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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위기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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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원샷법 쥔 韓경제, 혁신의 환호성 기대한다/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시론] 원샷법 쥔 韓경제, 혁신의 환호성 기대한다/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우리 경제 곳곳에서 어렵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출은 떨어지고 내수도 좀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해운, 조선 등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몇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의 체력을 두고 설왕설래했던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위기를 사전에 감지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체질 개선과 혁신에 나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앞으로 위기에 한발 앞서 기업 스스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기업의 선제적 사업 재편을 뒷받침하기 위한 일명 원샷법인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지난 2월 제정돼 오는 8월 시행에 들어간다. 공급 과잉 업종 기업이 신속하게 사업 재편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 주는 특별법이다. 상법, 공정거래법상 사업재편 절차 간소화와 세제, 금융상 지원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원샷법에 대한 경제계의 기대는 크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처기업, 중소·중견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88%, 중소·중견 기업의 75%가 원샷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에서 법 제정이 더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원샷법과 비슷한 내용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을 도입해 성과를 거뒀다. 일본의 사업 재편 승인 기업들은 상장기업보다 더 많은 인력을 신규 채용했고 생산성 향상치도 높았다. 철강, 조선, 화학 등 대규모 제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해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우리가 원샷법에 거는 기대도 이 때문이다. 선제적 사업 재편은 끊임없는 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GM,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장수 비결도 끊임없는 사업 재편이었다. 트렌드 변화가 심하고,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현대사회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는 전통 방식만으론 지속 성장을 하기 어렵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만큼 과거 고도성장기에 적용해 온 대기업 규제, 중소기업 보호라는 이분적 기업정책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샷법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과감한 혁신을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혁신은 새로운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면에서 원샷법은 성장 기반을 재구축하고, 산업 간 융합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 전에는 법의 적용 대상 기준과 사업 재편 목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실시 지침 초안이 공개됐다. 내용을 보면 과잉 공급의 기준으로 해당 업종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평균이 과거 10년간 영업이익률 평균보다 15% 이상 감소한 상태로 제시했다. 또 과잉 공급 징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가동률, 재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설계됐다. 사업 재편을 통해 기대되는 ‘생산성 향상’과 ‘재무건전성 개선’ 목표도 기업 상황, 달성 가능성, 제도 도입 취지에 비교적 부합되도록 제시했다. 업태의 특성 등 고유의 사정을 감안해 두 목표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원샷법에 명시된 특례들은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있다. 정부 부처 간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원샷법의 안착을 위해 기업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추진력을, 정부 부처는 혁신을 뒷받침하는 촉매제로서 원활한 팀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 위기를 맞닥뜨린 우리에게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혁신이라는 선택지만이 주어졌다. 단군 이래 최악의 위기라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극복한 우리다. 처절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효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정부의 신속한 위기 대응과 기업들의 공격적 행보가 위기 극복의 근인이라는 평가다. 또 한번의 위기를 눈앞에 둔 지금 우리 손엔 원샷법이란 훌륭한 무기가 쥐어졌다. 원샷법을 활용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혁신의 환호성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 [경제 블로그] 변양호의 귀환

    [경제 블로그] 변양호의 귀환

    정작 정부 컨트롤 타워 부재 부각 변양호가 돌아왔습니다.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 타결을 이끌어 내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는 ‘변양호 신드롬’의 주인공이죠. 변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시절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 매각했다는 시비에 휘말리며 구속까지 됐었죠. 4년여의 법정공방 끝에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관가에선 ‘책임질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보신주의가 확산됐죠. 변 전 대표는 2005년 보고펀드를 설립해 화려하게 복귀에 성공했습니다. 보고펀드는 창립 9년 만에 약정액 2조원 규모의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됐으니까요. 하지만 LG실트론 투자실패 책임을 지고 201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보고펀드 고문만 맡으며 대외 활동을 자제해 왔죠. 용선료 협상 성공 배경엔 변 전 대표와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찰떡 호흡’도 한몫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손발을 맞춘 것이 벌써 세 번째죠. 워커 변호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 정부가 선임한 변호사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단기 외채 250억 달러 상환 연장을 이끌어 냈습니다. 1999년엔 대우그룹의 해외채무 조정 협상에서도 자문역을 맡아 변 전 대표를 도왔습니다. 변 전 대표는 이번 용선료 협상 성공을 모두 현대그룹과 워커 변호사의 공으로 돌리고 있죠. 금융권에선 변 전 대표가 일선에 다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를 잘 아는 측근들은 고개를 절레 흔듭니다. 대신 변 전 대표는 측근들을 통해 “현대상선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나서겠다”고 전하고 있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이참에 산업계 전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고 있죠. 변양호 신드롬인 셈이죠. 오죽하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왜 엉뚱하게 불쌍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 구조조정의 책임을) 다 뒤집어쓰느냐”고 쓴소리를 했겠습니까. 노병(변양호)의 활약상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책임지는 모습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부재’는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기업 빚만 2경 894조원… 中 총부채비율, 사상 첫 美 추월

    IMF “저성장·금융위기 우려” … 韓가계부채 13년째 신흥국 1위 중국의 가계와 정부, 기업의 총부채 비율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기업부채 급증이 저성장과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역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신흥국 중 1위를 유지했다. 13일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 비율을 합친 총부채 비율은 254.8%로 미국의 250.6%를 넘어섰다.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미국을 넘어선 것은 1995년 자료 집계 후 처음이다.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48.4%에서 2012년 202.9%를 기록한 뒤 지난해 말 254.8%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총부채 비율은 2008년 238.5%에서 2009년 246.4%를 기록한 뒤 2011년부터 25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빚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부채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08년 말 98.6%에서 지난해 170.8%로 72.2% 포인트 치솟았다. 액수만도 17조 8130억 달러(약 2경 894조원)로 신흥국 전체 기업부채의 72.3%를 차지할 정도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의 빚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해 중국 기업이 대대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에 사용한 돈 중 해외에서 빌린 것이 전체 대출의 절반에 해당될 정도다.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중국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고 부도를 내는 비율이 지난해의 3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립턴 IMF 수석부총재는 지난 1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쌓여 가는 기업부채는 중국 경제의 핵심 논쟁거리”라며 “기업부채는 즉시 억제돼야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가 금융부문 부실로 이어져 결국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0년 유로존 위기처럼 저성장과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푼 돈을 대거 흡수하며 부채 기반의 성장을 추구했다. 한편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4%로 2014년에 비해 4% 포인트 증가해 13년째 신흥국 1위를 지켰다. 한국 다음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신흥국은 태국(71.6%), 말레이시아(71%), 홍콩(67.1%), 싱가포르(60.3%) 순이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왜 약자만 희생돼야 합니까···” 구조조정을 향한 노회찬의 외침

