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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 서른, 잔치는 끝났나?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 서른, 잔치는 끝났나?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 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감히 입에 올리기도 무시무시한 시가 있다. 200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노처녀’ 김삼순의 나이는 30세였다.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속 여주인공 은수는 이렇게 말했었다. “스물아홉 가을, 나는 갓난아이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맞히는 엄마의 심정으로 스스로를 다독였었다. 와라! 서른살, 맞서 싸워주마. 절대 지지는 않을 테다.” 서른을 향한 무시무시한 경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서른, 정말 말처럼 잔치는 끝났나? 서른을 딱 넉 달 앞두고, ‘그것이 알고 싶었다’. ◆ 윤종신이 부릅니다. 서른 되도록 원룸에서 살지 몰랐었어~♬ 각종 단톡방과 개인톡으로, 이 달로 29.7세쯤 접어든 88둥이들에게 서른에 관한 질문들을 던져 봤다. 짜 맞춘듯 남자 다섯, 여자 다섯 딱 10명이 성실한 대답을 보내 왔고(실제로 짜맞췄다), 그 결과를 여기에 공개한다. 단 10명 조사한 것이기에 신뢰도는 낮고 표본오차는 크다. “서른이 두렵니?”라고 묻자 10명 중 5명이 ‘약간 두렵다’고 했다. 다음으로 ‘그냥 그렇다’(20%)와 ‘별로 두렵지 않다’(20%), ‘아예 두렵지 않다’(10%) 순이었다. ‘약간 두렵다’를 선택한 5명 중 3명은 “서른이 되면 무엇인가는 돼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돼 있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갖는 사회적 통념에 걸맞지 않는 자신의 미성숙을 탓한 것. 열심히살면좋은날도오겠지(女)는 “서른이면 어른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겨우 4개월후 내가 그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안 그럴 것 같다.”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정작 자신은 ‘그냥 그렇다’를 선택한 핑크바트(男)는 “삼십살이 변화가 어렵거나 늦은 나이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가 서른이 되면 ‘크게 변하지 않을거다’ 혹은 ‘변하기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변할거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보임”이라고 자못 어른스럽게 대꾸했다. ‘미성숙’은 비단 정신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더 현실적인 것은 ‘돈’이다. 5평 남짓한 신림동 원룸에 기거하는 신림동촉새(男)는 “어렸을 때는 내가 서른 되도록 원룸에서 살게 될 거란 상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이어 “결혼을 생각해야할 나이지만 돈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임”이라고 슬프게 읊조렸다. 그러나 예상외로 ‘별로 두렵지 않다’, ‘아예 두렵지 않다’는 의견들도 만만찮게 많았다. “서른이라고 뭐 별거냐 사람 사는 게 다 매한가지”. 이노키오(男)는 “22에서 23이 되는것이나 26에서 27이 되는것이나 29에서 30이 되는 것이나 똑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그것”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서른이 두려운 이유로 “노처녀 or 노총각으로 접어드는 것 같아서”라는 의견은 1표, 나왔다. 10여년 전의 삼순이가 서글프게, 이제 더 이상 서른이 ‘노(老)’를 가름하는 잣대는 아니지 싶었다. ◆ “여자 나이 서른이면 소개팅도 잘 안들어와~” 정말? 서른에 대해 궁금한 것 한 가지. 언니들이 주구장창 말하는 “서른 되면 소개팅도 잘 안들어와. 지금 실컷해~” 다. 여자 나이 서른이 되면 정말로 소개팅이 줄어들까? 단톡방에 미끼를 던졌더니 남녀 할 것 없이 ‘덥석’ 물었다. 소개팅 뿐 아니라 확실히 서른줄의 연애에 대해 여자들은 생각이 많았다. 이전보다 ‘재고 따지고 할 것’이라는 것. “내가 맞이할 서른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 라는 질문에 “다툼이 줄어들고 대신 눈치보기와 경우의 수 계산이 늘어나는 연애”(용호동류샤샤), “이십대 때 보다 재고 따지는 게 많아서 설렐 수 있을지 걱정”(얘쁜이) 등의 의견이 있었다. 반면 남자들은 서른이라는 나이의 연애에 별다른 방점을 두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잃어버린십년(29·男)은 “한 개인의 생물학적 연령은 관계에 있어서의 인격적 성숙도와 무관하므로 크게 변하지 않음”이라고 했다. 신림동촉새는 “씀씀이가 커져 그나마 좀 더 비싼 음식을 먹고 비싼 선물을 사줄 수는 있겠지만 모두 20대때 하던 것들의 ‘압축적 반복’”이라고 했다. 시크한 열심히살면좋은날도오겠지(29·女)는 ‘내 서른 살의 연애는 어떨 것 같나?’ 라는 질문에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그래서,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들은 중 가장 흥미로웠던 서른 개론은 이것이었다. 올해 서른 하나, 내년 이면 서른 둘을 맞는 이미조녜보스인망고공쥬는 “실제로 서른은 서른 한 살부터”라는 이론을 폈다. “우리 스무살 때 생각해 보면 갓 대학생이 돼서 대학생 리듬에 적응하기 바쁘잖아. 서른에도 갓 30대가 돼서 적응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본인이 서른인 걸 자각을 못해. 31살 때부터야 자기가 서른인 걸 자기도 아는 거야.” 더이상 이립(而立)이라는 거창한 말이 수식하는 ‘서른’은 아니지만, 여전히 30대로 굴절돼 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그제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그러나 곧 ‘설은 서른’을 맞을 29세들에게 말하자면 ‘잔치는 끝났다’는 시집이 나온 것은 1994년.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이다. 그 새 평균 수명도 1995년 73.53세에서 2014년 82.40세로 무려 8.87세나(!) 늘었다. 그 시대의 서른을 지금은 8.87세를 더해서 38.87세다. 게다가 시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시인의 의도일랑 제쳐두고, 알아서 해석해보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부고]

    ●한단석(전 전북대 인문대학장)씨 별세 승양(사업)형준(농협생명 IFRS 부장)수일(NH-아문디자산운용 상무)진하(사업)씨 부친상 오이양(스카이투자자문 대표)씨 장인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410-6919 ●이선엽(TBWA 고문)씨 모친상 조래원(화가)씨 장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410-6908 ●김장욱(환인제약 부장)씨 부친상 한장석(혜주토파스전자 대표)임기영(대우건설 상무)씨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 (02)3010-2262 ●조연수(한국지엠 생산부문 부사장)영성(KB생명보험 GA영업부 지점장)영민(페어차일드코리아 부장)씨 부친상 4일 경희의료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958-9721 ●손석기(전 SK건설 전무)씨 별세 승환(넷마블 대리)씨 부친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3010-2237 ●이광랑(전 영지약국장)씨 별세 승윤(전 창신전문대 교수)상훈(매일신문 편집국장)현주(강남약국장)은경(서울 웰팜약국장)씨 부친상 김인억(IP메탈 공장장)류성렬(창원삼성병원 외과 교수)석정희(현대자동차 서대구지점 근무)이형탁(강남약국장)씨 장인상 서미란(삼정약국장)씨 시부상 5일 대구가톨릭대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53)655-4501
  • 웹툰에 빠진 IT업계

