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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와 국제 에너지 산업 개편, 1997년 외환위기

    유럽의 전기가격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첨단 유리온실을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정부의 지원으로 설치한 지열시스템이었다. 지열시스템을 도입하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료가 비싼 유럽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는 것은 개별 농가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국내 원예농가의 에너지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를 상상해 보았다. 저렴한 농업용 난방유와 전기를 사용하여 겨울철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을 사용하는 한국의 농가들은 대부분 적자로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 즉 한국 농가 수익의 원천은 낮은 에너지 비용인 셈이다. 1997년 외환위기 전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 금융계는 잠시 좋은 시절을 맞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는 동안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외화를 차입하여 아시아채권의 고금리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우리 실력과 상관없이 외부환경 변화로 조성된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관치금융에 의존하는 허약한 체질, 금융권 부실을 우려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고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정치권의 갑론을박 속에 체질개선은 뒤로 미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편입된 금융시장은 더 이상 관치금융으로 통제되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외환위기에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은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기로 결정을 내릴 즈음 이웃나라 일본 교토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 교토의정서가 채택되었다 우리가 외부로부터 강제된 가혹한 구조조정을 시작할 무렵,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본격화된 셈이다. 그로부터 20년, 우리나라는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다. 1997년 안팎에 아시아 채권에 투자에 열을 올렸다가 외횐위기로 산업·금융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당한 한국은, 20여년 만에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석탄발전소 투자국가로 등극했다. 그리고 철강,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온실가스 배출이 크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불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참여하였다. 1990년대 초반 우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편입되었듯이 글로벌 기후변화 체계에 참여한 것이다. 요즘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하여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예사롭지 않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기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RE100,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기업을 필두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천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은 이제 재생에너지 공급이 보장된 국가에 클라우드 센터를 세우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회사로부의 부품조달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구매하려 한다. 윤리적 활동으로만 보이는 이러한 기업활동은 엄밀히 말하면 민간 차원에서 벌어지는 교역과 투자 장벽에 다름이 아니다. EU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고 유럽 국가들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영국정부는 화학비료 사용 농장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계획이다. 결국 한국의 간판 산업,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온실가스 규제가 느슨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프리 라이더, 한쪽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경제적 부담을 지는 동안,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가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국가와 산업에 대한 징벌적 무역-거래 장벽을 만들자는 주장은 이미 과거 수차례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론화된 바 있다. 20여년전 금융시장 체질개선을 놓고 그랬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다시 에너지 전환과 체질개선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랬듯이 어쩌면 우리 의지와 상관 없이 글로벌 시장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강요된 체질개선은 혹독한 구조조정 밖에 없다. 중국과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상황. 우리나라와 정반대로 중국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파리 기후 협약을 충실히 준수하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적어도 지금까지 미국은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왔다. 주요 산업국가 중 우리 편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 눌러앉아 우리나라의 농업과 산업이 현상유지라도 하기를 기약해야 할까? 아니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고 우리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글: 농업법인 성우대표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기후변화와 우리 산업에 드리워진 먹구름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기후변화와 우리 산업에 드리워진 먹구름

    유럽의 전기가격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첨단 유리온실을 방문했을 때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정부의 지원으로 설치한 지열 시스템이었다. 전기값이 비싼 유럽에서 지열 시스템을 도입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농가의 노력은 생존이 걸린 문제였을 것이다. 국내 원예 농가의 에너지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를 상상해 보았다. 저렴한 농업용 난방유와 전기를 사용해 겨울철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을 난방하는 우리나라 농가들은 대부분 적자로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1990년대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 금융계는 잠시 좋은 시절을 맞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는 동안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외화를 차입해 아시아 고금리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외부 환경에 기인한 호시절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관치금융에 의존하는 허약한 체질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정치권의 갑론을박 속에 체질 개선은 뒤로 미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편입된 금융시장은 더이상 관치금융으로 통제되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외환위기에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은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을 즈음 일본 교토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우리가 외부로부터 강제된 가혹한 구조조정을 시작할 무렵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본격화한 셈이다. 그로부터 20년. 우리나라는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됐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세를 이어 가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참여했다. 1990년대 초반 우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편입됐듯이 글로벌 기후변화 체계에 참여한 것이다. 요즘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들려오는 소식들이 예사롭지 않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RE100,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필두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천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회사로부의 부품 조달 방침을 천명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온실가스 규제가 느슨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프리 라이더, 한쪽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경제적 부담을 지는 동안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 가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국가와 산업에 대한 징벌적 무역, 거래 장벽을 만들자는 주장은 이미 과거 수차례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론화된 바 있다. 20여년 전 그랬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다시 체질 개선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여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랬듯이 글로벌 시장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지 모른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강요된 체질 개선은 혹독한 구조조정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정반대로 중국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파리기후협약을 충실히 준수하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적어도 지금까지 미국은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왔다. 주요 산업국가들 중 우리 편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 눌러앉아 우리나라의 농업과 산업이 현상 유지라도 하기를 기약해야 할까? 아니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고 우리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 [포토 다큐] 녹슬다니요, 매력이 ‘철철’…이 골목, 예술이네요