    “왜 약자만 희생돼야 합니까···” 구조조정을 향한 노회찬의 외침

    “(조선업)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많이 가져간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혈세 12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약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가장 이윤을 적게 가져갔던 사람들이 지금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노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야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조선업계 위기 극복과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기업) 구조조정을 할 때 인력 감축 위주로 가고, 또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가장 대접을 못 받아왔던, 차별을 받아왔던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당하는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 8일 조선·해운 등 부실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12조 규모의 나랏돈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10조원, 정부가 1조원, 그리고 수출입은행이 출자한 1조원으로 펀드를 조성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자금을 수혈, 살릴 기업은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으로 조선업계에서만 최소 5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대량 실직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노 의원은 이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10년 전 우리나라의 조선 업종은 전체 해외 수출액의 4분의1을 차지했습니다. 1년에 600억, 700억 달러씩 수출했습니다. 그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많이 가져간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적게 가져갔던 사람들이 지금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량팀이 그렇고, 사내하청이 그렇고, 비정규직이 그렇고, 노동자들이 그렇습니다.” 노 의원은 대규모 해고 사태를 불러올 정부의 계획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했다. 그는 “타이타닉호 방식은 위기에 처한 배에서 어린이, 여성, 노약자,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구출하는 방식”이지만 “세월호는 (중략) 선장부터 먼저 탈출했다. 무고한 어린 학생들은 구조되지도 못한 채 희생됐다”면서 “인력 감축 위주로 가고, 또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가장 대접을 못받아왔던, 차별을 받아왔던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당하는 그런 세월호 방식, 이 기조를 바꿔야한다”고 밝혔다. 또 노 의원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약자부터 희생하는 이른바 강자를 살려서 강자가 나중에 손해 보는 약자까지 다 구한다는 그 낙수효과 이론은 세계적으로 이제 폐기처분되어가고 있는데, 유일하게 이 대한민국 땅에서는 그 낙수효과 이론에 근거해서 여전히 정부의 시책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0일 현재 노 의원 계정의 페이스북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그의 인사말 전문을 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위해 지혜 모으자/이영 교육부 차관

    [금요 포커스]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위해 지혜 모으자/이영 교육부 차관

    우리나라가 산업화, 민주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선진국 진입을 앞두게 된 원동력으로 대학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국민에게 대학은 꿈과 희망을 주는 상징이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려면 무엇보다도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열망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힘이기도 했다. 높은 교육열과 국가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고등교육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대학이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US뉴스앤월드리포트 ‘세계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 100위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대학의 교육과정 간 미스매치 심화로 졸업생의 절반 가까이가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한다. 대학을 나와도 학생들이 진로 선택과 직무능력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학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 수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중등교육 단계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고등교육 황폐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선제적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각 대학이 학생 미충원에 따른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재정 악화에 따른 교육 부실화가 초래되며 그 피해는 학생, 교직원, 지역사회에 돌아가게 된다. 최근 한 사립재단이 산하 대학 한 곳을 폐교하고 의과대학을 폐과하겠다는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이곳에 소속된 교수들과 학생들에 대한 피해도 막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대학 구조개혁의 타격은 신입생 미충원의 90%가 지방대에서 발생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지방에 소재한 우수대학에도 그 피해가 불가피하다.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서 구실을 해 온 지방대학이 급격히 위축되면 지역경제에 직접적 타격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역균형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도록 대학사회와의 공감대를 토대로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려고 2023학년도까지 단계적으로 16만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학생, 학부모 등 수요자의 관점에서 교육여건 개선,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한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있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대학은 맞춤형 컨설팅을 시행하고, 부실한 대학은 자체 정상화, 통폐합 등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개혁 노력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대학구조개혁법은 아직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시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개입해 기업을 구조조정했던 것처럼 저출산 파고로 말미암은 대학 생태계 위기 극복을 위해 최소한의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 여건과 낮은 교육의 질 속에서 더는 고통받지 않도록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특히 퇴출구조가 경직적일 수밖에 없는 부실대학의 자발적 퇴로를 열어 주도록 설립자가 기여한 범위 내에서 잔여재산을 일부 되돌려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대학 구조조정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보다 학령인구 급감을 먼저 겪은 일본은 선제적 구조개혁에 실패해 고등교육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일본 사립대가 2002년 28.3%에서 2014년 45.8%로 급증하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서 2014년에 조사한 ‘대학이 얼마나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했는가’에서 일본은 60개국 중 41위에 머무른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선제적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경쟁력과 다양성을 갖춘 질 좋은 고등교육 체제를 구축해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창의적 인재로 길러내야 한다.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고등교육 생태계를 보호하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대학구조개혁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열린세상] 국가 경쟁력 제고, 그 시작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에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 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국가 경쟁력 제고, 그 시작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에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 조사에서 한국은 2011년 이후 3년 연속 최고 수준이었던 22위에서 2015년 25위로, 2016년에 다시 29위로 떨어진 것이다. IMD는 올해 한국의 국가 경쟁력 하락이 네 가지의 분석 분류인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중에서 정부 효율성을 제외한 나머지 세 부문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네 가지 부문을 좀더 살펴보면 기업 효율성의 경쟁력이 하락폭이 가장 컸는데 이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에 더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비윤리적 기업행위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시장의 문제점으로는 그동안 지적돼 온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더해 금융 등 전반적 산업 부문에서 숙련 노동자의 확보와 노사관계, 경영인의 능력 등에서의 어려움을 들었다. 인프라 부문은 기술, 과학, 보건 및 환경, 교육 등에서 경쟁력 수준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보건 및 환경 인프라는 최근의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 이슈들의 영향으로 경쟁력 하락이 크게 나타났다. 저조한 경제 성과는 부진한 국내 경제가 주요인이었으며, 정부 효율성의 경쟁력 상승은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 축소 등 재정건전화 노력, 연금개혁 등에 의한 것이었지만, 기업 관련 법제의 경우 경쟁력이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가 발표된 이후 정부는 잠재 수준의 성장과 고용을 위한 노동,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과 함께 신산업 육성, 적극적인 거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 및 금융개혁은 기업의 효율성을, 교육개혁은 교육 인프라를, 그리고 신산업 육성과 적극적 거시 정책은 경제성과를 제고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정부가 지난 3년간 이러한 구조개혁과 신산업 육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올해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이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2%대 중반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재정건전화 노력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얼마 전까지 하반기의 재정절벽 가능성과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를 줄이기 위한 추경 편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추경은 아니더라도 정부 기금이나 한국전력과 같은 공사들의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재정 보강으로 경기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재정 보강은 중기적 시계에서 진정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아니라 향후의 지출과 투자를 현재로 빌려 오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된다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이번 처방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세와 교역량의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또한 가계부채의 증가와 고령화는 내수 경기의 제약 요인이다.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구조개혁의 추진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성과를 높임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할 것이다.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은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는 데 필요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 사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4대 부문 구조개혁으로 경제의 비효율성과 노동시장이나 기업환경 등 경제와 사회의 전반적인 인프라의 경쟁력 제고에 중장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여러 문제가 이러한 인프라의 부재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운영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개혁을 통한 새로운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프라에 대한 법과 규칙의 엄격한 실천과 이에 수반되는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모든 노력의 기본이 돼야 할 것이다.
  • [사설] 동남권 신공항, 오직 경제논리로만 결정해야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 결과 발표가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가덕도 유치를 원하는 부산과 밀양 신공항 입지를 주장하는 대구·울산·경북·경남 등 5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그제 부산 서면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등 부산 출신 정치인과 시민 등 8000여명이 ‘신공항 유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 지역 정치인들이 대구 등에 비해 더 강경한 것은 지난달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이 훼손돼 가덕도가 불리하다는 분위기를 감지한 탓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입지 선정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기준 등 일체의 권한을 외국 용역기관인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에 맡긴 상태다. 신공항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6년부터 검토됐으나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1년 백지화됐다. 국토연구원의 경제성 조사 결과 가덕도와 밀양 모두 1.0에 미달한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금처럼 첨예한 지역 갈등을 봉합할 묘책이 없다는 현실론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신공항은 2012년 대선 때 지역 이슈로 다시 등장했고,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재추진됐다. 항공수요 조사 결과 최근 2년 동안 승객이 폭증한 김해공항이 2023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조사되는 등 향후 수요 등을 고려해 신공항 재추진의 당위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난제는 신공항이 들어설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 해소다. 부산과 대구·울산·경북·경남 간 줄다리기뿐만 아니라 경남도 내에서도 김해시와 밀양시가 반목을 하는 등 지역 이익을 앞세운 핌피(PIMFY) 현상이 극심하다. 경제성과 입지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도 문제다. 가덕도는 김해공항과 연계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밀양은 대구나 울산 등 인근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1시간 이내라는 장점이 있다. 가덕도는 인근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밀양은 환경 파괴와 주민들에 대한 소음 피해의 단점을 안고 있다. 밀양의 또 다른 단점은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등을 폐쇄하는 조건이다. 김해공항을 그대로 두면 밀양 신공항은 양양공항이나 청주공항과 같은 운명을 맞을 수도 있다. 부산시가 크게 반발하는 데는 가덕 신공항을 유치하려다 김해공항마저 뺏기게 생겼다는 불안 심리가 깔려 있다. 김해공항을 폐쇄하지 않으면 대구공항과 울산공항을 밀양으로 이전하는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김해공항 확장과 공항 내 공군기지 이전을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용역 결과를 백지화하고 대안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추진된 국책 사업들이 실패한 것은 효율성과 경제성보다는 정치논리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이전이나 새만금간척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동남아 신공항 부지 선정에서만큼은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오직 효율성과 경제논리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는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 빚더미 국가서 ‘세계 큰손’으로 환골탈태

