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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칭 애매할 땐… 남자에겐 ‘선생님’ 여자에겐 ‘언니’

    서울 거주자들은 자신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부를 때 남성에 대해서는 ‘선생님’, 여성에 대해서는 ‘언니’나 ‘여기요’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우리 국민의 언어생활 실태를 파악하고자 성결대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 서울에 사는 10∼70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5년 대도시 지역 사회 방언 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자신과 동년배이거나 그 이상 나이의 남성을 부를 때 가장 선호하는 호칭은 ‘선생님’(39.7%)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비율이 44.6%로 압도적이었지만, 여성은 ‘선생님’이 35.9%, ‘아저씨’가 29.4%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나이의 여성을 부를 때는 여성은 ‘언니’, 남성은 ‘여기요·저기요’라는 호칭을 흔히 사용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여기요·저기요’(34.7%), ‘아가씨’(26.9%), ‘이모’(11.5%) 순으로 호칭했다. 반면 여성은 ‘언니’(48.8%)가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여기요·저기요’(17.6%), ‘이모’(12.9%)가 뒤를 이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 대위님 여심저격 ‘넘사벽’… 시청률마저 깨버렸지 말입니다

    유 대위님 여심저격 ‘넘사벽’… 시청률마저 깨버렸지 말입니다

    한·중 동시 방영… 새 한류 모델로 KBS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마침내 시청률 30% 고지를 넘어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흥행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전국 시청률 30.4%, 수도권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서울 시청률은 33.9%로 집계됐다. 김은숙 작가의 밀당 없고 시원한 ‘사이다’ 전개와 톡 쏘는 화법, 김원석 작가가 그려낸 묵직한 130억 재난 드라마의 협공으로 질주하던 드라마는 30%를 목전에 두고 주춤하는 듯했으나 9회에서 유시진(송중기·왼쪽)과 강모연(송혜교·오른쪽)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멜로가 급물살을 타면서 30%를 돌파했다. 밤 10시대 주중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30%를 넘어선 것은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이다. ‘해를 품은 달’은 18%로 출발해 방송 8회에서 30%를 넘어선 뒤 마지막 20부에서 최고 시청률 42.2%로 막을 내렸다. 최근 몇년 간 주중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져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20%만 돼도 과거 40%에 맞먹는 초대박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태양의 후예’가 30%를 돌파한 것은 방송가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국내에서 유독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던 사전 제작 드라마의 징크스를 깨고 한·중 동시 방영 등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작사 NEW에 따르면 이 작품은 최근 드라마 중 최고가인 30억원의 간접광고(PPL) 매출을 기록했다. NEW 측은 “100% 사전 제작으로 제품의 마케팅 시점과 드라마 방송 시점의 시차가 발생하고 기존의 드라마와 달리 위급 상황과 규모가 큰 재난 및 액션 장면이 비중이 크다는 제약에도 30억원의 PPL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가상광고, 자막 바, 기업 프로모션, 저작권 사용 등에 대한 문의가 제작사로 연일 이어지고 있어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EW 측은 이 밖에도 VOD, IPTV, 케이블 채널, MD 사업은 물론 중국 위성TV 방송권, 리메이크권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EW의 자회사인 OST 음반유통사 뮤직앤뉴에서 내놓은 ‘태양의 후예 볼륨 1’은 지난 16일 온라인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를 실시한 지 3일 만에 1만장을 넘어섰다. 해외 판매도 순조롭다. 현재 27개국에 수출됐으며 미주 지역에선 세계 30여개 언어의 자막이 달린 버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판권이 팔린 국가는 중국(회당 25만 달러)과 일본(회당 10만 달러)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루마니아, 스웨덴, 스페인, 폴란드 등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갤럭시S7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봤다

    갤럭시S7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봤다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의 방수 기능을 실험하는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튜버 맥스 리(MAX LEE)는 지난 21일 갤럭시S7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독특한 실험을 진행했다. 세탁기는 경쟁업체 LG전자의 드럼 세탁기가 사용됐다. 맥스 리는 다른 의류와 함께 투명케이스를 씌운 갤럭시S7을 전원도 끄지 않은 채 세탁기에 넣었다. 45분간의 세탁이 끝나고 맥스 리는 갤럭시S7의 상태를 확인했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흠집조차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그는 카메라 등 여러 앱을 구동시켜 화면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는 마이크와 스피커까지 시험해봤으나 문제없이 잘 작동했다. 한편 갤럭시S7은 수심 1.5m에서 30분을 버틸 수 있는 IP68 등급의 방수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영상=Max Lee/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보행 중 스마트폰 보다 LPG 가스통 쓰러뜨려 폭발 ‘위험천만’▶[핫뉴스] [확인해ZOOM] 아이폰 잠금해제 버그? 진실은…
  • [부고]

    ●이규림(한컴 프로모션본부 상무)씨 장모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62 ●서성민(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대회운영팀장)씨 부친상 24일 분당 차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31)780-6163 ●윤경철(OBS 편성제작국 제작팀장)씨 모친상 24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70-7816-0349 ●이원석(문성대 총장)씨 모친상 24일 창원 문성대학교 본관, 발인 26일 낮 12시 (055)279-5003 ●이용철(미린산업 대표)용환(전남일보 논설위원)순희(남악고 근무)씨 부친상 김근수(동양금속 상무이사)씨 장인상 탁남화(해남군보건소 근무)박길례(선우학교 근무)씨 시부상 24일 해남 제일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9시 (061)534-4441 ●이준화(롤코리아 관리부 과장)준영(대신증권 해운대지점 차장)씨 모친상 김준식(삼성중공업 생산팀 근무)씨 장모상 24일 삼성창원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30분 (055)290-6289 ●정찬화(경남 창원시청 공보관실 주무관)씨 모친상 이상희(창원시청 교육법무담당관 주무관)씨 시모상 24일 진주 경상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55)750-8651 ●황승하(황승하치과 원장)병하(삼일세무법인 전무)씨 부친상 노경옥(전 광주 임곡초 교장)김규철(한국자산신탁 사장)조영제(현대자동차 부장)씨 장인상 김미애(산업통상자원부 과장)씨 시부상 24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10시 (062)250-4409 ●장기영(전 Wipro 지사장)씨 부친상 박계병(도화엔지니어링 부사장)씨 장인상 24일 서울 을지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30분 (02)970-8444
  • 페북, ‘TV 틀고 춤추는 5세’ 영상 차단…저작권 위반?

    페북, ‘TV 틀고 춤추는 5세’ 영상 차단…저작권 위반?

