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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고 없이 한 과세 처분 위법”

    과세 당국이 세금을 부과하기 전에 예고 통지를 하지 않아 납세자가 처분의 적법성 심사를 청구할 기회가 사라졌다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다. 법에 규정된 과세예고 통지와 과세 전 적부심사 절차가 납세자의 권리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9일 치과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가 금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과세예고 통지를 받은 자가 청구할 수 있는 과세 전 적부심사는 위법한 과세 처분은 물론 부당한 처분도 심사 대상으로 삼고 있어 행정소송에 비해 권리 구제의 폭이 넓다”면서 “납세자에게 심사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세예고 통지를 받은 납세자는 과세관청에 통지 내용의 적법성을 심사하는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국세기본법은 규정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치과병원 등에 67억여원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이 비용을 판촉비용으로 간주해 법인세 신고에서 뺐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원금은 판촉비용이 아니라 접대비이므로 법인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금천세무서는 2013년 8월 23억여원의 법인세를 추가 부과했다. 회사 측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 회사 측은 “세무서가 과세예고 통지를 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주장을 새롭게 펼쳤지만 재판부는 “과세예고 통지는 과세의 필수 전제가 아니다”라며 역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산자부가 업계 부담 준다며 난색… 유해물질 조항 삭제됐다”

    “산자부가 업계 부담 준다며 난색… 유해물질 조항 삭제됐다”

    공산품에 의한 최악의 인명피해 중 하나로 기록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뒤에 무책임한 돈벌이에 나선 기업과 당국의 부실한 안전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었음이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14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별다른 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버젓이 ‘친환경 제품’으로 포장돼 판매된 정황이 나타나면서 정부 책임론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세퓨는 비전문가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40)씨가 인터넷 등을 참조해 ‘가내 수공업’ 수준의 설비에서 생산했다. 당연히 원료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가습기를 통해 분무됐을 때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실험은 없었다. 유해성 심사 신청서에 일반적인 용도와 구체적 사용 예시를 적어야 하고, 흡입 가능성이 큰 화학물질은 추가 자료를 내야 하는 ‘화학물질의 유해성 심사 등에 관한 규정’도 무시됐다. 그러면서도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최고급 친환경 살균 성분인 PGH 사용’,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 등 허위·과장 광고가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기제품 등은 안전성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는 별도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문제의 제품이 출시될 당시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멍가게’ 수준의 업체가 독성 물질을 살균제로 사용할 때까지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 차원의 관리 감독은 전혀 없었다. 외려 산자부가 문제의 제품이 별다른 시험 없이 출시되는 걸 방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제품에 포함되는 유해화학물질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산자부가 관리한다. 하지만 이 법은 독성보다는 제품의 구조나 사용 등에 따른 안전사고가 주된 대상이다. 그렇다 보니 가습기 살균제는 ‘크게 위험하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안전을 확인하는 품목으로 분류됐고, 그 결과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대표(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07년 환경부 주도로 제품 내 유해물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환경보건법이 제정됐지만, 산자부는 ‘업계에 부담을 준다’는 논리로 난색을 표시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제품 유해물질의 종류나 함량을 표시하고 유해성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 등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기업들이 유해화학물질을 한 가지 용도로 허가받기만 하면 다른 용도의 제품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해주고, 제품이 만들어지고 사고가 터졌을 당시 살균제의 안전관리 주무부처였던 산자부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환경보건 업무는 2006년 복지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됐다. 가습기 살균제 역학조사 때 환경부는 “복지부가 조사하고 있다”며 뒷짐을 지고 있었고, 복지부는 “전염병이 아닌 오염물질 피해조사는 권한 밖”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피해자 가족 안성우씨는 “제품 특성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허가 승인을 내주는 과정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3개 은하 충돌하는 중심서 태양 38억 배 ‘블랙홀’ 발견

    3개 은하 충돌하는 중심서 태양 38억 배 ‘블랙홀’ 발견

    지구로부터 약 18억 광년 거리에 있는 한 은하에서 우리 태양보다 질량이 38억 배나 큰 ‘괴물 블랙홀’이 발견됐다고 천문학자들이 밝혔다.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이 태양보다 430만 배 무거운 것을 고려하면 이 블랙홀이 얼마나 큰지 예측할 수 있다. 호주연방과학원(CSIRO)의 리사 하비-스미스 박사가 이끈 천문 연구팀은 세 개의 나선 은하가 충돌하고 있는 합병 은하(IRAS 20100-4156) 중심에서 이번 초질량 블랙홀을 우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CSIRO의 새로운 망원경 ‘호주 SKA 패스파인더’(ASKAP)를 시험하기 위한 관측 연구에서 블랙홀의 흔적을 발견했다. 또 이들은 CSIRO의 또다른 망원경인 ‘호주 망원경 콤팩트 어레이’(ATCA)로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한 보정으로, 은하 중심에서 가스가 엄청난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가스의 이동 속도는 원래 예측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초당 약 600km나 되는 것으로 확인돼 병합 은하 중심에 초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은하와 초질량 블랙홀의 형성은 물론 은하 충돌에 관한 더 많은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최신호에 소개됐다. 사진=은하 충돌(NASA/ESA/Hubble Heritage Team/AURA/B. Whitmore et al.)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방탄소년단 랩몬스터-정국, ‘불타오르네’ 광란의 셀프 영상 “기대해”

