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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한국 경제는 1997년과 2008년 사이”…건설사 도산에 산업계 ‘정리해고’ 불안

    “지금 한국 경제는 1997년과 2008년 사이”…건설사 도산에 산업계 ‘정리해고’ 불안

    “항상 사람이 부족해서 허덕이는 회사였는데…. 이젠 신규 채용은커녕 계약직부터 내보내는 모양이더라고요.” 경기도 소재 중견 반도체 장비·부품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모(30)씨는 “요즘 회사에 칼바람이 분다”면서 “매일이 가시방석 같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해외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납품하는 건실한 회사였는데, 최근 일감이 줄면서 인력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150억원을 웃돌던 회사의 월평균 수주액은 지난달 15%가량 줄었고, 가공 라인부터 본격적인 감축이 시작됐다. 얼마 전만 해도 일감이 많아 주 52시간을 꼬박 채웠던 조씨는 자신의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며 ‘불안한 칼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끊이지 않았던 산업계 전반의 불황 전망이 하반기 ‘삭풍’으로 현실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삼성·SK·현대차·LG 등 굴지의 대기업 그룹까지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에서는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을 두고 “1997년 IMF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보다는 심각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25조 현금부자 삼성전자도 비상경영…대기업 투자·생산 축소 8일 주요 산업계별 경영 상황을 종합하면 통상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내부적으로 선포하고 위기대응 컨트롤 조직을 가동해왔다.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이 없는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반도체·가전·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각 사업부문 별 국내외 사업 전략과 세계 각국의 환율·금리·규제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는 LG그룹은 이달 초 LG전자에 ‘워룸’(War-Room)을 구성해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워룸은 경영 위기상황에만 구성되는 한시적 조직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당시 처음 도입됐다. 현재 주력 사업부서와 본사에서 차출된 인원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시장 상황 악화에 투자 축소와 생산 감축으로 돌아서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청주공장에 신설하려던 반도체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현대자동차는 9조 2000억원이던 올해 투자 규모를 8조 9000억원으로 낮췄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 7000억원을 들여 지으려던 배터리 단독공장 투자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은 약 9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대출금리에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지난해 1월 2.90%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이는 대기업 대출금리 4.38%보다 0.49%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중기업계에서는 높아진 대출의 벽과 이자 부담에 흑자기업의 도산 우려가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에 돈줄 마른 건설사…연쇄 부도위기 고조 건설업계는 강원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연쇄 도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자금경색 문제는 그간 중소업체들 위주로 발생해 왔으나, 최근에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에도 유동성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시공능력평가 25위 한신공영은 지난 1일 회사채가 최고 금리 연 65.147%에 유통되면서 자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해당 채권은 장 초반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 평가금리·연 5.801%)보다 약 3%포인트가량 더 높게 거래되기 시작해 5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롯데건설(시평 8위)은 지난달 ‘운영자금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그룹 계열사인 롯데 캐피탈을 통해 유상증자 2000억원과 금전소비대차 5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았다. 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문제로도 불안감을 고조시키다가 지난달 28일 실패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KR)는 지난 9월 ‘건설사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 등의 PF 우발채무 규모가 큰 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우발채무는 장래에 발생할 ‘불확정 채무’를 의미한다.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충남 지역 6위 건설업체인 우석건설(시평 202위)은 지난 9월 말 납부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식품업계는 45년 푸르밀 사업철수에 “다음은 우리 차례” 식품업계는 창립 45년 만에 사업철수를 결정한 ‘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정리해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푸르밀 경영진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11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측 결정 내용과 함께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푸르밀 노조는 사측에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회사 매각 추진을 제안했고, 현재 노사 교섭이 진행 중이다. 불매운동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는 남양유업도 사정이 좋지 않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347억원 영업적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2019년 3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풀무원의 유제품 전문 제조사 풀무원다논은 10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풀무원은 이미 지난해 다른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풀무원푸드앤컬처가 낸 적자 규모는 420억원이었다. 펀더멘털 약한 벤처·스트트업도 휘청 금융시장의 ‘돈맥경화’에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취약한 벤처·스타트업 시장도 직겨탄을 맞았다. 75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았던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오늘식탁’은 지난달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만 재개했다.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게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 대기업 GS리테일과 협력하며 주목받았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도 지난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전사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기업인 ‘왓챠’도 앞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전면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세대 쇼핑몰로 한때 업계 1위 무신사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패션 플랫폼 ‘힙합퍼’는 투자유치 실패와 수익성 악화로 지난 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 금융권에 경고장 날린 이복현 “리스크 관리 소홀 책임 묻겠다”

    금융권에 경고장 날린 이복현 “리스크 관리 소홀 책임 묻겠다”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이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고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7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모든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과 개별 사업장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성과에만 집착해 시장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 도덕적해이를 막고 지나친 수익 일변도 영업에 따르는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PF와 관련해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의 자구 계획을 점검하고 이행 여부를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또 단기자금시장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하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줄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금융당국의)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흥국생명 측의 자금 여력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으며 각 금융사가 충분히 충당금을 적립하고 자본 확충에 나서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로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이익 증가로 지난 6월 말 총자본비율이 15.29%로 상승하면서 모든 은행이 규제 비율(10.5%)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국내 은행의 외화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서는 “은행의 외화자산 규모가 외화부채보다 크고 외화포지션 관리, 환헤지 등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환율변동이 은행의 건전성·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규모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버팀목 수출마저… 2년 만에 마이너스

