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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업·제조업 출하액 IMF前 수준 웃돌아

    광업 및 제조업의 지난해 경기가 내수증가와 수출호조,정보통신 산업의 성장 등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99년 광공업(5인이상 사업체)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공업 사업체의 출하액은 481조8,050억원으로 98년 426조8,010억원보다 12.9% 증가했다.이는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432조7,920억원보다도 11.3% 늘어난 것이다. 이중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통신 관련기기 제조업의 출하액은 83조9,860억원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또 광공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204조2,640억원으로 지난해의 177조8,090억원보다 14.9% 늘어났다.광공업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도 7,586만6,000원에서 8,084만7,000원으로 6.6% 증가했다. 김성수기자
  • 國政 어떻게 돼갑니까/ 김호진 노동부장관

    “근로시간 단축문제에 노사정 대타협을 이룰 수 있다면 한국을 보는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도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노동계나 경영계는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이같은 국가경제적인 시각에서 근로시간단축문제에 접근했으면 합니다” 취임 한달 보름이 된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은 21일 과천정부청사 집무실에서 대한매일 배성국(裵成國)사회팀장을 만나 ”국가경제가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절실하다”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해 앞으로 관련 당사자들을 모두 만나 설득작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교수와노사정위원장을 거쳐 노동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김 장관은 이를 위해 30여년에 걸친 인맥과 경험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노동행정을 책임지셨는데 밖에서 볼 때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장관이 이처럼 바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일이 사람을 끌고다닌다는 느낌입니다.그래도 30여년간 노동문제와 인연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낯설지는 않습니다.어쨌든 평생의 관심 분야여서 그런지 일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장관께서는 취임일성으로 ‘발로 뛰는 노동행정’ ‘현장행정’을강조하셨는데,어떤 의미인지요. 한마디로 고객중심의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는 뜻입니다.따라서 노동행정의 주된 고객이 근로자인 만큼 근로자들이 보람과 자신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고객과 밀착된 행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장관께서는 취임 직후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롯데호텔 노사분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의 분규도 해소됐는데. 노동부 직원들이 막후에서 적잖은 노력을 했지만 롯데호텔은 원만하게 수습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분규도 수습의 실마리를 찾게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앞으로도 노사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되 국민경제에악영향을 미치는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노사정위원장 시절에도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에 복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민주노총을 노사정위에 복귀시킬 복안이 있는지요. 노동계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화의 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민주노총도 나름의 사정은 있겠지만 더이상 명분과 선명성에만 집착해서는 안됩니다.근로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수많은 사안이 노사정위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참여를 통해 ‘과실’을 얻어내는 것이 근로자들에게는 보다 도움이 됩니다. ●경기회복과 함께 실업률도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실업대책은 어디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까. 외환위기 이후 온 국민이 노력한 결과,1년 반 전에 비해 실업자와실업률이 각각 절반 이하인 80만명,3.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앞으로는 IMF상황 전에 비해 아직도 1.5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청소년·장기실업자 문제 해소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특히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에 맞춰 7만∼9만명 선으로 추정되는 자활계층의 고용안정을 위해 행정역량을 집중 투입할 예정입니다.예를 들면 월 50만원 정도로 추정되는 임금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취업인턴제’를 시행하고 취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5,000만원 한도에서 창업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최대 현안이 주 5일근무제로 법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문제인데,과연 대타협이 가능할까요. 지난 5월 말 노사정위에서 연내 입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노동계는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고,경영계는 근로시간 문제와 함께 휴일·휴가 축소,할증임금률 조정문제 등도 다뤄야한다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노동부로서는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기업의 경쟁력도 제고하는 선에서 합의점이도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노총과 경영계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실 계획입니까. 2002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처벌받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노사정위 공익위원들이 이 때문에 외국의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현지 방문까지 한 만큼 적정선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당정은 외국인력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중기협을비롯한 외국인연수생 사용업체 등 사용자측의 반발이 거센데다 정부내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고용허가제의 근본취지는 법 테두리 밖에 놓인 외국인 근로자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데 있습니다.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누구도 치외법권지역에 놓여선 안됩니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더라도기업의 부담이 별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설명하면 설득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모성보호를 위해 여러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이 기회에 설명해 주시죠.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실정입니다.