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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서조차 수니·시아파 집단싸움 일쑤”

    6일(현지시간) 이라크연구그룹(ISG)의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영국 BBC의 바그다드 특파원 앤드루 노스 기자는 5일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냉소와 학교 교실로까지 번져간 종파갈등,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업가 등 이라크의 절망적인 상황을 소개했다. 다음은 노스 기자의 ‘바그다드 일기’ 요약.●“새로운 계획? 뭐가 달라지는데” 미국에서 새 이라크 계획이 나온다고 하지만 바그다드 주민들은 거의 무시한다. 관심을 갖는 것은 나같은 사람뿐. 한 가게 점원은 “뭐가 달라질까? 미국은 전에도 새로운 계획을 제시했지만, 결국 상황은 악화됐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렇다. 이라크인들에게 최우선의 관심은 생존. 납치되지 않고, 길거리의 교전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선 주민들은 엄청나게 올라버린 물가에 시달린다. 지난달 23일 사드로 테러 발생으로 통금이 실시된 이후 1㎏에 700디나르(500원)였던 토마토는 3000디나르(약 2150원)로 올랐다. 매달 수만명의 이라크인들이 탈출하고 있다. 한 의사는 “친구들이 만나 주로 하는 얘기는 ‘너도 떠날 거냐’는 것이다.”고 말한다.●학교 운동장까지 점령한 폭력 종파간 균열은 이라크 사회 깊숙하게 침투했다. 지난 주말 한 학교를 찾아갔다.14세 소년은 “우리학교엔 시아·수니 갱단이 있고, 얼마전엔 운동장에서 집단싸움까지 벌였다.”고 했다. 나는 거의 매일 아침을 폭발음과 총소리로 눈을 뜬다. 미 행정부는 현재의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바그다드 서부 안바르 주 상황을 보라. 여긴 고전적 의미의 전쟁상태다.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 사망자는 2900명. 이 가운데 40%가 이 사막에서 숨졌다. 나도 최근 미 해병대에 배속돼 팔루자 인근 지역에 갔는데 상황이 심각했다.●모진 인간사의 현장들 이런 와중에 돈벌이를 위해선 목숨을 아끼지 않는 부류도 있다. 미군에 음식·의약품 등을 공급하는 한 남자는 미군측과 계약을 체결, 바그다드와 쿠웨이트를 오가며 생필품을 후송하고, 이를 위한 경호업무까지 맡고 있다. 그는 “지난번 수송작업에 160명이 나섰는데,40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스스로도 여러차례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고 한다. 왜 계속하느냐고 물었더니 “간단하다. 돈이다.”고 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부시 총격 받고 암살되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저격범의 총격을 받고 암살되다.’ 물론 실제 상황이 아니라 영국 TV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다음달 9일 첫 방영될 드라마는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대테러전을 수행하고 있는 대통령의 암살을 그렸다는 점에서 섬뜩하다는 게 미국민의 반응이다. 문제의 장면은 부시 대통령이 시카고의 셰라턴 호텔에서 연설한 뒤 떠나려는 순간 저격범에게 총격을 받는 설정이라고 미국 드러지리포트가 31일(현지시간) 영국의 한 연예전문 웹사이트 ‘thisislondon.co.uk’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가브리엘 레인지 감독이 극본까지 쓴 90분짜리 드라마는 암살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작사인 ‘모어포(More4)’의 피터 데일 이사장은 “선정적이거나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드라마가 아니라 현재의 미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흥미진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정치적 고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드라마는 이달 캐나다 토론토 영화제에도 출품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한나라 ‘문재인 법무’ 엇갈린 기류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한나라당에선 엇갈린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은 연일 반대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부산지역 법조인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선 “문재인 전 수석이라면 안될 것도 없는 것 아니냐.”는 기류도 있다. 당 지도부는 4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까지 나서 사실상 ‘불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기류가 ‘정면 돌파’로 가닥을 잡는 듯한 양상을 보이자 “오만의 극치”,“정신적 테러” 등 비판발언 수위를 높여 대여 압박을 강화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선을 앞두고 중립성과 객관성, 도덕성을 담보할 수 있고 국민의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법무장관이 돼야 한다.”며 “지금 거론되는 인물(문 전 수석)은 여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있고 능력과 도덕성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그는 “노 대통령이 또다시 코드인사, 오기인사, 막무가내식 인사를 하면 국민적 버림을 당할 것”이라며 “이런 식의 인사는 (조기)레임덕만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윤석 인권위원장은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했는데 이는 잘못된 헌법인식으로,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원리를 망각한 발언”이라며 “노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코드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문 전 수석을 거부했다가 더 못한 사람이 법무장관으로 임명되는 경우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와는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부산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문 전 수석의 인품이나 도덕성은 어느 정도 검증된 것 아니냐.”며 “대통령 측근이라고 해서 무조건 반대해야 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도 “문 전 수석이 과연 노 대통령을 위한 법무장관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법무장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고위공직자의 기본 자질인 능력과 도덕성 면에서 문 전 수석이 큰 하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스라엘은 왜 레바논을 침공했나

    한국 언론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의 부족’이다. 다른 거창한 얘기들은 놔두고서라도 가장 실질적인 대목은 ‘현장성 부족’이다. 특히 국제분쟁의 경우는 더 심하다. 국제뉴스 자체가 미국 일변도인데다, 낯선 나라 취재에 대한 언론사 차원의 인력양성과 투자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가 겹치다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사지를 넘나드는 기자를 찾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분쟁만 났다하면 서구언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취재 중 사망한 종군기자’가 한국에서 희귀하다. 이 빈틈을 그나마 채워주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MBC ‘W’다. 지난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대학에 차려진 난민보호소의 실상을 공개한데 이어,4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되는 ‘W’는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이자,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알려진 ‘헤즈볼라’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저항하기 위해 결성된 헤즈볼라는 단순한 무장투쟁단체가 아니다.2000년 이스라엘의 출군과 함께 합법 정당으로 변신, 의회에서 23석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병원 건립사업이나 장학사업 자선사업도 벌이고 있는 사회단체이기도 하다. 