    파리클럽 가입은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달러 빚에 허덕였던 우리나라가 19년 만에 대외채권을 많이 가진 ‘큰손’ 모임의 일원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외국에 빌려준 돈(대외채권)에서 빌려온 돈(대외채무)을 뺀 대외순채권은 1997년 마이너스 637억 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3222억 달러(약 380조원)로 불어났다. 정부는 2008년 이후 대외채권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흥국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 파리클럽 가입을 검토해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파리클럽을 이끄는 프랑스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국제금융체제 실무회의 공동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한국에 정회원국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파리클럽 정회원국이 되면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채무국의 부채 탕감이나 상환 유예 등을 논의할 때 우리 정부의 입장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파리클럽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채무국 경제 동향과 전망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파리클럽은 1956년 파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채무 재조정 회의에서 유래했다. 60년간 90개 채무국과 433건의 공적채무 재조정 협상을 이끌어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OECD 회원국 위주의 20개 국가가 정회원국이며 9개 국제기구가 옵서버로 참여한다. 한국은 1998년부터 특별참여국으로 파리클럽이 초청한 협상에만 간헐적으로 참여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성장에 밀려 쫓겨난 그들… 약탈적 자본주의의 민낯

    성장에 밀려 쫓겨난 그들… 약탈적 자본주의의 민낯

    축출 자본주의/사스키아 사센 지음/박슬라 옮김/글항아리/332쪽/1만 8000원 자본주의는 성장의 신화에 사로잡혀 사람들을 자본주의 밖으로 축출한다? 세계적 석학인 미국의 도시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이 신간 ‘축출 자본주의’를 통해 조명하는 ‘약탈적 자본주의’의 실체다. 그의 이론인 ‘세계도시론’이 금융자본과 초국적 기업의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제 질서를 지배하고, 세계도시 내부에서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을 예측했다면 이번 책은 생생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자본주의의 축출 행태를 입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축출 자본주의란 무엇일까.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1980년대 이후 체제에 포섭되지 않는 이들을 쫓아내고 몰아내는 ‘약탈적 동력’에 의해 유지되는 자본주의를 가리킨다. 이른바 ‘자본의 기획된 퇴출’이다. 인간을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가 소외를 낳는다는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사센은 한발 더 나아가 오늘날 자본주의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노동자 및 소비자로서의 가치를 잃고 사회적으로 배제되며 궁핍해지는 극단적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축출이 지탱하는 세계경제는 ‘이상 징후’를 보이는 사람과 기업, 그리고 장소를 주요 질서로부터 퇴출시키고 있다. 그리스의 국가 구조조정을 보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유럽중앙은행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의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2013년 1월 밝혔다. 하지만 그 회복세가 그리스 노동인구의 3분의1을 퇴출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취약한 노동인구를 경제에서 배제시킴으로써 경제가 회복됐다고, 체제에는 이상이 없다고,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게 바로 오늘날의 자본주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의 포착 지점은 바로 이러한 현상이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지배 계층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의 ‘약탈적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데 있다. 거대한 부의 극단적 편중 현상은 후진국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퍼져 가는 글로벌한 현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상위 1%의 재산은 50% 증가했다.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세계 100대 부자들의 재산은 2400억 달러가 늘었고, 이는 전 세계 빈곤을 네 번 퇴치할 수 있는 액수다. 다국적기업과 부유 계층에 대한 세금은 반대로 점점 줄고 있다. 문제는 부의 축적에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가 편중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센은 전 세계적인 불평등 심화 현상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벗게 하는 축출의 한 형태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감옥에 수감되는 인구의 증가는 자본주의의 축출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극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수감 인구는 600%나 증가해 230만명에 달한다. 그 배후에는 민영 교도소가 있다. 수익 창출을 위해 경범죄에도 가혹한 판결을 내리도록 사법 제도를 악용하고, 노인과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를 수감하는 등 ‘더 많은 죄수’를 ‘더 오랜 기간 가둬 놓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수감 인구의 폭증은 러시아(81만명), 중국(165만명)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민영 교도소는 서유럽뿐 아니라 호주와 이스라엘, 아시아 등 모든 대륙에서 보편적인 축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럽에서의 주택 압류 비율 증가도 전형적인 자본주의 축출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줄곧 성장해 왔는데도 많은 가구의 삶이 파괴되고, 노숙 인구는 빠르게 는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은 2011년 4200만명을 돌파했다. 선진국의 수감 인구 증가와 후진국의 난민 증가 현상, 가계 빚에 시달리며 집에서 쫓겨나는 선진국 중산층과 막대한 부채로 신자유주의적인 체제 개편을 압박받는 개도국 국민 등 사센은 둘 사이의 체제적 유사성을 지목하고 있다. 바로 축출은 국가와 이념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 역시 체제의 변두리가 중심 공간보다 더 넓은 국가가 되고 있다. 가계 부채 1200조원으로 상징되는 빚진 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결정권을 박탈당하고, 양극화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한국에선 이제 시대의 흐름으로 느껴질 정도로 ‘축출의 구조적 징후’는 농후해지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시론]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 경제가 패러다임 전환의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정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불평등의 심화가 더는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불평등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IMF의 최근 보고서 ‘아시아의 불평등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점유하면서, 조사 대상 22개국 중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에서 근로자 임금을 10년 사이에 2배 인상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10%로 낮추고,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70~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 수준으로 떨어뜨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IMF가 한국 불평등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적 고용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이제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자가 후자를 보장해준다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이런 불평등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근로자 경영참여이다. 투명하게 공개된 경영정보에 기초해 근로자 대표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 경영참여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더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근로자의 반발과 갈등은 비용을 초래하는데 반해 합의에 기초한 의사결정은 강한 추진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에 따르는 근로자의 ‘주인의식’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노사 모두에게 자유(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형식적인 고통전담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지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로써 한국경제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고 허울뿐인 한국 시장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정경일체’를 타파하는 기제로도 작동한다. 세월호 참사는 물론 조선·해운산업의 대량부실의 근저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감독의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법조계 고질병으로 지탄받는 ‘전관예우’가 이제는 정부 전반으로 확산됐다. 