    ‘웹툰 한류’ 타고 수익모델·해외 시장 개척 정보기술(IT) 업계가 웹툰 사업에서 성장 발판을 찾고 있다. 웹툰은 소액 간편결제에 기반한 수익모델 구축이 가능하고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의 기반이 된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는 ‘웹툰 한류’ 바람이 불고 있어 IT업계는 웹툰의 인기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웹툰 플랫폼인 ‘올레마켓웹툰’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케이툰’(KTOON)으로 재단장한다. S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냄새를 보는 소녀’ 등 기존 인기 웹툰을 비롯해 인기 출판만화와 웹소설까지 아우른다. KT는 케이툰에 연재된 웹툰을 모바일 이모티콘과 팬시 상품 등으로 출시하는 한편 ‘당신의 하우스 헬퍼’ ‘모범택시’ 등의 작품들은 드라마 제작을 위한 판권 계약을 마쳤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사업을 사내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으로 분리해 육성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초 자사의 웹툰 서비스인 ‘다음웹툰’을 ‘다음웹툰 컴퍼니’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다음웹툰에서는 ‘미생’과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됐고, ‘미생’은 최근 일본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다음웹툰 컴퍼니는 유명 작품의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판권 판매와 캐릭터 라이선스 등의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약 2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등은 케이팝과 드라마에 이어 ‘웹툰 한류’가 불고 있어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IT업계의 주요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해외에서 ‘라인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웹툰의 작품을 영어, 중국어, 태국어 등 5개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한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일본, 대만, 태국, 중국에 진출해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을 기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3만원 밥’ 사설 어린이집 교사는 안되고 포털 직원은 된대요

    ‘3만원 밥’ 사설 어린이집 교사는 안되고 포털 직원은 된대요

    5일 공개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적용 대상 기관 및 적용 대상자 판단기준’에는 대상 기관을 관할하는 소관부처별 법률 해석이 담겼다. 같은 공공기관, 언론사, 사립학교에서 일을 하더라도 계약 형태와 업무 내용에 따라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언론인, 사립교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졌다. 또 기간제,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행정기관에 근무하는 경우 법 적용을 받지 않지만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에서 근무하면 적용된다. 권익위는 법 시행 전까지 소관부처의 이의 신청을 받아 적용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한다. 임윤주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은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 공무원과 대학 시간강사, 인터넷 포털 등이 법 적용 대상 범주에서 빠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지만, 관련 법을 따른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며 “입법을 통해 보완해 나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적용 대상자 판단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대상은 학교다. 초빙강사, 겸임교원, 시간강사 등 근무 형태에 따라 임직원의 명칭이 다양해 고등교육법상 ‘교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두고 교육부와 이견을 보여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등에 의해 설치된 각급 학교와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임직원의 계약 형태에 따라 김영란법 적용 여부가 갈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중·고교에서 일하는 기간제·무기계약직 교사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지만 대학 시간강사, 명예교수, 겸임교원, 초빙교수는 교육부의 고등교육법 유권해석에 따라 ‘교원’에 해당하지 않아 김영란법에서 자유롭다. 초·중등교육법은 기간제 교원도 교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단,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2018년 1월 1일부터는 대학 시간강사도 법 적용 대상이다. 개정안이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법인의 이사, 감사 등 상임·비상임 임원도 공직유관단체와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학교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 행정실무원, 학교운동부 코치, 급식보조, 학생조교, 근로장학생, 명예교사, 학교보안관, 구내식당 운영업체 종사자, 건물관리자 등은 계약 형태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직접적인 근로계약을 맺은 경우에만 법 적용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경력직 공무원이나 정무직, 별정직 등 특수경력직공무원, 임기제 공무원 등은 여기에 당연히 해당한다. 하지만 기간제·무기계약직 근로자는 법적으로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반면 해마다 인사혁신처와 기획재정부가 고시하는 공직유관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하는 기간제·무기계약직 근로자는 법 적용 대상이다. 공직자윤리법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직원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공직유관단체나 공공기관의 기관장이나 상임·비상임 임원 등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용역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법인, 단체, 개인은 간접적인 계약 관계라는 이유로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비, 환경미화원, 시설관리원, 식당책임자, 영양사, 조리원 등이다. 이 밖에 사법연수원생, 수습 공무원, 공중보건의사, 청원경찰, 법률청원산림보호직원 등은 각각 다른 법률에 따라 공무원으로 인정된다. 사법연수원생은 법원조직법, 공중보건의사는 농어촌의료법, 청원경찰은 청원경찰법 등에 근거해 법 적용을 받는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 언론사로 등록된 기관의 대표자와 임직원은 법 적용 대상이다. 논란이 됐던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IPTV)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임 대변인은 “포털이 언론사에 준하는 공적 기능이 있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 범주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언론중재법상 언론사로 구분될 수 없기 때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 대표와 상임·비상임 임원을 비롯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보도, 논평, 취재, 경영, 기술, 지원업무 등에 종사하는 직원 모두 법 적용 범주에 들어간다. 다만 인턴기자, 해외지사·지국 기자 등은 직접 계약 여부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또 해외통신원, 프리랜서 기자·작가, 만평작가, 기고자 등은 일회성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지, 해당 언론사의 임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 범주에서 제외된다. 사보를 발행하는 기업인도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김영란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언론사의 경우 지원 업무를 하는 직원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반면 사보와 무관하다면 기업 직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가 아니라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설치된 각종 위원회 위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인회계사회, 대한변호사협회, 누리과정(3~5세)을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 감정평가협회 등 법령에 따라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법인·단체 또는 개인 등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영란법’ 아리송한 적용 대상·기준 Q&A