    버팀목 수출마저… 2년 만에 마이너스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철강 등 주력 품목들의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10월 한국 수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계속 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대중무역수지도 한 달 새 적자로 돌아섰다. 겨울철 난방 수요에 몸값이 더 오른 에너지 수입이 늘면서 향후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10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감소한 524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0월 전년 대비 3.9% 줄어든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반대로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 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등한 에너지 수입액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이로써 10월 무역수지는 67억 달러(약 9조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로 전달인 9월(37억 8000만 달러)보다 77.2% 늘었다. 전쟁 지속과 주요국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수출 감소세를 유인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무려 17.4% 줄었다. 석유화학과 철강도 각각 25.5%, 20.8% 급감했다. 수입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55억 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2.1%나 껑충 뛰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수출구조 체질 개선을 위해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소·벤처, 관광·콘텐츠 등 5대 분야를 신산업으로 분류하고 집중 육성할 것”이라며 ‘신성장 수출 동력 확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주력산업에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조선, 원전, 방위산업, 에너지 등이 포함됐다. 기재부는 반도체 분야에 1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고 2만 6000명의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한다. 산업부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호주 등 자원 부국과 손잡고 배터리 소재 원료인 핵심 광물의 수입선을 다변화한다.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2030년까지 1조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형 원전의 유럽 진출과 방산 수출 지원에도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 분야 수주액을 높이기 위해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수주 지원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개 이상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약개발 사업 등 5조 5000억원 규모의 바이오 헬스 연구개발 사업에 나선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봉쇄 조치 등 대외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아 이런 대책들이 당장 수출과 무역수지 개선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버팀목 수출마저… 2년 만에 마이너스

    버팀목 수출마저… 2년 만에 마이너스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철강 등 주력 품목들의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10월 한국 수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계속 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대중무역수지도 한 달 새 적자로 돌아섰다. 겨울철 난방 수요에 몸값이 더 오른 에너지 수입이 늘면서 향후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10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감소한 524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0월 전년 대비 3.9% 줄어든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반대로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 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등한 에너지 수입액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이로써 10월 무역수지는 67억 달러(약 9조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로 전달인 9월(37억 8000만 달러)보다 77.2% 늘었다. 전쟁 지속과 주요국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수출 감소세를 유인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무려 17.4% 줄었다. 석유화학과 철강도 각각 25.5%, 20.8% 급감했다. 수입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55억 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2.1%나 껑충 뛰었다.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구조 체질 개선을 위해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소·벤처, 관광·콘텐츠 등 5대 분야 세부 추진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레고랜드 공세 민주, “경제 망친 윤석열 정권, 국민 심판 못 피해”

    레고랜드 공세 민주, “경제 망친 윤석열 정권, 국민 심판 못 피해”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강원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촉발된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을 ‘김진태발 제2의 IMF 위기’로 규정하고, 정부와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김진태발 금융위기 사태 진상조사단’도 꾸렸다. 여권의 경제 실정을 부각해 향후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태 사태’라고 부르는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대한민국 자금시장에 대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며 “현재 자본시장에선 제2의 IMF가 터지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엉터리 정책을 하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문제지만 그것을 조정해 줄 정부가 이걸 방치하고 지금까지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며 “무능·무책임·무대책, 정말 3무 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감사원과 검경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감사원이 수없이 많은, 어처구니없는 감사를 하면서도 강원도의 조치는 왜 감사하지 않는 것이냐. 검찰, 경찰은 왜 수사하지 않느냐”며 “만약 이재명의 경기도였다면 직권남용으로 바로 수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 편이라고 또 봐주는 것이냐”며 “감사원도 경찰도 검찰도 불공정성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김 지사의 헛발질과 시간만 허비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금융당국이 일시에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위기에 빠뜨렸다”며 “김 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초래된 자본시장 경색이 전 산업 영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모든 자산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설픈 정치 셈법으로 무지의 김 지사가 만든 대혼돈인 셈”이라며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데엔 수수방관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경제를 망친 정권은 국민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 동맥 경화에 걸렸다”며 “이건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윤석열 정부는 범죄 행위를 방조한 공범”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경제 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 토론회’에서도 여권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대표는 “국가나 지방정부가 공식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법적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건 직권남용”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는데, 절차를 어기며 온갖 곳을 감사하는 감사원은 왜 침묵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김 지사의 지급 보증 불이행 결정 직후에라도 중앙정부가 나섰어야 했으나 한 달간 방치했으니 시장이 난리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미 매우 우량한 기업의 채권도 팔리지 않고 유찰되고 있으며, 매우 우량한 건설기업까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게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대책과 연결된 상황”이라며 “최근 자금시장 위기는 이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가 바닥 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태”라고 했다. 민주당 내 최대 규모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출신 지자체장이 촉발한 경제 파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김 지사는 강원도발 금융시장 경색과 경제 위기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더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경제에 문외한인 검사 출신 강원도지사, 경제에는 능력도 관심도 없는 검사 출신 대통령 조합의 국정운영 결과는 처참하다”며 “경제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채, 과거 사건을 선악으로만 판단하는 검찰 출신 수장들이 우리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재명 “‘레고랜드’ 강원도 왜 수사 않나… 무능·무책임·무대책 정권”

    이재명 “‘레고랜드’ 강원도 왜 수사 않나… 무능·무책임·무대책 정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대해 “감사원과 검찰, 경찰은 왜 강원도를 감사·수사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우리가 ‘김진태 사태’라고 부르는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 선언, 부도 선언으로 대한민국 자금시장에 대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엉터리 정책을 하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문제지만 그것을 조정해 줄 정부가 이걸 방치하고 지금까지 심각한 상황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며 “무능·무책임·무대책, 정말 ‘3무(無) 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최근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를 비꼬면서 “감사원이 수없이 많은, 어처구니없는 감사를 하면서 강원도의 조치에 대해서는 왜 감사하지 않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만약에 이재명의 경기도가 어디 지급 보증을 해서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공무원들 시켜서 ‘지급하지 마라, 그냥 부도내자’며 다른 결정을 하게 시켰으면 직권남용으로 바로 수사했을 거 아니냐”며 “자기편이라고 역시 또 봐주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방정부의 확정된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말라고 만약 지시했다면 이것은 직권남용이 확실하다”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감사원도 경찰도 검찰도 불공정성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정부 상황이 IMF 외환위기 발생 당시의 정부 모습과 너무 닮아 있다”며 “지금 경제현장에서는 ‘제2의 IMF’가 터지는 것이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바로 정부·여당의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 IMF 아태국장 “한국, 연말 물가 정점 … 인플레 정면 대응해야”