관료들은 퇴임 후 자리를 준비하고,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공기관과 기업은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총체적 부실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근로자 경영참여가 내부 통제장치로 필요해지는 이유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사는 악습인 ‘갑질’의 뿌리를 자르는 효과도 가져다줄 것이다. 노사 동반자 관계가 정립되는 것은 곧 노동의 가치, 인간의 존엄이 회복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실에서 근로자 경영참여가 노조로 조직된 정규직의 이기주의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 정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수준으로 높여서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적 차별이 없는 생산현장에서는 차별을 굳히려는 이기주의도 설 땅이 없을 것이다. 노사갈등이 심각한 한국경제에서 근로자 경영참여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부감 또한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과 배치되는 빌미이다.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 노사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가 바로 독일의 공동결정제와 같은 근로자 경영참여였다. 노사갈등의 대안을 순종적 근로자로 상정하지 않는다면 노사협력은 근로자 경영참여를 통하는 길밖에 없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한국경제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통해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발판이 될 것이다.
  •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 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왜 근로자 경영참여인가! 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경제가 패러다임 전환의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정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불평등의 심화가 더는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불평등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IMF의 최근 보고서 ‘아시아의 불평등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점유하면서, 조사 대상 22개국 중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에서 근로자 임금을 10년 사이에 2배 인상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10%로 낮추고,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70~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 수준으로 떨어뜨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IMF가 한국 불평등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적 고용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이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자가 후자를 보장해준다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이런 불평등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근로자 경영참여이다. 투명하게 공개된 경영정보에 기초해 근로자 대표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 경영참여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더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근로자의 반발과 갈등은 비용을 초래하는데 반해 합의에 기초한 의사결정은 강한 추진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에 따르는 근로자의 ‘주인의식’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노사 모두에게 자유(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형식적인 고통전담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지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로써 한국경제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고 허울뿐인 한국 시장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정경일체’를 타파하는 기제로도 작동한다. 세월호 참사는 물론 조선해운산업의 대량부실의 근저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감독의 부실이 자리 잡고 있다. 법조계 고질병으로 지탄받는 ‘전관예우’가 이제는 정부 전반으로 확산됐다. 관료들은 퇴임 후 자리를 준비하고, 정부 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공기관과 기업은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총체적 부실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근로자 경영참여가 내부 통제장치로 필요해지는 이유이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사는 악습인 ‘갑질’의 뿌리를 자르는 효과도 가져다줄 것이다. 노사 동반자 관계가 정립되는 것은 곧 노동의 가치, 인간의 존엄이 회복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실에서 근로자 경영참여가 노조로 조직된 정규직의 이기주의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 정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수준으로 높여서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적 차별이 없는 생산현장에서는 차별을 굳히려는 이기주의도 설 땅이 없을 것이다. 노사갈등이 심각한 한국경제에서 근로자 경영참여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부감 또한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과 배치되는 빌미이다.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 노사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가 바로 독일의 공동결정제와 같은 근로자 경영참여였다. 노사갈등의 대안을 순종적 근로자로 상정하지 않는다면 노사협력은 근로자 경영참여를 통하는 길밖에 없다. 근로자 경영참여는 한국경제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통해 재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발판이 될 것이다.
  • 6조 붓고도 STX조선 법정관리…‘패거리 자본주의’가 참사 불렀다

    6조 붓고도 STX조선 법정관리…‘패거리 자본주의’가 참사 불렀다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 설립 15년 만이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속에 6조원 가까운 돈을 수혈받았지만 끝내 회생 문턱을 넘지 못했다. ‘회생’과 ‘청산’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 됐다. 구조조정 실패를 두고 책임 공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치권·채권단 사이의 뿌리 깊은 ‘패거리 자본주의’를 끊지 않는 이상 제2, 제3의 STX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을 결정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38개월 만에 손을 든 셈이다. 산은 측은 “STX조선 재실사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각해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자금을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지금의 수주 잔량을 내년까지 정상적으로 인도하더라도 부족자금이 7000억~1조 2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TX는 올 들어 신규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 ‘수주 절벽’이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실상 ‘사망선고’(청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STX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조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은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1조 3200억원, 수출입은행 1조 2200억원 순이다. 법정관리에 따른 국내 은행의 추가 손실은 2조여원 수준으로 산은은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STX를 침몰시킨 가장 큰 파도는 조선업 불황과 저가 수주다. 하지만 금융당국, 정치권, 채권단 책임론도 거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2013년부터 정부와 산은을 향해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밑그림을 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지만 응답 없는 메아리였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는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 탓도 있지만 ‘지역경제 붕괴와 실업난’을 앞세운 부산·경남 국회의원들의 압박 탓도 컸다. 당시 정치권은 채권단에 STX조선 회사채 약 2조원까지 떠안으라고 했다. 채권단 사이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된 구조조정이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산은은 자행 출신을 STX조선 등에 내려보내기 급급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인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임원은 “홍 전 회장이 금융 현장을 잘 모르는 낙하산이다 보니 임기 내내 STX에 휘둘렸다”고 비판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는 “외환위기 때 IMF가 ‘한국은 시장 자본주의가 아니라 패거리 자본주의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다’고 경고했는데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일갈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금이라도 대통령 직속으로 관계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딜레마에 빠진 고3’, 시대가 변해도 한결 같은 학습 성공원칙은?