    오는 28일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법한 법률’(김영란법)의 적용 대상 기관과 대상자 기준이 공개됐지만 모호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권익위는 이번 주 안으로 공직자, 언론인, 사립교원 직종별 매뉴얼을 세 차례에 걸쳐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앞서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될 대상 기관과 기준에 대한 궁금증을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국회의원도 적용 대상… 공익 위한 민원은 예외 Q. 국회의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A. 국회의원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므로 당연히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과 기준 제정, 개정 등에 관해 제안하거나 건의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 Q. 행정기관에서 기간제·무기계약직 근로자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A. 2013년 전까지 기능직(비서 등), 계약직이던 공무원들은 공무원 직종체계 개편에 따라 관리운영직, 임기제 공무원으로 편입됐다. 여기서 말하는 기간제·무기계약직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이 아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을 말한다. 과거 계약직으로 불렸던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지식이나 전문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를 일정 기간 동안 임기를 정해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사무관 주사 등과 같은 일반직과 동일한 직급 명칭이 부여되고 임기동안 법이 정한 사유가 아닌 경우 면직되지 않는 등 신분이 보장된다. 반대로 기간제무기계약근로자는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 기간제·무기계약직 공무원법 적용 안 돼 Q. 공직유관단체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왜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지. A.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은 까다롭게 구분되는 데 비해 공직유관단체와 공공기관에서 보는 임직원의 기준은 직접적인 근로계약 체결 여부다. 권한이나 정보접근성, 공적기능이 더 많더라도 제형법정주의에 따라 법 적용 여부를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 각각의 소관법률을 보완해서 바꿔 나가야 할 부분이다. Q.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는 행정기관 공무원에 대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는데. A. 공무원 행동강령 운영 지침을 보완해서 기간제·무기계약직 근로자를 공무원에 준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Q. 사립학교법인 관련 김영란법 적용 범위는. A. 사립학교법인이 세운 병원은 들어가지만 출자출연기관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연세대를 예로 들면 세브란스병원 임직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만 출자출연기관인 연세우유는 제외된다. 통합방송법 통과 땐 IPTV사업자도 적용 Q. 대학의 명예교수, 겸임교원, 초·중등학교의 산학겸임교사 등 비전임교원도 법 적용 대상인지. A. 고등교육법상 겸임교원, 명예교수 등은 ‘교원 외’로 구분돼 교직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초·중등교육법상 산학겸임교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Q.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IPTV 사업자의 김영란법 적용 여부는. A. IPTV 사업자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에 해당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 6월 정부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인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면 IPTV 사업자도 법 적용 대상이 된다. 통합방송법에 따라 IPTV법이 폐지되면서 방송법으로 일원화되기 때문이다. 방송국 직접 계약 아닌 외주제작자 해당 안 돼 Q. 방송국의 외주제작사의 경우 법 적용 대상인가. A.언론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은 임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Q. 행정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법인, 단체의 경우 공무수행 사인으로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범위는. A. 공인회계사 등록·등록 취소 등의 업무를 위탁받은 공인회계사회, 연수교육을 위탁받은 대한변호사협회, 누리과정 운영을 위탁받은 어린이집, 감정평가사사무소의 개설·변경·폐업신고 접수업무를 위탁받은 감정평가협회 등이 있다. Q. 행정기관에 설치된 자문위원회 등 모든 위원회의 위원이 ‘공무수행 사인’(공무수행을 위탁받은 개인)에 해당하는지. A. 법령에 따라 설치된 위원회가 아닌 경우에는 공무수행 사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서 법령이란 법률, 대통령령, 국무총리령, 부령뿐만 아니라 조례, 규칙을 포함한다.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또는 그에 근거해 제정된 고시, 훈령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고등교육법에 따른 등록금심의위원회,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인사위원회, 방송법에 따른 시청자위원회, 신문법에 따른 편집위원회, 독자권익위원회 등이다. 법령에 명시 안 된 기관 자문위 제외 Q. 영세사업자들에 대한 김영란법 적용 여부 판단 기준은. A. 단발성 출연 계약을 맺은 쇼핑호스트나 프리랜서 기자, 작가, 해외통신원, 만평작가 등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같은 영세사업자라 하더라도 계약 형태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언론사가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환경미화, 건물관리, 경비, 당직 등을 비롯해 해외지사·지국의 경우에도 근로계약이 아닌 뉴스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경우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Q. 앞으로 마련할 직종별 매뉴얼엔 무엇이 담기나. A. 영역에 따라 감독기관도 전부 다르기 때문에 각각 신고는 어디에, 어떻게 할 수 있으며 신고 후 조사 및 처벌 절차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정리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영란법, 기간제 교사 적용… 겸임교수는 제외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 적용 대상 기관이 4만 919곳으로 확정됐다. 초·중·고교 기간제 교사는 법 적용을 받지만 대학교 시간강사, 명예교수, 초빙교수, 겸임교수 등은 고등교육법상 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교육부 유권해석에 따라 배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 기관 및 적용 대상자 판단 기준’을 홈페이지(www.acrc.go.kr)에 공개했다.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에 따른 각급 학교와 학교법인이 2만 2412곳(54.8%)으로 가장 많았다. 유치원 8930곳, 초·중·고교 등 1만 1799곳, 외국인학교 44곳, 일반대·전문대·대학원 등 398곳, 기타 학교 30곳(고교 1, 대학 27, 대학원 2),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1211곳이다. 법 적용을 받는 언론사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에 따라 올 6월 기준 1만 7210개(42.1%)다. 지상파방송 사업자 48개,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30개, 위성방송 사업자 1개, 방송채널사용 사업자 241개 등 방송 사업자가 320개다. 언론중재법상 언론으로 등록되지 않은 IPTV 사업자는 배제됐다. 신문 사업자 3400개, 잡지 등 정기간행물 사업자 7320개(잡지 5071개, 기타간행물 2249개), 뉴스통신 사업자 21개, 인터넷신문 사업자 6149개다. 공공분야는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 선관위, 인권위 등 6개 기관, 중앙행정기관 42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개별법에 따른 행정기관 9개가 포함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전국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다음달 4일부터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보건소와 지정 병·의원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690만명에게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한다고 4일 밝혔다. 혼잡을 줄이기 위해 만 75세(1941년 출생자) 이상은 다음달 4일부터, 만 65세(1951년 출생자) 이상은 같은 달 10일부터 무료 접종을 진행한다. 접종을 원하는 노인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접종이 가능하다. 지정 의료기관은 보건소나 예방접종 도우미(https://nip.cdc.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정 병·의원은 다음달 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보건소는 12월 이후 백신이 소진될 때까지 무료 접종을 해 준다. 다만 지역별로 접종계획에 차이가 있어 방문 전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고] 가을愛 빠지다

    [사고] 가을愛 빠지다

    서울신문사는 오는 10월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을밤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7회째 개최되는 이번 가을밤콘서트는 미국 CNN과 영국 BBC가 극찬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와 함께합니다. 임형주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로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팝송, 가곡 등을 선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6년 10월 10일(월) 오후 7시 30분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켓 VIP석 12만원, R석 9만원, S석 6만원, A석 3만원 ■예매처 세종문화티켓, 인터파크 티켓, 네이버 예약 ■문의 서울신문 문화사업부(02-2000-9752~7)
  • SNL 코리아 시즌8, 이수민-탁재훈부터 민아까지 ‘강렬한 첫방’ 시청률 1위