    IMF 아태국장 “한국, 연말 물가 정점 … 인플레 정면 대응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물가가 연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에 “인플레이션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앞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한 바 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을 운용하면 성장 전망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 정면 대응하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우리나라의 물가에 대해 “전월 대비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올해 정점을 찍고 2024년에 목표 수준으로 점차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근원 물가는 여전히 물가 압력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가치 하락과 외환보유액 감소, 7개월째 이어진 무역 적자 등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것”이라면서 “외환위기 당시 GDP 대비 4%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이 현재 25%에 이르고 순대외자산이 GDP 대비 40% 정도로 펀더멘털이 튼튼해 대외 충격을 버티는 충분한 완충장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킹달러’ 현상과 원화가치 하락에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경제의 회복력이 높아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다만 그는 GDP의 55% 수준까지 증가한 정부 부채를 지적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스리니바산 국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 모든 나라가 빈곤층과 취약층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갔는데, 예산에 중립적 영향을 미치도록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게 우리의 조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불을 붙인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한 데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 210년만에 최연소 英총리… 트러스가 잃은 ‘금융 트러스트’ 찾기 올인

    210년만에 최연소 英총리… 트러스가 잃은 ‘금융 트러스트’ 찾기 올인

    감세 정책 되돌리기 최우선으로물가상승·경기 침체 시급한 현안우크라전 장기화 등 외교현안도영국 신임 총리에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확정됐다. 영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인도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으로 등장부터 ‘최초’, ‘파격’의 영예를 거머쥐게 됐다. 2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에 마감한 보수당 대표 후보 등록에서 단일 후보로 결정돼 별도 절차 없이 보수당 대표 겸 차기 총리가 됐다. 수낵 전 장관은 보수당 의원(357명) 가운데 과반이 넘는 19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후보 등록 요건인 100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한편 유일한 경쟁자였던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지지자 확보에 실패, 결국 경선 레이스에 불참하게 됐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전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보수당 의원들은 후보 등록을 앞두고 “안정과 단결을 보여 주기 위해 뭉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모던트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했다. 모돈트 지지자였던 조지 프리먼 의원은 이날 BBC라디오에 출연해 “차기 총리로 수낵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당에 ‘통일 티켓’이 필요하며, 지도자를 뽑는 데 4~5일을 더 소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수낵의 총리 등극은 취임 44일 만에 물러난 리즈 트러스의 경제 충격을 흡수하는 난제의 시작인 동시에 “영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수낵 신임 총리는 1980년 5월생이다. 역사적으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4세에 취임했고, 전임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 이민자 출신으로 권좌에 도전하는 그는 엘리트의 전형이다. 인도 신분제에서 최상위층인 브라만 계급 출신이고,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사립고교인 윈체스터칼리지와 옥스퍼드대 철학·정치학·경제학(PPE)을 나와 ‘브리티시 드림’을 이룬 이민자 출신의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등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2년 전 판매 종료된 맥도날드 메뉴를 가장 좋아한다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재벌 회장 딸과 결혼한 이후 수낵 부부 자산은 올해 7억 3000만 파운드(약 1조 1829억원)로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올랐다. 2015년 35세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보리스 존슨 집권기인 2020년 2월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지난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줄곧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증세 추진을 공약해 정반대 정책을 폈던 트러스의 실패를 디딤돌로 삼게 됐다. 총리 노선엔 넘을 산도 수두룩하다. 그는 트러스가 일으킨 금융 위기를 수습하고, 10%를 추월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너지 위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고꾸라지는 영국의 정치경제적 위상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외교 현안도 첩첩이 쌓인 과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전망한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은 0.3%로, 지난 4월(1.2%)보다 크게 악화됐다.
  • 210년만에 최연소 英총리… 트러스가 잃은 ‘금융 트러스트’ 찾기 올인

    210년만에 최연소 英총리… 트러스가 잃은 ‘금융 트러스트’ 찾기 올인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영국 차기 총리에 성큼 다가섰다. 영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인도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으로 등장부터 ‘최초’, ‘파격’의 영예를 거머쥔다. 수낵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출사표에서 “영국은 훌륭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 내가 출마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수낵의 총리 등극은 취임 44일 만에 물러난 리즈 트러스의 경제 충격을 흡수하는 난제의 시작인 동시에 “영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수낵 전 장관은 1980년 5월생이다. 역사적으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4세에 취임했고, 전임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이민자 출신으로 권좌에 도전하는 그는 엘리트의 전형이다. 인도 신분제에서 최상위층인 브라만 계급 출신이고,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사립고교인 윈체스터칼리지와 옥스퍼드대 철학·정치학·경제학(PPE)을 나와 ‘브리티시 드림’을 이룬 이민자 출신의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등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2년 전 판매 종료된 맥도날드 메뉴를 가장 좋아한다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재벌 회장 딸과 결혼한 이후 수낵 부부 자산은 올해 7억 3000만 파운드(약 1조 1829억원)로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올랐다. 2015년 35세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보리스 존슨 집권기인 2020년 2월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지난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줄곧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증세 추진을 공약해 정반대 정책을 폈던 트러스의 실패를 디딤돌로 삼게 됐다. 총리 노선엔 넘을 산도 수두룩하다. 그는 직책의 무게를 견디려면 ‘만능 해결사’가 돼야 한다. 트러스가 일으킨 금융 위기를 수습하고, 10%를 추월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너지 위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고꾸라지는 영국의 정치경제적 위상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외교 현안도 첩첩이 쌓인 과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전망한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은 0.3%로, 지난 4월(1.2%)보다 크게 악화됐다. 다만 수낵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지난주 1.11달러에서 1.135달러로 상승했다. 한편 존슨 전 총리가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24일 마감되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서는 수낵 전 장관이 단독 후보로 등록해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현재 보수당 의원(357명) 가운데 수낵 전 장관은 15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영국 총리에 첫 비백인·인도계 수낵… 보수당 단일 후보로 결정