레바논 국민 가운데 일부가 헤즈볼라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문제는 헤즈볼라 배후에는 레바논에 군대를 주둔시켰던 시리아가 있고, 이들 뒤에는 핵문제에다 극렬한 반미발언으로 미국의 심사를 꼬이게 한 이란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우리 군인 2명이 납치됐다.’는 이유만으로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하고,‘반이란 전선’ 구축을 꿈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은 뒷짐만 지고 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W’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8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기동성이 떨어져 도망가지 못한 노약자나 빈곤층만 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다.‘W’는 그런 차원에서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헤즈볼라의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에게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해 직접 의견을 들어본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알제리계 지단, 인종차별 발언에 발끈” “여동생 매춘부라 모욕”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34·프랑스)이 ‘박치기 퇴장’을 당한 뒤 하루가 흘렀지만 ‘설’만 무성할 뿐, 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브라질의 TV방송 ‘글로보’는 독화술(입술 모양을 보고 의미를 읽어내는 기술) 전문가를 동원, 분석한 결과 ‘마테라치(33·이탈리아)가 두 번이나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부르는 입술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SOS 라시슴(Racism)’은 축구계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테라치가 지단을 향해 ‘비열한 테러리스트’라 불렀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지단이 회교국가인 알제리계 임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셈.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마테라치가 지단의 벗겨진 머리를 보며 이탈리아어로 ‘바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지단은 매춘부의 아들’이라며 어머니를 모욕했다고 덧붙였다. 지단의 에이전트 알랭 미글리아시오는 “마테라치가 심각한 말을 했지만 지단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며칠 안에 이에 대해 밝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단도 속이 편치 만은 않다. 대표팀 동료들과 축구계 인사들은 대체로 지단을 편들고 있지만, 국내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마테라치가 도발을 했더라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지단의 무모한 행동은 베테랑답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단은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의 홍보대사로 매년 빈곤퇴치를 위한 자선경기를 열고, 신체 및 정신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돕는 ‘프랑스 어린이 긴급구호단체’행사에도 후원하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인 베로니끄와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둔 잉꼬부부로 단 한 번도 스캔들이 없을 만큼 ‘깨끗한 이미지’가 팬들에 각인돼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데뷔 초인 AS칸 시절부터 관중들의 인종 차별적 야유에 시달렸던 그는 종종 돌발행동을 보였다. 중요한 경기에서 잔혹한 반칙을 해 레드카드를 받고 팀의 대사를 그르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미드필더로는 다소 많은 통산 14차례의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그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지단은 신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일 뿐’이라는 에이전트의 말처럼 그라운드 안과 밖의 행동이 한결 같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단이 살아있는 축구의 전설이란 사실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군비경쟁 각축장 東아시아

    군비경쟁 각축장 東아시아

    “매일 24시간동안 핵무기를 탑재한 비행기들이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오랜 냉전에도 평화가 지켜질 수 있었다. 평화는 군비를 축소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지하는 것으로 지켜진다.” 2005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인 로버트 아우만 교수가 역설적으로 제시한 ‘평화론’이다. 아우만 교수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군비(軍費)는 전 세계 무력분쟁이 줄고 있는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인류 역사상 모든 분쟁의 3분의 1이 냉전시대에 집중됐다. 옛 소련 붕괴로 냉전이 종식된 1992년 이후 전 세계의 무력분쟁은 대폭 줄었다. 국가간 전면전과 내전 등 무력분쟁은 40%, 국가끼리의 충돌은 70%, 사망자 1000명 이상의 대규모 분쟁은 80%가 각각 줄었다.(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인류안보센터 2005 보고서) 그러나 군비는 단 1%도 줄지 않았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국가들은 지속적인 ‘군비 경쟁’의 주역들이다. 북한 미사일 위협은 동아시아의 역내(域內)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노동1호 등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포함된 일본은 이를 명분으로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 전략이 노골적으로 진행될수록 중국과 한국도 군비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의 군비 지출은 매년 늘고 있다.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06년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군비는 1조 1180억달러로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한 2004년(1조 350억달러)보다 3.4%가 더 늘었다.2003년은 9750억달러였다. 군비 지출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석유·가스·철강 등 에너지 부문의 가격 인상 때문이다. 에너지 부문의 가격 인상에 따라 유지비도 늘고 무기제조비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세계 최대 군사비 지출국은 물론 미국.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의 절반인 5181억달러를 물쓰듯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 테러와의 전쟁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카트리나 등 자연 재해에도 군사비가 지출됐다.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비는 1999년 1350억달러에서 지난해 1927억달러로 증가했다. 역내 군사비의 3분의 2를 중국과 일본이 지출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군비 순위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 세 나라가 세계 10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중국은 같은기간 399억달러에서 814억달러, 한국은 120억달러에서 210억달러로 모두 2배 정도 늘었다. 북한도 21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긴장 고조, 전략적 역할을 강화하려는 일본 등을 이 지역 군사 균형의 변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무기 수출은 강대국의 독식 체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서유럽 국가 등이다. SIPRI는 러시아가 2001∼2005년 모두 289억 8200만달러를 수출,282억 3600만달러인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개발은 무기 수출국으로서의 위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이란 등이 북한제 미사일을 실전에 운용하고 있다는 점과 핵개발과 맞물려 대량살상무기(WMD)의 전략적 운용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무기 개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크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지금 제주에선] ‘특별자치도’ 새달 출범 무엇이 달라지나