    SNL 코리아 시즌8, 이수민-탁재훈부터 민아까지 ‘강렬한 첫방’ 시청률 1위

    tvN ‘SNL 코리아 시즌8’이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3일 밤 9시 15분, tvN ‘SNL 코리아 시즌8’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예능신 신동엽과 악마의 입담을 자랑하는 탁재훈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SNL 코리아 시즌8’은 첫 방송부터 호스트 민아, 탁재훈 이수민 등 신입 크루들, 새 코너들을 내세워 기대 이상의 빈틈 없는 막강 재미를 전했다. 이날 방송 전후로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SNL 코리아 시즌8’,‘민아’, ‘탁재훈’, ‘이수민’, ‘장도윤’ 등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역대급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SNL 코리아 시즌8’ 1화 민아 편은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이 평균 2.2%, 최고 3.5%를 기록하며 역대 시즌 첫 방송 중 역대급 수치를 기록, 이번 시즌의 대박 조짐을 보였다. 순간 최고 시청률이 3.5%까지 치솟은 장면은 후반부 탁재훈이 진행하는 ‘새터데이 나이트라인’. 정상훈과 티격태격하던 탁재훈이 찰진 애드리브로 정상훈은 물론 시청자들의 웃음을 터뜨렸던 장면이었다. 이날 방송은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남녀 20~40대 시청률 역시 평균 1.8%, 최고 2.5%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순위에서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먼저 ‘SNL 코리아 시즌8’의 첫 주자로 나선 호스트 민아는 닮은꼴 지드래곤 패러디부터 굴삭기 운전까지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SNL 코리아’의 히트코너 ‘더빙극장’에 도전한 민아는 닮은꼴로 유명한 빅뱅의 지드래곤을 완벽하게 재현해내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외모뿐 아니라 지드래곤 특유의 표정부터 제스처까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민아의 디테일한 연기가 레전드 장면을 탄생시키기에 충분했다. 민아는 또 공대여신으로 변신해 특급 장기인 굴삭기운전을 선보이기도 하고, ‘터널’ 콩트에서는 예능신 신동엽과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며 생방송에도 긴장하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소화해내며 최고의 호스트로 인정받았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SNL 코리아 시즌8’에 새롭게 합류한 새 크루 탁재훈, 이수민, 김소혜, 이명훈, 장도윤의 활약도 대단했다. 탁재훈은 오프닝에서부터 독한 멘트로 악마의 입담을 자랑했고, 새 코너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에서는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허를 찌르는 진행으로 SNL 크루들을 차례로 당황하게 하며 큰 웃음을 책임졌다. 4차원 엉뚱 매력을 자랑하는 이수민은 ‘위험한 신입’이라는 코너에서 안영미의 가슴춤을 소화하며 강렬한 19금 코믹연기를 펼쳤다. 이명훈은 ‘보급형 이광수’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준급 성대모사로 큰 호응을 받았다. 김소혜 역시 다재다능한 끼를 발산, 장도윤은 새 게임 패러디 코너 ‘폭행몬GO’에서 깜찍한 지우 캐릭터로 변신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SNL 코리아 시즌8’의 새 코너 ‘폭행몬GO’와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은 최근 이슈가 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웃음과 공감을 안겼다. ‘폭행몬GO’에서는 지우로 분한 장도윤과 피카추로 분한 정성호가 몰카범죄를 저지르는 ‘몰카몬’을 처단하고, ‘김앵란몬’의 도움을 받아 부정비리, 청탁을 일삼는 ‘청탁몬’까지 무찌르는 이야기를 통쾌하게 그리며, ‘GTA시리즈’를 뛰어넘을 기대작으로 인정 받았다. 100% 탁재훈의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새터데이 나이트라인’ 역시, 촌철살인 멘트를 담은 탁재훈표 능청스런 진행과 권혁수가 연기하는 김경호 기자 등 막강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방송 끝까지 꽉 찬 재미를 선사했다. 첫 방송부터 강렬한 코미디를 선사한 tvN ‘SNL 코리아 시즌8’은 다음주 두 번째 호스트로 2PM이 완전체로 출연해 안방극장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tvN ‘SNL 코리아 시즌8’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사라져 가는 나무 지키는 아이의 소망은

    [이주의 어린이 책] 사라져 가는 나무 지키는 아이의 소망은

    마지막 나무/인그리드 샤베르 글·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하연희 옮김/아름다운 사람들/36쪽/1만 2000원 “나에게 꿈을 심어 주고 싶으셨던 아빠는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셨어. 아빠는 친구들과 함께 풀밭에서 뒹굴며 놀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하셨어.”(아빠의 어린 시절) “나도 친구는 있는데, 풀밭이 없었지. 풀밭 대신 아스팔트 도로, 시멘트 담벼락, 높은 건물. 뭐 그런 것들만 있었어.”(주인공 소년의 어린 시절) 그림책 ‘마지막 나무’의 화자인 나는 아이다. 아이는 회색 빌딩과 아스팔트에 둘러싸인 대도시에 산다. 이 도시는 너무 거대하고 삭막해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는 책을 통해 나무를 상상하고 풀잎과 얘기하고 꽃과 노래한다. 어느 날 친구 거스와 함께 나무를 찾아 떠난 아이는 도시 한쪽 건물 사이에서 자신의 키보다도 작은 어린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 작은 마지막 나무가 있는 곳에는 247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아이는 나무를 캐 그 나무가 커다란 푸른 잎사귀를 뽐낼 때까지 자랄 수 있는 땅에 옮겨 심는다. 세월이 훌쩍 흘러 마지막 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 그루 나무를 지켜 내는 아이의 이야기를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풀어 나간다. 마지막 나무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과 그것을 지키려는 아이의 행동을 아름답게 그려 내고 있다. 절제된 언어와 시적 여운, 나무가 주는 초록빛 그림이 편안하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어떤 결과로 꽃피워지는지 가르쳐 준다. 3세 이상.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괴짜들의 사기극, 전쟁을 끝내다