    방탄소년단 랩몬스터-정국, ‘불타오르네’ 광란의 셀프 영상 “기대해”

    29일 0시 방탄소년단의 신곡 ‘불타오르네 (FIRE)’의 티저 영상이 공개돼 화제인 가운데 멤버들의 셀프 어필 영상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는 “불타오르네 기대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불타오르네’에 맞춰 춤을 추는 랩몬스터와 정국의 셀프 영상이 올라왔다. 특히 푹 눌러 쓴 모자에 다 가려진 랩몬스터와 정국의 작은 얼굴과 강렬하게 리듬을 타는 모습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노래 정말 대박일 듯”, “누나가 격하게 아낀다”, “사랑해요 방탄소년단”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신곡 ‘불타오르네’는 오는 5월 2일 0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선목 인턴기자 tjsahr@seoul.co.kr
  •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티저에 기대감도 불타오르네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티저에 기대감도 불타오르네

    방탄소년단이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의 타이틀곡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29일 자정 방탄소년단의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는 신곡 ‘불타오르네’(FIRE)의 음원 일부가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 삽입된 30초 분량의 티저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는 정체 모를 인물과 손을 맞잡는 멤버 슈가의 모습으로 시작해 방탄소년단 특유의 칼군무와 강렬한 퍼포먼스가 펼쳐져 뮤직비디오 본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방탄소년단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의 타이틀곡 ‘불타오르네’(FIRE)는 일렉트로 트랩(Electro Trap) 장르의 곡으로, 방탄소년단만의 야성적이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면모가 잘 드러난 곡이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5월 2일 자정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를 발매하고, 동시에 타이틀곡 ‘불타오르네’(FIRE)의 뮤직비디오 본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영상=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FIRE)’ MV Teaser/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횡령’ 노건평씨 집유 확정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8일 10억원대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74)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노씨는 2006년 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전기분전반 개발·제조업체 KEP 소유 자금 14억 7000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횡령 등)로 기소됐다. 1심은 “(범행 당시) 현직 대통령의 형으로서 거액의 소득을 은닉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여서 실제 피해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노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고, 이번에 대법에서 확정됐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대법 “노조 전임자 초과근무 급여 지급은 부당노동행위”

    회사가 노조 전임자에게 초과 근무시간을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면 부당한 노조지원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8일 전북 지역의 버스운수업체인 신흥여객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사건 상고심에서 ‘노조 전임자에게 과다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흥여객은 회사 내 3개의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북자동차노조 지부장 A씨에게 단협에 따라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모두 5087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같은 기간 A씨와 비슷한 연차의 근로자 임금보다 1600만원 정도 많았다. 회사 내 또 다른 노조인 전국운수노조는 회사가 노조 전임자에게 과도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자 회사가 소송을 냈다. 노조 전임자는 ‘타임오프제’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내에 노조 업무를 하면 그 시간만큼의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회사는 “A씨는 인정된 근로시간에 따라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와 근로자들이 단협으로 정한 근로시간은 2080시간이지만 A씨는 3000시간이나 인정받았다. 1심 재판부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시간까지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항소심과 상고심도 1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회사와 A씨는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돈 더 안 내면 美軍 철수” 안보론 못박은 트럼프

    주요 외신들 “이상한 세계관” “엉망진창 정책” 맹비난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밝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상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는 전날 5개 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아지자 자신의 최대 약점인 외교정책을 공식 발표했으나 자국의 이익과 안보만 중시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를 자초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은 완전히 재앙이다. 비전과 목적, 방향, 전략이 없다”고 지적한 뒤 주요 취약점으로 ▲경제 쇠퇴로 인한 군대 약화 ▲동맹국들의 부실한 분담금 지불 ▲우방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 약화 ▲경쟁국들의 미국에 대한 경시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 이해 부족 등 5가지를 꼽았다. 트럼프는 특히 동맹국의 분담 문제와 관련, “우리 동맹국들은 미국의 엄청난 안보 부담의 재정적, 정치적, 인적 비용에 대해 기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동맹국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동맹국들은 우리와 맺은 협정을 존중하는 의무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28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4개국만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한다”며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에 강한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 군사력을 증강하고 비행기와 미사일, 선박, 장비 등에 수조 달러를 지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지켜주는 나라들은 반드시 이 방위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이들 나라가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준비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나토 회원국 및 아시아 동맹들에 각각의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재정적 책무 재균형(방위비 재조정) 문제뿐 아니라 우리의 공통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어떻게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집권 후 유럽, 아시아 동맹들과 방위비 재협상을 벌이고, 그가 요구하는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거나 ‘핵우산’ 제공을 거둬들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그러나 한국·일본 등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동안 경선 유세 및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계속 제기하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 왔으나, 그의 이날 발언은 외교·안보 구상을 공식 발표하면서 재확인을 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또 중국과의 무역 적자 및 중국의 미흡한 대북 압박 등을 거론하며 ‘중국 때리기’를 지속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내에서 더 나은 친구를 찾아 혜택을 취하거나 아니면 각자의 길로 갈라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과, 더 많은 돈을 위한 협상만 있을 뿐 구체적이고 현실적 방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이상한 세계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의 일방적 접근은 TV 쇼에는 좋을지 몰라도 외교는 냉혹한 현실 세계”라고 비판했다. MSNBC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연설은 엉망이었다”며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무수단 2발 발사 또 실패