    페이스북이 유명 애니메이션 속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소녀의 동영상을 ‘저작권 위반’으로 삭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뉴질랜드에 사는 영국인 리차드 나이츠는 최근 자신의 딸 클로에(5)가 유명 애니메이션인 ‘앨빈과 슈퍼밴드’(원제 Alvin And The Chipmunks)에 삽입된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53초짜리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어린 소녀가 집 안에서 텔레비전 속 유명 애니메이션을 보며 춤을 추거나 노래는 부르는 동영상은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은 업로드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페이스북 계정 관리자로부터 강제로 삭제를 당했다. 애니매이션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페이스북은 나이츠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리차드 나이츠는 영상에서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오는 ‘앨빈과 슈퍼밴드’ 수록곡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영상은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이츠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처사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30초 정도의 노래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만약 해당 애니메이션 전체를 페이스북에 업로드 했다거나 허락없이 편집한 클립을 올렸다면 (페이스북의 삭제 처분을) 이해했겠지만, 이건 사례가 다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페이스북이 문제 삼은 영상 속 음악의 저작권은 제작사인 20세기폭스가 소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저작권과 관련한 설명을 담은 섹션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어떤 게시물을 올려도 되는지, 혹은 올리면 안되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이츠는 “5살 짜리 딸아이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마저 내 가족과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페이스북에 지속적으로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즈 in 비즈] SKT·CJ헬로비전 합병, 심판은 없고 싸움만 있다

    [비즈 in 비즈] SKT·CJ헬로비전 합병, 심판은 없고 싸움만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최근 통신업계는 각종 공방과 ‘설’(說)로 뒤숭숭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매년 2월 공개해 온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가 올해는 한 달 늦게, 그것도 금요일 오후에 공개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추측만 무성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보고서가 언제 나올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는 데 온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여론전과 소송, 이에 대한 반박이 반복되며 논란은 장외전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케이블 1위이자 알뜰폰 1위인 사업자를 인수하는 초유의 ‘빅딜’인 만큼 업계가 소란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지만, 논의의 초점은 어긋나 있습니다. 이번 M&A는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알뜰폰,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방송·통신산업의 ‘백년지대계’를 그려 나가야 할 시점인데도 업계의 대응 논리는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입니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료방송과 알뜰폰 정책의 향방을 제시하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뒷짐을 진 채 모호한 입장만 보여 왔습니다. 미래부는 23일 처음으로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공개했습니다. 이제라도 논의의 장을 만들고 복잡한 이해관계의 실타래를 풀어 가야 합니다. 통신업계 역시 총 대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애플과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디어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답을 찾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넘어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SK텔레콤 역시 IPTV 사업자의 케이블방송 인수가 해답이라면 보다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의 책임입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홍콩 간 K아트, 세계를 홀릴까

    홍콩 간 K아트, 세계를 홀릴까

    아트바젤홍콩 2016 개막… 35개국 239개 갤러리 참가 아시아 최대의 미술장터 ‘아트바젤홍콩 2016’이 VIP를 대상으로 한 이틀간의 프리뷰를 마치고 24일 공식 개막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아 26일까지 사흘 동안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선별된 35개국 239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트바젤홍콩(ABHK)은 2008년 출범한 아트홍콩(ART HK)을 스위스 바젤의 글로벌 전시마케팅전문회사인 MCH 그룹이 인수해 2013년부터 열고 있다. 지난해 6만여명이 찾았을 정도로 흥행 면에서도 성공한 행사는 올해 구성 면에서 더욱 탄탄해졌다. 189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메인 행사인 ‘갤러리’, 기획전과 유망 작가 소개에 포커스를 맞춘 ‘인사이트’,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인카운터스’, 실험적인 성격의 작품을 소개하는 ‘디스커버리’ 등 4개의 전시 섹터와 필름, 매거진 등 총 6개 섹터로 나뉘어 열린다. 한국은 국제, 아라리오, 박여숙, PKM, 학고재, 원앤제이, 리안, 갤러리엠, 313아트프로젝트 등 9곳이 참가해 국내외 컬렉터들과 미술관계자들에게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알린다. 국제는 함경아, 이수경, 양혜규 등 국제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과 정창섭, 권영우 등 단색화 작가를 내세웠다. 아라리오는 최병소, 박여숙 갤러리는 최정화, 학고재는 신학철, PKM은 윤형근과 코디최·이불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갤러리엠은 인사이트섹터에 이재용과 이혜민 작가를 소개한다. 호주의 비영리 전시공간인 시드니아트스페이스의 디렉터 알렉시 글래스 캔토가 큐레이팅한 인카운터스 섹션에는 함경아 작가가 북한 자수 시리즈 신작 ‘5개 도시의 샹들리에’를 선보인다. 아트바젤홍콩이 열리는 것과 같은 기간에 부둣가에 위치한 센트럴 하버프론트의 대형 텐트에서는 제2회 아트센트럴 아트페어가 열린다. 아트바젤홍콩 전신인 아트홍콩의 설립자 팀 에첼스가 젊고 실험적인 예술가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시켰다. 첫 행사에 3만명 이상의 컬렉터와 VIP, 미술관계자들을 끌어모으며 성공을 확신한 행사는 2회를 맞아 20개국의 100여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행사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한국에서는 현대가 이우환, 가나가 박서보, 갤러리박이 백남준을 각각 내세워 참여하고 갤러리바톤이 ‘대안현실’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작가 8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아트바젤 홍콩에 때맞춰 홍콩의 화랑가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개인전을 마련해 발길을 모으고 있다. 화이트큐브가 영국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작품과 설치를 중심으로 한 신작을, 벤브라운 파인아트에서는 칸디다 회퍼를, 가고시안에서는 댄콜렌, 마시모데카르로에서는 얀페이밍을 집중 소개한다. 한국 작가들의 개인전도 많아졌다. 페로탱갤러리가 박서보 개인전을, 리만머핀갤러리가 서도호와 이불을 각각 소개한다. 홍콩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역사가 흐르는 동방의 파리 하얼빈