    영국 총리에 첫 비백인·인도계 수낵… 보수당 단일 후보로 결정

    영국 신임 총리에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확정됐다. 영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인도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으로 등장부터 ‘최초’, ‘파격’의 영예를 거머쥐게 됐다. 2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에 마감한 보수당 대표 후보 등록에서 단일 후보로 결정돼 별도 절차 없이 보수당 대표 겸 차기 총리가 됐다. 수낵 전 장관은 보수당 의원(357명) 가운데 과반이 넘는 19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후보 등록 요건인 100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한편 유일한 경쟁자였던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지지자 확보에 실패, 결국 경선 레이스에 불참하게 됐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전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보수당 의원들은 후보 등록을 앞두고 “안정과 단결을 보여 주기 위해 뭉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모던트 원내대표의 ‘용퇴’를 촉구했다. 모돈트 지지자였던 조지 프리먼 의원은 이날 BBC라디오에 출연해 “차기 총리로 수낵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당에 ‘통일 티켓’이 필요하며, 지도자를 뽑는 데 4~5일을 더 소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수낵의 총리 등극은 취임 44일 만에 물러난 리즈 트러스의 경제 충격을 흡수하는 난제의 시작인 동시에 “영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수낵 신임 총리는 1980년 5월생이다. 역사적으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4세에 취임했고, 전임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 이민자 출신으로 권좌에 도전하는 그는 엘리트의 전형이다. 인도 신분제에서 최상위층인 브라만 계급 출신이고,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사립고교인 윈체스터칼리지와 옥스퍼드대 철학·정치학·경제학(PPE)을 나와 ‘브리티시 드림’을 이룬 이민자 출신의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등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2년 전 판매 종료된 맥도날드 메뉴를 가장 좋아한다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재벌 회장 딸과 결혼한 이후 수낵 부부 자산은 올해 7억 3000만 파운드(약 1조 1829억원)로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올랐다. 2015년 35세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보리스 존슨 집권기인 2020년 2월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지난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줄곧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증세 추진을 공약해 정반대 정책을 폈던 트러스의 실패를 디딤돌로 삼게 됐다. 총리 노선엔 넘을 산도 수두룩하다. 그는 트러스가 일으킨 금융 위기를 수습하고, 10%를 추월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너지 위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고꾸라지는 영국의 정치경제적 위상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외교 현안도 첩첩이 쌓인 과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전망한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은 0.3%로, 지난 4월(1.2%)보다 크게 악화됐다.
  • 차기 英총리 첫 非백인 수낵 유력, 트러스 충격 흡수 대응 등 경제 난제 산적

    차기 英총리 첫 非백인 수낵 유력, 트러스 충격 흡수 대응 등 경제 난제 산적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영국 차기 총리에 성큼 다가섰다. 영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인도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으로 등장부터 ‘최초’·‘파격’의 영예를 거머쥔다. 수낵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출사표에서 “영국은 훌륭한 나라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며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수낵의 총리 등극은 트러스의 경제 충격을 흡수하는 난제의 시작인 동시에 “영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수낵 전 장관은 1980년 5월생이다. 역사적으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210년만에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4세에 취임했고, 전임 리즈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 인도계 이민자 출신으로 권좌에 도전하는 그는 엘리트의 전형이다. 인도 신분제에서 최상위층인 브라만 계급 출신이고,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사립고교인 윈체스터칼리지와 옥스퍼드대 철학·정치학·경제학(PPE)를 나와 ‘브리티시 드림’을 이룬 이민자 출신의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나딤 자하위 전 재무장관 등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2년 전 판매 종료된 맥도날드 메뉴를 가장 좋아한다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재벌 회장 딸과 결혼한 이후 수낙 부부 자산은 올해 7억 3000만 파운드(약 1조 1829억원)으로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올랐다. 2015년 35세 나이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테리사 메이 내각에서 주택공공자치부 차관을, 보리스 존슨 집권기인 2020년 2월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그는 지난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줄곧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증세 추진을 공약해 정반대 정책을 폈던 트러스의 실패가 그에게 약이 됐다. 그의 총리 노선에 ‘영광’만 있지 않다. 그는 총리직의 무게를 견디려면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트러스 총리가 일으킨 금융 위기를 수습해야 하고, 10%를 추월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너지 위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고꾸라지는 영국의 정치경제적 위상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국 외교 현안도 첩첩히 쌓인 과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전망한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은 0.3%로, 지난 4월(1.2%)보다 크게 악화됐다. 다만 수낙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이날 달러대비 파운드화는 지난주 1.11달러에서 1.135달러로 한때 상승했다. 한편 존슨 전 총리가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24일 마감되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서는 수낵 전 장관이 단독 후부로 등록해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현재 보수당 의원(357명) 가운데 수낵 전 장관은 15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봉쇄 여전한 중국, 반도체·전기차 옥죄는 미국, TV규제하는 유럽…사면초가 한국산업

    봉쇄 여전한 중국, 반도체·전기차 옥죄는 미국, TV규제하는 유럽…사면초가 한국산업

    한국 산업계 전반이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생활가전 등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핵심 업종의 수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곤두박질 치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전망은 더욱 암울해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경기 지표, IMF 때보다 안 좋아…돌파구조차 안 보여” 산업계 곳곳에서는 기업 체감 경기가 IMF 때보다 더 나쁘다는 호소도 나온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IMF 이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해졌기 때문에 그나마 버티고 있을 뿐, 현재 각종 경기 지표만 놓고 보면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욱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이런 위기를 넘을 수 있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10월 1~20일 수출입실적(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수출은 324억 달러, 수입 374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9억 5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5.5% 감소하고, 수입은 1.9% 증가했다. 지난 10일 327억 1400만 달러로 1956년 집계 시작 이래 최초로 300억 달러를 넘어선 연중 누적 무역적자는 338억 34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봉쇄정책 고집하는 중국…기업 피해 속출 세계의 공장이자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수·출입은 물론 내수 시장까지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지역별 장기 봉쇄가 이어지면서 각종 제품 생산과 물류가 멈추고, 중국 내부의 경제활동까지 뚝 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산시성 시안시는 지난 20일부터 또 일부 봉쇄에 들어갔다. 시안은 지난해 12월 120여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한 달간 전면 봉쇄된 바 있다.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애플의 아이폰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도 일부 지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봉쇄됐다. 정저우시에는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의 공장이 있으나, 해당 공장은 폐쇄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봉쇄 정책은 시민들의 외출 자체를 금지하기 때문에 공장 외부 직원의 출퇴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간선거 노린 바이든의 반도체·전기차 압박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자국의 지역을 봉쇄하는 사이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사안이라 미 행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책이기도 하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기업이 ▲18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14나노 이하 로직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성장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중국에 각각 반도체 공장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1년간 규제 적용이 유예됐지만, 중국 공장에 대한 장기 설비 투자 계획 등에는 차질을 빚게 됐다.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20일 서울에서 개최한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IRA 통과로 인한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핵심 산업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IRA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차별이 한미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TV에너지효율 규제 도입…삼성·LG 직격타 가전시장에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발 악재에 부딪혔다. 유럽연합(EU)이 내년 3월부터 가전제품에 적용하는 에너지 효율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새 기준에 따라 EU는 기존 4K TV에 적용하던 에너지효율 기준을 8K TV와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적용하고,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를 충족하지 못하면 EU 판매를 금지한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와 마이크로LED TV의 모든 제품은 EU 기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새 규제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한국 프리미엄 TV의 유럽 매출까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라면서 “미 IRA 법안 대응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철의 여인’ 꿈꾸다 ‘좀비 총리’ 전락…英 트러스 사임 역사상 최단명

