그램 담당 국장 론 디트모어는 2일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 직전 왼쪽 날개 부분의 열이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NASA 관계자들은 왼쪽 날개쪽의 온도 상승은 특수 세라믹 타일의 손상을 입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컬럼비아호에는 2만 4000여개의 내열 타일들이 부착돼 대기권 진입시 발생되는 엄청난 열을 견디게 한다. 디트모어 국장은 그러나 아직까지 폭발을 야기한 확실한 결론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하나하나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아폴로계획의 입안자로 참여했던 독일의 우주 전문가 하인츠-헤르만 쾰레도 열 저항시스템의결함이 컬럼비아호 공중폭발의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지상에서의 정비 실책 ▲컬럼비아호의 노후화 ▲지구궤도 재진입시 가장 약한 부분이 마찰되도록 한 관제 실수 ▲타이어 파손으로 인한 열 저항장치의 손상 등이 폭발을 일으킨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개 위원회 구성 NASA는 2일 공군과 해군,교통부 및 관련 정부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 조사위원회가 퇴역 해군제독 해롤드 W 게먼의 지휘 아래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원인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3일 루이지애나주 바크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첫 회의를 갖고 수거된 컬럼비아호 파편들에 대한 분석작업 및 컬럼비아호가 하강을 시작한 이후부터 NASA가 수집해 놓은 각종 정보들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특히 사고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온도감지기 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파편 점검은 물론 군당국과 정부 및 상업위성으로부터 수집한 각종 데이터도 분석한다. ●NASA 예산 증액 미 언론들은 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NASA의 예산을 대폭 증액시킬 것을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부시 대통령은 또 그동안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이 이번 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조사도 지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NASA는 승무원 7명의 유해를 모두 수습,DNA분석을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女우주인이 보낸 마지막e메일 |러신(미 위스콘신주) AP 연합|미 해군 군의관으로 첫 우주비행에서 희생된 여성 우주인 로럴 클라크(41)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전날인 지난달 31일 가족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e메일을 보낸 사실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클라크는 지난 ‘9·11테러’때 사촌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클라크는 지구로 보낸 마지막 e메일에서 24시간 뒤 자신과 동료 우주비행사 6명에게 닥칠 ‘재앙’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황홀한 광경과 임무수행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지구 위로부터 안부를 전한다.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전경은 진실로 경외롭다.”로 시작되는 e메일은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따라서 우리는 촌각을 아껴가며 과학적 탐사활동을 위해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그녀는 “근시가 악화됐지만 전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우주개발 어떻게 될까 미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 사고로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우주개발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번 참사가 우주개발에 주력하는 각국에 어떤 여파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계획 변함 없어 중국은 컬럼비아호 참사에 관계없이 올해 예정대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3번째 국가가 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신화통신은 2일 중국 수석 우주공학 전문가 천마오장 교수의 말을 인용,이번 사고는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2년부터 비밀리에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중국은 최근 올해 9차례에 걸쳐 우주선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우주과학기술집단공사의 장칭웨이 총경리는 “선저우 4호의 성공적 발사와 귀환은 중국 우주선의 안전성과 확실성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확신했다. ●일본 큰 차질 예상 컬럼비아호 공중폭발의 충격은 일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을 모델로 했다고 해서 ‘미니 NASA’로 불리고 있는 일본의 우주개발인 만큼 구명되는 추락 원인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개발계획 수정도 예상되고 있다.우선 2007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일본의 실험동 ‘키보우’를 운용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ISS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인원을 수송할 수단이 없어지게 되면서 지난 연말에 합의한 2006∼2007년이라는 본격 운영 개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ISS 운용의 차질은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우주 비즈니스에도 연쇄적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일본의 제약회사 22개사와 이·화학 연구소 등은 이달부터 ISS의 러시아 실험동에서 신약 개발과 관련된 단백질 제조 실험을 계획하고 있었다.다른 정밀기계 업체도 우주의 미소중력을 이용해 고성능 레이저 재료 결정을 만드는 준비를 추진 중이다.그러나 컬럼비아호 추락으로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주력 로켓 H2A의 확장형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우주개발 틈새 노려 컬럼비아호에 탑승했던 인도출신 칼파나 촐라 박사의 사망으로 개발도상국 중 우주 탐사에 가장 적극적인 인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도 관계자는 그러나 1960년대 인도 우주개발의 막을 열었던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의 말을 인용,“우리는 우주 탐사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하겠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인도가 유인 우주선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대신 인도는 인공위성을 개발,고해상도의 데이터 수집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인도는 이미 7대의 정보수집위성과 4대의 기상위성을 가지고 있다. ●우주개발 지속 여부 논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류의 우주 탐험이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사고를 피할 수 없을지라도 사고가 인류의 우주로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컬럼비아호 참사로 우주왕복선 운항은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강혜승기자1fineday@
  • 부시 국정연설에서“北은 무법정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이란,북한 3국을 “대량파괴무기를 추구하는 무법정권들”이라고 지칭하고,북한에 대해서는 핵프로그램으로 미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사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간 29일 오전 11시)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험은 핵·화학·생물 무기를 추구하고 보유한 무법정권들(outlaw regimes)”이라면서 이란과 북한,이라크의 위협을 차례로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숨김없이 밝히고 폐기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 대한 선제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사용했던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용어를 다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이들 3국을 ‘무법정권’으로 지칭해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북한핵과 관련,부시 대통령은 “핵무기는 북한에 고립과 경제침체,고난의 계속을 가져올 뿐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지역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핵 야망을 버릴 때에만 세계로부터 존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다른 위협들은 각각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고 말해 이라크와는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계속 평화적인 해결책을 추구할 뜻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이라크전에 부정적인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겨냥,내달 5일 안보리소집을 요청하고 “파월 장관이 이 회의에서 이라크가 불법적 무기개발 프로그램과 무기은닉,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책과 관련,부시 대통령은 6700억달러의 감세안을 비롯한 경제회생책과 빈민층에 대한 의료보장,교육혜택 확충안을 제시했다. 아프리카,서남아시아 등 전세계 에이즈 퇴치를 위해서도 100억 달러의 추가예산을 포함,150억 달러 규모의 에이즈퇴치 프로그램 창설을제의했다. mip@
  • 인터넷대란/말 아끼는 정통부