    “北 당대회 맞춰 핵실험 가능성” 美 국무부 부장관 이례적 언급 북한이 28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5일 첫 발사 실패 이후 이를 만회하려고 13일 만에 재차 시도한 것이나 결국 미국령 괌을 핵탄두로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만 드러낸 셈이 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40분과 오후 7시 26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씩을 각각 발사했다”며 “발사 직후 수초 만에 추락해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수백m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해안가에 추락해 우리 군 레이더에는 포착되지 않고 미국 정찰위성에 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인 지난 15일 오전에도 원산에서 무수단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공중폭발했다. 미사일이 공중에서 두 번이나 제대로 자세를 못 잡았다는 점에서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를 통해 그동안 의심스러웠던 무수단의 능력이 드러난 셈”이라며 “북한이 지난 15일 발사 실패 이후 충분히 보완해 재발사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단기간 내 무리하게 재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러시아제 R27 미사일을 모방해 제작한 것으로, 북한은 시험발사를 거치지 않고 2007년부터 50여대를 실전 배치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번 발사에 성공했다면 다음달 6일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미국령 괌 기지까지 3000㎞ 이상 핵탄두를 날릴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할 수 있었겠지만 결국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특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한이 당 대회를 앞두고 부담스러운 5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대신 무수단 미사일 발사 성공을 김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발사에 실패함에 따라 남은 수순은 핵실험을 통한 추가 도발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 상원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북한 정권이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또 다른 미사일 발사 실험이든, 핵실험이든 무언가 다른 것을 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5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속보] 북한, 오후에 또 무수단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실패 추정”

    [속보] 북한, 오후에 또 무수단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실패 추정”

    북한이 28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무수단(BM-25)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추가로 발사했다가 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에 이어 오후 7시 26분쯤 강원도 원산 지역에서 무수단 1발을 추가로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0분쯤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수초 만에 추락하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약 11시간 동안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 과정을 거쳐 재발사를 시도했으나 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오후에 쏜 무수단 미사일은 공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15일 처음으로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도 공중 폭발로 실패한 바 있다.북한이 3차례 시도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가 모두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북한이 보유한 중거리 미사일 기술이 심각한 취약점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괌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무수단 미사일은 미국을 겨냥한 무기로 간주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인나 -아이유 인증샷... ‘빛나는 우정’

    유인나 -아이유 인증샷... ‘빛나는 우정’

    배우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하차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가수 아이유와의 인증샷이 눈길을 끈다. 유인나의 연예계 절친인 아이유는 유인나가 KBS 라디오 Cool 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진행을 시작한 2011년부터 종종 게스트로 참여하며 친분을 인증해왔다. 특히 아이유는 정식 게스트로 초대되지 않았을 때에도 ‘볼륨을 높여요’ 생방송 스튜디오에 기습 방문해 유인나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2012년 방송 당시 유인나는 “엄마야 깜짝이야. 왜 들어오냐. 지금 아이유가 들어왔다”며 깜짝 놀랐다. 아이유는 “놀라셨을 거다. 오늘의 깜짝 게스트다. 택시를 타고 왔는데 지금 매니저들이 알면 큰일 난다. KBS 경비가 삼엄했다. 모자를 벗고 ‘제가 아이유인데요’라고 말하니 ‘네?’라며 되물으시더라. 화장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며 민낯의 수수한 차림으로 스튜디오를 기습 방문했다. 이는 유인나의 생일을 기념한 이벤트였다. 또 지난해 새 앨범 ‘CHAT-SHIRE(챗셔)’를 발매할 때에도 ‘볼륨을 높여요’ 스튜디오를 찾아 라이브 무대를 선물하기도 했다.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하차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애청자들은 다음달 8일 마지막 방송에 아이유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28일 유인나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는 “유인나가 오는 5월 8일 방송을 끝으로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를 하차한다. 유인나는 앞으로 배우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하차를 전했다. 유인나의 후임으로는 배우 조윤희가 발탁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우승보다 지금 이 순간이 더 행복해요’

    [포토] ‘우승보다 지금 이 순간이 더 행복해요’

    스페인의 욘 이사기레(Ion Izagirre)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투르 드 로망디(Tour de Romandie)’ 사이클대회 프롤로그 스테이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여성 진행원들의 키스를 받고 있다.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절개 드레스 사이로 보이는 ‘아찔’ 각선미