    괴짜들의 사기극, 전쟁을 끝내다

    부대원 전선 곳곳 돌며 기만작전 ‘공연’ ‘속임수 게임’ 예술적 창의력으로 승리 고스트 아미/릭 바이어·엘리자베스 세일스 지음/노시내 옮김/마티/320쪽/1만 8000원 전쟁은 삶의 모든 측면이 동원되는 총력전이다. 전쟁은 속고 속이는 치열한 두뇌 게임이다.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목마’는 전쟁의 승패를 넘어 국가의 존망마저 가른 고전적인 기만 책략이다. 중국 손자는 그의 병법인 시계(始計) 제1편에 “전쟁은 속임수”라고 정의했다. 이탈리아 정치인 마키아벨리는 “책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사람은 무력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사람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대량 학살의 비극적 전쟁으로 사상자가 5000여만명에 달했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오직 속임수 하나만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군 특수부대가 존재했다. 게다가 그 부대에 참전한 용사들 상당수가 군대와는 전혀 무관하게 여겨지는 인간 유형인 예술가들이었고, 자신들끼리는 공공연하게 서로를 사기꾼이라고 불렀던 이들이었다는 점도 이채롭다. 신간 ‘고스트 아미’(ghost army)는 2차 세계대전에 실존했던 특수부대 얘기다. 제23본부 특수부대, 일명 ‘고스트 아미’의 부대원은 고작 1100여명. 이들에게 부여된 임무는 단 하나. 독일군을 속이는 것이었다. 1996년까지 미 국방부 군사기밀로 이들의 활약상은 봉인돼 있었다. 책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드러난 23부대 괴짜들의 전투, 그들만의 전쟁을 실감 나게 재구성했다. 제603위장공병 특수대대 소속 조 스펜스 이병. 그는 2차 대전 당시 불가사의한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병사 네 명이 무게가 30t에 달하는 M4 셔면 탱크를 한 귀퉁이씩 잡고 번쩍 들어 올리는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바로, 고스트 아미의 작품이었다. 이 부대가 싣고 온 마대 자루마다 찌그러진 고무 전차가 한 대씩 들어 있었다. 노즐로 15분 정도 공기를 불어 넣으면 고무 덩어리는 전차로 둔갑했다. 독일군들은 숲속에 도열한 가짜 탱크들을 보고 우회하거나 공습 작전을 펴는 데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고스트 아미가 주둔하는 최전선에서는 탱크뿐 아니라 지프, 트럭, 대포까지 온갖 모조 무기가 바람만 넣으면 마술처럼 솟아났다. 23부대는 전차, 트럭, 화물차, 불도저 소리, 강을 건너기 위해 임시로 놓은 부교를 설치하는 소리, 병사들의 욕설까지 다양한 전쟁터의 소음을 녹음해 마치 사단급이 주둔 중인 것처럼 음향전도 펼쳤다. 23부대의 작전은 전선 곳곳을 돌며 기만 작전을 펼치는 일종의 ‘순회 공연’이었다. 진짜 전투를 하는 실전 기갑 부대로 위장해 작전 지역에서의 미군 병력 규모를 부풀리는 게 핵심 임무. 부대원들은 다른 부대 소속 마크로 바꿔 달고 마을 술집이나 식료품점에 들러 거짓 이동 경로와 작전을 흘렸다. 나치 첩자들이 이를 독일군에게 정보로 팔도록 말이다. 그렇게 23부대는 아군마저도 숱하게 속이며 작전을 수행해 나갔다. 부대원들은 군인이기 전에 예술가였다. 예술적 재능으로 뭉친 병사들이 그린 수많은 수채화와 드로잉이 전후에 발굴됐다. 오죽하면 최전선에서 이들은 전시회를 열 정도였다. 지난해 별세한 추상주의 화가 엘즈워스 켈리, 패션 디자이너 빌 블라스, 야생동물 화가 아서 싱어, 사진작가 아트 케인 등이 고스트 아미 출신이다. 고스트 아미는 1945년 독일 라인강을 건너 나치 최후의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작전에서 빛을 발했다. 미 9군 소속 제30보병사단과 제79보병사단이 실제 공격 지점보다 남쪽으로 16㎞ 아래에서 도강 공격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게 고스트 아미의 임무였다. 1100명의 23부대는 마치 3만 병사가 라인강을 돌파하는 것처럼 연출했다. 투입된 모조 전차와 군용차만 200대가 넘었다. 고스트 아미의 기만 작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두 사단이 실제로 라인강을 돌파하면서 발생한 사망자는 31명에 그쳤다. 고스트 아미의 마지막 공연은 기밀로 남았지만 군 지도부는 비밀리에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전쟁도 끝났다. 저자는 “23부대는 미술가, 디자이너, 무선통신사 등으로 구성된 배역진이 진짜 무기 대신 고무로 만든 가짜 무기와 세계 최첨단 음향 효과 장치와 예술적 창의력으로 무장한 채 작전을 폈다”면서 “그들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느냐에 자신들의 생명이 달려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고 평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경찰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무대로 특정인들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공개하며 음해해 논란이 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를 입건하면서 이른바 ‘○○패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패치’는 운영자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공개한 글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관련 제보를 댓글로 올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뒷담화의 소셜미디어 버전으로 불리는데, 그 와중에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생활 공개·조직적 뒷담화 ‘강남패치’ 원조 강남패치 홈페이지에는 ‘금수저와 신분 세탁이 판치는 헬조선 속 오아시스’라는 자평이 올라 있다. 이렇게 보면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인터넷 곳곳에서 ‘쓰레기를 까발리는 또 다른 쓰레기’라는 평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비뚤어진 분노와 불만이 표출되고 이 결과물이 네티즌들의 관음 심리를 충족시키며 ‘패치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노의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주목했다. ‘○○패치’의 원조는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운영하며 8만명의 팔로어를 끌어 모았던 강남패치다. 연예인의 파파라치 사진으로 유명한 ‘디스패치’를 모방했다는 강남패치는 강남 유흥업소 출신이라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인스타그램에 폭로했다. 입건된 운영자 정모(24·여)씨는 수십개의 계정을 이용하며 경찰을 따돌리려 하고 ‘고소할 테면 고소해봐 ’라는 식의 글도 남겼지만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2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서 여혐(여성혐오) 현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IP를 전달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소할테면 해보라”던 운영자 두 달만에 잡혀 강남패치에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우울 증세와 수치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과의 대화를 다시 강남패치에 공개하고 ‘혼이 덜 났다’고 조롱했다. 대학 시절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으로 지목된 한 쇼핑몰 모델은 “그런 곳은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데 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화만 난다”고 토로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여성 연예인이나 모델 등의 과거도 여과 없이 게시됐다. 강남패치의 남성 버전으로 불리는 한남패치는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간 운영됐다.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남성의 신상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운영자 양모(28·여)씨는 지난달 30일 강남패치 운영자와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성형수술 피해자로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다. 이에 대해 양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 경험을 주장했고,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에는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양씨가 머물던 속초의 한 리조텔에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성병패치’‘창놈패치’‘홍대패치’ 유사 패치 확산 강남패치와 한남패치가 각각 여혐, 남혐을 표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이외에도 각종 ‘○○패치’가 존재한다. 지하철·버스의 임신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나 ‘쩍벌남’(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옆좌석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남성)의 얼굴을 공개하는 ‘오메가패치’, 성병에 걸린 남성의 신상정보·병명 등을 알린 ‘성병패치’, 성매매업소 등을 출입하는 성매수 남성 신상을 공개하는 ‘창놈패치’, 홍대 유명 클럽에서 문란하게 유흥을 즐기는 남녀의 신상을 알리는 ‘홍대패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가수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패치’의 원형으로 본다. 연예인의 인터넷 안티 카페에서 나온 뒷담화가 특권층의 편법, 반칙에 대한 불신, 학벌 중시 풍조 등과 변주되며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패치 열풍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타블로 측의 사실확인 노력에도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고, 사건의 주범 6명은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대화로 옮겨지던 뒷담화가 ‘패치’라는 기록으로 축적되고, 명예훼손의 증거가 되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명예 훼손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운영자뿐 아니라 제보자도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실형이 선고된 타진요는 이례적인 사례이며 사이버 명예훼손은 대부분 벌금에 그친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발생 건수는 2012년 5684건에서 지난해 2015년 1만 5043건으로 164.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8371건이 발생해 산술적으로 볼 때 올해 말에는 1만 6000건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청춘 탈출구 못 찾아”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세대에게 삶은 팍팍하고 현재는 불안하며 미래는 우울한데, 이런 것들을 해소할 통로가 우리 사회에 없다”며 “긍정적인 배출구가 없다 보니 소셜미디어가 유일한 창구가 됐고, 이곳에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들을 잘못 해소하다 보니 패치 신드롬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볼 때 공적 영역인 소셜미디어를 사적인 공간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기영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정보 노출에 대해 관대하며 노출 자체를 즐기기도 하는데, 그에 비례해 사적 정보의 노출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둔감해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명예훼손까지 모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규범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적 불이익이나 비난이 뒤따른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이면 폭로 제대로 못한 기성언론 책임론도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정보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은밀한 폭로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시해야 하는 구조가 조성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상의 자극적인 폭로나 사생활 침해가 반복되는 현상을 볼 때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 언론이 사회 이면의 실체를 폭로하지 못한다는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특히 여성 혐오나 금수저와 같은 사회적인 대립각을 지나치게 이용해 주목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적으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들은 마음속에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남의 뒷담화를 늘어놓아 주목을 끈 것을 볼 때 낮은 자존감을 다른 이의 관심으로 보상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볼 수 있고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며 “성숙한 토론 문화와 자정 노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집념의 동양고전연구회 24년 만에 ‘사서’ 완역