    ‘1·25 인터넷 대란’으로 IT강국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가운데 보안업체의 공(功)과 정부의 과(過)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지 나흘이 지난 28일 현재 기민하게 움직이는 보안업체와 달리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오히려 ‘말’을 아끼고 있어 ‘나는 보안업체,기는 정부’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보안업체,“원인 분석부터 해결책까지” 실제 하우리,안철수연구소 등 바이러스 백신 및 정보보안 전문업체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하우리,안철수연구소는 발생 직후부터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면서 원인 파악에 진력해 웜 바이러스로 확인,자사 홈페이지 등에 패치파일 설치 및 다운로드 방법 등을 자세히 공지해 해결책까지 내놓았다. MS-SQL 서버를 판매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하우리는 이어 28일 자신들이 확인한 보다 정확한 ‘원인’을 공개했다.대란을 야기한 웜 바이러스가 MS-SQL 서버뿐 아니라 윈도 시스템을 사용하는 다른 서버도트래픽 급증의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하우리의 진단은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국은 “우왕좌왕” 반면 주무부처인 정통부의 대응은 사뭇 아쉬움을 준다는 지적이다. 정통부는 산하 기관인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처음으로 대란 징후가 보고된 25일 오후 2시10분부터 원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3시30분에는 긴급대응팀(CERT)을 가동,4시쯤 웜 바이러스가 MS-SQL 서버의 보안 취약점을 뚫고 KT의 DNS(도메인네임시스템)에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의 대처에는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이 사실을 국민에게 신속히 알려야 함에도 이를 간과,상당수 기관이나 통신업체 등이 대상 서버만 치유하면 되는 해킹으로 알고 안일하게 대처한 계기를 준 것이다. 네티즌들은 대란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정통부가 ‘KT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의 패킷급증 원인분석’ ‘인터넷 보안강화 법개정 추진’ 등 한가로운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꼬집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국회 정보통신위 중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는 28일 이상철(李相哲) 정보통신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인터넷 대란의 원인과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정부책임이 컸다는 데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으나 인터넷 업계와 사용자의 보안불감증도 문제였다는 의견도 많았다. 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정통부가 수억원을 들인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원인 진단도 민간업체가 먼저 했다.”고 질책했다.이 의원은 보안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이트와 프로그램 제공자를 처벌하는 법도 검토하자고 주장했다.같은 당 허운나(許雲那) 의원은 백신 프로그램의 설치 의무화를 제기했다. 같은 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보안과 서버기술에 투자가 인색했다.”면서 “특히 DNS서버가 KT 등에 집중돼 피해가 컸다.”고 진단했다.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의원도 서울 혜화전화국에 집중된 시설의 분산 방안을 촉구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제언도 쏟아졌다.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백신을 공공재화하자.”면서 “신종 바이러스는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염되기 때문에 국가가 비용을 충당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민주당 남궁석(南宮晳) 의원은 “세계 유수 IT업체들은 ‘듀얼(dual) 시스템’을 통해 똑같은 시스템을 하나 더 갖고 있다.”며 “고베 지진과 9·11테러 때 위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은 “선진국이 IT관련 예산의 8%를 정보보호에 쓰는데 우리는 고작 0.5%”라며 증액을 요구했다.같은 당 박진(朴振) 의원은 “새로운 기구를 만들기보다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 기존 기관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정보보호 예산을 2배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규모가 큰 정보화사업 시행 때는 ‘정보보호영향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백신업체 안철수연구소의 안 사장도 출석해 “정보보호 예산의 전용을 막아달라.”고 주문했다.하우리의 권석철 대표는 “미국의 루트 네임서버도 다운됐다.”며 “한국 상황만 과장보도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자타가 공인하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다.하버드대학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모든 경영이론은 드러커의 각주(脚註)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경영학은 물론이고 정치,경제,사회,심리 등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저서는 무려 40여권에 달한다.드러커의 동료이자 제자로 30년간 교분을 맺어온 미국 페이스대학 존 플래허티 교수는 그의 저술과 논문,강연,편지 등을 시기별·주제별로 정리해 한 권의 책(원제 Peter Drucker-Shaping Managerial Mind)으로 엮어냈다.최근 국내에서 ‘피터 드러커-현대경영의 정신’이란 이름으로 번역서가 출간된 것을 계기로 그의 사상을 훑어본다.역자인 송경모(宋炅模·경제학 박사) 한국신용정보 평가연구실장이 드러커의 핵심 사상을 정리했다.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다고 넋놓고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면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는 없고 오직 도박꾼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드러커는 권한 위임,학습하는 조직,수평 조직,리엔지니어링,핵심 역량,변화 경영과 같은 영원한 경영학의테마들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이다.저명한 컨설턴트 톰 피터스가 “드러커 이전에 진정한 의미의 경영학은 없었다.”고 말하는 이유다.실로 철학에 있어 플라톤에 비견될만하다.그가 초기에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기업의 정당성’(Corporate Legitimacy)이었다.기업의 권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느냐 하는 것이었다.20세기 초 전체주의 사회의 권력이 몰고 온 극심한 폐해를 목도한 그는 새로 떠오른 ‘경영자 자본주의’야말로 전체주의에 대한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경영자 자본주의는 절대적인 선(善)인가.드러커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경제적·정치적·사회적 차원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경영자 권력은 결코 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인 문제는 기업권력의 여러 속성이 낳은 부작용들이다. 기업권력의 속성이란 재화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경제적 권력),조직의 구성원에게 행동을 명령하며(정치적 권력),자신의 활동을 통해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통제하는(사회적 권력) 것을 말한다. 아무리 유능하고 도덕적인 경영자가 운영하는 건전한 기업이라고 해도 언제든지 적대적 인수의 제물이 될 수 있다.이때 노동자,주주,납품업자 등 어떤 잠재적 이해관계 당사자들도 이를 막을 수는 없다.주주와 전문경영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의 권력적 상충은 언제든지 상호 기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의 회계투명성 문제도 그 일단의 부작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기업권력의 가장 바깥 자리에 노동자들이 있다.드러커는 20세기에 기업이 사회의 핵심적 실체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기업 구성원의 대부분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정당하게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커는 당시 온정주의 경영과 노동조합주의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고용과 급여를 포함한 직업 안정성을 도덕적 차원에서 보장하려는 온정주의 경영은 경기순환에 따른 주기적 불황이 불가피한 자유기업 체제에서는 임시방편적인 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마찬가지로 노조운동이 표방하는 이상주의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봤다.노조가 내세우는 민주주의는 다수의 조합원이 아니라 지도부의 의지에 따르는 허상의 민주주의가 될 가능성이 크고,노조라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권력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일종의 ‘기업 연방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기업을 미국식 연방국가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그는 이런 형태의 기업운영이 노동자의 소외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은 품지 않았지만 그나마 온정주의나 노동조합주의보다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1954년 출간된 ‘경영의 실제’를 통해 오늘날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변화경영’(Management of Change)을 선구적으로 소개했다.변화는 과거-현재-미래라는 3개 시간 차원을 중심으로 각각 전통적-이행적-변형적 사업이라는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 기업현장에 등장한다고 했다.변화경영은 본질적으로 미래에 대한 대응이다.그러나 인간이 과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커는 미래를 어느 정도는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그가 평생에걸쳐 추구한 ‘무지의 조직화’(Organization of Ignorance)라는 주제였다.가장 흔한 방법은 ‘투영’(Projection)인데,이것은 이미 발생한 과거의 사건을 통해 바라보는 가까운 미래다.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한 사회경제적 현상에 대해 경영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미래의 사업기회가 어느 쪽으로 변화해 갈 지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에 등장한 전례없는 현상으로는 국제통화시장의 불안정성 증대,세계 인구집단 분포의 역동적 변화,민족주의와 테러리즘의 위협,저개발국의 기술 흡수력,현대도시의 개화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의무 등을 들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드러커는 진정한 미래의 관리,즉 미래를 발명하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에 예상되는 사업기회들을 나열해 보고 현재로 다시 돌아와 작업하고,다시 피드백을 통해 그 결과를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무지를 조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드러커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체계적 경영이다.