    해외여행 | 역사가 흐르는 동방의 파리 하얼빈

    정교한 바로크풍 건물 사이로 웅장한 러시아 음악이 흐른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 문화를 받아들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하얼빈. 겨울이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빙등제가 펼쳐진다. 그뿐인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의 현장도 이곳에 있다. 그래서인지 하얼빈은 다른 중국 도시에 비해 더 가깝게 느껴진다. 하얼빈에서 가장 번화한 중앙대가. 유럽스타일의 건물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하얼빈합이빈, 哈爾濱은 추울수록 더욱 빛나는 도시다. 일 년의 반 이상이 겨울. 1월 평균기온은 대략 영하 20℃에 이른다.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에는 아이스박스가 필요 없다. 상온에 놓아도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기 때문이다. ‘얼음의 도시’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매년 1월5일이 되면 세계 3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하얼빈 빙등제가 열린다. 눈과 얼음의 축제인 하얼빈 빙등제에 전시할 거대한 얼음조각을 위해 매년 5,000여 명 이상의 조각가가 동원된다. 축제가 시작되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얼음 조각가들도 바빠진다. 낮에 녹은 얼음조각을 밤새 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화강 북쪽 태양도공원에서는 빙설제도 함께 열린다. 하얼빈은 높은 강설량 덕분에 스키장도 발달해 있다. 일 년 중 스키를 탈 수 있는 날이 네 달이 넘는다. 눈의 질이 좋고 슬로프 경사도 적당해 스키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96년 동계아시안게임을 치른 야부리스키장은 풍부한 자연설로 유명한 헤이룽장성의 대표적인 스키장이다. 하얼빈에서 200km 떨어져 있다. 하얼빈은 중국 동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헤이룽장성흑룡강성, 黑龍江省의 성도다. 도시 자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얼빈은 만주어로 ‘그물 말리는 곳’이라는 뜻으로 과거에는 한가한 어촌이었다. 여유로웠던 어촌마을이 동북지역 중심도시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19세기 초 러시아의 철도 기지가 건설되면서부터다. 러시아 사람들이 철로를 건설하면서 30여 개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19개국의 영사관이 들어서고 하얼빈은 국제적인 도시로 재탄생했다. 하얼빈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다. 1946년 4월28일 중국에서 가장 먼저 해방되어, 다른 지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94년에는 국가급 역사문화도시로 지정되기도 했다. 예술면에서도 중국 최초로 서양음악을 받아들였으며, 지난 2010년에는 UN 음악도시로 선정되었다. 중국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얼빈역에 마련된 안중근 의사 기념관안중근 의사의 뜨거운 행적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강교항전기념관의 마점석 장군상항일투쟁 역사가 살아 있는 헤이룽장성 하얼빈 하면 빙등제가 떠오르지만, 하얼빈이 속한 헤이룽장성 곳곳에 우리 역사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김좌진 장군, 이범석 총리가 활약한 항일투쟁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하얼빈은 항일애국운동의 상징적인 장소로 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다. 하얼빈역 플랫폼에는 역사의 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14년 하얼빈 역사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문을 열어,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기념관은 하얼빈역 앞에 있던 VIP 대합실 일부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입구는 하얼빈역의 옛 모습을 축소해 만들었다. 기념관 안에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록들과 안중근 의사의 흉상, 손가락을 잘라 조국 독립을 결의했던 그의 손을 형상화한 브론즈 조각품 ‘거룩한 손’, 의거 당시 사진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러 자료들 중 가슴이 뜨거워지게 한 것은 안의사가 하얼빈에서 보낸 11일간의 행적이었다. 얼마나 두려웠을지, 어떻게 마음을 다졌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기념관 한 쪽 벽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하는 장면을 그린 대형 벽화가 걸려 있다. 국가 1급 화가 권오송이 그린 작품으로, 인상적이다. 기념관에서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이 통유리 너머로 의거 현장을 보는 것이다. 안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현장은 하얼빈역 1번 플랫폼으로, ‘안중근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라는 문구가 천장에 붙어 있다. 역 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기념관 안에서 볼 수 있다. 헤이룽장성 제2의 도시인 치치하얼제제합이, 齊齊哈爾에서도 우리의 항일투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치치하얼 태래에 가면 강교항전기념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대한민국 초대 총리를 지낸 이범석 전 총리의 활약을 만날 수 있다. 강교항일 투쟁은 일제가 만주를 침략한 지 두 달 만에 중국군이 태래현에서 일본군과 벌인 첫 번째 전투로, 중국의 항일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전투다. 이범석 전 총리는 마점석 장군이 지휘하던 중국항일군에 합류해 일본군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웠다. 중국 사람들이 731부대가 생체실험에 사용한 도구들을 보고 있다아직 발굴 중인 731부대의 잔해들 731부대 죄증진열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 현재의 731부대 죄증진열관은 이 건물 앞에 2015년 8월15일 3층 규모로 새로 지어진 것이다 731부대에 참여한 조직을 비롯해 고문방법과 과정 등 731부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마루타의 아픔이 느껴지는731부대 죄증진열관 하얼빈에서 꼭 가 봐야 할 곳 중 하나는 731부대 죄증진열관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만행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중국인들의 역사적인 상처가 아로새겨진 곳이다. 731부대는 일본 관동군의 세균전 부대로 1945년까지 3,850명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부대다. 일본의 비인도적 잔악행위를 보여 주는 곳으로 6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731부대를 조직하는 과정들이 소개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생생한 기록들이 숨을 턱 막히게 한다. 손과 발을 묶는 족쇄와 수술용 칼, 생체 실험에 사용된 도구와 문서들은 그때의 시간을 보여 준다.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한 해부실 앞에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731부대는 이곳에서 100가지가 넘는 실험을 실시했다. 페스트 벼룩을 연구하기 위해 쥐를 사육해 쥐부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731부대는 전쟁이 끝나고 그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건물을 폭파했다. 그러나 보일러실과 지하실험실 등 잔해가 지금도 남아 있다. 중국정부는 2015년 8월15일 731부대 죄증진열관을 재개관했다. 기존 벽돌건물 앞 부대 터에 검은색 3층 규모의 새로운 건물을 지었다. 입구에는 한국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구가 마련되어 있어, 생생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하얼빈은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러시아풍 건물의 내부 러시아 문화를 테마로 한 볼가장원. 여름철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러시아풍의 이국적인 거리 중앙대가 하얼빈은 역사적인 도시면서 국제적인 도시다. 특히 러시아 문화가 일찍 들어왔다. 제정 러시아 때는 국제 상업도시로 ‘동양의 파리’로 불리기도 했다. 나중에는 곳곳에 남아 있는 러시아풍의 건물들 때문에 ‘동방의 모스크바’라는 별명도 얻었다. 1913년에는 하얼빈의 인구중 반 이상이 러시아인이었다. 지금도 하얼빈은 러시아와 3,000km가 넘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하얼빈은 중국의 다른 도시와 달리, 도시 곳곳에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얼빈에서 러시아 문화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 중앙대가中央大街. 중앙대가는 바로크풍, 르네상스풍 등 여러 유럽스타일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거리로 하얼빈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1898년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름은 중국대가였는데 1925년 중앙대가로 이름을 바꿨다. 송화강 홍수예방승리기념탑까지 이어져 있다. 유럽 중세거리를 생각나게 만드는 돌로 바닥을 장식한 1.4km의 대로에도 눈길을 줘야 한다. 대로의 보도블록은 당시 1개에 1달러를 투자해 만든 것으로, 100년이 흐른 지금도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와 젊은이들로 활기를 띠는 중앙대가에는 70개 이상의 유럽풍 건축물과 13개의 시급 보호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건축물을 보면 이곳이 중국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상점에서도 눈이 큰 러시아 인형을 팔고 있고 길거리 곳곳에서 쉽게 러시아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하얼빈의 상징인 소피아 성당. 밤에 보면 더 아름답다하얼빈 맥주는 러시아를 통해 전파된 유럽식 맥주 문화를 담고 있다 비잔틴 양식의 소피아 성당 중앙대가 근처에 있는 소피아 성당은 하얼빈의 대표적인 심벌 중 하나다. 비잔틴 양식의 전형적인 러시아 성당으로, 앞에 서면 러시아의 대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소피아 성당은 하얼빈 근대사의 중요한 유적으로 문화혁명 기간에는 성당의 벽화와 십자가가 훼손되거나 분실되기도 했다. 낮에 보는 것도 좋지만 밤에 찾아가 보자. 은은한 조명 덕에 더 고풍스럽게 다가온다. 지금은 ‘하얼빈 건축 예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다.하얼빈 시민들의 여름 휴가지로 인기 있는 볼가장원Volga Manor, 伏爾加莊園도 러시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볼가장원은 러시아 문화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호수를 가운데 두고 러시아 정교회와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숲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아름다워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볼가장원 안에는 러시아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와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어, 다양하게 러시아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중국에서도 유명한 하얼빈 맥주도 러시아 영향을 받은 것 중 하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하얼빈 맥주는 1900년 당시 러시아가 밀려들어오면서 유럽식 맥주문화가 함께 하얼빈에 자리 잡게 됐다. 하얼빈 맥주는 역사만 깊은 것이 아니다. 하얼빈 사람들은 중국에서 1인당 평균 맥주 소비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맥주를 사랑한다. 매년 여름에는 하얼빈 국제맥주축제도 열린다. 자롱자연보호구에서 단정학이 비상하고 있다치치하얼의 자롱자연보호구는 끝없는 갈대밭으로도 유명하다 두루미의 비상을 볼 수 있는 자룽자연보호구 헤이룽장성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것 중 하나가 단정학丹頂鶴이다. 치치하얼은 학의 도시로, 전 세계 2,000마리 중 400마리의 단정학이 살고 있는 자룽찰용, 擦龍자연보호구가 유명하다. 자룽자연보호구는 국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중요 습지로 2,100km2에 1,000여 종의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다. 자룽자연보호구의 주인공인 단정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알려져 있으며 천년을 장수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신성시되는 새다. 머리에 붉은 점이 있어 단정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가롭게 물가에서 노니는 단정학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이 좋으면 단정학이 떼를 이뤄 날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룽자연보호구의 또 다른 장관은 끝도 없이 펼쳐진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나무데크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travel info 하얼빈Airline인천에서 하얼빈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이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VISA귀국 항공권을 제시하면 72시간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Place동북호림원 | 세계 최대의 호랑이 인공 번식장인 동북호림원東北虎林園. 백두산호랑이 8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넓은 들판에서 어슬렁거리는 호랑이들을 볼 수 있다. FOOD안중근 식단 |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찾아 하얼빈을 찾는 한국 여행자를 위한 ‘안중근 식단’이 있다. 안중근 식단은 안의사가 하얼빈에 11일간 머물면서 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들로, 100년 전 하얼빈에서 주로 먹던 음식들이다. 동북지역 탕수육인 꿔바로우鍋包肉를 비롯해, 돼지고기와 조로 만든 궁미완쯔貢米丸子, 아이스크림에 밀가루 옷을 입혀 튀긴 여우자빙군油炸氷棍 등 다양한 서민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안중근 식단을 개발한 음식점은 125년 전통의 식당인 노주가老廚家. 청 말기인 1890년 문을 열어 4대째 이어가고 있는 식당으로 꿔바로우를 만든 원조집이자 인기 음식점이다. 붉은 소시지 | 하얼빈에서 꼭 맛볼 것 중 하나는 붉은 소시지. 헤이룽장성 고기에 마늘과 후추 등 조미료를 넣어 유럽식으로 만든 소시지다. 씹는 맛이 좋다. 아이스크림 | 중앙대가의 마디얼 아이스크림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이스크림으로 진한 바닐라맛이 특징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 원희룡, 中 최대 온라인 여행사와 MOU