    집념의 동양고전연구회 24년 만에 ‘사서’ 완역

    국내 동양철학자들이 참여한 ‘동양고전연구회’가 24년 동안 주석을 달고 번역한 중국 고전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사서’(四書)가 민음사에서 완역 출간됐다. 논어는 1992년 시작해 꼭 10년 만인 2002년 역주본으로 출간됐다. 이번 책은 개정본판이다. 중용과 대학은 8년이 걸렸고 맹자는 3년 만에 종료됐다. 논어를 제외한 나머지는 첫 역주본들이다. 고전인 사서의 우리말 번역은 400여년 전 언해본 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논어의 경우 번역서만 최소 100여종, 해설서까지 포함하면 700여종에 이르지만 주석에 따라 의미가 다르거나 생소한 고어들이 적지 않아 읽기가 쉽지 않았다. 동양고전연구회는 1992년 6월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중국 철학 전공자들로 구성돼 동양 사상의 근본 문헌이자 유학의 경전인 ‘사서’를 첫 번역 작업 대상으로 정했다. 동양철학자 12명이 24년간 매달린 완역 작업은 방대한 주석을 종합하고 경전의 원 뜻을 최대한 살리는 데 노력을 다했다. 번역문은 격렬했던 토론을 거쳐 합당한 뜻과 용어를 찾아 오역을 예방했고 사서 모두 현대적 언어로 풀어 썼다. 편집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어와 맹자는 원문과 주석을 왼쪽 면에, 번역문과 해설은 오른쪽 면에 배치했다. 대학과 중용은 번역 전문을 실었다. 2002년 동양고전연구회가 펴낸 논어는 당시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고전 번역서’로 꼽힌 바 있다. 20여년의 완역 작업 중 연구자들이 바뀌면서 최종 12명이 참여하게 됐고 김병채 한양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고인이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주를 보다] 뉴호라이즌스호, 행성이 되고픈 ‘콰오아’ 포착

    [우주를 보다] 뉴호라이즌스호, 행성이 되고픈 ‘콰오아’ 포착

    태양계 끝자락인 해왕성 궤도 바깥에는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어 경계를 구분짓기 애매한 지역이 있다. 약 30~50AU(1AU는 지구-태양 간 거리)에 걸쳐 분포하는 미지의 영역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다. 8월 3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카이퍼 벨트 내 위치한 천체 '콰오아'(Quaoar)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발견된 콰오아는 지름이 1110km에 달할 만큼 비교적 큰 천체로 명왕성에 절반 만해 한때 태양계 행성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태양과의 거리가 64억 km로 공전주기는 무려 288년. 현재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콰오아는 지난 2007년 한 개의 달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명왕성과 세레스처럼 왜소행성의 자격은 충분하나 아직 국제천문학계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이번에 뉴호라이즌스호가 포착한 이 사진은 명왕성 탐사 1주년인 지난 7월 13일~14일 사이 촬영한 것으로 콰오아는 '점'에 불과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는 탐사선과 콰오아와의 거리가 무려 21억 km 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사진 속 위 아래 안개처럼 길게 보이는 천체들은 IC 1048과 UGC 09485 은하다. 1년 전 명왕성 탐사를 무사히 마친 뉴호라이즌스호는 현재 임무가 추가돼 연장 근무 중이다. 뉴호라이즌스호가 현재 가고있는 새로운 타깃은 소행성 ‘2014 MU69’로 명왕성에서도 무려 16억 km 떨어져 있다. 탐사선이 시속 5만 km의 속도로 차질없이 날아가면 오는 2019년 1월 이곳 ‘2014 MU69’를 근접 통과한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인 2014 MU69는 지름 48km의 작은 크기로 카이퍼 벨트에 위치한 속성상 태양계 탄생 초기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NASA/JHUAPL/SwRI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게임도시’를 향한 재도약…대구시 ‘게임문화축제’와 컨퍼런스 개최