아무도 미래를알 수 없다고 넋놓고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면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는 없고 오직 도박꾼 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우리는 드러커를 단순한 학자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기업경영의 모든 분야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실무적 조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단순한 컨설턴트 역시 아니다.넘보기 어려운 철학적 예지와 통찰이 그의 모든 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제도권 학자들은 그가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무시할지 모른다.그러나 그는 결코 정형화할 수 없는 사람이다.그래서인지 저토록 방대한 사상적 족적과 영향력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즘’(ism·∼주의)의 수식어가 따라다니지 않는 몇 안되는 자유인 중 한 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 ◆드러커는 누구 피터 드러커는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누대에 걸쳐 변호사·의사를 배출한 명문가의 자제였던 그는 10대 시절부터 빈의 지식인들과 자유로운 만남과 토론을 가질 수 있었다.어릴 적 다양한 접촉을 통해 ‘지식을 학습’한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방법’을 배웠던 것이다. 드러커는 김나지움(고등학교)을 졸업한 17세에 독일 함부르크의 상점에 견습사원으로 들어갔다.불합리한 제도권 교육에 반감을 갖고 있던 터라 대학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이후 증권 애널리스트,신문기자 등을 거친다.일찌감치 다양한 직장생활을 함으로써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신문사에 다니면서 프랑크푸르트대 법학부에 입학,22세에 19세기 독일의 정치사상가인 프리드리히 슈타알에 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불연속성의 중요성,절대개념에 대한 거부,권력의 책임성 등 그의 사상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개념들은 슈타알의 영향이 크다.이렇듯 초기의 드러커는 정치철학자에 가까웠다.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라는 거대 조직을 연구한 ‘기업의 개념’(1946년)을 출간하면서부터 경영사상가로서 대중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관심도 기업경영이라는 주제로 확실히 기운다. 언젠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장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았을 때,비즈니스에 대한 협소한 기술만을 가르치기는 싫다며 거절한 적이 있다.사상적 성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드러커의 '기업가 정신' 드러커는 기업가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미래를 꿰뚫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결코 천부적인 것도,창조적인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조셉 슘페터 같은 경제학자가 뿌려놓은 ‘기업가’에 대한 이미지,즉 불세출의 천재가 내뿜는 카리스마적 인상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이는 오히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이비 개념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기업가 정신은 노력을 통해 획득되는,즉 학습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은 오랜 기업현실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위대한 착상은 위대한 사업의 충분조건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위대한 착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착상 자체는 결코 위대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범부도 수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몇 안되는 진정한 기업가들만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기꺼이 실패와 학습과 노력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그는 제너럴모터스(GM)의 알프레드 슬로언이나 제너럴일렉트릭(GE)의 랄프 코디너 같은 위대한 경영자를 통해 ‘다양성을 유기적인 사고방식 하에 통일시키는 것’이야말로 경영자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개별기능들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852년에 세워진 미국의 자동차회사 ‘스투드베이커’는 원만한 노사관계 정립에만 힘을 쏟은 나머지 다른 생존목표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창립 14년 만에 도산하고 말았다.비슷한 관점에서 기업들이 이윤극대화라는 목표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 역시 잘못된 인식이라고 보았다. 그는 또 기업가의 입장에서 진정한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전술로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한다.즉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의 활용 ▲비즈니스의 이탈 영역에 대한 인지 ▲인구통계 변화의 활용 ▲산업 및 시장구조의 변화 인식 ▲창조적 모방의 지략 ▲일본식 유도(柔道)의 원리 활용 ▲생태적 틈새의 발견등이다. 한국신용정보 송경모 평가연구실장
  • [사설]전경련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김석중 상무가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들은 경제정책에 관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그들의 목표는 사회주의적(socialist)인 것이다.”라며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전경련측은 인수위가 김 상무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개인 의견’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김 상무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회주의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한발 뺐다고 한다.경위야 어떻든 이같은 논란은 국익에 결코 보탬이 되지 않는다.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외국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진위 논란과는 별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만 조장할 뿐이다. 지난 4일에도 전경련의 손병두 부회장이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재벌 개혁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등 새 정부와 재계의 알력이 표출된 바 있다.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까지 나서 기업 정책을 ‘자율,점진,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재계의 우려를 덜기 위해 노력했다.재벌 개혁의 타깃으로 인식됐던 삼성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극단으로 몰아붙인 김 상무의 시각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누차 지적했지만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다고 해서 상대편의 사상이나 정책에 ‘색깔’을 덧씌우려는 시도는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근거없는 색깔론은 테러나 다름없다.이같은 ‘테러’에 대한 거부감은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심판으로 결론이 났다.어디까지나 합리성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 부시, 경기부양책 내주 발표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실업 타개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다. 부시 대통령은 고용을 늘려 실업자 수를 줄이고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년 실시될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다.실업 문제가 미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현실을 감안할 때 경제를 회복시키지 않고서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시 대통령 측근들은 부양책이 중산층과 투자자,그리고 기업에 대한 감세 이행 가속화를 주요 골자로 하며 이는 향후 10년에 걸쳐 3000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경기부양책에 ▲지난 2001년 의회가 승인한 감세 프로그램 이행 가속화 ▲주식배당 세부담 완화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가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국정연설을 3주 정도 앞두고 경기부양책 발표를 서두르는 것은 의회에 감세안통과를 서둘러 마무리지으라는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서는 대통령의 희망대로 처리될 게 확실하지만 상원에서는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민주당에서 부자들만 혜택을 입을 뿐 대다수의 보통 미국인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별로 없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같은 반대를 의식한 듯 “(부자와 기업만이 아닌) 모든 미국인의 안녕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감세안이 계층간 갈등을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불안정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한편 새해 첫 주식거래일인 2일 미 주가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19%,나스닥지수가 3.69%,S&P500지수가 3.3% 오르는 등 폭등했다.미 구매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기업활동지수가 54.7로 전달의 49.2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기업활동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이 확장국면을 보이는 것을 의미하는데,기업활동지수가 50을 넘기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 경제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ISM의 12월 고용지수는 47.4로 전달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개선 국면을 보여주는 50선에는 못미쳤다.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테러와의 전쟁에 매달리느라 침체에 빠진 미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mip@
  • [키워드로 보는 2002지구촌]⑤악의 축