따라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여성의 취업확대와 함께 임신·출산·가사 등을 이유로 하는 이직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노동부는 출산휴가기간을 현행 60일에서 90일로 늘리고 그 비용을 국가또는 사회보험에서 분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또 배우자 간호휴가제,가족간호휴직제도 도입 외에 여성의 평생취업과 경력개발에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53%를 비정형근로자가 차지하는 등 비정형근로자의 보호대책 강구가 노동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노동시장유연화’와 상치되지 않으면서 비정형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면. 최근 임시직·일용직이 늘어나고 상용직이 감소함에 따라 고용구조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한편으로 재택근무,시간제근무 등 비정형직을 선호하는 근로자도 있습니다.이같은 양 측면을 감안하여 비정형근로자에 대한 권익보호와 사회안전망 확충,능력개발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되 과보호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강구하고 있습니다. ●2000년초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던 산업재해율이 최근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는데. 그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던 산업재해율이 98년 0.68%에서 지난해에는 0.74%로 증가했습니다.전반적인 경기회복 과정에서 다소 반등한것으로 볼 수 있으나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재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51%에서 지난해에는 62%로 높아진 것이최대 요인으로 해석됩니다.앞으로 중소규모 사업장의 재해예방에 행정력을 집중시킬계획입니다.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립과 투쟁의 소모적인 노사관계로는 더이상 냉엄한 국제경쟁에서살아남을 수 없습니다.IMF 당시 보여준 ‘노사정 대타협’ 정신으로돌아가 한걸음 물러설 줄 아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회복하길 간절히당부합니다. 정리 우득정기자 djwootk@
  • 뚜웨이밍 교수 “동양사상이 21세기 보편적 윤리될 것”

    “공존공생 측면의 심각한 상황을 맞은 지구촌에서 종교의 위상은더욱 강조될 것입니다.같은 맥락에서 나보다는 남을 중시하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동양 사상은 21세기 세계질서를 바로잡아가는데 보편적인 윤리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21·22일 익산 원광대가 주최한 ‘미래사회와 종교’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소장 뚜웨이밍(杜維明·60) 교수는 전통적인 동양 사상이 그동안 지구촌의 중심사상이 돼온 서양사상을 대체해 지구촌을 이끌 중심 가치관으로 자리잡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뚜웨이밍 교수는 유교 불교를 포함해 아시아 각국에 남아있는 동양의 전통사상이 미국의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서구에 동양사상을확산시키고 있는 중심적인 인물. 내년 UN이 정한 ‘세계문명간 대화의해’ 준비위원으로 위촉돼 있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이 IMF위기상황을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동양의 전통 가치관의 힘이 작용한 증거로 봅니다.이런 전통 사상이 서양의 자유 인권을 중시하는 계몽주의사상과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뚜웨이밍 교수는 한국의 종교 상황과 관련,“기독교 등 외래종교가한국에선 더욱 본연의 종교적인 특성을 갖춰나가는 특징이 있다”며“그러나 이같은 창조성 때문에 생겨나는 갈등과 마찰을 극복해 내는게 한국 종교지도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선 종교간 대화가 진전되고 있지만 깊은 뿌리없이 형식적인 절차에 머물고 있다고 봅니다.종단과 교리를 떠나 상호신뢰를쌓아나가는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한국을 다양한 갈등을 경험한 ‘한’의 나라로 표현한 그는 한국이지역감정과,남성본위의 문화,권위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큰문제에 봉착해 있다며 종교 지도자들은 각 종단의 이해를 떠나 나라의 공동관심사에 참여해 ‘공적인 지성’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 김성호기자 kimus@
  • 전경련, 강도높은 금융·기업 구조조정 요구

    전경련이 긴급 회장단회의를 소집하고 나선 것은 최근 증폭되고 있는 경제위기론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경제혼란으로국가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내용은 강도높은 금융·기업구조조정 촉구,정치권에 대한 경제관련 법안처리 요구,대우자동차 매각해법 등 비판보다는 현안해결에초점을 맞췄다.특히 진념(陳념) 재정경제부 장관 등 새 경제팀의 출범 이후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에 모처럼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점에서 향후 전경련의 대정부관계가 적극적이고 생산적으로 바뀔 것임을 예고했다. ■금융·기업구조조정 마무리 재계가 대기업 사업구조조정(빅딜),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화의 등 기업구조조정을 연말까지 마무리해야한다고 정부측에 못박은 것은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경고성’으로 볼 수 있다.다만 위기극복의 원동력인 기업의욕을되살리는 데 관심을 가져주도록 주문했다. ■경제관련 법안 처리 모처럼 어려운 얘기를 꺼냈다.재계가 정치권을향해 경제관련 법안처리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것은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의 반성을 촉구하는 대목이다. ■에너지절약 동참 에너지절약만이 대안이라는 정부정책에 적극 동조했다.모든 경제주체가 IMF위기 직후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경제의낭비요인을 최소화시키는 한편 정부와 민간·경제계가 합심해 체질강화에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우차 해법 최근까지 입을 다물었으나 대우차 매각문제가 몰고 올파장을 우려한 나머지, 정부당국의 조기매각을 강도높게 요구한 점이눈길을 끈다. 모든 것이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돼야 하며,지금 기업들의 실제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것도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신뢰회복’에 노력할 것도 기업들에 주문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金대통령 閣議지시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IMF위기 극복 당시의개혁 초심(初心)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무려 2시간 넘게 회의를주재함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깬 언급이었다. 작금의 경제상황이 우리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외부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혁 초심 “국정의 어느 분야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경제가 핵심이다” 김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면서 말미에 각료들에게 당부한 언급이다.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엄청난 외환위기도 극복했다”며 “이제는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여 어려움을 극복해야하며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외환위기를 국복하고 안정된 경제를 이룬 성과에 자만해도 안되지만,그렇다고 최근 부정적인 현상에 낙담해서도 안된다”는 주문이었다.대통령으로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데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증시폭락 문제도 이러한 차원에서 언급했다.