    대구시가 그동안의 지역게임산업 정체기를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글로벌게임센터’, ‘대구글로벌게임컨퍼런스’ 및 ‘게임문화축제’를 통해 게임산업 활성화를 시도한다고 1일 밝혔다. 글로벌게임센터는 2013년부터 대구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중소게임기업의 게임제작, 글로벌 퍼블리싱 및 입주실(13실) 지원을 통해 연 매출 20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대구의 게임 제작 기업 총매출액이 2012년 대비 2014년에는 8%대 성장했고(449억→487억), 기업 수도 45% 급증(37→54개사)했다. 최근에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모바일 게임업 위주로 재구성되는 등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성장가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e-Fun)’를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3일 동안 동성로 일대에서 개최한다. 개막식에는 대구 대표 게임사인 ‘KOG(유)’가 개발한 ‘엘소드’의 O.S.T와 영상, 스토리를 멀티미디어와 오케스트라 연주로 접목시킨 ‘게임영상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10개의 마법 구슬 조각을 찾는 ‘도심 RPG (Role Playing Game)’는 스토리가 있는 역할 수행 게임으로 진행되며, 참가자 모집은 e-Fun 홈페이지(www.e-fun.or.kr) 및 3일 당일 현장에서 접수한다. 이 밖에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이윤열과 함께하는 게임토크쇼, 게임 체험존, 게임대회 등 어느 해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일 노보텔에서는 ‘e-Fun’과 연계하여 ‘글로벌게임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지역 게임개발사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EA 칠링고, 슈퍼이블메가코프, 쿤룬 코리아 등 국내외 유명 게임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 개발과 생존, 해외 진출과 관련된 전략 및 사례를 공유한다. 또한 샐러드볼, 스프링컴즈, 버프스튜디오 등 국내기업 대표가 직접 참여하여 게임 개발 실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대구시 정풍영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게임컨퍼런스와 게임토크쇼를 처음 시도하고, KOG 등 지역 게임기업이 적극 참여하는 등 새롭게 변모된 ‘e-Fun 2016’을 통해 게임산업의 메카 대구가 다시 한 번 전국 게임산업의 중심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FTA 선점 효과 극대화… 美·中 샌드위치서 중재 역할 찾아야”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FTA 선점 효과 극대화… 美·中 샌드위치서 중재 역할 찾아야”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전년 동월 대비 감소)을 이어 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기본적인 이유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가 체결했던 15건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가 기대만큼 발휘되지 않은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각국은 지금 양자 FTA를 넘어 10여개 국가가 동시에 무역장벽을 허무는 이른바 ‘메가 FTA’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무역의 지형도가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발빠르게 추진해 온 양자 FTA의 선점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메가 FTA 시대, 어떻게 해외시장을 뚫을까’라는 주제로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을 개최했다. 박태호(전 통상교섭본부장)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포럼의 좌장을 맡았고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과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오일만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가 FTA’ 협상의 대표격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였다.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지만, 그 시점과 접근 방식을 놓고는 패널 간에 의견이 엇갈렸다. 오일만 위원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대응이 바로 TPP인데, 우리는 이를 미국의 패권 전략이라는 틀 속에서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TPP 비준안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그들의 ‘아시아 회귀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대선 이후 TPP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교 부총장은 “미국이 TPP를 발효시키는 것은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TPP 가입은 공짜가 아닌 만큼 우리에게 남은 3~4년 정도의 시간을 활용해 충분한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반면 정철 본부장은 “RCEP을 중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PP와 RECP 간의 대결 구도로들 많이 보는데, 그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고 양자를 보완적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희 교섭관도 “(정부는) TPP와 RCEP을 미국과 중국 주도로 보는 것보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FTA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TPP 12개국 가운데 7개국이 RCEP에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토론의 좌장인 박태호 교수는 “메가 FTA 발효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섣부른 접근보다는 우리가 체결한 양자 FTA의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 FTA에 관해서는 우리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주변국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며 “특히 세계 경제가 침체라고 하지만 연간 6% 이상 성장하는 중국 경제가 우리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 맺은 FTA가 약한 수준이라고는 해도 이를 잘 활용해 현지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 FTA에서 미·중 갈등과 관련해 “윽박지르려는 미국과 개방을 안 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중재하는 역할이 바로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상공인의 대표로 나온 최승재 회장은 정부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FTA를 체결해 왔지만 그 과실은 대기업과 제조업체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테면 한·중 FTA 발효 이전에는 국내 주얼리 산업은 경쟁력이 있었고 고용도 많았다. 그러나 중국산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기반 자체가 흔들렸다. FTA도 중요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관세 장벽인 현지 인허가를 받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최 회장은 “국내에 해외 근로 연수생들이 대거 들어오는데 우리도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그 나라들에 소상공인을 보내거나 인허가 절차를 쉽게 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 교섭관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문이 많은 것 같다”며 “통관과 인증 등은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뒤 방청석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FTA의 관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왔다. 오 위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 가능성과 관련,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기 전까지는 중국이 노골적으로 보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인 감성에 미치는, 예컨대 한류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총장은 “앞으로 미·중 간, 미·유럽연합(EU) 간 대립 구도에서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용어 클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영문 머리글자를 따 TPP(Trans-Pacific Partnership)라고 부른다. 지난해 협상이 최종 타결됐고 미국, 일본, 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협상은 완료됐고 각국의 의회 비준 단계가 남아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다자간 FTA다. 16개국 정상은 올해 RCEP를 타결하기로 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난항을 겪고 있다.
  • 더 시계 같은… 1회 충전에 최대 4일 사용

    더 시계 같은… 1회 충전에 최대 4일 사용

    車 연료 상태 확인·실내온도 제어 폰 없이 버튼 3번 눌러 SOS 보내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S3가 공개됐다. 1회 충전으로 최대 나흘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성능이 개선됐고, 삼성페이 기능도 확장됐다.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대기 화면에도 시간 표시가 나타나는 등 좀더 ‘시계’ 같은 맛을 내는 디자인이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미디어와 협력사 관계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어S3 공개 행사를 열었다. 대형 LED 스크린과 홀로그램 기법이 제품 발표에 활용됐다. 럭셔리 시계 전문 블로거와 시계 디자이너들이 기어S3를 소개하는 순서도 진행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영희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첨단 웨어러블인 기어S3에 진정한 시계다움을 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기어S3는 고급 손목시계 타입인 ‘클래식’과 아웃도어용으로 적합한 ‘프런티어’ 등 2종류로 구분된다. 프런티어 시계줄은 수분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은 실리콘 소재이고, 클래식 시계줄은 가죽 질감을 살린 디자인이다. 두 종류 모두 22㎜ 표준 시계줄을 채용,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교체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전작인 기어S2에 비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삼성전자는 주력했다. 기어S2에 탑재된 삼성페이에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만 적용했던 것에 비해 기어S3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이 함께 지원된다. 기어S3의 원형 디스플레이에 문자를 직접 쓰거나 그림을 그려 메시지를 텍스트로 변환할 수도 있다. 또 사용자가 꼭 해야 할 일을 빠르게 등록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는 ‘리마인더’ 기능도 구현됐다. BMW와의 협업을 통해 기어S3로 자동차 연료상태를 확인하거나 차량 실내 온도를 제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폰 없이 홀로서기’를 구현하도록 기어S3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시켰다. 위성항법장치(GPS), 내장 스피커, 고도·기압·속도계 등을 단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활용됐다. 프런티어 모델의 경우 스마트폰 없이 롱텀에볼루션(LTE) 통화도 가능하다.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마트폰 없이 버튼 부분을 3번 눌러 SOS를 보내거나 현재 위치를 추적해 미리 등록된 가족과 친구에게 전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ADT, 한국에서 에스원과 제휴해 SOS 기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베를린(독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흩어지면 꽝, 뭉치면 돈… 카드사 ‘빅데이터 빅매치’

    흩어지면 꽝, 뭉치면 돈… 카드사 ‘빅데이터 빅매치’