    [포토] 절개 드레스 사이로 보이는 ‘아찔’ 각선미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상파울루 패션위크 ‘2017 여름 컬렉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무엘 시르난스크(Samuel Cirnansck)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부채위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 부채위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최근 글로벌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중국 경제가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을 닮아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 21일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은 ‘중국 경제는 결코 소문에 사라질 경제가 아니다’(中???不是一唱就空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국 기업의 부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부동산과 강철, 시멘트 등 전통 과잉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일뿐더러 이미 중국 은행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으며, 구조조정 전환기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대부분의 부채는 소비성이 아니라 투자에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자산으로 전환 가능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려면 우선 금융부실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 자산가격 버블이 존재하는지, 그에 따른 은행의 부실자산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 다음은 국제수지 악화 여부다. 마지막으로 통화위기 가능성이다. 이는 통화가치의 대폭 절하와 급속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때 발생한다. 1997년 말에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는 금융부실과 국제수지 적자, 통화가치 절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종합적 위기였다. 당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특징을 보면 대량의 경상수지 적자와 자산가격 버블이 발생했고 외채, 특히 단기 외채 비중이 높았다. 또 은행 시스템이 취약한 동시에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되기 쉬웠고 자본시장까지 개방돼 자본 유출입도 자유로운 것이 큰 허점이었다. 중국은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았을뿐더러 환율도 관리변동환율제를 실행하고 있어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에 의한 통화위기는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국제수지가 아직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 외채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경우 자산가격 버블 존재 여부와 은행자산 부실 가능성만 점검하면 금융위기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중국 기업과 개인들의 자산 70%는 부동산 자산과 관련돼 있다. 현재 비금융 상장기업 중에서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이 42%나 차지하면서 부동산 경제의 경착륙 여부는 중국 경제 경착륙, 금융시장의 위기와 직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주요 도시의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 비율이 6배 이상이다. 대부분 3~5배 수준인 성숙한 시장보다 상당히 높으며, 선전은 24배가 넘고, 베이징과 상하이도 12배를 초과한다. 3선 도시의 경우에는 부동산 재고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추정되고 있는 부동산 재고 면적은 총 98억 3000만㎥이다. 과거 5년 연평균 부동산 판매 면적이 11억 5000만㎥인 점을 고려하면 약 8.5년의 시간을 들여야 팔 수 있다. 위기 발생의 경로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은 한계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디폴트가 증가하고, 이는 은행의 부실대출 증가로 이어지며 결국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초래돼 위기가 확대돼 가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경우 전체적으로 레버리지(차입투자) 비중이 일본이나 미국보다 높지 않지만, 직접 자본조달 시장인 자본시장이 덜 발달해 은행대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47%로 일본(144%)이나 미국(51%)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결국 자산버블이 존재하고 꺼질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이 은행들이다. 중국식 금융위기는 은행 부실 위기에서 시작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곧 발표되는 중국계 은행들의 분기 이익 발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직 중국계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9%로 높지 않은 편이다. 농업은행은 2.48%로 비교적 높다. 또한 은행자산 중에서 예금의 비중이 높아 부실에 노출된 규모가 작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 국유기업의 파산이 발생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크게 경색되고 있다. 앞으로 신용 악화 우려가 커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치솟으면서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늘어나 중국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걱정은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전체 중국 시장에 대한 신용위기 확산이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그의 평소 목소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와 비슷할까,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와 닮았을까. 아니면 ‘체험 삶의 현장’ 같은 TV 프로그램에서의 코믹 내레이션에 더 가까울까.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 카페에서 만난 성우 양지운의 목소리는 그가 연기했던 무수한 인물 중 누구와도 닮아 있지 않았다. 50년 가까운 성우 인생의 대부분을 주인공으로만 살아온 그가 실제 인생의 주연으로서 달려온 68년을 들어봤다. -“이봐, 손님한테 그렇게 따지듯이 말하는 웨이터가 어딨나? 