    ‘딜레마에 빠진 고3’, 시대가 변해도 한결 같은 학습 성공원칙은?

    고3이 된 학생들 중에서 공부의 양은 늘었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쳐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학습의 기본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의 기본으로는 개념 확립을 꼽을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개념확립이 상승하는 시기는 개념 체득 후 응용이 가능한 2학기부터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학기부터가 마지막 승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눈 앞의 성과가 적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학습법을 꾸준히 실천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가 변해도 학습 성공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역사와 과거 그리고 현재를 통해 보는 성공원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자는 ‘복습과 개념 점검’을 매우 중요시 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개념일지라도 자만함을 경계하며 항상 돌아보고 개념을 꼼꼼히 반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1997년 빠른 성장만을 기대하며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기초를 단단히 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하루 아침에 IMF외환위기 국가부도를 맞게 됐다. 이는 목표를 달성해야 할 고3에게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촉박한 시험일정에 자신의 부실한 개념을 확인하지 못 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시아 1위 전자상거래업체를 창업한 마윈 회장은 명확한 목표를 수립해 성공을 이룬 인물이다. 그는 언제나 성공강연을 통해 지킬 수 없는 ‘큰 목표’ 보다는 성공의 조건을 다 잡는 ‘작은 목표’를 수립하고 일상부터 개선하기를 강조했다. 이처럼 효과적인 학습은 개념을 잘 수립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성취 가능한 목표로 나아갈 때 완성될 수 있다. 개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취약 과목을 위주로 국어과외, 수능영어과외, 수학과외 등 전문적인 도움 받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수도권 1:1 방문 고3수능과외 전문 ‘에듀닥터’는 시간이 부족한 고3 학생들을 위한 최적의 사이클 16주 과정으로 수험생들이 기본 개념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철저한 교사 선발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문과외교사들의 고등수학과외 등을 진행하며 수능의 개념과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화에 지쳤다… 신고립주의 지구촌을 흔들다

    세계화에 지쳤다… 신고립주의 지구촌을 흔들다

    “미국은 더이상 ‘세계 경찰’이 아니다.” “유럽 통합은 ‘히틀러의 망령’이다.” 요즘 국제 정치 무대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주장들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성숙한 시민 사회’를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미국의 유권자들이 이런 주장들에 동조하고 있다. 무슬림 난민이나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끌어안지 않는 반(反)이민 정서에 편승해 자국의 배타적 이익과 안보만을 추구하는 고립주의가 다시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이런 신(新)고립주의 경향이 일부 국가에서는 극우주의와 결합하고 있다. 신고립주의는 개방주의나 세계화에 대해 딴지를 거는 일부의 목소리 차원을 넘어 동조 세력이 커지면서 주류화하고 있다. 신고립주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대표 주자는 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차기 영국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로, 미국이 힘을 잃고 쇠락하고 있다며 다시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 외교정책 구상을 밝히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나라와의 관계보다 자국의 안보와 이익만 중시하겠다는, 고립주의적 태도가 주를 이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앞장선 존슨 전 시장은 지난 15일 “EU가 히틀러와는 다른 방법으로 유럽 통합이라는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인 70% “차기 대통령 국내 정책 집중해야”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의 신고립주의는 밀려오는 이민자들과 테러 위협 등에 불안한 미국인들의 속내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일자리가 줄고 만성적 재정 적자·부채에 시달리면서 다른 나라를 지원하거나 전쟁에 개입하기보다는 국내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인의 57%가 미국은 자국 문제에 신경 쓰고 다른 나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1%는 미국이 너무 과도하게 대외 개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가 차기 대통령이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국내 정책을 꼽은 반면, 대외정책을 꼽은 이들은 17%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49%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을 통한 대외 경제 개입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앞장서서 퍼트린 세계화가 중하류 계층의 소득과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신고립주의 기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출범한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사태를 막기 위한 공습을 주저했고,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응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편입 등 대외 문제 해결에 앞장서지 않았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4월 발표한 ‘오바마 독트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교수는 “오바마는 미국이 힘을 사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는 주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佛 국민전선 “내년 대선 승리땐 ‘프렉시트’ 투표”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이 신고립주의 기치를 내걸고 설친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48·여)이 이끄는 ‘국민전선’이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독일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당당히 제3당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공개적으로 난민 혐오를 외쳐 온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1위를 기록해 결선 투표를 치른다. 스위스에서는 국민당이 제1당으로, 덴마크에서도 덴마크국민당이 제2당으로 올라서면서 이민 반대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이 자국 보호를 위해 (난민에) 가혹해지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곳곳에서 득세하면서 반세기 넘게 진행돼 온 개방주의 세계화 흐름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내년 대통령 선거(4월 23일)에서 승리하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열겠다고 밝혀 큰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국민전선은 프랑스 실업률 상승과 파리 테러 원인을 무슬림과 난민 유입 등 외부 탓으로 돌려 지지세를 넓혀 왔다. 이번에는 영국의 브렉시트 분위기를 활용해 프렉시트 이슈도 띄워 대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국민전선이 얻고 있는 인기를 감안하면 앞으로 프렉시트 논의도 영국에서처럼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전선은 지난해 12월 열린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1위에 올라 ‘극우돌풍’을 일으켰다. 국민전선을 창설한 장마리 르펜(88)은 난민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 프랑스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문제적 인물’로, 이민자에 대한 막말로 인기를 얻고 있는 트럼프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장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은 2011년부터 국민전선 대표를 맡고 있으며 내년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 3월 치러진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등 3개 주 지방선거에서 집권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CDU)과 사민당(SPD)이 모두 참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그 대신 반유로, 반난민을 기치로 한 AfD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을 부추겨 승리했다. 지난해만 해도 11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독일로 밀려들었지만 현 정부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선거에 반영됐다. 창당한 지 3년밖에 안 된 AfD가 기성 정당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독일 정계의 풍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년 독일 총선에서 AfD는 연방의회 입성도 확실시되고 있다. AfD는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강령도 채택했다.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반대하고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도 금지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유럽 정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다원주의를 근본부터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AfD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난민을 반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3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2일 무소속 알렉산더 반데어벨렌 후보와 결선 투표를 치른다. 하인즈크리스티앙 스트라체 자유당 대표는 “이번 대선 개표 결과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자축하면서 “기존 정치에 대한 대다수 유권자의 불만을 그대로 보여 줬다”고 자평했다. 현 정권이 세금과 연금, 교육, 실업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세계화 피로감에 대중 분노… 패자들 돌아봐야” 그렇다면 정치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조차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기반한 고립주의 정치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은 “반세기 가까이 지구촌을 지배해 온 세계화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대중의 반발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자유로운 무역과 이동을 추구하는 세계화가 세계 전체에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일부 도태되는 업종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긴 하겠지만 세계화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세계화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 대해 사회가 적절한 관심과 보상을 제공하지 않다 보니 결국 이들의 분노가 막말로 사회 통합을 해치는 극우 정당들을 키우는 자양분이 됐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유무역은 반드시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낸다는 게 문제”라면서 “우리는 아직까지도 패자를 적절히 돌볼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BBC는 “특히 유럽에서는 난민 위기와 잇따른 테러 등이 국가 정체성에 대한 불만도 키웠다”고 설명했다. 유럽 전역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밀려 들어왔고, 지난해 파리 테러와 지난 3월 브뤼셀 공항 테러 등이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다른 나라 사람보다는) 우리가 먼저’라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것이 극우 정당의 고립주의 정책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野 “노동개혁, 합의가 최우선”… 朴 “시간 끌기엔 청년들 고통”