    미국인들,적어도 부시 행정부의 세계관은 9·11테러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교서에서 북한·이라크·이란 3개국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명,9·11테러 이후 ‘아군 아니면 적’이라는 선악 이분법적 시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최근 방한했던 미 시카고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남침례교 성향의 공화당 근본주의자”이기 때문에 선악 구분이 뚜렷한 표현을구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과거 이른바 ‘불량국가(rouge state)’ 정도로 언급됐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마저도 ‘우려국가’로 급을 낮췄다.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훨씬 강도가 센 ‘악의 축’으로 이들을 격상(?)시키며,이들 국가와의 향후 관계 경색을 예고했다. ‘악의 축’이란 표현은 냉전이 한창이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옛 소련을 일컫던 ‘악의 제국’에서 따온 것으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적이었던 ‘추축국(樞軸國·독일 일본 이탈리아)’을 연상시킨다.하지만북한,이라크,이란을 한데 묶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이 뒤를 이었다. 부시의 발언은 곧 미국에서뿐 아니라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켰다.먼저 작은해프닝 하나.올 최대 유행어의 하나인 ‘악의 축’을 탄생시킨 부시 대통령의 연설담당비서 데이비드 프럼은 남편의 기막힌 어휘력을 지나치게 자랑하던 부인 탓에 백악관을 떠나야 했다. ‘악의 축’ 3국을 비롯해 전 아랍권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물론 일부 동맹국들도 불만을 표시했다.미 언론들조차 부시 행정부가 “외교정책 전면에 무력과 협박을 내세웠다.”고 비난했고 “반(反)이슬람을 희석시키기 위한 구색맞추기용으로 북한을 끼워넣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클린턴 전대통령은 “부시가 연초부터 긴장 조성에 힘을 허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북한은 ‘부시의 악의 축 발언 이후 핵개발 계획에 착수했다.’고 밝혀 클린턴의 걱정이 기우(杞憂)가 아니었음이 입증되기도 했다. ‘악의 축’은 한·미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는 잦은 불협화음을 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촉발됐다.특히 ‘악의 축’ 이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판정시비,최근여중생 사망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을 계기로 반미정서는 날로격해지고 있다. 한편 이들 3개국에 대한 대접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제각각이다.유엔사찰이 진행중인 이라크에 대해 미국은 수시로 “전쟁불사”를 외치며 날을세우고 있는 반면 핵개발 시인·핵시설 재가동으로 세계를 또한번 놀래킨 북한에 대해서는 한국을 감안,일단 평화적 해결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란의 경우는 어떤가? 얼마전 위성사진을 통해 핵개발 의혹 실증이 드러났음에도 불구,미국이 신중히 대처하고 있는데 대해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의 이란 정책은 미스터리”라고 꼬집었다.이라크전을 염두에 두고 미국이 이란과 은밀히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말이 뜬소문만은 아니라는 관측이무성하다.이같은 비난에 부시 행정부는 탄력적 외교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강변한다.그러나 커밍스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경험이 미숙해 외교정책의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상숙기자 alex@
  • 北선박 억류해제/ 잡았다…풀어줬다… 美, 갈之字 행보 논란

    미국은 북한 화물선 소산호를 풀어준 배경에 대해 국제법상 소산호를 압류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회견에서 “국제법상 배를 정지·수색할 권한은 있으나 예멘이 북한으로부터미사일을 전달받는 것을 막을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미사일 확산을 규제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적용하고자 해도 예멘과 북한 모두 회원국이 아니다.공해상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는 국제해양법은 제한된 경우에 한해 임검권(right of visit)을 보장한다.임검권이 규정된 해양법 110조에 따르면 선박이 해적행위나 노예무역,허가받지 않는 방송행위에 관여됐거나 국기를 게양하지 않은 경우 제3국 전함이 해당 선박을 저지·조사할 수 있다.북한 선박은 나포 당시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고 캄보디아 국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혐의가 풀리면 선박을 풀어줘야 한다.예멘은 나포 직후 미사일 수입을 시인했고 이번 거래가 합법적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스커드 미사일이지만 두 나라간 ‘정상 교역품’이므로 미국으로서는 상품을 파는 선박의 통행을 막을 권리가 없다.그러나 예멘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국이아니었다면 미국은 유엔결의안 1373호를 내세워 이를 압수했을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9월 만들어진 1373호는 테러방지를 위한 회원국의 협력을 의무화한 것으로 불법적 무기거래,핵·생화학무기 등의 불법적 이동 등을 막는 것도 포함돼 있다.예멘은 스커드 미사일이 테러용이 아닌 ‘자국 방어용’임을 미국에 설득했다. 결국 이번 사건으로 미사일확산방지를 위한 MTCR의 효율성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MTCR는 사거리 300㎞,탄두 중량 500㎏이상이거나 대량살상무기 운반가능성이 있는 미사일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회원국인 33개국이 대상이다.지난달 92개국이 ‘탄도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행동강령’(ICOC)까지 채택했으나 정치적 압력에 그치며 미사일 확산 주요 감시대상국인 파키스탄,북한,이라크 등은 참여하지 않아 역시 ‘정치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北미사일 운반선 나포/‘공해 나포’ 국제법적 논란 소지

    스페인 군함의 ‘소산호’ 나포는 외견상으론 공해상에서의 항해 자유를 엄격히 보장한 국제 해양법과 배치돼 논란의 소지를 남겨놓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스페인과 미국이 공해상 나포의 근거로 두 가지를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는 유엔 해양법 협약 110조.공해상에서 해적 활동과 노예거래,불법방송,무국적선의 ‘혐의’가 있을 경우 부근의 군함은 어느 국적이든,‘혐의’선박을 임검(臨檢·right of visit)할 권리가 있다고 돼 있다. 현재까지 ‘소산호’에는 북한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도돼 스페인 군함이 ‘무국적’ 혐의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 군함이 스페인 국적이 아닌 다른 나라 선박을 나포할 권리를가졌음이 국제법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9·11테러 다음날인 지난해 9월12일 자신의 주도로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결의안 1368호’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결의안은 국제적 테러를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스페인 군함이 미국의 대 테러전의 일환으로 예멘 공해에서 순찰중이었고,북한의 미사일이 테러 지원국으로 의심받는 예멘이나 아프리카 국가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으로 미국은 62년 쿠바 해상봉쇄처럼 급격한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 적용하는 ‘예방적 자위권’을 들 수도 있다. 북한 입장에선 미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올 근거도 없지 않다.특히 북한은미사일 관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미사일 기술통제기구(MTCR) 회원국도아니다. 따라서 북한은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로,일반 물자의 무역거래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사태 확산을 피하고자 한다면,아예 북한의 배가 아니라고 무시할 수도 있다. 국제법적 논란은 이번 사태의 정황이 구체화돼야 보다 분명해질 것 같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이라크전 3단계 지원책/日 ‘戰後 이라크’ 재건 관심

    (도쿄 황성기특파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갈수록 현실화됨에 따라 이라크전 발발시 일본의 대미 지원 규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일본의 지원 내용은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치고 10일 한국으로 건너 간 리처드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대전 후 어느 때보다 굳건한 동맹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9·11테러 당시 미군의 보복 공격 때처럼 신속히 미국을 돕는다는 기본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3단계 지원 일본 정부는 미국의 ▲공격 전 ▲공격 중 ▲공격 후 3단계로 나누어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공격이 불과 며칠 내에 종료될 가능성이높다.”고 예측됨에 따라 일본의 지원은 공격 전후,특히 공격 이후 이라크의 부흥과 재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 전 지원책으로 일본 정부는 이달 중순 이지스함을 인도양으로 파병한다.이지스함 파병이 집단적 자위권에 해당되고 헌법 위반이라는 논란을 무릅쓰고 일본 정부는 아미티지 부장관의 방문에 앞서 서둘러 파병을 결정했다.그의 방문후 파병이 결정되면 “미국의 외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있어서였다. 이지스함 파병은 인도양에 전개하고 있는 미군이 이라크 공격을 위해 아라비아 해역으로 이동할 경우 전력의 공백을 메우게 된다.9.11테러 직후 제정된 ‘테러특별지원법’에 의한 지원이라고 일본 정부는 설명하지만 이라크공격에 간접 가담하는 셈이다. 정작 개전이 되면 현행 법체계에서 일본이 미군을 직접 도울 방법은 별로없다.다만 걸프만에서 일본의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한 호위함 파병이나 이라크나 주변국의 일본인을 탈출시키기 위한 C130 수송기 파견 등이 검토되고있는 정도이다. 또한 주변국으로 난민이 대량으로 탈출할 경우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에 의거, 의료나 물자 수송을 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미 지원은 사실상 전쟁 종료 후에 집중될 전망이다.아미티지 부장관도 “자주적으로 전후 부흥에 협력해 달라.”고 일본측에 공식 요청했다. 미국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석유공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세계제2의 석유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 이라크에서의 전후 부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친미 정권이 들어설 경우 일본과의 새로운 채널을 만들지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석유이권의 혜택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소리가 높다고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육상 자위대 파견 가능성 육상 자위대 파견에는 새로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현재 유력시되는 전후이라크에서의 외국부대 주둔 형태는 다국적부대나 미군의 점령이 꼽힌다. 이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전개 중인 국제치안지원부대(ISAF)처럼 자위대가 직접 다국적부대에 참여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따라서 일본 정부는 사회간접자본 정비나 운송분야에 자위대를 보낸다는 측면지원 방안을검토하고 있다. 미군의 단독 점령군이 주둔할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이 경우 일본국내에서 법률제정에 많은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중동 국가로부터 “미국의 전쟁에 가담했다.”는 직접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자위대 파병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marry01@