그 짧은 대사 하나 제대로 못해서 어떻게 성우를 해.” 1970년 서울 서소문 TBC 사옥의 라디오 녹음실에 성난 PD의 호통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갑게 나를 보는 선배들의 시선. 성우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대사 한마디를 얻었던 그날, 나는 얼굴이 벌게져 당장이라도 녹음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돼 있었다. 라디오 드라마 속 내 역할은 레스토랑 웨이터. 대사는 딱 한 줄 “뭘 드시겠습니까?”였다. 주인공에게 정중히 물어야 하는데, 긴장한 탓에 “당신 뭐 먹을 거야. 빨리 말해!”라는 식으로 따지는 것처럼 딱딱한 연기가 되고 말았다. 무수한 NG 끝에 넋이 완전히 나간 상태로 녹음을 마쳤다. ‘기회만 주어지면 신성일이나 찰턴 헤스턴(영화 ‘벤허’의 주연배우) 역할이라고 못 하겠나.’ 평소 가졌던 그 생각은 얼마나 만용이었나. 어쨌든 나의 단독 대사 데뷔전은 그렇게 엉망으로 끝이 났다. 이후로도 녹음실의 ‘고문관’ 노릇은 상당 기간 이어졌는데, 그 와중에 위안거리는 하나 있었다. “신참이 목소리 하나는 괜찮구먼”이라는 선배들의 평가였다. -나는 고등어와 고구마를 아주 싫어한다. 절대로 안 먹는다. 고등어 머리만 모아 끓인 국과 고구마를 먹으며 비린내와 복통에 잠 못 들었던 어릴 적 기억 때문이다. 1948년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통영의 두메산골이었다. 바닷가 쪽 어촌이라면 차라리 좀 나았을까. 논도 밭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 할 거라곤 고구마 농사뿐이었다. 어머니는 며칠에 한 번씩 부두에 나가 손질하고 버려지는 고등어 머리들을 받아와 가마솥에 넣고 끓여 주셨다. 방안을 가득 채운 고등어 비린내는 이불에 스며 들고 옷에 배어 나를 어디든 따라다녔다. -고향이 싫었다. 분명히는 가난이 싫었던 것이지만, 나에게 고향은 곧 가난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님 세 분은 일찌감치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떴기 때문에 어릴 적 우리 집은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 식구였다. 부모님은 무학(無學)이시기도 했지만,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상황에서 막내아들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으셨다. 때가 됐는데도 학교에 보내지 않으셨다. 친구들이 국민학교(초등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남은 나는 산으로 바닷가로 마냥 쏘다녔다. 그러기를 2년. 울며불며 아버지를 졸라 열 살에 처음 학교에 들어갔다. -내 학력은 국졸로 끝날 뻔했다. 친구들이 중학교에 등교할 때 나는 농사를 지으러 갔다. 국민학교 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아이들이 통영중 교복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 속이 뒤집어졌다. “사범학교 학생들이 가르치는 고등공민학교라는 곳이 있다던데 거기라도 가 볼래?” 마흔둘에 나은 늦둥이가 실의에 빠져 있는 걸 어머니 스스로 견디질 못하셨다. 그때 어머니의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 막내 데리고 같이 올라갈게요.”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집을 탈출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서울에 살던 둘째 형님이 같이 올라가자고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에서 내 표정을 보곤 ‘저 놈을 여기에 계속 두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게 또래들은 고1이던 만 16세, 1964년이었다. -손잡고 올라온 건 작은형이었는데, 어쩌다가 자리를 잡게 된 건 경기도 의정부 큰형님 댁이었다. 형과 함께 의정부중학교에 갔다. “저 통영에서 고등공민학교 1학년 다녔으니까, 여기서는 2학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고등공민학교는 정규과정이 아니니 1학년으로 입학하라고 했다. ‘안 그래도 친구들보다 3년이나 늦었는데….’ 내 한숨이 너무도 깊었던지 교무주임 선생님이 그 전해에 봤던 1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지를 갖고 오셨다. “여기 문제들 풀어봐. 잘 보면 2학년으로 해주마.” 다음날 나는 2학년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아니 세 살 어린 동생들을 만났다. -큰형님은 아이가 셋이었다. 가뜩이나 작은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사는데 내가 끼니까 여섯이었다.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밥만 형님 댁에서 먹고 잠은 보급소에서 잤다. 공부는 쉬웠다. 경상도 말씨 심한 시골 형이 순식간에 공부에서 자기들을 따라잡자 아이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공부 좀 한다는 게 알려져 우연히 큰형님이 셋방 사는 주인집 국민학생 아이를 가르치게 됐다. 나한테 배우고 그 아이가 성적이 확 올랐는데, 그 덕에 과외 학생을 많이 소개받았다. 국민학교 5~6학년 15명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한 달에 최고 5000원도 벌었는데 대졸 직장인 월급 수준이었다. 절반 정도를 떼어 형님 생활에 보탰다. -당시 내 유일한 취미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었다. 집안에 TV가 거의 없던 당시에 라디오 드라마는 최고의 인기였다. 저녁이면 동네 아낙들이 밥상 치우고 삼삼오오 라디오 있는 집으로 몰려들었다. 구민, 고은정, 이창환 같은 성우들은 톱스타였다. 우리 집에는 라디오가 없었지만, 과외 선생의 지위를 이용해 제자의 집에 가서 듣곤 했다. -중3 때에는 유도를 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그때 함께 운동했던 친구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장은경(1996년 별세)이었다. 그런데 운동만 하기엔 학업 성적이 너무 좋았다. 은경이는 유도를 위해 인천 선인고에 갔고 나는 일반고인 의정부고에 진학했다. 의정부고는 학력이 꽤 좋은 편이었는데, 나는 전교 10등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서울대에 대한 꿈 같은 건 없었다.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차를 타고 와서 명동국립극장과 영화관에 살다시피 했다. 배우들의 대사를 따라했고, 라디오 드라마 대사도 받아 적은 뒤 연습을 했다. 영화배우나 TV 탤런트도 생각해 봤지만 내 외모에 목소리만큼의 강점은 없다는 걸 알곤 빠르게 포기했다. -한양대 토목학과에 들어갔는데 얼마 다니지는 못했다. 대학 1학년 때인 1969년 10월 TBC에 입사(성우 공채 5기)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성우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경상도 사투리였다. 나는 ‘경제’라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갱제’로 알아들었다. ‘쌀’이라고 하는데 사람들 귀에는 ‘살’로 들렸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 유머에도 등장하는 이런 상황은 당시 나에게는 심각한 핸디캡이었다. 그때 방송사에서는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인식이 유난히 강했다. ‘서울말’, 그러니까 표준어를 외국어 배우듯이 익혔다. 