    [포토 다큐] 녹슬다니요, 매력이 ‘철철’…이 골목, 예술이네요

    삭막하고 낙후된 도심의 골목이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골목이다. 회색빛의 철물거리에 예술의 색이 칠해지면서 점차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영등포구 문래역 7번 출구를 나오면 철공소에서 쓰던 기계나 부품들로 만들어진 조형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녹이 슨 철물로 설치돼 있는 대형 불꽃 마스크 앞에는 거대한 망치가 대못을 뽑고 있다. 동네 지도는 볼트와 너트로 제작됐다. 여기부터 시작되는 골목이 바로 문래동 예술창작촌, 일명 ‘문래예술촌’이다. ●자본에 밀려난 옛 공장터,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1960~70년대 철강공장과 철제상이 밀집했던 공업단지였던 문래동. IMF 외환위기로 철강업체들은 급격히 줄었고, 값싼 중국산 부품에 밀려난 공장들은 서울 외곽으로 하나둘씩 빠져나갔다. 이후 철공소들이 이전한 빈자리를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홍대와 합정동 일대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온 예술인들의 새로운 작업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철공소들이 떠난 공간에 작업실이 들어서면서 철강소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래동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철공소 골목에는 예술가들의 화랑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고, 그들이 만든 세련된 감각의 벤치, 간판 등 설치미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버려진 철재를 재활용한 로봇부터 상상 속의 모습을 한 동물, 기린까지 철로 만든 입체 조형물이 가득하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오밀조밀 예쁜 벽화들이 마치 선물처럼 나타난다. 허물어질 듯한 담벼락과 낡은 문짝도 이곳에선 ‘작품’이 된다. 밀링머신으로 쇠를 깍고 있는 철공소 옆에는 주변을 꽃으로 장식한 카페가 있다. 마치 철공소 단지 안에 카페나 화랑을 흩뿌려놓은 듯한 풍경은 이 골목만의 특징이다.●뉴욕 뒷골목 같은 카페·음식점… ‘인싸’ 아지트로 골목은 1960년대 이후의 근대 역사가 축적된 느낌을 준다. 옛 추억에 젊은이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빈티지한 느낌과 함께 아날로그한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옛 공장을 개조한 다양한 가게들은 찾는 이의 발길이 이어진다. 50년 된 철공소를 리모델링한 작은 게스트하우스부터 70년이 넘은 공장 터에 들어선 수제 맥줏집까지 오래된 공간이 쓸모없는 것이 아닌 또 다른 ‘기회의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었다.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2’를 촬영하기도 한 이곳은 외국인들에게도 명성이 높다. 철공소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 음식인 ‘스테이크’ 식당을 운영하는 남광준씨는 “외국인들이 문래동 골목을 뉴욕 뒷거리 같다며 본토의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을 내고 간다”고 말했다.용접이나 쇠깎는 소리로만 가득하던 낮 시간이 지나고 어둠이 몰려오면 일대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으로 분위기가 180도 변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최선화씨는 “입소문을 타면서 퇴근길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철공소와 예술촌의 어색한 동거가 또 다른 매력으로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래동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이곳만의 독특한 색깔인 ‘철공소와 예술촌의 기묘한 공생’이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바라고 있다.●문래동 색깔 잃지 않도록 건물주·임차인 상생협약 영등포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문래동 건물주 및 임차인과 삼자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역상권 발전과 임차상인의 안정적인 영업환경 보장을 위해 적극 힘쓰겠다”고 전했다. 밀려나지 않은 오래된 철공소와 낮은 건물에 꼭 어울리는 예술촌. 완벽한 어울림은 아니지만, 문래동의 두 주인공은 현재 공존의 해법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문래예술촌만의 따뜻한 감성이 추운 겨울과 함께 깊어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일자리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조현석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일자리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조현석 산업부장