  • [대한포럼]대선과 인터넷 반달리즘

    인류 문화사에서 상대 문화의 씨를 말리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있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벌어진 현상이었다. 지난 5세기 중엽 로마를 침공한 반달족들이 로마의 거리를 초토화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같은 세기 초반 원래 게르만 민족의 일파였던 이들은 핀족에쫓겨 카르타고로 간 뒤 그리스문명도 닥치는 대로 파괴한다. 문화·예술 파괴를 일컫는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넓게 보면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도 이에 해당된다.사상이나 문화의다양성을 한치도 인정하지 않고 말살하려 했다는 점에서다. 재작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이슬람 문화에 반한다는 이유로 카불국립박물관의 소장품과 바미얀 석불을 산산조각낸 행위도 반달리즘의 극명한 사례다. 막가파식 섬뜩한 막말이 난무하는 우리네 선거판에서도 반달리즘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상대방의 존립기반이나 시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수준을 넘어 아예 깡그리 부정하려는 태도야말로 반달리즘의 본질적 속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터넷상에서 사이버부대를 동원한 각 후보진영간 비방전은 가히 목불인견이다.전자공간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뉴미디어로서 인터넷의 본령인쌍방향 통신과는 거리가 한참 먼 일방적 매도만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각 후보진영 또는 그들의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상의 비방전은 부동층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거나 설득하려는 단계를 넘어선 느낌이다.숫제 상대를 제압해 무릎을 꿇리려는 기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쳐진 강혜련교수와 노사모 전 회장인 명계남씨가 상대측 후보지지자 또는 지지기반을 비판하다 곤욕을 치렀다.이른바 ‘호남 후세인론’과 ‘종자론’을 폈다가 상대당으로부터 매서운 역공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수(攻守)가 분명하게 눈에 보인다는 점에서 온라인상의 비방전보다 폐해는 적을 수도 있다.반론이라도 펼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다.모후보의 찬조연설을 한 K의원의 홈페이지가 그 다음날 익명의 네티즌들의 욕설로 속절없이 쑥대밭이 된 사실과 비교해 보면 그렇다는얘기다. 일찍이 캐나다의 문명론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 그 자체가 곧 메시지다.’라고 갈파했다.인터넷은 쌍방향이라는 특장을 살릴 때만이 제대로 된 뉴미디어로 자리매김된다는 함의인 셈이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일방통행식 욕설비방은 ‘인터넷 반달리즘’과 다름없다. 어쨌든 이번 선거판의 사이버 테러는 여간 볼썽사나운 게 아니다.전쟁을 치른 남북간에도 주적(主敵) 개념을 없애고 화해를 추구하자는 마당인데 대선후보 지지패끼리 막가파식 ‘테러’를 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5년 집권이라는 떡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상황에서 각 후보의 추종자들에게 새삼 금도를 보이라고 요구해도 소용이 없어 보인다.사각의 정글보다 더 거친 ‘전부 아니면 전무’식 선거전에 혈안이 된 이들에게 벨트라인 아래를 치는 일을 자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이미 글렀는지도 모르겠다.이들에게“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그런 말을 할 권리는 죽을 때까지 옹호하겠다.”는 볼테르의 경구를 들려줘도 쇠귀에 경 읽기일 것 같다. 아무래도 유권자들이 본때를 보여주는 것 이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듯싶다. 이유야 어떠하든 후보 검증 차원의 폭로가 아니라 상대의 존재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후보,공개적 비판이 아니라 비열하게 얼굴을 감춘 채 사이버상에서 저주를 퍼붓는 후보진영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구본영 정치팀 차장 kby7@
  • ‘정책경쟁’ 어디갔나/이슈없는 선거...네거티브 대결 치달아

    ‘대선 정책이슈가 없다.’ 21세기 첫 대통령 선거일이 16일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후보들간에 주요 정책과 핵심 공약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서로 폭로·주장에다 부인으로 일관하는 지난날의 부정적인 시스템만을고집하고 있다. 유력 후보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양 진영은 2일에도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 혈안이었다.‘주요 정책에 대한우리 후보의 생각은 이렇고 상대 후보와 다른 점은 이거다.’는 식의 페어플레이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양 진영은 대선전이 본격화되기 전 입만 열면 ‘이번만은 포지티브 시스템으로 꾸려가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전이 초반을 넘어선 지금 과거보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더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투표일이 가까워 올수록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선거전문가들은 “21세기 첫 대선에 걸맞게 각 후보들이 정책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내년은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이는 절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과 ㈜세경진흥 선거자금 의혹 폭로공방을 벌였다. 이회창 후보는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이 정치사찰과 도청을 해온 게 관행이었다면 이런 기능을 하는 국정원을 없애고,유능하고 중립적이며 경쟁력있는 정보기관으로 새롭게 탄생시켜야 한다.”면서 “정보기관은 국가이익을 위한 해외정보 수집기능과 테러방지기능,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간첩수사기능이란 두가지 기능만을 수행토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신건(辛建) 국정원장을 국가정보원법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의 부인에 이어친동생까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주택개발업체인 ㈜세경진흥 김선용(金善龍) 부회장은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세경의 자회사인 ㈜ISD를 통해 수표와 어음 22억원을 제공했다.”면서 “한나라당을 상대로 원금반환청구 소송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97년 11월5일 세경 회장인 이모씨를 통해 이 후보의 친인척 L씨에게 수표 2억원을 전달했고,11월13일에는 소공동 롯데호텔 내 이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이후보 측근인 L·H·S씨 등과 만나 19억원을 전달했으며,12월2일에는 수표 1억원을 이 후보측의 요청으로 여론조사기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불법도청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자 어떻게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 보려는 술수에 불과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종태 곽태헌 홍원상기자 jthan@
  • [열린세상]이라크 전쟁, 우리의 위기

    몇달 전 어느 작은 친교-봉사 모임의 초청으로 9·11테러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해 강연한 일이 있다.부시 대통령에 의해 ‘악의 축’으로 명명된 나라들,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북한과의 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한걱정 등이 내용이었다.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를 두고 연사로서의 소임을 끝냈을 때,무거워진 분위기를 깨려는 듯 유머 감각이 특출한 사회자가 거들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본래 이름부터 ‘조지고 부시(수)는’ 걸 잘 하게 돼 있어요.” 좌중은 일제히 쓰게 웃었다. 그런데 그 얼마 뒤,뉴욕 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부시를 맹렬히 비판하면서,한국의 한 작은 모임에서 사회자가 했던 유머를흉내(?)내고 있는 걸 보게 됐다.퓰리처 상을 두 차례나 받은 이력이 있는 프리드먼은 자신의 칼럼에서가 아니라 이례적으로 워싱턴 포스트(8월25일자)와 가진 회견에서 “석유 자본에 매수된 아주 나쁜 놈(bad guy)”이라고 부시를 욕하고,이어서 매도하기를 “부시와 그 진영은 때려 부수는 데 명수다.만약 건물 해체작업 같은 것을 한다면 훌륭한 일꾼이 될 것이다.”라고 쏘아버린 것이다.한국의 유머는 조지 부시의 한글 발음에 근거한 ‘조지고 부시고’였는데,프리드먼은 부시 정부의 본질을 가리켜 같은 뜻을 말하고 있다.재미있는 일치다.한국이 대선 정국으로 어수선한 것과는 무관하게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카운트 다운하고 있다.전쟁은 우리가 새 대통령을 뽑고 맞이하고하는 사이에 벌어질 공산이 크다.미국은 세계 60개국에 전쟁 동참과 지원을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우리 정부도 ‘일반적인 수준의 지원 요청’을 받았음을 확인하고 있다.일반적인 수준의 지원은 전쟁 발발시 전투 또는 비전투분야의 ‘파병’을 의미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한 전쟁인가,아닌가 하는 판단일 것이다.대량살상무기 개발과 테러조직 연계 가능성이 이라크 전쟁의 명분인데,구체적으로 입증된 증거는 아직 있는 것 같지 않다.특히 현재는 유엔사찰단이 이라크 안에서 활동을 하는 중이다.이 활동이 ‘실패’할 것을 기정사실로 전제한뒤 세계 각국에 전쟁 동참을 요청하고있음은 그 앞뒤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프리드먼이 부시를 ‘나쁜 놈’이라고 몰아붙일 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부시 독트린은 기능장애를 일으킨 정보기관,가라앉는 경제,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멀어진 우방과의 관계를 우회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시도라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이런 비판,심하게는 욕설에도 불구하고 부시의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대승을 거두고 더욱 자신만만하게 세계에 대해 동참과 지원을 강요하면서 전쟁으로 잰걸음을내딛고 있다.전쟁은,반세기 전 전쟁을 겪은 일이 있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로서는 세계의 어디서라도 더는 용납할 수 없는 반문명적인 야만이다.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한,동참 요청에 ‘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정부의 등뒤를 받쳐주는 국민들의 정신적 힘이 필요하다. 정작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 불안이다.이라크 전쟁이 터지는 순간 전 세계정치·경제가 크게 요동하고 석유수급 차질에서 비롯된 경제 충격파가 몰아칠 것이다.한국은 그 치명적인 영향권에서벗어나기 어렵다. 그러지 않아도 1997년의 환란에 버금가는 제2 경제위기가 경고되는 요즘이다.파이낸셜 타임스의 표현을 따르면 가계대출이 ‘너무 많이,너무 빨리’늘어 은행들이 새로운 부실채권 위험에 빠진 것이 위기의 실체다.내수가 줄고 수출 전망은 불확실하며 성장은 둔화하고 실업과 가계부도가 증가하는데,올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외국산 최고급 위스키가 292만 9000상자에이르러 한국은 ‘세계 위스키 업계의 희망’이 됐다.11월21일 자정에 맞춰건배한다는 프랑스산 햇포도주 마케팅이 만들어낸 풍속에 따라 지난 14,15,16일 사흘 동안 대한항공 보잉747 특별기 4편이 보졸레 누보 200t(20만병)을실어 날랐다는 나라가 이 나라 한국이다.마침 지난 21일은 IMF 구제금융 신청 5주년인 날이었다.이런 정신으론 또 한번의 위기를 못 이긴다. 정달영 칼럼니스트·명예논설위원 assisi61@hanmail.net