퇴근을 하면 매일 서울 사람들만 만났다. 경상도 사람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서울말을 듣고 통으로 외웠다. 그야말로 사투리와의 사투였다. -그러는 중에도 나의 사투리 억양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당시 TBC의 인사 평가 시스템은 매우 가혹했는데, 어느 날 불쑥 해고 통지를 하는 식이었다. “고생 고생해서 성우가 됐는데 결국 사투리 때문에 잘리는 건가.” 불안한 날들이 이어지는데 뜻밖의 기회를 얻게됐다. 당시 ‘광복 20년’이라는 정치 드라마의 ‘이승만 시해미수 사건’ 편에 김시현이라는 분이 나왔다. PD가 경상도 말을 써야 하는 그 역할을 나에게 주었다. 방송이 나간 뒤 반응이 아주 좋았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성우가 누구냐”는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퇴출’ 후보에서 갑자기 ‘TBC의 보물’이 됐다. -그러다 1976년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리 메이저스) 역을 맡게 됐다. 입사한 지 6년을 갓 넘겼을 때였다. 원래 ‘600만불의 사나이’는 길게 방영할 게 아니었다. 단발 편성이었다. 그래서인지 PD가 주인공을 나에게 맡겼다. 공군 조종사 출신 대령이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을 잃었지만 최첨단 기술로 다시 태어나 차도 한 손으로 번쩍 들고 시속 100㎞로 달린다는 설정은 당시로선 충격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전국에서 난리가 났다. 드라마 자체도 그렇지만 주인공 목소리 성우가 너무 잘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600만불의 사나이’는 장기 편성으로 바뀌었고 나의 역할도 계속됐다. 선후배 기수 개념이 강한 방송국에서 고참들을 제치고 고작 입사 6년에 주인공이라니.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왔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별명이 ‘김밥맨’일 정도였다. 아침에 방송국으로 출근하면 밤 10시는 넘어야 퇴근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600만불의 사나이 흉내를 내면서 사고도 많이 났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방송국으로 찾아와 ‘주인공 흉내를 내다가 크게 다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인기를 모으면서 ‘두 얼굴의 사나이’, ‘소머즈’, ‘원더우먼’ 등 비슷한 장르의 미국 드라마가 속속 국내에 들어왔다. -과거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등 주말 외화들이 방송사를 먹여살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더빙이 시원찮으면 “성우 때문에 영화를 망쳤다”고, 반대로 괜찮으면 “성우가 영화를 살렸다”는 편지와 전화가 방송국에 쇄도했다. 로버트 드니로, 멜 깁슨, 해리슨 포드 등의 목소리가 내 단골이었다. TBC 전속에서 풀린 뒤 방송국마다 나를 붙잡기 위해 경쟁이 벌어졌고 내 인기는 그야말로 상한가였다. “극장에서 볼 때보다 더 낫다”는 것만큼 기분 좋은 말은 내게 없었다. -‘맥가이버’, ‘형사 가제트’를 맡았던 배한성 선배는 외부에서 필생의 라이벌로 꼽지만, 우리 둘 사이는 별로 그렇지는 않다. 배 선배는 나이는 두 살 위, 방송국 기수로는 3기 위(TBC 2기)다. 사실 서로 경쟁할 부분도 없었다. 배 선배는 부드러운 콧소리 음성이지만 난 쇳소리에 가깝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해준다. 형사물인 ‘스타스키와 허치’도 함께 했다. 난 냉정한 독일계 형사인 허치를, 배 선배는 다혈질의 유태계 형사 스타스키를 맡았다. -나에게 목소리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목을 잘 관리하려면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피곤하면 목소리부터 변한다.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목소리는 지문처럼 타고나는 것이지만, 과음을 하거나 흡연을 하면 망가지기 마련이다. 목소리 관리를 위해 물병을 갖고 다니며 하루에 2ℓ 이상을 마신다. -언제부턴가 ‘성우’보다는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가’로 더 많이 활동한 것 같다. 큰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2000년 입대영장이 나오자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 군사법원에서는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그 전까지는 내 종교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들이 그렇게 되니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에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된 건 1987년부터다. 주변에서 “왜 하필…”이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난 그저 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한 적은 없었지만 자연스레 부모를 따라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청와대나 법무부 등을 쫓아다녔다. 세상이 날 싸움꾼으로 만든 셈이었다. 그 이후 광고 출연 요청 등도 완전히 끊겼지만 개의치 않는다. 사정은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데 둘째도 2011년부터 감옥살이를 했고 지금 스물네 살인 셋째는 재판을 받고 있다. 요즘 많이들 물어보는 게 ‘걸그룹 며느리’(‘카라’ 출신 김성희) 얘기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막내딸과 같다. 결혼한 지 5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그렇게 예쁠 수 없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성우 양지운 1970년대 이후 중후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늘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 성우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리 메이저스(왼쪽·스티브 오스틴)를 비롯해 해리슨 포드(인디아나 존스, 도망자, 스타워즈), 로버트 드니로(오른쪽·히트, 대부2,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알 파치노(애니 기븐 선데이), 리엄 니슨(테이큰, 쉰들러 리스트), 멜 깁슨(가운데·리썰 웨폰, 브레이브 하트), 케빈 코스트너(보디가드, 워터월드), 러셀 크로(글래디에이터), 숀 코너리·로저 무어(007 시리즈), 크리스토퍼 리브(슈퍼맨) 등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2000년대 이후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다. ▲1948년 경남 통영 출생 ▲경기 의정부중·고 ▲한양대 토목공학과 중퇴 ▲TBC 성우 5기 입사(1969년) ▲MBC 라디오 연기대상(1984년), KBS 최우수 외화 연기상(1999년), 한국방송대상 성우상(2010년) ▲한국성우협회 부이사장(2004년),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겸임교수(2005년)
  • ‘2016 KPCA’ 28일까지 킨텍스서 전시... 혁신적 제품 한눈에