    野 “노동개혁, 합의가 최우선”… 朴 “시간 끌기엔 청년들 고통”

    여·야·청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단의 회동에서 다양한 의제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회동 후 각 당이 개별적으로 언론에 밝힌 대화 내용을 한데 묶어 의제별로 재구성했다. ① 여·야·청 소통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서 국정 운영 방식을 소통형으로 변화시키고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달라. 대통령이 강력히 반대하면 여당의 자율성이 사라지는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자. -박근혜 대통령: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옛 속담이 있다. 다양한 소통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서로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면 만족스러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분기별 1회 정례적으로 대통령과 3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하면 좋겠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형식을 가리지 말고 다양하게 의견을 개진해 주면 참고해서 국정에 꼭 반영하겠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대통령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국민들이 기뻐할 소식이다. 사실 지금까지 대통령이 소통하지 않는다고 제가 가장 많이 비난을 했다. 국민의당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조건적인 반대나 국정수행 발목 잡기는 하지 않겠다. 대통령도 국회와 야당을 동반적 관계로 인식해 달라. ② 북핵 대응 및 남북 관계 -박 원내대표: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창조경제와 신산업성장동력을 북한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려면 선제적으로 대화를 제의할 필요성도 있다. -박 대통령:북한이 계속 핵을 보유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아주 엄중한 상황이다. ‘이번만은 안 된다’는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남북 대화를 하려다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하게 돼 결국 북한에 시간 벌기만 허용하게 된다. 그 결과 핵개발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 원내대표:야권도 공조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박 대통령:야권과 정보 공유를 위해 노력하겠다. ③ 노동 개혁 및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박 원내대표:노동개혁법 개정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노동개혁은 노사합의가 최우선이다. 일방적인 추진은 성공하지 못한다. 성과연봉제는 노사정이 합의한 대로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추진해야 한다. 노사 간 합의가 없는 일방적, 불법적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시정돼야 한다. -박 대통령:우선 노동개혁은 해야 한다. 파견법을 처리해야 9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중소기업에서 숙련된 인력을 충당하게 해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노사가 잘 협의하면 좋은데 시간을 끌기에는 청년들의 사정이 너무 급하다. 그리고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만 민간으로도 전파된다. 지금도 공정한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성과연봉제 강요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불법적 행태나 인권유린 문제가 심각하다. 제도의 취지가 좋아도 무리하게 추진하면 정책의 정당성을 상실할 수 있다. ④ 기업 구조조정 -우 원내대표:조선해운 산업이 상당히 어렵다. -박 원내대표: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공감한다. 다른 분야의 구조조정 필요성도 곧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 공적자금, 양적완화도 결국은 국민 세금이다. IMF 외환위기의 극복은 국민의 고통 분담, 노동자의 협조, 국회 및 정치권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대통령께서 경제정책 실패를 사과하고 경제 위기를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과 노동계가 고통을 분담하도록 설득하면 국민의당도, 국회도 협조할 것이다. -박 대통령:현재 정부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경제기관 간 긴밀하게 합의해 좋은 안이 도출될 것이다. ⑤ 일자리 창출 등 민생 현안 -우 원내대표: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소방, 경찰,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부문 일자리를 늘리자. -박 대통령:청년 일자리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산업을 일으켜 빨리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서 최소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⑥ 누리과정 예산 -박 원내대표:누리과정 예산은 올해 정부 예비비로 긴급 지원하고, 내년부터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 해마다 보육 대란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의 공약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정부 예비비를 지원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이 함께 분담하도록 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전액 지원해 보육 대란을 끝내야 한다. -박 대통령:2012년에 도입할 때 법령으로 여야 간 합의를 본 사항이다. 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하기로 했고, 당시 각 지역 교육감들도 환영했다. 지금 시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매년 잘못되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정말 힘들어진다. 예측 가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문제도 국회에서 여야가 잘 협의해 달라. ⑦ 세월호특별법 개정 -박 원내대표: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고 선체 인양 등 사후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단원고 학생 제적 처리 문제 철회 방침은 (경기도교육청이) 잘못을 인정해 다행이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후 조사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활동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안효대 의원에게서 보고를 받았는데, 19대 국회에서는 세월호특별법 개정 문제를 야당도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문제는 일단락 난 것으로 안다. -박 대통령:조사 기간이 끝나도 인양을 예정대로 하고, 그 이후에라도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원을 한다. 세월호특별법 개정 문제는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문제이고 찬반 여론도 감안해야 한다. 국회에서 잘 협의해 처리해주면 좋겠다. ⑧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박 원내대표: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안방 세월호 사건’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옥시 영국 본사 소송 지원, 피해자 생활비 지원 등 선도적 대책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가습기 살균제는 2001년부터 제조가 시작됐고 2006년부터 원인 불명의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조사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안 나왔고 2011년 원인이 밝혀졌다. 현재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필요하면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국회에서 잘 논의해 달라. ⑨ 어버이연합 정부 지원 의혹 -박 원내대표:어버이연합에 대한 정부 지원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돼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혹이 사실과 다르다. 청와대가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보고받았다. 만약 불미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법대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10 낙하산 인사 문제 -박 원내대표:정피아와 관피아를 타파해야 한다. 총선 후 대대적인 낙하산 인사가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1호 법안인 ‘낙하산 방지법’을 통과시킬 것이다. -박 대통령:정부의 인사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촘촘하다. 전문성, 능력, 도덕성 등을 꼼꼼하게 검증한다. 검증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정치권 인사가 오는 것을 법으로 원천 봉쇄하려 하는데, 정치권에도 인재가 많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능력이 있는 인재들을 기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막혀 버릴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 11 정운호 법조 로비 의혹 -박 원내대표:정운호 비리, 전관예우에 대해 국민의 안타까움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박 대통령: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해 비리를 다 파헤치겠다고 하니까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12 5·18 기념곡 지정 -우 원내대표:‘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을 거듭 주문한다. -박 원내대표:대통령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결단을 내려 달라. 국민들은 사회 통합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것이다. -박 대통령: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엄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5·18 정신은 국민 통합인데, 국론 분열로 이어지면 안 된다.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 좋은 방안을 찾아볼 수 있도록 보훈처에 지시를 하겠다. -박 원내대표:저희는 기대를 하고 왔다. 선물을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 13 백남기 농민 사태 -우 원내대표:농민 백남기씨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계시다. 특별히 대책을 강구해 달라. -박 대통령:….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산은·수은, 인력감축 ‘칼바람’ 부나