  • [씨줄날줄] ‘부시즘’

    최근 발간된 영국 ‘옥스퍼드 관용구,속담,어록 사전’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몇몇 발언이 실렸다고 한다.여기에는 “우리는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떠한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해서라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이 있다.통치자로서의 자신감이다.또 “우등상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잘했다.’는 말을 하겠다.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여러분들 역시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말하겠다.” 는 모교방문 연설일부가 실려 있다.우등생이지 못했던 부시 대통령의 솔직하고 유머스러운 고백이다.여하튼 이 두 발언에는 지도자의 자신감과 솔직함이라는 덕목이 묻어 나온다. 지금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취임 초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그의 정치철학을 의미해야 할 ‘부시즘(Bushism)’이 말 실수와 천박함을 뜻하는 의미로 폄하돼 왔다.이를테면 그는 대통령 선거전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클린턴의 4년 통치를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큰소리쳤다.그런데 사실 클린턴은 8년째 집권 중이었다.또 그는농민들에게 각국의 관세 및 무역장벽 철폐를 약속하면서 관세(tariffs)라는 단어 대신 테러(terrors)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관세 철폐가 아니라 농민들을 위해 테러를 철폐하겠다는 꼴이 되어버렸다.그래서 그의 별명은 ‘잉글리시 페이션트’라고 한다. 취임 후 부시 대통령의 신보수주의와 강경한 외교정책들은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이라크와 북한 등을 겨냥한 ‘악의 축’이라는 초강경 발언도 같은 연장선상이다.이 때의 부시즘은 ‘좌충우돌식 못 말리는 일방주의’로 받아들여져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9·11 테러사건’ 이후 적어도 미국내에서는 부시즘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물론 국익과 관련해서는 똘똘 뭉치는 ‘카우보이식’ 미국민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런 부시 대통령이 15일 대북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다른 미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다른 미래(a different future)’가 미국은 물론 남북한에도 명분과 실리를 함께 하는 미래였으면 좋겠다.그렇다면 한국의어록 사전에 ‘부시의 다른 미래’가 실려도 좋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美 CSIS ‘北 핵개발’세미나 요약/ “韓·日 한발 물러서 관망을”

    지난 1994년 미국의 북한 핵대사로 북·미 기본합의서를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은 21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북한 핵개발 시인에 따른 현황과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은 북한과의 외교적 교섭이나 경제적 접촉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세미나에는 94년 당시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 CSIS 국제안보담당 수석 고문과 국방부 부차관보를 역임한 커트 캠벨 CSIS 부소장도 참여했다. ◆로버트 갈루치 원장 경수로를 건설 중인 북한이 경수로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우라늄을 농축했다고 둘러대면 말이 되는데 왜 핵개발을 시인했는지 궁금하다.북한은 미국이 기본합의서를 위반했으며 자신들의 ‘죄’는 없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과연 큰 전략을 갖고 핵개발을 시인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국과 일본은 한걸음 물러서서 사태를 객관적으로 관망하는 것이 좋다.북·미간 협상이 성공하려면 우방들이 북한에 대한 유인책을 중단하고 북한의 상황을 미국이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 기다린 뒤 미 정부의 조치를 봐가며 북한과의 접촉을 결정하는 게 좋다. 지금 상황에선 북한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또 제네바 합의에 규정된 대로 북한의 사용 후 핵연료봉을 빨리 제3국으로 보내게 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사태가 해결되든 94년과 큰 차이없는,양측의 상호의무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일 것이다. ◆로버트 아인혼 수석고문 90년대말부터 북한이 농축우라늄에 흥미가 있다는 징후가 있었으며 미국은 이후 북한의 핵개발을 의심해 왔다.북한은 외부에서 가스 원심분리기를 얻는 수준인데 이것은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제조에서 굉장히 초보적인 단계이다.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생산 가능성은 아직 없다. ◆커트 캠벨 부소장 현재까지 한·미간 대북 군사전략은 방어적 입장이며 선제공격을 상정한 것은 아니다.미국은 중동과 한반도에서 두 개의 전장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내의 대테러전쟁까지 3개의 전장을 동시에 유지하기는 힘들다.이라크에 대해서는 중동국가들이 미국의 공격을 용인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이 공격에 반대하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임병선기자 bsnim@
  • 코사 美태평양포럼 회장 인터뷰 “지구촌 테러 안전지대 없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이라크 밀어붙이기가 다른 상임이사국들의 반대에 직면하는 등 국제관계가 복잡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다.대한매일은 14일 랠프 코사 미 태평양 포럼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 회장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북·미관계 전망등 각종 국제적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한미안보연구회(회장 유양수,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주최 한미안보세미나 참석차 방한중인 코사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 군사안보 싱크탱크인 CSIS 회장으로 부시행정부의 안보전략수립에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제임스 켈리 미국무부 차관보의 북한 방문이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지만 회담 결과는 기대에 못미친 것 같다.회담 뒤 북·미관계에 큰 돌파구가 마련될 것 같지도 않은 분위기인데.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다.켈리 차관보는 미국측의 핵심 관심사를 분명히 전달했고 대화 재개의 가능성도 열었다.대화재개에 특별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는 계속될 것이고 켈리특사의 방북은 ‘마지막 시도’가 아닌 ‘오랜 과정의 시작 단계’로 봐야 한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방북했을 때도 큰 변화가 있을 것처럼 모두 흥분에 휩싸였지만 역시 장기적으로는 단지 하나의 출발 단계로 볼 수 있다.때문에 켈리특사의 방북도 일시적 결과만을 보고 성공이다 실패다라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아직 시작단계다.켈리의 방북을 토대로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북·미관계가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이야기인가. 중요한 것은 대화의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그 자체는 성패와 관련없이 좋은 뉴스다.대화무드가 계속될지는 물론 지켜볼 일이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관련한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이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미국은 핵무기,미사일,재래무기 등 3가지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북한이 실패한 사회라는 것이다.경제적으로는 분명히 그렇다.북한은 개혁이 필요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유엔을 통해 주요 원조를 계속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때문에 북·미 대화가 늦어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에 대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언급했지만 미국은 대화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북한이 그동안 대화의 의지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부시가 북한을 블랙 리스트에 올린 것은 그들이 우리를 싫어하니 우리도 그들을 싫어한다는 것과 같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북한은 김대중 정부와 상호방문 약속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김대중 대통령이 방문했으니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도 남한에 와서 같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는 김정일의 방문을 기대한다.