대우자동차,고유가등을적시하며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며 “그러나국내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강조했다.또 “구조개혁을 신속히 추진,외부충격을 이겨나가자”고당부했다. ■공공부문 개혁 먼저 감사원 결과를 보고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현상을 개탄했다.상당부분 과거부터 관행처럼 이어온 것이지만,국민의 정부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했다.특히 “공기업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 강한 속도를 주문했다. 김대통령은 “약속대로 내년 2월까지 4대 개혁을 완성,안정 속에 건전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며 지속적인 개혁을 거듭 촉구했다. ■고유가 대책 고유가는 자원빈국인 우리 처지로선 감내할 수 없는현안이라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했다.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세계 최고일 만큼 과다소비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그 해법으로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원칙론을 제시했다.즉 절약운동과 함께 많이 쓰면 부담이 늘어나는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얘기였다.무엇보다 “가격정책을 통해 수요를 줄여야 한다”면서 “특히 산업분야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게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의 정신으로 에너지절약 운동을펴야한다고 촉구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경제위기 상황 정책 신뢰회복으로 국민불안감 해소. 고유가,금융시장 불안,대우차 인수불발 등의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대책마련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19일 당정회의에 이어 국무회의에서 경제난국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경제난국을 바라보는 정부의 인식은 내우외환이 겹쳤다는 것이다.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외생변수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라는 내부변수를 맞아 주가 대폭락의 상황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외적요인에다 개혁을 철저히 하지 못한 내적요인이 겹쳐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정부의 해법도 대우차 조기매각과 4대부문 구조조정의 차질없는 마무리로 모아진다. 유가 인상수준에 따른 거시지표 수정치를 이례적으로 제시한 점은정부정책의 투명성을 보여줘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약간 다른 상황인식과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은 “주가부양과 국제유가 대책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국민의 불안감을 씻어줄 만큼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야 한다’는 얘기만 남발하고 있을 뿐 신뢰를 주는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의 위기상황은 경제·사회문제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의약분업사태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금융전문가는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경제적인 난국으로 나타나고있다”며 “주식시장 불안도 결국은 의약분업 같은 정치 ·사회적인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시장의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약분업으로 3개월 가까이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과연 정부가 ‘기업·금융구조조정을 차질없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한시장의 의구심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외환위기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구조적으로 취약한데다 국제유가 급등,대우차 문제 등의 충격이 겹쳐 위기상황이 온 것”이라며 “금융부실을 해소하고 공적자금 조성계획을 빨리 발표하는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金대통령, 퇴임 장·차관 청와대 만찬 개혁 헌신 노고 치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9일 떠난 장·차관들을 챙겼다.떠날 때 한두 사람을 불러 식사를 하긴 했으나 전체를 모두 초청하기는 이번이처음이다.바쁜 일정으로 그동안 미뤄오다 모처럼 시간을 낸 것이다. 만찬에는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 내외 등 총 179명이 참석했다.그동안 네 차례 개각에서 한번에 평균 10명 정도의 장·차관이 각각 교체된 셈이다. 김종필(金鍾泌),박태준(朴泰俊)두 전 총리는 여러차례 만날 기회가있어 초청하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만찬에서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IMF 위기극복에 노력해준 노고를 치하했다.또 이 시대에 함께 4대 국정개혁에헌신해 준 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어디에 있든지 국민의 정부 각료 출신으로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여러분들의 헌신이 밑거름이 되어 남북문제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이산가족 상봉,경의선 철도 복원 등 일련의 남북관계 진전사항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했다.만찬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1시간40여분 동안 진행됐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민영 미디어렙 신문광고시장 잠식한다

    정부가 추진중인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즉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법안’이 시행될 경우 언론계에 큰 지각변동이 초래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법안은 방송사가 참여하는 민영미디어렙의 신설을 가능케 해,광고의 방송 편중현상을 불러와 이른바 ‘빅3’를 제외한 신문사들은 광고수입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분석된다. 이에 따라 언론학계 등에서는 언론의 균형발전을 위해 신문업계를 지원할수 있는 장치를 법안에 포함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법안은 방송광고공사가 독점해온 방송광고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법안통과를 목표로 입법예고 중이다. 광고계와 언론학계 등에 따르면 민영미디어렙이 신설되면 방송 대인쇄매체의 광고 점유비는 현행 42대 58의 비율에서 수년내 55대 45정도로 역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송광고공사 정책위원 신태섭 박사는 “민영미디어렙이 들어서면 방송은 광고수입이 현재보다 30∼50% 늘고 인쇄매체는 30%쯤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방송광고시간이 구조적으로 부족한데다,미디어렙에 참여한 방송사들이 방송광고단가를 현재보다 2배까지 올릴 것이기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영미디어렙의 독점체제에서 공·민영미디어렙의 경쟁체제로 바꾼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방송광고의 비중은 86년 22%에서 98년 48%로두배 이상 껑충 뛰어올랐으나,같은 기간 신문광고는 33%에서 27%로하락했다. 민영미디어렙은 이와 함께 신문업계의 명암을 엇갈리게 할 것으로전망된다. 언론학자들은 일간지 ‘빅 3’를 제외한 ‘마이너그룹’의 경우 광고를 통한 경영재원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IMF위기에서도 경험한 바 있다.