    [지금 제주에선] ‘특별자치도’ 새달 출범 무엇이 달라지나

    ‘이젠 아주 특별한 제주’관광과 감귤을 빼곤 특별할 게 없었던 변방의 섬, 제주가 오는 7월1일부터 뭍과는 사뭇 다른 ‘특별한 제주’로 다시 태어난다. 외교, 국방 등 국가 중대사무를 제외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갖는 특별자치도로서의 제주도. 앞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지방분권의 새로운 자치모델로서 홍콩과 싱가포르를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로의 발전을 꾀하게 된다. 특별하게 달라지는 제주. 무엇이 달라지고, 성공 가능성은 있는지 살펴본다. ●기초자치단체 모두 폐지 7월부터 제주는 기초자치단체가 모두 폐지되고 ‘제주특별자치도’라는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통합된다. 제주시와 북제주군은 제주시로,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서귀포시로 합쳐진다. 각각 자치권 없이 행정시가 된다.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지는 대신 읍·면·동의 기능을 강화, 주민자치위원회를 법정기구화해 제한된 범위의 자치기능이 주어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350여개 중앙사무를 이양받게 되며, 법률안 제출 부여권도 갖는다. 이 가운데 대표적으로 현행 국가 경찰조직 운영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민생활 중심의 제주형 자치경찰제가 처음으로 도입, 운영된다. 자치총경을 단장으로 한 자치경찰(정원 127명)은 주민의 생활안전, 지역교통, 공공시설 경비, 관광객 안내, 환경보호 등의 업무를 맡는다. 자치경찰은 일반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없으나 불심검문, 보호조치 등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수행한다. 교육자치도 선도적으로 실시한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교육의원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데 이어 앞으로 교육감도 주민들이 직접 뽑는다. 교육위원회는 폐지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교육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일원화시켰다. 또 주민의 편의성과 현지성이 요구되는 사무를 수행해온 제주지방국토관리청, 제주지방중소기업청,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등 7개 특별지방행정기관도 제주도로 이관, 통합된다. 외국인도 투자유치, 국제교류 분야 등에서 공무원이 될 수 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결정권을 가진 특별자치도로서 제주가 동아시아 주요지역과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자치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교육·의료시장 규제 완화 특별자치도 제주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과 의료시장에 대해 빗장을 푼 것이다. 교육시장은 우선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자율학교의 설립, 운영이 가능해진다. 자율학교는 영어 수업이 가능하고, 교과서도 외국도서를 택할 수 있으며, 교장·교감은 자격증이 필요 없게 된다. 일반 학교와는 다른 파격적인 자율권이 주어진다. 외국인 투자자와 해외유학 수요를 제주도로 끌어들이기 위한 국제고등학교도 들어선다. 제주도는 200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남제주군 남원읍에 학년당 4학급, 학급당 25명 규모의 ‘제주국제고등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성언 교육감은 “자율고와 국제고가 들어서면 차별화된 교육으로 제주에는 인재들이 몰려들고 제주 교육의 질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대학은 초기 시설자금 부담이 많은 캠퍼스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제주지역 국내대학 안에 외국대학 교육과정을 설치, 운영이 가능토록 문을 열어놓았다. 현재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가 제주분교 개설을 추진 중이다. 특히 캐나다 서리교육청은 서귀포지역에 초·중·고교 과정의 ‘제주국제외국인학교’를, 캐나다퍼시픽아카데미도 유치원과 초·중·고교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의료시장은 영리 목적의 외국인 의료법인 설립이 가능해졌다. 외국의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의 면허소지자는 외국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 종사할 수 있고, 외국인 환자 소개·알선행위 등도 허용된다. 제주도는 외국의 유명의료기관을 유치, 의료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한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100억 투자하면 세금 10억 돌려준다 특별자치도 제주에 투자하는 기업은 당분간 세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제주도는 내국인, 외국인 구분없이 관광, 문화, 의료(영리), 교육,IT,BT산업 등에 500만달러 이상 투자하면 재산세를 10년간 면제해 준다. 특히 IT,BT 등 첨단산업은 국·공유지를 50년간 임대해주고 원하면 연장도 가능하다. 임대료도 최저 기준시가의 1%만 받는다. 외국인에게는 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 법인세·소득세는 5년간 전액 면제해주고 그뒤 2년간은 50%만 받는다. 특히 지방세는 15년간 100% 면제해준다. 지난 2004년 국내 포털업체의 강자인 다음(Daum)이 제주에 둥지를 튼 데 이어 이주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제주해역에서 자라는 해조류를 이용해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치료물질인 ‘마린 폴리페놀’을 개발한 바이오기업 (주)라이브캠은 대전에 있는 본사를 제주로 옮기기로 했다.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EMLSI도 제주로 본사 이전을 진행 중이며,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동남아 대행기관인 ‘DAS-IC국제인증원’도 제주로 이전한다. 최주락 제주관광대 교수는 “현재 제주의 경제규모는 전국 1% 수준”이라면서 “투자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제대로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카지노 허가권 도지사에 이양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노 비자 입국도 대폭 확대된다. 현행 22개 무사증 입국불허 국가에서 이란·쿠바 등 테러지원 6개국과 마케도니아 등 미수교 2개국 등 8개국가로만 축소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또 외국인 취업자(전문인력)의 경우 체류기간도 현행 1∼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할 방침이다. 외국인 카지노 신규허가권과 호텔 등급결정권 등도 특별도지사 권한으로 이양됐으며, 제주관광공사를 설립해 맞춤형으로 관광정책을 추진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항공자유화 안돼 투자유치 한계” ‘아직은 별 것 없는 특별자치도’ 제주도는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항공자유화 ▲면세지역화 추진 및 법인세 인하 ▲교육 및 의료시장 완전개방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가기 위한 핵심조건이지만 중앙정부에 의해 ‘아직은 이르다.’며 제동이 걸렸다. 항공자유화(Open Sky)는 항공사가 A국을 출발해 C국을 거쳐 B국으로 갈 경우,C국에서 승객을 탑승시켜 운송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정부가 제주도를 항공자유화 지역으로 국내외에 공표, 항공사의 자유로운 진입을 허용하면 항공자유화가 실현된다. 그러나 정부는 제주도를 항공자유화 지역으로 개방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이 위축되고 정부간 협상을 통해 외국 운항노선을 획득할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하게 돼 국익손실로 이어진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항공자유화가 이루어져야만 외국관광객 및 투자유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창희 특별자치추진기획단장은 “제주의 가장 큰 취약점은 접근성이며 이를 개선해야만 국제자유도시로의 성장 가능성도 열린다.”