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김정일의 방한에 대해 미국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미국이 새로운 안보환경에서 일본의 역할증대를 원한다는 입장을 수시로 밝히고 있다. 9·11테러 이후 새로운 안보상황에 따라 일본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몇년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지만 일본은 9·11테러 이후 미국에 적극적으로 군사협력을 하게 됐다.일본은 한반도와 가까운 이웃이기 때문에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이 50년 전의 역사로 인해 일본의 역할에 민감하다는 것을 이해한다.하지만 일본은 매우 강력한 군사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50년 동안 나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과오를 씻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그 과거의 역사가 일본에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금 세대는 과거 세대가 한 일에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9·11이후 세계를 ‘냉전후후(post-post cold war)’시대로 규정했는데 구체적으로 이를 정의한다면. 냉전후(post cold war)시대는 냉전이 끝난 후의 시대를 말한다.반면 ‘냉전후후’시대는 9·11이후 세계안보환경의 변화를 가리킨다.9·11은 러시아와 중국,미국이 같은 시각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각자 이익을 위해 상호협력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물론 이라크 공격을 둘러싸고 약간의 균열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미·중,미·러가 상호 안보협력을 모색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단순한 냉전종식이 아니라 협력을 모색하는 단계가 바로 ‘냉전후후’시대다.이는 9·11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관계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다고 보는가. 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전방위로 이루어졌고 북한에 경제적으로 많은 기회를 주었다.북한에 개방의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준만큼의 성과는 있어야 한다. 공평한 거래가 경제원칙의 기본이다.따라서 북한과의 다음 거래는 명확한 조건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경제적인 원칙을 전제로 해서 100을 주면 최소한 10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단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프로그램을 진행시켜야 한다.그런 점이 미흡한데서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이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김대중 정부의 정책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끈다는 큰 시각에는 동의한다.한반도의 평화는 하룻밤새 이루어지지 않는다.장기적으로 보면 햇볕정책은 분명 용기있는 정책이다. ◆김정일이 추진하는 신의주 특구 계획이 중국과의 갈등으로 난관에 부딪혔다.무엇이 문제인가. 장관 임명에 신중을 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실수다.신의주 특구는 충분한 검토없이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김정일은 남북한 정상회담,고이즈미 총리의 초청 등 많은 외교적 노력을 했다.그러나 이런 과정들이 남쪽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특구계획도 남쪽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야 성공한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발리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나. 발리의 테러는 테러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테러로부터 안전한 지역은 없다.알 카에다는 세계 각국에 조직돼 있는 망을 이용,다음행동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을파괴하기를 바란다.미국에 피해를 입히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조직돼 있는 이슬람단체와 연계해 이같은 테러를 벌인 것이다.그들은 인도네시아가 같은 이슬람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로 하여금 유엔 결의안을 준수토록 만드는 것이다.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종전 때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미국의 무기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미 의회 결의안도 이라크로 하여금 유엔 결의안을 준수토록 압력을 행사하는 게 주요 골자다. 부시 대통령이 분명히 말했지만 이라크 공격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대통령이 무력사용을 최종 결정하는 날로부터도 본격적인 병력배치가 완료되려면 3∼4개월이 더 걸린다.물론 전진 병력배치는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 걸프전 때의 경우 본격공격이 시작되기 전 40만명이 중동지역에 배치됐고 이를 위해 6∼8개월이 걸렸다.현재 현지에는 미군수천명이 배치돼 있을 뿐이며 대부분 지원병력이다. ◆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미국 주도의 유엔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사실이다.하지만 이들 나라의 요구는 보다 다원적인(multilateral) 협력체제를 갖추자는 것이다.나는 지금 유엔이 ‘진리를 택해야 할 시점(moment of truth)’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만약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테러확산과 불량국가의 횡포를 막을 토대를 포기하는 것이다.거듭 말하지만 선제공격은 이라크의 WMD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목적이 이라크의 유전확보와 미국내 군산복합체의 압력 때문이라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은 영토를 점령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유전을 점령하기 위해 이라크에 상륙할 것이라는 대음모(grand plot)는 결코 없을 것이다.그랬다면 10년 전에 바그다드를 점령했을 것이다.유전확보가 목표라면 후세인과 협력하는 게 더 실리적이다. 무기업자들의 압력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그럴 듯하지만 근거없다.전쟁을 일으켜 이득을 보는 업체보다는 손해보는 업체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미사일 생산공장은 3∼4개에 불과하다.항공사,해운회사 등은 엄청난 손실을 입는다.전쟁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권을 명시한 새 안보전략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데. 선제공격 부분은 언론이 침소봉대한 것이다.새 안보전략에 선제공격 부분은 단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나머지 대부분은 WMD를 억제하고 방어전략을 펴는 데 할애하고 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방국들과의 동맹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그리고 선제공격시 대상은 국가가 아니라 알 카에다와 같은 실체가 잘 드러나지 않은 단체,세력들이다.이들에 대해 우방들과 공조해 위험을 조기에 제거하는 경찰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그것도 매우 심사숙고해서 수행한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 대담=이기동 국제팀장
  • 켈리 美특사 방북과 예상 의제들/ 北 미사일 포기 美 테러국 해제 주고 받나

    ■안보분야/ 핵사찰 수용 대가 줄다리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안보의제의 핵심은 핵과 미사일,재래식 무기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세계 제1의 ‘미사일 장사꾼’으로 불렀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1∼2개 갖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부시 행정부의 수뇌부들은 비무장지대(DMZ)에 배치된 재래식 무기의 철수 또는 감축을 요구했다. ●미사일=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2003년 이후에도 유예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미국은 완제품 형태의 미사일 수출이나 기술 이전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개발을 중단할 뿐 아니라 파키스탄과 이란에 대한 단거리 미사일인 노동호 수출이나 기술 제공을 포기하라는 얘기다. 북한은 미사일 수출이나 기술 이전을 부인했으나 미국과 마주해서는 ‘협상카드’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자체기술에 따른 유일한 ‘호구책’인 미사일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에 대해 제재조치를 풀 것과 자금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은 테러지원국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은 테러지원국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3∼4월까지 겉돌 수도 있다. ●핵 사찰= 부시 행정부는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을 것으로 보인다.1994년 맺어진 북·미 핵합의에 따라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계속 지원받으려면 늦어도 2단계 부품이 도착하기 시작하는 내년 말이나 2004년 이전에는 핵검증이 상당부분 이뤄져야 한다.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완벽한 사찰에는 3∼4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북한은 핵사찰에 다소 유연하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도 사찰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1999년과 2000년 금창리 지하시설을 사찰했지만 별 것 없었듯이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그러나 연 50만t의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은 확실히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선사찰 후지원’을 강조하는 미 강경파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재래식 무기= 재래 무기 감축협상은 한국과도 조율해야 할 문제다. 북한은 상호주의에 입각,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한국은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이행되기 이전까지 주한미군 철수에는 부정적이다.