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 김택환 박사는 “미디어렙 법안은 단순한 방송광고정책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미디어정책의 틀에서보아야 한다”면서 “매체여론의 다원성과 매체간의 형평성을 위해국가적 차원의 신문지원 및 육성보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도 “언론전체를 보면서 균형있는 정책을 펴야 할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멀티미디어시대에 신문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면 신문광고지원법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방송요금 인상에 대한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방송광고 경쟁체제에 들어갈 경우 언론산업 전체에 급격한 ‘구조조정’까지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방송의 공익성을 주장하는 공공론자들은 이 때문에 “공·민영 미디어렙간의 영역구분 등 방송광고 시장의 완전 자율보다는 제한적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처럼 ‘파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신문업계에서는아직까지 ‘강건너 불구경’ 식으로 ‘뒷짐’만 지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렙 법안은 기본적으로 방송광고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전제하고 “입법예고 중이므로 신문협회 등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검토할 것이지만,신문업계는 아직 이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사설] 증시를 되살리려면

    빈사 상태에 빠진 증시를 보면서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외환위기를맞아 허리띠를 졸라매며 일궈낸 그간의 보람이 헛일로 돌아가는 것같아 무척 안타깝다.연초 1,000포인트를 웃돌던 종합주가지수가 500선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아홉달 만에 시가총액은 무려 150조원이날아가 버렸다. 우리는 이번 증시 대폭락이 외형상 유가 급등과 반도체 값 폭락,미국 포드사의 대우차 인수 포기 등 국내외 여러 요인이 겹쳐 빚어졌다는 점을 인정한다.그러면서도 왜 우리나라 증시만 최악의 폭락세를보였느냐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그 이유는 다름아닌 우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본다.증시 붕괴의 직접적인 단초는 포드 사태가 제공했지만,투자자들이 약속이나 한듯 주식을 내던진 것은 그동안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만과 불안감이 쌓일대로 쌓여왔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경제팀의 시각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여 실망스럽다. 주식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도 “시장이 너무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재경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정부가 현재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정부는 현 상황이 비상국면에 버금갈 정도로 심각하다는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강력한 금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아야할 것이다. 정부는 추가 공적자금을 조속히 조성하는 한편 은행들이이달 말까지 제출하는 경영개선 계획안에 부실기업의 구체적인 정리대상을 적시토록 해야 한다. 정치권도 하루속히 정신을 차려야 한다.현재 국회에는 금융지주회사법을 비롯해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 설립에 관한 법,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외환거래법 개정안 등 2차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각종 개혁입법이 낮잠을 자고 있다. 정부는 당초 다음달 말까지 은행평가작업을 마무리한 뒤 11월에 지주회사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었지만 금융지주회사법의 표류로 이같은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돼 버렸다.이번 정기 국회에서는 구조조정의 최대 변수인 공적자금 추가조성에 관한 동의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政爭)을 즉각 중단하고당장 국회를 정상화해 구조조정 관련 핵심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정치가 경제를 죽이고 있다”는 여론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은 경제 난국이다.정치권과 정부,시장 관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초기에 보여줬던 각오와 실천을 다시 보여 주는 것만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여기에서 또 한차례 실기(失機)한다면 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 “IMF 잊지말자” 경차타는 이영근 구청장

    ‘작은 것이 아름답다’ 최근 국제 원유가 급등으로 인해 에너지절약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기초자치단체장이 3년전부터 경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 및업무를 보고 있어 화제다. 이영근(李英根)부산 남구청장은 지난 98년1월 IMF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비절감을 위해 관용차인 그랜저(2,000㏄)승용차를 경승용차로교체했다.당시 경차인 티코 승용차를 사비(私費)로 구입한 이청장은차량 양쪽문과보닛,트렁크 위쪽 등에 ‘IMF를 극복합시다’라는 글귀를 적어놓아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얼마전 정부가 IMF가 끝났다고 공식 발표를 하자 이후부터는 ‘IMF를 잊지말자’라고 글귀를 바꿔 지금까지 계속 타고 다니고 있다. 지난 3년간 경차를 타고 다니며 얻은 경제적 이익이 적지않다. 이청장은 “차량구입비,보험료,자동차세,유류비 등을 계산할때 연간400여만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며 “최근 고유가로 인한경제위기 우려가 재연되고 있는만큼 사회지도층과 공직자들부터 근검절약하는 모범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중형 관용차를 경승용차로 교체하자 일부에서는 인기를 끌기위한 쇼맨십이다,정치적이라는험담과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고 그는 회상한다. 또 IMF가 끝나자 주변에서 차량을 바꿀 것을 권유하는 사람도 많았다.그는 골목길을 갈때나 현장 방문때 경차가 아주 편리하다며 ‘경차 예찬론’을 펴며 공직에 있는 한 계속 경차를 몰고 다닐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요동치는 금융시장 원인·전망

    금융시장이 대혼돈 상태에 빠졌다.주가는 600선을 뚫고 장중 한때 550선까지 수직하락하며 ‘공황’상태에 빠졌고,금리와 환율도 덩달아급등,국제통화기금(IMF)체제 당시의 상황을 방불케 했다.고유가와 구조조정 지연이 해결되지 않는 한 물가상승과 경기급랭이 겹치는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끝없이 추락하는 증시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폭락에 포드의 대우차인수포기라는 3대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증시는 수직으로 내려 꽂혔다. 삼성전자는 20만원대가 붕괴됐고 대우차 매각 실패로 추가손실과 채권 회수 지연 등의 부담을 안은 은행주들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등 3대 악재의 위력이 너무 크다며 장세 전망마저 꺼리고 있다.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 투자정보팀장은 “드러난악재의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피할 수없을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손쓸 여력이 없는 장세”라고 규정했다.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하락은 어쩔 수 없는 해외요인이라지만 대우차매각 지연으로‘구조조정이 모두 허상’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제기됐다.