    원희룡, 中 최대 온라인 여행사와 MOU

    원희룡 제주지사가 ‘다보스포럼의 아시아판’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제주 마케팅을 한다. 원 지사는 2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중국 하이난 보아오진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새로운 활력과 새로운 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23일 ‘파리협정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국가 및 공공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주의 그린빅뱅 전략을 발표한다. 그린빅뱅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전기자동차(EV) 등 상호 연관된 친환경산업들의 기술 융합으로 혁신적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미래사회 전환 전략을 말한다. 원 지사는 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에청여행사(Ctrip) 량젠장 회장과 면담하고 관광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24일에는 산시성 주관 오찬 교류회에 참석해 양 지역 간 우호교류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또 보아오포럼 저우원충 사무총장과의 면담, 보아오포럼과 제주포럼 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할 예정이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2001년 2월 창설된 비정부·비영리 지역경제포럼으로 매년 4월 하이난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전·현직 정상급 등 정부 및 국제기구 주요 인사, 세계 500대 기업을 비롯한 경제계 최고경영자(CEO)급 주요 인사, 학계 전문가 및 작가, 전 세계 주요 언론 매체 인사 등 2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역사 속 그 판결, 가려진 민낯을 심판하다

    역사 속 그 판결, 가려진 민낯을 심판하다

    “역사를 왜곡하고 불의에 편들었던 역사 속의 재판을 다시 뜯어보고 재검토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법조인으로서 증언자로서 또 피고인으로서 불운한 시대를 목격했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50여년 동안 시국 사건과 양심수를 변호해 온 인권변호사이자 전 감사원장인 한승헌(82) 변호사가 여운형 암살사건부터 인혁당 등 유신 시대의 사법살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까지 역사적 재판들을 1인칭 시점으로 증언한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창비)를 22일 펴냈다. 한 변호사는 이번 책 출간이 자신의 소명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변호사의 책은 해방 이후 주요 정치재판에 대해 직접 체험한 내용을 토대로 한 역사 서술 방식을 취했다. 재판 현장에서 치밀한 논리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피고인의 죄목을 반박하며, 검사 측 증인을 몰아붙이는 변호사로서의 감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조봉암, 김재규 등이 사법부에서 사형 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법정 풍경을 옆에서 보듯 생생하게 재현했다. 자신이 직접 참여한 재판의 경우 경고, 휴정, 항의소동 등으로 혼란에 빠지는 장면이나 검찰관이 누군가에게 쪽지를 받아보고 들락거리는 모습, 격정적인 논박이 오가는 법정 분위기를 책 속에서 되살려 냈다. 법정을 소재로 한국현대사를 그려낸 책의 의미는 각별하다. 한 변호사는 “독재권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그 자체로 무서운 사법적 결과를 가져온 한국 현대사의 사법의 민낯을 제대로 알리고,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 스스로가 군사정권에서 탄압의 표적이 돼 고문을 받고 두 번의 옥고를 치른 양심수이기도 하다. 사법부에 대한 문제의식은 현재진행형이다. 한 변호사는 “과거 사법부에 대한 외부 간섭이 눈에 보이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사법부 밖의 정치지형과 집권 세력의 입장과 눈치, 이해관계가 여전히 사법부의 판단에 보이지 않게 작동하고 있다”면서 “요즘 사법부의 모습은 유신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변호사의 50년 법조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사법 피해자는 누구일까. 그는 민청학련과 인혁당의 연관성을 조작하기 위한 고문에 허위 자백을 하고 상고심 선고를 받은 지 18시간 만에 사형당한 여정남을 평생 기억해 왔다고 말한다. “사법부가 정의라고 판단해 목숨을 빼앗았던 그 사건은 법관이 압제자의 편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 압제자였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구이저우성- 하늘 아래 천국 구이저우성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구이저우성- 하늘 아래 천국 구이저우성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변하지 않아서 보석이 된 곳들도 있다. 창문만 열면 어디에서든 산이 보이는 구이저우성(귀주성, 貴州省)이 그렇다. 사방이 산이다. 평균 해발이 1,000m. 성 전체가 청정지역인 데다 기이한 산과 폭포, 동굴이 곳곳에 숨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56개 민족 중 49개 민족이 이곳에 살고 있다. 중국에서 구이저우성만큼 다채로움을 자랑하는 곳이 있을까.소수민족의 아름다운 전통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구이저우성소수민족의 보금자리 구이저우성은 성 자체가 하나의 세계다. 구이저우성 3,900만 인구 중 1,300만명이 소수민족으로 같은 성 안에 49개의 다른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거대한 중국에서 이런 다양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의외의 즐거움이다.구이저우성을 이야기할 때 ‘하늘 맑은 날이 3일도 없고 땅에는 3리도 평평한 곳이 없으며 사람은 3푼의 돈도 없다天無三日晴 地無三里平 人無三分銀’라는 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에 여전히 때묻지 않은 구이저우로 남아 있다. 그래서 구이저우로의 여행은 더욱 특별하다.구이저우성 인구 중 소수민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38%. 49개 민족 중 묘족苗族이 가장 많다. 포의족布依族과 동족侗族, 토가족土家族이 그 뒤를 이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중국의 소수민족들이 구이저우성에 둥지를 틀고 있다. 묘족은 50% 이상이 구이저우성에 살고 있는데, 섬세한 수공 자수와 뛰어난 은장식을 자랑한다. 또한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화려한 복장을 입는 민족 중 하나로 입는 옷 색깔에 따라 홍묘, 흑묘, 백묘, 청묘, 화묘 등 갈래도 많다. 손님이 오면 문 앞까지 나와 술을 대접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며 환대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봄이면 청춘남녀가 만나는 ‘자매반축제’가 열린다묘족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주먹밥으로 하는 사랑 고백 ‘자매반축제’봄에 열리는 자매반姉妹飯축제는 소수민족 축제 중 가장 유명하다. 묘족 자치주인 카이리(개리, 凱里)시 동북쪽에 있는 시동에서 벌어지는데, 이 축제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매반축제를 보기 위해 유럽 관광객들은 1년 전부터 숙소를 예약할 정도다.자매반축제는 청춘남녀가 만나는 행사로, 축제기간 중 서로 춤추고 노래하고 어울리면서 여자들은 짝을 생각해 둔다. 여자들은 주먹밥을 만들어 마음을 표현하는데 좋아하는 남자에게는 빨간 장미꽃을 넣은 주먹밥을 주고, 좀 더 생각하고 싶을 때는 솔잎을, 우정의 상대로만 만나고 싶으면 토막 낸 젓가락을, 상대가 싫다면 고춧가루를 넣어 전한다. 생각해 보라. 좋아하는 여자에게서 받은 주먹밥에 장미꽃이 들어 있다면, 장미꽃 주먹밥을 여러 개 받은 남자가 당신을 선택한다면. 이보다 더 가슴 설레고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소수민족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다채구이저우풍多彩貴州風>이라는 공연을 놓치면 안 된다. 구이양대극원에서 볼 수 있는 이 공연은 17개 소수민족의 춤과 노래를 한 공연에 모두 선보이는 것으로, 중국 20개 도시뿐만 아니라 러시아, 영국을 비롯한 해외 6개국에서 공연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관객이 무대 위에 올라 직접 소수민족의 옷을 입어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아시아에서 가장 큰 황과수폭포물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웅장한 쇼 구이저우성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황과수폭포黃果樹瀑布가 있다. 