    고용 관련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고용률은 61.2%로 9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같은 달 실업자 수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 20대 후반 실업자 비중은 2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내년 한국의 실업률을 4.0%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2001년 이후 최고 실업률을 기록하게 된다.과거 정부에서도 고용 문제는 핵심 과제였지만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현상에 급급한 대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기업들도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3년 3만명, 5년 5만명 일자리 창출이라는 수사적인 고용 계획만 발표했을 뿐이다. 기업들의 고용 계획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흐지부지되기도 했고, 정책적인 지원이나 독려 등 정부의 역할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거 정부와 달라진 점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산업구조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 논란과 승차 공유(카풀) 서비스 논쟁에서 정부의 역할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멈춰 섰다. 고용 문제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반값 연봉과 복지를 결합한 고용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광주시가 노동계와 현대차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광주형 일자리는 ‘저효율·고비용’ 구조로 고착된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첫 실험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카카오 T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국회의 반대 속에 강행됐지만 향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 세계가 이미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스타트업들의 창업을 막는 규제들이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전 세계 카풀 시장이 2025년 2000억 달러(약 224조원)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전에도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있었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서비스가 무산됐다. 반면 전 세계 카풀 시장에서는 우버, 그랩, 디디추싱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공유차 시장의 규제 혁신이 지지부진한 사이,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과거 성공을 보장한 제품들이 더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처럼 과거 일자리 정책이 더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1962년 ‘과학기술의 구조’라는 책에서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처음 소개한 토머스 쿤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당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대안적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진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인 ‘홍남기호(號)’가 곧 출범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 1순위로 고용 창출을 들며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만큼 일자리에 대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전통 산업의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일자리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홍남기호의 ‘빅픽처’를 기대한다. hyun68@seoul.co.kr
  • 난 지금 위로가 필요해, 서점 가면 에세이를 집는다

    난 지금 위로가 필요해, 서점 가면 에세이를 집는다

    올해 출판시장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에세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교보문고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자사의 도서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10위권 내 에세이 책이 6종을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1위에는 그림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올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의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도서임에도 전 연령대에서 고른 사랑을 받았다. 교보문고 측은 “1997년 IMF 때는 대량 실직 사태에 놓인 ‘아버지’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어수선한 상황을 위로해 줄 ‘어머니’라는 존재에 주목한 반면, 2018년에는 상처받은 ‘나’를 직접적으로 위로해 주는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에세이 분야의 판매 권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9% 상승,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소설 분야는 전체 점유율 9.3%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이지만,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나란히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82년생 김지영’이 소설 시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등 스타 작가의 신작이 쏟아진 지난해에 비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이외 시장을 주도할 대형 신작이 적었던 점이 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소설 분야 내 일본 소설의 비중이 31.0%를 기록, 한국 소설(29.9%)을 앞지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베스트셀러들을 상위권에 밀어 올리는 여성 독자들의 힘도 눈에 띈다. ‘톱10’ 도서 모두 여성 독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출판 시장 전체에서도 60.5%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곰돌이 푸…’,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82년생 김지영’ 등은 80%에 육박하는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IMF 구제금융 21년… 양극화의 그늘

    IMF 구제금융 21년… 양극화의 그늘

    1997년 12월 3일은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며 혹독한 조건의 이행각서에 서명한 날이다. 21년이 지난 현재 국민의 희생으로 위기는 극복했고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 서민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3일 극심한 경기침체로 폐업이 속출해 을씨년스러운 인천 남동공단 내 상가를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GM 구조조정에 뿔난 트럼프… 수입차 ‘25% 치킨세’ 만지작