대우증권은 정부 주도의 워크아웃이 한계를 드러냈고 대우그룹 실사에서 나타난 분식결산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대외신뢰감이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개혁과 구조조정을 진정으로 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한 대가가이제야 드러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결국 인위적인 부양책은더이상 효력을 볼 수 없으며 대우 등 부실기업의 신속한 처리와 구조조정의 투명하고 조속한 진행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요동치는 금융시장 ‘포드 악재’에 금리와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장단기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발표가 나온15일 이후 연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콜금리는 16일 0.18%포인트가 오른 데 이어 17일에도 0.19%포인트가상승,연 5.19%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 발표(7일)에 힘입어 각각 연 7.70%,8.89%까지 내려갔던 3년짜리 국고채와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17일 일제히급등,각각 8%대와 9%대로 재진입했다.국고채는전날보다 0.19%포인트가 오른 연 8.11%,회사채는 0.10%포인트가 오른 연 9.06%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동요는 더욱 컸다.원-달러 환율이 무려 11원 50전 폭등,원화가치가 곤두박질쳤다.1,131원 40전으로 마감해 넉달여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월14일(12원70전) 이후 7개월만의 일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와 CP(기업어음)의 유통수익률이 ‘포드 악재’에도 꼼짝않고 있는 것은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 여파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도 들썩이고 있다.14일 2.18%포인트에서 15일 2.19%포인트로 상승했다.지난 16일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10조원의 채권전용펀드 추가조성이 발표됐음에도 금리가 뛰고있는 것은 정부 대책이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않고 있음을 말해준다.한 채권딜러는 “10조원 1차 조성도 다 안된마당에 추가조성 약발이 먹혀들겠느냐”면서 “공적자금 조기투입 등시장이 신뢰할 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손성진 안미현기자 sonsj@. *증시 전문가 진단. 고유가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시작된 주가하락은 지난 주말 포드의대우차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전문가 3명의 진단을통해 폭락증시의 처방과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윤재현(尹在賢)세종증권 투자전략팀장 주가급락 원인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배경이 포드가 아닌 우리나라에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으려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정부의 발상의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노동자의 지위보장,채권단 손실 극소화,그리고부품업계의 타격 최소화 등 여러마리의 토끼를 다잡고 대우자동차를매각할 수 있다는 ‘꿈’에서 빨리 깨어야 한다.과감하게 헐값에라도매각하거나 최소한 신속한 매각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문(李相文)대우증권 연구위원 향후 주가 향방은 9월이후 계속된 외국인의 1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단순 매도’인지 아니면 ‘세일 코리아’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단순 매도’라면 급락에 따른 반등세가 이어지겠지만 ‘세일 코리아’라면 외환위기 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18일 국민·주택은행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들의 하락폭이컸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국내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환율도변수다. 환율이 1,150원이 넘어가면 환차손을 우려,외국인들이 대거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김기태(金基泰)더블유아이카 엥도수에즈증권 이사 주가급락은 고유가·반도체 D램 등 해외변수보다는 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이 지연되는데 따른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그리고 국회의 장기공전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이나 공적자금 지원,M&A관련법 등이 발묶여있는 등 정치권에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당분간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수급이 취약한상태에서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국회정상화와 기업·금융권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하락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리 강선임기자 sunnyk@
  • 신간 맛보기

    ■청사(淸史)(임계순 지음,신서원 펴냄)는 만주족이 통치한 중국이란부제와 함께 1616년부터 약 300년간 만주족의 흥기부터 멸망까지를저술한 단대사.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750여쪽에 걸쳐 청왕조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대외관계 변천을 세밀히 정리·분석하고 있다. 중국 25왕조중 마지막 왕조로서 동북지방에 거주하던 소수민족에 의해 건립된 청조가 다수 한족을 268년간이나 통치할 수 있었던 시스템설명이 관심을 끈다. 50여개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19세기 중반이후의 몰락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으며 청대에 관한 중국과 일본의 자료와 함께 서양에서출판된 많은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3만2,000원■국제금융·외환정책론(이재웅 지음,다사랑 펴냄)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이 일차적 독자인 전문서적이지만 학생이 아닌 경영·무역 실무종사자와 일반인들도 관련 부문의 최근 흐름을 익히기위해 읽을만 할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환율 및 외환정책을 귀납적인 방법으로 일본, IMF위기의 동남아 및한국을 예를 삼아 분석한다.은감원 부원장보와 고려증권 부사장,고려종합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서강대 초빙교수로 있는 저자의 14편 논문을 싣고 있는데 국내외 금융정책,외환정책, 국제 재무전략과 기업 지배구조 분야순으로 정리했다.2만2,000원■논어의 문법적 이해(류종목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논어’에는노(魯)논어와 제(齊)논어,고(古)논어의 세 가지가 있다. 노논어는 지금의 ‘논어’와 마찬가지로 20편이고,제논어는 22편,고논어는 21편이었다고 전한다. 이 책은 ‘학이(學而)’에서 ‘요왈(堯曰)’에 이르는 20편의 내용을 문법적으로 분석,설명한 교양서다.사서오경을 읽을 때 번역문에만의존하거나 원문의 몇몇 중요한 어휘들을 통해 문장의 대의를 파악하는 데 그치는 한글세대들도 이해하기 쉽게 문장의 얼개를 밝혔다. 아울러 ‘논어’가 철저한 인간중심의 성경임을 일러주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2만5,000원■투덜이의 영화세상(이대현 지음,다할미디어 펴냄) 열에 아홉은 ‘영화마니아’를 자처하는 세상에 영화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한국일보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중인 이대현씨는 평면적 평론 대신영화담당기자로서 현장감 넘치는 영화가의 크고작은 이슈들을 글로정리했다. ‘우리 영화,우리 감독’ ‘시네마 천국을 꿈꾸는 사람들’‘시네마천국은 없다’ ‘이대현의 스크린파일’ 등 책은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최근 한국영화의 작품성과 제작경향, 주요 영화인들의 현주소 등을두루 짚어보기에 좋은 책이다.9,800원
  • [高油價를 이기자](3)세계수급 동향