폭포 앞에 서면 엄청난 규모와 소리에 압도된다. 웅장함에 눈이 번쩍 뜨이고 신비로움에 마음이 환하게 열린다.황과수폭포는 이과수와 빅토리아, 나이아가라폭포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폭포로, 폭이 100m가 넘고 전체 높이는 20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78m에 이른다. 큰 낙차 때문에 근처에만 가도 지축을 울리는 진동이 느껴진다. 도대체 이 많은 물이 어디서 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황과수폭포는 다양한 크기의 폭포 18개로 이뤄진 폭포군으로, 그중 가장 큰 황과수대폭포를 보통 황과수폭포라고 부른다. 북반강의 상류, 백수하에 있는 이 폭포는 주변에 오렌지가 많아 폭포에 비치면 그 물색이 아름다워, 황과수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국 사람들이 노란색을 좋아하는 것도 작명에 한몫했을 것이다.황과수폭포 입구를 지나 물이 떨어지는 곳까지 가는 길에는 분재원이 있다. 꽤 넓은 정원에는 잘 가꿔진 분재와 각양각색의 돌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중국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 준 선물이라고. 잘 정돈된 나무와 독특한 모양의 돌이 즐비한 정원은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원을 지나 걷다 보면 저 멀리 황과수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형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황과수폭포 앞에 서면 거대한 폭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폭포의 낙차가 워낙 커 물보라가 수백 미터까지 솟아올라 보슬비가 오는 것 같다. 황과수폭포의 감동은 폭포 뒤편으로도 이어진다. 폭포 뒤쪽에 오랜 시간 폭포수의 낙하작용으로 형성된 동굴인 수렴동水簾洞이 있기 때문이다. 수렴동은 물로 된 커튼이란 뜻으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 동굴 안에서 밖으로 폭포를 내다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덕분에 황과수폭포는 폭포의 앞뒤, 양옆, 위아래 6가지 방향에서 폭포를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폭포로 알려져 있다.매년 7, 8월에는 황과수폭포축제가 열리는데 개막식 때 성대하게 열리는 행사가 볼 만하다. 축제기간에는 이 지역의 소수민족인 포의족 젊은이들이 전통 민요를 불러 주는 등 포의족 문화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황과수폭포에서 30km 떨어진 지하동굴 ‘용궁’산 위의 호수, 그곳에 숨은 용궁의 비경 구이저우성에는 황과수폭포 외에 중국 풍경구의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5A급 국가지정풍경구가 또 하나 있다. ‘용왕의 수정궁’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지하동굴 용궁龍宮이 그것이다. 안순安順에 있는 용궁은 황과수폭포에서 30km 떨어져 있어 황과수폭포와 용궁을 함께 여행하는 이들이 많다. 원래 이 지역은 수력발전을 위해 개발될 예정이었는데 1982년, 관계자들이 이 지역을 탐사하던 중 동굴의 절묘한 모습을 보고 수력발전보다는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 계획이 수정됐다. 1988년에는 5A급 국가지정풍경구가 되었으니, 사람도 자연도 운명은 알 수 없다.용궁에 들어서면 폭포 ‘용문비폭龍門飛瀑’이 나타나 입구임을 알려 준다. 이곳을 지나 산을 조금 오르면 넓은 호수가 있고 여기에서 용궁으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용궁에는 크고 작은 종유석 약 90개가 있는데,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종유석의 다양한 모양에 넋 놓고 있으면 큰일이다. 수면에서 천장까지 가장 높은 곳은 100m에 달하지만, 주위를 살피지 않으면 순간 머리끝에 위에서 내려온 종유석이 다가와 있을 수도 있다. 사공은 배가 동굴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능숙하게 노를 젓고, 가이드는 목청껏 노래를 들려준다. 매년 4월이면 유채꽃 축제도 열리니 4월에 용궁을 방문한다면 일거양득이다.마령하대협곡자연이 만든 가장 큰 흉터, 마령하협곡 구이저우에는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흉터’도 있다. 싱이(흥의,興義)시 남쪽에 위치한 마령하대협곡馬靈河大峽谷은 7,000여 만년 전 지각변동으로 인해 생긴 협곡으로, 깊고 넓다. 특히 지면의 갈라진 틈이 웅장하고 아름다워 그 모습을 우주에서 바라보면 마치 흉터처럼 보인다고 한다. 마령하대협곡은 골짜기 길이만 74.8km, 깊이는 약 300m에 이르고 협곡의 가장 높은 곳에서 낮은 곳까지 물이 흐르는 곳의 낙차는 1,000m에 이른다.협곡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협곡을 감싸고 있는 이끼를 볼 수 있다. 절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물이 똑똑 떨어지기도, 파릇파릇한 잎이 보이기도 한다. 오랜 시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이끼가 석회수와 함께 흘러내려 태고적 풍경을 보여 준다.관광객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은 약 2.5km 정도. 협곡과 협곡을 이어 주는 흔들다리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절벽 위에 서 있는 듯 아찔하다. 협곡에는 약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있다. 물줄기가 보일까 말까 하는 작은 폭포부터 폭포 뒤로 트레킹 길이 나 있어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폭포까지 다양하다. 여름에는 협곡에서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신선이 살 것 같은 만봉림과 팔괘전신선이 노니는 듯한 풍경, 만봉림 마령하대협곡의 중하류 부근에는 만개의 봉우리가 겹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만봉림萬峯林이 있다. 신선이 사는 곳이 이와 같을까. 마치 중국산수화의 명장면을 화폭에서 떼어내 눈앞에 펼쳐 놓은 것 같다. 옛날 바다의 융기작용으로 이뤄진 경관이라고 하니 자연이 만들어낸 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넓은 평야에 봉우리들이 도깨비 방망이에 난 조그만 뿔처럼 솟구쳐 있다. 이런 신선만 살 것 같은 마을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산 안쪽에는 묘족이, 산 아래쪽에는 포의족이 거주하고 있다.이곳의 팔괘전八卦田은 논의 모양이 마치 팔괘 모양 같다고 해서 ‘팔괘’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공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마치 조물주가 중국 도가의 음양도를 땅에 아로새긴 듯한 모습이어서 색다른 감흥을 안겨 준다.팔괘 모양의 밭은 봄에는 유채꽃으로 노란빛이, 유채꽃이 진 여름에는 초록빛으로 가득 찬다. 만봉림에서 마을로 내려오면 포의족 마을이 나오는데 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전동차가 지나가면 조용히 길을 비켜 주고 카메라를 들이밀면 수줍어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순수함이 묻어난다. 서울과 다를 것 없는 중국의 번잡한 도시에 실망했다면, 선인들이 도를 연마하며 살 것 같은 구이저우성의 분위기가 그 마음을 달래 줄 것이다.*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travel info 貴州省Airline구이저우성으로 가는 직항은 없다. 인천에서 상하이(상해, 上海)나 충칭(중경, 重慶), 쿤밍(곤명, 昆明)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때때로 인천-구이양(귀양, 貴陽) 전세기를 운항한다.TIP구이저우의 명주 ‘마오타이주’┃세계 3대 증류주로 꼽히는 마오타이주茅台酒는 최소 5년 이상 숙성시켜 만들어낸다. 알콜 도수가 50도를 넘지만 배향을 품고 있고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다.쑤안탕위┃묘족의 전통음식으로 매운탕과 색은 비슷하지만 맵지 않고 시큼하다. 매운탕의 얼큰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먹다 보면 달짝지근하면서 새콤한 맛에 빠져들게 된다.함께 가볼 만한 곳┃600년 역사의 건축물이 즐비한 청암고진靑岩古鎭은 구이양 시내에서 29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오래된 마을이다. 청나라 때부터 도교, 천주교, 기독교, 불교가 함께 공존해 각종 종교와 인문, 건축문화를 볼 수 있다.에디터 트래비 정리 Travie writer 채지형 사진 트래비CB, 중국국가여유국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공직 출마자에게 소크라테스가 묻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공직 출마자에게 소크라테스가 묻다