    韓·日·유럽 등 자동차 수출국 타격 전망 IMF총재 “무역전쟁 자멸적” 정면 비판 “中, 미국산 자동차 관세 과도” 보복 시사 미국의 자동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구조조정 불똥이 수입차를 겨냥한 관세 폭탄으로 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수입 소형트럭에 부과하는 일명 ‘치킨세’를 승용차 등으로 확대 적용하면 GM이 미국 내 공장을 폐쇄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치킨세는 과거 유럽이 미국산 닭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미국이 수입 소형트럭에 부과했던 25% 관세를 지칭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에서 소형 트럭이 인기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소형 트럭에 25%의 관세가 붙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은 ‘치킨세’로 불린다. 수입차에 치킨세를 부과하면 더 많은 차가 이곳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GM은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 있는 공장들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글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이 미국과 캐나다 등의 7곳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만 4800명 감축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지난 26일 발표하자, “GM에 대한 보조금 삭감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기에 더해 그가 ‘치킨세’를 들먹이고 나선 건 최악의 카드로 꼽힌다.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 등 전 세계 자동차 수출국에 날벼락 같은 타격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무역 담판을 앞둔 중국을 정조준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미국의 관세율이 27.5%인데 반해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중국의 관세율은 40%”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폭탄 구상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과 이에 링크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출 보고서를 통해 “점증하는 무역장벽은 궁극적으로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자멸적”이라면서 “모든 국가가 (이미 부과된) 최근 관세를 되돌리고, 새로운 무역장벽을 피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역사적 기준에서 오름세인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지금은 중대한 위험이 현실화되고, 먹구름이 몰려오는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미 상무부는 이달 중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수입차의 국가안보 영향 관련 보고서’ 초안을 백악관에 제출했으며 현재 이를 보완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때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요구를 수용한 만큼 232조 적용에서 제외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상무부 보고서는 몇 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30일 개막하는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이 예정된 만큼 치킨세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1997년, 무겁고 아픈 시대…한 번쯤 마주해야 할 우리

    1997년, 무겁고 아픈 시대…한 번쯤 마주해야 할 우리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과거의 경험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영화가 무겁고 아픈 시대를 이야기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때를 함께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1997년 외환위기를 소재로 한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작은 28일 개봉)은 웃음 짓기 힘든 작품이다.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가운데 예기치 못한 극심한 경제 재난에 허우적거리던 그때를 누가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을까.영화에서 국가 부도 사태를 가장 먼저 예측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을 맡은 김혜수(48)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만들어져야만 했던 이 영화를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었지만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변화하게 만든 결정적인 그 시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1997년 한국 정부가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할 당시 비공개 대책팀을 따로 운영했다는 기사로부터 비롯됐다. 김혜수는 협상을 위해 한국에 비밀리에 입국한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 전 한국 측에 해외 자본의 자유로운 유입, 시중 금리 인상, 노동 유연화 등 무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장면에서는 화가 났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IMF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한국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IMF 사태가 많은 중년층 혹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삶의 위기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상한 정도가 아니라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실제로 피눈물 흘릴 정도로 고통받은 분들을 생각하니 더 울컥했고요.” IMF 총재를 연기한 프랑스 국민 배우 뱅상 카셀과의 만남은 김혜수도 긴장하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시나리오만 보고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그의 선택이 고마웠다고. “영화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협상 장면에서 그와 마주할 땐 정말 긴장됐어요. 장소의 특성상 화려한 연기를 선보이기엔 제한적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행간까지 연기로 짚어내는 그의 모습에 놀랐어요. 그가 한국의 IMF 사태에 대해 공부까지 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잘 갖춰진 배우란 무엇인지 떠올리게 하더군요.” 작품에는 국가부도의 날을 일주일 남겨두고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평범한 사람 등 위기 앞에 선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위험한 베팅을 하는 금융맨 윤정학(유아인), 작은 공장을 운영하며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고 애쓰는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 국가의 경제 위기를 새로운 정치판을 짤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재정국 차관(조우진) 등이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김혜수가 연기한 한시현이다. IMF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재정국 차관과 대립하며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인물이다. “한시현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 사람이에요. 본분을 다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시스템과 부딪칠 수밖에 없죠. 한시현은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정의의 투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에게 당연한 일을 진심을 다해서 했을 뿐이에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고 고루해 보이지만 전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해요. 그게 마음 찡하게 다가와요. 자신의 자리에서 몫을 다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X김혜수, 셀카 속 남다른 카리스마 “오늘 개봉”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X김혜수, 셀카 속 남다른 카리스마 “오늘 개봉”