    ‘철의 여인’ 꿈꾸다 ‘좀비 총리’ 전락…英 트러스 사임 역사상 최단명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그는 300년 넘는 영국 내각책임제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남게 됐다. 트러스 총리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며 공식 사임 입장을 전했다.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제2의 대처로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 자신도 보수당의 상징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추앙하며 ‘철의 여인’을 꿈꿨다. 하지만 새 내각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성급히 내놓은 감세안에 발목이 잡혀 ‘좀비 총리’로 전락하고 말았다.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 파운드(약 73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발표하며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사전 교감 없는 감세안에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했고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했을 정도였다. 여당 의원들은 이 같은 트러스 총리의 행보에 동요했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례적으로 비판을 제기했다. 이념에 매몰돼 감세를 통한 성장만 부르짖던 트러스 총리는 결국 한 발 물러섰다.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고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경질하는 등 신뢰 회복에 매달렸다.하지만 이번엔 새로 기용한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그의 목을 조였다. 헌트 장관은 지난 16일 450억 파운드 상당의 감세안 중 32억 파운드를 취소시키며 ‘트러소노믹스’, 즉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 덕분에 금융시장은 겨우 안정됐지만 트러스 총리는 궁지에 몰렸다. 특히 19일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사퇴하면서 그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친정인 보수당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하는 통에 권위가 크게 훼손됐다. 처음에는 트러스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에서 “나는 ‘싸우는 사람’(fighter)이지 ‘그만두는 사람’(quitter)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그러나 트러스 총리는 20일 오전 보수당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을 만난 직후 사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1922 위원회는 당 대표의 신임을 물을 수 있는 평의원들의 모임이다. 위원회는 트러스의 감세안이 영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자 지속적으로 트러스 퇴진을 요구했다. 위원회 압박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트러스 총리가 결단을 내린 걸로 보인다. 트러스 총리는 사임 회견에서 후임 선거가 다음 주 있을 예정이며, 차기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는 자신이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러스 후임으로는 헌트 장관과 수낵 전 재무장관, 벤 월리스 국방장관,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거론된다. 최근 보수당원 5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32%가 존슨 전 총리를 적합한 후임자로 꼽기도 했다.
  • 공기업 적자 이대론 안 된다지만… 쪼개든 팔든 제1 기준은 공공성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공기업 적자 이대론 안 된다지만… 쪼개든 팔든 제1 기준은 공공성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동물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나름의 생존 수단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위장술이다. 카멜레온은 주변에 맞추어 색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나뭇잎 벌레나 사마귀와 같은 곤충은 나뭇잎과 구별이 안 되는 색깔로 위장한다. 위협을 느꼈을 때 몸집을 부풀리는 동물도 있다. 복어는 많은 양의 물을 들이켜며 덩치 큰 놈으로 위장한다. 스컹크가 악취를 내뿜는 것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포식자 앞에서 혀를 내민 채 벌러덩 자빠지며 죽은 척하는 동물도 있다. 자칫 자신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연극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공포에 질릴 때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개발한 창의적 수단이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동물도 있다. 도마뱀은 자기 신체의 일부인 꼬리를 자른다. 포식자가 꿈틀대는 꼬리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빠르게 줄행랑을 친다. ●“각종 부조리 원인은 정작 정부에” 정부에게도 위기가 닥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꼬리 자르기’이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 그랬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 감춰져 있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부도덕한 기업인, 무책임한 선장과 승무원, 엉성한 재난관리시스템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그중 압권은 허둥지둥하던 정부였다. 참사 당일 해경과 청와대의 핫라인 통화 내역이 공개되자 국민들은 경악했다. 참사 한 달이 지난 즈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해양경찰청 해체를 선언했다.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경은 대통령의 통할하에 있는 해양수산부 산하의 조직이다. 정부의 일부란 뜻이다. 이후 해경은 어떻게 됐을까.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국민안전처라는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2017년에 다시 원위치로 부활했다. 애초부터 없어질 수 없는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책임을 미루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2014년부터 폭등에 폭등을 거듭한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20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집값은 천장을 뚫고 치솟았다. 그러던 중 2021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광명·시흥 신도시를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과연 더는 (LH라는) 기관이 필요한가에 대한 국민적 질타에 답해야 할 것이다. 해체 수준으로 LH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해체’란 단어가 등장했다. 한 시민단체는 ‘부동산 가격 폭등 주범 LH 해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3기 신도시 주민들은 LH 임직원들의 투기로 인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신도시 지정 철회와 동시에 LH 해체를 요구했다. LH 임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3개월 후 국토교통부는 LH 개혁과 관련해 3개 대안을 제시했다. 그중 국토부가 선호했던 대안은 LH를 모회사와 자회사로 분리해 각각 ‘주거복지’와 ‘토지·주택사업’을 맡게 하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LH는 주거복지 기능만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기능을 분리하거나 해체하는 방식이다. 국토부의 LH 개혁안은 국회 공청회 과정에서 여야 모두로부터의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개혁안대로면 자회사는 별도의 법적 지위를 갖고 있기에 문제를 일으켜도 모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게 되는 구조로 갈 수 있는 점, 자회사가 모회사를 하청 회사로 삼아 수익사업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런 논의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LH가 애초부터 그렇게 쪼개지기 힘든 조직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를 제공했다.●한전·LH 대규모 부채, 방만경영 탓? 정부는 공기업의 적자를 가리키며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는 36개의 공기업이 있다. 2021년 공기업의 모든 부채를 합하면 434조원이다. 이 중 에너지 분야의 대표주자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부채는 145조 8000억원이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대표주자인 LH의 부채는 138조 9000억원이다. 이 두 공기업의 부채가 전체 공기업 부채의 6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여기서는 최근 ‘방만 경영’이란 이름으로 정부와 여론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았던 한전과 LH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한전의 부채 문제가 온전히 도덕적 해이 때문일까. 한전 부채의 가장 큰 이유는 민생안정을 위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는 전기요금에서 기인한다. 사실 독점기업이 적자를 탈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격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한전은 그럴 수 없다. 