    ‘2016 KPCA’ 28일까지 킨텍스서 전시... 혁신적 제품 한눈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전자회로산업전(KPCA SHOW 2016)’이 일산 킨텍스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기판 제조업체과 설비, 약품업체 등 15개국 239개사에서 720부스 규모로 전자회로기판 전시회가 마련되고, 심포지움, 신제품·신기술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PCB 및 IC 기판 제조업체를 위한 혁신적이고 다양한 디지털 제조 솔루션업체인 오보텍(Orbotech)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데, 오보텍은 킨텍스 2관 홀7, 415번에 부스를 마련, Sprint ™200 PCB 잉크젯 프린터(최신 Sprint 시리즈), Ultra Fusion™300 AOI(Automatic Optical Inspection), Ultra PerFix™120 AOS(Automatic Optical Shape) LDI(Laser Direct Imaging) 및 CAM / Engineering software를 선보인다. Yair Alcobi 동아시아 사장은 “8년 연속 KPCA에 디지털 생산 솔루션 제공해 오면서 한국의 Flex 제조업체들을 위한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Nuvogo™ 1000(LDI)이 핵심”이라며 “PCB 및 IC 기판 구조가 더 복잡해짐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제조비용을 절감시키며 수율을 증가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Sprint 200 잉크젯 프린터는 PCB 생산을 위한 최첨단 대량 생산 디지털 잉크젯 프린팅 솔루션이다. 시간당 95면까지 인쇄가 가능하며, 다양한 기판 두께 및 광범위한 재질의 PCB에서 우수한 인쇄 품질을 제공한다. 강력한 Multi-Image Technology™과 함께 Ultra fusion300 ™은 기존 AOI에 비해 최대 70%까지 False Alarm 비율을 줄이고, 고급 IC 기판 검사를 위한 스캔 당 최저 검사 비용을 보장함으로써 우수한 검출 정확도 및 운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전시회에서는 Flex 혹은 IC-Substrate 기판상의 Short 불량에 대한 솔루션으로 Ultra perfix 120 AOS(Automated Optical Shaping, 자동 광학 쉐이핑, 혹은 자동 재 작업)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계획과 생산을 위한 컴퓨터 지원 제조(Computer Aided manufacturing, CAM)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보텍(주)은 전자 및 인접 산업 전반에 걸쳐 정교한 가전 및 산업용 제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을 가능하게 한 글로벌 혁신 회사이다. 수율 향상 및 읽기, 쓰기 및 인쇄 회로 기판, 평판 디스플레이, 고급 포장,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 및 기타 전자 부품의 제조에 사용, 연결하는 전자 제품 생산 솔루션 업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아이폰SE 다음달 10일 국내 상륙