이점을 잘 아는 북한은 주한미군의 부분 철수가 아닌 전면 철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주한미군의 주둔 의사를 천명한 미국으로서는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인권분야/ 탈북자 비중있게 다룰 듯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의 포괄협상 방침에 따라 탈북자 문제와 북한내 인권상황도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감안,미국은 탈북자 처리문제에 소극적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 의회가 중국내 탈북자의 망명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국내외 인권단체들도 대북 대화재개시 인권 문제를 공식 의제로 삼을 것을 요청,부시 행정부내에서도 정책적 변화가 일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난민법을 수정,특정 요건을 갖춘 탈북자에게는 준 난민지위를 줘야 한다는 의회의 요청에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방북 대표단을 이끌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지난 6월 상원 법사위 탈북자청문회에서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탈북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서 듀이 국무부 난민·이민 담당 차관보는 “탈북자들을 미국에 받아들이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국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송환된 탈북자들을 처형하고 중벌에 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탈북자에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는 중국과도 협의할 사항이기 때문에 이번에 구체적으로 거론될것 같지는 않다.다만 인도적 차원에서 탈북자의 처형을 자제하고 중국,러시아,몽골 등 주변국과 탈북자 지위 개선에 적극 협조할 것을 권유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북한에 지원되는 물자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살피는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 거론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이 자본주의 방식을 도입하고 홍콩을 본뜬 신의주 특구까지 발표하는 등 급변하자 대북 지원에 핵이나 미사일 문제뿐 아니라 인권문제도 결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 6월 북·미 대화 재개시 부시 행정부에 다음 사항을 권고했다.국제인권단체를 통한 구호물자감시 강화,외교관과 언론인들의 북한내 활동 보장,비정부단체(NGO)의 북한내 지원범위 확대,유엔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 이행 등이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이 미국에 대응했듯이,인권문제를 문화적 차이에 따른 내정간섭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호물자에 대한 모니터링 체제는 지원확대를 전제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mip@ ■美특사단 면모/ 한반도 전문가 총출동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북·미협상을 위해 다음달 3일 평양을 방문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은 제임스 켈리(66)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백악관과 국무부,국방부,국가안보회의(NSC) 등 행정부내 대북관련 담당자 20여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차관보는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부시 행정부의 북한정책을 좌우하고 있는 인물이다.그가 수석대표로 나섬에 따라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뭔가 확실한 ‘성과’를 벼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켈리 차관보는 지난 2월14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평양은 햇볕정책에 건설적으로 응답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제관계에서 스스로 초래한 고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강경한 대북관을 드러냈었다. 켈리 차관보는 86∼89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NSC 아시아 담당 수석보좌관을 지내며 한반도를 담당했었고,국방부 국제안전보장 차관보를 역임하기도 했다.2000년 부시 행정부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하와이 호놀룰루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퍼시픽포럼 의장으로서 북한 등 아시아 이슈를 줄곧 다뤄왔다. 켈리 차관보와 동행하는 프리처드 대사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마이클 그린 동아태담당 보좌관,국무부의 한반도 실무책인 데이비드 스트로브 한국과장 등도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처드 대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찰스 카트먼 한반도담당대사의 뒤를 이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측과 대북실무교섭 업무를 맡아왔다. 지난 23일과 24일 두 차례 뉴욕에서 북한측과 특사 방북 재추진을 위한 실무회담을 가진 데 이어 후속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시기와 일정,절차를 집중 협의했다. 이외에도 북·미간 현안이 핵 및 미사일 개발,신뢰구축 및 관계개선 등에 맞춰져 있는 만큼,이 분야와 관련한 국무부와 국방부 전문가 그룹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연기자carlos@ ■백악관 성명 전문 부시 대통령은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관계부처합동 대표단에게 10월 3일부터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과 포괄적인 대화를 탐색한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또한국 및 일본과의 긴밀한 조정에 근거하여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우려했던 일련의 오랜 현안에 관한 진전을 추구할 것이다.
  • 美경제 먹구름 세계증시 ‘발목’, 亞·유럽증시 동반하락

    (워싱턴 백문일·도쿄 황성기특파원·김상연기자)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약화가 세계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3일 미국 제조업지수가 기대 이하로 발표된 데다,세계 최대 은행인 시티그룹의 투자등급이 이례적으로 하향조정되는 사태까지 빚어지자 각국 투자자들은 ‘희망’을 잃은 듯 주식을 내던지는 모습이었다.일본 닛케이지수가 3일 19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뒤 약간의 기술적 반등도 없이 4일 바로 9000선 붕괴를 위협할 정도로 연이어 폭락한 것은 투자심리가 얼마나 위축됐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유럽 주요증시들이 거의 전종목에 걸쳐 하락한 점도 극도의 불안감을 반영한다.3일 유럽증시는 기술과 통신,금융 관련주는 물론 임업,제지,방산관련 부문까지 떨어졌다. ◇암울한 미국- 3일 현재 월가의 기상도는 ‘아주 흐림’이다.여름철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투자자들은 “미 경제가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뉴욕증시의 모든 지수는 5년내 최저치를 보인 7월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S&P지수는 이날 4.2% 떨어져 지난해 9월17일 4.9% 이후 가장크게 하락했다.아시아와 유럽 증시에서의 폭락은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면서 뉴욕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중 제조업 지수가 기대치 미만인 50.4에 머문 게 폭락의 직접적 원인이다.블룸버그통신이 경제분석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51.8로 예측됐다.제조업 활동이 확장하고 있음을 뜻하는 50선을 7개월 연속 넘었으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환산하면 2.5%에 불과하다. 게다가 제조업에서의 신규 주문이 감소,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8월중 공장주문 지수는 49.7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50 밑으로 떨어졌다.이 지수는 지난 3월 65.3까지 올라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을 한껏 부풀렸다.8월 중 재고지수도 41.8에서 45.2로 뛰었다.재고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카고 노던 트러스트의 투자자문역 진 그랜던은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멀어지고 있다.”고말했다.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배럿은 “통신 분야에 여전히 과잉투자가 있다.”고 말했으며, 마이크로시스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스키브 맥고완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기업투자의 부진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회계 스캔들 이후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몸을 사려 금융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측면도 있다.프루덴셜증권의 은행 분석가 마이클 마요가 시티그룹의 투자등급을 ‘유지’에서 ‘매도’로 낮춘 것도 금융시장의 약세에 따라 시티그룹의 이익전망을 나쁘게 봤기 때문이다.메릴린치증권의 주식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부인했으나 혼조세를 보이던 경기지표가 계속 ‘적신호’를 보이면 24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월가의 분석가들은 단기이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 때문에 가연성이 높아 9월 증시는 등락이 거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격속 일본- 최근 미국 증시에 철저히 연동되고 있는 일본 증시는 4일 극도의 무기력감을 보였다.전날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연이은 급락은 없을 것이란 기대는 잇따른 미국발 악재로 허무하게 무너졌다.일본 주가는 이날까지 7일 연속 떨어진 셈이다. 저조하게 나타난 미국 제조업지수와 시티그룹 등의 신용등급 하락은 9·11테러 재발 위협보다 ‘가시적’이라는 점에서 일본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이대로 가다간 심리적 저지선인 9000선 붕괴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미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일본기업들로서는 미국 경제의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도쿄전력의 원자력사고 은폐 등 국내산(産) 악재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속수무책이다.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4일 주가 급락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주가하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별다른대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음을 밝혔다. 그는 또 경기부양을 위해 야당측이 주장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간단치 않다.시장에서는 벌써 “은행주들의 대폭적인 하락으로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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