    영화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가 출연 배우들과의 셀카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김혜수 소속사 호두앤유 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국가부도의 날’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셀카를 공개했다. 사진 속 김혜수는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과 셀카를 찍으며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미모가 감탄을 자아낸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늘(28일) 개봉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능도 끝났는데…영화 볼까, 전시회 갈까

    수능도 끝났는데…영화 볼까, 전시회 갈까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이다. 특히 이번 달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즐기기 좋은 행사가 많다. 11월 문화가 있는 날인 28일 전후로 전국에서 모두 2602개의 문화행사가 열린다. 28일 오후 5~9시 상영되는 영화는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배우 김혜수, 유아인이 출연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다룬다.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후드’도 이날 개봉한다. 울산 울주군 알프스시네마에서는 산악 영화인 ‘카일라스 가는 길’을 무료 상영한다. 사립미술관협회는 수험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8개 미술관을 추천했다. 사비나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우민아트센터, 모란미술관, 영은미술관, 영담한지미술관, 우종미술관, 포토갤러리 자연사랑 등 8개 미술관에서 ‘미술관 명화산책’, ‘특별한 하루, ART DAY! 나도 프로젝터가 생겼어요!’ 등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 만리동 카페 ‘더하우스 1932’에서는 27, 28일 기획 전시인 ‘스담책상전(展)’을 준비했다. 청년 무대미술가의 삶과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회다. 문체부 등이 공동 제작하는 ‘집콘’은 서울 성북구 ‘어반소스’에서 28일 오후 7시 열리는 콘서트를 네이버 티브이와 브이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가수 선우정아와 에릭남이 출연한다.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는 27일 오후 3시부터 ‘청춘마이크 워크숍’을 연다. 스트리트 댄스와 국악을 접목한 ‘두다스트릿’과 전통타악예술단 ‘하랑’ 공연을 비롯해 6개 팀 공연이 열린다. 문화 행사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www.cultur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최태원 SK회장의 ‘통큰 사례’…친족에 1조원어치 증여

    최태원 SK회장의 ‘통큰 사례’…친족에 1조원어치 증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4.68%)를 증여했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20년 전 승계 당시 가족들이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준데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제 경영진들이 함께하며 지지해준 데 대해 20주년을 맞아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 이유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힘을 보태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 최 회장은 최근 가족 모임에서 직접 지분 증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을 받게 되는 수증자는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사촌 형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 6808주),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이다. 고 최윤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자제들이다. 증여된 주식 시세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600억원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기존 23.12%에서 18.44%로 낮아진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 회장의 뜻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천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했다. 최 이사장의 SK㈜ 지분율은 7.46%에서 7.27%로 줄어든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설립한 최종현 학술원에 지난달 SK㈜ 주식 20만주(520억원 상당)를 출연한 바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사노위 출범] 정부 못 믿는 민노총, 20년 가까이 대화 거부

    강경파 “정부 사탕발림에 지도부 속아”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0년 가까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회적 합의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여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기간이던 1998년 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에 참여했다. 여기서 민주노총은 공무원노조 결성 권리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 등을 인정받고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약속과 달리 국가 위기의 원인이 된 재벌들의 전횡을 막기 위한 조치에는 소극적이었다. 결국 재벌 개혁은 이뤄지지 않은 채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자들의 노동 여건만 나빠졌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판단이다. 이때부터 이들에게는 ‘(진보·보수에 관계없이) 정부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노총은 IMF 사태 이후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내막을 이해하지 않은 채 이들에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고만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내부의 복잡한 계파 갈등도 사회적 대화 참여를 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과거부터 지도부가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 소수 강경파가 물리력으로 맞서 투쟁을 압박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노동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안건을 대의원 대회에 상정했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소동을 벌였다. 결국 대의원 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지금도 강경파들은 “현 지도부가 정부의 사탕발림에 속아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임 민주노총 집행부 관계자는 “현 지도부가 대화와 교섭에 무게를 뒀지만 지금까지 얻은 게 뭐가 있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안 통과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광주형 일자리’ 도입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내용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고백 “상처받는 만큼 성장하니까”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고백 “상처받는 만큼 성장하니까”