    아테네의 철학자 플라톤(BC 427~347)의 외할아버지 글라우콘은 왕족의 후예였다. 가문의 후광을 믿은 까닭인지 그는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며 대중 연설에 자주 나섰다. 그런데 이 약관 청년의 연설은 대중의 공감을 사지 못했고, 연단에서 끌려 내려와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허다했다. 당시 아테네에서는 18세에 성년이 됐지만 2년 동안 군복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0세 이전에는 민회에 참석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게다가 제비뽑기로 선출되는 평의회 의원은 30세를 넘어야 자격이 주어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글라우콘의 친척이나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정치적 야망에 들떠 있는 이 청년의 호기 어린 행보를 막을 수 없었다. 그즈음 소크라테스(BC 470~399)가 이 청년을 만났다. 소크라테스는 글라우콘이 진정 국가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 하나하나 캐물었다. 우선 국가 재정의 수입과 지출의 현황, 그리고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일 구체적 방책을 물었다. 글라우콘은 그것에 대해 연구해 보지 못했다며 적으로부터 빼앗아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승전의 관건이라 할 아테네와 적의 병력 상황을 말해 보라고 했다. 하다 못해 기록을 해 놓은 것이라도 있는지 물었다. 글라우콘은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못 했다. 끝으로 소크라테스는 그가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한 식량 자원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었다. 역시 묵묵부답. 국가 재정과 안보, 식량 조달은 고대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가름하는 중차대한 일이 아닌가. 무엇 하나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글라우콘에게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국가에서 명성을 떨치고 칭찬을 받고자 원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행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완전히 갖추도록 노력하게. 그리고 자네가 이 점에서 타인보다 월등히 뛰어난 입장에서 국사에 참여하게 된다면, 나는 자네가 소원하는 바를 아주 쉽사리 달성하더라도 조금도 이상하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네.”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BC 430~355)의 저작 ‘소크라테스 회상’을 통해 전해진 이 일화는 오늘날 정치에 입문해 공직에 선출되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유효한 교훈이다. 그들이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식견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준엄하게 캐물을 수 있는 소크라테스 같은 현인이 그리운 시절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도서관+정보 아카이브+박물관… 탈바꿈하는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정보 아카이브+박물관… 탈바꿈하는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이 본관 1층에 전시실, 2층에 문학실을 마련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내부 보수공사를 진행해 도서관과 정보 아카이브, 박물관을 결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시설인 전시실(337.5㎡)과 문학실(870㎡)을 설치하고 22일 이를 공개했다. 도서관은 전시실과 문학실 개설을 기념해 다음달 24일까지 한국 문학의 위상을 살피는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전’을 연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시작된 ‘조선예술상’, 1970∼1980년대 문단의 권위를 상징했던 ‘이상문학상’, 제정 60주년을 맞은 ‘동인문학상’ 등 국내 문학상의 변화와 사회적 역할을 조명한다. 현존하는 국내 문학상 82개의 수상작 1350여점과 김동리·박목월의 유품, 손보미·최진영·박성준·박준 등 문학상을 받은 신인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북카페처럼 내부를 꾸민 문학실은 시집과 소설책, 문학이론서, 세계의 문학서 등 2만 8785권을 갖췄다. 근대문학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연대기 코너와 시, 소설, 희곡의 대표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 장르별 코너가 마련됐다. 문학실에서는 24일까지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1920)과 백석의 ‘사슴’ 초판본(1936), 서정주의 ‘화사집’ 특제본(1941) 등 희귀본 세 권이 특별 전시된다. 무정 재판본은 지난해 도서관이 고서경매에서 사들인 것으로, 표지와 내지의 상태가 양호해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다. 사슴 초판본은 100부만 발행된 한정본이며, 화사집 특제본은 표지의 호화로운 꾸밈새가 특징이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안에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 전시실과 로비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기록의 변천사를 정리한 ‘기록매체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을 정보를 교류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중동 관광객 평균 350만원 vs 외국 관광객 평균 187만원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 관광객은 1인당 평균 187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동인은 평균 350만원으로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광위원회가 2014년 통계를 분석해 발간한 ‘2016 경제협력개발기구 관광동향과 정책’을 인용해 이같이 발표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1220만명)보다 16.6% 증가한 1420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61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인이 230만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평균 지출은 1인당 1606달러(약 187만원)였다. 중동 지역에서 온 관광객은 1인당 3000달러(약 350만원)를 넘게 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과 일본인은 각각 1인당 평균 2095달러(약 244만원), 999달러(약 117만원)를 지출했다. 2014년 기준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5.8%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夜한 문화재 탐방 즐기자 ~