    산은·수은, 인력감축 ‘칼바람’ 부나

    1차 자구안 퇴짜맞은 국책은행 ‘희망퇴직’ 등 포함여부 저울질 기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국책은행의 부실 경영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연일 고강도 자구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구조조정 실탄을 지원받고 싶으면 먼저 성과연봉제 도입과 비용 감축, 임금 반납 등 자구 노력을 보이라는 주문이다. 일각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이후 처음으로 국책은행의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산은과 수은에 이달 말까지 고강도 쇄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4일 두 국책은행은 각각 1차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자회사 매각 등은 자구안에서 제외하고 국민이 이해할 만한 자체 자구안을 만들라는 원칙은 있었지만 당국이 구체안을 던져 주지는 않았다”면서 “알아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제출하라는 식인데 솔직히 이런 지침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산은과 수은이 준비한 자구안은 각각 고위임원 임금 일부 반납과 임직원 내년 임금 동결, 성과연봉제 도입, 비상상황에 준하는 비용 절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은 여기에 인력 구조조정을 넣을지 말지 여부다. 산은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만으로도 강한 내부 반발이 나오는 판에 희망퇴직 같은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면 민감한 노조를 더 자극해 본전(성과연봉제)도 못 찾을 수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자구안에 인력 구조조정이 포함되면 IMF 구제금융 이후 처음 단행되는 감원이다. 산은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525명이던 직원 수를 4분의1 이상(547명) 줄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인원과 조직을 늘려 왔다. 지난해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면서는 직원을 단 한 명도 줄이지 않고 그대로 흡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임직원 수는 3258명으로 통합 이전(2013년 기준)보다 529명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정부에서 긴급 현물 출자를 받은 수은도 2011년 702명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951명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국책은행들은 구조조정 무풍지대였다”면서 “기업 부실을 키운 국책은행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단독] 예보 “금융위기 상황 때 한은서 융자 받을 수 있게 해 달라”

    금융위기 대비 관련법 정비 건의 예금보험공사가 한국은행에 “금융위기 상황 시 실탄을 빌려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와 여당 역시 한은에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최근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는 터라 한은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3월 “한은의 예보 대출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한은법에 명문화가 안 돼 있어 위기 대응이 어렵다”고 해석을 요청했다. 즉 예보 기금이 부족하면 돈을 빌려 와야 하는데 예보법에는 ‘한은 차입이 가능하다’고 규정된 반면, 한은법에는 ‘한은은 은행 등 금융기관 외에 법인·개인과는 예금 또는 대출 거래를 할 수 없다’고 기재돼 있어 혼선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허둥대지 않고 신속한 한은 차입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자는 게 예보의 주장이다. 예보는 금융사에서 보험료를 받는 대신 금융기관이 파산해 고객들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사고가 나기 전 ‘방화수’(자금)가 넉넉한지, 부족할 땐 어디서 빌려와야 하는지 확실히 해두자는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등 금융권 부담이 가중된 상황인 만큼 예보가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부실 금융회사가 터져나오는 만일의 위기 상황에 대비해 비상자금조달 체계를 사전에 준비해 놓는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통상 예보 기금이 부족하면 예보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정부, 한은, 금융회사 등에서 차입하거나 ▲정부 출연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시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데다 국회 동의 등 채권 발행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금융회사 차입의 경우 가뜩이나 돈이 말라 있는데 예보까지 돈을 빼가면 기업 신용경색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예보는 한은 차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예보 측은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월 ‘예보가 위기 시 금융기관에 신속히 예금을 지급하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과의 재원 조달 약정을 포함해 보완적 수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면서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 혈세 투입 없이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그리스 증세·연금 삭감안 통과… 또 혼돈

    그리스 증세·연금 삭감안 통과… 또 혼돈

    그의 눈빛은 희멀겋게 변해 있었다. 맥이 풀린 듯 하염없이 허공을 바라봤다. 탁자 위에 놓인 빈 유리잔은 바닥을 드러낸 재정을 상징하는 듯했다. 9일 새벽(현지시간) 그리스 의회에서 3차 구제금융 개시 조건인 세제 및 연금 개혁안이 진통 끝에 통과되자 알렉스 치프라스 총리는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로써 그리스 재정·금융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주변국의 우려는 불식됐지만 6년간 긴축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국민의 불만은 다시 폭발했다. 그리스 전역이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아테네 의회 밖에서도 시민 약 2만명이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충돌했다. 노동자들은 사흘 연속 파업을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해 1월 “긴축 반대”를 외치며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구제금융을 위해 같은 해 7월 채권단에 무릎을 꿇은 뒤 이날 채권단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추가 긴축안을 확정했다.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지도자로서 공약과 다른 판단을 한 셈이다. 이날 표결에선 연립정부를 이룬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독립그리스인당(ANEL) 소속 의원 153명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야당 소속 의원 147명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개혁안에는 연금 지급액 삭감과 연금펀드 통폐합, 개인 분담금 증가, 중상층 증세 등이 담겼다. 긴축안 통과 직후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논의를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의 3차 구제 금융 규모는 860억 유로(약 114조 3447억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덕후 아재 혹은 20세기 소년 “장난감은 늘 장난이 아니었다”

    덕후 아재 혹은 20세기 소년 “장난감은 늘 장난이 아니었다”