    배우 유아인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고백했다. 유아인은 21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국가부도의 날’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을 비롯 프랑스의 국민배우 뱅상 카셀이 합류해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금융맨 윤정학,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허준호는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조우진은 재정국 차관, 뱅상 카셀은 IMF 총재 역할을 각각 맡았다. “국가의 중대한 사건을 여성 캐릭터가 끌고가는 게 흥미로워서 출연했다”고 밝힌 유아인은 굳이 본인이 돋보이지 않아도, 작품 자체가 끌려서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과거 SNS를 통해 페미니즘과 관련된 설전을 벌였던 유아인은 “그 사건이 영화 선택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그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 사건과 연결짓지 않고라도 작품 자체가 신선했다. 어느 한쪽의 편이 아니고, 어느 한쪽에 힘을 싣고 싶지 않다. 내 안에 다양한 생각이 있고,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유아인은 “저는 욕먹는 사람이 아니다”며 “저에게 애정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지금도 이 자리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기사와 댓글로 상처도 받지만, 그와 동시에 성장하고 치유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어느 한 상태에 매몰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외면보다는 벌어진 일과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세계경제 둔화 대비 구조개혁 박차를”

    “세계경제 둔화 대비 구조개혁 박차를”

    韓, 美 금리인상에 잘 대처해 나갈 것 亞 금융시장에 기여하는 역할 높아져 美·中 무역분쟁, 경제 불확실성 커져 김동연 만나 “외환보유 확대 등 필요”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20일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국가들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구조 개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구조 개혁의 구체적인 방향과 관련해서는 “경쟁을 많이 하는 환경을 만들고 인프라에 투자를 하거나 다자간 무역 등을 말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생산성과 노동성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마찬가지로 3.7%”라고 제시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해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적절한 통화정책을 통해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사안으로 마주해야 한다”며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흥국도 이러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부 신흥국에서 빚어지고 있는 금융 불안 사태의 준비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BIS 신임 이사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BIS의 최고의사결정기구에 한국이 더해졌다”며 “한국이 아시아 금융시장에 기여하는 역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총재를 각각 면담했다. 그는 김 부총리와 만나 “미국 재정적자 확대 기조로 경기가 과열되면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환보유를 확대하는 등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기획재정부가 전했다. 한편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멕시코 재무부 장관, 멕시코은행 총재, 국제금융통화위원회 총재 등을 지냈다. BIS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린다. 주요 60개국 중앙은행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 간 협력의 구심점이 돼 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4개월여 앞둔 영국발(發) 혼돈 상황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는 초대형 악재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51.9%가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2017년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은 그 이후부터 EU와 관련 협상을 진행해 지난 13일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마련해 14일 의회의 승인을 받아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내각의 승인에 따라 이달 25일로 예상되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EU탈퇴 협정에 서명하고, 최대의 난관으로 꼽히는 의회 비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2년 후에는 자동 탈퇴하게 된다. 그 시한이 내년 3월 29일이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협정 합의문 초안을 놓고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초안에 반발한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 에스더 멕베이 노동·연금장관 등 5명의 각료가 사임했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리그렉시트’(Regrexit’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EU 탈퇴 여부를 재투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미뤄볼 때 영국이 혼란스럽게 EU를 떠나게 될 공산이 크며 세계 5위 경제국 영국과 EU의 불안한 결별이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운 시기에 이루어지는 만큼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세계 3위, 4위 경제국 일본과 독일 경제는 하강국면에 들어섰고 2위 경제국 중국은 이미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선진 4개국 중 3개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잘 나가는 미국 경제마저도 내년에는 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과 독일 경제가 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은 2.5%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증시에는 이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에서는 금융주들이 급락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14%를 폭락했고 바클레이스는 8%나 떨어졌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인 S&P500지수는 9월 21일 직전 최고치에서 7% 이상 빠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충격, 유가 급락, 기업 실적 악화 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른 탓이다. 이런 악재가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같은 대형 블루칩(우량주)들로 옮겨 붙으면서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빌 위서렐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의회의 거부가 노 딜(no-deal) 브렉시트 우려를 높였을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달러 가치는 올 들어 약 5%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에서 미국산 제품 가격이 더 올라 덜 팔리고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매출을 송환할 때 손해를 준다. 혼란의 브렉시트는 이와 맞물려 파운드화와 유로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킷 저키스 소시에테제네랄 투자전략가는 “유로존 경제는 그것을 견디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가 또 다른 유럽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18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4%로 설정한 예산안을 내놨다. 이는 전임 정권 목표치(0.8%)의 3배가 넘는 규모다. EU는 제재 대상인 3% 상한에는 미치지 않지만 이탈리아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EU가 제시한 시한인 13일까지 수정안을 보내지 않았고 EU 측은 이탈리아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컬투쇼‘ 조우진 “김혜수와 ’국가부도의 날‘ 호흡, 자주 싸웠다”