    夜한 문화재 탐방 즐기자 ~

    전국의 지역 내 문화유산과 문화 콘텐츠를 묶어 야간에 특화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2016 문화재 야행(夜行) 프로그램 10선’이 첫선을 보인다. 문화재청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공모된 총 40건에 대해 1차 서면심사와 2차 발표(PT)·면접심사를 거쳐 10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피란수도 부산 야행 ▲근대로의 밤, 대구 7야로(夜路) 시간여행 ▲오색달빛 강릉야행 ▲백제의 밤, 세계유산을 깨우다 ▲천년야행, 경주의 밤을 열다 ▲여름밤, 군산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등 9개 시·도 프로그램이다.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은 지역 문화재를 중심으로 야경(夜景, 밤에 비춰 보는 문화재), 야로(夜路, 밤에 걷는 거리), 야사(夜史,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夜畵, 밤에 보는 그림), 야설(夜說,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식(夜食, 밤에 즐기는 음식), 야숙(夜宿,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등 7개의 세부 주제에 따라 특색 있게 꾸며질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리 은하의 10배 크기. 슈퍼 나선 은하 찾았다

    우리 은하의 10배 크기. 슈퍼 나선 은하 찾았다

    우리 은하는 적어도 1000억 개 이상의 수많은 별이 모여서 구성된 거대한 은하이다. 하지만 우주에는 우리 은하 같은 은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보통 우리는 은하계라고 하면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 같은 유명한 나선 은하의 모습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실제로 은하의 모습은 은하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나선은하나 타원은하 등으로 분류해서 연구하고 있다. 과거 과학자들은 나선은하가 주변의 은하 사이 공간에서 가스를 빨아들이거나 작은 은하들을 흡수해서 커진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어느 정도 크기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초대형 은하들은 타원은하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공대의 패트릭 오글리(Patrick Ogle)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사의 NED(NASA/IPAC Extragalactic Database) 연구 자료를 사용해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거대 나선은하의 존재를 찾아냈다. NED는 지상과 우주의 여러 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합친 것으로 연구팀은 이 중에서 지구에서 35억 광년 이내에 있는 은하 80만 개의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 은하 질량의 10배, 밝기의 8~14배에 달하는 거대한 나선은하가 53개 발견되었다. 이 은하들은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의 대형 버전으로 나선 팔의 지름이 최대 44만 광년에 달했다. 이는 우리 은하의 10만 광년의 4배가 넘는 것이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된 대형 나선은하들을 슈퍼 나선은하 (Super spiral galaxy)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나선은하가 과연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연구팀은 발견된 슈퍼 나선은하 가운데 4개가 두 개의 은하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이 나선은하가 은하 충돌로 형성되었음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하지만 왜 이들이 타원 은하가 아닌 나선은하가 되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앞으로 은하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경복궁 경회루 10월까지 개방…누각 직접 올라 풍경 감상하세요

    경복궁 경회루(국보 제224호)가 다음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간 특별 관람을 위해 개방된다고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가 21일 밝혔다. 경회루는 연못 안에 조성된 2층 목조 누각으로, 외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임금이 공신들을 위해 연회를 베풀고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적 행사 장소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특별 관람에 참가하면 평소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누각에 올라 경복궁을 내려다보고 인왕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경회루 특별 관람은 전문 해설사의 안내로 30~40분간 무료로 진행된다. 경복궁 입장료는 별도다. 관람 횟수는 주중 3회(10시, 14시, 16시), 주말 4회(10시, 11시, 14시, 16시)로, 1회당 관람 인원은 최대 100명(내국인 80명, 외국인 20명)이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내국인은 경복궁 홈페이지(1인당 최대 10명까지 예약 가능), 외국인은 전화(02-3700-3904, 3905)로 관람 희망일 6일 전부터 1일 전까지 예약하면 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강 “상보다 중요한 건 계속 글 쓰는 것”

    한강 “상보다 중요한 건 계속 글 쓰는 것”

    “담담… 중압감 느끼면 더이상 글 못 써” 6월 차기작 출간 “시 같기도 한 소설” ‘광기와 절대를 향해 침잠하면서 성적이고 동물적인 에너지가 사회를 경악시키는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폐막한 프랑스 파리도서전에 초청돼 많은 관심을 받은 소설가 한강(46)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현지 출판계의 평이다. 이 소설로 한국인 첫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한강은 18일 오후 파리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문학은 언어의 벽이 다른 장르에 비해 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좋은 번역을 통해 그 장벽을 넘게 된 것 같다”며 번역의 힘에 공을 돌렸다. 그는 이 작품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자신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또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안에 있는데 이는 국경을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채식주의자’가 최근 크게 조명받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문학관을 더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꼽았다. 그는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후 글쓰기의 압박이 더 커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후보에 오르기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고 담담하게 글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글쓰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글에 대해서는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면 더이상 글을 못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강은 “6월에 새로운 소설이 출간된다”고 알렸다. 시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그는 새 소설에 대해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작품”이라면서 “삶과 죽음, 도시, 그리고 어떤 여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국내 출간 전 이미 번역작업이 시작됐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가 이번에도 번역을 맡는다. 3부작 장편 소설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을 내년까지 3부작 장편으로 만들 계획이다. “지금 제게 중요한 것은 앞으로 계속 글을 쓰는 것입니다. 전 늘 ‘내가 완성할 수 있을까’와 ‘완성하면 좋겠다’를 오가며 글을 쓰고 있어요. 저도 제가 어떤 작가인지 잘 모르겠어요. 어떤 글을 써 왔는지도 모르고, 쓰고 난 후에야 어떤 글을 썼는지 비로소 알게 될 때도 있고. 더 쓰다 보면 더 알게 되겠지요.” 글 사진 파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강·정유정 작품 불어판 인기몰이… K-Book 새 지평을 열다