면서 “항공자유를 허용하면 가격경쟁력 향상은 물론 다양한 국제노선을 확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시장 개방도 넘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국제학교의 영리법인 허용 여부에 대해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내국인 입학생은 10% 이하로 하고, 졸업을 해도 국내학력으로 불인정하는 등의 단서를 달았다. 자칫 국내 공교육이 무너지고 교육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같은 조건에 누가 국제학교에 투자를 할지 의문시된다고 말한다. 교육 완전개방을 추진하지만 정부가 허용할지는 비관적이다. 의료분야도 국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 허용은 빠져버렸다. 제주도의 면세지역화도 풀어야 할 숙제다. 내국인의 면세점 구입횟수 제한과 면세품목 요건을 완화했으나, 면세지역화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때문에 반영되지 않았다. 법인세율도 현행 25%에서 13%로 인하를 요구했으나 기업의 이전러시와 세수감소 우려 등으로 역시 허용되지 않았다. 김태환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무늬만 특별한 게 아니라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특별한 게 있어야만 사람도, 돈도 모이게 된다.”면서 “앞으로 항공자유화와 법인세 인하, 전지역의 면세화 등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SCO 첫날 ‘안보’ 이슈로

    SCO 첫날 ‘안보’ 이슈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동양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의 발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15일 상하이에서 열려 푸둥(浦東)의 국제회의센터에서 개막했다. 정상들은 이날 전체 회의를 갖고 정보·기술을 악용한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보안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테러, 분리주의, 극단주의에 대한 공동대응 등 모두 10건의 문서에 서명했으며 교육협력,SCO 실업가위원회 설립,SCO 은행 컨소시엄을 위한 행동강령 등에도 합의했다. 특히 안보 문제가 집중 논의된 이번 정상회의에서 옵서버로 참석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SCO를 영향력 있는 경제·정치·무역기구로 변모시켜 주요 현안에서 우월적인 강대국들의 위협과 공격적인 간섭을 저지해야 한다.”면서 ‘공고한 지역 블록화’를 제의했다. 동시에 “에너지 개발과 수송 등에서 협력강화를 위한 에너지장관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유럽 등이 우라늄 농축 중단 대가로 제시한 인센티브를 이란이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으나,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에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상하이시는 회의장에 이르는 지하철 2개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으며 버스와 황푸(黃浦)강을 건너는 배편 스케줄을 변경하고 지하터널도 폐쇄할 정도로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학교와 국영기업들은 14∼16일 3일간 휴교 및 휴업, 주말까지 실질적으로 5일간의 연휴를 실시할 만큼 회원국에 대한 ‘예우’에 신경을 썼다. 참가국들은 이날도 SCO가 지역내 경제협력체일 뿐임을 강조했지만, 지난해 역내국가에서 미군기지 철수 요구 등이 터져 나오면서 여전히 군사블록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CO는 설립 이후 회원국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성명 등을 이끌어냈고 내년 러시아에서 대테러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날로 공고화해 가는 양상이다. 2001년 창설 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회의에는 중국·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6개 회원국 정상과 옵서버로 있는 이란·파키스탄·몽골의 정상 및 인도의 석유천연가스장관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독립국가연합(CIS) 대표, 동남아국가연합(ASEAN) 대표 등도 특별 초청됐다. jj@seoul.co.kr
  • “어제 남편과 화상통화했는데…” 가족들 생사몰라 뜬눈 밤 지새

    7일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남편 또는 아들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국내 가족들 발동동 전남 순천시 대우건설 박창암(45) 과장의 집에는 부인과 두 아들, 형제 등 가족들이 모여 초조하게 보도를 지켜봤다. 부인 정모(38)씨는 “어제 오후 8시쯤 남편과 인터넷 화상 전화로 20여분 동안 통화를 했는데 나이지리아 정세가 불안하다고 하더라.”면서 “정부가 협상에 나서서 대책을 세워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과장의 손윗동서라고 밝힌 한 친척은 “회사측에서 납치단체에서 요구조건을 이야기했고, 이것만 들어주면 인질이 다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라고 했다.”면서 “7∼8월 중 곧 휴가를 나온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대우건설 김상범(49) 과장의 부인 한순연(48)씨는 “교생 실습중인 딸(23)은 아직 피랍 사실을 모른다.”며 울먹였다. 부산진구 부암동에 사는 김희동(29) 대리의 어머니도 “아들과 최근 연락을 했는데 위험하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초조해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김옥규(40) 과장의 부인 이모(39)씨는 “지난 4월 휴가를 나왔을 때 복귀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경황이 없다.”고 어쩔 줄 몰라했다. 이씨는 “예전에 아이 아빠가 (나이지리아에서) 돈을 받으려고 이런 일이 가끔 생기고 협상만 되면 잘 처리된다는 말을 했다. 부모님이나 친척, 아이들이 이번 일을 알고 걱정하면 안될 텐데 남편 이름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납치된 권혁준(39) 대리의 부인 박영화(35)씨도 두 자녀와 함께 안산 집에서 초조하게 회사의 연락을 기다렸다. 권 대리는 피랍 전날에도 이메일을 통해 부인 박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리는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정부 및 회사 비상대책반 가동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납치한 무장단체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이 단순한 금전이 아닌, 자신들의 지도자 석방을 요구하는 정치적 목적을 내건 것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보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아데니지 나이지리아 외교장관과 심야 전화 통화를 한 것을 비롯, 이규형 외교부 제2차관보를 본부장으로 국외테러대책 상황실을 가동하며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정달호 재외국민 영사 담당 대사는 8일 무장단체와의 측면 교섭을 위해 현지로 출발한다. 앞서 7일 오후 10시50분 주 나이지리아 대사관의 이춘명 참사관은 사고 현장인 하커트항 지역으로 출발했다. 대우건설도 현지와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반을 구성, 현지 정보망을 총동원해 피랍 근로자들의 안전 및 소재확인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정부·경찰과 긴밀한 협조 아래 가급적 빨리 납치단체와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주현진 유지혜·순천 남기창기자 wisepen@seoul.co.kr