요금은 기획재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해 발전자회사의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이는 한전의 구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열심히 일하면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변의 손가락질에 한전은 자신들이 내는 적자는 ‘착한 적자’라며 억울해한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최근 한전의 재무 상황 악화에 대해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이 모양이 됐는지에 관한 자성도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기재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에 자성이 필요하다면, 이건 누워서 침 뱉는 꼴이 아닌가. LH는 국토부 산하 기관이다. 정부가 지분의 88.8%를 소유해 최대 주주로 있는 공기업으로 정부의 일을 대행하고 지원하도록 탄생된 조직이다. 정부가 신도시 정책을 발표하면 LH는 입지를 정하고 부지를 찾고 주택을 공급한다.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하면 또 이에 맞추어 공급한다. 정부가 기획하면 LH가 실행하는 식이다. 결국 정부와 LH는 한 몸이고 한 팀이다. LH의 주요 사업은 도시조성, 주거복지, 국책개발, 경제기반, 도시재생, 토지비축 등 크게 6가지다. 이 중 ‘도시조성’과 ‘주거복지’에 한 해 각각 예산의 50%, 30%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이 두 분야가 LH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대부분의 적자는 임대주택 사업인 ‘주거복지’에서 발생한다. 임대주택으로 사용될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데 큰돈이 든다. 임대주택은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2021년 한 해에만 임대주택 운영손실이 1조 8000억원을 넘었다. 2022년 현재 200만호 정도인 공공임대주택은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2025년까지 240만호로 늘어난다. LH는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지원 정책에 따라 임대주택사업을 더욱 열심히 진행해야 한다. 정부의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LH의 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 업무 대행한 공기업에 책임 전가” 혹자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망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 말도 일부는 맞다. 공기업은 은행대출보다는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이유는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때문이다. 공기업은 민간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추산에 의하면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기에 절감되는 공기업의 이자 비용은 매년 4조원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민간기업보다 낮은 가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공기업은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에 신경을 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공사채 남발이 문제가 된다면 이것은 공기업보다는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정부가 이를 내버려 뒀기 때문이다. 정부재정을 쓰려면 국회의 엄격한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공기업을 통하면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공사채를 발행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게 하면 된다. 그럼 공기업도 공사채 발행에 신중할 것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중앙정부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공기업에 떠넘겼다. 자기 일을 대행해 줄 공기업을 통해 도로와 철도, 상하수도, 전기, 주거복지 등의 공공성 있는 분야를 맡게 했다. 어느 누가 맡아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다. 정부가 서비스요금을 낮게 책정하니 공기업은 이를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 비중’(49%)은 다른 주요 국가들(호주 13%, 캐나다 9%, 일본 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공공사업에 정부 자금보다는 공기업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부가 짊어져야 할 부채가 공기업으로 넘어갔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통계도 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4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5%)에 비해 크게 낮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건 공기업 부채를 빼고 계산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공기업 부채 등을 국가채무에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2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모든 문제를 공기업 탓으로 돌리며 ‘방만 경영’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였다. 공기업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기를 요구받는다. 너무 많은 적자를 내면 안 된다. 반대로 너무 많은 흑자를 내는 건 더더욱 안 된다. 한전이 전기를 비싼 값에 팔아 흑자를 내고, LH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며 수익을 낸다고 치자. 아마 지금보다 더 큰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겠다. 공공성과 수익성은 근본적으로 대립적 관계이다. 한쪽을 강화하면 다른 한쪽이 약해진다. 공기업은 동네북이 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탄생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이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정부가 규정하는 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수시로 바뀌어 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통해서다. 공기업은 크게 두 가지를 평가받는다. 하나는 공공성이고 다른 하나는 효율성·수익성이다. 공공성은 ‘사회적 가치’를, 효율성·수익성은 ‘재무 성과’를 통해 평가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 둘의 비중은 1대2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5대1로 바뀌었다. 현 정부에서는 또다시 효율성·수익성 쪽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경영평가 배점을 손보고 있다. ●“민영화로 국민 서비스 부담 늘수도” 문제는 수익성 측면에 더욱 집중하다 보면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꾸 고개를 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지난 7월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을 축소하고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며 자산을 매각함과 동시에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쪽으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전의 경우 알짜배기 사업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 사업, 한국남동발전의 불가리아 태양광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H 혁신을 외치는 이들은 LH가 본연의 역할인 ‘주거복지’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대폭 축소하거나 민간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지금의 부채를 줄일 수 있고 공기업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공공성을 더욱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공공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적자 폭이 커진다면 정부는 이를 보전해 주어야 한다. 그 일은 원래 정부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민영화가 가능한 분야는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적자 사업을 민간이 맡아 서비스 요금을 올린다면,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적자를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철도 부문 적자를 이유로 국영철도를 민영화한 영국의 경우 적자보전 성격의 정부 보조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동일본 일본철도(JR) 역시 민영화된 이후 7개의 회사로 분리됐다. 일본의 철도요금은 한국보다 매우 높지만 이들 중 대도시 광역권을 지나지 않는 노선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보조금을 통해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공기업의 ‘착한 적자’는 원래 정부의 몫이었다. 공기업보다는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공기업에 대한 여러 논란이 최고점에 달한 지금, 우리는 ‘공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효율성·수익성이 강조된 공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1%대 경제성장률” ... 한국 경제 암울한 2023년 예고