    그는 묘하게도 우리를 1970년대 과거의 풍경 속으로 이끈다. 그의 개인 박물관이자 개인 수집사가 담긴 ‘조립식 플라모델’(플라스틱+모델)이 쌓여 있는 장난감 전시관 ‘뽈랄라수집관’을 보면 그렇다. 1966년생 장난감 연구가 현태준(50)씨 얘기다. 1970년대 초반 장난감은 비싸고 귀한 것이었다. 10원짜리 딱지나 구슬, 종이인형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난생처음 보는 물건이 문방구에 등장하며 ‘20세기 소년들’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 바로 조립식 플라모델. 상자 안의 부품을 설명서에 나온 대로 맞추다 보면 사진으로만 봤던 탱크와 비행기가 내 손 안에서 탄생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경이인가. ●국산 장난감 15만여점 수집…5만여점 전시중 만화가이기도 한 그가 수집한 국산 장난감 규모는 15만여점. 뽈랄라수집관에 5만여점이 전시돼 있고, 자택이 있는 서울 연희동의 은밀한 창고에 10만여점의 잡동사니 완구들이 보관돼 있다. ‘덕후(특정 분야에 심취한 사람) 1세대’이자 국내 덕후의 원조 격인 그는 이른바 ‘덕밍아웃’(자신이 덕후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하지 않았다. 자신을 덕후보다는 ‘서민생활 연구자’ 혹은 ‘플라모델 컬렉터(수집가)’로 부른다. 하지만 현씨의 장난감에 대한 열정은 덕후보다 더 뜨거우면 뜨겁지 덜하지 않다. “1998년 외환위기(IMF) 와중에 편집 디자인 일이 끊기자 그 길로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3년간 전국을 돌며 사모았지요.” 당시만 해도 몇 만원을 들고 가면 한 박스씩 장난감을 모을 수 있었다. 문방구마다 버리지 못해 쌓아 둔 재고가 산더미 같았다. 만화가로 일러스트를 그리고, 여행책 작가로 이름을 날려 돈도 꽤 벌었지만 장난감 수집에만 강북 아파트 30평(약 99㎡) 한 채 값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한테 늘 ‘눈총’을 받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플라모델史 집대성 ‘소년생활대백과’ 펴내 여전히 20세기 소년에 머물러 있는 현씨는 최근 국내 플라모델의 역사를 정리한 책 ‘소년생활대백과’(휴머니스트)를 냈다. 전작인 ‘뽈랄라 대행진’(2001)과 ‘아저씨의 장난감 일기’(2002)에 이어 그가 수집·보존해 온 장난감을 집대성한 3부작에 해당한다. 장난감을 분류하는 등 집필 준비 기간만 10년이 걸렸고, 600쪽 분량의 원고는 3년 만에 겨우 마쳤다. 책 한 권을 펴내는 데 13년의 ‘덕질 내공’이 녹아 있는 셈이다. 왜 장난감일까. 짜장면 한 그릇이 30원이던 시절 100~1000원 하던 조립식 플라모델은 그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군것질을 참으며 장난감에 빠졌다. 명동의 코스모스 백화점에 있던 전문 플라모델 가게에 전시된 탱크와 전투기, 자동차 모형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죄악시됐던 장난감, 과학 교재 둔갑하기도 “우리 세대의 놀이문화는 황무지나 다름없었어요. 노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지만 대놓고 놀 수 없는 세대였죠. 장난감도 죄악시됐고, 그러다 보니 플라모델을 과학 교재로 둔갑시켜 팔았어요. 지능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부모들을 설득했죠. 그런 점에서 우리는 참 위선적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가 진단하는 ‘20세기 소년들’은 나이 먹어서 이상해졌다고 한다. “맨날 대의명분 찾지만 밤에는 음지에서 이상하게 놀고, 거짓말도 잘하는 두 얼굴을 가진 세대예요. 그렇지 않아요? 흐흐.” 영세했지만 꾸준히 소년들의 사랑을 받았던 국내 모형 업계는 1988년 올림픽 개최국이 되면서 세계저작권협약에 가입한 후 막을 내리게 된다. 그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국내 플라모델은 지금도 거의 다 일본제나 중국제 등 수입품이에요. 1970년대부터 외국 것을 카피하는 게 주가 되다 보니 우리 자체만의 콘텐츠 발전이 없었고, 국제적으로 저작권법에 걸리게 돼 복제를 더이상 할 수 없게 되니 망한 것이지요. 그 와중에 만화도 불량 문화로 인식되다 보니 만화 산업도 뒤처지게 된 거예요.” 덕후로서 현씨의 인생 모토는 수집관 이름과 같은 ‘뽈랄라’다. “오늘도 난 구질구질하지만 ‘뽈랄라’ 인생만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70~80년대 청소년 性문화 다룬 웹툰도 준비 ‘뽈랄라’는 ‘뽀(포)르노’와 ‘랄랄라’를 합성해 그가 만든 용어다. 1970~80년대 포르노(야동)가 귀했던 시절, 그 야동을 찾아 떠날 때의 즐겁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말고 인생을 즐기자는 삶의 지침이다. 그는 최근 1970~80년대 중고교생의 성과 놀이문화를 다룬 ‘19금의 사생활’을 탈고했다. 곧 웹툰 연재도 시작할 예정이다. 현씨는 “저처럼 전 세계의 구질구질한 아저씨들에 대한 얘기도 쓰고 싶은데 출판사에서 받아줄지 모르겠다”며 “우리나라 99% 서민들의 생활을 미시적으로 조명하는 책들을 연작으로 써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현태준은 B급 감수성으로 발랄하면서도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창작해 온 만화가이자 전방위 예술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종이 장난감과 액세서리 등을 개발하는 ‘신식공작실’을 만들었다. 서울예술대학 등에 시간강사로 출강했고, 지금은 책을 기획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린다. 그동안 모아 온 15만여점의 장난감으로 할 수 있는 재미난 일에 골몰하고 있다.
  • [구조조정 Q&A] IMF·금융위기 때와 다른점

    은행·기업들 절박감도 없어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 여건 못 돼 정치 쟁점화로 협의도 쉽지 않아 총선 직후 구조조정 이슈가 전면에 부상하자 우리나라 경제 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며 나섰다. 국내 공무원 가운데 구조조정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는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팔을 걷어붙이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과 금융권 등에서 “구조조정이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왜일까. 2016년 구조조정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어떻게 다르고, 왜 더 풀기 어려운지 문답으로 짚어 봤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금은 크게 무엇이 달라졌나. -외환위기 때는 전방위적으로 기업이 어려웠다. 문 닫은 금융기관도 속출했다. 그래서 “위급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예가 ‘금 모으기 운동’이다. 국가 부채를 갚겠다고 국민들이 갖고 있던 금을 자발적으로 내놨다. 약 227t(21억 3000달러 상당)의 금이 모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땐 기업은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은행이 흔들렸다. 그래서 2009년에 정부가 나서 금융권에 돈을 수혈해 주려고 20조원 규모의 ‘은행권 자본확충 펀드’까지 조성했다. 그런데 현재는 은행도, 기업도 과거만큼의 비상 상황은 아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은 “과거의 절박감이 없다는 게 근본적인 차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또 채권단도 복잡해졌다. 예컨대 채권단 공동 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만 해도 은행이 쥔 채권은 절반이 채 되지 않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 외국인투자자를 포함한 비은행 채권자다. 과거처럼 은행 몇 곳만 의기투합해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을 할 여건이 못 된다. →세계 경기 상황이 달라진 것도 영향이 큰가. -그렇다. 과거에는 동남아 몇몇 국가와 우리나라만 위기였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서 물건이 안 팔리는 등 영향을 받는다. 바꿔 말하면 돈을 쏟아부어도 회생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해운이나 조선업만 봐도 부채가 있든 없든 업황 부진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 올 들어 조선 3사 중 현대중공업 계열만이 총 5척을 수주했을 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황 회복 여부를 봐 가며 구조조정 폭을 정해야 하는 만큼 상황이 복잡하다. →재원 조달 협의가 더 어려워졌나. -단순하게 말하면 과거엔 정부의 힘이 더 셌다. 지금은 국회의 입김이 강하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의사 결정 속도는 느려지고 절차가 많아진다. 거기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환경이다. 야권에선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재정을 동원하는 방안을, 여권에선 ‘한국형 양적완화’로 대변되는 국책은행을 통한 출자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협의가 쉽지 않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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