  • “미군, 이번엔 이라크 장애인 살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라크의 하디타 마을 양민 학살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해병대원들이 지난 4월에도 한 무고한 장애인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5일 이라크 주둔 미 해병 5연대 3대대 대원들이 지난 4월26일 바그다드 서부 함다니야 마을에서 테러용의자로 간주된 하심 이브라힘 아와드 알조바이와 교전을 벌여 그를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해병대는 하심의 옆에서 AK-47 소총과 삽 한 자루가 발견됐다며 그가 자기 집 앞에 폭탄을 묻으려고 구덩이를 파다 발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이웃들은 사건 당일 새벽 해병대원들이 하심의 집으로 찾아와 그를 끌어낸 뒤 얼굴에 네 차례나 총을 쏴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또 발견된 소총과 삽은 하심의 것이 아니라 해병대원들이 주민에게 빌려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주 몇몇 미군 병사가 유족을 찾아와 “하심이 테러와 연루돼 있다고 증언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이라크 경찰도 하심이 저항세력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7명의 해병대원과 해군 1명이 캘리포니아 펜들리턴 기지에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하사도 포함돼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펜들리턴 기지 대변인 로턴 킹 중위는 “군 관리들이 하심 사건 조사차 몇 차례 가족을 방문했지만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 하디타에서 발생했던 미 해병대의 양민학살 사건을 수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하디타 파문은 확산일로다. 민주당의 잭 리드·칼 레빈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이 은폐돼 왔다며 국방부 등 정부 수뇌부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 바이든 상원의원도 “국방부 수뇌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은 최고위층에서 다루고 있다.”면서 “진지하고 철저한 조사 결과 죄가 있으면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하디타 학살 파문과 관련,10여명의 해병대원들이 사건 가담과 은폐 등의 혐의를 받아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살인 혐의를 적용받는 대원은 적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디타 사건 조사는 해군범죄조사국(NCIS)이 벌이고 있다. 엘든 바거웰 육군 소장은 ‘해병대 지휘관들이 하디타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 후 알았지만 추가로 조사하는 문제를 태만히 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타임은 보도했다.dawn@seoul.co.kr
  • [‘피습 휴전’끝…재개되는 선거전] 한나라 ‘무능심판’ 불지피기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이후 중단했던 대여 공세를 24일 대전시당에서 가진 중앙선거대책회의를 기점으로 재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심판의 장이 돼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희망마저 빼앗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엔 단 한곳의 승리도 안겨줘선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가 있기 전에도 이번 선거는 노무현 정권 3년에 대한 심판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면서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박 대표 테러사건을 선거판세 불리의 핑계로 삼으려는 시도는 비겁한 책임 회피이며 정부 여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남은 선거기간에 당선권에서 한표가 부족하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다소 열세를 보이는 대전과 제주에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吳, 黨 대검이관 요구에 “기다려보자”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3일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수사주체에 대한 공정성 논란과 관련, 당 방침과 다른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이 서부지검장의 ‘정치적 편향’ 전력을 문제삼아 검·경 합수부의 대검 이관을 요구하는 데 대해 “그런 전력이 있다 해도 검·경 합동수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당의 강경 기류와는 보조를 달리했다. 오 후보는 또 “이번 사건은 정치적으로 쟁점화할 일은 아니다.”면서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라는 관점을 떠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국외적으로도 한국 정치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주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 테러수사] 합수부 대검이관 한나라 강력요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의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택순 경찰청장이 피의자들에 대한 음주측정도 없이 ‘음주’ 발표를 했다가 논란이 불거져 수사주체가 경찰청에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바뀌었지만 대검찰청이 서울서부지검에 합수부를 설치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승구 서부지검장과의 ‘악연(?)’을 들어 합수부를 서부지검이 아니라 대검 중수부로 이관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것. 이재오 원내대표는 22일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승구 서부지검장이 편향 수사 전력을 갖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경 합수부를 대검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최고위원도 “이 검사장은 지난 1998∼2000년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른바 ‘병풍(兵風)’,‘세풍(稅風)’ 사건을 담당하면서 여당에 유리하게 수사해 상당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이 사람의 성향으로 봐서 역대 암살사건과 비슷하게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98년 중수1과장으로 ‘세풍’ 수사를 맡았다. 이어 서울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임한 2000년에는 4·13 총선을 한달 앞두고 불거진 ‘1차 병풍’ 사건 수사에도 관여했다. 당시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아들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펼쳤으나 무죄로 결론났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두 사건 모두 대선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건들이다. 이에 따라 김학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박근혜 대표 정치테러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정상명 검찰총장을 만나 수사 주체를 대검으로 이관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서부지검이 박 대표 피습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고 있고, 대검 공안부는 수사권이 없는 만큼 수사주체 이관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 지검장에게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에 임할 것”을 특별지시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술 취해 범행” 경찰 초동수사 오류 논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초동단계부터 축소은폐 및 늑장대응 의혹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21일 “이 사건은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제1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정치테러”라고 규정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축소·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피의자들에 대한 음주측정 등 조사도 없이 술 때문에 그런 것처럼 발표했다며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대문경찰서를 찾아 피의자 조사를 지켜본 김정훈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초동단계의 늑장대응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들의 석연찮은 조사 ▲경찰청장의 피의자 음주 발표 ▲범행동기·배후 등에 대한 미온적 조사 등을 들어 경찰이 사건을 왜곡·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한나라당 당원들이 피의자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는데 30분이 지나서야 교통경찰이 겨우 한 명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학원 진상조사단장 등 한나라당 의원 23명은 이날 오후 이 경찰청장을 항의방문하고 “서대문서 연행 직후 피의자들을 함께 수용하고 이들이 휴대전화를 그대로 소지하도록 해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었으며 애초부터 야당대표 경호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음주 오인발표’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지씨와 박씨 두 명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은 채 술냄새가 난다고 했고 내부적으로 그런 보고가 있어 개연성 차원에서 말한 것일 뿐이다. 