    핀테크에 밀리고 수수료 압박에 치인 카드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 수익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빅데이터 조직을 키우고 다른 업종들과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장기적으로 빅데이터에서 돈을 캐겠다는 전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빅데이터 라이벌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다. 두 카드사는 2013년 1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빅데이터 조직을 신설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40여명 규모의 빅데이터센터를 만들고 공공기관과 연계한 공공 빅데이터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예술산업 활성화를 위한 빅데이터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문화예술 사업은 설문조사에 주로 기반했으나 앞으로는 실제 공연을 예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연예술 트렌드와 고객들의 성향 등을 유형별로 분석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시기에 빅데이터 연구를 시작한 삼성카드 역시 2014년부터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해외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두석 전무를 전격 영입하고 지난해 빅데이터 연구 조직인 BDA(Biz Data Analytics)실을 마케팅실과 통합해 50여명 규모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달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맹점 지원 통합 서비스 BMP(Big-data Marketing Partnership)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가맹점에서 고객이 결제를 하면 곧바로 모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 고객의 만족도를 확인한다. 가맹점이 목표로 하는 고객이 카드 결제를 할 때는 자동으로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페이에도 이 서비스를 탑재했다. 삼성카드 측은 “한 할인마트와 이런 빅데이터 컨설팅을 진행해 고객 이용률을 18%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올 1월 취임한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은 취임 직후 ‘빅데이터 경영’을 내세우며 정보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국민카드는 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와 빅데이터를 연계 활용하고 있다. 국민카드의 대중교통 이용 내역을 활용해 KB손해보험의 대중교통 이용 할인 보험 상품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은행의 부동산 시세와 국민카드의 소비 데이터를 융합해 KB만의 ‘상권평가지수’도 개발할 작정이다. 이를 토대로 우수상권의 가맹점주 대상 금융상품을 확대하고 신용평가 모형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한 ‘후발주자’ BC카드의 추격도 만만찮다. 2600만명의 고객을 기반으로 지리정보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통계를 활용해 고객 유형을 26가지 생활방식으로 세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과 카드사 등 회원사에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공공기관과의 제휴 컨설팅 등을 통해 공신력을 확보해 나가면 (수익사업으로 연결시킬) 응용 영역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 서른, 잔치는 끝났나?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 서른, 잔치는 끝났나?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 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감히 입에 올리기도 무시무시한 시가 있다. 200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노처녀’ 김삼순의 나이는 30세였다.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속 여주인공 은수는 이렇게 말했었다. “스물아홉 가을, 나는 갓난아이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맞히는 엄마의 심정으로 스스로를 다독였었다. 와라! 서른살, 맞서 싸워주마. 절대 지지는 않을 테다.” 서른을 향한 무시무시한 경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서른, 정말 말처럼 잔치는 끝났나? 서른을 딱 넉 달 앞두고, ‘그것이 알고 싶었다’. ◆ 윤종신이 부릅니다. 서른 되도록 원룸에서 살지 몰랐었어~♬ 각종 단톡방과 개인톡으로, 이 달로 29.7세쯤 접어든 88둥이들에게 서른에 관한 질문들을 던져 봤다. 짜 맞춘듯 남자 다섯, 여자 다섯 딱 10명이 성실한 대답을 보내 왔고(실제로 짜맞췄다), 그 결과를 여기에 공개한다. 단 10명 조사한 것이기에 신뢰도는 낮고 표본오차는 크다. “서른이 두렵니?”라고 묻자 10명 중 5명이 ‘약간 두렵다’고 했다. 다음으로 ‘그냥 그렇다’(20%)와 ‘별로 두렵지 않다’(20%), ‘아예 두렵지 않다’(10%) 순이었다. ‘약간 두렵다’를 선택한 5명 중 3명은 “서른이 되면 무엇인가는 돼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돼 있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갖는 사회적 통념에 걸맞지 않는 자신의 미성숙을 탓한 것. 열심히살면좋은날도오겠지(女)는 “서른이면 어른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겨우 4개월후 내가 그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안 그럴 것 같다.”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정작 자신은 ‘그냥 그렇다’를 선택한 핑크바트(男)는 “삼십살이 변화가 어렵거나 늦은 나이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가 서른이 되면 ‘크게 변하지 않을거다’ 혹은 ‘변하기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변할거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보임”이라고 자못 어른스럽게 대꾸했다. ‘미성숙’은 비단 정신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더 현실적인 것은 ‘돈’이다. 5평 남짓한 신림동 원룸에 기거하는 신림동촉새(男)는 “어렸을 때는 내가 서른 되도록 원룸에서 살게 될 거란 상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이어 “결혼을 생각해야할 나이지만 돈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임”이라고 슬프게 읊조렸다. 그러나 예상외로 ‘별로 두렵지 않다’, ‘아예 두렵지 않다’는 의견들도 만만찮게 많았다. “서른이라고 뭐 별거냐 사람 사는 게 다 매한가지”. 이노키오(男)는 “22에서 23이 되는것이나 26에서 27이 되는것이나 29에서 30이 되는 것이나 똑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그것”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서른이 두려운 이유로 “노처녀 or 노총각으로 접어드는 것 같아서”라는 의견은 1표, 나왔다. 10여년 전의 삼순이가 서글프게, 이제 더 이상 서른이 ‘노(老)’를 가름하는 잣대는 아니지 싶었다. ◆ “여자 나이 서른이면 소개팅도 잘 안들어와~” 정말? 서른에 대해 궁금한 것 한 가지. 언니들이 주구장창 말하는 “서른 되면 소개팅도 잘 안들어와. 지금 실컷해~” 다. 여자 나이 서른이 되면 정말로 소개팅이 줄어들까? 단톡방에 미끼를 던졌더니 남녀 할 것 없이 ‘덥석’ 물었다. 소개팅 뿐 아니라 확실히 서른줄의 연애에 대해 여자들은 생각이 많았다. 이전보다 ‘재고 따지고 할 것’이라는 것. “내가 맞이할 서른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 라는 질문에 “다툼이 줄어들고 대신 눈치보기와 경우의 수 계산이 늘어나는 연애”(용호동류샤샤), “이십대 때 보다 재고 따지는 게 많아서 설렐 수 있을지 걱정”(얘쁜이) 등의 의견이 있었다. 반면 남자들은 서른이라는 나이의 연애에 별다른 방점을 두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잃어버린십년(29·男)은 “한 개인의 생물학적 연령은 관계에 있어서의 인격적 성숙도와 무관하므로 크게 변하지 않음”이라고 했다. 신림동촉새는 “씀씀이가 커져 그나마 좀 더 비싼 음식을 먹고 비싼 선물을 사줄 수는 있겠지만 모두 20대때 하던 것들의 ‘압축적 반복’”이라고 했다. 시크한 열심히살면좋은날도오겠지(29·女)는 ‘내 서른 살의 연애는 어떨 것 같나?’ 라는 질문에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그래서,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들은 중 가장 흥미로웠던 서른 개론은 이것이었다. 올해 서른 하나, 내년 이면 서른 둘을 맞는 이미조녜보스인망고공쥬는 “실제로 서른은 서른 한 살부터”라는 이론을 폈다. “우리 스무살 때 생각해 보면 갓 대학생이 돼서 대학생 리듬에 적응하기 바쁘잖아. 서른에도 갓 30대가 돼서 적응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본인이 서른인 걸 자각을 못해. 31살 때부터야 자기가 서른인 걸 자기도 아는 거야.” 더이상 이립(而立)이라는 거창한 말이 수식하는 ‘서른’은 아니지만, 여전히 30대로 굴절돼 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그제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그러나 곧 ‘설은 서른’을 맞을 29세들에게 말하자면 ‘잔치는 끝났다’는 시집이 나온 것은 1994년.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다. 그 새 평균 수명도 1995년 73.53세에서 2014년 82.40세로 무려 8.87세나(!) 늘었다. 그 시대의 서른을 지금은 8.87세를 더해서 38.87세다. 게다가 시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시인의 의도일랑 제쳐두고, 알아서 해석해보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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