    “1%대 경제성장률” ... 한국 경제 암울한 2023년 예고

    우리나라가 내년 ‘1%대 경제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산유국의 감산 등 대외 여건의 악화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고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돼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식을 수 있다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피치 ‘1.9%’ 이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1.8%’ 전망까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2.6%)보다 0.8% 포인트 낮은 1.8%로 낮춰 제시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가 늘어나는) ‘리오프닝 효과’가 소멸되고 고물가·고금리 여파, 경제심리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면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를 상회)와 성장 부진(성장률이 추세 성장률을 하회)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28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하며 “세계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수출과 설비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2.1%에서 2.0%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내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의 금리 인상 행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지난달 최초로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달 역대 최초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여기에 미국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5.0%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우리 경제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은 한미 금리차를 벌려 원화가치 하락을 초래하고,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소비 위축과 가계부채 부담 증가, 부동산 가격 하락 등 한국 경제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미 고강도 긴축·전쟁·에너지 등 글로벌 악재 산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에너지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망치(3.7%)에 부합할 것으로 보이나 환율 상승,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우리나라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가 3.75% 수준에 달할 것이라면서 “민간소비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 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IMF 해체 등 국제통화 질서 바꿔 달러패권 기세 꺾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IMF 해체 등 국제통화 질서 바꿔 달러패권 기세 꺾어야[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정말 이러긴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번 달에 금리 결정을 위한 회의가 개최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면서 전 세계가 안도하고 있다. 기가 막힌 사실은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미국이 오히려 다른 나라를 탓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이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미 연준 관리들이 “영국 탓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면서 우방국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중국의 과도한 저축 욕심 때문에 미국 금리가 낮아져서 주택 버블이 형성됐다”며 중국을 원망한 것과 다르지 않다. 도대체 킹달러는 언제쯤 멈출 것인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핵위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달러화 초강세는 60년 전 빚어진 졸(卒)달러 현상과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그때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해서 미국이 핵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었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지나치게 젊어서 서방 세계에 불안감을 주었다. 미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은 1950년대부터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출범과 더불어 ‘금 1온스=미 35달러’의 고정환율이 정해졌지만, 미국의 계속되는 경상적자 때문에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급기야 1959년 미 의회가 미 연준 직원 로버트 트리핀을 불러 국제통화질서의 지속 가능성을 물었다. 그때 트리핀이 “통화정책의 자율성과 환율 안정과 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을 모두 충족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인데, 한마디로 말해서 미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완곡하게 돌린 표현이었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마침내 달러화 위기가 시작됐다. 소련의 흐루쇼프가 쿠바의 카스트로와 밀월을 과시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미국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금 풀’(gold pool)을 결성했다. 각자 보유하고 있는 금을 갹출해 국제 금시세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별로 효과는 없었다. 금 가격의 급등은 ‘졸달러’를 의미했다. 당황한 미 재무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표시 미국 국채를 발행해 외환보유액을 확충했지만, 그것도 신통치 않았다. 마지막 카드로 미 연준이 유럽 9개 중앙은행 총재에게 급하게 연락해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요청했다(1962년). 계약금액은 금 풀의 10배에 가까운 총 1조 1000억 달러였다. 유럽이 돈을 빌려준 덕에 미 달러화가 안정을 되찾았다. 중요한 것은 졸달러의 해결이 브레턴우즈 체제 밖에서 외교력 또는 중앙은행 간 사교로 해결됐다는 점이다. IMF는 그때 무력했다. 그런데 달러화 약세가 10년 뒤 다시 시작됐다.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브레턴우즈 협정에 서명했던 40여개국 어디와도 상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협정을 깼다. 1971년 8월 15일 금과 달러화의 무제한 교환 약속을 파기했는데, 이를 ‘닉슨 쇼크’라고 한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경우 회원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가 따른다. 하지만 닉슨 쇼크 때는 어떤 제재도 따르지 않았다. 제재는커녕 칭찬하기 바빴다. 미국 때문에 엉겁결에 시작된 변동환율제도가 국제수지 균형을 맞추는 데는 차라리 효율적이라면서 애써 위안했다. 이후 미국은 자국의 정치나 경제 상황에 따라 달러화 가치를 올리고 낮췄다. 1980년대 초에는 고금리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높이고 1985년에는 G7을 불러서 플라자합의를 통해 달러화 약세를 주문했다. 미국의 입김으로 문제가 쉽게 풀리다 보니 국제통화질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단됐다. 1970년대 초 IMF 특별인출권(SDR)을 도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은 1970년대 말까지 달러화 가치를 금리 규제와 자본통제(이자소득세)를 통해 관리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무역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특정국을 선별적으로 제재하는 방식을 취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대표적이다. 환율조작은 엄연히 국제수지와 관련되는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서 IMF는 지금도 무기력하다.지금의 킹달러가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60년 전의 졸달러 사태에서 보듯이 달러화의 가치는 결국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과 미국의 경상수지에 달려 있는데, 지금 미국 경제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조금만 기침을 해도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문제의 발원지였던 미국의 달러화가 오히려 초강세를 보이고, 외환보유액 세계 8위인 ‘IMF 모범생’ 한국의 원화가치가 흔들렸다. 뭔가 이상하다. 현재 국제통화시스템의 문제는 미 달러화가 특이점(singularity)을 차지하는 데 있다. 지구로 치자면, 남극과 북극의 위상과 비슷하다. 둥근 지구에서 경도 15도마다 1시간의 시차가 있지만, 남극과 북극에서는 시각을 정할 수 없다. 모든 경도가 만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 시각이나 마음대로 고르면 그만이다. 현 국제통화시스템에서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가 그렇다. 미국의 정책선택권이 너무 넓다. 과거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금과의 교환 보장이라는 제약조건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많은 학자들이 달러 패권의 위세를 줄이려면 경쟁재가 등장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유로화도, 위안화도 그럴 위치에 오르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원유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바람에 갑자기 위안화 거래량이 늘어났지만, 그것이 국제금융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되기는 어렵다. 그것은 두 나라 사이의 끈끈한 외교관계를 보여 줄 뿐이다. 달러화의 경쟁재가 등장하는 것 말고 다른 해법이 있다면, 국제통화질서에서 변화를 찾는 것이다. 1995년 GATT를 해체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만들었듯이 IMF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거나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명색이 세계의 중앙은행인 IMF는 세계경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부 회원국들에 자금을 빌리러 다닌다. 발권기능을 상실한 채 회원국들이 납입한 쿼터만 갖고 시작한 데서 오는 한계다. IMF가 그 모양이니 미 연준이 세계의 중앙은행,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린다. 1971년 SDR이 허용돼 아주 미약하게나마 IMF에도 발권기능이 생겼지만, 한계가 있다. 비트코인처럼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그것도 부정기적으로 조정한다. SDR 발행량과 발행 절차의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SDR의 용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는 각국 중앙은행끼리 국제수지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무역거래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면 SDR이 사실상 기축통화가 된다. 이 경우 IMF는 지금의 유럽중앙은행(ECB)처럼 SDR을 이용해 국가 간 송금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상업은행들이 비싸게 받는 국제송금 수수료가 낮아지고, 국가 간 금융통신시스템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금융 부문에서는 그런 조짐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달러 패권 때문에 세계 경제가 미국에 끌려가는 것도 피곤하다. 이번 킹달러 사태를 계기로 50년째 변화가 없는 국제통화질서에 변화가 오려나? 객원 논설위원
  • 이창용 “자본유출 징조 없어… 최종 금리 3.5% 이상도 전망”