이후 사실 확인을 위해 음주측정을 했고 지씨에게서 알코올 반응이 나오지 않아 발표내용을 수정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또 늑장대응 의혹과 관련해 “신고 자체가 사건 발생 후 15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면서 늑장대응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의 최초 신고는 피습시점으로부터 약 15분이 흐른 오후 7시35분에 이뤄졌고 1.5㎞ 떨어진 거리를 달려 7시47분 서대문서 신촌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전광삼 윤설영기자 hisam@seoul.co.kr
  • ‘제2의 박근혜’ 두렵다

    ‘제2의 박근혜’ 두렵다

    “제2, 제3의 박근혜 피습사건이 안 나온다는 보장 없다.” 정치권이 테러에 노출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선 거의 무방비 상태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정치인은 대중과의 접촉 빈도가 늘고 있다. 대중 앞에 거의 맨몸이다. 여론이 정치를 주도하는 시대라 더욱 그렇다. 현실적으로 공권력에 의존하기도 어렵다. 반면 우리 사회의 갈등, 분열은 심화되고 있다. 대칭점에 있는 존재는 반감을 넘어 증오의 대상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내편-네편으로 나뉘는 또 다른 ‘사회적 양극화’는 증폭됐다. 생각이 다른 자를 미워하고, 욕설이나 행동으로 악감정을 쏟아낸다. 생각이 다른 정치인은 적대감의 정점에 있다. 20일 저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은 이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사례다. 이날 저녁 7시20분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유세장에 도착한 박 대표가 연단에 오르려는 순간 청중 속에 끼어 있던 지모(50)씨가 15㎝ 길이의 문구용 칼로 박 대표의 오른쪽 뺨을 그어 11㎝가량의 자상을 입혔다. 뒤이어 박 대표에게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휘두르던 박모씨가 지씨와 함께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지만, 박 대표가 자칫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특히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21일 부산에서 발생한 ‘유사 테러’가 그 징표다. ●부산선 구의원 후보 공격받아 이날 부산에서 남구 구의원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배준현(33) 후보가 고교 선배로부터 낫으로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배 후보측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쯤 남구 대연성당 앞에서 조모(37)씨가 배 후보 복부를 향해 길이 25㎝쯤 되는 낫을 휘둘렀다. 배 후보가 불상사는 면했지만 배 후보 사무장인 이희중(43)씨가 전치 4주 이상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테러는 우리 정치의 퇴보를 의미한다. 정치인에 위해를 가한 사건은 1969년 6월 김영삼 당시 신민당 원내총무 승용차에 초산을 뿌리고,1973년 8월 야당 지도자 김대중씨 납치 사건 이후 33년 만이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정치테러는 민주화가 되면서 사라졌지만,2000년대 이후 사회가 급속히 과잉 정치화됐다.”고 분석하고 그 원인으로 ‘정쟁’을 꼽았다. 그러면서 “사고를 단순화시키고 반대되는 상대방에는 무조건 욕설하는 인터넷 문화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명지대 법학과 정서용 교수는 “정치적 실리를 위해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테러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경찰은 5·31 지방선거에서 정당 대표나 주요 후보 등의 신변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지방청장 화상회의를 열어 “선거기간 중 주요 정당인의 신변보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검경 합수부 설치 수사 착수 대검 공안부는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사후 약방문’격인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다. 법적으로 정당 대표는 경찰 경호대상이 아니다. 자체 경호팀의 신변 보호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주요 정치인에 대해서는 외곽 경비 등 최소한의 신변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광삼 박지연 김효섭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장기복역 불만 범행” “박대표 생명 노린것”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과 한나라당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택순 경찰청장의 ‘피의자 음주’ 발표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자 경찰 수사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독범행인가, 조직범행인가” 한명숙 총리의 지시에 따라 설치된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우선 단순범행인지, 조직범행인지를 규명해내야 한다.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모씨가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박 대표를 주먹으로 때리려 한 박모씨와는 모르는 사이라는 게 경찰의 초기 판단이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목격자들은 사건에 가담한 3명(1명은 도주) 외에도 3∼4명이 연단 주변에서 박 대표를 비방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당 ‘박근혜 테러사건’의 진상조사단장인 김학원 의원은 “단독범행이 아닐 것이란 게 목격자들의 일치된 얘기”라며 “범인이 자상을 가할 때 ‘박근혜 죽여라.’ 하는 소리가 나왔다고 하더라. 단순 우발범이나 단독 범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석연찮은 범행 동기 경찰은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씨가 교도소에서 장기 복역한 데 대한 억울함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됐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로 보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가 벌인 우발적 돌출행동인지, 아니면 명백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정치 테러’인지가 가려지는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배후세력은 없나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이 아니라 조직범행이라면 배후세력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피의자 박씨가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씨와의 관계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살인의도 있었나 한나라당은 “경찰이 단순 상해·폭행·선거법 위반 등으로 몰아가려 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박 대표의 생명을 노린 명백한 살인미수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범인 지씨가 단순히 위협이나 상해를 가하려 했다면 흉기를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을 텐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둘렀다.”며 “군중이 밀집한 상태에서 살해의도를 갖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말했다.