    아이폰SE 다음달 10일 국내 상륙

     아이폰SE가 다음달 10일 국내에 상륙한다. SK텔레콤은 아이폰SE의 예약가입을 28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예약가입을 시작한다.  아이폰SE는 아이폰5와 동일한 4인치 크기에 비슷한 디자인을 갖췄으면서 아이폰6S에 적용된 A9 칩셋, 라이브 포토, 4K 영상촬영, 1200만화소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SK텔레콤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오프라인 아이폰 전문 판매매장과 공식 온라인몰 ‘T월드 다이렉트(www.tworlddirect.com)’에서 예약가입을 시작한다. 5월23일까지 개통 후 5월 이내로 SK텔레콤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앱을 통해 프로모션에 참여한 고객 전원에게는 ‘옥수수’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2만점을 제공한다. 또 SK텔레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상판매제도인 ‘프리미엄클럽’을 적용받을 수 있어, 월 5000원의 보험료를 내고 18개월 사용 후 반납하면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변경할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방서 잡힌 3m짜리 거대 카펫 비단뱀

    주방서 잡힌 3m짜리 거대 카펫 비단뱀

    ‘호주의 일상적인 풍경은 이 정도~!’ 27일(현지시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호주 가정집 주방에 나타난 거대 비단뱀을 포획하는 순간이 담겨 있다. 퀸즐랜드 얀디나의 한 가정집에 뱀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선샤인 코스트 뱀 캐처스’(Sunshine Coast Snake Catchers)’ 포획전문가 로스 맥기븐(Ross McGibbon) 리치 길버트(Richie Gilbert)는 주방 선반 위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거대 카펫 비단뱀(Carpet python)과 마주했다. 선반 위 카펫 비단뱀은 길이 3m, 몸무게 8kg에 달하는 다 큰 성체이며 발견 당시 큰 주머니쥐나 고양이를 통째로 삼킨 상태였다. 맥기븐은 “이 비단뱀이 거대한 먹이를 소화하기 위해선 몇 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배가 볼록한 뱀을 조심스럽게 뱀을 바닥으로 옮겨 자루에 담은 뒤, 주변 숲의 구멍 난 커다란 나무에 놓아줬다. 한편 호주 카펫 비단뱀은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 안의 세탁기나 냉장고 뒤쪽이나 자동차 보닛에서 많이 발견되며 다소 성격이 사납지만 독이 없어 순치시키기 쉬워 애완용으로 사랑받는 뱀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Sunshine Coast Snake Catchers / Viral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장영상] 러블리즈 발라드 곡 ‘책갈피’ 쇼케이스 무대

    [현장영상] 러블리즈 발라드 곡 ‘책갈피’ 쇼케이스 무대

    “마저 다 읽지 못한 소설 같은 우리 사랑. 그대는 덮으려 하네요” “나 혼자 남아있어요. 그대가 언제라도 다시 펴 볼 수 있도록” 25일 공개된 러블리즈의 두 번째 미니앨범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 수록곡 ‘책갈피’의 노랫말이다. 늘 항상 같은 자리에서 떠나간 사랑을 기다리는 노래 속 화자의 모습을 ‘책갈피’에 비유했다. 애절한 가사만큼이나 잔잔한 멜로디는 듣는 이들에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걸그룹 러블리즈는 2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도 발라드곡 ‘책갈피’로 쇼케이스의 첫 포문을 열었다. 러블리즈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책갈피’의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을 차분히 불렀다. 특히 간주부분의 마이너 코드 진행과 멤버 베이비소울의 랩의 조화는 곡의 애잔함을 한층 더했다. 러블리즈 이번 앨범 수록곡 ‘책갈피’는 윤상을 주축으로 한 프로듀싱 팀 ‘원피스’(OnePiece)가 작곡과 편곡을, 리리크루가 작사에 참여했다. ‘어제처럼 굿나잇’, ‘서클’(Circle)에 이은 원피스와 러블리즈의 세 번째 발라드 곡이기도 하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기술자 우대해 정년 없는 일자리 만들었죠”

    “기술자 우대해 정년 없는 일자리 만들었죠”

    40년간 선박 벤딩기술 투자·연구 개발60세 이상 직원 전체 11%… 숙련인 육성“직원들 미래 스트레스 없애려고 애써” “기술로 먹고사는 회사로서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을 아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년 없는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4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공경열(56) 기득산업 대표는 25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공 대표는 40년간 선박용 철판의 곡면을 만드는 벤딩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에 몰두해 국내 조선업계 기자재 국산화에 기여한 숙련 기술인이다. 그는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중공업 창원공장에 들어가 10년간 몸담은 생산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1987년 벤딩 전문기업 ‘경원벤딩공업사’를 세웠다. 낮에는 영업, 밤에는 생산에 매달린 열매는 달았다. 창업 13년 만에 경원벤딩, 기득산업, 경원벤텍, 기득산기, 기득산업거제 등 5개의 벤딩 전문기업을 일궈 냈다. 5개사의 직원 수는 240명을 넘는다. 기득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98억원이나 된다. 그는 회사 연매출의 7%를 기술개발에 투자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기자재 가공기술 분야에서 특허 14건 등 지식재산권 18건을 확보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인대회 대통령상(2011년), IR52장영실상(2015년)도 수상했다. 숙련인 육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정년 없는 일자리를 제공해 240명의 직원 중 60세를 넘어서도 일하는 직원이 28명에 이른다. 82세로 최고령이던 직원은 얼마 전 본인의 의사에 따라 퇴직했다. 공 대표는 “철판 부위의 불꽃 세기를 조절하고 가열 지점에 대한 수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에 걸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을 넘겨도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직원들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별 없는 일자리 제공’이라는 공 대표의 경영 철학은 한국에서 흔히 차별을 느끼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적용됐다. 모기업인 경원벤딩에 입사한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이 이런 뜻을 헤아려 연장 근무를 자처하고 있을 정도다. 공 대표는 “운이 정말 좋아서 회사를 잘 일궈 낼 수 있었을 뿐 난 누구보다도 평범한 사람”이라며 “받은 만큼 주변에 베풀어 다 같이 행복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게 내 인생의 오랜 목표”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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