    컬투쇼‘ 조우진 “김혜수와 ’국가부도의 날‘ 호흡, 자주 싸웠다”

    ‘컬투쇼’에 출연한 조우진이 김혜수와의 호흡을 언급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조우진과 김혜수가 12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중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역을, 조우진은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극에서 자주 만나고 자주 싸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사람은 서로를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와 처음 작업했다는 조우진은 “무척이나 떨렸다. 만인의 연인이자 대스타이신데 촬영하면서도 꿈만 같았다. 정말 열정이 넘치셨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조우진씨가 다양한 캐릭터를 맡는데 매번 다른 연기를 보여주시지 않느냐. 그래서 저도 기대를 많이 했다”면서 “배우들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연기를 잘하는 사람과 같이 연기할 때다. 조우진씨는 정말 연기를 잘하고 훌륭한 배우다. 약간 천재과인데 노력도 엄청 많이하고 집중력이 좋다. 함께 연기하는 것에 흥분했다”고 극찬했다. 한편 김혜수, 조우진을 비롯 유아인, 허준호, 뱅상 카셀 등이 출연하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은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파키스탄 방송사 사장 해임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파키스탄 방송사 사장 해임

    지난 2~4일 중국을 방문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뉴스 자막에서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국영방송 대표가 해임됐다. 로이터통신은 8일 파키스탄 PTV가 지난 5일 칸 총리의 방중 뉴스를 전하면서 약 20~25초 동안 자막에 베이징 대신 구걸이라는 잘못된 단어를 보도했다고 전했다. 경제난을 겪는 파키스탄의 칸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60억 달러(약 6조 8000억원) 규모의 차관 도입을 성사시켰고, 중국 방문도 경제 원조가 목적이었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몇 주 전 임명된 PTV 대표의 해임이 자막 오류와는 관련이 없으며 일상적인 업무라고만 밝혔다. PTV는 자막 오기에 대해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인터넷 소셜 미디어에서는 의도적이란 분석이 팽배했다. 칸 총리는 국제적 구제 금융을 요청한 전 정권을 비난하며 파키스탄의 전직 지도자들이 동냥 그릇을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을 방문한 칸 총리는 취임 직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해 부패 문제를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던 입장을 바꿔 일대일로 경제회랑 건설 사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중국의 발전 성과에 탄복했다”면서 “중국의 빈곤 퇴치와 반부패 등의 성공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부채 급증과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 있다. 올해 말이면 현재 보유중인 외환도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6일 재정 위기는 끝났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관과 중국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원조로 외환 보유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IMF 실사팀은 1980년대부터 13차례에 걸쳐 이뤄진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요청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자 지난 7일 이슬라마바드를 찾았다. 파키스탄 외교부 측은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12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국책연구기관 KDI도 저성장·고용악화 경고