●지씨, 한나라당에 잇단 가해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씨의 정치인 대상 폭력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17일에도 한나라당 K의원과 당원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 측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아 풀려나온 그가 한나라당에만 해를 가한 데 대한 의문도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내전의 총상으로 곰보가 되었거나 불구가 되었던 건물들이 이젠 꽤나 많이 단장되고 치워졌다. 막상 복구는 해놨지만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과 4∼5년 전만 해도 유령마을 같았던 시내 중심가도 이젠 저녁 마실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베이루트를 자주 찾았던 어느 사진작가는 “최신 유행으로 치장한 베이루트의 멋진 청년들 틈에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가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청년들을 보면 지금도 온전히 들어맞는 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 남성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가운데 ‘연애는 베이루트 여인과’라는 게 있는 터이고 아랍세계 연예계를 주름잡는 미남미녀들의 태반이 레바논 출신이니 말이다. 내전 끝나고 지금까지 16년이 지나며 베이루트 시민들의 마음도 도시의 겉모습이 단장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이 치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아직도 고통스럽게 남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 수년전 유령같던 도심 시민들 북적 베이루트 중심가 사하트 슈하다(순교자광장) 한쪽, 지중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인터콘티넨탈 페니시아 호텔 앞 바닷가 길을 지나는 것이 이제 나에겐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거닐며 남긴 추억이 참 많았다. 마땅히 찾아갈 만한 공원이 없는 베이루트에서 바닷가 길(코르니시)은 모든 시민들이 찾아드는 휴식의 공간이다. 산보하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들 사이를 빠져 지나는 젊은이들, 정겨운 연인들…. 그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이곳에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선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폭탄테러로 온통 망가져버린 빌딩들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그 아래 요트장에선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의 풍성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고작 1년 전 저 건물들 사이에서 엄청난 폭발과 함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와 수행원들 그리고 길을 가던 시민들이 죽어가지 않았던가. 그 충격은 얼마나 컸던가. 하루를 빼놓지 않고 벌어진 규탄시위, 그때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나. 그뿐인가 하리리 총리 암살 이후 이어진 폭탄테러가 몇 번이고 그때마다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수가 얼마인가.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그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이곳에서 희희낙락 음악과 햇볕을 즐기고 있는 저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불안감은 쉽게 드러나고야 만다. 어느 점성술사의 말 한마디에 레바논이 들썩였던 거다. 이 점성술사가 한 말은 ‘크리스마스날 300명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고, 이 말이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지자 점성술사 스스로가 놀라 일간신문에 ‘그런 뜻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다녀온 한 한국인 친구가 전해준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 친구가 겪은 일은 이런 거다.“예루살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서 주스 한 잔 마신 다음 빨대를 갖고 놀고 있었지요. 빨대 끝을 잡고 둥글게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감은 다음에 손가락으로 탁 튕겨 ‘딱’ 소리가 나게 하는 거요. 그런데 주변 이스라엘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던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 그런 장난을 하느냐는 타박을 받았답니다.” # 하리리 총리 암살이후 테러공포 몸살 어느 날 저녁 베이루트 시민들이 많이 모인 상품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다. 갑자기 무언가 터지는 커다란 소리가 전시장 입구 쪽에서 들려왔고 곧 주변의 시민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마구 뛰어 달아나는 거였다. 한순간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어떤 연기나 먼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고 잠시 뒤 그저 트럭의 타이어가 터진 소리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의 얼굴엔 약간 민망해하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참으로 마음이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16∼17년에 걸친 내전을 가까스로 끝낸 지 이제 겨우 16년, 아직도 피냄새 나는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그저 가슴 아플 뿐인데 베이루트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 와서 그런가 어디에서 폭탄이 터지고 폭격이 일어나도 바로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친절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은 베이루트 시민을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편안한 일이다. 아랍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베이루트지만 평범한 우리나라 사람이 살아가기에 이보다 더 알맞은 생활환경은 아랍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가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라도 다녀올라치면 베이루트의 비할 데 없이 자유로운 공기를 새삼 느끼곤 한다. 다마스쿠스가 답답하다기보다는 베이루트가 너무나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민소매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베이루트에서 첫 여름을 보낼 때였고 나는 서울에서 늘 그러했듯 샌들에 반바지차림을 줄곧 고수했다. 아무런 부담없이 공공연하게 대통령이니 총리의 욕을 해대는 것을 보면 아랍세계에서 언론의 자유도가 가장 높다는 말이 분명한 사실이지 싶다. 다마스쿠스의 개가 마음껏 짖고 싶어 레바논으로 넘어왔다는 우스개까지 있으니 말이다. # 기독교인들 영화 ‘그리스도…´ 에 열광 근래 영화 두편을 통해 베이루트 시민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이고 또 하나는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베이루트 극장가에 개봉된 ‘메리 크리스마스(Joyeux Noel)’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다양한 종교종파가 공존하는 베이루트는 한때 다원주의의 성공모델이었고 한순간 그 균형이 깨지며 모자이크사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베이루트 시민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인이 차지하고 있다.‘그리스도의 수난’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라 꼭 보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좌석을 예매하지 않으면 며칠을 기다려야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자리가 남아돌던 베이루트에서 영화표를 예매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독교에서 찾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는 베이루트 시민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내전의 상처를 감싸주기에 너무나 적절한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자 터져 나온 벅찬 감동의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배경은 세계 제1차대전이 발발한 해인 1914년의 크리스마스 즈음으로 실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영화다. 