    국제유가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배럴당 3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14일 ‘국경 인근의 유전에서 기름을훔친’ 쿠웨이트에 보복하겠다는 이라크의 말 한마디에 폭등세로 돌변했다.15일 국제석유시장에서 두바이유가 10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31.70달러까지 올라 걸프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데 이어 18일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 이후 최고 수준인 배럴당 34.12달러로 치솟았다. 하루 300만배럴을 생산하는 이라크가 원유수출을 중단할 경우 91년걸프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미국과 영국은 즉각 이라크의 전쟁 기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등 걸프지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극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수급불안과 계절적 요인 등 때문에 당분간은 고유가가 불가피할 것으로보고 있다. ◆급등 배경 가장 주된 요인은 수급 불균형에 대한 불안이다.97년말아시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줄었던 석유수요는 99년을 고비로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OPEC은 오히려 감산에 들어갔다.침체에 빠졌던 아시아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미국,유럽 등의 유례없는 호황이 석유수요를 급증시켰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감,24년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OPEC의 추가증산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난방용 석유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연말 수급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이밖에 원유수송 및 정제과정의 문제,국제 대형 정유사들의 적기 생산·공급방식으로의 재고관리체제 변화도 유가불안을 부추겼다.심리적 불안에 편승한 투기적 매수도 상승을 거들었다. 여기에 미국이 중동 산유국의 재정적자를 해결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가상승을 부추겼다느니,국제투기자본이 원유시장에 침투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조작했느니 하는 음모설까지 나돈다. ◆국제원유 수급 동향 국제통화기금(IMF)은 곧 발간될 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세계의 원유 수요가 하루 500만배럴 가량늘어나겠지만 OPEC 회원국들은 지금까지 모두 300만배럴의 증산을 약속,200만배럴 가량의 수요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4분기 수요는 3분기보다 약 300만배럴 증가한 7,850만배럴인 반면 공급은 약 200만배럴 는7,770만배럴로 하루 평균 80만배럴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공급초과분이 3분기 130만배럴에서 4분기에는 20만배럴로 줄어들고 내년 1·4분기에는 사정이 역전돼 60만배럴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가 전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정기를 거쳐 내년 2분기부터는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겨울을 앞두고 유류 비축분이 많지 않은데다 빠른 경제성장세가 계속돼 석유시장 상황은 내년 봄까지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분석했다.미국 맥과이어에너지연구소의 앨런 메쉬는 “10월 중순쯤유가가 약간 하락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유가가 현수준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영국의 석유시장 분석가들도 재고가 보충되기시작하는 내년 1분기 이후에나 유가하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내년초까지 유가가 배럴당 25∼3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하지만 이라크와 쿠웨이트간 국경지역유전소유권을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거나 올겨울 날씨가 유난히 추울경우 유가가 배럴당 35∼4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알리 로드리게스 OPEC의장이 유가가 계속 불안할 경우 추가증산할 수도 있다고 밝혀 이달말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OPEC정상회담이나 11월12일 각료회의에서 추가 증산이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이럴 경우 유가가 예상보다 빨리 안정될 수도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시드니 취재석/ ‘샛별’ 강초현 ‘큰별’로 키우자

    ‘강초현을 슈퍼스타로 키우자'-. 국내에서 프로스포츠의 위세에 눌려 설움을 겪는 비인기 종목의 관계자들은 팬들과 매스컴의 무관심을 섭섭해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기 종목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 잡을만한 스타가 탄생해야한다고 말한다. ‘IMF 후유증’으로 실업팀이 줄줄이 해체되면서 고사위기에 놓인사격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동안 중흥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스타의출현을 목마르게 기다려 왔다. 사격계의 타는 목마름을 풀어주려는 듯 마침내 ‘샛별’이 나타났다.16일 시드니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한국에 첫 은메달을 안겨준강초현(유성여고). 비록 0.2점차로 첫 금메달의 영광은 놓쳤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새겨 넣었다.불우한 가정환경을 헤쳐왔으면서도 맑디 맑은미소를 잃지 않은 건강함,18세 소녀답지 않게 월드스타들과 당당히겨룬 늠름함과 금을 놓치자 “목표가 사라지지 않아 오히려 감사하고싶다”고 소감을 발힐 정도의 의연함 등….스타가 지녀야 할 기량과근성, 흡인력 등을 두루 갖췄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단숨에 월드스타로 떠오른 강초현을 슈퍼스타로 키우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대한사격연맹 등 관계기관은 그녀가 마음놓고 총을 쏠 수있는 밑바탕을 충분하고도 지속적으로 마련해 줘야 한다.물적 토대는물론 사격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물론 국민들도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나타냈다 이내 외면하는 ‘냄비근성’을 자제해야 한다.‘우물안 개구리’인 프로스포츠에 쏟는 과분한 사랑의 일부라도 기초종목에 나눠주는 성숙함이 없이는 강초현과 같은 ‘샛별’을 슈퍼스타로 키울 수는 없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사격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여갑순이 이후 이렇다할 흔적을 남기지 못한채 기억에서 사라진 전철을 강초현이 되밟게해서는 안된다.다행스럽게도 강초현의 은메달 획득 이후 네티즌을 중심으로 팬클럽 결성 움직임이 일어 마음 든든하다. 관심의 끈을 인내있게 당겨 2004년 아테네에서는 강초현이 시상대제일 높은 곳에 서게 하자. 시드니 오병남차장 obnbkt@