    “취업자 증가폭 올해 7만·내년 10만명”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국내외 모든 경제 전문기관이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고를 내놓음에 따라 공은 이제 정부로 넘겨졌다. KDI가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7%, 2.6%이다. 이는 상반기 전망치에서 0.2% 포인트, 0.1% 포인트 낮춘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부진했던 2012년(2.3%) 이후 최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7~2.8%)보다도 낮다. 특히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7만명, 내년 10만명으로 전망했다. 20만명 초중반대로 예상했던 상반기에 비해 반 토막 이상이 났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은 3.9%로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4일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위기론’을 작심 비판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수치’ 자체보다 ‘추세’가 한국 경제를 더 암울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KDI와 한국은행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이라면서 “소득주도성장 근본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단기적 성장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혁신성장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 패키지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중독의 시대/강수돌·홀거 하이데 지음/개마고원/292쪽/1만 7000원중학교 때 뉴질랜드에 이민 갔던 친구가 성인이 돼 다시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그는 “사람들이 모두 지독하게 일만 한다. 그 스트레스를 술(회식)로 푸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그는 웃으며 반박했다. “그래 봤자 집 한 채 사기도 어려워. 그리고 그렇게 성공해서 뭐할 건데?” 그는 그러면서 내게 되물었다. “한국, 한국인은 왜 자신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가 던진 질문은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내 머릿속을 떠돌고 있다. 나라는 부유해졌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것일까. 강수돌 고려대 교수와 그의 스승인 홀거 하이데 전 브레멘대 교수가 함께 쓴 ‘중독의 시대’는 이 질문에 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바로 ‘중독’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저자들은 한국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회 문제가 중독 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한국을 ‘중독사회’로 규정한다. 여기서 중독사회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알코올 중독자처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일·알코올·마약·도박·섹스·게임·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빠져 있다. 전체 사회구조와 시스템 차원에서도 중독의 특징이 나타난다. 중독이란 인간적 욕구 충족에 실패한 경우 대리만족에 강박적으로 의존하는 병리적 행위를 가리킨다. 대체물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 한국이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더 큰 경제 성장을 요구하게 될수록 개인은 더 일해야 한다.저자들은 이런 중독의 원인을 현대사 밑바닥에서 끌어올린다. 책 표지에 ‘대한민국은 포스트 트라우마 중독사회’라고 적힌 것처럼, 현대사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지금의 중독사회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사회가 식민지 억압이나 전쟁, 군사독재, 보릿고개와 같은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집단적으로 겪으면 집단 트라우마로 이어진다.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개발독재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곤을 이겨 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취한 채 외환위기(IMF)를 맞았다. 레드 콤플렉스, 빈민 콤플렉스, 정리해고 콤플렉스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신자유주의 물결과 성장의 구호에 파묻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이런 일들이 결국 사회를 중독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회를 중독으로 내몬 이들은 누굴까. 저자들은 ‘재벌·국가 복합체’를 든다. 앞서 외환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 국가가 재벌을 길들이면서 ‘국가·재벌 복합체’가 생겨났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1997년 IMF 구제 금융까지 약 10년 동안 권력이 재벌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충기 삼성 사장 문자메시지는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들은 재벌의 철저한 관리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재벌에 충성을 다하고, 퇴직한 뒤엔 삼성 사외이사로 다시 수억원을 받는 ‘삼성맨’이 된다고 꼬집는다. 정경유착이 심하다는 폭로가 나왔을 때 건강한 조직이라면 공식 사죄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쇄신한다. 그러나 중독된 조직은 달리 반응한다. 언론과 학계를 단속하고, 검찰을 동원해 문제 제기자를 색출한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보인 박근혜 정권의 모습도 유사하지 않았던가. 중독 조직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이들은 숨기고 억압하기에만 급급했다. 중독은 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저자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억지로 내면의 두려움을 억압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체제나 강자의 논리에 동일시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누군가가 문제점을 지적하면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너무 먼 이야기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관행이잖아’, ‘난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할 뿐이야’,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어’라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중독 사회를 깨뜨리려면 그저 그런 해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정책 같은 ‘과감한 조치’ 이전에 아예 사회 체질을 바꿀 ‘과감한 발상 전환’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온 구절은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격언일지 모르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에게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생명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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