    한강·정유정 작품 불어판 인기몰이… K-Book 새 지평을 열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처음 참여한 프랑스 파리도서전이 16일(현지시간)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개막했다. 20일까지 열리는 파리도서전은 55개국 1500개 출판사가 참여하고 전시장 규모가 4만㎡에 이르는 세계적 규모의 도서 전시 행사다. 지난해에는 25만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프랑스는 올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출판 산업 분야의 교류 확대를 위해 우리나라를 주빈국으로 초청했다. 주빈국관은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장 중심에 506㎡ 규모의 거대한 태극 문양 형태로 설치됐다. 전시 기간 내내 문학, 아동, 만화·웹툰, 인문 분야 작가 30명이 참가하는 한·불 문학행사와 양국 출판 교류를 위한 세미나가 다수 열린다. 프랑스국립도서센터(CNL)와 프랑스문화원(IF) 등이 공동 개최하는 한·불 작가 행사는 총 47차례 열린다. 한국에서는 황석영, 이승우, 한강, 김애란, 정유정, 문정희, 오정희, 마종기 작가 등이 참석해 프랑스 작가와 교차 강독 형식의 작가 행사 및 사인회, 낭송회 등을 진행한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주빈국인 한국관을 찾아 방명록에 ‘문화를 향해 같은 열정을 나누는 프랑스와 한국 독자들에게’라는 글을 남겼다. 올랑드 대통령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양국이 문화협력 강화를 위해 여러 행사를 기획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도서관 주빈국 행사”라고 밝혔다. 대통령을 수행한 오드레 아줄레 문화부 장관은 “한국 문화가 프랑스에서 점차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많다. 한국 문학 번역도 더 많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문학 번역서와 웹툰, 아동 도서들은 프랑스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 분위기다. 한국 문학 및 인문학 번역본 1200종 1만여권을 위탁 판매하는 프랑스 대형서점 지베르 죠셉의 리샤 드부아 총괄지배인은 “영화, TV 드라마, 음악,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 한국 문화 자체가 프랑스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어 케이북도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 판매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바람이분다, 가라’ 프랑스어판과 정유정의 ‘7년의 밤’ 프랑스어판 및 독일어판,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 프랑스어판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시 역시 관심을 모았다. 시인 문정희는 “‘찬밥 먹는 사람들’로 번역된 시집이 특집 방송으로 다뤄지고 시 낭송 행사도 있었다”면서 “개막식에서 700~800부의 시집이 팔렸다”고 전했다. 여성 특히 어머니에 대한 정서가 프랑스인들에게 동양적 모성의 감정을 느끼게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전 부문에 걸쳐 수상작을 낸 한국 아동문학 작품들은 프랑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으로 뜨고 있다. 동화작가이자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위원인 김서정 박사는 “양국 수교 130주년을 맞아 130권의 우리 동화책을 선정해 전시하고 있다”며 “‘고양이학교’의 김진경 작가, 그림작가 김재홍,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의 윤석남 작가와 이수지, 김재홍 작가 등 5명의 책이 풍부한 감정 표현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인 처음으로 지난 2월 발표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 윤태용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주빈국 행사를 통해 한국 작가와 작품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노벨상 언제 받느냐는 말 좀 그만했으면”

    “노벨상 언제 받느냐는 말 좀 그만했으면”

    “제발 노벨상 언제 받아 오느냐는 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한국 문학은 이제 겨우 세계 문학 시장에서 점포 하나 내놓고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황석영) “우리 문학에 대한 번역 환경이 10년 전부터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제 자리를 잡고 그 결과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김애란) 16일(현지시간) 개막한 프랑스 파리도서전의 주빈국 한국관의 주인공은 바로 작가들이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올해 우리나라를 주빈국으로 초청한 파리도서전 측은 문학, 아동, 인문학, 만화·웹툰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작가 30명을 엄선해 초청했다. 문학 쪽에서는 최근 맨부커상 후보로 오른 소설가 한강을 비롯해 김애란, 김언수, 김영하, 은희경, 임철우, 황석영, 김중혁, 오정희, 이승우, 이인성, 정유정, 김혜순, 마종기, 문정희 등 15명이 초청됐다. 김진경·이수지·김재홍·윤석남·한성옥(아동), 김정기·박건웅·앙꼬·오영진·퍼엉·홍연식(만화 웹툰), 정과리·박상훈·이상수·이정모(인문) 등도 참가 작가 명단에 포함됐다. 이날 개막식이 끝난 후 초청 작가 30명 중 27명(한강·김영하·김혜순 불참)이 한국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진솔한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황석영 작가는 “미안하게도 지금 한국은 월드컵에 나가서 승리를 쟁취하라는 식으로 노벨상을 언제 받아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면서 “노벨상 열풍이 우리 문학의 해외 번역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되긴 했지만 일본은 번역이 된 지 벌써 100년이 됐고, 우리는 이제 시작됐으며 그마저도 한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무라카미 하루키로 대표되는 일본은 감성적 소비를 마치 기계를 만들어 팔 듯이 상업주의로 소비시켰고, 중국은 사회주의 검열로 인해 대표적 작가인 노신 이래 현대 문학의 한계가 뚜렷하다”며 “한국 문학은 역사적으로 여러 시기를 거치면서도 이를 정면 돌파한 문학이어서 서구에서 독특하고 힘입게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작가 30명이 이곳에 왔지만 문체부 장관이나 프랑스 대사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점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소설가 정유정은 “한국은 장르 문학과 순수 문학의 경계가 뚜렷한 편인데 이것부터 무너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작가는 “문학이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하고 지하로 더 내려가야만 인간의 본성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볼 수 있다”며 “장르물이 천대받지 않고 번역돼서 세계에 알려지면 한국 문학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시인 마종기는 “한국 문학의 힘은 번역의 힘”이라고 강조했고, 작가 김중혁은 “한국에 좋은 작가들이 많은 데도 번역이 돼 소개되지 않다 보니 글로벌한 한국 문학의 재미를 느끼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과리 문화평론가는 ‘한국 문학이 유럽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이나 일본은 저마다 고유의 문화적 특성을 갖고 있는데 한국 문학은 일종의 보편적 주제를 추구한 작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며 “20세기 후반기에 이념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세계 문학이 미니멀리즘으로 빠져든 반면 한국 문학은 침잠해 있는 세계 문학 속에서 새로운 출구를 열어 보여주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파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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