  • 한국경제, IMF 이후 최대고비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오일쇼크’에 이어 미국 포드자동차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로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을맞고 있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로 국내경제의 최대 변수인 기업구조조정 일정은 큰 차질을 빚게 됐고 추가 공적자금 투입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공전으로 금융지주회사법 등 금융구조조정 관련법안의 처리도몇개월째 늦어지고 있어 금융구조조정의 차질마저 예상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금융시장이이번주 대우차 쇼크에서 벗어날지도 주목된다. 17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대우차 쇼크로 정부가 당초 월별로 제시했던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지난 1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9월중 대우자동차 등 5개사의 매각계약을 포드사와 체결한뒤 10월중 대우와 대우중공업 사업분할을 마친다는 계획을 확정했으나 전면 수정을 해야할 상황이다. 또 9월중 금융지주회사법 등 금융구조조정 관련법의 시행령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국회 공전으로일정을 조정해야 할 판이다.한편 정부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념(陳稔) 재정경제부 장관주재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유가급등과 대우차 인수 포기, 금융시장 문제 등을 협의했다. 정부는 이날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연말까지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원활한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주식공개매수 사전신고제를 사후신고제로 바꾸는 등의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대책을 마련,다음주중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유가 급등에 따른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부품·소재산업활성화를 위해 일본의 하이테크 부품산업의 유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경남 진사공단 2만평과 대불공단의 일부 부지를 매입해 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인터뷰/ SBS ‘줄리엣의‘ 주인공 차태현씨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CF의 차태현.“드라마는 촬영이 끝나면다음 촬영이 있고 애드리브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드라마가 좋다”는드라마 예찬가다.진득하게 삶의 무게를 온 몸으로 표현하기보다는,모진 고난도 콧방귀 한번 뀌고 자신의 길을 가는 역에 적격이다. 사실 차태현은 싫증을 빨리 내는 편이다.6개월 정도 일일극에 출연하면 슬슬 좀이 쑤신다.그래서 드라마 중에서 빨리 끝나는 미니시리즈를 제일 좋아 한다.연극도 똑같은 내용을 몇달씩 반복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 촬영을 할 때도 좀 별나다.현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연기를고치지도,촬영이 끝난 뒤 편집실에 가서 연기를 되짚어보지도 않는다.대신 TV방송 때는 꼬박꼬박 챙겨본다.“연기를 하면 처음 할 때가가장 좋아요.같은 연기를 2∼3번 정도 하면 맛이 떨어져요.오죽하면‘감독님,저한테 리허설한다고 거짓말하고 카메라 돌리세요’라고 말하겠어요” 차태현은 코믹물일수록 현장연기에 강하다.이런 면에서 SBS 수목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는 차태현의 무대다.‘줄리엣…’에서 차태현은 사채업자인 할아버지 돈으로 거들먹거리다 할아버지가 자신에게유산으로 준 100억원의 어음을 받으려고 부도위기에 빠진 백화점을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장기풍 역이다.14일 방송된 첫회에서 차태현은 다양한 표정연기와 애드리브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뺏다. “망가지는 역을 너무 자주 한다고 주변에서 걱정하는데 전 신경 안써요.망가져야 되기 때문에 망가진 거니까요.‘줄리엣…’에서 시간이 지나면 정상인으로 돌아와요.” 어찌 보면 다소 거만하기도 한 차태현의 연기습관은 오랜 무명생활과 부모 탓이다.차태현은 95년 KBS 탤런트로 데뷔했다.이름없는 단역을 거쳐 처음 조연을 맡은 것이 97년 KBS2 ‘스타’.백댄서에서 가수가 되는 배역을 연기하다 MBC 이창환 PD 눈에 띄어 청춘드라마 ‘레디고’의 주연으로 발탁됐다.기쁨도 잠시.IMF가 터지면서 ‘레디고’는 조기종영됐고 차태현은 일일극 조연을 전전했다.그러다 98년 겨울 MBC ‘해바라기’에서 정신과 의사역을 맡아 이듬해 확실히 ‘떴다’.이번에 출연하는 드라마가 9개월만인데도 ‘해바라기’ 이후 018광고를 꾸준히 해와 오래만이라는 느낌도 없다. 차태현의 부모는 성우다.어머니는 아직도 성우로 활동중이고 아버지는 KBS 효과실에 근무한다.두 사람이 연기선생이다.화를 내고 있으면 “그래 화내는 연기는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말까지 듣는다. “아직은 역을 맡으면 그 역에 충실하기보다 내 스타일에 맞춰나가는 편이죠.발전이 없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조금씩 연기가 느는 느낌이라 다행”이라는 차태현.연기욕심이 없을 것 같지만,‘줄리엣…’을 위해 1년 넘게 진행해 온 KBS FM ‘차태현의 인기가요’를 13일끝낼 만큼 내실파다. 전경하기자
  • [김삼웅 칼럼] 화해시대의 냉전수구 지식인

    헤겔이 지식인을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비유하여 역할의 ‘추종성’을 강조하였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이끌고 시대조류를 형성하는 것은 역시 지식인의 역할이다. 국가의 흥륭을 결정하는 요인은 건전한 정치세력과 올곧은 지식인그룹의 역할을 들 수 있다. 건전한 정치세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올곧은 지식인그룹이 존재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그룹이 존재하는 사회치고 낙후되거나 멸망한 국가는 없다. 불행히도 우리 근현대사는 올곧은 지식인이 소외되고 사악한 지식인집단이 주류가 되어 역사의 물굽이를 역류시키고 시대정신을 오염시켰다. 왜정시대 친일지식인의 반민족성이나 독재시대 어용지식인들의 반민주성 그리고 요즘 냉전의식에 중독된 반통일적 지식인집단의 행태를보면 사악한 지식인의 존재가 얼마만큼 역사발전에 저해하는가를 알게 된다. 2차대전후 프랑스와 독일이 파시즘지식인을 청산한데 비해 한국과일본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거대한 극우파워를 형성했다. 일본의 극우세력이나 한국의 수구집단은 ‘동조동근(同祖同根)’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 독초가 번창한 땅에 약초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원래 독초는 번식력이 강한데다 꽃도 아름답고 열매 또한 탐스러워 사람을 유혹한다. 양귀비꽃을 상기하면 된다. 해방과 혁명,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양귀비’로 상징되는 수구세력은 약화되지 않았다. 실로 우리의 비극은 여기서 기원한다.만악의 근원이다. 왜정시대 ‘내선일체론’이나 5공시대 ‘광주폭도론’그리고 요즘‘북한불변론’으로 이어지는 수구지식인의 ‘붓장난’은 민족의 이성에 칼질하는 망나니 짓이다. 한 시대가 지나면 이들의 ‘칼춤’이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지탄(指彈)’은 말 그대로 손가락질일 뿐,악의 존재는 멀쩡하다. 악초가 ‘손가락질’로 제거되는 일은 없다. ‘양귀비꽃의 마력’처럼 수구지식인일수록 미사여구·교언영색으로무장하고 허구의 논리로 민중을 매혹한다. 강고한 집단주의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준다. 왜정시대 ‘아시아 해방과 미·영귀축론’에는 친일파의 독초가 숨겨 있었고, 5공시대 ‘광주폭도론’의 배경에는 유신잔재가,요즘 내세우는 ‘상호주의원칙’에는 냉전회귀의 분단주의 비수가 꽂혀 있다. 기득권도 챙기고 논리성도 세우려는 냉전수구지식인의 이중성은 박쥐의 생태와 닮는다. 음습한 곳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박쥐처럼 기득권과 논리성의 가면을 바꿔쓰면서 기회주의적 줄타기를 거듭한다. 왜정시대가 행세에 편하고 독재시대가 치부에 적합하며 분단시대가 기득권 지키기에 유리한 때문이다. 그래서 한사코 해방을 기피하고 민주화를 거부하고 통일을 방해한다. 수구세력은 김대중대통령의 집권으로 한때 겁을 먹었다. 개혁·민주·통일이라는 수구세력이 가장 기피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J정부는 곧 지역성에 바탕한 거대야당과 수구지식인집단에 포위된 소수정권의 한계를 드러냈다. IMF 극복이라는과제가 개혁을 이완시켰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상황도‘물리적 개혁’을 막는 금줄(禁線)이 되었다. 권력핵심의 인적 구성도 개혁성보다 현상유지쪽에 치우쳤다. 이를 놓칠세라 ‘정권의 한계’를 간파한 수구세력은 지역주의와 반공정서를 바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심지어 진보적 시민단체나 언론사 내부에서도 개혁을지지하면 ‘친여’로 몰려 비판된다. 독재시대에는 친여와 친야의 흑백론이 필요했다. 군정 대 반군정의 경계선이 확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개혁과 수구,통일과 반통일의 잣대가 비판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길은 없는가.깨어 있는 지식인그룹이 수구세력의 본질을 밝히고 그들의 반시대적 논법을 깨뜨려야 한다. 