    이창용 “자본유출 징조 없어… 최종 금리 3.5% 이상도 전망”

    ‘킹달러’ 현상에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자본유출의 징조는 없다”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지만 옛날 같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자본유출이라기보다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내국인 해외 투자가 많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이 총재는 “3.5% 수준이라고 했는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위원도 있고, 그 아래라고 생각하는 위원도 있다”면서도 유가 폭등과 같은 대외 변수가 발생하면 최종 기준금리가 3.5%를 넘어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질문에는 “(한미 금리차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결정한다면 금통위는 필요가 없다”면서 한미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다음달 금통위에서 다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 추경호, 옐런 만나 “美 차별적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 관심 가져달라”

    추경호, 옐런 만나 “美 차별적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 관심 가져달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앞에서 옐런 장관과 약 8분가량 면담에서다. 두 사람은 앞으로 IRA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최근 외환시장 이슈와 관련해 9월 컨퍼런스콜에서 한미 재무당국이 공유한 인식을 다시 확인했다. 두 장관은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 확산으로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등 필요할 때는 유동성 공급 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옐런 장관의 이름이 새겨진 거북 모양 돌 도장을 선물했다. 한미 간 ‘견고한’(rock-solid)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선물이라는 게 기재부 측 설명이다. 옐런 장관은 추 부총리에게 미국 재무부 건물이 그려진 그림을 선물했다. 추 부총리는 같은 날 무함마드 알 자단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을 만나 “원활한 원유 공급과 유가 안정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알 자단 장관은 “중요한 투자 파트너인 한국에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기업의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건설 사업 참여와 원전과 방산 분야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알 자단 장관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추 부총리는 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인플레이션, 전쟁 등 세계 경제 위협 요인과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그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최근 위기 상황 속 한국 경제에 대한 IMF의 객관적 시각을 물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탈과 높은 대외신인도를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낮은 정부 부채로 강력한 기초 체력을 보유하고 있고 긴축재정 기조를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한국의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IMF의 한국인 인력 채용과 고위직 진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디지털 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 허장 IMF 이사 “한국은 외환위기 걱정할 필요 없다”

    허장 IMF 이사 “한국은 외환위기 걱정할 필요 없다”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한국이 25년 만에 대형 외환위기를 다시 맞을 수 있다는 경제계 우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 이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단과 만나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한국은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경상 적자가 (월간으로) 약간 나도 굉장히 건전하다”면서 “신용부도 스와프(CDS) 프리미엄으로 국가 부도 확률을 계산해도 1% 미만이라는 분석이 있으니 너무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는 “한국의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IMF는 오히려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쌓는다고 지적하는 편이다. 또 과거와 달리 정부뿐 아니라 민간이 가진 외환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한국 경제에) 내부적인 금융불안정성, 가계부채 등 불균형이 있지만, 가계부채는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기에 충분히 갚을 수 있다”면서 “IMF가 한국에 대해 위험하게 보는 부분도 딱히 없지만, 굳이 본다면 노동시장 유연성,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 이사는 “사실 한국이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고령화 문제”라면서 “고령화가 되면 사회적으로 모든 게 처지게 된다.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남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추경호, 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 만나… 외환이슈·IRA 논의

    추경호, 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 만나… 외환이슈·IRA 논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앞에서 옐런 장관과 약 8분가량 면담하고 앞으로 IRA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최근 외환시장 이슈와 관련해서는 9월 컨퍼런스콜에서 한미 재무당국이 공유한 인식을 다시 확인했다. 두 장관은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 확산으로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날 면담에서 추 부총리는 옐런 장관의 이름이 새겨진 거북 모양 돌 도장을 선물했다. 한미간 ‘견고한’(rock-solid)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선물이다. 옐런 장관은 추 부총리에게 미국 재무부 건물이 그려진 그림을 선물했다. 추 부총리는 같은 날 무함마드 알 자단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도 만나 원활한 원유 공급과 유가 안정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알 자단 장관은 중요한 투자 파트너인 한국에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국제사회에서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건설 사업 참여, 원전과 방산 분야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알 자단 장관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추 부총리는 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인플레이션, 전쟁 등 세계 경제 위협 요인과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최근 위기 상황 속 한국 경제에 대한 IMF의 객관적 시각을 물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탈과 높은 대외신인도를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낮은 정부 부채로 강력한 기초 체력을 보유하고 있고 긴축재정 기조를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IMF의 한국인 채용과 고위직 진출에 대한 관심도 요청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디지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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