참혹한 살육전을 펼치며 대치하던 프랑스군, 독일군, 스코틀랜드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찬송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연주하게 되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나름의 휴전을 선언하고 적이 아닌 친구의 정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애초에 적이 아닌 친구였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적이 되어 만나게 되었음을 베이루트 시민들은 온몸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화해하고 상생하는 다원의 문화를 희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베이루트에는 폭탄이 터지고 있고 사람이 죽어간다. 그럴 때마다 분기에 찬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친다.“빗담 비루흐 아프디카 야 루브난(레바논아, 너를 위해 피와 영혼으로 나를 희생하리).”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구호를 듣고 싶지 않다. 안정국 명지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 ‘리크게이트’ 몸통은 부시

    ‘기밀정보 유출 뒤에 대통령이 있었다.’ 국가기밀 정보의 유출을 비난해 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관련 기밀 정보를 언론에 고의 유출시킨 ‘언론플레이’를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시 대통령의 기밀 유출 지시는 정치쟁점으로 떠올랐다. ‘리크게이트’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을 조사하던 검찰이 그의 진술을 확보,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BBC 등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파적 이익을 위해 정보를 유출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부시 대통령에게 안보를 맡길 수 없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국가안보를 운운하던 대통령이 파당적 정치 이익을 위해 안보관련 비밀 정보를 고의로 흘렸다.”고 비난했다.근거 없는 이라크 공격 구실에 리크게이트,‘아브라모프 로비사건’ 등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부시의 인기와 신뢰도는 이로써 다시 타격을 받게 됐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부통령은 기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변호했다. 그러나 그동안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은 비밀 도청 프로그램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테러용의자 수용소 등과 같은 ‘불리한 비밀’들이 폭로될 때마다 기밀 유출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내부고발자 색출·처벌을 지시해 온 터라 옹색한 입장이다. 더욱 정치적·도의적 곤경에 몰리는 분위기다. 부시는 그동안 행정부내 고발자,‘휘슬블로어’(whistle blower)의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리비 전실장은 대배심 증언에서 “나는 당초 이라크 관련 ‘국가정보평가’에 대해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자 체니 부통령이 ‘부시 대통령이 인가했다.’며 유출을 부추겼다.”고 폭로했다.“대통령의 인가를 받아 지난 2003년 7월8일 밀러 기자와 만나 ‘국가정보평가’에 대해 정보를 주었다.”는 진술이다. 부시 대통령은 리크게이트의 핵심인 전 CIA 요원 밸러리 플레임의 신원 폭로를 허가한 혐의도 받고있다.검찰은 플레임의 남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사가 ‘우라늄 구입설’을 반박,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근거를 문제삼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3선 성공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벨로루시 대선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51) 대통령은 서방 세계에선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통한다. 그러나 옛 소련의 잔영에서 허덕이는 다른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와 달리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 속에 경제 안정을 이루면서 철권통치가 ‘먹히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최종 개표 결과 82.6%의 압도적 득표를 기록,2001년 재선 때 75.6%를 훨씬 웃돌았다. 제1야당 후보인 알렉산드르 밀린케비치(58) 전 민스크 시장은 6%를 얻는 데 그쳤다. 우크라이나(오렌지 혁명)와 그루지야(장미 혁명) 등 이웃 나라의 시민혁명 피로감이 더해가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야당을 조직적으로 탄압한 것도 주효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또다른 야당 후보인 알렉산드르 코줄린 사민당 대표와 운동원들을 체포했다.1999∼2000년 4명의 반체제 인사가 ‘사라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루카셴코는 이날 민스크 10월광장에 모인 1만명의 민주화 시위대를 겨냥,“오리 목을 꺾듯이 시위자의 목을 부러뜨릴 것”이라고 험악한 말까지 늘어놨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지구상 제1의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지난주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벨로루시가 폭정체제로 포함된 데 따른 반발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1994년 첫 민선 대통령에 오른 루카셴코는 초대 대통령에 한해 3선 연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고쳐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켰다. 초대 대통령의 임기를 7년으로 늘려 이미 12년을 집권해 온 터였다. 슈클로프의 홀어머니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82년 집단농장 관리인을 맡아 농업 경영에 수완을 발휘했다.1993년 부패척결위원장으로 강력한 활동을 펼쳐 국민 뇌리에 각인됐다. 1996년엔 러시아와의 경제통합, 러시아어 지위 격상, 연금 및 사회안전망 확충을 단행했다. 벨로루시는 지금도 신문 제호에 ‘소비에트´란 단어가 들어가며 국가정보기관은 ‘KGB´로 불린다. 벨로루시 경제는 러시아의 저가 천연가스로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 소련 동맹국에 제공하는 1000㎥당 55달러의 가스값은 친서구로 돌아선 우크라이나나 그루지야에 공급되는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2차대전 때 인구의 3분의 1을 잃은 벨로루시 국민은 내전가능성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BBC는 분석했다. 안정희구세력이 루카셴코의 두터운 지지층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팔 무장세력 호텔 난입 1명씩 끌어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지 22시간 만에 풀려난 KBS 용태영 특파원과 동행했던 카메라맨 신상철 씨는 “하마스를 취재하기 위해 14일(한국시간)부터 일주일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머물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신씨는 피랍 당시 상황에 대해 15일 KBS 1TV ‘뉴스9’에서 “무장 세력이 호텔로 들어왔고 외국인들을 한 명씩 바깥으로 끌어냈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이 예리코 교도소를 공격해 위험이 고조된 가자 지구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의 집권 세력으로 떠오른 하마스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신씨는 “가자 지구 내에서 하마스의 위상이 밖에서 보는 테러리스트의 위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취재를 갔던 것”이라며 “우리가 취재를 요청했던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단체 등이 아주 우호적으로 대해줬다.”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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