여야 개혁정치인들도 시대적과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더이상 수구지식인의 반시대적 ‘여론’이국민의 뜻으로 둔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북한 김용순총비서의 방남(訪南)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지난 반세기보다 올 3개월동안 훨씬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민족사의 큰 경사다. 이런 시점에서 냉전의식에 절은 수구지식인들도 인식의 변화를 보였으면 한다. 마침 추석명절을 보내고 업무를 새로 시작하면서 이 기회에 한번쯤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면 어떨까.수구지식인의 정체성회복이 시급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韓·中·日 “외환위기때 서로 외화 공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브루나이에머물고 있는 한·중·일 재무장관은 9일 외환 위기때에 외화를 서로공급해주는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진념(陳稔) 재경부장관과 중국의 시앙 재정부장,일본의미야자와 대장상은 사상 처음으로 3국간 재무장관 회의를갖고 아세안(ASEAN)+3국 나라들간의 자발적인 양자간 통화 스왑(SWAP) 계약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통화 스왑은 외환 위기시에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간 신용계약.우리나라는 일본과 이 계약을 이미 체결,필요할 경우 원화를 일본에 맡기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다. 이번 회의결과에 따라 앞으로 한-중,중-일간은 물론 한·중·일 국가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와통화 스왑 계약이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3국 재무장관은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에 대한 아시아 국가의 지분·출자비율을 이 지역의 경제력을 반영,상향조정돼야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김성수기자 sskim@
  • “교포여러분 IMF성금 감사해요”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가 외환위기 당시 성금을 보내온 해외 20개 교포단체에 일일이 ‘감사편지’를 쓴 것으로 9일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전총재의 감사편지에는 ‘부끄러운’ 사연이 숨어 있다.총재가 전하는 사연의 내용은 이렇다. 그는 지난달 26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동남아·뉴질랜드·호주 중앙은행기구(SEANZA) 총재회의에 참석했다.이참에 스리랑카 현지교민들도 만났다.그런데 한 교민이 이런 얘기를 했다. “스리랑카에 1,000명의 교민이 살고 있습니다.외환위기가 터졌다는 말을 듣고 1만달러를 모아서 보냈습니다.몇푼 안되는 돈이지만 우리로서는 정말 비통한 마음으로 어렵게 호주머니를 턴 쌈짓돈이었습니다.그런데 조국은 이제껏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총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한다.‘위기극복에 매달린 나머지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구나 하는 죄책감에 귀국하자마자 편지를 썼다’는 고백이다. 호놀룰루 하와이한인회 등 해외교포들은 외환위기 직후 경제회생에보태달라며 6만여달러를 모금,외교통상부를 통해 한은에 전달해 왔었다. 나머지 감사서한을 보낸 곳은 ▲호놀룰루 하와이 노인대학동문회 ▲토론토 한인교역자협의회 회장단 ▲토론토 공산권선교회 ▲대만 Ocean Pioneer Shipping Co. ▲샌프란시스코 북가주한인연합장로교회 협의회 ▲카자흐스탄 고려극장,고려일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의회 ▲노르웨이 한인회 회장단 ▲시카고 가나안학교 학생 ▲앵커리지 동양선교교회 ▲중국 중경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직원일동 ▲가나 한인교회 ▲휴스턴 Kings 골프협회 ▲파라과이 한인회 ▲대만 중화민국 한교협회 ▲상해 한국인 유학생회 ▲아르헨티나주재 중앙일보지사 ▲스리랑카 한경회안미현기자 hyun@
  • 수목드라마, KBS 가세 ‘불꽃 3파전’

    가을을 맞아 MBC,SBS,KBS 등 방송3사가 새 수목드라마를 마련,시청자들을 TV브라운관 앞으로 유혹한다.특히 2년 반 만에 KBS가 10월부터 수목드라마를 부활시킴에 따라 기존의 MBC-SBS 맞대결 양상에서 3파전 양상으로 바뀌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MBC는 오는 13일부터 16부작 미니시리즈 ‘비밀’(극본 정유경,연출김사현)을 방송한다. ‘비밀’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의류상가 판매원 희정과 그녀의 여동생 지은,그리고 이 두 자매를 엇갈리게 사랑하는 두 남자의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에 대해 헌신적이면서 버려진 아이라고 믿고 있는 언니 희정은영화 ‘동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하늘,자의반 타의반으로 희정의 행운을 가로채는 욕심많은 동생 지은은 영화 ‘가위’로 상승세를타고 있는 하지원이 각각 맡아 두 여배우 사이의 불꽃튀는 연기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류시원이 귀공자풍 연기에서 벗어나 껄렁껄렁한 건달 분위기의 옷가게 주인 외아들로 등장,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김민종이 희정을 사랑하는 디자인 회사 기획실장으로 출연한다. 14일 첫 방송되는 SBS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줄리엣의 남자’(극본 박계옥,연출 오종록)는 기업의 M&A과정에서 펼쳐지는 둘러싼 암투와 운명적인 장벽을 뛰어넘는 두 남녀의 사랑이 그려진다. KBS2 ‘꼭지’로 얼굴이 알려진 예지원이 쓰러져가는 백화점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송채린 역을 맡았고,N세대 스타 차태현이 할아버지가물려준 채린의 백화점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채린을 돕는 장기풍으로등장한다.김민희가 사채시장의 큰 손의 손녀로,신인 지진희가 채린을사랑하면서도 그녀의 백화점을 인수하려는 최승우로 출연한다. 이외에도 신구,강부자,박정수,이정길 등 중견 탤런트들이 주인공들을 뒷받침한다. 한편 KBS2는 한 달 늦은 10월 18부터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천둥소리’(극본 손영목,연출 이상우)를방송한다. 허균 역에는 선이 굵고 반항아적 연기를 해온 최재성,상대역인 허균의 애첩 ‘성옥’역에는 영화 ‘가위’와 MBC ‘신 귀공자’로 인기를 얻고 있는 최정윤이 캐스팅됐다. KBS는 지난 98년초 IMF 상황에서 ‘공영성 강화와 상업주의 배제’를 내세우면서 수목드라마를 폐지했다.그러다 지난 7월 일일드라마였던 ‘목민심서’를 수목드라마로 슬쩍 바꾸면서 본격 수목드라마 ‘천둥소리’를 방송하기 위한 다리를 놓았다.스스로 내건 약속을 깼다는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천둥소리’가 ‘허준’,‘용의 눈물’ 등최극 사극 인기 바람을 타고 MBC,SBS의 아성을 깰 수 있을 지 결과가주목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 徐대표 만난 全前대통령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이 6일 유임 인사차 연희동 자택을 예방한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에게 “과거와 변한 게 없다”며 현 정치상황을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 전대통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후한 평점을 매겼다. 그는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같이 평생 정치에몸바친 분들은 정말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는데똑같다”고 말문을 연 뒤 “우리 정치를 가만히 보면 내가 군에 있을때 여당이 밀고 나가면 야당이 반대하는 등 국회가 싸움만 했고,내가 대통령을 할 때도 그랬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서 대표는 이 말을 받아 “당시는 야당이 민주화 투쟁을 하던 때였고 지금은 민주화된 제도가 있다”면서 ”다만 제도를 소화하지 못한 채 민주주의를 오·남용하는 것 같다”며 과거와 상황이 다른 점을 강조했다.전 전대통령은 이에 뒤질세라 “화합을 하려면 힘있는 사람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전직 대통령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뒤 “(김 대통령이) 경험과 경륜이 풍부해 이 정도라도 끌고 온 것”이라면서 “여당과 정부가 출범 당시 IMF라는 망국적 상황에서 1년반 만에 졸업시킨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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